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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이제 박지성을 놓아 주자/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이제 박지성을 놓아 주자/오병남 논설실장

    축구공 하나에 세계가 흥분하고 열광하는 것은 거기에 영웅이 있기 때문이다. 둥근 공 하나에 삶을 건 영웅들의 열망과 몸짓은 우리의 원초적 목마름을 채워 주기에 충분하다. 박지성은 두말없는 한국 축구의 영웅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그는 한국을 사상 첫 원정 16강에 올려 놓았다. 한국 축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기적 같은 4강신화를 일궈 냈지만, ‘안방 결실’이라는 이유로 세계축구계의 강호로 대접받지는 못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첫 경기에서 토고를 2-1로 꺾은 것이 월드컵 출전 52년 만에 거둔 첫 원정승리임을 감안하면, 한국이 그동안 축구변방에 머물러 왔음을 충분히 짐작케 한다. 남아공월드컵 16강은 한국이 세계축구의 주류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음을 말해 준 쾌거다. 1882년(고종 19년) 영국 군함 플라이호스 병사들을 통해 움튼 한국 축구의 역사를 128년만에 새롭게 쓴 셈이다. 그 중심에 대표팀의 ‘영원한 캡틴(주장)’ 박지성이 있다. 그런 그가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막을 내리는 아시안컵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루과이와의 남아공월드컵 16강전이 끝난 뒤 처음 은퇴를 시사한 이후 그의 거취는 한국 축구계 최대의 화두가 됐다. 걱정과 공감이 교차하고 여론조사 결과도 엇갈린다. 이 가운데 축구대표팀 선수를 대상으로 한 조사가 눈길을 끈다. 대표선수 23명 가운데 무려 17명(74%)이 그의 결심을 존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축구전문가 30명 중 20명(67%)이나 은퇴를 만류해야 한다고 답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가 대표팀에서 은퇴하려는 것은 자신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간 대표팀의 핵으로 활약해 온 그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는 만 33세의 노장이 된다. 그가 뛴다면 물론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한국 축구의 한단계 도약을 이끌 처지는 아니다. 어차피 한국 축구는 브라질월드컵에서 8강 이상에 도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물에게 ‘영웅의 몫’을 넘겨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어쩌면 당연하다. 프리미어리그의 이청용(볼턴), K리그의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을 비롯한 몇몇 젊은 피가 벌써부터 그의 후계자로 회자된다. 이제는 소속팀에 전념하고 싶다는 생각도 충분히 설득력을 갖는다. ‘산소탱크’라 불리며 경기 내내 쉼 없이 달리는 그의 플레이 특성상 세계 최고 수준의 스타들이 모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확고한 업적을 쌓을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태극마크의 엄중함 탓에 대표팀과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오가지만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면 무릎에 물이 차는 고통도 만만치 않다. 그는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진출 6년만에 가장 좋은 6골-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11, 12월의 선수로 연속해 뽑혔다. ‘꿈의 무대’로 불리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더구나 18차례나 리그 우승을 차지한 최고의 명문클럽 주전을 당당히 꿰찬 것이다. 그는 이미 단순한 축구선수를 넘어섰다. 한국의 국가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 그가 자신의 희망대로 맨유의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다면, 그는 단군 이래 가장 위대한 한국 축구선수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그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에 51년만의 우승컵을 안겨 주는 것이 대표선수로서의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한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조용한 카리스마로, 안에서는 몸을 던지는 투혼으로 대표팀을 이끄는 그의 활약 덕에 한국은 정상을 향해 진군 중이다. 팬들의 걱정과 아쉬움, 혹시 쏟아질지도 모르는 비난에 대한 부담감이 지금 그를 짓누르고 있을 것이다. 이제 박지성을 풀어 주자. 그가 세계 축구사의 위대한 영웅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우리의 ‘욕심’을 이쯤에서 멈추자.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2002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의 명품골을 비롯, 그동안 그가 보여 준 열정과 몸짓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하지 않은가. obnbkt@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오후 11시 40분)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일생 동안 뇌발달이 가장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시기가 바로 유아기. 인간의 두뇌는 유아기 때 이미 80퍼센트가 완성된다. 두뇌 발달에 중요한 뇌세포 연결망인 ‘시냅스’가 왕성하게 형성되는 시기가 바로 3세부터 6세까지다. 이 결정적인 시기에 어떻게 아이들의 두뇌개발을 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위기탈출 넘버원(KBS2 오후 8시 50분) 우리 아이의 유치가 지금까지 몇 개나 빠졌는지 세어 보았는가. 지금 우리 아이의 잇몸에 유치가 남아 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유치는 당연히 빠지는 것이라 생각하고 많은 부모들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 유치를 제때 뽑지 않았을 때의 위험성과 유치가 빠지는 시기, 예방법 등을 알아본다. ●장애인 희망프로젝트 함께 사는 세상(MBC 낮 12시 25분) 열여섯살 수진이는 무대를 누비며 자신의 연기를 펼치는 배우가 꿈이다. 태어나자마자 염색체 이상으로 다운증후군 1급 판정을 받은 수진이. 엄마 전정옥씨는 딸의 가슴 속에 강한 희망을 품게 도와주었다. 지금은 예쁜 소녀로 자라 매일 꿈을 위해 두 시간씩 연기학원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수진이를 만나 본다. ●감성여행 내 안의 쉼표(SBS 오후 6시 30분) 발표와 동시에 문학계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1990년대 문학을 대표했던 소설 ‘경마장 가는 길’의 하일지 작가가 등단 21주년을 맞아 작품 탄생 비화를 공개한다. 하일지 작가가 유년 시절을 보낸 곳이자 ‘경마장 가는 길’과 관계 있는 단양 여행에 하일지 작가와 중앙대학교 선후배 사이인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이 함께 동행한다. ●하버드 특강 정의(EBS 오후 11시 10분) 네 번째 시간에는 자유지상주의와 미국 독립선언에 큰 영향을 준 철학자이며, 많은 사상가에게 큰 영향을 끼친 존 로크에 대해 강의한다. 그가 토지에 대한 사유재산을 옹호한 건 어쩌면 북아메리카 식민지 중 하나의 행정관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유지상주의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로크의 사상을 함께 공부해 본다. ●경찰25시(OBS 오후 11시 5분) 얼마 전 전자 발찌를 끊고 초등학교 3학년 남자 아이를 성폭행하고 도주했지만, 다시 붙잡힌 ‘여만철 사건’이 이슈가 된 바 있다. 조사 과정 중 그는 “남자 아이가 좋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경찰들은 정신감정을 의뢰했다. 피해 아동의 진술 내용에 담긴 남자의 행각은 가히 엽기적이기까지 한데….
  • 대구서도 3세 남아 신종플루로 사망

    올들어 전북에 이어 대구에서도 신종 인플루엔자A(H1N1·신종플루) 감염에 의한 사망자가 발생했다. 대구시는 대구 모 병원에서 인플루엔자A 감염 증세로 입원 중이던 3세 남자 어린이가 지난 3일 오전 숨졌다고 5일 밝혔다. 이 어린이는 지난 1일 발열을 동반한 경련 증세로 병원에 입원, 신종플루 간이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고 항바이러스제를 투여받았으나 얼마 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이 환자는 사망 뒤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 지역에는 현재 유행성 독감이 유행하고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민에게 손 씻기와 기침 예절 지키기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요청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6) 패션] 가장 옷 잘입는 사람 ‘신민아·김연아’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6) 패션] 가장 옷 잘입는 사람 ‘신민아·김연아’

