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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력 갉아먹은 전지훈련, 컨디션도 VAR도 무방비…판엎어야 4년 뒤 ‘엄지척’

    전력 갉아먹은 전지훈련, 컨디션도 VAR도 무방비…판엎어야 4년 뒤 ‘엄지척’

    ‘한국 월드컵 축구는 왜 조별리그 3차전에 가서야 몸이 풀리는 현상이 반복되는 걸까.’선수들의 긴장도 문제, 위기의식의 발로 등 심리적 요인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분석은 “경기력은 일체의 준비 과정, 평가전 기획 등의 총체적 설계에 따라 좌우되는 것으로 이 설계에 허점이 있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스웨덴전서 컨디션 100% 끌어올리지 못해 김태륭(올리브크리에티브 스포츠 단장) SPOTV해설위원은 29일 “선수들의 컨디션 사이클을 잘못 맞춘 탓이 크다”고 단언했다. “스웨덴전에 역량을 집중해 준비했어야 했는데, 오스트리아 전지훈련과 세네갈 평가전 등 준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김대길(풋살연맹 회장) KBSN 해설위원의 지적도 비슷했다. 김 위원은 “오스트리아에 트레이닝 캠프를 꾸리는 과정이 가장 아쉬웠다”면서 “스페인 코치진이 투입되면서 의견 충돌이 있었고 이 때문에 스웨덴전에 전력을 100%로 끌어올리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국제 메이저대회 경험이 부족하다. 그래서 월드컵 무대에서 1, 2차전 하면서 뭔가 감을 잡고 알 만하면 조별리그가 끝나 버린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 미흡했던 것이 가장 큰 패착”이라고 말했다. ●최약체와 하나마나 한 평가전 그는 “예컨대 평가전을 할 때 우리 같은 아시아 약체가 경쟁력 있는 상대팀을 구하기 쉽지 않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심했다. 가상 멕시코 온두라스는 전력이 형편없었고 스웨덴 대비용인 볼리비아는 2진급 선수를 데려왔다”고 혀를 찼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브라질대회에서의 잘못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 문제”라고 쓴소리를 냈다. 신 교수는 “브라질월드컵도 멘탈 코칭, 캠프 환경, 이동거리에 따른 피로 누적 등 문제가 수두룩했는데 속을 들여다보면 이번에도 유사한 것들”이라면서 “독일전 승리가 이번 대회 실패의 본질을 가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준비 부족의 대표적 사례로 ‘비디오 판독’(VAR) 문제도 짚었는데, 이런 얘기였다.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축구 인기 부흥을 위해 상업적인 가치 를 도모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대회였다. 이 때문에 골 수가 늘어났고, 앞으로 16강부터 더 많은 골이 나올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실시간 경기분석을 해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관중을 위해 상업주의와 더불어 축구 경기 퀄리티를 향상시키려고 한 시도였다. 이는 곧 준비를 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우린 이것을 간과했다. 우리는 이번에 PK로 두 골을 내줬다. 그간 월드컵 무대에서 거의 없던 일이다. 이 VAR 대비를 얼마나 했는지 점검해야 한다.” ●2002년처럼 준비 기간 길었어야 4년 뒤 대비책은 체계적인 유소년 축구 육성부터 총체적인 축구협회 개혁까지 망라됐다. 이 가운데 일치된 주문은 감독 교체에 신중해 달라는 것이었다. 신 교수는 “우리는 16강 목표 달성을 위해 슈틸리케가 최장 기간 동안 감독으로 준비를 해 왔는데, 최종예선 도중 경질하고 신태용으로 교체했다”면서 “브라질 때도 조광래, 최강희, 홍명보로 이어지는 감독 교체 때문에 손실이 있었고 결과가 나빴는데 이번에도 되풀이됐다”고 꼬집었다. 김대길 위원도 “이제 감독이 결정되면 카타르월드컵 본선까지 팀을 이끌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대표팀 조직력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문제가 아니다. 2002년 월드컵을 돌아보면 준비한 시간이 상당히 길었다”고 짚었다. ●축구만으론 안 돼… 교육부터 바꿔라 일부 지적은 ‘국가 대항 축구는 그 사회의 총체적 역량’이라는 주장을 떠올리게 했다. 김태륭 위원은 “월드컵대회에서의 성적은 축구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교육부의 제도부터 축구협회의 업무 영역을 넘어서는 행정에 이르기까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K리그는 구단의 경제·정치적 상황에 따라 팀이 부침이 심하다”고도 꼬집었다. 이상윤(아프리카TV BJ)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사실 엄밀히 말해 이번 대회에서 세계 수준의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 준 아시아 팀은 일본뿐”이라면서 “‘세련되고 창의성 있는’ 플레이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미래 교통혁신기술 ‘올인’

    정부가 교통 혁신기술을 위한 연구개발(R&D)에 향후 10년간 9조 5800억원을 투자한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제2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국토교통 분야의 중장기 R&D 추진 전략을 제시하는 ‘제1차 국토교통과학기술 연구개발 종합 계획’을 확정했다. 이는 국토교통 과학기술에 관한 종합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중장기 투자 전략을 정하는 최상위 법정 종합 계획이다. 우선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 시티, 자율차, 드론과 그 기반 기술이 되는 공간 정보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 이를 위해 저전력·초소형·지능형 센서와 보안이 강화된 사물인터넷 광역 네트워크로 도시와 주거 공간 내 사람과 사물, 인프라를 연결하고 플랫폼을 통해 각종 서비스를 창출하는 방안을 개발한다. 5세대(5G) 기반 차량과 인프라를 연계하는 기술, 3차원 공간 정보에 다양한 현실 세계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가상 국토 공간 구축 기술도 개발한다. 전통적인 국토교통 산업에 첨단 기술을 입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연구도 수행된다. 3차원 건물정보모델링 기술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등 신기술을 융합해 설계와 시공, 유지 보수 등 건설 전반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연구한다. 하이퍼루프 초고속철도, 고정밀 항행안전시설 등을 개발해 기존 수송 체계를 혁신하고 스마트 물류 구현도 앞당길 계획이다. 재난·재해 예방, 친환경 생활 공간 조성 등 생활 밀착형 기술 개발도 적극 추진된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현재 79.6%인 선진국 대비 기술 수준을 2027년까지 85%로 높이고 재난·재해 피해액 및 교통사고 사망자 수 등 사회적 비용을 30% 줄인다는 계획이다. 세종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트럼프 “北 비핵화 서두르지 않겠다”… 속도조절 공식화

    트럼프 “北 비핵화 서두르지 않겠다”… 속도조절 공식화

    FT “폼페이오 내주 세 번째 방북” 6·12회담 후 첫 고위급접촉 주목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속도조절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노스다코타주 연설에서 북·미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언급하던 중 북한의 비핵화 과정을 ‘칠면조 요리’에 비유해 “(비핵화를) 서두르면 스토브에서 칠면조를 서둘러 꺼내는 것과 같다. 이제 요리가 되고 있고, 여러분들이 아주 만족할 것이지만 서두르면 안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서두를수록 나쁘고, 더 오래 할수록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 적은 있으나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3차 평양 방문이 다음주쯤 이뤄질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전했다. 미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한 FT는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 가기 위해 다음달 6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인도 외무부 장관과의 회담을 취소했다”면서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첫 고위급 실무접촉이 이뤄지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진행 중인 (북한과) 협의 세부 사항을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그것은 적당하지도 않고 우리가 바라는 최종 상태를 달성하는 데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속도조절론’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세부적인 비핵화 협상을 자신이 이끌고 있다고 재확인하면서 “이번 사안은 미국과 북한만의 이슈가 아니므로 (핵) 확산 전문가, 한국·아시아 전문가, 국무부와 국방부까지 여러 기관을 아울러 범정부 실무진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완전한 비핵화를 이야기할 때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해 왔다”면서 “북한은 우리의 요구를 명확히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군 유해 송환에 대해서는 “아직 유해를 물리적으로 넘겨받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유해를 넘겨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미군 유해를 돌려받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난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비핵화 문제를 빠르게 진행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로드맵 마련 등을 위한 후속 회담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 구체적인 초기 조치 제시 등 신속한 비핵화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이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후 자료에서 “매티스 장관과 중국 지도자들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에 북한이 CVID 후속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남중국해엔 한 해 3800조원이 흐른다… 그래서 사활 건 美·中

