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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화현장 온정 “밀물”/대구가스참사 수습현장

    ◎“이 시련 한마음 극복”… 뜨거운 동포애/“한방울의 피라도…“줄잇는 헌혈/주민들,김밥 챙겨 복구반 격려/민·관·군 현장수습 구술땀… 전국서 성금 【대구=특별취재반】 참혹했던 참화를 극복하려는 국민의 온정이 뜨겁다. 28일 일어난 대구지하철 참사현장과 부상자주변에는 한 방울의 피라도 보태려는 헌혈의 발길이 전국에서 줄을 잇고 있고 복구작업에 작은 정성이라도 함께 하려는 시민의 따뜻한 마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사고직후 망연자실하던 대구시민은 희생자가 늘어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북 적십자 혈액원 등 시내 3곳의 혈액원으로 발길을 모았고 서울등 전국 곳곳의 주민·공무원·군인 등도 기꺼이 팔뚝을 걷어붙였다. 대구시 새마을봉사단원 1백여명은 28일에 이어 29일에도 김밥과 빵 등을 준비,병원 등을 돌며 부상자와 희생자가족을 위로했고 복구현장에도 들러 복구반원들을 격려했다. 대구모범운전자회 소속 개인택시운전사 70여명도 이틀째 사고현장근처에서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다. 한국응급구조단원 15명은 사고직후 40명을병원에 긴급후송한데 이어 추가사망자 발견 등에 대비,현장에서 밤을 새웠다. 인천·광주·대전 등 지역에서도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성금을 전달하는가 하면 헌혈운동을 펴 대구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동참하고 있다. 재계등의 동참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이날 상오부터 민·관·군 합동의 현지 복구작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사고대책본부(단장 이종주 대구시장)는 이날부터 군·경찰·공무원 등 5천여명의 인력과 크레인 17대 및 양수기 30대 등 2백40여대의 각종 중장비를 사고현장에 투입했다. 전날 철야작업으로 지하철공사장에 괸 물을 모두 뽑아낸 데 이어 이날 상오7시부터 파손된 복공판을 들어내는 등 오는 30일까지 현장을 치우기로 했다.그 다음 지하철공사용 토류판과 버팀보를 보강하고 복공판을 다시 설치해 다음달 6일부터는 교통소통에 지장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수돗물이 끊긴 월배동 1만5천가구를 위해 30일까지 6백㎜ 상수도관 5백m를 별도로 설치(우회관로),1일부터는 수돗물을 정상적으로 공급한다. 상신동일대 8천여가구의 전기와 상인동지역 1만회선의 전화는 이날 모두 복구됐으나 상인·진천·화원지역에 대한 도시가스공급은 안전을 위한 정밀진단 등으로 2∼3일후 재개될 전망이다. 대책본부는 또 사고지역의 교통체증을 덜기 위해 복구가 끝날 때까지 22번과 30번 등 14개 버스의 노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등 임시소통대책을 마련하고 시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대책본부 이종주 단장은 『각계의 도움으로 복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피해를 최소로 줄이기 위해 1주일 안에 복구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건희 삼성그룹회장과 구본무 LG그룹회장·김만제 포항제철회장은 29일 희생자위로금으로 각각 10억원·5억원·3억원씩 대구 사고수습대책본부에 전달했다. 최종현 선경그룹회장도 위로금 3억원,선경그룹 대주주인 한국이동통신의 서정욱 대표는 1억원을 전달했다.장수홍 청구그룹회장은 2억원을 냈다. 포항제철에 원료탄을 공급하는 캐나다 러스카사의 피터그린회장도 29일 5천달러(약 3백80만원)를 위로금으로 내놓았다. 그린회장은 이날 김종진포철사장과 면담,위로금을 전달했다. ◎영남중 10명 갸륵한 선행/급우 잃은 아픔딛고 “자원봉사”/병원서 청소·심부름… 유족 잡일 도맡아/“저희가 효도 할께요”친구 어머니 위로 『민철아,근호야 어데 갔노…』 10여명의 까까머리 꼬마들은 낯익은 친구의 웃는 모습 영정 앞에 고개를 떨구고 할 말을 잊었다.흰색 천에 급하게 쓴듯 삐뚤어져 보이는 「자원봉사자」라는 글씨가 졸지에 친구를 잃은 이들의 아픔을 아는 듯 했다.대구가스폭발사고 이틀째인 29일 하오 29구의 시신이 안치된 대구시 달서구 도원동 보훈병원에서는 영남중학교 학생들이 아직도 앙증맞기만 한 손으로 생사를 달리한 친구들에게 국화꽃을 건네고 있었다. 『사고전날 민철이와 사소한 말다툼을 한게 자꾸 마음에 걸려요』 애써 울음을 참던 키작은 홍성준(13·1학년 4반)군은 차가운 영안실 바닥에 떨어진 닭똥같은 눈물을 손바닥으로 훔쳐냈다.평소보다 5분가량 일찍 등교해 화를 면한 홍군은 한반 친구 5명을 한꺼번에 잃은 충격 때문에 물 한모금 마시지 못하고 밤을 꼬박 세웠다. 『그래도 아침이 밝아오는 것이 원망스러웠어요』 이날 아침 학교에 나간 홍군은 같은 반 친구들과 서로 부둥켜 안고 울다가 『민철이를 이대로 그냥 보낼 수는 없다』고 되뇌었다.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보고 민철이를 어루만져 주고 싶었다.더 큰 충격을 받고 있을 친구 동생의 얼굴도 아른거렸다.홍군보다 두살 많은 나형진(3학년9반)군도 이날 후배들과 발걸음을 같이 했다.단짝처럼 지내온 근호를 「빼앗긴」 터에 그냥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친어머니 같은 친구의 어머니를 그냥 안아드리고 싶었습니다.근호도 그걸 바랄 겁니다』 눈물도 말라버린 듯 망연자실해 있던 어머니는 아들 친구의 손을 붙잡고 놓을 줄을 몰랐다.깔깔대며 함께 뛰놀아야 할 친구들이 「영정」과 「자원봉사자」로 만나야 하는 기막힌 현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영안실에 있던 다른 유가족들도 어린 학생들의 갸륵한 마음 씀씀이에 연신 두 눈을 닦아냈다. 『새아들을 얻은 셈 치세요.우리가 대신 효도할께요』 때마침 눈물같은 하얀 꽃가루가 영안실앞마당 가득히 흩날리고 있었다.
  • 북한·이란·리비아 등 7국/미,“테러지원국” 지정

    【워싱턴 연합】 오클라호마시티 폭탄테러 사건으로 국내외 테러행위에 대해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 국무부는 28일 북한과 이란,리비아등 7개국을 테러지원국가로 지정했다. 국무부의 필립 윌콕스 반테러담당 조정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세계적인 테러리즘의 형태」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북한이 지난 87년 KAL기 폭발사건 이래 국제적인 테러사건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고 있으나 테러분자들을 북한내에서 보호해주기 때문에 테러지원국가로 여전히 분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보고서는 국제적인 테러공격 건수는 지난해에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히면서 국제테러 최악의 해였던 지난 87년에 6백65건이 발생한데 비해,작년의 경우 그 절반수준인 3백21건이 일어났고,이는 23년만의 최저건수 라고 설명했다.
  • 가입팩스요금 조정/시외53%까지 인하/시내는 33% 올려

