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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사회 복귀 급한 이란, 사우디와 화해 모드

    극한 대립을 이어오던 중동의 ‘맞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급격히 화해 모드에 돌입했다.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중재자 역할을 맡아온 파키스탄의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사우디와 이란을 잇따라 방문, 3자 회담을 제안한 지 하루 만이다. AP통신은 20일(현지시간)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2주 전 수도 테헤란에서 일어난 시위대의 사우디 대사관 공격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사우디 대사관 습격은 매우 잘못된 사건”이라며 “이 나라와 이슬람에 반하고 나도 그러한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1년 시위대의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 습격도 언급하며 상대국과의 외교적 신뢰를 거론했다. 하메네이의 발언은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이란 시위대는 지난 2일 사우디가 시아파 유력 성직자인 님르 바크르 알님르를 다른 테러 혐의자들과 함께 집단 처형한 데 격분해 수니파의 맏형인 사우디 대사관을 방화했다. 하메네이는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의 최고 종교지도자로서, 이 같은 종파 간 갈등에 침묵해 왔다. 하지만 사우디와 다른 수니파 아랍국들이 잇따라 이란과의 외교·교역을 단절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자 결국 꼬리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방국들의 경제 제재 해제로 국제사회 복귀를 서두르던 이란으로선, ‘이라노포비아’(반이란 정서)를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여기에는 지난 18~19일 사우디와 이란을 차례로 방문한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의 영향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화해 의사를 타진했고,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도 “이슬람의 연대를 원한다”고 화답했다. 양국의 급격한 입장 변화에는 미국에 대한 반감이란 공통분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사우디는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거리를 둬온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배신감을 느꼈고, 이란도 지난해 탄도 미사일 발사 실험을 이유로 최근 새로운 제재를 가한 미국을 비난해 왔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사우디는 서로 협조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시론] 다시 시험대에 선 박근혜 외교/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시론] 다시 시험대에 선 박근혜 외교/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임기 후반 박근혜 정부의 실용외교가 정착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남북한은 8·25 합의대로 제20차 이산가족 상봉을 성공리에 마쳤고, 민간 교류도 확대될 전망이다. 3년 6개월 동안 중단됐던 한·중·일 정상회의도 재개됐다. 박 대통령은 중국 경사론 우려에도 불구하고 9월 3일 열병식 참석으로 중국의 한·중·일 회담 참가 약속을 받아 냈다. 10월 16일 워싱턴 방문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대로 냉각된 한·일 관계를 복원시켰다. 11월 1일 한·중·일 정상은 매년 3자회담 정례화,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북한 비핵화 촉구와 6자회담 재개라는 상당한 성과를 일구어 냈다. 박 대통령의 뛰어난 외교 행보는 동북아 지역 리더로서 이미지를 국내외에 각인시켰다. 한·일, 한·중 양자 간 회담도 성과가 적지 않았다. 한·일 정상이 3년 5개월 만에 만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위안부 해법을 포함해 한·미·일 안보협력,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가와 일본인 납치 문제, 양국 청소년 교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제를 다루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위안부 문제를 인식하고, 조기에 타결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한·중 정상회담은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직접 국회를 방문해 한·중 FTA 비준을 촉구했다. 한·중 경제협력을 중국 내륙, 중앙아시아, 유럽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기반시설 연결과 무역투자 확대, 제3국 시장 공동개척 등 구체적인 협력안도 나왔다. 거대한 대륙을 경제공동체로 묶어 북한 개방을 유도하는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가 만난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3대 외교정책으로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동북아 평화 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본격적으로 시동된 것이다. 그러나 걱정이 더 늘었다. 만남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된 것이다. 말하자면 한국 외교의 시험대는 이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 미국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회귀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남중국해와 관련해 중국의 해양 진출 반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북한 비핵화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4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담은 미·중 간 정면충돌로 공동선언문조차 내지 못했다. 남중국해 진출에 반대하는 미국·일본·필리핀과 중국·캄보디아 간 갈등이 표면화됐다. 주요 2개국(G2) 체제에 낀 한국은 언젠가 비용을 지불해야 할지 모른다. 미국이나 일본이나 한국의 분명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자위대 진입에 한국의 사전 동의 전제만으로 미·일 양국을 설득할 수 없다. 북한 미사일이 주일 미군 기지를 공격해 미군, 자위대, 민간인 살상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일본 자위대는 북한을 원점 타격할 수도 있다. 일본의 안보법제 통과 이후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한국군과 주한·주일 미군, 일본 자위대 간 공조와 역할을 확인해야 한다. 씨름판 한복판으로 걸어 나가고 있는 셈이다. 한·일 간 최대 쟁점인 위안부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기로 합의한 것은 일단 성과였다. 그러나 내년 선거 일정과 평균 연령이 90세인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타결을 시도해야 한다. 한·일 양국 정상이 정치적 결단을 내려 외교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것 말고 다른 방안이 없다. 북한의 위험한 실험은 당분간 유예됐지만,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조만간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첩첩산중을 어떻게 헤쳐 갈 것인가. 내정과 달리 외교 면에서 국책 실패는 돌이킬 수 없다. 신중히 판단하되 다음 세 가지 원칙을 지켜 나갔으면 한다. 첫째, 한국의 국력은 구한말 수준이 아니다. 중견국 한국의 위상을 가지고 자신감 넘치는 동북아 외교를 주도해야 한다. 둘째, 미·중 G2 체제에서 나 홀로 한국은 버겁고 위태하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이 손을 잡는 것이 훨씬 낫다. 위안부 해법에 매달리지 말고 길게 봐야 한다. 셋째, 한국의 외교 입지 확대와 유연한 대응을 위해 한·중·일, 한·미·일 등 다자간 네트워크를 적극 추진해 가는 것이다.
  • 한·미·일 ‘北 해외근로자 송금 동결’ 검토… 對北 압박 구체화

