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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노인과 한강/주원규 소설가

    [문화마당] 노인과 한강/주원규 소설가

    우연의 일치였을까. 하루 동안 생면부지의 어르신과 세 번 이상 함께한 적이 있다. 10월, 청명한 가을날 이른 아침 한강공원 산책로를 함께 걷던 어르신을 만났다. 한참을 같은 길, 같은 방향을 걸었지만 목적은 달랐다. 어르신의 목적지는 산책로 마지막에 위치한 교회의 무료 급식버스였다. 이른 시간대임에도 아침밥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았다. 주로 어르신들과 동년배들로 보였다. 오전 8시. 동호대교를 건너는 지하철 3호선, 그곳에서 어르신을 다시 만났다. 어르신은 지하철 안을 오가며 무료신문을 수거하고 계셨다. 혼잡한 시간대여서 그런지 출근길 승객들이 눈살을 찡그리는 일이 벌어지곤 해 지켜보는 필자의 마음이 괜스레 불안하기도 했다. 놀랍게도 정오를 넘긴 시간에 어르신을 다시 만났다. 종로3가 3, 5호선 환승역 계단에서였다. 어르신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앉은 수많은 어르신들 중의 한 명으로 존재했다. 어르신을 비롯해 모인 분들은 특별한 약속이나 뚜렷한 목적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딱히 모여 있을 만한 장소를 찾지 못해 모여 있다는 느낌이었다. 어르신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늦은 저녁 한강공원에서 어르신을 다시 만났다. 어르신은 급식버스를 기다리지도, 폐지를 줍지도 않으셨다. 산책로 부근 벤치에 앉아 어둑한 한강의 깊고 푸른 물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렇게 어르신과 필자의 하루가 지나갔다. 아마도 어르신은 다음 날, 그 다음 날도 비슷한 일과를 반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관의 시선으로 어르신들의 노후생활을 바라보자는 건 결코 아니다. 필자가 만난 어르신의 일상이 모든 노인들의 일상을 대표하는 것 역시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응어리 같은 질문이 남는다. 고단한 하루를 견뎌낸 노인이 바라본 한강은 어떤 의미일지에 대해 말이다. 속단하긴 어렵지만 광속의 서울시 한복판을 살아가는 어르신들에게 한강은 보람과 뿌듯함만이 아닌 슬픈 소외의 상징이 되어 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반세기 만에 세계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메트로폴리스로 성장한 서울은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통해 실제적 경제성장과 그에 걸맞은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었다. 이러한 한강의 기적이 가능하게 된 중심엔 의심의 여지없이 지하철에서 무료신문을 줍고 종로3가에서 시간을 보내고 고독한 눈빛으로 한강공원 벤치에서 하루를 보내는 어르신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오늘의 한강은 그러한 어르신들의 땀과 노력을 부러 외면하거나 지나치게 무심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물론 이러한 인상을 지우기 위한 사회적 차원에서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단지 복지사각지대로 밀려난 어르신들의 생존권 보장이나 일괄적인 복지수준 개선에 대한 문제로만 접근해선 곤란하다고 본다. 밥의 문제가 아니라 정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에게 그들의 땀과 노력이 결코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는 진심어린 고백, 그에 따르는 정서적·감성적 쉼을 허락할 수 있는 포용력의 확대는 결국 서울시 전체가 한강의 기적을 단순한 경제 성장의 전리품이 아닌, 따뜻한 감성 연대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확산이 있을 때만 가능할 수 있다. 한강이 더 이상 어르신들에게 소외의 의미로 다가오지 않도록 하는 서울시민 모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단순히 한강의 기적에 대한 어르신들의 치적을 기념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일구어낸 한강의 기적을 이제는 더불어 함께하는 여유와 따스함으로 끌어안는 생각의 전환 말이다. 예기치 않게 서울시민은 이달 말 시장을 다시 선출하게 되었다. 시정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어르신들이 한강을 쓸쓸하게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일을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는 시장이 선출되길 바랄 뿐이다. 지금도 한강공원 벤치 어딘가에 앉아 시간을 보낼 어르신 역시 필자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 고려선박서 목간 발굴… 삼별초, 태안 앞바다서 깨어나다

    고려선박서 목간 발굴… 삼별초, 태안 앞바다서 깨어나다

    ‘난행량’(難行梁)이라고 불렸던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馬島) 해역에서는 무수히 많은 배가 침몰했다. 마도 뱃길은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조세뿐 아니라 곡물을 나르는 배가 다니던 길이었기에 한국 고고학의 보물 터가 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6일 마도 해역에서 수중 발굴 조사 중인 마도 3호선에서 인양된 287점의 유물을 소개했다. 그동안 마도 해역에서는 태안선, 마도 1호선, 마도 2호선의 발굴이 이루어져 완벽한 형태의 고려청자 매병이 발견되는 등 국내 고고학계를 흥분시켰다. 마도 3호선에서 나온 여러 유물 가운데 삼별초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목간(木簡·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 문자 기록을 위해 사용하던 물품 꼬리표)이 가장 눈길을 끈다. 몽골의 침략에 끝까지 저항했던 삼별초는 그동안 별초의 지휘관이 7~8품의 하급 무반(武班)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마도3호선의 목간에서 ‘우삼번별초도령시랑’(右三番別抄都領侍郞)이란 글이 발굴됐다. 이를 통해 삼별초가 좌·우 각 3번으로 나뉘었다는 구체적인 증거와 별초의 지휘관이 4품의 시랑(장군과 같은 품계)도 맡았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고려 무신정권의 사병’이란 평이 없지 않았던 삼별초가 장군을 맡았다는 사실을 통해 그들의 항쟁 의식이 더 빛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 성낙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은 “삼별초의 실체를 정확하게 밝힐 수 있는 획기적인 사료”라고 평가했다. 최충헌에서 시작한 최씨 무신정권을 타도한 김준(金俊)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유물도 포함돼 이채를 띤다. 목간 가운데 앞면에 ‘事審令公主宅上’, 뒷면에 ‘○○生四十合伍一缸玄禮’(○는 표기 불능 글자)라는 글자가 확인된다. ‘사심관인 김 영공 댁 앞으로 보내는 홍합 젓갈과 날 것 40항아리 합 51항아리. 현례’라는 뜻이다. 다른 수취인에 비해 수령할 화물이 압도적으로 많아 김 영공이 월등한 권력자임을 알 수 있다. ‘사심관 김 영공’은 바로 최씨 무신정권 60년에 종지부를 찍은 당시 무신정권 최고실력자 김준이다. 영공(令公)은 고려시대 왕실 제왕(諸王)에게만 붙이던 극존칭이며, 다른 목간에 보이는 ‘택상’(宅上), 즉 누구누구 댁 앞이라는 표기로 만족하지 못하고 ‘주택상’(主宅上)이라고 했다. ‘김 영공님 댁 앞으로 보내는 물건’이라는 뜻이다. 당시 김준의 권력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마도 3호선은 길이 12m에 너비 8m, 깊이 2.5m가량이며 현재까지 수중 발굴된 고려 선박 중에서는 보존상태가 가장 좋다. 그동안 발굴된 적이 없는 배의 이물과 고물, 돛대와 이를 고정하는 구조 등이 완전하게 남아 있어 고려시대 선박 구조의 전모도 밝힐 수 있게 됐다. 주요 화물은 젓갈, 말린 생선, 육포, 볍씨 등 먹을거리가 주를 이룬다. 말린 홍합, 생전복, 전복젓갈 등도 항아리에 담겨 있었다. 사어(沙魚)라고 적힌 목간이 있어 상어도 보냈음을 알 수 있다. 홍합 털과 거대한 사슴뿔도 다량 나왔는데 지혈제 등 약재로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눈길을 끄는 것은 47점의 장기돌. 현재 쓰는 초(楚)나 한(漢) 대신 장군(將軍)이라고 새겨진 장기돌과 차(車), 포(包), 졸(卒) 등이 뚜렷이 새겨진 검은색 조약돌은 고려 선원의 생활에 대한 무한한 상상을 자극한다. 마도 3호선의 발굴 조사는 이달 말까지 이루어질 예정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오피스텔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 분양

