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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2008] “오빠 안죽었어” KIA 노장들 날았다

    KIA가 노장들의 잇단 선전에 힘입어 3연승을 달렸다. KIA는 16일 광주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의 경기에서 최경환(36)이 3-3으로 맞선 7회 1사 2,3루에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6-4로 승리했다.선발 서재응이 오른쪽 허벅지 통증으로 1점을 내준 채 3회 2사 3루에서 물러나 위기를 맞은 KIA는 그러나 중간 계투가 잘 막고 타선이 폭발한 덕에 값진 승리를 거뒀다.5연승 뒤 다시 3연승. 중위권 도약의 발판도 마련했다.6위 우리 히어로즈와는 0.5경기차를 유지하며 7위를 지켰다. 최경환은 지난해 롯데에서 방출당한 설움을 딛고 5월 들어 27타수 10안타(타율 .370)의 맹타로 팀 상승세에 밑거름이 됐다. 이날 성적은 4타수 2안타 2타점. 지난 1995년 타자로선 처음으로 미국프로야구에 진출했지만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1999년 LG에 역트레이된 최경환은 제자리를 찾지 못하다 두산과 롯데를 거쳐 KIA에 둥지를 틀었다. 공격의 시발점은 4타수 2안타 1득점을 수확한 돌아온 ‘바람의 아들’ 이종범(38)의 몫이었다. 이종범은 0-1로 뒤진 4회 말 2사 뒤 가운데 담장을 맞히는 3루타를 터뜨렸고 김선빈의 내야 안타 때 홈으로 들어와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KIA는 계속된 2사 1루에서 차일목이 홈런을 터뜨려 3-1로 뒤집었다.LG가 5회 김태완의 2루타와 이대형, 안치용의 안타로 2점을 쫓아왔지만 7회 최경환에 이어 이현곤의 1타점 적시타로 LG의 추격을 6-3으로 따돌렸다.LG는 에이스 크리스 옥스프링이 6이닝 동안 9안타(1홈런) 5실점으로 시즌 첫 패를 당하며 5연승에 실패, 꼴찌 탈출의 길이 험난해졌다. 삼성은 잠실에서 선발 이상목의 퀄리티 스타트와 타선의 응집력을 묶어 두산을 8-3으로 제치고 3연승했다. 이상목은 2승(3패)째를 챙기며 두산전 3연승. 삼성은 장단 7안타와 상대 실책 1개로 8점을 뽑아내는 경제적인 공격을 선보였지만, 두산은 삼성의 막강 불펜에 막혀 5연승에 실패했다. 우리 히어로즈는 사직에서 5-6으로 뒤진 9회초 2사 1루에서 정성훈의 2루타와 김동수의 안타로 2점을 뽑아내 롯데에 7-6으로 역전승했다.SK는 문학에서 선발 송은범의 5이닝 2실점 호투를 앞세워 한화를 7-3으로 누르고 3연패를 끊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프로축구] ‘김호의 대전’ 4골 폭발

    삼수(三修) 끝에 통산 200승을 이룬 여세를 몰아 김호(64) 대전 감독이 승리를 보탰다. 수원은 에두의 멋진 프리킥 결승골에 힘입어 14경기 무패(12승2무)로 팀 최다 기록을 작성했다. 김호 감독이 이끄는 프로축구 대전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으로 공격축구의 대명사 대구FC를 불러들여 치른 하우젠컵 B조 5라운드에서 4-1 대승을 거둬 김호 감독에 201승째를 선사했다. 반면 같은 조 울산의 김정남(65) 감독은 성남의 브라질 용병 뻬드롱에게 K-리그 데뷔골을 내줘 0-1로 무릎을 꿇고 195승째에 멈춰섰다. 전반 5분 만에 박주현의 선제골로 앞서나간 대전은 22분 곽철호의 추가골로 쉽게 승기를 잡았다. 후반 24분 대구의 알렉산드로에게 추격골을 내줬지만 38분 권혁진의 프리킥골에 이어 추가시간 4분 박주현이 또다시 대회 2회골을 집어넣어 대승을 마무리했다. 변병주 대구 감독은 후반 7분 장남석과 39분 이근호를 투입하면서 반전을 노렸지만 대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3승1패로 승점 9가 된 대전은 울산을 제치고 조 선두 전북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수비의 핵 마토가 돌아왔지만 송종국, 박현범, 신영록이 부상으로 빠진 A조의 수원은 라돈치치와 보르코를 앞세운 인천의 공세에 쩔쩔매다 후반 42분 골지역 중앙에서 에두가 쏘아올린 프리킥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성남은 2005년 김학범 감독 부임 이후 홈에서 3무3패를 기록하던 울산을 맞아 처음으로 승리하는 기쁨을 누렸다. 성남은 전반 14분 울산 수비수 현영민이 골키퍼 김영광에게 백패스한 것을 뻬드롱이 골지역 오른쪽에서 가로채 오른발로 강하게 때려넣어 승부를 결정지었다. A조 2위를 달리던 부산은 56일 만에 골맛을 본 안정환의 선제골로 앞서가다 공오균과 김동찬에게 잇따라 골을 허용,1-2 역전패하고 조 3위로 미끄러졌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제주가 심영성과 이정호의 연속골로 2-0으로 FC서울을 제압하고 2연패 사슬을 끊었다. 제주는 2006년 3월 이후 서울 상대 1무5패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기쁨도 누렸다. 서울은 컵대회 5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며 2무3패로 인천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5위를 유지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프로축구 2008] 김호 감독 200승 금자탑

    전광판 시계는 9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1-1 상황.3경기째 통산 200승 위업이 물 건너가는가 싶었던 순간, 결승골이 터졌다. 김민수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뛰어들면서 가운데로 빼준 공을 이성운이 달려들면서 오른발로 침착하게 밀어넣어 그물을 가른 것. 첫 골이 터졌을 때만 해도 표정에 변화가 없던 64세 노감독은 그제야 벌떡 일어나 두 팔을 치켜들었다. 김호 감독이 이끄는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이 11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9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원정경기에서 종료 직전 터진 이성운의 결승골에 힘입어 짜릿한 2-1 승리를 거뒀다. 지난 1983년 K-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통산 200승의 위업을 스승에게 안겨 드리겠다는 어린 선수들의 땀과 눈물이 값진 결실을 일궈낸 것. 대전이 부산 원정에서 승리한 것은 2000년 9월30일부터 시작,15경기(3무12패) 만에 처음이어서 기쁨은 곱절이 됐다. 나흘 전 며느리와 손자를 불의의 교통사고로 잃은 노감독은 “먼저 간 가족에게 영광을 돌리겠다.”고 말했다.“많은 축구인이 고생한 보람을 내가 대신 받은 것”이라고 겸손해한 김 감독은 “많은 지도자들이 이 기록을 토대로 더 좋은 경기, 더 좋은 기록을 남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선은 대전이 잡았다. 왼쪽 코너킥이 상대 수비에 맞고 튕겨나오자 부산에서 이적해 온 이여성이 머리로 받아 넣었고, 공이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오자 재차 받아 넣어 선제골을 만들었다. 이후 부산의 파상공세를 막아낸 대전은 후반 25분 김승현이 드리블할 때 최근식이 엉겁결에 어깨 아래쪽을 갖다대는 바람에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이를 김승현이 직접 처리해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 순간, 대전의 노장 골키퍼 최은성의 역할이 돋보였다. 그는 흥분하는 후배들을 불러모아 다독거렸고, 이후 후배들은 기어이 결승골을 만들어내 노감독의 사랑에 보답했다. 포항 스틸러스는 광주 상무를 홈으로 불러들여 혼자 두 골을 터뜨린 데닐손과 리그 통산 9600호골을 기록한 최효진의 활약을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최근 4연승째. 상암벌에선 FC서울이 이청용의 결승골에 힘입어 라돈치치의 한 골로 따라붙은 인천을 2-1로 따돌리고 4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서울은 인천 상대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를 이어갔고, 특히 홈에서는 2004년 10월 이후 5승3무로 한번도 지지 않았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프로야구 2008] 김동주는 200홈런

