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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위터로 아홉 명 유인해 살해한 30세 일본인에 사형 선고

    트위터로 아홉 명 유인해 살해한 30세 일본인에 사형 선고

    트위터를 통해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는 아홉 명을 만나 살해한 일본인 30세 남성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일명 ‘트위터 킬러’로 불린 시라이시 다카히로는 15일 도쿄 지방법원 다치가와 분소에서 열린 살인죄 선고 공판에서 사형이 언도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지난 2017년 10월 31일 핼러윈 날에 자신이 살던 도쿄 근교 자마 시의 아파트에서 훼손된 시신 일부가 발견되는 바람에 연쇄 살인 행각이 드러났다. 23세 여성이 실종되자 오빠가 트위터 문자를 확인해 경찰에 신고해 끔찍한 범행이 들통났다. 그에게 그 해 8월부터 10월까지 살해된 여덟 명은 15~26세 여성들이었고, 유일한 남성은 여자친구의 행방을 쫓다 변을 당했다. 시라이시는 지난 10월 법정 심문 도중 유죄를 인정하면서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에 대해 “모두 사실대로”라고 털어놓았다. 변호인단은 그의 혐의가 감경돼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유인즉 희생자 일부가 스스로 죽고 싶어했으며 살해 당하는 데 동의했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희생자들을 자기 집으로 끌어들였고 희생된 이들 옆에서 스스로도 극단을 선택하려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변호인단의 변호 내용을 부정하고,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피해자들을 살해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야노 나오쿠니 판사는 “어떤 희생자도 암묵적 동의를 포함해 살해해 달라고 동의한 적 없다”면서 “피고는 온전히 자신의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법정 밖에는 400명의 방청객이 몰렸으나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16명만 방청이 허용됐다. 일본 국민들은 사형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지하는 여론이 어느 나라보다 높게 나온다. 25세 희생자의 부친은 지난달 법정에서 “시라이시가 죽는다 해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금도 딸 또래의 여성을 보면 내 딸이 아닌가 혼동한다. 이 고통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녀를 내게 돌려달라”고 울먹였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사형 집행은 1997년 12월 30일 사형수 23명을 한꺼번에 처형한 이후 안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2018년 7월에 1995년 도쿄 지하철역 사린가스 테러를 주도한 아사하라 쇼코 교주 등 옴진리교 간부와 신도 13명을 처형하는 등 꾸준히 집행해오고 있다. 현재 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는 100명이 넘는다. 또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사라진 교수형으로 집행하며 직전까지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는 전근대적 모습이 남아 있다. 지난 10월 일본 법무성은 사형이 집행되기 전 앞으로는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일시와 장소를 미리 통지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홍보할 정도였다. 일본은 자살률이 산업화된 어느 나라보다 높아 골치를 앓아오다 10년 전부터 꾸준한 예방 활동 덕에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 다시 올라오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하늘나라 출동한 우리집 히어로” 보육교사 확대 청원

    어린이집 주변 놀이터에서 친구와 부딪혀 넘어지는 사고로 숨진 6살 아이의 어머니가 보육교사 정원 확대 등 재발 방지책 마련을 강하게 요구했다.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놀다 친구와 부딪힌 사고로 우리 집의 6살 슈퍼히어로가 하늘나라로 출동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 요건을 갖췄다. 청원인은 “현행법(영유아보호법 시행규칙)상 어린이집 연령별 보육교사와 원아의 비율은 만 나이를 기준으로 2세 1대7, 3세 1대15, 4세 이상 1대20 등”이라며 “내 자식 2명도 한꺼번에 보기 어려운데 어떻게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 20명을 교사 1명이 일일이 보살피고 혹시 모를 상황에 미리 제어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청원 글에 따르면 A군은 지난 10월 21일 인천 연수구 한 어린이집 인근 놀이터에서 친구와 충돌한 뒤 넘어졌다. 바닥에 머리를 부딪친 A군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사고 이틀 만에 끝내 숨졌다. 사고 당시 A군을 포함한 원아 19명을 교사 1명이 돌보고 있었다. 청원인은 “현실적으로 어린이집에 자식을 믿고 맡길 수밖에 없는 부모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 10~20명까지 돌봐야 하는 담임 보육교사,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하게 보살핌받아야 하는 우리 아이들 모두를 위해 연령별 담임 보육교사를 증원하는 법령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일선 어린이집 교사들도 원아의 안전 관리를 위해 교사 증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원아의 안전과 보육 품질 향상을 위해 내부적으로 교사 증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에스와티니 왕국의 52세 총리 세상 떠, 코로나19 사인 추정

    에스와티니 왕국의 52세 총리 세상 떠, 코로나19 사인 추정

    아프리카 남동부 에스와티니 왕국(옛 스와질란드) 총리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세상을 떠났다. 만둘로 암브로세 들라미니(52) 에스와티니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저녁 눈을 감았는데 이 나라 정부는 사인 등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전혀 알리지 않았지만 지난달 1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이 감염병 때문에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2018년 10월 취임한 들라미니 총리는 지난 1일부터 이웃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확진 한달 만에 세상을 등졌다. 에스와티니 보건당국에 따르면 인구가 약 120만명인 이 나라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768명이며, 이 가운데 127명이 숨졌다. 들라미니 총리는 은행가 출신으로 므스와티 3세가 총리로 임명했을 때 완전히 정치 초보였다. 이 나라에서는 국왕이 내각의 모든 장관을 지명하고 의회를 통제한다. 므스와티 3세는 1986년 18세 나이에 왕위에 올랐는데 부왕 소부자 2세가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자 승계했다. 지구에 얼마 남지 않은 절대왕정 가운데 가장 국왕의 권한이 강해 정적들을 거칠게 다루고 공적 자금으로 새 왕궁을 짓거나 고급 자동차를 사들여 비판을 듣는다. 2018년 스와질란드란 옛 국호를 버린 것도 그의 결정이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6년과 이듬해 인구의 39% 이상이 절대 빈곤 이하 상태에서 지낸다. 아프리카 북부 알제리에서는 코로나19에 확진됐던 대통령이 두 달 만에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0월 2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독일에서 치료를 받던 압델마드지드 테분(75) 알제리 대통령이 13일에야 국영TV 방송에 출연해 “(완치까지) 2∼3주 더 걸리겠지만 회복하고 있다”면서 “신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지난달 1일 국민투표를 통과한 개헌안과 2021년도 예산안에 서명할 수 없는 상태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알제리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만 2102명이며, 이 중 2596명이 숨졌다. 두 정상 외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후안 오를란드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 자니네 아녜스 볼리비아 임시 대통령,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 등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 판정을 받거나 회복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K1 전차, 美 허가 안하면 수출 못한다?…‘3대 조건’ 족쇄

    K1 전차, 美 허가 안하면 수출 못한다?…‘3대 조건’ 족쇄

    한국은 세계 11위 무기 수출국입니다. 수류탄, 지뢰 등 탄약류를 넘어 고성능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한 결과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명품 무기가 잇따라 탄생했습니다.그러나 여전히 성능 좋은 외국산 무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으며, 국산 무기를 낮춰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왜 우리는 국산 무기를 개발해야 할까. ‘K1 전차’가 그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10일 한국국방연구원이 발간하는 국방논단에 실린 ‘방산수출지원과 정부기관 간 약정’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대 한국은 불안한 안보환경에 직면했습니다. 자체 전차 생산 능력을 갖춘 북한은 신형인 T62를 운용하고 있었습니다. 베트남 전쟁이 격화되자 한국에 주둔 중이었던 미 7사단이 철수하면서 주한미군 규모가 2만명이나 줄었습니다.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한국형 전차’ 개발에 나섰습니다. 국방부에 전차관리사업단을 신설하고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나섰지만, 당시 국내 기술력만으로는 신형 전차 개발이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아무런 생산기반도 없는데 갑자기 고성능 전차를 만들어야 했으니 정부도 골머리를 앓았을 겁니다. 그래서 미국의 크라이슬러 디펜스(1980년대 이후 제너럴 다이내믹스)가 설계한 ‘M1 에이브럼스 전차’를 바탕으로 한 국산 전차 개발사업이 진행됩니다. 1986년부터 실전 배치된 이 전차가 K1 전차입니다.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88전차’로 불리기도 했습니다.●무기 개발 박차… 한국 세계 11위 무기수출국 1978년 7월 한미 양국은 역사적인 ‘한국형 전차’ 양해각서에 서명했습니다. 사업 목표는 한국형 전차 시제품 2대를 개발하는 것이었는데, 미국은 3가지 조건을 걸었습니다. 당시엔 이 조건들이 K1 계열 전차의 수출길을 막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서둘러 전차부터 개발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을 겁니다. 양해각서는 ‘K1 전차 및 그 계열전차를 수출하기 위해선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미국에 대한 적성국가가 아니더라도 기술 유출 위험이 있거나, 자국 방위산업체들이 수출에 반대하면 해외 수출은 불가능해진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어렵게 미국 동의를 얻더라도, 오랜 시간이 소요돼 협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로 미 정부는 해외에 수출할 경우 완성전차 1대당 5만 달러의 로열티를 지불하도록 했습니다. 국방연구원 연구팀은 “K1 전차와 계열전차 구매에 관심을 가질 만한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의 개발도상국 입장에서는 가격이 특히 중요한 결정요소여서 로열티로 인한 가격 상승은 수출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가격 문제로 수출에 실패한 사례도 나왔습니다.●동남아·중동 등 가격 중요… 막판 무산도 우수한 3세대 전차로 인정받은 K1 전차는 1997년 말레이시아가 추진한 7억 3000만 달러 규모의 전차 도입사업 입찰에 참여하게 됩니다. 현대정공(현 현대로템)의 K1과 폴란드 부마르 와벤데의 PT91, 우크라이나 KMDB의 T84가 경쟁했습니다. 현대정공은 정글이 많은 말레이시아 지형에 맞게 전차를 개량했습니다. 51.1t인 중량을 47.9t으로 크게 줄이고 적재 포탄수는 47발에서 41발로 줄이는 대신 ‘레이저 거리측정기’와 ‘양압장치’(차량 내부 압력을 높여 화생방 공격을 방어하는 장치)를 장착한 최신 ‘K1M’을 내세웠습니다. 말레이시아 측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 계약이 성사되는 듯 했으나 막판에 폴란드의 PT91M에 밀려 수출이 좌절됐습니다. 연구팀은 “K1M의 탈락 원인은 성능보다는 가격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후 K1 전차 및 그 계열전차는 아직까지 수출된 적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또 다른 문제는 당시 양해각서의 효력이 영구적이라는 점입니다. 미국이 먼저 나서서 효력을 정지시킬 가능성은 ‘0%’일 겁니다. 결국 미국의 사전 동의와 로열티 지불이 계속 수출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개발한 지 시간이 많이 지나 K1 전차를 구식 전차라고 여기는 분도 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군에서 1000대 이상 운용하고 있는 주력 전차입니다. 뿐만 아니라 105㎜ 강선포를 120㎜ 활강포로 강화한 K1A1·K1A2, 전후방 감시카메라, 실시간 전차 간 정보 공유, 디지털 전장관리체계 등 각종 전장시스템을 대폭 강화한 K1E1 등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K2 전차 보급이 계속 확대되면 K1 전차는 개발도상국 등에 성능 좋은 중고전차로 수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미국과 협의해 양해각서 내용을 삭제하지 않는 한 수출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물론 이런 방식을 미국의 잘못으로 돌리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입장에선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반드시 넣어야 할 항목이었는지 모릅니다.●K2 기술 이전 계약… 터키 강력한 경쟁자로 이런 사례는 K1 전차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연구팀은 “기존에 맺었던 무기개발·생산과 관련한 약정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관리해야 한다”며 “조율이 불가능하다면 문제가 되는 기술이나 부품의 국산화를 통해 문제의 소지를 미리 없애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약정 체결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약정을 체결할 때 가급적 개조·개량품은 한국이 지식재산권을 소유하도록 하고, 외국이 지식재산권을 갖게 됐다고 하더라도 유효기간을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반대로 우리가 보유한 기술을 해외에 수출할 때도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2008년 K2 전차 기술 이전 계약을 맺고 터키가 개발한 ‘알타이 전차’는 이미 우리의 경쟁 상대가 됐습니다. 연구팀은 “지식재산권을 우리나라가 아닌 수입국이 가져간다면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수출하자마자 강력한 수출 경쟁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길이만 12㎞…아마존 열대우림서 1만2000년 된 벽화 발견

