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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新풍속도] 광장→축제→그린 지구촌 이슈로 진화

    [월드컵 新풍속도] 광장→축제→그린 지구촌 이슈로 진화

    # 거리응원을 위해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로 향했던 김찬석(39)씨 부부. 이들은 붉은악마 홈페이지에서 ‘친환경 응원’을 펼쳐달라는 글을 보고 4년 전 입었던 붉은악마 로고의 티셔츠를 찾아입었다. 남은 두 장의 붉은 색 티셔츠는 붉은악마 서울지부를 통해 제3세계에 기부했다. 예전에 썼던 막대 풍선 대신, 빈 페트병 속을 모래로 채운 응원도구와 개인 물통도 챙겼다. 경기 직후엔 붉은악마 측에서 나눠준 붉은색 쓰레기 봉투에 휴지 등을 담아 주변을 정리하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2002년 ‘광장’, 2006년 ‘축제’라는 응원문화를 창출해 낸 붉은악마가 2010년엔 ‘그린’이라는 키워드를 내걸었다. 남아공 월드컵 이전 두번의 응원 키워드가 국내용이라면 이번 슬로건은 ‘국제용’이다. 신재민 붉은악마 대외협력부장은 “질서정연하고 쾌적한 대한민국의 응원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지구촌 화두인 친환경 메시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토록 했고, 일회용 응원물품 반입 지양, 개인물병 지참 등을 응원객에게 당부했다. 시민들도 달라진 응원문화에 동참하고 있다. 서울광장과 코엑스 등에서 열띤 응원을 한 시민들은 경기 뒤 붉은악마 측이 나눠준 붉은색 쓰레기봉투에 널려 있는 주변의 쓰레기를 담았다. 서울광장에 나온 김성혜(27·여·서울 합정동)씨는 “2002년과 2006년에도 거리응원을 나왔지만 붉은악마 등 응원단의 지휘 없이도 대다수의 시민들이 알아서 주변을 정돈하고 개인물품을 챙겨오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 선진국인 독일에서 한국의 교환학생으로 온 잉고 마터(25)도 “응원을 하면서 곳곳에 적혀 있는 ‘그린 이즈 빅토리(Green is victory)’라는 슬로건을 봤다. 한국 젊은이들이 스포츠 영역인 축구를 지구적인 문제로까지 확장했다는 데 무척 놀랐다.”면서 “붉은악마들의 ‘그린’ 정신이 세계로 퍼져, 환경 개선의 혁명을 이끄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붉은악마와 손잡고 녹색응원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환경부 관계자는 “한국은 세계 에너지기구 기준 국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억 2100만 이산화탄소톤(tCO₂·2007년 기준)으로 세계 상위권을 차지한다.”면서 “이번 월드컵을 통해 에너지 절약, 온실가스 감축을 모티브로 한 ‘그린 응원’ 문화가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특급 호텔, ‘얼리 바캉스족’을 위한 초여름 피서지

    특급 호텔, ‘얼리 바캉스족’을 위한 초여름 피서지

    6월 초, 한낮 기온이 30℃까지 오르면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이른 무더위가 찾아오자 특급 호텔들은 성수기를 피해 휴가를 준비하는 실속파 ‘얼리 바캉스족’을 위한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성수기에 비해 가격 부담이 적을 뿐 아니라 한결 쾌적한 휴가를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인 것.경주 코오롱호텔 김기석 총지배인은 “극성수기가 시작되는 7월 중순 이전에 호텔 초여름 패키지를 이용하면 경제적인 가격에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특히 연박 할인, 호텔에서 제공하는 주변 관광지 입장권 할인 혜택 등을 활용하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상북도 경주로…▲ 경주 코오롱호텔 ‘일취월장 패키지’경주 코오롱호텔 ‘일취월장 패키지’는 7월 16일까지 성수기를 피해 경제적이고 여유로운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실속형 상품이다.실속파인 얼리 바캉스족을 위해 일요일, 월요일 연박할 경우 월요일 패키지를 6만원의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일취월장 패키지’는 낮에 넓은 부지의 탁 트인 전망과 밤에는 불국사의 야경을 자랑하는 가든 전망 객실에서의 1박을 즐길 수 있다.또한 중탄산나트륨 온천 50% 할인 혜택이 포함되며 호텔 곳곳에 마련된 산책로에서 산림욕을 하면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천년고도 경주를 찾은 만큼 문화와 역사 체험을 놓칠 수 없다면 ‘고적여행 경주 시티 투어’를 사전 예약하면 된다.전문가이드와 함께 석굴암, 불국사, 분황사, 첨성대 등 대표적인 역사 문화 유적지를 여행하며 신라의 천년 역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일취월장 패키지 가격은 주중 9만9천원이며 주말 11만9천원이다. 문의 및 예약은 054-740-5111으로 세금 및 봉사료 포함 가격이다.▲ 경주 힐튼호텔 ‘리프레쉬 패키지’경주 힐튼호텔은 아이들과 경주 문화 여행을 즐기고 호텔에서 편안한 휴식도 취할 수 있는 ‘리프레쉬 패키지’를 6월 말까지 판매한다.수영장, 사우나 입장 할인 및 체련장 무료 이용 혜택이 포함되어 있어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더불어 아트선재미술관 2인 입장권과 신라밀레니엄파크, 경주월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할인권이 제공된다.이용 요금은 11만원부터이며 세금 및 봉사료 별도는 별도다.문의는 054-740-1231~4▲ 경주 현대호텔 ‘아쿠아월드 패키지’경주 현대호텔은 호텔예약 할인사이트 호텔조인을 통해 ‘아쿠아월드 패키지’를 예약하는 고객에게 오는 30일까지 경주 아쿠아월드 입장권을 증정한다.성인 2인과 소인 1인까지 무료입장이 가능해 경제적인 가족 여행에 제격이다. 또한 사우나 2인이나 수영장 2인 무료 이용권이 제공되며 주중 이용 고객에게는 호수전망 무료 업그레이드 혜택이 주어진다.가격은 11만 1천원이며 예약은 호텔조인(www.hoteljoin.com)에서 가능하다.▶ 경상남도 부산으로…▲ 부산 해운대 씨클라우드호텔 ‘가족사랑 패키지’부산 해운대 씨클라우드 호텔은 초여름을 맞아 조금 일찍 여름을 즐기기를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가족사랑 패키지’를 선보였다.이 패키지는 어른 2인 조식과 동반 자녀 2인(13세)까지 무료 조식이 포함이며 사전 요청 시 침구세트를 제공한다.또 가족들과 함께 해운대의 특별한 즐거움을 만끽 할 수 있게 관광 명소인 부산아쿠아리움 20% 할인과 부산아쿠아리움 3D 라이더 30% 할인, 티파니21 크루저 10% 할인, 동백 유람선 10% 할인 혜택을 준다.가격은 14만원이며 부가세는 별도다.문의 051-933-1000▲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얼리 서머 패키지’부산 파라다이스호텔은 6월 한 달 동안 여름을 한가롭고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얼리 서머패키지’를 선보인다.이 패키지는 해운대 백사장이 한눈에 보이는 발코니 시설 디럭스룸에서 1박과 뷔페 ‘에스카피에’에서 2명이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이어 시원한 해운대 바다의 장관을 볼 수 있는 노천온천과 야외 수영장을 무료로 이용 할 수 있다.신관 1층에 위치한 카페테라스에서는 새롭게 선보이는 커피와 와플 2인 세트를 무료로 맛볼 수 있다. 가격은 22만5천원(도심전망 객실, 주중 기준 가격)이며 예약은 051-749-2111~3이다.▲ 부산 웨스틴조선 ‘얼리 서머 패키지’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은 7월 15일까지 두 가지 타입의 ‘얼리 서머 패키지’를 운영한다.패키지 이용 고객에게는 헬스장 및 수영장 무료 이용과 호텔 레스토랑 10~20% 할인, 이경민 포레 살롱 20% 할인(커트 및 드라이 제외)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또 웨스턴 텀블러가 선물로 증정되고 텀블로로 테이크아웃 커피 이용 시 25%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패키지 가격은 객실 타입 및 이용 요일에 따라 18만~34만원이며 세금 및 봉사료는 별도다.문의는 051-749-7001▶ 제주도로 떠나자~▲ 롯데호텔 제주 ‘얼리 서머 패키지’롯데호텔 제주는 야외수영장 개장에 맞춰 ‘얼리 써머(Early Summer) 패키지’를 7월 15일까지 선보인다.이번 패키지는 객실에서의 여유로운 하룻밤과 2인 조식이 기본으로 포함되며 360도 회전 워터슬라이드와 자쿠지, 어린이 놀이기구 등이 구비된 야외수영장 및 키즈월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또한 JDC 제주공항 내국인면세점 5% 할인과 오가닉 화장품 록시땅의 목욕용품 5종 세트 등 다양한 혜택이 추가적으로 제공된다.이용요금은 26만원~32만원이며 세금 및 봉사료 포함이다.예약 문의 1577-0360▲ 제주 신라호텔, ‘개관 20주년 기념 얼리 서머 패키지’제주 초여름 휴가객을 위해 7월 14일까지 ‘개관 20주년 기념 얼리 서머 패키지’를 선보인다.야자수가 펼쳐진 풀사이드와 야외 수영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야외 숨비스파 & 자쿠지도 무료다.남아공 월드컵을 기념해 참가 10개국의 20가지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월드 와이너리 투어’ 쿠폰 2장도 제공된다.가격은 34만원이며 세금 및 봉사료는 별도다. (주말 기준)문의 1588-1142사진=코오롱호텔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세계 최고령 93세 축구감독 은퇴 “행복했다”