    ‘2010년 가장 옷을 잘 입은 사람은 김연아와 신민아’ 내로라하는 5명의 국내 디자이너들은 각자의 개성을 반영하듯 올해 베스트 드레서에 골고루 표를 던졌다. 그 중에 ‘유이’하게 2표를 받은 이가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와 배우 신민아였다. 삼성가(家) 3세들이 베스트 드레서로 1표씩 받은 점도 이채로웠다. 배은영 코오롱 쿠아 디자인실장은 22일 김연아 선수에 대해 “김 선수가 입은 패션은 모두 화제가 됐다.”며 “공항에서 선보인 뒤 몇 시간 만에 그가 든 가방이 매진됐고, 고려대를 방문했을 때 입은 재킷도 모두 팔렸다. 과감한 스케이팅 의상은 물론 상황에 맞게 입는 평상복 스타일의 감각도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로 큰 인기를 누린 배우 신민아를 베스트 드레서로 꼽은 뮈샤의 김정주 보석 디자이너는 “순수하면서도 관능적인 이미지가 공존하는 신민아는 극과 극인 패션을 잘 표현한다.”고 평가했다. ●‘모테루 오야지’ 정용진, ‘도도 패션’ 부진·서현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손주들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베스트 드레서로 1표씩을 받았다. 이 창업주의 아들이자 부진·서현 자매의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옷 잘 입는 남자’로 뽑혔다. 이현정 제일모직 갤럭시 디자인실장은 “공항 패션으로 스타 못지않은 사진 세례를 받는 이 회장은 은은한 파스텔 핑크와 멜론 빛깔 초록색 재킷도 멋지게 소화해낸다.”며 “비공식 자리에서는 넥타이 없는 블레이저(콤비 상의)를, 공식 석상에서는 세련된 느낌의 감색 정장을 즐겨 입는다.”고 소개했다. 제일모직이 삼성 계열사인 점을 감안해도, 이 회장이 웬만한 젊은 최고경영자(CEO)들보다 패션감각이 앞선다는 데 이의를 다는 디자이너들은 별로 없다. 부진·서현 자매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때부터 종종 공식석상에 등장, 검정과 흰색을 적절히 활용한 패션으로 깔끔하면서도 도도한 감각을 드러냈다. 정용진 부회장은 트위터에 “‘모테루 오야지’(멋진 중년 남성을 뜻하는 일본어)가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겠다.”고 할 정도로 패션에 관심이 많다. 일본 남성 패션지 ‘레옹’도 즐겨 본다. 줄무늬 정장에 빨강 또는 보라색의 타이로 큰 체격을 보완하는 패션 감각을 곧잘 선보인다. ●원빈, 박지성, 오바마 등도 ‘옷 잘 입는 남자’ ‘아저씨’ 열풍을 일으킨 영화배우 원빈과 드라마 ‘프레지던트’의 최수종도 베스트 드레서에 이름을 올렸다. 여자 중에서는 배우 이민정, 김민희, 고현정, 김남주와 모델 장윤주가 꼽혔다. 스포츠 스타로는 염색한 파마 머리에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주장의 ‘포스’(기)를 내뿜은 축구선수 박지성이 패션감각을 인정받았다. 외국인으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찰스 영국 황태자가 ‘이 시대 리더의 패션 스타일’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워스트 드레서는 5명의 전문가가 모두 각자 다른 사람을 꼽았다. 배우 중에서는 서우·구혜선·황정음, 가수 중에서는 아이유·존박·가인, 방송인 중에서는 김제동이 거론됐다. 방빈 신원 베스띠벨리 디자인실장은 “드라마에서 서우의 모습은 귀엽고 여성스럽지만 레드 카펫에서의 드레스 선택은 언제나 실패였다.”며 “체형과 분위기에 맞는 드레스를 고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우, 황정음, 가인 ‘옷 못 입는 여자’ ‘인민복’ 차림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워스트 드레서로 꼽은 이도 있었다. 외국의 유명인사들도 혹평을 비켜가지는 못했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 스티브 잡스 애플 CEO,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가 패션 감각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트레이드 마크가 된 잡스의 ‘검정 터틀넥(목까지 올라오는 스웨터)과 청바지 패션’은 한 남성 패션잡지에서 그의 옷장을 상상한 그림을 만들 정도로 비웃음을 샀다. 그림 속의 옷장에는 수십 벌의 터틀넥과 청바지만이 빽빽하게 걸려 있었다. 일각에서는 잡스의 틀에 박힌 옷차림이 고도로 계산된 비즈니스의 산물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하지만, 한 디자이너는 “최첨단 디자인의 전자 기기를 창조해내는 사람 치고는 패션에 지나치게 무관심하며, 이는 묘한 아이러니”라고 잘라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심사위원 방빈 신원 베스띠벨리 디자인실장, 배은영 코오롱 쿠아 디자인실장, 이현정 제일모직 갤럭시 디자인실장, 김수백 EXR 디자인실장, 김정주 뮈샤 보석 디자이너
  • “남편같은 경제관료 키워 제3세계 도왔으면”

    “남편같은 경제관료 키워 제3세계 도왔으면”

    1983년 미얀마(당시 버마) ‘아웅산 폭탄테러사건’으로 순직한 고(故) 김재익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의 부인 이순자(72) 숙명여대 문헌정보학과 명예교수가 서울대에 평생모은 재산 20여억원을 쾌척했다. ●‘김재익 펠로십 펀드’ 조성할 계획 2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 1일 오연천 서울대 총장을 만나 27년전 남편을 잃고 홀로 두 아들을 키우며 모은 전 재산 20여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현재 살고 있는 집도 사후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 교수와 김 전 수석은 서울대 선후배로 만났다. 이 교수는 “김 전 수석과 같은 경제 관료를 키워 제3세계 경제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서울대에 전하는 글을 통해 “과거 우리가 선진국 원조와 장학금의 수혜자로 배운 학문과 기술로 나라를 일으킨 것처럼 이제는 우리 보다 불우한 나라에 힘을 보태는 것이 우리나라의 위상에 맞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이 교수의 뜻을 존중해 기부금으로 ‘김재익 펠로십 펀드’를 조성해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제3세계 젊은 학생과 관료가 서울대에 와서 선진경제정책을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개도국 젊은이들 목마름 채워주길” 이 교수는 “남편의 신념을 담아 발족하는 이 장학금이 반세기 전 그가 젊은 시절 받았던 값진 혜택과 같이 개발도상국에서 노력하는 젊은이의 배우고자 하는 목마름을 채워준다면 그의 착한 영혼이 크게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웅산 폭탄테러사건은 83년 동남아 순방중이던 전두환 대통령을 노린 북한이 10월 9일 미얀마 독립의 상징인물인 아웅산 장군의 묘소에서 폭탄을 터뜨린 사건으로 서석준 부총리, 이범석 외무부장관, 김재익 경제수석수석 등 정부 관계자·국회의원·취재진 등 17명이 사망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피란민 긴급 생활지원금 대상·금액 확정

    연평도 주민 보상 대상자 선정을 둘러싸고 주민비상대책위원회와 인천 옹진군 관계자들이 고심하고 있다는 서울신문 보도 이후 피란민에게 일시 생활위로금의 대상과 금액이 확정됐다. 주민 일시 생활위로금은 긴급 생활지원금의 성격이지만 앞으로 보상 대상 선정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30일 옹진군 등에 따르면 앞으로 지급될 보상금도 이번에 마련된 주민 일시 생활위로금의 3가지 지급 대상기준에 미달할 경우에는 지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마련했다. 앞서 옹진군과 대책위는 주민등록 거주자 1756명과 실거주자 1326명 가운데 보상대상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두고 논란을 벌였다. 이번에 마련된 주민 일시 생활위로금 지급기준은 ▲주민등록상 연평도에 적(籍)을 두고 실제 거주할 것 ▲최소 연 3회 여객선 승선 기록이 있을 것 ▲학생은 주소지와 상관없이 무조건 지급할 것 등이다. 다만 주소지가 연평도로 되어 있어도 업무 특성을 고려해 공무원은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무원 가족은 지급받을 수 있다. 옹진군은 이날 622명의 주민 일시 생활위로금 5억 9150만원의 입금을 마쳤다. 전날 오후 옹진군 관계자와 연평도 주민비상대책위원회 등 11명으로 구성된 연평도 주민 일시 생활위로금 심의위원회는 지급 대상과 금액을 결정했다. 주민 일시 생활위로금은 연평도 주민 가운데 1089명이 신청했다. 대책위는 인스파월드에 머물고 있는 600여명 외에 친척집 등 외부 숙소에 머물고 있는 피란민에게도 일일이 전화를 걸어 생활위로금 지급 사실을 알렸다. 금액은 0~13세는 50만원, 14세 이상은 100만원이다. 옹진군에 따르면 622명을 제외한 나머지 467명은 실제 거주 여부나 승선기록이 확인되는 즉시 지급할 예정이다. 또 이번에 신청하지 못한 주민들에게도 추가로 주민 일시 생활위로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어렵게 기준이 마련됐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점도 여전히 남아 있다. 피란 나온 주민 가운데 상당수는 급하게 섬을 빠져 나오면서 통장을 미쳐 챙기지 못했다. 고령인 주민들은 은행계좌를 못 외우는 경우도 많았다. 또 신분증이나 도장이 없는 경우도 많아 보상금이 입금되더라도 당장 은행에서 이를 찾을 방법이 없다. 인천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23일 밤엔 오빠들이 중동 징크스 깬다

