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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간 출신 첫 여성 특허심판장 윤선영

    민간 출신 첫 여성 특허심판장 윤선영

    인사혁신처와 특허청은 국장급 개방형 직위 공모에 지원한 윤선영 전 젬백스앤카엘 전무를 특허심판원 심판장에 임용한다고 25일 밝혔다. 2017년 민간 출신 최초의 특허심판장이 영입된 이후 여성 민간 출신이 임용된 것은 처음이다. 윤 심판장은 약 30년간 국내 법무법인 등에서 변리사로 재직하며 지식재산권 분야 대리인으로 특허 업무를 담당했으며, 신약 개발 및 반도체 환경제어 전문 중견기업 임원을 지냈다. 특허심판원 심판장은 심판관 3인 합의체의 심결로 심판사건을 종결하며 특허심판의 법률 적용, 심결문 작성 등 심판·소송 업무와 해당 심판부의 조직·행정 관리 업무를 총괄한다. 윤 심판장은 “민간에서 쌓은 특허 전문성과 국내외 지식재산권 분야 협력 관계 구축을 통해 신속한 심판 처리와 심판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30돌 맞은 책의 도시… 시작은 이기웅이었다

    30돌 맞은 책의 도시… 시작은 이기웅이었다

    약 600개사가 한데 모인 파주출판도시는 전 세계 유례없는 출판문화공동체이자 문화산업단지로 꼽힌다. 이 거대한 책마을을 처음 씨 뿌리고 일구며 다져온 이기웅 열화당 대표의 지난 30년간 이야기를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출판도시문화재단 기획위원 등을 지낸 이규동 문화기획가가 정리했다. 이 대표는 1970~1980년대 무질서하고 궁핍했던 출판계 현실을 온몸으로 체감했다. 특히 1980년대 후반은 경제성장과 높은 교육열, 민주화 열망으로 책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지만 출판환경은 노후하고 비생산적인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파주출판도시의 밑그림은 1989년 ‘북한산 결의’로 이뤄졌다. 격무를 피해 매주 산을 오르던 윤형두 범우사 회장, 박맹호 민음사 회장, 김언호 한길사 대표 등 마포출판단지 40~50대 출판인들은 문화 근간인 책을 가치 있게 만들 환경을 개선하고 출판을 국가산업으로 키우자는 미래를 함께 그렸다. 그러나 뿌리내리고 줄기를 뻗는 것은 좌절과 고난이었다. 출판도시가 왜 필요한지, 책이 어떤 가치를 갖는지 무수히 설득해야 했다. 1994년 대통령 지시가 있었지만, 이후엔 부지를 두고 벽에 부딪혔다. 당초 예정했던 경기 일산은 땅값이 너무 올라 버렸다. 그렇게 만난 파주는 운명 같은 대안이었다. 문발(文發·문화를 널리 알린다), 지명부터 남다른 곳에 출판과 건축, 문화 등이 어우러진 유토피아 같은 도시가 꾸려졌다. 이 대표는 “책을 만들듯 출판도시를 만들었다. 도시의 콘셉트를 생각하고 내용을 담아냈다”면서 “책 속에 소우주가 담겨 있듯 출판도시라는 좀더 큰 책을 만들었을 뿐”이라고 회상했다. 81세 ‘책마을 편집자’ 이 대표는 여전히 꿈을 꾼다. 출판도시의 지향을 넓혀 농사짓고 에너지를 생산해 자족할 수 있는 건강한 ‘북팜시티’(Book Farm City), 개성공단 제2의 출판도시 조성 등 그는 아직도 피우고 싶은 꽃이 많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성큼 다가온 ‘잠룡의 시간’

    성큼 다가온 ‘잠룡의 시간’

    여권 차기 대권 주자들이 자신의 색을 담은 목소리를 키우면서 ‘포스트 문재인’의 시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다만 대선을 1년 남짓 앞두고도 40%를 웃도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차기 주자들의 독주를 가로막는다. 이에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보다 정책과 부처 공무원 때리기로 우회적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여론조사 1위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본소득·기본주택 등 ‘기본 시리즈’에 싸움을 걸어오는 후발 주자들과 온라인 논쟁을 이어 가고 있다. 이 지사는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계 이규민 의원이 발의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통해 ‘기본주택’ 입법화에 시동을 걸었다. 무주택자의 소득과 자산, 나이를 따지지 않고 30년간 장기임대할 수 있는 게 핵심이다. 메시지 선명성에서 다른 경쟁자들보다 우위에 있는 이 지사는 ‘여의도 인적 자산’ 키우기가 숙제다. 오는 6월 예비경선이 시작되는 만큼 여의도와 중앙당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대변할 인물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 지사와 달리 ‘엄중한 국정 책임자’의 모습을 강조해 온 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달라졌다. 최근 이 대표는 4차 재난지원금 논의 과정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나쁜 사람들”이라며 다그쳤다. 문 대통령을 직접 공격할 수 없는 이 지사가 홍 부총리와 공직사회를 때리며 현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던 것과 비슷하다. ‘엄중 낙연’이 달라졌다는 주목도가 긍정적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역대 최초로 정례 ‘총리브리핑’을 시작한다”며 새로운 메시지 창구를 만들었다. 현직 총리로 정부의 공식 입장만 전하는 ‘약점’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총리는 “각본도, 질문도 미리 정하지 않았다”며 “국민과 함께하는 소통의 마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년 대선 도전이 불투명한 김경수 경남지사는 이 지사의 기본소득에 논쟁을 걸며 장기적 호흡으로 레이스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김 지사는 이날도 “(이 지사의 기본소득은) 시기상조이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김 지사는 앞서 “지금 대한민국이 받아든 과제가 기본소득은 아니다. ‘기승전 기본소득’만 계속 주장하면 정책 논의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며 이 지사를 견제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성큼 다가온 ‘포스트 문재인‘의 시간…이재명·이낙연·정세균의 커지는 목소리

    성큼 다가온 ‘포스트 문재인‘의 시간…이재명·이낙연·정세균의 커지는 목소리

    여권 차기 대권 주자들이 자신의 색을 담은 목소리를 키우면서 ‘포스트 문재인’의 시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다만 대선을 1년 남짓 앞두고도 40%를 웃도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차기 주자들의 독주를 가로막는다. 이에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보다 정책과 부처 공무원 때리기로 우회적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여론조사 1위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본소득·기본주택 등 ‘기본 시리즈’에 싸움을 걸어오는 후발 주자들과 온라인 논쟁을 이어 가고 있다. 이 지사는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계 이규민 의원이 발의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통해 ‘기본주택’ 입법화에 시동을 걸었다. 무주택자의 소득과 자산, 나이를 따지지 않고 30년간 장기임대할 수 있는 게 핵심이다. 메시지 선명성에서 다른 경쟁자들보다 우위에 있는 이 지사는 ‘여의도 인적 자산’ 키우기가 숙제다. 오는 6월 예비경선이 시작되는 만큼 여의도와 중앙당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대변할 인물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 지사와 달리 ‘엄중한 국정 책임자’의 모습을 강조해 온 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달라졌다. 최근 이 대표는 4차 재난지원금 논의 과정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나쁜 사람들”이라며 다그쳤다. 문 대통령을 직접 공격할 수 없는 이 지사가 홍 부총리와 공직사회를 때리며 현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던 것과 비슷하다. ‘엄중 낙연’이 달라졌다는 주목도가 긍정적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역대 최초로 정례 ‘총리브리핑’을 시작한다”며 새로운 메시지 창구를 만들었다. 현직 총리로 정부의 공식 입장만 전하는 ‘약점’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총리는 “각본도, 질문도 미리 정하지 않았다”며 “국민과 함께하는 소통의 마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년 대선 도전이 불투명한 김경수 경남지사는 이 지사의 기본소득에 논쟁을 걸며 장기적 호흡으로 레이스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김 지사는 이날도 “(이 지사의 기본소득은) 시기상조이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김 지사는 앞서 “지금 대한민국이 받아든 과제가 기본소득은 아니다. ‘기승전 기본소득’만 계속 주장하면 정책 논의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며 이 지사를 견제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경기도 기본주택은 누수·결로·층간소음 등 하자 없는 안심 주택”

    “경기도 기본주택은 누수·결로·층간소음 등 하자 없는 안심 주택”

