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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도, 어촌 어항 시설 최신식으로 만든다.

    전남도가 어촌 어항 시설을 최신식으로 만든다. 11일 도에 따르면 어촌 어항 현대화를 추진하는 ‘어촌 뉴딜 300’ 사업 대상지 발굴에 발벗고 나섰다. ‘어촌 뉴딜 300’ 사업은 정부의 역점 시책인 생활 밀착형 SOC사업이다. 국민소득 3만 달러시대에 걸맞게 300여 어촌 어항 현대화를 통해 해양관광 활성화와 어촌의 혁신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추진된다.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3조원이 투입된다. 해양수산부 공모사업 방식으로 선정해 추진된다. 국가어항을 제외한 지방어항, 어촌정주어항, 마을공동어항, 소규모 항‘포구 등 모든 어항과 배후 마을을 대상으로 한다. 2019년 70개소를 시작으로 2020년 100개소, 2021년 130개소다. 1개소당 평균 100억원이 들어간다. 공모 첫 해인 2019년 사업은 발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거나 침체된 어촌의 경제 활성화가 시급한 지역 등을 우선 선정한다. 오는 22~23일 사업 신청서를 접수받아 12월까지 서류·현장·종합평가를 통해 연말에 최종 발표한다. 도는 전남이 전국에서 어항이 가장 많은 상황에서 어촌주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사업인 만큼 내년도 전국 공모 70개소 중 40%(28개소) 이상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어촌, 해양, 마을 만들기 전문가로 구성된 간담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또 농어촌공사, 어촌 어항협회 등 유관기관 및 시군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전남은 바다, 섬, 해양레저, 수산자원 등 다양한 해양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어촌과 어항 대부분이 오지에 위치해 접근성과 안전이 취약한 상태다. 도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도로 등 기반시설과 안전시설 확충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여객선 접안이 어려운 소규모 항포구의 기항지 개선을 통해 섬 주민들의 교통 불편 해소 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양근석 도 해양수산국장은 “어촌뉴딜300 사업을 통해 낙후된 선착장, 물양장 등 어촌의 필수 기반시설을 현대화할 계획이다”며 “주민 생활이 보다 윤택해지고 어촌 관광이 활성화되도록 공모사업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미국 증시 폭락에 세계최고부자 제프 베조스, 10조원 잃어

    미국 증시 폭락에 세계최고부자 제프 베조스, 10조원 잃어

    1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면서 세계 최고 부자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자산가치가 하루 만에 10조원 이상 날아갔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베조스 CEO를 비롯한 세계 최고 부장 500명의 자산평가액이 이날 주가 폭락으로 990억 달러(약 113조원) 감소했다. 이날 아마존 주가는 6.15% 폭락했다. 베조스 CEO의 순 자산가치는 91억 달러(약 10조 4000억원) 감소했다. 지난 7월 이후 가장 작은 1452억 달러로 평가됐다. 세계 3번째 부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자산은 45억 달러(약 5조 1000억원) 감소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자산 평가액은 각각 22억 달러, 25억 달러씩 줄었다.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29%, 나스닥 지수는 315.97포인트(4.08%) 폭락한 7422.05에 장을 마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노벨상 강국’ 일본의 두 얼굴

    공청회 등 잡무 시달려 연구 손놓아 생산성 저하… 우수논문 독일의 절반 올해 역대 27번째 수상자를 배출하며 ‘노벨상 강국’으로서 명성을 이어 가고 있는 일본이지만, 정작 자국 내 연구현장에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학술 경쟁력의 원천이 됐던 정부의 연구비 지원이 ‘선택과 집중’ 정책에 따라 한쪽으로 쏠리면서 기초연구의 넓고 탄탄한 토대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7일 ‘경쟁에 피폐…약해지는 연구력’이라는 제목의 기획기사에서 노벨상의 영광의 이면에서 아우성치는 대학 등 현장의 실태를 소개했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대학 등 일본의 ‘고등교육’ 부문에 투입되는 연구개발비는 연간 200억 달러(약 23조원)로 독일과 비슷하다. 그러나 다른 논문에 인용되는 횟수 기준으로 ‘상위 10%’에 드는 우수논문은 독일이 약 6000개인 데 반해 일본은 약 3000개에 불과하다. 일본의 생산성이 독일의 절반에 그친다는 얘기다. 미국에 비해서는 3분의1에 불과하다. 아사히신문은 이렇게 된 이유로 정부 정책을 탓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국가 전체의 연구력 향상을 내세워 공모 등을 통해 선출된 과제에 대해 연구비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경쟁적 자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시즈오카대 농학부 모토하시 레이코(51) 교수의 경우, 학교에서 받는 연구 운용비는 연간 27만엔에 불과하지만, 유전자 조작식물 재배장치의 전기료로만 연간 200만엔이 들어간다. 결국 ‘경쟁적 자금’ 유치가 필수인데, 이를 위한 연구과제 응모 등에 시간을 쏟다 보니 본래 연구는 주말과 철야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하소연한다. 도쿄대 등과 함께 최고 명문그룹에 드는 오사카대의 한 이공계 교수는 “학생들에게 간신히 국제학회 발표를 시킬 수 있는 최저한의 액수를 받고 있지만, 그보다 심각한 것은 연구시간 부족”이라고 말했다. ‘경쟁적 자금’ 지원이 결정되면 공청회, 평가보고서 등 산더미 같은 연구 이외 업무가 따라붙기 때문이다. 이를 견디다 못해 같은 대학의 60대 교수는 교수직을 버리고 학교 안에 작은 연구실을 얻어 더부살이를 시작했다. 그는 “연구비는 줄었지만 잡무에서 해방돼 이제야 겨우 외국의 대학에 있는 친구들과 비슷한 수준의 연구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부과학성 조사에서 대학 연구자의 연구시간은 2002년 평균 1300시간에서 2013년 900시간으로 줄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인류학자로 국립대학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야마기와 주이치 교토대 총장은 “선택과 집중을 지향하는 정책이 연구력 저하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노력하는 연구자에게 집중적으로 자금을 배분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정부의 경쟁정책이 연구비 쏠림 현상을 초래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643조 운영 ‘자본시장 대통령’… 수익률·조직 안정 과제 해결할까

