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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로 인수가 3조4100억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의 진로 인수대금이 당초 알려진 3조 1600억원을 웃도는 3조 4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맥주컨소시엄은 3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진로를 3조 41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진로 입찰가격을 3조 4100억원으로 제시했지만 채권단에 지급하는 3조원을 뺀 나머지 4100억원은 진로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운전자금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인수금액에 대한 논란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입찰대금에서 총채무를 갚고 남는 4100억원과 진로의 현금보유액 5000억원, 비영업 부동산 및 유휴설비 1000억원 등을 감안하면 진로의 실질 인수 금액은 2조 4000억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오승호기자 osh@seoul.co.kr
  • 유학비 올들어 1조 유출

    유학비 올들어 1조 유출

    올들어 넉달 동안 해외유학·연수 경비로 1조원 이상 해외로 빠져나가는 등 달러 유출이 심각하다. 여기다 해외여행자들이 급증하면서 올 1·4분기 신용카드의 해외사용금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4월 해외유학·연수 목적으로 빠져나간 외화는 10억 139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8% 증가했다. 특히 4월 한달에만 2억 5870만달러가 지출돼 지난해 동월 대비 45.2%나 급등했다. 올들어 4월 말까지 유학연수 경비를 1∼4월 평균 원·달러 환율 1019.0원으로 곱해 원화로 환산하면 1조 332억원에 이른다. 경기침체와는 무관하게 유학연수 경비 지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감에 따라 올해 전체로는 3조원 이상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1·4분기 중 해외유학연수 경비 지출액은 7억 5430만달러, 원화로 7710억원에 달했다. 이는 1·4분기 중 가계의 국내 교육비지출액 4조 4658억원의 17.3%에 해당하는 액수다. 한은은 해외유학·연수자가 갈수록 늘고 있는데다, 지난해 말부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달러 규모가 늘어난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1·4분기 신용카드 사용실적’에 따르면 내국인과 국내에서 6개월 이상 체류하는 외국인 등 거주자의 신용카드 해외사용금액은 지난해 동기대비 27% 증가한 7억 9000만달러로 분기별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금액은 지난해 1·4분기 6억 2000만달러에서 2·4분기 6억 8000만달러,3·4분기 7억 4000만달러,4·4분기 7억 6000만달러로 증가해왔다. 올해 1분기 카드 해외사용액은 이 기간의 평균 환율 1022.5원을 적용하면 원화로 8077억 7000만원에 이른다. 신용카드 해외사용자수는 130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4% 증가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전두환 前대통령 ‘시간차 추징’ 김우중 前회장엔 특별반 가동

    검찰이 2∼3%에 불과한 추징금 집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형사소송법 개정에 나섰다. 추징금은 범죄행위로 얻은 수익을 몰수하기 위해 부과되는 것으로 범죄에 대한 형벌로 가해지는 벌금과 다르다. 벌금을 내지 않으면 3년 이하의 노역에 처해지지만 추징금은 내지 않아도 신체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추징선고를 받은 사람들은 재산을 빼돌려 놓고 추징금을 내지 않으려 한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도 이런 방법으로 집행을 회피하고 있다. 추징은 당사자 이외의 재산에 대해서는 할 수 없고 시효는 3년이다. 단, 시효가 지나기 전에 추징금 중 일부라도 집행되면 시효는 다시 시작된다. 검찰은 2205억원의 추징금 가운데 533억원을 집행하는 데 그친 전 전 대통령 소유의 부동산 6건을 시효만료에 대비해 한꺼번에 추징하지 않고 비축해놓고 있다. 시효 만료가 임박할 때마다 한건씩 집행해 시효를 연장한 뒤 24%의 저조한 집행률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는 추징금 2629억원 가운데 80%인 2109억원을 집행했다. 추징을 피하기 위한 수법도 다양하다. 전 국회부의장 김봉호씨는 검찰에 분할 납부를 신청했으나 8억원 가운데 2억 7000만원만 납부해 검찰이 강제집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전 대우그룹 회장 김우중(69)씨의 추징금 집행에 대해서는 고심하고 있다. 김씨가 귀국하면 지난달 대법원이 확정한 23조원의 추징금에 대해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김씨 소유의 골프장과 영종도 토지, 부인 명의의 호텔 등이 이미 처분돼 공식적인 재산이 없다. 김씨가 빼돌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해외 비자금 등 재산을 찾아도 외교문제로 비화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검찰의 고민거리다. 검찰은 김씨 등이 의도적으로 국내외로 빼돌렸거나 은닉한 재산을 찾기 위해 특별대책반을 꾸렸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김우중씨 일단 귀국하라

    해외에서 6년 가까이 도피생활 중인 전 대우그룹 회장 김우중씨가 귀국을 강력히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에 따르면 고령에다 건강악화로 해외생활이 힘들어 사법처리를 감수하고 귀국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김씨의 뜻은 검찰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그는 대우그룹 부도 직전인 1999년 10월 중국으로 출국한 뒤 종적을 감췄다. 이후 유럽과 동남아에 머물렀고 최근 베트남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그가 뒤늦게나마 고국에 돌아와 죄값을 치르기로 했다면 다행한 일이다. 김씨는 탁월하고 공격적인 경영수완으로 해외에 한국 기업의 저력을 과시한 인물이다.‘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저서처럼 그가 국내외 경제계에서 쌓은 업적은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다. 그러나 공은 공이고 죄는 죄다. 그가 정치적이든 부실경영이든 사법처리를 피해 장기 외유로 떠도는 것은 그런 점에서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대우사태 이후 휘하의 임원 6명은 23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추징금 부과와 함께 영어(囹圄)의 몸이 되기도 했다. 최고 책임자였던 김씨는 마땅히 그 직책에 맞는 총체적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였어야 했다. 김씨는 대우그룹을 경영하면서 총 41조원의 분식회계를 통해 금융기관에서 9조원을 사기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 치부하지 않았더라도 경영실패로 국민부담을 가중시킨 과오는 법에 따라 엄중히 따져야 할 것이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그가 귀국하기도 전에 공적과 건강을 구실로 사면을 들먹이는데, 그건 곤란하다. 김씨는 일단 돌아와서 잘잘못을 스스로 정리해야 하며, 사면은 그 뒤에 논하는 게 순서다.
  • 제조업 R&D투자 사상최고

    제조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한국은행이 3446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업체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1.76%로 종전 최고치였던 1998년의 1.59%를 웃돌았다. 제조업체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중은 98년 1.59%에서 99년 1.31%,2000년 1.21% 등으로 하락세였으나 2001년 1.34%로 높아진 후 2002년 1.41%,2003년 1.56%에 이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제조업체의 매출액 증가율이 17.1%로 10년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함에 따라 연구개발 투자비 지출액도 전년의 10조 3000억원에서 지난해는 13조 6000억원으로 3조원 넘게 급증했다. 그러나 연구개발 투자비 비중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2∼3%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 제조업의 연구개발 투자가 주로 반도체와 디지털전자제품 등 일부산업에 편중되고, 상위 5대 대기업이 연구개발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개선돼야 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지하철안전 ‘비상구’ 없나] 비용 3兆 감감… 정부 지원 절실

    [지하철안전 ‘비상구’ 없나] 비용 3兆 감감… 정부 지원 절실

    서울지하철공사가 지하철 1∼4호선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오는 2008년까지 2조 8240억원의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방안전대책 사업비 1조 353억원, 안전 및 서비스개선 사업비가 1조 5087억원, 노후시설 개선 사업비 2800억원 등이다. 문제는 아직까지도 적자경영을 하고 있는 서울지하철공사가 3조원에 가까운 막대한 자금을 혼자서는 마련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공사가 막대한 재원을 마련할 수 없다고 해서 서울시민의 35%가 이용하는 지하철의 안전을 등한시할 수도 없다. 때문에 서울지하철공사는 자체적인 고강도 구조안을 포함한 재원조달 방안을 내놨다. 서울지하철공사가 2조 8240억원 가운데 7672억원을 마련하고, 나머지 2조 890억원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하는 안이다. 우선 서울지하철공사가 목표한 대로 7672억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내년쯤 흑자경영으로 돌아서야 가능하다. 공사측은 사당역과 수서역 등 환승역을 신개념 역사로 개발해 3447억원의 수익을 얻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경영개선 노력으로 2307억원을 확보키로 했다. 이밖에 전동차 내장재에 대한 국고지원 1918억원을 감안하면 7672억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공사측은 나머지 2조 890억원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지하철 초기 건설비의 40%인 8921억원을 국가가 소급해 지원해 줘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공사가 이처럼 주장하는 것은 도시철도공사와 부산·대구·인천·광주지하철공사의 형평성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초기 서울지하철공사비의 2.7%만 국고로 지원했지만 도시철도공사에는 23.3%, 부산지하철에는 33.1%, 대구지하철에는 49.8%까지 지원했다. 연간 1000억원에 달하는 무임수송비용도 전액 국가가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역시 철도공사가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따라 국가로부터 무임수송비를 지원받는 것을 근거로 삼았다. 또 전력요금도 산업용 전력요금의 62% 수준인 농사용 요금을 부담하고, 현재 25년으로 돼 있는 철도차량 사용연한을 폐지하면 각각 273억원과 3921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 시립대 손의영 교수는 최근 열린 공청회에서 “무임수송비용은 정부관계 부처가 분담, 지원하고 지하철 개통 20년이 넘어 재투자 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노후시설의 교체, 보수 및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비 역시 중앙정부가 매년 6000억∼7000억원씩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 ②-구인회 3代 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 ②-구인회 3代 경영