    현대산업개발은 25일 서울 은평뉴타운 내 오피스텔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의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 분양에 나선다. 지하 4층 지상 27층 전용면적 20~54㎡ 총 814가구로 꾸며진다. 은평뉴타운 안에 위치하고 있어 교통은 물론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임대수요가 풍부한 것이 장점이다.분양가는 3.3㎡당 900원대 초반이며 입주는 2013년 11월 예정이다. 오는 29~30일 이틀 동안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이파크 갤러리(2호선 삼성역 2번 출구) 모델하우스에서 청약접수를 받는다. 서울 은평구 갈현동 3호선 연신내역(7번 출구)에는 분양 홍보관이 마련돼 있다. 문의 (02)383-7600.
  • [구 의정 탐방] 종로구의회

    [구 의정 탐방] 종로구의회

    “주민 불편이 있는 곳엔 우리가 먼저 간다.” 종로구의회 의원 11명은 유별나게 현장을 좋아한다. 의정활동 직후인 지난해 8월 북악팔각정을 찾아 지하주차장 방수 및 지상 녹지 조성 공사를 둘러봤다. 지하주차장 천장 균열로 녹슨 물이 차량을 더럽히고, 화장실에선 악취를 풍긴다는 말을 듣자마자 점검에 나섰다. 이렇게 똘똘 뭉친 덕분에 6대 구의원 전부가 지난 1년 동안 20차례나 현장을 함께 방문했다. 같은 기간 5대와 비교하면 3배를 웃돈다. 오금남 의장을 필두로 최경애·안재홍·현택정·박노섭·이숙연·김복동·이상근·정인훈·강민경·경점순 의원 등 11명은 취임 초부터 앉아서 주민을 기다리기보다 현장 확인을 통해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생산적인 의회상을 마련하는 데 뜻을 모았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의원들 스스로 각오를 되새겼다. 구 집행부의 주요 정책이나 사업도 현장에서 직접 설명을 듣고 주민들에게 의견을 구하기도 한다. 사직로 8차로에 횡단보도를 설치한 게 대표적이다. 그 전에는 사직로를 남북으로 건너려면 200m 떨어진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이나 사직공원 앞 지하보도를 이용해야 했다. 그래서 어린이와 노약자는 물론 비장애 주민들도 불편이 컸다. 그동안 의회를 중심으로 정부와 경찰청에 두 차례나 건의문을 보내 횡단보도 설치를 요구했지만 서울경찰청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에서 번번이 부결됐다. 하지만 구의원들은 굽히지 않았다. 경찰청에 주민들의 진정서를 내고, 경찰 관계자들과 꾸준히 협의해 결국 과속·신호위반 단속 카메라 설치를 조건으로 서울경찰청 최종 승인을 이끌어 냈다. 지난 4월에는 경기 고양시에 있는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 시설을 찾아 처리 현황과 사업효과 등을 파악하기도 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설로, 고양시에서 철거를 요구하며 행정대집행을 통보하는 등 갈등의 불씨였다. 하루에 음식물 쓰레기 85t을 이곳에서 처리하는 종로구로서는 ‘발등의 불’이었다.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문제였지만 의원들은 고양시의회 의장 등을 만나 문제 해결을 꾀했다. 집행부끼리 날 선 신경전과 공방이 끊이지 않았지만, 논의의 공간을 만들고 대화의 실마리를 찾는 데 구의원들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의회는 앞으로 고궁과 문화재 등이 밀집한 지역 특성을 고려해 문화·관광 산업을 진흥하고, 종로를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만드는 데도 힘을 쏟기로 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2) 서울 문묘 명륜당 은행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2) 서울 문묘 명륜당 은행나무

