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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옴부즈맨 칼럼] 세대를 적으로 만들지 말라/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세대를 적으로 만들지 말라/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 사회는 그 변화의 속도 만큼이나 큰 세대차를 지니고 있다. 어느 사회에서나 젊은 층이 기성세대보다 변화에 더 빨리 적응하지만, 변화 속도가 느리면 그 차이도 적은 데 비해 변화 속도가 빠르면 차이는 그만큼 더 커지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지난 10월 12일자 커버스토리 ‘고령화의 그늘, 세대 갈등’은 3개 면에 걸쳐 주로 통계보다는 구체적인 사례에 근거한 심층보도에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13면에서 제16대부터 제18대까지의 대선후보별 청년 및 중장년, 노년층 공약을 비교한 것도 좋았다. 다만 그 내용의 충실성에 비해 투쟁적인 제목이 세대 간의 갈등을 오히려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2030 vs 4050 밥그릇 쟁탈전’(1면)이라든지 ‘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13면)과 같은 제목은 마치 밥그릇이 세대갈등의 전부인 것처럼 오해하게 할 수 있다. 또한 ‘우리 세대가 먹고살기 위해서는 상대 세대의 밥그릇을 빼앗는 방법밖에 없다’는 뉘앙스를 줄 수 있어 위험해 보인다. 세대와 관련된 다른 자료들에서는 3040을 5060과 대비시키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과연 30대와 40대는 적인가 동지인가. 일자리가 모자라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원하는’ 일자리의 종류가 실제로 구할 수 있는 일자리와 잘 맞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지난 30년간 한국의 대학졸업자 비율은 엄청나게 증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기준으로 볼 때 2009년 25~34세의 대졸자 비율(63.1%)이 55~64세의 비율(13.2%)의 약 5배 가까이 된다. 35~44세의 비율은 44.3%, 45~54세의 비율은 25.8%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대졸자의 비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중소기업 일자리가 많은 독일의 대졸자 비율은 25% 수준으로 거의 세대 차가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학졸업자가 적었던 시절에는 당연히 대학만 졸업하면 원하는 일자리를 얻기가 상대적으로 쉬웠을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대졸자들이 기피하는 업종에는 상당수 외국인 근로자들이 고용되고 있다. 세대에 관해 논의할 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세대는 ‘연속적’이며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경제활동 연령을 전후하여 누군가는 부양하고 누군가는 부양받아야 한다. 부양의 상호작용이 예전에는 가정 안에서 이루어졌다면, 요즘은 그것이 사회적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활동을 하여 수입이 있는 사람들은 세금을 내고, 그 세금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사람들을 부양하는 사회복지가 실현되는 구조인 것이다. 이처럼 연속적인 세대도 일단 ‘우리’와 ‘그들’로 나누고 나면 ‘우리’에겐 묻지마 애정이, ‘그들’에겐 원인 모를 적개심이 솟게 된다. 그 이유는 ‘우리’는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힘들게 살고 있는 모습이 구체적으로 지각되고 ‘그들’은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고 똑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세대는 물 흐르듯 이어지는 것이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존재이지 결코 서로를 배척해야 살아남는 존재가 아니다.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그다음 선거를 겨냥해 편 가르기를 하는 정치논리에 언론까지 휘둘리지 않기 바란다. 서로 자기 아이라고 우기며 양쪽에서 한 아이를 잡아당길 때, 그 아이가 다칠까봐 손을 놓는 쪽이 진짜 부모라고 판단했던 솔로몬의 지혜가 그리워진다.
  • ‘우주택시’ 드림 체이서 첫 활공…착륙은 ‘우당탕’

    ‘우주택시’ 드림 체이서 첫 활공…착륙은 ‘우당탕’

    ‘우주택시’ 드림 체이서(Dream Chaser)가 처음으로 실시된 활공 비행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나 착륙은 매끄럽지 못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 민간기업인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 Corp’s)가 제작한 드림 체이서가 헬기에 매달려 하늘로 올라갔다. 이날 테스트는 드림 체이서의 첫 활공 비행 시험. 지상 4000m 가까이 올라간 우주선은 곧 줄을 끊고 홀로 활공에 들어가 마치 새처럼 유연한 비행 능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드림 체이서는 착륙시 왼쪽 기어가 늦게 펴지는 바람에 활주로에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했으며 회사 측은 해당 영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에라 네바다 측은 “이번 무인 테스트 비행은 성공적 끝났으며 향후 유인 테스트 비행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사고를 일으킨 랜딩 기어는 F-5E 전투기에 사용된 것으로 향후 드림 체이서에는 다른 기기가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드림 체이서에 ‘우주택시’라는 별난 호칭이 붙은 것은 우주 사업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우주인들이 향후 이 기체를 빌려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30년간 이어오던 우주왕복선 시대를 마감한 나사는 보잉, 스페이스 익스플로레이션 테크놀로지즈(스페이스X), 시에라 네바다, 블루 오리진 등 4개 회사와 우주비행 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해 ‘돈 내고 차타는 고객’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빠가 남긴 10달러 지폐 알고보니 50만 달러짜리

    작고한 아버지가 물려준 10달러짜리 지폐가 무려 50만 달러(약 5억 3000만원)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돼 아들이 ‘돈방석’에 올랐다.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 언론은 지역 내에 사는 올해 39살의 빌리 베이더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5월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남긴 이 지폐는 1933년 발행된 10달러 짜리 은태환 지폐(silver certificate)로 시리얼넘버가 A00000001A로 희귀하다. 은태환 지폐는 지난 1878년 부터 1964년까지 미 정부가 발행한 것으로 원활한 지폐 유통을 위해 제작된 것이다. 현지 옥션 관계자는 “1929년 이후 발행된 것 중 가장 귀중한 지폐로 경매에 부친다면 50만 달러 이상은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화폐 전문 수집가였던 아버지 덕에 큰 행운을 얻었지만 아들 베이더는 이 지폐를 팔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베이더는 “24년 전 아버지가 당시 소형차 값을 주고 이 지폐를 구매했다” 면서 “얼마전에도 한 사람이 찾아와 30만 달러(약 3억 1000만원)에 팔라고 제안했지만 단번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가 30년간 모은 화폐가 총 1000개 정도로 그 가치가 150만 달러(약 16억원)를 넘는다는 전문가 평가를 들었다” 면서 “앞으로도 계속 소중히 간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국감 브리핑] 농협 직원 30년간 2배↑

