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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中수교 20주년] 경제·통상 ‘절친’… 정치·안보 ‘서먹’

    한국과 중국이 오는 24일로 수교 20주년을 맞는다. 1992년 수교 이후 한·중 양국은 경제적·인적 교류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대북 정책과 과거사, 영해 문제 등 정치적·외교적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김흥규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는 19일 “한·중 관계는 경제는 뜨겁고, 외교는 미지근하며, 정치·안보는 냉랭하다.”고 평가했다. 수교 이후 경제협력은 비약적으로 진전됐다.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수교 당시 64억 달러 대비 35배 증가한 2200억 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중국은 한국의 제1 교역대상국이다. 한국 역시 미국과 일본에 이어 중국의 3위 교역국으로 발돋움했다. 지난 20년 동안 양국 간 교역액은 연평균 22.7% 증가했고 10년 후인 2022년에는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대중(對中) 투자도 20년 동안 약 20배 증가해 중국은 한국의 두 번째 투자 대상국이 됐다. 하지만 중국의 대한국 투자는 아직 미미하다. 2011년 9월 누계기준으로 한국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FDI)는 348억 달러에 이르지만, 중국의 한국에 대한 FDI는 약 33억 달러에 불과하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양국 간 경제교류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적 교류도 발전을 거듭했다. 1992년 양국 간 방문자 수는 13만명 수준이었으나 2010년에는 6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660만명을 기록했다. 폭발적인 한류(韓流)의 영향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수는 해마다 15%대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양국의 유학생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공부하는 한국 유학생 수는 1992년 4000명 선에서 2011년 6만 7000명으로 16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정치·외교 관계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양국 모두 6자회담 참가국이지만 지정학적 이유 등으로 북한을 감싸는 중국과 궁극적으로 통일을 추구하는 한국은 대북 정책에서 이견을 좁히기 힘들다.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와 북한인권 운동가 김영환씨에 대한 중국의 가혹행위 논란, 동북공정 등 과거사와 영해 갈등은 양국 관계를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실사구시를 바탕으로 한·중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양국이 안고 있는 과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오일만·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24)흥선대원군 ‘척화’ vs 명성황후 ‘친러’ (상)

    [선택! 역사를 갈랐다] (24)흥선대원군 ‘척화’ vs 명성황후 ‘친러’ (상)

    19세기 후반 세계는 해양과 철도로 연결되었다. 제국주의 열강의 외압이 조선을 변화시켰다. 정치적·군사적 외압을 바탕으로 열강은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상호 연대와 대립을 반복하면서 치열한 외교전을 펼쳤다. 그 과정에서 조선 측의 대응도 있었다. 외압에 대응해 조선 역시 열강과 외교라는 수단을 통해 국권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당시 러시아는 극동지역에서 일본과 대립하는 하나의 축이자 조선과 국경을 맞댄 나라였다. 조선은 러시아의 외교정책에 대해서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도 당시 영국, 일본, 청국은 자국의 조선 침략을 합리화하려는 전략으로 공러(恐)의식을 조작했다. 이러한 국제정세의 변화에 대원군과 명성황후도 민감하게 반응했고 대응책을 마련하려고 노력했다. ●대원군, 러 견제위해 佛신부와 접촉도 1863년 12월 철종(哲宗)이 후사 없이 승하하자 흥선군의 아들이 왕위를 계승했다. 흥선군 이하응은 대원군에 봉작되었다. 흥선대원군은 섭정 초기 국왕과 왕실의 권위를 높이고자 다양한 개혁을 추진하였다. 최고의 권력기구로서 외척이 권력을 독점하는 기반이 되었던 비변사(備邊司)를 폐지하고 의정부를 복설하였다. 그리고 의정부와 동일한 위상을 갖는 최고의 군사기관으로 삼군부를 설치하였다. 