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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나쁜데 외식비부터 줄이자”

    “경기 나쁜데 외식비부터 줄이자”

    경기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면서 도시근로자 가구의 외식비 지출 증가율이 2·4분기 기준으로 1997년 말의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2·4분기 도시근로자 가구가 지출한 한달 평균 외식비는 28만 21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만 6500원)보다 2.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러한 외식비 증가율은 2·4분기 기준으로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8%가 감소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4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의 전년 동기 대비 외식비 증가율은 1999년과 2000년에는 각각 24.8%,27.0%였다.2001년 4.9%로 낮아졌다가 2002년 11.3%,2003년 13.6%,2004년 10.8%로 두 자릿수를 유지해 왔다. 전국 가구가 올 2·4분기 지출한 월 평균 외식비는 25만 75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5만 2300원)보다 2.1% 증가했다. 지난달 삼겹살·피자 등 외식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올랐다. 이는 2001년 11월의 1.9% 이후 44개월 만의 최저치다. 외식가격 오름세가 둔화되는데도 외식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2002년 3.3%,2003년 3.7% 2004년 3.9% 등으로 꾸준히 높아졌으나 올 들어 1월 3.1%,2월 3.2%,3월 3.0%,4월 3.0%,5월 2.6%,6월 2.4% 등으로 둔화되는 추세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소비자물가 상승 ‘35개월만에 최저’

    고유가에도 불구, 경기침체에 따라 물가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5% 올랐다.2002년 8월(2.4%) 이후 35개월 만에 최저치다. 식료품 등 자주 사는 156개 품목으로 구성돼 장바구니물가로도 불리는 생활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3.9% 올라 지난해 3월(3.8%) 이후 16개월 만에 3%대로 떨어졌다. 두바이유는 지난 6월에는 배럴당 평균 51.06달러,7월에는 52.84달러 등 6월 중순 이후 배럴당 50달러대다. 지난해 6·7월보다 52%나 높은 수준이다. 물가에 민감한 여성들이 많이 사는 화장품값은 미샤, 더페이스샵 등 저가화장품의 공세로 1.0% 하락,3개월 연속 내림세다.가전제품이나 가구 등 내구재는 1.2% 떨어져 올들어 계속 하락세다. 반면 소비를 줄이거나 선택적 소비가 쉽지 않은 석유류 제품과 공공요금은 각각 8.9%와 3.0% 올랐다.7월 물가상승률(2.5%)중 두 가지가 0.99%포인트로 7월 물가상승률의 40%를 차지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소비자 물가가 낮은 것은 긍정적 신호가 아니다.”라면서 “경기가 안좋아 수요가 줄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물가안정세와 관련, 통계청 한성희 물가통계과장은 “원화절상이 고유가를 상당부분 상쇄해줬고 원자재를 포함, 수입물가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런던 연쇄폭탄테러] 지하철·버스 올스톱… 도심 쑥대밭

    [런던 연쇄폭탄테러] 지하철·버스 올스톱… 도심 쑥대밭

    영국 런던이 2012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기쁨에 빠진 지 하루만에 연쇄 폭발테러로 쑥대밭으로 돌변했다. 스코틀랜드에서 열리고 있는 G8 정상회담에 10만명의 경찰 병력이 동원돼있는 동안 치안이 약해진 런던 도심에서 테러가 발생, 미국에 이어 영국이 테러 대상지로 변한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폭발 테러는 7일 오전 8시51분(현지시간) 출근하는 시민들로 꽉 찬 지하철 3곳과 1대의 2층버스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이번 연쇄 폭발테러는 금융기관과 각국 대사관이 밀집한 도심에서 혼잡한 출근시간대를 틈 타 주도면밀하게 이뤄졌다. 시민들은 20여분동안 멈춰선 지하철에 갇혀 어떤 안내방송도 듣지 못했으며, 휴대전화도 불통됐다. 버스와 지하철 운행이 이내 중단되는 등 런던 도심은 아수라장으로 바뀌었다. 런던 시 당국은 안전을 위해 시민들에게 현재 장소에 계속 머물 것을 권고했다. 런던의 지하철과 버스는 7일 저녁부터 운행이 재개될 예정이다. 한편 런던 히드로공항 3터미널에서 폭발물처럼 보이는 물건이 발견돼 승객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빅토리아 지하철역도 폭탄 테러 위협으로 일시 폐쇄됐다. ●런던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의 고위 관계자는 연쇄폭발이 발생하기 전 영국 경찰로부터 테러 가능성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대사관은 즉각 비상사태에 돌입, 모든 사람의 출입을 금지했다. 이스라엘은 폭발 장소 가운데 1곳 부근에서 경제회의를 개최 중이었다. 이 회의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재무장관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그가 도착하기 전 폭발이 일어났다. ●유럽 전역과 미국에도 테러경계령이 발동됐다.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총리는 “이번 사건은 지난해 3월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폭파 사건을 겪은 유럽에게 한편의 끔찍한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의 교통 당국자들은 경계 수위를 ‘옐로’로 높였으며, 미국 워싱턴 철도 당국도 즉각 경계령을 내렸다. 프랑코 프라티니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은 “런던 폭발 사고는 테러리즘이 또다시 유럽 심장부를 강타했다는 비극적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탈리아 통신들이 보도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의회 의장도 “런던 연쇄폭발은 조직적인 일련의 공격”이라며 테러리즘을 비난했다. ●런던 시민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침착했다. 동앨드게이트역에서 지하철 폭발테러를 당한 테리 오시아는 “‘쾅’ 소리가 난 뒤 차량 지붕이 날아가고 끔찍한 연기가 났다.”면서 “사람들은 겁에 질렸지만 1∼2분 뒤 곧 침착해졌다.”고 BBC에 전했다. 로이타 월리(49)는 폭발이 일어난 지하철 옆칸에 타고 있었는데 “모든 불이 나가고 지하철이 갑자기 멈춰섰다. 연기가 나자 기침을 하고, 숨이 막혔지만 모두들 침착했다. 지하철 문을 열 수는 없었다.”고 증언했다. 오전 10시 14분 태비스톡 광장의 2층 버스 위층에서 폭발물이 터지면서 지붕이 날아가고, 버스는 참치통조림처럼 찌그러졌다. 러셀 광장에서 타고 있던 버스가 폭발한 벨린다 시브룩은 “버스 앞에 있었는데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고,2층 버스의 절반이 공중으로 날아갔다.”고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밝혔다. ●올림픽 유치 성공의 기쁨에 들떠있던 런던 올림픽 유치대표단도 비통에 빠져들었다.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는 런던 켄 밀즈 대표는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이번 사건은 “전세계 어느 도시도 테러로부터 안전하지 못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전세계에서 최상, 최첨단의 보안 체제를 갖춘 런던같은 도시도 이런 종류의 공격에 속수무책임이 드러난 셈”이라며 “충격 속에 빠져있는 대표단은 모국의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증시는 일제히 하락하고 뉴욕과 런던의 원유 선물가가 등락을 거듭하는 등 세계 증시와 유가가 요동쳤다. 런던 증시의 파이낸셜타임스주가(FTSE) 100 지수는 3%에 가까운 150포인트가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가장 강력한 우방 역할을 하고있는 영국이 공격받을 수도 있다는 금융가의 우려가 현실화 됐다며 주식과 파운드화를 스위스 등의 더 안전한 자산으로 앞다퉈 옮기고 있다. 독일 증시 지표지수인 DAX가 3% 떨어지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2.75% 하락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소비자물가 34개월만에 최저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6월 소비자물가는 3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생활물가 역시 4%대 초반에 그쳤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의 집값은 폭등한 가운데 전·월세 등 집세는 3개월 연속 지난해보다 떨어졌고 특히 전세는 2000년 7월 이후 첫 하락세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7% 올라 2002년 8월(2.4%)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채소·과일 등 농산물의 출하가 늘어 농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이뤘고 집세가 전년 동월보다 0.4% 내렸기 때문이다. 구입 빈도가 높은 156개 품목으로 구성돼 체감물가라 불리는 생활물가도 전년 동월보다 4.1% 오르는데 그쳤다. 지난해 4월(4.1%) 이후 최저치다. 집세를 전세와 월세로 나눠보면 전세는 0.1% 하락,2000년 7월(-0.2%) 이후 처음 하락세로 반전했다. 전셋값은 2002년 10월 7.3% 상승을 기록한 뒤 상승률이 계속 떨어져왔다.월세의 경우 지난해 8월 이후 전년 동월보다 계속 떨어지다 6월 1.2% 하락을 기록했다.2000년 3월 1.3% 떨어진 뒤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여풍당당 홀로 길을 떠나 볼까?