    지난 30여년간 농가 인구는 4분의1로 감소했지만 농협 임직원 수는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임직원 수 증가에 더해 1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을 받는 직원들도 7명 중 1명꼴이다. 이운룡 새누리당 의원은 18일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농가 인구는 1980년 1082만명에서 올해 283만명으로 26% 수준이 됐지만 농협 임직원 수는 3만 7511명에서 8만 2208명으로 2.2배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평균 농가소득은 3130만원, 농가부채는 2726만원이었으나 농협 계열 주요 6개사 직원 1만 8615명의 약 13.8%에 해당하는 2569명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사 직원의 명예 퇴직금도 1인당 평균 1억 6322만원에 달했다.
  • 101층 해운대관광리조트 엘시티 새달 착공

    101층 해운대관광리조트 엘시티 새달 착공

    부산의 랜드마크가 될 101층 규모의 해운대관광리조트 엘시티가 연내 착공된다. 해운대관광리조트 사업 시행사인 엘시티PFV는 17일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 모델하우스에서 중국의 CSCES(China State Construction Engineering Corp.Ltd.)와 시공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CSCES는 올해 포천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가운데 80위를 차지한 글로벌 건설사로 30년간 991억 달러를 수주했다. 엘시티PFV는 이르면 다음 달 공사를 시작한다. 주거시설 분양도 연내 실시할 계획이다. 엘시티는 101층의 랜드마크 건물과 84층의 주거타워 2개 동으로 건립된다. 2018년 완공 예정이다. 랜드마크 타워에는 테마파크와 관광호텔, 일반호텔(레지던스) 등이, 주거타워에는 894가구가 들어선다. 설계는 세계 최고층인 162층의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를 설계한 미국의 SOM사가 맡았다. 랜드마크 타워에 들어설 테마파크는 일본의 랜드사가 설계를 담당했고 인천공항 등을 설계한 삼우설계 등이 파트너로 참여했다. 초고층 빌딩 건축 기술력을 인정받는 CSCES가 시공에 참여함에 따라 엘시티 사업은 한국·중국·미국·일본 글로벌 프로젝트팀으로서의 위용을 갖추게 됐다. CSCES는 101층 상하이월드파이낸싱센터, 118층 홍콩인터내셔널 커머스센터, 115층 선전 평안국제금융센터 등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 7개를 지었거나 건립하고 있다. 엘시티는 중동의 옛 한국콘도 부지와 주변 부지 6만 5900㎡를 호텔, 아파트 등을 갖춘 리조트로 개발한다. 부산의 대표 명소인 해운대해수욕장 일대를 ‘4계절 체류형 관광지’로 바꾸기 위해 2006년부터 추진해 왔다. 엘시티PFV 관계자는 “세계 최강의 글로벌 드림팀을 구성해 개발사업을 시작하는 만큼 최고의 건축물로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경부~중부 고속도로 12.1㎞ 연결된다

    경부~중부 고속도로 12.1㎞ 연결된다

    경부~중부고속도로를 잇는 고속도로가 건설된다. 국토교통부는 16일 옥산∼오창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실시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충북 청원군 옥산면과 오창읍을 잇는 12.1㎞ 구간 왕복 4차로의 민간자본 고속도로로 연말 공사를 시작해 2017년 말 개통된다. 이 도로가 건설되면 국도 21호선을 이용해 청주·오창에서 천안·아산 방면으로 이동할 때 1시간 이상 걸리던 통행시간이 30분대로 단축된다. 옥산∼오창 고속도로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 없는 민자도로로 민간투자비 2509억원, 건설보조금 297억원, 토지보상비 502억원 등 3306억원이 투자된다. 민간업체는 도로를 건설해 소유권을 국가에 넘기고 30년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수익을 갖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軍수사관,사망군인 모친에게 “뽀 하고 싶은데…” 문자 논란

    군 헌병대 수사관이 복무 중인 사망한 군인의 어머니에게 성적인 만남을 요구하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국정감사를 통해 뒤늦게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광진 민주당 의원은 14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헌병대 수사관이 사망 군인 어머니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메시지는 지난 2002년 군 복무 중 사망한 군인의 어머니가 아들의 사인을 재조사했던 모 헌병대 수사계장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폴더형 휴대전화에 저장된 문자 메시지는 총 3건으로 “때론 친구 때론 애인으로 만나고 싶어. 무덤까지 비밀 지키기로 해. 종종 만나서 뽀(뽀)도 하고 싶은데 어쩌지”, “좀 전 문자 왜 답 안 해. 빨리 답해. 때론 애인처럼 뽀(뽀)하고 싶은데 어쩌지 화끈하게”, “뭘 생각해본다는 거야. 결정만 내리면 되지 쫀쫀하게. 즐겁게 사시오. 후회 말구”란 내용이 담겨있다. 김 의원은 “사망 군인의 어머니가 자식의 순직 여부를 조사하는 담당 수사관이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자신에게 보내는 것을 보고 약자로서 너무나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면서 “바로 고발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지위로 수년이 지난 지금도 공개하지 못한 채 울분만 품고 살아왔다며 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의 어머니는 저런 문제를 일으킨 사람을 탓하고 싶지 않으나 퇴역 후 아무런 문제 없이 연금을 받으면서 돌아다니고 있는데 이런 일이 있다는 점도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이런 일이 이분께만 일어난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참담하고 황당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런 사실을 제보한 유족은 개별 수사관의 잘못을 처벌해달라고 한 게 아니라 이런 수준의 수사관이 맡고 있는 군 사망사고 수사를 신뢰할 수 없는 실태를 고발해 달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국방부 조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지난 1983년부터 올 9월까지 30년간 발생한 군인의 사망 사고 가운데 유가족이 이의를 제기해 헌병대 수사결과가 변경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김 의원은 “군 사망사고 조사시 수사관이 전권을 갖고 있으니 이런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면서 “군 의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도 있지만, 군의 수사 시스템에 대해서도 명확히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묻지마’ 공사에 경종 울린 용인시 주민소송