    길이만 12㎞…아마존 열대우림서 1만2000년 된 벽화 발견

    아마존 열대우림 외진 곳에서 약 1만2500년 된 벽화가 발견됐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일요판 옵서버에 따르면, 영국과 콜롬비아 공동 고고학 연구팀은 지난해 콜롬비아 치리비케테 국립공원의 한 절벽에서 인간과 동물을 형상화한 벽화를 발견했다. 이 선사시대 그림의 폭은 12.87㎞ 정도나 돼 발견 장소는 ‘고대인들의 시스티나 성당’으로도 불린다. 왜냐하면 시스티나 성당은 르네상스 시대 거장 미켈란젤로가 높이 20m의 천장에 그린 세계 최대 크기의 벽화로 유명하기 때문.벽화는 그려진 시기가 적어도 1만2000년 전으로, 그동안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볼 수 없었던 코끼리의 선사시대 조상뻘인 마스토톤 등 빙하기에 멸종한 동물들을 보여준다. 낙타과의 멸종 동물 팔래올라마와 거대 나무늘보 그리고 빙하기 말뿐만 아니라 다른 선사시대 벽화들에서 볼 수 있었던 사람의 손바닥 자국들도 남아 있다. 아마존에 사는 대부분의 원주민 부족은 최대 1만7000년 전 베링 육교를 건넌 것으로 생각되는 첫 번째 시베리아 이주민들의 후손으로 여겨진다. 베링 육교는 플라이스토세의 빙하기에 해면이 저하돼 생겨난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사이를 연결하는 육지로, 당시에는 강설량이 매우 적어 육로가 손상되지 않아 양 대륙으로 몇백 ㎞까지 뻗어 있어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건너갈 수 있는 길을 제공했다. 벽화는 현재 어느 부족이 새겨놨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아마존에는 지난 몇천 년 동안 존재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두 주요 원주민 부족인 야노마미와 카야포가 있다.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의 국경 사이 지역에서 거주하는 야노마미에 관한 최초 보고는 1759년 스페인의 한 탐험가가 발견한 다른 부족의 족장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에서 나왔다. 반면 인구 8600명으로 추정되는 카야포족의 기원에 대해서는 훨씬 덜 알려졌다. 아마존의 원주민들은 비교적 최근까지 문자 기록을 남기지 않았고 그곳의 습한 기후와 산성 토양은 유골을 포함한 그들의 물질문화의 거의 모든 흔적을 지웠다. 이번 벽화가 발견되기 전까지 1500년 이전의 이 지역 역사에 대해 알려진 것은 도자기나 화살촉과 같이 거의 남지 않은 고고학적 증거에서 유추한 것이었다.현재 사라진 문명을 엿볼 수도 있는 이번 고대 벽화는 역사상 최초로 아마존에 도달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벽화가 발견된 장소는 세라니아 데 라 린도사라는 지역 안으로, 이곳은 너무 외진 곳이라서 연구팀은 차로 2시간을 이동한 뒤 거기서 다시 도보로 4시간을 걸어가야 했다. 연구팀 책임자인 호세 이리아르테 영국 엑서터대 고고학과 교수는 “우리는 몇만 점의 벽화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면서 “이를 문서화하는 데는 3세대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제 우리는 멸종 동물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 그림들은 너무 자연스럽고 잘 묘사돼 있어 당신이 말을 보고 있다고 말해도 우리는 거의 의심하지 않는다”면서 “너무 세밀해서 말 털까지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벽화 중 일부는 비교적 깎아지른 암벽 위에 극도로 높게 그려져 있어 처음에 연구팀을 당황하게 했다. 하지만 이리아르테 교수는 벽화 중에 나무로 만든 탑을 묘사한 것을 발견하고 이것이 토착민들이 어떻게 이런 극한의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 벽화는 종교적 목적으로 그려졌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연구팀은 벽화에서 많은 커다란 동물들이 마치 숭배되고 있는 것처럼 사람들이 팔을 들어올리고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이 벽화는 오는 12월 5일 영국 채널4 방송 다큐멘터리 ‘정글 미스터리: 아마존의 잃어버린 왕국’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고고학자 겸 탐험가인 엘라 알샤마히는 “일부 사람은 아마존이 항상 열대우림이 아니었고 사실 몇천 년 전에는 훨씬 더 사바나 사막 같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서 “이 땅이 그렇게 오래전에 어떻게 생겼을지에 관한 이 고대 벽화를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리아르테 교수는 앞으로 이 지역에서 더 많은 벽화를 발견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어 그와 그의 동료들은 코로나19 규제가 풀리는 대로 현장을 다시 방문해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1500년 버텨온 ‘동방의 금자탑’… 만년 굳센 고구려 축조기술

    1500년 버텨온 ‘동방의 금자탑’… 만년 굳센 고구려 축조기술

    중국 지린성 지안시에 고구려 고분 유적1966년 1만1280기… 현재 6854기만 남아1~2세기 계장식·3세기 계단식 적석총 발전최종단계 모습 갖춘 ‘장군총’ 형식 완성北 “장수왕”… 南 “광개토왕” 묘주 이견200t 횡압 견딘 정교한 기술로 원형 유지적절한 거대함에 정교한 세부기법 백미중국 지린성 지안(集安)시는 고구려의 두 번째 수도 국내성이 있던 곳이다. 왕국의 수도는 성곽과 왕궁과 왕릉을 갖추어야 한다. 퉁고우(通溝)성이라 부르는 성곽이 바로 고구려 도성의 성곽이며, 시정부 청사 부근이 왕궁 터다. 그리고 십여기의 대형 왕릉이 산재하고, 그 최후의 완성작인 장군총이 우뚝 서 있다. ●국내성, 묘분총릉으로 남은 도성 첫 수도 졸본성은 현재 랴오닝성 환런(桓仁)현 오녀산성으로 비정한다. 고구려라는 이름은 ‘고구리’에서 왔고, ‘높은(高) 고을(구리)’이라는 뜻이다. 첫 수도의 지형이 곧 나라 이름이 됐다. 도시국가적 성격이 강했던 고대의 국(國)이란 도성을 뜻하는 한자이며, 국내(國內)란 ‘도성 안’이라는 의미의 땅 이름이다. 2대 유리왕이 서기 3년에 천도한 국내성은 20대 장수왕이 427년 평양으로 천도할 때까지 425년간 수도였다. 평양 천도 후에도 평양성, 한성(황해도 재령 비정)과 함께 고구려의 큰 중심 도시로 군사적·경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668년 연개소문의 장남 남생은 형제 간의 권력투쟁에 밀려 국내성에 은신했고 당나라에 부역해 고구려 멸망에 앞장섰다. 이후로는 중국계 왕조의 영토가 되어 한국사의 범위에서 사라졌다.현존하는 국내성 일대의 중요한 유적은 거의 흔적만 남은 국내성과 환도산성의 성곽, 광개토왕비, 그리고 수많은 고분들이다. 고구려 고분은 1966년 조사 때 1만 1280기였는데, 1997년 통계는 6854기뿐이니 최근까지도 참담할 정도로 멸실되어 왔다. 600여년간 조성했던 고분들이 1400년 동안 파괴의 역사를 겪어 남은 것이 이 정도로, 전성기에는 최소 2만기 이상의 방대한 유적이었을 것이다. 5세기까지는 봉분을 돌로 쌓은 적석총, 그 이후는 흙으로 쌓은 봉토분으로 조성됐다. 국내성 일대에 현존하는 적석총, 즉 돌무지 무덤은 1700여기이며 추정 왕릉들은 모두 적석총이다. 무용총, 각저총 등 벽화로 이름 높은 무덤들은 돌방을 흙으로 덮은 봉토분들이다. 고고학에서 묘란 크고 작은 모든 무덤이며, 분총릉은 왕릉급 대형 무덤을 뜻한다. 그 가운데 매장자가 확실한 것은 릉, 매장자는 모르나 특징적인 유물이 출토된 것은 총, 매장자도 모르고 특징물도 없는 것은 분이라 부른다. 국내성 일대 왕릉으로 추정되는 대형 무덤은 13기 정도인데 서대묘, 칠성산211호분, 장군총, 태왕릉 등으로 다양하고 혼란된 이름으로 불리게 된 까닭이다.크고 높은 왕릉을 만들기 위해 초기에 발달한 축조법은 계장(階墻)식이다. 급경사지에 기대어 높은 돌담을 쌓고, 점차 낮은 돌담을 덧붙여 쌓는 방법이다. 완공되면 마치 아랫단부터 쌓아 올린 피라미드와 같은 모습이 된다. 국내성 일대의 계장식 적석총은 1~2세기에 조성된 마선구 626호분, 칠성산 871호분 등이다. 3세기부터는 완만한 경사지나 평탄지에 아래부터 여러 석단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계단(階段)식 적석총이 나타난다. 그리고 최종 단계인 천추총, 태왕릉, 장군총에 이르러 그 형식을 완성했다. 이 세 무덤은 7~11단을 계단식으로 쌓았고, 중간 단에 돌방을 만들어 관을 안치했다. 또한 최상단 위에는 기와집을 세웠던 흔적이 있다. 계장식 적석총은 밑변 길이 40여m, 높이 5m 이상의 큰 규모였고, 장군총을 제외한 계단식은 더 커져 밑변 60여m, 높이 10m 이상이었다. 대부분 붕괴되어 돌무지 언덕과 같이 남았지만, 뛰어난 기법으로 쌓은 장군총만은 그 온전한 모습이 남아 ‘동방의 금자탑’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금자(金字)탑이란 피라미드의 한자어다.●장군총, 동방의 금자탑 ‘장군총의 묘주가 어느 왕인가?’는 뜨거운 논쟁거리다. 서쪽 1㎞에 떨어진 태왕릉이 광개토왕릉, 장군총은 장수왕릉이라는 추정이 중국과 북한의 주류 의견이다. 그러나 평양 천도 64년 후에 죽은 장수왕이 굳이 국내성에 묻힐 이유가 없다. 따라서 장군총은 광개토왕릉이고, 태왕릉은 그 아버지 고국양왕릉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태왕이란 중국의 황제에 버금가는 고구려식 존호였고, 광개토왕뿐 아니라 고국원왕, 고국양왕도 태왕이라 불렀다. 밑면의 한 변 길이 31.6m, 높이 12.4m 규모다. 모두 7단을 쌓았고, 제4~5단에 석실을 만들어 묘실을 노출시켰다. 무덤의 표면은 잘 다듬은 사각형 큰 돌들을 쌓아 마감했다. 1100여개 마감돌 중 큰 것은 길이 5.7m, 너비 1.1m의 거석이다. 정방형 석실의 천장은 5평이 넘는 거대한 판석으로 덮었다. 제7단 위에 난간 구멍과 초석들이 있어 목조 기와집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파라오의 무덤이고, 중남미 마야의 피라미드는 제단이었다. 장군총을 비롯한 계단식 적석총 정상에 제사용 건물이 있었다면, 이집트와 마야의 기능을 합친 복합형 피라미드가 되는 셈이다. 장군총 뒤에는 2개의 작은 적석총 폐허가 나란히 남아 있다. 이른바 배장묘로 장군총 묘주와 밀접한 관계인의 무덤이라 보인다. 그 옆에 좁고 긴 돌무지 면이 있는데 제사를 지내던 제대로 추정한다. 제대를 가진 적석총이 대개 11기이고, 제대는 왕릉의 필수 요소였다. 무덤 주변으로 잔자갈을 넓게 깔아 묘역을 만들었고, 그 바깥으로 돌담을 둘러 묘역을 보호했다. 완성된 고구려의 왕릉을 그려 보자. 광활한 벌판에 능장을 둘러 독립된 묘역을 조성하고 배장묘와 제대를 부설한 뒤, 그 중심에 우뚝한 적석총이 산과 같이 모습을 드러낸다. 장군총이 아직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비밀은 정교한 축조기술에 있다. 우선 지하를 깊고 넓게 판 뒤 돌들로 단단히 다져 기초층을 만들었다. 기초부 자연석의 형태에 맞추어 1층 기단석들을 깎는 그렝이 기법을 사용했다. 모든 마감석 상부 끝 모서리에 돌출된 돌턱을 만들어 윗돌이 밀려나는 걸 방지했다. 돌을 많이 쌓으면 수직압력뿐 아니라 옆으로 밀치는 횡압력이 발생한다. 이전의 거대 적석총들이 붕괴된 가장 큰 이유다. 그렝이질과 돌턱은 횡압을 견디는 견고한 장치다. 제1층 석단에는 거대한 호분석을 기대 놓았다. 한 변에 3개씩 모두 12개에 이르는 호분석은 무덤의 총체적 횡압을 견디는 버팀돌이다. 하나의 무게가 20t 정도이니 어림잡아 200여t의 횡압을 1500년 동안 버텨 온 것이다.●고구려의 미학, 거대함에서 적정함으로 장군총의 주인공으로 회자되는 광개토왕이나 장수왕은 고구려의 최전성기를 구가한 왕들이다. 그 이전의 고구려는 잦은 외침으로 수도까지 함락당할 정도로 국력이 충분치 않았다. 왕권과 국력으로만 따진다면 훨씬 더 거대한 왕릉을 만들 수 있었지만, 장군총은 오히려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직전의 태왕릉은 한 변이 66m, 장군총은 그 절반이다. 이전의 모든 거대 적석총은 무너졌지만 4분의1 면적으로 축소된 장군총은 무너지지 않았다. 앞서 말한 정교한 기술들도 이유지만, 무엇보다 규모를 축소해 돌의 총무게를 줄인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거대함 속에는 늘 붕괴의 위험이 도사리게 된다. 태왕릉에서 출토된 전돌에 이렇게 쓰여 있다. “태왕릉이 산악과 같이 안정되고 견고하길 소망합니다.” 천추총에서도 문자 전돌을 발견했다. “천추와 만년의 세월 동안 견고하기를.” 무너질 줄 알면서 왜 그리 거대하게 쌓았을까? 권력이 약하면 허장성세가 커지지만, 충분히 강해지면 안팎이 일치하는 균형을 잡게 된다. 이전의 적석총들이 지나치게 커서 축소된 것으로 보일 뿐, 장군총 역시 거대한 크기다. 오히려 적절한 거대함이라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그러면서도 정교한 세부 기법으로 충만하다. 아름다운 거인이며, 세련된 군왕이다. 장묘법은 가장 바뀌지 않는 풍습이어서 종족적·지역적 문화의 지표가 된다. 그러나 고구려의 묘제는 단순 돌무지무덤에서 출발해, 계장식 적석총으로, 그리고 거대한 계단식 적석총으로 변화를 거듭했다. 장군총은 거대 형태를 추구한 적석총의 완성작이자 최후작이다. 이후의 고분들은 묘실 안을 화려하게 장식한 봉토분으로 바뀐다. 이제 무덤은 겉보기 대상물이 아니라 내세의 행복을 위해 은밀하게 준비된 실내가 된다. 허장에서 내실로, 현실에서 이상으로, 거대함에서 적정함으로. 장군총은 그 역동적 변화의 씨방이었다. 또한 고구려 문화의 풍부함과 역동성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남겨진 화석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17살 소년과 결혼한 13살 소녀, 中 당국 개입…여전한 조혼