    프로야구 출범 이후 두 번째로 네 경기 모두 매진된 황금연휴 둘째날. 하위권 팀들이 모두 힘을 냈다. 꼴찌 LG는 무명 안치용이 프로 데뷔 7년 만에 터뜨린 첫 홈런 덕에 10연패의 수모를 피했고,7위 KIA는 5연승하며 완전히 부활했음을 알렸다. 11일 잠실(3만 500명)을 비롯해 대전(1만 500명), 목동(1만 4000명), 대구(1만 2000명) 등이 관중석을 꽉 채워 뜨거운 야구 열기를 뿜어냈다. 전날에도 대구를 제외한 세 구장은 ‘만원사례’를 내걸었다. LG는 대전에서 안치용이 역전 2점포로, 선발 봉중근이 역투로 스토퍼 역할을 하는 데 힘입어 한화를 6-1로 눌렀다.LG는 한화전 12연패를 끊으며 한화의 7연승도 저지했다. 안치용은 0-1로 뒤진 6회 2사 3루에서 이전까지 2볼넷 무안타의 완벽투를 펼치던 한화 류현진으로부터 꽉 찬 볼카운트에서 가운데로 몰린 체인지업(시속 130㎞)을 왼쪽 담장으로 넘겨 흐름을 3-1로 뒤집었다. 이에 자극받은 듯 팀 타선이 살아났고, 한화 수비진(2실책)은 흔들렸다. 2002년 박용택과 함께 입단한 안치용은 동기의 활약을 지켜만 보다 박용택이 지난달 27일 손가락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가자 대신 주전 자리를 맡는 행운을 안았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13경기에서 39타수 16안타(타율 .410) 11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봉중근은 8과 3분의1이닝을 4안타 1실점으로 막고 3승(5패)째. 반면 류현진은 6이닝 동안 2안타 2실점으로 6연승에 실패했다. KIA는 목동에서 선발 이대진이 5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으로 역투한 덕에 우리 히어로즈를 3-1로 눌렀다. 이대진은 3연패 뒤 첫 승을 거뒀고,KIA는 5연승을 질주하며 6위 히어로즈를 0.5경기차로 쫓아갔다. 히어로즈는 6연패로 몰렸다. 두산은 잠실에서 롯데와 1-1로 맞선 6회 2사 1,2루에서 유격수 박기혁의 잇단 실책 2개를 틈타 2점을 추가한 뒤 포수 강민호의 2루 송구 실책으로 1점을 보태 4-1로 승리했다. 두산 김동주는 2회 1점포를 터뜨려 역대 12번째로 개인 통산 200홈런을 이뤘고, 정재훈은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7세이브째, 역대 12번째로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찍었다.SK는 대구에서 6-6으로 맞선 9회초 장단 4안타를 뿜어내며 대거 4점을 보태 삼성을 10-7로 제압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주말탐방] 스포츠 서포터스의 세계

    [주말탐방] 스포츠 서포터스의 세계

    박찬호(35·LA다저스)가 지난달 26일 거의 2년 만에 승수를 쌓았다. 승리 뒤 박찬호는 “팬들이 보내준 메일을 읽다가 ‘시범경기 잘 던질 때 투구폼보다 팔이 옆으로 처진다. 팔을 높여보라.’는 지적을 받고 팔을 높이 든다는 생각으로 던지니 좋은 투구가 됐다.”고 말했다. 한 팬의 날카로운 지적이 쇠락하는 듯한 메이저리거에게 통산 113번째, 부활을 예고하는 승리를 안겨준 셈이다. 프로축구 전북 조재진(27)은 5일 동점골을 터뜨린 뒤 상대팀인 수원 서포터스 600여명 앞에 가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쳤다. 조재진은 “수원 서동현(23)이 선제골을 넣은 뒤 전북 서포터스 앞에서 춤을 추며 서포터스를 모독한 점을 되갚아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터넷상 뜨거운 논란을 기꺼이 떠안으면서까지 뜨거운 팬 사랑을 과시했다. 바야흐로 ‘팬들의 시대’다. 개방과 소통, 공유를 통해 각계각층에서 특정인 특정세력만이 아닌,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스포츠에도 예외가 없다. 비단 박찬호뿐 아니다. 스타가 팬들에게 인기몰이를 하기도 하지만, 팬들이 감독을 갈아치우기도 하고 선수의 스타일을 바꾸기도 한다. 축구장 한 쪽에 집단으로 자리를 잡고 경기 내내 한 번도 엉덩이를 붙이지 않은 채 목청껏 응원하는 축구마니아들이 있다. 또 야구장의 수많은 ‘재야 감독’들은 통계와 기록표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농구코트에는 십 수년째 선수들을 쫓아다닌 덕분에 그들의 신상과 개인사, 컨디션을 훤히 꿰뚫는 열성팬들이 존재한다. 이런 이들이 축구, 농구, 야구 동네에 바글바글하다. 생업 탓에 미처 경기장으로 달려가지 못한 이들은 TV중계를 보며 탄성과 환희를 나눈다. 서포터스다. 이들을 따라가본다. 부산·창원 박록삼 임일영기자 youngtan@seoul.co.kr ■ ‘롯데 서포터스 연합회’-“야구장은 거대한 놀이터이자 삶의 활력소” 프로야구 롯데 팬들에게 야구장은 ‘거대한 어른 놀이터´다. LG와의 롯데 홈경기가 열린 지난달 29일도 마찬가지. 직전 27일 삼성에 3-17의 기록적인 대패를 당한 직후이고 평일이었지만 오후 5시 남짓부터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모두가 두 손에 치킨, 피자, 족발 등 먹거리를 잔뜩 싸들고 부산 사직구장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경기 내내 ‘신문지 갈기´를 흔들었고 경기 막판 즈음에는 주황색 ‘롯데의 봉∼다리´를 머리에 뒤집어 쓴 채 목청껏 소리지르고 맥주를 곁들이며 유쾌하게 흥청거렸다. 직장인들은 아예 부서회식 장소를 사직구장으로 잡는다. 보험영업을 하는 오경석(40)씨는 팀 동료 8명과 함께 야구장을 찾았다. 오씨는 “단합과 스트레스 해소라는 부서 회식 취지에 가장 부합되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들 야구를 미치듯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당히 술 먹고 노래 부르고, 춤도 추며 응원할 수 있는 야구장이 딱 좋다.”고 말했다. 일찍이 정수근은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에게 “사직구장은 빅 비어룸”이라고 익살스레 말한 바 있다. 김정환(38)씨는 ‘롯데 서포터스연합회´ 간사다. 자동차 딜러가 본업이지만 홈경기 때는 11개 모임의 300여명에 이르는 회원들과 ‘정모 준비´에 여념이 없다. 김씨는 “사직구장에는 꾸며진 것이 아닌 자발적인 응원 문화가 있고 이는 삶의 활력소다.”면서 “가끔 지나친 음주와 흡연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마니아부터 그냥 즐기는 팬까지 편안하게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 광팬 손정빈(45)씨는 지난 1월 아예 사직구장 바로 앞에 호프집을 차렸다. 가게 안은 온통 롯데와 선수들 관련 사진 등으로 장식했다. 이곳이 롯데 팬들의 아지트가 됐음은 물론이다. 시내 중심가에서 사직구장 앞으로 옮겨 비시즌 때 손해가 있음에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단다. 팬들이 이 정도니 구단이 이들과 교류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992년부터 꼬박 만 17년 동안 롯데 연간회원이었던 지임용씨는 지난달 22일 76세 나이에 지병으로 숨졌다. 롯데는 2000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 시구를 맡기기도 했다. 시즌중이었지만 구단 관계자들이 지씨의 빈소를 대거 찾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손씨와 김씨, 오씨, 지씨 할아버지는 부산에서 그리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이날 롯데는 LG를 8-0으로 이겼다. 경기가 끝난 뒤 롯데팬들은 손씨의 호프집으로, 야구장 광장 주변에 모여 잔치의 마지막을 만끽했다. 이날 밤 사직구장 앞 광장과 술집 골목길 사이에서는 자정이 넘어가도록 ‘부산 갈매기´와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래가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롯데가 있어서, 프로야구가 있어서 행복하다. 롯데는 이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 ‘그랑블루’-“우리는 팀의 승리를 위해 모인 지지자들” 프로축구 수원의 홈경기가 열리면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의 별칭)´는 온통 푸른색 물결이다. 서포터스의 자리인 N석은 통로, 복도까지 빼곡하게 들어찬다. 얼추 4000∼5000명이다. 몽땅 ‘그랑블루´다. 프로축구판 최고 극성, 최대 인원을 자랑하는 수원 서포터스다. 사정이 이러하니 N석은 아무에게나 돌아오지 않는다. 이 자리를 차지하려면 경기 시작 최소 한 시간 반 전에는 와야 한다. 늦으면 어쩔 수 없이 W석 등 다른 자리에 앉아야 한다. 물론, 어린 아들, 딸과 함께라 불가피하게 W석을 찾는 열혈 서포터도 있다. 이렇게 모인 이들은 아무도 강요하지 않지만 꼬박 두 시간 동안 한목소리로 고함 지르고, 노래 부른다. 이런 사람들이 매번 1만 5000명 이상 모인다. 무서운 곳이다. 수원의 성적이 좋지 않을 수가 없다. 수원은 8일 현재 컵대회 포함, 12경기 연속무패(10승2무)다. 지난달 30일. 평일 오후임에도 경남 창원까지 버스를 타고 원정응원을 온 수원 서포터스 ‘그랑블루´ 44명은 마치 페르시아 수만 대군에 맞서는 최정예 전사들 같았다. 이들은 놀랍게도 거의 대부분 휴가를 내고 온 직장인들이다. 보통 주말 원정경기에는 400명 정도가 함께 움직이지만 평일이라 적은 수준이라고. 아니나 다를까. 지난 5일 전북과의 원정경기에는 13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600여명이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어느 원정경기든 일단 규모면에서 어지간한 홈팀 서포터스를 압도하는 것은 기본이다. 실제 골대 맞은편 스탠드에 자리잡은 경남FC의 서포터스 ‘단디´,‘뉴클리어´ 등은 홈경기임에도 안타깝게 20여명으로 더욱 미미했다. 물론 20대 전후로 구성된 이들의 열정만큼은 ‘×100´을 해도 모자랄 정도로 대단했다. 열정적이고 배타적으로 수원을 응원하는 ‘그랑블루´지만 궁극적으로는 K-리그의 발전과 서포터스 문화의 확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50여개 서포터스모임의 연합체인 그랑블루를 이끌고 있는 박정혁(33) 회장은 “우리는 모두가 철저히 자발적으로 수원의 승리를 위해 모인 지지자들”이라면서 “다른 구단에도 우리같은 서포터스 문화가 많이 만들어져 프로축구가 질적으로 발전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공격수 김대의(34)를 좋아한다는 한재준(43)씨는 일본계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한씨는 “원정 응원을 오려면 최소 3만∼4만원은 들어가는데 학생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하성(35)씨 역시 조퇴하고 원정응원을 왔다. 박씨는 “연간 회원권이 매진된 구장이 수원 한 곳 뿐일 정도로 프로축구 서포터스 문화가 아직 열악하다.”며 미약한 축구팬 저변을 안타까워했다. 밤 10시30분쯤 버스에 올라탄 뒤 자정을 훌쩍 넘겨 수원에 도착한 이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은 고스란히 새벽 술자리까지 이어졌다. ■ ‘이상민을 응원하는 사람들’-“십시일반 정성 모아 응원광고 선물했죠” ‘그곳이 어디든… 이상민! 당신이 가는 길이 정답입니다.´ 지난해 7월14일 한 스포츠신문에 실린 전면광고는 스포츠팬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10년 동안 몸 담았던 프로농구 KCC를 본의 아니게 떠나 삼성으로 옮긴 ‘영원한 오빠´ 이상민(36)을 격려하기 위해 팬클럽인 ‘이상민을 응원하는 사람들(이응사)´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거둬 광고를 낸 것. 특정 스타를 응원하는 팬들이 신문에 광고를 낸 것은 이때가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 2004년 ‘농구대통령´ 허재(43·현 KCC 감독)의 ‘하야(下野)´에 즈음해 그를 아끼던 팬들이 ‘안녕, 나의 영웅´이란 카피의 전면광고를 실은 것. 이 광고에 감동을 받은 허재는 한 농구잡지에 ‘답 광고´를 싣기도 했다. 한국스포츠 사상 가장 아름다운 스토리로 남을 이 두 사건은 농구의 팬 문화가 다른 종목과는 다르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선수보단 팀에 대한 서포팅이 주를 이루는 야구나 축구와는 달리 농구는 개별 스타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것.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는 주인공은 단연 이상민이다.1999년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이응사´는 1만 9000여명의 회원을 유지하고 있다. 스포츠 선수 한 사람의 팬클럽으로는 국내 최다. 회원 연령대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이 가장 많지만 초등생이나 60대 할머니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다양하다. 남자 회원비율도 예상을 뛰어넘는 30% 안팎. 가입하려면 클럽장에게 거주지역과 신상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이상민에게 전하고 싶은 응원 메시지를 남겨야 한다. 합격률이 70%에 그칠 만큼,‘아무나´ 가입할 수 없는 곳인 셈. 비시즌에 따로 정모(정기모임)는 없지만 시즌 중에는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뭉친다. 6년 전 이응사에 가입한 뒤 현재 클럽 운영을 맡고 있는 이선영(32·여·회사원)씨는 07∼08시즌 정규리그 54경기 가운데 무려 40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잠실에서 열린 27경기는 기본이고,‘반차´를 내고 부산이나 전주 등 지방원정에 나서는 일도 허다했다. 이씨는 “다른 종목과 달리 농구의 팬 문화가 팀보다 선수에 집중되는 현상은 프로농구팀들이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우고 지키는 데 인색하기 때문”이라면서 “10년 넘게 농구를 지켜본 나같은 사람들, 그리고 그 가족들까지 어차피 오빠가 은퇴하면 자연스럽게 KCC팬으로 남게 된다. 구단 운영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구단의 마케팅 전략 부재를 꼬집었다.
  • [프로야구 2008] 어린이날 야구장 구름관중