    경기도가 역점 추진하는 ‘기본주택’은 분양주택 수준으로 평생 거주할 수 있는 품질로 건설된다. 특히 기존 공공임대주택의 3대 하자라고 할 수 있는 누수와 결로, 층간소음을 막기 위해 방수, 단열재, 바닥 슬라브 완충재 보강 등으로 철저히 관리된다. 손임성 경기도 도시정책관은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경기도 기본주택 통합설계기준 제정 계획’을 발표했다. 통합설계기준의 제정 방향은 ▲ 하자 제로(Zero) 목표 ▲ 분양주택 수준의 품질 ▲평생 거주 고려 등으로 정했다. 특히 누수, 결로, 층간소음 등 기존 공공임대주택의 3대 하자를 막기 위해 방수, 단열재, 바닥 완충재(30㎜ 이상) 보강 등으로 철저히 관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분양주택과의 품질 차이를 줄이기 위해 마감재 품질 개선, 기계환기 도입, 디지털 도어락·LED 조명·친환경 강마루 설치 등 분양주택 수준의 시설 개선을 추진한다. 기존의 밋밋한 주택 디자인에서 탈피해 설계 공모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반영하는 한편 발코니 확장과 세대당 주차공간 확장 등으로 기존 임대주택과 차별화할 계획이다. 도는 장기간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는 공공주택을 실현하고자 준공 10년 후부터 3년마다 노후화를 점검해 주기적으로 전면·부분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이밖에 대기전력 차단 콘센트, 스마트 난방 분배 시스템 등 관리비 및 에너지 절약 방안과 함께 화재 대피 시스템, 감염병 확산 방지용 비접촉 스마트 출입 시스템 등도 설계기준에 반영한다. 도는 연구 용역과 전문가 검토.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올해 하반기에 통합설계기준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손 도시정책관은 “그동안 공공임대주택은 각종 하자와 불합리한 설계로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어 왔다”며 “경기도 기본주택은 진정한 보편적 주거권을 보장하고 모든 사람이 거주하고 싶어 하는 공공임대주택의 표본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30년간 장기 임대할 수 있는 ‘임대형’과 토지를 공공이 소유·임대하고 주택을 개인이 소유하는 ‘분양형’ 등 2가지 기본주택을 추진 중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1962년, 1988년, 그리고 2021년. 군부 세력을 몰아내려는 미얀마 민중의 열망은 수십 년에 걸쳐 이어졌지만, 이 여정은 번번이 벽에 부딪혔다. 지난 1일 발발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에도 전국적으로 2주 넘게 항의 시위가 벌어지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망한 인원은 총 4명, 부상당한 이들은 수백 명이다. 지난 19일 수도 네피도에서 20세 여성 미야 트웨트웨 카인이 경찰의 총을 맞고 뇌사에 빠졌다가 사망하며 처음 희생됐고, 20일에는 경찰이 시위대에 고무탄과 실탄 등을 난사해 만달레이와 양곤에서 3명이 숨졌다. 그럼에도 ‘미얀마의 봄’을 향한 희망의 불꽃은 여전히 타오른다. 시민들은 유혈 진압에도 굴하지 않고 “내가 카인이다”라며 시위를 이어 간다. ‘21세기는 20세기와 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번엔 다르다… 청소년 위주로 SNS서 소통 이번의 시위는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민주화운동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집회 방식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서다. 악을 몰아낸다는 의미가 있는 냄비 두드리기, 오토바이 경적 울리기 등 ‘전통적인’ 시위를 이어가는 한편 젊은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결속도 강화했다. 시민 불복종 운동(CDM·Civil Disobedience Movement)은 온라인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블루투스를 이용해 100m 이내 다른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스마트폰 앱 ‘브리지파이’는 쿠데타 이후 몇 시간 만에 6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페이스북의 CDM 페이지 팔로어도 22만 7000명이 넘는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1988년엔 시민들이 시위를 끝내고 흩어지기 전 다음 계획을 입소문으로 전달하곤 했다. 인터넷은 말할 것도 없고 유선 전화조차 없었다”며 “요즘 시위대, 특히 청년이 온라인 대화방과 SNS에서 집회를 준비하는 방식은 인상적이고 조직적”이라고 평했다.한 세대를 거치며 시민의 의식 수준이 진화했다는 것도 큰 변화다. CNN은 “심각한 경제 불평등이나 민족적 분쟁은 여전하지만, 주요 도시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며 “군대가 마지막으로 통치한 이후 미얀마는 사회적 자유를 누렸고, 외국인 투자나 중산층 확대와 함께 엄청나게 변화했다”고 했다. 10년 전만 해도 휴대폰 유심 칩이 1000달러였지만 이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고, 시민들은 SNS에서 빠르게 소통한다는 것이다. 군부가 쿠데타 이후 계속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것도 결집을 막기 위해서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일주일째 미얀마 내 인터넷 접속량은 평소의 15~20%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미얀마의 젊은 운동가들은 어두운 과거로 돌아갈까 봐 두려워하지만, 그들이 변혁적인 결과를 낳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봤다. ●초국가 연대로 결집하고 정보 공유 젊은 세대는 과거의 진지하고 경직된 시위 문화도 바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얀마에서 매일 벌어지는 거리 집회는 카니발 축제 같은 느낌을 준다”며 “그라피티 아티스트는 건물과 벽에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을 조롱하는 그림을 그리고, 시인들은 성난 시로 항의하고, 만화가 노조는 직접 그린 피규어를 들고 거리를 행진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은 SNS ‘인증용’ 시위 이미지를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한다. 군부를 녹색 돼지 머리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붉은 하이힐로 대비시킨 작품을 만들어 온 현지 그래픽 디자이너 코키아우 난다는 “미얀마 저항의 역사에서 우리는 유혈 사태와 함께 상당히 공격적이고 대립적으로 대응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새로운 접근 방식은 (군부를 덜 자극해) 위험을 줄이고, 더 많은 이들이 시위에 참여하게 한다”고 했다. 온라인 사이트 ‘자유를 위한 예술’(Art for Freedom)은 표지판과 스티커, 티셔츠 등에 인쇄할 수 있는 디자인을 무료로 만들어 배포한다. 앞서 홍콩, 대만, 태국 등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도 미얀마 청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국경을 초월해 반독재, 반권위주의에 대한 의식을 공유한다. 대표적인 게 세 손가락 경례다. 영화 ‘헝거게임’에서 나온 제스처인데,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 쓰인 후 미얀마에서도 저항의 상징이 됐다. 미얀마 젊은이들은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온라인 기반 네트워크 ‘밀크티 동맹’(Milk Tea Alliance)을 맺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세 손가락 경례 사진을 게시하고, ‘#SupportCDM’, ‘#SaveMyanmar’ 같은 해시태그로 전 세계와 소통한다. 시위대의 목표는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집권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보다도 포괄적이다. 양곤대 학생회는 완전한 민주주의와 2008년 군사헌법 폐지 이외의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고, 소수민족 라카인과 카렌 시위대는 자결권과 연방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요컨대 군부 정권을 몰아내는 것과 함께 기존 정권도 거부하며 과거의 적폐와 단절하겠다는 뜻이다. 포린폴리시는 “시민 불복종 운동은 과거 집회의 파업과 비슷하지만 훨씬 뚜렷한 목표와 방법이 있다”고 했다.●군부 여전한 ‘벽’… “고립은 안 돼” 이들의 항거가 이번에는 완전한 민주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수십 년간 국가를 장악한 군대가 워낙 막강하기 때문이다. 흘라잉 등 군부는 민주정부 출범 이후에도 권력을 유지했다. 의회의 4분의1에 해당하는 의석을 군에 할당해 헌법을 개정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내무·국방·국경경비 등 3개 주요 부처를 맡아 통제했다. 또 군부는 대표적인 대기업 미얀마경제공사(MEC)와 미얀마경제홀딩스(MEHL)를 소유하고 있는데 보석, 구리, 통신, 의류 등 광범위한 부문에 투자하는 이 두 기업에 대한 궁극적인 권한을 흘라잉이 갖고 있다. 미얀마 일반 시민의 의식이 변한 것처럼 군부의 이데올로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도 난관이다. 미얀마 국제 위기그룹의 전 수석분석가 모르텐 페데르센은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에 기고한 글에서 “1960~1980년대 군 장교들은 민주주의의 ‘악함’을 주입받았지만, 그 이후의 군인들은 헌법이 ‘다당 민주주의 체제’로 부르는 것을 보호하는 게 의무라고 배웠다”며 “현 세대 군인은 이전 세대와 매우 다른 삶을 살았다”고 짚었다.미얀마 싱크탱크인 양곤 탐파디파 기관 대표 킨 자우 윈도 이번 군부 쿠데타는 잔인하게 이뤄진 과거와는 다르다고 봤다. 그는 “군부가 사용하는 성명과 언어가 매우 제한적이다. 마치 시민들을 달래는 것 같다”며 “과거에는 기존 헌법이 버려졌지만, 이번에는 이를 유지하는 것도 다르다”고 했다. 