    [글로벌 인사이트] 남중국해엔 한 해 3800조원이 흐른다… 그래서 사활 건 美·中

    군사 전문가 상당수가 3차 세계대전 발발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으로 ‘남중국해’를 꼽고 있다. 이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무력시위로 이어지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해결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던 지난 5월, 중국은 소리소문 없이 남중국해 3개 인공섬에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군사적 요새를 구축하고 나섰다. 뒤통수를 맞은 미국은 미 태평양사령부의 명칭을 인도태평양사령부로 전격 교체했을 뿐 아니라 B52 전략폭격기의 전술 비행과 ‘항행의 자유 작전’ 그리고 중국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대만’과 군사훈련에 나서는 등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동원해 중국에 대한 반격 작전을 펼쳤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 갈등이나 충돌 위기를 마다하지 않고 전격적으로 대응하는 ‘남중국해’의 의미와 가치는 무엇일까.#이달 16일 남중국해 해역으로 미사일 세 발이 발사됐다. 각각 다른 방향과 고도에서 날아오는 무인기를 향해 중국군이 발사한 것이다. 무인기는 공중에서 산산조각 났다. 실전과 같은 이번 중국군의 훈련은 최근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의 남중국해 비행에 대한 직접적인 ‘항의’ 표시로 풀이된다. 중국이 지난 5월 24일 시사 군도 내 중국의 최대 군사기지인 우디섬에 HQ9 지대공미사일과 발사 차량, 레이더 등을 새로 배치했다. 앞서 5월 2일 군사기지로 조성한 인공섬인 수비 암초(주비자오), 미스치프 암초(메이지자오), 파이어리크로스 암초(융수자오)에 잉지12(YJ12) 대함미사일과 훙치9(HQ9) 지대공미사일을 기습적으로 배치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다. 중국이 군사기지화한 시사 군도와 난사 군도(스프래틀리 군도)의 암초 4곳에 2.6~3㎞ 길이의 활주로와 항공기 격납고 등도 구축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주요 거점 암초의 군사기지화를 완료하기 위한 인력과 무기 배치 등을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은 서방의 우방인 영국과 프랑스와 연합하며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실효적 지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대응에 대한 역대응, 도발에 대한 반격이다. 지난 4일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H 2대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20마일(약 32㎞)가량 떨어진 지점을 전술 비행하면서 남중국해를 관통했다. 또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고, 지금은 중국이 점유한 스카버러섬(황옌다오) 근처도 자유롭게 비행했다. 미군이 중국에 보란 듯 이례적으로 남중국해 깊숙이 발을 들이밀었다. 이는 지난 2일 싱가포르의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는 이웃 국가를 겁주고 협박하려는 의도”라면서 “미국은 계속 이 지역에 머무를 것”이라고 강조한 후 이뤄졌다. ●미·중 남중국해 갈등은 2010년 본격화 남중국해 분쟁은 중국과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공화국 등이 남중국해에 인접해 있는 해양 지형물에 대한 영유권과 해양 관할권을 주장하는 국가 간 해양영토분쟁이다. 이들 국가 간의 분쟁은 1945년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패하면서 남중국해에 힘의 공백이 생긴 게 발단이 됐다. 이에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이 영유권 확보에 나서면서, 한때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1974년과 1988년 중국은 베트남을 무력으로 몰아내고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군도를 차지했다. 여기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 건 2010년부터다. 그해 7월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클린턴 당시 미 국무장관이 “남중국해는 미국의 이해와 직결된 사안”이라면서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발언이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의 신호탄이 됐다. 미국은 유사시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군사기지를 쉽게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군사적으로 큰 위협으로 보지는 않지만, 이제는 직접적인 통제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월 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취임한 이후 군사기지화 속도가 점점 빨라져, 그대로 놔두면 멕시코 크기의 남중국해 해역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권이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남중국해는 대부분 암초와 산호초 등으로 이뤄진 작은 섬들로, 그 자체로서는 가치가 크지 않다. 분쟁 지역 중 점유 해역이 73만㎢로 가장 넓은 스프래틀리 군도의 도서 총면적조차 2.1㎢(축구장 크기의 약 3배)에 불과하다. 그러나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해역인 남중국해가 갖는 경제·안보·군사적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남중국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양 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약 2500종), 조사 기관이나 시기에 따라 편차는 있으나 대략 110억 배럴의 원유와 190조㎥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말라카·싱가포르 해협에서 대만 해협까지 포함돼 전 세계 해양 물류의 약 25%와 원유 수송량의 70% 이상 등 한 해 3조 40000억 달러(약 3782억조원)의 상품이 남중국해를 지나고 있으며 한국으로 향하는 원유 대부분도 남중국해를 거쳐 수송되고 있다. 이렇게 엄청난 해양 자원과 해양 교통의 핵심 거점이라는 이유로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를 독식하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실정이다.●위위구조 전법으로 중국 압박 중국의 남중국해 실효 지배력이 높아지자 미국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미국은 남중국해 분쟁에 일본과 호주뿐 아니라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연합(EU)을 끌어들이고 있다. EU도 교역 물품의 50%가 남중국해를 지나간다는 이유로 미국과 함께 ‘항행의 자유’ 작전에 힘을 보태면서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또 미국은 남중국해 군사화에 나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대만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과 대만 고위 공무원들의 상호 방문을 허용하는 대만여행법에 서명하면서 중국을 자극했다. 또 미국 정부는 조만간 항공모함을 보내 대만 해협을 항해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 항모가 가장 최근 대만 해협을 항해한 건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인 2007년이었다. 이에 중국은 ‘미국의 남중국해와 대만지역 군사 도발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미국과 분쟁을 벌이길 원하지 않지만 미국의 도발에는 반드시 반격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 사상이자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문은 “대만 해협이 국제 항로지만, 미군 군함이 이곳을 통과하는 것은 특별한 정치적 함의가 있다”면서 “이는 (미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처럼 미국이 대만과 군사적 협력에 나서는 것은 남중국해 견제를 위한 ‘위위구조’(圍魏救趙)의 전략으로 보인다. 위위구조는 전국시대 제나라가 위나라의 침공을 받은 조나라로부터 구원 요청을 받자, 구원병을 조나라에 직접 보내지 않고 위나라 수도를 포위하는 방식으로 조나라를 구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중국이 더 급하게 여기는 대만 문제를 건드려 중국의 남중국해 확장 전략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또 지난 20일 미국은 대만군과 합동군사훈련을 공식화하는 반면 중국의 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림팩) 참가는 금지하는 법안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상원이 지난 18일 통과시킨 ‘2019년 국방수권법안’(NDAA)에는 미군이 대만의 정례 군사훈련인 한광훈련 등에 참가하고, 대만도 미국 군사훈련에 참가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미군과 대만군 간 합동군사훈련을 공식화한 조치로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중국의 남중국해 지배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미국 정부는 대만의 무기 판매뿐 아니라 공동 군사훈련 등 다양한 압박에 나서고 있다”면서 “해군이 강한 미국이 중국의 남중국해 지배를 묵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文·푸틴 “대북 제재 완화되면 한·러·유럽 잇는 철도망 구축”

