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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럭비 역사에 ‘1승’ 쓰다

    女럭비 역사에 ‘1승’ 쓰다

    “한국 여자럭비대표팀이 2일(현지시간) 인도 푸네에서 끝난 국제럭비위원회(IRB)-아시아럭비협회(ARFU) 아시아여자 7인제대회에서 사상 첫 승을 거뒀다. 12개국이 3개조로 나뉘어 치러진 대회 조별리그에서 홍콩·카자흐스탄·인도에 3연패를 당한 한국은 순위결정전에서 라오스를 17-12로 꺾고 ‘역사’를 썼다. 이어진 이란과의 9~10위 결정전에서는 선취득점을 하고도 종료 직전 트라이를 내줘 5-7로 져 최종 10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해 공개선발전을 통해 꾸려진 대표팀은 공식경기 9연패 뒤 1승으로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렇게 ‘간단하게’ 썼을 것 같다. 혹은 지면에 실리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럭비대표팀이 아니었다면. 남들은 한번 이긴 게 뭐 그리 대단하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난 5개월간 ‘1승’만을 보고 달려온 여자럭비팀에게 이건 엄청난 사건이다. A매치는 두근거렸다. 1일 조별리그에서 만난 홍콩, 카자흐스탄에는 예상대로 깨졌다. 하지만 우리는 끈질겼고 악착같았다. 트라이를 6~7개 내줬지만 우리는 한 달 전 중국 지역대표한테도 54-0으로 졌던 팀이었다. 만만하게 봤던 인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마저 진 건 원통했지만 결과적으로 인도는 탄탄한 팀이었다. 2일 순위결정전에 나서는 마음은 비장했다. 1승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엄청난 부담을 갖고 라오스전에 임했다.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에 나섰던 김아가다가 트라이 2개, 주장 민경진이 트라이를 보태며 17-12로 역사상 첫 승리를 챙겼다. 우리는 두 팔을 뻗고 “이겼다.”를 외쳤지만 막판까지 쫓긴 탓에 기쁨보다는 안도감이 컸다. 그리고 이어진 이란과의 9~10위 결정전. 15인제 럭비 못지않은 육탄전이었다. 팽팽한 경기가 이어진 탓에 전·후반 7분씩이 무한하게 느껴졌다. 전반에 민경진이 트라이를 먼저 찍어 앞섰다. 후반 들어 급격히 체력이 떨어졌다. 발목에 납덩이를 단 듯 발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결국 경기종료를 30초 남겨두고 트라이를 찍혔다. 보너스킥까지 들어가 7점을 내줬다. 5-7 패배. 믿고 싶지 않았다. 종료 휘슬이 울리고 그라운드를 나오자 거짓말처럼 비가 쏟아졌다. 비와 땀과 눈물이 범벅이 됐다. 촉촉한 눈가를 감출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분한 마음까지는 숨길 수 없었다. 아무도 말이 없었다. 1승을 거둔 기쁨보다는 2승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더 컸던 탓이다. 약 5개월간의 불꽃 투혼(!)이 결실을 봤지만 또 한없이 부족하고 찝찝한 마음이 든다. 어쨌든 올해 여자럭비팀의 일정은 끝났다. ‘끝’이라는 게 실감이 안 난다. 참 많이 힘들었고 또 행복했다. 앞으로 무럭무럭 성장할 대표팀의 작은 디딤돌이 됐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당분간은 운동 생각 없이, 몸 걱정 없이 즐기고 마시고 싶다. 브라보, 2011 여자럭비대표팀. 푸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日 넘은 한국 “中꺾고 결승 간다”

    日 넘은 한국 “中꺾고 결승 간다”

    이제 한 고비를 넘었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23일 중국 우한에서 계속된 아시아선수권 8강전에서 일본을 잡았다. 86-67 대승이었다. 사실 불안요소가 많았던 경기였다. 이틀 전 이란전 패배 여파가 남아 있었다. 양동근이 결장하고 하승진-오세근도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반면 일본은 끈끈하고 세밀한 패턴 활용이 돋보이는 팀이다. 자칫 경기가 말릴 경우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갈 수도 있었다. 이런 경기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준비를 잘했다. 선수단 전체 사기가 죽지 않았다. 이란에 진 뒤 오히려 정신력을 다잡았다. 전날 준비했던 수비 전술도 잘 먹혔다. 전날 한국 선수단은 상대 주포 가와무라 다쿠야를 잡기 위한 동선을 여러 차례 반복 숙지했다. 이날 타쿠야는 3득점 3리바운드로 부진했다. 에이스가 막힌 일본은 이렇다 할 공격 활로를 찾지 못했다. 기본 전력과 조직력 그리고 정신력에서도 모두 한국이 한 수 위였다. 한국은 문태종이 17점 6리바운드, 조성민이 13점으로 활약했다. 골밑에선 하승진이 14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제 관건은 24일 열리는 중국전이다. 사실상의 결승으로 봐도 무방하다. 대회 3연패를 노리던 이란은 8강 요르단전에서 84-88로 패했다. 5~8위전으로 떨어졌다. 중국만 잡으면 우승까지 가능한 상황이 됐다. 그러나 쉽지 않다. 중국의 평균 신장은 2m02. 베스트5를 모두 2m대로 구성할 수 있다. 골밑과 외곽 모두 높고 빠르다. 거기에 애매한 심판 판정 문제도 극복해야 한다. 허재 감독은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강하게 부딪쳐 보겠다.”고 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우한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프로야구] 뒷심 붙은 롯데, 닷새만에 2위 탈환