    지난달 19일 러시아 모스크바 출장길에 오른 구본무(60) LG 회장을 수행한 사람은 차장급 직원 한명뿐이었다. 계열사 사장들과 같이 가는 출장이 아니면 수행은 늘 직원 한명이 담당한다. 공항으로 임원들이 배웅이나 마중을 나오는 것도 금지한다. 구 회장은 지난 12일 LG 계열사 사장단 20여명과 함께 국내사업장 ‘혁신투어’를 나서면서 자신의 차량인 ‘벤츠S600’을 놔 두고 대형 관광버스 2대를 빌렸다. 사업장간 이동중에도 사장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다. 지난 2003년에도 구 회장은 버스로 2박3일간 전국의 사업장을 누볐다. 이처럼 ‘격식’을 따지기보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구 회장을 두고 ‘소탈한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평이 따라다닌다. 사람좋아 보이는 눈웃음 등 구 회장의 외모도 이같은 이미지 구축에 한몫했다. ●몸에 밴 검소한 생활 구 회장의 소탈한 모습은 아버지 구자경(80) 명예회장이나 할아버지인 고 구인회 창업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구인회 회장은 창업초기인 40년대 후반 부산 서대신동 시절 활동하기 편하다며 미군 파카를 즐겨 입었다고 한다. 외출할 때를 제외하곤 공장내에서 늘 입고다녀 소매가 닳고 기름때가 반지르르 묻은 옷이었다. 구 회장은 또 비싼 담배와 싼 담배를 같이 갖고 다니면서 손님에게는 좋은 담배를 권하고 자신은 값싼 담배를 피웠다.“돈이란 벌 때 아껴야 하는 법”이라는 지론이다. 사돈이자 동업자인 고 허준구 회장도 당시 판매와 구매일을 맡으면서 수금하러 거래처를 다닐 때 고무신을 신고 다녔다.‘찰떡궁합’인 셈이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사업장이나 계열사 사무실을 즐겨 찾았는데 어떤 때는 사전통보없이 불쑥 고객서비스센터 등 현장을 방문해 생생한 고객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럭키증권(현 우리투자증권) 객장을 방문했을 때는 고객들이 좁은 객장에서 불편을 겪고 있는데 반해 임원실이 한 부서보다 큰 것을 보고 “무슨 임원방이 내 방보다 커요?”라며 질책을 했다고 한다. 이같은 소탈한 이미지 때문인지 LG의 회장들은 삼성이나 현대에 비해 강한 인상을 주지 않는다. ‘시사저널’이 지난해 발표한 가장 영향력있는 기업인 순위에서도 구본무 회장은 삼성 이건희 회장은 물론 현대차 정몽구 회장보다 순위가 낮았다. 재계에서 LG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대차그룹보다 낮지 않은데도 그룹총수의 영향력은 현대차가 높게 나온 것이다. LG관계자는 구 회장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이렇게 반박했다. “구 회장은 1995년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는 허씨와의 동거기간이었고 2년전까지만 해도 삼촌뻘 되는 집안어른들이 계열사 사장을 맡고 있었다. 또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아 국제통화기금(IMF) 직격탄을 맞았고 99년에는 반도체 빅딜로 주력사업을 빼앗기는 고초를 겪었다. 사실 구 회장의 총수로서의 경영능력은 올해부터 검증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LG의 상징, 인화(人和) 구인회 창업회장은 포목상, 청과·어물전, 운수업 등 숱한 시행착오를 겪은 뒤 47년 럭키크림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인생을 걸었다.6형제의 장남(4명의 여자형제도 있었으나 일찍 사망함)이자 6남4녀의 아버지가 하는 사업을 돕기 위해 초기 가족들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경영도 대부분 가족이나 사돈(허씨)들이 도맡아 했다.47년 락희화학 설립당시 생산담당이었던 김준환씨를 제외하면 구 회장, 부사장 고 구정회(둘째 동생)씨, 영업담당 허준구(첫째 동생 철회씨 사위)씨 등으로 사실상 ‘가족기업’이었다. 이후에도 아래로 다섯 동생과 여섯 아들, 조카, 허씨들이 대거 경영에 참여했는데 LG의 ‘인화정신’은 이같은 독특한 가족사와 무관치 않다. 친인척들을 잘 다독여 가며 경영을 하는 것이 중요했고 이를 경영이념으로 발전시킨 것이 인화다. 창업회장부터 내려온 인화정신의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과 함께 했던 방송사업. 구인회 회장은 60년대 초반 사돈인 고 이병철 삼성회장으로부터 방송사업을 같이 해보자는 제의를 받고 50대 50 합작으로 64년 ‘라디오서울’과 ‘동양TV’를 설립했다. 하지만 방송사 경영이 시원치 않은 와중에 두 그룹에서 파견된 임직원간 알력이 심해졌고 결국 TV는 LG가 라디오는 삼성이 맡아서 하기로 잠정 합의를 봤다. 이후에도 TV와 라디오 사업의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구 회장은 일본으로 건너가 이 회장을 만나 TV사업까지 삼성에 넘기기로 결정한다.LG내부에서는 불만이 많았지만 구 회장은 사돈간의 ‘불화’가 더 이상 계속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80년대에는 택배사업 진출을 계획했다가 사돈과의 정리를 생각해 포기했다. 당시 기획조정실에서는 21세기 물류산업의 꽃이라고 불리는 택배사업을 유망한 신규 사업으로 선정, 일본의 택배사업을 벤치마킹하고 계획을 수립했지만 사돈인 한진그룹에서 택배(한진택배)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구자경 회장이 사업중단을 지시했다.LG와 한진은 구자경 명예회장의 동생인 구자학(75) 아워홈 회장의 2녀 명진(41)씨가 한진그룹 고 조중훈 회장의 4남 조정호(47) 메리츠증권 회장과 결혼하면서 사돈으로 맺어졌다. ●창업주의 사람들 구인회 창업회장은 할아버지 밑에서 한학을 배우다 열네살때인 1921년에야 지수보통학교 2학년에 편입한다.24년에는 서울로 상경, 중앙고등보통학교를 다녔지만 19세때인 26년 처가에서 보내주던 학비가 끊기고 본인의 뜻도 있어 낙향, 사업의 꿈을 키운다. 구 회장은 사업을 키워가면서 동생들을 뒷바라지했고 동생들은 좋은 학교를 졸업한 뒤 형의 사업을 성심성의껏 도왔다. 한때 구씨, 허씨 일가가 너무 많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구씨, 허씨들 가운데는 경영능력을 갖춘 이들이 적지 않았다. 창업회장의 동생들은 초창기 외국원서를 번역해 기계 작동법을 알아내고 수출, 기술도입 등 형이 할 수 없는 해외업무를 도맡아 했다. 첫째 동생 고 구철회씨는 형과 함께 첫 사업인 포목상 ‘구인회상점’을 세웠고 둘째 고 구정회씨는 동경고등공업학교를 졸업하고 평안남도청 토목과에 잠시 근무하다 형의 사업을 도왔다. 구태회(82) LS전선 명예회장은 일본 후쿠오카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마쳤다. 그는 경영보다는 정치권에서 주로 활동했는데 4대 민의원과 6,7,8,9,1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구평회(79) E1 명예회장은 진주고보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마치고 51년 락희화학 이사로 입사했다. 구두회(77) 극동도시가스 명예회장은 진주고보와 고려대 상대,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한일은행에서 잠시 일하다 63년 금성사 상무로 입사했다. ‘골프멤버’였던 사돈인 이보형 제일은행장·홍재선 전경련 회장·경방 김용완 회장, 효성 조홍제 회장 등도 구인회 회장과 교우가 깊었다. ●제2의 창업주 구자경 명예회장 구자경 LG명예회장은 삼촌인 구평회 명예회장과 진주고보에 같이 입학한 뒤 진주사범을 마치고 고향인 지수보통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후 50년까지 부산사범대 부속국민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했는데 제자들 중에는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권근술 전 한겨레신문 사장,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부인인 한인옥씨 등이 있다. 구 명예회장은 한씨에 대해 “얼굴도 예쁜데다 공부도 잘하는 학생이었다.”고 기억했다. 신 전 부의장은 모 TV프로그램에 출연해 구 명예회장에게 ‘호랑이 선생님’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구 명예회장은 50년 락희화학 이사로 입사했지만 공장에서 현장 근로자들과 같이 먹고 자며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구인회 회장은 생전에 왜 장남을 그토록 고생시키느냐는 질문에 “대장장이는 하찮은 호미 한 자루 만드는데도 담금질을 되풀이해 무쇠를 단련한다. 내 아들이 귀하니까 저렇게 일을 가르치는 것이다.”고 대답했다. 덕분에 그는 현장에서는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다. 69년 12월31일 구인회 회장이 뇌종양으로 세상을 뜬 직후인 1970년 1월6일 열린 럭키그룹 시무식에서 구철회 락희화학 사장은 본인의 경영 퇴진과 구자경 당시 금성사 부사장의 회장 추대를 제안했고 이는 우레와 같은 박수로 통과됐다. 구 회장 취임 이후 1년간 그룹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준 사람은 삼촌인 고 구정회 사장이었다. 조카를 ‘보필’하는 삼촌은 LG가의 저력을 잘 말해준다. 구자경 신임회장은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인화단결과 상호협조를 통해 그룹의 부드러운 기업풍토를 조성하는데 힘쓰고 급속한 확대보다는 내실있는 안정적인 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락희화학, 금성사 등 11개 계열사를 갖고 시작한 구자경 회장은 95년 2월 이임할 때까지 LG를 한차원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취임 첫 해인 70년 520억원에 불과하던 그룹매출은 94년 30조원을 넘어섰고 수출은 3100만달러에서 147억달러로 474배나 늘어났다. ●늘 꿈이었던 농사일에 매진 구 명예회장은 장남 구본무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겨주면서 “앞으로 여의도 본사에는 일주일에 한번만 출근할 것이다. 모든 경영은 신임 회장에게 맡긴다.”고 약속했다. 구태회·평회·두회씨 등 창업주 형제들과 허준구·허신구 회장도 고문으로 물러났다. 충남 천안의 ‘천안연암대학’으로 내려간 구 명예회장은 버섯재배 등에 심혈을 기울이며 10년전 약속을 지키고 있다. 주중에는 천안에 머물다 주말에는 서울 성북동 집으로 올라오는데 매주 월요일에만 트윈타워로 출근한다. 하지만 구본무 회장 집무실인 30층 대신 32층으로 직행, 본인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복지재단·문화재단 업무만 보고 오후에는 천안으로 내려간다.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구 회장 얼굴을 보지 않고 그냥 가는 경우가 많다. 분재, 장미재배를 거쳐 버섯재배로 이어진 구 명예회장의 왕성한 취미활동은 요즘 된장, 생면, 만두 등 유기농 먹을거리로 확대되고 있다. 구 명예회장은 선친이 두산, 경방그룹 회장과 함께 1956년 서울컨트리클럽에서 발족한 ‘단오회’와 진주중 15회 동창회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있으며 능성구씨 대종회장을 맡고 있다. 단오회에는 김각중 경방 회장, 김상홍 삼양사 명예회장, 선친을 치료했던 이동렬 박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진주중 동창인 고 이규호 전 문교부 장관도 생전에 절친한 사이였다. 고 정주영 회장도 전경련 회장단 활동 등을 통해 남다른 친분을 쌓았다. ●20년 경영수업 받은 ‘구병장’ 구본무 회장은 연세대 상학과에 다니다 육군 현역으로 입대했다. 재벌 총수 가운데 현역 출신은 쉽게 보기 어렵다. 보병으로 만기 제대후에는 미국 애슐랜드대로 유학을 떠났다. 클리블랜드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구 회장은 30세때인 75년 럭키(현 LG화학)의 심사과(사업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부서로 사업전반을 이해할 수 있음) 과장으로 입사했다. 당시 심사과에서 같이 근무했던 직원이 구 회장의 ‘핵심참모’인 강유식(57) ㈜LG 부회장이다. 강 부회장은 청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72년 럭키에 입사했다.97년 회장실(구조조정본부)로 소속을 옮겼고 99년 구조조정본부장을 맡으면서 그룹 구조조정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진두지휘했다. 구 회장은 아버지처럼 ‘험한’ 고생은 하지 않았지만 81년에야 금성사 이사로 승진할 정도로 차곡차곡 경영수업을 받았다. 럭키 심사과장, 수출관리부장, 유지사업본부장을 거쳐 80년 금성사(현 LG전자)로 옮겨 기획심사본부장을 맡았고 83∼84년에는 도쿄 주재원으로 근무했다. 입사 10년만인 85년에야 기획조정실 전무로 그룹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95년 회장 취임사에서 ‘초우량 LG’를 약속했던 구 회장은 인터넷, 홈쇼핑, 이동통신, 통신 등에 잇따라 진출하며 사세를 넓혀갔고 필립스와 합작으로 LCD사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빅딜’과 ‘LG카드 사태’로 반도체, 금융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1등LG를 이끄는 사람들 지금까지 LG그룹을 상징해 온 ‘인화’는 구본무 회장 대에 이르러 사실상 ‘일등주의’로 바뀌었다.LG는 그동안 ‘인화정신’이 결코 ‘온정주의’가 아니라고 항변해 왔지만 삼성그룹에 비해 LG그룹의 분위기가 다소 느슨해 보인 것은 사실이다. 요즘 LG가 거의 매일 쏟아내는 ‘강한 승부욕’,‘독종정신’,‘다이내믹’ 등은 LG가 온건하고 점잖은 반면 보수적이고 느린 조직에서 ‘환골탈태’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구 회장이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를 김쌍수(60)부회장에게 맡긴 것도 생활가전사업을 1등으로 만든 그의 ‘뚝심’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부진을 면치 못하던 휴대전화 사업을 ‘비전문가’인 박문화(55) 사장에게 맡겨 새로운 도약을 주문했다. 오디오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박 사장은 LG의 ‘광스토리지’ 사업을 7년 연속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LG에서 독립한 다른 친척이나 형제와 달리 주력사인 LG필립스LCD 부회장을 맡고 있는 둘째동생 구본준(54) 부회장 역시 1등에 대한 집념이 남다르다. 경복고 서울대 계산통계학과,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나온 구 부회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미국 AT&T를 거쳐 86년 금성반도체에 입사했다. 반도체를 현대그룹에 빼앗기다시피 넘겨주는 것을 눈으로 지켜본 뒤 99년부터 LG필립스LCD 대표를 맡아 세계적인 LCD업체로 키워왔다. ●숨어있던 승부사기질 발휘되나 소탈하고 인자해 보이는 구 회장의 이면에는 무서울 정도의 집념과 승부욕이 도사리고 있다는 평이다. 구 회장의 집념은 그가 하늘을 나는 모습만 보고도 무려 150여종의 새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조류학’에 조예가 깊은 것에서 잘 나타난다. 중학교때 산에 올랐다가 우연히 다친 새 한 마리를 발견, 집에 데려와 치료해 준 인연으로 새에 관심을 갖게 된 구 회장은 2000년에는 ‘조류도감’을 낼 정도로 새에 관해서는 전문가다. 여의도 LG트윈빌딩에 둥지를 튼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가 구 회장의 각별한 보살핌덕에 무사히 새끼를 낳은 일화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동생 구본능(56) 희성그룹 회장도 최근 ‘사진으로 보는 한국야구 100년’을 발간할 정도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보통이 아닌데 좋아하는 일에 대한 열정은 윗대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사람좋아 보이는 구 회장이 거의 ‘경멸’할 정도로 싫어하는 부류가 있는데 준비하지 않는 불성실한 사람이다. 구 회장은 연습장에서 충분히 연습하지 않고 무작정 골프장에 나타나는 초보자를 무척 싫어한다고 한다. 더 싫어하는 부류는 ‘트리플보기(이븐파보다 3타를 더 치는 것)’를 하고도 ‘히죽히죽’ 웃는 사람이다. 다시는 트리플보기같은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계열사 사장들을 평가할 때도 이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구 회장은 특별히 운동에 소질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끈질기게 연습에 매달려 한때 핸디캡 5∼6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고 한다. 환갑을 맞은 지금도 핸디 8∼9 정도를 친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구 명예회장 시절 선포한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에 ‘1등LG’를 더한 ‘LG Way’를 새로운 기업문화로 천명했다.10여년에 걸친 계열분리를 마무리지은 구 회장은 ▲고객이 신뢰하는 LG▲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LG▲인재들이 선망하는 LG▲경쟁사들이 두려워하면서도 배우고 싶어하는 LG를 목표로 재도약을 시도하고 있는데 그의 집념과 승부사기질이 앞으로 어떻게 발휘될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동국제강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이례적으로 참석할 정도로 장세주 회장과는 친분이 깊은 편이다. 장 회장의 숙부인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의 딸 인영(37)씨가 구 회장의 당숙인 구자은(41) LS전선 상무와 결혼해 사돈지간이기도 하다. 만화가 허영만씨와도 교류가 있는데 허씨는 인기작 ‘식객’에서 구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맛있는 삼계탕을 사주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단출한 네식구 구 회장은 72년 김태동 전 보사부 장관의 딸인 김영식(53)씨와 결혼했다. 김씨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다닌 ‘재원’으로 서구적인 외모의 미인이었다고 한다. 시아버지 구자경 명예회장은 “보수적인 며느리를 원했는데 맞고보니 맏며느리는 개방적이고 아래 며느리들이 보수적이었다. 뒤바뀐 감도 없지 않지만 그만하면 잘 맞는 편”이라며 만족하는 분위기다. 구 회장 부부는 금슬이 좋기로 유명하지만 ‘내외’가 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이 주말에 곤지암에서 골프를 치다 부인이 일행들과 골프를 치는 것을 보고 나무랐다는 일화도 있다.LG 소유인 곤지암은 주말에 주로 계열사 임원들이 비즈니스 차원에서 애용하는데 ‘회장 부인’이 나오면 임원들이 불편해 한다는 이유다. 김씨가 다른 그룹 회장 부인과 달리 미술관을 맡지 않은 것이나 여의도 트윈타워에 한번도 나오지 않은 것도 LG가의 엄격한 ‘단속’ 때문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양자로 들인 구광모(27)씨와 연경(27)·연수(9) 두딸을 두고 있다. 광모씨는 병역특례인 산업기능요원으로 국내의 한 IT솔루션업체에 근무하고 있다. 올해 병역을 마치면 미국 뉴욕주의 로체스터 인스티튜트공대로 돌아가 학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양자로 입적된 뒤 ㈜LG와 LG상사 지분을 대폭 늘려 ‘경영승계’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하지만 LG측은 “광모씨의 양자입적은 ‘제사 지낼 장손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구자경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4세 경영’과는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연세대 사회사업학과를 마치고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 연경(27)씨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막내딸 윤형(26)씨와 함께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붓감’이다. ukelvin@seoul.co.kr ■3공화국서 “소총 만들어보라” 권유 구인회 “유망해도 무기는 싫다” 거절 LG화학은 한때 자회사를 통해 ‘비데’사업을 하다 그룹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타일, 욕조 등 욕실 인테리어사업에 비데를 함께 취급하면 고객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시작했지만 구본무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첨단기술로 해외시장을 노리는 제품도 아닌데 돈이 된다고 해서 ‘품위’에 맞지 않는 제품을 팔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LG에서 계열분리된 지 1년이 지난 지난해 말에도 LG카드의 부실이 해결되지 않자 채권단은 또 한번 LG그룹의 지원을 요청했다.LG측은 “이미 1조원이 넘게 지원을 한데다 그룹에서 분리된 회사를 무슨 근거로 지원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구 회장의 ‘결단’으로 출자전환을 결정했다. 구 회장은 LG카드 기업어음(CP)을 갖고 있던 친척들에게 일일이 양해를 구해가며 출자를 부탁했다고 한다. 삼성과 공동으로 시작했던 방송사업을 넘겨준 것이나 택배사업 진출을 계획했다 직전에 포기한 것도 ‘사돈간의 불화’로 세인들의 지탄을 받지 않기 위해서였다. LG가 이처럼 ‘세간의 평판’을 신경쓰는 것은 엄격한 유교가문의 장손인 고 구인회 창업회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구인회 회장은 도박이나 술 등 사행산업은 물론 이른바 ‘먹고 마시는’일과 연관된 소비성 사업, 부동산 투자도 금지할 정도로 엄격했다. 나중에야 필요에 의해 인터컨티넨탈호텔을 설립했지만 한때는 호텔사업도 LG의 ‘금지리스트’에 올라 있을 정도였다.3공화국 당시 정부로부터 “소총을 만들어 보라.”는 권유를 받았을 때도 “우리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것은 고마우나 아무리 유망한 사업이라도 무기는 만들고 싶지 않다.”며 거절했을 정도다. 하지만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같은 ‘체면 경영(정도경영)’은 자칫 수익성 좋은 사업 기회를 놓칠 수 있고 공격적인 확장에도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LG관계자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어가며 일등할 생각은 없다.”면서 “좋은 품질과 서비스를 갖추면 무리한 방법을 쓰지 않아도 고객들이 인정해준다는 것이 구 회장의 지론”이라고 말했다. ukelvin@seoul.co.kr ■구씨 3대의 반도체 인연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합병돼 설립된 하이닉스반도체의 ‘새 주인’이 누가될 것인지를 놓고 재계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매각대금이 3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이는 이 대형 매물의 유력한 새 주인으로 전 주인인 LG가 거론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LG는 하이닉스 인수설에 대해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검토할 일도 없다.”며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40년 가까운 구씨 3대의 반도체 인연이 그리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중론이다. LG는 구인회 창업회장 생전인 69년 미국 NSC의 기술제공으로 반도체 회사인 금성전자를 설립했다. 초대 사장은 구자두 현 LG벤처투자 회장이었다. 금성전자는 1차 오일쇼크 등으로 73년 금성사에 흡수합병되면서 주춤했지만 74년 삼성 이건희 회장(당시 동양방송 이사)이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것 등에 ‘자극’받아 75년 반도체팀을 만들고 미국 AMI와 합작 공장을 설립하는 등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79년에는 대한전선의 대한반도체를 인수, 금성반도체를 발족하기에 이르렀다. 초대 회장은 구자경 현 명예회장, 사장은 이헌조 현 LG그룹 고문이었다. 금성반도체는 이후 85년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1메가롬(ROM)을 개발하는데 성공하고 금성일렉트론으로 이름을 바꾼 뒤 90년 1메가 D램,91년 4메가 D램을 잇따라 내놓으며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하지만 LG는 98년 정부의 ‘빅딜정책’의 ‘희생양’이 되면서 반도체사업을 현대그룹에 양보하게 된다.99년 1월6일 청와대를 방문한 구본무 회장은 전자사업이 주력인 LG에 반도체사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했지만 이미 현대측과 ‘얘기’가 끝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귀에 구 회장의 ‘절규’가 들릴 리 만무했다. 이날 밤 이헌조, 변규칠, 성재갑 등 LG의 원로들이 마련한 위로자리에서 구 회장은 모처럼 통음을 했다. 일부에서는 구 회장이 ‘통곡’을 했다고 하지만 ‘통한의 눈물’을 보인 정도였다는 것이 당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울 한남동 구 회장의 집앞에 진을 친 기자들은 자정이 넘어 귀가하는 구 회장을 붙들고 ‘소감’을 물었고 구 회장은 “다 버렸습니다.”는 말로 3대를 내려오며 30년간 이어진 반도체와의 인연을 정리했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열린세상] 국가채무 불감증 심각하다/이만우 고려대 경영학 교수