    무릇 모든 생명은 그와 관계 맺는 대상에 의해 의미가 드러난다.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의미와 가치를 지어내는 건 아무것도 없다. 누구와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존재자의 가치는 가늠된다. 나무도 그렇다. 큰 덩치로 높지거니 솟아오른 나무라고 무조건 높은 가치를 가지는 게 아니다. 바라보는 사람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거목이라 해도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다. 나무 줄기를 통해 떠나온 고향 마을의 게으른 황소 울음을 들을 수 있는 누군가가 그늘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에야 비로소 나무는 제 가치를 드러낸다. 그때라야 나무는 고향이 되고, 풍요 혹은 지혜의 상징이 된다. 모든 생명은 그렇게 더불어 살아가며 스스로의 가치를 짓는다. 생명의 이치가 그렇다. ●고향이자 학교의 상징이 된 은행나무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정문을 들어서면 우리나라 유학의 전당인 문묘 구역이 나온다. 그 문묘의 명륜당 앞마당에는 400살쯤 된 은행나무가 있다. 이 대학의 정문 주변 풍광을 압도하는 거목이다. “도시락을 먹기에 은행나무 그늘만 한 곳이 없었어요. 그늘도 좋지만, 은행나무 가까이에는 해충도 들지 않거든요. 지금은 나무 주위에 울타리를 쳤지만, 그때는 울타리가 없어서 좋았죠. 도시락이 아니어도 나무가 좋아서 짬 날 때마다 찾아와 고향을 떠올리곤 했어요.” 성균관대를 다니며 명륜당 은행나무 그늘에서 청춘을 보냈다는 홍보팀 최영록(54)위원의 이야기다. 남도의 고향을 떠나 낯선 고장에서 그리운 고향을 떠올릴 수 있는 곳은 오직 은행나무뿐이었다고 한다. 나무는 그에게 고향이었고, 평화였다. 은행나무를 찾는 건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었다. 나무는 보고 싶은 어머니의 따뜻한 품이었다. 최 위원의 대학 시절 추억의 배경에는 자연스레 은행나무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 명륜당 은행나무는 최 위원에게뿐 아니라, 우리나라 유학의 역사 속에서 매우 중요한 배경이기도 하다. 조선 초기부터 대표적인 유학의 교육기관 역할을 한 문묘의 랜드마크로, 문묘의 역사뿐 아니라 우리나라 유학의 긴 역사를 지켜온 나무인 까닭이다. 은행나무는 유학이 들어오기 전부터 널리 심어 키운 나무다. 은행나무가 유학의 상징처럼 여겨진 것은 유학의 시조인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에서 가르침을 베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부터다. 은행나무 그늘을 ‘행단’(杏壇)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래서다. 향교와 서원과 같은 유학 관련 건물에서 자연스레 은행나무를 많이 심은 이유이기도 하다. 명륜당 은행나무도 그와 같은 이유로 심은 나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유주 눈길 끌어 명륜당과 대성전을 포함한 문묘 구역의 건물은 태조 7년(1398)에 처음 세웠지만 두 차례의 화재로 모두 타버렸다. 지금의 건물은 임진왜란 후인 1602년에 새로 지은 것이고, 이 은행나무도 그때 심었다고 한다. 400년 넘게 우리나라 유학의 전당을 지켜온 한 쌍의 은행나무는 21m쯤의 높이로 자랐다. 줄기 둘레도 7m나 되는 거목이다. 웅장하게 자란 이 나무가 드리우는 그늘은 명륜당의 너른 앞마당을 가득 채울 만큼 넓다. 은행나무 그늘 아래에 오순도순 모여서 점심 도시락을 나눠 먹는 젊은 대학생들의 풍경이 빛 바랜 사진 되어 정겹게 떠오른다. 오래 전 명륜당에 드나들던 젊은 유생들도 그랬으리라는 짐작이 뒤따른다. 웅장한 자태의 이 나무에서는 은행나무의 별다른 특징도 관찰할 수 있어 흥미롭다. 유주라고 하는 은행나무의 특별한 현상이 그것이다. 유주는 오래된 은행나무의 가지에서 땅을 향해 아래쪽으로 자라는 돌기를 가리킨다. 가지처럼 보이는 이 돌기는 공기 중에서 호흡하는 뿌리로, 식물학에서는 기근(氣根)이라고 부르는 독특한 부분이다. 은행나무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지만, 그리 희귀한 건 아니다. 명륜당 은행나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유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여서 눈길을 끈다. 이 나무에 달린 여러 개의 유주 가운데 큰 것은 70㎝를 넘는다. ●선비들 제사 지낸 후 열매 맺지 않아 성(性)을 전환한 나무라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원래 이 나무는 열매를 많이 맺는 암나무였다. 가을 바람 깊어지면 나무에서 떨어지는 열매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고 한다. 명륜당 주위를 뒤덮었을 은행의 고약한 냄새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은행을 주우러 명륜당에 찾아오는 마을 사람들의 법석이 이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을 게다. 당대 최고의 교육기관이지만, 면학 분위기는 망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선비들은 나무 앞에서 제사를 올렸다. 이 은행나무를 열매를 맺지 않는 수나무가 되게 해달라는 바람을 담은 제사였다. 어이없는 제사였지만, 이듬해부터 나무는 열매를 맺지 않는 수나무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다. “다른 직장에 다니다 다시 학교로 돌아오던 때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게 은행나무였어요. 대학 때 그랬던 것처럼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었죠. 모든 생각 다 내려놓고 노란 낙엽 위에 드러눕고 싶었어요. 서울 시내에서 고향을 느낄 수 있는 나무는 우리 은행나무가 유일하지 싶어요.” 나무에서 고향을 느끼는 사람이 어디 그이뿐이랴. 누구라도 고향을 생각하면 어김없이 마을 어귀의 커다란 나무를 먼저 떠올리게 마련이다. 사람의 마음에 따라 나무는 고향도 되고, 풍요의 상징도 된다. 명륜당 은행나무는 그렇게 사람과 더불어 살며 제 가치를 지키는 법을 침묵으로 가르치는 지혜의 나무다. 글 사진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서울 종로구 명륜동 3가 53 성균관대 구내. 성균관대를 가려면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이나 3호선 안국역을 이용하면 되지만, 은행나무는 이 대학의 정문 쪽에 있으니, 혜화역을 이용하는 게 낫다. 혜화역 4번 출구로 나와서 왼쪽으로 이어진 상가 길로 200m 남짓 걸어가면 성균관대입구 사거리가 나온다. 길을 건너 학교 쪽으로 250m 가면 왼쪽으로 정문이 나온다.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명륜당이 있다.
  • 대전·대덕 도시철도 노선 싸움 정쟁 양상

    대전·대덕 도시철도 노선 싸움 정쟁 양상

    대전시 행정이 정치판으로 변질되고 있다. 관할 자치구와 대전도시철도 2호선 노선 문제를 놓고 비난전에다 홍보 전단지를 살포하는 등 선거전과 다름없는 행위를 서슴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4일 시에 따르면 정용기 대덕구청장이 지난 3일 시청 기자실에서 “시가 최근 보름간 15차례 보복감사를 벌여 직원들이 일할 수 없을 정도”라고 성토하자 최두선 시 감사관이 “보복감사가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설전을 벌였다. 정 구청장은 “도시철도 2호선 시 노선 반대 현수막은 유성구와 서구에서도 걸었는데 왜 대덕구만 감사하느냐.”고 따지고 염홍철 시장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감사가 계속되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겠다.”고 압박했다. 시·구의 갈등은 2호선에 대해 대전시가 진잠~유성 순환선을, 대덕구가 진잠에서 법동과 회덕역 등 대덕 통과 노선을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시는 지난달 30일 국토해양부에 시 노선대로 2호선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다. 시는 지난달 중순 시내 자치구들이 반발하자 홍보 전단지 60만부를 제작, 배포했다. 1770만원을 들여 만든 4쪽짜리 전단지에서 시는 정부의 충청권 철도가 건설되면 도시철도 3호선 역할을 해 2호선이 대덕구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강변했다. 결정되지도 않은 충청권 철도 역 위치도까지 끼워 넣었다. 그러자 대전경실련이 성명을 내고 “이 철도는 도시철도처럼 이용할 수 있는 여객수송 전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광진 사무처장은 “대전의 미래를 결정할 중대한 사업을 놓고 시가 제대로 된 시민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 주장과 왜곡을 일삼으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는 또 대덕구가 전단지 배포를 거부하자 아르바이트생 등을 동원해 대덕구에 3만 5000여부를 직접 뿌리는 집요함도 보였다. 대덕구가 이에 반발, 반론 전단지 7만 5000여부를 제작해 배포하면서 갈등은 더욱 확산됐다. 시장에 대한 간부 공무원의 ‘과잉충성’도 입방아에 올랐다. 최근 모 지방일간지 칼럼에서 정모 충남대 교수는 “염 시장이 승부조작 사건으로 풍비박산이 된 프로축구 대전시티즌 사장에 전문가가 아닌 측근 인사를 앉히고, 도시철도 2호선 노선 결정 과정에서도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한, 독선적인 리더십을 휘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염 시장은 즉각 트위터에 “정 교수의 비판을 인정한다.”고 밝혔으나 간부 공무원인 이모(4급)씨는 시 홈페이지에서 정 교수를 비판하고 시의 2호선 건설방식을 옹호했다. 이씨는 도시철도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 이를 놓고 시 내부에서조차 “시장에 대한 충성발언” 등 입소문이 파다하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기획국장은 “이런 소모적 분쟁이 시민들의 피해로 돌아간다는 점을 대전시가 아는지 궁금하다.”라고 쏘아붙였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황춘하 서대문구의회 의장 “시간 걸려도 설득… 소통이 제1원칙이죠”

    황춘하 서대문구의회 의장 “시간 걸려도 설득… 소통이 제1원칙이죠”