    세계 최고령 93세 축구감독 은퇴 “행복했다”

    기네스북에 기록된 세계 최고령 축구 감독이 93세 나이로 은퇴했다. 대학팀 한곳에서 37년 동안 선수들을 훈련시켜 의미가 더욱 남달랐다. 9000명 넘는 선수들을 훈련시킨 이버 포웰 배스대학교 감독이 은퇴했다고 스카이스포츠를 비롯한 영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웨일스 카필리 지역 출신인 포웰 감독은 제2차세계대전 기간 외에는 일생을 축구에 쏟았다. 1933년 퀸즈파크 레인저스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그는 블랙풀과 애스턴빌라에서 활약했으며 웨일스 국가대표로 14경기를 뛰었다. 이후 포웰 감독은 수 천 명의 선수들을 지도했다. 그가 은퇴하기까지 가르친 배스대학교에서 37년 간 자신의 나이에 1/4밖에 안되는 어린 선수들과 함께 땀흘려왔다. 축구만 생각하며 외길 인생을 살아 온 그는 결국 2008년에 체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돼 영국 제국 훈장을 받았다. 이제 일선에서 물러서는 이 노장(老將)은 “아직도 뭔가 남아있는 것 같다. 축구 없는 인생을 떠올릴 수가 없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가 해온 일이 자랑스럽다. 또 배스대학교에서 매우 행복했다.”면서 “일주일에 한번은 불쑥 찾아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스카이스포츠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010 남아공 월드컵 D-21] “두려움과 맞서라” 노련미 킥오프

    [2010 남아공 월드컵 D-21] “두려움과 맞서라” 노련미 킥오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을 썼던 그들은 지금 서른 줄을 훌쩍 넘겼다. 이운재(37·수원)와 김남일(33·톰 톰스크), 안정환(3 4·다롄 스더), 이영표(33·알 힐랄)가 그들. 골키퍼를 비롯해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 수비수 등 포지션도 골고루다. 붙박이로 버텨온 ‘맏형’ 이운재를 제외하면 주전을 꿰차기엔 나이가 있기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남아공월드컵을 눈앞에 둔 그들의 꿈과 희망은 한결같이 똑같다. ‘첫 원정 16강 진출’이다. 20일 경기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 C) 훈련에 모습을 드러낸 김남일. 25세이던 한·일월드컵 당시 악착 같은 중원 장악으로 ‘진공청소기’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어느새 33세가 됐다. 8년 전과는 제법 달라졌다. 예전 파이팅 넘치는, 악착 같은 플레이를 펼쳤다면 요즘은 노련함이 묻어 있다. 경기 흐름을 읽고 상대의 맥을 끊는다. 김남일은 “벌써 세 번째(월드컵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팀 내에서도 서열이 세 번째다. 정말 믿고 싶지 않다.”면서 헛웃음을 지은 뒤 “세월은 그저 순리대로 받아들이고 내 자리에서 내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 역할이 무엇인지 묻자 “후배들을 잘 이끌어 주는 것, 그들이 경기에서 마음을 놓으면 붙잡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26명 누구에게나 남아공월드컵은 특별할 수밖에 없지만 안정환과 이운재의 사연은 더 깊다. 안정환은 2002년대회에서 두 골, 2006년 독일대회에서 한 골 등 모두 세 골을 넣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득점을 올리면 역대 아시아 선수 가운데 월드컵 본선 최다골의 주인공이 된다. 골이 절실할 때 한 방을 터뜨릴 ‘해결사’ 역할이 주어진 임무다. 더욱이 젊은 공격수들의 뒤를 함께 받쳐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동국(31·전북)이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정상 가동이 불투명해진 탓에 노장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안정환은 “젊은 선수들과 고참 선수들을 이어 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전 골키퍼 이운재는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과 황선홍 K-리그 부산 감독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월드컵 4회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K-리그에서 부진한 탓에 경기력 논란에 휘말렸지만 노련미와 여전한 기량은 허정무 감독이 아직 그를 바라보게 만드는 이유다. 이운재는 “코칭스태프가 보내준 신뢰에 반드시 보답하겠다. 나이는 많지만 티 나지 않게 솔선수범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자신의 실명보다 ‘초롱이’로 지난 8년을 보낸 이영표. 그는 남아공에서의 성공을 위해 후배들에게 특별한 조언을 남겼다. “두려움과 맞서라.”는 것. “갖지 말라고 해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무대가 월드컵이다. 하지만 부담감을 가지면 오히려 경기를 못하게 된다. 남은 시간 동안 최대한 부담감을 떨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5·18민주화운동 30주년] “금남로·대학가 5월도 썰렁”…잊혀지는 그날의 함성

    [5·18민주화운동 30주년] “금남로·대학가 5월도 썰렁”…잊혀지는 그날의 함성

    5·18 민주화운동이 30돌을 맞았다. 민주운동의 새 지평을 열었지만 단순 역사적 사건으로만 기억할 뿐 그날의 의미는 뇌리에서 점점 잊혀가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했던 가해자들이 함구하면서 그날의 핵심 진실 규명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국내 민주화 운동에 큰 획을 그은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과제를 짚어본다. 1980년 5월 피로 물들었던 광주는 지금 화려한 ‘꽃’으로 부활했다. ‘폭동’ ‘사태’ 등 갖가지 누명도 벗었다. ‘광주의 5월’은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우뚝 섰다. 동남아 등 제3세계 국가의 인권운동가들은 ‘5월’을 배우러 광주로 몰려든다. 5·18은 ‘역사의 진보’를 믿는 사람들에겐 꿈이자 희망이다. 시민들의 머릿속에 또렷이 기억되는 ‘짧은 시간’이 있었다. 계엄군을 몰아내고 연출했던 일주일간의 ‘대동세상’이 그것이다. 시민들은 주먹밥을 나누고 부상자들에겐 피를 보탰다. 내것·네것도 없었다. 원시 부족사회처럼 운명 공동체였다. ‘시민군’은 최후의 순간까지 총칼에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당시 전남도청 상황실을 끝까지 지켰던 이모(50·공무원)씨는 “죽었더라도 후회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겉으론 ‘실패한 항쟁’이었지만 그 실패는 오래가지 않았다. 5·18은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군부통치에 종지부를 찍었다. 1988년 국회 5공청문회가 열리면서 ‘살육 현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국민들은 분노했다. 학생들은 분신과 거리 투쟁 등을 통해 보다 수준 높은 민주화를 요구했다. 5·18은 결국 문민정부의 책임자 처벌 등 ‘역사 바로세우기’ 작업을 끝으로 일단락됐다. 전두환 등 신군부의 몰락과 함께 사실상 30여년간의 군부통치는 막을 내렸다. 실패한 항쟁이 아님이 증명된 것이다. 격랑의 현대사 속에서 고비고비마다 민주화 투쟁에 불을 지핀 화수분이자 발전소였다. 5·18은 민주·인권·평화란 인류 보편적 가치를 추구했다. 세계 민주항쟁사에서도 돋보일 만큼 그 위상이 확고해 졌다. 그러나 30년이 흐른 지금은 기억의 저편으로 가뭇없이 사라져 간다. 망각과 무관심 탓이다. 금남로에서 만난 김현석(49)씨는 “5·18 기념일이 돌아와도 항쟁 직후처럼 뜨거운 감정이 일지 않는다.”며 “1990년대 이후 피해자 보상과 명예회복이 이뤄지는 등 5·18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뒤부터 먼 과거처럼 여겨진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도 마찬가지다. 광주 지역 대학을 둘러보면 1980년대의 대학 풍경과는 너무 동떨어진 느낌이다. 5월 행사를 알리는 플래카드 하나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어쩌면 이게 정상인지 모른다. 전남대 정다정(22·여·영문과 3년)씨는 “친척 중에 5·18 때 다친 분이 있어서 당시 상황은 대충 안다.”며 “그러나 의미 등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선대 총학생회의 한 간부는 “학내문제로 가끔 집회가 열리지만 일반 학생들의 참여는 거의 없다.”며 “취업난 등 현실적 고민 때문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영태 전남대 사학과 교수는 “항쟁 과정에서 실재한 ‘영웅적 죽음’ 등을 예술작품으로 만들면 젊은 세대들도 자연스레 그 정신과 가치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기러기가족 자살로 본 뉴질랜드 유학 실태