    17살 소년과 결혼한 13살 소녀, 中 당국 개입…여전한 조혼

    만 나이로 17살 소년과 13살 소녀가 백년가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중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29일 신민왕은 광동성 산터우의 한 마을에서 치러진 결혼식을 두고 논란이 일자 지역 당국이 조처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하루 전 현지 SNS를 중심으로 17살 신랑과 13살 신부의 결혼식 동영상이 확산했다. 마을 전통대로 붉은 옷을 입고 약식 혼례를 치른 두 사람은 한눈에 봐도 앳된 모습이었다. 특히 아직 결혼 관념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을 나이에 신랑을 맞이한 13살 신부에 대한 걱정이 쏟아졌다. 현지언론은 샨터우 차오양구 구이유 지역의 한마을에 사는 17세 소년이 지난 26일 이웃 마을 13세 소녀와 결혼식을 치렀다고 전했다. 1년 전부터 자연스럽게 교제를 시작한 두 사람은 양가의 뜻에 따라 혼례를 올렸다.논란이 일자 구이유 당국은 즉각 조처에 나섰다. 29일 보도자료에서 구이유지역위원회 선전부는 “법률 제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일어난 사건”이라면서 “소녀를 본가로 돌려보내는 등 보호 조치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결혼을 무효화시킨 셈이다. 중국은 혼인법 제6조에서 법적 혼인 연령을 남자 만 22세 이상, 여자 만 20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만혼을 장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혼인신고는 애초에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이유 당국은 양가를 대상으로 혼인에 관한 법률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학교를 중퇴한 소년과 휴학한 소녀에게 복학을 권고했다. 당국 관계자는 교육적으로 올바른 결혼 관념을 수립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중국의 일부 지역은 대를 잇는 것을 중요시해 아직도 이른 나이에 결혼하는 조혼 풍습이 남아 있다. 2017년 하이난성 딩안현에서도 16살 소년 소녀가 전통 혼례를 치르고 부부가 됐다. 당시 소녀는 이미 임신 5개월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신화통신은 부모가 타지로 돈을 벌러 나간 사이 조부모 손에 이끌려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등 떠밀리 듯 결혼하는 10대가 많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한 자녀 정책으로 아들 선호가 만연하면서 성비가 무너진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성비 불균형으로 짝을 찾지 못하는 남성이 늘면서 아들을 조금이라도 빨리 결혼시키려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진실 밝혀야” 청원…보육원 원생간 ‘성 사고’ 논란[이슈픽]

    “진실 밝혀야” 청원…보육원 원생간 ‘성 사고’ 논란[이슈픽]

    4살 남아가 13살 여아에게 ‘성 사고’ 당해경찰, 성추행 혐의 있다고 보고 소년부 송치피해아동 어머니 “철저한 재조사” 요구 청원 경남 한 보육원에서 원생 간 ‘성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철저한 재조사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24일 해당 보육원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오전 11시 50분쯤 경남 한 보육원에서 4살 남자아이가 13살 여자아이에게 성 관련 사고를 당했다. A(13)양은 놀이 활동이 끝나고 지도 교사를 포함한 모두가 거실에서 물건을 정리하는 사이 B(4)군을 방으로 불러 신체적 접촉을 유도했다. 두 아이를 찾기 위해 방문을 연 한 아이가 현장을 목격해 지도 교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보육원은 상황을 인지한 뒤 두 아이를 분리하고 관련 기관에 보고해 경찰에 사건을 접수했다. 경찰은 2달여간 걸친 조사 끝에 A양이 B군을 성추행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전날 소년부로 송치했다. 만 13세인 A양은 형사책임능력이 없는 촉법소년에 해당한다. 경찰은 “A양이 장기간 보육원에서 지내면서 정서적으로 불안한 부분이 있었다”고 전했다.하지만 B군의 어머니는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진실을 밝혀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철저한 재수사를 요구했다. 해당 국민청원은 현재 약 1200명의 동의를 얻었다. 그는 아들이 이번 일로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면서 아들이 또래 여자아이의 몸에 관심을 가지거나 스킨십을 유도하는 등 행동을 한다고 전했다. B군의 어머니는 청원 글에서 “아이가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은데 나중에 이 일을 인지할 때가 오면 얼마나 상처를 더 받을지 하루하루 잠을 이루지 못하고 힘이 든다”고 호소했다. 이어 “철저한 조사를 해 달라”면서 “시설의 아동이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된 건지, 가해 학생도 이전에는 피해자가 아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육원은 교사와 아이들을 대상으로 1년에 4차례 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폭력과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내용이다. 앞서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이 사고를 접수한 뒤 해당 보육원에 대해 합동 점검을 나갔으나 추가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일 외에 다른 아이가 성 행동으로 문제를 겪은 일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해당 보육원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어 아이들의 진술이 중요한 증거가 됐다. 보육원 관할 지자체 관계자는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입소 아동들을 면담한 결과 특이사항은 없었다”면서도 “피해자 모친이 제기한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여기는 동남아] 친딸을 5차례 임신시킨 몹쓸 심령치료사 체포

    [여기는 동남아] 친딸을 5차례 임신시킨 몹쓸 심령치료사 체포

    15년간 친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당해온 필리핀의 33세 여성이 침묵을 깨고 경찰에 도움을 청한 사연이 세상에 공개돼 현지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필리핀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케손주 루세나시 경찰은 이바방 이얌이라는 바랑가이에 사는 남성 심령치료사를 강간죄 등으로 체포했다. 이 용의자는 지난 15년간 친딸을 성폭행해 다섯 차례나 임신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체포 과정에서 실탄 4발이 든 38구경 권총 1자루가 발견돼 압수당했다. 이에 따라 그는 총기를 불법 소지한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책임자인 로물로 알바세아 경정은 “피해 여성이 용의자에게 마지막으로 성폭행을 당한 시기는 지난 6일 오전”이라고 피해 진술을 인용해 전했다. 피해 여성은 또 경찰 조사에서 “18세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간 뒤부터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처음 낳은 아들은 벌써 14살이 됐다”면서 “아버지가 날 4번이나 또다시 임신하게 할 때까지 내 고통은 계속됐다”고 증언했다. 이와 함께 여성은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동안과 그 후에는 최면에 걸린 느낌이 들고는 했다”고 말했다. 여성은 자신이 아버지를 신고하기로 결심한 이유로 넷째와 막내 아이가 연이어 병으로 숨지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현지 유명 방송기자 래피 테시파 털포에게 온라인으로 연락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바세아 경정도 피해 여성은 경찰서에서 최면에 걸릴 것을 우려해 용의자의 손길을 피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용의자는 피해 여성에게 행한 혐의에 관한 질문에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한편 이번 사건은 털포 기자에 의해 집중 조명됐으며 그가 유튜브에 공개한 두 편의 영상 조회 수는 각각 123만회와 342만회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화산폭발에 희생된 귀족과 노예…伊폼페이서 유해 2구 발견