    643조 운영 ‘자본시장 대통령’… 수익률·조직 안정 과제 해결할까

    안정감 최우선… 공적 연금 이해도 높아 공단에선 해외증권·주식운영실장 맡아 부진한 국내 수익률 회복할 적임자 평가 안 “투자기회 발굴… 수익 제고 힘쓸 것 기금운용 인력 대거 빠져 안정화 노력”국민연금공단이 1년 넘게 공석이던 기금운용본부장(CIO)에 안효준(55)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부문장(사장)을 선임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인 ‘국민연금 개혁’을 뒷받침하고자 ‘안정감’을 최우선 가치에 둔 결과로 해석된다. 안 본부장은 재정과 투자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고 부진한 국내주식투자 수익률을 회복할 최적의 인물로 꼽혔다. 반면 여권에 몸담아 유력 주자로 꼽혔던 주진형(59)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과 ‘사회책임투자 전도사’로 불렸던 류영재(58)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낙마했다. 8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안 신임 본부장은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로 금융투자 업계에 발을 디뎠다. 국민연금에서 해외증권실장과 주식운용실장을 거쳐 2013년 교보악사자산운용 대표와 2016년 BNK투자증권 대표를 차례로 역임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부문장에 올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국민 노후자금 643조원을 굴리는 책임자로 ‘자본시장의 대통령’으로 불린다. 643조원이라는 거액을 운영하기에 ‘미국 월가에서 대통령보다 더 큰 관심을 갖는 유일한 한국인’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나돈다. 본부장의 임기는 2년이며 성과에 따라 추가로 1년 연임이 가능하다. 전임 강면욱 전 본부장이 지난해 7월 17일 일신상 사유로 2년 임기를 채우지 않고 중도 사퇴하면서 CIO 자리는 지금까지 1년 3개월째 비어 있었다. 공단은 지난 2월 공모 절차를 개시해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 등 최종 후보자 3명을 추렸지만 ‘적격자가 없다’는 이유로 지난 6월 27일 재공모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유력 후보였던 곽 전 대표가 강하게 반발해 논란이 됐다. 본인과 아들의 병역 문제 때문에 낙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치권에서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인사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7월부터 시작한 재공모에서는 안 본부장과 주 전 사장, 류 대표 등 3명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주 전 사장은 병역 문제 등으로 인사 검증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노조도 “개성이 너무 강해 자격 미달”이라며 반대했다. 이에 류 대표가 대안 후보로 부상했지만 “투자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결국 고배를 마셨다. 안 본부장 앞에 놓여진 과제는 적지 않다. 우선 수익률 제고가 급선무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는 지난 8월 국민연금 기금 고갈 추정 시기를 당초 2060년에서 2057년으로 3년가량 앞당겼다. 올해 7월까지 기금운용 수익률은 국내주식투자 부진으로 1.39%에 그쳤다. 조직 안정화도 그에게 남겨진 과제다.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한 지난해 2월부터 올해 9월까지 퇴사한 기금운용직은 41명이나 된다. 주식운용실장, 대체투자실장 등 주요 보직도 공석이다. 이에 대해 안 본부장은 “스튜어드십 코드와 같은 새로운 기금운영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새로운 투자기회 발굴을 통해 운용수익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기금운용 인력 이탈로 어려움을 겪는 본부 조직의 안정화에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트럼프 대통령이 IMF만 편애하는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이 IMF만 편애하는 배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 출연금을 확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다자주의를 비판했던 것과 대비돼 주목된다.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오는 1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막되는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를 앞두고 추가 출연금을 낼 수 있음을 시사했다. IMF는 대출이 가능한 자금을 1조 달러(약 1133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지만 이중 절반 이상은 2022년 만료되기 때문에 IMF로서는 새로운 자금을 공급받거나 자금운용 방식에 변화를 꾀해야 한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2020년과 2022년 사이에 IMF에 대한 일부 재정 지원이 중단된다며 “IMF가 긴급자금을 집행할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고 있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인권 보호와 전쟁 범죄자 기소, 무역 분쟁 해결까지 다자주의를 표방하는 기구들을 의도적으로 외면했다. 이 때문에 IMF도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IMF가 올해 아르헨티나에 57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집행할 때 적극적으로 지지를 보냈다. 중도우파로 분류되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정부는 일부 남미 국가들과는 달리 친시장, 반이민 정책을 표방한다. FT는 미 관리들이 자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들의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IMF가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IMF-WB 연차 총회에서는 신흥시장 경제 위기를 비롯해 미·중간 무역분쟁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금리 인상 앞서 ‘고위험 가계대출’ 대비 철저히 해야

    가계부채가 15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집값의 60%가 넘는 대출을 받은 이른바 ‘고위험 주택담보 대출’ 규모가 153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를 넘는 대출도 16조원이나 된다고 하니 금리 인상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걱정이 앞선다.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은행의 저금리 기조에 힘입은 바 크다. 하지만 금리 인상을 이제 더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정책금리를 2.00~2.25%로 0.25% 포인트 올리면서 한국(기준 금리 1.50%)과 0.75% 포인트의 금리차가 생겨 자본 유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4일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금융 불균형을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등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다음날 기자간담회에서도 “(한·미 금리) 격차가 확대될수록 자본 유출 압력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금리 인상을 논의할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과 다음달 두 차례 예정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11월에는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의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기업들은 추가로 금융비용을 물어야 하고, 한계기업의 부도로 이어져 고용지표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게 취약계층이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대출 평균 연체율은 0.74%이지만, LTV가 70%를 넘는 대출자는 2.06%로 뛴다. 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저축은행은 연체율이 4.80%나 된다고 하니 이들의 어려움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충격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계대출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이를 줄여 나가야 할 것이다. 취약계층의 경우 채무조정을 확대하거나 차등금리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른바 맞춤형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금리 인상은 당연히 한은의 몫이지만, 금리 인상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는 통화 당국과 정책 당국이 긴밀하게 머리를 맞대야 한다.
  • 경기 부진에 취약계층 대출 연체율 ‘껑충’

    경기 부진에 취약계층 대출 연체율 ‘껑충’

    햇살론 연체율 8%… 2016년比 3배 급등 신용 9등급은 6.2%→20.5% 수직 상승 미소금융 작년말 3.9%→올 4.6%로 ↑ 대부업체 6.3%·저축銀 4.8%로 올라시중금리가 들썩이는 가운데 노인과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대출 연체율이 수식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60%를 넘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도 15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리 인상이나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 부실 대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7일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민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의 연체율(대위변제율)은 지난 7월 기준 8.10%이다. 2016년 말 연체율(2.19%)보다 3배 이상 치솟은 것이다. 햇살론은 저소득층과 저신용자에게 생계비나 사업운영자금을 낮은 금리로 빌려주는 상품이지만 최근 경기 부진으로 연체율이 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인 신용등급이 낮은 햇살론 대출자의 연체율이 급등했다. 9등급 대출자의 연체율은 2016년 말 6.22%에서 지난 7월 20.54%로 뛰었다. 같은 기간 8등급 연체율도 14.47%에서 19.85%로 상승했다. 저신용자에게 담보와 보증 없이 창업자금 등을 빌려주는 ‘미소금융’ 연체율도 지난해 말 3.9%에서 지난 7월 4.6%로 뛰었다. 시중은행에서 내놓은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 연체율도 같은 기간 2.3%에서 2.5%로 올랐다. 저신용자가 몰리는 대부업권 연체율도 상승세다. 대부업 상위 20개사의 지난 7월 연체율은 6.3%로 지난해 말보다 0.9% 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60세 이상 남성 연체율은 9.8%에 달했고, 19세 이상 30세 미만 남성도 8.4%로 뒤를 이었다. 은퇴하거나 취업을 하지 못해 기존 금융권 대출이 어려워 대부업체를 찾았다가 연체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저축은행과 여신금융사의 연체율도 상승했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4.34%던 저축은행 연체율은 지난 6월 4.80%로 올랐다. 여신전문금융사도 같은 기간 3.33%에서 3.62%로 올랐다. 부동산담보대출에서도 위험 신호가 켜졌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를 포함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 LTV가 60%를 넘는 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153조원으로 추산된다. 아직 전체 주담대 연체율은 0.70%에 그치고 있지만 LTV가 높은 대출은 금리가 오르거나 경기가 나빠지면 터질 수 있는 ‘뇌관’으로 꼽힌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공산당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야 하는’ 중국 국내외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공산당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야 하는’ 중국 국내외 기업들