    어린이날인 5일 구름관중이 4개 프로야구장을 찾았다. 역대 어린이날 최다이자 올시즌 하루 최다인 8만 4840명이 몰린 것. 잠실(3만 500석)은 올시즌 처음 매진됐고, 광주(1만 3400석)와 대구(1만 2000석)가 꽉 찼다. 종전 기록은 2002년 4경기 7만 2887명이었다. 유원상(22·한화)은 자신의 2연패와 팀의 3연패를 끊으며 어린이날을 축하했다. 유원상은 대구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 등판,5와3분의2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아내며 3안타 3볼넷 1실점으로 팀의 8-1 완승을 이끌었다. 최고 구속 147㎞의 직구와 날카로운 커브, 슬라이더 등으로 상대 타선을 요리하며 2승(2패)째. 유원상은 경기를 마친 뒤 “올시즌 볼넷이 많아 오늘은 가운데 보고 정면 승부를 했더니 효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한화는 승률 5할(16승16패)로 복귀,5위에 올라 4강을 넘보게 됐다. 기선도 한화 몫.4회 내야 안타로 출루한 이영우가 고동진의 2루타 때 홈에서 죽었지만 계속된 2사 3루에서 김태완의 내야 땅볼과 이범호·이도형의 연속 안타로 먼저 2점을 냈다.5회에서도 선두 김민재의 안타에 이어 이영우·고동진의 연속 2루타로 2점을 보태 4-0으로 앞섰다. 삼성은 0-4로 뒤진 5회 양준혁의 안타와 최형우의 2루타로 1점을 추격하는 데 그쳐 3연승에 실패,4위로 한 계단 주저앉았다. 두산은 잠실에서 연장전 끝에 LG를 4-2로 누르고 서울 라이벌과의 3연전을 싹쓸이,5연승을 달렸다. 승률도 지난달 3일 이후 5할대(15승14패·.517)로 돌아오며 4위에서 3위로 올랐다. 두산은 2-2로 맞선 연장 10회 초 1사 뒤 김재호의 안타와 이종욱의 3루타로 1점을, 계속된 1사 1,3루에서 고영민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태 4-2로 달아났다. 롯데는 광주에서 선발 송승준의 역투에 힘입어 KIA를 6-3으로 눌렀다. 송승준은 5와 3분의1이닝을 5안타 2실점으로 막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4승(2패)째이자 KIA전 3연승. 송승준은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서재응과의 두 번째 맞대결도 승리하는 기쁨도 누렸다. 서재응은 5이닝 동안 9안타(1홈런) 4실점,3패(1승)째를 안았다. 우리 히어로즈는 문학에서 1-1로 맞선 9회 초 1사 2,3루에서 대타 조재호의 희생플라이와 강귀태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SK를 3-1로 물리치고 2연승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고교야구 19이닝 5시간22분 혈투