    화산폭발에 희생된 귀족과 노예…伊폼페이서 유해 2구 발견

    거의 2000년 전 이탈리아 남부 지역에서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했을 때 사라진 도시 폼페이 인근 마을에서 화산재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희생된 남성 유해 2구를 고고학자들이 새로 발견했다고 이탈리아 문화유산부가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CNN과 영국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발굴된 두 유해는 착용하고 있던 복장과 신체적 특징에서 각각 귀족과 그의 노예로 추정되고 있다.귀족 남성의 생전 나이는 최소 30세에서 최대 40세 사이로 여겨지며, 몸에는 목 아래로 따뜻해 보이는 모직으로 만든 옷이 남아 있다. 그리고 최소 18세에서 최대 23세로 추정되는 노예 남성은 중노역 탓에 척추 뼈 여러 개가 으스러져 있고 몸에는 소매가 없는 헐렁한 웃옷인 튜닉의 흔적이 남았다.이번 유해들은 고대 도시 폼페이 중심부에서 북서쪽으로 700m 떨어진 키비타 줄리아나에서 발굴 중인 대형 별장의 지하실에서 나왔다. 두 남성의 치아와 뼈는 잘 보존돼 있지만 연조직이 남긴 빈 공간은 석고로 채워져 굳어져 신체의 윤곽을 잘 보여준다. 이에 대해 폼페이 유적지 발굴 작업을 총괄하는 마시모 오산나 폼페이고고학공원 원장은 “두 피해자는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자 대피하던 중 화쇄류에 휩쓸렸을 것”이라면서 “이들의 꽉 쥐어진 손과 발을 보면 열에 의한 충격으로 사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이탈리아 문화유산부 장관도 이번 발견에 대해 폼페이는 조사와 연구를 위한 놀라운 장소임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나폴리에서 남동쪽으로 23㎞ 떨어진 폼페이 유적지는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화산재와 자갈 그리고 먼지 속에 파묻혀 역사 속에 사라지고 말았다. 당시 이 휴양 도시에는 약 1만3000명의 주민이 살고 있었다. 한편 폼페이의 유적은 16세기에 이르러서야 발견돼 1750년쯤부터 발굴 작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높은 습도와 폭우로 유적들이 부패하거나 붕괴하면서 이를 막는 데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여기는 동남아] 고물 자전거로 맨발투혼…참가 소년에 지원 줄이어

    [여기는 동남아] 고물 자전거로 맨발투혼…참가 소년에 지원 줄이어

    최근 캄보디아 수도에서 열린 한 자전거 경주대회에 참가한 한 소년이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한 사연이 공개됐다. 프놈펜포스트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프노펜 프렉리프테서 지난 8일 열린 한 자전거 경주대회의 15세 이하 부문에 참가한 13세 소년은 맨발로 녹슨 고물 자전거를 타고 분투해 많은 사람을 감동하게 했다. 페츠 테아라라는 이름의 이 소년은 가정 형편이 매우 어려워 고물상에서 5달러(약 5500원)에 팔리던 녹슨 자전거를 간신히 구해 이번 대회에 참여했다.다른 참가자들은 새것과 다름없는 자전거에 헬멧과 보호대를 착용한 것과 달리 테아라가 착용한 것이라고는 헌 옷과 샌들뿐이었다. 하지만 소년은 자신이 신은 샌들이 페달을 밟는데 방해가 돼 그마저도 벗어던지고 맨발로 경주에 임했다. 하지만 장비를 완벽하게 갖춘 다른 참가자들에게 소년은 승산이 거의 없었다. 심지어 경기 도중 자전거 체인이 빠져 넘어지기도 했지만 소년은 절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페달을 밟아 완주에 성공했다. 경주 직후 소년은 “경주에 꼭 참가하고 싶었고 이기기 위해 애를 썼기에 내게 좋은 자전거나 장비가 없어도 억울하거나 부끄럽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소년은 대회에서 6위에 머물러 입상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소년이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을 움직였던 모양이다. 캄보디아 국왕에게 ‘옥냐’라는 명예 칭호를 받은 랑 틸렝 역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소년의 대회 참가 사진을 본 그는 수소문 끝에 소년의 집을 찾아가 새 산악자전거를 선물했다. 그는 “소년의 의지가 마음에 들었다”면서 “나 역시 과거에는 소년과 비슷한 처지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 자전거를 선물 받은 소년 역시 “정말 행복하다”면서 “앞으로도 경주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소년에게는 지원해주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다섯 남매 중 막내인 소년은 “어머니는 오랫동안 아파서 누워 있고 아버지는 건설 일용직으로 일하신다”면서 “나보다 가족들을 먼저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 나까지 도와줄 수 있다면 새 옷이나 교재 같은 것을 받고 싶긴 하다”고 덧붙였다.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소년의 모습에 지원자들은 가족을 위한 식료품이나 금전적 지원뿐만 아니라 소년이 갖고 싶어하는 것들도 지원했다. 또 한 여성 독지가는 부서져가는 함석집에 사는 소년과 그 가족에게 새집을 지어주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게다가 캄보디아 적십자도 뒤늦게나마 자전거 경주에 참가한 소년을 지원했다. 그리고 소년에게 가장 기쁜 선물이 된 것은 벨테이 국제학교의 입학이었다. 학교 측은 현재 4학년인 소년과 두 친구에게 고등학교 졸업에 해당하는 12학년까지 학비를 전액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소년의 아버지 페츠 타(53)는 “아들이 자전거 경주에 참가했다는 사실조차 저전거 선물 얘기가 있기 전까지 몰랐다”면서 “벨테이 국제학교 측에서 연락이 왔을 때는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소년은 “행복한 기분으로 가득하다”면서 “앞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도록 학업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K1 전차’ 수출은 왜 미국 허가를 받아야 할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K1 전차’ 수출은 왜 미국 허가를 받아야 할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1978년 한미 양국 ‘한국형 전차’ 양해각서美 수출 반대하면 불가…1대당 5만弗 로열티무기한 약정…무기개발 약정 꼼꼼히 확인해야부품 국산화·유효기간 설정 등 대책 필요한국은 세계 11위 무기수출국입니다. 수류탄, 지뢰 등 탄약류를 넘어 고성능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한 결과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명품무기가 잇따라 탄생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성능 좋은 외국산 무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으며, 국산 무기를 낮춰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왜 우리는 국산 무기를 개발해야 할까. ‘K1 전차’가 그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22일 한국국방연구원이 발간하는 국방논단에 실린 ‘방산수출지원과 정부기관 간 약정’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대 우리나라는 불안한 안보환경에 직면했습니다. 자체 전차 생산 능력을 갖춘 북한은 신형인 T62를 운용하고 있었습니다. 베트남 전쟁이 격화되자 한국에 주둔 중이었던 미 7사단이 철수하면서 주한미군 규모가 2만명이나 줄었습니다.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한국형 전차’ 개발에 나섰습니다. 국방부에 전차관리사업단을 신설하고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나섰지만, 당시 국내 기술력만으로는 신형 전차 개발이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국의 크라이슬러 디펜스(1980년대 이후 제너럴 다이내믹스)가 설계한 ‘M1 에이브람스 전차’를 바탕으로 한 국산 전차 개발사업이 진행됩니다. 1986년부터 실전 배치된 이 전차가 K1 전차입니다.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88전차’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한국형 전차’ 개발에 3가지 조건 건 美 1978년 7월 한미 양국은 역사적인 ‘한국형 전차’ 양해각서에 서명했습니다. 사업 목표는 한국형 전차 시제품 2대를 개발하는 것이었는데, 미국은 3가지 조건을 걸었습니다. 당시엔 이 조건들이 K1 계열 전차의 수출길을 막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서둘러 전차부터 개발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을 겁니다.양해각서는 ‘K1 전차 및 그 계열전차를 수출하기 위해선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미국에 대한 적성국가가 아니더라도 기술 유출 위험이 있거나, 자국 방위산업체들이 수출에 반대하면 해외 수출은 불가능해진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어렵게 미국 동의를 얻더라도, 오랜 시간이 소요돼 협상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로 미 정부는 해외에 수출할 경우 완성전차 1대당 5만 달러의 로열티를 지불하도록 했습니다. 국방연구원 연구팀은 “K1 전차와 계열전차 구매에 관심을 가질만한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의 개발도상국 입장에서는 가격이 특히 중요한 결정요소여서 로열티로 인한 가격상승은 수출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가격 문제로 수출에 실패한 사례도 나왔습니다. ●“미국이 반대하면 K1 해외 수출 불가” 우수한 3세대 전차로 인정받은 K1 전차는 1997년 말레이시아가 추진한 7억 3000만 달러 규모의 전차 도입사업 입찰에 참여하게 됩니다. 현대정공(현재의 현대로템)의 K1과 폴란드 부마르 와벤데의 PT91, 우크라이나 KMDB의 T84가 경쟁했습니다. 현대정공은 정글이 많은 말레이시아 지형에 맞게 51.1t인 중량을 47.9t으로 크게 줄이고 적재 포탄수는 47발에서 41발로 줄이는 대신 레이저 거리측정기와 양압장치(차량 내부 압력을 높여 화생방 공격을 방어하는 장치)를 장착한 최신 ‘K1M’을 내세웠습니다.말레이시아 측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 계약이 성사되는 듯 했으나 막판에 폴란드의 PT91M에 밀려 수출이 좌절됐습니다. 연구팀은 “K1M의 탈락 원인은 성능보다는 가격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후 K1 전차 및 그 계열전차는 아직까지 수출된 적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당시 양해각서의 효력이 영구적이라는 점입니다. 미국이 먼저 나서서 효력을 정지시킬 가능성은 ‘0%’일 겁니다. 결국 미국의 사전 동의와 로열티 지불이 계속 수출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개발한 지 시간이 많이 지나 K1 전차를 구식 전차라고 여기는 분도 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군에서 1000대 이상 운용하고 있는 주력 전차입니다. 뿐만 아니라 105㎜ 강선포를 120㎜ 활강포로 강화한 K1A1·K1A2, 전후방 감시카메라, 실시간 전차간 정보공유, 디지털 전장관리체계 등 각종 전장시스템을 대폭 강화한 K1E1 등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K2 전차 보급이 계속 확대되면 K1 전차는 개발도상국 등에 성능 좋은 중고전차로 수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미국과 협의해 양해각서 내용을 삭제하지 않는 한 수출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물론 이런 방식을 미국의 잘못으로 돌리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입장에선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반드시 넣어야 할 항목이었는지 모릅니다.●“기술 국산화로 문제 소지 미리 없애야” 이런 사례는 K1 전차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연구팀은 “기존에 맺었던 무기개발·생산과 관련한 약정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관리해야 한다”며 “조율이 불가능하다면 문제가 되는 기술이나 부품의 국산화를 통해 문제의 소지를 미리 없애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약정 체결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약정을 체결할 때 가급적 개조·개량품은 한국이 지식재산권을 소유하도록 하고, 외국이 지식재산권을 갖게 됐다고 하더라도 유효기간을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반대로 우리가 보유한 기술을 해외에 수출할 때도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2008년 K2 전차 기술 이전 계약을 맺고 터키가 개발한 ‘알타이 전차’는 이미 우리의 경쟁 상대가 됐습니다. 연구팀은 “지식재산권을 우리나라가 아닌 수입국이 가져간다면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수출하자마자 강력한 수출경쟁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긴긴 겨울을 견뎌내다…더 간절히, 더 가고프다