    여풍당당 홀로 길을 떠나 볼까?

    젊은 여성들이 혼자 훌쩍 떠난다. 낯선 이국땅으로 지도 한 장에 수트케이스 하나 끌고 간다. 불과 1∼2년 사이에 부쩍 많아진 여행 풍속도다. 혼자 갔다온 이들은 말한다. 여행의 참맛을 느꼈노라고. 색다른 재미가 쏠쏠하다고. 여성들이 혼자 여행을 가는 이유도 갖가지다. 친구들과의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워서, 여행 동반자와 사소한 말다툼이 싫어서…. 나홀로 여행은 더 이상 한낮의 꿈이 아니다. 올 여름 똑같이 되풀이되는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여성들이여, 떠나라. 서울신문 주말매거진 We는 최근 일본과 홍콩을 갔다온 김지은·정지수씨의 과감한 나홀로 여행 도전기를 싣는다. 2003년 3월 실습과 동시에 취직을 했다. 그동안 비용이나 시간적 여유가 없어 여행은 남의 일로 치부해 왔다. 내 주변 사람들이 여름휴가나 해외여행을 갈 때면 그저 부러움의 눈길을 보냈을 뿐. 그러기를 2년이 훌쩍 지났다. 업무상 알게 된 홍콩, 이국적이면서도 동질감이 느껴지는 홍콩, 사진으로 본 현란한 거리 조명이 나를 부르는 듯했다. 내겐 꿈의 여행지로 다가왔다. 지난 4월30일,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해서 책상에 앉았다.‘이렇게 꿈만 꾸다가는 여행은 평생 단 한번도 못할 거야.’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곧바로 인터넷으로 비행기표를 알아보자 나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할인티켓이 나와 있었다. 망설임도 없이 ‘구매하기’ 버튼을 클릭했다. 드디어 ‘사고’를 친 것이다.5월13일자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사는 데까지는 단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러고는 호텔 예약 완료. 무엇에 홀렸는지 그냥 밀어붙였다. 나 혼자 여행을 결정한 이유는 스케줄을 맞출 친구를 찾기가 어려웠다. 또 혼자만의 자유도 만끽하고 싶었다. 또 매일 되풀이되는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었던 욕구도 적잖았다. 프랑스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 친구들과 여행을 갔을 때, 화장실 사용과 같은 사소한 일로 친구와 신경전을 벌였던 적도 있었다. 서로 보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 먹고 싶은 것으로 인한 말다툼도 있었다. 누구에게도, 그 어떤 것에도 구속받고 싶지 않았던 것이 나홀로 여행의 가장 큰 이유다. 회사에 혼자 여행을 간다고 하니 “왜 혼자가냐?”는 질문이 가장 많았다.“청승맞다.”,“혼자 가면 심심할 텐데….”,“쇼핑하러 가요?”,“5일씩이나 뭐해요?”…. 시샘어린 동료들의 질문이었다. 5월13일 드디어 출발. 홍콩에 도착하는 순간 조금 두려웠다. 학창시절 이후 처음 맞는 해외여행이었기에…. 하지만 입국 심사통로의 책상에는 한국말로 된 홍콩 여행 가이드 책자와 지도가 비치되어 있었다. 안내 표지들이 잘 되어 있어 첫 방문자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배려가 고마웠다. 여행 첫날밤, 투숙한 셰라톤홍콩의 스카이 라운지로 올라갔다. 칵테일 한잔을 마시면서 그 유명하다는 홍콩 야경을 감상하려고. 내가 굉장히 멋져보인다는 상상의 날개를 펴면서 분위기를 잡았다. 그런데 잡념을 떨치려 했는데 오히려 생각이 많아졌다. 갑자기 엄마가 보고싶어졌다. 메모지를 꺼내 엄마에게 편지를 썼다.“나중에 꼭 같이 오고 싶다고….” 5월이 여행하기 좋은 날이라고 하지만 홍콩의 날씨는 거의 살인적이었다.‘끈적끈적’이라는 말이 정말 어울렸다. 평소 아무리 운동을 해도 땀을 흘리지 않는 체질인데 그냥 걷기만 해도 땀이 주르륵 흘렀다. 소매 없는 옷을 준비한 것이 그래도 다행이었다. 빅토리아 피크·소호 등 홍콩의 관광명소를 둘러봤다. 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었다. 전철도 노선이 복잡하지 않고 택시 요금은 우리보다 비싸지 않았다. 친구를 만나 저녁 먹고 수다 떤 하루를 제외하고는 내내 혼자였다. 자고 싶으면 자고, 가고 싶으면 가고, 자유가 넘치는 시간, 휴식을 만끽했다. 혼자 여행에서 불편한 점. 디카를 완벽하게 충전했지만 혼자 사진 찍는 게 한계가 있었다. 셀카라고 찍어봤지만 내 얼굴은 대문짝만하게 나오고 배경은 보이지도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찍어달라고 하기엔 너무 쑥스럽고, 사진 찍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또 하나. 정말 맛있는 음식을 그냥 두고 지나칠 때 혼자 온 게 후회스러웠다. 아무리 내가 얼굴이 두껍다고 해도 혼자 그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겠는가? 연인이랑 올 수 있다면 더 좋겠지?  혼자 여행을 하면 생각이 넓어지는 듯했다.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작은 부분까지 미치는 것 같았다. 가장 큰 소득은 미지의 세계에서 생긴 두려움을 이겨낸 자신감 아닐까 생각한다. ●홍콩 여행을 하기 전에… 여행 가이드 책자:사지 않고 인터넷에서 정보를 수집해도 충분하다. 현지에 도착하면 여행 가이드 책자와 지도가 곳곳에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날씨:습도가 높고 더운 열기가 우리나라 열대야는 저리가라다. 휴대용 선풍기를 가지고 가도 좋으며, 땀 흡수가 잘 되는 옷을 택할 것. 그러나 실내는 에어컨이 엄청 세게 나오므로 위에 걸칠 수 있는 옷 하나 정도는 준비하는 센스를 갖출 것! 정지수(26·웨스틴조선호텔 마케팅 담당) ■ 길치女, 도쿄거리 접수하다 모든 길은 통한다. 서울에서도 길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악명높은 ‘길치’인 내가 혼자여행을 떠난다? 지도 한장 달랑 들고.‘농담하냐?’‘국제미아 나오는군.’‘다시 만날 수 있을까?’ 주위 사람들의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일본 도쿄에 있는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5월 초 그냥 일본을 가기로 맘먹었다. 휴식과 재충전의 5월 황금연휴, 친구들은 이미 수첩에 스케줄이 꽉 찼다. 몇몇은 도쿄를 몇차례 갔다온 터여서 같이 가려는 자가 없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발동이 걸리면 무조건 밀어붙이는 막무가내. 저렴한 가격으로 다녀올 수 있는 에어텔 예약을 마쳤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귀차니스트’에게는 힘든 일이었다. 계획을 세우고 정보도 모으고…. 일단 서점에서 ‘아이 러브 도쿄’라는 가이드북을 샀다. 이 책에는 테마별, 하루씩 여정을 소개해 놓아 관심있는 코스를 선택해 따라다니기만 해도 좋았다. 또한 중간에 길을 잃었는지 여부를 체크할 수 있는 리스트이자 나침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실 여행의 주 목적지 중 한 곳은 지브리 스튜디오. 미리 입장권을 사야 하는 인기있는 장소였다. 일본도 연휴 기간이라 도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매진된 상태였고 친구들이 백방으로 알아보았지만 정문을 넘을 순 없었다. 좌절에 빠진 나를 위로해준다고 친구들은 ‘짝퉁 지브리’라고 놀리며 들르는 장난감 가게마다 셔터를 눌러줬다. 또 야경으로 유명한 오다이바로 갔다. 오다이바까지 운행하는 유리카모메(모노레일)를 타고가면서 빌딩 사이의 일몰이 서울과는 또 다른 향수를 자아낸다. 단, 맨 뒤 차량을 타야 한다. 이틀째는 혼자서 움직여봤다. 전철타는 법 등을 알려주면서 친구는 못내 불안한지 휴대전화 번호도 알려준다. 하지만 신주쿠에서 이미 ‘호텔 찾아 삼만리’를 찍었으므로 배짱도 두둑해졌다. 도쿄의 전철역은 어찌나 출입구가 많은지 친구가 알려준 대로 나온 것 같은데 있어야 할 광고 간판이 보이지 않았을 때의 낭패감이란…. 몇군데 더 들락거리다가 포기하고 전단지를 돌리던 여자에게 더듬거리며 물어보니 모르겠단다. 혼자 여행이 여기서 마침표를 찍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건물 경비원 아저씨에게 손짓 발짓을 하니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살았다. 다음날부터는 전철역 개찰구의 할아버지, 아저씨들에게 지도를 들고 다니며 이것 저것 물어보았다.‘남자는 말을 듣지 않고, 여자들은 지도를 읽지 못한다.’고 했던가? 그럼 지도를 대신 읽어줄 사람을 찾으면 된다. 공항, 전철, 도쿄 거리로 이어지는 질문은 이젠 머뭇거림도 없었다. 어차피 언어란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일 따름. 굳이 완벽한 문장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 키워드만 알고 있으면 된다. 그리고 풍부한 표현력! 살인적인 물가의 도쿄는 택시비가 너무 비싸서 현지인들도 큰 마음을 먹어야 탈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뻔한 여행객은 튼튼한 다리가 무기다. 가이드 북과 지도를 펼쳐 들고 일정에 따라 걸어다녔다. 특히 에도성에 갔을 때는 거리 계산을 잘못해서 성벽을 따라 하루종일 걸었다. 비까지 맞아 생쥐 꼴을 하고 친구를 만났더니 불쌍해 보였던지 양말도 사주고 따뜻한 국물이 있는 ‘찬코’라는 음식도 소개해 주었다.3박4일간 열심히 걸었던 여파로 서울에 돌아와 한방 병원을 들락거려야 했다. 여전히 나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길치이지만 도쿄의 거리를 혼자 찾아 다녔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친구들의 도움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어차피 지구는 둥글고, 모든 길은 통하는 것 아닌가? 혼자 떠나는 여행은 꼼꼼한 사전 준비가 없으면 넘치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거나 엉뚱한 곳에서 시간 낭비하기 일쑤이다. 스스로 공부하고 결정하고 계획하게 되므로 살아있는 지식을 챙기게 되고 현지인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느끼는 교감도 무시할 수 없는 재미다. 김지은(34·JW메리어트서울 마케팅 실장)
  • 수출물가 하락폭 40개월만에 최대