을미사변의 주역인 주한 일본공사 미우라는 “흥선대원군이 국제 정세만 정확히 파악하면 동양의 뛰어난 외교가로서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흥선대원군은 1860~1870년대 서구열강과의 접촉에서 외세의 영향력을 직접 경험했고, 러시아 또는 미국 등 서구열강 일국에 편중하지 않는 외교정책을 펼치려고 노력했다. 그 배경에는 흥선대원군이 외교관계의 미묘한 변화와 흐름을 꿰뚫어 보는 안목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9세기 후반 조선을 둘러싼 국제 정세는 격변하고 있었다. 러시아는 1860년 북경조약(北京條約)으로 연해주(沿海州)를 획득함으로써 조선과 국경을 접하게 되었다. 조선과 새로 국경을 접한 러시아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흥선대원군은 조선에 잠입해 있던 프랑스 신부들과 접촉하기도 하였다. 프랑스 신부들과의 접촉은 프랑스 및 영국과의 제휴도 염두에 둔 파격적인 시도였다. 프랑스와 미국의 군사적 도발은 흥선대원군의 강렬한 척화정책을 북돋았다. 거기에 1868년 독일 상인 오페르트(E. J. Oppert, 吳拜)가 대원군 아버지 남연군(南延君)묘를 도굴한 사건은 흥선대원군의 서양에 대한 적개심을 강화시켰다. 1866년 병인양요와 1871년 신미양요를 계기로 흥선대원군은 외세를 물리쳤다는 강한 자부심을 얻었으나 국제정세의 변화에 대한 유연한 접근성은 정권 초기보다도 경직되었다. 두 차례의 양요(洋擾)를 겪으면서 흥선대원군정권은 강력한 군사력 편성의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되었다. 그 결과 전국에 3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포군을 설치하였다. 그 후 흥선대원군은 임오군란에서는 청나라와, 갑오개혁 때는 일본과 각각 대립했다. 흥선대원군은 1882년 6월 임오군란이 일어났을 때 고종으로부터 사태수습을 위한 전권을 위임받고 권력을 장악했다. 하지만, 흥선대원군은 청나라 군대에 의해 톈진(天津)으로 납치되었고 1885년 겨우 조선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1894년 7월 23일 일본군대의 ‘경복궁침입사건’ 당시 흥선대원군은 주한 일본공사 오토리(大鳥圭介)와 함께 참여했다. 하지만, 흥선대원군은 군국기무처(軍國機務處)의 개혁정책을 반대하다가 주한 일본공사 이노우에에 의해 정계 은퇴를 강요당했다. ●1895년 개국기원절 日인사 초청 놓고 반일친러 분위기 형성 명성황후는 외교 분야의 현안에 간접적으로 개입했던 것으로 보인다. 행록(行錄)을 살펴보면 “짐이 근심하고 경계하는 것이 있으면 대책을 세워 풀어 주었다.”, “심지어 교섭하는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는 나를 권해서 먼 곳을 안정시키도록 했다.” 등이 기록되었다. 1895년 9월 4일 왕실은 조선왕조 504년 건국 기념일인 ‘개국기원절’ 행사를 준비했다. 이날 행사의 준비위원회에서는 외국인 중 궁내부 고문관(宮內府 顧問官) 러젠드르 장군, 러시아공사 베베르의 부인의 자매이자 궁내부에 소속된 손탁 여사, 그리고 러시아 건축기사 사바친도 포함되었다. 그래서 러젠드르 장군은 사무장(事務長)이라는 명예위원으로 외국인들을 접대하였고, 손탁 여사는 음식과 식탁 준비를 담당했으며, 사바친은 식장의 장식 부분을 총괄했다. 당시 러시아공사 베베르는 조선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 손탁을 궁내부에 고용하도록 추천했다. 독일 엘자스(Elsass) 출신인 손탁은 궁궐에서 유럽식 향연을 준비하면서 명성황후를 자주 만나 2~3시간씩 연속으로 황후와 대화했다. 이날 회의에서 행사와 관련된 한 명은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식탁 시중을 위해서 일본 급사를 초청하는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일본인들의 이름이 나오자, 손탁 여사는 얼굴을 찡그렸고, 일본인들 전체를 비난하기 시작하면서, 심지어 침까지 내뱉었다. 그러자 러젠드르 장군은 마치 귀부인에게 시중드는 유명한 기사처럼 웃으면서 그녀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손탁 여사는 왕실로부터 자신의 개인 집을 짓기 위해 약 1만 달러를 받았고, 그녀의 지도 아래 조선 여인들이 다양한 수공예를 배울 수 있는 학교 설립을 약속받았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에서 사바친은 일본공사관의 외교관 및 일본과 연대하고 있는 조선 관료들의 명성황후를 향한 적개심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이때 사바친은 “이것이 언뜻 보기에는 별일 아닌 작은 사건 같지만, 이와 비슷한 작은 사건들이 점점 더 많아져서 어떤 음모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불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기록했다. 손탁과의 관계 속에서 명성황후는 러시아의 지원을 예상하고 평소의 신중한 태도를 버리고 반일적인 행동을 취하면서 독자적인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명성황후는 랴오둥반도(遼東半島)를 둘러싸고 일본이 외교적으로 패배하자 조선에서 일본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고 노력했다. 