    [프로야구] 뒷심 붙은 롯데, 닷새만에 2위 탈환

    롯데가 닷새 만에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선두 삼성은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매직넘버’를 7로 줄였다. 롯데는 20일 사직에서 열린 프로야구에서 타선의 응집력으로 SK의 막판 추격을 5-4로 힘겹게 따돌렸다. 플레이오프(PO) 직행 티켓이 걸린 2위 싸움의 한복판에 선 롯데는 중대 고비인 SK와의 3연전 첫머리를 승리로 장식, SK를 3위로 끌어내리며 5일 만에 한 경기 차 2위에 올랐다. 롯데는 3-3으로 팽팽히 맞선 6회 선두타자 이대호의 안타와 홍성흔의 2루타, 강민호의 고의볼넷으로 맞은 무사 만루에서 대타 박종윤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달아나고 황재균의 유격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 홍성흔이 홈을 밟아 승기를 잡았다. SK는 9회 4-5 한점 차로 따라붙은 뒤 1사 만루의 찬스를 이어 갔으나 상대 마무리 김사율을 공략하는 데 실패했다. 한편 투구 밸런스가 무너져 2군에서 구슬땀을 쏟아온 SK 에이스 김광현은 3-5로 뒤진 8회 등판했다. 5타자를 상대로 1안타 2볼넷 1폭투로 제구력이 불안했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김광현의 등판은 지난 6월 23일 광주 KIA전 이후 89일 만이다. 김광현의 투구수는 22개(스트라이크 11개·볼 11개)였고 최고 구속은 149㎞로 좋았다. 삼성은 대구에서 연장 11회 2사 3루에서 페르난도의 시즌 첫 끝내기 폭투로 두산에 6-5로 신승했다. 이로써 14경기를 남긴 선두 삼성은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매직넘버를 7로 줄였다. 매직넘버는 1위팀이 경쟁팀들이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해도 자력으로 우승할 수 있는 승수다. 삼성은 앞으로 5할 승률만 거둬도 5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직행한다. LG는 잠실에서 주키치의 역투를 앞세워 넥센을 2-0으로 일축했다. LG는 최근 3연패와 넥센전 6연패를 한꺼번에 끊었다. 선발 벤저민 주키치는 8이닝 동안 7안타 4볼넷을 내줬지만 삼진 5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10승 고지를 밟았다. LG는 4위 KIA에 8경기 차로 뒤져 있다. 남은 12경기에서 전승을 해도 KIA가 7경기에서 2승만 보태면 LG의 ‘가을 야구’의 꿈은 완전히 물거품이 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프로야구] ‘기록제조기’ 이대호 3년 연속 100타점

    [프로야구] ‘기록제조기’ 이대호 3년 연속 100타점

    이대호(롯데)가 역대 3번째로 3년 연속 100타점 고지에 우뚝 섰다. 이대호는 14일 대구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에서 7회 좌익선상 2루타로 타점 1개를 보탰다. 이로써 올 시즌 100타점을 작성한 이대호는 2009년부터 100타점-133타점-100타점을 기록해 ‘해결사 본색’을 유감없이 뽐냈다. 종전에는 삼성의 이승엽(오릭스)이 1997~1999년 3년 연속, 두산의 타이론 우즈가 1998~2001년 4년 연속 100타점을 달성했다. 그러나 롯데는 삼성에 5-8로 졌다. 선두 삼성에 6.5경기 차로 벌어진 2위 롯데는 3위 SK에 1경기 차로 쫓겼다. 삼성의 오승환은 8-5로 앞선 9회 등판해 1안타 무실점으로 봉쇄, 42세이브째를 올렸다. 또 연속 경기 세이브를 20경기로 늘려 일본의 사사키 가즈히로(전 요코하마)가 보유한 아시아 연속 경기 최다 세이브에 단 2경기 차로 다가섰다. 삼성은 1회 11타자가 나서 7안타를 폭죽처럼 터뜨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김상수의 2루타와 박한이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삼성은 곧바로 박석민의 2점포가 작렬하며 단숨에 3-0으로 앞선 뒤 계속된 1사 2·3루에서 연속 3안타가 이어져 6-0으로 달아났다. 한화는 대전에서 23안타를 연쇄 폭발시키며 KIA를 18-7로 대파했다. 한화는 올 시즌 처음이자 통산 6번째로 선발 전원 안타와 전원 타점의 진기록을 작성했다. 한화는 2-1로 앞선 3회 선발 로페즈와 구원투수 양현종을 장단 8안타로 두들기며 대거 8득점해 승기를 잡았다. 지난 9일 두산전에서 조기 강판된 로페즈는 이날도 2와 3분의1이닝 동안 7안타 6실점의 수모를 당했다. 3회 구원 등판한 양현종도 3분의2이닝 동안 4실점으로 부진했다. 4위 KIA는 롯데에 2경기 차를 유지했다. 4강 경쟁에서 사실상 탈락한 뒤 서울의 맹주 자리를 놓고 ‘그들만의 리그’를 펼친 LG-두산의 잠실 경기에서 LG는 주키치의 역투를 앞세워 12-7로 이겼다. 3연패 사슬을 끊은 LG는 6위 두산에 1경기 차로 앞서며 5위를 지켰다. 선발 주키치는 6과 3분의2이닝 동안 6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호투하며 9승째를 챙겼다. 이병규(9번)는 1회 2루타, 7회 2타점 적시타 등 2안타를 추가해 1700안타 고지에 올라섰다. 통산 8번째. SK는 문학에서 넥센에 8-7로 역전승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일본통신] 이승엽 연이틀 대포…2년만에 두 자리 수 홈런