군부 정권이 강경 진압을 이어 가면서도 기존 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리진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대변인은 지난해 부정선거가 벌어졌다는 의혹과 코로나19 퇴치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을 대하는 국제사회의 고민도 깊어진다. 유엔과 미국, 유럽 각국 등이 반발 성명을 내고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지만, 자칫 더 큰 유혈 사태로 번질 우려 때문이다. 페데르센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로 확대되기 전까지 국제사회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시위대와 군경의 대립이 심해지면 민간 정부로의 이양은 더 멀어진다. 30년간의 진보가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타협”이라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층이 시위 주도군부가 인터넷 끊자 블루투스로 소통애니메이션 한 장면 같은 SNS 인증샷 풍자 그라피티 등으로 시위 참여 독려 젊은 장교 중심 軍내부도 변화 움직임 NYT “미얀마 집회, 카니발 같은 느낌”1962년, 1988년, 그리고 2021년. 군부 세력을 몰아내려는 미얀마 민중의 열망은 수십 년에 걸쳐 이어졌지만, 이 여정은 번번이 벽에 부딪혔다. 지난 1일 발발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에도 전국적으로 2주 넘게 항의 시위가 벌어지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망한 인원은 총 4명, 부상당한 이들은 수백 명이다. 지난 19일 수도 네피도에서 20세 여성 미야 트웨트웨 카인이 경찰의 총을 맞고 뇌사에 빠졌다가 사망하며 처음 희생됐고, 20일에는 경찰이 시위대에 고무탄과 실탄 등을 난사해 만달레이와 양곤에서 3명이 숨졌다. 그럼에도 ‘미얀마의 봄’을 향한 희망의 불꽃은 여전히 타오른다. 시민들은 유혈 진압에도 굴하지 않고 “내가 카인이다”라며 시위를 이어 간다. ‘21세기는 20세기와 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이번엔 다르다… 청소년 위주로 SNS서 소통 이번의 시위는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민주화운동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집회 방식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서다. 악을 몰아낸다는 의미가 있는 냄비 두드리기, 오토바이 경적 울리기 등 ‘전통적인’ 시위를 이어가는 한편 젊은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결속도 강화했다. 시민 불복종 운동(CDM·Civil Disobedience Movement)은 온라인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블루투스를 이용해 100m 이내 다른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스마트폰 앱 ‘브리지파이’는 쿠데타 이후 몇 시간 만에 6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페이스북의 CDM 페이지 팔로어도 22만 7000명이 넘는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1988년엔 시민들이 시위를 끝내고 흩어지기 전 다음 계획을 입소문으로 전달하곤 했다. 인터넷은 말할 것도 없고 유선 전화조차 없었다”며 “요즘 시위대, 특히 청년이 온라인 대화방과 SNS에서 집회를 준비하는 방식은 인상적이고 조직적”이라고 평했다. 한 세대를 거치며 시민의 의식 수준이 진화했다는 것도 큰 변화다. CNN은 “심각한 경제 불평등이나 민족적 분쟁은 여전하지만, 주요 도시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며 “군대가 마지막으로 통치한 이후 미얀마는 사회적 자유를 누렸고, 외국인 투자나 중산층 확대와 함께 엄청나게 변화했다”고 했다. 10년 전만 해도 휴대폰 유심 칩이 1000달러였지만 이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고, 시민들은 SNS에서 빠르게 소통한다는 것이다. 군부가 쿠데타 이후 계속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것도 결집을 막기 위해서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일주일째 미얀마 내 인터넷 접속량은 평소의 15~20%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미얀마의 젊은 운동가들은 어두운 과거로 돌아갈까 봐 두려워하지만, 그들이 변혁적인 결과를 낳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봤다.●초국가 연대로 결집하고 정보 공유 젊은 세대는 과거의 진지하고 경직된 시위 문화도 바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얀마에서 매일 벌어지는 거리 집회는 카니발 축제 같은 느낌을 준다”며 “그라피티 아티스트는 건물과 벽에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을 조롱하는 그림을 그리고, 시인들은 성난 시로 항의하고, 만화가 노조는 직접 그린 피규어를 들고 거리를 행진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은 SNS ‘인증용’ 시위 이미지를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한다. 군부를 녹색 돼지 머리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붉은 하이힐로 대비시킨 작품을 만들어 온 현지 그래픽 디자이너 코키아우 난다는 “미얀마 저항의 역사에서 우리는 유혈사태와 함께 상당히 공격적이고 대립적으로 대응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새로운 접근 방식은 (군부를 덜 자극해) 위험을 줄이고, 더 많은 이들이 시위에 참여하게 한다”고 했다. 온라인 사이트 ‘자유를 위한 예술’(Art for Freedom)은 표지판과 스티커, 티셔츠 등에 인쇄할 수 있는 디자인을 무료로 만들어 배포한다. 앞서 홍콩, 대만, 태국 등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도 미얀마 청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국경을 초월해 반독재, 반권위주의에 대한 의식을 공유한다. 대표적인 게 세 손가락 경례다. 영화 ‘헝거게임’에서 나온 제스처인데,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 쓰인 후 미얀마에서도 저항의 상징이 됐다. 미얀마 젊은이들은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온라인 기반 네트워크 ‘밀크티 동맹’(Milk Tea Alliance)을 맺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세 손가락 경례 사진을 게시하고, ‘#SupportCDM’, ‘#SaveMyanmar’ 같은 해시태그로 전 세계와 소통한다. 시위대의 목표는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집권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보다도 포괄적이다. 양곤대 학생회는 완전한 민주주의와 2008년 군사헌법 폐지 이외의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고, 소수민족 라카인과 카렌 시위대는 자결권과 연방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요컨대 군부 정권을 몰아내는 것과 함께 기존 정권도 거부하며 과거의 적폐와 단절하겠다는 뜻이다. 포린폴리시는 “시민 불복종 운동은 과거 집회의 파업과 비슷하지만 훨씬 뚜렷한 목표와 방법이 있다”고 했다.●군부 여전한 ‘벽’… “고립은 안 돼” 이들의 항거가 이번에는 완전한 민주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수십 년간 국가를 장악한 군대가 워낙 막강하기 때문이다. 흘라잉 등 군부는 민주정부 출범 이후에도 권력을 유지했다. 의회의 4분의1에 해당하는 의석을 군에 할당해 헌법을 개정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내무·국방·국경경비 등 3개 주요 부처를 맡아 통제했다. 또 군부는 대표적인 대기업 미얀마경제공사(MEC)와 미얀마경제홀딩스(MEHL)를 소유하고 있는데 보석, 구리, 통신, 의류 등 광범위한 부문에 투자하는 이 두 기업에 대한 궁극적인 권한을 흘라잉이 갖고 있다. 미얀마 일반 시민의 의식이 변한 것처럼 군부의 이데올로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도 난관이다. 미얀마 국제 위기그룹의 전 수석분석가 모르텐 페데르센은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에 기고한 글에서 “1960~1980년대 군 장교들은 민주주의의 ‘악함’을 주입받았지만, 그 이후의 군인들은 헌법이 ‘다당 민주주의 체제’로 부르는 것을 보호하는 게 의무라고 배웠다”며 “현 세대 군인은 이전 세대와 매우 다른 삶을 살았다”고 짚었다. 미얀마 싱크탱크인 양곤 탐파디파 기관 대표 킨 자우 윈도 이번 군부 쿠데타는 잔인하게 이뤄진 과거와는 다르다고 봤다. 그는 “군부가 사용하는 성명과 언어가 매우 제한적이다. 마치 시민들을 달래는 것 같다”며 “과거에는 기존 헌법이 버려졌지만, 이번에는 이를 유지하는 것도 다르다”고 했다. 군부 정권이 강경 진압을 이어 가면서도 기존 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리진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대변인은 지난해 부정선거가 벌어졌다는 의혹과 코로나19 퇴치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을 대하는 국제사회의 고민도 깊어진다. 유엔과 미국, 유럽 각국 등이 반발 성명을 내고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지만, 자칫 더 큰 유혈 사태로 번질 우려 때문이다. 페데르센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로 확대되기 전까지 국제사회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시위대와 군경의 대립이 심해지면 민간 정부로의 이양은 더 멀어진다. 30년간의 진보가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타협”이라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교통안전 성동’… 스마트횡단보도 24곳 추가 설치