    고교야구에서 35년 만에 연장 19이닝 대접전이 벌어졌다.2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42회 대통령배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배명고는 전날 15회까지 1-1로 승부를 내지 못해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게임으로 치러진 광주일고와의 8강전을 연장 19회 대혈투 끝에 3-1로 승리하고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전날 4시간 15분에 이날 1시간 2분 등 총 5시간 22분에 걸쳐 치러진 이 경기는 지난 1973년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준결승전에서 배명고와 배재고가 21이닝 경기를 펼친 뒤 가장 길었던 경기. 광주일고가 3회말 먼저 1점을 뽑았고 배명고가 8회초 1점을 따라붙었다. 배명고는 19회초 무사 2,3루에서 문상철이 2루타를 치며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쳐 무한 접전에 종지부를 찍었다. 승리투수는 전날 9회부터 등판,10과3분의1이닝 동안 143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으로 역투한 홍영현에게 돌아갔다. 19이닝 동안 배명고는 3명의 투수가 282개의 공을 던졌고, 광주일고는 4명의 투수가 294개를 던졌다. 그러나 배명고는 준결승에서 경기고에 4-1로 패하고 말았다. 또 덕수고는 서울고를 7-1로 꺾고 결승에 올라 3일 오후 1시 경기고와 결승전을 갖는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프로축구] 경남, 수원 연승행진 제동

    [프로축구] 경남, 수원 연승행진 제동

    ‘안방 불패’ 경남이 수원의 거침없는 연승 행진에 딴죽을 걸었다. 경남은 30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하우젠컵 A조 4라운드에서 공오균이 선제골을 뽑아냈지만 수원 곽희주에게 동점골을 허용,1-1로 비겼다. 컵대회 (2승)2무째를 기록한 경남은 올시즌 홈 6경기(2승4무) 불패와 홈경기 수원전 불패(2승2무)를 내달려 ‘안방 불패’의 위용을 유감없이 확인시켰다. 반면 프로축구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을 갈아치우려던 수원은 컵대회 첫 무승부를 기록하며 올해 연승행진을 ‘8’에서 멈췄고,2득점 이상 경기 기록도 ‘10’에서 끝냈다. 그러나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통틀어 올 시즌 연속 무패 기록은 ‘11’로 늘렸다. 수원에 견줘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경남의 경기력은 수원을 압도했다. 일진일퇴의 균형이 깨진 것은 후반 21분. 김성길의 페널티킥을 이운재가 펀칭했지만 달려들던 공오균이 가볍게 차넣어 선제골을 올렸다. 수원은 5분 뒤 곽희주의 헤딩골로 균형를 맞췄지만 9연승을 위한 역전골은 터지지 않았다. A조의 제주는 인천을 상대로 전·후반 호물로의 연속골과 조진수, 심영성의 추가골을 보태 4-0으로 대승, 지난 3월15일 대전전 2-0승 이후 46일,9경기 만에 감격의 첫 승을 신고했다. 전신인 부천에서 제주로 연고지를 옮긴 2006년 이후 한 경기에서 4득점을 올린 것은 이날이 처음. 인천은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에 빠졌다. 안방인 탄천종합운동장으로 광주를 불러들인 B조의 성남은 후반 26분 터진 김정우의 오른발 중거리 결승포를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 컵대회 2패 뒤 금쪽같은 1승을 챙겼다. 김호 대전 감독은 울산에 0-1로 패해 통산 200승 기록을 다음으로 미뤘다.B조의 전북은 마케도니아 용병 스테보가 대회 2,3호골을 기록하는 원맨쇼를 펼치며 2-0으로 대구를 제압,3승1패로 조 선두를 지켰다. 인천 임병선기자·창원 박록삼기자 bsnim@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69) 후금 관계 파탄의 시초(Ⅱ)

    [병자호란 다시 읽기] (69) 후금 관계 파탄의 시초(Ⅱ)

    용골대와 마부대 일행은 다목적 사절이었다. 새해가 밝았음을 축하하는 사절이자, 인열왕후의 죽음에 문상하기 위한 조문사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조선에 온 가장 큰 목적은 홍타이지를 황제로 추대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조선의 동참을 촉구하려는 것이었다. 그들은 홍타이지 명의의 국서말고도 후금의 여덟 버일러(貝勒, 만주 팔기의 우두머리)들과 몽골 출신 마흔 아홉 버일러들이 작성한 서신을 각각 1통씩 소지하고 있었다. 서신들은 한결같이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내용을 담고 있었다 ●용골대 일행 명버리고 후금 선택 강요 후금의 버일러들이 보낸 서신은 먼저 몽골 각부의 버일러들이 심양에 모두 모여 홍타이지에게 복종을 다짐하고 존호(尊號)를 올리려 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또 후금군이 가는 곳마다 승리를 거둔 것은 이미 천의(天意)와 민심이 후금으로 돌아갔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우인 조선국왕도 기쁜 마음으로 흔쾌히 자제들을 보내 홍타이지를 추대하는 데 동참하라.’고 촉구했다.‘기쁜 마음으로 흔쾌히 동참하라?’ 그것은 한마디로 ‘김칫국부터 마시는’ 행동이었다. 조선의 입장에서 보면 몽골 버일러들의 편지가 좀더 자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우리가 지금 200여년 동안 사귀었던 명과 결별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명의 관리들은 우리를 속였고, 나라에는 뇌물이 성행하고 간신들이 총명을 가려도 황제는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 인심이 이미 해체되고, 장졸들은 유약하여 싸울 때마다 무너지고 있으니 명의 운명은 이미 다한 듯하다.’.‘하지만 우리 만주 황제는 은혜와 위엄을 아울러 갖추셨고, 법도와 기강이 엄숙하며 장졸들은 강하여 가는 곳마다 무적이다. 민심이 사모하니 천명(天命)이 장차 돌아가려 한다.’ 몽골 버일러들은 아예 ‘우리 황제’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면서 당시를 명이 망하고 후금이 떠오르는 혁명(革命)의 시기로 규정했다.‘지는 해인 명을 버리고 떠오르는 해인 후금을 선택하라.’ 몽골 버일러들이 조선에 보낸 편지는 대충 이런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2월22일 용골대 일행이 입경하여 문제의 서신들을 내밀었을 때 조선 신료들은 접수를 거부했다. 후금의 버일러나 몽골의 버일러를 막론하고 신하된 자가 다른 나라의 임금에게 글을 올리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는 것이었다. 용골대와 몽골 버일러들의 안색이 바뀌었다. 용골대는 ‘우리 한(汗)의 공업(功業)이 높아 안팎의 모든 신료들이 황제가 되기를 원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몽골 버일러들은 ‘조선이 형제국이라 금한(金汗)이 황제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분명 기뻐할 것으로 여겼는데 거절하는 까닭이 무엇이냐?’며 따졌다. 조선 신료들이 군신의 대의를 내세워 계속 거부하자 용골대는 바로 돌아가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후금의 서신 거부 용골대 일행 쫓겨나 그럼에도 조선 신료들은 몽골 버일러들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맞섰다. 용골대 등의 입장에서는 체면을 구기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들이 몽골 버일러들을 조선에 데려올 때는 조선이 그들을 극진히 대접해 주어 자신들의 낯을 세워주기를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조선 신료들이 ‘명을 배신한 서달(西 )’ 운운하며 그들을 거들떠보려고도 하지 않자 용골대 일행의 낭패감은 컸다. 조정에서 회답하는 여부를 논의하려 할 때 삼사의 신료들이 들고일어났다. 대사간 정온(鄭蘊)은 서달은 부모 나라의 원수이니 사절단의 일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지금 우물쭈물하는 자세를 보이면 조선도 홍타이지를 추대하는 데 반대하지 않았다는 소문이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균관 유생들도 빨리 용골대 등의 목을 베고 서신을 소각하라고 촉구했다. 안팎의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최명길(崔鳴吉)이 진화에 나섰다. 그는 후금과 몽골 버일러들의 서신 내용이 문제지 홍타이지의 글에는 별 문제될 내용이 없다며 분리해서 대응하자고 했다. 버일러들의 서신에는 엄정히 대처하되, 그들을 박대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대의와 원칙에 따라 용골대 일행을 대하되 임시 방편으로 화를 늦출 계획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2월26일 용골대는 자신이 가져온 버일러들의 서신을 받아주지 않는 데 불만을 품고 궁궐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조정은 파장을 우려하여 역관 박난영(朴蘭英)을 모화관(慕華館)까지 보내 그의 마음을 돌리려 했지만 허사였다. 한편 마부대는 같은 날 10시 무렵, 종자들을 이끌고 인열왕후의 빈소에 조문했다.‘승정원일기’에는 이들이 명정전(明政殿)에서 조문했다고 되어 있으나 ‘병자록(丙子錄)’의 기록은 좀 다르다. 조선 조정이 전각(殿閣)이 좁다는 이유로 금천교(禁川橋) 위에 장막을 치고 그곳에서 조문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막 조문하려는 순간 강한 바람이 불어 장막이 걷혀버렸다. 마부대 일행은 조선의 푸대접에 성을 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불만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시 훈련도감 포수들이 궁궐로 모여들었고, 인조를 숙위하는 금군(禁軍)들도 무기를 소지한 채 장막 근처에 있었다. 장막이 걷힐 때 마부대 일행은 무기를 든 병사들을 보고 기겁을 했다. 자신들을 해치기 위해 잠복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마부대 일행도 놀라 허겁지겁 달아났다. 후금 사신들이 도성을 빠져나갈 때 구경꾼들이 길을 메웠다. 아이들은 일행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기와 조각과 돌을 던지기도 했다. 청나라 기록에는 당시 용골대 일행이 너무 급한 나머지 민가에서 말을 빼앗아 타고 돌아왔다고 적었다. 그것은 사실상 조선과 후금의 관계가 끝장났음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몽골 버일러들의 편지까지 들이밀며 조선을 협박하려 했던 후금의 오만도 문제였지만, 조선의 대응 역시 매끄럽지 못했다. 조문할 장소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것, 고의였는지 분명치 않지만 조문 장소 부근에 병력을 배치하여 의심을 산 것 등은 분명 실책이었다. 더욱이 ‘호차(胡差)들을 참수하라.’는 주장까지 난무하는 상황에서 용골대 일행의 의구심은 클 수밖에 없었다. ●평안행 전령, 용골대에 잡혀 방어대책 들켜 용골대 일행이 도주한 뒤 오히려 조선 조정이 공포에 휩싸였다.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는 긴장과 불안감이 엄습했다.2월29일, 인조는 신료들을 불러모았다. 윤방(尹昉)은, 오랑캐 사신이 성을 내고 갔으니 침략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미리 강화도로 들어가 방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도승지 김경징(金慶徵)이 말을 끊었다.‘지금 마련해야 할 것은 방어 대책이지 피란 대책이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정은 방어 대책을 마련한다며 부산해졌다. 김류(金 )는 포수(砲手)가 아니면 오랑캐를 막을 수 없다며 어영군과 훈련도감의 포수를 뽑아 안주(安州)로 보내자고 했다. 화약을 증산할 대책이 제시되는가 하면 서쪽으로 방수(防戍)하러 간 병사들의 신역(身役)을 감해주라는 명령이 내렸다. 인조는 일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문희성(文希聖)을 안주 조방장(助防將)으로 임명했다. 일찍이 1619년 심하 전역에 참가했다가 후금군에게 항복했던 전력이 있는 장수였다. 인조는 반대하는 신료들에게 ‘지금은 장수로서 재주가 중요하지 과거 전력을 문제삼을 수 없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급박한 상황임이 분명했다. 3월1일, 인조는 팔도의 백성들에게 유시문(諭示文)을 내렸다.‘정묘호란 때는 부득이하여 임시로 화친을 허락했다. 하지만 오랑캐의 욕구는 날로 커져 이제 우리 군신이 차마 들을 수 없는 말로 협박하고 있다. 이에 강약(强弱)과 존망(存亡)을 돌아보지 않고 그들과의 관계를 끊으려 하니 모든 사서(士庶)들이 힘을 합쳐 난국을 헤쳐나가자.’는 호소였다. 대의명분을 위해 국가의 존망까지도 걸 수 있다는 의지는 결연했다. 하지만 3월7일, 오랑캐와 단교한다는 사실과 방어 태세를 확고히 하라는 인조의 명령서를 갖고 평안감사에게 가던 전령이 용골대 일행에게 체포되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방어 대책을 마련한다며 부산을 떠는 와중에 서울에서 변방으로 이어지는 통신 체계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조선은 속마음을 온전히 들키고 말았다. 전쟁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NBA] 피닉스 “우린 불사조”