당시 명성황후 주변의 미국인도 자국의 이권과 특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일본의 영향력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만일 황후가 유럽인들로부터 보호를 기대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자신의 위험을 피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준비했을 것이다. 하지만, 명성황후는 자신을 보호해 주겠다는 유럽인들의 약속을 받았고, 유럽인들이 궁궐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지나치게 신뢰했다. 신은 조심하는 자를 보살필 뿐이었다. ●명성황후, 왕실 日세력 제거… 日 ‘친러’ 비판하며 을미사변 개국기원절 행사 이후 왕실은 1895년 9월 재정, 법률, 내각, 군대 등에 대한 조직 개편을 대대적으로 단행했다. 그 과정에서 주한 일본공사관과 연대하는 정치 세력을 점차 제거했다. 주한 일본 공사관의 서기관 스기무라도 공사 이노우에 공사가 9월 17일 귀국길에 오르자 왕실이 갑오개혁 이후 설치된 “신제도와 신군대의 파괴에 착수했다.”고 분노했다. 왕실은 1895년 9월 20일 기존 법률과 칙령 번호를 무시하고 새롭게 칙령 1호를 발표했다. 왕실은 궁내부의 핵심인물인 이범진을 농상공부 대신으로 임명하면서, 반대세력인 농상공부 대신 김가진을 파면하고 내무협판 유길준을 의주관찰사로 전출시켰다. 무엇보다도 왕실은 일본 장교에 의해 교육받은 훈련대를 약화시키기 위해서 왕실의 신임을 받고 있는 홍계훈을 훈련대의 연대장으로 임명했다. 명성황후는 훈련대를 해산, 김홍집 내각을 약화시켜 갑오개혁 이전 왕실의 권위를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우라 공사는 히로시마재판소에서 1895년 9월 1일 주한 일본공사로 부임한 이후 “궁중에 온전한 권세가 날로 심하여, 망령되게 나라 정사를 간섭했다.”며 왕실의 권력 장악을 비난했다. 그는 “훈련대를 흩어지게 하며 그 사관을 내치고자 하는 무리가 일본을 박대했다.”며 궁중의 일본 ‘박대론’을 주장했다. 그는 “독립의 실상을 실행하는 내각 관원들을 내치고, 혹 살육하여 정권을 궁중에 거두고자 하는 계교가 있었다.”며 궁중이 김홍집 내각을 제거하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해를 받음이 적지 아니하니, 일본의 위엄과 믿음을 보존할 것을 생각했다.”며 일본의 ‘국익’을 위한 정변 실행을 결심했다. 그는 ‘박대’와 ‘계교’라는 용어를 쓰면서 궁중을 비난하고 일본의 국익을 위한 불가피한 행동이었다고 강변했다. 미우라 공사는 황후의 ‘친러정책’에서 일본의 ‘국익 보존’으로 을미사변 원인에 관한 초점을 옮겼다. 일본은 명성황후의 ‘친러정책’을 언급하면서 명성황후 암살을 변명했다. 하지만 그 본질은 일본의 국익 보존이었다.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는 국제세력에 맞서 왕실 보호를 위해 독자적인 외교정책을 추진했다. 그런데 상층부 두 인물의 핵심 세력은 각각 전주 이씨와 여흥 민씨로 갈렸다. 하지만 들판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나 있는 법이다. 김영수(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 영화 ‘도둑들’ 개봉 22일 만에 1000만 관객

    영화 ‘도둑들’ 개봉 22일 만에 1000만 관객

    영화 ‘도둑들’이 개봉 22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 영화로는 여섯 번째, 외국 영화를 포함하면 일곱 번째다. ‘도둑들’의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15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도둑들’이 오후 3~4시쯤 누적 관객 1000만명을 넘었다. 지난달 25일 개봉 이후 평일 20만~30만명, 휴일 50만명의 관객을 꾸준히 유지한 결과”라고 밝혔다. ‘도둑들’의 1000만 클럽 가입은 한국 영화 최대 흥행작인 ‘괴물’(최종 관객 1301만명)이 21일 만에 10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두 번째로 빠른 속도다. 역대 최고 흥행작인 ‘아바타’(2009년·1362만명)를 넘어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38일 만에 1000만명을 돌파했던 ‘아바타는 3차원(3D) 영상으로 재관람하려는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역대 최고 관객 동원 영화가 됐다. ‘범죄의 재구성’(2004년·212만명), ‘타짜’(2006년·684만명), ‘전우치’(20 09년·613만명) 등 흥행 불패를 이어 온 최동훈 감독의 영화라고는 하지만 1000만 클럽에 가입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손익분기점 450만명을 100만~200만명 웃도는 수준이 될 것으로 봤다. 