    광저우에서 24년 만에 아시안게임 우승을 노리는 ‘홍명보호’가 23일 오후 8시 준결승에서 지독한 상대를 만난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패배를 안긴 북한을 8강에서 꺾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다. ☞[아시안 게임 화보] 광저우 정복한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 ●공수밸런스 좋은 다크호스 사실 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없다. 상대전적에서 한국이 압도적이다. 성인대표팀은 16전9승5무2패, 올림픽대표팀(23세 이하)은 4전4승, 20세 이하(U-20)대표팀은 10전5승3무2패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실제 한국은 아시안게임 우승의 길목에서 번번이 중동의 ‘모래바람’에 당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 2006년 도하 대회 준결승에서 이라크, 2002년 부산 대회 준결승에서 이란에 덜미를 잡혔다. 이번 대회에서 UAE는 예전과 달리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홈팀과 다름없는 홍콩에 1-1로 비긴 것 이외에는 패배가 없다. 방글라데시전에서 3골, 쿠웨이트전에서 2골을 넣었다. 또 한국과 연장승부를 치렀던 우즈베키스탄에 3-0으로 이겼다. 5경기에서 9득점을 하는 동안 단 1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그만큼 공수밸런스가 좋다. 경기 운영은 여느 중동팀과 다르지 않다. 선제골을 넣고 나서 뒷문을 걸어 잠근다. 하지만 마냥 잠그는 것은 아니다. 상대가 만회골을 위해 밀고 올라올 때 생기는 빈틈을 놓치지 않는다. 이른바 ‘침대축구’로 통하는 중동 축구 스타일의 최고봉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현재 한국의 주축 선수들과 맞붙어 이긴 경험도 있다. 골키퍼 김승규(울산), 김영권(FC도쿄), 구자철(제주), 조영철(니가타), 김보경(오이타) 등이 청소년 대표 시절이었던 2008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선수권대회 조별리그 2차전에서 UAE가 2-1로 이겼다. 당시 주장이던 함단 이스마일 알 카말리 등이 현재 대표팀에서 뛰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UAE에 대해 “개인기가 있고, 어리지만 경기 운영 능력도 좋다.”고 평가했다. ●발전하는 홍명보호 한국은 분위기가 좋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공격과 수비조직력이 살아나고 있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지동원(전남)과 조영철의 움직임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고, ‘킬러’ 박주영(AS모나코)도 가파른 상승세다. 3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박주영에게는 UAE에 대한 좋은 기억도 있다. 지난해 6월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 UAE 원정경기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다만 체력저하가 걸림돌이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연장후반까지 120분을 뛰었다.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실수가 나온다. 한국의 실점은 실수와 골문 혼전상황에서 나왔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인글리시’ 걱정은 기우… 문화적 공감대 넓혀

    ‘인글리시’ 걱정은 기우… 문화적 공감대 넓혀

    “처음에는 미국·캐나다나 영국·호주에서 선생님이 올 줄 알았어요.” 인도인인 토마스 애비가 원어민 보조교사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전북 완주고 교사와 학생들은 지난 3일 학교를 찾은 기자에게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학교 현장에 배치되는 원어민 보조교사가 늘고 있지만, 인도 등 제3세계 국가 출신 교사는 드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인도 출신 교사 채용이 법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했다. 법무부가 인도와 영어 보조교사에 관한 양허 내용이 포함된 통상협정을 체결하기 전까지 미국·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아일랜드·남아프리카공화국 등 7개국에서만 영어 보조교사를 채용할 수 있었다. 인도 정부와 맺은 협정 덕분에 올해 처음으로 학교에 투입된 인도 교사는 3명. 농촌지역인 전라북도에 2명, 경상북도에 1명이 배정됐다. 애비는 지난 6월 3명 가운데 유일하게 일선 학교 교사로 배치됐다. 나머지 2명은 영어 체험센터와 경북 교육연구원에 배치될 예정이다. 애비를 제외한 2명이 바로 교육 현장에 투입되지 않은 것은 발음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특유의 액센트가 강한 인도식 영어인 ‘인글리시’에 학생과 학부모가 거부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美 출신보다 월급 30만~90만원 적어 애비의 경우에는 이런 우려가 덜했다. 생물학·신학·철학 등 3개 학사를 가진 애비는 국내에서 한일대 신학 석사와 원광대 철학박사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서 산 게 10년 가까이 되어 한국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영어 발음 역시 한국인이 알아듣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유창했다. 애비를 선발한 전북도교육청 교육진흥과 이재청 연구사는 8일 “발음 문제가 해결됐을 때 인도 출신 교사를 선발하는 게 교육적으로 더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사는 ▲동양인으로서 문화가 비슷하다는 점 ▲한국 학교의 시스템을 존중하고 협조적이라는 점 ▲고학력자이거나 자국 교원자격증을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성교육에도 효과적이라는 점 등을 인도 출신 교사의 장점으로 꼽았다. 상대적으로 미국·호주 등지에서 온 교사들에 비해 고학력자임에도 불구, 월급을 30만~90만원 가까이 적게 책정한다는 점도 한국 입장에서는 장점이다. 완주고 양인선 영어교사는 ‘인글리시’를 배울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그는 “학생들이 외국에 나간다면 뉴스에 나오는 정확한 발음뿐 아니라 다양한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접하게 된다.”면서 “싱가포르 사람이 쓰는 영어, 핀란드 사람이 쓰는 영어, 홍콩 사람이 쓰는 영어가 모두 다를 텐데 발음에만 신경 쓰다가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잃는다면 좋은 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캐나다인 보조교사, 한국 교포 보조교사와 함께 일해 본 양 교사는 수업 준비에 열의를 보이고 학생들과 진심으로 교류하려는 애비의 태도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학생들은 어떨까. 애비의 발음을 알아듣기 어렵다는 학생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학교 2학년인 이슬비양은 “원어민 교사에게는 영어뿐 아니라 그들의 문화나 외국인을 접하는 경험을 익히면서 배우는 게 많은데, 인도 교사를 만나면서 우리가 미국보다 인도 등 주변국가 문화를 더 모른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했다. 이양은 애비가 인도 전통방식으로 머리를 검게 물들이고 다음날 손에 주홍색 염료를 묻힌 채 나타났던 경험을 떠올리며 “인도 교사 때문에 다양한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다.”고 평가했다. 애비 입장에서도 원어민 교사는 좋은 경험이라고 한다. 기자를 만난 애비는 자신이 예전에 쓰던 명함이라면서 대전에 위치한 학교의 조교 명함을 건넸다. 박사 학위까지 받았지만, 한국에서 보람있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인도에서 한국에 영어 원어민 교사를 지원할 교사가 많다고 애비는 덧붙였다. 학교 현장에서 질 높은 원어민 교사를 확보하려는 우리 측의 수요와 인도 등 제3세계 영어권 국가의 인력 공급이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친근하게 영어 익힐 수 있도록 지도” 인도 교사가 현장에 투입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교육적인 효과도 나타났다. 예컨대 인도에서는 부정적인 방식으로 말하는 것을 금기시한다는 것이다.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Don’t dump here).’라고 하는 대신 ‘깨끗이 치우세요(Clean up the trash).’라고 하는 식이다. 비슷한 이유로 미국 등지에서 흔히 쓰는 욕설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애비는 “한국 학생들은 문법에 강하지만, 영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말하는 영어에 능숙하지 못하다.”면서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친근하게 영어를 익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완주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민족성 지키는 재일조선인 이해를”