    지자체의 대표적인 거대 선심성 사업인 용인경전철에 대한 배상을 받기 위해 주민들이 나섰다. 용인지역 시민단체와 주민으로 구성된 주민소송단은 어제 경전철 사업비 1조 127억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하라고 주민소송을 냈다. 청구 대상은 전·현직 용인시장 3명, 용인시 공무원, 시의원, 한국교통연구원을 포함한 용역기관과 연구원, 사업관계자 등 4개 기관 39명이다. 주민들의 참여는 지방자치의 본질이지만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다. 용인경전철은 개통 후 몇달 동안 운행해 본 결과 낮시간에는 전 구간 탑승자가 10여명밖에 안 될 정도로 쓸모없는 교통수단임이 입증됐다. 빠듯한 예산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시설치고는 참담한 모습이다. 소송단은 운영비 지원과 지방채 원리금 상환 등으로 앞으로 30년간 매년 1093억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혈세 먹는 하마다. 후세에까지 부담을 물려줄 것은 물론이고 자칫하면 시 재정이 파탄 날 수도 있다고 하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제3자 매각이나 최악의 경우 철거도 고려한다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도는 못되는 듯하다. 주민들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다른 지자체에서 벌어진 선심성 적자사업도 한둘이 아니다. 의정부와 김해 경전철, 인천 월미도 은하레일이나 아라뱃길도 용인경전철과 똑같은 길을 가고 있다. 곳간 상황은 아랑곳없이 아까운 세금을 제 돈인 양 퍼부은 결과다. 정치적 욕심에 지자체 살림을 파탄지경으로 몰아넣은 단체장들을 그냥 보아 넘길 수만은 없다. 소송을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 용역비에 눈이 어두워 지자체들과 짝짜꿍해 수요를 뻥튀기해준 연구기관들 또한 책임에서 결코 비켜갈 수 없다. 정부에서는 뒤늦게 지자체들의 마구잡이식 사업을 조정하겠다고 나섰다. 전형적인 뒷북대응이다. 정부가 미덥지 않은 주민으로서는 직접 감시의 회초리를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직도 지자체는 물론이고 국가적으로도 크고 작은 전시·선심성 사업들이 남발되고 있다. 정치인들은 사업을 벌여놓고 물러나면 그만이지만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온다. 지자체는 앞으로 지금과는 전혀 다른 엄정한 잣대로 사업을 선정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와 지자체가 면밀한 비용 효과 분석을 통해 ‘포퓰리즘 사업’을 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 용인경전철 소송단 “1조원 받아와”

    ‘용인경전철 손해배상청구를 위한 주민소송단’이 경기 용인시장에게 “책임 있는 자들에게 경전철 사업비 1조 127억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하라”며 주민소송을 제기했다. 주민소송단은 10일 수원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인경전철 개통 후 100일간 운행한 결과 하루 평균 탑승인원이 당초 예상인원의 5%에 불과해 운영비만 매년 473억원 이상의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지출된 돈이 5094억원이고 앞으로 지방채원리금, 신규사업자지급금, 운영비지원 등 30년간 2조 6099억원이 지급돼 총 3조 1193억원, 매년 1093억원이 들어 용인시 재정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주민소송단은 경전철 문제해결을 위해 제3자에게 매각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 또는 철거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도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소송단은 ‘용인경전철 손해배상 청구를 위한 주민소송 소장’을 수원지법 종합민원실에 제출했다. 원고는 안홍택 고기교회 목사를 포함한 주민 12명이며 피고는 김학규 용인시장 1명이다. 현근택 주민소송단 변호인단 공동대표는 “이번 주민소송은 지방자치법에 규정된 행정소송으로 현행법상 주민이 직접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어 용인시장에게 손해배상청구를 요구하는 간접 소송형태로 취했다”고 설명했다. 주민소송단이 배상청구를 요구하는 상대방은 이정문·서정석·김학규 등 전·현직 용인시장 3명을 비롯해 전·현직 용인시 공무원 및 시의원, 한국교통연구원 등 용역기관과 연구원, 사업관계자 및 건설사 등 39명과 4개 기관이다. 용인경전철은 지난 4월 26일 개통 뒤 탑승객이 예상치를 밑도는 것은 물론이고 급정거 사고가 잇따라 승객이 다치는 등 앞으로도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경북 고령 1조 5000억 LNG발전소 건설 추진

    경북 고령군이 1조 5000억원 투자되는 천연가스(LNG) 복합 화력발전소 유치에 나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령군은 오는 30일 대림산업과 성산면 오곡리 신고령 변전소 인근 23만㎡ 부지에 1880만㎿(940만㎿ 2기) 규모의 LNG 복합 화력발전소를 건립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대림산업은 이번 업무협약으로 내년 3월 산업통상자원부에 건설의향서 제출과 함께 경북도의 산업단지 실시계획 승인을 거쳐 2016년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차질없이 공사가 진행될 경우 3년 후인 2018년쯤 발전소가 완공돼 대림산업이 30년간 운영할 예정이다. 대림산업이 이곳에서 생산할 발전량은 250만명 대구시민의 절반 정도가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로, 생산과 동시에 땅속 선로를 통해 인근 50m 거리인 신고령 변전소로 보내진다. 다른 지역 발전소와 달리 별도의 송전탑과 송전 선로가 건설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 주민건강 위협이나 송전탑 건설에 따른 땅값 하락 요인 등 주민들의 피해가 거의 없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를 위해 대림산업이 최근 고령군 간부 공무원과 군의원, 주민 등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한 결과 대체로 유치를 환영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발전소가 건설되면 환경오염뿐 아니라 부동산 가격 하락이 불 보듯 뻔하다며 저지에 나선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전해석 고령군 기업도시과장은 “복합화력발전소가 유치될 경우 30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뿐만 아니라 이후 연간 50억원의 세수 증대, 발전소 홍보관 건립을 통한 지역 홍보 등 엄청난 직·간접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림산업은 고령에 LNG 복합 화력발전소 2기 외에 1기를 추가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령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한국, 10년 내 노벨과학상 수상 어렵다”

    “지난 30년간 노벨과학상을 받은 연구는 대부분 ‘패러다임 전환형’이었으며, 이런 관점에서 한국의 노벨과학상 수상은 요원해 보인다.” 올해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한국의 노벨과학상 수상이 적어도 10년 이내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 보고서가 나왔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최근 발간한 ‘패러다임 전환형 과학 연구와 노벨상’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패러다임 전환형 연구가 적고 이를 지원하는 정부 정책도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과학강국들에 비해 부족했다. 패러다임 전환형 연구란 새로운 이론을 창안하거나 새로운 실험 방법을 고안하는 연구, 새로운 측정 방법이나 새로운 측정 도구 등을 고안하는 연구를 말한다. 이런 연구는 기존 패러다임과 모순되는 면이 있어 연구비 지원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경우도 많다. 보고서는 지난 30년간 노벨물리학상과 화학상, 생리의학상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벨상 수상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제안했다. ▲고위험·고보상 연구에 대한 정책적 지원 수단 개발 ▲패러다임 창출을 위한 다학제적, 기구적 성격의 연구 지원 ▲유연하고 지속적인 연구 지원 체제 도입 ▲국제적 연구 네트워크 구축 지원 등이다. 보고서를 쓴 서울대 홍성욱·이두갑 교수는 6일 “1990년대 이후 한국이 순수과학 등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지만 이제는 창의적인 연구를 위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과학 지원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노벨상 수상과 관련해서는 “역대 수상자는 연구 업적을 내는 데 최소한 5~10년이 걸리고, 연구가 검증돼 수상하기까지 적어도 10년 이상 걸렸다”며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군에 아직 이름을 올리지 못한 한국은 10년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수입차 특집] 보다 강하게, 보다 편리하게… 세단의 공습