    벼랑 끝에 몰렸던 피닉스 선스가 미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PO·7전4선승제) 1라운드에서 3패 뒤 첫 승을 챙겼다. 피닉스는 28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US에어웨이스센터에서 열린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서부콘퍼런스 PO 1라운드 4차전에서 라자 벨(3점슛 5개·27점)과 보리스 디아우(20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의 활약에 힘입어 105-86으로 승리했다. 지난 3시즌 연속 PO 준결승에 진출했던 피닉스로선 시리즈를 싹쓸이 당하는 수모를 면한 셈. 1쿼터부터 34-13으로 성큼 달아나면서 기선을 제압한 피닉스는 줄곧 20점 안팎의 리드를 지킨 끝에 완승을 거뒀다.4쿼터 시작 20초 만에 크로아티아 출신 고르단 기리체크(7점)의 3점슛으로 96-65까지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샌안토니오는 3연승에 취했던 탓인지 집중력을 잃은 경기를 펼쳤다. 야투율은 39%에 머물렀고, 턴오버를 15개나 쏟아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워싱턴의 버라이즌센터에서 열린 동부콘퍼런스 PO 4차전에서 워싱턴 위저스의 추격을 100-97로 뿌리치고 3승1패를 만들었다.‘킹’ 르브론 제임스는 34점을 쓸어담았고 12리바운드,7어시스트를 보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농구] 동부 ‘챔프반지’ 1승 남았다

    동부가 3년 만의 통합챔피언 등극에 딱 한 걸음만을 남겨놓았다. 동부는 23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07∼08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4차전에서 이광재(16점 3어시스트 4스틸)와 김주성(25점 8리바운드)이 안팎을 책임진 덕분에 삼성을 90-77로 꺾고 시리즈 전적을 3승1패로 만들었다.5차전은 25일 오후 5시50분 같은 곳에서 열린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루키’ 이광재(24)였다. 전창진 감독으로부터 부여받은 임무는 삼성 공·수의 핵인 강혁(12점)을 봉쇄하는 것. 국내 최강의 슈팅가드인 강혁을 막지 못하면 고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광재는 ‘강혁 봉쇄령’을 멋지게 해낸 것은 물론, 정확한 3점슛과 과감한 돌파로 공격 본능을 뽐냈다. 전창진 감독은 경기 뒤 “광재가 간혹 스피드를 믿고 무리한 공격을 할 때가 있다.”면서도 “발이 빠르고 수비와 드리블, 슛까지 흠 잡을 데가 없어서 완급 조절만 할 줄 알면 누구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칭찬했다. 3차전에서 5반칙 퇴장을 당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에이스 김주성도 무리한 공격을 자제한 채 현명한 위치선정과 스피드로 골밑을 효과적으로 지배했다. 삼성의 빅터 토마스를 단 7점으로 묶을 만큼 수비도 완벽했다. 전반은 동부의 압도적 우위였다. 마음이 급한 삼성은 동부의 수비에 말려 1,2쿼터에서만 11개의 턴오버를 쏟아냈다. 반면, 동부는 이광재와 표명일(12점 7어시스트), 레지 오코사(19점 8리바운드)가 사이좋게 득점을 올려 56-38로 전반을 마감했다. 3쿼터 중반부터 삼성은 풀코트 프레스(전면 강압수비)로 동부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추격의 실마리를 푸는 듯했다. 강혁, 이상민(3점슛 3개·13점)의 외곽슛과 테렌스 레더(30점 14리바운드)의 우직한 골밑슛까지 거푸 성공해 75-62까지 추격했다. 삼성은 4쿼터 들어 강혁의 자유투와 이규섭(8점)의 3점포로 종료 7분54초 전 78-66까지 다가섰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전열을 정비한 동부는 김주성의 페인트존 돌파와 카를로스 딕슨(13점)의 3점포로 종료 2분31초 전 90-70으로 달아나면서 추격에 쐐기를 박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감독 한마디 ●승장 전창진 감독 챔피언전은 항상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다. 우리 선수들이 두 가지 모두 지지 않고 이겨내려는 의지가 돋보였다. 레더에게 30점을 내줬지만 초반 디펜스가 잘 됐다.1,2차전에서 디펜스가 안 된 부분을 보완했는데 잘 맞아떨어져 쉬운 공격찬스가 많이 생겼다.5차전 전력 투구로 우승컵을 갖고 원주 시민들에게 갈 수 있으면 좋겠다. ●패장 안준호 감독 오늘은 동부가 잘했다기보다 우리가 승리를 헌납했다.1차전처럼 1,2쿼터 턴오버가 많았다.20개씩 실책을 해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 운영의 묘를 못살렸다. 장점인 골밑 공격 대신 외곽 공격으로 이길 확률이 떨어졌다.5차전 홈에서 적에게 축배를 들게 하진 않겠다.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 [프로축구] 7연승… 차붐은 못말려