    중국의 수요부진 등으로 수출물가의 하락폭이 3년 4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업체들의 수출채산성이 그만큼 악화돼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들어왔음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5월 중 수출입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원화기준)는 작년 같은달에 비해 10.3%가 떨어져 2002년 1월의 마이너스 12.1% 이후 최대의 하락폭을 나타냈다. 수출물가총지수(2000=100)는 2002년 1월 90.85이었으나 지난달에는 84.19로 주저앉았다.전년 동월 대비 수출물가 등락률은 작년 11월 5.1%에서 12월 마이너스 2.8%로 돌아선 뒤 올해 1월 마이너스 5.4%,2월 마이너스 4.9%,3월 마이너스 4.5%,4월 마이너스 4.4% 등을 나타냈다. 전월 대비 수출물가는 지난달에 3.3%가 떨어져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은 물가통계팀 윤재훈 과장은 “수출물가가 크게 하락한 것은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재고량이 늘어나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정보기술(IT) 제품에 대한 각국간 경쟁도 심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수입물가는 국제유가 및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원자재(-2.9%), 자본재(-0.9%), 소비재(-2.6%)가 모두 내려 전월 대비 2.7% 하락했다. 전월 대비 수입물가 등락률은 작년 12월 마이너스 4.8%에서 올해 1월 0.3%로 상승세로 돌아선 뒤 2월 0.4%,3월 3.2%,4월 2.1%를 기록했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정기적금 잔액 3년만에 최저

    저금리로 인해 가계의 목돈마련 수단인 정기적금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이 3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평잔)은 19조 44억원으로 2002년 4월의 18조 9121억원 이후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기적금 잔액은 2003년 6월 20조 3854억원으로 정점을 나타낸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해말에는 19조 8756억원으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도 ▲1월말 19조 6883억원 ▲2월말 19조 4029억원 ▲3월말 19조 2871억원 ▲4월말 19조 44억원 등으로 월평균 2000억원가량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정기적금 잔액이 계속 감소하는 것은 만기가 도래한 적금이 다른 금융상품으로 옮아가는 가운데 기존 적금의 중도해약과 신규 적금가입 부진이 겹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정기적금 금리가 소비자물가상승률과 별반 차이가 없는 3% 중반에 그치고 있어 적금 자체의 매력이 떨어진데다 계속되는 경기부진으로 인해 중류 이하 가계의 저축 여력이 떨어진 것이 원인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명동 상인들 “장사안돼 간판 바꾸기 바빠”

    명동 상인들 “장사안돼 간판 바꾸기 바빠”

    경기가 좀체 풀리지 않으면서 한동안 상승세를 탔던 소비기대심리도 푹 꺼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현장의 체감경기는 의외로 냉랭하다. 서울 강북에서 10평 규모의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경기가 나아졌다는 뉴스가 가끔 TV에 나오는데 그때마다 TV를 부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월 매출은 300만원을 넘었는데 올들어서는 이보다 훨씬 못미친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이달에 임대기간이 끝나 호프집을 처음에 인수한 권리금 2000만원의 절반인 1000만원에 내놓았는데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고 한숨지었다. ●“기대했던 여름특수도 실종될 판” 그나마 괜찮다는 할인점과 백화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기도의 한 신설 할인점 관계자는 “이미 들어서 있는 점포는 전년 대비 매출증가율이 물가상승률을 약간 웃도는 4% 수준”이라면서 “그나마 크게 꺾이지 않은 게 고마울 뿐”이라고 밝혔다. 필요한 물건을 한꺼번에 사가거나 끼워주기를 하지 않으면 사지 않는 고객의 소비 행태도 매출이 늘지 않는 요인이라고 말한다. 여름철 특수상품인 에어컨 판매도 줄곧 늘다가 7월부터 더위가 없을 것이라는 기상청 발표 이후 확 줄어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전국 기준)은 4월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에 그쳤다. 재래시장인 남대문시장은 더 죽을 맛이다. 시장안에서 300석 규모의 ‘명동삼계탕’을 운영하는 이모(58)씨는 “더위가 일찍 찾아와 올해 여름은 장사가 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텅텅 비기 일쑤”라면서 “외국인 손님을 끌기 위해 외국인 아르바이트생을 구해 점심 때 입간판을 내걸어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유행 1번지’ 명동의 가게들은 하루가 다르게 간판을 바꿔달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들을 겨냥해 발빠르게 변신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런저런 가게를 열어도 장사가 안돼 한 달이 멀다하고 가게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명동의 한 3층짜리 건물에는 전통죽집과 빈대떡집, 성형외과가 들어섰지만 최근 죽집과 빈대떡집이 문을 닫아 건물은 폐허처럼 변했다. 성형외과 원장은 “두 음식점이 폐업하는 바람에 우리 병원도 문을 닫은 줄 알고 손님들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의도는 말이 없네(?) 서울 여의도 증권사 건물들이 몰려 있는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근처. 한식당 ‘초정’을 운영하는 박일국(45)씨는 “요즘 경기요? 이제는 그러려니 합니다.”고 운을 떼었다. 2000년 5월쯤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자그마한 식당을 차린 박씨는 “IMF사태 이후에는 한 달을 벌어 집세와 종업원 월급 등을 주고도 600만원 정도를 손에 쥐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절반인 300만원 벌기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직장생활 12년째인 S증권 김모(40) 차장은 ‘라이터 지수’라는 생소한 말을 꺼냈다. 김 차장은 “외환위기 직후 경기가 살아났을 때 증권가 근처의 술집 여종업원들이 거리에 나와 직장인들에게 일회용 라이터를 나눠주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면서 “한창 라이터를 돌릴 때 지수가 100이라면 지금은 20정도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지방은… 부산 범일동의 부산진시장 번영회 박기호 총무과장은 “소비심리가 다소 살아나면서 전반적으로 작년대비 매출이 약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부산지점 천병철 차장은 “지난 4월 부산지역 경기지표 증가율은 7.9%로 지난 3월과 비슷한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전국에 비해 경기하락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제조업 비율이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물 경기가 안 좋지만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15%에 불과해 충격이 덜하다는 얘기다. 롯데백화점 홍보실 조재민 계장은 “백화점은 매출이 다소 신장됐다. 여름성수기를 앞두고 에어컨 등 냉방제품 수요가 다소 증가했고 소비심리가 약간씩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래시장은 수도권과 비슷하다. 광주 양동시장의 경우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울상이다. 양동시장㈜ 김영식(59) 전무는 “가을·겨울에는 시제와 혼수용품으로 그런대로 장사가 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 손님이 뚝 떨어지고 지난해에 비해서도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광주 남기창·서울 전경하 이창구 장세훈기자 window2@seoul.co.kr
  • “경기회복 상당시간 걸릴것”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은 실물경제가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특히 고용상황 악화가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진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은이 공개한 금통위(4월7일 개최)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무게를 뒀던 경기회복 기대감과는 판이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한 금통위원은 “실물경제 측면에서 나아지리라는 기대와 달리 실적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실물경제가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인내를 갖고 기다려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또 “물가측면에서 수요압력과 임금상승률은 낮으나 고유가에 따라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시장금리의 움직임을 볼 때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형성돼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위원은 “고용률이 하락하고 불완전취업자, 취업준비자 등을 실업자에 포함한 실질실업률이 계속 높아지는 등 고용상황이 악화돼 경기회복에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위원은 “소비·투자 중심의 내수가 정상화돼 있지 못하고 수요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낮기 때문에 통화정책은 완화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다른 한편으로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비용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데 대해선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진단은 금통위원들이 지난 1·4분기 경제성장률이 3% 아래로 나오기 훨씬 이전부터 해온 것으로 보여 향후 경기회복은 상당기간 지연될 수도 있음을 뜻한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日경제, 소비 늘어 회복단계”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 일본 내각부는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3%로 1년만에 높은 성장을 보였다고 17일 발표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5.3%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3월(실질 1·4% 증가) 이래의 높은 성장이며,2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의 평균 전망치인 2.4%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수출은 미국 등 세계경제의 영향으로 침체됐지만 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크게 늘었고, 설비투자도 견실한 성장세를 보여 일본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짐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기가 회복국면에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경기가) 조정국면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AIG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이코노미스트 요코야마 에이시는 “일본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판단 근거가 늘어나고 있다.”며 “강한 개인 소비가 수출감소에 따른 타격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변동을 반영한 명목GDP도 전 분기보다 0·6% 증가(연율 2·3% 증가),2분기 연속 성장했다. 다만 디플레이션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taein@seoul.co.kr
  • 성장률 1%P ‘마이너스 요인’