    “민족성 지키는 재일조선인 이해를”

    “재일조선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북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정대세 선수 때문에 재일동포의 현실이 일부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또 한 사람 있다. 나고 자란 곳은 일본, 본적은 제주도, 국적은 조선. 남한은 고향이고, 마음 속 조국은 북한이다. 재일동포 3세 리정애(35)씨 얘기다. 리씨는 최근 ‘재일동포 리정애의 서울 체류기’(임소희 그림, 보리 펴냄)를 펴냈다. 2007년부터 2년 동안 월간지 ‘민족21’에 연재됐던 내용에다 못다한 얘기들까지 묶었다. ●한·일 모두 미귀속… 사실상 무국적 1945년 광복 뒤 일본은 재일동포를 외국인으로 분류했다. 정확히 조선적(朝鮮籍)이라 했다. 말이 좋아 조선적이지 실제는 무국적이나 다름없다. 일본으로 귀화하지도 않고, 한국 국적을 얻지도 않는 동포들의 현실이다. 조선적에도 두 가지 경우가 있다. 북한을 선택하고 싶지만 일본이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못하는 경우, 그리고 통일된 조국을 바라며 어느 한쪽도 택하지 않는 경우다. 2004년 처음 한국 땅을 밟은 뒤 해마다 양국을 오가며 고향 땅에서 살아가는 재미에 푹 빠진 리씨의 기록은 독자에 따라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 리씨는 자신의 조국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라 말한다. 색안경을 꺼낼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그러나 리씨 역시 이 땅의 젊은이들과 다를 바 없다. 인기 드라마 ‘추노’에 나오는 ‘최장군’ 팬이다. 일본인을 닮았다는 말에 상처받는다. 모국어는 일본어지만 우리말을 하는 게 더 좋다. 서툴다거나, 북한식 억양을 불편해하면 또 상처받는다. 조선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어온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서다. 차별과 멸시가 두려워 대부분 동포들이 ‘조선’이라는 말을 빼고 ‘자이니치’(재일)라고 줄여 표현하는 상황이 슬프다고 하는 리씨는 아무리 힘든 일이 있더라도 조선적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재일동포들이 민족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겪어야 했던 인고의 세월을 체류기를 통해 접하다 보면 그가 국적을 바꾸지 않는다고 탓할 수 없는 까닭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리씨는 “(처음에는) 조선적을 지키는 게 재일조선인에 대한 일본의 차별과 제국주의 만행을 규탄하기 위해 해야 할 당연한 일로 생각했지만 정답 같은 것은 없는지도 모르겠다.”고 고백한다. ●조선-한국 국적 1호 부부 한편 리씨는 지난 10일 동갑내기 한국 청년 김익씨와 백년가약을 맺으며 ‘조선 국적-한국 국적 1호 부부’가 됐다. 통일이 되면 이룰 수 있는 여러 꿈 가운데 하나를 미리 앞당겨 성취한 그로서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셈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칭기즈칸, 발해공주를사랑했다?

    칭기즈칸, 발해공주를사랑했다?

    칭기즈칸이 발해 공주와 사랑에 빠졌다? 오는 25일부터 타이완 타이베이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김정배)이 주최하는 ‘제5회 세계한국학대회’에서 몽골학자가 발표할 논문의 주제다. 자미얀 바투르 몽골 국립대 교수는 16~17세기에 기록된 몽골 문헌 ‘백사’(白史·White His tory), ‘황금사략’(黃史略·Precious Sum mary) 등에서 한국을 언급한 것을 따로 떼내 정리한 논문을 발표한다. 13세기 때의 일이 16~17세기에야 기록된 것은 그나마 중심을 잡아주던 쿠빌라이칸(훗날 원나라 시조가 되는 칭기즈칸의 손자)이 죽은 뒤 한동안 몽골제국이 큰 혼란에 빠졌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들 기록은 몽골 제국을 구성하는 5가지 색깔을 언급하면서 한국을 흰색으로 규정한다. ‘백의 민족’을 떠올리면 된다. 몽골은 푸른색, 중국은 붉은색, 티베트는 검은색, 투르크는 노란색을 배정받았다. ‘한국의 코끼리 산’에 대한 언급도 있다. 몽골인 입장에서 코끼리 등짝처럼 높고 옆으로 길게 퍼진 하얀 산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두말할 것 없이 ‘백두’(白頭)산을 뜻한다. 기록에 따르면 칭기즈칸은 태양이 떠오르는 곳으로 진격해 ‘솔롱고스 메르키드족’을 위협, 여러 노획물을 손에 넣는다. 노획물 중에는 메르키드족의 왕인 다이르 우순 칸의 딸 쿨란도 포함돼 있었다. 칭기즈칸은 완승을 거뒀음에도 3년이 지나도록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쿨란이 너무 어여쁜 새 부인이어서다. 그러나 칭기즈칸의 부인 부르테 역시 통이 컸다. 질투나 시기보다는 류트(기타처럼 생긴 유목민의 현악기) 연주에 능한 신하를 보내 칭기즈칸을 점잖게 타일렀고, 부끄러움을 느낀 칭기즈칸은 스스로 되돌아 온다. 칭기즈칸의 초기 행적은 대체적으로 몽골족 내부의 주도권 잡기 싸움으로 이해된다. 이에 근거해 대부분의 중국 학자들은 다이르 우순 칸과 쿨란 공주를 다구르족, 그러니까 몽골족의 다른 갈래 정도로 파악한다. 그러나 몽골 학자인 바투르 교수는 이런 관점이 틀렸다고 주장한다. 다이르 우순 칸과 쿨란 공주는 명백히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다. 바투르 교수가 그 근거로 제시하는 이유는 이렇다. “13세기 이래 솔롱고스(Solongos), 혹은 솔랑가(Solanga)는 몽골에서 한국을 가리키는 단어로 고정됐다. 이는 몽골이 다이르 우순 칸과 쿨란 공주를 바로 한국의 왕이자 한국의 공주로 이해했다는 방증이다. 따라서 이 왕과 공주를 다구르족으로 파악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번역(misinterpretation)이거나 조작(falsification)된 것이다.” 다른 몽골 문헌에서는 이 시기 역사를 기록하면서 솔롱고스 메르키드족의 왕 이름을 ‘부크 차간 칸’이라 적었다. 바투르 교수는 “부크 혹은 부카이는 몽골 말로 늑대를 높여 이르는 것으로 몽골이 흔히 옛 발해 지역에 살던 유목민을 부를 때 쓰던 말”이라면서 “따라서 쿨란 공주의 아버지, 즉 다이르 우순 칸과 (문헌에 기록된) 부크 차간 칸은 동일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발해가 나라 자체는 926년에 망했어도 그 후손들은 계속 남아 명맥을 이었다는 게 바투르 교수의 설명이다. 한족이 통상 다른 민족을 낮춰 부르기 위해 동물 이름을 넣었다면, 몽골족은 유목민답게 그 지역을 상징하는 동물 이름을 갖다 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메르키드(Merkid)가 몽골의 메르겐(Mergen), 신라의 마립간(麻立干)과 동일 계통의 단어로 활을 잘 다루는 종족을 뜻한다는 해석이 존재하는 점을 감안하면 바투르 교수의 주장에 설득력이 실린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내 언어학자들 사이에서 ‘솔롱고스’가 ‘무지개가 뜨는 나라’가 아니라는 해석이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옛 몽골어 계통에서 ‘솔로고’(sologo)는 삵이나 담비 같은 짐승을 뜻한다. 만주어 솔로히(solohi)는 족제비를 뜻한다. 발해가 늑대로 상징됐다면, 비슷한 원리로 ‘솔롱고스 메르키드’란 ‘삵이나 담비처럼 날래고 활 잘 쏘는 종족’을 부른 명칭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보면 결국 쿨란 공주는 우리나라 발해말갈의 후손인 셈이다. 학술대회에는 이 논문을 포함, 25개국 180여편의 논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파라과이 응원녀’ 라리사 리켈메, 맞선 보러 한국 온다