    중국의 국내외 기업들이 빠르게 ‘적화’(赤化)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수사와 직접 관련되지 않더라도 인터넷 기업이 관리하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다 상장기업에 대한 공산당 영향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상장사 관리 규정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기업과 외국 기업에 대한 공산당 통제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공안부는 6일 ‘인터넷 안전 감독·검사 규정’을 신설해 11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규정이 시행되면 공안(경찰)은 ‘인터넷 안전’을 위해 인터넷 기업과 인터넷 사용자의 전산 센터, 영업 장소, 사무 공간에 들어가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조사 내용과 관련한 자료를 열람·복사할 수 있다. 공안 기관은 ‘안전상 문제’가 발견되면 책임자에게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할 수 있는 데다, 법규 위반에 해당하면 책임자를 행정·형사처벌도 할 수 있다. 비록 ‘안전상 문제’와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이 달렸지만 중국 공안은 법률상의 영장 없이 행정지도 형식으로 인터넷 기업과 사용자를 편리하게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얻은 셈이다. 세계적으로 수사기관이 인터넷 기업이 관리하는 방대한 전산 정보에 접근하려면 법원 등 제3의 기관이 내주는 영장을 받는 것이 관행이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10월부터 ‘새로운 상장사 관리준칙’(上市公司治理準則)을 시행하고 있다. 새 준칙에는 ‘상장사가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따라 회사에 당위원회(당조직)를 설립해야 하며 당위원회 구성과 활동에 필요한 조건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갔다. 당위원회는 기업이 주요 의사결정을 할 때 이사회에 조언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다. 상장준칙 개정으로 당위원회 설립이 사실상 의무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1396개사와 선전(深圳) 증시에 상장된 2110개 기업 등 총 3506개 기업에 당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상장준칙 개정으로 공산당 입맛에 맞게 지배구조를 뜯어고치는 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앞서 지난해 10월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직전까지 중국 증시에 상장된 436개 기업이 정관에 ‘경영상 중요한 의사결정 사항이 있을 경우 당조직의 의견을 우선 듣는다’는 내용을 넣기도 했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유기업의 93%, 민간기업의 70%가 당위원회를 설치했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외국 기업 10만 6000여곳에도 당위원회가 설립됐다. 미국에 거주하는 샤예량(夏業良) 전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당 지도자가 (기업의) 최종 판결권, 통제권을 포함한 실권을 갖고 되고 기업 경영인은 월급쟁이로 전락했다”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중국의 경제 현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국유기업을 밀어주고 이들 기업의 이익을 국가가 통제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위기에 처한 공산당이 전면적인 조직 확대를 통해 당의 사회 장악력 강화를 꾀하고 있는 것과 맥락이 같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날로 심각해지는 경기 침체로 중국 정부의 정책 노선이 비판받고 있는 상황에서 당 조직의 확장과 사회 장악력 강화가 더욱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정치평론가인 천다오인(陳道銀) 상하이 정법대 교수는 “중국 공산당은 어렵고 중대한 상황에 부닥칠 때마다 당조직의 확장을 통해 사회에 대한 지도력을 강화하려는 전통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중국 현지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각종 불이익을 받을 것을 걱정해 울며 겨자 먹기로 공산당 소속 직원의 근무 중 정치활동을 용인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上海) 디즈니랜드에서 전 공산당원의 사상강연이 열렸다. 평일 근무시간이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공산당 소속 직원 70명이 참석해 사회주의 사상에 대한 강연을 경청했다. 회사 책상에는 당내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물을 꺼내놓기도 한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월트디즈니의 중국 직원들 가운데 1.6%에 불과한 300명의 공산당원들이 아무런 스스럼 없이 공산당 행사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들 공산당원은 직원들의 복지상담까지 도맡으며 경영진과의 교섭단체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공산당원들을 위한 회관도 따로 마련했다. 프랑스 화장품 제조업체 로레알의 상하이지사 직원 식당에선 공산당을 상징하는 ‘망치와 낫’이 표시된 물건을 쉽게 볼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전했다. 르노 차이나에서는 외국인 신입 직원을 대상으로 공산당 교육을 시작했다. 독일 보쉬 중국지사의 공산당원은 매주 토요일 시 주석의 연설문을 학습한다. 다우케미칼과 프루덴셜도 중국 합작사에 공산당의 활동을 허용했다. 이런 만큼 일부 기업에서는 직원들이 공산당 행사에 참석하느라 자리를 비우며 근무 분위기를 흐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 있는 컨설팅 회사 레드파고다리소시스의 책임자인 앤디 목은 “공산당이 기업의 새로운 주주가 되고 있다”며 “공산당의 경영 개입이 늘어나면서 외국기업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외국 기업들은 공산당 활동을 막을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 외국 기업들이 공산당 활동을 제약하려고 하면 공산당 간부의 항의가 빗발치는 데다 중국 정부가 소방점검 등 행정조치를 통해 보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외국 기업들이 공산당 활동을 비판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베이징 경영 컨설턴트 회사인 레드파고다의 앤디 목 이사는 “공산당이 각종 기업의 주주로 떠오르고 있다”며 “당이 기업의 중요 관계자가 되면서 기업의 의사결정 때 긴장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 국영기업과 합작 투자한 서방 기업들은 회사 내부 공산당 세포(핵심당원)들에게 의사결정에 대한 명시적인 역할을 부여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투자계획이나 인사 교체와 같은 중요한 경영 사안을 결정하는 데 공산당원들에게 의견을 들어보라고 요구한다는 얘기다. 제임스 치머만 전 주중국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외국기업의 이사회에 공산당 조직의 침투가 시작되는 추세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중국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 회장도 “추가적인 관리층의 등장은 합작사들의 독립적 정책결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대중국 투자를 저해한다”고 말했다. 현재 외국인 지분율이 낮은 합작사가 입김을 강하게 느끼고 있으며 지분율이 50%인 합작사에서도 공산당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서방 기업들이 전했다. 외르크 뷔트케 전 EU상공회의소 회장은 “유럽 투자자들은 이런 요구가 궁극적으로 100% 외국인기업으로도 향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 주재 독일상공회의소는 공산당의 외국기업 내 당위원회 설치·확대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공산당의 경영권 침해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공공연히 철수까지 거론했다. 주중 독일상의는 “공산당이 사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독일 기업의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는 법적 근거가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외부 간섭을 받지 않는 경영이 혁신과 성장의 단단한 기초”라며 “공산당의 간섭이 계속된다면 독일 기업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투자를 철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기업은 지난해 모두 27억 1000만 달러(약 3조원)를 중국에 투자했다. 주중 유럽상공회의소도 비슷한 불만을 나타냈다. 유럽상의는 “당위원회가 이사회 권한을 침해하고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LG전자 올해 영업익 첫 3조원 눈앞

    LG전자가 3분기 무난한 실적을 거두며 올해는 처음으로 ‘영업이익 3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점쳐진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매출 15조 4248억원, 영업이익 7455억원의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올렸다고 5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5160억원)보다 44.4% 증가했다. 지난 2분기(7710억원)보다는 3.3% 줄었다.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에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2·3분기에도 각각 7000억원 이상을 기록하면서 올해 전체로는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설 것이 유력시된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5조 2240억원)보다 1.3%, 전분기(15조 190억원)보다 2.7% 늘어난 15조 4248억원으로, 역대 3분기 중 최고 기록이다. 사업 부문별 실적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레드(OLED) TV를 전면에 내세운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에서 실적을 견인하고,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 사업본부와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가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업계는 내년 LG전자 실적이 올해보다 좀더 나아질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최근 인수한 자동차용 조명 업체인 ZKW의 실적이 이번 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VC 사업본부는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MC 사업본부도 마케팅 비용 감소로 4분기부터는 적자 폭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삼성전자 실적 여전히 반도체 편중