    한·미·일 ‘北 해외근로자 송금 동결’ 검토… 對北 압박 구체화

    한국과 미국, 일본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는 27일 서울에서 3자회담을 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 억제와 비핵화 진전을 위해 북한 해외 근로자의 대북 송금 동결, 대북 인권 문제 등을 대북 압박 카드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국의 압박 움직임에 맞서 북한도 한·미 양국이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의제로 다뤄 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지난 25일 안보리 의장에게 보내 한반도를 둘러싼 대립 구도가 격화되는 양상이다.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는 현영철 숙청과 같은 북한 상황의 불확실성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 시험 성공 등 핵 능력 고도화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 황 본부장은 “북한은 국제사회 경제 체제와의 연계성이 이란과 달라 제재를 가하는 양태도 달라야 한다”며 “북한에 어떤 압력이 효과적인지 생각해 가면서 목적에 맞게 압력을 실효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3국은 북한 해외 근로자의 송금을 동결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 국무부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가 벌어들인 급여의 90%를 북한 정부가 떼어 가는 것이 대량 현금의 북한 유입을 차단한 안보리 결의 2094호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조치를 모색하고 있다. 안보리 제재로 주요 돈줄이 막힌 북한이 해외 근로자가 벌어들인 돈을 통치자금에 활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북한 근로자가 열악한 노동 조건에서 강제 노동과 임금 착취를 당하는 것이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국제노동기구(ILO)가 관련 국과의 협의를 통해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북한이 해외에 파견한 근로자는 알제리 등 16개국 5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한 해 최대 23억 달러(약 2조 5400억원)의 돈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근로자의 해외 송금 제한이나 예전에 효과를 본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식 자금 동결이 거론될 수 있지만 다른 상황도 모두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3국이 대북 송금 문제를 압박 카드로 사용하려는 것은 북한 지도부에 경제적 타격을 주는 것과 함께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 문제를 부각해 인권 문제도 다루겠다는 이중 포석이 깔려 있다. 황 본부장이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모멘텀 유지 방안을 다각적으로 논의했으며 인권 향상을 위해 유엔 등 국제사회와 함께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 점도 이를 반영한다. 북한도 25일 자성남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가 안보리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조선반도 정세가 악화 일변도를 달리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이 문제를 안보리에서 의제로 다뤄 달라고 요구했다. 북한은 SLBM 발사만을 문제시한다면 안보리가 미국의 정치적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사설] 작은 합의라도 실천해야 3자회담 의미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사이에 두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청와대에서 회동했다. 여야 간 이견이 두드러진 가운데 눈에 띄는 합의는 적은 3자회동이었다. 그나마 공무원연금 개혁과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에 원칙적으로 공감한 게 성과다. 여야의 시각차는 대의민주주의 제도에서 항용 있게 마련이다. 다만 그런 평행선 대치를 풀고 대국적으로 타협해야 한국정치는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게다. 여야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자세로 이번에 공감대를 이룬 현안만이라도 구체적 결실을 맺도록 후속 대화를 이어가기 바란다. 여야 수뇌부의 회동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는 있었다. 특히 지난 대선서 맞붙었던 박 대통령과 문 대표가 2년여 만에 만나 상대를 인정했다는 사실이 그랬다. 반대세력을 포용하는 아량을 보여주지 못해 불통 이미지가 덧씌워진 박 대통령이나 반대를 위한 반대로 대선에 불복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온 문 대표를 위해서나 다행스러운 결과였다. 그러나 이번 회동이 한낱 보여주기식 ‘정치 쇼’로 끝나서는 안 될 말이다. 하루하루 힘겹게 생업을 이어가는 국민이 여야 수뇌부 중 누가 정치적 이문을 더 얻었는지를 따질 겨를이라도 있겠는가. 회동에서 문 대표는 “정부의 경제정책은 실패했다. 총체적 위기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박 대통령은 “경제 살리려는데, 못하면 얼마나 한이 맺히겠느냐”며 경제살리기 정책에 발목을 잡는 야권에 은근히 서운함을 피력했다. 관점은 달랐지만,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지향점은 같았다. 여야가 말로만 민생을 걱정할 게 아니라 실천적 후속조치를 절충해 내야 할 이유다. 3자회담이든 영수회담이든 소통의 기회를 자주 갖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진정한 위민(爲民)정치다. 거창하지 않은, 작은 합의일지라도 싹을 틔워 결실을 맺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뜻이다. 다행히 이번에 3자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최저임금 인상,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처리에 대해 큰 틀에서 공감대를 확인했다. 하지만 각론에서 여야의 정치적 셈법이 전혀 다른 게 문제다. 더욱이 다음달에는 노동 현장에서의 이른바 춘투(春鬪)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등 인화성 높은 이슈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정략을 떠나 윈윈하겠다는, 여야의 대승적 결단이 없으면 뭐 하나 낙관할 수 없는 형편이다. 정권 획득이 목적인 정당 간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가급적 여야 모두가 승자가 되는 ‘플러스섬’ 게임을 하는 게 국민을 위해서도 유익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여권이 고용 확대 등의 시급성을 감안, 야당이 부작용을 우려하는 보건의료 부분을 일단 빼고라도 서비스산업기본법을 처리하기로 한 것은 다행스럽다. 각종 개혁 입법과 경제 활성화 법안을 처리해야 할 4월 임시국회에서 그런 호양(互讓)의 자세는 이어져야 한다. 공무원연금 개혁 등 다른 현안에서도 당략을 고집하기보다는 국민을 먼저 생각하란 뜻이다. 새정치연합 측도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에서 여당이 공무원 표를 잃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낫다고 보는 정략을 고집할 요량이 아니라면 하루속히 당 안을 내놓고 절충에 나서기를 당부한다.
  • 김무성 “공무원연금 개혁 이해 관계자들 모두 자체안 내 합의해야”