    文·푸틴 “대북 제재 완화되면 한·러·유럽 잇는 철도망 구축”

    北 나진-러 하산 철도 공동사업 등 협력 한·러, 한반도 종단철도 공동연구 지속 EAS 등 다자 지역협의체서 공감대 강조 남·북·러 3각협력의 新북방정책 강화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를 반영해 추진될 남·북·러 3각 협력, 특히 철도 부분이다. 대북 제재가 완화될 경우에 대비해 남북 경협의 교두보를 구축하는 한편, 남·북·러 협력을 통해 우리 경제의 영토를 넓히려는 문 대통령의 신(新)북방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러시아로선 푸틴 대통령이 공들여 온 신동방정책과도 궤를 같이 한다. 양측은 한국~러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과 관련, “‘우호적인 여건이 확보되는 대로’ 나진(북한)~하산(러시아) 철도 공동활용 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호적인 여건의 확보’란 비핵화 진전에 따른 대북 제재 완화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남·북·러는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하산, 동해 항로를 연결하는 물류 프로젝트를 추진했었다. 3차례에 걸친 시범운송이 진행됐다. 서시베리아 광산에서 채굴한 석탄을 화물열차에 실어 나진항으로 옮긴 후 벌크선으로 동해항을 통해 광양·포항항에 입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같은 해 3월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가 채택되자 박근혜 정부는 이를 중단했다. 한·러는 또한 시베리아대륙횡단철도망(TSR)과 한반도종단철도(TKR)의 연결 관련 공동연구를 위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하원 연설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국이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신속하게 추진키로 한 것은 지난해 9월 두 정상이 합의했던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FTA 공동연구와 무관치 않다. 한·EAEU FTA의 물꼬를 트기 위해 우선 양국 간 서비스·투자 협상부터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2015년 러시아 주도로 출범한 EAEU는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를 회원국으로 뒀으며, 인구 1억 8000만명, 세계 천연가스의 20%, 석유 매장량의 15%를 보유했다. 양 정상은 또한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및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공동노력을 하기로 했다. 아·태 지역의 전략적 측면을 논의하는 장으로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아세안+한·중·일·미·러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다자 지역협의체에서의 협력에 공감했다. 한편, 전날 연설에서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푸시킨을 거론하며 딱딱한 분위기를 풀었던 문 대통령은 이날 비즈니스포럼에서도 이들을 또 언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것이며,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라는 톨스토이의 글을 인용했다.김정숙 여사도 짬을 내 대문호가 20여년간 머물며 ‘부활’, ‘어둠의 집’ 등을 집필했던 모스크바 시내 ‘톨스토이의 집’을 방문했다. 김 여사는 “학창 시절 톨스토이의 작품을 읽으며 느꼈던 뜨거운 인류애와 휴머니즘이 생각난다”면서 “방문해 보니 작가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트럼프 “北 ‘전면적 비핵화’ 이미 진행 중”… 김정은, 시진핑 만난 뒤 비핵화 뜸들이기

    트럼프 “北 대형실험장 4곳 폭파” 美당국자들 “회담 후 실험장 폭파 없어” 잇단 앞서가는 발언으로 北 우회 압박 미군 유해 송환은 “받았다”→“오는 중” 실무자 北파견 뒤 다음주 중 시작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중요한 것은 (북한의) ‘전면적’ 비핵화이며 이미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최대한 빨리 북측과 비핵화 세부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는 등 미 정부가 북한의 ‘빠른 비핵화’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첫 번째가 ‘우리는 즉각적으로 북한의 전면적 비핵화를 시작한다’는 것”이라면서 “북한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뤄냈으며 북한과 관계가 매우 좋다”고 말했다. 그는 공동성명에 담긴 ‘완전한 비핵화’와 비슷한 의미로 ‘전면적 비핵화’란 단어를 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들(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중단했고 엔진 실험장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이미 대형 실험장 가운데 한 곳을 폭파했다. 사실 그것은 실제로는 실험장 네 곳이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험장 네 곳이 어디인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북측과 접촉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북한 측 인사와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미측은 빠른 세부협상을 원하고 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방중이 끝난 만큼 다음주 북·미 고위급회담 개최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자화자찬했지만 북한은 회담 이후 열흘간 실질적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뜸들이기’만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핵·미사일에 정통한 미 당국자들은 로이터통신에 “지난 12일 북·미 회담 이후 북한이 실험장을 해체한 새로운 움직임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시설 네 곳은 풍계리 핵실험장과 평안북도 이하리 미사일 발사대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즉 북한이 정상회담 전에 폐쇄한 시설을 재차 언급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풍계리 핵실험장의 2번, 4번, 3번 갱도를 차례로 폭파했다. 1번 갱도는 2006년 1차 핵실험 때 사용된 뒤 폐쇄된 상태였다. 북한은 지난달 중순에는 중거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사용한 이하리 미사일 발사대 일부를 파괴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파괴되고 있는 엔진 실험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폐쇄할 것이라고 예고한 북한의 미사일 엔진 실험장이나 다른 실험장을 염두에 둔 발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이날 위성사진 분석 결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연구·시험발사 장소로 활용돼 온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이날까지 뚜렷한 해체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38노스는 이뿐 아니라 북한 내 미사일 관련 시설 8곳에서도 해체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회의에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한의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과 관련해 “북한은 우리의 위대한 영웅들의 유해를 이미 보냈거나 보내는 과정 중에 있다. 유해들은 이미 돌아오는 과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연설에서 “우리는 유해를 돌려받았다. 이미 오늘 200구의 유해가 송환됐다”고 말한 것과 비교하면 시제를 모호하게 바꾼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 관리 2명은 로이터에 “북한이 수일 이내에 미군 유해를 보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직 송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미 국방부 ‘실종자 및 전쟁포로 담당처’(DPMO) 실무자들이 21일 북한에 파견된 것으로 알려져 송환 절차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이르면 다음주에 송환 작업이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다소 앞서가는 발언들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듯하면서도 북한과의 후속 협상을 조기에 개최하려는 제스처로 보인다. 한·미 군당국은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군사연습을 사실상 중단하기로 하고 상황에 따라 다른 훈련도 중단할 것임을 천명했다. ‘당근’을 던지면서 북한을 재촉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북한이 아직 뚜렷한 반응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지난 19~20일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차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중국의 힘을 업게 되자 태도를 또 바꾼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트럼프 “폼페이오, 北 갔을지 몰라” 농담… 방북 초읽기?