    ‘사랑은 두 사람이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황춘하(46) 서대문구의회 의장의 말은 이런 여운을 남겼다. 생텍쥐페리 작품 ‘어린왕자’의 한 구절을 떠올린다. 황 의장은 취임 후 1년간 줄곧 당(黨) 대 당(黨), 집행부-의회끼리 대립과 반목의 시선보다, 격론을 벌일지언정 진정성이 통하는 소통을 제1원칙으로 세우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려고 애썼다. “우리만의 색깔을 내기보다 서로의 생각을 듣고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조례를 제정할 때도 반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설득하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시간은 걸리더라도, 박차고 나가기보다 수용하는 용기를 보여줬어요.” 황 의장은 개성이 강한 의회조직에서 중간자 역할을 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일례로 제6대 1기 제179회 임시회 예산결산위원장을 같은 당인 민주당 의원을 추천하는 관례를 뒤집고 한나라당 의원을 추천했다. 어느 당 출신이 맡느냐보다 적임자가 누구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젊은 의장이 자세를 낮추니 관록있는 의원들도 무상급식을 발의할 때 젊은 의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주민들에게 의회를 개방한 점은 집행부 견제 측면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하루에 5~6차례 주민과 대화하며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했다. 집행부에 의견을 개진해 지하철 3호선 홍제역 엘리베이터 설치, 홍은1동 보건분소 설치 등을 관철하기도 했다. 그의 소신은 집행부를 대할 때도 변함이 없었다. 구민을 위한 행정이라면 함께 보조를 맞출 수 있다는 소신이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구룡·화훼마을 520여가구 침수 “무허가 수리 엄두 못내다가 결국…”

    ‘부자동네의 대명사’ 타워팰리스가 내다보이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지난 27일 오전 대모산에서 흘러내려온 흙탕물이 판자촌인 이 마을을 휩쓸었다. 전체 1200여가구 가운데 513가구가 흙탕물 파도를 맞았다. 10가구 가운데 4가구꼴로 피해를 당한 셈이다. 무허가인 탓에 하수구 시설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유입된 물이 하수구로 배수되지 못하고 그대로 방안까지 들어왔다. 흙탕물이 방안에서 무릎 높이로 넘실거렸다. 28일 오락가락하는 빗속에서 주민들은 당장 입을 옷을 세탁하고, 이불에 뭍은 진흙을 털어내다 이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주민 이혜정(48·여)씨는 “어제(27일) 오후에는 집안으로 물이 허벅지까지 들어차 가전제품과 옷, 이불 등이 진흙과 뒤엉켜버렸다.”고 말했다. 이씨는 “어떻게 손을 대려 해도 댈 수가 없다.”면서 “진흙탕이 된 집을 물로 청소하고 싶어도 물이 역류할까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장지동 화훼마을 역시 이번 폭우의 직격탄을 맞았다. 나무 판자로 지붕을 막고 비닐과 차광막으로 덮어놓은 부실한 집은 시간당 100㎜ 안팎의 빗물을 견딜 수 없었다. 이 마을 10여가구의 지붕에서 빗물이 줄줄 새는 바람에 집 안이 물바다로 변했다. 주민들은 세숫대야와 양동이로 빗물을 받아내고 있지만, 집이 무너지지 않을까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한 주민은 “무허가 건물이라 집을 조립식 건물로 교체하고 싶어도 구청이 허가를 내 주지 않았다.”면서 “지붕을 수리하고 싶어도 비용이 100만원은 족히 들어 엄두를 못 냈는데, 결국 이렇게 돼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주택 침수와 산사태 우려 등으로 서울 1060명(759가구), 경기 3441명(2697가구) 등 모두 4566명(34 80가구)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농경지 645㏊가 침수됐다. 전국 11만 6716가구가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경기 남양주 국도 43호선과 청계천, 한강 잠수교 등 도로 32개 구간이 통제됐고, 경원선(소요산∼신탄리역)과 경의선(문산∼도라산역) 운행이 중단됐다. 서울 한성여중 등 52개교와 강동교육지원청 등이 천장 누수, 벽체 균열, 지하실 침수, 옹벽·절개지 붕괴 등의 피해를 겪었다. 경기 일산고의 담장이 붕괴됐고, 고양 삼송초교와 고양외고는 각각 담장·음수대 붕괴, 지하 침수로 인해 접근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예술의전당과 국립국악원은 29일까지 모든 공연과 행사를 취소했다. 국립국악원은 30일 상설공연 ‘토요명품공연’부터 정상적으로 운영할 예정이고, 이날 창경궁에서 열리는 ‘국립국악원이 여는 창경궁의 아침’도 예정대로 진행된다. 한편 서울시에서 재개발·재건축 등이 벌어지는 45곳은 이번 폭우로 공사가 모두 멈춘 상태였지만 별다른 사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김진아·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강남대로 ‘거친 계곡’ 돌변… 우면산아파트 산사태 ‘날벼락’

    강남대로 ‘거친 계곡’ 돌변… 우면산아파트 산사태 ‘날벼락’

