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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언대] 위기의 호텔업,정부가 나서 해결을/조일형 한국관광호텔업협회 고문

    한국·일본·중국·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지역이 세계의 주요 경제블록으로 떠오르면서 관광시장 또한 고속성장 단계에 진입했다. 관광산업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이어서 고용 창출 효과가 높은 데다 경제적인 파급 효과가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각국이 경쟁적으로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느라 집중 투자를 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중국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관광산업을 발전시켜 현재 베이징에만 관광호텔 급의 객실 수가 한국 전체 객실 수와 비슷하다.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에는 관광호텔 객실 수가 우리나라를 훨씬 상회할 것이다. 중국의 성급(星級)관광호텔 가운데 40%는 정부가 직접 운영하기에 그 요금을 우리와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반면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문민정부 때 호텔에 딸린 오락시설과 증기탕 등을 사행·음란업체로 규정, 폐쇄시킨 뒤 대부분의 호텔은 자생력을 잃어 부도와 휴업, 매각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의 올림피아 호텔은 이미 건설회사로 넘어가 고급빌라로 탈바꿈하고 있으며, 부산의 S특급호텔, 서울 V호텔이 주상복합 건물이나 오피스텔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이대로 호텔업을 방치한다면 호텔산업이 정체기를 넘어 쇠퇴기로 접어들리라는 우려가 심각하다. 미국·중국은 호텔업이 상무부에 속해 영업을 뒷받침하는데 우리는 문화관광부에 속한 것도 문제다. 문화부가 도움을 주려고 노력은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부족함이 적잖다. 직급별 담당 공무원이 수시로 바뀌어 호텔업을 이해할 만하면 다른 부서로 옮기곤 한다. 늘 새로운 담당이 업무 파악만 하다 가는 것이다. 그래서 호텔업계는 관광청이라도 생겨 정부 시책이 연속성을 가지고 그 결과 산업 환경이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국민의 정부 때는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청와대에서 관광진흥 확대회의를 하고 ‘한국 방문의 해’를 지정하는 등 지원을 했지만 실제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진단은 했으되 처방이 뒤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민정부부터 13년간 뒷걸음질쳐 온 호텔업계를 이제라도 선진화해야 한다. 세계시장의 흐름에 따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현 정부는 지난 3월 호텔업을 수출산업으로 지정해 주었다. 그러나 이에 머무르지 말고, 관광수입을 극대화하면 국가 재정수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이에 걸맞은 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특급호텔의 객실료 및 식·음료값이 턱없이 비싼 이유는 영업 실적과 상관 없이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그에 따라 각종 요금이 인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호텔업계의 현안들을 해결해 줘 가격 인하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 한국이 동북아 허브로 발전하려면 관광대국이 돼야 하고 그전에 호텔업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수적이다. 행정적·법률적 제약을 해소해야 국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려면 대통령은 물론 정부, 정치권, 시민단체와 국민 모두가 인식 변화에 동참해야 한다. 호텔업은 인적 서비스를 주상품으로 하기에 고용 창출에 크게 기여함은 물론 시설투자를 통한 내수 활성화에도 한몫할 수 있다. 참여정부가 한국 호텔업계에 꿈과 희망을 주기 바란다. 조일형 한국관광호텔업협회 고문
  • ‘현대차 위기론’ 두갈래 시선

    현대차의 ‘위기론’를 바라보는 두 갈래 시선이 여전하다. 해외공장 착공 연기와 내수·수출 판매 부진 등을 보면 분명한 위기지만 해외에서 ‘극찬’이 끊이지 않고 있고 주가도 회복세로 돌아섰다.위기론이 계속될지, 잠잠해질지는 정몽구 회장의 경영 복귀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경제전문 뉴스사이트인 마켓워치는 19일 “일부에서는 현대차가 도요타의 캠리나 혼다 어코드를 따라잡으려면 갈 길이 멀다고 하지만 현대차는 도요타와 혼다를 넘어선 자리를 차지할 만하다.”면서 “쏘나타와 아제라(국내 판매명 그랜저)를 가진 현대차는 캠리와 어코드가 막고 있던 문에 침입해 (두 회사를)휘청거리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이에 앞서 미국 소비자조사기관인 JD파워 신차품질조사에서 도요타,BMW 등을 제치고 3위(일반브랜드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미국 자동차 조사 전문기관인 오토퍼시픽이 발표한 ‘이상적인 브랜드’에서 톱 브랜드로 선정됐다. 앨라배마공장에서 생산된 NF쏘나타와 구형 싼타페는 각 차급에서 1위를 차지했다. 증권가도 현대차의 재고 과다, 출혈경쟁, 앨라배마공장 수익성 악화 등에 대한 단기적인 우려가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 주가는 19일 전날보다 1.16% 오른 7만 8500원으로 마감했다. 이달 들어 10.7% 상승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내수, 수출 부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노사관계도 ‘극단’으로 치닫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JD파워 등의 호평은 회사가 정상일 때 달성한 결과물에 대한 평가”라면서 “앞으로도 더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수입차 시장 1위를 고수해온 러시아에서 지난 5월 7740대를 판매해 4월보다 2.5%, 지난해 5월보다 16.2%나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포드에 1위 자리를 내준 뒤 4월에는 도요타, 포드에 이어 3위로 떨어졌다.5월에는 도요타(9642대)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지만 판매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중국시장에서도 지난해 1∼4월 판매량 기준으로 1위를 차지했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5위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인도 시장에서도 3위를 차지해 작년 동기보다 1단계 내려 앉았다. 50%가 넘던 현대차의 내수점유율은 5월 47.2%까지 떨어졌고 체코공장, 기아차 조지아주 공장 착공도 여전히 일정을 잡지 못했다. 노조가 파업수순을 밟고 있는 올 임단협도 난항이 예상된다. 임채구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노조는 임금체계 변경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그룹 총수의 의사결정 없이 해결되기 어려운 사안”이라면서 “현대차가 이번 노사협상에서 위기상황 돌파 능력을 보여 주지 못하면 글로벌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인디아 리포트] (7) 경쟁력 보여준 ‘컨버전스 인디아’

    [인디아 리포트] (7) 경쟁력 보여준 ‘컨버전스 인디아’