    국가채무가 마른 날 산불처럼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으로 측정한 국가채무가 2004년 말 현재 203조원에 이른 것으로 발표했다. 이는 전년 말보다 37조원(22.6%) 증가된 것으로서 사상 최대 규모의 증가율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채무의 증가 요인으로는 이미 집행된 공적자금의 국채전환 15조원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자금조달 18조원이 주축을 이룬다. 정부 당국자는 적자성 부채 이외에 금융성 부채는 회수할 수 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수준보다는 낮기 때문에 위험수준이 아니라는 상투적인 희망가를 덧붙이고 있다. 정부가 금과옥조로 삼는 IMF 기준이란 정부가 차주가 되어 상환의무를 부담하고 상환금액을 예측할 수 있을 경우에만 채무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 지급보증으로 발행하여 공적자금에 투입됐으나 이미 손실 처리되어 정부부담이 확정된 예금보험기금 상환채권과 정부로 분류되지 않는 한국은행이나 공기업의 부채, 정부가 지급을 약속한 연금채무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정부보증 공적자금 미상환액만 해도 60조원이 넘고, 공무원연금·교원연금·군인연금 등 특수직 연금 적자분 182조원과 국민연금 지급준비금 부족분 137조원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 정부 부담으로 귀착될 국가채무는 엄청난 규모이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공적자금 채무와 부실 특수직 연금을 빼놓고 국채발행액만 따져 국가채무가 OECD 평균보다 적다는 변명으로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국민은 국가채무란 정부가 갚아야 할 빚을 모두 망라한 것으로 믿고 있다.IMF 기준을 빙자하여 정부 부담으로 귀착될 것이 확실한 국가채무를 감추는 것은 기업의 분식회계나 다름없는 파렴치한 일이다.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세수는 예상보다 줄어드는 데 비해 복지예산의 급격한 증가로 재정적자는 심화되고 국가채무 확산이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여당은 물론 야당까지도 돈 쓰는 일에만 팔을 걷고 나설 뿐 재정적자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정부 각 부처가 재정소요를 유발하는 법률안을 입안할 때에는 기획예산처의 엄격한 사전심의를 받도록 해야 한다. 국회의결 과정에서도 소관 상임위원회 심의 이전에 예산결산위원회의 사전심의를 법제화해야 한다. 국가채무는 후손에게 짐을 넘겨주는 가장 부끄러운 유산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세수를 늘리고 재정 지출을 줄여나가야 한다. 조세감면을 과감히 축소하고 과세대상을 넓혀 나가야 한다. 징수상 경제성도 떨어지고 지출상 낭비로 심각한 부가세 방식의 목적세를 본세에 통합시키고 각종 기금 및 부담금을 조세체계에 통합하는 재정개혁 작업을 가속화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부채도 국가채무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행 지방세제로는 지자체의 재정자립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자체별 세수입 불균형도 심각한 형편이다. 지자체마다 중앙정부 교부금에 매달리고 있고 예산낭비도 심각한 수준이다. 국세와 지방세 체계를 개선하여 지자체별로 재정자립도를 높인 다음 책임재정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행 담배소비세와 같이, 판매된 지자체에 세수가 귀속되도록 부가가치세의 지방이양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국가채무의 가장 확실한 해결방안은 세수입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경쟁력을 제고하여 매출액과 고용을 늘려 나가야 한다. 이익을 내는 기업은 매출액에 대한 부가가치세, 법인이익에 대한 법인세, 임직원 급여나 주주배당에 대한 소득세 등 줄줄이 연결되는 세금을 납부하여 국가재정을 살찌운다. 그러나 부실경영으로 손실을 내는 기업은 금융기관에 손실을 입히게 되고, 금융부실이 심화되면 공적자금이 또다시 국가채무로 이어지게 된다. 국가채무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민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아울러 이익을 내는 기업가가 애국자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기업 투자의욕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할 것이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 교수
  • [재계 인사이드] 이명희 신세계회장의 ‘思父曲’