    27일 오전 서울 전역이 최악의 물난리를 겪었다. 특히 ‘100년 만의 물 폭탄’을 맞은 관악구과 강남·서초구 등 서울 남부의 도로 곳곳은 거대한 수로로 변했다. 우면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인근 마을이 토사에 파묻히면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강남] 오전 9시를 전후해 물 피해가 집중된 서울 강남 지역은 황토색 바다와 같았다. 출근길 회사원들은 버스 안에서 두려움에 넋을 잃었고, 거센 물살에 신발을 잃어버린 시민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오전 9시 30분, 지하철 2호선 강남역 4번 출구 앞 인도에는 출근 시간을 훌쩍 넘긴 회사원 십여명이 모여 망연자실 하늘만 쳐다봤다. 그들은 폭 10m의 도로 건너편에 바로 회사를 두고도 길을 건너지 못했다. 물바다를 눈앞에 둔 시민들이 지하철 출구를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인근 인도도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대학생 최유나(22·여)씨는 “영어학원에 가려고 강남역으로 왔는데 밖으로 나갈 수도, 다시 지하철을 타러 내려갈 수도 없어 40분째 꼼짝없이 갇혀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 출구 부근 인도 쪽으로 어지럽게 주차된 승용차에는 창문까지 흙탕물이 넘실댔다. 차를 끌고 나온 시민 중 일부는 차를 포기하고 빠져나와 근처 건물 안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역삼동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던 직장인 강탁주(51)씨는 “이대로 더 가다가는 차도 서고, 나도 꼼짝없이 갇힐 것만 같아 우선 몸만 빠져나왔다.”며 허탈해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 대치동 대치사거리는 성인 허리 높이까지 빗물이 차올랐다. 이 바람에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인근 아파트 지하상가가 모두 물에 잠기는 등 큰 피해가 잇따랐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북쪽으로 난 출입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구가 물에 잠겨 고립됐다. 대치사거리 도로가에 세워져 있던 승용차 12대가 지붕만 수면 위로 드러낸 채 잠겨 마치 ‘섬’을 연상케 했다. 강남 일대 기업들은 서둘러 직원들을 귀가시키는 등 조기 퇴근 러시도 이어졌다. 역삼동 푸르덴셜타워에 위치한 LIG넥스원은 전 직원에게 오후 3시 이후 자율 퇴근을 지시했다. 이 같은 조치로 강남권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이 분산된 데다 상당수가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하면서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없었다. [우면산] 해발 293m의 우면산을 끼고 있는 서울 방배동·우면동 일대의 전원마을, 형촌마을, 송동마을 등은 마을 전체가 거대한 진흙탕으로 변했다. 관악구에는 100년 만에 최대인 시간당 113㎜의 국지성 호우가 쏟아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전 8시 30분쯤 우면산에서 폭 60m, 길이 120m 규모의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과 차들을 덮치면서 17명의 사망자를 냈다. 서울 방배3동 R아파트는 우면산에서 쏟아진 흙더미가 아파트 4층 높이까지 차올랐다. 이 바람에 4명의 사망자가 나고 수십채의 가옥이 파손됐다. 많은 양의 흙더미가 순간적으로 쏟아져 들어와 아파트 1층은 아예 현관문을 열 수 없었다. 피하지 못한 위층 주민들은 창문 밖으로 수건을 흔들며 구조를 요청했다. 이 아파트 2층에 사는 최모(57·여)씨는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데 ‘와장창’ 하는 소리와 함께 베란다 창문이 깨지면서 흙과 나무더미가 쓸려 들어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구조에 나선 경찰과 소방 당국 관계자들은 높이 쌓인 토사 때문에 내부로 진입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오전 9시쯤 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7명이 사망했다. 오후 7시 현재 가옥 20채가 여전히 토사에 묻혀 있다.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군인 400여명과 경찰, 소방 당국은 추가 매몰자를 찾기 위해 밤늦도록 구조작업을 벌였다. 이날 수방사는 병력 1300여명과 장비 38대를, 서울경찰청은 3300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해 서울 지역 재해 복구 작업을 지원했다. 서울 우면동 형촌마을도 우면산에서 쏟아져 내린 토사에 60여 가구가 파묻혔다. 우면산 산사태로 교육방송 EBS도 방송센터 스튜디오에 흙이 쏟아져 들어와 오후 1시 52분부터 약 15분가량 방송 송출이 중단되기도 했다. 또 서울과 경기의 초·중·고교 53곳을 비롯해 교육기관 60곳이 침수되거나 붕괴되는 피해를 입었다. [강북] 서울 중심부와 강북 쪽에서도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해 추석 폭우 때 물에 잠겨 시민들의 비난을 샀던 광화문 일대는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물에 잠겼다. 오전 한때 광화문 일대 시청 방향 5개 차로 가운데 3개 차로가 침수돼 심각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동화면세점 앞 도로는 흙탕물이 무릎까지 차 넘쳤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측은 “피해 상황이 계속 신고되고 있어 추가 인명·재산 피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윤샘이나·김진아기자 sam@seoul.co.kr
  • 집중 폭우에 강남은 거대한 강이었다

     시간당 최고 100㎜의 집중 호우가 내린 강남은 도심의 도로가 강으로 변하는 등 한때 고립됐다.  27일 강남구청과 트위터 등 SNS 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지하철 3호선 대치역사거리와 인근 도로가 물에 잠겼다. 한때 어른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  은마아파트를 둘러싼 반경 100m내의 도로가 모두 물에 잠겼고 북문 한곳을 제외하고 단지로 진입하는 길이 침수됐다. 많은 고급 주택가들이 피해를 입었다. 물이 차 엘리베이터 가동이 중단되는 곳도 있었다.  인근 학원가는 피해가 커지자 휴강에 돌입한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수강생들에 전송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옥수역 귀신 만화 섬뜩 ”무서운 입체 손…막차 타기 겁나”

    옥수역 귀신 만화 섬뜩 ”무서운 입체 손…막차 타기 겁나”

    옥수역 귀신이 포털 검색어에 올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옥수역 귀신은 21일 네이버 웹툰 페이지에 게재된 공포 만화 시리즈의 다섯번째 이야기로, 실화로 착각할 만큼 섬뜩한 무서움을 준다. 이야기는 지하철 3호선 옥수역에서 막차를 기다리던 한 남성이 술에 취한 여성을 발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남성은 우스꽝스럽게 비틀거리는 여성을 휴대폰으로 커뮤니티 사이트에 중계한다. “예쁘냐”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쏟아지고 사진을 올리라고 아우성이다. 비틀거리다가 벽에 이마를 부딪힌 여성은 피를 흘리면서도 쓰러질듯 휘청거리며 계속 걸어다닌다. 남성이 올린 사진을 본 네티즌이 “피묻은 손이 여자 머리를 선로쪽으로 끌어당기고 있다”고 댓글을 단다. 자세히 보니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게 아니라 선로 쪽으로 끌려가지 않으려고 낑낑거리고 있는 모습이라는 것. 선로 쪽으로 다가간 이 여성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남성은 “보러 간다”는 글을 남기고 선로 쪽으로 다가간다. 이어 막차가 진입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선로를 바라보던 남성은 “으~악”하고 비명을 지른다. 선로 바닥에 피 흔적이 보이더니 거기서 커다란 3D 입체 손이 불쑥 튀어나온다. 다음날 ‘옥수역에서로 젊은 남녀가 자살했다’는 기사가 전해진다. 옥수역 귀신 만화에 네티즌들은 “3D손 정말 놀랐다”, “옥수동 귀신 보다 간 떨어질뻔 혼자 보면 안돼”, “옥수역 무서워 못가겠다”, “끔찍하다 실화같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옥수동 귀신 지나친 공포 조장…주민 피해 우려

    옥수동 귀신 지나친 공포 조장…주민 피해 우려

    옥수동 귀신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면서 주민 피해 가능성이 지적됐다. 옥수동 귀신은 옥수역 귀신과 함께 이틀째 포털 검색어에 올라 네티즌의 관심을 끌었다. 옥수역 귀신은 21일 네이버 웹툰 페이지에 게재된 공포 만화 시리즈의 다섯번째 이야기로, 실화로 착각할 만큼 섬뜩한 무서움을 준다. 옥수역 귀신 만화에 네티즌들은 “3D손 정말 놀랐다”, “옥수동 귀신 보다 간 떨어질뻔 혼자 보면 안돼”, “옥수역 무서워 못가겠다” 등 놀라움을 표시하며 일부에선 “옥수동 주민들 무섭겠다”, “지나친 공포 조장땐 주민피해 우려”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옥수동 귀신 이야기는 지하철 3호선 옥수역에서 막차를 기다리던 한 남성이 술에 취한 여성을 발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남성은 우스꽝스럽게 비틀거리는 여성을 휴대폰으로 커뮤니티 사이트에 중계한다. “예쁘냐”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쏟아지고 사진을 올리라고 아우성이다. 비틀거리다가 벽에 이마를 부딪힌 여성은 피를 흘리면서도 쓰러질듯 휘청거리며 계속 걸어다닌다. 남성이 올린 사진을 본 네티즌이 “피묻은 손이 여자 머리를 선로쪽으로 끌어당기고 있다”고 댓글을 단다. 자세히 보니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게 아니라 선로 쪽으로 끌려가지 않으려고 낑낑거리고 있는 모습이라는 것. 선로 쪽으로 다가간 이 여성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남성은 “보러 간다”는 글을 남기고 선로 쪽으로 다가간다. 이어 막차가 진입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선로를 바라보던 남성은 “으~악”하고 비명을 지른다. 선로 바닥에 피 흔적이 보이더니 거기서 커다란 3D 입체 손이 불쑥 튀어나온다. 다음날 ‘옥수역에서로 젊은 남녀가 자살했다’는 기사가 전해지면서 실감을 더해줘 마치 실화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부동산플러스]