    김무성 “공무원연금 개혁 이해 관계자들 모두 자체안 내 합의해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8일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와 관련 “이해 관계자들이 어제 청와대 3자회담에서 말한대로 모두 자체안을 내놓고 국민대타협기구와 특위에서 합의안을 도출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활동기한이 정확히 11일 남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공무원연금 개혁 대타협기구를 구성하는 한 축인 공무원노조의 요청을 받아들여 어제부터 개혁 불가피성을 홍보하는 광고를 냈다”면서 “상생과 타협 원칙에 따라 한 발자국 합의한 만큼 합리적 안을 만들어가는 거국적 협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제 남은 것은 청와대 3자회담에서 합의한 후속 조치가 모두 힘있게 추진해 결실을 맺는 것”이라며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담에서 언급된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위한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대타협기구 전체회의에서 비공식적으로 정부의 기초제시안을 공개한 바 있다”며 “양당 대표와 합의한대로 이 정부 제시안을 정부는 공식화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새정치연합도 약속한대로 야당 기획안을 제시하고 공무원단체도 자신의 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그동안 새누리당은 자체 개혁안조차 내놓지 않은 야당과 공무원단체에 의구심을 갖기도 했는데 이제는 어제 합의대로 우려보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오늘 공무원연금개혁 대타협기구 회의에서 재정추계에 대한 모형이 나올 계획”이라며 “재정추계 모형이 나오면 개혁이 왜 필요하고 시급한지 우리 모두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중·일 ‘2015 동아시아문화도시’에 청주 선정

    한·중·일 ‘2015 동아시아문화도시’에 청주 선정

    청주시가 중국 칭다오, 일본 니가타와 함께 2015년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됐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한·중·일 세 나라 문화장관은 30일 오전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제6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서 동아시아문화도시 간 교류를 비롯해 예술인 교류 및 양성,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지식 공유 및 협력 증진 등 세 나라의 문화 교류협력 강화 내용을 담은 ‘요코하마 공동선언문’을 채택해 발표했다. 3자회담에 앞서 지난 29일 한·중, 한·일 양자회담도 진행했다. 특히 한·중 양자회담에서는 기존 문화부 간 협력을 양국의 문화산업 유관 부처로 확대해 문화분야 협력 체계를 보다 확대하기로 했고 한·중 문화산업 공동연구소 설립 등에 대해 합의했다. 또한 한·일 양자회담에서는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양국 간 문화교류를 통해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두 나라가 각각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올림픽을 연계한 한·중·일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협력, 스포츠 한·일전 등 협력 프로그램 확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다만 문화재 환수를 둘러싼 미묘한 의견 차이를 드러냈다. 일본 측에서 2012년 일본에서 도난당한 문화재의 반환을 요청했고, 한국에서는 양국 간 불법 유출된 문화재는 유네스코 협약의 정신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필요한 만큼 이를 위해 양국 공동의 문화재 반환에 대한 협력기구 구성을 제의했다. 또 오쿠라컬렉션과 조선총독부 발굴 유물 등 일본이 가져간 문화재 6만 7000여점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7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는 내년 중국 칭다오에서 개최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박대통령 시정연설·3자 회동] 김무성의 굴욕

    [박대통령 시정연설·3자 회동] 김무성의 굴욕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얼굴) 새누리당 대표 사이에 파인 골이 시각적으로 확인됐다. 김 대표는 29일 시정연설 차 국회를 방문한 박 대통령과 별도 회동을 통해 관계 회복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날 박 대통령과 김 대표와의 공식 회동 자리는 두 차례였다. 연설 전 국회의장과의 티타임과 연설 후 여·야·청 3자회담에서의 만남이 전부였을 뿐 두 사람의 독대는 물론 여당 지도부와의 별도 만남도 없었다. ‘상하이 개헌 발언’으로 심기가 불편해진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던 김 대표의 별도 회동 시도가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朴, 김태호와는 웃으며 악수 박 대통령은 연설 후 퇴장할 때 뒷줄에 조금 떨어져 서 있던 친박근혜계 서청원 의원에게 반갑게 손을 내밀었고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히며 김 대표에게 ‘비수’를 꽂았던 김태호 최고위원과도 환하게 웃으며 악수했다. 반면 그 옆의 김 대표에게는 악수를 하는 둥 마는 둥 스치듯 지나쳤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개헌 발언과 관련한 김 대표의 사과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의미”라며 “둘 사이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느낌”이라고 했다. 김 대표도 박 대통령의 연설 도중 박수를 거의 치지 않거나 건성건성 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김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이 3자 회동을 마치고 국회 밖으로 나올 때까지 약 한 시간 동안 밖에서 기다렸다가 박 대통령을 배웅하는 ‘극진한 정성’을 표했다. ●金, 朴 연설 후 “감동적” 극찬 김 대표는 박 대통령과의 별도 회동에 실패하며 ‘굴욕’을 맛봤지만 관계를 회복하려는 시도는 곳곳에서 드러났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의 연설 이후 “감동적으로 잘 들었다”고 극찬했다. 3자회동에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박 대통령에게 “거, 김 대표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우리가 하도 개헌하자고 하니까 (김 대표가) 그냥 얘기한 것 뿐이에요”라고 농담한 것도 역설적으로 둘 사이의 앙금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문 위원장의 말에 박 대통령은 입을 가리고 파안대소했다고 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서울&평양 리포트] 군복 입은 2인자, 北 총정치국장은 어떤 자리