    기러기가족 자살로 본 뉴질랜드 유학 실태

    “대부분의 교민들이 한국인만을 상대로 장사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다 보니 사회에 녹아들지 못하고 폐쇄적입니다. 특히 유학생들은 사회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뉴질랜드에서 10년째 식료품점을 운영하고 있는 교민 김모(48)씨가 10일(현지시간) 전한 뉴질랜드 이민의 현주소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일어난 한국인 기러기 가족의 안타까운 비극은 이민과 조기유학지로 각광받아온 뉴질랜드 드림의 어두운 그늘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크라이스트처치 시내의 한 가정집 주차장에서 한국인 조모(44·여)씨와 18세·13세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이 소식을 듣고 한국에서 달려온 남편 백모(45)씨도 이들을 따라 9일 목숨을 끊었다. 현지 경찰은 이들이 영주권 취득과 경제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자살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무상 초중고교육·의료 ‘현혹’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뉴질랜드 한인 교민은 3만 5000여명에 이른다. 뉴질랜드 인구의 1%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유학생은 1만 6000여명으로, 지난 2002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2008년 한 해에만 1636명이 뉴질랜드로 조기유학을 떠났다. 미국, 동남아, 중국, 캐나다, 호주에 이어 여섯번째로 많은 규모다. ●한인 등 아시아계 실업률 9% 뉴질랜드 전문 유학원 관계자는 “뉴질랜드는 영어권이면서도 미국이나 캐나다 등보다 생활비가 저렴하고 복지와 교육 수준이 높다.”면서 “교육비는 만 5세부터 17세까지 무료이며 의료서비스도 무상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점에 현혹돼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주재관으로 근무했던 한 경찰은 “관광업과 낙농업 중심이라 대학 졸업장을 앞세우는 한국인들이 할 일이 많지 않다.”면서 “상당수 조기유학생들이 대학과 직장을 찾아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학력을 선호하는 한국 등 아시아인들의 실업률은 9.2%로, 뉴질랜드 평균 6%에 비해 훨씬 높다. 뉴질랜드에서 대학을 나온 뒤 귀국한 양모(27)씨는 “뉴질랜드가 교육환경은 좋을지 몰라도 대학을 나와도 구할 수 있는 직업이 없고, 한국에서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기러기 엄마들의 일자리도 사실상 없다. 취업비자가 아니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직장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러기엄마 직업도 마땅찮아 초등학생 아이 둘과 함께 기러기 생활을 하고 있는 정모(37)씨는 “한국에서 은행원으로 일했는데,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생소한 농장이나 식료품점 같은 곳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번 사건 당사자인 조씨는 자녀 교육문제로 2002년 장기사업비자를 통해 뉴질랜드로 건너왔지만 별다른 직업을 찾지 못했다고 대사관 측은 설명했다. 영주권 취득 문제도 심각하다. 대사관 측은 “대부분의 유학생이 학생비자를 발급받은 뒤 나중에 영주권으로 전환하는데, 발급이 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대학 학비는 무상이 아니고 취업도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아버지의 송금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기러기 가족들은 자녀의 대학진학 시점에 경제적인 압박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어는 가르치고 싶고 미국, 캐나다의 생활수준을 따라갈 수 없는 소위 ‘중산층’들이 많다 보니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하극상’ 나이지리아팀…선수가 감독에게 선발 관련 충고

    ‘선수가 감독에게 충고를?’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과 16강 진출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일 나이지리아 대표팀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나이지리아 일간 뱅가드는 3일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인 빅토르 아니체베(22·에버튼FC)가 라르스 라예르베크 대표팀 감독에게 “월드컵 대표팀 선수를 제대로 선발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아니체베는 23세 이하 대표팀에서 2회 선발돼 활약을 펼쳤지만, 부상으로 올해 앙골라에서 벌어진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에는 불참하는 등 성인 대표팀에 선발된 적이 없다.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을 주전 엔트리에 넣어 달라고 ‘강짜’를 부리는, 한국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광경인 셈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발렌타인챔피언십] 차세대주자 노승열, 깜짝 공동 4위

    [발렌타인챔피언십] 차세대주자 노승열, 깜짝 공동 4위

    ‘앙팡 테리블’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이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톱5’ 성적을 거두며 한국 남자골프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노승열은 25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골프장(파72·7345야드)에서 막을 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솎아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최종 순위는 공동 4위. 전체 156명 가운데 40명, 2라운드를 마친 뒤 컷을 통과한 14명의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이다. 2005년 중학교 1년 시절인 13세 때 노승열은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선수권에서 13언더파 275타로 우승, 파란을 일으킨 ‘무서운 10대’. 고교생 국가대표와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이 대회에서 중학생이 우승한 건 처음이었다. 그해 13세8개월로 최연소 국가대표가 됐다. 2006년에는 한국프로골프(KPGA) 메이저대회인 매경오픈에서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다 최종 라운드 연장전에서 황인춘(36·토마토저축은행)에게 패해 2위(아마추어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18세의 나이 제한 때문에 KPGA 투어에 참가할 수 없었던 노승열은 17세인 2008년부터 아시아프로골프투어(APGA)에 참가해 그해 10월 미디어차이나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두며 A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했다. 2008년 말에는 과감하게 미국프로골프(PGA)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아시안투어를 겸한 EPGA 투어 메이페어 말레이시아오픈에서 대선배 최경주(40)를 1타차로 제치고 EPGA 투어 두 번째 최연소의 나이로 우승, ‘차세대 주자’로 자리 매김했다. 제주의 강풍 속에서도 걸출한 성적을 낸 노승열은 “지난 겨울 역시 바람 많은 속초에서 낮은 탄도의 샷을 연습한 덕을 제주에서 봤다.”면서 “앞으로 EPGA 대회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랭킹 232위에 불과한 호주의 ‘무명’ 마커스 프레이저는 막판 더블보기와 보기로 무너진 세계 7위 어니 엘스(남아공·공동 9위·5언더파 211타) 등을 따돌리고 12언더파 204타로 우승했다. 서귀포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한·일 100년 대기획]억압·멸시 이겨낸 재일동포의 삶 - 민단세대 고난과 과제