    [일본통신] 이승엽 연이틀 대포…2년만에 두 자리 수 홈런

    이승엽(35. 오릭스)이 연이틀 홈런을 쏘아 올리며 시즌 10호 홈런을 기록했다. 11일 호토 필드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1루수로 출전한 이승엽은 7회말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대망의 두자리수 홈런을 기록했다. 올해 이승엽의 두자리수 홈런은 지난 요미우리 시절인 2009년(16홈런)이후 2년만이다. 이로써 이승엽은 2경기 연속 홈런, 그리고 개인 커리어 사상 500홈런에 22개를 남겨두며 시즌 막판 물오른 타격감각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오릭스는 세이부에 5-10으로 패하며 9연승 이후 1무 포함 3연패를 기록, 퍼시픽리그 3위 자리를 라쿠텐에게 내주며 4위로 내려 앉았다. 올 시즌 이승엽이 기록한 10호 홈런은 비록 부진한 가운데서 쏘아 올린 홈런이긴 했지만 그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극심할 정도의 투고타저 시즌이 지속되고 있는 리그 특성상 두자리수 홈런을 기록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까지(11일 기준) 퍼시픽리그에서 두자리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모두 14명이다. 투고타저는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벌써 시즌 39호 홈런을 폭발하고 있는 나카무라 타케야(세이부)를 포함, 많은 타자들이 장타력을 뽐내고 있지만 예년과 비교해 장타가 급감했다. 올해 현재까지 퍼시픽리그에 소속된 팀의 홈런수를 모두 합치면 376개다. 이중 11%의 홈런을 터뜨리고 있는 나카무라(세이부, 39개)를 제외 하면 20홈런 타자는 단 한명(마츠다 노부히로 20개)뿐이다. 그 뒤를 차세대 일본프로야구 홈런왕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는 나카타 쇼(니혼햄, 14홈런), 최근 3년연속 3할-20홈런을 기록했던 세이부의 나카지마 히로유키(13홈런)가 뒤를 잇고 있다. 그야말로 홈런타자가 실종돼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각 팀내 두자리수 홈런타자도 찾기가 힘들다. 세이부 라이온스 3명(나카무라, 나카지마, 페르난데스), 니혼햄 3명(나카타, 호프파워, 이토이), 소프트뱅크 4명(마츠다, 마츠나카, 우치카와, 알렉스 라미레즈), 라쿠텐 1명(야마사키), 지바 롯데 0명, 오릭스 3명(T-오카다, 아롬 발디리스, 이승엽) 으로 총 14명이다. 반발력이 떨어지는 공인구, 그리고 태평양처럼 넓은 스트라이크 존 등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두자리수 홈런을 기록중인 타자는 홈런타자라고 불려도 이상할게 없는 모양새다. 과거 같으면 20홈런 타자 정도는 돼야 장타력이 있는 타자라고 인정했지만 이젠 이마저도 그 수치가 낮아졌다는 뜻이다. 이승엽이 비록 .213의 타율로 기대치에 못미치고는 있지만 호세 오티즈(소프트뱅크)등과 같이 이미 장타력을 검증 받았던 외국인 선수들에게 비해 결코 뒤떨어지는 성적이 아니다. 혹자들은 올 시즌 부진한 이승엽을 가리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는 선수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오릭스에서 이승엽보다 홈런을 더 많이 기록한 타자는 T-오카다(13개), 아롬 발디리스(12개) 단 2명 뿐이다. 이제 28경기(11일 기준 오릭스는 116경기를 소화)밖에 남지 않은 정규시즌 일정을 감안할때, 이승엽이 팀내 최다홈런 타자로 올라설수 있을지가 더욱 기대된다. 최근 이승엽은 이전과는 다른 타구질을 선보이며 과거의 향수를 느낄만한 타격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이승엽이 기록한 홈런의 대부분은 센터 펜스를 기준으로 우월 홈런이었다. 하지만 9호,10호 홈런은 모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타구가 가운데로 넘어갔다는 것은 그만큼 섣부른 타격을 하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다. 전반적으로 앞쪽에 히팅포인트를 형성하게 될시 걸리면 우측으로 대형홈런이 터지지만 반대로 투수들의 변화구에 속을 확률이 크다는 뜻과도 같다. 하지만 최근 이승엽은 의식적으로 밀어치려는 성향이 강하다. 9호,10호 홈런 역시 이전과 같이 무리하게 잡아당겼다면 결코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승엽은 몰아치기에 상당한 장점이 있는 타자다. 28경기 밖에 남지 않은 올 시즌, 지금과 같은 타격 페이스라면 최소 15홈런,그리고 퍼시픽리그 홈런 10위권에 충분히 들어갈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수 있는 마지막 티켓(3위) 한장을 놓고 고만고만 팀들끼리의 불꽃튀는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지금 현재, 오릭스 입장에선 그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예년과 같은 홈런 추이였다면 이승엽은 부진했다는 소릴 들어도 할말이 없는 시즌이다. 하지만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가 공격야구의 실종, 그중에서도 홈런타자가 드문 가운데서도 두자리수 홈런을 쳐냈다는 것은 결코 간과해선 안 될 성적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이변·역전… 달구벌 달군 9일간의 드라마

    9일 동안의 달구벌 열전이 지난 4일 막을 내렸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끝났다. 202개국에서 모여든 육상선수들은 이제 2년 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다시 만난다. 여러 드라마가 교차한 대회였다. 이변과 역전이 속출했다. 영웅이 퇴장하고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없던 징크스가 생기기도 하고 깨지기도 했다. 나름대로 풍성한 대회였다. 한국인들은 안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보면서 육상의 재미에 새삼 눈을 떴다. 치열한 대회였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기록이 너무 적게 나왔다. 대회 마지막 날, 마지막 일정인 남자 400m 계주에서야 첫 세계신기록이 나왔다. 우사인 볼트-요한 블레이크 등 정예멤버가 모두 출전한 자메이카가 37초 04를 기록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자국이 세웠던 37초 10의 세계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대회 단 하나의 세계신기록이었다. 대회신기록은 단 2개. 대회 타이기록은 하나만 나왔다. 여자 창던지기 마리야 아바쿠모바(러시아)가 71m 99로 대회 기록을 세웠다. 데일리프로그램의 저주를 깬 여자 100m 허들 샐리 피어슨(호주)도 12초 28로 이번 대회에서 유이하게 ‘챔피언십 레코드’를 경신했다. 이외엔 여자 투포환의 밸러리 애덤스(뉴질랜드)가 21m 24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게 다였다. 남자는 단 한명도 대회신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기록 흉작이 뚜렷한 대회였다. 경쟁구도 부재가 컸다. 거물급 스타들이 대회에 불참하면서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빠졌다. 스포츠에 가정이란 없다지만, 한번 상상해보자. 최정상급 스프린터 타이슨 게이(미국)와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이 참가했다면 남자 100m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경쟁자를 옆에 둔 볼트가 좀 더 스타트에 신중하지 않았을까. 또 이들 셋이 한꺼번에 뛰었다면 기록 향상은 어디까지 가능했을까. 남녀 마라톤의 최고 강자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와 폴라 래드클리프(영국)는 다음 달 열리는 베를린마라톤 때문에 대구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들이 참여한 레이스와 없는 레이스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이번 대회, 이런 사례가 유독 많았다. 여자 높이뛰기 세계선수권 3연패를 노린 블란카 블라시치(크로아티아)는 허벅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고, 장거리 황제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도 1년의 부상 공백을 극복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최정상급 선수들의 경쟁 구도가 어그러지면서 기록보다 순위싸움으로 분위기가 흘렀다. 그러나 기록은 없어도 드라마는 남을 터다. 남들과 다른 다리를 가진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공)가 트랙에서 달리고 인구 10만명이 안 되는 그레나다의 19세 청년 키라니 제임스가 금메달을 땄다. 차가운 숫자보다는 따뜻한 이야기의 힘이 더 큰 법이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프로야구] 박현준 구세주… LG 3연패 탈출

    [프로야구] 박현준 구세주… LG 3연패 탈출

    박현준(LG)이 팀을 연패의 늪에서 구하며 실낱 같은 4강 희망을 부풀렸다. 박현준은 4일 잠실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7안타 1실점으로 막아 시즌 13승째를 챙겼다. 3-1승.다승 선두 KIA 윤석민에 2승차. 이로써 5위 LG는 3연패의 사슬을 끊고 이날 패한 4위 SK에 4경기차로 다가섰다. LG는 1-1이던 7회 선두타자 이택근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루에서 박경수가 번트 모션 후 강공으로 좌전 안타를 터뜨려 이택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박용택의 우전 안타로 이어진 1사 1·3루의 찬스에서 1루주자 오지환의 도루를 막기 위해 롯데 포수 강민호가 2루로 공을 던지는 사이 박경수가 홈을 파고들어 득점에 성공했다. 두산은 문학에서 김선우의 호투로 갈 길 바쁜 SK를 1-0으로 꺾었다. 선발 김선우는 7이닝 동안 5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12승째를 올렸다. 두산은 1회 1사 후 정수빈의 2루타에 이은 김현수의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한화는 대전에서 신경현의 만루포를 앞세워 꼴찌 넥센을 5-2로 물리쳤다. 0-0 이던 4회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나선 베테랑 포수 신경현은 브랜든 나이트의 2구째 슬라이더를 통타,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올시즌 자신의 1호 홈런.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2011 대구세계육상] 씁쓸한 ‘美笑’