    [서울&평양 리포트] 군복 입은 2인자, 北 총정치국장은 어떤 자리

    저화질의 북한 텔레비전을 통해서만 보던 황병서 북한 총정치국장이 지난 4일 오전 인천공항에 나타났다. HD화면으로 보니 군복을 입은 옷매무새와 왼쪽 가슴의 ‘약장(군복의 훈장표시)’이 더욱 뚜렷하게 보였다. 과묵하게 속을 알듯 모를 듯한 표정의 ‘군복을 입은 북한의 2인자’가 머리를 바싹 밀고, 선글라스를 낀 건장한 경호원을 대동하고 우리 국민 앞에 처음으로 실물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당시 오찬 회담 장소인 인천 영빈관에서 황병서를 본 한 정부 관계자는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데, 시종일관 그 표정이 변하지 않아서 속을 알 수 없더라”며 “총체적으로 만만하게 볼 수 없는 고단수의 인사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밝혔다. 총정치국장이란 자리는 북한 전체 권력에서는 ‘2인자’, 군 서열에서는 ‘1인자’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나 북한 전문가들에게 총정치국장이 우리로 치면 어떤 위치라면 물어도 딱 부러진 대답을 듣기 어렵다. 하지만 이들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 총리의 역할을 모두 합쳐 놓은 막강한 권한을 가졌다는 결론이 나온다. ●황병서,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하며 초고속 승진 황병서는 2005년 북한에서도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당 조직지도부에 부부장으로 승진한 후 군을 담당하는 당내 1인자인 조직지도부 1부부장 그리고 조선인민군 대장, 차수, 군내 서열 1인자인 군 총정치국장까지 거칠 것 없는 출세길을 달렸다. 그가 이처럼 군부를 장악하고 실세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생모 고영희의 신임을 받아 일찍부터 김정은 후계 체제 구축에 앞장선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09년 김정은이 후계자로 낙점되기 이전부터 조직지도부에서 김정은 후견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정은이 장성택 처형을 결심했을 때도 이를 막후에서 실행한 인물로 알려진다. 그의 방한 당시 전임 총정치국장인 최룡해마저도 그에게 깍듯한 예의를 갖췄던 것을 보면 그의 위상은 단순히 2인자로 표현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 중앙위원회의 집행부… 총참모부보다 우위 총정치국이 북한군 창설 초기부터 만들어진 조직은 아니다. 북한은 1948년 2월 인민군을 창설하고, 같은 해 9월 정권을 수립하면서 ‘민족보위성(인민무력부 전신) 문화훈련국’으로 군대에 대한 당의 정치적 지도를 보장하는 기구를 설치했다. 이어 1950년 군인들의 사상무장을 담당하기 위해 ‘민족보위성 문화훈련국’을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으로 개편했다. 이는 군대에서의 정치사업을 민족보위성으로부터 분리해 당의 직접적인 지도하에 놓았음을 의미했다. 북한은 군을 ‘당의 군대’로 치켜세우며 당 중앙을 중심으로 군대의 당적 지도를 총정치국에서 담당하는 정치기구로 승격시켰다. 총정치국의 위상은 당 규약에서도 찾을 수 있다. 노동당 규약 49조는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인민군 당위원회의 집행부서로서 당중앙위원회 부서와 같은 권능을 가지고 사업을 한다”고 규정하고,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아래 각급 정치부들은 해당 당위원회의 집행부로서 당정치사업을 조직집행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총정치국은 당 중앙위원회의 집행부서로 군의 최상층부에서 하부단위까지 당이 총정치국을 통해 군대에 대한 정치사업을 진행, 군부에 대한 당적 지도를 강화하고, 당의 군대로 유지될 수 있게 한다. 결국 총정치국은 총참모부, 인민무력부와 형식적으로 수평적 역할분담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실제로 총참모부와 인민무력부보다 우위에 있다. ●‘15년 군림’ 조명록 시절부터 ‘넘버2’ 본격 행보 하지만 총정치국장이 처음부터 북한 권력의 전면에 나섰던 것은 아니다. 총정치국장이 본격적으로 2인자 역할을 한 것은 조명록 전 총정치국장 때부터다. 조명록은 1995년 10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무려 15년 동안 총정치국장을 지냈다. 조명록이 총정치국장을 처음 맡았을 때는 공군사령관 신분이었다는 점에서 그때까지는 ‘총정치국장=2인자’ 공식이 통용되던 때는 아니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조명록은 두 번이나 김정일 특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을 방문했다. 2000년 10월 한반도 분단 이후 북한의 인사로는 최고위급 특사로 미국을 방문해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과 군복 차림으로 회담하면서 북·미관계에서 최고 수준인 ‘북미 코뮈니케’에 합의했다. 그는 2003년 3월에도 신병치료를 핑계로 베이징에 체류하면서 차오강촨(曺剛川)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을 비롯한 중국 군부지도자들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간 협상 등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6자회담 내 북한·미국·중국 3자회담의 참석 여부를 논의하며 실질적인 특사 역할을 수행해 김정일의 절대적 신임을 받는 북한 실세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최룡해도 황병서 이전에 총정치국장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는 김정일의 총애를 받으며 이른 나이인 36세에 김일성·김정일의 800만 전위조직인 ‘조선사회주의로동청년동맹’(사로청) 중앙위원회 위원장의 중책을 맡았던 인물이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1991년 말쯤에 반사회적 행위라는 과오로 실각된다. 그의 ‘반사회적 행위’ 혐의는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지만, 사로청 산하 외화벌이 회사를 통해 벌어들인 자금으로 방탕한 생활을 하고, 산하 선전·선동 및 예술공연단체인 ‘사로청 협주단’ 소속 가수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진다. 실각 후 5년간 ‘혁명화’를 거쳐 1996년 사로청 후신인 ‘김일성사회주의 청년동맹’ 중앙위원회 1비서로 복귀한 후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지금까지도 순항 중에 있다. ●‘패션코드’는 선군정치와 핵·경제 병진노선 유지 총정치국장들은 대외 행보 때마다 군복을 입었던 것이 특징이다. 조명록이 2000년 10월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찾아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군복 차림이었다. 군복은 결국 북한으로서는 자존심을 상징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선군사상에 입각한 선군정치를 드러내고 핵·경제 병진노선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메시지이자, 자신들의 군사력을 강조하기 위한 ‘패션코드’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황병서가 이번에 군복을 입고 온 것을 북한 군부의 메시지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영빈관 오찬에서 친근하게 미소는 짓고 있었지만, 결국 황병서는 우리에게는 주적이자 ‘적장’인 것이 사실이기도 했다. 최룡해가 총정치국장이었던 때에도 군복을 입고 특사 자격으로 중국에 간 적이 있었다. 지난해 2월 3차 핵실험 이후 최룡해는 마지막까지 북핵실험을 반대한 중국을 달래기 위해 김정은의 특사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과 회담했다. 당시 중국은 북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류원산과의 회담 때 군복을 입었던 최룡해는 중국 측의 항의를 받고 다음날 시진핑과 만날 때는 군복을 벗고 만나야 했다. 그는 당시 중국의 달라진 분위기를 경험하고 빈손으로 북한에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3자회담 ‘전권위임 논란’에 한때 파장 분위기…지도부 담판·의원 출격 대기 군사작전 ‘방불’