    [한·일 100년 대기획]억압·멸시 이겨낸 재일동포의 삶 - 민단세대 고난과 과제

    광복 이후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에 남아야 했던 재일동포들은 일본인들의 차별과 멸시, 억압을 온몸으로 이겨내며 한 많은 타향살이를 견뎌야 했다. 재일동포들은 좌우익의 대립으로 인해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로 나뉜 채 지문날인제를 폐지시키는 등 권익보호에 매진해 왔다. 여기에다 1988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일본에 건너간 ‘뉴 커머(New comer)’들도 다양한 업종에서 일하며 재일동포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일본인들의 차별에도 불구하고 한민족의 얼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의 어제와 오늘을 재조명해 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1945년 8월 일본이 패망하자 일본에 거주하던 많은 한국인들은 귀국을 원했다. 하지만 상당한 액수의 배삯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고향에서 이렇다 할 생계수단이 없는 한국인들은 일본에 머물러야 했다. 당시 200만명의 재일동포 중 140만명이 귀국하고 60만명이 일본에 체류했다. 이들은 광복 직후 좌우대립의 과정에서 두 패로 나눠졌다. 친공산주의계의 재일본조선인연맹(약칭 조련)과 이에 대항하기 위해 반공청년 조직인 조선건국촉진청년동맹(건청), 신조선건설동맹(건동)이 결성됐다. 대한민국을 지지하는 건청과 건동은 1946년 10월3일 도쿄 히비야공회당에서 재일동포 2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재일본대한민국 조선인거류민단(민단)을 탄생시킨다. 당시 민단은 규모나 인력, 자금력에서 조련으로부터 발전한 조총련에 비해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열악했다. 재일 한국인은 1947년 발표된 외국인 등록법에 따라 노골적인 차별을 받아야 했다. 박병헌 민단 중앙상임고문은 “재일 한국인은 해방 전에는 한국인도 아니고 일본인도 아닌 대우에서의 차별을 받았고, 해방 이후에는 외국인 등록법이 제정돼 그 법에 의해 규제를 당하고 법률적으로 제한을 받았다.”고 말했다. 재일 한국인이라는 꼬리표는 차별의 벽을 견뎌야 하고, 일본 주류사회에 발을 붙일 수 없는 ‘주홍글씨’가 된 셈이다. 그러다가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에 따라 재일 동포들은 특별 영주권을 받았다. 또한 일본 의무교육을 받을 권리와 생활보호를 받을 권리,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할 권리가 주어졌다. 하지만 취업에 제한을 받는 것을 비롯해 공영주택에 입주할 수도 없고, 국민연금 혜택을 누릴 수 없으며, 금융차별을 견뎌야 했다. 이런 와중에 재일동포에 대한 일본인의 차별을 견디다 못해 인질극을 벌인 이른바 ‘김희로 사건’이 터졌다. 부친의 성에 따라 이후 개명한 권희로씨는1968년 2월 시즈오카현 시미즈시에서 야쿠자 2명을 총으로 살해한 뒤, 인근 하이바라군의 한 여관으로 도주해 투숙객 13명을 인질로 잡고 88시간 동안 경찰과 대치극을 벌였다. 그는 “한국인에 대한 차별을 고발하기 위해 사건을 일으켰다.”고 말해 일본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1999년 우리나라 종교인들의 석방운동으로 가석방된 권씨는 지난달 26일 지병으로 숨졌다. 민단은 1970년대 중반부터 조총련계를 포함한 성묘단(省墓團) 모국방문사업을 벌여 조총련계 동포 4만 8000명의 조국 방문을 이끌어 내는 등 세력 확장을 꾀했다. 일본 법무성의 2006년 통계에 따르면 재일교포는 59만 8219명에 달했다. 이들 중 민단 소속은 33만∼34만명, 조총련 소속은 9만∼10만명가량으로 추산됐다. 민단은 도쿄의 중앙본부 산하에 48개의 지방본부와 300여개의 지부를 두고 재일교포의 권익을 옹호하는 데 매진했다. 일본의 한국인 차별에 반대하는 지문날인(指紋捺印)제도 철폐운동을 꾸준히 전개해 1987년 외국인 등록법 개정을 이끌어 냈다. 이후 민단은 1994년부터 지방참정권 획득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민주당 정권이 들어섬으로써 재일동포들에게 지방참정권이 주어지는 듯했지만 자민당과 보수세력들의 반대로 올해 상반기 국회에서 법안제출이 무산됐다. 일본의 ‘귀화 권장정책’에 따라 2세, 3세 교포들이 일본으로 귀화하고 있는 것도 민단이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다. 민단 사이트에 따르면 매년 1만여명의 재일동포 2, 3세가 일본 국적을 취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히 민단의 구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1988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일본으로 건너온 뉴커머(New Comer)들을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2, 3세들을 가르칠 한국인 학교도 도쿄, 교토, 오사카 등 4곳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민단은 지난해부터 한국어 사용 운동에 나섰다. 날로 희미해지는 재일교포의 민족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정진 민단회장도 올해 신년행사에서 신년사를 처음으로 한국어로 했다. 강우성 민단 사무총장은 “ 일본어 사용이 익숙한 2, 3세들을 대상으로 한국말 배우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일본 내 한국계 은행 계좌 갖기 운동도 펼쳐 지난해 12월 말 현재 약 352억엔(약 4224억원)의 예금실적 올렸다.”고 말했다. jrlee@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1부) G2 중국, 세계를 호령하다

    [新 차이나 리포트] (1부) G2 중국, 세계를 호령하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지난해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 정상회의는 부쩍 커진 중국의 힘을 실감케 한 국제무대였다. 중국의 목소리가 대부분 반영됐다.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에 기후변화 해결의 부담을 크게 지우려 했던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공격을 중국은 개발도상국을 방패 삼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중국을 대표해 ‘출전’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자신의 표현대로 “60시간 동안 쉬지도 못하면서”(3월14일 기자회견 내용중) 77그룹(G77) 등 개도국들을 이끌었다. 현장에서는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이 중국의 꼭두각시처럼 움직였다.”는 소리까지 흘러나왔다. 중국이 국제협상에서 미국과 대등한 힘을 가졌다는 인상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셈이다. 그런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베이징 컨센서스’가 무서운 추세로 확산되고 있다. 2004년 타임의 국제뉴스 편집자 출신 조슈아 쿠퍼 라모가 처음으로 ‘베이징 컨센서스’를 제기했을 때 중국 언론과 지식인들은 흥분했다.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워싱턴 컨센서스’에 대응할 정도로 중국식 발전 모델이 성공했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았다는 뜻이니 그럴 만도 했다. 6년이 흐른 지금 중국이 대외적으로는 ‘중국 위협론’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로 ‘베이징 컨센서스’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베이징’이 급속하게 ‘워싱턴’의 기득권을 파고드는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쇠퇴와 중국의 부상이 뚜렷해지면서 곳곳에서 베이징과 워싱턴이 충돌하고 있다. 기후변화 정상회의가 대표적 사례다. 중국이 제3세계 국가들의 ‘롤모델’이 될 가능성도 높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조영남 교수는 “권위주의 정치체제를 유지하면서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일부 국가의 통치 엘리트들에게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면서 “이런 국가에서는 ‘베이징 컨센서스’가 ‘워싱턴 컨센서스’를 대체하는 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도 막대한 경제지원 등을 통해 동남아, 아프리카, 중남미, 아랍권의 제3세계 국가들을 파고들고 있다. 중국의 우파 지식인 사회에서도 노골적으로 중국이 세계의 모델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류양(劉仰)은 “세계가 중국을 따라 걷는다면 세계사의 새 장이 열릴 것”이라면서 “중국은 경제적 파워뿐 아니라 도덕적 파워에 근거해 반드시 세계의 모델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600여년 전 도덕과 기술, 지식 등 중화 문화를 서양에 전파한 명나라 정화(鄭和)의 영광을 재현하자는 것이다. 국제여론을 주도하는 중국의 힘은 최근 펼쳐지는 장면들을 보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영향력이 막강한 국제 외교무대의 베테랑들이 시시각각 중국을 드나들고 있다. 각종 국제포럼도 줄을 잇는다. 중국이 국제 외교의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달 초 중국 최남단 하이난(海南)성의 보아오(博鰲)에는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총리, 피델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 고촉통 전 싱가포르 총리, 장 피에르 라파랭 전 프랑스 총리, 압둘라 아마드 바다위 전 말레이시아 총리, 헨리 폴슨 전 미 재무장관 등이 모여들었다. 비록 모두 전직이지만 익숙한 이름들이다. 2001년 중국이 서방에 맞서 ‘아시아 역내 협력’을 주창하며 출범시킨 보아오포럼은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이슈 토론장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올 포럼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부주석은 “공정하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세계 무역과 투자 시스템을 유지하고,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견결히 반대해야 한다.”며 중국의 입장을 역설했다. 보아오포럼뿐이 아니다. 매년 9월 톈진(天津) 또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열리는 ‘하계 다보스포럼’에도 세계 각국의 고위층과 경제계 거물들이 몰려든다. 베이징에서도 중국발전고위급포럼, 글로벌싱크탱크포럼, 세계미디어정상회의 등 세계 지도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국제회의가 줄줄이 열리고 있다. 중국의 적극성과 세계 각국의 필요성에 의해 ‘베이징’은 지금 ‘워싱턴’에 버금가는 국제 중심무대로 떠올랐다. 중국의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취재를 위해 800여명의 외신기자들이 등록할 정도로 중국의 한마디, 한마디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stinger@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최고지도부 9명 한해 60개국 방문 ‘자원·정책 외교’