개성 넘치는 도둑들이 모의해 보석을 훔친다는 뼈대에 대해서는 할리우드 영화 ‘오션스 일레븐’의 아류란 지적도 받았다. ‘실미도’(북파공작원), ‘왕의 남자’(정치비판, 동성애), ‘괴물’(반미, 환경), ‘아바타’(환경), ‘해운대’(쓰나미) 등 묵직한 주제의식이나 사회적 이슈로 흥행몰이를 한 다른 1000만 영화들과 달리 순수 오락영화란 점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웬걸! 관객은 ‘도둑들’에 열광했다. 의미를 담거나 교훈을 주는 작품보다 가벼운 장르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의 취향 변화는 물론 여름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읽어낸 덕이다. 할리우드 케이퍼무비(범죄를 모의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의 공식에 충실한 한편 로맨스를 덧입히고 한국 관객이 좋아하는 홍콩 누아르식 액션을 버무렸다. 15일 맥스무비에 따르면 ‘도둑들’의 예매자 중 20대가 25%, 30대가 40%, 40대 이상이 32%였다. 또 여성 관객 비중이 55%에 이르렀다. 1000만 관객이 들려면 중년(혹은 아줌마) 관객을 움직여야 한다는 충무로 속설에 들어맞는 셈이다. 개봉 시기도 적절했다. 런던올림픽과 MBC 파업으로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이 결방한 데다 최장기 폭염이 겹치면서 극장(영화) 수요가 늘어났다. 여름철 대목인데도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도둑들’을 피하려고 다른 영화들이 개봉을 늦춘 탓에 경쟁도 덜했다. 한편 ‘도둑들’은 수익에서도 대박이 터졌다. 1000만 관객에 따른 매출은 700억원에 이른다. 극장 몫(350억원)과 총제작비(145억원), 배급수수료(40억원) 등 투자금을 뺀 순익은 138억원이다. 메인투자사 쇼박스나 최 감독의 부인 안수현 PD가 대표로 있는 제작사 케이퍼필름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LTE속도 못 따라잡는 통화품질

    LTE속도 못 따라잡는 통화품질

    #사례 1 경기도에 사는 A씨는 지난 4월 휴대전화를 새로 개설했지만 송수신이 불량하고 전원이 자주 꺼졌다. A씨는 휴대전화를 교환했지만, 집에서 송수신은 여전히 불가능했다. 이동통신사에 문의했더니 벽에 구멍을 뚫고 중계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사례 2 서울에 사는 B씨는 지난해 11월 LTE(롱텀 에볼루션) 서비스가 제공되는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그러나 3세대(3G)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고 송수신 상태도 좋지 않았다. B씨는 단말기 제조사 등으로부터 2~3차례 점검과 수리를 받았지만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3000만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소비자 불만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웬만한 PC 못지않은 게 요즘 휴대전화의 성능이지만, 기본적인 서비스인 통화 품질 개선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휴대전화 통화 품질과 관련한 피해구제 신고 건수는 2009년 42건에서 2010년 99건, 지난해 416건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도 6월 현재 182건이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143건)보다 27.3%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휴대전화 피해 신고(1004건) 중 통화 품질과 관련한 구제 신청은 18.1%에 이른다. LTE 서비스와 관련한 통화 품질 신고도 서비스 첫해인 지난해 8건에서 올해는 6월 현재 49건이 접수됐다. 현행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주민등록지·요금 청구지·직장 소재지 등 주 생활지에서 통화 품질 불량이 발생할 경우 가입 14일 이내에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계약 15일 이후 6개월 이내에는 계약 해지 또는 해지 신청 직전 1개월 기본료의 50%를 감면받을 수 있다. 소비자원은 “통화 품질 불량이 발생하면 단말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모두에 문의해 하자를 확인받아야 한다.”며 “LTE 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주 생활지가 서비스 제공지역인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이동전화서비스 가입자 수는 5299만명이며, 스마트폰 이용자는 2833만명에 이른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 K] 전 세계 강타한 싸이의 ‘딴따라 정신’