    국무부 “접촉 계속” 비핵화 물밑협상 시사 6·12 북·미 정상회담의 세부 협상을 위한 북·미 고위급회담이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늦어도 다음주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3차 방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폼페이오 장관을 가리키며 “북한에 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는 북한에서 매우 많은 시간을 보내 여기에서 보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는 농담 섞인 발언이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메시지로 워싱턴 정가는 해석했다. 한 소식통은 “전날도 특유의 화법으로 미군 유해 송환을 언급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하지만 북·미 고위급회담이 언제 시작될지는 정확하게 확정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현 시점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북한) 방문이나 회담 일정 등에 관해 발표할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나워트 대변인은 “북한과의 접촉은 계속되고 있다”고 언급, 폼페이오 장관이 아닌 실무 수준의 북·미 간 대화는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속도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3차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의 구체적인 행동을 미룬 채 미군 유해 송환 등 비핵화와 관련이 없는 조치에만 나서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역할은 비핵화 등에 대한 후속 조치 협상이지만, 미군 유해 송환 일정에 맞춰 방북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지난 5월 2차 방북에서 미국인 억류자 3명을 데리고 귀환했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文·푸틴 “대북 제재 완화되면 한·러·유럽 잇는 철도망 구축”

    文·푸틴 “대북 제재 완화되면 한·러·유럽 잇는 철도망 구축”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합의한 공동성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를 반영한 남·북·러 3각 협력, 특히 철도 협력 부분이다. 대북 제재가 순차적으로 완화될 경우 남북 경협의 교두보를 구축하는 동시에 남·북·러 3각 협력을 통해 우리 경제의 영토를 넓히려는 신(新)북방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양측은 한국~러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과 관련, “‘우호적인 여건이 확보되는 대로’ 나진(북한)~하산(러시아) 철도 공동 활용 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철도 사업에서 협력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호적인 여건의 확보’란 비핵화 진전에 따른 대북 제재 완화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남·북·러 3국은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하산, 동해 항로를 연결하는 물류 프로젝트를 추진했었다. 3차례에 걸친 시범운송이 진행됐다. 서시베리아 광산에서 채굴한 석탄을 화물열차에 실어 나진항으로 옮긴 후 벌크선에 실어 동해항을 통해 광양항과 포항항에 입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곧이은 장거리 로켓 발사로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가 같은 해 3월 채택되자 박근혜 정부는 이를 중단했다.  한·러는 공동성명에서 시베리아대륙횡단철도망(TSR)과 한반도종단철도(TKR)의 연결 관련 공동연구를 위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하원 연설에서 “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및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이를 위한 공동노력을 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또한 아·태 지역의 전략적 측면을 논의하는 장으로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아세안+한·중·일·미·러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다양한 다자 지역협의체에서의 협력에 공감했다. 두 정상은 4·27 남북 정상회담 직후 통화(29일)에서도 “남·북·러 3각 협력이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에 도움이 되고 다자 안보체제로까지 발전할 필요가 있다”며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한편 전날 하원 연설에서 러시아의 대문호인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푸시킨을 거론하며 딱딱한 분위기를 풀었던 문 대통령은 이날 양국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비즈니스포럼에서는 이들을 또 한번 언급하는 동시에 러시아 출신의 위대한 작곡가인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를 거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것이며,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톨스토이)라는 글귀를 꺼낸 뒤 “지금 만나고 있는 양국의 경제인이 앞으로 러시아와 한국의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 갈 주역이다. 서로 간에 우정과 신뢰를 쌓고 경제협력 기회도 많이 찾으시기 바란다”고 밝혀 호응을 끌어 냈다.  김정숙 여사도 이날 일정이 빈 틈을 이용해 톨스토이가 20여년간 머물며 ‘부활’, ‘어둠의 집’ 등을 집필했던 ‘톨스토이의 집’을 방문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폼페이오 ‘당근’, 볼턴 ‘채찍’… 美, 신속한 비핵화 압박 전략

    볼턴 “생화학무기 포기” 또 강조 새주 방러… 미러 정상회담 논의 북·중 밀착, 북미 세부협상 변수 ‘핵 전문’ NSC 백악관 참모 사임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20일(현지시간) 6·12 북·미 정상회담 전후로 이어졌던 침묵을 깨고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이행을 촉구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에서 “길게 늘어지고 지연되는 (북·미) 회담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북한도 빨리 움직이기를 원해야 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행동을 압박했다. 볼턴 보좌관은 또 “대통령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핵무기 프로그램과 생화학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고 국제적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지 결정적이고 극적인 선택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면서 “그러면 매우 다른 미래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미사일뿐 아니라 생화학무기까지 폐기 대상임을 거듭 분명히 한 것이다. 잠잠했던 볼턴 보좌관의 재등장은 김 위원장의 3차 방중과 그에 따른 북·중 밀착이 북·미 간 후속 비핵화 세부 협상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협상력 극대화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북 압박 카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은 아직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협상 카운터파트 등에 대한 답을 주지 않는 등 비핵화 세부 협상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미 협상의 최고 책임자인 폼페이오 장관이 대북 압박에 나서는 것은 후속 협상을 앞두고 부담이 있기 때문에 볼턴 보좌관이 총대를 멘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볼턴 보좌관의 압박은 ‘당근과 채찍’ 전략을 통해 협상 주도권을 높이기 위한 폼페이오 장관과의 역할 분담 차원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비핵화의 실질적 행동에 나서기 전까지 볼턴 보좌관의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정가는 또 볼턴 보좌관이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증거를 보일 때까지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거듭 밝힌 것에 주목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비핵화의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다면 제재 해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볼턴 보좌관이 기존에 주장했던 ‘선 비핵화, 후 보상’ 원칙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다음달 11~12일로 예정된 미·러 양자회담을 앞두고 논의를 위해 다음주 초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앤드리아 홀 NSC 대량살상무기(WMD)·비확산 담당 선임국장이 백악관을 떠난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이날 전했다. 홀 국장은 지난주까지도 국무부와 태평양사령부, 에너지부 핵안보실 등이 참여하는 북한 비핵화 관련 부처 간 태스크포스(TF)를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이 지목한 WMD 전문 참모로, 그의 사임은 북·미 세부 협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11년만에 송환 재개...1988년부터 629구 미국 품으로

    11년만에 송환 재개...1988년부터 629구 미국 품으로

    ‘단 한 명의 병사도 적진에 내버려두지 않는다(Leave no man behind).’ 북한에 묻혀 있는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 송환이 11년 만에 재개됐다. 북한이 6·12 북·미 정상회담 합의에 대한 첫 이행에 나서면서 북·미 후속협상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미군의 유해 송환은 2007년 이후 11년 만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20일(현지시간) “지난달 9일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이 석방된 데 이어 이번 미군 유해 송환은 전쟁의 상처를 보듬을 뿐 아니라 북·미 정상 간 합의의 첫 이행이라는 점에서 양국의 신뢰 회복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군의 유해 송환 역사는 북·미 관계가 출렁일 때마다 재개와 중단을 반복하는 북·미 관계의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의 미군 유해 발굴·송환 문제 논의는 1988년 12월부터 시작됐다. 이어 1990년 4월 26일 중국 북경에서 열린 제8차 참사관급 외교 접촉에서 본격적인 논의됐다. 이후 20여 차례의 회담 끝에 1993년 ‘미군 유해 송환 등에 관한 합의서’가 발효됐다. 1993년 148구의 유해가 미국으로 첫 송환됐다. 이어 1996년 1월 하와이에서 열린 미군 유해 송환 회담에서는 ‘북·미 공동 유해 발굴단 구성’이라는 극적 합의가 이뤄졌다. 즉 미군이 북한에서 유해 발굴 공동 작업을 하게 된 것이다. 이후 2000년대 중반까지 북·미 미군 유해 공동 발굴 작업과 송환은 순조롭게 이뤄졌다. 북·미는 1996~2005년 33차례 합동 조사를 벌여 229구의 유해를 발굴했으나 이후 북핵 해결을 위한 외교 노력이 벽에 부딪히면서 추가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특히 2005년 조지 W 부시 정부가 미군 유해 발굴 작업에 참여하는 미군의 안전을 앞세워 작업을 중단하면서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중단 2년 만인 2007년에는 발굴 작업이 가까스로 재개됐다. 그해 4월 당시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와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 등의 노력으로 6구의 유해가 판문점을 통해 송환됐다. 하지만 북·미 관계가 또다시 냉각하면서 유해 발굴 작업이 또 중단됐다. 2011년 북한의 제안으로 재개 움직임이 있었지만 북한이 2012년 ‘광명성3호’ 발사에 나서면서 미국이 논의에 응하지 않았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기관(DPAA)은 한국전쟁 기간 미군 7900명이 실종됐고, 이 중 약 5300명의 유해가 북한에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1988년부터 현재까지 629구의 미군 유해가 북한에서 발굴돼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 중 459구만 신원이 확인됐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문대통령, 러시아 도착…한-멕시코전 관람도 예정