    퇴계원 어울림 아파트 잔여분 분양 금호건설은 경기 남양주시 퇴계원의 ‘신별내 퇴계원 어울림’ 아파트 잔여분을 분양 중이다. 지하 3층, 지상 13∼18층 9개동, 578가구로 구성됐다. 주택형은 전용면적 84㎡ 440가구, 101㎡ 102가구, 125㎡ 18가구, 128㎡ 18가구 등으로 전체 공급물량의 76%가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으로 이뤄졌다. 퇴뫼산 자락에 위치해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단지 앞의 왕숙천 조망이 가능하다. 자연지형을 이용한 데크형 설계로 지상 주차장을 최소화해 공원화하는 등 친환경 단지로 꾸며진다. 입주는 오는 2012년 12월 예정. (031)556-3330. 은평뉴타운 내 아이파크 오피스텔 현대산업개발은 8월말 서울 은평뉴타운 내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 812실을 분양한다. 서울 은평구 일대에 6년 만에 첫 공급되는 오피스텔로 지하 4층 지상 27층, 전용면적 24~62㎡의 소형 주택으로 이뤄진다. 이 중 85% 이상이 초소형으로 구성되며, 42㎡(8실)와 54㎡(4실)형은 테라스도 제공된다. 서울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이 걸어서 4분 거리다. 또 서오릉 자연공원, 갈현 근린공원, 진관 근린공원 등도 가까워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췄다. 커뮤니티시설과 빌트인 시스템 등 최적의 임대 조건도 갖췄다는 게 분양사 측 설명이다. (02)383-7600.
  • ‘하루 1000원’ 자전거 무인대여 이용하세요

    ‘하루 1000원’ 자전거 무인대여 이용하세요

    서초구에 고유가 문제와 교통체증 문제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이 등장했다. 구는 6일 구청 광장에서 대중교통과 연계해 근거리를 이동한 뒤 반납하거나 레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인 ‘서초 바이크’ 오픈 행사를 개최했다. 이에 따라 구는 연구단지와 승객이 몰리는 지하철 3호선 양재·신분당선 매헌역, 바우뫼복지문화회관과 한강이 인접한 3호선 잠원역과 신반포아파트 114동 등 5곳에 공공자전거 100대를 배치해 운영한다. 캐나다 몬트리올의 빅시와 프랑스 파리의 벨리브 등 자전거 선진국에서 근거리 교통수단으로 시행하고 있는 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교통체증과 대기오염, 고유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도 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을 많이 갖췄지만, 주로 강변, 천변 등에 들여놓은 운동용이어서 도심 설치는 아직 드물다. 자전거 이용을 위해서는 구 공공자전거 홈페이지(scbike.seocho.go.kr)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자전거 대여소에서 간단한 전자확인을 거쳐 빌리거나 반납할 수 있다. 이용요금은 하루에 1000원(7일 3000원, 한달 5000원, 6개월 1만 5000원, 1년 3만원)으로 1회 기본대여시간은 1시간이며, 시간을 초과하였을 경우에는 30분당 1000원의 요금을 따로 받는다. 오픈 행사에 참여해 공공자전거 시승 및 자전거 대여 시연을 한 진익철 서초구청장은 “자전거이용 활성화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대에 걸맞은 정책으로, 이번 시범사업을 실시한 뒤 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향후 전 지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는 2009년 11월부터 2호선 사당·이수·내방·방배역 등 지하철역에 자전거 무료대여소를 열어 지금까지 3만 3000대의 이용실적을 거뒀다. 또 올해부터 무료대여소에 자전거 수리기술자를 배치해 1500대를 수리했다. 아울러 지난 1월 잠원로 1.7㎞구간 도로 양측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드는 등 인프라 확충에 애쓰고 있다. 주민과 어린이, 미취학 아동을 위해 안전운행 등을 알리기 위한 자전거교실도 운영 중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에스컬레이터 느리다고 얕보다간 큰일 나…고속터미널역서 6명 다쳐

     26일 오전 11시28분쯤 서울 서초구 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역 내부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에서 한 할머니가 넘어지자 연쇄적으로 밀리면서 유모(72·여)씨 등 6명이 다쳤다.  유씨 등 6명은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3호선을 운영 중인 메트로측은 “가동 중이던 에스컬레이터에 타고 있던 할머니가 넘어지는 바람에 타고 있던 시민들이 무더기로 넘어지면서 다쳤다.”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다시 보자! 고양 삼송지구”

    서울과 가장 가까운 택지개발지구인 경기 고양 삼송지구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영상단지인 ‘브로멕스’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도입이 확정 발표되는 등 서울 접근성이 더욱 높아졌다. 506만 9000㎡ 규모의 신도시급 택지지구인 삼송지구는 북한산 자락에 위치해 있다. 서울에서 불과 10분여 거리에 있지만 풍부한 주변 녹지공간과 공원 등으로 전원생활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서울 접근성도 크게 개선된다. 지하철 3호선이 삼송지구를 관통해 삼송~종로까지 20분대, 강남까지 30~40분대에 갈 수 있다. 분양가는 3.3㎡당 1000만~1200만원으로 은평뉴타운보다 최대 600만원까지 낮다. A15블록의 ‘계룡리슈빌’은 지하철 3호선 원흥역(2013년 개통예정) 역세권 아파트로, 삼송지구 내 최고 커뮤니티 시설(6개월간 운영비 지원)을 자랑한다. 계약금도 10%, 중도금은 이자후불제이다. 북한산 조망이 가능하고, 단지 조경 및 녹지시설이 잘 어우러진 A17블록의 ‘동원로얄듀크’는 삼송역 역세권 아파트이다. 이 아파트는 최근 계약금을 20%에서 10%로 낮췄고, 계약금 10%와 1~3차 중도금은 잔금으로 이월했다. 상업지구와 맞붙어 있는 A5블록의 ‘우림필유 브로힐’은 뉴코리아 골프장 조망이 가능하다. 계약금은 10%(5%씩 분납 가능)이며 중도금 50% 무이자로 대출해 준다. 또 5층 이하 가구는 발코니를 무료로 확장해 준다. A8블록의 ‘고양삼송 아이파크’는 전 가구가 남향 위주로 배치됐으며, 골프장 조망이 뛰어나다. 지구 내 초·중·고교도 바로 인접해 있다. 계약금 5%에 중도금 이자후불제로 선착순으로 이사비용 1000만원을 선지급한다. A21, A22, A9블록 등 3곳에서 분양하고 있는 ‘호반베르디움’은 최근 아파트 계약이 부쩍 늘었다. 이 가운데 특급 골프장 조망이 가능한 A9블록은 계약금 정액제(1000만원)로, 일부 가구에 대해서는 중도금 무이자가 적용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양주 주민 20년 숙원사업 ‘청신호’

    양주 주민 20년 숙원사업 ‘청신호’