    「가입팩스(Hi­FAX)」의 요금이 다음달 1일부터 시내가 33% 인상되고 시외는 최고 53%까지 인하된다. 한국통신(사장 조백제)은 29일 시내및 인접지역(30㎞이내)의 경우 팩스 첫 2장(A4 용지)까지의 기본요금을 45원에서 60원으로 33% 올리고,1백㎞까지의 시외지역은 45%,1백1㎞이상은 3백원에서 1백45원으로 53% 인하한다고 밝혔다.
  • 중기 구조조정 가속화/제조업 활황… 서비스업 부도 급증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도산하고 유망기업들이 속속 창업하는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이 올들어 뚜렷해지고 있다. 28일 통상산업부가 내놓은 「최근의 중소기업 경기동향」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생산증가율이 올들어서도 두자리수를 지속하고 있다.2월중 중소기업의 생산은 전년동기보다 15.3%가 늘어 지난 해 10월 이후 연속 두자리수 증가율을 보였다.업종별로는 중화학공업의 생산증가율이 19.8%,경공업의 생산증가율이 11%였다. 가동률이 80%를 넘는 정상조업 업체의 비율도 2월에 85%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고 창업도 활발,2월중 창업업체가 1천3백36개사(7대 도시 신설법인 기준)로 전년 동기보다 3백44개사나 증가했다. 반면 경쟁력없는 기업의 도산이 이어져 올들어 월평균 9백여개 업체가 쓰러졌다.특히 서비스업의 부도가 늘어 제조업의 부도율이 25.9%에 그쳤으나 서비스업은 36.4%에 달했다. 통산부는 『엔고 속에 설비투자와 국내외 수요증가에 따른 시설확장,자동화 시설증가 등으로 중소기업의 경기가 꾸준히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지하철 공사경험 없는 회사가 시공/고질적인 하도급 난맥상

    ◎예정가의 77%에 낙찰… 출발부터 부실/수주회사 부도… 보증사서 공사 떠맡아 유례없는 참사가 발생한 대구 지하철 1호선은 월배∼안심을 잇는 2.6㎞로 지난 91년 착공,오는 96년말 개통될 예정이다. 사고 현장은 월배 백조아파트∼경북기계공고 7백85m의 1­2공구로 총공사비 1백51억원에 우신종합건설(대표 강신택)이 공사를 맡아 74%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구간은 91년 착공 때에는 경남의 창조건설이 1백51억원에 낙찰받아 공사를 벌여오다 지난해 8월 부도로 도산하면서 시공보증업체인 우신종건이 이를 승계,지난해 9월부터 대리시공을 해왔다. 창조건설이 낙찰받은 1백51억원의 공사비 규모는 조달청이 예정했던 공사비의 77.5%에 불과한 것으로 처음부터 부실공사나 시공업체의 경영압박이 예상됐다. 실제로 창조건설이 도산했고 우신종건도 이번 공사를 꺼렸던 것으로 알려졌다.낙찰가가 너무 낮았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우신종건은 시공 보증업체여서 시공을 거부하게 되면 10억원의 벌금을 물어야 하는 부담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공사를 떠맡아야 했다. 이같은 형편에도 우신종건은 이들 공사 구간에 대해 토목공사는 10억9천5백60만원의 공사비로 삼명건설(부산)에,방수공사는 6억6천9백57만원에 세일기업에,차수공사는 거벽건설(서울)에 재하청을 주었다. 가뜩이나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공사비로 맡은 지하철 공사를 재하청 주는 악순환은 당초부터 공사비 절약을 위해 안전수칙을 무시한 무리한 공사로 이어져 대형사고가 크게 우려됐다. 실제로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지난해 발생한 41건의 도시가스 관련 안전사고를 분석한 결과 안전수칙을 무시한 공사로 비롯된 건수가 전체의 28%인 12건에 이르렀다. 즉 배관망이 깔려 있는 지역 근처에서 가스공사와 관련없는 다른 공사를 하면서 배관망을 건드려 가스가 새 폭발한 사고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대구 가스 폭발사고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도시가스안전관리대책이나 굴착제도 운영지침 등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도 의문이지만 만일 지켜졌다면 이번 대형 참사는 건설업계의 무리한 낙찰과 여기서 또 재하청을 주는 악순환이 빚은 인재였다는 예단이 가능하다. ◎우신건설/68년 설립… 부실아파트 말썽도 대구 지하철공사가스폭발 사고 현장 시공업체인 우신종합건설(대표 강신택·54)은 지난해 조달청이 정한 도급 한도액이 3백15억9천3백만원으로 2백26위를 기록한 중소 건설업체이다. 자본금은 50억1천만원으로 건설업 면허와 함께 토건면허,전기·군납·주택건설 면허 등을 갖고 있다.회사 직원은 사무직 79명,기술직 36명,기능공 3명 등 모두 1백18명. 지난 68년 5월 서울에서 토건면허를 취득해 설립된뒤 지난 84년 2월 본사를 경남 창원시로 옮겼다. 경남지역에서의 도급순위는 지난해 15위로 이 지역에서는 비교적 건실한 업체로 소문나 있다. 그러나 지난 92년 통영시 산양면 산양 일주도로 개설공사를 하면서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준 사건으로 현장소장,직원,관계 공무원 등 5명이 구속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또 창원∼진영간 국도 확장·포장공사를 하면서 현장소장이 회사에 거액의 손해를 입히고 잠적했고 창원 등지에 지은 아파트에서 입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 중기주간 기념 큰 잔치/새달 8∼13일 전국서 다양한 행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회장 박상희)는 5월8일부터 13일까지 엿새동안 서울과 부산·대구 등 전국 6개지역에서 제7회 중소기업주간을 기념하는 중소기업인들의 큰잔치를 펼친다. 「세계로 뛰는 중소기업,미래를 향한 중소기업」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번 행사는 중소기업 경영자 및 근로자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세계화·지방화에 대응,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기위한 것으로 대한무역진흥공사·신용보증기금·중소기업진흥공단·산업디자인포장개발원·한국투자회사협회 등 18개기관이 공동주관하고 한국중소기업학회 등 6개기관이 후원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삼성과 현대·LG·선경·대우 등 5대 재벌그룹에서 추진중인 경영혁신 전략과 협력업체 지원계획,기업문화활동에 대한 발표가 있을 예정으로 최근 확산되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공조체제를 반영,기대를 모으게 한다. 또 서울 잠실의 중소기업제품 전시판매장에서는 4일부터 14일까지 3백여종의 중소기업제품을 공장도가격보다 5∼50% 낮은 가격으로 한정판매할 계획이다.이 기간 5만원이상 구매자에게는 승용차와 TV 등을 탈 수 있는 경품권도 증정한다.
  • 구덩이속 사체·차량 뒤엉켜 “아수라장”/대구 가스참사 이모저모