    ‘교통안전 성동’… 스마트횡단보도 24곳 추가 설치

    “성동구가 추진한 스마트기술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교통안전 정책들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22일 구청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통계자료도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앞서 ‘스마트포용도시’를 추진하며 정책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서울시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총 3만 123건이었다. 이 가운데 성동구에서 총 738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적었다. 이뿐만 아니라 매해 발생 건수 또한 2017년과 2019년 각각 242건, 225건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성동구는 어린이 통학로를 빅데이터로 분석한 후 사고 예방을 위한 스마트 스쿨존 조성 등 교통약자인 어린이 안전에도 힘을 쏟았다. 구는 2017부터 2019년까지 3년간 학부모 및 학생들과 함께 21개 전체 초등학교의 안전한 등하굣길을 조성하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안전통학로 리빙랩 사업’을 마무리했다. 정 구청장은 “2019년부터 시작한 ‘성동형스마트횡단보도’ 설치는 지난해까지 모든 초등학교 통학로 및 보행량 밀집지역, 교통사고 다발지점 등 총 45곳에 조성했고, 올해는 24곳을 추가해 모두 69개를 설치하는 게 목표다”며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가 안전한 성동구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구청장은 ‘교육도시 성동’에 걸맞게 교육 여건 개선에도 나섰다. 그는 “왕십리뉴타운 중학교 설치, 남자고등학교 유치, 성수동 중·고등학교 통합 등 지역별 교육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여건 개선 실무협의회’를 운영하며 방안을 찾고 있다”며 “성동구, 서울시교육청, 성동광진교육지원청, 국회, 시의회 등 각 기관의 실무진으로 협의회를 구성해 머리를 맞대고 있으며 상반기까지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했다. 교통 여건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다. 버스정류장에 전국 최초로 실시간 대중교통 정보를 안내하고 자외선 공기살균기와 코로나19에 대비한 열영상카메라를 갖춘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쉼터’를 설치했다. 금호동 지역 주민들의 30년간 최대 숙원이었던 장터길 확장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금호역에서 금남시장까지 이어지는 장터길 110m 구간은 2차로로 좁아 교통정체가 극심하고 보행안전에 취약했다. 정 구청장은 “장터길이 3차로로 확장되고 양쪽에 보도가 신설되면 강남북을 잇는 금호동 지역의 소통이 원활해지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전 세계 페미니스트 1012명 “램지어 주장, 위안부 피해자들에 2차 가해”

    전 세계 페미니스트 1012명 “램지어 주장, 위안부 피해자들에 2차 가해”

    세계 페미니스트 1000여명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계약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를 비판하는 연대 성명을 발표했다. 정의기억연대는 17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79차 정기 수요집회에서 ‘존 마크 램지어 미쓰비시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논문에 관한 전 세계 페미니스트 성명’을 공개했다. 성명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 운동, 흑인 인권 운동, 미투 운동, 반식민주의 운동과 연대하는 국내외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이 역사왜곡을 통한 성차별, 식민주의 구조 재생산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작성하여 회람한 결과다. 지난 16일까지 한국, 미국, 일본, 필리핀, 영국, 호주, 뉴질랜드, 독일 등에서 1012명의 연구자, 활동가, 학생, 단체 등이 연명했다. 오랜 기간 위안부 문제를 연구한 페이페이 추 미국 뉴욕 배서대 교수, 엘리자베스 손 노스웨스턴대 교수, 린다 하스누마 템플대 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성명에서는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대해 “식민지와 전쟁, 불평등한 권력 구조와 구조적인 폭력을 무시한 채,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의 ‘계약 매춘부’로 묘사했다”며 “성노예제를 부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시아 태평양 전쟁 중 자행한 중대한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비판적인 분석 없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며 “피해 여성들에게는 2차 가해이며, 성노예제가 남긴 깊은 상흔에 다시 한 번 상처를 입히는 폭력적 행위”라고 썼다. 성명의 목적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자 함이 아님도 분명히 밝혔다. 성명에 참여한 페미니스트들은 “고착화된 억압과 상호 연결된 구조를 규명하는 대신 가부장적, 식민주의적 관점을 답습하는 주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리는데 목적이 있다”며 “여성의 권리와 생존자들의 정의를 위한 투쟁을 존중하는 사회와 제도를 만들기 위해 과거부터 오늘날에도 자행되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성적 착취를 끝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에는 전 세계 대학과 고등 교육기관을 향해 성차별·식민주의·인종차별의 피해를 줄이고 다양성과 평등 진작을 위한 학내 공동체 지침을 구축할 것, 혐오 발언·행위에 대한 적극 조사, 학내 다양성 및 성폭력 생존자 지원, 전범 기업에 투자하거나 투자 받는 것을 지양할 것을 촉구했다. 하버드 로스쿨 미쓰비시 교수 존 마크 램지어의 일본군 ‘위안부’ 논문 관련 페미니스트 성명(전문) 하버드 로스쿨 미쓰비시 일본법 교수 존 마크 램지어의 최근 일본군 ‘위안부’ 관련 논문은 2차 세계 대전 (아시아태평양 전쟁) 전후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한 수많은 여성들이 겪었던 잔혹행위에 대해 성차별적, 가부장적, 식민주의적 견해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주장이 여성들에 대한 폭력과 성노예 및 성착취 제도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될 수 있음에 우려를 표합니다. 2차 세계 대전의 전쟁터 속에 수많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여성들은 납치당하거나, 속아서, 혹은 강제로 일본군의 ‘위안소’로 끌려갔습니다. 성차별주의, 가부장제, 식민주의, 제국주의와 인종주의가 복합적으로 얽혀 만들어진 일본군 성노예제 제도 속에서 일본의 식민지 및 점령지 여성들은 반인권적 폭력의 고통을 겪었습니다. 살아남은 일부 피해생존자들은 수십 년간 침묵을 강요당했습니다. 그러나 이 끔찍한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일이 아닙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는 현재의 무력분쟁 하 성폭력, 대학 내 성폭력 문화, 포스트식민주의 트라우마, #미투운동의 문제의식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페미니스트 학자, 학생, 졸업생으로서 부정의, 억압, 폭력을 가해온 성차별적, 식민주의적 시각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자 이 성명을 작성했습니다. 학술지 International Review of Law and Economics에 실린 램지어 교수의 최근 논문은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자발적인 매춘으로 소개하며 성노예제를 부정했습니다.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식민지와 전쟁, 불평등한 권력 구조와 구조적인 폭력을 무시한 채,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의 ‘계약 매춘부’로 묘사했습니다. 그는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지원하고, 요금을 협상할 수 있었으며, 자유롭게 그만 둘 수 있었다고 주장함으로써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아시아 태평양 전쟁 중 자행한 중대한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비판적인 분석 없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수많은 연구, 유엔 특별보고관 및 국제기구가 작성한 보고서, 2000년 여성국제전범법정은 일본군 ‘위안부’의 본질이 조직적 성노예제임을 인정했으며, 이를 부정하고 진실을 왜곡하려는 일본 정부의 시도를 비판해왔습니다. 성노예제 피해자들은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를 박탈당하고, 위협과 신체적 폭력에 시달리며, 지속적인 성폭력과 학대를 당했습니다.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피해 여성들에게는 2차 가해이며, 성노예제가 남긴 깊은 상흔에 다시 한 번 상처를 입히는 폭력적 행위입니다. 폭력의 역사를 의도적으로 지우려는 일본 정부의 시도와 공모하며 정당화하는 행위입니다. 또한 우리는 램지어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의 증언을 왜곡한 것을 규탄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김학순 할머니의 첫 공개증언이 있던 1991년 8월 14일 이후, 한국, 중국, 필리핀, 대만,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네덜란드, 일본에서 수백 명의 생존자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용감히 밝히고 #미투운동의 선구자가 되셨습니다. 비록 개별적 경험의 세세한 결은 다르지만, 생존자들은 일본군 성노예제가 조직적으로 자행된 전쟁범죄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램지어 교수는 생존자들의 증언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면서 페미니스트 학자들이 옹호해 온 생존자들의 경험에 대한 총체적이고 다각적인 이해를 지워버렸습니다. 우리는 성폭력 생존자들이 침묵 당하는 걸 너무나 자주 목격했습니다. 사적 공간은 물론 다양한 공적 공간에서, 하버드 대학을 비롯한 수많은 대학 캠퍼스 안에서조차 성폭력 생존자들은 침묵 당하곤 합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일본군성노예제 피해 생존자들은 용기 있게 침묵을 깨고 증언하며 전 세계 시민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고 초국적 연대를 구축하여 페미니스트 운동을 이끌어왔습니다.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고무된 연구자들은 일본 정부가 아시아 태평양 전역에 걸쳐 위안소를 체계적으로 설립하고, 조직적으로 운영한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 왔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규명한 문서와 기록물들 중에는 요시미 요시아키 주오대 교수가 1992년 발견한 일본군 기록물도 포함됩니다. 일본군이 민간 업자를 감독하고, 직접 여성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문건으로 밝혀지자, 일본 정부는 1993년 ‘고노 담화’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제도에 대한 정부 개입을 일부 인정한 바 있습니다. 일본제국, 미군, 네덜란드 정부 등이 작성한 많은 자료 역시 일본군 성노예제에 대한 역사적 이해를 심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또한 “공창제”의 존재를 이용하여 일본군 성노예제를 정당화하며, 여성의 몸에 대한 착취를 정상화합니다. 남성 성욕을 정당화하는 성차별적인 담론에 기대어 일본 정부가 묵인하고 장려한 “공창제”라는 역사적 맥락 속에서, 대체로 가난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여성들이 인신매매와 착취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1900년대 초 일본 국내법과 일본이 비준한 국제조약이 매춘을 목적으로 한 여성과 아동의 인신매매를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창제도는 지속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여성 억압의 보편성을 통해 또 다른 억압의 지속을 정당화하는 것입니다. 이미 수많은 연구자들이 성차별적인 담론에 기대지 않고도 일본군 성노예제 체계와 현상을 다각도로 이해하는 데 기여해 왔습니다. 이 성명의 목적은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고착화된 억압과 상호 연결된 구조를 규명하는 대신 가부장적, 식민주의적 관점을 답습하는 주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리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공동체로서, 성노예제를 정당화하는 담론 앞에서 평등과 정의의 가치를 재확인하고자 합니다. 여성의 권리와 생존자들의 정의를 위한 투쟁을 존중하는 사회와 제도를 만들기 위해 과거부터 오늘날에도 자행되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성적 착취를 끝내야만 합니다. #BlackLivesMatter, #MeToo, #RhodesMustFall 과 같은 최근의 사회운동을 통해 우리는 진실, 정의, 평등을 추구하는 고등교육의 역할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학생들이 역사와 현대의 부정의를 고민하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게 하는 연구, 지식, 교육의 중요성을 믿습니다. 억압과 부정의의 역사를 마주할 때 보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학문 공동체는 성폭력에 대한 불처벌을 지속하는 성차별적인 담론을 묵인하도록 가르쳐서는 안 됩니다. 하버드 대학과 다른 고등교육 기관의 페미니스트 연구자, 학생, 동문들로서, 우리는 이 성명을 통해 학계 내 성폭력, 성차별, 가부장제, 식민주의, 인종차별을 지속하는 주장에 대항하여 학문 공동체가 비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길 기대합니다. 우리는 대학 및 고등교육기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성차별, 식민주의, 인종차별의 피해를 줄이고 다양성과 평등 진작을 위한 학내 공동체 지침을 구축하고 강화하라. -성차별, 식민주의, 인종차별적 혐오 발언과 행위를 관련 대학 규정 및 Title IX의 위반사항으로써 적극적으로 조사하라. -학내 다양성 등을 지원하고, 역사적 차별은 물론 현재의 구조적 차별에 대한 비판적인 대화를 촉진하라. -학내 성폭력 생존자 지원과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신고체계 및 재원을 마련하고, 성폭력 불처벌을 종식시키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및 제도적 조치를 시행하라. -전범 기업에 투자하거나, 투자받는 것을 지양하고, 해당 기업으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라. 젠더연구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옥상에서 심한 악취 난다” 30년 방치된 ‘미라 시신’ 발견