    올 들어 원유 도입단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배럴당 11달러나 급등, 우리 경제의 주름살이 되고 있다. 이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끌어내릴 수 있는 수준이다. 내수경기 회복 부진 등으로 지난 1·4분기 경제성장률이 2%대로 추락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15일 한국은행과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월별 원유 도입단가는 1월 배럴당 38.28달러,2월 41.34달러,3월 43.20달러,4월 48.35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1∼4월 평균 원유 도입단가는 배럴당 42.79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98달러에 비해 33.8%(10.81달러) 급등했다. 또 한은이 올해 성장률(4.0%)을 전망하면서 전제조건으로 책정한 연평균 원유 도입단가(34달러)보다도 8.79달러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원유 도입물량은 8억배럴 정도로 원유 도입단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르면 국내총생산(GDP)에서 연간 80억달러가 고스란히 사라지게 된다. 이는 올해 달러환산 GDP 총액을 약 8000억달러로 추산하면 GDP의 1% 해당하는 금액이다. 따라서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예측하면서 GDP의 변수로 가정한 환율과 수출증가율, 민간소비 등이 전망대로 움직인다고 가정할 때 원유 도입가격이 연평균 10달러 상승한다면 올해 GDP 성장률은 3.0%로 떨어지게 된다. 게다가 유가급등은 국내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그에 따른 구매력 저하와 내수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실제 GDP에는 더 큰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은 관계자는 “원유는 100%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유가 상승분은 고스란히 국외로 유출돼 GDP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면서 “고유가의 근본 원인이 중동정세의 불안과 같은 정치적 요인이 아니라 경기활황세를 보이는 중국과 인도 등의 원유수요 급등이라는 경제적 요인이 강하기 때문에 앞으로 국제유가의 급락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서울시 특별상’ 받은 이건상씨네

    ‘서울시 특별상’ 받은 이건상씨네

    100세 된 증조 할머니부터 26세 대학생까지 4대가 화목하게 살아가는 가족이 있어 화제다.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이건상(76)씨네는 가족 7명의 나이를 모두 합치면 427세나 된다. ●100세 증조모에서 26세 증손자까지 7명 100세 증조모를 필두로 이씨와 부인(74),3대인 이씨 맏아들(54)과 부인(52), 그리고 증손자(26)까지 한데 어울렸다. 올해로 45세인 이씨 셋째아들도 함께 산다. 이씨는 가정을 화목하게 꾸려나가고 사회봉사활동 등으로 주변에 귀감이 된 점이 높이 평가돼 12일 서울시 특별상을 받았다. 가정의 달을 맞아 뜻이 더욱 깊다. 특히 하왕십리 한 동네에만 61년째 살아온 ‘왕십리 토박이’로 지역에서는 잘 알려져 있다. 노모를 모셔오며 느낀 소감에 대해 묻자 이씨는 “그런 것 자꾸 캐묻지 말라.”면서 “장사를 해가며 아들 둘을 이렇게 키워주신 것만으로도 당연히 잘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자신도 역시 노인인 형편에 눈물이 겨울 정도로 노모를 극진히 보살핀다고 칭찬이 대단하다.100세 된 어머니는 지난해 11월 방바닥에서 넘어진 뒤로 노환이 덧나 거동이 아주 어렵게 됐다. 그러나 이씨는 손수 기저귀를 갈아채우고 식사를 챙겨드리는 등 노모 수발을 다른 가족에게 절대 맡기지 않고 있다. 젊은이라 하더라도 결코 쉽지 않은 정성이다. 경기도 안산에서 광복 뒤 서울로 올라와 왕십리에 정착한 선친은 71세로 작고했다. 아들 둘을 남겼으나 이씨는 “아버지에게 등록금 받아본 기억이 없다.”고 귀띔했다. 어머니 덕분에 어렵게 초·중·고교를 나왔다. 또 한번 “어릴 적 일을 뒤돌아보면 슬퍼질까 해서 그러니 부모님에 얽힌 옛 얘기를 묻지 말라.”고 다짐을 받았다. ●60여년 왕십리 토박이… 환갑넘어 ‘만학’ 한양공고를 나와 ‘배움’에 목말라 1995년부터 한양대 경영대학원, 연세대 행정대학원, 고려대 정책대학원을 잇달아 졸업하는 노익장을 보였다. 자영업을 하던 이씨는 지방의회가 출범한 91년 초대 성동구의회 의원으로 일하게 된다. 그는 그해 4월부터 95년 6월까지 재임하며 후반기 재무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98년부터 2002년엔 서울시의회 의원으로 활약했다. 그는 “2001년 예산·결산특별위원으로 지내며 38세금기동대 창설을 뒷받침하도록 예산을 통과시키고 시각장애인 점자사전을 펴내는 돈도 따내도록 도운 일이 가장 큰 보람으로 남아 있다.”고 회고했다. ●장학회·경로당 설립등 남다른 사회봉사 앞서 84년엔 왕십리2동 일심경로당을 설립해 회장을 맡아 쓸쓸하게 지내는 노인들에게 위안을 심어줬으며 “늙을수록 사회를 위해 뭔가 해야 한다.”며 함께 뒷골목 청소, 거리질서 캠페인도 펼쳤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기금을 내놓고, 지역 유지들의 성금을 모아 성동구 장학회를 만들었다. 올 3월 관내 20개 동마다 1명씩, 모두 20명에게 처음으로 결실이 돌아갔다. 그가 사회에서 은퇴한 뒤 어머니를 모시며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후손들에게 교훈으로 남기려는 뜻으로 꾸며놓은 방에 가면 거친 세파 속에서 70평생 자신에게 얼마나 ‘깐깐하게’ 살아왔는지 금방 알 수 있다. 각종 직능단체에 참여해 받은 표창장만 130여장인 데다 그동안 찍은 사진만 앨범으로 146권이나 된다. 이씨는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젊었을 때부터 사진에 취미를 들여 40년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모친 돌보는 일 때문에 짬을 내기 어렵지만 고급 카메라와 간단하게 찍을 수 있는 카메라를 몇대 지니며 촬영해, 행사에 참가한 이들에게 나눠준다.“이건상 하면 별난 사람이라는 식으로 모르는 이들이 없을 정도”라면서도 “대학원 동기회 등에서 고맙다는 뜻으로 감사패를 전해와 또 다른 보람을 느낀다.”고 되뇌었다. “첫째도 정직, 둘째도 정직입니다. 있는 얘기를 하기에도 인생은 길지 않은데 왜 거짓말로 허송세월을 합니까. 자식들이 잘 자라준 것 이상 욕심은 없어요. 자랑하는 것 같아 쑥스럽지만 손주들이 전화받을 때 ‘효심’이라고 한답니다. 구호같지만 기특하잖아요. 최근 청계천 걷기 행사에 가족 10명이 참가해서도 이 구호를 외쳤죠.”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한국 부도 위기… IMF와 상의하시오”