    문대통령, 러시아 도착…한-멕시코전 관람도 예정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정오(현지시각)께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이날 러시아 측에서는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극동개발부 장관과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 등이 나와 문 대통령을 영접했다. 우리 측에서는 우윤근 주러시아대사 부부와 이선석 모스크바 한인회장 등이 문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번 국빈 방문은 1999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19년 만에 이뤄지는 셈이다. 문 대통령은 작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적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첫 일정으로 러시아 하원을 방문해 하원의장과 주요 정당 대표를 면담한다. 이어서 한국 대통령으로는 사상 최초로 러시아 하원에서 연설한 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면담할 계획이다. 또 방러 이틀째인 22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세 번째 정상회담을 한다. 문 대통령은 작년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방러 마지막 날인 23일에는 로스토프나도누로 이동해 2018 월드컵 한국-멕시코 조별 예선전을 관람하며 한국 선수단을 격려할 예정이다. 이번 국빈 방문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러시아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4·27 판문점선언과 6·13 북미 공동성명이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러시아의 역할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본격적인 남북 경제협력 시대를 대비해 남북과 러시아의 ‘3각 경제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방러에 앞서 전날 러시아 공영통신사 타스 통신 등과 가진 언론 합동인터뷰에서 “한반도 평화체제가 확대돼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 유라시아 공동번영·평화 체제를 이뤄야 한다”며 “한국과 러시아는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고, 또 그렇게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경제사령탑’ 박봉주·박태성 동행…‘中의 비공식 제재 완화’ 요청 가능성

    北 ‘경제사령탑’ 박봉주·박태성 동행…‘中의 비공식 제재 완화’ 요청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북·중 정상회담 수행단에 ‘경제사령탑’인 박봉주(왼쪽) 내각총리와 함께 과학·교육 분야를 담당하는 박태성(오른쪽) 노동당 부위원장이 포함돼 주목된다. 이번 방중에서 김 위원장이 북·중 경협은 물론 ‘초기 비핵화 조치에 따른 중국의 비공식 제재 완화’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北 친선 참관단 이끌었던 박태성 조선중앙통신은 20일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보도하며 박 총리와 박 부위원장이 전날 정상회담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연회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김 위원장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종료하고 새로 선포한 경제총력 노선의 핵심 인물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내각의 통일적인 지휘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며 당의 하위조직에 머물렀던 내각을 ‘경제사업의 주인’이라고 강조했다. 박 총리는 대표적인 경제 분야 관료로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등을 주도해 북 경제개혁의 상징으로 통한다. 노동당에서 과학·교육 분야를 담당하는 박태성 부위원장은 지난달 14일부터 열흘간 ‘친선 참관단’을 이끌고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을 둘러보며 경제발전 방식을 배워 갔다. 이들의 등장은 북·중 경협의 시동을 의미한다. 실제 중국이 북·중 국경의 봉쇄 강도를 조정할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지키면서도 북에 실질적인 경제제재 완화 효과를 줄 수 있다. 오는 9월 9일(정권 창립 기념일)이나 10월 10일(노동당 창당 기념일)에는 북 내부에 비핵화에 따른 경제 발전 성과를 보여 줘야 하는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 거의 유일한 해법이다. ●북·중 경협 시동 거나 또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 완화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빠르게 비핵화 수순을 밟았는데도 한·미가 제재 완화 시점을 늦출 경우, 중국이 적극적으로 도와 달라’는 요청을 건넸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가장 강력한 미국 독자제재는 대량살상무기(WMD) 및 인권 문제 등 법적 조건의 충족과 미 의회의 동의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풀릴 가능성이 높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외신기자클럽 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의 구체적인 행동을 볼 때까지 안보리 (대북) 제재가 유지되고 충실히 이행될 것이라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협상력 제고를 위해 북·중 국경 밀무역을 지적했지만 북·미 정상회담으로 상황이 달라졌다”며 “중국이 일정 수준까지 비핵화에 따른 대북 인센티브를 비공식적으로 주는 상황을 용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정은 3차 訪中] 시진핑 “북·중관계 공고” 천명… ‘포스트 북미’ 역할론 과시

    [김정은 3차 訪中] 시진핑 “북·중관계 공고” 천명… ‘포스트 북미’ 역할론 과시

    시주석 북·미회담 성과 높이 평가 김정은 “북·중관계 한단계 높일 것…中, 한반도 안정·수호 역할 감사”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20일 3차 중국 방문에 나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변함없는 지지를 약속받았다. 특히 시 주석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19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중 관계 발전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북·중 관계를 더욱 공고히 유지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체제 건설이라는 공동 인식을 달성하고 성과를 거둔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높이 평가한다”면서 “불과 3개월 만에 김 위원장과 세 차례의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 발전의 방향을 제시했고 북·중 관계 개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 성과를 잘 실천하고 유관국들이 힘을 합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함께 추진하길 바란다”면서 “중국은 계속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북한 노동당 전체와 인민을 잘 이끌어 시 주석과 달성한 공동 인식을 이행하고 북·중 관계를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국제사회의 기대대로 적극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북한은 중국 측이 한반도 비핵화 추진, 한반도 평화 및 안정 수호 방면에서 보여 준 역할에 감사하고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 및 유관국들과 함께 영구적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고 밝혀 중국이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에 참여하길 바란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이번 방중단에는 지난달 대규모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을 이끌고 베이징, 항저우 등에서 중국의 개혁·개방 40년 성과를 둘러본 박태성 부위원장이 포함돼 북·중 경제협력에 대한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69년 북·중 교류 역사에 없는 잦은 정상 회담은 중국의 경제 원조가 시급한 북한과 미국과의 갈등에서 북한이란 완충지대가 필요한 중국의 전략적 이해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비밀리에 이뤄진 그동안의 북·중 교류와 달리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사실을 사실상 실시간 공개한 것도 북·중 관계를 공산당 대 노동당 관계가 아니라 정상국가 간 관계로 바꾸려는 시도로 보인다. 북·미 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에 체제안전 보장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약속했지만 대북 제재는 완전한 비핵화 완료 시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중국은 북·미 정상회담 직후 외교부 브리핑에서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지난 2차 다롄 북·중 회담에서도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를 할 경우 경제 원조를 약속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다롄에서 시 주석의 조언을 들은 북한 측이 평소 비핵화 해법으로 내세웠던 동시적 해결에 대해 미국 측에 문의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반발을 사 북·미 정상회담이 취소될 뻔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태도가 바뀌었고 시 주석이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기분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정은·시진핑 “어떤 정세에도 북중 관계 굳건”

    김정은·시진핑 “어떤 정세에도 북중 관계 굳건”