    이번에도 미국이 웃었다. 4일 끝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미국이 금메달 12개, 은 8개, 동 5개로 종합 1위를 기록하며 1983년 헬싱키 대회 이후 10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좀 다르다. 미국 육상의 자존심이었던 남자 단거리에서 자메이카에 패권을 넘겨줬을 뿐 아니라 ‘영원한 라이벌’ 러시아의 추격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트랙 부문에서 7개의 금메달을, 필드에서는 남·여 높이뛰기, 남자 멀리뛰기와 세단뛰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자 10종경기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문제는 남자 단거리에서 자메이카에 완전히 밀렸다는 것. 자메이카는 남자 100m에서 요한 블레이크, 남자 200m에서 우사인 볼트가 우승해 지난 대회에 이어 타이틀을 석권했다. 400m 계주에서도 자메이카가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따는 동안 미국은 바통터치에 실패하며 레이스를 끝마치지도 못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은 ‘스프린터 왕조’로 군림했다. 100m의 경우 1983년부터 1991년까지 칼 루이스가 3연패했고, 1997~2001년 모리스 그린이 다시 3연패를 달성했다. 200m에서도 모리스 그린(1999년), 존 카펠(2003년), 저스틴 게이틀린(2005년), 타이슨 게이(2007년)가 정상을 지켰다. 그나마 여자는 상황이 좀 낫다. 400m 계주에서 자메이카를 제치고 금메달을 땄고, 100m에서 카멀리타 지터가 우승해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200m에서는 베로니카 캠벨브라운(자메이카)에게 밀려 4연패에 도전한 앨리슨 펠릭스가 동메달로 무너졌고 지터도 은메달에 그쳤다. 2013년 모스크바 대회를 개최하는 러시아의 도전도 거셌다. 러시아는 9개의 금메달을 따며 종합 2위를 기록했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까지 포함하면 1983년 1회 대회 이후 2009년 베를린 대회까지 획득한 메달 수가 208개(소련 75개)로 미국(250개) 다음으로 많은 육상 강국이다. 케냐도 중·장거리 종목과 남·여 마라톤에서 모두 7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3위에 올랐다. 아시아권에서는 중동 국가들의 부진으로 트랙에서 전멸했으나 중국과 일본이 필드에서 금메달을 한 개씩 수확하며 7위와 11위에 올랐다. 대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女 200m] 캠벨브라운 8년만에 선수권 金

    [女 200m] 캠벨브라운 8년만에 선수권 金

    8년에 걸친 두 여왕의 대결. 승리의 주인공은 베로니카 캠벨브라운(29·자메이카)이었다. 2일 캠벨브라운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록은 22초 22. 숙적 앨리슨 펠릭스(26·미국)을 눌렀다. 결과를 점치기 힘든 대결이었다. 캠벨브라운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 200m 우승자다. 그러나 지난 8년 동안 세계선수권에선 단 한번도 우승을 못 했다. 펠릭스 때문이다. 펠릭스는 2005년 헬싱키대회-2007년 오사카대회-2009년 베를린대회에서 이 종목 3연패를 이뤘다. 올림픽 우승자와 세계선수권 우승자. 과연 누가 진정한 세계 챔피언일까. 대답하기 힘들다. 여왕은 둘일 수 없었고 승자를 가려야만 했다. 경기 시작 시점부터 캠벨브라운이 앞서 나갔다. 스타트 반응시간이 0.151초로 가장 빨랐다. 곡선 주로가 끝날 무렵 캠벨브라운 앞에 선 건 카멀리타 지터(32·미국) 하나뿐이었다. 곡선 주로가 끝나고 직선 주로에 들어서면서 캠벨브라운이 폭발적으로 가속을 붙였다. 지터와의 격차를 좁힌 뒤 결승선 20m를 앞두고 역전했다. 이후 레이스에 변동은 없었다. 캠벨브라운이 우승했다. 지터는 22초 37로 2위. 이어 펠릭스가 22초 4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여왕의 대결은 이렇게 끝났다. 우승이 확정된 뒤 캠벨브라운은 몬도트랙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눈물이 터져 나왔다. 지터와 펠릭스가 등을 두드렸지만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그만큼 감격이 컸다. 이제 세계 여자 200m의 여왕은 캠벨브라운이다. 아무도 의심할 수 없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女 200m] 美 단거리 자매, 양보는 없다

    [女 200m] 美 단거리 자매, 양보는 없다

    현재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유일하게 3관왕이 가능한 선수는 여자 100m 챔피언 카멀리타 지터(오른쪽·32·미국)다. 하지만 지터가 3관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중 가장 큰 봉우리는 여자 200m 세계선수권대회 4연패에 도전하는 대표팀 후배 앨리슨 펠릭스(왼쪽·26)다. 둘은 대표팀에서 친자매 이상으로 다정한 사이지만 결승을 하루 앞둔 1일 서로를 꺾고 우승하겠다는 각오와 투지를 불태웠다. 지터와 펠릭스는 이날 무난히 결승에 진출했다. 지터는 22초 47을 기록하며 전체 2위, 펠릭스는 22초 67을 기록해 4위로 결승에 올랐다. 펠릭스는 “내가 원하는 대로 몸이 잘 풀렸다. 느낌이 좋다.”면서 “아침에 몸이 조금 둔한 것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다시 달리면서 감을 되찾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펠릭스는 2005년 헬싱키, 2007년 오사카, 2009년 베를린 대회 200m에서 우승해 3연패를 이뤘다. 그러나 경쟁자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아 4연패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펠릭스의 올 시즌 개인 최고기록은 22초 32로 샤론다 솔로몬(22초 15·미국), 지터(22초 20), 베로니카 캠벨브라운(22초 26·자메이카) 등에게 뒤진다. 또 지난달 29일 자신의 주 종목이 아닌 여자 400m에 도전했으나 결승전에서 아만틀 몬트쇼(보츠와나)에게 0.03초 차로 금메달을 내줬다. 100m에서 무관의 한을 푼 지터도 200m를 펠릭스에게 양보할 생각은 없다. 지터는 “출발 전엔 항상 ‘빨리 뛰어 우승을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면서 “100m 우승처럼 200m에도 열정을 쏟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m를 펠릭스와 지터의 맞대결로 볼 수만은 없다. 강한 도전자들이 둘이나 더 있다. 바로 솔로몬과 캠벨브라운이다. 솔로몬은 올 시즌 세계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이날 준결승에서 22초 46을 기록, 전체 1위로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캠벨브라운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펠릭스를 제치고 200m 금메달을 땄던 강자다. 캠벨브라운도 22초 53, 전체 3위로 결승에 안착했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女 경보 20km] “내가 걷기의 달인” 러시아 카니스키나, 3연패 금자탑