    [재계 인사이드] 이명희 신세계회장의 ‘思父曲’

    신세계 이명희(62) 회장이 오는 8월 명동 본점 신관 개관을 앞두고 아버지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과시하고 나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17일 발간된 자사 사보에 ‘이버지 이병철 회장과 나’란 제목으로 14페이지에 걸친 개인 칼럼을 게재했다. 고 이 회장과 다정한 모습으로 함께 찍은 사진들도 대거 공개했다. 평소 ‘나서지 않는 경영’을 강조해온 이 회장은 이에 앞서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고 이 회장을 언급했으며,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도 아버지 이야기를 중점으로 다룬 바 있다. 이명희 회장은 칼럼에서 “형제들은 아버지를 차갑고 냉정한 경영자로 기억할지 모르지만 내게는 따뜻하고 인자했던 분”이라면서 “15년간 조석으로 통화했고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뭐하노?’였는데 이는 ‘어서 오라.’는 가장 부드러운 말씀”이라고 전했다. 어딜 가든 거의 동행했고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이 회장은 고 이 회장의 8남매중 막내딸이다. 그는 “나는 아버지께 인간적으로 반했고 아버지도 내게 반했을 것”이라면서 “아버지는 섬세하고 여성적인 면이 있어 화려한 넥타이와 핑크색 와이셔츠를 즐겼는데 나는 아버지를 위해 핑크색 단추를 달아 화려한 와이셔츠를 만드는 등 감동을 드리기 위해 계속 생각하고 실천했다.”고 말했다. 특히 “체질, 성격, 취향, 생김새, 음식 등 아버지와 나는 모든 면에서 많이 닮았다.”면서 “다시 생각해도 애틋한 부녀지정”이라며 칼럼은 두 사람의 각별함을 과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39세 때 아버지가 신세계에서 일할 것을 권유했다.”면서 “첫 출근시 아버지가 주신 가르침으로는 ▲서류에 사인하지 말고 ▲남의 말을 열심히 들으며 ▲알아도 모르는 척하고, 몰라도 아는 척하지 말며 ▲사람을 나무 기르듯 기르라 하셨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신세계는 내가 사업의 큰 틀을 잡으면 구학서 사장이 실질적인 경영방침을 제시하고 각 부문의 대표 등 전문경영진이 회사별로 전략을 수행하는 경영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가 육성한 우수 전문경영진을 자신이 선임한 만큼 신세계는 결과적으로 아버지가 다 만들어준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명희 회장은 1979년 신세계백화점 영업본부 이사로 경영수업을 시작해 1998년에야 회장직에 올랐다. 이어 “신세계는 오는 2012년까지 국내 백화점 9개, 이마트 130개, 매출 33조원으로 세계 10대 종합유통소매기업으로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칼럼에 대해 “대외적으로 나서지 않던 이명희 회장이 본점 신관 개관, 중국 이마트 사업 확대, 아웃렛 사업 진출 등 제2의 도약을 앞두고 아버지인 고 이병철 회장을 내세워 ‘신세계 띄우기’에 나선 측면이 있다.”고 평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나랏빚 증가 속도 너무 가파르다