    북중정상 부부, 두 달 만에 재회…양국 고위급 총출동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3차 북중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의 결속을 과시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대화 등 어떠한 국제정세 변화 속에서도 북중 관계가 공고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중국은 향후 북한 비핵화 과정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북한의 든든한 후원자를 자처하면서 ‘플레이어’로 참여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현재 남북한과 미국이 주도하는 비핵화 이행, 종전선언, 평화협정 등의 논의과정에서 중국이 북한을 등에 업고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중 관계 발전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북중 관계 발전을 더욱 공고히 유지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반도 평화 및 안정 추세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함께 노력하고 지역 및 세계 평화와 안정 유지에 적극적인 공헌을 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체제 건설이라는 공동 인식을 달성하고 성과를 거둔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높이 평가한다”면서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북한이) 북중 양당과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고도로 중시함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불과 3개월 만에 김 위원장과 세 차례 회담을 통해 양당이 양국 관계 발전의 방향을 제시했고 북중 관계 개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면서 “국제 지역 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북중 관계를 발전시키고 공고히 하려는 중국의 확고한 입장과 북한 인민에 대한 우호, 사회주의 북한에 대한 지지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경제 건설로의 전환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북한 사회주의 발전 사업이 새로운 역사적 단계에 진입했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을 지지하며 북한이 자국 국정에 부합하는 발전의 길로 가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했다”면서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에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 성과를 잘 실천하고 유관국들이 힘을 합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함께 추진하길 바란다”면서 “중국은 계속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을 다시 보게 돼 기쁘다”면서 “중국은 우리의 위대한 우호 이웃 국가로 시 주석은 존경하고 믿음직한 위대한 지도자로 시 주석과 중국 당, 정부, 인민이 나와 당, 정부, 인민에 보내준 우의와 지지에 감사한다”고 극찬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 노동당 전체와 인민을 잘 이끌어 시 주석과 달성한 공동 인식을 이행하고 북중 관계를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국제사회의 기대대로 적극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는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에서 달성한 공동 인식을 한 걸음씩 착실히 이행한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새로운 중대 국면을 열어나갈 수 있다”면서 “북한은 중국 측이 한반도 비핵화 추진, 한반도 평화 및 안정 수호 방면에서 보여준 역할에 감사하고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중국 및 유관국들과 함께 영구적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CCTV는 이날 방중한 김 위원장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을 만나는 모습을 보도했다. 북중 외교 관례상 북한 최고 지도자가 귀국하기 전에 중국이 방중 장면을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인민대회당에서는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나와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를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맞았다. 이날 인민대회당 실내에서 거행된 환영의식에는 양국 국가가 연주되고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함께 중국군 3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측은 시 주석 부부를 포함해 왕후닝 정치국 상무위원,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이 참석해 김 위원장과 수행단을 맞았다. 북한 측은 김 위원장 부부을 비롯해 최룡해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 등 최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환영 의식 이후 열린 정상회담에는 북한 측에서 김영철 부위원장, 리수용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했던 인사들만 배석했다. 북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는 시 주석 부부가 주최하는 환영 만찬이 열렸으며, 양국 정상 부부는 만찬 공연 등을 함께 관람했다. 이번 방중단에 지난달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을 이끌고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둘러 본 박태성 부위원장이 포함된 것으로 미뤄 북중 경협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소식통은 “이번 방중단의 인적 구성으로 미뤄 김 위원장의 방중 목적은 북미정상회담 성과 설명과 후속조치 논의, 북중 경제협력 등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북 시기에 대해서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장 플러스] GSP사업 ‘K-SEED DAY’ 개최 등 종자 수출 확대 적극 지원

    [현장 플러스] GSP사업 ‘K-SEED DAY’ 개최 등 종자 수출 확대 적극 지원

    우리나라 종자산업이 글로벌시장에서 ‘종자한류’를 본격화하고 있다. GSP사업 종자 수출은 지난해 2447만 달러를 달성한 데 힘입어 올해는 전년 대비 66% 증가한 3868만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한 ‘2018 GSP(골든시드프로젝트)사업 수출지원 강화를 위한 중점추진 방향’은 ▲수출지원협의회 구축 ▲중소기업 국제박람회 참가 지원 ▲‘K-SEED DAY’를 통한 홍보 ▲해외바이어 초청행사 등이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하 농기평, 원장 오경태)에 따르면 올해 GSP사업 수출지원 강화를 위해 먼저 GSP 참여 4개 부·청(농식품부·해수부·농진청·산림청)과 KOTRA, aT 등이 참여한 수출지원협의회를 지난 2월 22일에 개최했다. 이에 앞서 GSP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한 중소벤처기업부와 aT의 중소기업 수출지원사업설명회도 지난 2월 7일 개최한 바 있다.●GSP사업 글로벌시장서 ‘종자한류’ 추진 나아가 2월 7~9일간 열린 ‘독일 신선농산물 박람회’(Friut Logistica 2018)에 참가해 138만 달러 상담과 9만 2000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독일 신선농산물 박람회는 매년 80여 개국에서 3000개 이상의 업체가 참가하고 해외바이어 및 유통관계자 등 7만여 명이 방문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농산물 박람회이다. 농기평에서는 ‘Korea Seed Association’ 부스를 운영해 아시아종묘, 씨드온, 가나종묘의 주요 품종을 홍보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해외육종 기지 및 전시포가 조성되어 있는 참여기업의 품종을 홍보하기 위해 현지 유통업체 및 농업 관계자를 초청해 설명회를 개최하는 ‘K-SEED DAY’ 행사를 지난 5월 18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겨울이 긴 카자흐스탄 현지 기후에 적합한 씨드온의 강내한성 양파 품종에 대한 설명이 있었으며 카자흐스탄 농업분과위원인 김로만 우헤노비치 하원 국회의원 외 현지 유통상인 및 재배 농가, 알마티주 농업 관련 공무원 등이 참석해 한국산 양파 종자에 대한 많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씨드온은 현지 유통업체와 MOU 체결을 통해 종자시장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오경태 농기평 원장은 베트남 현지에서 연구수행 중인 품목 중 백합·종돈 연구현장을 방문해 연구진과의 간담회를 통한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백합의 조직 배양구 생산확대 및 백합·종돈의 검역문제가 대두됐는데, 수출확대를 위해 앞으로 관련 부·청과 참여기업이 긴밀히 협력해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또 농기평은 국내에서 개최되는 행사에도 적극 참여해 GSP 품종을 홍보했다.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은 아시아 4대 식품산업 전문 전시회로 국내·외 바이어와 수출업체 간의 비즈니스 상담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행사이다. GSP사업은 처음으로 자체 부스를 운영하면서 7개 품목, 11개 업체의 개발품종을 전시 홍보하며 총 6건, 7만 6000달러의 상담을 진행했다. ●각 사업단장의 수출확대 노력도 활발 GSP 각 사업단에서도 수출지원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임용표 채소종자사업단 단장은 수출과 직결되는 해외 전시포 사업에 대상 품목을 지난해 2개 품목, 4개소에서 올해 3개 품목, 6개소로 늘리는 등 규모를 확대하고 수출타깃 대상지역에서 ‘Field Day’를 개최한다. 김성연 수산종자사업단 단장은 넙치 종자 생산 및 남미 시장 개척을 위한 페루 해외 생산기지를 올 연말까지 구축하기 위해 현지 협력기업과 지속적인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살아있는 상태로 물과 함께 수송해야 하는 수산 종자의 선박 및 항공 수송기술을 개발해 지원하고 있다. 정진철 식량종자사업단 단장은 지난 4월 4일 베트남 락짜에서 벼 종자 수출을 위한 현지 워크숍을 개최해 베트남 메콩델타 지역의 벼 종자시장을 분석하고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 자식계 벼 품종 수출을 위한 현지 기업인과의 협력 및 품종출원·등록기간 단축을 위한 베트남 국가기관과의 상호협력체계를 마련했다. 강희설 종축사업단 단장은 지난 4월 18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제1차 한·러 농업분야 비즈니스 다이얼로그에서 ㈜한협이 GSP토종닭사업계획을 발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다비육종의 베트남 수출을 위해 제3차 한·베트남 식품동식물검역규제협정 의제에 종돈 수출을 포함시켜 조속한 검역협의가 될 수 있도록 관련 당국과 협의토록 추진하였다. 이에 따라 농기평은 지속적인 수출확대를 위해 하반기에도 수출지원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오는 10월 전북 김제에서 개최되는 제2회 국제종자박람회에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GSP 개발품종을 적극 소개해 신규거래선을 확보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오경태 원장은 “GSP사업 2단계 1년 차(2017년) 연구를 통해 성과목표를 100% 이상 달성했다”면서 “연차별로 급격히 증가하는 수출목표를 달성하고 참여기업의 수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수출 관계기관과의 협업과 수출지원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올해 이후에도 수출 등 GSP사업 수출목표 달성을 위해 부·청, 농기평, 사업단, 참여기관 모두가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현대차 광주공장 차질 빚나,투자협약식 연기.