    [수입차 특집] 보다 강하게, 보다 편리하게… 세단의 공습

    수입차 열풍이 거세지면서 상반기 국내 시장 점유율이 12%에 이르렀다. 수입차 업체들은 연말까지 중대형 세단 영역을 집중 공략해 여세를 몰아간다는 전략이다.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과 신차들이 앞장선다. 이들은 외형은 물론 내부 인테리어와 편의장치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특히 국내 업체와 손잡고 만든 내비게이션이나 하이패스 룸미러 등을 새로 장착하는 등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가 돋보인다. 자동차의 심장 역할을 하는 엔진을 강화해 힘과 연비가 좋아진 점도 공통된 특징이다. ■한국형 내비로 길 쉽게 찾는 C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다양한 편의 장치와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격을 한층 높인 2014년형 C클래스를 선보였다. C클래스는 지난 30년간 전 세계에서 1000만대 이상 판매된 콤팩트 세단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4년형 C클래스를 업그레이드하면서 ▲C200 아방가르드 에디션C ▲C220 CDI 아방가르드 에디션C ▲C63 AMG 에디션 507 등 세 가지 에디션 모델도 함께 선보였다. 새로 나온 C클래스에는 한국형 내비게이션, 룸미러 하이패스, 후방 카메라 등 편의 장치가 더욱 강화됐다. C200과 C220 CDI 모델에는 바퀴에 17인치 멀티 스포크 휠을 기본으로 적용해 스포티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현대모비스와 함께 개발한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장착해 국내 운전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특히 현재 차량 흐름을 반영해 빠른 길을 안내해 주는 TPEG를 적용한 3D 입체 내비게이션으로 편리한 주행을 돕는다. 한국 시장만을 위해 개발한 하이패스 기능이 추가된 룸미러도 적용했다. C250 모델에는 룸미러 하이패스와 후방 카메라가 탑재됐다. C클래스의 새로운 에디션 모델은 18인치 5스포크 휠과 검정 유광으로 처리된 그릴, 어둡게 처리된 헤드램프가 기본 장착돼 세련된 디자인을 강조했다. 내부는 검정색 아르티코 가죽과 스웨이드 소재로 마감된 스포츠 시트 등으로 꾸며 외관과 조화를 이룬다. C200 아방가르드 에디션C는 최고 출력 184마력, 최대 토크 27.5㎏·m의 힘을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ℓ당 11.1㎞이다. C220 CDI 아방가르드 에디션C는 최고 출력 170마력, 최대 토크 40.8㎏·m이며 복합연비는 ℓ당 15.6㎞이다. C63 AMG 에디션 507은 국내에 단 10대만 선보인다. 507마력의 강력한 엔진과 최고 280㎞/h의 속도를 자랑한다. 가격은 1억 780만원으로 희소한 가치를 중시하는 고객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C클래스의 가격은 4750만원부터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12번의 베스트 셀링 믿고 사는 파사트 디젤과 해치백 열풍을 주도하며 국내 자동차 트렌드를 주도해 온 폭스바겐코리아는 ‘파사트’를 통해 가장 경쟁이 치열한 중형 패밀리 세단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파사트는 지난해 8월 한국에 들어온 이후 12번이나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톱10 안에 들며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파사트 2.0 TDI의 경우 1~8월 2352대가 팔려 베스트셀링카 6위에 올랐다. 폭스바겐코리아 토마스 쿨 사장은 “파사트는 품격과 실용성에 운전의 재미와 연비까지 한국 고객들이 중형 세단에 기대하는 가치를 완벽하게 구현한 폭스바겐의 전략 차종”이라고 자평한다. 1973년 첫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1500만대 이상 팔린 파사트의 인기 비결은 세련된 디자인과 넓은 실내 및 수납 공간을 갖춘 실용성, 탄탄한 주행 성능에 있다. 특히 트렁크는 4개의 골프백과 4개의 보스턴백이 들어갈 정도로 넉넉하다. 탁월한 연비도 한몫한다. 공인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으로 14.6㎞/ℓ에 달해 운전자들을 매혹하고 있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좌석은 운전석과 조수석에 각각 요추 지지대가 내장돼 장거리 주행 시에도 편안하다. 한국형 3차원(3D) 리얼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블루투스 핸즈프리 및 오디오 스트리밍 등을 지원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해 즐거운 주행 환경을 구현했다. 가격(부가세 포함)은 2.5 가솔린 모델 3810만원, 2.0 TDI 모델 4140만원이다. 한편 폭스바겐은 파사트의 매력을 전파하고자 인천국제공항 3층 출국장에 전시공간 ‘파사트, 공간으로의 여행’을 12월 5일까지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파사트 차량을 상설 전시하는 한편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도 전개한다. 11월 5일까지 매일 평일 오전 9시부터 6시 사이에 행사장을 방문해 고객 카드를 작성하거나 사진 차량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면 파사트 시승권 등을 제공한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날렵한 얼굴 가진 판매 1위 뉴 5시리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또 다른 성공 신화를 보여 주겠다.” 김효준 BMW 대표는 최근 5시리즈의 페이스 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내놓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5시리즈는 1972년 출시 이래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660만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특히 2010년 나온 6세대는 지금까지 100만대가 넘게 팔렸다. 국내에서도 6세대 520d는 올 들어 8월까지 6744대가 팔려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라 있다. 뉴 5시리즈는 BMW의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할 무기다. 520d x드라이브, 530d x드라이브, M550d x드라이브 등 3종을 처음 들여와 라인업도 총 9종으로 늘어났다. 외관은 통풍구와 앞뒤 범퍼, 후미, 헤드라이트 등이 바뀌어 더욱 역동적이고 날렵한 인상이다. 사이드미러에는 발광다이오드(LED) 방향지시등을 새로 넣었다. 편의 사항으로는 발동작으로 트렁크를 열 수 있는 기능, 앞뒤 전좌석 열선, 전동식 트렁크 등이 추가됐다. 또 처음으로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장착했다. 연비는 소폭 향상됐다. 520d 기본형 기준 16.4㎞/ℓ(복합연비)에서 16.9㎞/ℓ로 개선됐다. 520d 기본형 기준 가격은 90만원 오른 6290만원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품격 있는 외모에 안전수준 높인 아발론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아시아 처음으로 공개된 아발론은 미래 도요타 세단의 방향성을 보여 준 것으로 평가된다. 아발론은 도요타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으로 기능, 성능 및 안전 수준을 강화하고 다양한 편의 장치를 제공한다. 국내에서 1일 발표되는 4세대 아발론은 북미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출시된 아발론은 올 상반기에 3만 7471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 6651대)보다 125% 상승했다. 1월부터 7월까지 판매량을 따져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월별 판매 증가율이 평균 157.6%에 이른다. 미국 시장의 인기비결은 단연 우아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이다. 4세대 아발론은 미국 자동차전문지 켈리블루북의 대형 세단 잔존가치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넓고 편안한 실내 디자인이 높은 점수를 받아 이 매체의 ‘10 베스트 패밀리카’에도 선정됐다. 3D 레이어드 계기판 등 고급 차량이 주로 적용하는 프리미엄 디자인을 적용해 자동차 매체 워즈오토가 선정한 ‘10 베스트 인테리어’에도 선정되는 등 출시 이후 권위 있는 자동차 전문기관이 주는 상을 받으며 성능을 인정받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실속 찾는 젊은이에 안성맞춤 G25 스마트 지난 6월 출시된 인피니티 G25 스마트는 20~30대를 타깃으로 한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고성능에도 소비자가격을 4340만원에서 3770만원으로 570만원 낮춰 경제적인 매력까지 갖췄다. 사전 계약 실시 후 10일 만에 100대가 팔렸고 7월 이후 두 달 동안 2~3배씩 판매가 늘었다. 인피니티 G25 스마트는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워즈오토가 선정한 10대 엔진으로 14년 연속 선정된 VQ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 221마력, 최대토크 25.8㎏·m의 동급 대비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수동 모드가 포함된 7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부드러운 변속이 가능하다. G25는 2011년 미국 컨슈머 리포트가 실시한 스포츠 세단 테스트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물 흐르는 듯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외관과 함께 내부 디자인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앞뒤 바퀴 차축 간 거리인 휠베이스가 2.85m로 동급 대비 가장 넓어서 실내공간이 넉넉하다. 10개의 스피커를 장착하고 보스의 고급 오디오 시스템을 적용해 고품질의 음향을 제공한다. 여성 운전자들을 위해 손톱이나 액세서리로 생긴 미세한 흠집을 자동으로 제거해 주는 ‘스크래치 실드 페인트’를 적용한 점도 눈에 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전 세계 200곳 ‘무덤 여행’ 한 괴짜男