    여야가 세월호특별법 협상 타결을 이룬 30일 국회는 종일 ‘초고속 롤러코스터’를 탔다. 여당과 정의화 국회의장의 본회의 강행이 예고된 상황에서 여야 원내지도부는 여야 간, 각당 내부, 세월호 유가족 등과의 연쇄 회동을 이어 가며 정치력 대결을 펼쳤다. 지도부가 막판 담판을 벌이는 동안 여야 의원 ‘본대’는 본회의장과 의원회관 등에서 출격을 대기하는 등 이날 국회 상황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국회 일정은 일찍부터 급박하게 돌아갔다. 오전 7시 30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어떤 형태로든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협상 타결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오전 10시쯤 협상 당사자인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기자간담회까지 열어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에게 전권 위임을 하라”고 강경 메시지를 던지면서 기대감은 여지없이 깨졌다. 여야 갈등은 유가족과의 3자 회담에서 정점을 찍었다. 이들은 이 원내대표의 ‘전권 위임’이란 표현을 두고 고성을 주고받으며 협상을 ‘파장’ 직전 분위기까지 몰아갔다. 이에 전명선 가족대책위 위원장이 “진상규명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의 협상에 관한 한 박 원내대표에게 권한을 위임한다”고 밝히면서 여야만의 비공개 회동이 이어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결국 본회의가 예고된 오후 2시 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차례로 입장했다. 새정치연합은 의원총회 개최로 맞섰고 박 원내대표와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여당 의원만 가득한 본회의장으로 직접 찾아가 이 원내대표를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 이른바 ‘박영선안’에 대한 합의 기대감도 나왔지만 당장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내가 있는 한 안 된다”며 극렬히 반발하고 나섰다. 오후 6시를 넘어서면서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여야가 세월호 사고 후속 법안인 정부조직법, 유병언법 등을 세월호특별법과 함께 패키지로 처리하기로 하고, 특검후보군을 여야 합의로 정하기로 하면서 의견 접근을 이뤘다. 이날 협상 타결에는 정 국회의장이 지난 26일 본회의를 이날로 미루면서 더이상 반쪽 국회를 거부할 수 없는 명분을 만든 점이 유효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새누리당은 반쪽 국회를 통한 일방적 법안 처리에 대한 부담, 새정치연합은 국회 등원을 더 미루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막판에 협상에서 빠졌던 유족들은 합의안을 또다시 거부했다. 이에 문재인 의원은 “유가족들이 합의안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해 나가겠다”고 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겉은 북핵 공조, 속은 중국 압박… 한·미·일 6자회담 탐색전

    겉은 북핵 공조, 속은 중국 압박… 한·미·일 6자회담 탐색전

    한국, 미국, 일본 3국 정상이 26일 새벽(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회담을 통해 북핵 공조 강화와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 추진에 합의하면서 2008년 이후 6년째 개점휴업 중인 6자회담에 군불이 지펴지고 있다. 한·미·일 3자 합의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핵 대화 재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북·중 접촉을 강화하는 시점에서 이뤄진 만큼 조만간 한·미·일 대 북·중·러 간 탐색전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중국은 ‘북핵 드라이브’의 발동을 걸었다.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지난 17~21일 방북한 데 이어 북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이 25일 중국을 방문했다. 우 대표가 조만간 미 워싱턴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일 3국 정상이 중국의 ‘북핵 역할론’을 앞세우면서 북한을 제외한 5자 간 단합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도 취했다. 이는 북핵 문제를 매개로 한·일 양국과의 3각 공조 체제를 복원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3국 결속의 연결 고리로 미사일방어(MD)체계 통합을 제시한 건 대중국 견제의 전략적 이해를 명확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북한이 3국을 이간질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시켜 줘야 한다”는 발언은 한국을 미·중 간 중립지대로 끌어오고 싶어 하는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한·미·일 정상은 북한이 핵무기와 우라늄 농축 등 현존하는 모든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북핵 폐기를 유도하기 위한 선(先) 대화 재개에 우선순위들 둔 중국의 입장과 배치된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한·미·일 3자 공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및 러시아와의 접촉면을 넓히며 5자 차원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행보를 펼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행보도 대화 재개의 최대 변수다. 북한이 이날 한·미·일 3자회담을 정조준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건 향후 도발 수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예고편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미·일 내주 정상회담] ‘정상’이 조명받기보다 내용 부각 의도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의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은 21일 외교부 당국자의 배경 설명 도중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발표문으로 공식 발표됐다. 그동안 대통령의 회담은 청와대에서 공식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더구나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이 이날 오전 “외교부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그 직후까지도 외교부 대변인이나 당국자들은 청와대가 발표할 것이라고 언론에 설명했다. 청와대와 외교부 간 3자회담 발표에 대한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을 방증하는 셈이다. 이날 외교부도 갑작스런 3자회담 발표 준비로 종일 분주했다. 발표문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3국 정상회담 참석’이라는 표현이 아닌 ‘우리 정부는 3국 정상회담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정상회담 참석 주체를 정부로 기술했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각국 ‘정상’이 조명받기보다는 회담의 주제와 내용이 더 드러나길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만남은 ‘북핵’을 주제로 한 3국 간의 회동에, 대표로 외교관이 아닌 ‘정상’이 나서는 것일 뿐”이라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일 3자회담에) 외교적 함의가 많이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어 외교부가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3자회담 주최국이 미국이고, 한·일 정상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한편 정부는 이번 3자회담을 ‘정상 외교’ 차원보다는 북핵 문제에 국한한 일회성 외교 행사로 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미·일 내주 정상회담] 북핵 고리로 한자리… 아베 위한 포토타임 피해야