    합작법인 방식으로 완성차 공장 설립을 추진중인 광주시가 현대자동차와 투자협약식을 연기하는 등 세부적인 내용 합의에 진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현대차와 협상을 마무리하고 19일 예정된 완성차 공장 설립 투자 협약식을 연기했다고 18일 밝혔다. 광주시와 현대자동차는 합작법인 이사회 구성, 경영책임 부담, 위탁 생산 차량 가격 등에서 여전히 의견 차이를 줄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확정하고 관련 내용을 지난 12일 이사회에 보고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당장 임금 하향 평준화와 고용 불안을 이유로 반대하는 노조와의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자체에 자동차 생산을 위탁하는 것도 처음이어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많은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새 합작법인에 2대 주주로 참여해 전체 투자금액의 19%가량인 약 540억원 가량을 투자한다. 이 공장에서 1000cc 미만인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광주공장에서 이같이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로 한 것은 현재 국내 다른 공장에서 생산 중인 차종을 위탁하려면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조는 반값 연봉 근로자의 위탁생산으로 기존 조합원의 고용 불안이 야기된다는 점을 들어 현재 생산 중인 차종이 아니어도 노사공동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노조의 반발을 잘 해결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해도 사업성 분석과 이사회 운영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상황이다. 광주시도 세금을 투입하는 데에 대한 지역사회의 공감대 마련, 위탁생산 방식의 수익 구조 정착, 기업적 마인드와 공공성을 동시에 가진 합작법인의 성공적 운영 등 과제가 많다. 광주시는 지난 4일부터 정종제 행정부시장을 단장하는 하는 협상단을 꾸려 현대자동차와 매주 3차례 만나는 등 협상에 속도를 냈다. 그동안 위탁 생산하게 될 차량 품목과 규모, 생산 방식, 이사회 구성, 투자 유치 방안 등에 관해 집중적인 논의를 벌였다. 광주시는 이를 토대로 19일 현대차와 완성차공장 설립 투자협약식을 갖기로 했으나 하루 전인 18일 이를 전격 연기했다. 양 기관의 구체적 협의가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큰 틀에서 협의는 끝났으나 투자협약식은 민선 7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원세훈 판결, 재판 전 청와대 회의 메모와 형량 일치…실제 재판 관여 정황”

    “원세훈 판결, 재판 전 청와대 회의 메모와 형량 일치…실제 재판 관여 정황”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당시 법원행정처가 실제로 법원 판결에 관여 또는 판결 결과 사전 입수 등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많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주최로 18일 열린 ‘사법농단 사태 주요 이슈 심층 분석 기자좌담회’에서 최용근 변호사는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와 법원행정처가 공개한 문건 등을 함께 분석하며 이렇게 밝혔다. 최 변호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댓글 사건 1심 선고일이던 2014년 9월 11일 김영한 전 수석의 업무일지에 ‘元-2.6y, 4유, 停3(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이라고 적혀 있던 사실을 예시로 들었다. 이어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는 오전에 열리고 원세훈 전 원장의 1심 판결은 오후에 선고됐다”면서 “이미 판결 결과가 청와대에 누설되지 않았다면 미리 알 수 없을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갑을오토텍 통상임금 사건의 대법원 판결이 난 후 청와대의 동향을 분석한 법원행정처 문건에서도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고 최 변호사는 말했다. 그는 “청와대가 결론을 사전에 보고하라고 요구하지 않았으면 나올 수 없는 표현이나 대법원이 청와대·정부 입장을 미리 청취했다는 점을 전제하는 표현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상고법원 관련 문건들을 분석한 서기호 변호사는 “양승태 사법부가 고위 법관들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던 상고법원은 재판거래 의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아킬레스건”이라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대법원 3차 조사에서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상고법원 관련 문제를 적당히 덮어두려 했다”면서 “상고법원은 재판 개입의 동기에 해당하므로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관사찰 의혹을 담당한 김지미 변호사는 법원 내 학술단체인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을 와해시키기 위한 중복가입 해소 조치, 사법행정위원회 위원 추천 개입, 법관 동향파악,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의장 선거 개입 등이 대부분 직권남용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현회의 러시아 워] 멕시코의 승리, 한국에는 절망적인가?

    [김현회의 러시아 워] 멕시코의 승리, 한국에는 절망적인가?