    ‘파라과이 응원녀’ 라리사 리켈메, 맞선 보러 한국 온다

    ‘파라과이 휴대폰녀’로 유명한 모델 라리사 리켈메(Larissa Riquelme, 25)가 한국남성들과 맞선을 보러 다음 달 방한할 예정이다.10일 결혼정보업체 선우는 “리켈메가 최근 주한파라과이대사관에서 일하는 지인의 소개로 사진과 프로필을 선우 홈페이지에 올리는 등 회원으로 가입했다”며 “모국어인 스페인어에 능한 남편감을 찾아 나섰다”고 밝혔다.리켈메는 남자회원을 대상으로 한 달간 신청을 받은 선우의 주선으로 실제 만남을 가질 계획이다. 이는 리켈메가 전세계 남성을 다양하게 만나보고 싶다는 의견과 함께 공개 구혼해 나섰기 때문.선우는 “선우 회원이라면 누구나 이벤트에 참가해 프러포즈를 할 수 있다”며 “리켈메가 한국에 오면 횟수에 제한 없이 구혼남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앞서 리켈메는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자국 국기를 리폼한 섹시 응원복을 입고 휴대폰을 가슴 사이에 꽂은 채 열광적인 응원을 펼쳐 화제가 된 바 있다. 리켈메는 현재 파라과이 축구대표팀 치어리더와 배우, 모델 일을 겸하고 있다.사진 = 라리사 리켈메 페이스북서울신문NTN 강서정 기자 sacredmoon@seoulntn.com ▶ 궈징징, 알몸투시 영상 재유출…재벌3세 약혼자 ‘뿔났다’ ▶ 오지호 ‘남자김치’ 홍진경김치 제치고 1위 비결 ▶ ‘청순미 대명사’ 하수빈, 16년 만에 가수컴백 ▶ 이세창, 전 여친의 배신…결혼 실패한 사연 ▶ 가인, ‘돌이킬 수 없는’ 사막 댄스버전 뮤비 화제
  • 고려불화 700년만의 ‘귀향’

    고려불화 700년만의 ‘귀향’

    섬세하고 단아한 형태, 원색을 주조로 한 화려한 색채, 유려하면서도 힘있는 선묘 등으로 독보적인 미를 창조한 고려불화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교미술의 하나로 손꼽힌다. 고려청자와 더불어 고려인의 탁월한 미적 수준을 보여주는 명품 예술이지만 고려청자에 비해 덜 알려져있는 게 현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문헌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고려불화의 실물이 일반에 공개된 건 겨우 30년에 불과하다. 1978년 일본이 자국에 있던 50여점의 고려불화를 선보인 특별전이 고려불화의 가치를 처음 세상에 알린 전시였다. 현재 남아있는 고려불화는 160여점으로 이중 130여점은 일본에, 나머지는 국내와 미국·유럽 등에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국내외에 뿔뿔이 흩어져있는 고려불화 가운데 61점을 한자리에 모아 12일부터 ‘고려불화대전-700년만의 해후’를 연다. 지금까지 고려불화를 주제로 한 전시 가운데 최대 규모일 뿐더러 출품작 상당수가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란 점에서 “전무후무한 고려불화전”이라고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말했다. 이중 일본 센소지(淺草寺)소장 ‘수월관음도’는 일본 현지에서조차 한번도 전시되지 않았던 귀중한 작품이다. 국사 교과서에 고려 문화를 대표하는 불화로 소개된 그림으로, 은은한 녹색의 물방울 모양 광배 안에 관음보살이 서 있는 형상 때문에 일명 ‘물방울 관음’으로 불린다. 개막에 앞서 11일 언론에 사전 공개된 그림속 관음보살의 우수에 찬 얼굴과 슬픈 눈매에선 중생을 어여삐 여기는 자비로운 마음이 오롯이 전해진다. 그림 오른쪽에는 ‘해동 승려 혜허(慧虛)가 그렸다’는 글귀가 적혀있다. 단잔지자(談山神社)소장의 ‘수월관음도’역시 화려한 금니(泥·금가루를 개어서 만든 물감)의 섬세함과 고운 색채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고려불화는 워낙 작품이 귀해 한곳에서 여러 점을 소장한 경우가 드물다. 이번 전시의 작품 소장처는 44곳에 이른다. 작품 대여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특히 일본은 수년 전 발생한 고려불화 도난 사건과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일본에 있는 문화재의 환수를 요구하는 한국 분위기 때문에 대여를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일본의 사찰과 박물관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작업을 벌였다. 센소지의 ‘수월관음도’는 최광식 관장이 직접 나서서 대여를 성사시켰다.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의 중재와 지원도 도움이 됐다. 2년 동안 특별전을 기획하고 준비한 민병찬 전시팀장은 “일부 사찰은 의외로 ‘그림도 한번쯤은 자기 고향에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겠나’라면서 대여를 흔쾌히 허락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11월21일까지 열리는 전시에는 고려불화 61점을 비롯해 동시대 중국·일본 불화 20점, 고려불화의 전통을 계승한 조선 전기 불화 5점이 함께 소개된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한 국보 218호 ‘아미타삼존도’와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이 소장한 13세기 중국 서한시대의 ‘아미타삼존내영도’는 구도는 비슷하지만 색채와 표현 양식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고려불화 외에 고려불상과 공예품 22점 등이 전시된다. 관람료는 연령에 따라 1000~3000원이며, 삼성미술관 리움의 ‘아미타삼존도’ 등 몇몇 작품은 일부 기간에만 전시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① 미래를 만드는 도시계획