    [이은주 기자의 컬처 K] 전 세계 강타한 싸이의 ‘딴따라 정신’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등 지구촌의 가요팬들을 사로잡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 노래는 쉽고 재미있는 가사에 중독성 있는 멜로디, 코믹한 댄스가 어우러지면서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조회 수 2400만건을 돌파하는 등 전 세계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다. 개그맨 못지않은 입담과 앞선 감각을 선보이는 싸이지만, 만나 보면 마냥 가볍고 재밌기만 한 연예인은 아니다. 자신만의 철학과 주관이 뚜렷한 가수다. 이번에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내놓은 것은 1집 때의 음악적 각오와 자세를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2001년 데뷔 때 히트곡 ‘새’를 부르면서 독특한 댄스와 세련되면서 파격적인 음악으로 가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후 싸이는 ‘챔피언’, ‘연예인’ 등을 히트시키면서 안정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자신만의 개성과 실험 정신으로 똘똘 뭉쳐 가요계를 ‘선도’했던 데뷔 시절 ‘딴따라’로서의 사명감에 더 목말라하는 듯했다. 지난달 6집 발매 직후 만난 그의 말을 고스란히 옮기자면 이렇다. “‘강남스타일’로 데뷔 때 양스러움(양아치스러움)과 골때림을 다시 회복하고 싶었다.” 복고풍의 말춤은 체력적 소모가 크지만 후렴구에 립싱크를 하면서라도 무조건 신나게 춤추자는 그의 생각이 반영됐다. 일각의 ‘웃기는 가수’라는 시선에 대해 그는 “사람이 지갑이 얇아지거나 아프고 지칠수록 멋진 사람보다 유머러스한 사람을 찾기 마련”이라면서 “장동건도, 현빈도 아닌 내가 강남스타일을 외치는 것이 재미있지 않으냐.”고 거침없이 말한다. 그의 이런 전략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적중한 셈이다. 가수로서 그의 철학은 오늘 당장 죽을 것처럼 무대에 오르고, 단 하루만 보고 산다는 것이다. 1년에 한 번꼴로 신곡을 내는 것도 음원에 대한 욕심보다 무대에 올릴 레퍼토리를 추가하기 위해서다. 지난 11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는 그의 이런 ‘딴따라’ 정신을 집약적으로 보여 줬다. 그는 ‘국민 응원단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3시간 30분 동안 3만명의 팬들을 쥐락펴락하며 신명나게 놀았다. 관객들이 그의 공연을 찾는 이유는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신나게 놀 수 있는 탈출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객석에 뿌려지는 물벼락에 대비해 우비까지 챙겨 입은 팬들은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오자 ‘말춤’을 추며 신나게 노래를 따라 불렀다. 그는 걸그룹 씨스타를 패러디한 ‘싸스타’와 레이디 가가를 패러디한 ‘레이디 싸싸’를 선보이며 화답했다. 싸이는 “민망한 춤과 의상을 선보일 때마다 무대에서 무척 외롭지만, 관객들이 즐거워한다면 기꺼이 망가지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한편 이날 공연 도중 쏘아 올린 폭죽의 불꽃이 무대 꼭대기의 천에 옮겨붙어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주최 측이 조기에 불을 꺼 불상사는 피했지만 아찔했던 순간이다. 내년에는 독립 레이블을 꿈꾸는 그의 목표는 가요계에서 알아주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스스로 가수로서 굴곡 많은 인생을 살았다고 말하는 그는 “무대에서 최고였던 적은 없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은 없다.”고 했다. 마치 기획사에서 찍어낸 듯한 아이돌 그룹들이 판치는 가요계. 자신만의 개성과 음악적 자존심을 잃지 않고 무대에서는 관객과 하나 되는 완벽한 딴따라를 추구하는 그의 정신이 세계인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비결이 아닐까. erin@seoul.co.kr
  • 北 “일본인 유골 반환문제 진전 있었다”

    지난 9~10일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한과 일본 간의 적십자회담에서 일본인 유골 반환 문제에 대해 진전이 있었다고 북측 관계자가 밝혔다. 리호림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서기장은 10일 2차 세계대전 종전 전후 북한에서 사망한 일본인 유골 문제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어느 정도 합의를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지하게 협의를 했으며, 서로의 입장을 잘 이해했다.”