    강만수 전 재정경제부 차관은 8일 출간한 회고록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에서 “외환 위기 당시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김영삼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한국의 국가부도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외환위기는 ‘정책혼선’ 탓이었다고 지적했다. ●외채협상, 채권은행단 승리 1997년 11월28일 오후 2시 클린턴 대통령은 김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의 재무상태가 극도로 심각하기 때문에 빠르면 1주일 후인 다음주말쯤 부도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하고 현실적인 길은 늦어도 3일 이내에 신뢰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경제·재정 프로그램을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해 발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차관은 “서울에서 같은 해 12월19일 시작된 외채협상에서 정부 보증에 의한 만기연장이 합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98년 뉴욕에서 열린 외채협상에서 한국 대표들이 상황을 잘못 파악, 너무 쉽게 채권단의 요구를 들어줬다. 과거 멕시코나 브라질에는 국제채권은행단이 대출원금을 10∼30%씩 깎아주고 금리도 낮춰줬으나 한국은 아니었다. 외환위기 한해 전인 96년, 정부는 ‘성장률 7.5%, 물가 4.5%, 경상적자 60억달러’ 등 세 마리 토끼를 잡는다고 밝혔다. 한은도 수출이 늘어나 경상수지가 개선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강 차관은 “그해 5월 세계 7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KDI의 ‘21세기 경제장기구상’은 헛소리의 백미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96년 12월 통상산업부 차관을 맡으면서 환율상승의 시급성을 느꼈으나 재경부에 건의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당시 기업 문제에 있어 한은과 재경부는 통상산업부보다 다소 뒤처졌었다고 평가했다. 97년 3월 재경부 차관이 된 뒤 환율이 900원을 넘어가도록 그대로 두라고 한은에 요구했으나 “890원은 마지노선”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당시 재경부와 한은은 한은법 개정 문제 등으로 껄끄러운 상태였다. ●끌어안다 세금 더 넣은 제일·서울은행 국제통화기금은 제일·서울은행에 대해서는 주식을 전액 소각해 국유화한 뒤 매각이나 청산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8.2대 1로 감자(減資)를 해, 세금으로 증권투자를 보상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강 전 차관은 지적했다. 제일은행 매각은 뉴브리지캐피털에는 ‘부실이 많으면 정부에 넘기고 부실이 적으면 내가 먹는 꽃놀이패’가 되었다면서 정부가 제일과 서울은행의 퇴출에 대해 지나치게 겁을 먹어 공적자금이 더 많이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요즘 가계부 쓰기 겁나요

    요즘 가계부 쓰기 겁나요

    “얼마 사지도 않았는데 10만원이 훌쩍 넘어가니 장보러 가기가 겁나네요.” 6일 오전 집 근처 대형 할인마트를 찾은 주부 오현희(53·서울 은평구 갈현동)씨는 계산을 하려다 커피믹스와 과일을 장바구니에서 꺼내 제자리에 갖다 놓는다. 물건을 고른 뒤 얼추 계산을 해보니 예상했던 금액을 훨씬 초과했다. 오씨는 “생활필수품이 아닌 기호식품은 가급적 줄이고, 값싼 재료로 반찬을 만든다.”면서 “돈 만원으로 쓸 게 없다는 말이 요즘처럼 실감나는 때도 없다.”고 푸념했다. ●용돈 줄여 2배 오른 부식비 보충 오는 6월과 8월 택시요금과 하수도 요금까지 오른다는 소식에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통계청에서는 지난달 물가가 1년 전보다 3.2%밖에 안 올랐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곧이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과일과 야채값이 크게 오르자 날마다 1원이라도 싼 물건을 사려는 주부들의 ‘혈전’이 시장과 할인마트 곳곳에서 벌어진다. 경기침체는 이어지고, 물가는 오르는 이중고 속에서 점점 가벼워지는 서민들의 장바구니를 들여다봤다. 성동구 사근동에 사는 김지선(31·주부)씨는 3만∼4만원이던 부식비가 6개월 사이 두 배 가까이 뛰자 아예 자신의 용돈을 줄였다. 김씨는 “한 달 용돈을 30만원 정도 썼는데 물가가 오르면서 모자라는 부식비를 용돈에서 채우고 있다.”면서 “문화생활을 즐기고 공부도 하고 싶지만 먹는 문제가 우선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택시·하수도料 인상에 한숨 6일 가락시장에 따르면 2003년 4월 5만 9596원이던 15㎏짜리 참외 한 상자는 7만 7480원으로 30%나 올랐다.2㎏에 8798원이던 딸기는 1만 509원으로,14㎏ 한 상자에 3만 7307원이던 오렌지는 4만 1576원까지 올랐다. 시장 관계자는 “2003년 자몽·파인애플 등 수입과일로 많은 수익을 본 업자들이 지난해 물량을 늘려 적자를 보자 올해는 물량을 대폭 줄여 가격이 상승한 것”이라면서 “딸기나 참외는 지난 3월까지 이어진 추위 때문에 냉해를 입어 물량이 30∼40%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서민들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4일 일반택시와 모범택시의 요금을 다음달 17.5% 인상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6일에는 가정용 하수도 요금을 오는 8월 35% 올린다고 밝혔다. 상수도 사용량 30㎥ 이하는 ㎥당 120원에서 160원으로,30∼50㎥는 280원에서 380원으로,50㎥ 이상은 440원에서 580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특히 서울시는 대중목욕탕용·업무용·영업용 하수도 요금도 비슷한 폭으로 올리기로 해 연쇄 물가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부산시는 택시요금 15% 인상을 계획 중이며 하수도 요금은 9.8% 인상을 확정했다. 울산·광주·인천시도 택시와 하수도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재정경제부가 인상을 억제해 온 전기요금도 한국전력 및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의 의지가 강해 인상이 불가피한 듯하다. 담뱃값도 오는 7월부터 또 500원 오를 예정이다.2500원짜리 담배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말부터 불과 6개월 사이 무려 40%가 오르는 셈이다. 유지혜 김준석기자 wisepen@seoul.co.kr
  • 생활물가 4.9% ‘껑충’

    고유가 영향으로 물가가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생활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4.9% 올라 5%대에 육박하고 있다.4월 기준으로 보면 2001년 4월(6.4%) 이후 4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생활물가는 농축수산물의 상승과 석유값 인상 등으로 4.9% 올랐다. 생활물가는 지난해 8월 6.7%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내림세를 기록하다 지난 2월 4.9%.3월 4.5% 등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물가는 도시가스 등 공공서비스와 집세가 내려 3.1%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4월 생활물가 상승률 4.9%중 0.5%포인트가 담뱃값 인상에 따른 것”이라며 “지난 1·4분기 물가는 당초 예상보다도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사과(35.2%), 달걀(32.6%)은 큰 폭으로 오른 반면 감자(-45.2%), 정수기(-21.8%) 등이 크게 내렸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전국 30곳 투기·신고지역 대상에

    4월 전국 집값이 오르면서 서울 영등포구와 충남 천안·연기, 수원 영통 등 30곳이 무더기로 주택거래신고 또는 주택투기지역 대상에 올랐다. 국민은행이 2일 발표한 ‘4월중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주택매매가격 지수(2003년 9월 100기준)는 0.6% 올라 3개월째 오름세가 지속됐다. 집값이 오른 곳은 전국 139개 시·군·구 가운데 98곳, 보합 20곳, 하락 21곳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2%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대구 1.1%, 대전 및 충남 각 1.0%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0.8%, 단독주택 0.3%, 연립주택이 0.2% 올랐다. 아파트 규모별로는 대형 1.4%, 중형 0.7%, 소형이 0.7%로 대형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상승폭이 3월 물가대비 1.3배, 이전 2개월 전국 평균 상승률의 1.3배에 달해 투기지역 심의대상에 오른 곳은 부산 수영구, 대구 중구·동구·북구·수성구·달서구, 인천 서구, 광주 서구·광산구, 대전 중구·서구·유성구·대덕구, 울산 남구, 이천, 의왕, 포항 북구, 충남 연기, 충북 충주 등 19곳이었다.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요건(전월 대비 1.5%,3개월간 3%, 전년 평균 2배)을 충족한 곳은 서울 은평·금천·영등포, 수원 영통, 안양 동안, 안성, 충북 청원, 충남 천안, 공주, 아산, 경남 창원 등 11곳이다. 이 가운데 영통, 청원, 천안, 아산, 창원 등은 신고지역 지정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주간 물가 동향]전염병 여파 닭고기 ‘껑충’