    [女 경보 20km] “내가 걷기의 달인” 러시아 카니스키나, 3연패 금자탑

    세상에서 제일 잘 걷는 여자는 누구일까. 그 답이 31일 나왔다. 주인공은 러시아의 올가 카니스키나(26). 6년째 세상에서 제일 걸음이 빠른 여인이다. 이 여인 앞에서 스티브 후커(호주·남자 장대높이뛰기)-우사인 볼트(자메이카·남자 100m)-다이론 로블레스(쿠바·남자 110m 허들)-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여자 장대높이뛰기)로 이어진 ‘데일리 프로그램’ 표지 모델의 저주 따위는 통하지 않았다. 카니스키나는 대구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경보 20㎞에서 1시간 29분 42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2007년 오사카, 2009년 베를린 대회에 이어 여자 경보 사상 최초의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다. 또 러시아는 남자 경보 20㎞ 발레리 보르친(25)과 함께 이번 대회 남녀 경보 20㎞를 석권하면서 경보 강국의 위상을 굳건히 이어갔다. 국채보상운동공원 앞을 출발해 중구청~한일극장을 거쳐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2㎞ 구간을 10차례 왕복하는 순환(루프) 코스에서 치러진 결승에서 카니스키나는 후반으로 갈수록 시간을 줄이는 엄청난 스피드를 뽐냈다. 처음 5㎞를 23분대에 주파하더니, 10㎞와 15㎞는 각각 22분대와 21분대로 줄이는 놀라운 랩타임을 기록했다. 류훙(중국)이 1시간 30분 00초로 은메달을, 동메달은 1시간 30분 12초를 찍은 아니샤 키르드야프키나(러시아)가 가져갔다. 한편 전영은(23·부천시청)은 시즌 개인최고기록인 1시간 35분 52초를 찍으며 26위로 들어와 내년 런던올림픽 B기준기록(1시간 38분 00초)을 통과했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나는 국가대표다-조은지 기자의 훈련기] “오빠들, 몰랐던 거 미안해요”… ‘男럭비’ 상하이세븐스 3연패

    [나는 국가대표다-조은지 기자의 훈련기] “오빠들, 몰랐던 거 미안해요”… ‘男럭비’ 상하이세븐스 3연패

    내 인생 최고의 명승부는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 16강 이탈리아전이었다. 설기현의 동점골에 안정환의 골든골까지. 모든 게 극적이었다. 한국인이라면 대부분이 그 때의 열광을 기억하리라. 언제고 회상해도 짜릿하고 흥분되는 경기다. 8월 28일, 나는 그 못지 않은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이제 내가 기억하는 최고의 명승부는 2011 아시아세븐시리즈 상하이 7인제대회 결승전이다. 한국남자럭비대표팀은 2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김광민의 극적인 트라이로 홍콩에 22-17로 역전승을 거둬 대회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대역전극이었다. 한국은 결승전에서 트라이 세 개를 연달아 내줘 0-17로 뒤졌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이후 진행된 세대교체로 끌려갈 때 흐름을 뒤집을 만한 노련한 선수가 부족했다. 남자팀 코칭스태프도 경기 전 “결승에 온 자체로 성공이다.”고 했을 정도.더군다나 ‘럭비강국’ 홍콩은 요 몇년 간 이겨본 적이 없는 ‘한국 천적’이라 심리적 부담까지 겹쳤다. 패색이 짙던 후반 중반, 반전드라마가 시작됐다. 한국은 김광민(국군체육부대)의 첫 트라이로 물꼬를 텄고 윤태일(삼성중공업), 김광민이 트라이를 보태 경기를 서든데스(연장)로 끌고 갔다. 한 번만 방심하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상황. 관중석의 여자대표팀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대~한민국”, “오, 필승코리아”를 외치며 힘을 보탰다. 트라이 하나면 그대로 끝나기 때문에 연장은 더욱 팽팽했다. 전·후반 10분씩 뛰어 체력은 고갈됐고, 심판도 관중도 한국편은 아니었다. 게다가 한건규(한국전력)가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놓였다. 패색이 짙어지던 찰나, 한국은 홍콩의 공격을 턴오버 시킨 뒤 재빠르게 역습해 트라이를 찍었다. 이번에도 김광민이었다. 경기장의 선수들과, 벤치의 스태프와, 관중석의 여자대표팀이 동시에 환호했다. 짜릿한 역전우승이었다.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남자팀 옆에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여자팀도 덩달아 어깨에 힘을 줬다. 상하이 대회를 앞두고 인천에서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면서도 이렇게 대단한 오빠들인 줄은 몰랐다. 같은 국가대표면서 너무 못해(?) 민망하고 미안했지만 또 자랑스러웠고 고마웠다. 결승전에만 트라이 세 개를 찍어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김광민은 파란 눈의 외신기자에 둘러싸여 인터뷰 공세에 시달렸다. 그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싸워서 이길 수 있었다.”고 활짝 웃었다. 한국에서는 단 한번도 기자들과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이번엔 ‘기자’라 미안했다. 상하이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한국남자팀은 오는 9월 보르네오(말레이시아·24~25일) 대회를 앞두고 새달 2일부터 속초에서 합숙을 시작한다. 두 대회 합산랭킹이 4위 이내에 들면 쟁쟁한 럭비강호들이 총집결하는 홍콩세븐스 진출티켓이 주어진다. 한국은 지난해 상하이 대회 우승, 코타키나발루(말레이시아) 대회 3위로 아시아랭킹 1위를 차지했었다. 글·사진 상하이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프로야구] 롯데, 네가 제일 잘나가