    긴긴 겨울을 견뎌내다…더 간절히, 더 가고프다

    다시 록다운 된 지 15일째. 11월 한 달을 잘 넘겨야 크리스마스 때 고향에도 가고 작은 연말 모임이라도 할 텐데…. 영 그른 것 같다. 독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매일 늘어만 가는 중이고, 매일 2만명을 육박하고 있다. 12월 크리스마스 마켓은 일찌감치 취소됐고, 이대로라면 레스토랑과 카페도 계속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른다. 지금도 배달과 픽업만 가능한 상태다. 어디 들어가서 따뜻하게 커피 한 잔 마시고, 밥 먹는 건 다시 불가능한 일이 됐다. 이 평범한 일상이 목 빠지게 기다려야 하는 일이 될 줄이야. 12월엔 가능할까? 지금으로선 으슬으슬하고 뿌연 베를린 날씨만큼이나 잿빛이다.이런 날 유독 생각나는 건 뜨끈한 사우나다. 뜨거운 증기가 가득한 사우나에서 땀을 쫙쫙 흘리고 정신이 번쩍 들 만큼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고, 또다시 사우나에서 몸을 데우고. 베를린의 긴긴 겨울을 견디는 유일한 방법인데, 이걸 못 하게 되니 더 간절하고 더 가고 싶다. 베를린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우나 바발리 얘기다. 그래도 록다운되기 전 한 번 다녀온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밀폐된 사우나 안에서 몇십 분씩 여러 사람이 앉아 있으니 코로나19가 터진 뒤에 바발리는 다시 못 갈 줄 알았다. 하지만 이곳도 코로나19 규정 수칙에 맞춰 입구에서 체온 체크부터 실내의 자리 간격 배치까지 새로운 방역 수칙을 가지고 다시 문을 열었다. 바발리의 드넓은 야외 정원과 자쿠지, 수영장만 여는 게 아니라 실내 사우나까지 다시 열었을 땐 행복한 비명이 절로 나왔다. 얏호, 바로 수건과 가운, 슬리퍼를 싸 들고 바발리로 갔다. 거대한 스파 단지에 13개나 있는 사우나는 지도를 들고 찾아다녀야 할 정도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시간대별로 있는 필링 프로그램도 헤매기 십상이다. 코코스 필링, 인퓨전 사우나, 온도가 가장 뜨거운 베닉 사우나 등 이름만 봐서는 정확하게 어떤 건지 감이 잘 안 오는 것도 많다. 그럴 때 이곳을 잘 아는 현지 친구가 동행을 하면 두세 배는 더 알차게 즐길 수 있다. 단 그 친구가 서로의 알몸을 보아도 별로 어색하지 않은 사이여야 좋다. 사우나 안에서는 모두가 알몸인 상태로 앉아 있기 때문이다.유럽의 다른 도시에서도 사우나를 해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대놓고 앉아 편안하게 즐기는 건 바발리에서 처음 해 봤다. 그래서 바발리에는 유독 커플이 많이 온다. 서로의 알몸을 보는 게 어색하지 않은 부부와 커플들에겐 그냥 자연스러운 곳이다(갖고 들어가는 긴 타월은 몸에 두르는 것이 아니라 엉덩이와 발이 타올 안에 들어가게 앉는 바닥 깔개용으로 쓴다). 물론 안을 지나다니다 보면 휴식을 취하는 스파베드에서, 벽난로 앞에서, 자쿠지 안에서 키스를 하거나 목에 팔을 두르고 있는 커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보는 사람이나 뒹구는 사람이나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그 자유로움 앞에서 나는 종종 베를린에 있다는 걸 실감한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바발리 사우나에는 앉을 수 있는 자리 표시가 생겼다. 원래 인원의 반만 들어갈 수 있고, 1.5m 간격으로 모든 자리와 의자, 스파 침대가 떨어져 있다. 그렇다 보니 내부는 훨씬 덜 붐빈다. 특히 부채를 든 마스터가 들어오는 필링 프로그램은 한번 시작하면 언제나 사람들이 꽉꽉 들어차는데, 그 프로그램이 모두 중단되면서 훨씬 느긋하고 여유롭게 소수의 사람들이 사우나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사우나를 오는 전체 사람 수가 적어진 영향도 있을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즐긴 사우나는 아이러니하게도 편한 점이 있었다.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과 우려 속에서 사람들은 더 거리를 두고 더 조심스럽게 서로의 영역을 지켰다. 한 달에 한 번은 가고 싶었던 바발리는 서울 목욕탕에서 하듯 때는 못 밀지만 사우나도 하고, 온천 하듯 야외 자쿠지에서 몸을 녹일 수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 간 것 같은 이국적인 분위기와 휴식이 따뜻하고 달콤하다. 이번 록다운이 풀리면 내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이곳으로 할 참이다. 상황이 좋아지면 베를린 근교의 온천 지역으로 유명한 바트자로프에도 가볼 계획이다. 미네랄이 풍부한 진흙과 온천수, 테르말 스파가 있어 베를린 사람들이 종종 간다. 베를린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로 주말 여행지로 적당하다. 그곳에서 한나절 사우나를 하는 상상을 하면서 일단 남은 날들을 견뎌 본다. 유럽에서 사우나에 재미를 붙인 건 언제부터였을까. 스위스의 작은 도시들을 여행할 때 그 매력을 조금 알았던 것 같다. 계절은 항상 겨울로 가는 늦가을이었고, 알프스의 웅장한 산맥이 보이던 따뜻한 야외 온천풀에서 몸이 노곤노곤해졌다. 그 기억은 리기산 칼트바트 마을 근처에, 벵겐의 작은 호텔 사우나 안에, 그리고 발레주의 크랑몬타나에 멈춰 있다.유럽의 스파에서는 수질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이 물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란 생각이 든다. 산세가 깊고 자연이 아름다운 곳에는 어김없이 스파가 발달해 있다. 로마시대부터 귀하게 여겨 온 광천수가 유명한 온천 마을부터 스위스의 깊고 작은 마을에까지 근사한 스파 시설이 있다. 사람들은 온천수에 몸을 담그는 행위에서 그치지 않고, 대자연을 바라보며 정신적인 휴식, 힐링까지 하고 싶은 바람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명품 도시 크랑몬타나에서 경험한 스파도 기억에 남는다. 이곳은 돈 많은 스위스 사람들이 겨울 휴가를 오는 현지 휴양지다. 시내만 나가도 도시의 부유함이 금방 느껴진다. 시내는 엄청 작은데 오메가, 프라다, 샤넬 같은 브랜드 숍이 줄지어 있다. 가게 간판으로 걸어 놓은 커다란 시계도 진짜 오메가다. 하지만 크랑몬타나에서 가장 명품인 건 이런 브랜드들이 아니라 마테호른에서 몽블랑까지 이어지는 산봉우리와 대자연의 절경이다. 그걸 사우나를 하며 알았다. 해발 1100m 크랑몬타나의 작은 호텔 자쿠지에서 장작 타는 냄새를 맡으며 어둠이 내려앉은 론 골짜기와 스위스의 명품 절경을 즐겼다.사우나 안에서는 수영복을 입긴 했지만, 남녀가 함께 들어가는 사우나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수증기로 꽉 찬 습식 사우나 안에 아무도 없는 줄 알고 성큼성큼 들어갔다가 구석구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형체가 드러나서 혼자 당황했던 기억. 그때부터 유럽의 사우나를 조금씩 맛보기 시작했다. 만년설이 남아 있는 알프스와 몽블랑을 바라보면서 머리까지 쨍하게 뚫고 들어오던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즐겼던 스파, 지금 생각하면 모든 것이 행운이었구나 싶다. 아무 걱정 없이 여행할 수 있었던 시절을 위해 건배.깜놀… 혼욕에 알몸 사우나더 깜놀… 자연 온천수 힐링 지금은 남녀가 다 벗고 같이 들어가는 사우나를 독일인만큼이나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지만, 내게도 처음은 충격과 당혹스러움의 연속이었다. 꽤 적응 기간이 필요한 문화 충격이었다. 3년 전 슬로베니아의 블레드 사우나는 그래서 평생 잊을 수 없다. 블레드는 슬로베니아의 대표 휴양 도시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알프스산맥이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을 거쳐 이곳 블레드까지 닿아 있다. ‘율리안 알프스’라 불리는 산 꼭대기의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 생긴 호수가 눈부시게 아름답다. 블레드는 오래전부터 힐링을 위한 휴양지였다. 1852년 스위스 출신의 의사 아르놀트 리클리가 요양차 이곳에 왔다가 병이 나아 돌아갔다. 당시 그의 치료를 도운 것은 매일 한 일광욕, 수영, 오래 걷기였다. 2년 뒤 다시 블레드로 돌아온 그는 공기, 물, 햇살을 중심으로 하는 자연치유 요양소를 차리고, 유럽의 부유한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요양을 원하는 사람은 물론 당시 아편이나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도 대상이었다. 블레드는 곧 유럽 전역으로 알려지고, 좋은 수질로 스파산업도 발전했다. 11월의 단풍이 짙었던 블레드 호숫가 주변에는 스파와 시설을 잘 갖춘 호텔이 많았다. 블레드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그랜드호텔 토플리체의 테르말 스파가 꼽힌다. 17세기에 발견된 22도의 자연 온천수를 이용하는 스파다. 미네랄이 많이 함유된 이 물은 목욕 중 직접 마시기도 한다. 그리스 신전의 기둥처럼 돼 있는 스파 내부는 100년 넘은 원형을 보존한 상태로 개조돼 더욱 근사했다. 블레드에서 가장 럭셔리한 호텔 스파답게 분위기와 시설 모두 고급스럽다.자연 온천수는 아니지만, 내가 머물렀던 블레드 골프호텔에는 보다 대중적이고 큰 규모의 스파 시설이 있다.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는 대형 아쿠아존과 알몸으로 들어가는 사우나로 구분돼 있다. 수영복을 안 가져간 나는 사우나만 하려고 방에서 샴푸와 린스를 챙겨 갔다. 사우나는 옷을 갈아입는 곳부터 남녀 구분이 없었다. 정해진 사물함 번호 앞에서 여자건 남자건 옷을 훌렁 벗었다. 샤워를 하려고 들어간 샤워장엔 아예 문이 없었다. 이는 열심히 머리를 감는 동안 누구든 지나가며 볼 수 있는 ‘개방된 구조’라는 뜻이다. 나는 그 뻥 뚫린 샤워장에서 머리를 감을 용기가 없었다. 조용히 다시 방으로 올라온 나는 머리를 깨끗이 감고 사우나로 내려갔다. 슬로베니아만의 스파법이 있나 싶어 사우나 안에 있는 직원에게 물어보기까지 했다. 멋 모르는 동양인이 실수를 하면 안 되니까. 그들이 하는 것처럼 사우나를 하고 싶었다. 별다른 건 없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사우나 안에서 땀을 흠뻑 낸 다음 나와서 샤워로 씻어 내고 다시 사우나로 들어가는 걸 반복하면 된다고 했다. 물도 충분히 마시고. 사우나 안에서 타월을 몸에 둘러도 되는지도 물어봤다.“꼭 벗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벗고 있는 게 훨씬 편할 텐데요. 너무 더워서 힘들 거예요. 맨 몸으로 있는 게 더 좋아요.” 오로지 다른 점이라면 여자뿐만 아니라 알몸의 슬로베니안 남자들도 있고, 나이 많은 노인들이 아니라 젊은 커플, 남자들도 많았다는 것이다. 함께 출장 중이던 잡지 기자 동료 둘과 함께 셋이서 열심히 블레드의 사우나를 탐방했다. 일행 중엔 20대의 젊은 기자들도 있었지만, 사우나를 아침저녁으로 들락거린 건 중년의 여자 기자들뿐이었다. 매일 빠듯한 일정 때문에 블레드에서 몇 시간씩 스파를 할 여유는 없었지만 그 짧은 사우나 후에도 보들보들한 피부와 ‘물광’이 흐르는 얼굴에 서로 감탄했다.블레드와 함께 유명한 또 하나의 스파 휴양지로는 돌렌스케토플리체가 있다. 슬로베니아 동남쪽에 있는 도시. 해발 179m에 자리한 이곳에는 포도원과 과수원이 많고 무엇보다 13세기 초에 발견된 온천수가 유명하다. 블레드는 율리안 알프스에서 스키를 탄 뒤 스파를 즐기려는 젊은층이 많이 찾는 반면, 이곳 돌렌스케토플리체는 전문적인 치료와 요양을 하는 노년층이 많이 찾는다.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치료가 결합된 만큼 이곳의 웰빙센터는 시설도 보다 전문적인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발네아웰니스센터 안에는 세 개의 큰 야외 온천풀과 실내 풀이 갖춰져 있는데, 발네아호텔에서 긴 실내 통로를 통해 목욕 가운만 입고도 스파센터로 갈 수 있었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더욱 유용한 통로다. 슬로베니아를 떠나는 날 아침에도 이곳에서 사우나를 했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밖을 내다보며 조용히 몸을 담그고 있던 시간. 사우나를 하느라 마을은 둘러보지도 못했지만 조금도 아쉽지 않은 여행이었다. 이동미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中 시민기자, 코로나19 근원지 우한 보도로 징역 5년형 위기