    |뉴델리 이기철특파원|지난 3월21일 인도 최초의 놀이공원이 들어선 뉴델리의 프리가티메단.1만 9000여평의 아름드리 나무 숲속에 국제규모의 전시장과 전시홀,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프리가티메단은 뉴델리공항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낡은 건물, 택시기사와 짐꾼들의 호객행위에서 느끼는 ‘개발도상국’ 인도답지 않은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그래서 ‘진보의 광장’이란 뜻의 프리가티메단은 ‘뉴델리의 심장’으로 불린다. 이날 이른 새벽부터 정장에 넥타이를 맨 기업인들이 장사진을 이루며 들어갔다. 사흘간 열리는 정보통신기술(ICT)전람회 ‘컨버전스인디아2006’에 참관하기 위해서다. ●인도 최초의 HSDPA 시연 오전 11시 전시장 11번홀의 C-101 에릭슨부스에서 인도 최초의 고속데이터하향패킷접속(HSDPA) 시연을 보기 위해 인파가 몰려들었다. 사람들이 구름처럼 운집하는 바람에 통로가 꽉 막혀 다른 부스로 지나갈 수가 없었다. 시연에는 샤킬 아마드 인도 통신 및 정보기술부(C&IT) 장관, 마츠 그란리드 에릭슨인도 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관했다.30여분간의 시연은 인터넷 접속과 동영상 다운로드, 음악 등이 14.4Mbps의 속도로 나오면서 성공했다.11번홀을 가득 메운 청중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홀에 들어서지 못한 사람들은 밖에서 환호성을 듣고 아쉬움을 달랬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경제를 재건하려는 인도의 열기가 느껴졌다. 올 초 초고속무선휴대인터넷인 와이브로 시범 서비스와 HSDPA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 우리에겐 한창 뒤처져 보였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 혁명을 막 시작한 인도에선 무선통신 설비를 HSDPA로 바로 건너뛰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HSDPA는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의 다음 세대인 3.5세대쯤에 해당하는 무선통신 기술로 ‘동영상 통화’가 가능하다. 그란리드 에릭슨 인도사장은 “HSDPA 시연은 인도에서의 무선 광대역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업적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ICT혁명을 이끌며… 14돌을 맞은 전람회는 인도가 개방정책을 편 다음해인 1992년부터 시작됐다. 인도 최고이자 남아시아 최대의 정보통신기술 전람회다. ‘ICT혁명을 이끌며…(Ushering the ICT Revolution…)’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전람회에는 프랑스·독일·미국·이스라엘·영국·러시아 등 24개국에서 368개의 기업이 참가했다. 참가기업을 보면 3M,HP, 인텔, 알카텔, 에릭슨 등 대표적인 다국적 기업들이 많다. 급성장 중인 인도 경쟁력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람회에는 한국기업이 24개사가 참여했다. 지난 2003년 5개사,2004년 16개사로 늘었다가 2005년 6개사로 줄었다. 그러다가 올해 다시 24개로 늘었다. 한국은 중국·이스라엘·싱가포르·미국과 함께 코트라가 국가관을 운영했다. 한국벤처기업협회(KOVA)도 자체적으로 넓은 전시장을 갖춰 IT강국 한국의 위상을 과시했다. 전람회에는 방송, 광대역네트워크 장비와 솔루션, 음성·데이터·영상을 한꺼번에 전송 가능한 트리플플레이서비스, 외장형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모뎀인 CPE, 모바일 게임, 차세대 네트워크, 스마트카드 등이 나왔다. ●솔루션·서비스 제공업체 많아져 올해의 가장 큰 특징은 서비스업체의 등장이 두드러진 점이다. 광대역 무선인터넷 인증단체인 WIMAX 회원사인 아페로 네트웍스의 라지 야다브 남아시아지역담당은 “솔루션과 서비스 제공업체가 확실히 많아졌다.”고 말했다. 전시기간 3일 동안 2만여명이 다녀갔다. 이들은 대부분 사업을 위한 파트너를 찾거나 제품을 직접 사고 팔기 위해서 찾았다. 전람회 주최회사인 엑서비션인디아의 사이카트 로이 홍보담당자는 “ICT의 미래 트렌드를 읽기보다는 당장의 사업파트너를 찾기 위해 오는 사업가가 대부분”이라며 “실제로 많은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스마다 마련된 테이블에는 상담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장충식 코트라 뉴델리 과장은 “이 전람회는 신제품을 소개하는 곳이 아니라 업체 스스로 사업 파트너를 찾는다.”고 말했다.4년째 둘러본다는 그는 “전람회의 분위기와 수준이 놀랄 만큼 많이 업그레이드됐다.”고 전했다. 전람회 초창기 인도 자국의 통신 업체 위주였다가 90년대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HP·노키아·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다국적 기업들이 전람회에 명함을 내밀었다. 그래도 무게 중심은 여전히 제조업체쪽에 기울었다가 2000년대 들면서 컴퓨터와 가전제품, 통신과 방송이 서로 융·복합되는 컨버전스 흐름에 따라 서비스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국내의 NC소프트 등과 같은 게임업체들도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인도 경쟁력의 원천인 ICT를 집대성하는 전람회가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될지 주목된다. chuli@seoul.co.kr ■ “인도 최대의 화두는 컨버전스” 프렘 벨 EI그룹 회장 “컨버전스는 인도 사람들에겐 하나의 ‘주문(mantra)’입니다. 요즘의 컨버전스 시대는 역사적으로 중세의 르네상스 시대와 비견될 만큼 급격한 변화를 몰고 옵니다.” 인도 최고의 전람회 전문회사인 ‘엑서비션인디아그룹(EI)’의 프렘 벨 회장은 ‘컨버전스인디아2006’ 개막 첫날 부스를 돌며 악수하기 바빴다. 인터뷰 중간 끊임없이 울리는 휴대전화를 끈 그는 컨버전스를 키워드로 말문을 열었다.“기술의 컨버전스에 의한 기기 컨버전스를 넘어 우리 사회의 컨버전스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그는 “사업영역의 컨버전스에서 출발해 문화적 컨버전스를 거쳐 글로벌 컨버전스로 이어지면 ‘디지털 르네상스’가 완성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올해 전람회 트렌드에 대해 설명했다.“그동안 유·무선 통신장비 제조업체 위주였다가 올해에는 서비스 제공업체 참여가 많아진 게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참가업체의 25%가 새로운 서비스 즉 콘텐츠를 소개하기 위해 나왔다는 것이다. EI의 전람회가 국제화됐음을 강조했다. 그는 “초창기엔 참가업체 대부분이 국내업체였지만 올해 참가 기업의 절반이 외국업체”라고 강조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EI그룹은 이번 전람회를 개최한 EIPL, 국제무역전시회를 여는 CEPL, 통신기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잡지 컨버전스플러스를 발행하는 CCPL 등 3개 회사로 구성돼 있다. 인도가 폐쇄적인 경제를 고수하던 1987년 전시전문회사인 EI를 설립했다.“인도 전시회사 가운데 EI는 유일하게 ISO 9001을 획득했습니다.” 인도 최고의 국제 전람회를 만드는 게 그의 야심이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숙박·항공료 비싸지만 상담은 만족” ‘인디아컨버전스2006’에 참가한 우리 기업들은 대체로 사업 파트너를 찾기 위한 1대1 상담이 잘 진행된 반면 숙박 및 항공료와 행사 참가비가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벤처기업협회가 참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몇몇 기업은 상담을 통한 거래가 상당히 성공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예컨대 액정표시장치(LCD)와 플라스마표시패널(PDP) 등을 제조하는 트라이비전디스플레이는 전시회 기간 중 인도업체 카스타만답 아시아와 216만달러를, 티루말라세븐힐스와는 LCD TV 100만달러어치의 수출 계약을 각각 맺는 등 모두 329만 2000달러 상당의 실적을 달성했다. 이현철 대표는 “LCD와 PDP는 인도 현지의 세금이 50%에 이른다.”며 “현지 유통망을 갖고 있는 업체 발굴에 향후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또 디지털비디오레코드(DVR) 생산·판매 회사인 베스트디지털은 컨버전스 인터내셔널과 14만달러의 계약을 맺는 등 44만달러 상당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주형 팀장은 “물류 운반 비용이 높은 편”이라며 “전시회에는 전문업체들이 집중됐기 때문에 실질적인 바이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모였다.”고 말했다. 이밖에 인터넷 프로토콜(IP)관리 및 네트워크 보안솔루션 개발 및 공급업체인 스콥정보통신은 HCL인포시스템스와 6만달러의 수출 계약을 맺는 등 모두 9만달러어치를 성사시키는 등 전람회가 우리 기업들의 수출 활로가 되고 있다.
  • 급부상하는 中내륙 허난성을 가다