    [프로야구] 롯데, 네가 제일 잘나가

    롯데가 4개월 17일 만에 단독 3위로 올라섰다. 롯데는 25일 사직에서 열린 프로야구에서 장원준의 역투와 타선의 응집력으로 KIA를 6-0으로 완파했다. 롯데는 KIA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며 4연승을 질주했다. 롯데는 승차 없이 승률(.539)에서 4리 차로 KIA에 앞서 시즌 개막 직후인 4월 7일 이후 4개월 17일 만에 단독 3위로 도약했다. 순위가 무의미한 개막 초반을 제외하면 2008년 10월 4일 이후 무려 2년 10개월 20일 만의 3위다. 롯데는 2위 SK도 1.5경기 차로 위협했다. 최근 맥이 풀린 KIA는 6월 1일 LG전 이후 2개월 23일 만에 4위로 추락했다. 선발 장원준은 7이닝 동안 6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11승째를 챙겼다. 다승 공동 2위. 지난해 8월 14일 광주 경기부터 KIA전 4연승도 내달렸다. 롯데는 3-0으로 앞선 6회 선두타자 강민호와 황재균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맞은 2사 2, 3루의 찬스에서 전준우의 2타점 2루타와 김주찬의 적시타로 단숨에 3득점, 승기를 굳혔다. SK는 문학에서 홈런 5방을 폭죽처럼 쏘아 올리며 두산을 10-4로 꺾었다. SK는 0-4로 뒤진 3회 정성호와 김강민이 각 1점포로 추격에 나선 뒤 4회 안치용의 1점포에 이어 5-4로 역전시킨 7회 이호준이 통렬한 3점 쐐기포를 뿜어냈다. 이만수 감독 대행은 지난 18일 첫 지휘봉을 잡은 뒤 승률을 5할(3승3패)로 끌어올렸다. 선두 삼성은 청주에서 진갑용의 연타석 대포로 한화를 9-3으로 제압, 4연패의 깊은 수렁에서 벗어났다. 진갑용은 4-3으로 근소하게 앞선 6회 1점포를 터뜨린 뒤 7회 2점짜리 연타석 홈런을 폭발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진갑용의 연타석 홈런은 자신의 3번째. 선발로 나선 외국인 투수 저마노는 6이닝을 9안타 3실점으로 버텨 2승째를 올렸다. 넥센은 잠실에서 LG에 8-4로 승리했다. 꼴찌 넥센은 3연승을 달렸고 5위 LG는 속절없이 3연패를 당했다. LG는 4위 KIA에 6.5경기차. 넥센 고종욱은 3루타 2개 등 5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프로야구] ‘12K’ 김혁민 날다

    [프로야구] ‘12K’ 김혁민 날다

    김혁민(한화)이 시즌 최다 탈삼진 타이인 ‘12K’로 선두 삼성을 81일 만에 3연패의 늪에 빠뜨렸다. 5년차 김혁민은 23일 청주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을 4안타 3볼넷 1실점으로 막아 5승째를 챙겼다. 김혁민은 윤석민(KIA)이 지난 7월 30일 광주 넥센전에서 세운 올 시즌 최다 탈삼진 타이이자, 자신의 생애 최다인 12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삼성 강타선을 농락했다. 지난 6월 23일 대구 삼성전부터 이어져온 6연패의 깊은 수렁에서도 탈출했다. 2007년 2차 1라운드 5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우완 김혁민은 최고 149㎞의 빠른 직구를 주무기로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고루 구사하며 최고의 투구를 뽐냈다. 한화는 삼성에 3-1로 역전승했다. 선두 삼성의 3연패는 지난 6월 3일 잠실 두산전 이후 81일 만이며 시즌 3번째다. 한화는 0-1로 뒤진 5회 가르시아·이대수·신경현의 2루타 3개 등 장단 5안타를 집중시키며 단숨에 3-1로 전세를 뒤집었다. 롯데는 사직에서 손아섭의 2점포 등 장단 18안타를 몰아치며 홈런 3방으로 추격한 KIA를 13-9로 따돌렸다. 4위 롯데는 3위 KIA에 2경기차로 바짝 다가서며 5위 LG에 4.5경기차로 달아났다. 손아섭은 홈런을 포함해 5타수 4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KIA는 나지완 2개, 최희섭 1개 등 모두 3개의 홈런(6득점)를 쏘아 올리며 추격했지만 뒷심이 조금 모자랐다. 롯데전 5연패. KIA는 2위 SK와 반경기차를 유지했다. 두산은 문학에서 홈런 3방을 앞세워 SK를 8-2로 꺾었다. 두산은 0-0이던 3회 김동주의 2점포를 시작으로 4회 이원석의 1점포, 5회 양의지의 2점포가 불꽃처럼 이어졌다. 선발 김선우는 7이닝 동안 삼진 4개를 곁들이며 7안타 2실점으로 버텨 3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다. 이만수 SK 감독 대행은 지난 18일 첫 지휘봉을 쥔 이후 1승 3패를 기록했다. 넥센은 잠실에서 연장 끝에 LG를 6-5로 제쳤다. 넥센은 5-5로 맞선 연장 11회 무사 만루의 찬스에서 허도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접전을 마무리했다. LG전 4연승. LG는 4-5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 말 오지환의 짜릿한 동점타로 연장으로 끌고 갔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FA컵] 퇴로없는 ‘단판승부’ 킬러들의 ‘한방승부’

    이제 딱 두 경기 남았다. 두 번만 이기면 내년 아시아 챔피언에 도전할 수 있다. 막바지에 다다른 FA컵 얘기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아우르는 축구팀의 정상에 올랐다는 자부심에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에 따라 지갑까지 두둑이 채울 수 있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경기다. ●성남 라돈치치 vs 포항 모따 용병 대결 24일 FA컵 준결승에서 성남-포항, 수원-울산이 대결한다. 포인트는 역시 ‘킬러’다. 단판전인 만큼 검증된 골잡이들의 한 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먹구름이 잔뜩 낀 성남은 FA컵 우승에 올인했다. 믿을 건 라돈치치다. 성남 신태용 감독은 지난 20일 경남FC전(1-1 무)에서 라돈치치를 대기 명단에서까지 제외하며 FA컵에 배수의 진을 쳤다. 지난해 12월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반년 넘게 재활에만 매진했던 라돈치치는 지난달 27일 부산과의 FA컵 8강전에서 결승골(2-1승)을 터뜨리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컨디션은 여전히 100%가 아니지만 복귀 후 3경기에서 2골을 몰아치며 여전한 공격 본능을 뽐내고 있다. 후반기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에벨톤-에벨찡요가 스피드와 테크닉으로 좌우 측면을 휘저으며 라돈치치의 뒤를 받칠 계획이다. 라돈치치에 맞서는 ‘포항 킬러’는 모따다. 팀 내 최다골(8골)을 기록 중인 ‘용광로 축구’의 믿을맨. 2005년부터 5시즌 동안 성남에서 생활한 터라 친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게 강점이다. 포항은 모따뿐 아니라 아사모아·고무열 등 위협적인 공격수에 김재성·신형민·황진성 등 촘촘한 미드필더가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지난 주말 선두 전북과 수적 열세 속에 육탄전을 벌인 터라 체력 문제가 부담이지만 단판전인 만큼 난타전이 예상된다. 지난해 부산 지휘봉을 잡고 FA컵 준우승에 머물렀던 황선홍 감독이 팀을 바꿔 우승에 재도전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수원 염기훈 vs 울산 설기현 자존심 대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수원과 울산이 격돌한다. ‘국내파 킬러’ 염기훈과 설기현의 자존심 대결이 주목된다. 염기훈은 최근 3경기 2골 4어시스트로 컨디션이 절정이다. 덕분에 수원도 3연승을 달렸다. 7개월 만에 국가대표에 복귀하는 등 물이 올랐다. ‘전통 명가’ 울산은 3연패로 부진하지만 역시나 큰 경기에 한 방이 있다. 베테랑 설기현은 부산과의 지난달 리그컵 결승에서 1골 1어시스트(3-2승)를 터뜨리는 등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주말 K리그에서 바로 격돌하기 때문에 기선 제압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전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달구벌 이모저모] 중동판 ‘손기정 선수’… 타국 국기달고 출전