고 말해 일본과의 협의에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다사카 오사무 일본 적십자사 국제부장도 기자회견에서 “일본인 유골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의 관여가 불가피하다는 데 북측과 인식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인 납북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사망한 일본인의 매장 관련 정보를 일본 측에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북한에 주둔하던 일본군과 종전 후 귀국하지 않은 자국민 등 약 3만명이 북한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과 일본 적십자사의 공식 협의는 2002년 8월 일본인 행방불명자 안부 확인을 위한 의견 교환 이후 10년 만이다. 도쿄 외교가에서는 일본이 북한으로부터 유골을 반환받는 대가로 큰 수해를 당해 어려움을 겪는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일은 1990년 가네마루 신 전 자민당 부총재가 평양을 방문해 당시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와 양국관계 정상화의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관계 개선의 전기를 맞았지만 납치자 문제에 막혀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회담과 관련해서도 일본인 처 귀환 문제와 납치자 문제 등 얽힌 게 많아 회담 전망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만만찮다. 도쿄 이종락·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rlee@seoul.co.kr
  • 영화 ‘도둑들’ 1000만 고지 눈앞… 흥행 비결은

    영화 ‘도둑들’ 1000만 고지 눈앞… 흥행 비결은

    한국 영화 역대 여섯 번째 1000만 관객 동원 영화가 탄생할 것인가. 영화 ‘도둑들’이 개봉 16일 만인 9일 8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1000만명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개봉 첫날인 지난달 25일 한국 영화 사상 최다 관객인 43만명을 동원한 ‘도둑들’은 개봉 2주차에도 평일 50여만명, 주말에 70여만명의 관객이 몰리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3주차에도 평일 드롭률(관객 감소율)이 20%대에 머무는 등 열기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반신반의하던 배급사 측도 ‘어벤져스’를 제치고 올해 최고 흥행작에 올라서자 “이 같은 추세라면 광복절을 전후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1000만 관객 동원을 앞둔 ‘도둑들’의 흥행 비결을 분석해 봤다. ●개봉 16일 만에 800만 관객 돌파 올 초부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힌 ‘도둑들’은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 이정재 등 초호화 캐스팅과 한국 범죄 액션 영화의 대가 최동훈 감독의 만남으로 흥행은 예견된 일이었다. 하지만 1000만 관객 동원까지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도둑들’이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인 ‘괴물’과 비슷한 속도의 빠른 흥행 추이를 보인 데는 물론 훌륭한 만듦새에 있다. 하지만 대진운과 계절적인 요인, 올림픽 등 외적인 요소들도 흥행에 한몫했다. 매년 여름 성수기인 7월 중순~8월 초는 국내 영화 배급사들이 자사의 자존심을 건 대작들로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대작들이 1~2주 상관으로 연달아 개봉해 한국 영화 시장의 ‘제 살 깍아 먹기’라는 지적이 나왔었다. 지난해에 ‘퀵’과 ‘7광구’(CJ), ‘고지전’(쇼박스), ‘최종 병기 활’(롯데) 등 80억~100억원대 영화 4편이 여름 성수기에 몰렸다. 하지만 올해는 극성수기에 개봉한 국내 블록버스터급 영화는 ‘도둑들’이 유일하다. CJ는 성수기를 피해 7월 초에 ‘연가시’를 개봉했고, 오는 15일 ‘알투비: 리턴투베이스’를 내놓는다. 롯데도 성수기에서 다소 벗어나 코미디 사극 ‘나는 왕이로소이다’와 스릴러 영화 ‘이웃사람’의 개봉일을 잡았다. 물론 배급사들이 ‘도둑들’을 의식해 개봉 일정을 피한 점도 있지만,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볼만한 국내 영화 경쟁작이 적어 ‘도둑들’의 독주가 가능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한 폭염과 올림픽도 ‘도둑들’에 이롭게 작용했다. 18년 만의 최악 무더위 탓에 7월에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2095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3% 증가했다. 이 중 한국 영화를 본 관객은 1004만여명에 달했다. 