    “옥상에서 심한 악취 난다” 30년 방치된 ‘미라 시신’ 발견

    동대문구 건물서 부패한 시신 발견80대 아들, 어머니 시신 방치 추정경찰 “사체유기죄 등 따져볼 예정”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 동대문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약 30년간 방치된 것으로 보이는 ‘미라’ 상태의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15일 파악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동대문구 제기동의 한 3층짜리 다세대주택 옥상에서 부패한 시신이 발견돼 조사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시신은 지난 10일 옥상을 청소하던 청소업체 직원이 발견했다. 그는 “천에 싸여있는 물체에서 심한 악취가 나는데 시신인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망자의 아들이 어머니가 사망한 이후 장례를 치르지 않고 시신을 방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은 다세대주택 옥상에 있는 대형 고무통 안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 시신은 미라처럼 시랍화(부패가 일어나지 않고 시신이 밀랍인형처럼 보존되는 현상)된 상태였다. 경찰은 지난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DNA 분석을 의뢰했다. 사망자의 신원이 확인되면 80대 아들과 건물주인 손녀 등 가족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와 시점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시신을 버리거나 방치하면 사체유기죄가 적용되며, 7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시신이 30년 전에 사망했다면 공소시효가 지났을 가능성도 있다. 사체유기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상적인 사망이었다고 하면 사체유기죄 등 혐의를 적용해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공소시효도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시신이 방치된 기간 등도 확인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어처구니 없는 일산대교’ … 통행료 무료화 추진

    ‘어처구니 없는 일산대교’ … 통행료 무료화 추진

    한강을 가로지르는 27개 교량 중 유일하게 통행료(600~2400원)를 받고 있는 일산대교(고양~김포)의 무료화가 추진된다. 이재준 경기 고양시장과 정하영 김포시장·최종환 파주시장은 3일 오전 일산대교 영업소 앞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일산대교는 한강 교량 중 유일하게 통행료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1㎞당 통행료는 660원으로 국내 주요 민자도로통행료 보다 6배 이상 비싸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08년 5월 개통한 일산대교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협약으로 손실 위험이 적었음에도 고금리 이율을 적용했다”면서 “후순위차입금 360억원의 이자는 사채 수준인 20%로 책정, 막대한 이자를 통행료라는 명목으로 이용자들에게 부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 등은 경기도의 일산대교 통행료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을 적극 지지하며, 사업권 인수를 통한 무료화가 관철될 때까지 함께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도·국민연금공단 간 협상에 3개 시가 참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경기도에 요구했다. 경기도는 전문기관에 의뢰한 ‘일산대교 통행료 인하를 위한 사업 재구조화 방안’ 용역 결과가 지난해 말 나옴에 따라 우선 통행료를 내리기 위해 ㈜일산대교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산대교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일산대교는 고양시 법곳동에서 한강을 건너 김포시 걸포동을 연결하는 길이 1.84㎞, 왕복 4∼6차로 규모로 건설됐다. 돈이 없다는 이유로 민간사업자가 30년간 통행료를 받기로 하고 건설했다. 운영사인 ㈜일산대교 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kr
  • 30년만에 서울면적 ⅔ 얼음 소실…유럽 최대 빙하 비교 사진

    30년만에 서울면적 ⅔ 얼음 소실…유럽 최대 빙하 비교 사진

    한 아버지와 아들이 공개한 사진 몇 장이 기후변화가 30년간 아이슬란드 빙하에 미친 파괴적인 영향을 보여준다고 인디펜던트 등 영국 매체가 2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던디대학의 키런 백스터 박사는 지난해 아이슬란드를 방문해 자신의 아버지이자 풍경 사진작가인 콜린 백스터가 31년 전인 1989년 휴가 중 가족과 함께 갔던 같은 곳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똑같이 재현했다.이후 이 사진을 부자가 나란히 놓고 비교해본 결과, 아이슬란드 남동부 바트나이외쿠틀 빙하가 얼마나 극적으로 후퇴했는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바트나이외쿠틀 빙하는 아이슬란드 면적 8%를 덮고 있는 유럽 최대 빙하다. 이에 대해 키런 백스터 박사는 “난 이 놀라운 곳을 방문하며 자랐기에 빙하의 영향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 지난 몇십 년간 빙하가 이렇게 급격하게 변한 모습을 보는 것은 개인적으로 참담한 일”이라면서 "이곳에서는 전 지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의 심각성을 분명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의 강사로 유럽 전역의 빙하 후퇴에 관한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선도적인 전문가인 백스터 박사는 이전에 스위스 몽블랑에서도 주변 빙하 소실에 관한 전 지구적 온난화의 영향을 기록한 바 있다. 아이슬란드 기상청에 따르면, 바트나이외쿠틀 빙하는 지난 30년간 많은 양의 얼음이 소실됐는데 부피로는 150~200㎦, 면적으로는 400㎢ 이상이다. 이는 서울 면적(605㎢)의 3분의 2에 달하는 얼음이 소실됐다는 것이다. 테르미니로 알려진 빙하의 끝부분도 같은 기간 1㎞ 넘게 후퇴했다.백스터 박사의 부친이자 사진작가 콜린 백스터는 아이슬란드에서 촬영한 가족 휴가 사진을 다시 보내 행복했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난 놀라운 자연 경관에 완전히 경외심을 느꼈고 멀리서 본 빙하의 아름다움에 압도됐던 것을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 30년 만에 빙하가 사라진 모습을 보는 것도 마찬가지로 압도적이고 매우 놀라운 일이다. 날 포함한 우리 모두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우리 인간의 활동은 의심할 여지 없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엄청난 양의 얼음 소실에 관여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영국 리즈대 북극관측연구소 등 연구진이 유럽지구과학연맹(EGU)이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빙권’(The Cryosphere)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여 년간 지구에서 녹아 없어진 얼음의 면적은 영국 면적에 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또 1990년대 얼음 소실은 연간 8000t이었지만 2017년에는 1조3000억t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전 세계 해수면은 3.5㎝나 상승해 연안 지역사회와 취약한 야생동물 서식지의 침수 위험이 커졌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토마스 슬레이터 박사는 “우리가 연구한 모든 지역에서 얼음이 소실됐지만 남극과 그린란드 빙하의 소실이 가장 빠르다. 이들 빙하는 현재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예상한 최악의 기후 온난화 시나리오를 따르고 있다”면서 “해수면 상승은 이번 세기 연안 지역사회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콜린 백스터, 키런 백스터/던디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K팝 선구자‘ 이수만·‘줌’ 책임자가 말하는 ‘코로나 시대’