    대구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태어난 나라가 아닌 곳의 국기를 달고 출전하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선수들은 중동의 ‘오일 머니’에 팔려간 아프리카 철각들. 바레인 대표로 남녀 1500m에 출전하는 유수프 사드 카멜(28)과 마리암 유수프 자말(27)은 각각 케냐와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났다. 카멜은 남자 1500m 2연패, 자말은 여자 1500m 3연패에 도전한다. 여자 멀리뛰기에 출전하는 나이디 고메스(32·포르투갈)는 과거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상투메 프린시페에서 태어났다. 여자 세단뛰기의 야밀레 알다마(39·영국)는 ‘홉-스텝-점프’로 이어지는 자신의 주종목처럼 이번에 세 번째 국기를 가슴에 달았다. 쿠바 대표로 1999년 세계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던 알다마는 2005년에는 수단 대표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바 있다. 스타디움·마라톤 코스 대기질 양호 대구 스타디움과 마라톤 코스의 대기질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절반 수준으로 깨끗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마라톤·경보 코스의 공기를 측정한 결과 육상경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WHO 기준치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2일 밝혔다. 대구스타디움 주변의 하루 평균 미세먼지(PM-10)는 우리나라 환경기준(100㎍/㎥)보다 훨씬 엄격한 WHO 기준치(50㎍/㎥)의 절반인 25㎍/㎥로 나타났다. 이산화질소와 일산화탄소 등의 오염물질도 WHO 기준치를 훨씬 밑돌았다. ‘하우 투 플레이 스마트’ 캠페인 삼성전자는 ‘하우 투 플레이 스마트’(How to PLAY SMART) 캠페인을 전개한다. 육상을 가장 스마트하게 즐기는 방법을 제시하는 이 캠페인은 삼성전자의 정보기술과 소셜미디어 등을 접목해 다양한 방법으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25일에는 대구 스타디움에 홍보관인 ‘삼성 스마트 스타디움’을 개관, 체험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28일부터 내달 3일까지 대구시청 벽면에 미디어 아트 작품을 상영하는 ‘삼성미디어아트전’을, 29일부터 내달 3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싸이, 2NE1 등 가수들이 출연하는 ‘플레이 스마트 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주민 화합·만남의 축제’ 개최 대구 동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 아파트 앞 공원에서 22일 ‘주민 화합·만남의 축제’가 열렸다. 광장에는 남녀노소 5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20여명의 농악단이 울리는 꽹과리, 북, 장구 등의 흥겨운 장단에 맞춰 손뼉을 치고 어깨춤을 추었다. 공연이 끝나자마자 주민들이 들고 있던 오색빛깔의 풍선 1700여개를 하늘로 날렸다. 각각의 풍선에는 대회에 참가하는 206개국의 국기가 매달려 있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대구세계육상 D-5] 아파도 날으리라

    달리기는 몸으로 한다. 그러나 몸이 전부는 아니다. 악조건 아래에서도 뛰겠다는 불굴의 의지가 선수를 움직이게 한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부상임에도 불구하고 출전하겠다는 선수들이 유독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경우가 여자 높이뛰기 세계 챔피언 블랑카 블라시치(28·크로아티아). 최근 왼쪽 허벅지 뒤쪽 근육이 부분적으로 파열되는 부상을 입은 블라시치는 이번 대회 출장이 불투명했다. 왼쪽 다리는 디딤발로 도약해야 하는 종목 특성상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왼쪽 허벅지 부상은 치명적이다. 그러나 지난 20일 참가 강행을 공식 선언했다. 2007년 오사카(2m 05)와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2m 04)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블라시치는 이번 대회에서 3연패를 노린다. 그는 홈페이지를 통해 “더는 집에서 텔레비전 중계나 보고 있을 수는 없다.”면서 “몸 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이를 악물고 버텨 내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193㎝의 늘씬한 몸매와 우아한 점프를 자랑하는 블라시치는 2009년 2m 08을 기록해 세계기록(2m 09)에 1㎝ 차로 다가서 이번 대회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혔다.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위해 최종 건강검진을 받은 결과 출전에 큰 무리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블라시치는 최근 2m 07을 뛰어넘은 러시아의 아나 치체로바(29)와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지존’ 야로슬로브 리바코프(30·러시아) 역시 부상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 출전을 강행한다. 2009년 베를린 대회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땄던 ‘디펜딩 챔피언’ 리바코프는 발 부상 때문에 참가를 고사한 바 있다. 그러나 입장을 번복하고 최근 다시 출전을 공언했다. 리바코프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발이 부어 올라 대구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 주지 못할 것 같았지만 이제 부기가 가라앉았다.”며 대구 대회에 출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테스트를 통해 최종 참가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 역시 몸 상태가 100%는 아닌 케이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충격적인 부진을 보인 뒤 계속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 준 이신바예바는 최근 설상가상으로 손목 부상까지 입었다. 지난달 21일 스위스 루체른에서 열린 대회에서 워밍업을 하다 손목을 다쳐 경기 출전을 포기한 것. 그러나 명예회복에 대한 욕심이 강한 이신바예바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대회 출전에 대한 의지를 몇 번이나 드러내기도 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메시 두 골… 바르샤 슈퍼컵 3연패