    지난 새벽 멕시코가 독일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며 많은 이들이 이렇게 느꼈을 것이다. “멕시코전 큰 일 났네.” ‘우승 후보’ 독일이 멕시코를 상대로 쩔쩔 매다 0-1로 패한 이 경기를 보면서 당황한 이들이 많다. 더군다나 독일이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예선에서 3전 전승을 거둬야 우리가 2위 싸움도 해볼 만할 것이라는 분석을 계속 해온 터라 이 당황스러움은 더했다. 아직 스웨덴과의 첫 경기도 치르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2차전 멕시코전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멕시코는 생각보다 훨씬 더 강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독일-멕시코전을 보며 멕시코의 강한 전력을 걱정하는 동안 나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해봤다. “독일도 생각보다 해볼 만하네.” 멕시코가 생각보다 잘한다는 것 외에 독일도 정말 넘보지 못할 수준으로 잘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누군가에게는 이 경기가 절망일 수도 있다. 독일의 3전 전승을 바라며 멕시코, 스웨덴과 2위 싸움을 하겠다고 계산기를 두드렸던 이들에게는 독일의 3전 전승 꿈이 깨졌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이제 독일도 3차전 한국과의 경기에서 이를 악물고 뛰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독일이 일찌감치 연승을 거두고 마지막 한국전에서 설렁설렁 뛰길 바라던 이들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멕시코가 독일을 잡으면서 F조는 혼전 상황으로 몰리게 됐다. 하지만 원래 월드컵에서 계획대로 되는 일은 없다.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가 도봉구 주민보다도 인구가 적은 아이슬란드와 비겼고 조별예선에서 3전 전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브라질 역시 첫 경기에서 스위스와 1-1 무승부에 머물고 말았다. 예상대로만 되면 아르헨티나가 아이슬란드와 비기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고 브라질은 스위스를 농락했어야 한다. 이런 전통의 강호가 조별예선에서 늘 3전 전승을 차지하는 건 재미가 없다. 그리고 예상대로 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지금껏 월드컵에 나가면 계산기를 너무 두드려 댔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는 멕시코를 1승 제물로 삼고 네덜란드와 비긴 다음 마지막 벨기에전에서 승부를 보자고 했다. 하지만 1차전 멕시코전에서 1-3으로 패하며 시작부터 일이 꼬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에는 우리의 1승 상대가 미국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미국전만 이기지 못했다. 16강에는 진출했지만 우리의 계획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연출됐다. 월드컵에서 우리 계획대로 된 적은 없다는 뜻이다. 독일이 멕시코에 덜미를 잡힌 게 당황스럽기도 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독일이 2연승을 거둬 3차전 한국전에는 후보만 기용해 쉽게 쉽게 경기를 풀어가길 바라던 이들의 꿈은 원래부터 허황돼 있었다. 원래부터 월드컵을 계획대로 되지 않는 곳이었고 독일이 백업 멤버들을 기용하면 열심히 뛰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우리의 희망일 뿐이다. 월드컵에서 이런 가정법을 수십 년 째 들어봐 왔지만 우리 뜻대로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오히려 더 단순해졌다. 독일도 범접할 수 없는 우리와 차원이 다른 상대는 아니라는 것이다. 천하의 독일이 멕시코전 막판 급하게 공격하며 추격하려는 모습을 보니 그들도 똑같은 인간이라는 걸 느끼게 됐다. 그리고 그들에게도 빈틈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누군가는 독일-멕시코전을 보며 “멕시코가 너무 잘해 큰일 났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독일도 열심히 뛰면 잡을 수 있는 상대”라는 것이다. 이제 계산기는 그만 두드리고 세 경기에 다 최선을 다하면 된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또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온다. “한국이 독일을 어떻게 이기느냐”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10전 전승을 차지한 독일을 멕시코가 잡은 것도 말이 안 된다. 그러면 또 “멕시코니까 가능했지 우리는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올 것이다. 그렇게 말한다면 할 말은 없다. 패배주의에 찌든 이들에게는 무슨 말을 해도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나뿐 아니라 최용수 감독도 최근 한 방송에서 “독일도 해볼 만하다”고 했고 독일-멕시코전이 끝난 뒤 박지성 해설위원도 “독일에도 비벼볼 만하다”고 했다. 오랜 시간 축구를 전문적으로 했던 소위 말해 ‘축잘알’들도 희망을 이야기한다. 멕시코가 생각보다 강하다고 해서 한국이 스웨덴을 이기고 멕시코는 거르고 독일전에 사활을 걸자는 것도 아니다. 단순하게 말해 세 경기 모두 사활을 걸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독일이 첫 경기에서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걸 오히려 희망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컵에 물이 반밖에 남지 않았는지 반이나 남았는지는 우리가 보기에 따라 다르다. 스포츠니어스 대표 / 김현회
  • “북미회담 모멘텀 이어가자” 한반도 해빙 숨가쁜 1주일

    “북미회담 모멘텀 이어가자” 한반도 해빙 숨가쁜 1주일

    폼페이오, 비핵화 후속 협상 北 미사일 시험장 폐기 가능성남북, 체육회담 등 잇단 접촉 文대통령, 21일 러 국빈 방문4·27 남북 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 공동성명으로 비핵화 로드맵의 큰 틀에 합의한 남·북·미가 한국전쟁 68주년인 오는 25일을 앞두고 이번 주 숨가쁜 후속 움직임에 나선다. 정부 관계자는 1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한·중을 방문한 뒤 귀국했기 때문에 이번 주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후속 협상 준비에 착수할 것”이라며 “이번 주는 남북 관계 논의와 북·미 비핵화 협상의 두 축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미 후속 협상은 이르면 이번 주 시작된다. 폼페이오 장관의 상대로는 리용호 북 외무상이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거론된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동창리 대형 로켓엔진 시험시설 폐기, 사찰단 방북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르는 한편 종전선언 추진, 영변 핵시설 가동 중단,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 등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미국으로 출국, 제3차 한·미전략포럼(18~19일)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 등 미 행정부 고위 인사들을 면담한다. 18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는 남북 체육회담이 열린다.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공동 참가와 남북 통일농구대회 개최 방안이 논의된다. 22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남북 적십자회담의 주된 의제는 8·15 이산가족 상봉 행사다. 남측 적십자사는 이산가족의 고령화를 감안해 화상상봉, 상봉의 정례화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 통일부,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현대아산 등 17명은 19일과 20일 출퇴근 방식으로 방북한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임시 사무소를 이달 중 열기 위한 준비 차원이다.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는 20일부터 3박 4일간 평양에서 민족공동행사 및 민간교류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동해선·경의선 철도·도로 연결’과 ‘산림협력’을 위한 분과회의는 다음주에 열릴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부터 2박 3일간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북 비핵화 협조는 물론 남북경협을 기반으로 한 신북방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문 대통령은 올해 들어 6자회담국(북·미·중·일·러) 수장을 모두 만나게 된다. 오는 26~27일에는 서울에서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 제4차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또 이달 말에는 한·미 간 연합군사훈련을 유예하는 방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검찰 수사에 협조한다는 김 대법원장, 유감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양승태 대법원 재판거래 의혹’의 진상 규명 방식에 대해 ‘검찰 수사 협조’를 타협안으로 제시했다. 시민단체 등이 이미 고발한 10여건의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면 협조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법원장은 어제 대국민 담화문을 내고 “최종 판단을 담당하는 기관의 책임자로서 섣불리 고발이나 수사 의뢰와 같은 조치를 할 수는 없다”면서 “이미 이뤄진 고발에 따라 수사가 진행될 경우 인적·물적 조사 자료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김 대법원장이 사법개혁의 지휘자로서 법원의 적폐를 적극적으로 개선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검찰의 수사에 따라가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의뢰를 주장해 온 우리로서는 유감이 아닐 수 없다. 특별조사단이 지난달 25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3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법원 내부는 검찰 고발을 주장하는 소장 판사들과 내부 해결을 앞세우는 중견·고참 판사들로 쪼개졌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지고, 안으로는 내홍이 깊어지는 위기 상황을 수습하려고 현실적인 타협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법원장의 결정은 지난 11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형사 조치가 필요하다”면서도 검찰 고발은 반대한다고 결의한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결국 김 대법원장의 담화문은 “법관들이 사법행정권자의 요청에 의하여 재판의 진행과 결론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면서도 “이른바 ‘재판 거래’ 의혹 해소도 필요하다”고 발언해 법원의 자기 분열적인 상황을 시인하고 있다. 게다가 대법원장이 공개적으로 “재판 거래를 상상할 수 없다”는 ‘개인적 믿음’을 고백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다.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비판이 있다는 이유다. 김 대법원장은 쾌도난마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에 지나친 신중함을 보여 주었다. 이 때문에 이번 결정도 고육지책이라기보다 미봉책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썩은 살을 스스로 적기에 도려내지 못한다면 몸 전체를 망치게 된다. 사법부를 불신한다는 국민 여론이 64%인데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수준으로 법원이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렵다. 그나마 다행은 검찰이 사법농단 사건을 적극 수사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검찰은 김 대법원장의 “최종 판단을 담당하는 기관의 책임자로서 고발이나 수사 의뢰와 같은 조치를 할 수는 없다”는 발언을 비판적으로 해석했다. 검찰은 법원의 윤리감사관실 등에서 판사들의 비리를 적발하면 이미 수사를 해 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을 얻고자 권력과 재판 거래를 한 의혹에 대해 대법원장이 고발하면 법원의 독립성을 해친다는 주장은 논리적이지 않다. 검찰은 법원행정처 소속 판사들과 대법관의 혐의를 수사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고발사건를 처리하는 것이지만,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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