    [프로축구] 7연승… 차붐은 못말려

    ‘영록바’ 신영록(22·수원)의 ‘미사일 헤딩슛’이 답답했던 경기를 한순간에 뻥 뚫으며 차범근 감독과 팀에 7연승을 선물했다. 수원 삼성이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6라운드에서 후반 25분 신영록의 선제골과 추가시간에 터진 에두의 쐐기골에 힘입어 2-0으로 울산 현대를 제압하며 파죽의 7연승(9경기 연속 무패)을 달렸다. 성남에 내줬던 선두도 하루 만에 되찾았다. 기록 행진도 계속됐다.7경기 무실점 연승을 거둔 수원은 1993년 성남의 6연승을 뛰어넘었다. 경기당 2득점도 9경기로 늘려 새 기록이다. 경기당 2득점 이상에 무실점 연승 역시 7경기로 늘렸다. 신영록은 3경기 연속 득점(4득점), 에두는 정규리그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 2도움)의 신바람을 냈다. 특히 수원은 올시즌 9경기에서 18골 가운데 12골을 후반전에 뽑아내는 놀라운 힘을 이어갔다. 지난 시즌 3전 전승을 포함,18승11무15패로 수원과의 상대전적에서 유일하게 앞서 있던 울산의 자존심이 90분을 압도했지만 결국 골결정력에서 한 수 아래였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수원은 후반 들어서도 울산의 공격에 밀렸지만 위기를 넘기고 25분 송종국이 오른쪽을 파고든 뒤 올려준 크로스를 골문 중앙으로 뛰어든 신영록이 몸을 날리며 머리에 맞혀 골문 위쪽에 꽂아 넣었다. 종료 직전에는 에두가 골문 왼쪽을 파고든 뒤 날린 왼발 강슛이 그물에 꽂히며 쐐기를 박았다. 연거푸 ‘골대 불운’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FC서울은 모처럼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서울은 전반 9분 데얀이 절묘한 로빙슛 선제골과 후반 40분 조커로 투입된 신인 이승렬의 결승골과 역시 후반 교체투입된 김은중의 쐐기골에 힘입어 제주를 3-1로 완파, 정규리그 4승(1무1패)째를 올렸다. 수원 임병선·서울 박록삼기자 bsnim@seoul.co.kr
  • [프로배구] 삼성화재 ‘왕좌 복귀’…통산 V10 달성

    [프로배구] 삼성화재 ‘왕좌 복귀’…통산 V10 달성

    삼성화재가 ‘이전삼기(二轉三起)’ 끝에 2년 연속 챔피언 현대캐피탈을 물리치고 챔피언 타이틀을 되찾아왔다. 아울러 실업 시절 포함 겨울리그 열 번째 우승의 짜릿함도 함께 맛봤다. 삼성화재는 13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07∼08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크로아티아 특급’ 안젤코 추크(37점)의 괴력과 ‘크레이지 희진’ 고희진(9점 4블로킹)이 위기마다 투지를 보이며 분위기를 이끈 데 힘입어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1(25-21 25-20 18-25 25-19)로 꺾고 챔프전 3전 전승으로 세 시즌 만에 챔피언 자리를 탈환했다. 프로로서는 지난 2005년 출범 원년리그 우승 이후 두 번째 우승이다. 고향 크로아티아의 전화(戰禍) 속에서 배구의 꿈을 키워왔던 안젤코는 한국생활 첫 시즌에서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과시하며 최우수선수상(MVP)까지 차지해 짜릿한 ‘코리안 드림’을 실현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두 팀 사령탑은 공통적으로 ‘투지’를 강조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작전은 없다. 오로지 선수들 마음속 투지에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 역시 “후인정, 이선규 등이 자존심을 지키는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양팀 선수들은 투지가 넘쳤다. 특히 안젤코의 기세는 3차전에서도 꺾일 줄 몰랐다.1차전 39점,2차전 29점으로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을 올렸던 안젤코였다.1세트에서만 12득점. 또 23-21로 앞서던 상황에서 고희진이 속공과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코트를 껑충껑충 뛰어다녔다. 2세트는 경기 전 신치용 감독이 공언한 승부의 향방이 갈린 세트. 한 점씩 주고받으며 팽팽히 이어지던 승부는 16-17로 뒤진 상황에서 삼성화재 안젤코의 공격 2개와 신선호(11점 4블로킹)의 블로킹, 상대 범실 등을 묶어 20-17로 경기를 뒤집었고, 윤봉우(11점)의 속공에 신선호가 연속 속공으로 맞받으며 22-18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그리고 세트 마무리는 역시 ‘크레이지 희진’. 상대 서브리시브를 다이렉트킬로 연결하며 괴성을 내질렀고 세트를 끝냈다. 3연패 좌절의 막바지에 몰린 현대캐피탈은 3세트에서 플레이오프 대역전극의 주인공 박철우(12점)가 출전하며 ‘매직쇼의 재현’을 예고했다. 실제 박철우는 3세트에만 6득점하며 25-18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4세트 9-9 팽팽한 상황에서 심판진의 미숙한 판정과 경기 진행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더 이상 추격의지를 유지하지 못했다. 천안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프로축구] 신영록 혼자 두 골 신났다

    [프로축구] 신영록 혼자 두 골 신났다

    킥오프 20분 전, 수원 서포터 ‘그랑블루’의 ‘SUWON’ 카드섹션이 펼쳐졌다.3분도 안 돼 FC서울의 서포터 ‘수호신’들은 검정 바탕에 황금색 별을 가운데 놓고 ‘절대☆강자’를 아로새겼다. 하지만 ‘절대 강자’보다 더 강력한 것이 신영록(21·수원)의 두 방이었다. 신영록은 시즌 최다인 4만 4239명이 찾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의 K-리그 5라운드 서울전에서 두 골을 뽑아내 2-0 완승을 주도했다. 수원은 4승1무(승점 13)를 기록하며 선두를 질주했고 서울은 정규리그 첫 패배의 쓴맛을 보며 3승1무1패(승점 10)를 기록,3위로 주저앉았다. 성남은 두두의 1득점 1도움 활약에 힘입어 인천을 2-0으로 제압하고 3승2무(승점 11)를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섰다. 전반은 지난 2일 컵대회 맞대결과 똑같은 양상이었다. 당시 쉬었던 서울의 이청용과 데얀이 선발 출전한 것이 달랐을 뿐이다. 서울은 일방적으로 공격을 퍼부었지만 결정력 부족으로 헛물만 켰다. 심지어 전반 34분 박주영이 골문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직접 찼지만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나간 것까지 똑같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차범근 수원 감독이 신영록 대신 서동현을 교체하겠다고 마음먹고 준비하는 순간, 신영록의 매직이 시작됐다.6분 에두가 미드필드 정면에서 찔러준 패스를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날린 것. 조금 먼 거리인 듯싶었지만 공은 무회전으로 날아가 서울 골키퍼 김호준이 손쓸 틈 없이 골문에 꽂혔다. 신영록은 경기 뒤 “서동현이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랑 바꾸는 거구나 느꼈다.”며 “그 순간 중거리슛을 한 번 노려보라는 아버지의 충고가 떠올라 그대로 시도한 것이 적중했다.”고 기뻐했다. 그는 17분에도 곽희주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건네준 패스를 이어받아 드리블한 뒤 김호준과의 일대일 상황에서 왼쪽을 파고드는 정확한 슛으로 쐐기를 박았다. 지난해 3경기에만 나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해 이적을 고민했던 그로선 주전 골잡이로의 부상을 기약한 잊을 수 없는 한 판이었다. 성남은 전반 23분 두두의 전진패스를 받은 모따가 골키퍼와 마주선 상황에서 침착하게 집어넣어 앞서나갔다. 후반 15분에는 두두가 상대 수비수들이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틈을 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3연승을 달리다 6일 대전과 비기며 주춤했던 인천은 정규리그 첫 패배를 기록하며 서울에 다득점에서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전남은 경남을 1-0으로 제쳐 드디어 정규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대전과 전북은 아직도 정규리그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프로배구] 코트 달군 명승부 삼성 먼저 웃었다

