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투혼’ 김주성
김주성(27·동부)은 1주일 전부터 폐렴을 앓고 있다. 기침은 심하지 않지만 왼쪽 옆구리 쪽에 지독한 통증 탓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 항생제와 진통제로 버텨내며 지난 1일 플레이오프(PO) 1차전에 출전했지만 이후 증세는 호전될 줄 몰랐다. 3일 2차전을 앞두고 전창진 감독은 그의 투입을 심각하게 저울질했지만, 김주성은 선발 출전을 자청했다.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에이스가 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김주성이 ‘디펜딩챔프’ 동부를 6강 탈락 위기에서 구해냈다. 동부는 3일 대구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6강PO(3전2선승제) 2차전에서 68-58로 승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3차전은 5일 원주에서 펼쳐진다. 수훈갑은 역시 김주성(10점 9리바운드)이었다. 김주성은 체력이 고갈돼 전반 무득점으로 침묵했지만 3,4쿼터에서 투혼을 불사르며 고비마다 10점 6리바운드를 낚아내 승리를 견인했다.‘쌍포’ 양경민(15점)과 손규완(13점·3점슛 4개)도 외곽포를 터뜨려 승리를 뒷받침했다. 초반 오리온스는 ‘끝내겠다’는 마음이, 동부는 ‘원점으로 돌리겠다’는 생각에 어깨에 힘이 들어가 지독한 졸전을 이어갔다. 결국 2쿼터까지 역대 PO 양팀 합계 전반 최소득점인 60득점에 그쳤다. 3쿼터에 들어서 경기는 조금씩 동부 쪽으로 기울었다.심판판정에 불만을 품은 용병 아이라 클라크(오리온스)가 패스를 외면하고 무리한 골밑공격에 집착한 반면, 동부는 김주성을 활용한 포스트플레이를 앞세워 차곡차곡 점수를 올려놓았다. 동부는 3쿼터 후반과 4쿼터 초반 김주성과 조셉 쉽(11점)이 4반칙에 걸렸지만 오리온스의 외곽포가 침묵한 탓에 힘겹게 승리를 지켰다. 오리온스는 이날 25개의 3점포를 시도해 단 4개만 성공한 것을 비롯, 역대 PO 최저야투율(29%)을 기록해 패배를 자초했다.대구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