    ◎조명차·기중기 등 동원 밤새 사고현장 수습/서울 가스사고가 언제인데… 시민들 분노 굉음과 함께 치솟는 불기둥,그리고 아비규환….대구 달서구 상인동 영남고 앞 네거리 지하철공사장주변은 28일 아침 「꽝」하는 폭발음이 귀청을 때리는 순간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등교길 학생들을 태운 시내버스가 휴지조각처럼 구겨져 공사장 철제빔 위에 걸렸고 희생자들의 핏자국과 핸드백 신발 등이 어지럽게 널려 폭격받은 전쟁터를 방불하게 했다. 그러나 사망자 가운데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이 많아 사체가 안치된 병원 등에는 가족의 얼굴을 확인하려는 사람들로 줄을 이었다. ○…사고현장 복구에 나선 동성종합건설,청구건설 등 대구시내 19개 지하철공구 건설회사 작업반원 1백여명은 기중기 6대를 이용,휘어지거나 부서진 철제빔을 교체하는 등 사고현장 수습에 진력. 작업반원들은 대구소방서의 조명차 4대에 부착된 서치라이트가 사고현장을 대낮처럼 환하게 비쳐주는 가운데 지하 17m 지하철공사장 아래에서 안전시설을 점검하고 양수기6대로 지하공사장에 3∼4m로 차오른 물을 퍼내는데 안간힘.작업반원들은 『생존자가 더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 ○…대구 경찰청의 한 직원은 『철야작업을 통해 철제빔 교체작업을 완전히 마칠 수는 있지만 차량이 다시 소통되려면 안전도 검사를 다시 해야 하므로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고 우려. 현장에 나온 한 경찰관도 『흘러나온 가스가 폭발해 사고가 난 것이 분명하지만 어떻게 해서 폭발하게 됐는지는 계속 수사하고 있다』면서 『폭발이 일어나기 10분전쯤 가스공사 직원이 가스냄새가 심하게 난다며 회사에 무전으로 신고를 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이 직원이 현장에서 숨져 현재로서는 정확한 사고원인을 알 수 없다』고 근심어린 표정. ○…밤이 되자,사고현장 바로 옆 영남고 운동장에서는 대구 경찰청 기동대와 방범순찰대 소속 전·의경 5백여명이 전기가 끊겨 촛불을 켜놓고 현장정리 작업을 강행. 가스폭발이 처음으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이학교 앞 건널목 옆 2층짜리 「영남서적」건물은 유리창과 건물벽이 모두 깨져 흉칙한모습. ○…해인사 승가대학 승려 50여명은 이날 하오6시쯤 버스로 사고현장을 방문해 어이없이 숨진 원혼들의 넋을 달랬다. ○…폭발사고 현장인 영남고 앞 네거리 지하철공사장 주변은 한개에 7백50㎏이나 되는 철제복공판 1천여개가 부서지거나 엿가락처럼 휘어져 폭발당시의 위력을 짐작하게 했다. 교통신호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던 1백여대의 차량들도 지하철 복공판이 뒤집히면서 대부분 깊이 10여m의 지하로 떨어져 나뒹굴었고 부근 6층 규모의 서일학원빌딩 등 10여채의 건물 또한 폭음과 함께 날아온 복공판에 맞아 대부분 부서지는 등 마치 융단폭격을 당한 모습. 사고현장을 목격한 우신건설 하청업체인 세일기업 직원 서정규씨(30)는 『상오 7시50분쯤 지하공사장에서 40여명의 인부들과 함께 상오 작업을 마친 뒤 아침식사를 하려고 혼자 지상으로 올라서는 순간 굉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면서 『사고 당시 현장에 남아 있었던 인부 40여명의 생사를 알 도리가 없다』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영남고 등 네거리에 진입하다 사고를 당한 신일교통 소속 대구5라3314호 121번 시내버스는 완전 전소돼 승객 대부분이 숨져 최대 피해 차량으로 추정. 또 같은 회사 31번 시내버스도 치솟아 오른 철제빔 10여개가 덮치면서 휴지조각처럼 찌그러져 시내버스로 통학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시신이 안치된 병원들을 찾아다니느라 병원 주변은 온통 북새통. ○…중·고생 10명의 사체가 안치된 불교병원에는 비보를 전해 듣고 찾아온 부모들이 자식의 이름을 부르며 절규하는 모습. 또 경찰관 2명의 사체가 안치된 불교병원 등에는 동료 경찰관들이 긴급 복구에 모두 동원돼 조문객도 없이 유족들만 자리를 지켜 더욱 쓸쓸한 모습. ○…사망자가 97명에 이르나 사체를 안치할 영안실과 사체보관용 냉동기가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기도.사망자들이 안치된 10개 병원에 시신을 안치할 수 있는 냉동시설은 2∼12개정도여서 사망자의 절반은 냉방시설을 갖춘 부검실 등에 보관. ○…사고 소식을 들은 대구시민들은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경악. 서울 아현동에서가스폭발사고가 터진뒤 이같은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믿었던 시민들은 『어떻게 해서 이런 사고가 계속 날 수 있느냐』며 몹시 허탈한 표정. ○…이날 하오 9시30분쯤 가장 많은 28구의 사체가 안치된 보훈병원에 양영구 달서구청장이 구청 직원 20여명과 함께 찾아와 유족들에게 『피해보상과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고 나가려 했으나 유족들에게 붙잡혀 멱살을 잡히고 상의가 찢어지는 등 봉변을 당하기도. ○…대구시 지하철 건설본부와 사고 현장 부근에서 백화점 신축공사를 하고 있던 표준개발측은 이번 사고의 책임이 없다며 한결같이 발뺌. ◎대구 폭발가스는 LPG/공기보다 무겁고 구린냄새 특징/누출땐 바닥으로 가라앉아 “위험” 도시가스는 지난 72년 11월 서울시가 강서구 염창동에서 LPG를 공급한 것이 효시다.액화석유가스인 LPG와 액화천연가스인 LNG가 있다.대구에서 폭발한 것은 LPG다.석유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LPG는 프로판과 부탄가스의 두 종류가 있다.배관시설이 없어도 충전소 등을 통해 공급받을 수 있어가정과 사무실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착취제를 섞어 구린 냄새가 나도록 해 누출 사실을 쉽게 알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공기보다 1.5배 무거워 바닥으로 가라앉는다.대구 사고도 새나온 가스가 고여 있다가 대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사고위험이 적은 LNG는 가스전에서 나오며 전량 수입한다.서울 인천 천안 대전 청주지역은 LNG가,나머지 지역은 LPG가 30개 지역 도시가스 회사에 의해 공급되고 있다. 지난 해 우리나라의 도시가스 소비량은 LPG가 5백36만t,LNG가 5백78만t이었다. 대구지역은 대구도시가스(주)가 전량 공급하고 있다. 대성그룹이 90%의 지분을 갖고 있는 대구도시가스는 서구 중리동 6천73평에 9개동의 건물과 LPG 저장탱크와 LPG 기화기,공기압축기,비상발전기,가스저장탱크 등의 공급시설을 갖추고 있다.중압관 3백10㎞,저압관 2백44㎞ 등 배관 5백44㎞와 정압기 1백24개,밸브박스 8백38개 등을 관리하고 있다.직원은 1백87명으로 지난 84년 자본금 30억원으로 설립됐다.연간 도시가스 생산량은 7천만㎥로 대구시 전체와 경산시 일부 등16만가구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비명 듣고도 손못써 가슴태워/맨처음 출동 소방수 6명/구조장비 부족해 인명 더 못구해 죄송 대구 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사고 현장에 맨 처음 달려가 구조활동을 벌인 대구 달서소방서 강완수 소방교(38)등은 아침에 자기들이 해낸 일을 생각하기 조차 싫어했다. 강소방교와 함께 구조작업을 벌인 소방관은 도형길소방장(52)과 유신종소방교(35) 한치황(33)·강영생소방사(32) 등 6명. 이들은 전날 밤을 꼬박 근무한 뒤 이날 상오 7시50분쯤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파출소와 2백m 떨어진 사고 현장에서 들려온 「펑」하는 소리를 듣고 특유의 직업 의식을 발휘,현장으로 곧 바로 달려가 20여명의 부상자를 구출한 뒤 15구의 사체를 수습하는 등 구조작업을 벌였다. 『폭발 순간 불기둥이 1백m 이상 올라가면서 철제복공판 1백여개가 튕겨 나가 현장에 바로 뛰어가기는 사실 겁도 좀 났습니다. 제2의 폭발사고도 우려 되었죠』 구조된 부상자 가운데는 다리가 부러져 비명을 지르는 사람,머리에 피를 흘리며의식을 잃은 사람,옷에 불이 붙어 어쩔 줄을 몰라하는 사람 등 조금만 구조가 늦었어도 목숨이 위태로운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도형길 소방장은 어린 영남중학생들의 사체를 수습할 때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털어놨다. 구조 장비가 부족해 더 많은 사람을 구조하지 못한 것을 한결같이 안타까워했다. 무너져 내린 지하철공사장 밑바닥에서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은 손을 쓸 수가 없었다는 것. 피가 홍건히 묻은 소방관 제복을 만지며 안타까워하는 이들은 아직 구조되지 않은 생존자가 있을 지 모른다며 집으로의 퇴근을 미룬채 사고 현장으로 구조를 위한 발걸음을 옮겼다.
  • 거미줄 매설물… 지하는 “안전사각”/대구 가스참사 매설물 실태