    한·미·일 3국 정상이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북핵을 의제로 한 회담 개최를 21일 확정하면서 2008년 이후 6년째 지지부진한 ‘북핵 외교판’에 변화를 줄지 관심이다. 이번 3자회담이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에 열리는 만큼 한·미·일 정상의 공통 관심사는 북핵에 조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지난 17일부터 방북해 북핵 외교의 군불을 지피고 있는 만큼 한·미·일 3자회담뿐 아니라 미·중,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핵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북핵 문제의 부정적 시그널은 한층 커졌다는 게 중론이다.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빼앗긴 우크라이나는 1994년 12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통해 자국이 보유한 핵무기 폐기 대가로 공동 서명국인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로부터 영토 통합과 안전을 보장받았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방식은 국제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의 모델로 꼽혔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으로 인해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20년 만에 휴지조각이 됐다. 북한이 체제 보장을 담보로 한 핵폐기 모델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인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으로서는 핵포기의 실효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오히려 핵무기 보유를 확대하는 방식의 ‘핵억지력 강화’ 기조를 가속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우리 입장에서는 미·러 대립도 향후 북핵 외교의 장애가 될 소지가 크다. 그럼에도 한·미·일 3자회담을 통해 북핵 판도의 가시적 자극이나 새로운 제안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한국에 3자회담 참석 명분을 주기 위해 북핵을 의제로 제시한 측면이 큰 데다 북한의 비핵화 선제 조치가 없는 대화는 무의미하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기존의 비핵화 대화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더구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서방의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을 규합해 대러 전선 구축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북핵에 중점을 두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때문에 이번 한·미·일 3자회담이 선언적인 북핵 회동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고심 끝에 성사된 3자회담이지만 북핵보다는 박근혜 대통령과 악수하는 한 장의 사진이 절실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만 부각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일 위안부 협의 국장급 회의 추진

    한·일 위안부 협의 국장급 회의 추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오는 24~25일 개최되는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21일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서울신문 3월 20일자 1·5면> 3자회담 방식이지만 박근혜(얼굴) 정부 출범 이후 박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마주 앉는 건 처음이다.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의 발표문을 통해 “우리 정부는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계기에 미국이 주최하는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 참석하기로 했다”면서 “회담 시 북핵 및 핵비확산 문제에 관해 의견 교환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3국 정상회담 개최 배경과 관련, “우리 정부는 그간 북핵 문제에 관해 한·미·일 3국 간 필요한 협력을 통해 긴밀히 대처해 나간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한·일 양국의 과거사 문제 등 쟁점 현안은 의제로 논의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 정부는 3자회담과 별개로 일본 정부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양국 국장급 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우리 정부가 이번 한·미·일 3자회담에 참석하기로 결정하는 데는 일본이 이 협의에 나선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대통령은 오는 25∼28일 독일 국빈 방문 기간 드레스덴공대에서 연설을 통해 구체적인 ‘통일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한스디트리히 겐셔 전 서독 외교장관, 볼프강 쇼이블레(현 독일 재무장관) 전 서독 내무장관, 로타르 드 메지에르 전 동독 총리 등 독일 통일 관련 인사 6명을 연쇄 접견, 독일의 통일 경험과 한반도 통일에 대한 조언을 듣는다. 네덜란드에서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각각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뤼터 총리와의 양자회담 결과로 ‘한·네덜란드 워킹홀리데이 양해각서(MOU)’도 교환한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침묵’ 깬 朴, 순방 앞두고 정국 정면돌파 의지… 野 공세차단 의도

    ‘침묵’ 깬 朴, 순방 앞두고 정국 정면돌파 의지… 野 공세차단 의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 여야 대표와의 3자회담 이후 처음으로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등 정치 현안을 직접 언급했다. 장시간의 ‘정치적 침묵’을 깨고 입을 연 것은 경색 정국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30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언급했다는 점도 ‘준비된 발언’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수석비서관 회의를 통해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곤 했다. 특히 유럽 순방을 이틀 앞둔 상황에서 침묵을 유지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뒤엎고 박 대통령이 입을 연 배경에는 정국이 녹록지 않다는 부담감과 함께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야당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의 정치적 침묵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렇다 할 언급 없이 순방에 나설 경우 불어닥칠 수 있는 ‘역풍’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법적 문제와 정치적 공방이 혼재된 현 상황을 방치할 경우 향후 박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8일 정홍원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에 이어 사흘 만에 박 대통령이 직접 정치 현안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야당의 정치 공세를 일정 부분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전날 치러진 10·30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2곳 모두 압승해 정국을 주도하는 계기가 마련되는 등 정치 역학의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있다. 박 대통령이 이날 2분여 동안 거침없이 쏟아낸 발언은 내용상으로는 기존 입장과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넘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내용 등은 이전보다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사과’를 요구하는 야당과의 ‘인식차’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언급이 경색 정국의 돌파구가 되긴 어려워 보인다. 박 대통령과 야당 간의 정치적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또다시 확인됐다. “사법부의 판단을 정치권이 미리 재단하고 정치적 의도로 끌고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검찰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야당의 ‘불공정 대선’ 주장을 겨냥해 정면 비판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의혹 살 일을 하지 않았다”는 언급에는 박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8월 수석비서관 회의), “지난 정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라는 것은 무리”(3자회담) 등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야당의 사과 요구 등에는 응할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선거개입 의혹 확실히 밝히고 문책”