    中 시민기자, 코로나19 근원지 우한 보도로 징역 5년형 위기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의 첫 발병 소식을 SNS를 통해 급하게 알리던 한 시민기자가 최고 5년의 징역형을 받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 16일자 보도에 따르면, 변호사 출신인 장잔(张展·37) 시민기자는 우한 시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비판했다가 지난 5월 공공질서 문란죄 혐의로 공안에 체포됐다.가디언은 인권 운동가들에 관한 최신 정보를 공개하는 중국 웹사이트 웨이취안넷(Weiquan Net)을 인용해 장 기자의 법원 서류가 지난 9월 15일 상하이 푸둥신구 인민검찰원에 의해 공개됐다고 전했다. 공식 문건 중 1건에는 장잔이 중국의 인기 메시징 앱 위챗과 트위터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 코로나19가 우한에서 발생했다고 악의적으로 과장했다고 고발하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현지 검찰은 장잔이 문자와 영상을 통해 대량의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외신과의 인터뷰를 받아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문건에는 공공질서 문란죄를 일으킨 장잔에게 최고 5년의 징역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쓰여 있다. 현재 장 기자는 자신을 구금한 중국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2일 전한 바 있다. 이 매체는 또 장 기자의 어머니와 통화한 변호사를 인용, “변호인 중 한 명이 이 사건에서 손을 뗐다. 이는 정부의 압력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장 기자에게는 변호사 1명만이 남아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장 기자는 코로나19 관련 보도로 체포되기 전까지 상하이에서 거주했다. 산시성 출신인 장 기자는 코로나19 확산하기 전에도 중국 공산당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앞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장 기자는 지난해에도 공공질서 문란죄 혐의로 공안에 체포됐었는데 그 이유는 민주화 시위대에 지지를 표했기 때문이다.장 기자는 지난 2월 1일쯤 우한에 도착해 코로나19의 첫 발병에 관해 보도했다. 장 기자는 우한에서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할 때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와 화장터들 그리고 병원들 등 가장 민감한 장소들을 방문했다. 장 기자가 지난 2월 25일 유튜브에 게재한 한 영상에는 한 남성이 그녀에게 우한 우창병원에서 시신을 운송하는 화장터 차량을 봤다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병원 밖에 서 있던 이 남성은 장 기자에게 “너무 무섭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다음날 공개된 영상 5편에서 장 기자는 경비가 삼엄한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외관을 보여줬는 데 이 시설은 당시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출이 의심됐던 곳이다. 장 기자는 이 영상에서 이 연구소는 고압 전기 울타리에 둘러싸여 있으며 군이 운영한다고 주장했다. 장 기자는 또 지난 2월 중순 한 화장터가 코로나19 희생자들의 시신을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밤샘 작업 과정을 기록했다. 게다가 3월 1일에는 하루 감염자 수가 급감했다는 공식 발표가 나온 직후 후베이성 인민병원이 환자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장 기자의 지지자들은 그녀가 코로나19의 진실을 폭로한 것에 대해 환영했다. 한 네티즌은 유튜브에 “당신은 용감한 여성이다. 목숨을 걸고 유튜브 사용자들을 위해 뉴스를 보도하고 있다”면서 “고맙다”고 썼다. 지지자들 중 한 명은 지난 9월 자유아시아방송에 “장 기자는 우한 전염병(코로나19)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목숨을 걸고 우한으로 갔다”면서 “이렇게 용감한 시민기자가 체포됐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중국 정부의 장 기자에 관한 처우를 규탄했다. 이 단체의 중국인 연구원 왕야추는 “장 기자는 전 세계가 절실히 원하는 일을 정확히 전한 것, 즉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발생했다는 보도로 처벌을 받고 있다”면서 “전 세계 정부들은 장잔 등 부당하게 억류된 운동가와 시민기자를 즉각 석방하도록 중국 정부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기자는 지난 5월 14일 우한에서 공안에 의해 강제적으로 실종됐고 6월 19일 상하이에서 정식으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 기자의 63세 아버지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딸의 건강과 구금 상태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으며 아내는 마음이 찢어진 상태다. 우리는 딸을 빼낼 어떤 연고도 돈도 없다”면서 “우리는 완전히 무력한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장 기자는 코로나19의 근원지로 여겨졌던 우한에서 긴급 보도를 전한 뒤 대중 앞에서 사라진 네 번째 독립 언론인으로 알려졌다. 그녀 이전에는 천추스(陳秋實·35)와 팡빈(方斌·25) 그리고 리저화(李澤華·25) 시민기자 3명이 실종된 바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코스가 기막혀 ‘아멘’? 20언더 실화냐 ‘아멘’!

    코스가 기막혀 ‘아멘’? 20언더 실화냐 ‘아멘’!

    예년 4월 개최 때와 달리 그린 축축해 대회 직전 폭우·부드러운 버뮤다 잔디퍼트 더 쉽게 하며 기록 제조에 도움존슨, 대회 역대 최소 타수로 첫 우승‘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12번홀 ‘셉튜플 보기’(기준 타수보다 7타 더 친 타수)만 빼면 지난 84차례 중 처음으로 11월에 치러진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역대 대회 중 가장 ‘만만했던’ 대회로 남을 게 틀림없다. 더스틴 존슨(미국)의 우승 타수는 무려 20언더파 268타로 우즈가 기록했던 1997년, 조던 스피스의 2015년(이상 18언더파) 우승 타수를 뛰어넘었다. 마스터스 사상 최다 언더파다. 존슨이 16일(한국시간) ‘디펜딩 챔피언’ 우즈로부터 ‘그린 재킷’을 넘겨받았다. 최종일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인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상금 207만 달러(약 23억원)의 주인이 됐다. 마치 지난해 준우승 분풀이라도 하듯 타수를 줄였다. 공동 2위에 오른 임성재의 타수도 15언더파다. 지난해 우즈의 우승 타수인 13언더파를 뛰어넘은 것이고 2018년 챔피언 패트릭 리드(미국)와 같은 타수다. 역대 최다 우승 타수인 1오버파(2007년 잭 존슨·1954년 샘 스니드)보다는 무려 16타나 적었다. 4월의 오거스타와는 매우 다를 것이란 전망은 대회 전부터 나왔다. 오거스타는 4월에는 따뜻하고 건조한 동남풍 탓에 페어웨이와 그린이 바싹 마르지만 11월에는 계절적인 변화로 페어웨이와 그린 모두 축축하고 부드러울 것이라는 게 주된 이유였다. 물러진 페어웨이가 비장타자에겐 절대 불리하다는 ‘설’도 제기됐지만 전체적으로는 공을 잘 받아 주는 코스 컨디션이 타수에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던 터였다. 1언더파 38위로 대회를 마친 폴 케이시(잉글랜드)는 1라운드를 마친 뒤 ‘골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 예상을 거들었다. 그는 “매년 4월에 익숙했던 오거스타가 이렇게 다를 줄은 예상치 못했다”며 “대회 직전 흠뻑 오거스타를 적신 비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곳곳에 남아 있는 버뮤다 잔디가 타수를 줄이는 데 한몫했다”고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놓았다. 오거스타 골프클럽은 대회를 앞두고 기존에 심어 놓은 버뮤다 품종을 걷어 내고 라이 품종을 식재했는데 상대적으로 버뮤다는 부드럽기도 하지만 공을 잘 받아 주는 건 물론 그린에서 공의 스피드를 줄이는 특성이 있다. 퍼트가 쉽다는 얘기다.그런데도 ‘괴력의 장타’로 오거스타를 유린하겠다던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고개를 숙였다. 자신한 대로 평균 비거리 1위(324야드)에 오르긴 했지만 평균 260야드를 날린 63세의 베른하르트 랑거(독일·3언더파 공동 29위)보다 아래인 공동 34위(2언더파)에 그쳐 ‘골프는 장타가 다가 아니다’라는 값진 교훈만 챙기고 대회장을 떠났다.우즈 역시 너무 어려워 ‘아멘’ 소리가 절로 나온다는 ‘아멘 코너’(11번~13번홀) 가운데 두 번째 홀인 12번(파3)홀에서 공을 물에 세 차례나 빠뜨려 셉튜플 보기를 저지른 끝에 1언더파 공동 38위로 자신의 다섯 번째 타이틀 방어전을 마감했다. 이 홀에서 친 10타는 1997년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기록한 9타를 넘은 자신의 역대 한 홀 최다타 신기록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마한은 백제와 다른 역사… 유적 활용 지역경제 활성화해야”