    ◎통합관리 안돼 1년내내 “공사중”/가스·전기·수도 등 「지하지도」 시급 어디 대구뿐이랴. 대구 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사고를 계기로 서울,부산,인천등 대도시 지하시설물의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3월 서울 종로5가 통신구 화재와 12월 아현동 가스공급기지 폭발에 이어 이번 대구 지하철 폭발사고가 모두 지하에서 일어났다. 대도시의 땅 속에 묻힌 시설물은 도시가스관,상수도,하수도,고압전선,통신케이블,지역난방공급관 등 6가지.서울 등 주요 도시의 땅밑은 이들 매설물이 날로 늘어나면서 거미줄처럼 얽혀 가고 있다.그만큼 재앙의 불씨가 커가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매설물의 위치,시공 연도,규격,관리상태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지하지도」가 없다.이를 전산화한 정보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관리도 허술하다.도면은 도시가스업체,하수도는 시·도의 하수국,고압전선은 한전,통신케이블은 한국통신이 따로 보관하고 있다.통합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가스관,상·하수도관,전선공사가 따로 이뤄진다.매설물 공사로 1년 내내 도로가 파헤쳐지고 있다.사정이 이러니 도로를 팔 때마다 파손사고가 빈발한다. 서울만 하더라도 지하철 공사장 96곳과 도시고속화도로 공사장 8곳 등 1백6곳의 땅 밑에 도시가스관이 지나고 있다. 게다가 도시가스관은 규정보다 얕게 묻힌 것이 많다.때문에 소규모 도로굴착 공사에서도 쉽게 관이 드러난다.이웃 주민들이 공포를 안고 살아가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실제로 각종 공사장에서 작업 도중 도시가스관을 건드려 주민과 차량을 대피시키는 일이 한달에 2∼3건씩 일어난다.도면과 실제 매설 위치가 차이가 나는 경우도 많지만 인건비를 줄이려고 포클레인 등으로 마구잡이로 파헤치는 것이다.대형 참사의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 상수도관은 대부분의 도시가 아예 도면이 없거나 매설 위치조차 분명히 파악할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하철은 특히 심각하다.서울시는 1백60㎞의 2기 지하철을 건설하면서 제대로 된 지하지도 한장 없이 무분별하게 땅을 파헤치고 있다. 지하시설물에대한 정보가 없다보니 관리도 시원찮을 수밖에 없다.도시가스관,지하통신구,송유관 등이 한국가스안전공사,한국통신,통상산업부에 의해 형식적인 안전 관리만 받을 뿐 소방법상의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다. 정부는 이와 관련,지난해말 행정부처가 관리하는 지하시설물 3백만건의 도면을 전산화한 「국가지리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지만 아직은 계획에만 그치고 있다.
  • 대구/가스폭발 대참사 97명 사망

    ◎지하철공사장 6백m 붕괴 차량 80대 추락/등교길 중고교생 60명 희생… 부상 1백66명 【대구=특별취재반】 28일 상오 7시50분쯤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70 영남중·고 앞 네거리 대구 지하철 1∼2공구(시공자 우신종합건설)에서 도시가스관이 폭발,등교길 학생과 출근길 시민 등 99명이 숨지고 1백6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는 우리나라 가스폭발사고 사상 최대의 참사이며 아직 중상자와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희생자 가운데는 특히 등교길 학생들이 많아 하오 5시 현재 영남중학생 36명등 중·고생 53명이 숨지고 42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사고로 지하철 공사장의 철제 덮개 3백여m가 붕괴되면서 출근길 차량 60여대가 지하 공사장으로 추락하고 건물 지붕이 날아가는 등 공사장 이웃 건물 10여채가 심하게 파손됐다. 사고 현장 주변에는 날아간 대형 철제빔과 철제 덮개,불에 탄 버스,뒤집힌 승용차와 사체,부상자 등이 나뒹굴어 아비규환을 이뤘고 서일학원 6층건물 등 반경 1백m안에 있는 아파트 유리창등이 박살났다. 또 이 일대 전주 20여개가 무너져 내리고 지하의 대형 수도관도 파열돼 달서구 등에 전기와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검찰과 경찰은 이 사고가 지하철 공사장의 굴착작업을 하던 포클레인이 현장을 지나는 직경 2백㎜의 도시가스관을 잘못 건드려 새어나온 가스가 인화물질에 옮겨붙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우신종합건설 직원 김유덕씨(33)는 상오 7시40분쯤 현장에서 목공작업을 하던 목공반장 천귀일씨(31·사망)로부터 가스냄새가 심하게 난다는 무전연락을 받고 현장에 달려 가보니 사고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작업 인부들은 사고 나기 30분 전인 7시20분 쯤부터 가스냄새가 심하게 났다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우신종합건설이 올들어 두차례에 걸쳐 공사장에서 가스가 누출되고 있다는 신고를 한 점을 중시,우신종합건설과 대구도시가스공사의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공사과정상의 부실이나 관계자의 과실이 드러나는대로 모두구속할 방침이다. 사고가 난 공사현장은 우신종합건설이 맡은 1∼2공구 7백85m 가운데 중간 지점으로 도시 가스 배관 공사는 마무리된 상태이나 구조물 공사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사고가 나자 대구시는 시공무원,경찰,군병력 등 1천여명과 헬기,크레인 등 각종 장비 5백여대를 동원해 구조작업에 나섰다. 한편 대구시는 이날 달성구청에 사고수습대책본부(본부장 이종주대구시장)를 설치,사고수습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대구 특별재해지 간주/내각 책임지고 사고수습”/김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은 28일 대구 도시가스폭발사고와 관련,『사고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간주하고 내각이 총책임을 지고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사고의 수습에 만전을 기하라』고 이홍구 국무총리에게 지시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하오 사고현장을 다녀온 이총리로부터 사고현황을 보고받은 뒤 이같이 지시하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가장 시급하므로 부상자의 구조와 치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일어나 많은 국민이 희생된 데 대해 아픈 마음 이루 말할 수 없으며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말하고 『불의의 사고를 당한 분들과 가족들에게 심심한 조의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또 『정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철저히 규명하고 공사를 중단하거나 다시 하는 일이 있더라도 철저하고 완벽하게 해야 한다』면서 『전국의 건설현장은 물론 지하시설물 등 사고의 위험이 있는 모든 시설물에 대해 행정력을 총동원해 다시 한번 철저한 안전점검을 하라』고 당부했다.
  • 산업화 열기에 외국기업 밀물(종전 20년 베트남의 오늘:하)