    “선거개입 의혹 확실히 밝히고 문책”

    박근혜 대통령은 31일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등과 관련, “선거에 국가기관이 개입했다는 의혹들에 대해서 법과 원칙에 따라 확실히 밝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의혹을 살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국가기관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 의혹들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정확히 밝히고, 책임을 물을 것이 있다면 물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정부는 모든 선거에서 국가기관은 물론이고 개별 공무원이 혹시라도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지 않도록 엄중히 지켜 나갈 것”이라며 “특히 일련의 의혹을 반면교사로 삼아 내년 지방선거를 대한민국 선거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정치 현안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지난달 16일 여야 대표와의 3자회담 이후 한 달 보름 만이다. 야당의 입장 표명 촉구에도 장시간 침묵하던 박 대통령이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 등을 약속한 것은 10·30 재·보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여세를 몰아 정국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는 데 중요한 사법부의 판단을 정치권이 미리 재단하고 정치적 의도로 끌고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또 “우리 국민들도 진실을 벗어난 정치 공세에는 현혹되지 않을 정도로 민도가 높다”며 “국민적 의혹은 빠른 시일 내에 밝혀져야 하고 더 이상 국론 분열과 극한 대립은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당의 ‘불공정 대선’ 주장 등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새누리당은 즉각 환영한 반면 민주당은 “동문서답”이라고 비판하며 박 대통령의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사과는커녕 최소한의 유감 표명도 없었다”고 혹평한 뒤 “당장 책임자 문책과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朴대통령 새달 중순 국회 시정연설

    朴대통령 새달 중순 국회 시정연설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을 할 예정이다. 대통령의 정기국회 시정연설은 2008년 이후 5년 만이다. 시정연설은 주로 새해 예산안을 설명하는 자리이지만,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30일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할 예정”이라면서 “구체적인 일정은 여야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다음 달 2~9일 서유럽 순방에 나서는 만큼 시정연설은 다음 달 중순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할 경우 지난 2월 취임식과 지난 9월 여야 대표와의 3자회담에 이어 세 번째 국회 방문이 된다. 야권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의 ‘정치 거리두기’가 정국 파행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시정연설이 꽉 막힌 정국을 풀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정국 향배가 달린 만큼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발언 내용과 수위를 놓고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역대 대통령이 직접 시정연설을 한 사례는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과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세 차례에 불과하다. 다른 해에는 국무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해 왔다. 반면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정치 쇄신’ 차원에서 시정연설에 매년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48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 축사를 통해 “여성의 잠재된 능력과 끼가 사회 발전에 적극 활용되고 발휘돼 국가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일과 가정의 양립을 통해 여성들의 꿈과 희망이 이루어지고 국가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겠다”면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비롯한 여성 일자리 확충에 역량을 집중하고, 육아 부담 때문에 경력 단절이 없도록 보육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3자회담 발언 놓고 신경전

    3자회담 발언 놓고 신경전

    청와대와 민주당은 23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여야 대표와의 3자회담에서 한 발언을 놓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전날 한 방송에 출연해 “3자회담 당시 박 대통령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그렇다면 제가 댓글 때문에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건가요’라고 말했다”고 전한 게 발단이 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 김 대표가 방송에 출연해 3자회담을 언급했는데, ‘격앙’ 운운한 것은 소설이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3자회담에 배석한 인사로부터 확인한 결과”라고 자신 있게 얘기하면서 “격앙할 분위기도 아니었다. 박 대통령이 그런 자리에서 감정을 드러낼 분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반박에 민주당은 즉각 재반박했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3자회담 당시 노웅래 대표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박 대통령이 격앙된 것은 맞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민 본부장은 “야당 대표에게, 그것도 익명으로, ‘소설 쓴다’고 한 것은 굉장히 나쁜 태도”라면서 “이래서야 여야 관계가 정상적으로 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본부장은 또 청와대 측이 ‘익명’으로 김 대표의 발언을 반박한 데 대해 “자꾸 핵심관계자로 표현하는데 이것은솔직히 대화하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뒤 “이명박 정부 때부터 시작된 ‘핵심관계자’라는 나쁜 습성은 고쳤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우리 정치선 대통령·野 만남 ‘낯선 풍경’

    그동안 우리나라 정치 문화에서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과 만나는 것은 ‘낯선 풍경’에 가까웠다. 시도 자체가 드물었지만, 반대로 만남이 어렵사리 성사돼도 야당 의원들이 ‘보이콧’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만남이 드물었던 원인으로는 역대 대통령들이 정책 추진을 위해 야당 의원을 설득하는 ‘어려운 길’보다 여당 의원들끼리 법안이나 예산안 처리를 밀어붙이는 ‘쉬운 길’을 주로 선택한 게 꼽힌다. 국회 선진화법이 시행된 19대 국회 이전까지만 해도 ‘여야 충돌→국회 파행→여당 단독처리’의 악순환이 반복됐다. 또 ‘보스 정치’, ‘계파 정치’ 성향이 강했던 탓에 대통령이 야당 의원 다수와 만나기보다는 야당 대표와의 단독 회담을 주로 가졌다. 의원 개개인의 생각보다 당 지도부 의견이나 ‘당론’을 우선시하는 우리 특유의 정치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담은 김영삼 전 대통령 10차례, 김대중 전 대통령 7차례, 노무현 전 대통령 2차례, 이명박 전 대통령 3차례 등이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여야 대표와 3자회담을 가졌다.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을 만나려는 시도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월 여야 지도부는 물론 국회의장단과 국회 상임위원회별 의원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만찬을 함께 하는 ‘식사 정치’를 벌였다. 여의도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도 정기국회 등 주요 정치 일정을 앞두고 국회 지도부와의 식사를 추진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11년 6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및 국방개혁안 처리 등을 위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와 국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했지만, 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의미가 퇴색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인 2004년 6월 당시 여권에서는 야당 의원 모두를 청와대로 초청하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실제 성사되지는 않았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메르켈은 진보정책 수용… 朴대통령은 백지화”