    경기 양주시가 주민들의 20년 숙원사업인 ‘답답한 교통’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양주는 서울과 의정부, 고양, 파주, 동두천, 연천, 포천 등 7개 시·군에 인접해 있으면서도 열악한 도로망 탓에 주민의 불편과 더딘 지역발전을 감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주는 서울의 도봉·노원·강북·중랑 등 4개 자치구와 경기의 의정부시, 동두천시, 남양주시, 구리시의 본가로, 이른바 ‘형님시’라고 불리는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 최근 국지도 39호선 확장과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사업이 해결 기미를 보이면서 기대감에 차있다. 이르면 내년 말쯤에 국지도 39호선 확장공사가 착공될 것으로 보여 경기 북부지역 주민들의 20년 숙원사업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경기도와 양주시는 곧 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예정이다. 양주시는 장흥면 교현리 송추에서 백석읍 홍죽리를 잇는 11.5㎞의 국지도 39호선 확장공사가 자질없이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10일 밝혔다. 송추 검문소와 홍죽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국지도 39호선은 폭 20m, 왕복 4차로로 건설되며 교량 13곳, 터널 3곳, 교차로 2곳 등이 포함된다. 양주시는 이 도로가 확장되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송추IC에서 홍죽 산업단지까지 소요시간이 1시간에서 20분 이하로 크게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주민 편의를 위해 기존 민자 고속도로처럼 일정기간 통행료를 징수하지 않고, 개통직후부터 무료로 운영한다. 이와 관련, 양주시는 민자로 건설되면 30년간 통행료를 내야 돼 주민들의 부담이 크고 이용률도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신도시 개발이익금을 활용한 새 방안을 제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사의 사업비는 건설비와 보상비 등 총 4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신도시 개발이익을 선투자하는 방식으로 조달한다. 양해각서에는 국지도 39호선 확장공사와 관련된 토지보상비 약 1300억원을 경기도가 부담하고, 나머지 사업비 3200억원은 ㈜건남개발이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양주시는 백석지구 인근 138만여㎡에 3만 가구, 9만 8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신도시를 조성함으로써, 이에 따른 수익금을 앞당겨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신도시의 규모는 파주 교하보다 두 배 이상이다. 국지도 39호선은 본래 송추~동두천 도로로, 확장공사 타당성 조사에서 공사비 대비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공사 추진에 차질을 빚어 왔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건남개발이 양주시의 백석지구 도시개발사업 제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개발에 따른 수익금을 국지도 39호선 확장에 먼저 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규모 백석지구 개발권을 건남개발이 독점하는 데 따른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건남개발 측이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먼저 해결해 주고 양주시 측의 신뢰를 얻고 있어 이후 진행 과정에 탄력이 붙은 것이다. 국지도 39호선은 양주시에서 서울외곽순환도로 송추IC를 연결하는 최단거리 도로이지만 화물차량 등 대형차량의 통행이 불가능해 차량들이 우회도로를 이용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양주시는 경기북부 남·북축 도로망이 열악한 상황에서 재정여건 등이 시원치 않아 숙원사업을 미룰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국지도 39호선이 개설되면 양주시 검준 산업단지를 비롯한 양주·동두천지역의 기업들의 물류수송이 원활해져 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홍죽 산업단지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 중소기업들의 입주가 늘어나고, 양주·동두천·연천지역에서 서울외곽순환도로 진입이 쉬워져 북부지역 주민들의 교통 불편이 해소되면서 지역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주시 관계자는 “송추~홍죽 연결도로는 국도 3호선과 함께 서울, 양주, 동두천, 고양, 파주 등을 연결하는 광역노선이 될 것”이라면서 “산업단지와 택지개발지구의 교통수요를 처리해 지역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이번 주말 남산골한옥마을서 카네이션 만들어볼까

    이번 주말 남산골한옥마을서 카네이션 만들어볼까

     이번 주 토·일요일 남산골한옥마을에 가면 다양한 가족사랑 축제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서울시는 어버이 날을 맞아 7,8일 이틀동안 남산골한옥마을에서 부모님과 함께 하는 가족사랑 축제를 펼친다. 판소리, 민요 등 국악 콘서트와 퓨전국악 공연, 음악회, 효문화 황토마임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공연이 준비된다.  또 가족들이 함께 하는 카네이션 만들기와 가훈 써주기, 비눗방울 놀이 등 체험행사도 진행된다. 남산골한옥마을은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 근처에 있다. 한옥마을 행사를 즐긴 뒤 인근의 남산 길을 가족과 함께 걸으며 봄의 정취를 즐기는 것도 좋다. 동국대 후문 등을 통해 남산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29) 남해 창선도 왕후박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29) 남해 창선도 왕후박나무