    ◎남북 해안따라 전국에 수출공단 조성/호치민·하노이엔 고층빌딩 우후죽순/가라오케 번창… 부동산투기로 벼락부자 생겨 부동산업자인 호앙 곡 둥씨는 하노이교외의 공원에서 행운의 여신앞에 1백달러짜리 지폐를 올려놓았다.4만달러를 투자한 땅이 10일만에 5만7천달러에 팔려 고마움의 표시로 내놓은 돈이다.바로 옆에서는 오토바이로 2백㎞를 달려온 한 여인이 가라오케 바의 번창을 빌며 기도를 올리고 있다. 부자의 꿈은 두 사람의 마음속뿐 아니라 모든 베트남인의 마음을 가득 메우고 있다.베트남 어디를 가든 이들이 보여주는 「비즈니스열기」를 느낄 수 있다. 베트남은 지난 20년동안 「빈곤」과의 치열한 전쟁을 벌여왔다.75년 종전직후 레 두안 당시 당지도자는 앞으로 10년 안에 집집마다 텔레비전과 냉장고를 갖게 해주겠다고 호언했다.경제전쟁을 알리는 종소리던 공산당의 약속은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달성되지 못했다.20%선의 실업률과 7천3백만인구의 절반이 넘는 절대빈곤층,2백20달러에 불과한 1인당 국민소득은 그간의 정책난맥상을입증하는 동시에 앞으로도 계속 치러야 할 경제전쟁의 험난한 여정을 예고한다. 물론 베트남이 한국과 대만·싱가포르에 이어 말레이시아·필리핀 등지에서 「태풍」처럼 불던 산업화에의 꿈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86년부터 이른바 「도이 모이(쇄신)」정책을 펴 88년 8백%이던 인플레를 지난해 14%선까지 떨어뜨렸고 국내총생산(GDP)의 2.1%이던 저축률을 16%까지 끌어올려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등 나름대로 내실을 다져온 게 사실이다 만성적 자본빈혈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전용공단인 수출가공구(EPZ)를 설치,각종 법률·세제상의 혜택을 주어 외자유치에 나섰다.그 결과 하노이에서 호치민과 메콩 델타의 칸토까지 남북 2천5백㎞에 이르는 선을 따라 들어선 수출가공구(EPZ)는 국토의 모습을 하루가 다르게 변모시키고 있다.일본·독일·미국등 외국기업이 집중적으로 몰려들고 있는 호치민시는 경제수도임을 자임하고 있을 정도다. 국내의 어느곳보다 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는 하노이와 호치민에서는 자전거와 식민지시대의 낮은 건물은 「비즈니스」의상징물인 오토바이와 고층사무실용 빌딩으로 대체되고 있다.해방 20주년 기념식이 거행될 호치민시의 기념식장이 높이 치솟은 철제 크레인 바로 앞에 있는 것도 하등 이상할 게 없다.길목마다 쌓여 있는 건축자재는 변화하는 베트남의 단면일 뿐이다. 월맹군 탱크가 75년4월30일 대통령궁의 철제문을 넘고 들어올 때 베트남인이 사라졌다고 느껴야만 했던 자본주의식의 「잘 살아보자」는 꿈이 전국 도처에서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변신의 발단은 8년간의 「도이 모이」정책 탓이다.개방적 경제정책의 채택과 적대국과의 외교관계회복을 계기로 물밀듯이 밀려든 외자는 거의 질식상태에 있던 베트남경제에 숨통을 터주었다. 정부는 1만2천개의 방만한 국영기업에 대수술을 가해 약 4천개로 줄여 재정지출을 감소했으며 87년 마련된 외국인투자법을 90년과 92년 잇따라 개정보완,투자유치에 앞장섰다.또 자동차·발전·철강등 이른바 「전략산업」은 아예 개방대상에 포함시켜 외국기술의 도입을 적극 추진했다.이미 한국과 대만이 자리를 굳힌 전자산업 특히 반도체분야는 아예 포기했다.대신 과거 은밀하게 개발,거래되던 소프트웨어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같은 정책과 정부와 국민의 단합된 「부의 축적에의 꿈」은 올 3월말까지 총 1백37억달러상당의 외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다.월 35달러의 값싸지만 눈썰미 있는 노동력은 기술습득을 촉진해 외국인투자가들은 자동차·가전·전자부품등의 합작에도 선뜻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는 미래지향적 국민성은 과거의 주적 미국을 배우고자 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으며 때마침 지난해 미국의 대베트남 금수조치해제의 바람을 타고 모빌(석유)·비자(신용카드)·시티(은행)등 전업종에 걸친 미국기업의 상륙을 이끌어냈다.특히 과거 미군이 상륙했다는 다낭과 나트랑 사이의 해안에는 미국기업들이 벌써부터 「관광휴양지」 건설을 위한 상담을 벌이고 있어 역사의 아이러니를 실감케 하고 있다. 비록 경제력에서 베트남을 앞질러가고 있으나 인도차이나의 인접국들은 베트남의 잠재력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외국자본과 기술을 등에 업은 초강대국을 물리친 베트남인의 저력과 배우려는 국민적 열의는 단기간에 이들을 앞지를 수 있는 훌륭한 「무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제조업 수익성 크게 호전/한은,3천58개업체 작년실적 조사

    ◎1천원 팔아 27원 남겼다/매출액 18% 증가… 자기자본율은 악화 지난 해 국내 제조업체들은 경기활황에 힘입어 매출액이 크게 늘고 수지도 대폭 개선됐다.그러나 기업의 안정성을 가늠하는 자기 자본비율은 전년보다 다소 악화됐다. 28일 한국은행이 전국 3천58개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 해의 기업경영을 분석한 결과 제조업체의 경우 전년대비 매출액 증가율이 18.2%로 90년 이후 가장 높았다. 금융비용 부담의 감소 및 원유가격의 안정 등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줄어,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도 2.7%로 전년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제조업체들이 1천원 어치를 팔아 27원의 이익을 남긴 셈이다.88년의 4.4%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생산성을 나타내는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 증가율도 18.1%로 전년보다 4.1%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수익성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본비율은 전년보다 0.5%포인트 낮은 24.8%에 머물렀다.자기자본에 합산되는 자산재 평가액이 8천3백억원으로 93년의 18%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한은의 이강남 조사2부장은 『매출액대비 경상이익률이 88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앞질렀으나 차입의존도가 일본보다 10%포인트 높고 자기자본비율은 8%포인트 낮아 재무구조 면에서 여전히 취약하다』고 지적하고 『이번 기회에 차입 의존도를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합리화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은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및 해외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매출액은 크게 높아진 반면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금융비용 부담 증가로 다소 낮아졌다.도·산매업은 소비 확대로 매출과 수익성이 전년보다 다소 늘었다.
  • 다우존스 지수 또 최고치 경선