    전 세계 200곳 ‘무덤 여행’ 한 괴짜男

    영국의 한 남성이 무려 200곳 이상의 전 세계 유명인의 무덤을 여행해 화제다. 영국 일간 미러의 보도에 따르면 마카브레 마크(48)는 지난 30년간 전 세계를 여행하며 유명인들의 무덤을 방문했다. 그가 이색적인 ‘무덤 여행’에 사용한 경비는 무려 5만 파운드(약 8,600만 원). 그가 수 십 년간 다녀간 곳에는 유명 배우 브루스 리의 무덤부터 마오쩌둥의 지하 무덤 등 아시아 일대도 포한돼 있으며, 그가 직접 보고 ‘만진’ 무덤은 총 200곳 이상이다. 마크“학생 시절 나는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무덤을 방문하는 것은 나 자신을 가르치는 방법”이라며 “무덤을 방문하면 그들이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사진=미러 캡처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상위 10% 하버드생들은 행복했을까

    상위 10% 하버드생들은 행복했을까

    [행복의 비밀] 조지 베일런트 지음/최원석 옮김/21세기북스 펴냄/528쪽/2만 1000원 1937년 미국 하버드대에선 흥미로운 연구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공중위생학부 교수인 앨런 V 복 박사가 총장에게 제안한 이 연구에는 인간의 선천적·후천적 요인을 아울러 미래의 성격과 건강을 예측하고, 직업 선택에 미치는 영향까지 파악하자는 의도가 담겼다. 이듬해 복 박사는 하버드 홀리요크가의 붉은 벽돌 건물에서 인류학자, 심리학자, 내과·정신과 의사로 구성된 연구팀을 출범시켰다. ‘그랜트 연구’로 알려진 프로젝트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고 오래된 인간의 삶에 관한 연구로 알려져 있다. ‘버클리 앤드 오클랜드 성장연구’(1930), ‘프레이밍엄 연구’(1946) 등과 더불어 미국의 대표적인 종단 연구로 불린다. 프로젝트는 복 박사의 친구이자 후원자였던 거부 월리엄 T 그랜트의 이름을 땄다. ‘성인발달연구’로도 불리며 초기 연구는 인간의 체형이 삶을 결정짓는다는, 오늘날의 관점으로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가설에서 비롯됐다. 그렇게 연구가설은 시대에 따라 세 차례나 바뀌었다. 연구 대상은 18~19세의 건장한 백인 청년들. 이들은 전체 하버드대생 가운데 수학능력시험(SAT), 건강상태, 가정환경 등을 감안해 추려낸 268명의 상위 ‘10%’ 그룹이었다. 비슷한 신체·정신적 건강상태와 피부색, 교육 수준, 지능 등을 지녔고, 1939~1944년 차례로 하버드대를 졸업해 사회적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이 우월해 보이는 백인 남성들은 스스로 ‘실험용 쥐’라 부르며 그리 행복한 삶을 살지 못했다. 75년간 무려 세 차례나 바뀐 연구팀은 거의 매년 대면 혹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피실험자들의 정신건강과 신체변화, 사회적 지위, 만족감 등을 측정했다. 일종의 10점 척도인 ‘10종 경기 점수’에선 피실험자의 3분의1이 2~3점을 받았다. 상·하위 3분의1은 각각 4점 이상, 2점 이하를 기록했다. 이들은 1919~1922년 출생해 사춘기 때 대공황을 겪었고, 대학 졸업과 함께 2차 세계대전의 전장에 내몰렸다. 직업적 안정을 찾아갈 중년 무렵에는 다시 베트남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행복의 비밀’은 1972~2004년 연구팀을 이끌었던 저자가 독특한 시각에서 그랜트 연구를 재해석한 책이다. 주로 심리적 요인에 집중해 “인간은 평생 변하고 성장하는 존재”라며 “인생에서 중요한 단 하나는 다른 사람과 맺는 인간관계”라고 결론내린다. 미국 중하위층 가정에서 태어난 애덤 뉴먼(가명)의 경우 포악한 어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방어기제로 극도로 절제된 행동을 보인 그는 외형상 완벽한 엘리트였다. 게르만계의 중배엽형 체격과 영민한 두뇌의 소유자였지만 심리검사에선 항상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았다. 만사에 무관심했던 그는 의학자와 공학자, 사회학자의 범주를 오가며 변화무쌍하게 살았다. 72세에 암으로 볼품없이 숨지기 전 가진 마지막 면담에서 연구원은 놀랍게도 “그에게 매료됐다”는 의외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뉴먼이 앞서 연구원에게 “살아 있어 행복하다”는 편지를 남겼던 것이다. 상류층에서 태어났지만 위선적 부모 밑에서 자란 고드프리 카미유(가명)는 의사였다. 32세에 자살을 시도한 뒤 55세 때 폐결핵으로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절망적인 삶을 살았다. 병원에서 영적 체험을 했다는 카미유는 82세로 죽을 때까지 30년간 영적으로 무섭게 성장했다. 추도사를 읊은 목사는 “늘 베풀며 성인처럼 살았다”고 증언했다. 책은 어린 시절의 경험과 유전적·환경적 요인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런 조건을 뛰어넘는 인간의 변화 의지, 성장의 방향이 행복에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행복의 조건은 학벌, 재산, 지위가 아닌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내적) 능력이었던 것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시민들 봉사활동 앞장서 지역사회 공동체 복원을”