    [新 차이나 리포트] 최고지도부 9명 한해 60개국 방문 ‘자원·정책 외교’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외교의 힘은 집단지도체제 하에서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역할을 분담한 순방외교를 통해 무섭게 세계를 파고들고 있다. 중국 최고 지도부 9명이 2009년 해외로 나간 횟수는 모두 24차례에 이른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각각 7차례로 가장 많고,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3차례, 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2차례이다. 자칭린(賈慶林) 정협주석과 리창춘(李長春) 상무위원, 리커창(李克强) 부총리, 허궈창(賀國强)·저우융캉(周永康) 상무위원은 각각 한 차례씩 해외 순방길에 올랐다. 이들이 나눠 돌아다닌 국가는 모두 60개국이 넘는다. 미국, 아시아,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가 이들의 외교무대였다. 아프리카와 중남미에서는 자원을 얘기하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정책을 거론했다. 대규모 구매단을 대동해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중국이 갖고 있는 ‘지갑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고지도부의 잦은 해외나들이는 사실 중국 외교 형태의 극적 변화상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외국을 상대로 자국 정책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한편 자원 등 국가이익을 확실하게 챙기겠다는 취지가 깔려 있는 것은 물론이다.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이 생애를 통틀어 두 번만 해외로 나갔고, 뒤를 이은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도 해외 순방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 최고지도부의 순방외교는 다분히 충격적이다. 3세대 지도자들인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과 리펑(李鵬)·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는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시절에 비해서는 해외순방이 많았지만 상당 부분 아시아 지역에 공을 들였다.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서기,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서기 등을 포함해 차기 지도자 후보군이 여럿 포진해 있는 중앙 정치국 위원들은 임기 동안 각각 40개국 이상을 순방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지도자에 오르기 위해서는 국제적 감각이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중국 최고지도부의 순방외교는 역할이 중복되지 않게 잘 짜여져 있다. 후 주석과 원 총리가 다자외교에 치중하고, 나머지 상무위원들이 양자외교를 전담하는 식이다. 후 주석과 원 총리간에도 ‘아세안+한·중·일’, ‘중국·유럽연합 정상회의’ ‘한·중·일 정상회의’ 등 경제적 이슈가 강한 다자외교는 원 총리가 맡고, 주요20개국(G20),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등 정치경제적 혼합 다자외교는 후 주석이 주도한다.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와 상하이협력기구 역시 후 주석 몫이다. 이처럼 최고지도부의 순방외교가 빈번하다 보니 9명의 상무위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도 쉽지 않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설이 4월 초에 유력하게 제기됐던 것도 최고지도부 9명의 외유 일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2009년 12월에도 후 주석과 원 총리, 시 부주석은 각각 역할을 나눠 세계를 누볐다. 후 주석이 핵안보 정상회의와 남미 순방을 마치면 원 총리가 동남아시아로 떠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쩍 최고지도부의 해외순방이 잦은 것과 관련, 홍콩의 중국 전문가 린허리(林和立)는 “내정에 힘을 빼고 있는 미국과는 달리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외교적 역량을 비축했다.”면서 “최고지도부가 중국에 대한 이미지 제고와 외교적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제츠 외교부장도 2009년 중국 외교에 대한 회고를 통해 “다양한 다자 및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의 최고지도자들이 국제무대에 큰 족적을 남긴 한해였다.”고 평가했다. 최근 남방도시보는 중국에서 성·시·자치구의 수장이 되기 위해서는 공산당 입당 후 최소한 35년의 경력과 문화혁명 때의 하방(下放·농촌이나 공장근무) 경험, 석사 이상의 학력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31개 성·시·자치구 지도자들에 대한 통계조사를 통해서다. 지방을 넘어 중앙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국제적 감각과 외교 역량이라는 한 가지 조건이 더 붙게 된 셈이다. stinger@seoul.co.kr
  • 연천서 고구려 유물 무더기 출토

    연천서 고구려 유물 무더기 출토

    민통선 안 임진강 주변에서 2000여년 전 초기 삼국시대의 대규모 마을 흔적과 고구려 석실분(石室墳·돌방무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 시기 고구려의 실질적 지배가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경기 연천군 강내리유적을 발굴 조사하고 있는 고려문화재연구원(원장 김병모)은 25일 발굴현장에서 초기삼국시대(1~3세기) 집터 74기를 비롯해 고구려 고분 9기, 농사 흔적 구덩이 131기 등 총 218기에 이르는 각종 유구(遺構)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구려 고분이 한꺼번에 9기나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이곳은 경기 북부지역 홍수 예방을 위해 군남홍수조절지 건설이 예정된 곳이다. 지난해 3월부터 발굴조사가 진행됐다. 발굴 조사면적이 약 2만 8150㎡에 이르는 규모로, 고구려 귀족집단의 고분군인 횡혈식 석실묘는 주거지 옆 구릉부에서 발견됐다. 3개 구역에 3기씩 조성됐다. 부부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2명씩 매장돼 있어 가족 등 혈연관계의 무덤군으로 추정된다. 흑색마연호(黑色磨硏壺·표면을 간 뒤 구운 항아리), 금제구슬, 유리구슬 등 희귀 유물들도 나와 무덤 주인이 고구려 사회 지배세력으로 여겨진다. 소상영 고려문화재연구원 조사부장은 “금제품과 유리구슬은 남한 지역 고구려 고분에서 나온 사례가 드물다.”며 “이는 임진강 유역이 고구려 남진정책의 군사기지 기능만 했던 것이 아니라 귀족계층 고분이 축조될 정도로 일정기간 고구려의 실효적 지배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강 주변 해발 30m의 평탄한 지역에서 발굴된 집터들은 그 대다수인 62기가 이 시기 전형적 주거 형태인 ‘呂·凸’자형으로 나타났다. 내부에는 한쪽 벽을 따라 ‘ㄱ’자형 구들과 ‘一’형 부뚜막, 화덕자리 등 2000년 전 사람들의 생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집터들은 벽체 및 지붕시설까지 불타 내려앉은 채로 확인돼 이 시기 취락시설 연구의 주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7호로 명명된 집터는 길이 20.6m, 너비 9.7m(50여평)로 지금껏 발견된 呂자형 집터로는 초대형급에 속한다. 소 부장은 “이런 대형 집터는 발견 예가 없다.”면서 “규모나 마을 전체 입지로 볼 때 이 일대는 초기 삼국시대 임진강 유역 거점마을로 추정된다.”고 풀이했다. 유물은 경질무문토기(硬質無文土器·단단한 민무늬토기)와 타날문토기(打捺文土器·표면을 때려 무늬를 낸 토기) 등 이 시대 대표 토기와 철제칼, 철도끼 등이 출토됐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씨줄날줄]캄보디아 신부/구본영 논설위원

    포카혼타스는 영국의 식민지 시절 영국인 존 롤프와 결혼한 아메리카 원주민 소녀였다. 나중에 월트 디즈니의 동명 애니메이션 영화로 세계적 저명인사가 됐지만, 기독교로 개종해 남편 이름을 따 레베카 롤프로 개명했다. 시쳇말로 잘사는 나라 사람에게 시집 간 제3세계 여성의 ‘로망’이다. 하지만 국제결혼을 꿈꾸는 모든 여성이 포카혼타스가 될 순 없을 게다. 최근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다문화가정의 월평균 수입은 100만∼200만원이 38%로 가장 많았다. 캄보디아 등 동남아 출신 중에는 월소득 1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도 많았다. 그런데도 다문화가정의 한국생활 만족도는 뜻밖에 높았다. 여성 결혼 이민자의 57%가 한국 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더욱이 캄보디아·베트남 등 동남아 출신의 만족도가 높고 북미나 서유럽 출신 결혼 이민자들에 비해 차별을 받는 느낌도 적었다. 동남아 출신 결혼 이민자들이 행복지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작은 일에도 기뻐할 줄 알 정도로 매사에 긍정적이고 소박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캄보디아 정부가 자국인이 한국인과 결혼하는 것을 당분간 금지했다는 소식이다. 왜 캄보디아 전체 국제결혼 가운데 60%를 차지하는 한국인이 기피 대상이 된 걸까. 국제결혼 중개업자를 통한 1 대 다(多) 맞선이 빌미가 됐다고 한다. 지난해 9월 한국인 1명에게 25명의 캄보디아 여성을 맞선 보게 한 중개업자가 10년 징역형이란 중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캄보디아는 2008년에 이미 국제결혼 중개업 금지조치를 취했다. 국내에서도 국제결혼 중개업이 무분별하게 번창하면서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적이 있다. 불과 몇 해 전까지 지방의 도로변 곳곳에 나붙었던 ‘○○○ 출신 신부 절대 도망가지 않습니다’, ‘비용 ○○○ 만원에 숫처녀 보장’ 등 낯뜨거운 현수막이 생각난다. 이쯤 되면 상대국의 자긍심을 건드리는, 국제결혼 중개 행태에 경종을 울려야 할 때라고 본다. 물론 한국이 오해를 받는 경우도 없지 않다. 많은 캄보디아인들이 인신매매로 미국이나 유럽에서 매춘이나 마사지 일을 하는 자국 여성들의 사례를 보고 분노하고 있지만, 우리와 직접 관계가 없는 일이긴 하다. 더군다나 결혼이민으로 한국에 들어온 동남아 여성 모두가 한국판 포카혼타스 같은 ‘코리안 드림’의 주인공일 순 없는 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퇴폐 유흥업소도 아닌데 1대25 맞선이라면 금도를 잃어도 한참 잃은 일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가전명가’ 대우일렉 남미·阿서 돌풍