    【뉴욕·런던·도쿄 로이터 AP 연합】 미국 뉴욕증권시장의 다우존스 공업평균 주가지수가 27일 사흘만에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지수는 28일 발표될 금년도 1·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보고서가 인플레를 동반하지 않는 안정적 경제성장을 입증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낙관적 전망이 확산되면서 전날에 비해 14.87포인트나 상승한 4천3백14.70으로 장을 마감했다.
  • 케이블 TV 새달부터 유료방송/전송망 미비… 가시청가구 10만정도

    ◎도시청 체크 지역국별로 자율 실시 케이블TV 유료방송이 예정대로 5월1일부터 실시된다.하지만 스크램블(도시청 방지기능)의 개시여부는 각 지역종합유선방송국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실시하도록 해 당장의 실질적인 유료방송 효과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을 수도 있다. 지난 3월1일 본방송을 개시하며 전송망포설의 미비로 두달동안 무료방송체제를 유지해 왔던 케이블TV는 유료방송 가시청 가구가 당초 계획한 30만에는 못 미치는 10만 정도에 머무를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5∼10년의 기간이 요구되는 케이블TV의 특성을 고려할 때 예정대로 유료방송을 실시하는 것이 케이블TV의 조기정착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관련 사업자들과 관련부처의 공통적인 판단이다.공중파 방송과는 달리 케이블TV는 유선을 통해 화면을 전송하기 때문에 전송망의 설치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설치에 기술적인 난관이 많은 것은 이미 외국에서도 수차례 경험한 것이라는 것이다. 관련 부처의 통계에 의하면 26일 현재 가입신청 가구는 31만3천여가구이며 가시청 가구는 21만2천6백여가구에 이른다.가시청 가구중 가입자 시청가구는 9만1천여 가구인데 이는 3월1일 본방송 개시일과 비교해 1백20% 증가된 수치이다. 특히 지난 4일이후 정부에서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현장별 점검대책팀을 구성하는 등 비상체제로 전환한 이후 가시청 가입가구가 3만여 가구정도 증가했다.또 전송망 단자도 하루 2만7천단자씩 증가하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두달후 쯤에는 안정된 서비스가 가능해 올해 말까지는 40만가구가 시청할 수 있고 오는 99년에는 전국민의 50.4%인 6백50여만 가구가 케이블 TV를 시청할 수 있을 것으로 관계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 TV는 유료방송을 앞두고 아직도 상당한 기술적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방송 송출까지 최소한 30여 과정에 걸쳐 8백64종 6만6천3백44개 이상의 장비가 소요되는 까다로운 시스템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기술축적과 개발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큰 현안문제가 되고 있는 전송망의 경우 망 연결 기반기술과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케이블TV의 핵심인 전송망은 본래 최소한 2∼3년의 공사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미국의 경우 3만 가구 기준으로 공사소요기간이 3∼5년씩 걸리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다. 이 때문에 실제 공사기간이 불과 7개월밖에 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가입자가 10만에 다다른 것은 단순한 수치측면에서만 본다면 오히려 경이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문제와 함께 3분할체제에서 전송망 사업을 맡은 한국전력과 한국통신이 전송망설치를 당초 계획보다 지연시켜온 것도 주요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관계부처는 앞으로 6개월동안을 조정기간으로 설정하고 전문기술인력 양성기관의 설치와 기술개발 및 보급추진,전송망 특별대책수립,애프터서비스팀의 구성및 운영 등을 독려해 조기정착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 대구부상자에 헌혈 줄이어/“피부족”소식듣고/각 시도선 위문금 보내

    【대구=특별취재반】 대구 가스폭발사고의 부상자를 돕기 위한 헌혈및 사회단체의 구호활동이 줄을 잇고 있다. 내무부는 28일 이번 사고로 출혈이 심한 부상자가 1백여명이나 돼 수혈을 위한 피가 부족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김무성 차관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갖고 모든 직원이 즉각 헌혈운동에 나섰다. 내무부는 이날 적십자 혈액원에 헌혈차량 3대를 요청,광화문 종합청사 앞뜰에서 2백여명이 헌혈을 했다.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광화문 청사의 다른 9개 부처 직원 3백여명도 헌혈에 동참했다. 사고 현장인 대구지역에서는 K­2 장병 4백80여명이 환자수혈용 헌혈을했고 대동은행 직원 3백50여명과 경상북도 직원 2백여명,우방그룹 직원 1백여명도 집단으로 헌혈을 했다. 대한적십자사도 이날 대구 사고현장에 봉사요원 1백30여명을 급파,부상자 후송 등 구호활동을 벌였으며 구호요원 1천5백명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이와 함께 부산시는 김기재 시장이 직접 대구를 방문해 위문금 3천만원을 전달했고 광주시(시장 강운태)와 전라남도(지사 조규하)·대전시(시장 김보성)도 1천만원씩의 위문금을 보내왔다.
  • 불법선거 3백 25명 내사/검찰

    ◎「공천장사」혐의 야의원 2명 등 의원 16명 포함 정부는 27일 이홍구 국무총리주재로 공명선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공명선거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안우만 법무부장관은 이날 보고에서 『26일 현재 국회의원을 포함한 3백25명의 선거사범을 적발,1백25명을 입건해 9명을 구속하고 1백16명은 불구속처리했으며 나머지 2백명에 대해서는 내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입건및 내사대상 국회의원은 모두 16명으로 이 가운데 민주당의 C·K의원은 기초단체 출마자 공천에 관련됐고 민자당의 L·N의원과 민주당 H·J·L의원은 진정및 고소·고발사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검찰관계자는 『지방선거의 자치단체장공천과 관련해 출마예상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는 C·K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 14명은 연하장을 돌리거나 당원단합대회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등 위반사안이 비교적 가볍다』고 말했다. 내사자 2백명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현금수수 등 금품관련 1백23명 ▲불법유인물 및 현수막 배포·부착 등 불법선전사범 44명 ▲허위사실공표,후보자비방 9명 ▲호별방문 등 기타 부정선거운동사범 24명 등이다. 안 장관은 『각 당의 후보자경선과 공천이 마무리되는 5월 중순부터는 선거분위기가 과열되고 자원봉사자 모집및 교육등을 가장한 사전선거운동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5월말쯤 전국 선거사범 전담수사반회의를 열어 선거사범 단속체제및 유관기관과의 지휘·협조체제를 재정비하고 검찰력을 집중투입해 단속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엄정한 선거관리와 공직기강의 확립을 위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여 내무·법무·교육·정부1·총무처·공보처장관 등으로 「공명선거및 공직기강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 촌지 등 부조리 척결/윤 교총회장