    ‘44분의 혈전,16번의 듀스, 그리고 스코어 41-39.’ 10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벌인 07∼08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3세트는 승패를 떠나 프로배구사(史)에 오랫동안 ‘전설’로 기록될 명승부였다. 감독의 작전타임 기회도 다 썼다. 코트 위에서 오로지 선수들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선수들은 디그 하나를 위해 코트를 수십 차례 뒹굴었고 어깨가 빠지도록 스파이크를 날렸다. 24-24 첫 듀스 이후에만 삼성화재 안젤코 추크(39점)는 6점을 올렸고,30-30에서 ‘크레이지 모드’가 발동된 고희진(13점·4블로킹)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5점을 거들며 41-39 승리를 이끌어 전설적인 승부의 주인공이 됐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스코어는 지난 2005년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의 38-36이었다. 특히 3세트 17-18로 뒤진 살얼음판 승부에서 세터 최태웅은 안젤코의 공격이 거푸 막혔음에도 또다시 안젤코를 선택했다. 이번에는 아예 권영민의 블로킹에 걸리고 말았다. 자칫 안젤코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최태웅은 또다시 고집스럽게 안젤코에게 토스를 띄웠고 안젤코는 기대에 부응하듯 세 차례 연속 공격 성공으로 경기를 명승부로 끌고 갔다. 삼성화재는 야전사령관 최태웅의 현란한 토스워크와 안젤코, 장병철(8점) 좌우쌍포, 그리고 신선호(12점·3블로킹), 석진욱(8점) 등 선수 전원의 무서운 집중력을 앞세워 이날 3세트를 잡아냈고 결국 세트스코어 3-1(23-25 25-23 41-39 25-14)로 승리, 챔피언결정전 1차전 기선을 제압했다. 현대캐피탈은 후인정(18점)과 로드리고(15점) 등이 분전했지만 패하고 말았다. 실제 삼성화재는 플레이오프에서 대역전극을 펼치고 챔프전에 올라온 현대캐피탈의 기세를 막기가 어려워 보였다. 1세트 23-23 팽팽히 맞서던 상황에서 현대캐피탈 로드리고(15점)가 안젤코의 공격을 두 차례 연속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세트를 마무리지었다. 안젤코는 1세트에서 7득점을 올렸지만 신치용 감독의 우려처럼 공격 성공률이 31.58%에 그쳤다. 2세트도 22-18까지 계속 경기를 끌고 가는 현대캐피탈의 무서운 상승세였다. 하지만 삼성화재 역시 실업 시절 포함,9차례 우승을 차지한 강팀. 장병철과 안젤코의 공격과 고희진의 블로킹이 이어지면서 4점을 연속 득점,22-22 동점을 만든 뒤 다시 장병철, 안젤코의 공격이 작렬하며 25-23으로 짜릿하게 세트를 따냈다. 이는 ‘3세트 명승부’의 전주곡이었다. 대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짜증스러운’ 박지성의 가치와 맨유의 승리

    ‘짜증스러운’ 박지성의 가치와 맨유의 승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AS 로마를 꺾고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올랐다. 이번 승부의 가장 큰 변수는 뭐니뭐니 해도 ‘로마의 왕자’ 프란체스코 토티의 결장이었다. 팀의 에이스를 잃은 로마는 약해진 전력으로 맨유를 상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친 한 가지가 더 있다. 그것은 바로 ‘맨유의 조커’ 박지성의 활약상이다. 로마의 올시즌 기본 전형은 ‘4-2-3-1’이다. 포백 수비라인에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놓고, 그 위에 공격형 미드필더와 좌우 윙어, 그리고 원톱으로 전형이 구성됐다. 하지만 보통 4-2-3-1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원톱으로 주로 나섰던 토티는 정통 골잡이가 아니다. 물론 보통 스트라이커들보다 더 파괴력을 갖추고 있기도 하지만, 토티는 미드필드 라인까지 내려와서 동료들과 공격작업을 같이 전개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이렇다 보니 로마의 전술을 ‘4-6’으로 보는 이들도 많았다. 때문에 로마는 존재감 있게 골을 잡아줄 수 있는 공격수가 없다는 약점을 노출했지만, 토티까지 가세하는 미드필드진에서는 ‘막강함’을 뽐냈다. 이런 의미에서 맨유와 로마의 대결의 키워드는 ‘중원 싸움’이었다. 맨유의 입장에서는 로마의 막강한 중원을 어떻게 무력화시키느냐가 숙제였고, 로마의 입장에서는 미르코 부치니치가 토티를 대신해 미드필더들과 좋은 호흡을 맞추면서 ‘4-6’의 꼭지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그리고 이 중원 싸움에서 박지성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맨유의 승리를 뒷받침했다. 박지성은 로마와의 2차례 경기에서 정말 ‘박지성다운’ 플레이를 보여줬다. AC 밀란의 젠나로 가투소가 일전에 말한 것처럼, 정말 모기처럼 이리저리 잘 돌아다니며 로마 선수들을 괴롭혔다. 측면을 기준점으로 폭넓게 공격 공간을 파고들었고, 미드필드 진영에서 강력한 압박을 로마 선수들에게 가했다. 또한 수비에도 적극 가담했다. 토티가 없는 상황에서 로마의 가장 강력한 공격옵션은 좌측 윙어로 나서는 만시니다. 하지만 만시니는 2차전에서 단 1번의 슈팅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박지성이 모기처럼 수비 깊숙히까지 달려들어 만시니를 시종일관 괴롭혔기 때문이다. 로마는 중원에서 숫적으로는 우세할 수 있었지만, 공격 공간을 창출하는 움직임에서 맨유에 밀렸다. 결론적으로 두 팀의 ‘중원 싸움’에서 박지성의 넘치는 에너지는 맨유에게 큰 힘이 됐다. 물론 박지성의 활약상이 맨유 승리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박지성의 폭넓은 움직임은 로마를 짜증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로마의 입장에서 볼 때 박지성은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는 위협적인 선수는 아니었지만, 변칙적이고 짜증스러운 존재였던 것이다. 축구팬들의 머릿속에는 골과 어시스트 장면이 가장 잘 새겨질 것이다. 하지만 감독의 머릿속에는 항상 경기장 전체가 그려진다. 예전에 한 축구 감독이 사석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 “에이스를 잡는 것보다 짜증나는 녀석을 잡아야 한다.” 상대 에이스의 활약은 예측이 가능해 미리 대비할 수 있지만, 조커의 활약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챔피언스리그 8강전같이 큰 무대에 ‘박지성 카드’를 꺼내든 알렉스 퍼거슨 감독. 그는 아마 박지성이 로마에게 매우 짜증스런 존재가 될 것을 알고 있었을 듯 하다.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도 박지성의 ‘짜증스러운’ 활약이 계속되길 기대하면서... 꼬리말) 박지성의 볼 터치에 대한 조금 쓴소리로 글을 맺는다. 중원에서 안정감 있게 볼을 받는 것처럼, 상대 문전 앞에서도 자신감 있고 간결한 볼 터치를 보여줘야 한다. 박지성 자신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문전 앞에서도 집중력과 결정력을 갖춰야 한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닷컴 심재희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프로야구] 이대호 쾅!… 삼성 콧대 꺾었다

    롯데가 이대호와 카림 가르시아의 2점 홈런 등 강력한 ‘창’으로 삼성의 ‘방패’를 꿰뚫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롯데는 8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장단 12안타를 폭발,9-5로 낙승을 거뒀다.7승2패가 된 롯데는 SK와 삼성(이상 6승3패)을 한 경기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 장원준은 5이닝 동안 4안타 4실점했지만 타선의 지원 덕에 2승째를 챙겼다. 반면 삼성의 선발 윤성환은 포수 진갑용이 파울볼을 잡았다가 떨어뜨리는 등 보이지 않는 실책에 힘이 빠졌는지 4와3분의1이닝 동안 6안타 5실점으로 첫 패(1승)를 안았다. 롯데는 0-1로 뒤진 2회 2사 만루에서 박기혁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만든 뒤 3회 초 1사 2루에서 이대호의 왼쪽 장외 2점포로 3-1로 앞서나갔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영입하며 달라진 롯데의 진면목은 5회에 빛을 발했다. 한번 잡은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는 것. 좌전안타로 출루한 정수근은 포수 진갑용이 볼을 떨어뜨린 틈을 타 3루까지 내달렸고, 김주찬의 내야 안타로 홈을 밟았다. 이어 박현승과 이대호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가르시아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했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선 ‘예비역’ 조성환의 2타점 적시타가 터져 7-1까지 달아났다. 가르시아는 7-4로 앞선 7회 쐐기 2점포(4호)를 날려 홈런 선두에 나섰다.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새 역사를 쓰는 한화 송진우는 잠실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2006년 9월24일 롯데전 이후 1년6개월여 만에 첫 선발승을 따내며 최고령 선발승 기록을 42세 1개월23일로 늘렸다.덕분에 한화는 두산을 4-3으로 제압하고 원정 3연패를 끊었다.‘백약이 무효’인 두산은 6연패. 메이저리그 출신 김선우는 6이닝 동안 5안타 3실점으로 2패째를 기록, 한국 데뷔 첫 승을 다음 기회로 넘겼다. SK는 연장 10회 대타 모창민의 1점포로 KIA를 2-1로 누르고 5연승을 달렸다.KIA 선발투수 서재응(1패)은 8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지만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프로배구] 현대, 삼성과 4연속 ‘챔프맞짱’