    “마한은 백제와 다른 역사… 유적 활용 지역경제 활성화해야”

    영산강 유역의 마한 관련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연구 방안과 추진 방법은 무엇일까. 13일부터 서울신문의 서울마당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잠들었던 고대 해상왕국 마한을 깨우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마한문화 비전선포식과 학술대회 등에 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마한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백제와 다른 역사를 확인해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마한인들이 고대 해상세력과 연계하면서 주체적인 세력으로 활동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들은 마한유적을 활용한 지역 주민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활성화를 통한 소득창출을 강조했다.●마한·백제의 관계는 죽순·대나무의 관계 임영진(전 전남대 교수·백제학회 고문) 서울 송파구의 한성백제박물관은 석촌동 백제고분군의 발굴 조사를 5년째 이어오고 있다. 1987년 발굴조사를 끝으로 백제고분공원이 조성된 이후 거의 40년이 지나 새로운 발굴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조사 성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백제 건국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정보를 얻은 것이다. 백제가 온조로 대표되는 고구려계 이주민에 의해 건국됐다는 사실은 ‘삼국사기’를 통해 알 수 있으며 석촌동의 고구려계 적석총을 통해 입증돼 왔지만, 구체적인 건국 과정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었다. 다행히 석촌동 고분군의 발굴조사로 고구려계 적석총 외에 마한계 분구묘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핵심은 고구려계 이주 세력과 현지 마한 세력이 연합해 고대국가 백제를 출범시켰다는 것이다. 당시의 마한 세력은 ‘삼국지’나 ‘후한서’에 기록된 마한 54개 소국 가운데 하나인 백제국으로 추정된다. 마한 54개 소국 가운데 15개 내외의 마지막 소국들이 전남 지역에서 6세기 초까지 마한의 역사와 문화를 이어 나갔다는 사실은 고고학 자료뿐만 아니라 문헌자료를 통해서도 입증됐다. 지난 5월 20일에 국회에서 통과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안’(수정안)에 마한역사문화권이 포함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현재 이 특별법에서는 마한역사문화권을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전남 일대 마한시대 유적·유물이 분포돼 있는 지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마한역사문화권의 범위는 보완의 여지가 있다. 남해안 지역과 광주광역시, 6세기 초까지 마지막 마한 사회를 구성했던 전북 고창 지역도 추가돼야 한다. 내년 6월부터 이 특별법이 발효되면 국가 차원의 지원 아래 ‘마한 유적’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 연구와 함께 지역 발전을 위한 여러 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마한과 백제의 관계는 ‘죽순과 대나무의 관계’와 같다. 전남 지역 고대 문화에 대해서는 그동안 백제문화권 내부의 지역적 특색으로 인식해 왔지만, 이제 그 역사적 주체가 ‘마한’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흔히 백제 문화의 특성으로 국제성과 개방성을 말하는데, 이는 마한 문화의 특성이기도 하다. 마한의 역사와 문화를 자세히 밝히는 일은 백제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마한, 해상실크로드 주요 일원으로 성장 허진아(전남대 문화인류고고학과 교수) 해상교역은 원거리 지역에서 물자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기술·정보를 받아들이는 창구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지역 간 상호작용을 촉진시켰다. 이를 통해 정치적 중앙화·도시성의 심화·이념, 의례의 공유 등 지역의 정치·사회적 발전을 가속화시켰다. 동아시아에서는 기원전 2세기 말 한나라 해상실크로드(남아시아~동남아시아~남중국~동중국~한반도~일본)가 개통됨에 따라 당시 구슬교역을 위한 기항지를 운영했던 푸난(扶南)이나 참파(占婆) 같은 해상 왕국들이 급속도로 발전하게 된다. 해상 실크로드의 주요 경로 가운데 하나인 한반도 역시 이와 유사한 변화를 경험한다. 기원전 2세기대 환황해권 해상교역 집단인 마한 정치체(정치적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이뤄진 사회)가 출현한 것이다. 50여개 소국으로 이루어진 마한 사회는 동북아시아의 구슬교역을 주도했고 마한의 엘리트들은 구슬을 위신재로 사용하면서 지역 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마한은 상호 협력적·경쟁적 교류를 기반으로 하는 국가 단계 연맹사회로 발전해 나간다. 마한이 동북아시아 구슬교역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만큼 지배층의 고분에서 발견된 구슬은 수만 점에 이르며 그 종류나 색상 또한 다양하다. 지역과 시기마다 유행하는 구슬장식이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기원전 4세기부터 2세기 말까지는 중국산 납·바륨 유리로 만든 비취색의 환옥·관옥 및 고리모양 장신구가 유통됐다. 해상실크로드가 개통된 이후에는 포타시(칼륨) 유리와 소다 유리로 만든 다양한 색상의 구슬 목걸이가 유행했다. 그 가운데 기원후 2~3세기대 마한 발전기 고분에서 다량으로 출토된 제품은 소다 유리구슬로 인도·태평양 유리구슬이라고도 불린다. 청색계가 주류인 포타시 유리구슬에 비해 적색·청색·녹색·노란색·주황색 등 색상이 다양하다. 늘리기 기법으로 매우 작게 제작된 대량 생산품으로, 기원전 5~4세기 인도 남부 지역에서 처음 생산됐다. 이후 동남아시아로 제작기술이 전파되면서 기원후 1세기경 베트남 옥 에오·중국 합포 등 국제 교역항과 교역도시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거래되며 동아시아 전역으로 광범위하게 확산했다. 이렇듯 동아시아 고대사회에서 고가의 해상교역품이었던 구슬을 대량으로 유통시키고 소비했던 마한의 정치체들은 동아시아 해상실크로드의 주요 일원이었다. 또 중국~한반도~일본을 연결하는 동북아시아 교류 허브의 역할을 담당하며 국제 교역도시 국가로의 성장을 거듭해 나간 것으로 보인다.●영산강 고분, 생명력 있는 문화유산으로 이정호(동신대 공연전시기획학과 교수) 우리는 문화유산을 원형 보존이라는 큰 틀에 두고서 역사성과 진실성을 지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문화유산을 ‘역사의 상자’ 안에만 가둬 두는 것이 합당한가 하는 고민이 생긴다. 문화유산이 현대 사회 안에서 생명력을 가지고 존재하려면 지속적인 대중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힘과 역동성이 필요하다. 대중문화 영역에서 역사 콘텐츠는 영상매체, 공연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특히 영화 ‘명량’과 ‘암살’은 천만명 이상의 관객들을 유치해 ‘대중문화가 역사교육의 선생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렇게 역사를 다룬 대중문화의 성공에는 완성도 높은 스토리텔링이 있었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역사의 장소’로 성공을 거둔 곳은 ‘퓌뒤푸’(Puy du Fou) 역사 테마파크이다. 이곳은 프랑스 서부 방데 지역에 위치한 글로벌 역사 테마파크다. ‘방데전쟁’으로 인해 주민들이 학살당한 비극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켰다. 또 지역공동체의 자율적인 문화기획력으로 공고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약 57만㎡의 넓은 공간에 마련된 15개의 야외 공연장에서 로마시대, 바이킹, 중세기사 등 다양한 에피소드와 지역사를 보여 주고 있다. 커다란 바이킹의 배가 숲을 가르고, 검투사와 맹수가 혈투를 벌이고, 독수리와 매가 하늘을 덮고, 지축을 흔들며 황소무리가 내달리는 모습은 첨단 영상과 기계 장치들과 어우러져 웅장한 모습을 보여 준다. 장면들은 어느 것 하나 흠잡을 것 없이 완성도가 높아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또 ‘퓌뒤푸’ 역사 테마파크는 주민 참여형 역사공연으로, 약 3800명의 자원 봉사자와 1900명의 직원을 고용해 매년 4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1억 9300만 유로(약 2540억원) 상당의 경제적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퓌뒤푸’의 이런 높은 완성도는 역사를 재해석한 스토리텔링에 기댄 바가 크다. 고대 프랑스를 지배했던 로마 장군이 프랑스 여인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검투사 결투와 전차 경주를 하는 이야기는 비록 사실이 아니지만 역사적인 맥락을 손상시키지 않고도 관람객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한 사례다. 영산강 유역의 고분은 고대인의 삶을 간직한 ‘타임캡슐’이다. 실용 무기를 섬기지 않았던 평화의 아이콘 옹관 고분, 전쟁을 일으키며 침략한 백제 군대, 평화 교섭에 감화된 백제왕 등 이러한 역사적 정황은 다양한 스토리텔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또 금동신발에 새겨진 황룡, 봉황, 도깨비, 인면조, 기린 등 다양한 상상 동물을 바탕으로 고대인의 신화세계를 재해석한 스토리텔링도 가능하다. 이렇게 영산강 유역의 고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역동적 역사공간으로 만든다면 새로운 가치와 생명력을 얻게 될 것이다.
  • “한국인끼리 혼인 8년째↓” 다문화 혼인, 3년 연속↑

    “한국인끼리 혼인 8년째↓” 다문화 혼인, 3년 연속↑

    통계청, ‘2019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다문화 혼인…1년 새 948건 증가베트남 아내 최다, 중국·태국 순국제결혼이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전체적인 혼인은 8년째 줄고 있는 상황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를 보면 지난해 다문화 혼인 건수는 2만4721건으로 1년 전(2만3773건)보다 948건(4.0%) 증가했다. 다문화 혼인은 한국인(귀화자 포함)이 귀화자나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을 뜻한다. 한국인 간 결혼은 지난해 21만4438명으로 전년보다 1만9411건이나 감소했다. 우리나라 전체 혼인 건수는 2017년 26만4455건, 2018년 25만7622건, 지난해 23만9159건으로 감소하는 등 2012년부터 8년 연속 줄고 있다. 반면 국제결혼 건수는 2017년부터 늘기 시작해 3년째 증가하고 있다. 전체 혼인에서 다문화가 차지한 비중도 2016년 7.7%, 2017년 8.3%, 2018년 9.2%로 늘었고, 올해는 10.3%로 2011년 이후 9년 만에 10%를 넘었다. 최근 우리 사회에 결혼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한국인 간 결혼은 지속해서 줄고 있는데 반해 국제결혼은 한류 열풍 영향 등으로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인 남성이 다문화 여성과 혼인한 경우 베트남인 아내가 30.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과 태국이 각각 20.3%와 8.3%를 차지했다.남편의 경우 한국인 귀화자가 72.9%를 차지한 가운데 중국 8.2%, 미국 6.1%, 베트남 2.6%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여성이 외국인 남편과 혼인하는 비중은 감소 추세다. 혼인 연령은 남편의 경우 45세 이상이 29.5%로 가장 많았고, 30대 후반 19.5%, 30대 초반 17.8% 순이다. 아내는 20대 후반이 25.8%로 가장 많았고, 30대 초반 22.7%, 20대 초반 17.1% 등이다. 다문화 평균 초혼 연령, 남편 36.8세·아내 28.3세 평균 초혼 연령은 남편이 36.8세로 전년보다 0.4세 증가했고, 아내는 28.3세로 0.1세 늘었다. 이로 인해 남녀 간 평균 초혼 연령 차이는 8.4세로 전년보다 0.3세 격차가 커졌다. 남편이 10살 이상 많은 다문화 부부도 42%나 차지해 10쌍 중 4쌍을 넘겼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6905건), 서울(5018건), 인천(1488건) 등 수도권 지역에서 많았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세종(26.1%), 강원(13.2%) 등 14개 시도에서 증가했다. 전체 혼인에서 다문화 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제주(13.1%),충남·전남(11.8%), 전북(11.2%), 충북·경북(10.9%)이 높았고, 경기·인천(10.8%)과 서울(10.1%) 등 수도권에서도 10%를 웃돌았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13세 딸 납치돼 개종까지 당했는데…파키스탄 법원 “결혼 인정”