    윤형원 교총회장은 대회사에서 『국정목표인 세계화는 교육개혁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으며 40만 교원이 주체적으로 개혁에 동참해야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촌지수수를 비롯한 부조리 척결과 적극적 개혁의지로 올바른 교육문화풍토 조성에 힘쓰자』고 말했다. 교총은 또 『교육개혁을 위해서는 교육투자의 획기적 증대와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개선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전제, ▲교육재정의 국민총생산 대비 5% 확보 ▲우수교원 확보법 제정 ▲교육위원회의 독립성 보장 ▲교육행정체계의 전문화 등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 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는 김숙일 교육부장관,이석열 교육개혁위원장,이영권 국회교육위원장,이승윤 민자당정책위의장,윤향섭·현승종·이영덕 전교총회장,이준해 서울시교육감 등 교육계와 정·관계인사 3백여명과 교원대표,학부모 등 모두 1만3천여명이 참석했다.
  • 1분기 국제수지 적자/37억달러로 사상 최고/한은 발표

    한국은행은 27일 올 1·4분기의 국제수지 적자규모가 37억5천만달러라고 밝혔다. 이같은 적자규모는 한은이 지난 69년부터 분기별 국제수지의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큰 것이다. 또 3월의 국제수지 적자규모도 16억4천3백만달러로 월별통계를 집계한 지난 79년이후 가장 크다. 올 1·4분기의 무역수지와 무역외수지는 각각 25억6천만달러와 13억5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반면 이전수지의 흑자규모는 1억5천만달러에 그쳤다. 한은의 이강남 조사2부장은 『올 1·4분기를 정점으로 수출입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엔고와 세계경기회복에 따른 수출증가세와 기업의 설비투자증가세가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당초 추정한 65억달러보다 국제수지 적자규모가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이부장은 『앞으로 거시경제정책은 물가안정 못지 않게 국제수지 방어에도 역점을 둬야 한다』며 『소비수요와 건축경기 억제,설비투자 수요의 진정 등 총수요의 안정적인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들어 적자규모가 이처럼 확대된 것은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전년동기보다 31.6%(통관기준) 늘었으나 수입도 자본재와 소비재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며 35.1%나 늘었기 때문이다.특히 소비재중 승용차의 수입은 전년동기보다 2백98.6%,담배는 1백80.5%,커피는 1백54.6%나 늘었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일본에 대한 적자규모가 각각 17억8천만달러,35억7천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원유도입증가 및 유가상승으로 중동지역에 대한 적자규모도 사상 처음으로 20억달러를 넘어섰다. 자본수지는 26억2천만달러의 도입초를 기록,전년동기의 28억1천만달러보다 다소 줄었다. 지난 3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전월보다 1억7천만달러가 늘어난 2백65억7천만달러다.
  • 민자 경기지사 후보경선 첫 합동 연설

    ◎“생활자치시대 열겠다”지지 호소/이인제 의원/토박이·행정경험 내세워 세몰이/임사빈 의원 민자당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을 위한 합동연설회가 27일 파주와 성남에서 잇따라 열려 공식적인 선거전의 막을 올렸다. 지난 23일 예비후보로 선정된 뒤 대의원들을 상대로 표밭을 다져온 이인제·임사빈의원은 이날에 이어 28일 두차례 등 모두 4차례의 합동연설회를 거쳐 다음달 1일 서울 잠실 펜싱경기장에서 대의원 8천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투표로 승부를 가릴 예정이다. ○…이날 상오 파주·고양·의정부·동두천·양주 지역의 대의원 1천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주군민회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는 플래카드나 구호 어깨띠 홍보물등이 전혀 없는 차분한 분위기기 속에 진행됐다. 이날 하오 성남의 합동연설회장에도 「신바람나는 경기건설」(임 의원) 「화합과 포용으로 웅비하는 경기도」(이 의원)라는 플래카드만이 내걸렸다. ○…이날 연설에서 이 후보는 20년전 군대생활을 의정부 파주 등에서 보내고 안양에서 7년간 국회의원을 지낸 인연등을내세우며 충남 논산 출신이라는 「이질감」을 해소하기 위해 애를 썼다.민주계인 이 후보는 이어 『김영삼 대통령이 생활자치시대를 성공적으로 열어갈 수 있도록 계파와 지역의 벽을 뛰어 넘어야 한다』고 강조한 뒤 『각종 지역문제 해결에는 중앙정부와 국회 등을 움직일 수 있는 힘있는 사람이 제격』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임 후보는 『토박이로서 50년대말 고양군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87년부터 3년동안 경기도지사를 지냈다』고 지역연고와 행정경험을 내세웠다.임 후보는 특히 『경기도 사정을 손바닥 보듯 알고 있다』고 자랑한 뒤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법령의 개정과 교통망확충등 공약들을 열거했다. ○…일찍부터 수원의 선거대책본부를 중심으로 도내 31개 지구당 대의원들과 접촉해 온 이후보측은 거점인 남부지역은 민주계 원외위원장들의 「이심전심」에 기대하고 있다.대신 「취약지구」인 북부지역에 대해서는 자원봉사자는 물론 이의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지지세를 호소하고 있다고. 임 후보측은 도지사시절부터 다져놓은 30여개 사조직 활동과 민정계 지구당위원장들의 지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 보따리장사/북한에 싸구려 물건팔아 짭짤한 재미(두만강7백리:10)