    07∼08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은 결국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승자로 결정되게 됐다. 두 팀간의 챔피언 쟁탈전은 4시즌 연속이다. 6일 오후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플레이오프 최종 3차전은 현대캐피탈이 왜 2년 연속 디펜딩 챔피언인지를 확인시켜 준 경기였다. 세트스코어 3-1(17-25 25-19 25-23 25-19). 막판 집중력에서 앞선 현대캐피탈의 짜릿한 승리였다. 그리고 기흉수술을 무려 네 차례나 받은 박철우(12점)가 최대 승부처인 3세트에서 초인적 활약을 펼친 끝에 극적으로 만들어낸 승리였다. 한 경기씩 주고받은 뒤 PO 최종전에서 만난 이날 역시 1,2세트를 차례로 주고받았다. 이날의 최대 승부처 3세트. 대한항공은 신영수와 보비의 좌우 쌍포가 정신없이 터지며 11-2까지 내달렸다. 누구나 대한항공의 승리를 예감하고 있을 때 승부사 김호철 감독이 후인정과 로드리고를 빼고 재활중인 박철우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박철우는 언제 아팠냐는 듯 나오자마자 오른쪽 공격을 성공시키는 등 공격을 주도해 18-17 턱밑까지 야금야금 따라붙으며 대역전극을 예고했다. 다시 21-17까지 벌어졌다가 송인석(13점)과 하경민(7점), 박철우의 공격과 상대 보비의 결정적 범실을 묶어 22-22를 만들었다. 다시 박철우의 공격으로 23-22 경기를 뒤집은 뒤 송인석의 공격 2개로 25-22 극적 승리를 만들어냈다. 박철우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3세트에만 8득점, 공격성공률은 무려 80%에 달했다. 초반은 대한항공도 나쁘지 않았다. 1세트는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23)의 부채살 토스워크가 빛났다. 왼쪽의 신영수(11점), 장광균(15점), 오른쪽의 보비(26점), 그리고 가운데 진상헌(5점) 등을 가리지 않고 뻗어나갔다.25-17 손쉬운 승리. 그리고 2세트는 김호철 감독의 신경전이 먹혔다.0-0 대한항공 보비의 첫 공격이 터치아웃 판정으로 나오자 김 감독은 비디오판독을 요구해 판정을 되돌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대한항공이 급격히 흔들렸고 현대캐피탈은 로드리고(9점)와 후인정(13점)을 앞세워 25-19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3세트를 극적으로 승리한 뒤 승부는 급격히 현대캐피탈 쪽으로 쏠렸다.4세트에서도 5-1,8-3까지 앞서나간 뒤 25-19로 마무리했다. 대한항공 선수들은 눈물을 훔쳤지만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1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프로야구] ‘괴물’ 류현진 완투… 한화 첫승

    [프로야구] ‘괴물’ 류현진 완투… 한화 첫승

    출발이 부진했던 ‘괴물’ 류현진(21·한화)이 생애 열 번째 완투승으로 팀의 개막 최다인 5연패를 끊었다. 류현진은 4일 대전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의 경기에서 9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3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아 4-1 승리를 이끌었다. 에이스답게 위기에서 빛난 류현진은 2006년 18승, 지난해 17승에 이어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사냥을 향한 첫 걸음을 뗐다. 최고 구속 148㎞의 속구를 앞세운 류현진은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 상대 타선을 주물렀다. 지난달 29일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5이닝 동안 볼넷을 7개나 남발하고 5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짊어진 뒤 나왔던 우려를 말끔하게 벗는 쾌투였다. 한화의 덕 클락은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팀의 점수를 모두 책임지며 류현진을 도왔다. 클락은 0-0으로 맞선 3회 말 무사 1·3루에서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8회 2사 1·2루에서 두 번째 투수 문현정의 체인지업(132㎞)을 오른쪽 담장으로 넘겨 3타점을 올렸다. KIA 장성호는 7회 초 2사 뒤 1점포를 터뜨리며 역대 11번째로 800타점을 이뤘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메이저리그 출신 호세 리마는 7과 3분의2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으로 역투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첫 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롯데는 잠실에서 정수근의 주루플레이에 힘입어 6-4로 역전승,5승1패로 삼성과 공동 1위에 올랐다. 정수근은 3-2로 앞선 8회 초 1사에서 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를 훔치다 상대 선발 봉중근의 악송구를 틈타 3루까지 내달렸다. 이어 박현승의 내야 안타 때 과감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귀중한 결승점을 얻어냈다. 돌아온 롯데의 스타 마해영은 2회 시즌 2호 1점포로 개인 통산 1600안타를 이뤘다. 역대 네 번째.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우리 히어로즈의 초반 기세도 무서웠다. 대구에서 히어로즈는 이현승의 생애 첫 선발승에 힘입어 개막 6연승을 노린 삼성을 3-1로 제압하고 파죽의 4연승을 달렸다. 프로 3년차 이현승(25)은 데뷔 첫 선발 출전에서 5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3안타 4볼넷 1실점으로 첫 승을 챙겼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여자배구 ‘GS칼텍스 시대’ 떴다

    ‘명가(名家)의 부활…드라마같은 역전 우승으로 징크스는 계속됐고, 무적함대는 무너졌다.’ GS칼텍스가 29일 홈구장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07∼08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3승1패를 거두며 프로 창단 이후 첫 정상에 올랐다.이로써 GS칼텍스는 지난해 10월 코보컵에 이어 정규리그까지 휩쓸며 ‘흥국생명의 시대’가 저물고 ‘GS칼텍스 시대’가 시작됐음을 온 몸으로 알렸다. 또한 90년대 9연패 등 여자배구를 평정했던 호남정유의 ‘명가 핏줄’이 다시 살아났음을 선언했다. 기적같은 대역전 우승 드라마를 연출한 GS칼텍스의 뒷심은 시즌 막판부터 서서히 예고됐다. 이희완 감독이 위암 수술을 받으며 지휘봉을 이성희 수석코치에게 물려주고 한때 6연패 수렁까지 빠지는 등 정규리그에서 막바지까지 한국도로공사와 플레이오프 진출 한 자리를 놓고 다투다 힘겹게 3위에 턱걸이한 GS칼텍스였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올라온 뒤 팀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2위 KT&G를 2연승으로 완파한 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무적함대’ 흥국생명에 먼저 1패를 당했지만 이후 3경기를 내리 따내며 거침없이 우승까지 내달렸다. 특히 힘겹게 투병 중인 이희완 감독은 우승 축포를 쏘아올린 날 인천도원체육관을 찾아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는 등 우승의 감격을 함께 누렸다.이와 동시에 GS칼텍스는 1차전 패배 뒤 우승을 거둬 지난 2005년 프로배구 여자부 출범 이후 네 시즌 연속 ‘1차전 승리팀 우승불가 징크스’는 이어가게 됐다.자유계약선수(FA)로서 지난 시즌 현대건설에서 GS칼텍스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정대영(27)은 3차전,4차전 고비마다 ‘우승 청부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기자단투표에서 19표를 받아 6표에 그친 하께우 다실바(30)를 제치고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영예도 더불어 차지했다. 반면 정규시즌에서 단 4패(24승)만을 당하며 당대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던 흥국생명은 챔피언전에서도 김연경(20)-황연주(22)-마리(24) 등이 분전했으나 GS칼텍스의 거침없는 공세 앞에서 팀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고 분위기를 추스려줄 베테랑 주축 선수의 부재로 무너지고 말았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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