    [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① 미래를 만드는 도시계획

    ‘도시’의 시대다. 인류 문명의 발달사는 곧 도시 진화의 역사다. 오늘날 지구 인류의 절반이 도시에 산다. 우리나라만 해도 10명 중 8명이 도시에 살고 있다. 지난 9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발표한 아시아 인구 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도시화 비율은 81.5%로, 48개 아시아·태평양 국가 가운데 6위를 차지했다. 사회학자들은 2030년이 되면 도시인이 50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2가 도시에 살게 되는 것이다.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도시에 사는 사람의 비중은 전 인류의 10%에 불과했다. 200년 남짓한 사이에 인류의 고향이 대자연에서 도시로 옮겨진 셈이다. 도시의 발전이 곧 인류의 발전인 지금 도시는 과연 어떤 방향으로, 어떤 방식으로 미래를 개척해야 할 것인가. 서울신문은 12회에 걸쳐 특별기획 ‘뉴시티노믹스의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연재한다. ‘시티노믹스’는 도시(city)와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로, 인류 발전의 토대가 되는 도시의 경쟁력을 확충할 다각도의 방안을 모색하는 도시경제학을 말한다. 특별기획을 통해 도시계획, 재개발, 문화, 기업 등 분야별로 특화된 유럽의 도시들을 해부하고, 서울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주요 도시들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 모색하고자 한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더 멀리, 더 깊게 봐야 합니다. 우리의 도시가 좀 더 살기 좋고, 좀 더 흥미진진하며, 좀 더 지속될 수 있고, 좀 더 인간적이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것을 해야 합니다. 2040년의 파리. 그것이 여기에 10개의 세계 최고의 건축집단이 모인 이유입니다.” 지난해 4월3일. 파리 트로카데로에 있는 샤이오궁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연설이 울려퍼졌다. 사르코지의 대통령 선거 공약이었던 파리 대개혁 프로젝트 ‘르 그랑파리’의 구체적인 비전이 첫선을 보이는 자리였다. 사르코지는 이 자리에서 “미래를 위해 더 이상 파리는 지금의 모습으로 남아선 안 된다.”며 파리 대개혁을 선언했다. 세계에서 가장 잘 계획된 도시이자 세계인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파리를 바꾸겠다는 사르코지의 도전은 무모해 보였다. 많은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에어컨 실외기 설치조차 금지될 정도로 개발이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는 파리에서 대규모 도시계획은 나폴레옹 3세의 제2 제정기 때인 1800년대 중반 G E 오스만의 대개조운동이 마지막이었다. 그랑파리 프로젝트를 위해 사르코지는 스스로 비전을 제시하는 대신 전 세계 최고의 건축가 집단 10개 팀을 초청했다. 크리스티앙 드 포잠바크, 장 누벨, 이브 리옹, 롤랑 카스트로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건축가와 도시계획가는 물론이고 네덜란드의 MVRDV 등 그야말로 드림팀이 총망라됐다. 이들에게는 1년의 시간이 주어졌다. 파리도시계획연구소(IAU)의 이코노미스트 오드리 슈라드는 “경제학자, 역사학자, 사회학자 등 여러 학문의 집단을 모아 사전조사를 진행하고 건축물이 아닌 파리라는 도시의 근본적인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것이 주어진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교통시스템, 주거환경, 신도시 개발, 상하수도 문제 등 도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분석 대상에 올랐다. 10개 팀의 의견은 대부분 일치했다. 선을 그어놓고 더 이상 팽창하지 못한 파리는 이미 포화상태였고, 겉으로 보여지는 아름다움과는 달리 모든 면에서 제대로 된 도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곪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10개 팀이 내놓은 해법은 천차만별이었다. 포잠바크는 단절된 신도시를 연결하기 위한 고가도로와 고속전철 도입을 제안했고, 안톤 그럼바흐는 “파리가 바다와 연결돼야 한다.”면서 4대강 프로젝트와 비슷한 물길 건설을 주장했다. 장 누벨은 파리 시내의 모든 건물을 한 개 층 이상 높이는 것이 주거난과 인구밀집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라고 내놓았고, 카스트로는 파리 시내 전역과 빌딩들을 녹색으로 물들였다. 프랑스 정부는 그랑파리를 전담하는 부처를 만들고, 10개 팀에서 공통점을 찾아 실제로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진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포잠바크를 디렉터로 한 AIGP를 구성해 그랑파리 프로젝트 참여 10개 집단이 매월 1~2회 정부와 함께 주제별로 구체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초안이 발표된 뒤 1년이 지난 지금 최소 6개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가 파리 내외곽에서 진행되고 있다. 슈라드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단순히 제시하고 이끌어가는 도시계획이 아니라 계획과 합의도출, 시행에 이르기까지 사회 공동의 합의를 만들어 정권 교체나 패러다임 변화에도 탄탄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파리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 한날한시 신부 4명 맞은 ‘복 터진 남자’

    한날한시 신부 4명 맞은 ‘복 터진 남자’

    사우디아라비아의 20대 남성이 신부 4명과 합동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레인에서 발행되는 아랍어 신문 알와탄(Alwatan)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아시르 주에 사는 23세 남성이 최근 결혼식을 열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여성 4명을 부인으로 맞았다. 일부다처제를 이슬람에서는 남성이 지참금만 제대로 지급하면 여성 4명을 부인으로 얻는 것이 인정되나, 이 남성처럼 한꺼번에 부인 4명을 맞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직업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남성은 한 차례 결혼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4명과의 합동결혼식을 생각해낸 이유도 그러한 경험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이혼한 여성이 ‘당신과의 결혼은 끔찍했고 이 세상 누구도 당신과 결혼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악담을 퍼부었다. 전 부인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 복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슬람문화에서 허용되는 4명을 동시에 얻어 부인을 놀래게 해주고 싶었던 것. 결국 그는 중매쟁이를 통해서 여성 4명과 인연을 맺었고 한날한시에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 결혼 당일 웨딩드레스를 입고 부인 4명은 하객들 앞에서 남편과 각자 반지를 나눴으며 각각 뜨거운 키스로 사랑의 맹세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부인 한명 당 8만 사르(한화 약 2000만원)씩 지참금으로 건넸다. 신혼여행 1만 사르를 들여 신혼여행을 가기로 했으나 모두 한방을 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업가 밀톤 음벨레(44)가 여성 4명을 동시에 부인으로 맞아들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미 아이 11명을 둔 음벨레는 당시 “합동결혼식은 불필요한 돈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래 사진=지난해 여성 4명과 결혼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밀톤 음벨레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동북아 파워지형 요동] “지구촌 ‘인종·종교·문화 동맹’ 재편중…韓 독자노선국”

    [동북아 파워지형 요동] “지구촌 ‘인종·종교·문화 동맹’ 재편중…韓 독자노선국”

    “독자노선을 걷고 있는 한국은 진정한 기술혁신의 강자가 됐고, 글로벌 경기침체에서도 훌륭하게 회복했지만 팽창하는 중국권에 흡수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동중국해 문제로 중국과 일본이 극심한 갈등을 빚고, 여기에 미국까지 가세하는 등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국제정세가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 인터넷판이 26일(현지시간) 한국은 새로운 세계 질서에서도 혼자만의 길을 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중국에 대한 경계를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뉴스위크는 ‘새로운 세계 질서’라는 분석기사를 통해 지금까지는 단순히 정치적인 관점에서 국경이 형성됐지만 이제는 국경을 넘어 인종, 종교, 문화 등 다양한 측면의 연대감을 가진 새로운 글로벌 동맹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 中 ‘초강대국 부상’ 기 정사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중심의 서방진영과 옛 소련을 앞세운 공산진영으로 양분됐던 냉전시대의 종결로부터 촉발됐으며, 제3세계의 개념도 중국과 인도의 등장으로 대체됐다고 평가했다. 또 최근 국제무대에 떠오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와 같은 개념도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로 인해 큰 의미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일본, 프랑스, 브라질, 스위스, 인도 등과 함께 어떤 범주에도 들지 않는 독자적인(Stand alone) 국가군으로 분류하면서 40년 전 1인당 국민소득이 가나와 비슷했지만, 오늘날에는 15배 이상 많아졌으며 중상층 기준 가계소득이 일본 수준으로 뛰어올랐다고 강조하는 한편 고속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금융자본과 기술로 세계 강대국으로 남아 있지만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라는 자리는 중국에 넘겨줬다고 평가했다. 2050년까지 인구의 35%가 60세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면서 첨단기술 분야도 한국과 중국, 인도, 미국 등에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함께 세계 주요 2개 국가(G2)로 불리며 세계 질서 재편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은 홍콩, 타이완과 함께 중화민국권으로 분류됐다. 뉴스위크는 중국이 세계 ‘초강대국(Super Power)’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단언하면서, 특히 민족 단결성과 역사적 우수성이 두드러진 나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전한 권위주의 체제와 극심한 양극화, 환경오염은 시급히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며 급속한 인구 고령화는 앞으로 30년간 중국의 가장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캐나다와 함께 북미동맹권으로 분류됐다. 두 나라는 경제와 문화적 측면에서 사실상 동일한 국가에 가까우며 뉴욕 등 세계적 수준의 도시와 세계 최첨단 기술 기반 경제, 최고의 농업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브릭스’ 큰 의미 없어 중국과 관계 강화에 나선 러시아는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몰도바, 우크라이나로 구성된 ‘러시아 제국(Russian Empire)’의 맹주국으로, 대규모 천연자원과 첨단과학기술능력,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옛 차르 체제와 마찬가지로 슬라브 민족 국가들을 끌어안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독일,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 등은 고부가가치 상품 판매, 수준 높은 복지제도, 높은 저축률과 낮은 실업률, 인상적인 교육제도와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한 ‘새 한자동맹(New Hansa)’으로, 올리브와 와인의 나라인 그리스와 이탈리아, 불가리아 등은 올리브 공화국으로 분류됐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여행업 이제 걸음마… 5년내 수익 2조 위안”

    “여행업 이제 걸음마… 5년내 수익 2조 위안”