    삼성전자가 5일 ‘분기 영업이익 17조원 돌파’라는 역대 최고 성적표를 써냈지만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육박하면서 ‘반도체 편중’ 현상이 심각해 수익 모델이 취약하다는 우려도 함께 나왔다. 이날 잠정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에서는 약 13조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으로 13조원을 넘기면서 한 분기만에 또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셈이다. 하지만 IM(IT·모바일) 사업 부문은 지난 3분기 ‘갤럭시노트9’를 전격 출시했음에도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친 탓에 영업이익이 2조원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하고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의 경쟁이 심화한 탓이다. 하나금융투자는 갤노트9 첫 달 판매량을 전작 ‘갤럭시노트8’의 65% 수준인 138만대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3분기에도 전분기에 이어 심각한 반도체 실적 편중이 이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2분기 확정실적에서 영업이익 14조 8700억원 가운데 78%에 해당하는 11조 6100억원이 반도체 부문에서 나왔다. 문제는 반도체 호황이 앞으로 길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것.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약 2년 안에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성공해야 한다. 반도체 가격은 최근 하락세를 보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는 D램의 올해 4분기 고정거래가격이 전 분기보다 5% 정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플래시 역시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되는 형국이다. 상반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 하락 폭이 컸다면 3분기부터는 모바일용 낸드 가격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통상전쟁,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재판과 잇따른 검찰 수사 등 경영 외적으로도 여러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실적 신기록에도 웃고 있을 수만은 없은 이유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통일비용 150조 vs 3100조…저성장 한국엔 ‘축복’ 될 수 있다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통일비용 150조 vs 3100조…저성장 한국엔 ‘축복’ 될 수 있다

    올 초부터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만연하면서 북한 경제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급물살을 타는 북·미 대화가 비핵화 합의로 마무리되면 유엔 등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북한 개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4·27 판문점선언에 적시된 도로, 철도, 관광 등 10개 분야의 남북 경제협력도 가시화된다. 그러나 한국이 부담할 통일비용에 대한 우려도 보수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통일비용이 많게는 수천조원에 달하고, 이를 한국 재정으로 충당하면 한국 경제가 ‘늪’에 빠지게 된다는 우려다. 일부 기관들은 기존의 통일비용이 과다하게 책정됐고 상당한 비용은 민간 투자로 충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또한 분단으로 한국이 지출하는 비용을 감안하면 실제 통일비용은 그리 크지 않고, 통일이 가져다 줄 이익을 따지면 통일비용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연구기관 평균 北개발비용 700조원 안팎 통일비용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시점은 1990년대이다. 1990년 갑작스럽게 독일 통일이 이뤄지면서 우리 역시 예상치 못한 시점에 통일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햇볕정책을 추진했던 김대중·노무현 정부 이후에도 ‘통일세 등을 준비할 때가 됐다’(이명박 전 대통령)거나 ‘통일 대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목소리가 정권 차원에서 나오면서 통일의 비용 및 효과에 대한 연구가 진전됐다. 연구기관별 통일비용 추정치는 천차만별이다. 2005년 이후 주요 연구 결과 중 최소치는 150조원(산업은행·2011년)이고 최대치는 3100조원(국회예산정책처·2015년)이다. 이는 추정 방식이나 지출 기간, 투자에 따른 목표치 등에 따라 비용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통일 시점이 늦어질수록 남북한 소득격차 확대에 따라 통일 이후 추가로 투입돼야 할 비용이 증가한다. 극단에 있는 가장 작은 추정치와 가장 큰 추정치를 제외한 통일비용 추정치의 평균은 6000억 달러(약 670조원) 안팎인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는 연구가 나온 시점과 현재의 물가 수준 등을 감안하면 2014년 금융위원회 추정치인 5000억 달러와 가장 최근 분석인 2017년 산업은행 추정치 705조 1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산은은 경제 통합이 가능한 북한 주민의 소득 수준을 남한의 3분의 1인 1인당 1만 달러로, 이를 위해 필요한 기간을 20년으로 산정했다. 매년 35조원 정도 소요된다는 뜻이다. 올해 기준으로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1556조원)의 2%대에 해당한다. 내년 정부 예산(470조원)의 7.4% 정도이자 국방 예산(46조 7000억원)보다 조금 작은 규모다. 기존 통일비용 산정의 전제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방적인 독일식 흡수통일 방안을 상정하거나 북한이 폐쇄경제 상태로 저성장을 지속하다가 갑작스럽게 붕괴한다는 극단적인 상황을 전제로 하다 보니 비용이 터무니없이 불어난다는 것이다. 통일이 축복이 아닌 재앙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유승민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 체제를 인정하게 되는 상황에서 흡수통일에 따른 비용 산정은 비합리적”이라면서 “현실적으로 향후 한반도는 상당 기간 양국 체제가 존속한 가운데 경제 협력을 통해 경제 통일을 지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4·27 판문점선언에 따라 철도와 도로, 농업 등의 분야에 향후 103조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 최근 나오기도 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관련 사업전망’ 자료가 출처다. 예정처는 금융위와 국토연구원, 건설산업연구원 등이 과거에 각각 추산한 자료를 취합했다. 이를 근거로 일부에서는 ‘남북경협이 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103조원이라는 숫자는 각 기관이 과거에 별도로 산정한 수치를 단순히 더한 규모다. 검증 등은 당연히 거치지 않았다. 예정처 역시 이런 이유로 판문점선언의 소요 비용을 추정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예정처 관계자는 “판문점선언 이행 비용은 2008년에 정부가 추정한 10·4 사업 이행에 따른 비용인 14조 3000억원보다는 클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재로서는 추계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예정처는 경협비용은 기존 통일비용과 구분돼야 한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경협에 따른 소요 예산은 한번 지출하면 가치가 소멸하는 ‘비용’이 아닌 새로운 가치가 생산되는 ‘투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예정처가 보고서에서 “남북 간의 경제적 격차에 의해 향후 통일비용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경협 확대가 통일비용 절감을 위한 사전 투자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명시한 까닭이다. ●정부 재정이 아닌 민간투자가 대부분 ‘북한 경제개발 비용 등 통일비용을 우리 재정이 결국 부담하게 돼 재정 파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구 서독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가 통일 6년 만에 40%에서 62%로 22% 포인트나 급증했다는 점을 논거로 삼는다. 이를 근거로 ‘통일은 물론 경협이나 남북 화해구도 조성은 필요 없다’는 극단론도 나온다. 하지만 ‘재정을 통한 충당은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게 정부는 물론 학계와 금융권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금융위는 2014년 ‘한반도 통일과 금융의 역할 및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재원조달 방안을 이미 구체화했다. 북한개발 재원 5000억 달러 중 ▲정책금융기관 활용 2500억~3000억 달러 ▲국내외 민간투자자금 1072억~1865억 달러 ▲북한 세수·자원개발 이익 1000억 달러 등이다. 특히 정책금융기관 조달분은 국책은행 등이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재원의 절반 이상을 조달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민간을 통해 정부 출자액의 10배 정도의 자금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재정 부담이 크게 완화된다. 시중은행의 한 투자은행(IB) 담당 임원은 “해외 자금을 많이 끌어들이면 당장 우리 부담은 적겠지만, 이권 유출이라는 반대급부를 지불해야 하는 데다 국제금융 상황에 따라 유치가 까다로울 수도 있다”면서 “정부가 직접 투자를 늘릴수록 향후 북한에서의 경제 주권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만큼 통일비용을 일종의 남북한 인수합병(M&A) 비용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통일비용 GDP 6%선… 분단비용 4%선 통일비용을 걱정하기에 앞서 분단이 아니었으면 치르지 않아도 될 기회비용인 ‘분단비용’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학계에서 제기된다. 학계에서는 통일비용에 비해 분단비용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편이다. 군 복무에 따른 가족 등과의 단절 비용 등 계량화할 수 없는 수치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군사비와 체제유지비, 코리아 디스카운트 등 안보적 불안정성에 의한 불이익 등을 꼽는다. 신창민 중앙대 명예교수는 2007년 국회에 제출한 ‘통일비용 및 통일편익’ 보고서를 통해 군비와 군 병력 감축 효과 등만을 감안했을 때 분단비용을 GDP 대비 4.65%로 추정했다. 산은이나 금융위의 통일비용 추정치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최근 한 방송에서 통일비용을 GDP의 6.0~6.9%, 분단비용은 4.0~4.3%로 보고 순수 통일비용은 2%대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국방비보다 적은 돈으로 북한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면 연간 11%가 넘는 경제 성장이 시작된다. 비용을 빼더라도 9%대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은 저성장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 경제에도 축복이다. 막대한 북한 개발자금은 우리 기업들에 돌아갈 공산이 큰 데다 북한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관측이 나온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통일비용이 1000조원이지만, 통일이 되면 1000조원의 몇 배인 북한 광물이 개발되고, 한반도 내에 5300만명의 노동인구가 생기는 긍정 효과가 발생한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도 ‘정상회담에 따른 한국 증시의 잠재적 결과와 함의’ 보고서에서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국 주식시장 저평가의 주요 원인인 만큼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한국 주식시장의 가치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douzirl@seoul.co.kr
  • 신산업, 민간이 일자리 만들면 정부가 수요 창출 돕는다