    [주간 물가 동향]전염병 여파 닭고기 ‘껑충’

    닭고기 값이 큰 폭으로 치솟고 있다. 올봄 전염병이 돌아 씨닭(種鷄)이 줄어들고 병에 걸린 닭이 크게 늘어나면서 시장에 나오는 닭 물량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6일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 따르면 닭고기는 지난주보다 170원이 상승한 5190원을 기록다. 지난해 같은 기간(3640원)보다 무려 40% 이상 폭등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값은 전주와 같은 보합세를 보였다. 한우 목심·차돌박이·양지는 3100∼3450원, 돼지 삼겹살·목심은 1200∼1430원에 거래됐다. 정창락 하나로클럽 축산 담당 바이어는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던 지난 3월 환절기에 양계장에 전염병이 돌아 많은 닭들이 폐사하거나 병이 드는 바람에 닭의 생육상황에 좋지 않아 판매 물량이 달리고 있는 것이 닭값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추·대파를 제외한 채소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산지 출하량이 늘어나고 있는 풋고추·애호박·백오이·양파는 지난주보다 200원·200원·50원·400원이 떨어진 400원,700원,350원,20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에 비해 산지 물량이 크게 줄어든 배추와 대파 등은 소폭 올랐다. 배추는 전주보다 300원이 오른 1700원, 대파는 200원이 상승한 850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2100원·1200원)에 비해서는 훨씬 싼 편이다. 무와 상추, 감자는 보합세를 보여 지난주와 같은 990원·300원·2300원에 마감됐다. 과일 가격도 소폭 떨어지거나 보합세를 보였다. 제철을 맞고 있는 딸기와 참외, 토마토는 500원·4400원·60원이 하락한 4300원,1만 3500원,320원에 거래됐고, 사과·배는 전주와 같은 6300원·3만 3900원에 마감됐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환율 900원대 나쁘기만 한가] 유가등 수입비용↓ 소비자 구매력↑ ‘득’될수도

    [환율 900원대 나쁘기만 한가] 유가등 수입비용↓ 소비자 구매력↑ ‘득’될수도

    환율이 세 자릿수로 떨어진 게 그렇게 나쁜가. 언론들은 일제히 ‘충격’과 ‘우려’라는 표현 속에 경제성장에 ‘마이너스’로 작용한다고 요란스럽게 떠들었다. 그러나 곰곰이 따져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물론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된다. 수출대금 1달러를 받았을 때 환율 2000원과 1000원의 차이는 확연하다. 그러나 모두가 피해자는 아니다. ●수출에 미치는 실제 영향은 작다 사실 대기업들은 올해의 평균치 환율을 이미 900원대로 보고 경영전략을 짰다. 환율 1000원선이 붕괴됨에 따라 수출시 ‘초과 이익’은 줄겠지만 당장 손해가 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시장에서 ‘가격 선도자’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환차손만큼 가격을 올려 손해를 만회할 수도 있다. 현오석 무역연구소장은 “5대 그룹의 수출비중은 우리나라 전체의 32%이고 이들이 만드는 자동차, 휴대전화, 반도체, 컴퓨터, 선박 등 5대 폼목의 비중은 44%에 이른다.”며 “환율인하가 수출 총액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출금액이 100만달러 미만인 3만 5000여 중소업체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이들은 ‘가격 선도자’도 아니고 환율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여유도 없다. 하지만 금액면에서는 전체 수출의 2%에 불과하다. 따라서 환율 1000원선이 붕괴됐다고 우리나라 수출 전체에 타격을 주고 경제성장이 후퇴한다는 식의 ‘평면적 분석’은 이제 맞지가 않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실업문제가 야기될 수 있으나 이는 정책적 선택으로 대처할 문제다. 우리나라의 기술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진보했다면 환율은 떨어질 수도 있다. 중소기업도 환율이 아닌 경쟁력으로 승부할 기회다. ●소비자에겐 득이 될 수 있다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가 연간 300억달러 이상 흑자를 내는 상황에서 환율인하는 당연한 결과다. 달러가 넘쳐나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는 올라가고 원·달러 환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막으려면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300억달러어치 이상의 원화를 찍어내면 단기적으로 환율을 유지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시중에 불필요하게 공급된 통화이기에 한국은행은 다시 통화안정채권을 발행, 시중자금을 거둬들여야 한다. 그러나 채권물량이 늘면 시중금리는 오르게 된다. 조원동 재정경제부 정책기획관은 “환율을 막다 보면 금리가 올라가는 등 다른 쪽에서 구멍이 생기게 된다.”며 “결국 기업과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만 늘어 투자와 소비의 감소로 경기후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기가 좋을 때 환율 고수를 위한 일시적인 시장 개입은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인 최선책은 아니라는 것. 소비자 입장에서도 환율 인하가 불편한 것은 아니다. 해외여행을 하거나 외국에 돈을 부치는 사람은 부담이 줄어서 반길 일이다. 수입 가격이 떨어져 내수업체들은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고 소비자들도 싼 제품을 접할 기회가 늘게 된다. ●내국인의 해외투자 길 넓혀야 환율안정을 위해 국내에 넘치는 달러화를 줄여야 한다. 수출을 막을 수는 없기에 가급적 자본수지 흑자를 균형쪽으로 맞춰야 한다. 외환보유고가 많을수록 좋다는 인식도 버려야 한다. 대신 내국인이 해외자산을 보유하거나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재정경제부 등이 해외 자녀를 위한 주택구입 허용 등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中위안화 절상 대비·내수침체 우려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세 자릿수를 유지했으나 외환당국이 과거처럼 공격적으로 대응하지는 않아 외환정책에 변화가 있는지 주목된다. 외환당국은 26일 시장에 개입, 환율 급락을 막기는 했다. 그러나 추가적인 환율 하락을 점치는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큼의 적극성보다는 다소 유연성을 보였다. 재경부 관계자는 “시장이 당국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달러화 선물 매도가 지나친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러면서도 환율의 세 자릿수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환율 1000선 붕괴가 ‘위기’인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다.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흑자로 인한 환율 하락 요인 이외에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는 뜻이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기술 진보가 미국이나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앞섰다면 환율 하락은 정상적이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국제수지가 균형을 이룬 지난 1993년을 적정환율의 기준으로 삼는 것도 재고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93년을 전후해 국제수지가 적자였던 점을 감안하면 물가를 감안한 ‘실효환율’은 과대평가됐을 수 있으며 지금의 환율 하락세는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것. 외환당국이 보는 원·달러 실효환율은 1015∼1050원이다. 정부의 이런 진단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지나치게 과민 반응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를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설’과도 맞물린 것으로 봤다. 시장이 오는 5월초 위안화 평가절상을 대세로 받아들이면서 달러화 매도가 이어져 원·달러 환율 하락의 주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 1000원 붕괴를 놔둔 것은 다음달로 예상되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여부 결정에 대비한 것이라고 본다. 중국이 평가절상을 하지 않으면 환율은 다시 네 자릿수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며, 평가절상을 하더라도 달러화의 약세 속도가 떨어져 외환시장은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환율 방어에 적극 나서지 않는 이면에는 현재의 경기동향도 무관치 않다. 달러화의 선물매도에 발권력을 동원하면서 개입할 경우, 후유증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통안증권 발행으로 이어져 정부의 이자부담 증가는 물론, 시중금리를 높이기 때문에 내수가 불안한 상황에서는 꺼내들기 위험한 ‘카드’라는 지적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금융시장 “한·중·일 달러 파나” 촉각 원·달러 환율의 하락 여파로 원·엔 환율에도 비상이 걸렸다. 원·엔 환율은 구조적으로 종속변수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이 엔·달러 하락폭보다 크면 원·엔 환율은 떨어진다. 엔·달러 하락폭이 크면 반대다. 현재 환율로 보면 원·엔 환율 하락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원·엔 환율 하락은 긍정·부정적인 측면을 다 갖고 있어 대응하기에 따라 다르다. 수출기업에는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다. 국내 수출 품목의 70% 이상은 미국 등 제3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해야 한다. 따라서 수출상품 가격이 일본 상품가격보다 높아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 반면 일본으로부터 자본재 수입 비중이 큰 기업들은 유리한 편이다. 휴대전화나 반도체업종의 경우 핵심 부품을 일본에서 구입해 수출하는 경우에는 가격비용을 줄일 수 있다. 연간 20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나쁜 것만도 아니라는 얘기다. 내수위주의 기업들에도 사정은 비슷하다. 일본 부품을 값싸게 들여와 국내에서 팔 경우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원·엔 환율도 하락 지속될듯 미국의 달러가 약세기조를 지속하면서 한국 중국 일본 타이완 등 동북아 4국의 외환보유액 규모에 국제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각국이 보유한 달러를 대거 매물로 쏟아낼 경우 국제금융시장이 엄청난 회오리에 휩싸일 가능성 때문이다. 물론 국제금융시장이 미국 주도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달러의 대량 매도나 통화별 구성 변경 등은 일어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외환보유액이 워낙 커 폭발력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일본이 8377억 달러로 가장 많다. 다음은 중국(6591억 달러), 타이완(2511억 달러), 한국(2054억 달러) 순이다. 이들 4개국의 외환보유액이 모두 달러표시 자산은 아니지만 달러로 환산할 때 1조 9533억 달러어치나 돼 전 세계에 유통되는 달러(2004년말 현재 3조 8951억달러)의 절반에 이른다. 이 돈의 절반 이상을 미국 국채(발행규모 2조 달러)를 사들이는 데 쓰고 있다. 한은은 한·중·일의 외환보유액의 통화별 구성은 각 나라의 수입결제 통화 비중으로 추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근거로 할 때 일본은 달러화 69.5%, 엔화 23.8%, 유로화 4.6%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대외지급준비금에서 달러 비중을 점차 줄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로 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중 달러자산 비중도 2003년 83%에서 2004년 76%로 7%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달러 자산 비중을 60%대 초반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달러약세로 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 미 국채나 달러표시 채권을 많이 가진 국가들은 달러 보유에 대한 평가손실을 우려해 보유 비중을 줄이려 할 수밖에 없다. 세계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동북아시아의 ‘큰손’들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환율하락으로 달러보유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더라도 이를 기타통화로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의 돌발적인 움직임에 발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달러 보유가 절대 필요하다.”며 “최근 미국이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위해 무역관세 보복 조치 등의 카드를 흘리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美 FRB 금리인상 ‘진퇴양난’