    최근 중국인 여행의 키워드는 ‘다양함’ 혹은 ‘자유’다. 틀에 박힌 단체 여행에서 벗어나 개성에 맞는 여행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흐름과 함께 떠오른 곳이, 각종 여행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한 예약만 대행해 주는 인터넷 여행사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업체로 지난 2월 상하이시로부터 발전잠재력상·우수경영자상 등을 수상한 조이유(JOYU) 그룹의 훙칭화(洪清華)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부터 중국인들의 여행에 대해 들어 봤다. 중국인 여행 경향은. -5년 전만 해도 ‘여행=사치’로 여겼다. 당시만 해도 단체 여행객이 전체 여행객의 80%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유 여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단체 여행객은 15% 수준이다. 인터넷 여행사를 이용하는 연령층은. -33세 이하가 70~80%를 차지한다. 경제권은 없지만 가족이 여행할 때 결정권을 갖는 나이대다. 평균 여행 경비는. -정확한 통계치는 없지만, 해외는 2만~4만위안, 국내는 5000~6000위안 정도면 충분한 경비로 인식되는 것 같다. 쇼핑이 목적이라면 5만위안 이상 쓴다. 한국 대학생들은 유럽으로 배낭 여행을 많이 가는데. -중국에서도 배낭 여행이 유행이다.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면서 경비를 절감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만 비용 등의 문제로 해외보다는 중국 내에서 많이 한다. 한국은 중국인들에게 어떤 여행지인가. -지역으로 보면 제주도를 제일 선호한다. 자유구역이라 무비자이기도 하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섬이기 때문이다. 동남아는 아니지만, 비슷한 성격의 여행지로 분류되면서 신혼여행지로도 인기다. 서울은 문화가 있고 발전된 도시라 선호한다. 향후 중국 여행 업계 전망은. -5년 후 여행 업계 수익은 2조위안, 여행자 수는 30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여행 업계는 이제 시작단계다. 하지만 국내 경제 발전에 따라 발전할 여지가 있고 ‘국민전략산업’이기 때문에 더 좋아질 것이다. 상하이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후주석 일행 호텔 안나와… 두 정상 ‘혈맹 1박’?

    후주석 일행 호텔 안나와… 두 정상 ‘혈맹 1박’?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방중 이틀째인 27일 오전 지린(吉林)에서 창춘(長春)으로 옮겨 지린성 영빈관인 난후(南湖)호텔에 들어선 뒤 하루 종일 취재진에 포착되지 않았다. 어디를 방문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호텔주변 철통경계… 가무단 포착도 호텔 주변은 물 샐 틈 없는 경계태세가 이어졌다. 점심시간이 좀 지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호텔에 들어섰다는 소문과 함께 호텔 주변의 경계는 더욱 강화됐다. 오후 2시30분 지린성 가무단이 악기 등을 챙겨 호텔 경내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정상회동 및 만찬, 공연관람 등이 장시간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현지 소식통은 “후 주석과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이 오늘 창춘에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지난 5월 방중 때처럼 후 주석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동에 시 부주석이 배석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 부주석은 전날까지 베이징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후 주석은 며칠째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후 주석이 동북3성을 시찰한 뒤 이날 창춘으로 갔고, 이에 앞서 26일 오후 김 위원장과 지린시의 베이산(北山)공원 등을 함께 둘러봤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오후 9시30분쯤 가무단 버스가 빠져나오면서 김 위원장 일행이나 후 주석 일행 가운데 한쪽이 호텔을 나올 것으로 관측됐지만 오후 11시(한국시간 28일 0시) 넘어서까지 누구도 나오지 않고, 주변 교통통제도 풀리면서 양국 지도자들이 이례적으로 한 곳에서 하룻밤을 보낼 가능성이 대두됐다. 난후호텔은 베이징의 댜오위타이(釣魚臺)와 같은 지린성의 영빈관으로 김일성 주석은 물론 중국의 당·정 지도자들의 창춘 방문 시 이용하는 호텔이다. 호텔 측은 김 위원장이 투숙한 총통(프레지던트)실의 하루 숙박비가 9999위안(약 175만원)이라고 밝혔다. 의도적이다 싶을 정도로 과감하게 모습을 드러낸 지난 5월 방중 때와 달리 이번에는 김 위원장과 중국 측 모두 취재진을 철저히 따돌렸다. 이를 두고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숨겨야 할 뭔가가 있는 것 같다.”며 “후계자로 거론되는 김정은이 동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방중 첫날 오후 항일혁명유적지이자 김일성 주석의 행적이 남아 있는 지린의 베이산공원을 10여분간 방문한 김 위원장은 27일 새벽 극소수의 인원만 대동한 채 베이산공원을 다시 찾아 2~3시간 머물렀다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사실이라면 김 주석이 1920년대 말 조선공산주의청년동맹(공청)을 결성했다고 주장하는 약왕(葯王)묘 일대를 돌아봤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 일가족 3명이 찾아왔다.”고 말해 3남 김정은을 대동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권력 이양을 앞둔 상황에서 혁명 1세대인 김 주석의 유적지에서 2세대인 김 위원장, 3세대인 김정은이 김 주석의 혁명유업 계승을 다짐하는 자리였다는 얘기여서 사실 여부가 주목된다. ●특별열차 25량 편성 북측은 지난번 방중 때 17량으로 편성한 특별열차를 이번에는 25량으로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방중 일정이 5일간이었던 지난번보다 훨씬 짧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어서 수행원이 대폭 늘었거나, 중국 지도부에 건넬 ‘선물’을 적재하고 방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 일행이 김 주석의 혁명성지 가운데 한 곳으로 북측에서 주체사상의 발상지라고 주장하는 창춘 외곽 카룬(卡倫)마을을 방문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린에서 창춘으로 이동하는 고속도로 상에서도 옛 마을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1930년 6월30일 김 주석이 주재한 ‘카룬회의’에 대해 여러 차례 ‘혁명의 횃불’이라며 주민들을 선동한 바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광저우AG D-100] “메달 아니면 아무 의미 없다”

    ‘원조 태릉인’ 못지않게 프로종목 선수들의 눈빛도 뜨겁다. 축구·야구·농구·배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사활을 걸었다. 병역특례를 받을 방법은 올림픽 동메달 이상과 아시안게임 금메달뿐이다. 해외진출을 꿈꾸는 프로선수들에게 군 문제는 ‘피하고 싶은 짐’이다. 팬들의 환호에도 목마르다. 그래서 엔트리에 드는 것부터가 전쟁이다. 축구의 홍명보 감독은 “금메달이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금메달이 없다. 24년 만의 정상탈환에 나서는 것. 그만큼 간절하다. 실력도 받쳐준다. 한국은 지난해 이집트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8강에 올랐다. 당시 세계를 놀라게 한 멤버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주축으로 뽑힐 예정이다. 23세 이하 연령제한이 있기 때문. 여기에 남아공월드컵 16강을 이끈 ‘형님’ 세 명이 와일드카드로 가세한다. 남아공월드컵 멤버 중 미필자는 박주영(AS모나코), 염기훈(수원), 정성룡(성남), 조용형(제주) 등 무려 14명. 병역특례를 받을 절호의 기회라 최종엔트리(23명) 경쟁은 치열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메달까지 지휘봉을 잡는 홍 감독의 ‘중간평가’ 의미도 더해졌다. 조범현 KIA 감독이 이끄는 야구도 군 미필자들이 눈에 불을 켰다. 상황은 축구보다 더 절박하다. 2008년 베이징대회를 끝으로 야구는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 미국에서 뛰는 추신수(클리블랜드)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미국 시민권을 얻어야 할 판이다. ‘라이벌’ 일본이 사회인 선수를 중심으로 대표팀을 구성해 한국의 우승 가능성은 더 커졌다.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은 “어차피 금메달을 못 따면 아무 소용이 없다. 미필자 배려보다는 성적과 실력이 우선”이라고 못박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는 지난 5월 1차 엔트리 60명을 발표했고, 최종엔트리 22명은 9월 중순에 확정한다. 2006년 도하대회 동메달의 아픔을 딛고, 2002년 금메달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태세다. 농구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지난해 중국 톈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7위의 수모를 당해 농구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됐다. ‘겨울스포츠의 꽃’으로 군림하던 농구의 위상도 한풀 꺾인 상태. 이번 대회를 통해 잃어버린 인기를 되찾겠다는 각오가 투철하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농구대표팀은 6월7일부터 소집해 구슬땀을 흘려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1차 전지훈련(7월5~21일)을 다녀왔고, 현재는 태릉에서 합숙훈련 중. 오는 12일부터 시작되는 LA 2차 전지훈련에서 최종엔트리(12명)의 윤곽이 결정난다. 배구는 분위기를 바꿔 아시안게임 3연패에 시동을 걸었다. 얼마전 막을 내린 월드리그 12전 전패는 잊은 지 오래. 자존심 회복을 선포했다. 한국배구는 2002년 부산대회와 2006 도하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딴 강호다. 그러나 이번엔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하거나 입대해 사정이 좋지 않다. ‘박철우 구타사건’ 여파로 태릉선수촌에 들어가지 못해 지난달 19일부터 용인 보정동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담금질을 해 왔다. 현재 아시안컵대회(이란 우르미에·1~7일)에서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다. 프로선수들이 병역특례와 인기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끝내 숨진 ‘비운의 복서’ 배기석…마지막 대전료 고작 100만원