    13세 딸 납치돼 개종까지 당했는데…파키스탄 법원 “결혼 인정”

    파키스탄에서 한 13살 소녀가 집에서 혼자 쉬고 있다가 납치돼 강제로 개종당하고 억지로 결혼까지 하게 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심지어 부모가 이틀 뒤 딸 납치범을 알아내 당국에 신고까지 했는데도, 수사당국이 ‘소녀가 자발적으로 온 것’이라는 납치범의 말만 믿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소녀를 구조하는 데 한 달이나 걸리기도 했다. 5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 살던 13살 소녀는 지난달 13일 부모가 일을 하러 간 사이 집에 혼자 있다가 ‘알리 아자르’라는 44세 무슬림 남성에게 납치됐다. 딸의 부모는 갑자기 사라진 딸을 찾아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중 이틀 뒤 경찰의 도움으로 아자르가 행정당국에 딸과의 결혼증명서를 제출한 사실을 파악했고, 딸의 행방불명이 납치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해당 문서에는 딸의 나이가 18세로 표시돼 있었다. 가톨릭 신자인 딸이 이슬람교로 개종했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었다. 더 황당한 것은 아자르가 이미 결혼해 자녀까지 둔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이다. 소녀의 부모는 결혼증명서 내용이 가짜라고 주장했지만, 이번엔 사건을 맡은 법원이 황당한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지난달 27일 열린 재판에서 소녀가 “난 18살이다”라고 진술했다면서 이를 근거로 결혼이 유효하다고 인정, 아자르에게 양육권을 부여했다. 법원은 심지어 부모에게 딸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까지 내렸다. 현지 인권단체와 가톨릭단체는 ‘소녀가 강제로 결혼하게 됐고, 거짓 진술을 강요받은 것’이라며 법원의 판결을 일제히 비판했다. 법원을 비판하는 거리시위도 벌어졌다. 여론이 악화하자 법원은 판결을 뒤집었다. 소녀의 출생증명서에 ‘2007년 출생’이라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경찰에 지시해 소녀의 신병을 확보했다. 소녀는 5일로 예정된 심리 전까지 법원이 보호 조치 중이다. 납치 혐의를 받는 아자르 역시 체포돼 같은 날 법정에 서게 된다. BBC방송은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전역에서 미성년자 결혼이 흔하게 일어난다고 최근 발표된 UN 보고서를 인용해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선 20대 초반 여성의 약 25%가 18세 이전에 결혼한 것으로 조사됐다. 파키스탄에서도 ‘아동 결혼’은 불법이지만 파키스탄 법원들은 종종 이를 무시하고 사실상 결혼을 허용하는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파키스탄 내에서 통용되곤 하는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서 서 이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자꾸 다른 음식 당기‘뇌’…음악 듣다 소름 돋‘뇌’…너, 알다가도 모르겠‘뇌’

    자꾸 다른 음식 당기‘뇌’…음악 듣다 소름 돋‘뇌’…너, 알다가도 모르겠‘뇌’

    무게 1.4~1.6㎏, 부피 1300~1500㎖의 신체기관. 포도당의 75%, 심장에서 보내지는 산소의 15%를 소비하는 기관. 바로 ‘뇌’다. 뇌는 척수와 함께 생명체의 모든 신경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계다. 인간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사고, 감정, 기억, 인식, 마음 같은 작용 대부분이 뇌 없이는 결코 일어날 수 없다. ‘우리는 우리 뇌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20년 동안 뇌와 관련한 지식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뇌는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 있다. 이 때문에 ‘인간의 뇌는 소우주’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간이 보이는 독특한 행동양식들이 뇌의 특정 작용 때문이라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들이 쏟아져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신경과학부, 심리·뇌과학과, 신경과학연구소, 미네소타대 신경과학부 공동연구팀은 똑같은 선택지라도 상황에 따라 음식의 선호도를 달라지게 만드는 뇌 부위를 발견하고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1월 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리 안쪽에 발판을 밟으면 생수나 설탕물이 나오는 장치를 설치하고 생쥐에게 각각의 용액이 나오는 곳을 기억하도록 훈련시켰다. 그다음 물을 주지 않아 갈증을 느끼도록 만든 뒤 어떤 선택을 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생쥐 대부분이 갈증을 느낄 때는 설탕물보다는 생수를 선택했으며 이후 갈증이 해결된 뒤에는 생수가 아닌 설탕물을 마시는 것이 확인됐다.연구팀은 뇌파 분석을 통해 음식 선택을 할 때는 보상과 관련된 전뇌의 ‘배쪽창백핵’이라는 부위가 작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로 달콤한 초콜릿 케이크와 딱딱하고 오래된 빵을 놔뒀을 때 생쥐들은 대부분 초콜릿 케이크를 선택하지만 배쪽창백핵을 자극할 경우 케이크보다 딱딱하고 오래된 빵을 선택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신경과학자 패트리샤 자낙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어떤 것을 먹을 것인가를 선택하는 데 작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중독 증상이나 지나친 의사결정 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에 딱 맞는 음악을 들었을 때 ‘소름 끼친다’라거나 ‘전율을 느꼈다’는 표현을 하곤 한다. 생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이는 음악이 인류의 시작과 함께 지금까지 이어지는 이유와 음악을 들을 때 희열을 느끼는 이유는 오랫동안 과학계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프랑스 부르고뉴 프랑슈콩테대 통합임상신경과학연구실, 브장송대 메디컬센터 신경이미지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뇌파측정(EEG)을 통해 음악을 들으면서 전율을 느끼는 것은 뇌의 보상 체계, 감정 처리와 관련된 ‘안와전두피질’, 신체 움직임에 관여하는 중뇌의 ‘운동보조영역’, 청각정보 처리에 관여하는 ‘우측 측두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타나는 신체 반응이라고 4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최신 신경과학’ 11월 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음악을 좋아해 악기를 한두 개 정도 다룰 수 있으며 음악을 즐겨 듣는 18~73세의 정신적·신체적으로 건강한 남녀 18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실험에 참가한 이들은 모두 음악을 듣거나 연주하면서 전율을 느낀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이 좋아하는 음악 90곡 중 하이라이트만 모아 15분짜리 음악으로 편집해 들려주면서 고밀도 뇌파를 측정했다. 또 참가자들에게 음악을 들으면서 즐거움을 느낀 정도와 전율을 느끼는 순간을 기록하도록 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전체적으로 305번의 전율을 느꼈으며, 전율의 지속 시간은 평균 8.75초가량인 것으로 보고됐다. 전율을 느꼈다고 보고할 당시 뇌파 측정 결과를 보면 뇌의 다양한 영역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으며 뇌의 활동이 갑작스럽게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티에리 뮐린 브장송대 메디컬센터 교수는 “음악을 들을 때 감동과 함께 전율을 느끼는 것은 민감한 청각 기능과 함께 다음에 무슨 선율이 나올 것인가를 기대하고 예측할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44세 무슬림, 13세 소녀 납치결혼…파키스탄 법원 정당성 인정 논란

    44세 무슬림, 13세 소녀 납치결혼…파키스탄 법원 정당성 인정 논란

    파키스탄에서 13살 가톨릭 소녀를 납치해 강제로 결혼시킨 40대 이슬람 남성이 체포됐다. 2일(현지시간) ‘돈’(DAWN) 등 파키스탄 언론은 지난달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납치된 소녀가 20여 일 만에 구출됐다고 보도했다. 아르주 라자(13)는 지난달 13일 부모가 일을 나간 사이 카라치 자택에서 납치됐다. 실종신고를 내고 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부모에게 이틀 후 딸의 혼인증명서가 날아들었다. 현지언론은 소녀와 이웃에 살던 무슬림 알리 아자르(44)가 소녀를 납치하고 강제로 개종시킨 뒤 법원에 허위로 작성한 혼인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납치범은 법원에서 혼인 인정을 받기 위해 13세에 불과한 소녀의 나이를 만 18세로 속이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는 출생증명서로 딸의 나이를 증명하고 결혼이 무효임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드주 고등법원은 “만 18세이며 스스로 개종한 것이 맞다”는 소녀의 진술만을 받아들여 지난달 27일 두 사람의 혼인을 인정했다. 또 소녀의 양육권을 납치범에게 넘기고 도리어 가족으로부터의 보호 처분을 내렸다. 딸을 구할 길이 막막해진 부모는 임시방편으로 딸이 학대를 받고 있다는 청원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마저도 기각했다.현지 인권 단체와 가톨릭 종교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카라치 대교구 측은 “명백한 강제 개종이다, 미성년 소녀들을 보호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은 법원의 재고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부모 측 대변인도 납치범이 소녀와 함께 더 머물면 형법 376조 아동성범죄에 관한 법률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시위가 확산되자 신드주 고등법원은 2일 경찰에 소녀를 찾아오라고 명령했다. 몇 시간 후 경찰은 납치범 자택에서 소녀를 구출하고 납치범을 체포해 구금했다. 소녀는 혼인 심리 당시 법정에서 도망치려 했지만, 납치범 위협으로 위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혼인신고서 역시 강제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키스탄 인권부 장관 시린 마자리는 “소녀는 현재 보호소로 옮겨졌다. 변호인을 통해 법원에 소송참가인 통보를 했다. 다음 청문회는 5일로 예정돼 있다”며 사건 해결의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여론은 들끓었다. 왜 더 일찍 나서지 않았느냐며 정부의 태만을 지적하는 비판이 쏟아졌다. 파키스탄 소수민족동맹회장은 “실종 직후 신속히 조치했어야 했다”면서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임란 이스마일 신드주 주지사는 소수민족사회 대표들과 만나 “미성년 결혼 문제에서 타협은 없다”고 강조했다.일단 부모와 떨어져 보호소에 머물고 있는 소녀는 5일 법정 심리에 출석할 예정이다. 법원은 이 자리에서 소녀가 13세가 맞는지 신체검사를 통해 밝히고, 이슬람으로의 개종 및 결혼의 강제성 여부를 따져볼 계획이다. 파키스탄은 1929년 제정한 아동결혼제한법에 따라 결혼이 가능한 법적 최소 연령을 여성 만 16세, 남성 만 18세로 정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여성의 결혼 최소 연령을 만 18세로 높이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2014년 국회에서 무산됐다. 현재는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 권고에 따라 최소 결혼 연령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조혼이 가장 많기로 유명한 신드주는 2013년 아동결혼금지법을 따로 마련해 만 18세 미만 여성의 결혼을 법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조혼 풍습은 여전하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어린 신부’는 190만 명 이상으로 전 세계에서 6번째로 많다. 영국의 한 인권단체는 파키스탄 소녀의 21%가 만 18세 이전에 결혼했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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