    급부상하는 中내륙 허난성을 가다

    최근 한국 정부는 중국의 대형 개발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중부 굴기(中部起)’에 대한 투자 타당성 정도를 조사해 그 결과를 내놓기로 했다. 동부 연안에 위치한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중·서부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사례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임금 상승 등 동부 연안지역에서의 생산활동 환경이 나빠진 데 따른 현상이다. 중부 굴기의 중심을 도모하는 허난성(河南省)을 찾았다. |정저우시·뤄양시·덩펑시(허난성) 이지운특파원|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소림사 방문차 허난성을 찾았을 때, 리청위(李成玉) 성장으로부터 이같은 얘기를 들었다.“허난성의 역사를 알면 중국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리 성장은 앙소(仰韶)문명의 본고장이며 중국의 숱한 성씨(姓氏)와 활자가 비롯되는 등 허난성이 중국 문명의 산실이라는 점을 자랑한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 다른 지역의 중국인은 ‘허난성’에서 ‘빈곤, 낙후, 농민공, 소매치기, 사기 상술’ 등 부정적인 단어들을 먼저 떠올리곤 한다. 외국인에게는 여기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까지 겹쳐진다. 그런 허난성이 지금 새로운 비약을 준비하고 있다. 당 중앙이 지난 3월 전인대에서 최종 확정한 ‘중부굴기’를 그 날개로 삼았다. ●외자기업에 특정세금 최대 60% 반환 초여름 따가운 햇살 속에 허난성 성두(省都) 정저우(鄭州)시는 천지개벽 중이었다. 도심 한가운데 철거와 재개발이 한창인 반면, 다른 한편에는 마천루가 세워지고 있었다. 정저우의 상징이자, 허난성의 심벌로 기획된 ‘정둥신(鄭東新)구’는 이미 도시로서의 그 위용을 갖춰가고 있었다. 구(舊)공항을 옮기고 2003년부터 건설을 시작한 곳이다.150만㎢의 면적에 150만명이 생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둥신구는 호반을 중심으로 유통·물류타운에 대규모 과학·기술단지, 대학타운, 최첨단 비즈니스 센터가 밀집한 꿈의 도시가 될 것으로 허난성은 꿈꾸고 있다. 그 중심에 위치한 ‘국제전람회의센터’는 도시의 상징물이었다.‘기둥 없는’ 건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데 관계자들의 자부심이 작지 않았다. 정저우시 정부는 타이완·일본과 상하이(上海)를 비롯해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 상인들의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자랑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같은 중부권으로 정저우보다 늘 앞서 있던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최근 국내총생산(GDP) 등 몇가지 경제지수에서 앞질렀다.”며 흥분했다. ●정저우시에만 외국투자기업 2800곳 웨쩡푸(岳增浦) 시 상무국장은 “2000년만 해도 800곳이던 외국 투자기업이 2800여개로 늘었다.”면서 “자본유입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근처 뤄양(洛陽)시의 한 공장은 수천년 고도(古都), 중국의 ‘단골 수도’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퉈(一拖) 국제경제무역주식회사는 중국 최고(最古), 제1의 트랙터 공장답게 쉴새 없이 기계가 돌아가고 있었다. 세계 92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북한과 남한에도 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외자기업에 대해서 25%에서 상황에 따라 특정 항목 세금의 최대 60%까지를 반환해 주는 등 개발을 위한 뤄양의 노력은 눈물겹다. 정주∼뤄양 중간에 위치한 덩펑(登封)시 역시 도시 정비와 도로 확충으로 중국 5악(岳)의 하나인 숭산(嵩山)과 소림사, 뤄양 용문석굴(龍門石窟) 등을 잇는 관광자원 확충에 집중하고 있었다. ●AIDS만연·빈곤·낙후 상당부분 치유 허난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사실 구조적 측면에서 비롯된 점이 많다. 허난성의 인구는 1억에 육박해 중국의 전체 성(省)중에서 가장 많다. 또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1차산업에 종사, 낙후성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개혁·개방 이후 다른 성과의 격차는 커져갔고, 많은 유민(流民)들이 양산됐다. 허난성이 AIDS 촌(村)으로 알려진 것도, 피를 팔아 생활을 연명해야 할 만큼 가난한 촌락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리청위 성장은 “38개 현에서 1만 9000명이 발병,4000여명이 숨졌으나 AIDS 사태를 야기한 혈액 채취소는 이미 모두 폐쇄됐다.”면서 “성을 뒤덮은 가난의 상흔이 치유돼 왔다.”고 강조했다. 리 성장은 “베이징∼정저우 구간과 정저우∼우한 구간 고속도로 신설 등 고속도로가 4020㎞까지 연장되면, 정저우를 중심으로 사통팔달 연결된 철도망과 함께 성 발전의 대동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j@seoul.co.kr ■ 균형발전 바로미터 ‘중부굴기’ 성공할까 |정저우시·뤄양시(허난성) 이지운특파원|중국 보시라이(薄熙來) 상무부장은 지난달 말 통상 교섭차 서울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중부굴기’를 잊지 않았다. 요즘 한국의 주요 인사를 만나는 자리면 “중부굴기에 투자해달라.”고 떼를 쓰다시피 하는 그다. 그는 중부굴기 프로젝트의 총 책임자다. 강력한 차세대 영도자급 주자의 하나로 꼽히는 그로서는 반드시 성공의 기틀을 마련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는 1992년부터 10년간 다롄(大連)시장 재직 중 연 10% 이상의 고속 성장 속에서도 다롄을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어냈다. 이후 랴오닝(遼寧) 성장을 지내며 오늘날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중부굴기는 우선 중국의 각종 대개발 공정의 1차적 마침표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2000년 무렵 시작된 ‘서부대개발’과 2003년 본격 가동된 ‘동북진흥’에 바로 뒤이은 또 하나의 역사(役事)인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국 4세대 지도부가 이 프로젝트를 주시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가장 중시하는 ‘균형 발전’의 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균형발전의 바로미터,‘중원(中原)’ 중국의 중부 지역에는 중국 인구의 28.1%인 3억 6100만명이 산다. 이 가운데 농업인구는 2억 4400만명으로 70%에 이른다. 낙후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게다가 개발 공정의 시작도 상대적으로 늦다 보니 서부와 동부지역보다 뒤떨어진 측면이 많다. 2001∼2003년 중부 6개성의 경제성장률은 동부와 서부지역보다 각각 1.8%포인트와 0.4%포인트 낮았다. 총생산 격차도 갈수록 벌어졌다. 당 중앙이 공들이는 ‘신농촌 건설’과 ‘균형’이 가장 부합되는 지역은 어찌보면 중부지역인 셈이다. ●“그러나, 추동력이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부굴기가 서부대개발이나 동북진흥과 같은 추동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부대개발은 천연가스와 수력전기 등 자원이 풍부하고, 청두(成都)나 시안(西安) 같은 거점 도시가 공정의 주요 원동력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동북진흥은 과거 중국의 최대 중화학 공업 기지요 중공업 단지로, 다소의 구조조정과 현대화 작업만으로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중부지역은 산업적 측면에서 이같은 특징이 크게 부족하다.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이 프로젝트에 관망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목적’에 의해 선정된 개발 공정”이라는 분석까지 내놓는다. 균형발전이란 명목을 위한 전형적인 ‘끼워넣기식’ 국가 개발사업이라는 얘기다. jj@seoul.co.kr ■ 내수생산의 중심지부상 가능성 |정저우시·뤄양시·덩펑시(허난성) 이지운특파원|중부굴기 프로젝트에는 아직 구체적인 시간표나 청사진이 제시되지는 않았다. 서부대개발이나 동북진흥이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산하에 별도의 판공실을 갖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아직 전문적인 추진 기구도 갖고 있지 않다. 그런 만큼 앞으로의 진행 방향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공정의 대상이 되는 산시(山西)·허난(河南)·후베이(湖北)·후난(湖南)·안후이(安徽)·장시(江西)성 등 중부 6개성 일대가 대대적인 수출 전략기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 창(長)강이나 주(珠)강 삼각주 경제지역에서처럼 중심도시가 형성되지 않은 채, 성마다 독자적 경제권을 형성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특히 서부와 같은 재정·금융·투자환경 분야의 관련 우대정책을 제정한다는 문서도 없는 상황은 이같은 전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 지역이 11·5규획 목표에 따라 ‘내수 생산’의 중심지로 가꿔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중국의 중·소 및 중견 제조업체들의 진출이 적합해 보이는 대목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현지 언론들은 상하이, 홍콩 등에서 임금 인상 가속화로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기업들이 내륙지방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후광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시절 정·관계를 장악했던 ‘상하이방(上海幇)’에 이어 후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안후이방(安徽幇)’이 부상하고 있다는 홍콩 언론들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한편 중부지역은 아세안-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내수와 물류 측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돼, 동남아 시장을 겨냥하는 한국 기업에는 전초기지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정부는 일단 한국 중소기업들이 합작 대상으로 삼는 이 지역 중국 기업들의 신용조사를 정부 재원으로 하는 것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또한 이미 서부지역에서 실시해 효과를 보고 있는 ‘지역별 물류 센터’를 확장, 중부쪽에도 세울 것을 고려하고 있다. jj@seoul.co.kr
  • [인디아 리포트] (6) 인도최대그룹 타타를 배워라