    28일, 466년 전 이순신 장군이 이 땅에 태어난 날 아침이다. 긴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민족의 귀감인 장군의 흔적이나마 찾아 보전하려는 노력은 오랫동안 계속돼 왔다. 그중에 ‘이순신 나무’로 불리는 나무도 있다. 경남 남해군의 작은 섬 창선도 대벽리의 단항마을 바닷가에 서있는 왕후박나무가 그 나무다. 단항마을은 통영의 한산도에서부터 여수에 이르는 한려수도의 중간쯤에 위치한 바닷가 마을로, 노량해전 때, 이순신 장군이 혁혁한 전공(戰功)을 세운 곳이다. 마을 어귀에 서 있는 한 그루의 왕후박나무는 이순신 장군의 흔적으로 오랫동안 마을의 자존심으로 살아남았다. ●용왕이 어부에게 보내준 씨앗서 싹 터 이 왕후박나무는 아주 오랜 옛날, 바다의 용왕이 보내준 나무다. 그때 이 마을에 살던 늙은 부부가 어느 날 마을 앞 바다에서 매우 큰 물고기를 잡았다. 워낙 큰 물고기여서, 부부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잔치를 벌이기로 하고, 모두 모인 자리에서 물고기의 배를 갈랐다. 그 물고기의 배 안에서 이상한 씨앗 하나가 나왔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이 씨앗은 바닷가 깊은 곳의 용왕이 보내준 선물이라며 마을 들판의 양지바른 자리에 심어 키우기로 했다. 씨앗은 새싹을 틔우고 무럭무럭 자라나 마을의 상징처럼 우람하게 잘 자랐다. 사람들은 고기잡이 하는 어부를 보호하는 나무라고 생각하고, 해마다 음력 3월 10일에 제사를 올렸다. 용왕이 보내준 나무이니, 나무에 올리는 제사는 곧 용왕께 올리는 제사라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긴 세월이 흘러 지금 9m 가까이 자란 나무는 마치 납작한 공을 덮어놓은 듯한 푸근한 모양으로 아름답게 자랐다. 나뭇가지는 키보다 훨씬 넓게 펼쳤다. 동서로 21.2m, 남북으로 18.3m에 이를 만큼 넓게 펼친 나무 그늘은 마을 사람 모두가 들어서도 남을 만큼 널찍하다. “옛날에는 훨씬 더 컸는데, 10여년 전쯤에 태풍을 맞아서 큰 가지가 부러졌어요. 그때 키가 조금 작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이만큼 멋있는 나무가 어디 있겠어요? 얼마 전에 우리 민박집에 머물던 한 아저씨가 있었는데, 그 양반은 하루 종일 이 나무만 바라보고 있다가 ‘남해에 와서 이 나무 하나로 본전 다 뽑았다.’고 하더라고요.” 마을 앞 포구에 몰려 든 조개잡이 배에서 걷어올린 바지락, 피조개 등을 바삐 나르는 임시 장터에서 만난 바닷가 민박집 아주머니 이야기다. 나무가 좋아 나무 아래 산다는 아주머니는 민박집 이름도 아예 ‘후박나무 민박’이라고 붙였다. ●이순신 장군이 전열을 정비한 그늘 왕후박나무는 후박나무와 같은 종류의 나무로, 잎 모양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일반인으로서는 구별이 불가능하다. 학자에 따라 두 나무를 같은 나무로 보아야 한다고도 주장하는 이 나무는 울릉도와 남해안의 바닷가에서만 자라는 상록성의 나무다. 후박나무는 분명 우리 토종의 나무인데, 일본에서 들여온 나무를 후박나무로 잘못 부르는 경우가 있다. 5월쯤에 가지 끝에서 목련을 닮은 하얀 꽃을 소담하게 피우는 낙엽성 나무로, 본래 이름은 ‘일본목련’이다. 무려 40㎝나 되는 넓은 잎을 가진 이 나무에서 후덕한 인심을 연상하고 ‘후박나무’라는 이름과 나무의 이미지가 잘 어우러진다고 생각한 탓이다. 또 이 나무 껍질을 약재로 쓸 때의 이름이 ‘후박’인 탓도 있다. 특히 우리 시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후박나무나, 중부 지방에서 부르는 후박나무는 십중팔구 일본목련이다. 남해 창선도 왕후박나무는 일본목련과 달리 지름 1㎝도 안되는 작은 꽃이 핀다. 천연기념물 제299호인 이 나무에 ‘이순신 나무’라는 별명이 붙은 건 400년 전. 정유재란(1597)의 마지막 전투였던 노량해전이 이 마을 앞바다에서 치열하게 벌어지던 때였다. 당시 이순신은 군함 500척으로 왜군과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었다. 이때 단항마을에 잠복했던 장군은 주변에 무성하게 숲을 이룬 대나무를 꺾어내 작은 배에 가득 싣고 불을 질렀다. 불이 붙자 대나무는 마디가 터지면서 마치 대포를 쏘는 듯한 큰 소리를 냈다. 이순신 함대의 동정을 엿보던 왜군은 끝없이 이어지는 포성에 주눅이 들어 줄행랑을 놓았다고 한다. 왜군이 모두 물러간 뒤, 장군은 여유있게 해안에 상륙하여 이 왕후박나무 그늘 아래에 모여 쉬면서 전열을 정비하고 다음 전략을 세웠다. 마을 사람들은 승전을 축하하고, 장군을 성원하는 마음으로 제가끔 푸짐한 음식을 내와서 군인들을 성원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이순신 장군이 전공을 세우고 쉬어 간 나무라는 자부심으로 이 왕후박나무를 이전보다 더 살갑게 돌봤다. 용왕이 보내준 이 신령한 나무를 아예 ‘이순신 나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우리 민족 모두가 돌아봐야 할 나무 “옛날에는 나무 앞에서 해마다 풍어제를 지냈는데, 지금은 안 지내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그런 거 안 하잖아요. 그래도 이 나무가 신성한 나무라는 건 다 알고 있어서, 둘씩 셋씩 모여서 나무에 저마다 무슨 기도를 하는지 자주 찾아온답니다.” 나무 앞의 완두콩밭에서 김을 매던 아낙은 구경하러 오는 사람도 많고 때로는 소원을 빌기 위해 제물을 차려셔 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아낙의 이야기를 증거하기라도 하듯, 콩밭 가장자리의 둔덕에 앉아 아낙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지나가던 자동차가 나무 앞에 멈춰선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중년의 한 남자가 내려 넋을 놓고 나무를 바라보더니 휴대전화로 사진을 몇 장 찍고는 돌아간다. “농사 일이 한가해지는 여름에는 마을 사람들이 나무 주변에서 풀뽑기를 하지요. 하지만 우리 마을 사람들이 보살피지 않아도 군에서 잘 보호하고 있어요.” 더듬더듬 풀어내는 아낙의 이야기에는 ‘이순신 장군의 혼이 담긴 이 왕후박나무야말로 온 나라 사람들이 소중하게 가꿔야 할 나무 아니겠느냐’는 극진한 자부심이 담겨있다. 아낙의 자부심을 타고 흘러온 봄바람이 푸근하게 펼친 나뭇가지 품으로 흐뭇이 파고 들었다. 글 사진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경남 남해군 창선면 대벽리 669-1. 남해고속국도의 사천나들목으로 나가서 사천공항 방면의 국도 3호선을 이용해 21㎞ 쯤 가면 삼천포대교가 나온다. 대교를 건너자마자 나오는 단항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단항마을 쪽으로 간다. 바다를 끼고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을 따라 1.6㎞ 정도 가면 오른쪽으로 단항마을 경로당이 나오고, 이어서 새로 지은 모텔이 보인다. 모텔을 지나면 곧바로 언덕 아래 바닷가 쪽으로 나무가 보인다. 나무 가까이 자동차로 다가갈 수 있다.
  • 장충체육관 50년만에 리모델링

    장충체육관 50년만에 리모델링

    우리나라 최초의 실내경기장인 장충체육관이 개관 50년 만에 복합 문화체육시설로 탈바꿈한다. 장충체육관은 ‘박치기왕’ 김일(1929~2006) 선수의 프로레슬링 경기와 한국 프로 복싱 제1호 세계챔피언 김기수(1939~1997) 선수의 경기가 열린 추억의 스포츠 요람이다. 또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선출돼 ‘체육관 선거’의 산실로 불리며 오명을 날리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중구 장충동 2가에 있는 장충체육관을 체육 경기뿐만 아니라 뮤지컬 및 콘서트와 같은 공연이 가능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시는 236억원을 투입해 체육관을 지하 2층, 지상 3층, 연면적 1만 1373㎡ 규모로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연내 설계를 마치고 내년 4월 착공해 2013년 10월쯤 완공할 계획이다. 리모델링이 마무리되면 면적은 3074㎡, 관람석은 590석 늘어나 총 5248석이 된다. 리모델링되는 장충체육관은 지난해 12월 현상 설계공모를 통해 선정된 ‘구중운’(坵中雲·조감도·산언덕에 자리 잡은 구름)을 형상화한 건물이다. 1층에는 주경기장과 운영지원시설, 2~3층엔 관람실과 서비스시설, 지하 1층엔 복합문화시설, 지하 2층엔 보조경기장과 헬스장 등이 들어선다. 주경기장에는 각종 문화 공연을 열 수 있도록 이동이 가능한 수납식 좌석 1528개가 설치된다. 지붕은 지난해 중국 상하이 엑스포의 영국관과 비슷하게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환봉을 촘촘히 심어 고슴도치 모형으로 설계했다. 장충체육관은 1963년 2월 필리핀의 원조를 받아 문을 열었으나 시설이 노후화하고 경기장 바닥 길이가 36m로 협소해 체육경기(연간 71일)보다는 일반 행사(연간 169일) 장소로 자주 활용되고 있다. 시는 리모델링을 통해 바닥 길이가 55m로 19m 늘어나면 핸드볼(경기장 규격 48x24m)을 포함한 모든 실내 구기종목의 경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5번 출구와 직접 연결해 체육관으로 곧바로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안승일 문화관광기획관은 “장충체육관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이전하기보다는 고품격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이 같은 사업 계획을 짰다.”면서 “인근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성곽 코스 등과 연계해 스포츠 관광명소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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