    ◎북한에 싸구려 물건팔아 짭짤한 재미/세관검사 허술한 고성리엔 장사꾼 득실/“저질품 거래해 동포간 불신 조장” 우려도/김일성 사후 단속… 거래 주춤 두만강이 발원하는 상류지역 화룡시 숭선진 진소재지 고성리촌은 크고 작은 2척의 군함형국을 한 산 아래 자리잡은 오붓한 마을이다.옛날에는 두만강물이 그 군함산 밑을 지나갔다고 한다.그러고 보면 군함이 물살을 가르고 떠가는 모습을 했을 것이다. 이 마을의 노인들은 큰 군함산은 남쪽을 향하고 작은 군함산은 뱃머리를 북쪽에 두었다고 생각한다.그런데 묘하게도 그 형국이 요새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남으로 향한 큰 군함산이 조선(북한)으로 들어가는 대신 작은 군함산은 조선에서 소량의 짐을 싣고 북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다.다시 말하면 오늘날 북한에서 연변 땅으로 들여올 물건이 없다는 것인데 중국의 조선족 장사꾼들을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싶다. 두만강유역 답사길에서 실제 군함산 아래 고성리촌에 몰려든 조선족 장사꾼 무리들을 만났다.고성리촌에 장사꾼들이 모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그것은 바로 해관(세관)보다 휴대물품 제한 수량이 느슨한 변방검사잠(국경검사소)이 고성리촌에 있기 때문이다.두만강유역에 자리한 연변의 4개 지역에 해관이 있지만 휴대품 검사가 아주 까다로워 변방검사잠에 장사꾼들이 몰리게 마련인 것이다. ○양강도 거래통로 폐쇄 연변에서 두만강을 건너려면 4개의 해관이나 2개의 검사잠을 거쳐야 한다.화룡시 숭선진 고성리촌 검사잠 말고도 화룡시 덕화진에도 검사잠이 있으나 강건너 북한 땅 수산에서 김일성 사망 이후 시장을 닫아버려 이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요즘 한창 흥청대는 고성리촌 변방검사잠은 북한 양강도 대홍단군 삼장리로 건너는 통로다.그래서 숭선진 행정부 각부서에 근무하는 인구까지 통틀어 3백명도 안되는 고성리촌의 국유여관과 개체(개인)여관은 늘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 고성리촌에서 만난 김철석(51)씨는 화룡시내에 사는 사람인데 화가 머리털 끝가지 치민 말투로 투덜거렸다.두만강 국경을 넘어갈 조선족들이 하도 많아 출국걸음이 늦어지자 옛 시절을 들추어내면서 불평을쏟아놓았다. 『도대체 국경이 뭐란 말입네까.예전에 여권이래 없이도 마음대로 왔다갔다 했시요.고성리와 강건너 삼장사람들 한데 모여 이 군함산 아래서 운동회도 했댔수다.노동자가 몇 백원씩 타서 목돈 쥐어보려고 만여원어치 물건을 사 놓았는데 이 꼴이 뭡네까.되돌아갈 처지도 안되니끼리 이렇게 기다립네다.이거 원,하는 이틀도 아니고…』 중국연변의 남평·백금·도문·훈춘 등과 조선의 삼장·무산·회령·종성·경원 등은 예전부터 두나라 사람들이 상품을 거래하던 시장이었다.광복초기까지도 중국의 쌀이 아니면 두만강연안 조선 사람들이 굶는다고 했고 조선의 소금과 옷감이 없다면 중국 사람들은 염분 결핍으로 털 난 벌거숭이가 된다는 말이 생길 정도였다.그만큼 두만강 양안의 경제거래는 밀접했다.용정시 개산툰진 선구에서는 계란을 팔아도 종성 장거리로 갔다고 한다.오늘도 마찬가지이다.중국의 경공업품과 양식이 나가고 대신 명태,낙지 따위 해산물들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연변 사람들의 식탁에 물고기 반찬이 푼푼이 오르지 못할 것이다.북한땅을 찾아 재미를 본 조선족들은 한국바람이 불어도 좀처럼 뜸해지지 않는다.작은 밑천 가지고 돈맛을 보기가 쉽고 비행기나 배를 타지 않고도 왕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마음먹은대로 제때 국경을 못 넘는 것이 불평이라면 큰 불평이다.여관에서 수속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빽만 있으면 풀린다』는 소리도 서슴없이 해댔다.그러면서도 기다리는 사람들의 속 사정 뒤에는 모두가 목돈을 움켜 쥐겠다는 욕심이 깔려있다. 내가 숭선향에서 3일동안을 묵는 사이에 어느 한 사람은 배갈과 맥주만 1백 상자를 싣고 건너갔다.한번 장사비용이 제일 많은 사람이 17만원,제일적은 사람이 1만원이었다.보통 두세집 물건을 실으면 트럭 한대 적재함이 넘쳤다.그들이 가진 물건은 대개 연변의 싸구려였다. 옷가지들은 20원좌우의 도매품이고 담배는 「장백」「박쥐」표는 고급이고 보통 한갑에 60전씩 하는 「해란강」과 「길성」이 많다.배갈도 화룡의 「대고량」이고 고급스럽다는 것이 연변 사람들이 좋아하는 「BC」표 맥주였다.북한으로 가는 짐은 한때 천인호를 타고 한국에 갔다가 천진항에 내리는 보따리 장사꾼들의 짐만큼이나 컸다. ○북한산물품 크게 줄어 『보통 열다섯배,잘 받으면 스무배가 더 떨어지디요.길성표 담배 한갑이 조선돈 15원,입쌀 1㎏이 40원(중국에서 입쌀 1㎏이 2원)입네다.중국돈 1만원만 갖고 가도 조선돈 20만원을 만들디요.변방잠에 찔러주고 길에 널고 하는 돈까지 떼고도 남는 떼돈벌인데 누가 안하겠습네까.올 때면 해산물을 구입하는데,1㎏ 명태값이 4백원이니까 중국돈 20원입네다.중국에서 도매로 35원 이상이디요.중국에서 4백원씩 하는 생복같은 것은 조선돈으로 4천원 좌우에 살수 있습네다.해삼은 3천원인데 중국에서는 도매가격이 인민폐로 3백50원에서 일전도 곯지 않고 팔디요.2월부터 4월까지는 명태,4∼5월은 해삼,8월은 낙지철로 칩네다』 장사꾼들의 말을 들어보면 옛날이나 지금이나 북한을 상대로한 한 장사는 손쉽게 돈을 버는 지름길이기도 하다.지금 중국 조선족 장사꾼들은 큰 군함산에 싸구려를 무겁게 만재해 싣고 갔다가 작은 군함산에 값진 해산물을 살짝 얹어 싣고돌아오나 예전에는 이와 반대였다.용정시 삼합진 북흥촌의 김창균(60·조선 함북도 유선군 성북리 태생)씨의 50년대 장사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다. 『내가 회령에 가서 학교를 다닐때 일입네다.토요일이면 두만강을 건너 집에 와서 주말을 보냈디요.한번은 용정에 갔다가 한감에 12원씩하는 샤떼천 두감을 끊었댔습네다.월요일 새벽에 강을 건너가서 하숙집 아주머니한테 맡겼는데,아주머니가 청진에 가 팔아서 돈을 줍데다.그 돈으로 한달 숙비를 내고도 헝가리 신발 열켤레와 손목시계까지 사 찼지 않았갔시요.그때 헝가리 신발 한켤레가 중국에서 12원씩인가 기랬어요』 ○손쉽게 돈버는 지름길 장사꾼들이 북한으로 갖고 가는 물건은 중국의 싸구려 폐품이다.양말따위는 한두번 신고나면 실밥이 나고 몇번 빨고 나면 판나서 버려야 한다. 옷도 매 한가지다.지금은 좀 품질이 좋은 것으로 휴대한다고는 하나 별 차이가 없다.그러한 저질품을 고가로 팔아 목돈을 쥐고 어깨를 잔뜩 살리고 다니는 모습을 보노라면 마음이 언짢다.한두마리 지렁이가온 늪의 물을 흐린다고 돈에 눈이 어두운 얼간이들의 놀음은 동포간의 불신을 심어주고 있다.가슴 아픈 일이다.
  • 세계기아인구 7천5천만/세은/2000년엔 13억…빈곤해소대책 시급

    【워싱턴 AP 로이터 연합】 매일 어린이를 포함한 7억5천만명이 굶주리고 있으며 현재와 같은 경제상황이 계속된다면 2000년에는 13억인구가 빈곤에 허덕일 것이라고 세계은행이 26일 전망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세계은행은 이날 「빈곤과 기아 감소 전략」이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풍요로운 세계에 기아로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이 오늘날 국제사회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기아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빈곤을 없애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전제하고 『굶주림,만성 영양부족,특정 영양소 결핍등 모든 형태의 기아는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총생산(GDP)을 각국 경제성장의 척도로 사용하고 있는 세계은행은 93년 현재 세계 2백9개 국가중 총 31억인구를 포함하는 59개 국가가 1인당 GDP 3백80달러이하의 저소득국가로 분류되고 있다고 이 보고서가 밝혔다. 또한 10억인구에 해당하는 69개국이 1인당 GDP 1천4백90달러의 중위권국가로,8억3천4백만명을 수용하는 39개국이 1인당GDP 2만3천1백50달러의 상위권국가로 분류됐다. 저소득층은 식량구입비가 총수입의 8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은 『지속적이지 못한 정부지출,경상수지 적자,중류및 상류층과 도시위주의 막대한 사회지출 불균형』등의 현상을 『비적절한 경제정책』이라고 평가하고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발의로 소위 「구조조정계획」이 실시됐을 때 『각국이 처음에는 저소득층에 대한 이 계획의 효과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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