    [인디아 리포트] (6) 인도최대그룹 타타를 배워라

    |뉴델리·방갈로르 전경하특파원|지난 2000년 5월, 타타스틸 임원 40명이 인도의 한 휴양지에 모였다. 앞으로 5년간 타타스틸이 지향해야 할 목표를 난상토론했다.40명이 한 이야기는 가감없이 기록돼 당시 5만 8000명에 달하는 타타스틸 직원들에게 공개됐다. 직원들은 임원 40명이 쏟아낸 목표 중 합당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골랐다.1위는 ‘국가 건설(nation building)’이었다. 인도 최대 그룹 타타. 잠셋지 타타(1839∼1904)가 1887년에 타타선즈로 시작한 그룹이다. 계열사로는 내년이면 창립 100주년이 되는 타타스틸, 지난 2004년 대우상용차를 인수한 타타모터스, 뭄바이의 타지마할 등 인도내 56개 호텔을 갖고 있는 인도호텔 등 93개가 있다. 이들은 43개 국가에서 영업중이다. 총자산가치 450억달러(45조원)에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3% 안팎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재벌과는 달리 타타그룹은 인도인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다. ●잡동사니 기부는 NO 타타 그룹이 인도 사회에 내는 기부는 굵직하다. 그룹 홍보를 맡고 있는 타타서비스의 산제이 싱 부사장은 “창업자가 잡동사니(patchwork)식 기부를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돈이나 생필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성장할 기초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봉사활동의 기본 개념이다. 인도 북동부 자르칸트주에 있는 잠셋푸르는 ‘타타 나가르(마을)’로도 불린다. 타타스틸이 자리잡은 이곳은 창업자의 이름을 따서 만든 도시이다. 인구 70만명의 도시에 두개의 골프코스, 공항과 수영장, 병상 750개인 병원 등이 있다. 그동안 타타스틸 내 도시과에서 운영을 담당하다 지금은 2004년 타타스틸 자회사로 출범한 ‘잠셋푸르유틸리티&서비스사(JUSCO)’가 도시의 운영을 맡고 있다.24시간 운영되는 콜센터에 정전없는 전기공급, 마실 수 있는 수돗물 등 인도에서는 분명 ‘꿈의 도시’이다. 인도 IT의 트라이앵글 중 한곳인 방갈로르.‘가든 시티’라 불릴 정도의 푸르름을 자랑하는 이곳에는 인도의 간판 싱크탱크인 인도과학대학원(IISc·Indian Institute of Science)이 있다. 타타가 인도의 미래는 과학과 공학연구가 결정짓는다며 설립을 주도, 그가 죽은 뒤인 1909년에 설립됐다. 타타 유산의 3분의1이 이곳에 쓰였다.IISc에 타타의 흔적을 남기자는 측근들 조언에 “IISc는 내가 인도에 준 것”이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매년 3월3일이면 IISc에서 2000명의 연구자들이 모여 그를 기리는 행사를 연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부도 있다. 불가촉 천민으로서는 처음 대통령 자리에 올랐던 코체릴 라만 나르야난(1920∼2005) 전 대통령. 그는 ‘타타 장학생’의 한 명이다. 동시대 인도인들보다 서양문물의 우수성을 접했던 타타는 학비문제로 고민하던 유학생들의 든든한 후원자였다. 지금도 매년 자선단체인 라탄타타트러스트는 100여명의 유학생 모집 공고를 낸다. ●외유내강의 회사강령 밖으로는 많은 자선활동을 펴지만 내부 윤리강령은 매우 엄격하다.2000년 성문화됐고 타타 직원이 되면 반드시 서명하도록 돼 있다. 한 부는 회사가, 한 부는 본인이 보관한다.24개 항목으로 나눠진 윤리강령의 첫번째 주제는 국가이익이다.‘타타 회사의 모든 행동은 활동중인 국가의 경제적 발전에 도움이 돼야 한다.’가 첫 문장이다. 싱 부사장은 “타타 기업이 어떤 나라에 진출하면 그 기업은 인도의 타타가 아니라 그 나라의 타타”라고 설명했다. 회사를 운영함에 있어 해당 국가의 사회·문화·경제적 행동양식을 따르도록 규정한 것도 그런 까닭이다. 뇌물 제공·습득 금지, 정치참여 금지 외에도 친척이 있는 회사가 타타 계열사들과 거래관계를 맺게 되면 신고하고 회사의 결정을 기다릴 것 등 직원의 이해와 회사의 이해가 상충하는 부분에 대해 세밀하게 적고 있다. 각 사별로 윤리담당 임원이 있어 매달 보고서를 그룹기업센터에 제출해야 한다. 엄격한 윤리강령 대신 직원 복지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타타는 직원이 순직했을 경우 가족들의 100% 고용승계를 보장한다. 순직이 아닌 경우에도 유가족 고용이 장려된다. 대상은 배우자 또는 자녀다. 고용을 승계받을 사람이 교육을 받아 기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집중교육도 실시된다. 자녀들에 대한 장학금 중에서는 딸만을 위한 장학금도 있다. 역차별이라는 지적에 싱 부사장은 “여성이 수천년 동안 받아온 차별을 없애려면 그것으로도 모자란다.”고 응수했다. 타타그룹은 성희롱으로 적발되면 직책에 상관없이 해고될 만큼 양성평등이 이뤄져 있다. lark3@seoul.co.kr ■ 타타그룹 조직 어떻게 타타그룹의 지주회사는 타타선즈다. 타타인더스트리도 모(母)회사 성격을 갖지만 새로운 사업에 벤처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주로 맡는다. 즉 많은 돈이 필요하지만 자금 회수에는 오랜 기간이 걸리는, 첨단산업에 기반한 특정 산업의 자금 담당을 위해 만들어진 회사다. 물론 타타선즈에서 분리됐다. 타타선즈의 주식 66%는 자선단체인 라탄타타트러스트와 도랍타타트러스트가 갖고 있다. 도랍 타타는 잠셋지 타타의 큰아들, 라탄은 둘째 아들이다. 이래서 인도인들은 타타가 돈을 많이 벌면 벌수록 인도에 좋은 일이라고 믿는다. 정치권도 타타에는 손을 벌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타의 윤리강령에도 정치인에게 돈이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타타서비스는 타타선즈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그룹 전체의 법률 서비스, 홍보, 계열사 사이의 의사소통 등을 담당한다. 타타 계열사에 대한 감시, 지난 성과에 대한 검토, 앞으로의 정책에 대한 설계, 앞으로 나아갈 방향 제시 등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지난 2004년 그룹기업센터(GCC·Group Corporate Center)가 만들어졌다. 타타선즈와 타타인더스트리에서 직접 임명하는 사람들로 구성되며 타타선즈에 보고할 의무를 갖는다.GCC의 집행조직으로는 그룹집행실이 있다. ■ 인도 주요그룹 특징 살펴보니 인도에도 우리의 ‘왕자의 난’에 버금가는 일이 있었다. 재계 2위였던 릴라이언스 그룹이 창업주인 디라즈랄 암바니(1932∼2002년) 사망 이후 지난 2004년 형제간에 경영권 다툼이 일어났다. 미망인의 중재로 형인 무케시 암바니(48)가 석유·가스·석유화학 부문을, 동생인 아닐 암바니(46)가 전력·통신·금융 등의 계열사를 갖고 있다. 현재 무케시 암바니의 릴라이언스가 재계 2위, 동생이 재계 3위이다. 재계 1위는 타타이다. 인도 그룹들은 특히 가족경영(family business)을 중시한다. 카스트를 더욱 세분화, 직업별로 나눠지는 ‘자티’가 같다면 가족으로 여긴다. 자신이 속한 자티의 번영이 기업경영의 목표다. 이익이 날 수 있다고 판단되면 ‘문어발식’ 사업확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상위 500대 기업의 90%가 가족경영 기업이라는 발표도 있다. 대표적인 가족경영 그룹으로는 비를라·고엔카·루이아 등이 있다. 비를라는 타이어 원료인 카본블랙을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이 생산하는 업체를 포함해 고무·식용유·섬유 등의 업종에 진출해 있다. 최근 들어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고 재벌 총수가 30대의 쿠마르 만가람 비를라(38)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엔카 그룹은 무차입경영으로 유명하며 루이아 그룹은 철광석 수출, 운송업 등에 관여하고 있다. 그룹은 아니지만 세계적 철강왕 락시미 미탈의 미탈스틸도 인도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기업이다. 미탈 회장은 인도에서 최고의 부자다. 최근에는 자동차 제조업체인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경하특파원 lark3@seoul.co.kr
  • 경협상징 개성공단 ‘갈등核’ 되나

    남북 화해와 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에 삐꺽거리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북·미국간에 빚어져온 갈등이 남북간에도 노출되면서 3자간 갈등으로 확산되는 듯하다. 개성공단 사업을 놓고 북측이 남측에 쏟아내는 불만은 노골적이고 횟수도 잦다. 북측의 불만은 중견 언론인들의 모임인 관훈클럽 회원 등 200여명의 개성공단 방문을 전격 취소한 데서 집약된다. 북 군부는 개성공단 사업의 진척속도가 더딘 데 불만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는다.●2단계 사업 들어가기 전에… ‘개성공단 제품 1호’를 생산해 서울시내 백화점에 선을 보이면서 화제를 모았던 리빙아트가 자금난으로 지난해 10월 개성공단에서 철수한 것으로 30일 밝혀지면서 2·3차 사업의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30억원의 남북경협기금이 지원돼 대출과정에 의혹도 제기된다. 남북간 정치·안보적인 갈등에다 경제적인 문제까지 겹치는 양상이다. 리빙아트는 당초 15개 시범단지 입주기업에 끼지 못했으나 선정기업이 진출을 포기하면서 후보로 개성공단에 진출했다. 통일부는 2004년 9월 대출이 결정될 때 신용불량 상태가 아니었으나, 이듬해 3월 신용불량업체로 등록됐다고 설명한다. 대출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다. 통일부 관계자는 “30억원 가운데 7억원은 이미 상환했으며 나머지 23억원은 개성공단 내 토지, 건물, 기계설비 등 일체 자산을 담보로 하고 있어 상환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을 둘러싼 남북 갈등이 남북·미간 갈등에 이어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성공단은 갈등의 핵으로 부상하는 듯하다. 미국은 개성공단 내 북한 근로자의 인권을 거론하면서 북한뿐 아니라 우리와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정치논리 NO, 경제논리 YES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남측은 개성공단 접근법을 바꾸고, 북측은 정경분리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개성공단의 갈등은 남·북·미간 3자의 접근법과 계산법이 다르기 때문”이라면서 “남측이 북측을 시장화시키려는 경계감을 북측은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금강산에 비해 턱없이 적은 외화수입에도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는 “유무상통(有無相通)의 경협방식이 상황논리에 부딪혀 선뜻 나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남측이 전향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진출업체의 대출을 맡고 있는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개성공단에 정치적인 접근을 해서는 안 되고, 윈윈이라는 경제적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 개성공단은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경기 둔화조짐 ‘뚜렷’