    ‘K팝 선구자‘ 이수만·‘줌’ 책임자가 말하는 ‘코로나 시대’

    tvN ‘월간 커넥트‘ 출연‘케이팝의 선구자’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다음달 1일 tvN ‘월간 커넥트’에 출연해 한류의 비전을 제시한다. 이 방송은 각 분야 전문가 4인이 한 달에 한 번 그달의 이슈와 화제의 인물을 정하고, 이 인물을 화상으로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월 첫 방송에서는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과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초청했다. 이 프로듀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속 케이팝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지난 30년간 한류가 세계적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기까지 과정을 직접 겪으며 깨달은 통찰에 대해서도 밝힌다. 앞서 이 프로듀서는 한류에 미친 영향력을 인정받아 미국 대중문화 매체 버라이어티가 선정한 세계 엔터테인먼트 업계 리더 ‘버라이어티 500’에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4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이날 방송에는 화상 연결 플랫폼 ‘줌’(Zoom)의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총괄이사 에이브 스미스도 출연한다. 스미스 총괄이사는 비대면 시대에서 화상 연결 플랫폼이 앞으로 우리 삶에 가져올 변화를 논의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한국인 쌀 소비량 30년간 절반으로 줄었다

    한국인 쌀 소비량 30년간 절반으로 줄었다

    지난해 쌀 소비량이 30년 전의 절반 수준인 57.5㎏으로 나타났다. 서구식 식습관이 들어온 데다 간편식을 선호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쌀 소비가 점점 줄어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양곡(쌀+기타양곡) 소비량은 66.3㎏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30년 전인 1990년 소비량(130.5㎏)의 절반 수준이다. 양곡 소비량은 1981년부터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2.5% 감소한 57.7㎏을 기록했다. 1990년 소비량인 119.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반면 보리쌀, 밀가루, 잡곡, 두류(콩), 서류(고구마·감자 등)와 같은 기타양곡 소비량은 오히려 6.1% 증가한 8.7㎏을 기록했다. 임철규 통계청 농어업동향과장은 “서구화되는 식생활, 온라인 배송 간편화에 따른 간편식 소비,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쌀 소비량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면서 “반면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콩, 감자, 고구마, 호박 소비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디올, 피터 도이그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2021-2022 겨울 남성 컬렉션 공개

    디올, 피터 도이그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2021-2022 겨울 남성 컬렉션 공개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Dior)’이 지난 22일, 2021-2022 디올 겨울 남성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번 2021-2022 디올 겨울 남성 컬렉션은 디올 남성복 아티스틱 디렉터 킴 존스와 스코틀랜드 출신의 영국 아티스트 피터 도이그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했다. 피터 도이그는 지난 30년간 현대 예술 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인물 중 한 명으로 예술사에 대한 깊은 지식을 토대로 사진, 영화, 패션과 같은 여러 다양한 분야와 영감을 공유해왔다.특히 이번 컬렉션에서 첫 번째로 선보인 룩은 프랑스 미술 아카데미에서 영감을 받은 장식과 자수가 돋보이는 제복을 통해 디올의 감각적인 해석을 보여주었고, 패브릭 커버 버튼은 아이코닉한 바 재킷과 오뜨 꾸뛰르 이브닝 가운인 로셀라의 금박 자수가 돋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이번 컬렉션은 감각적인 컬러 페인팅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독특하고 신선한 시각으로 강력한 의미를 담아냈다. 킴 존스는 피터 도이그의 예술 작품을 패션으로 해석하며 예술과 패션의 대화를 통해 디올 하우스가 항상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예술과 예술성에 대한 열정을 떠올리게 한다. 도이그의 Milky Way(은하수, 1990)에서 가져온 밤하늘은 다양한 룩을 장식하며, 밤하늘 속 별과 디올의 별이 어우러져 탄생했다. 부드럽고 차분한 블루, 네이비 등과 함께 화려한 옐로우, 블러드 오렌지, 그린과 같은 삶의 기쁨을 표현하는 디올의 생동감 넘치는 색감으로 구성된 팔레트는 도이그의 작품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한편, 이번 패션쇼의 푸른 하늘의 배경 역시 도이그가 창조한 설치작업이자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디올은 현대미술계의 선구적인 아티스트들과 영감이 넘치는 창의적인 대화를 이어 나간다. 2021-2022 디올 겨울 남성 컬렉션은 디올의 공식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후변화의 ‘경고’… 2100년 한반도 해수면, 최대 73㎝ 높아진다

    기후변화의 ‘경고’… 2100년 한반도 해수면, 최대 73㎝ 높아진다

    2100년 한반도 해수면이 최악의 경우 73㎝ 상승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해수면 상승 속도도 두 배 이상 빨라질 수 있어 온실가스 배출 줄이기 정책을 다시 세워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과 서울대 조양기 교수 연구팀은 고해상도 지역 해양기후 수치예측모델을 적용해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상승 전망을 25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100년 한반도 해수면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평균 최대 73.3㎝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연구는 ‘배출 저감 정도에 따른 미래 농도 변화’(RCPs)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이 중 온실가스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지속 배출되는 최악의 시나리오(RCP 8.5)를 이어 갈 때 2100년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은 최대 73.3㎝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어느 정도(보통 수준) 실현되는 경우(RCP 4.5)엔 51㎝,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어(제로 수준) 지구 스스로 회복하는 경우(RCP 2.6)에는 40㎝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동안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 정책은 RCP 4.4~6.0 수준이었고, 현 정부는 이 수준을 낮추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해양조사원이 내놓은 한반도 해수면 상승 전망치는 IPCC가 내놓은 전 세계 해수면 상승 전망치(최소 26㎝~최대 82㎝)와 비슷한 수준이다. 해양연구원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금보다 줄지 않으면 해수면 상승 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30년간(1990~2019년) 약 10㎝ 상승한 것과 비교해 해수면 상승 속도가 두 배 이상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지난 30년(1990~2019년) 동안 한반도 연안 해수면은 해마다 3.12㎜씩 높아졌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해안가 육지 침수 면적이 늘고 해안 시설물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 연안 정비와 시설물 보강 기준을 바꾸고, 도시설계 기준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조사원은 해수면 상승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꼽았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2100년 한반도 해수면 최악 73㎝ 상승…온실가스 배출 끔찍한 경고