    신산업, 민간이 일자리 만들면 정부가 수요 창출 돕는다

    공공부문 친환경차 의무구매 100%로 4차 산업혁명 핵심 시스템반도체 육성 친환경·재생에너지 인허가 규제 풀어 IoT스마트홈 시범단지 1만 가구 조성4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의결한 민간투자 프로젝트 지원 방안의 핵심은 민간에서 일자리를 만들면 정부가 이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도록 철저히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제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30% 가까이 담당하는 한국 경제의 기둥이지만 투자 악화와 기술 고도화 여파로 종사자 수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런 흐름을 바꿀 수 있도록 미래차와 반도체·디스플레이, 사물인터넷(IoT) 가전, 에너지 신산업, 바이오·헬스 등 5개 분야에서 141건(124조 9000억원)의 민간 프로젝트를 발굴했다. 2022년까지 해당 분야에서 일자리 10만 7000개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차 분야는 크게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차로 나뉜다. 최근 인류의 차세대 먹을거리로 급부상해 세계가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에선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만큼의 수요가 부족했다. 어느 정도 초기 시장이 갖춰지지 않으면 선행 투자가 어렵다는 기업의 속성을 감안해 공공 부문에서 선도적으로 수요를 만들어 주기로 했다. 현행 70% 수준인 공공부문 친환경차 의무구매비율을 2020년까지 100%로 늘리고, 시내버스 정규노선에 수소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자율주행차 기술 자립을 위해 3조원 규모의 관련 프로젝트도 지원한다.반도체·디스플레이는 이번 계획에서 투자 규모(96조원)가 가장 큰 분야다. 반도체는 국내 업계구조가 메모리반도체 중심이어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인 시스템반도체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시스템반도체를 육성해 2022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을 6%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특히 미래차와 바이오·헬스 등 시스템반도체가 필요한 다른 분야와도 협업할 수 있도록 다음달 ‘반도체 얼라이언스’를 꾸린다. 태양광과 풍력, 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에너지 신산업 분야는 프로젝트의 수(71건)가 가장 많다. 인허가와 입지 관련 규제를 풀어주는 게 관건이다. 또 공공부문에서 초기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태양광 모듈을 건축 외장재로 쓰는 ‘건물 일체형 태양광발전시스템’(BIPV) 설치 기관에 정부보조금을 우선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 밖에 IoT 가전 스마트홈 시범단지를 1만 가구 조성하고, 바이오정보 관련 빅데이터를 구축해 민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최종구 금융위원장 “올해 성장지원펀드 3조원 조성 이달부터 투자 집행”

    최종구 금융위원장 “올해 성장지원펀드 3조원 조성 이달부터 투자 집행”

    최종구(사진) 금융위원장이 올해 3조원 규모의 성장지원펀드를 조성하는 등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1일 서울 구로동 기업은행 지점에서 열린 ‘IBK창공’ 구로점 개소식에 참석해 “투자 중심의 모험자본 공급을 위해 3년간 8조원 규모의 성장지원펀드를 조성하고 있다”면서 “올해 우선 3조원을 조성해 10월부터 본격적인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지원펀드와 연계해 투자기업의 추가적인 성장자금 지원을 위해 4년간 20조원 규모의 연계대출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라면서 “혁신성, 성장성을 갖춘 기업은 투자나 자금 지원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또 금융 분야의 혁신창업 촉진도 강조했다. 그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을 제정해 혁신적 금융서비스의 실험을 허용하고 금융권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금융 분야에서 자유롭게 기술을 개발·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IBK창공은 기업은행이 영업점 일부를 창업 공간으로 제공하고 입주 기업에 투자·융자, 컨설팅, 판로 개척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개소식이 열린 구로점은 지난해 말 처음 문을 연 마포점에 이은 두 번째 IBK 창업 공간이다. 최 위원장은 “IBK창공이 청년 창업 생태계가 풍부해지는 데 기여할 것”이라면서 “신용보증기금 마포사옥이나 IBK창공 등이 단순히 물리적 사무 공간을 넘어 혁신창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와 기업은행은 IBK창공 3호점을 지방에 열기로 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2030 세대] 공학이란 무엇인가/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2030 세대] 공학이란 무엇인가/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간혹 공학에서 원천기술의 중요성을 과도하게 강조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국내 가동되는 가스터빈 중 우리 기술로 만든 제품은 하나도 없다느니, 국내 최장 다리도 외국 기술에 의존했다느니 하는 것이 그러한 주장이다. 그런가하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하이퍼루프라 하는 튜브트레인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는 최고시속 1200㎞에 이르러 샌프란시스코에서 LA까지 35분 만에 갈 수 있다고 한다. 대단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그러할까.하이퍼루프가 운행되려면 그 튜브트레인이 지나는 터널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이 밀집한 대도시에서는 지하터널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현재 추진 중에 있는 수도권 GTX와 비슷해진다. 이미 언론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GTX A와 B, C 노선 총 140.7㎞ 중 46.2㎞인 A노선만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었다. 비용 대비 편익의 비율이 1을 넘지 않아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GTX 총사업비는 13조원가량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2018년 현재 국토교통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15.8조원이다. 그래서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A구간 이용요금은 4900원 수준인데, 과연 광역버스와의 요금 경쟁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의문이다. GTX도 이런 수준인데 과연 하이퍼루프가 나온다고 무엇이 얼마나 달라지겠는가. 다시 원천기술로 가보자면, 앞서 언급한 가스터빈의 경우 현재 국내에서 가동되는 중대형 열병합발전소는 30여 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30여 개를 만들기 위해 굳이 원천기술이라는 것에 집착할 필요가 있을까. 국내에서 한 해 만드는 사장교나 현수교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 나는 가뭄에 콩 나듯 발주되는 그런 대형 교량을 우리 기술로만 만들겠다고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해당 기술이 필요하면 그 기술을 가진 외국업체에게 맡기면 된다. 독점기술이라면 모르겠지만, 앞서 언급한 가스터빈을 만드는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지멘스, GE, 미쓰비시, 히타치 등이 있고, 사장교 케이블도 프랑스 후레씨네, 스위스 VSL 등 다양한 외국업체들이 언제든지 입찰을 대기하고 있다. 2017년 일본의 도시바는 미국 원전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일렉트릭의 파산을 신청했으나, 오히려 시장에서는 좋게 평가해 주가가 단기간 급등했다. 원전 원천기술을 잃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오히려 미래 손실 요인을 털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세계 6대 수출대국이다. 수출을 그리 많이 하면 일부 기술은 수입해도 별 문제가 없다. 공학이란 무엇인가. 절대로 부서지지 않는 휴대전화를 만들려면 앞면을 다이아몬드로 만들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휴대전화를 만들면 아무도 그 휴대전화를 구입할 수 없다. 그렇게 현실적인 가격의 기술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공학이 해야 할 일이다. 영업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원천기술은, 그저 지속 가능하지 않은 기술일 뿐이다.
  • [美 기준금리 인상] 금리 뛰면 가계빚 2083조 위태위태… 미친 집값은 일부 잡힐 수도