    경기 둔화조짐 ‘뚜렷’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경기 둔화조짐이 뚜렷하다. 그동안 경기하방 가능성에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던 정부도 “4·4분기 중 경기가 ‘꼭짓점’에 다다를 수 있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산업생산은 주춤했고 소비는 실질소득이 뒷받침해 주지 못해 1·4분기 수준에서 멈췄다. 다만 설비투자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경기, 상승탄력 잃었나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중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5.9%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낙폭도 2월 0.4%포인트,3월 0.5%포인트,4월 0.7%포인트로 확대되는 추세다. 앞서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1월부터 12개월 연속 상승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당분간 경기상승 국면이 지속되겠으나 선행지수 동향을 감안하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 경기가 정점을 지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통계청 관계자도 빠르면 4·4분기 중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경기를 보여 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전월차는 0.5포인트 감소했다. 지난 1월 0.5포인트 증가했다가 2월에는 0.3포인트 감소했다.3월 보합을 보이다가 4월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산업생산 2개월째 뒷걸음 1년전과 비교해 4월 중 산업생산은 9.5% 증가했다. 하지만 2월 20.6%,3월 10%에 비하면 2개월 연속 뒷걸음질친 셈이다. 지난해 4·4분기 평균 10.3%와 지난 1·4분기 평균 12%에도 못 미친다. 조업일수를 감안하더라도 3월과 같은 수준인 10.9%에 머물렀다. 한달전과 비교해서는 1.5%포인트 감소했다. 반도체와 담배의 생산이 늘었으나 자동차, 휴대전화, 선박 등이 감소했다. 자동차는 부분파업, 휴대전화는 저가품 출시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생산자 제품출하는 1년전보다 7.5% 증가,3월보다는 다소 개선됐다. 하지만 한달전과 비교하면 0.8% 감소,3개월 연속 떨어졌다. 재고지수도 1년전보다 3.7% 높아졌다. 출하지수 증가율이 둔화되는 가운데 재고지수가 높아지는 것은 경기가 정점 주변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조업 가동률은 79.1%로 지난해 12월 79.4% 이후 80 밑으로 떨어졌다. ●불안한 소비와 투자 설비투자는 1년전보다 7.3% 증가했다.3월의 9.6%보다 둔화됐지만 1·4분기 평균증가율 4.3%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설비투자 증가율이 0.3%인 점을 감안하면 ‘기저효과’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건설기성은 2% 느는데 그쳐 마이너스를 기록한 지난해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건설수주는 18.8% 줄어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소비는 전년 동월 대비로 5.2% 증가,3월(5.2%)과 1·4분기 평균(5%) 수준을 유지했다. 전월 대비로는 0.1% 성장,1∼2월 마이너스에서 증가세를 보였으나 3월의 1.4% 증가에는 미치지 못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경기가 서서히 둔화하는 가운데 소비가 상승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면서 “소비자심리나 대내외 여건을 감안하면 앞으로 소비가 정상 회복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위기의 한국차](4)현대차사태…놓친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위기의 한국차](4)현대차사태…놓친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지난 2002년 12월23일, 현대차 중국 베이징 공장에서 EF쏘나타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해 2월 베이징기차와 합작법인 설립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지 10개월, 정식계약을 체결한 지 7개월 만이었다. 폴크스바겐,GM 등에 비해 훨씬 늦게 중국에 뛰어든 현대차는 2003년 5만 2000대 판매에 그쳤지만 2004년 14만 4000대, 지난해 23만 4000대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현대차의 놀라운 성장에 대해 ‘현대속도’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다. 현대차 관계자는 28일 “만일 2002년에 중국 진출을 결정짓지 못하고 주저했다면 지금의 현대차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소비자들의 기호가 워낙 빠르게 변하는 데다 메이커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어 단 몇달만 늦어도 영원히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26일부터 시작된 검찰수사와 한달간 계속되고 있는 정몽구 회장의 공백 등으로 인해 현대차의 시계는 두달전으로 고정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찰수사 이후 현대차가 주요 경영현안 가운데 한발짝이라도 앞으로 전진한 것은 중국 제2공장 기공식과 체코공장 본계약뿐이다. 그나마 체코공장은 기공식이 연기된 상태다. 기아차의 동남아 CKD공장 설립건은 아예 없던 일이 됐고 조지아주 공장도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3월13일에 투자 계약을 맺고 4월26일 기공식을 갖기로 했는데 한달이 더 지나도록 소식이 없다. 반면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은 2002년 4월2일 최종 입지가 선정되자마자 곧바로 기공식을 가졌고 지난해 5월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앨라배마공장이 1년만 늦게 가동됐더라면 현대차는 원달러 환율 폭락으로 대미 수출에 엄청난 타격을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김진규 산업조사팀장은 “현대차가 중국, 인도, 터키 등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빠른 의사결정에 기반한 스피드 경영으로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계획된 투자도 예정대로 진행돼야 성과를 낼 수 있지 일정에 차질이 생기거나 투자가 축소되면 현대차 특유의 ‘스피드경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쟁 업체들도 너도 나도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시기를 늦추다가는 이미 진출한 경쟁업체들에 의해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고유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기대가 높았던 기아차 뉴카렌스(LPG 모델)가 노사간 대립으로 한 달이나 출고가 지연됐었고,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현대차 아반떼 후속 모델이 한달 가까이 시판 일정이 늦춰지고 있는 것도 ‘부메랑’이 돼 돌아올 전망이다. 기아차의 뉴 오피러스도 출시를 차일피일 미루다 최근에야 시판이 결정됐다. 투자나 신차 출시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측면에서도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7월 인터브랜드의 세계 100대 브랜드 평가에서 34억 8000만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아 처음으로 100위권(84위)에 진입했다. 닛산(85위·32억 300만달러)을 제친 쾌거였다. 물론 도요타, 메르세데스벤츠,BMW, 혼다, 포드, 폴크스바겐, 포르셰, 아우디 등 무려 8개 자동차업체가 현대차에 앞서 있었다. 브랜드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을 때 가속도를 붙여야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면서 “현대차가 올해 브랜드평가에서 다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다면 당분간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대일수출 1분기 11.7% 증가

    원-엔화 환율의 급격한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치상 대일 수출이 늘고 있지만 ‘특수 요인’을 제거하면 수출 감소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가 28일 발표한 ‘최근 원-엔 환율 하락과 대일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대일 수출은 원-엔 환율이 전년 동기대비 14.6%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외형적으로는 11.7% 증가한 64억달러였다. 하지만 고유가로 수출 단가가 28.8%나 오른 석유 제품과 삼성전자와 소니의 LCD 합작사인 ‘S-LCD’의 수출 등 특수 요인을 제거하면 지난해보다 2.1% 줄어든 56억달러에 불과했다.수입은 6.0% 늘었다. 올 1·4분기 60억달러였던 대일 무역적자 역시 특수상황을 감안하면 68억달러로 늘어난다. 석유제품과 평판디스플레이를 더하더라도 대일 수출증가율은 1월 12.4%,2월 19.9%,3월 4.3%,4월 1.0% 등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일본 수입시장에서 석유 제품과 평판디스플레이 품목을 제외한 우리 제품의 시장 점유율도 2004년 1·4분기 4.0%, 지난해 3.7%에서 올해 3.5%로 줄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평택 배후단지 48만평 조성 첫삽

    경기도는 평택항 항만 인프라 구축을 위한 배후단지 공사를 26일 시작했다고 밝혔다. 평택시 포승면 만호리 내항 1단계 준설투기장 48만평에 조성되는 배후단지에는 오는 2008년 3월까지 820억원이 투입돼 지반안정화 및 강화공사, 도로건설, 상하수도, 전기시설 공사 등이 이뤄진다. 여기에 들어서는 시설은 임시야적장(11만 5000평), 복합물류운송단지(13만 2000평), 물류시설(13만 5000평), 지원시설(2만 6000평) 등이다. 도는 또한 세관·식물검역소·출입국관리사무소·해운 및 항만 물류업체 등이 동시에 입주할 평택항 마린센터도 9월쯤 착공할 예정이다.175억원이 투입되는 마린센터는 지하 1층, 지상 15층, 연면적 3630평 규모로 화물 선적, 수출입 업무 등 각종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처리하게 된다. 한석규 경제투자관리실장은 “평택항에는 현재 컨테이너 및 화물을 야적하거나 보관·배송·포장 등을 담당할 시설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배후단지가 조성되면 평택항은 환 황해권 부가가치 물류중심 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항은 현재 14개의 부두를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 컨테이너항 3개, 자동차전용 부두 및 다목적 부두 각 2개 등 모두 7개가 추가로 들어선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위기의 한국차] (2)비상등 켜진 내수·수출