    2100년 한반도 해수면 최악 73㎝ 상승…온실가스 배출 끔찍한 경고

    2100년에 한반도 해수면이 최악에는 73㎝ 상승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해수면 상승 속도도 2배 이상 빨라질 수 있어 온실가스 배출 줄이기 정책을 다시 세워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과 서울대 조양기 교수 연구팀은 국내 최초로 고해상도 지역 해양기후 수치예측모델을 적용해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우리나라 주변해역의 해수면 상승 전망을 25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100년 한반도 해수면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평균 최대 73.3㎝가량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연구는 RCPs(배출 저감 정도에 따른 미래 농도 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이 중 온실가스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지속 배출되는 최악의 시나리오(RCP 8.5)를 이어갈 때 2100년 우리나라 주변해역의 해수면은 최대 73㎝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어느 정도(보통 수준) 실현되는 경우(RCP 4.5)에는 51㎝,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어(제로 수준) 지구 스스로 회복하는 경우(RCP 2.6)에는 약 40㎝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동안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 정책은 RCP 4.4~6.0 수준이었고, 현 정부는 이 수준을 낮추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해양조사원이 내놓은 한반도 해수면 상승 전망치는 IPCC가 내놓은 전 세계 해수면 상승 전망치(최소 26㎝~최대 82㎝)와 비슷한 수준이다. 해양연구원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금보다 줄어들지 않으면 해수면 상승 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30년간(1990~2019년) 약 10㎝ 상승한 것과 비교해 해수면 상승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지난 30년(1990~2019년) 동안 한반도 연안 해수면은 해마다 3.12㎜씩 높아졌다. 21곳 관측 지점별로는 울릉도가 5.84㎜로 가장 많이 상승했고, 제주 부근도 4.20㎜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IPCC 조사에 따르면 세계 연평균 해수면 상승 높이는 3.0㎜이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해안가 육지 침수면적이 늘고, 해안 시설물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 해안 연안정비와 시설물 보강 기준을 바꾸고, 도시설계 기준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조사원은 해수면 상승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꼽았다. 2019년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13.5도로 2016년(13.6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지난해도 14.4도로 지난 10년(1981년~2010년)보다 0.9도 올라갔다. 홍래형 국립해양조사원장은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신 기후체제 출범, 탄소중립 선언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며 “기후변화 추세에 따른 정교한 해수면 상승 전망이 우리 연안관리와 정책 추진에 중요한 기초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30년간 나무 30억 그루 심어 탄소 3400만t 줄인다

    30년간 나무 30억 그루 심어 탄소 3400만t 줄인다

    산림의 노령화로 흡수량 매년 감소목재 수확 시기 조정 흡수능력 강화北 황폐산림 복구 탄소배출권 확보정부가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위해 올해부터 2050년까지 30년간 나무 30억 그루를 심어 탄소 3400만t을 흡수하겠다고 밝혔다. 산림청은 20일 이 같은 내용의 ‘2050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안)’을 발표했다. 목재 활용을 늘리고 산림의 탄소 흡수·저장 기능 증진 방안 등을 담고 있다. 2018년 기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 2800만t에 달하지만 흡수량은 6.3%인 4560만t에 불과하다. 더욱이 1970~80년대 조림한 산림의 노령화로 흡수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1㏊당 탄소흡수량이 30년생 숲은 10.8t이나 50년생 숲은 6.9t으로 떨어진다. 현재 방식이 유지될 경우 2050년 산림의 탄소흡수량은 1560만t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산림의 탄수흡수능력 강화를 위해 목재 수확 시기인 벌기령을 손보기로 했다. 침엽수는 30년, 활엽수는 20년으로 탄소흡수량이 최대가 되는 시점으로 조정이 유력하다. 벌기령 조정으로 활발한 산림 경영을 유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산림 훼손 우려를 고려해 병해충이나 산불 피해 우려 지역, 탄소흡수기능이 요구되는 지역 등에 우선 적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산림청 관계자는 “30년 이상 산림 면적이 전체 72%를 차지하고 국유림의 소나무 벌기령이 60년이나 현장에서는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심어온 한해 5000만 그루에서 1억 그루로 늘리면서 기후변화 대응 수종으로 갱신도 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도시·섬·유휴토지 등을 활용해 신규 산림 조성을 확대하고 북한 황폐 산림 복구 및 해외 산림협력을 통해 국외 탄소흡수원을 확충한다. 북한과 산림 협력이 핵심 변수다. 우선 북한과 협력을 통해 황폐 산림 147만㏊ 중 신규 조림·재조림(5만㏊), 복원 및 산림경영(142만㏊)을 통해 탄소배출권 확보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섬 지역 산림 22만㏊에 대한 자생식물 중심 복원사업 및 환경개선사업과 한계농지·수변지역 대상 산림 조성도 늘릴 계획이다. 국산 목재 수요와 공급의 선순환 체계 구축으로 탄소저장능력이 인정된 목재 이용 확대 및 산림바이오매스 산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한다. 산지 전용을 줄이고 산림재해 대응을 확대하는 등 흡수원 보호를 강화한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2050년 산림의 탄소흡수량 계획은 전망치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연간 3400만t”이라며 “올해 3분기까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른 추진 전략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자영업자의 눈물… “매달 임대료 입금날이 가장 두렵습니다”

    자영업자의 눈물… “매달 임대료 입금날이 가장 두렵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찾은 서울 중구 명동 지하상가는 세 집 걸러 한 집꼴로 불이 꺼져 있었다. 40년 가까이 한자리에서 장사했다는 60~70대 상인들만 손님 없는 빈 점포를 우두커니 지키고 있었다. “저 앞집은 젊은 아기 아빠랑 이종사촌 둘이 하던 가게인데 문 닫았잖아. 한 명은 택배 나르고 다른 한 명은 라이더(배달노동자) 하다가 허리를 다쳐서 쉬고 있대. 일자리 구할 수 있는 삼사십대 남자들은 다 돈 벌러 나갔지. 남은 사람은 노인네들뿐이야.” 30년간 가방을 판 이모(62)씨의 말이다. 서울신문 취재팀은 코로나19 발생 1년을 앞두고 서울 주요 상권인 중구 명동, 종로구 종로1·2·3·4가동, 용산구 이태원1동, 서대문구 신촌동, 강남구 청담동 등 5곳의 상인 50명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과 인터뷰를 실시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날을 기다리며 1년 동안 보릿고개를 견딘 상인들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었다. 다달이 돌아오는 임대료 입금 날을 가장 두려워했고, 월세를 밀리지 않으려고 수천만원의 빚더미를 깔고 앉았다. 상인 45명(90%)은 가게 유지에 필요한 고정비 가운데 임대료가 가장 부담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가게 문을 닫지 않으려고 36명(72%)이 대출을 받았다. 1000만~3000만원을 빌린 사람이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2억원 이상 대출받은 자영업자는 6명이었다. 월세 5000만원짜리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는 명동 상인, 월세 8000만원짜리 이태원 클럽 업주 등 임대료 부담이 큰 상인이 대부분이었다. 40명(80%)은 폐업을 고려해 봤다고 했다. 밀린 월세 때문에 보증금이 깎일 처지(26명)이거나 고정비 부담을 덜 방법이 없고(21명), 대출금이 감당이 안 돼서(11명) 하루에도 수차례 폐업을 결심했다가 마음을 바꾼다고 했다. 인터뷰에 응한 상인 50명은 모두 지금의 정부 재난지원금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방역이라는 공동 가치를 위해 희생을 감수한 만큼 임대료 등 고정비를 전부 지원해주고(21명) 코로나19 발생 전 평균 순이익을 고려해서 적자 본 금액을 보전해줘야 한다(11명)는 의견이 다수였다. 종로 거리에서 10년째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재난지원금이 고맙긴 하지만 한 사람 월급도 안 되는 새 발의 피”라면서 “적어도 3000만원은 받아야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는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영업 피해를 본 자영업자의 손실을 보상하는 여러 법안을 냈다. 상인들에게 찬반을 물었더니 임대료와 공과금 등 고정비를 면제해야 한다는 의견(34명·68%)이 압도적이었다. 휴업 기간만큼 최저임금으로 쳐서 보상하는 법안에는 6명이, 전년도 매출액과 세금납부액을 기준으로 보상하자는 법안에는 5명이 동의했다. 사회부 사건팀 : 이성원·오세진·김주연·이주원·손지민·최영권 기자
  • ESG 경영, 다가오는 탄소중립 시대 앞서가는 전략이다