    나라의 빚이 너무 빠른 속도로 불어나 큰 걱정이다. 정부가 밝힌 국가채무는 지난해 말 현재 203조원에 이른다.1997년 65조원에서 불과 7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4.6%로 잡았을 때 2008년쯤이면 300조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가를 운영하려면 어느 정도의 빚은 불가피하지만 이런 속도로 늘면 이자지급액도 만만치 않아 재정의 경직화와 국민 부담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6.1%로 미국(63.5%)·일본(163.5%)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76.8%)보다는 훨씬 낮지만 앞으로 돈 들어갈 데가 많은 우리로서는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선진국들은 복지수준이 이미 정착단계여서 지급금이 많아 채무비율이 높을 뿐이다. 우리는 복지지출이 GDP의 10%로,OECD 회원국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당정(黨政)은 당장 내년부터 저출산·고령화 등을 고려해 복지예산을 연평균 9.3% 이상, 자주국방을 앞당기기 위해 국방비도 9.0% 이상 올리려고 한다. 그뿐인가. 국가 균형발전에다 통일비용까지 재정수요는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국가채무 급증의 주요인은 공적자금의 국채전환(15조원)과 환율방어(17조 8000억원)였다. 후자의 경우 외환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원화 절상을 막지 못했는데, 이는 재정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빚이란 본래 처음에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나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국정 목표상 성장 잠재력의 확충보다는 복지 확대에 비중을 두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정부는 165조원이나 쓸어 부은 공적자금의 회수율(43%·71조원)에 더욱 신경쓰고, 정치성 예산의 남발을 자제하는 등 재정관리에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 신종 적립신탁 ‘애물단지’ 전락

    신종 적립신탁 ‘애물단지’ 전락

    외환위기 이후 은행권 최고의 상품이었던 신종적립신탁의 수익률이 수직하락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수익률 반전을 고대하며 해지를 미뤄온 고객들의 불만도 높아만 간다.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신종적립신탁 수익률은 지난 1월 연 6.27%에서 2월 2.60%,3월 1.42%,4월 1.12%로 급락했다. 지난 4월 신한은행의 경우는 연 2.38%, 하나은행도 연 1.94%를 기록해 정기예금 금리 수준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1997년 처음 도입된 신종적립신탁은 상하반기에 한번씩 배당금을 지급하는 실적 배당형 상품으로 고금리 회사채 등을 편입해 1998년까지 연 17% 안팎의 수익을 내면서 금융권 최고의 고금리 상품으로 인기를 모았다. 신탁액에 제한이 없어 일부 기관들은 수백억원을 투자했고, 개인들도 수천만원씩 쏟아부었다.2000년 7월부터 판매가 중단됐지만 상당수 고객들이 해지하지 않아 아직 2조∼3조원이 운용되고 있다. 고객들이 만기를 훌쩍 넘기면서까지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최근까지도 수익률이 괜찮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이 상품의 수익률은 연 5.3%를 기록했다. 그러나 오는 6월 중순으로 예정된 올 상반기 배당 때 수익률은 연 2.8% 안팎으로 정기예금 금리에도 못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수익률이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은행의 신탁자산 운용부서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항의 내용은 주로 “은행들이 이 상품을 청산하기 위해 고의로 적극적인 운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1%대의 수익률을 내면서 신탁보수는 2%를 챙기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아직 해지하지 않은 고객들은 대부분 연 7∼8%대의 고수익률 혜택을 누려온 사람들”이라면서 “만기가 끝난 상품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운용할 수 있느냐.”고 항변한다.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리스크(위험)가 작은 국공채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거 고금리 시절 편입됐던 고수익 채권들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높은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진 데다 은행들도 고객의 점진적인 계약 해지 등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수익률 반영을 최대한 늦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수익률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 은행들은 특히 신종적립신탁이 은행권의 거의 유일한 장부가 평가상품으로 언젠가는 청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꺼번에 해지가 이뤄질 경우 자산의 일시 현금화로 수익률이 더 크게 떨어져 전체 고객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적극적인 해지는 권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장 최근에 신종적립신탁에 가입한 고객의 계약도 이미 만기가 3∼4년이나 지났다.”면서 “은행으로서는 더이상 고위험 고수익 채권에 투자할 수 없는 만큼 고객들이 서서히 빠져 나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증권맨 “지친다 지쳐”

    증권맨 “지친다 지쳐”

    주식시장은 잘 나가고 있지만 증권가 사람들은 피곤하기만 하다. 증권가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잘 나가던 임원들이 십수년 몸담은 증권사를 떠나고, 고액 연봉을 자랑하던 애널리스트들은 보따리를 싸고 있다. 남은 직원들도 가혹한 실적 요구에 허리가 휠 정도다. ●전문 인력 줄줄이 전업 지난 3월 중순 D증권사의 성모 부장은 16년동안 일해온 회사에 사표를 내고 G보험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M&A 사모펀드’를 만들어 중견기업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는 등 ‘토종 M&A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를 기억하는 직원들은 “다른 시각에서 일하고 싶어서 간다고 말했지만 젊은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는 게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국제금융통’으로 알려진 W증권사의 이모 이사도 돌연 사표를 내고 미국으로 장기 휴가를 떠났다.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공개매수 등 굵직한 빅딜을 성사시킨 S증권사의 이모 상무도 벤처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옮겼다. 삼성증권은 리서치센터 인력 40여명 가운데 4분의1 정도인 10명을 ‘5월 연봉계약 시즌’에 재계약하지 않았다.10명중에는 중견급 애널리스트 3명도 포함됐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최근 5명의 연구 인력을 교체했다. 현대증권은 2명이 사표를 냈으나 인원을 보충하지 않기로 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에도 증권사끼리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최근엔 아예 다른 업종으로 전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남은 인력은 실적 경쟁 종합주가지수는 올 들어 10일까지 38.36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그 사이에 LG투자증권이 우리증권과 합쳤고, 한국투자증권은 동원증권에 넘어갔다. 대한투자증권도 하나은행에 인수된다. 리딩증권은 브릿지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SK증권이 다른 금융권에 넘어가는 것도 시간문제다. 이 모두는 퇴직연금의 출범 등 자산투자시장의 확대를 앞두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를 줄이고 규모는 늘리는’ 몸부림이다. 증권사들은 몸집을 더욱 부풀리기 위해 회사에 남은 직원들에게 가혹할 만큼 높은 실적 유치를 독려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두달동안 ‘2조원 자산증대운동’을 펼치며 직원들에게 증권계좌, 채권, 펀드 등 무차별적으로 고객의 돈을 유치하도록 했다.140여개 지점에 평균 120억원의 유치 목표액이 할당됐다. 본사 직원에게도 1인당 5000만원의 목표액이 주어졌다. 과거보다 목표치가 2∼3배 높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 3개월동안 1조 5000억원을 끌어들인 캠페인이 끝나기 무섭게 이번엔 적립식 펀드 유치 운동을 시작했다.1인당 최소 목표액이 월납 360만원인 만큼 10만원짜리 펀드 계좌 36개를 만들어야 한다. 삼성증권은 지난해말 3조원을 늘린 데 이어 최근엔 임직원이 프라이빗뱅킹(PB)지점에 10명 이상의 고객을 소개시키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거래소는 두집 살림에 피곤 피곤한 생활은 증권사 직원뿐만이 아니다. 유가증권과 코스닥, 선물시장 등이 합쳐진 증권선물거래소는 지난 6일로 출범 100일째를 맞았으나 아직도 어수선하다. 부산 본사와 서울 여의도 거래소의 사실상 두집 살림을 하기 때문이다. 통합 거래소는 과거 20부 3실 105팀의 조직을 10부 3실 98팀으로 줄였다. 인력도 758명에서 658명으로 감축했다. 그럼에도 거래소 운영비용은 크게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 여의도 거래소 건물 옆에 신축한 빌딩은 그대로 비워둔 채 부산에 따로 빌딩을 임대해 쓰고 있기 때문이다. 임직원들이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일하는 경우가 아직도 흔하다. 철도공사와 고속열차(KTX) 승차요금을 60% 할인받는 특별계약을 맺었으나 상당한 비용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한 증권사 직원은 “거래소 간부를 만나려면 그가 어디에 있는지 번번이 확인해야 하고, 사무실 재배치도 아직 끝나지 않아 어수선하기만 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혁신 공기업탐방] ⑦ 김균섭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인터뷰