    “시민들 봉사활동 앞장서 지역사회 공동체 복원을”

    “사회 4대악을 없애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려면 시민들이 봉사활동에 앞장서 지역사회 공동체를 복원해야죠.” 고진광(58)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가 26일 오후 2시 경남 거제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자원봉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강연을 했다. 거제시 시민자치대학 프로그램 강의의 하나로 마련된 자리다. 거제시와 한국자치발전연구원은 전국을 돌며 반향을 일으킴에 따라 고 대표를 초청했다고 밝혔다. 강연에는 거제시 공무원과 시민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1989년 협의회 창립을 주도한 고 대표는 30년간 국내외에서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보고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자원봉사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원고 없이 1시간 30여분에 걸쳐 강연을 했다. 그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 민간구조대를 결성해 66명을 구조한 것을 비롯해 미국 9·11 테러 현장과 인도네시아 지진 현장 등 국내외 재난 때마다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 및 수습 활동을 벌였다. 그는 이런 생생한 사례를 소개하며 “잘못된 교육제도 등으로 일부에서는 자원봉사활동을 스펙 쌓기의 하나로 인식하는 등 자원봉사활동 본래의 순수성이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원봉사활동은 대가를 바라지 않고 순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무려 200곳 이상 전세계 ‘무덤 여행’ 한 남자

    영국의 한 남성이 무려 200곳 이상의 전 세계 유명인의 무덤을 여행해 화제다. 영국 일간 미러의 보도에 따르면 마카브레 마크(48)는 지난 30년간 전 세계를 여행하며 유명인들의 무덤을 방문했다. 이를 위해 사용한 돈은 무려 5만 파운드(약 8,600만 원). 마크는 미국 시애틀에 있는 배우 브루스 리의 무덤부터 중국 베이징에 있는 마오쩌둥의 지하 무덤에 이르기까지 200곳 이상의 무덤을 찾았다. 그는 “학생 시절 나는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며 “무덤을 방문하는 것은 나 자신을 가르치는 방법이며 그들을 살아있는 사람처럼 느껴지게 한다”고 말했다. 사진=미러 캡처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스텔스 성능’ 軍 안팎 반대여론에 부담… 정치적 판단 작용했다

    ‘스텔스 성능’ 軍 안팎 반대여론에 부담… 정치적 판단 작용했다

    정부가 24일 차기전투기(FX) 사업을 재추진키로 결정한 이유는 F15SE의 스텔스 성능에 대한 우려와 함께 최근 군 안팎에서 끓어오른 부정적 여론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독 후보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 상정됐던 F15SE로선 ‘비(非)스텔스기’ ‘구형 전투기’의 이미지를 희석시키지 못한 것이 뼈아팠던 셈이다. F15SE를 낙점할 경우 2017년부터 30년간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활약해야 하지만 수년 내 전력화를 앞둔 일본의 F35A와 중국의 J20, 러시아의 T50 등 주변국의 스텔스 기종들과 맞서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역대 공군참모총장 15명이 지난달 말 박근혜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건의문을 보내 스텔스기 구매를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가안보자문단 소속 예비역 장성과 자문위원들도 여러 경로로 F15SE에 대한 반대 의견을 청와대와 국방부에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방추위 위원 대부분이 부결에 동의했다”면서 “역대 공군참모총장의 집단 성명 등 여론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의 종합평가 중 공대지·공대공 임무 수행 능력 평가에서 F15SE가 경쟁 기종인 F35A보다 현격하게 뒤진 것으로 나타난 점 또한 방추위 위원들의 부결 결정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제적인 신용 추락과 미국 보잉사와의 법적 분쟁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재추진을 결정했다. 방추위의 결정에 대해 보잉은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면서 “현재 선택 가능한 사항에 대해 검토 중이며 이번 결정에 대한 보다 명확한 설명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결정이 F15SE에 대한 반대 여론을 이용해 미 공군이 입찰 당사자로 나선 F35A를 구매하려는 수순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는 F15SE를 부결시킨 이유로 북핵, 안보 상황, 세계 항공 기술 발전 추세 등을 거론했지만 북핵 위협과 스텔스 기능을 지닌 5세대 전투기의 부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추진 사유로는 옹색하다는 얘기다. 또한 국방부는 “예정대로 2017년에 차기전투기의 전력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출발점부터 다시 이뤄지는 만큼 실전 배치는 1~2년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진수 한양대 교수는 “F15SE와 F35A, 유로파이터 등 3개 기종은 2년간 평가한 데이터가 있지만 그동안 달라진 점들이 있어 전력화 시기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멸치 대가리’ 무시하지마, 블랙박스만큼 정교해