    “메르켈은 진보정책 수용… 朴대통령은 백지화”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일부 진보진영의 주장을 흡수해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데 비해 박근혜 대통령은 공약했던 것을 포기하거나 후퇴시키거나 백지화하는 전혀 다른 수순을 밟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비교해 박 대통령을 혹평했다. 김 대표는 “메르켈 총리도 상대 정치진영의 정책들을 대폭 수용하면서 3선 고지를 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박 대통령도 대선 때는 진보진영이 대표공약으로 내세웠던 경제민주화나 복지에 대한 부분을 대폭 수용해서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당선 7개월이 지나 완전 파기하고 돌변하는 모습에 국민들은 매우 당혹스러워하고 있고, 대통령의 입장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치권도 혼란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선거공약을 다 못 지킬 수 있다는 말은 일부 수용할 수 있지만 대표공약이다. 야당보다 더 센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을 한 부분도 있고, 많은 국민이 의아해하면서도 기대했다”면서 “그런데 대표공약을 뒤집거나 백지화하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표 제출을 거론하면서 “생애주기별 복지공약이 10여개 되는데 이 중 모두를 후퇴시키거나 백지화했다. 복지부 장관으로 그 자리를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 당연한 판단”이라며 “복지공약 뒤집기 문제의 심각성을 공식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린이집부터 노인정까지’ 박 대통령의 생애주기별 복지공약은 모두 거짓공약이었다는 사실이 하나하나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지난 5년 7개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후퇴는 전면적이었고 지속적이었다”며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사건은 민주주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헌정유린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박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스스로 벽이 됐다”면서 “지난 16일 3자회담에서 제가 국민을 대신해 요구한 7개 사항 중 대통령이 수용한 것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불통은 다음 날 ‘장외투쟁은 국민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는 겁박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것은 대화의 실종을 넘어 민주주의 실종이었다”면서 “‘나만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태도는 민주주의와는 결코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데스크 시각] ‘박근혜표’ 원칙주의의 함정/오일만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박근혜표’ 원칙주의의 함정/오일만 정치부 차장

    ‘신뢰와 원칙’의 프레임은 박근혜 대통령의 커다란 정치적 자산이다. 1998년 박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 말 바꾸기를 밥먹듯 했던 여의도 정치판에서 그가 돋보이고 주목받게 된 배경일 것이다. 2005년 여당의 사립학교법 강행 처리에 맞서 53일간 장외투쟁을 벌일 당시 그는 당당히 소신과 원칙의 정치인으로 각인됐다. 2010년 세종시 논란에서도 여야 합의라는 원칙을 앞세워 행정도시 이전을 관철시켰다. 신뢰의 정치인이란 브랜드가 업그레이드됐고, 충청권의 확고한 지지를 다지며 대권의 길을 열었다. 사학법 파동 당시로 돌아가 보자. 박 대통령의 기나긴 장외투쟁에 대해 당내 개혁성향 의원들의 반발도 거셌다. 타협 없는 강경한 태도에 초기 여론도 등을 돌렸지만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훼손되고 근간이 무너진다”는 논리로 맞받아쳤다. 출발 당시 좋지 못했던 여론은 반전됐고 결국 사학법 재개정의 발판을 만들었다. 정면돌파는 연약한 여성정치인의 이미지를 극복하면서 대권을 향한 초석을 깔게 된다. 보수 프레임 역시 박 대통령의 강력한 무기다. 2004년 여당의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에 대해 “헌법 정신과 국가 기강을 무너뜨리는 좌파 포퓰리즘을 끝내야 한다”는 말로 보수세력을 결집시켰다. 최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태에서도 빛을 발한 종북세력 척결 의지는 보수 진영의 지지를 받았다. 이런 ‘박근혜표’ 원칙주의는 분명 도전과 투쟁의 시기엔 힘을 발휘하는 리더십이지만 집권 후 복잡한 현안이 얽혀 있는 한국의 정치지형에서는 구조적 취약함이 내재해 있다. 원칙이 강조되면 상대방을 끌어안는 데 유연한 공간을 만들어 내기가 어렵다. 대통령으로서 갈등 해결의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는 모순을 안고 있다. 지난 16일 3자회담의 결렬이 대표적 사례다. 원칙의 프레임에 갇힐 경우 퇴로가 좁아져 출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기초연금 후퇴 논란에서 보듯 야당의 공세에 방어망을 치기도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가 확산되고 대선 공약인 국민 대통합이 더욱 멀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공산이 크다. 최근 기민당을 이끌며 3선에 성공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보자. 독일 사람들 사이에서 ‘메르켈은 무엇이든 다 먹는다’(Merkel ist Alles)는 말이 널리 회자된다고 한다. 메르켈 총리는 정치 라이벌인 사민당의 이슈와 심지어 녹색당의 정책까지 포용할 정도로 대통합 정치로 갈등을 풀어 나갔다. 모성애적인 소통 방식으로 상대방을 포용한다고 해서 ‘엄마(무티) 리더십’으로 불린다. “말을 타고 천하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말을 타고 천하를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한나라 고조 유방(劉邦)에게 신하 육가(陸賈)가 충고한 말이다. 창업과 수성의 방식이 달라야 국가통치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전쟁터를 누비며 천하를 얻었던 당나라 태종 이세민(李世民)도 이 말을 깊이 새겨 중국이 자랑하는 ‘정관의 치’(이세민의 치세)를 이루지 않았던가. 박 대통령이 신뢰와 원칙, 그리고 보수의 프레임에 갇힐 경우 퇴임 후 ‘소신을 지켰던 대통령’ 정도의 평가는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역사에 남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면 창의적인 시각과 새로운 틀에서 반대파까지 담을 수 있는 ‘큰 정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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