    [혁신 공기업탐방] ⑦ 김균섭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인터뷰

    “혹시 애프터서비스(AS)를 받다가 불편한 점은 없으셨습니까. 저희 직원이 친절하게 설명해줬습니까.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국내 가전업체 AS담당 직원이 수리를 해주고 가면 어김없이 업체 본사로부터 AS의 만족도를 묻는 내용의 전화를 받게 된다. 이런 풍경은 더 이상 민간기업만의 영역이 아니다. 김균섭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은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실시간으로 고객만족도를 조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민원의 접수·검토·결재·통보·사후관리 등 전 과정의 고객만족도를 조사해 관리하는 것이다. 그는 또 “올 여름 ‘선풍기로 시원한 여름나기’ 범국민 캠페인을 펼쳐 4500억원의 에너지를 절약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고위공직자에서 민간기업 CEO로 변신했다가 다시 공기업 사장으로 컴백한 김 이사장을 만나 경영 및 혁신의 방향을 들어봤다.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됐다. 그간 역점을 둔 분야부터 설명해달라. -산업자원부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바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공단의 업무를 잘 알고 있었다. 취임하자마자 유가가 사상 초유로 뛰어 할일이 많았다. 공기업의 특성상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일은 많아져 취임 초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취임 이후 업무체계부터 바꿨다. 열심히 일하는 체계보다는 효율적으로 일하는 체계를 도입한 것이다. 공단 직원들이 처음에는 두려움을 느낀 것으로 안다. 그러나 공단에 오기 전 대표이사로 있었던 HSD엔진의 성과가 알려지면서 두려움이 점차 줄어들었다. 이미 검증됐던 길을 걷는 것이기 때문에 저항이 없었다. 고객만족도 향상에 최우선을 두는 느낌이다.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실시간으로 고객만족을 조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민원처리, 업무처리, 경영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면 업무의 품질향상은 물론 고객만족도도 높일 수 있다고 자신한다. 구체적으로 고객만족을 높이기 위해 시스템을 어떻게 바꿨나. -시스템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든 업무를 온라인화하고, 불필요한 업무는 없애거나 단축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열사용기자재를 검사받기 위해서는 본사나 지사에 와서 신청서를 접수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넷 접수가 가능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검사시간까지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검사가 끝나면 그 즉시 해당 업체에 검사를 받을 때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개선할 사항은 없는지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 결과는 임원진만 볼 수 있도록 했다. 즉 실시간으로 민원처리가 돼 고객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직원들의 근무태도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에너지이용합리화 자금을 융자받을 때도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공단측이 알아서 다 처리해주고 있다. 공단 조직은 어떻게 개편했나. -공단의 체제를 에너지효율 향상, 이산화탄소 저감, 신재생에너지 보급 등 3가지의 핵심역량사업에 맞춰 개편했다. 이에 따라 경영전략본부, 수요관리본부, 기술개발지원본부, 기후변화대책본부, 신·재생에너지개발보급센터 등 4본부 1센터 체제로 바꿨다. 대팀제도 도입했다. 종전의 12처 32팀의 조직을 14실(대팀)만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30개의 간부 보직이 줄게 됐다. 남는 인력은 고유가와 기후변화협약 등으로 늘어난 업무에 투입하고 있다. 별도의 인원 충원 없이도 인력이 늘어나는 효과를 보게 된 것이다. 대팀제가 도입되니까 결재 단계도 직원-실장 2단계로 축소됐다. 공단의 혁신방향을 설명해 달라. -기본적으로 능률과 성과를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다. 즉,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 일을 잘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업그레이드 KEMCO(에너지관리공단의 영문 이니셜)’라는 슬로건 아래 혁신에 대한 공감대를 조성하고,4대 과제를 전사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정확한 성과평가를 위해 부서별, 사업별로 핵심성과지표(KPI)를 발굴했다. 또 감(感)에 의존해서 일하는 방식에서 통계와 과학적인 근거에 의거해서 업무를 처리하는 방법으로 조직문화를 바꿨다. 이른바 6시그마 경영기법이다. 6시그마운동의 진행상황은. -6시그마는 제품 생산업체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서도 경영만족을 위한 품질경영 기법으로 적용될 수 있다. 즉, 이는 효율적으로 일해 남은 시간은 자신의 능력 개발에 투자 할 수 있다. 우선 올해부터 전문인력 양성, 시스템 구축, 제도 마련 등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6시그마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34개 프로젝트를 시범실시하고, 하반기부터는 34개의 프로젝트를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매주 수요일을 6시그마의 날로 정해 전사적인 활동도 하고 있다. 경영혁신 차원에서 인사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다면평가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사업이 성과중심으로 진행되고 평가가 실적중심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사는 역량중심으로 단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지난해 5월 학연·지연·혈연·성별·직군에 대해 5대 무차별 인사원칙을 선언했다. 또 능력 있고 참신한 인재를 발탁할 수 있도록 승진 최소연수제도도 없앴다. 다만 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사 다면평가제도, 부서장급 4개 직위에 대한 공모제를 실시했다. 아울러 부서와 개인의 실적을 근거로 성과금을 차등 지급토록 해 역량중심의 근무평정시스템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김균섭 이사장은 김균섭 이사장은 다소 별난 사람이다.‘한창 잘 나가는’ 자리에 있을 때 이를 과감히 버리고 변신을 택하곤 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하기도 한다. 기술고시 9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공직생활 25년여만인 지난 1999년 6월 산자부 기획관리실장에 전격 발탁됐다. 하지만 6개월만에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기획관리실장까지 했으니 이제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줄 때가 됐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김 이사장은 2000년 1월부터 적자기업이었던 HSD엔진(현 두산엔진)의 CEO로 변신했다. 주변에선 공직에만 있던 김 이사장이 곧바로 민간기업 CEO로 성공할까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보란듯이 HSD의 최대 난제였던 조직간 화합을 이끌어냈고, 그 결과 취임 첫해부터 흑자경영을 이뤄냈다.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김 이사장은 2002년 1월 다시 3년 임기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2003년 8월 HSD엔진 사장직에서 물러났다.HSD엔진의 경영이 정상화된 만큼 더 이상 할 일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경남 진주(55) ▲부산고·서울대 항공공학과 ▲기술고시 9회 ▲상공부 수출진흥과장 ▲산자부 산업기술국장·기획관리실장 ▲HSD엔진 사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선풍기로 여름나기’ 100만명 서명운동 ‘한여름에는 에어컨을 과하게 틀고 긴 옷을 입는다. 반면 한겨울에는 실내온도를 과하게 높여 속옷만 입고 지낸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지적하는 우리나라 냉난방 문화의 현주소다. 공단은 사상 유례 없는 고유가 시대에 맞는 실질적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우리 국민들 사이에 에너지 절약의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여름철 에너지 절약 캠페인으로 4월24일부터 6월30일까지 ‘선풍기로 시원한 여름나기’ 100만명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가두서명과 공단 인터넷 홈페이지(www.kemco.or.kr)를 통해 에너지 절약 실천 약속을 한 시민이 8일 현재 12만여명에 달한다. 서명자 중 공개추첨을 통해 경차(3대)와 김치냉장고(30대), 스탠드(300대), 선풍기(3000대) 등 경품도 나눠준다. 공단은 또 한여름인 7∼8월 전기사용량을 전년대비 10% 이상 절약한 가구에 대해서는 3만 5000원을 돌려주는 행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공단이 이처럼 선풍기 사용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것은 그에 따른 경제적인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냉방온도를 3도만 올려 한여름철 적정온도인 26∼28도를 유지하면 연간 4500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 냉방전력 수요 감소에 따른 발전소 건설 비용까지 감안하면 경제적 효과는 3조원 이상이다. 공단이 이번 페스티벌의 성공을 자신하는 것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실시한 ‘따뜻한 가족 페스티벌’을 성공리에 마쳤기 때문이다. 내복을 입어 불필요한 난방 사용을 줄이자는 캠페인을 전개하자 캠페인 기간동안 전국 지역난방 열 사용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4% 줄어들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81억원의 효과다. 게다가 캠페인 기간동안 내복 제조업체의 판매량이 20% 이상 증가해 경제활성화에도 한몫했다. 공단 관계자는 “앞으로는 구호에만 그치는 캠페인이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실제로 동참해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제조업 부채비율 ‘사상 최저’

    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지난해 우리나라 제조업체의 부채비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 미국·일본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개선된 가운데 대기업의 수익성은 좋아진 반면 중소기업은 악화돼 양극화가 심화됐다. 8일 산업은행이 국내 123개 제조업종 3175개 업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2004년 기업재무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107.5%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의 141.2%, 일본의 145.5%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부채비율이 낮아진 것은 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과 수익성 향상 영향도 있지만 그만큼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제조업의 전년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16.9%로 2000년 18.4%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순이익 규모도 사상 최대인 43조원으로 전년대비 57.8% 증가했다. 그러나 설비투자와 관련있는 유형자산 및 기계장치 증가율은 각각 5.6%,5.4%로 매출액 증가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대기업의 부채비율은 전년대비 12.1%포인트 하락한 95.4%였으나 중소기업은 전년(137.9%)과 비슷한 132.8%였다. 부채비율이 낮아지면서 제조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사상 최대인 76조원으로 추정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는 매출액 중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9.5%로 전년의 8.3%보다 1.2%포인트 높아진 반면 중소기업은 4.3%로 0.7%포인트 하락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SK텔레텍 인수 팬택 박병엽 부회장은