    대우일렉트로닉스가 베네수엘라와 알제리 등 제3세계 국가에서 잇따라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 글로벌 업체가 간과한 신흥 시장을 공략, ‘대우 신화’ 재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대우일렉은 지난해 남아메리카의 베네수엘라 전자레인지 시장에서 판매 1위에 올랐다고 16일 밝혔다. 대우일렉은 베네수엘라 현지에 법인이나 독자 판매망을 두지 않고 자유무역지대인 파나마에서 제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2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대우일렉은 또 올해 베네수엘라에서 지난해의 두 배 규모인 5000만달러 정도의 가전 제품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 8~12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바이어 등 200여명을 초청해 신제품 발표회도 가졌다. 대우일렉은 이어 지난해 북아프리카 국가인 알제리에서도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4만 2000대의 드럼세탁기를 판매해 22%의 점유율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알제리도 현지법인 없이 요르단 암만지사가 현지 가전·유통업체와 협력해 판매하는 형태지만 매출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에서도 현지 유통업체와 손잡고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5월부터는 세탁기를 앞세워 7년 전 법인을 철수했던 인도 시장 공략에 다시 나설 예정이다. 이강훈 대우일렉 해외사업 담당 상무는 “1990년대 중반부터 쌓아온 해외 시장개척 노하우를 갖고 있다.”면서 “제3세계 진출을 통해 시장 다변화와 매출 증대를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프로배구] ‘우리’ 매운 맛 보여주마

    신생팀 우리캐피탈이 ‘고춧가루’ 부대로 저력을 발휘, 상위권 순위싸움의 변수로 떠올랐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프로배구 2009~10시즌의 2위 현대캐피탈, 3위 대한항공, 4위 LIG손해보험으로서는 하위팀과의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아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우리캐피탈은 젊은 선수 위주라 조직력 등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블라도의 ‘고속 토스’를 바탕으로 위협적인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캐피탈의 첫 제물은 지난달 28일 경기를 치른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 체제 이후 10연승을 내달리며 선두를 향해 달리던 대한항공은 느닷없는 고춧가루 출연에 당황했다. 우승을 위해 외국인 선수를 밀류셰프 대신 레안드로로 교체한 후 당한 패배라 그 충격은 배가 됐다. 대한항공의 뜻하지 않은 패배로 경쟁팀인 현대캐피탈은 2위 굳히기에 나섰고 LIG손해보험은 3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릴 여지를 남겨둔 상황이다. 우리캐피탈 김남성 감독은 “아직 우리 선수들이 젊어 경험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열정은 가득하다. 다른 팀들이 우리를 70~80% 전력으로 상대하면 90%로 경기에 나서는 우리에게 큰 코 다칠 것이다.”면서 “이번 시즌 중 홈에서는 한 번씩 빅4를 잡아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캐피탈은 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전에서 무서운 성장 속도를 보여줬다. 물론 대한항공이 3-1로 신승했다. 그러나 우리캐피탈은 2세트에서 듀스 끝에 31-33으로 아쉽게 세트를 내줬고, 끈질기게 몰아쳐 3세트를 27-25로 챙겼다. 우리캐피탈은 주요 경기로 18일 현대캐피탈, 24일 삼성화재, 27일 LIG손보가 남아있다. 2, 3위의 승차가 1승, 3, 4위의 승차가 2승으로 박빙인 상황에서는 하위팀에 발목을 잡히면 플레이오프는 물 건너간다. 상위권 순위 싸움의 변수가 된 우리캐피탈이 6라운드 끝까지 고춧가루를 뿌려대길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개운사 아미타여래좌상 등 5건 보물 예고

    개운사 아미타여래좌상 등 5건 보물 예고

    세련된 조각기법을 자랑하는 개운사 아미타여래좌상과 받침돌이 남아 있는 통영 측우대 등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22일 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발원문 등 문화재 5건을 보물로 지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지정예고되면 30일 간의 문화재위원 등의 심사를 거쳐 보물로 공식 지정된다. 대부분 심사를 통과한다. 아미타여래좌상은 1274년에 쓴 현존 최고(最古)의 중수(重修·수리하거나 고침) 발원문이 함께 남아 있으며, 드물게 전해지는 고려 후기 불상의 조성 방식을 잘 보여줘 보존 가치가 높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13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불상 안에서 나온 9~13세기 화엄경 등 복장유물(腹藏遺物·불상 안에 넣어둔 유물) 21점은 화엄경 판본 연구 및 불교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인정돼 함께 보물로 지정예고됐다. 1811년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통영 측우대는 둥근 받침돌 위에 사각기둥형 측우대가 설치돼 있다. 실물이 남아 있는 측우대 4대 가운데 받침돌까지 남아 있는 것은 이 측우대가 유일하다. 화가 의겸이 제작한 18세기 불화 ‘갑사 삼세불도’와 인목대비(1584~163 2)가 필사한 불경인 ‘백지묵서금광명최승왕경’도 보물로 지정예고됐다. 한편 앞서 보물 지정이 예고됐던 ‘구미 대둔사 건칠아미타여래좌상’, ‘문경 대승사 금동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 등 통일신라~조선시대 대구·경북 지역 중요 불교문화재 16건은 이날 보물로 전부 지정됐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주류가 된 아웃사이더 작가들

    세계 문학의 주변부, 이른바 아웃사이더 작가들의 입을 통해 인류 보편을 사유하게 한다. 인종 문제, 여성 문제, 역사적 사실의 문제 등 주변부의 특수성으로 인식되던 것들이 궁극적으로는 인류 전체의 핵과 맞닿아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문학평론가 겸 번역가인 왕은철 전북대 영문과 교수가 지난 10년간 직접 인터뷰했던 세계의 유명 작가 9명의 얘기를 담은 ‘문학의 거장들’(현대문학 펴냄)을 내놓았다. 왕 교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대, 미국 워싱턴대 객원교수 등으로 머무는 동안 현지 작가들과 직접 만나 인터뷰를 했고,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인터뷰를 보완했다. 공교롭게 혹은 필연적으로, 9명의 작가는 모두 아웃사이더들이다. 나딘 고디머와 J M 쿠체, 안드레 브링크는 모두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는 제3세계에 속한 작가다. 또한 흑인의 대륙에 사는 백인 작가들이다. 반면 찰스 존슨, 낸시 롤스, 나타샤 트레서웨이, 하진(哈), 할레드 호세이니 등은 모두 미국에 사는 유색인종 작가다. 세나 지터 내스런드는 작품을 통해 여성성에 천착해 왔다. 그럼에도 이들은 모두 인간 존재의 본질적 비의(秘意)를 좇았던 것이 인류의 보편적 사유로 승화되며 화려하게 비상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고디머는 1991년에, 쿠체는 2003년에 각각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브링크는 마틴 루터 킹 기념상, 레지옹 도뇌르 훈장 등을 받았고 1979년 이후 계속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중국 출신으로 전미도서상을 받으며 미국 문단의 중심에 우뚝 선 하진이며 불교적 철학을 작품 속에 담아내 전미도서상, 미국학술원상 등을 받은 흑인 소설가 존스, 퓰리처상을 받은 트레서웨이 등이 문학의 역할, 작가의 숙명을 이야기한다. 한국에서 쉬 만나기 힘든 이들도 포함된 만큼 함께 곁들여진 왕 교수의 작품 해설, 작가론도 눈에 쏙쏙 박힌다. 왕 교수는 “주변부에 해당하는 작가들을 인터뷰하는 일은 내게는 배움의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이슬람 건축문화의 정수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