    [美 기준금리 인상] 금리 뛰면 가계빚 2083조 위태위태… 미친 집값은 일부 잡힐 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26일(현지시간) 연방기금(기준) 금리를 2.00%~2.25%로 0.25% 포인트 올리면서 대출이 있는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대출을 옥죈 상황에서 미국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미국이 올 들어 기준금리를 세 번 올렸지만 한국은행은 아직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의 변동형과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결정짓는 주요 지표는 모두 오름세다. 은행권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지난달 잔액 기준 1.89%로, 2년 9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지난해 8월 1.59%에서 한 달도 빠지지 않고 12개월 연속 올랐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대체로 4% 중·후반을 찍었다. KB국민은행은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4.78%, 신한은행은 4.54%, NH농협은행은 4.51%다. 2분기 기준 가계대출은 1493조원, 자영업자 대출은 590조원이다. 시중금리가 일률적으로 0.25% 포인트 오르면 연간 약 5조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예를 들어 변동금리로 3억원의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면 대출금리가 0.25% 포인트 오를 경우 한 달에 6만 2500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괜찮을 수 있겠지만, 미국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에는 이자부담액이 연간 수백만원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면서 “빚을 감당할 수 없는 가계와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기가 시작되는 만큼 이제 추가 대출을 얻기보다 기존 대출을 갚아 가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현식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은 “내년 말 미국의 기준금리가 3.25%까지 오를 전망이기 때문에 대출자들은 자신의 빚을 다시 한번 점검해 미리 적정 수준으로 줄여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3년 이상 장기적으로 대출을 쓸 경우에는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대출을 받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너무 급하게 돈을 갚을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무턱대고 빚을 갚았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예를 들어 전세보증금 3억원과 예금 1억 3000만원, 마이너스 통장 대출 8000만원이 있는 A씨가 내년 5월에 분양받은 아파트(분양가격 8억원에 계약금 8000만원 납입)에 입주해야 한다면, 예금을 깨서 마이너스통장을 바로 갚기보다는 대출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이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아파트 잔금을 치러야 하는 시점에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은진 KEB하나은행 강남PB센터지점 골드PB부장은 “당분간 정부 정책이 대출을 옥죄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니 만큼 향후 투자나 이사 등을 계획하고 있는 대출자들은 유동성을 생각해서 급하게 대출을 갚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미국발 금리 인상이 가계의 이자 부담은 늘리겠지만, 최근 ‘과열’이라는 평가를 받는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에는 진정 효과를 나타낼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8·2대책(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과 이번에 내놓은 9·13대책(종합부동산세 강화·주택담보대출 제한) 등과 맞물리면서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8·2대책은 주택 투자를 통해 얻는 수익을 줄이는 효과를 내고, 9·13대책은 여러 개 주택을 보유하는 데 따른 부담을 늘린 것”이라면서 “여기에 금리까지 오르게 되면, 주택을 유지하는 데 적지 않은 부담을 주기 때문에 적어도 새로 집을 사는 수요를 차단하는 데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주택자들의 투자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매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부동산 투자의 원칙도 결국 수익과 비용”이라면서 “기준금리가 미국을 따라 3%대로 올라가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5%대로 상승하게 돼 지금보다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1.5배 정도 늘어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의 접근이 더 조심스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규 청약 등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분양가격을 인위적으로 누르고 있기 때문에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주변보다 저렴한 편”이라면서 “기존 주택 시장은 금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겠지만,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현대자동차그룹, 5대 성장 분야에 5년간 23조 투자

    현대자동차그룹, 5대 성장 분야에 5년간 23조 투자

    현대자동차그룹은 ‘5대 미래혁신 성장분야’에 5년간 23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5대 미래혁신 성장분야는 ▲차량 전동화 ▲스마트카(자율주행·커넥티드카) ▲로봇·인공지능(AI) ▲미래 에너지 ▲스타트업 육성 등이다. 우선 ‘차량 전동화’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현재 13종의 전동화차량(친환경차)을 2025년까지 38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형 SUV 코나EV를 비롯해 2018 CES에서 세계에 공개한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전기차 ‘넥쏘(NEXO)’ 등의 전동화 차량을 추가할 예정이다. 둘째 ‘스마트카’를 위해서 현대·기아차는 2020년 고도화된 자율주행, 2021년 스마트시티 내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4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상용화, 2030년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셋째 ‘로봇·인공지능’을 위한 계획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은 웨어러블 로봇, 서비스 로봇,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 3대 로봇 분야를 선정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외 AI 기술을 보유한 유망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도 추진한다. 넷째 ‘미래 에너지’ 분야 성장을 위해 수소연료전지와 고효율 배터리를 개발해 친환경 차에 적용하고 있다. 차세대 연료전지와 배터리 개발도 꾸준히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전 세계 혁신 기술 태동 지역 5곳(한국·미국 실리콘밸리·이스라엘 텔 아비브·중국 베이징·독일 베를린)에 혁신 거점을 갖추고 현지 스타트업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미래 혁신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추석 연휴 뒤 입국장 면세점 만든다

    추석 연휴 뒤 입국장 면세점 만든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과 외환제도·감독 체계 개선, 현장밀착형 규제혁신 방안이 추석 연휴 뒤에 발표될 예정이다.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모두 발언에서 “혁신성장 정책성과가 국민들에게 잘 전달되고 체감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추석 이후 외환제도·감독체계 개선, 입국장 면세점 도입, 현장밀착형 규제혁신 방안 등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위한 방안과 외환제도·감독 체계 개선, 현장 밀착형 규제혁신방안 등을 경제관계장관회의 등 공식 논의를 거쳐 발표할 계획이다. 입국장 면세점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적극 검토를 지시한 이후 정부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해외여행 300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도 입국장 면세점이 없어서 (관광객들이) 시내나 공항 면세점에서 산 상품을 여행 기간 내내 휴대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며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정부는 중국이나 일본 등이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한 상황에서 산업 경쟁력 차원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는 경우 이와 연동해 면세액 한도(1인당 미화 600달러)를 조정할지도 주목된다. 고 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일자리 상황의 회복을 위해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고 차관은 ?지역일자리 창출을 위한 43조원 규모의 지자체 추경의 조속한 편성·집행 ?약 7조원 규모의 연내 완전 집행을 위한 긴급입찰, 선급금 지급 등 집행절차 개선 등의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고 차관은 또 기술·생활혁신형 창업지원, 혁신 모험펀드 조성 등 그간 추진한 창업정책의 성과가 눈에 보인다고 평가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30세 미만 사업자의 법인 신규 설립 건수는 4173건으로 지난해 3683건보다 500여건 늘었다. 올해 상반기 신규 벤처 투자금액도 1조 614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 16억원보다 6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상반기 회수 시장은 1조 2500억원 규모를 기록해 2배 이상 확대됐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15) 중공업 재건에 나선 현대가 최연소 오너 CEO 정기선 부사장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15) 중공업 재건에 나선 현대가 최연소 오너 CEO 정기선 부사장