    ESG 경영, 다가오는 탄소중립 시대 앞서가는 전략이다

    기업경영의 목적은 무엇일까. 가장 본질적인 목적은 ‘이윤 창출’과 ‘생존’이다. 글로벌 컨설팅사 매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수명은 1935년 90년에서 1970년에는 30년, 2015년에는 15년까지 단축됐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1907년 이래 100년 넘게 미국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의 하나였다. 그러나 주가의 지속적 하락으로 2018년 6월에 다우지수에서 퇴출되는 수모를 겪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기업이라 하더라도 변화의 흐름을 따르지 못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리스크에 대응하지 못하면 큰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새해 벽두부터 세계의 기업들은 커다란 리스크와 변화의 흐름에 직면하고 있다. 1년 넘게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예상치 못한 리스크라면 탄소중립과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는 기업에 변화를 강요하는 새로운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일반 사회와 마찬가지로 기업 경영 역시 유행과 경향이 존재한다. 한때 경영계를 풍미하던 이론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역할을 다하고 사라지며 새로운 흐름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새롭게 대두한 탄소중립 및 ESG 등은 과거와 달리 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결국 사회변화까지 가져오는 동인(動因)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어 가고 있다. ●ESG란 무엇인가 ESG 경영과 투자란 전통적으로 중시돼 온 재무적 수익성 위주의 경영과 투자 의사결정에 비재무적 요소, 특히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핵심요소로 포함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전환은 ESG 요소가 기업의 지속가능성뿐 아니라 수익성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통찰에서 비롯됐다.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 이외의 요인들이 경영과 투자의 고려 요소가 된다는 것은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투자를 결정할 때 전통적인 재무적 수익성 외에 다른 잠재적 영향 요인을 고려하는 사례는 꽤 역사가 깊다. 1977년 발표된 ‘설리번 원칙’도 그중 하나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목회자이자 당시 제너럴 모터스 이사회 임원이었던 레온 설리번 목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해 흑인 근로자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남아공 내 회사 운영 윤리 강령인 설리번 원칙을 발표했다. 이 강령은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는데 제너럴 모터스가 당시 남아공 내 가장 많은 인력을 고용하던 대형 사업장이었기 때문이다.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한 투자들은 점차 도박, 주류, 담배 등 소위 ‘죄악성 주식’에 대한 투자 회피, 사회적 가치나 환경보전 등 특정 목적을 위한 영향투자(impact investment)로 확대됐다. 1990년대 세계화의 시작은 기업들에는 새로운 시장과 노동인력의 유입이라는 호재를 가져왔지만, 반대로 과거에 비해 한 단계 높아진 규범을 적용받는 계기가 됐다. 잘 알려진 사례가 있다. 1996년 파키스탄의 열두 살 어린 소년이 나이키 상표가 찍힌 축구공을 바느질하는 사진이 많은 사람의 분노를 촉발하면서 전 세계적인 나이키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이에 나이키는 노동 및 환경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책임부를 신설하고 본사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안전, 건강, 인력개발, 환경 등을 고려하도록 하는 지침을 시행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했다. 세계화에 따른 혜택을 보려면 그에 합당한 의무를 지키며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규범을 충족시켜야 함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이러한 흐름은 ‘지속가능한 발전’이 지구촌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2004년 6월 코피 아난 당시 유엔사무총장이 주도해 개최한 ‘글로벌 콤팩트 리더스 정상회의’ 선언문에서 ESG를 언급하면서 구체화한다. 이듬해 유엔은 지속가능한 금융에 관한 보고서(‘Who Cares Wins, 2005’)에서 ESG를 투자원칙으로 공식 제안했다. 따지고 보면 ESG와 엇비슷한 이념과 목적을 갖는 투자원칙은 그동안에도 책임투자, 사회적 책임투자, 기업 건강성, 공유가치창출 등 다양한 이름으로 함께 사용돼 왔다. 투자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2008년의 한 설문에서 대다수가 ESG 명칭을 선호한다는 것이 확인된 이래 ‘ESG 투자’라는 용어는 보편성을 획득했으며 이제 기업경영 및 투자의 원칙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ESG 투자 40조 5000억 달러 운용 자산이 우리 돈으로 무려 70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의 ESG 투자 의지는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핑크 회장은 2018년 ESG를 포함한 가치투자를 선언하고 작년 1월에는 “향후 10년간 ESG 투자를 10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한발 더 구체화했다. 피델리티, 핌코, 골드만삭스 등 대형 투자사들도 뒤질세라 ESG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투자컨설팅사인 오피머스는 2020년 기준으로 ESG 요소를 고려한 투자가 40조 5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까지 제시하고 있다. 전 세계 운용자산의 40%가 넘는 규모이다. ESG 투자가 확실한 대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자자들은 왜 대상 기업의 ESG를 비중 있게 고려하고 기업은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을까. 대외적인 기업 이미지와 리스크 관리를 위한 윤리경영만이 이유는 아닐 것이다. 영국의 글로벌 투자회사인 핌코가 분석한 원인 중 눈에 띄는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기업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발달된 소셜미디어가 세계적으로 사회 규범과 투자 패턴에 영향을 주고 있다.(평판이 나쁜 기업은 어디서든 사업이 힘들어진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 이후의 재정 안정을 위해 투자한 기업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ESG 경영에 영향을 주는 각국의 규제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ESG 투자라고 해서 수익성이 낮아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수익 위주의 전통적 투자와 비교해 수익성이 높은 경우가 많다. 지속가능성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보장된다면 ESG 투자와 경영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모건 스탠리 증권이 발표하는 ESG 투자지수(MSCI ACWI ESG Focus)와 전체 투자지수(MSCI ACWI)를 비교해 보면 지난 8년간 ESG 투자가 다른 투자에 비해 손색이 없거나 오히려 더 나은 실적을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인 자산운용사들이 나란히 ESG 투자 상품을 출시하고 있고 시중의 대형 은행들이 ESG 경영을 천명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만 해도 SK의 환경사업·거버넌스 위원회 신설을 필두로 삼성,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ESG 경영을 선포했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이 ESG를 기업경영의 이념과 원칙으로 확고히 하고 제대로 된 변화의 궤도에 올라서려면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이사회를 중심으로 기업 구성원 모두의 각성과 절실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점점 커지는 탄소중립 요구 환경(E)의 경우 단순히 환경기준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서 탄소중립을 요구받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동일한 상태를 뜻하는 탄소중립(넷 제로라고도 한다)은 지구 기온상승을 2도 이내로, 그리고 가능하다면 1.5도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는 방안이다.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이행을 약속하였고, 이달 출범하는 미국 바이든 신행정부도 큰 틀에서 동일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들도 앞다퉈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작년 10월 국회 예산안 시정 연설을 통해 2050년 탄소중립을 처음 거명한 이후 12월에는 공식적으로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했다. 기업들로서는 단순히 에너지 소비 효율화를 넘어 기존의 생산방식 변화는 물론 사업활동의 지속 가능성까지 우려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은 미래 국가전략의 방향을 탄소중립 사회로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중대하다. 세계가 앞서가는 상황에서 사실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을 외면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오히려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을 경제와 사회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기업에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남보다 앞서서 해야 할 과제이다. 아래 그림의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 비중을 보면 산업 부문에서 배출하는 양이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56%를 차지한다. 여기에 수송과 건물 부문으로 분류된 배출량 중 직접 기업활동과 연관되는 배출량을 더한다면 기업 관련 온실가스 배출 비중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탄소중립 시대로 진입하려면 기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사회적 책임·지배구조도 당면 과제 온실가스와 기후변화로 대표되는 환경(E)이 근래 기업에 급박한 문제이지만 사회적 책임(S) 및 지배구조(G) 또한 당장 직면하고 있는 과제임이 분명하다. 작게는 안전한 사업장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노동자의 인권과 권리를 존중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련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을 통해 이를 기업들에 의무로 요구하는 논의 또한 본격적으로 진행돼 왔다. 상장기업 사외이사의 재직 연한을 6년 이내로 제한하도록 상법이 개정됐고,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여성 임원 할당제가 도입됐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올 1월부터 회사의 대표이사가 매년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계획을 수립해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며칠 전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넓은 의미에서 기업에 사회(S)에 대한 책무를 다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기업 현실을 무시한 과도한 조치라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시대는 변화하고 있다. 필자는 30년간 환경 관련 정책과 집행 업무에 종사해 왔다. 1990년대 초반 환경정책이 본격적으로 수립되기 시작할 때 많은 기업이 기업경영의 어려움을 무시하는 과도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환경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적 요구 속에서 기업들은 결국 변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으며, 이를 기회로 삼고 적극적으로 대처한 기업들은 경쟁력을 높이며 더 빨리 성장했다. 경영환경의 변화는 거부와 부정의 대상이 아니다. 기업의 목표인 생존과 이윤 창출을 위해 기업들은 더 빠르게 적응하고, 이를 기회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세계 10대 경제력을 갖춘 대한민국의 기업이라면 ESG는 선택이 아닌 당연한 의무이다. 60여년간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보여 줬던 것처럼 ESG 역시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민호 법무법인 율촌 고문·ESG 연구소장■ 이민호 환경부 환경정책실장, 대변인 등을 역임하며 오랫동안 정부의 환경, 기후변화, 녹색성장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미국 델라웨어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경희대 교수를 거쳐 현재 법무법인 율촌 ESG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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