    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황선도 지음/부키/240쪽/1만 5000원 우리 연안의 물고기 가운데 옛사람들이 미역어(迷役魚)라 일컫던 녀석이 있다. 헷갈릴 ‘미’자에 시킬 ‘역’자이니 완곡하게 풀자면 ‘대체 어디다 써야 되는 물고기냐’는 뜻이다. 눈치 빠른 이는 단박에 알 터다. 흐물흐물한 살집에 둔하기 짝이 없어 어부들이 영 재수 없게 생각했던 물고기, 물메기다. 요즘엔 술꾼들 속 풀어주는 데 탁월한 효능을 가졌다 해서 귀한 생선 대접을 받는다. 숭어는 ‘출세어’라 불린다. 출세지향적인 사람에 대한 은유다. 커 가면서 이름이 수차례 바뀌는 것에 빗댄 표현이다. 지역마다 이름도 제각각이다. 크기와 형태, 습성 등 다양한 기준으로 정한 이름이 평안북도에서 경상남도까지 대략 100개쯤 된단다. 이름 많다고 소문난 명태는 도무지 댈 게 못 된다. 이처럼 연안의 물고기들은 오래전부터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이어져 있었다. ‘멸치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는 30년간 어류를 연구한 저자가 우리 바다에서 나는 물고기에 대한 여러 오해와 궁금증을 풀어 설명하고 있다. 각 장을 나눈 방식이 독특하다. 1월부터 12월까지 다달이 제철 물고기 16종을 선정한 뒤 차례로 설명하는 식이다. 1월 명태, 2월 아귀, 3월 숭어를 거쳐 11월 홍어, 12월 꽁치와 청어로 마무리한다. 각 장에서는 물고기 이름의 유래와 관련 속담 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참홍어 얘기가 재밌다. 일반적으로 홍어는 여러 암컷에게 지분대는 ‘색골’로 알려져 있다. 생식기가 두 개인데다 짝짓기에 정신이 팔린 채 암수가 동시에 그물에 걸리는 장면이 종종 목격됐기 때문이다. 한데 저자는 이를 색다르게 해석한다. “삼강오륜을 지키는 일부일처주의자”라는 것이다. 심지어 “교미 후 기꺼이 암컷에게 잡아먹히는 수사마귀처럼 짝에 대한 마지막 작별의 애절함”이라고까지 미화한다. 제목의 의미가 궁금하다. 그 작은 멸치 대가리에 무슨 블랙박스가 있다는 건가. 답은 이석이다. 칼슘과 단백질로 이뤄진 일종의 뼈로, 몸의 균형을 감지하는 평형기관 구실을 한다. 이 이석을 쪼갠 뒤 나이테 같은 무늬를 분석하면 비행기의 블랙박스처럼 언제, 어디서 태어났고, 하루에 얼마나 성장했는지 등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거다. 책은 이처럼 머리 아픈 해양학의 세계를 쉽게 설명해주기도 한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궁극의 목표는 단순하다. “잘 아셨습니까? 그러니 이제 보존하는 데 힘을 쓰셔야지요?”다. 우리에게 일가붙이처럼 친숙한 물고기들이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점점 씨가 말라가고 있다. 이런 현실을 서둘러 깨닫고 더 늦기 전에 종족 보존에 힘쓰자는 얘기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진경호의 시시콜콜] 윌슨 센터가 전직 장관 K씨를 부른 사연

    [진경호의 시시콜콜] 윌슨 센터가 전직 장관 K씨를 부른 사연

    30년 묵혔다 꺼내 놓는 것 하면 뭐가 떠오를까. 위스키? 와인? 아니면 간장? 여럿 있겠지만 그 가운데 하나가 외교문서다. 정부는 매년 30년 된 외교문서들을 공개한다. 정상회담에서 오간 대화는 물론 일선 대사관과 외교부가 주고받은 전문, 하다 못해 협상장 뒤로 오간 메모쪽지 같은 시시콜콜한 것들까지 죄다 내놓는다. 20년 전인 1993년 7월 ‘외교문서 보존·공개 규칙’을 만들면서부터 해오고 있다. 1948~1959년의 외교문서를 1994년 1월에 처음 공개한 뒤 올해 김정일 조카 이한영씨 망명 관련 등 1982년 생산 문건까지 19년간 1만 5800여권, 194만여쪽을 내놓았다. 외교문서를 30년간 꽁꽁 숨겨놓는 이유는 전략 노출에 따른 국익 훼손 가능성 때문이다. 부부 간에도 지켜야 할 비밀이 있는 마당에 국가 관계에서 이런 것 저런 것 다 까발리면 외교는 성립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럼 30년 지난 얘기를 새삼 꺼내놓는 이유는 또 뭘까. 하나는 당연히 역사이고, 또 하나는 계율이다. 후대에게 가감 없이 지금의 모습을 기록하고 전함으로써 올바른 역사를 세우자는 뜻이고, 눈 부릅뜨고 돌아볼 후대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국익 신장에 흐트러짐이 없도록 하라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웬만한 나라들은 다들 외교문서 30년 뒤 공개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 한데 미국은 우리와 좀 다른 듯하다. ‘30년 뒤 공개’에 그치질 않는다. 오래전 외교안보 부처 장관을 지낸 K씨가 지난해 노구를 이끌고 미국을 다녀왔다. 미 외교안보 싱크탱크의 하나인 우드로 윌슨 센터가 일체의 비용을 부담해 초청한 것으로, 그가 워싱턴에서 며칠 묵는 동안 윌슨 센터 측은 그를 상대로 지난해 우리 정부가 공개한 1981년 외교문서에 얽힌 뒷얘기들을 묻고 들었다고 한다. 관심 가는 외교문서를 놓고 당시 한국 정부는 어떤 생각으로 그런 결정을 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등을 꼼꼼히 짚었다고 한다. 바둑으로 치면 복기 작업인 셈이다. 외교문서를 공개하고 그 내용을 살피는 데 그치지 않고 전후 맥락까지 짚어 외교사의 뒤안길을 퍼즐 맞추듯 꿰어맞추는 것이다. 윌슨 센터 초청으로 미국을 다녀온 인사는 K씨 말고 더 있다고 한다. 지난달 윌슨 센터가 홈페이지에 구축한 한국 근현대사 포털에 일부가 녹아 있겠으나 이들의 증언 상당수는 미 외교정책의 산 자료로 남아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사건으로 한동안 나라가 들썩이는가 싶더니 금세 ‘이석기 사태’로, 다시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논란으로 채널이 팍팍 돌아간다. 불과 6년 전의 중차대한 외교문서가 사라졌건만, “논란은 이제 그만 접자”는 얘기까지 나왔던 나라다.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지만 그 끝엔 정쟁과 공방이 먼저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커다란 덩치가 무색하리만치 집요한 미국을 보노라니 좁은 한반도의 우리, 참 대범하다.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다 늙어갖고 춤이나 춘다고, 흉 안 볼랑가