    [위기의 한국차] (2)비상등 켜진 내수·수출

    이달 초 국내 완성차 5사의 4월 자동차 판매실적이 공개되자 자동차업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올해 자동차 내수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데다 4월은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드는 시기인데도 실적이 참담했기 때문이다. 4월 내수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2%, 전월 대비 11.4%나 감소한 8만 9558대에 머물렀다. 50%를 차지하는 현대차의 내수판매가 4만 4044대로 이전달보다 14.4% 감소한 탓이 컸다. 기아차 역시 전월 대비 7.9% 감소한 2만 1532대에 머물렀다. 현대·기아차는 검찰 수사와 정몽구 회장의 구속으로 조직이 크게 흐트러진 탓이라지만 ‘반사이익’을 챙겼어야 할 GM대우, 르노삼성, 쌍용차마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쌍용차와 GM대우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5%,0.5% 늘어나는데 그쳤고 르노삼성은 4.1% 뒷걸음질쳤다.3월에 비해서는 3사 모두 10.8%,5.1%,10.8% 감소했다. 업계는 내수 판매가 급락한 이유로 국제 유가 급등, 현대·기아차의 마케팅 활동 위축으로 인한 동반 위축, 경유가격 인상에 따른 SUV 판매량 감소 등을 꼽았다.5월에는 현대차의 아반떼 후속모델(HD), 기아차의 뉴카렌스가 출시되고 현대·기아차가 조직을 정비, 정상적인 마케팅에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공개된 신형 아반떼는 이달 초 출시 일정을 어기더니 아직까지도 소식이 없다. 기아차의 ‘야심작’ 뉴카렌스는 발표 한달만인 지난 16일에야 첫 출고가 이뤄졌다. 노사간 인력배치를 둘러싸고 이견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현재까지 현대차의 5월 내수판매는 2만 6382대로 4월 같은 기간 대비 7.2%나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8% 늘었지만 통상 4월보다 5월 판매가 활발한 점에 비춰보면 ‘5월 장사’도 정상적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5월 판매는 4만 5821대로 4월(4만 4737대)보다 2.4% 늘었었다. 문제는 수출이다. 내수시장은 100만대를 겨우 웃도는 수준이지만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수출전선에 이상이 생기면 한국 자동차산업 전체에 비상등이 켜진다. 현대차의 4월 수출은 전월 대비 19.4%, 전년 동월 대비 11.7%나 줄었다. 기아차 역시 16.9%,8.7% 각각 줄었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공장 등 현지생산이 늘었기 때문에 국내공장 수출이 줄었을 수 있다는 반론이 가능하지만 해외판매 역시 신통치 않다.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1998년 0.6%에서 99년 1%,2001년 2%로 상승했지만 올 들어 4월까지의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2%대(2.7%)에 머물고 있다. 반면 98년 8.8%에 불과했던 도요타의 점유율은 4월 15.2%로 껑충 뛰며 다임러크라이슬러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현대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승승장구했던 중국시장에서도 판매대수는 늘었지만 경쟁사들의 추격으로 시장점유율 및 순위는 뚝 떨어졌다. 유럽시장에서는 2∼4월 3개월 연속 판매가 줄었다.4월에는 전체 시장 감소율(7.6%)의 두배가 넘는 16%가 빠졌다. 현대차는 다음달 열리는 독일 월드컵 축구대회의 공식 후원사임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 공백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현대차 유럽 대리점연합회 대표 18명이 최근 방한해 정 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시론] 찬바람 닥치는 세계 주택시장/김경원 삼성경제연구소 상무

    [시론] 찬바람 닥치는 세계 주택시장/김경원 삼성경제연구소 상무

    우리나라의 주택시장은 당국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거듭되어도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하지만 버블붕괴가 임박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어 이런 현상이 얼마나 더 갈지는 미지수다. 지난 몇 년간 세계 주요국들도 과도한 저금리 및 통화완화 정책으로 인해 주택시장이 달아올랐다. 미국의 경우 주택부문이 경제 성장의 약 40%를 기여하는 등 주택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세계 경기가 좋았던 것도 사실이다. 영국, 호주 등은 주택시장의 냉각이 이미 진행 중이며 미국, 중국 등도 주택시장에 찬바람이 불어올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경제호황을 받쳐왔던 세계의 주택경기가 과연 식을 것인가. 식는다면 천천히, 아니면 급속히 냉각되면서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로 이어질 것인가. 먼저 미국의 경우 작년 9월부터 금년 1월까지 기존주택 판매건수가 전월 대비 계속 감소했고 주택가격도 작년 4·4분기부터 전월에 비해 미약하나마 계속 떨어지거나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주택시장의 조정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조정세가 연착륙이냐, 혹은 버블붕괴로 귀결되느냐는 미국 금리의 움직임에 달려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04년 6월 이후 16번째로 최근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거듭된 정책 금리인상에도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조정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주택소유자 대부분이 모기지로 주택을 구입하는 상황에서, 이 모기지 금리를 결정짓는 장기시장금리가 정책금리 인상에도 별로 오르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얼마 전부터는 드디어 장기시장금리도 오르기 시작하면서 정책금리 인상에 반응하는 모습이다. 아직은 그 폭이 크지 않고 미연준의 금리인상 행진도 거의 끝나가는 만큼 현재로서는 주택시장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만약 쌍둥이 적자가 심화되어 미국국채에 대한 해외투자자의 선호가 없어진다면 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주택시장은 버블붕괴의 양상으로 치달아 미국경제도 1990년대 초 일본처럼 깊은 불황으로 빠져들 것이다. 유럽 주택시장은 아직 열기가 남아 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제외하고는 유럽국가의 주택가격은 남부 유럽의 별장 붐 등에 힘입어 올해 들어와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뚜렷한 경기호전 등의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주택시장의 호황은 금리가 오를 때 조정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아예 집값 버블 억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트리셰 총재는 지난 2월 자산가격 거품의 추가발생을 막겠다고 언급한 후 3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고 하반기에도 금리인상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전문가들은 유럽의 경제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만큼 급격한 금리인상에도 한계가 있으므로 완만한 금리상승 기조에 따른 주택시장의 연착륙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국지적 버블붕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부동산 대책이 일부 지역에서 매물회수를 야기하여 집값이 오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적어도 당분간 집값 버블이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미국 주택시장의 조정이 본격화되어 미국경기가 하강하면 우리 수출에 대한 큰 악영향이 우려된다. 미국경기 하강으로 달러약세, 원화강세까지 가세할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결국 세계 주택시장의 조정은 우리 주택시장의 조정을 직접 유발하지 못할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간접적인 악영향은 예상된다. 정책 당국과 기업들의 현명한 대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경원 삼성경제연구소 상무
  • 교역조건 사상 최악

    수출품의 단가는 계속 떨어지는데 반해 원유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교역조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 지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4분기중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00년=100)는 75.1로 전분기에 비해 4.0%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7.6%나 떨어졌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단가지수를 수입단가지수로 나눈 뒤 100을 곱한 수치로, 이 지수가 낮을수록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은 줄어든다. 순상품교역조건이 악화된 것은 수출품의 단가는 떨어지는데 반해 수입단가는 계속 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출단가지수는 1분기 91.5를 나타내 전분기보다 1.5% 하락한 반면 수입단가지수는 121.8로 2.5% 상승했다. 교역조건이 나빠지면 실질 무역손실이 늘어나게 되고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악화된다. 실제로 교역조건 악화로 인해 올 1분기 실질 무역손실은 16조 3879억원으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에 달했다. 실질무역손실이 급증하면서 1분기 실질국민소득 증가율은 -0.1%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민 개개인의 소득 수준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나타낸다. 한편 수출단가 하락속에 수출물량은 크게 늘어나면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40.7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1% 늘었다.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진화하는 韓流 꿈틀대는 日流] 저변 넓혀가는 일본문화