    현대중 정기선 부사장, 지난해부터 경영전면에 나서선박수주절벽과 상속세 1조원 마련 등 과제 산적부친 정몽준 이사장은 FIFA 징계풀려 ‘권토중래’ 꾀해  현대의 창업주 정주영 회장은 ‘해당화가 찬란하고 눈이 많은’ 강원군 통천군 아산마을에서 태어났다. 농사꾼이 되는 게 싫어 소학교를 졸업한 14살 무렵무터 가출을 시도하며 경영인의 꿈을 키웠다. 학업에 미련이 많았던 정 회장은 8명의 아들중 6남 정몽준이 서울대에 입학하자 뛸 둣이 기뻐했다. 변형윤·이현재 교수 등 당시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들을 울산으로 초대해 크게 ‘한턱’을 낸 것은 유명한 일화다. 부친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자란 정몽준(67)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은 중앙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뒤 메사추세츠공과대(MIT) 경영대학원 석사와 존스홉킨스대 국제문제연구원(SAIS)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화려한 학력과 이력을 쌓았다. 경영인으로 외길을 걸었던 형제들과는 달리 정 이사장은 현대중공업의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겨두고 정치에 입문해 7선 의원과 한나라당 대표 등을 역임했다.대한축구협회 회장과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을 맡으면서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에 기여했다. FIFA 회장에 도전했으나 윤리위원회로부터 자격정지를 당했지만 지난 2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부터 제재와 벌금(5만 스위스프랑)이 취소돼 ‘권토중래’를 꾀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정 이사장의 ‘외도’로 현대중공업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전문경영인 체제를 일찍부터 구축했다. 이재성-최길선 회장-권오갑 부회장 체제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2014년 조선업황이 나빠져 현대중공업이 3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내면서 오너 경영인 체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때마침 정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36)씨가 현대중공업에 재입사, 경영기획팀과 선박본부 부장을 겸임하면서 경영권 승계작업이 자연스레 시작됐다.   정기선 부사장은 대일외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아버지 처럼 학생군사교육단(ROTC) 43기로 임관해 2007년 육군 특공연대(파주 701·흑표범부대)에서 군 생활을 마쳤다. 아버지의 ROTC 30기 후배인 셈이다.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한 뒤 그해 8월 미국으로 유학,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은 뒤 2011년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현대중공업에 다시 들어왔다. 이후 기획재무부문장 상무(2014년)-전무(2015년)를 거쳐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 부사장이자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에 올라 경영 전면에 나섰다. 정 부사장은 지난 3월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분 5.1%를 확보했다. KCC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중공업지주 주식 83만 1000주를 매입한 것이다. 앞으로 현대중공업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승계하려면 아버지 정몽준 이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지주 지분(25.8%)을 물려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속세로 1조원 정도가 필요하다. 정 부사장은 재벌 3세지만 겸손하고 소탈하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중역들에게 몸을 낮추고 부하직원에게도 말을 높인다. 허름한 선술집에서 소주를 마시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경영권 전면에 나선 정 부사장 앞에는 만만찮은 과제가 놓여있다. 세계적인 조선업계 불황으로 극심한 수주절벽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의 수주잔고는 2013년말 인도 기준으로 637억 달러에서 지난 5월말에는 234억 달러로 크게 줄었다. 후반기 들어 선박 수주가 늘고 있지만 호황기에 이르려면 갈길이 멀다.  이런 이유로 정 부사장은 선박 AS시장에 미래를 걸고 있다. 지난 2016년 선박의 정비와 수리, 친환경설비 설치사업, 스마트선박개발 사업 등을 담당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 설립을 주도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배가 넘는 1억 2000달러를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2022년까지 매출 2조원, 수주 23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으로서도 그룹의 체질 개선과 사업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8월 100억 원을 출자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국내 첫 의료 데이터 전문회사인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가칭)’를 설립했다. 의료 빅데이터 시장은 2023년까지 약 56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용 로봇 분야 강화를 위해 전세계 로봇시장 점유율 3위인 독일 쿠카(KUKA)사와 협력해 2021년까지 국내 시장에 산업용 로봇 6000여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동생으로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와 선이, 예선씨가 있다. 정남이 상임이사는 연세대 철학과를 다니다 유학, 미 서던캘리포니아대 음대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공대(MIT) MBA 과정을 마쳤다. 2012년까지 다국적 컨설팅 전문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 다니다 2013년 1월 아산나눔재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철강회사인 유봉의 서승범(43) 대표이사와 결혼했다. 정선이(32)씨는 미 MIT에서 건축학을 공부하다 만난 백종현(35)씨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백씨는 미국 유명건축사무소에서 근무중이다. 막내 정예선(22)씨는 연세대 철학과에 재학중이다. 2014년 4월 아버지 정 이사장이 서울시장 예비후보였을 당시 페이스북에 세월호 추모열기를 두고 국민정서에 반하는 글을 남겨 논란을 일으켰다. 정 부사장의 외할아버지는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이다. 어머니 김영명(63)씨의 언니 영숙(73)씨와 영자(68)씨는 사위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아들인 방준오(44) 조선경제아이대표와 홍정욱(48) 헤럴드미디어회장을 맞는 등 외가가 언론계와 인연을 맺고 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왜 의사·여자에게만 돌 던지나… 낙태,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왜 의사·여자에게만 돌 던지나… 낙태,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한국에서 인공임신중절(낙태) 수술은 불법이다. 1953년 형법 제정 때부터 범죄로 규정했다. 다만 1973년 모자보건법을 만들어 성폭력에 의한 임신, 유전적 질환 등 극히 일부 경우에 한해 예외를 뒀다. 불법 낙태가 적발되면 여성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 의사는 2년 이하 징역의 형사처벌을 받는다. 법은 이렇게 엄하지만, 낙태율은 1000명당 29.8명(2005년 기준)으로 낙태 허용 국가인 캐나다(13.7명)보다 훨씬 높다. 법대로 하자면 상당수 산부인과 의사들은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달 28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보건복지부가 낙태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 행위로 규정하고, 수술한 의사의 자격을 1개월 정지하는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공포한 데 반발해 낙태 수술 거부를 선언했다. 파장은 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낙태 의사 처벌 강화를 철회하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복지부는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위헌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행정처분을 유예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다”라며 낙태 수술 거부를 유지하고 있다. 김동석(59)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을 지난 13일 만나 자초지종을 들었다. 김 회장은 서울 강서구에서 24년째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개원의다. 지난 7월부터 대한개원의협의회장도 맡고 있다.→복지부가 행정처분을 미뤘는데도 낙태 수술 거부를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의 혼란과 건강권 보호 등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해결의지 없이 임시방편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에 불과하다. 행정처분을 유예했으니 이제는 연간 수십만 건씩 이뤄지는 낙태를 허용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복지부는 헌재 판결이 나면 개정안도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런 방관자적인 태도는 온당하지 않다. 당장 의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정확한 기준의 개정안을 만들기 전까지는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수술을 할 수가 없다.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사문화된 법이 아니라 공론화를 통해 법이 제대로 만들어지면 우리는 그 법을 지킬 것이다. →복지부는 이전에도 불법 낙태 수술을 한 의사에게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기 때문에 처벌 강화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번 개정안이 왜 문제가 되는가. -이전에도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건 맞지만, 재판 결과가 유죄로 나와야 행정처분이 이뤄졌다. 이제는 개정안에 확실하게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규정이 돼서 즉시 처벌이 가능해졌다. 자격정지 몇 개월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낙태 수술을 한 여성이나 의사를 비도덕적이라고 낙인찍은 게 문제의 본질이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45년 전에 만들어졌는데 당시엔 산아제한 때문에 보건소에서 낙태 수술을 권할 정도로 일반적이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국민이나 의사나 낙태 수술을 당연한 현실로 받아들였다. 형법에는 낙태 수술을 한 여성과 수술한 의사를 처벌한다고 돼 있고 한 해 수십만 건의 불법 낙태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처벌은 드물다. 그런데도 유명무실해진 법을 내세워 불가피하게 수술을 택한 여성과 이를 도와준 의사를 비도덕적이라고 규정한 것은 부당하다. →모자보건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어떤 부분이 바뀌어야 하나. -산부인과 의사들은 모자보건법에서 허용된 낙태 사유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내용이 많은데도 어느 정권이나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산모의 상황에 따라서만 낙태를 허용하고 태아와 관련한 사유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일례로 무뇌아처럼 생존이 불가능한 태아라도 현행법에서는 낙태 수술을 할 수가 없다. 반면 유전이 되는 정신 장애가 아닌데도 정신질환 부모의 낙태를 허용해 정신장애 환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임신의 지속이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경우’라는 조항도 매우 모호한 표현으로 논란의 여지가 크다. →낙태죄 처벌 강화에 따른 부작용이나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처벌 강화로 산부인과 의사들이 낙태 수술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음성화가 더 심각해져 돌이킬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안전하지 않은 수술로 여성의 건강이 위협받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낙태를 금지한 필리핀이나 브라질 같은 국가에서 낙태 수술로 인한 모성사망이 많다는 자료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의사회는 낙태 합법화를 주장하는 것인가. -아니다. 낙태 합법화에 대한 반대나 찬성은 의사 회원 각자가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결정할 문제다. 낙태 수술을 합법화하라는 게 아니라 입법 미비에 따른 혼란이 심각하니 바로잡아 달라는 것이다. 다만 일선 의료 현장에서 불가피하게 낙태를 해야만 하는 경우를 자주 봐 온 의사의 입장에선 외국의 사례처럼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인한 낙태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중요한 건 사회적 합의다. 어느 쪽이든 공론을 거쳐 법이 만들어지면 의사는 지켜야 한다. →불법 낙태약인 미프진 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낙태가 불법인데 미프진을 합법화하라는 주장은 공허한 메아리다. 미프진은 외국에서도 산부인과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인터넷에서 미프진 불법 유통이 만연하면서 하혈 등 부작용으로 산부인과를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가짜 약까지 나돈다. 그런데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낙태 처벌을 강화하겠다면서 왜 미프진 통용은 방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하루빨리 실태조사를 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산부인과의 어려움도 클 것 같다. 분만이 가능한 병원이 없는 지역도 상당수에 달한다는데. -합계출산율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산부인과도 덩달아 위기에 몰렸다. 그로 인한 분만 인프라의 붕괴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 분만 산부인과는 전국 600여곳으로, 지난 10년간 절반으로 줄었다. 우리나라 50여개 시·군·구에 분만 산부인과가 없다는 통계도 있다. 산부인과 전공의 배출도 감소 추세다. 저출산뿐만 아니라 분만 사고 시 의사의 책임이 무거운 점도 분만을 꺼리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예전엔 산부인과 의사들이 태아와 산모, 두 생명을 살린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밤낮없이 일했다. 요즘은 낙태 수술로 비도덕적 의사로 낙인찍히고, 분만 사고로 폐업 위기에 몰리는 이중고로 자괴감이 크다. 산부인과 간판 대신 피부 미용을 전문으로 하는 여성클리닉 병원이 늘어나는 현실이 안타깝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위원회에 산부인과 의사가 한 명도 없다. 분만 인프라가 망가진 걸 알면서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이런 안이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외국 사례처럼 산부인과의 진료 환경 개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일본은 2006~2010년 약 3조원을 투입해 산부인과 살리기에 나섰다. 의사와 산모에게 분만 지원금을 주고 산부인과에 진학하는 의대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뇌성마비 아이가 태어나면 국가와 지자체에서 보험금 등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이 모든 책임을 떠맡는 실정이다. 분만에 따른 여러 가지 의료사고는 불가항력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사고가 났을 때 산모와 산모 가족이 가장 힘들겠지만, 의료진도 어렵다. 저출산 정책에 많은 재원을 사용하는 대한민국에서 산부인과의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해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책임을 분담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 분만을 포기하는 경우는 대부분 의료사고를 경험한 이후다. 산부인과의 저수가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coral@seoul.co.kr
  • 한계기업·자영업자 빚 ‘경제 복병’ 우려