    SK텔레텍 인수 팬택 박병엽 부회장은

    국내 3위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업체인 팬택계열의 박병엽(44) 부회장이 또 하나의 ‘큰 일’을 벌였다. 팬택계열은 지난 3일 국내 최대 이동통신 서비스업체인 SK텔레콤의 단말기 제조 자회사인 SK텔레텍 인수를 전격 발표했다. 시장은 ‘충격’이었다.SK그룹이 글로벌사업 전략의 한 축으로 키워왔다는 회사였기에 더욱 그랬다. 팬택은 ‘벤처기업의 기린아’에서 매출 5조원대의 대기업으로, 박 부회장으로선 ‘IT업계의 거목’으로 우뚝 서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그에겐 ‘단돈 4000만원을 15년만에 매출 3조원대로 키운 통신업계의 젊은 사업가’란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시장에서는 두 업체의 합병을 두고 서로가 밑지지 않은 ‘절묘한 컨버전스’로 평가했다. ●세계시장 ‘빅5’ 현실화 팬택계열은 올해의 매출 목표와 SK텔레텍 매출을 합치면 5조원대의 대기업 반열에 오른다. 세계적 기업인 삼성·LG전자와 함께 국내 3인자 자리를 확고히 구축하게 된다. 박 부회장은 “일단 국내시장 기반을 다진 뒤 해외시장에 진력할 것”이라고 밝혔다.SK텔레콤의 브랜드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 국내시장을 공고히 하고 목표지점인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겨루겠다는 것이다. 팬택계열의 올 1·4분기 국내시장 점유율은 삼성·LG전자에 이어 14%대였다. 중국, 브라질, 독일 등지에 현지공장 및 법인을 설립했고, 세계시장에서 70∼80%를 자사 브랜드로 공략할 계획도 세워놓았다.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을 탈피,‘애니콜’ ‘사이언’ 같이 독립 브랜드화하겠다는 뜻이다. 국내시장 점유율이 7%인 SK텔레텍은 여기에 대단한 원군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박 부회장은 소문대로 겸손한 성격의 소유자다.‘귀공자 스타일’이지만 좌중에서는 격식을 따지지 않고, 연장자에겐 깍듯이 ‘선배님’이란 호칭을 쓴다. 기자가 만난 그를 종합하면 말은 차분하지만 ‘경영 승부사’다운 내면이 배어 있었다. 그는 가끔 “편히 살아갈 수 있는데….”라며 새로움을 찾아가는 ‘운명론’을 말하곤 한다. 그에게 “왜 부회장 직함만 계속 쓰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매출이 최소한 10조는 돼야 호칭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아서….”라며 기업을 건실히 키우는 데만 신경쓰겠다고 했다. 세간에는 호탕하고 스케일이 크다는 것만 알려졌다. 하지만 ‘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스타일이란 게 주변의 말이다. 팬택의 회계장부는 하루에 한번씩 수치가 바뀐다. 가용자금을 점검해 적정수준 이상을 유지한다. 이래서 팬택계열은 3000억원 정도의 현금을 항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다 갖춰준다. 열심히 일하라.” “팬택의 가치는 ‘사람과 기술’입니다.” 그는 팬택의 오늘은 이 두가지를 중시했기 때문이라고 가끔 말한다.‘사람은 대접을 받아야 능력을 발휘하고 직장은 자아실현의 터전이 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경영관이다. 이런 이유로 수익의 3분의1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데 쏟아부어 왔다. 최근엔 남다른 후생복리제도가 공개돼 화제를 낳았다.‘가족 1명당 의료비 최대 3000만원 무료 지원, 주택자금 최대 1억원 저리 대출, 결혼자금 최대 1000만원, 의료·장례비 최대 500만원 2% 저금리 지원….’ 대기업에서조차 보기 힘든 제도로 직장인의 부러움을 무척 사고 있다. 지난해 말, 박 부회장은 팬택노조가 “회사가 어려우니 임금을 동결하겠다.”고 하자 “무슨 소리냐.”며 임금을 올릴 것을 지시, 평균 10.4% 더 주었다. 하지만 ‘당근’만 있지는 않다. 외부에 알려진 ‘자유스러운’ 분위기와는 달리 임직원의 사생활은 철저한 점검 대상이다.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제조업체이기 때문이란다. 박 부회장에겐 오래도록 전해지는 단말기와 관련한 일화가 있다. 저녁 자리에서 지인의 단말기를 느닷없이 던진 사건(?)이 벌어졌다.“왜 그렇게 했느냐.”는 질문에 “단말기는 던진 뒤 다시 켰을 때 통화가 돼야 정상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업을 한 지난 15년간 큰 실패를 겪지 않았다. 이를 주위에선 ‘불패 신화’라 하지만 그는 “운이 좋아 잘 넘겼다.”고 말한다. 팬택계열사의 올해 전체 매출액은 4조원대 가까이 이를 전망이다.SK텔레텍까지 합치면 올해 5조원대는 될 것으로 본다. 지난 2003년에는 매출 2조원을 올려 국내 제조업체로선 40여년만에 처음 이룬 성과로 평가됐다. 팬택계열은 최근 중국의 단말기 제조기술이 한층 좋아지면서 ‘고급 폰’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의 경영행보는 아직 ‘두발 자전거’를 탄 채 페달을 밟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다.‘완전한 성공’보다는 ‘진행형 성공’이란 뜻이다.SK텔레텍 경영권 인수도 대기업 및 글로벌기업으로 옮아가는 큰 시험대다. 한 컨설턴트가 최근 기자에게 던진 말이다.“국내에서 굴지의 글로벌 기업이 나오고 있는 이 시점에서도 창조적 최고 경영자(CEO)는 결코 없습니다.” 시장은 박 부회장이 창조적 대기업인으로 자리할지 주목하고 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박병엽 부회장 1962년 서울 출생 1980년 서울 중동고 졸업 1985년 호서대 경영학과 졸업 1987년 10월 맥슨전자(주) 입사 1991∼2000년 팬택 대표이사 사장 1998년 11월 미 클린턴 대통령 초청,6인 원탁회의 참석 1998년 일본 NHK, 아시아 리더 500인 선정 2000년 2월 팬택 대표이사 부회장 2002년 8월∼현재 팬택계열 부회장 ■ 팬택의 도전 15년 박병엽 부회장의 발자취는 ‘거침없는 도전’이었다. 지난 1991년 첫 직장이던 맥슨전자에서의 평사원직을 박차고 나와 4000만원에 직원 6명으로 팬택을 설립, 사업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90년대 초 무선호출기(일명 삐삐) 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돈을 꽤 벌었다. 영업현장 노하우와 이를 활용한 공격적인 경영이 주효했다. 이후 통신시장이 삐삐에서 휴대전화로 말을 갈아 타자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로 바꿨다. 2001년엔 또 한번의 ‘베팅’을 했다. 팬택보다 덩치가 몇배 큰 현대큐리텔을 인수, 팬택&큐리텔이란 법인을 설립한 뒤 단말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박 부회장은 적자에 시달리던 팬택&큐리텔을 1년여만에 흑자기업으로 바꿔 놓았다. 팬택&큐리텔 인수 당시에 구조조정이 아니라 거꾸로 격려금을 지급한 일화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박 부회장 개인적으론 지난 2003년 9월 팬택&큐리텔이 거래소에 상장돼 국내 기업인 중 15위 자산가로도 등록되기도 했다.
  • M&A시장 큰손들 움직인다

    M&A시장 큰손들 움직인다

    돈줄을 쥔 ‘큰손’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농협·군인공제회 등 기존의 큰손들이 알짜기업을 낚아채기 위해 앞다퉈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거대자금력을 동원해 M&A에 참여하려는 개인 및 금융권의 토종펀드 설립 움직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른 자산운용시장의 지각변동도 가시화되고 있다. ●해외자본 견제 나선 큰손들 농협이 최근 매물시장에 뛰어들었다. 대상은 외환은행과 LG카드다. 외환은행의 경우 론스타의 지분보유 의무기간이 끝나는 10월 이후 매각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군인공제회는 하이닉스반도체에 관심을 갖고 있다. 채권단이 보유 지분(80.1%)가운데 30%가량을 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참여를 선언했다. 경영권 참여는 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연간 운영자금이 3조원을 웃도는 큰손이어서 ‘머니게임’의 핵폭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탄력받는 PEF 최근 국내 최초로 사모투자펀드(PEF) 전문회사를 차린 ‘보고(Bogo)인베스트먼트’ 변양호(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대표가 토종펀드 활성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변 대표는 “펀딩(자금모집)은 자금력이 탄탄한 은행과 보험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며 “지금 매물시장은 매력있는 물건들이 많이 나와 있어 PEF의 위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PEF는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돈으로 부실기업 등을 사서 정상화한 뒤 비싸게 파는 것으로, 기업의 경영권을 사들인 뒤 기업가치를 높여 되팔아 수익을 내는 ‘바이아웃(Buyout)’방식으로 투자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사모펀드와 다르다. 변 대표는 “PEF는 위험에 노출된 기업뿐만 아니라 경영권을 위협받는 대주주의 백기사로서의 역할도 가능할 것”이라며 “최근 미래에셋의 SK생명 인수 등을 계기로 자산운용시장도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분위기와 맞물려 산업은행·우리은행 등 국책·시중은행들은 자체 사모펀드팀을 잇따라 만들어 기업사냥에 나서고 있다. 산업은행은 얼마전 PEF인 ‘KDB제1호펀드(3000억원)’를 만들어 하이트맥주의 진로인수에 1000억원을 투자했고, 또 다른 구조조정 관련 회사를 물색 중이다. ●자산운용시장, 틀 바뀐다 산업은행 조현익 PEF실장은 “외환위기 직후 매물로 나온 기업들의 경우에는 국내 자본력이 부족해 엄두를 못냈지만, 앞으로는 PEF 등으로 막강한 규모의 토종자본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M&A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른 자산운용방식도 크게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이나 채권에서 투자하던 기존의 패턴에서 벗어나 기업의 경영권 확보→기업가치 올리기→되팔아 이익챙기기 등의 기법은 물론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의 백기사 역할 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CRC(구조조정전문회사) 창투사 등도 PEF의 울타리로 묶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우리은행 김종규 부부장은 “국내 은행들은 지금까지 금융주선·단순투자 등에 국한돼 자문(컨설팅)할 능력이 없었다.”며 “은행마다 사모펀드팀이 구성되면서 좀더 공격적으로 역할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올 생명공학 7086억 투입

    정부는 올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기술 등 생명공학(BT) 분야에 모두 7086억원을 투입,‘BT 분야의 삼성전자’를 만들 수 있는 초석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부는 26일 이같은 내용의 ‘2005년도 생명공학 육성 시행계획’을 심의, 확정했다. 올해 생명공학 투자예산은 지난해 6016억원보다 17.8% 증가했으며 연구개발 부문에 4877억원, 인프라 구축에 2209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여기에 민간 투자 예정액 1290억원을 합치면 올해 국내 생명공학 분야 총 투자액은 837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정부 6016억원, 민간 1087억원 등 모두 7103억원이 투입됐다. 특히 올해에는 줄기세포 및 세포치료, 유전체·단백체 기반 질병의 진단과 예측,BT·NT(나노기술)·IT(정보기술)의 융합 신기술 등 미래 유망 신기술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진다. 또 오는 10월 인천 송도에 들어설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에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시스템(cGMP)’을 설치하는 등 민간투자가 어려운 인프라 구축도 적극 추진된다. 과기부 김영식 기초연구국장은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될 경우 우리나라는 2012년쯤 생명공학 분야에서 세계 5위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현재 910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생명공학 시장에서도 5% 이상 점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명공학 산업에는 미국이 286억달러(약 28조원), 일본이 3260억엔(약 3조원), 유럽연합(EU)이 29억 6000만유로(약 3850억원)를 각각 투자할 예정이라고 과기부는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월드이슈-아시아 카지노붐] “관광객 잡자” 정부서 도박 앞장