    FC바르셀로나의 질주가 그칠줄 모른다. 스페인 프로축구 슈퍼컵에서도 3년 연속 정상을 지켰다. FC바르셀로나는 지난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누 캄프 경기장에서 열린 2011~12시즌 슈퍼컵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3-2로 물리쳤다. 이 대회는 전 시즌 프리메라리가 우승팀(FC바르셀로나)과 국왕컵 우승팀(레알 마드리드)이 맞붙는 대회다. 통산 10번째로 FC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8회 우승)와의 격차도 벌렸다. 원정 1차전에서 2-2로 비긴 FC바르셀로나는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혼자 두 골을 넣어 일등공신이 됐다. 원정 1차전에서도 2-1을 만드는 득점을 올린 메시는 두 경기에서 세 골을 터뜨리며 이번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불과 이틀 전에 아스널(잉글랜드)에서 이적한 파브레가스도 후반 37분 교체 투입돼 바르셀로나 데뷔전을 무난하게 치렀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던졌다 하면 신화 창조… ‘투척 골리앗’ 몰려온다

    육상은 날렵한 몸매의 소유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키가 2m에 이르고, 몸무게가 100㎏을 훌쩍 넘는 거인들의 종목도 있다. 바로 해머, 포환, 원반, 창던지기 등의 투척 종목이다. 준비동작을 거쳐 온몸의 힘을 한 점에 모아 던지는 운동이기 때문에 유연성과 순발력이 중요하다. 과도한 근육질 몸매는 이런 능력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야구의 타격과 비슷한 원리다. 너무 뚱뚱한 것 아닌가 싶은데도 지난해 프로야구 타격 7관왕을 차지했던 롯데 이대호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다. 세계 육상의 투척종목을 호령하는 거인들이 이번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대거 참가한다. ●근력보다 순발력과 유연성 중요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 해머던지기의 지존으로 떠올랐던 독일의 베티 하이들러(28)는 홈에서 열렸던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굴욕을 맛봤다. 하이들러는 당시 독일 최고기록인 77m 12를 던지고도 은메달에 그쳤다. 대이변이었다. 우승은 혜성처럼 등장한 아니타 볼다르치크(폴란드)에게 돌아갔다. 볼다르치크는 베를린 대회에서 3년 만에 세계신기록(77m 96)을 세우고 시상대 맨꼭대기에 서는가 하면 지난해엔 78m 30을 던져 자신이 쓴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하이들러의 유력한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하이들러는 지난해 바르셀로나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볼다르치크를 3위로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한 뒤 거침없이 질주했다. 지난 5월 79m 42를 던져 볼다르치크가 쓴 세계기록을 깔끔히 지워버렸다. 베를린 대회를 기준으로 보면 이 기록은 남자 부문에서도 메달권이다. 반면 ‘베를린 이변’의 주인공 블로다치크는 올해 국제대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이들러의 독주가 예상되는 이유다. 육상 전문가들은 하이들러가 80m의 고지도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그가 대구스타디움에서 대회 징검다리 우승은 물론 또 한 번의 세계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치열한 라이벌 구도에 관심 뉴질랜드의 밸러리 애덤스(27)는 동유럽과 미국의 전유물이었던 여자 포환던지기의 정상에 오른 선수다. 2009년 베를린 대회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 최근 큼직한 대회들을 연달아 석권했다. 196㎝, 120㎏의 거인인 애덤스는 2001년 유스(15~17세)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주니어(19세 이하) 대회,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도 20m 54의 기록으로 정상에 오르면서 유스와 주니어, 시니어 부문에서 모두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드문 기록을 남겼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2연패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애덤스는 이번 대구에서 3연패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한 수 아래로 생각하고 있던 나데즈다 아스타프추크(러시아)가 맹렬한 반격을 시작했다. 지난해 애덤스는 다이아몬드리그에 8차례 출전했으나 우승은 한 번밖에 못했다. 7번 모두 아스타프추크에게 밀렸다. 그런 와중에 남편과 이혼을 했고, 11년 동안 함께했던 코치와도 작별했다. 애덤스가 대구 대회를 다시 최강자임을 확인하는 무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남자 원반던지기의 로베르트 하르팅(27·독일)과 피오트르 말라초프스키(28·폴란드)의 자존심 대결도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둘은 세계선수권과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자존심 대결을 펼쳐왔다. 그리고 내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두 선수는 대구에서 세 번째 맞대결을 벌여 이 시대의 진정한 원반던지기 왕을 가릴 참이다. 또 창던지기 최초로 올림픽, 세계선수권, 유럽선수권의 그랜드슬램을 작성한 노르웨이의 남자 육상스타 안드레아스 토르킬드센(29)이 대구에서 얀 젤레즈니(체코)의 불멸의 세계기록 98m 48을 넘길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조이너의 후예’ 美 단거리 자존심 살린다

    미국은 원래 육상 단거리 왕국이었다. 1912년 남자 100m 첫 세계신기록이 나왔을 때부터 최근까지 대부분 기록을 독식해 왔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아사파 파월, 우사인 볼트(이상 자메이카) 등이 등장하면서 단거리에서 미국의 자존심은 무너졌다. 게다가 자메이카에 도전할 남자 단거리 1인자 타이슨 게이마저도 부상으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왕좌를 완전히 넘겨주는 형국이다. 이런 미국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은 바로 여자 단거리다. 현재는 고인이 된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의 100m(10초 49)와 200m(21초 34) 세계기록은 23년째 성역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현재 이 ‘불멸의 기록’에 가장 근접한 선수들도 미국 선수들이다. 주인공은 100m의 카멜리타 지터(32)와 200m의 앨리슨 펠릭스(26). 지터는 2009년 상하이에서 열린 그랑프리 대회에서 초속 1.2m의 뒤 바람을 타고 100m를 10초 64에 끊으며 세계기록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프로농구(NBA) 가드인 오빠 유진 지터를 따라 농구를 먼저 배웠던 지터는 뒤늦게 고등학교 때 육상에 입문했다. 그런데 첫 100m 기록이 11초 70. 2007년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당시 지터는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에서 11초 02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도 동메달에 머물렀지만, 같은 해 가을 연달아 10초 67과 10초 64로 기록을 끌어올려 자존심을 세웠다. 그리고 지난해 출전한 7번의 대회에서 6번 우승을 차지하면서 대구 대회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펠릭스는 세계선수권대회의 강자다. 2005년 헬싱키, 2007년 오사카, 2009년 베를린 대회 200m를 3연패했다. 각종 세계대회에서 다른 단거리 종목이 모두 자메이카에 넘어갈 때 홀로 최고의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연달아 자메이카의 캠벨 브라운에게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개인 최고기록도 21초 81로 21초 74를 찍은 브라운에 이어 현역 선수 가운데 2위다. 하지만 펠릭스가 전성기를 맞은 반면, 브라운은 내리막을 타고 있어 대구에서의 맞대결에서는 4연패와 동시에 올림픽 설욕이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두 여전사가 대구에서 미국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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