    이슬람 건축문화의 정수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기억 나십니까. 제목은 아스라할망정, 듣고 나면 무릎을 치며 반색할 클래식 기타의 명곡이지요. 스페인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프란시스코 타레가(1852~1909)가 작곡한 이 노래에는 타레가 자신의 슬픈 사랑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고 합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당대를 풍미하던 기타리스트 타레가는 ‘콘차’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녀는 이미 결혼한 처지. 그녀가 집으로 돌아간 밤이면 타레가는 기타를 들고 알람브라 궁전을 찾아 아름다운 사랑의 세레나데를 만들어 냅니다. 애틋한 사랑이 켜켜이 쌓여 명곡을 만든 셈입니다. 그 곡이 잉태된 곳이 스페인 남부 그라나다에 있는 알람브라 궁전입니다. 이슬람 건축문화의 정수로 꼽히는 곳으로, 스페인은 물론 전 세계인의 보물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빼어나지요. 그러나 명곡이 탄생한 진짜 이유는 이와 다르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현지 가이드 백인철씨는 “알람브라 궁전에 ‘알박기’하듯 르네상스 양식의 거대한 건축물을 세운 가톨릭 교도들의 행태에 대한 회한과 반성을 담은 노래”라고 주장합니다. ‘카를로스 5세 궁전’이 ‘문제의’ 건축물입니다. 얼핏 보아도 주변 건물에 견줘 크고 위압적이지요. 이슬람 왕조를 무너뜨린 가톨릭 정복자의 오만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이슬람 잔향(殘香) 가득한 그라나다 │그라나다 손원천특파원│그라나다를 품고 있는 안달루시아는 스페인에서 가장 비옥한 땅이자 남부 최대의 자치주다. 유럽이지만 유럽 같지 않은, 이방(異邦)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역사를 되짚어 올라가면 그 까닭을 쉽게 알 수 있다. 기원전에는 페니키아와 카르타고, 이후에는 로마와 반달, 그리고 사라센 등이 차례로 지배했다. 안달루시아란 이름도 ‘반달족이 살던 땅’이란 뜻. 특히 사라센은 8세기부터 800년 동안 통치했는데, 사라센이 곧 이슬람이자 북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무어인이다. 더욱이 그라나다는 지중해 너머 북아프리카와 인접한 탓에 이슬람의 잔향이 한결 진하게 배어 있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버스로 5시간가량 내려오면 이슬람 왕조의 옛 영토, 그라나다에 닿는다. 알람브라 궁전은 그라나다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에 당당한 자태로 서 있다. ‘빨간 벽돌로 지어진 성’이란 뜻으로, 13세기 가톨릭 세력에 코르도바를 뺏기고 남하한 무어인들이 그라나다에 나스르 왕조를 세우면서 알람브라 궁전도 함께 축조했다. 이후 나스르 왕조 마지막 왕 보압딜이 에스파냐 통일을 완성한 부부왕, 카스티야왕국의 이사벨 여왕과 아라곤왕국의 페르난도 왕 연합 세력에 패배, 알람브라 궁전을 내줄 때까지 260년 가까이 유럽 내 이슬람 최후 보루 역할을 담당했다. ●알람브라 절정은 술탄들이 놀던 ‘사자의 정원’ 겉에서 보는 알람브라 궁전은 놀랄 만큼 수수하다. 하지만 안으로 한발짝 들어서는 순간 관람객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화려함은 더해간다. 이슬람 건축양식의 특징이다. 알람브라와의 첫 만남은 ‘카를로스 5세 궁전’에서 시작된다. 부부왕에 이어 스페인 왕위에 오른 카를로스 5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궁전을 알람브라의 정수리에 세운다. 밖에서 볼 때는 정사각형 형태.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면 원형경기장처럼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 여태 미완성이란 게 이채롭다. 카를로스 5세 궁전에서 본궁으로 접어들면 한순간에 가톨릭과 이슬람 문화가 교차하는 묘한 시각차를 경험한다. 우선 벽면에 새겨진 아랍 문자와 문양들이 시선을 끈다. 수많은 기둥과 벽, 천장마다 아라베스크 문양과 ‘코란’ 문장으로 빈틈없이 장식돼 있다. 세세한 부분까지 알맞은 색채가 곁들여진 것은 물론이다. 인간의 손길이 어디까지 섬세해질 수 있는지 가늠조차 어렵다. 술탄(이슬람 정치 지도자)이 외교관 등을 접견했던 ‘대사의 방’ 앞은 ‘아라야네스 안뜰’이다. 하얀 대리석 바닥과 아치형 조각 기둥이 조화를 이루고, 작은 연못 물위에 비친 맞은편 건물은 수중도시처럼 느껴진다. ‘아라야네스 안뜰’은 인도의 타지마할 조성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현지 가이드는 전했다. 알람브라의 절정은 ‘사자의 정원’이다. 술탄의 후궁들이 머물던 내밀한 공간. 정원 중간에는 유대인이 선물했다는 12마리 사자상이 저마다 분수처럼 물줄기를 내뿜는다. 현재 복원 공사중이어서 실물을 볼 수는 없다. 알람브라 궁전 어디서고 이처럼 크고 작은 수로를 볼 수 있다.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서 발원한 물줄기를 궁전까지 끌어들인 것으로, 식수는 물론 한여름 40℃까지 치솟는 열기를 식히는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모든 물줄기는 사자의 정원으로 집결된 뒤 다시 분산돼 거미줄 같은 수로를 따라 궁전 곳곳으로 흘러간다. ●우울한 중세의 기억 남은 알바이신 마을 궁전 외곽의 알카사바 요새에서 내려다보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알바이신 마을이 눈에 들어 온다. 아랍인 거주지역이었던 곳으로 우울한 중세의 기억이 깔려 있는 마을이다. 이슬람 왕조 멸망 뒤, 그들의 문화와 종교를 보호해 주겠다는 항복 조건을 내팽개친 스페인 병사들은 닥치는 대로 마을을 약탈하고 잔혹한 살육을 저질렀다. 그들의 종교적 신념 앞에 한 문명이 무참히 스러진 것. 그리고 요새 성벽에 세워진 무슬림의 초승달 첨탑도 십자가와 종이 들어선 생경한 모습으로 바뀌고 말았다. 알람브라 북쪽의 ‘헤네랄 리페’도 놓쳐서는 안 될 진귀한 볼거리. ‘건축가의 정원’이란 뜻으로, 알람브라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건축가’는 예의 이슬람 유일신 ‘알라’다. 업무에 지친 술탄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칼리프(이슬람 최고 통치자)들이 애첩들과 밀회를 나누는 장소로 이용됐다고 한다. 현재는 두 개의 작은 궁전만 남아 그 시대를 웅변하고 있다. 글 사진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알람브라 궁전은 하루 8260명의 관람객만 받는다. 따라서 관광객이 몰렸을 경우, 입장권을 잃어버리면 사실상 그날은 관람이 어렵다. 또 일정 구역을 정해진 시간에 지나야 한다. 한 구역을 지날 때마다 관리인이 바코드를 꼼꼼하게 찍어 확인한다. 입장료는 1인 13유로(약 2만 2000원). →스페인은 한국보다 8시간 늦다. 수도 마드리드는 우리나라와 날씨가 비슷하지만, 그라나다 등 남부 지방은 초겨울처럼 포근하다. →콘센트 형태가 우리와 같다. 어댑터 없이 국내 전자제품을 쓸 수 있다. →카타르항공(02-3708-8571, www.qatarair ways.com/kr)은 카타르 도하 경유 마드리드행 항공편을 운항한다. 3월부터 도하 직항노선이 개설돼 한층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다. 페가수스코리아(02-733-3441)는 뛰어난 현지 가이드들과 함께 다양한 일정의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 [도시와 산] 안성 칠현산