    [월드이슈-아시아 카지노붐] “관광객 잡자” 정부서 도박 앞장

    아시아에 도박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3년 전 마카오가 독점체제로 운영돼온 카지노 산업을 전면 개방해 대규모 자본과 관광객을 끌어들이자 대표적인 ‘윤리국가’ 싱가포르가 최근 카지노 설립을 허가키로 했다.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도박을 금지해온 태국이 카지노 설립을 검토하는 등 타이완과 일본 등 주변 국가들도 경제 부흥과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수년 내에 카지노를 허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리셴룽(李顯龍·53)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 18일 카지노 설립을 허가, 대형 카지노 리조트 2곳을 지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한 장관에게서 “정부가 카지노 허가를 고려할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온 지 1년여만의 일이다. 싱가포르는 그동안 카지노 설립을 법으로 금지해 왔다. 시내 중심가인 마리나 베이와 싱가포르 최고의 관광 명소인 센토사섬에 각각 건설되는 30억달러(3조원) 규모의 이번 리조트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서 라스베이거스 거대 카지노기업 MGM 미라지 등 19개 업체가 입찰제안서를 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평가 작업을 벌여 연말까지 사업자를 선정,2009년 리조트 건설을 마치고 카지노를 개장토록 할 계획이다. ●경제성장을 위한 ‘윤리국가’의 도박(?) 길에 침을 뱉거나 화장실에서 일을 본 뒤 물을 내리지 않아도 벌금을 물릴 만큼 질서와 윤리를 중시하는 싱가포르가 ‘사행심을 조장하고 범죄 발생률을 높일 것’이라는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카지노를 허가키로 한 것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에 따르면, 아시아 역내 관광산업에서 싱가포르가 차지하는 비율은 1998년 8%에서 2002년 6%로 줄었다. 또 1991년 당시 싱가포르를 찾은 여행자들이 평균 4일씩 머물렀던 데 비해 지금은 3일밖에 묵지 않고 있다. 경쟁 관계인 홍콩의 방문자 평균 체류기간인 4일보다 하루가 짧다. 카지노 리조트 건설은 ▲연간 관광객 숫자를 지금의 2배인 1700만명으로 늘리고 ▲관광수입을 180억달러로 3배까지 증대시키며 ▲1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리셴룽 구상’의 핵심이다. 카지노 2곳이 연간 9억달러의 국내총생산(GDP) 증대와 3만 50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싱가포르 정부는 보고 있다. 리셴룽 총리는 지난해 8.4%였던 경제성장률이 올해에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카지노 산업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카지노의 도시 마카오가 지난해 경제성장률과 방문한 관광객 수에 있어 싱가포르의 각각 3배와 2배를 기록했다는 사실 등을 들어 카지노의 경제적 파급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 대해 노무라증권 싱가포르지점의 이코노미스트 도모 기노시타는 “카지노 리조트 건설로 싱가포르 경제성장률이 연간 0.6%포인트 증가하고 1만 3000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싱가포르 정부와는 약간 다른 분석을 내놨다. ●시민단체 카지노 반대서명 3만명 참여 내국인에 대해 1인당 하루 60달러 가량의 입장료를 받는 등 내국인 출입을 제한해 도박 중독자 양산 등의 문제를 피해가겠다고 정부는 밝히고 있지만 사회적 폐해를 지적하는 반대 여론은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한 시민단체의 카지노 반대 서명에는 지금까지 3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국가권력에 대한 복종을 최우선 가치로 교육하는 싱가포르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 성인 가운데 2.1% 가량이 도박 중독자가 되기 직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지노 반대 시민단체 등은 전체 인구 460만명 중 1.2%인 5만 5000명 정도가 도박 중독 직전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 싱가포르 국민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마카오 등의 카지노로 원정을 가서 쓰는 돈이 연간 12억달러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오히려 외화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태국 등도 카지노 허가 움직임 싱가포르 정부의 이번 발표는 태국과 타이완, 일본 등 그동안 카지노 사업 허용을 검토해온 아시아의 다른 나라 정부에 상당한 자극제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공식적으로 도박을 전면 금지하고 있는 불교국가 태국의 경우, 올해 재선에 성공한 탁신 친나왓 총리가 카지노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탁신 총리는 반대 여론을 달래기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완 정부 역시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카지노를 허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이미 운을 뗀 상태다. 카지노 금지법이 있으면서도 ‘선상(船上) 카지노’는 허용하는 이중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인도 역시 ‘육상(陸上) 카지노’ 설립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라스베이거스를 넘본다” 마카오 경제 카지노 대박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은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카지노 산업의 빠른 성장이 외화 증가와 관광객 및 투자 유치 등 ‘1석3조’의 효과를 이끌어내면서 관광산업에 의존하는 마카오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카지노를 중심으로 한 지난해 마카오 도박업계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50%나 늘어난 52억달러. 같은 해 라스베이거스의 매출액 53억달러를 바짝 뒤쫓고 있다. 수년내 라스베이거스를 추월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2003년 마카오의 카지노 등 도박 수입은 36억달러였다. 카지노 등 도박산업이 마카오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은 40% 남짓. 마카오 GDP는 2003년 14.2%에 이어 2004년 28%나 늘었다.1인당 국내총생산의 증가도 24.7%나 된다. 카지노가 고용 창출과 관광객 유치에 미친 영향을 고려할 때 증가액의 절반 이상이 ‘카지노 특수’란 분석이다. 마카오 정부는 2002년 40여년간 독점적으로 운영해오던 카지노의 영업권을 선탁·멜코, 갤럭시 카지노, 와인 리조트 등 3개 업체에 내줌으로써 자유화를 단행했다. 그 결과 해외 자본투자가 봇물을 이루고 관광객도 몰리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샌즈그룹은 2억 4000만달러(2400억원)를 투자, 카지노 클럽 ‘샌즈 마카오’를 지난해 개설했으며 추가로 종합 리조트 설립을 추진 중이다.120억∼150억달러(12조∼15조원)를 투자,7개의 카지노와 6만여개의 호텔 객실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마카오 카지노를 독점해온 ‘도박왕’ 스탠리 호(何鴻桑)도 호주 대부호와 손잡고 대중형 카지노의 설립 계획을 발표,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호가 호주 언론재벌 케리 패커의 ‘퍼블리싱 앤드 브로드캐스팅’과 합작으로 10억달러 이상을 투자, 일반인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카지노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면적 26.8㎢, 인구 44만명의 중소 도시에 불과한 마카오를 찾은 관광객은 2004년 448만명. 전년도에 비해 28.1%나 늘었다. 카지노 도박이 허용되지 않는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온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마카오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950만명으로 2000년보다 4배나 불었다. 그러나 카지노 대박 속에 과잉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급이 수요를 넘어설 거란 경고다. 골드만 삭스는 마카오 내 카지노가 지난해 말 845개소에서 2008년 3700개소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규모 2500개소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스미스바니도 보고서에서 마카오 카지노 산업의 거품론을 지적했다. 카지노의 급작스러운 팽창에 중국 정부의 고민도 커가고 있다. 중국 내 도박 열기가 과열되면서 카지노 등 도박으로 인한 공금 횡령, 부정부패 등 사회문제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광둥(廣東)·하이난(海南)·윈난(雲南)성 등 지방에선 마카오를 본딴 무허가 카지노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다. 베이징대 중국공익복권 사업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인의 해외 도박은 연간 6000억위안(약 90조원). 카지노로 인한 마카오의 호황은 환영하면서도 중국 전역에서 꿈틀대는 도박 열풍으로 중국 정부가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마카오는 442년간의 포르투갈 통치에서 벗어나 지난 1999년 12월 중국으로 반환됐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정책펀드 ‘난립’ 부실화 우려

    정책펀드 ‘난립’ 부실화 우려

    정부 각 부처별로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정책펀드’가 우후죽순격으로 설립될 예정이어서 출범 전부터 부실화 우려를 낳고 있다. 정책펀드는 민간기업과 일반인의 투자금을 끌어들여 정책사업에 투입되는 목돈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종합투자계획의 민간투자사업(BTL)과는 별개의 민간자본 유치 사업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공공성이 강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수익성도 보장하려면 과거의 벤처펀드 등과는 다른 전문적인 펀드 운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이 정부부처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실태를 파악한 결과, 정책펀드는 30여종으로 규모는 13조원에 이른다. 이미 시행 중인 펀드도 있지만 상당수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신규 펀드다. 돋보이는 펀드는 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중소기업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벤처투자 모태(母胎)펀드’와 문화관광부의 ‘문화산업 모태펀드’, 산업자원부의 ‘유전개발펀드’ 등이다. 모태펀드는 투자금을 개별 펀드에 재투자하는 펀드다. ●과거 정책펀드 적자 수두룩 벤처투자 모태펀드는 유망 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2008년까지 매년 2000억원씩 1조원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다음달에 전담기관을 만들어 오는 6월부터는 펀드에 투자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문화부는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하반기에 문화산업기본법을 개정해 문화산업진흥기금, 영화진흥금고 등을 통·폐합하고 5년 안에 1조원의 목돈을 마련할 방침이다. 유전개발펀드는 위험성과 수익성이 모두 높은 펀드로, 내년 출시를 목표로 2010년까지 10조원의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다. 한·중·일 과학기술협력을 위한 펀드, 여성기업인 전용펀드, 일자리 창출 펀드도 있다. 심지어 환치기범 수사비 마련을 위한 펀드도 추진된다. 정부는 지난해 신행정수도 건설 등 대형 국책사업이 막대한 재원 마련 논란을 빚자 민자 유치를 통한 정책펀드 조성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시중의 400조원대 부동자금을 끌어들여 경기부양 및 고용효과도 기대했다. 해양수산부가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선박펀드와 적립식펀드 등 민간펀드의 고수익 열풍 영향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거 일부에서 운영된 정책펀드의 수익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문화부가 지난 2000년 결성한 150억원대의 ‘게임산업펀드’는 2003년 수익률 중간평가에서 10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올려 105억원을 투자자에게 중간배당했다. 반면 정통부가 1999년 설립한 8개의 벤처펀드(총 1400억원)는 ‘코스닥 버블’이 꺼지면서 5년만기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모금·운영 모두 문제 금융전문가들은 정책펀드가 민간 펀드처럼 ‘수익률이 높은 대신 투자위험과 원금손실의 부담은 투자자의 책임’이라는 원칙에 충실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일정한 수익을 보장하더라도 한꺼번에 너무 많은 정책펀드가 쏟아져 기업 등으로부터 돈을 끌어모으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대덕연구개발(R&D)특구 벤처펀드’는 2000억원의 재원 마련이 여의치 않아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모태펀드에서 자금을 대기로 했다.‘신기술사업화펀드’도 5000억원의 재원을 모태펀드에 의존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기업 인수·합병(M&A)펀드’는 공급과 수요는 충족되었지만 입맛에 맞는 투자처를 찾지 못해 뭉칫돈이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민자유치를 통한 정책사업이 고수익을 내며 성공한 사례가 드믈다.”면서 “기업이 호응할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국채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고 홍보하지만 금리상승세 등을 감안하면 믿기 어려운 말”이라면서 “정부가 운영하는 펀드인 만큼 수익을 내지 못해도 배당금을 지급하려면 재정압박과 세금인상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하이트맥주, 진로 실사 착수

    하이트맥주의 진로 실사가 15일부터 시작됐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회계법인 등과 함께 인력을 투입해 실사에 들어갔다.”며 “늦어도 4주안에 실사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은 최근 독과점 여부 판단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청구한 데 이어 실사 작업도 병행 착수함으로써 진로 인수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진로 노조는 이날 “그간 고객과 종업원 모두의 피해를 막기 위해 국부유출 반대투쟁을 해왔지만 인수·합병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우리의 기본 입장을 고려해 하이트컨소시엄의 본실사를 (수용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그러나 “하이트컨소시엄측이 본실사를 통해 실질적인 진로 회사가치를 검증함으로써 과연 3조원이 넘는 금액이 진로 인수금액으로 적정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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