    미국의 인플레이션 위험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금융당국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자니 경기침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는 20일(현지시간)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보다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에너지와 식품 등 가격변동이 심한 제품을 제외한 ‘근원CPI’도 예상치보다 2배 높은 0.4%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 2002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까닭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난감해하고 있다. 인플레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올려서 이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올해들어 소비자신뢰지수가 떨어지고 소비가 위축되는 등 경기침체 조짐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경우 경기침체를 가중시킬 위험이 높다.FRB는 이날 발표한 경기보고서 ‘베이지북’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여러 지역에서 강해지고 있다.”면서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기는 하지만 에너지가격 상승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1일 “FRB는 인플레 고조와 경제성장 저하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상당수 전문가들은 결국 FRB가 금리 인상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의 시장분석가인 헨리 카우프먼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인플레 때문에 금융정책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라면서 “근원CPI가 한번 더 0.3% 이상 상승한다면 FRB는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서울이야기] 거듭나는 뚝섬 ‘서울숲’

    [서울이야기] 거듭나는 뚝섬 ‘서울숲’

    뚝섬에서는 지금 뭔가 특별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5월이면 푸른 도시 서울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명물인 ‘서울숲’이 뚝섬에 태어난다.‘서울숲’이 조성되는 뚝섬은 한강과 중랑천이 합치는 범람지역에 인공제방을 쌓아 침수지가 주택 및 공장지대로 바뀐 곳이다. 고려시대에는 호랑이가 나타나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혀 강감찬 장군이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태조임금의 매 사냥터로 자주 찾던 전관평(箭串坪)으로, 군의 무예검열장과 큰 깃발을 설치했으며 봄·가을로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뚝섬은 깃발의 이름인 ‘독(纛)기’에서 유래해 ‘독도’ 또는 ‘독백(禿白)’으로 불려오다 ‘뚝섬’이라고 불렸으며, 도성민(都城民)들이 여가를 즐기던 곳이기도 했다. 근대에 와서는 1908년 서울 최초의 정수장인 뚝도정수장이 자리잡았으며,1940년 뚝섬유원지,1954년 서울경마장,1986년 체육공원 등으로 변천해왔다. 그 밖에도 뚝섬나루터는 한강 뱃길의 길목으로 물물교환이 분주했던 곳으로, 조세로 거둔 곡식을 나르는 세곡선(稅穀船)이 드나들고, 사람과 물자가 강남·북을 오가던 곳이다. 또한,1960∼1970년대 교통이 불편하던 시대에는 바닷가로 피서를 떠날 수 없었던 서민들이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놀이를 했던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의 뚝섬 일대는 서울의 도심부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35만평 대규모의 미개발지로 최근 서울시 청사 건립, 돔구장 건설, 문화관광타운 조성 등 여러가지 개발계획이 추진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들 계획을 모두 백지화하고 시민을 위한 대규모의 ‘숲’ 조성에 들어가 현재 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있다. ●도심속 서울 숲 이렇게 태어났다 서울시는 성수동에 위치한 ‘서울숲’ 조성을 위해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2003년 3월 기본계획안을 결정하고, 이를 발전시켜 2004년 2월 최종설계안을 확정했다.2004년 4월에 본공사를 착공한 후 1년만인 오는 30일 완공된다.‘자연과 함께 숨쉬는 생명의 숲, 시민이 함께 만드는 참여의 숲, 누구나 함께 즐기는 기쁨의 숲’을 강조하고 있다. 숲은 ‘수풀’의 준말로서, 숲에는 나무만 있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으나 그 안에는 많은 풀과 여러 가지 동물들도 함께 살고 있다. 따라서 ‘자연과 함께 숨쉬는 생명의 숲’ 개념은 ‘서울 숲’이 생물을 부양하는 생명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녹지, 또는 공원이라는 말을 두고 왜 꼭 숲이어야 하나. 숲이란 나무가 무성하게 들어찬 곳으로서, 녹지(풀이건 나무건 식물로 덮여 있는 토지)보다 좁은 의미의 말이다. 한편 도시공원은 자연경관의 보호와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생활의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조성한다. 이처럼 공원은 시민의 이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안에 도로 또는 광장, 놀이시설, 운동시설, 야외음악당, 주차장 등 다양한 시민이용시설이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이러한 시설면적을 제외하고 공원에 조성된 녹지에는 대개 잔디밭 또는 꽃밭 등이 들어서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숲을 찾아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올림픽공원에는 숲이 얼마나 있을까. 가보면 광대하게 펼쳐진 잔디밭과 체육시설에 감탄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무가 무성하게 들어찬 숲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처럼 도시공원에서조차 숲은 흔치 않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생물 부양효과, 도시 열섬 완화효과, 수자원 함양효과, 대기오염 저감효과 등 다양한 측면에서 숲이야말로 풀밭에 듬성듬성 몇그루 나무가 서 있는 보통의 녹지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가장 가치 있는 지역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도시 외곽의 산에 있는 숲, 다시 말해 산림은 많지만 평지 숲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대규모 숲이 평지에, 그것도 도심 한가운데 조성된다는 사실은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생명의 숲 조성을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는 우선 크고 높게 자라는 나무를 심어 울창한 숲을 조성했다. 숲이 생태적으로 건강하도록, 그리고 아름답게 돋보이도록 숲을 관통해 흐르는 물길과 연못 등 물의 공간을 적극적으로 조성했으며, 다양한 생물이 살아갈 터전을 만들었다. 여기에다 풍부한 녹음 속에서 나무와 꽃의 계절적 변화와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고, 촉감과 향기 등 작고 사소한 발견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감성적 공원이 되도록 하였다. 이와 함께 바닥포장재를 물이 잘 스며드는 자연재료로 하고, 공원 내 모든 건물의 옥상을 녹화하였으며, 지열과 태양열을 활용한 냉난방시스템과 태양열 조명을 도입하는 등 자연에너지 활용에도 공을 들였다. 숲은 정부 주도 하에 추진된 그동안의 공원 조성과는 달리 계획과정에서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이 참여하고, 다양한 시민계층의 기부금으로 조성됐다. 시민들의 자원봉사로 관리된다. 참여의 숲인 셈이다. 실제로 사업추진과정에 다양한 전문가집단과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참여했다. 서울그린트러스트는 시민의 참여와 봉사를 바탕으로 하는 비영리 민간 환경운동단체로서, 도시화와 산업화로 회색도시가 되어버린 서울시에 녹색생명을 불어넣고, 다음 세대를 위하여 시민 1인당 녹지 1평을 늘리는 그린트러스트 운동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2004년까지 총 4회의 시민 나무심기행사를 개최했고, 총 1만 3860평에 4만 7892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개인·가족·모임·단체·기업 등의 자발적인 참여로 서울트러스트기금 28억원이 모금됐다.