    [도시와 산] 안성 칠현산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현산(516.2m)은 근교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할 정도로 수려한 풍경을 자랑한다. 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울창한 수림 사이로 칠장산(492m),덕성산(519m)으로 이어지는 고즈넉한 등산로가 도시민들에게 활력소 역할을 한다. 칠현산은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한남금북정맥의 끝나는 지점이자 한남정맥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정맥은 북서쪽으로 김포시 문수산, 남쪽으로는 충북 속리산으로 뻗어나 있다. 지금은 겨울철이라 볼 수 없지만 장수하늘소·소쩍새 등 천연기념물과 대팻집나무 등 이름 낯선 희귀한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칠장사로 유명해진 경기남부 영산 칠현산은 칠장사란 천년 고찰이 있어 더욱 유명해졌다. 안성 사람들은 칠현산과 칠장산을 같은 산으로 취급하고 있다. 칠현은 고려 현종 5년(1014년) 혜소 국사가 이곳에 머물면서 7명의 악인을 교화해 선하게 만들었다는 설화에서 유래한다. 칠장사는 신라 선덕여왕 5년(636년)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우거진 숲속의 아름다운 고찰로 국보 296호인 오불회괘불탱과 칠장사 혜소국사비(보물 488호), 인목왕후어필(보물 1627호) 등 귀중한 문화재들이 많다. 조선시대 명종 때 임꺽정이 스승 병해 스님과 함께 10여년간 머물던 사찰로, 벽초 홍명희의 역사소설 ‘임꺽정’의 발생지이기도 하다. 경기도유형문화재에서 최근 보물로 승격된 인목왕후어필은 인목왕후(1584∼1632)가 영창대군을 잃고, 폐비의 위기에 몰려 용주사의 암자였던 칠장사로 피신해 있을 때 쓴 것으로 추정된다. 오불회괘불탱은 조선시대 인조 6년(1628년) 법형이 그린 것으로 괘불(큰 법회나 의식 때 걸어놓는 대형 불교그림)함 없이 종이에 싸서 대웅전에 보관하고 있다. 단아하고 세련된 인물의 형태와 짜임새 있는 구도, 섬세한 필치 등은 17세기 불화연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혜소 국사비는 안성에서 출생한 혜소 국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고려 문종 14년(1060) 때 세운 비로, 비문에는 대사의 생애와 업적이 기록돼 있다. 칠장사는 인목왕후가 아버지 김제남과 영창대군의 명복을 비는 절로 삼아 크게 번창했으나 이후 수많은 수난을 겪기도 했다. 세도가들이 이곳을 장지로 쓰기 위해 불태운 것을 초견 대사가 다시 세웠으나 숙종 20년(1694년) 세도가들이 또다시 절을 불태웠다. 숙종 30년(1704년)에 대법당과 대청루를 고쳐 짓고 영조 원년(1725년)에 선지 대사가 원통전을 세운 것으로 기록돼 있다. 현재 대웅전과 원통전을 비롯한 12동의 건물과 혜소국사탑과 탑비, 철제당간 등이 남아 있다. 안성에는 특히 미륵(중생을 구제할 미래의 부처)불이 많아 미륵의 고장으로도 불린다. 이는 미륵부처를 주불로 숭상하는 법상종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현재 등록된 미륵만 18기에 이른다. 칠현산을 중심으로 곳곳에 산재해 있다. 경기도에서 가장 큰 죽산면 매산리 태평미륵과 국사봉에 자리한 삼죽면 기솔리 궁예미륵과 쌍미륵 등이 잘 알려졌다. 칠현산과 마주하고 있는 삼죽면 국사봉 궁예미륵은 국사암 석조여래입상이라고도 불리며 궁예가 좌우로 문관과 무관을 거느린 형상을 하고 있다. 미륵을 자처했던 궁예는 13세까지 칠장사에서 유년기를 보낸 것으로 전해지며 지금도 궁예가 활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진 터가 남아 있다. ●조선 중기 때부터 이어져온 신대 복조리 마을 궁예미륵에서 500여m 떨어진 쌍미륵은 높이 5.4m의 남자 미륵불과 5m의 여자 미륵불이 나란히 있다. 커다랗고 갸름한 얼굴은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안성시 문화관광해설사 윤민용씨는 “미륵은 현실의 부처가 아니기에 땅에 발이나 허리까지 묻혀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며 “미륵부처의 중심지가 죽산 지역이어서 안성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륵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칠현산 등산로 초입에 위치한 신대마을은 일명 구메농사마을로 통한다. 조선 중기 때부터 복조리를 만들어온 우리나라 대표적인 복조리 마을이다. 마을 뒷산인 칠현산에 질 좋은 산죽이 무성하게 자생하고 있어 주민들이 농한기를 이용해 복조리를 만들기 시작한 게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신대마을에서 칠장사, 칠현산으로 오르는 길은 빼어난 경치 때문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칠장산에서 칠현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산죽과 하늘을 가리는 울창한 수림을 형성하고 있다. 등산로가 잘 조성돼 있어 노약자들도 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등산코스는 크게 ▲신대정류장~칠장사~칠장산~칠현산~덕성산~삼거리~곰내미~동막~극락정류장 ▲미장리 정류장~신미창고~사거리~칠장산~칠현산~덕성산~시간마을회관 정류장 등 2개로 조성돼 있다. 코스별로 4~5시간 소요된다. 칠현산만 등산하고 싶다면 신대정류장~명적암~칠현산 코스를 선택하면 되며 정상까지 1시간10분가량 걸린다. 죽산터미널·안성터미널 등에서 등산로 입구나 칠장사를 오가는 버스가 자주 다닌다. 양진철 안성시 부시장은 “한남금북정맥과 한남정맥을 잇는 칠현산은 경기 남부의 영산으로, 등산로가 잘 조성돼 있고 주변에 문화·관광지가 많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남부지역 주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안성의 볼거리·즐길거리 경기 안성 지역은 보고, 먹고, 즐길 거리가 쏠쏠해 주말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유기로 유명한 안성맞춤 박물관 관람을 시작으로, 안성 3·1운동 기념관, 미리내 성지, 태평무 공연관람, 남사당 풍물공연 등을 연계한 시티투어가 운영 중이다. 영화 ‘왕의 남자’로 유명세를 탄 남사당놀이는 안성을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공연으로 자리매김했다. 남사당패는 조선시대부터 구한 말까지 서민층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난 유랑 연예단체로, 이 가운데 안성남사당이 가장 유명했다. 보개면 복평리 남사당 전수관 야외공연장에서 4월부터 10월까지 남사당놀이 상설공연이 펼쳐진다. 남사당 전수관 초입에 들어선 아트센터 ‘마노’는 거꾸로 된 집 모양이라 시선을 끈다. 미술관에서는 주로 무명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세미나실, 방갈로, 야외식당, 아트숍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너리굴마을’은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만든 문화환경 체험촌이다. 금속·목·도자기 공예, 영화·연극 만들기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으며 미술관, 동물농장, 곤충관, 모험장 등도 즐길 수 있다. 주문한 사람의 마음에 꼭 맞는다는 뜻의 ‘안성맞춤’은 ‘안성유기’에서 비롯됐다. 안성유기는 두드려 모양을 만드는 방자유기와 달리 주물제작법을 사용, 정교하고 더 세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적면 내리 안성맞춤박물관과 봉남동 유기박물관에 가면 안성유기의 제작방법과 유기장 보유자 김수영 선생의 유기작품, 생활용품 등을 만날 수 있다.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안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태평무 공연이다.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뜻에서 왕과 왕비가 춤을 추는 내용으로 중요무형 문화재 제92호로 지정됐다. 화려한 당의와 다양한 무속장단, 그 장단에 맞춘 발짓 춤이 일품이다. 사곡동 전수관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상설 공연을 한다. 이밖에 안성에는 풍산개마을, 안성허브마을, 미리내마을, 문화마을, 찜질마을, 건강나라 등 다양한 테마마을과 함께 예지촌, 보담갤러리, 서일농원, 개미관광농원, 금광호수, 박두진 기념관 등 관광 및 문화 명소가 즐비하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2010 남아공월드컵] A매치 첫골 희망 쏜 구자철

    축구대표팀은 완패했지만 구자철(21·제주)은 희망을 쐈다. 청소년(20세 이하)월드컵 8강의 주역은 성인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리틀 박지성’ 가능성 엿보여 10일 잠비아와의 평가전. 구자철은 후반 18분 김정우와 교체 투입됐다. 3-1로 뒤진 상황이었다. 구자철은 헐거워진 미드필드진 사이에서 분전했다. 폭넓은 시야로 공간을 헤집는 능력이 뛰어났다. 후반 37분 터트린 골은 압권이었다. 김보경(홍익대)이 올린 크로스가 상대 수비를 맞고 흘렀다. 구자철은 쇄도하며 발리슛을 날렸다. 공은 드롭성으로 떨어지며 골망을 갈랐다. 출장 4차례 만에 터진 A매치 첫 골이었다. 구자철로선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될만한 골이었다. 현재 대표팀 중원은 박지성-기성용-김정우가 책임지고 있다. 구자철에겐 넘기 힘든 벽이다. 그러나 기회는 언제든 올 수 있다. 큰 대회일수록 돌발상황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다음 월드컵이면 박지성의 나이가 33세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박지성을 받칠 보조전력이 필요하다. ●블랙번 입단테스트 앞둬 현재 구자철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블랙번 입단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오는 18일 핀란드와 평가전에 참가한 뒤 바로 영국으로 건너간다. 시험 관문을 통과하면 8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된다. 그러나 구자철은 “블랙번 입단 테스트는 신경 쓰고 있지 않다. 지금은 대표팀에 충실하고 싶다.”고 했다. 구자철이 월드컵 출전과 프리미어리그 진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낼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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