    [진화하는 韓流 꿈틀대는 日流] 저변 넓혀가는 일본문화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문화가 일본에 급속히 유입되는 동안에 일본문화도 한국에 조용히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일본 대중문화가 1차로 개방된 1998년 이후 문학과 영화, 대중음악 등을 중심으로 저변을 넓혀온 일본문화는 최근 다양한 콘텐츠를 앞세워 마니아층을 기반으로 수면 위로 떠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문학·애니메이션 등 최고 문학을 비롯한 출판분야는 문화부문에서 한·일 역조가 가장 심각하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해 출간된 일본 소설은 391권으로,2004년 252권,2003년 208권에 비해 급증했다. 지난 10년간 연간 집계한 종합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1996년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시작으로 지난해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등 매년 2∼4권의 일본 서적이 20위권에 들었다. 올들어서도 매월 소설 베스트셀러에 3∼5권씩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본 소설 바람을 타고 ‘플라이, 대디, 플라이’(가네시로 가즈키)‘어깨 너머의 연인’(유이카와 게이) 등이 영화로 제작, 개봉될 예정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극장과 방송, 단행본으로 나뉘어 한국 만화시장을 휩쓸고 있다. 케이블·위성 애니메이션채널에서 일본 작품은 50∼60% 정도를 차지하며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80년대 후반부터 불법복제물로 유입된 단행본은 지난해 점유율이 70%에 육박했으며, 해외 번역물 중에서는 98.7%로 절대적이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올들어 전면 개방돼 본격적인 수입이 이뤄질 전망이다.2004년 개봉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전국 300만명을 넘어서며 일본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폭풍우 치는 밤에’‘개구리중사 케로로’ 등에 이어 ‘원피스’‘게도전기’ 등이 잇따라 개봉한다. ●일본문화, 조용히 확산된다 영화, 드라마, 대중음악(J-POP), 격투기 등도 젊은 층을 공략하는 장르다. 지난해 10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 이어 올들어 관객 9만명을 돌파한 ‘메종 드 히미코’와 ‘박치기’‘스윙걸스’‘나나’ 등이 잇따라 개봉하며 호평을 받자 감독·배우들이 방한, 눈길을 끌었다.98년 이후 ‘러브레터’ 등이 화제를 모았지만 최근처럼 일본 영화에 관심이 쏠린 적은 없었다는 분석이다. 일본 드라마는 지상파까지 개방되지 않아 케이블·위성채널에서 방송되고 있지만 다양한 작품들이 들어와 잔잔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 118편이 방송됐으며,‘고쿠센’‘소년탐정 김전일’‘춤추는 대수사선’‘러브 제너레이션’‘서유기’ 등이 마니아층을 형성했지만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은 편. 일본전문 채널J 관계자는 “최근 방송된 일본 대하드라마와 다큐멘터리 등이 고학력층에 어필하고 있다.”면서 “잠재된 마니아층이 많기 때문에 작품 수준에 따라 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80년대부터 불법 복제음반으로 들어온 J-POP은 2004년 전면 개방 이후 마니아층 위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나카시마 미카의 ‘러브’, 희데의 ‘666’,‘하울의 움직이는 성’OST 등이 2만∼3만장 정도 팔리며 팝음반 판매 10위권을 넘봤다.2000년부터 아무로 나미에, 각트 등 스타들이 한국에서 개최한 공연이 흥행하면서 J-POP 가수들의 내한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JVC 송은아 과장은 “대형 음반사는 한달에 10개 이상의 일본 타이틀을, 작은 음반사는 인디 아티스트를 위주로 1∼2개 타이틀을 출시하고 있다.”면서 “나카시마 미카 등 한국 입맛에 맞는 발라드는 팬층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사주팔자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일본에 공급하는 드림젠 박종욱 사장은 “일본 파트너들이 역(逆)한류를 이용, 다양한 콘텐츠를 한국에 수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오랫동안 일본문화를 즐겨온 마니아층이 있기 때문에 일본문화는 계속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 홍지민기자 chaplin7@seoul.co.kr ■ “반일감정 때문 日문화 성공못할것” 67% 서울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일본 속 한국문화와 한국 속 일본문화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일본 문화가 한국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 같은 이유로 반일 감정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한류가 일본에서 약화될 것 같은 까닭은 한류 수준이 그리 높지 않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한류가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고(88.4%), 한국에 대한 일본사람의 호감을 늘렸다(86.5%)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향후 일본에서의 한류 열풍 전망을 묻는 항목에서 ‘얼마간 지속되겠지만 약화될 것’(55.2%),‘10년 이상 지속’(35.2%),‘조만간 약화’(6.0%) 순으로 나타나 부정적인 전망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류 약화 이유로는 ‘한류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아서’(32.0%) ‘반한 감정’(24.9%) 등이 꼽혔다. 한국에서의 일본 문화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류 정도의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67.7%)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 같은 이유로는 ‘반일 감정’(67.1%)이 가장 높았고,‘정치 외교상 한계’(13.3%)‘일본 문화 수준이 높지 않아’(10.3%) 순으로 나타나 한류 약화 이유를 묻는 항목과는 대비되는 결과가 나왔다. 일본 문화를 접하는 이유로 ‘별다른 이유는 없다.’(38.9%),‘참신하고 기발해서’(18.9%) 순이었다.‘일본을 이해하기 위해서’(7.8%)는 상대적으로 낮았다.‘참신하고 기발해서’는 29세 이하에서 33.4%로 집계되는 등 일본 문화의 신선함은 젊은 연령층에 매력요인이었다. 일본 문화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가 45.7%,‘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가 50.2%로 집계됐다. 특히 능동적인 향유층인 29세 이하에서는 긍정 응답이 53.0%로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17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95% 신뢰 수준에 표집오차는 ±3.1%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알찬 日영화 수입해놓고 정치적 상황 신경 곤두서” “‘일본 문화’는 ‘일본’이 아닌 ‘문화’입니다.” 조성규(37) 스폰지 대표는 일본 문화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진정한 문화 교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스폰지는 작은 규모라도 탄탄한 내용을 갖춘 유럽·일본 영화들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는 중견 영화사. 특히 일본 영화 소개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가장 선두에 있다.130편가량 되는 라이브러리에서 일본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편 정도. 올해만해도 이미 개봉한 작품을 포함해 15편 이상의 일본 영화를 극장에 걸게 된다. 일본 영화가 잇따라 개봉되고 감독·배우들이 한국을 찾으면서 60∼70년대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에 빗대 ‘일본의 침공(Japan Invasion)’이라는 표현도 나왔지만, 그는 호들갑이라고 봤다. 국내 영화처럼 200∼300개 이상 극장에 거는 와이드릴리스 방식을 써 일본 영화 성공을 가늠하는 리트머스지로 꼽혔던 ‘나나’와 ‘스윙걸즈’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는 것. 한국에는 ‘일본 영화 마니아 1만명’이라는 좁은 시장만 있기 때문에 10개 미만 스크린에서 개봉하는 게 적당하다고 본다. 더구나 일본에 대한 불편한 감정은 강한 걸림돌이다. 일본 영화를 수입하면, 경쟁작보다는 일본 정치인의 망언에 더 신경이 쓰이는 판국이다. 그러니 ‘붐’이란 게 가능할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조 대표는 영화든 음악이든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지만 알찬 일본 영화는 많은데 정치적 상황 때문에 묘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게 한두번이 아니어서다. 거꾸로 일상의 잔잔함을 비추는 일본 영화들을 보면, 일본 망언의 배경을 알 수 있다고 충고했다. 특히 독도,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만 나오면 일본하고는 모든 걸 다 끊자고 열내던 국내 젊은이들이, 정작 만화나 게임은 일본 것을 즐기는 이중적 태도에 비하면 이들 영화를 보는 게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또 ‘한류’라는 이름 아래 한국이 일본을 문화적으로 압도하고 있다는 생각도 좋은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일방적인 것은 반드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도호·도에이·쇼치쿠 같은 일본 3대 영화사가 한국 영화를 수입하지 않는 배경에는 ‘한국이 사지 않는 마당에 우리가 살 필요 있느냐.’라는 자존심이 깔려 있다는 설명. 그는 문화 교류는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를 통해 서로 배울 점은 배우고 고칠 점은 고치는 것이 진정한 문화 교류라고 덧붙였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증시, 美 금리인상에 내성?

    국내 증시가 미국의 금리인상에 강한 내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 2년간 미국이 15차례 금리를 올렸는데 이 가운데 11차례는 국내 주가가 올랐다. 12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2004년 6월말부터 지난 3월28일까지 미국은 15번 금리를 올렸다. 금리인상 이후 1주일간(6영업일 기준) 코스피지수 흐름을 분석한 결과 11차례는 주가가 올랐다. 평균 상승률은 1.10%였다. 지난 10일(현지시간)에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 기금금리를 연 5%로 0.25%포인트 올렸으나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61포인트(0.94%) 오른 1464.70을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리인상이 시작된 2004년 6월말 785.79였던 코스피지수는 12일 1445.20을 기록, 근 2년여만에 84%가량 올랐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외국인 자금이 나가거나 덜 들어오고, 미국 국민들의 소비위축으로 여러나라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어 경상수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은 주요 국가들 증시의 악재로 여겨져 왔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차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은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여 동안 증시 랠리기간에 단행됐기 때문에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수출 하면 할수록 손해” 기업들 돈만 ‘차곡차곡’

    “수출 하면 할수록 손해” 기업들 돈만 ‘차곡차곡’

    환율하락이 계속되자 기업들이 수출에 힘쓰기보다는 현금을 그대로 보유하려는 경향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로 수출상품의 부진한 경쟁력이 영업이익을 갉아먹을 바에는 강세가 수그러들 줄 모르는 원화를 한푼이라도 움켜쥐고 있으려는 현상으로 분석했다. 경기회복을 가로막는 수출채산성 악화와 보유현금의 증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팔아도 이익은 자꾸 줄고 1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1·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156개 상장사의 매출액은 114조 748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0% 준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도 11조 995억원으로 3.6% 줄었다. 특히 수출비중이 절반을 넘는 38개 수출기업의 매출은 각각 8.1%, 영업이익은 무려 26.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하락과 고유가 등이 수출위주 기업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수출기업중에도 이른바 ‘캐시카우’(현금 창출) 역할을 하는 자동차, 정보통신(IT) 기업의 타격이 컸다. 수출비중이 절반 이하인 118개 내수기업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12.7% 증가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지난 4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2.7% 증가하며 석달째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결국 나름대로 부지런히 수출을 했지만 돈(달러)의 가치가 자꾸 떨어져 ‘속빈 강정’처럼 채산성은 악화된 것이다. 환율은 지난해 4분기 평균 1037원에서 올 1분기 977원으로 5.78% 떨어졌다. ●주머니 속 현금은 자꾸 늘고 유가증권시장의 487개 12월 결산법인의 지난 3월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전년(46조 8389억원)보다 7.6% 증가한 50조 408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의 현금동원 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의 비율)도 109.1%에서 117.3%로 높아졌다.884개 코스닥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186.0%(16조원)나 불어났다. 현금성 자산액이 큰 대기업 중에도 삼성, 현대, 공기업(케이티 등) 등만 정부의 투자독려 탓인지 현금 규모를 조금 줄였을 뿐이다.SK는 302.9%,SK네트웍스는 300.7%,KTF는 2384.9%나 늘어났다. 반면 설비투자 규모는 코스닥시장의 경우 51.8% 감소했다. 현금성 자산은 현금이나 단기금융 자산을 말하며 비생산적 투입요소로 분류된다. 산업연구원 윤우진 동향분석실장은 “기업의 보유현금 증가는 경기침체, 투자환경 악화, 반기업 정서 등에 따른 투자기피와 함께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채산성 악화를 일시적으로 피하려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율이 아니라 투자대책 필요 전문가들은 경기회복과 경제활성화를 가로막는 이같은 추이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이동수 연구위원은 “올 1분기에 수출이 두자릿수 성장했다지만 원화 기준으로 따지면 5.8% 증가에 그친다.”면서 “수출기업의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 조용준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에도 원화강세가 나타나 기업들의 원가절감 등의 노력도 한계를 드러낼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 윤 실장은 “정부가 환율 문제를 시장에 맡긴 상황에서 기업들은 과거처럼 높은 환율에 편승해 손쉽게 돈을 벌려는 태도를 버리고 산업구조조정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체질을 강화하며 쌓아둔 현금을 활용하려면 연구개발(R&D) 등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R&D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등 유인책을 내놓을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경기회복 맛도 못봤는데 꼭짓점?