    다 늙어갖고 춤이나 춘다고, 흉 안 볼랑가

    “찌렁찌렁 나간다. 기생 아가씨 나간다. 안 비키면 다쳐~.” 1930년대 군산. 해질녘이면 요정으로 향하는 기생의 인력거를 쫓아가며 소녀는 이렇게 놀려대곤 했다.운명은 짖궂었다. 열한살이 되던 1939년 소녀는 ‘채 맞은 생짜’(회초리를 맞으며 제대로 학습한 예기(藝妓))가 되어야 했다. 가야금 명인 김영주의 수양딸로 군산 소화 권번(券番)에 들어갔다. 일제 강점기 전문 기생을 길러내던 교육기관이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큰오빠마저 병석에 몸져 눕자 생계가 육남매의 셋째인 소녀의 몫이 된 것이다. “친구들과 그렇게 일 나가는 기생을 놀려댔는데 내가 기생이 됐지. 사람 일은 장담 못하는겨.” 8일 군산 중국집 빈해원에서 만난 소녀는 여든다섯의 여인이 되어 있었다. 오는 12일 LG아트센터 ‘해어화’(解語花·‘기녀’를 일컫는 말) 공연에서 기약할 수 없는 민살풀이춤을 선보일 이 시대 마지막 예기, 장금도 할머니다. 권번에서 시조, 단가, 춤, 일본어 등 4년간의 혹독한 훈련을 마친 1942년 소녀는 1등으로 예기 허가증을 받아냈다. 춤으로는 군산, 김제, 전주 등지에서 단연 으뜸이었다. 낮이면 환갑집, 밤이면 요릿집·요정 등에 코피 날 정도로 불려다녔다. ‘장금도를 불러달라’는 손님들의 요청이 빗발쳤다. 아침에 단장을 하고 집을 나서면 매일 자정을 넘기기 일쑤였다. “하루에 승무, 살풀이를 수도 없이 췄어. 이 방, 저 방에서 ‘장금도 춤 좀 보자’고 불러대니 ‘뽀이’들이 서로 날 잡아당겨 소매가 찢어지기도 했지. 큰 기생들도 나를 데리고 다닌 게 내가 추면 팁이 많이 나오거든.” 하지만 급작스레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일본군의 정신대를 모집을 피해 1944년 열여섯 소녀는 떠밀리듯 부여로 시집을 갔다. “기생들은 발에 흙 안 묻힌다는 말이 있어. 그런데 시집을 갔으니 뭘 할 줄 알간? 시어머니가 버선을 꼬매라고 줬는데 할 줄을 몰라 멍하니 있다 혼났지. 밥도 못하니 시어머니가 ‘그럼 뭘 헌다냐’하고 기막혀 했지.” 2년 뒤 그녀는 군산으로 ‘화려한 컴백’을 했다. 이유는 역시 생계였다. 배 속에 아이를 밴 채였다. 김제만경에서 손님이 오면, 포구에 큰 배가 들어오면, 장금도 춤을 보자는 사람이 여전히 줄을 섰다. 임신 8개월까지 춤을 췄다. 애를 낳은 장금도를 부르려면 인력거 두 대를 동원되어야 했다. 한 대는 장금도, 한 대가 아기와 유모 몫이었다. “소리하고 춤추고 나면 애가 한창 배고플 때야. 딴 사람들 공연할 때 얼른 뒤뜰에 나가서 젖 주고 그랬지. 다른 남자들과 놀고 그러지도 않았어. (사람들이) 춘향이도 아님서 열녀 났다고 했응께.” 인기 비결을 묻자 할머니는 주름진 손으로 입을 가리며 수줍게 웃었다. “나는 예쁘지는 않응께. 몸매는 괜찮았지. 젊었을 때는 살결이 희고 복슬복슬허니 ‘뾰똑뾰똑’(반짝반짝)하다고 했어. 운이 좋았는가베.” 하지만 그녀는 결국 춤을 작파해야 했다. 어느 날 아들이 울면서 집으로 쫓아 들어왔다. 친구가 “니기 엄마, 우리 집서 춤 췄다”고 놀려댄 것이다. 1956년부터 1983년 국립극장 명무전에 오르기 전까지 30여년을 그는 ‘보통 엄마’로 살았다. 기생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옛날 사진은 모조리 불태웠다. “마음 속으로는 늘 춤을 추고 있었지. 간혹 춤을 가르쳐 달라는 사람들이 있어서 비밀리에 알려줬어.” 어미의 길을 가로막았던 아들은 2008년 저 세상 사람이 됐다. 고엽제 후유증 때문이었다. ‘춤의 달인’은 30년간 춤을 못 춘 것보다 아들을 먼저 앞세운 한에 한동안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다. “아들 죽고 난 게 후회되더라고. ‘내가 너 땜에 꼼짝을 못했는데, 억지로 참고 있어야 했는데’ 했지. 하지만 아들이 먼저 간 게 제일 큰 한이야. 그건 뭐라 말할 수가 없어.” 2005년 처음 어머니의 공연을 보러온 늙은 아들은 꽃다발을 내밀었다. 당시를 떠올린 예인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아이구. 그때 내가 안 쓰러진 게 다행이구만. 아들이 ‘어머니가 정 허시고 싶으시면 허세요’ 하대. 나 참 희한한 일도 다 있다 했지.” 춤꾼 장금도는 또 다시 무대에 선다.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말에 그녀는 순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섭섭한 기색은 미처 지워내지 못했다. “이렇게 굳어갖고 또 춤을 출까. 마지막이라는 게 좋을 것은 없어. 젊었을 땐 워낙 춤을 추고 살어서 (무대에 나가도) 자신만만하더라고. 지금은 남들이 ‘늙어갖고 춤이나 춘다’고 흉이나 안 볼랑가 싶어. 부끄럽지.” 2만~7만원. (02)3011-1720. 군산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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