‘서울숲’ 조성 후의 관리도 서울그린트러스트와 함께 하는 방안이 현재 검토되고 있다. ‘기쁨의 숲’ 개념은 서울시민의 일상적 문화를 담는 장소로 조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이 어우러져 도심에서 한가로이 휴식하는 곳, 생활주변에서 예술체험이 이루어지는 곳, 시민들이 사시사철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서 일상의 기쁨을 체험하는 숲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 미리 가본 서울숲 ‘서울숲’은 구역별 토지여건과 주제에 따라 문화예술공원, 생태숲공원, 체험학습원, 습지생태원, 한강수변공원 등 모두 5개 구역으로 구분, 조성됐다. 이제부터는 상상의 나래를 펴고,‘서울숲’을 한번 둘러보기로 하자. #문화예술공원 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내려 5분 정도 울창한 가로수 길을 걸으면 별안간 시야가 시원하게 열린다.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높다란 나무 장막 사이로 넓은 광장이 보이고, 광장 끝에서 저 멀리 응봉산 자락까지 끝없이 펼쳐진 듯한 잔디밭이 응봉산을 배경으로 한 눈에 들어온다. 광장을 지나 과거 골프장 잔디밭을 활용해 조성한 가족 피크닉장으로 들어서면 두 개의 응봉산과 접하게 된다. 하나는 진짜 응봉산이고 또 하나는 장방형 연못에 비친 응봉산이다. 연못에 비친 응봉산이 시들해져 눈을 돌리면 이번엔 나무 장막 사이로 좁게 느껴졌던 잔디밭이 사방으로 넓게 퍼지면서 우리를 반긴다. 다시 멀리 두었던 시선을 거두고 귀를 기울이면 졸졸 자연스럽게 흐르는 시냇물이 시선을 잡아당긴다. 시냇물 소리와 넓은 잔디밭을 통과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가롭게 한참을 거닐다 보면 숲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던 또 다른 세상과 만나게 된다. 이번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장대한 연못이다. 물의 세상이다. 이쯤 오면 분위기도 무르익고, 흥도 나니 한 박자 쉬어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공원레스토랑에서 시원한 차를 마시면서 걸어온 길이나 걸어온 인생길을 습지식물과 분수가 어우러진 예쁜 연못 너머로 되짚어 보는 것만으로도 이곳에 온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문화예술공원에서는 시간과 장소별로 흥미롭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제공되기 때문에 다양한 이벤트를 자유롭게 이용하고 참여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장식화단에서는 봄꽃축제가, 스케이트파크에서는 X-Game 대회·인라인스케이트 및 자전거교실이, 가족마당에서는 민속놀이가, 야외무대에서는 각종 문화예술공연이, 숲속의 빈터에서는 바둑과 장기대회가, 숲속 산책로에서는 추억 만들기 사진촬영 대회가 각각 개최된다. 그리고 체육시설에서는 체육대회가, 열린 아틀리에에서는 청소년 사생대회가 개최된다. 지름길로 오느라 못 들러본 장식화단, 야외공연장, 숲속 쉼터, 야생초화원, 숲속 갤러리, 사슴우리, 숲속 놀이터 등은 돌아가는 길에 들러리라 다짐을 하면서, 가던 길을 계속 가보자. 그런데 레스토랑에서 나오니 길이 세 갈래로 갈라져 어디로 가야 할지 갑자기 난감해진다. #생태숲공원 레스토랑에서 나와 사방을 둘러보면 서쪽으로 곧게 뻗은 길이 먼저 우리를 유혹한다. 이 길을 곧장 걸어가면 터널을 지나게 되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오면 사방이 억새밭인 언덕 위에 서게 된다. 언덕에서 바라본 광경은 장관이다. 길게 뻗은 전망보행교를 제외하고는 온통 자연이다. 저 멀리 강남의 빌딩 숲과 발 아래 울창한 숲, 이 두 가지 서로 다른 경관이 섞이지 못하도록 푸른 한강물이 선명하게 갈라놓고 있다. 강변북로에 접해 있으면서도 강변북로를 따라 전 구간에 5∼7m 이상의 흙을 돋우고 장대한 나무를 심어 도로 소음도 신경에 거슬리지 않는다. 전망보행교를 반쯤 건너 숲 중앙에 이르면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또 다른 풍경이 눈 아래 펼쳐진다. 이번에는 자연이 살아있는 연못이다. 잠자리·나비가 우리의 눈을 바쁘게 하고, 개구리 합창이 도시 소음에 찌든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한다. 아마 저 멀리 갈대밭 사이로 연신 머리를 처박는 청둥오리는 식사 중인 모양이다. 운이 좋다면 겁먹은 표정으로 잠시 물가에서 물만 먹고 숲으로 도망치는 노루나 고라니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쯤 되면 쌍안경과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체험학습원 이번에는 공원 레스토랑 앞 세 갈래 길에서 남쪽으로 길을 잡아 문화예술공원의 사슴우리와 숲속놀이터를 지나고 다시 가파른 오솔길을 올라서면 숲 사이로 용비교와 뚝섬길을 잇는 도로가 길게 보이고, 이제야 이 언덕과 숲이 도로 위를 덮어 조성된 것임을 알게 된다. 언덕을 내려서면 이번에는 인간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에 다다른다. 과거 정수장 시설을 개조해 만든 체험학습시설을 둘러볼 수 있다. 작은 시냇물을 따라 갤러리정원을 거쳐 나비온실, 그리고 주제별로 각종 풀과 꽃을 모아 놓은 정원과 야생의 풀과 꽃만 모아 놓은 정원 등이 제각각 발길을 붙잡을 것이다. 이곳에서는 청소년 미술작품축제, 나비축제, 곤충교실 등 체험학습이 이루어질 예정이므로, 아이와 함께 오면 즐거움이 두배가 될 것이다. 이곳을 다 둘러본 뒤 여유가 있다면 길을 반대방향으로 틀어 남쪽에 조성된 지킴이 숲을 방문, 서울이 고향인 나무와 서울시 각 자치구의 상징나무를 둘러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 습지생태원 아까 머물렀던 공원레스토랑에서 이번엔 북쪽으로 가보자. 개울과 나란히 구불구불 이어지는 울창한 숲 속 길을 걸어가노라면, 철마다 정성스레 가꾸어 놓은 예쁜 꽃밭이 우리를 반긴다. 어느덧 마주친 터널을 지나면 이곳부터는 습지생태원이다. 터널에서 나와 숲속 길을 조금 더 걸어가면 또 다른 연못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지금까지 만났던 연못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유수지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흔히 보던 유수지와는 전혀 다르다. 인접한 중랑천 철새보호구역의 새들이 즐겨찾는 습지식물과 새들의 낙원이다. 여기에서는 환경놀이터와 야외자연교실을 거쳐 조류관찰대를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입구의 관리소에서 허락한다면, 습지초화원(습지에서 자라는 풀과 꽃을 모아 심어 놓은 곳)과 정수식물원(물 속에 뿌리를 두고 물 위로 자라는 식물이 있는 곳)도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다. #한강수변공원 생태숲공원 바람의 언덕에서 시작된 전망보행교를 따라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거나 산책하면서 생태숲공원을 가로질러 강변북로를 넘어가면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넓은 강변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시간과 여유가 허락된다면, 선착장으로 내려가 유람선을 타거나 수상스포츠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 ■ 서울 숲 개장을 기다리며 이제 5월이 되면, 옛날 옛적에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함께 살다가 환경오염 등으로 우리 곁을 떠났던 사슴·노루·고라니·원앙·청둥오리 등이 다시 돌아와 주인이 되는,‘생명의 숲, 참여의 숲, 기쁨의 숲’이 지하철 2호선 뚝섬역 5분 거리에 모습을 드러낸다. ‘서울숲’은 서울의 중심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는 청계천 수변공원을 따라, 분당·강남에서는 탄천·양재천을 이용하여, 그리고 방화·난지지구 등 한강의 어느 곳에서든 자전거·인라인스케이트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시민들이 모이는 중심이 될 전망이다.‘서울숲‘은 뉴욕의 센트럴파크, 런던의 하이드파크와 함께 한국의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세계적 공원으로 남게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 ‘서울숲’과 같은 숲이 서울에 더 많이 만들어져 푸른 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조용현 서울시정개발연구원·도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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