    경기회복 맛도 못봤는데 꼭짓점?

    환율 급락으로 재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국내경기가 둔화될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경기순환 국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생산·재고지수 증가율은 현재 경기가 ‘꼭짓점’에 근접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5% 성장은 무난하겠지만 내년이 더 큰 문제라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원·달러 환율이 900원선까지 떨어지면 성장률이 4%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는 등 시장에서의 경고음은 적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월간 경제동향’을 통해 “경기확장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상승 속도가 조정되고 있는 조짐이 일부 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둔화세를 보이던 생산제품 재고지수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여 1년간 지속된 경기상승 국면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아직은 생산지수가 증가하고 있어 경기가 정점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재고가 더 쌓일 경우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전환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생산과 재고지수로만 봤을 때 1·4분기의 상황은 경기가 후퇴하기 시작한 2004년 2·4분기와 거의 같다. KDI 신석하 박사는 “앞으로 2·4분기의 동향이 경기국면을 판단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면서 “현재의 모습이 지난해 4·4분기의 양상과는 다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 박사는 “계절조정 전기 대비로 1·4분기에 1.3% 성장한 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2·4분기나 하반기에 더 내려간다면 경기는 하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재고가 다시 줄거나 증가세가 완만해 질 수 있지만 현재 경기상승 속도가 조정을 받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성장률 5% 전망치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면서 “2·4분기 성장률이 떨어지더라도 문제는 올해가 아니라 내년에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심리가 3개월째 하락해 100.6으로 내려앉고 기업들의 경기실사지수(BIS)가 일제히 하락한 것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했고,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 성장률이 3월부터 제자리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경기를 낙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고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흑자의 여파로 환율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점을 지적한다. 씨티그룹은 원·달러 환율이 920원선에서 바닥을 형성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운영계획을 짜면서 연평균 환율을 1010원으로 전제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의 제임스 매코맥 아시아담당이사는 이날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삼성증권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원화 강세로 고유가 부담을 상쇄하는 한국 정부의 정책이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었으나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우며 지금까지 잘 버텨온 수출도 꺾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증권가는 하반기 경기전망에 낙관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반도체 등이 계절적 요인과 맞물려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현대차 북미시장 ‘환율 직격탄’

    총수 공백으로 어수선한 현대자동차가 원·달러 환율 하락의 여파로 북미시장 공략에도 위기를 맞고 있다. 환율이 떨어진 만큼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수출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일본업체와의 경쟁 때문에 여의치 않다. 9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들어 환율이 급락하자 지난해 말 미국에서 1만 3255달러에 팔던 베르나(수출명 액센트) 가격을 지난 3월 4.5%(590달러) 올려 1만 3845달러로 책정했다.환율이 지난해 12월 평균 1024.15원에서 3월 975.09원으로 5.03% 하락하면서 수익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였다.●베르나 4월 판매량 15% 급감 하지만 때마침 도요타가 소형차 에코 후속인 야리스를 베르나보다 낮은 1만 3130달러에 내놓으면서 공세를 강화하자 베르나의 판매가 급감할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구형 베르나는 1만 2094달러, 야리스 전신 에코는 1만 2325달러로 231달러 쌌지만 원화 강세,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오히려 715달러 비싸진 것이다. 현대차는 결국 올렸던 가격보다 훨씬 많은 1000달러의 인센티브를 현지 딜러에게 주며 시장 지키기에 나섰지만 베르나의 4월 판매량은 3491대로 지난해(4022대)보다 15%나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광고·마케팅을 쏘나타, 싼타페에 주력한 탓도 있겠지만 환율 하락으로 인한 가격 인상과 도요타의 가격 인하가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출혈을 감수하고 과도한 인센티브를 주는 것보다는 가격을 낮추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고 오는 6월부터 베르나 가격을 300달러 정도 다시 인하할 계획이다. 환율이 920원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가격을 인하하면 수익성 악화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몽구 회장 구속으로 전략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총수 공백으로 결정 못하고 갈팡질팡 쏘나타 가격도 지난 3월 600달러(3.2%) 올려 도요타 캠리와의 가격 격차가 1900달러에서 1600달러로 좁혀졌다. 쏘나타의 4월 판매는 1만 5716대로 3월 1만 7487대에 비해 11.2% 줄었다(지난해 4월은 구형 쏘나타여서 단순 비교 어려움). 현대차 관계자는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쏘나타 가격을 다시 내려야 하는지, 아니면 환율 하락을 반영해 더 높여야 하는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에 앞서 급격한 환율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업체 납품단가 인하를 단행했지만 여론의 역풍을 맞아 더 큰 무형의 손실을 보고 말았다.정 회장 구속 직전 내놓은 협력업체 현금결제 확대, 협력기금 2조원 증액 등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美시장 점유율 4.3% `제자리걸음´ 한편 현대·기아차의 올들어 4월까지 미국 판매대수는 23만 9654대로 지난해보다 3.5% 늘었지만 점유율은 4.3%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올해 목표로 내건 판매 증가율(16%)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경차는 외로워

    국제유가가 연일 사상최고로 치솟고 있지만 연비가 중형차보다 60% 이상(마티즈 16.6㎞/ℓ, 쏘나타2.0 10.7㎞/ℓ) 좋은 경차는 한국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국산 경차인 GM대우 마티즈의 올들어 4월까지 판매량은 1만 2486대로 전체 승용차 판매(29만 5605대)의 4.2%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3월보다 16% 줄어든 2857대가 팔려 점유율이 3.8%로 떨어졌다. 올들어 4월까지 전체 승용차 시장은 7.3% 성장했지만 마티즈 판매량은 22.4% 줄었다. 마티즈의 1∼4월 내수판매는 전년대비 22.4%나 줄어든 반면 수출은 37.8% 늘어나 해외시장에서는 인기가 여전하다. 업계는 경차 부진의 가장 큰 이유를 한국시장 특유의 중대형차 선호에서 찾고 있다. 중대형차의 점유율은 2000년 28.3%에서 지난해 53.5%로 급증했다. 물론 지난해 이후에만 에어백, 변속기 등의 결함으로 마티즈가 4차례에 걸쳐 8만여대나 리콜되는 등 품질 신뢰도가 높지 않은 탓도 있다.GM대우측은 문제가 된 마티즈는 2000∼2002년 생산된 ‘CVT’ 모델뿐이며 나머지는 괜찮다고 밝혔다. GM대우 관계자는 “경차에 대해 고속도로 통행료·공용주차요금·특별소비세 전액 면제, 주유·정비 할인, 버스전용 차로 통행, 개구리주차 허용 등 보다 파격적인 혜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경차에는 취·등록세·공채 면제, 공영주차장·고속도로통행료·혼잡통행료 50% 경감, 보험료 10% 경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현대·기아차 판매 뚝

    현대·기아차 판매 뚝

    현대·기아차의 4월 국내외 판매가 동종업계에 비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경영위기론’에 대해 검찰과 시민단체 등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실제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향후 현대차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현대·기아·GM대우·쌍용차·르노삼성 등 완성차 5개사에 따르면 4월 한달간 내수 판매대수는 총 8만 9558대로 작년 4월보다 3.2% 감소하고 3월보다는 11.4%나 급감했다. 내수가 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판매 감소가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4만 4044대로 3월보다 14.4%, 작년 4월에 비해서는 1.5% 각각 감소했다. 4월 판매실적으로는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내수시장 점유율도 48.8%에 그쳐 노조의 부분 파업에 따라 생산 차질을 빚은 작년 9월(46.5%)을 제외하면 작년 4월 이후 처음으로 50% 이하를 기록했다. 기아차도 2만 1532대로 3월보다 7.9%, 작년 4월에 비해서는 8.4% 각각 감소했다. 반면 GM대우는 9613대를 팔아 작년 4월보다는 0.5% 증가했고 쌍용차(4550대)도 작년 4월보다 2.5% 증가했다. 르노삼성차(9천819대)는 작년 4월 대비 4.1% 줄었지만 수출에 집중하면서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4월은 내수 판매가 증가하는 계절적인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수사가 전반적으로 자동차 소비 심리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출(해외공장 생산분 포함)은 작년 4월보다 전체적으로 13.4% 증가했지만 르노삼성(1159.7% 증가),GM대우(43.5%증가), 쌍용차(13.3% 증가)에 비해 현대차(3.6% 증가)·기아차(0.5% 증가)는 제자리걸음 수준이었다. 현대·기아차는 3월 대비 각각 12.4%,16.1%나 감소했다. 한편 현대차는 답보상태에 빠진 체코공장 설립과 관련, 이달 중순 체코 총리나 산업자원부 장관 등이 방한하면 ‘투자계약서’를 맺을 계획이지만 기공식은 여전히 ‘무기 연기’ 상태라고 밝혔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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