    자영업자 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 600조원에 육박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못 내는 ‘좀비기업’도 늘었다. 서민 경제가 신통찮고 기업 구조조정이 더디다는 의미여서 경기 하강 논란에 직면한 한국 경제의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20일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금융 안정 상황’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말 자영업자 대출은 590조 7000억원이다. 지난해 말 549조 2000억원에서 6개월 사이 41조 5000억원이 늘었다. 지난해부터 가계대출 증가세는 한풀 꺾였지만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는 오히려 확대됐다. 지난해 14.4%였던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이 2분기에는 15.6%로 뛰었다. 특히 2분기에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총 407조 7000억원)은 12.9% 늘었으나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 대출(총 183조원)은 무려 22.2%나 불었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를 이끈 주범은 부동산업이다. 2015년부터 2분기까지 부동산업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평균 18.3%였다. 이는 제조업(2.6%)의 7배, 도소매(6.3%)의 2.9배, 음식·숙박업(9.1%)의 2배에 달하는 것이다.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부채 규모(LTI)는 지난해 기준 189%로 상용근로자(128%)를 훨씬 웃돌아 부채 구조의 취약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국내 은행에서 한 달 이상 원리금을 갚지 못한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29%로 가계대출(0.25%)보다 높지만 중소법인대출(0.64%)보다는 낮아 아직은 대출 건전성이 양호한 편이다. 한은은 “향후 대내외 충격이 발생하면 과다 채무 보유자, 음식·숙박·부동산업 등의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채무 상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지난해 말 기준 3112개로 전체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법인의 13.7%를 차지했다. 이런 상황이 7년 이상 이어진 장기존속 한계기업, 이른바 ‘좀비기업’은 942개에 달한다. 장기존속 한계기업 중 자본잠식인 곳은 60.9%, 완전 잠식 상태인 기업도 33.3%에 이른다. 업종별로는 비제조업이 78.6%, 기업 규모별로는 자산 5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이 66.9%를 각각 차지했다. 한은은 “장기존속 한계기업이 경제·금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관련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면서도 “회생 가능성이 낮은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노력을 강화하고 금융기관은 대출 건전성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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