    끝내 숨진 ‘비운의 복서’ 배기석…마지막 대전료 고작 100만원

    23세 프로복서 배기석(부산 거북체)이 21일 끝내 숨졌다. 한때 체온과 혈압이 정상 가까이 돌아왔지만 깨어나지 못했다. 최요삼이 사망한지 딱 2년 6개월 만에 터진 선수 사망 사고다. 배기석은 지난 17일 대전에서 열린 한국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결정전 8라운드에서 TKO패를 당했다. 경기 직후 구토증세를 호소했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뇌출혈. 5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고 이후 의식을 못 찾았다. 이날 결국 숨을 거뒀다. 쓰러진 지 나흘 만이다. 모질고 힘들게 복싱을 계속해왔던 배기석이었다. 3살 때 아버지가 사망했다. 곧바로 어머니는 집을 나갔다. 외할머니 주옥순(79)씨가 배기석과 남동생, 두 형제를 키웠다. 마음껏 먹지도, 제대로 입지도 못하면서 살아온 세월이었다. 배기석은 주변 놀림과 따돌림에 맞서기 위해 복싱을 시작했다. 부산 오라초등학교 시절이었다. 2003년 5월 프로에 데뷔했다. 공업고등학교를 나온 배기석은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체육관에서 운동했다. 월급은 모두 할머니에게 맡겼다. 할머니는 그 돈을 아껴 근근이 생활을 이어갔다. 힘든 일상이었다. 같은 체급 강자들에게 번번이 패했다. 복싱을 접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 체급을 올려 챔피언에 오를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배기석은 경기 직전 주변인들에게 “이번이 마지막이다. 일하면서 운동하는게 너무 힘들다.”고 한 걸로 전해졌다. 배기석의 처지는 한국 프로복싱의 현실과 그대로 겹친다. 한국 프로복싱은 1970~80년대 홍수환, 장정구, 유명우 등 세계챔피언을 잇따라 배출했다. 당시 최고 인기 스포츠였다. 그러나 이후 줄곧 하향세였다. 팬들은 더이상 ‘헝그리 복서’에 환호하지 않았다. 이제 프로복싱은 돈도, 선수도, 인기도 없다. 세계챔피언이 스폰서를 못 구해 경기를 못 치르는 게 현실이다. 현재 프로복서들은 라운드당 대전료 10만원을 받는다. 10라운드 뛰면 100만원. 매니저, 트레이너 몫과 세금을 떼면 50만원 정도 남는다. 한국 챔피언 타이틀매치에는 200만원 정도 대전료가 걸린다. 배기석은 생애 마지막 경기에서 100만원 정도를 손에 쥐었다. 죽음의 대가로는 보잘것 없는 액수다. 한국권투위원회(KBC)는 ‘장례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권투위원회 부산지회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병원비 등은 일단 KBC 건강보호기금으로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유족 생계비 등을 위해 모금운동도 벌인다. 그러나 재원이 마땅치 않다. 현재 건보금 지급 기준에는 장례비 등이 규정돼 있지 않다. 건보금 자체도 거의 바닥났다. 최근 들어오는 것 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았다. 몇년 전 직원 횡령 사건도 벌어졌다. 얼마가 어떻게 남아있는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배기석의 가는 길은 더 쓸쓸하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부도 토종브랜드 톰보이·쌈지의 항변

    부도 토종브랜드 톰보이·쌈지의 항변

    저는 토종 패션 브랜드입니다. 얼마 전 ‘쌈지’와 ‘톰보이’란 오래된 두 친구를 부도라는 조금 끔찍한 이름으로 잃었습니다. 근데 저 좋아하시는 분들 계신가요? 요즘엔 자라, 망고, 유니클로, H&M 같은 외국 스파(SPA) 브랜드를 찾는 분들이 더 많죠. 스파는 ‘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의 약자입니다. 기획, 생산, 유통, 판매를 한꺼번에 해내는 브랜드를 가리키죠. 신제품을 디자인해서 매장 옷걸이에 걸리기까지 2주밖에 안 걸릴 정도로 빠른 게 스파 브랜드의 특징이에요. 한국에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다는 서울 명동 거리는 이 외국 스파 브랜드의 천국입니다. 백화점과 흔히 로드숍이라고 하는 길거리 매장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저로서는 안팎으로 가랑이가 찢어지는 형국입니다. 백화점은 브랜드에 따라 다르지만 최고 40%까지 판매 수수료를 뗍니다. 지하매장에서 가방, 지갑 등을 파는 브랜드의 한달 매출이 60억원일 정도로 백화점은 브랜드 생살 여탈권을 쥐고 있어요. 제 ‘절친’의 부도 원인 가운데 하나가 모 백화점과의 불화 때문이란 말도 들리더군요. 실제 그 친구는 백화점에서 매장을 뺀 이후로 브랜드 인지도가 확 떨어졌습니다. 물론 실질적인 부도 원인은 패션과 디자인을 사랑하셨던 주인님(오너)이 다른 사업으로 외도한 탓이 가장 큽니다. 스파와의 경쟁에서 뒤처진 데서 보듯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를 빨리 따라잡지 못한 저희의 ‘못남’도 크지요. 하지만 저나 제 친구들이 천덕꾸러기가 된 게 비단 저희들 탓만일까요. 1990년대 대학생들 사이에서 폴로 셔츠와 게스 청바지가 ‘교복’으로 통용됐다면 요즘 아기 엄마들 사이에서는 구매대행(인터넷을 통해 외국 물건을 직접 사는 것)으로 수입 옷을 사는 게 유행입니다. 사실 중국에 가면 저희도 백화점에서 명품 대접을 받습니다. 송혜교, 전지현 같은 한류 스타가 우리 옷을 입고 화보를 한번 찍으면 매출이 엄청나죠. 그런데 한류 스타들도 레드 카펫이나 공항 같은 곳에서는 수입 브랜드만 입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아예 토종이 아닌 척하고 태어나는 친구들도 많답니다. EXR(스포츠캐주얼 브랜드) 같은 친구가 대표적이지요. 토종 가운데 한국 이름을 가진 친구는 청바지를 전문으로 하는 ‘잠뱅이’ 정도가 거의 유일해요. 대부분 영어 이름이죠. 이것도 어찌 보면 수입 브랜드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기호에 맞추려는, 노력이라면 노력이겠지요. 사정이 이러니 2·3세 경영인들도 수입에만 열을 올립니다. 브랜드 하나 새로 만들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기까지 드는 품을 생각하면 잘나가는 브랜드 하나 뚝딱 수입하는 게 훨씬 손쉽지요. 손익을 따져도 유리하니 덮어놓고 원망할 일도 못 됩니다. 하지만 저를 낳아주신 창업주들의 땀과 노력을 한번쯤은 곱씹어 봤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수입 브랜드 홍수 속에서도 30년 넘게 버텨오다 서른셋에 명(命)을 다하게 된 제 친구 ‘톰보이’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원들이 끝까지 남아 눈물겨운 재기 노력(법정관리 자청)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무조건 저희가 최고라고 주장하는 건 아니에요. 수입은 ‘간지’ 나고 우리는 ‘구리다’고 여기는 편견이 가끔씩 억울할 따름입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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