런던올림픽 개최로 TV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줄줄이 결방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부재는 ‘도둑들’의 희소가치를 더 높인 셈이 됐다. ●경쾌한 범죄 액션물·부담없는 오락영화 장점 ‘도둑들’ 배급사인 쇼박스의 이현정 마케팅 팀장은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를 피하고자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많았고, 올림픽 중계로 TV 프로그램이 결방되고 뉴스가 스포츠 쪽으로 쏠리면서 영화가 상대적으로 더 주목받았던 것 같다.”면서 “경쟁작이었던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 비해 무겁지 않은 웰메이드 오락 영화라는 입소문이 난 이후 오전에는 중장년층, 심야에는 젊은 관객들이 극장에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쇼박스 측은 스코어와 신기록을 강조하는 대세 마케팅, 각종 재관람 이벤트, 배우들의 무대인사 및 공약 등 1000만 관객 동원을 위한 마케팅에 돌입했다. ●할리우드 대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 제쳐 당초 ‘도둑들’은 할리우드 대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 치열한 접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뚜껑을 연 결과 ‘도둑들’의 압승으로 굳어지고 있다. 주말을 낀 지난 3~5일 ‘도둑들’은 200만 9000여명을 모은 반면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이의 약 4분의1에 해당하는 61만 7000여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이처럼 격차가 크게 벌어진 원인은 ‘도둑들’이 폭넓은 연령대에 어필했기 때문이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다소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로 마니아층의 지지를 받은 것과 달리 ‘도둑들’은 전지현·이정재·김혜수 등 30·40대에게 친숙한 배우들과 김해숙·런다화 등으로 중장년층에게도 어필했다. 여기에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히어로 김수현이 가세해 1020 관객들에게도 호응을 얻었다. 또한 한국과 중국의 도둑 10인이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친다는 경쾌한 범죄 액션물이라는 소재, 마카오와 홍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볼거리와 긴박한 액션 등 부담 없는 오락 영화로서의 장점이 작용했다. ‘도둑들’은 출연 배우와 감독이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며 영화 홍보에 매진한 반면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미국 콜로라도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고로 일본에서 한국 등 아시아 언론을 대상으로 진행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기자회견이 취소돼 홍보에도 차질을 빚었다. ●광복절 전후 1000만 관객 돌파할 듯 앞으로 관심거리는 ‘도둑들’이 얼마만큼 뒷심을 발휘할지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끝나고, 8일 사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국내외 신작이 개봉하면서 관객 분산 효과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화 관계자들은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해운대’, ‘괴물’, ‘왕의 남자’ 등 기존 1000만 돌파 영화들이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한 것과 달리 순수 오락 영화로서 ‘도둑들’의 1000만 돌파가 한국 영화의 또 다른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씨는 “기존의 1000만 영화들이 애국주의 정서나 사회적인 문제 등을 담은 것과 달리 ‘도둑들’은 이데올로기를 벗어나 순수 오락 영화로서 흥행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빠른 편집, 다양한 캐릭터, 스토리의 힘 등 대중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요소를 황금 비율로 배치해 한국형 상업 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사설] 北, 이산가족 상봉 적십자 접촉 호응하라

    우리에게 남북 이산가족 상봉보다 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인도적 문제는 달리 없다. 지난해 말 현재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로 등록된 사람은 13만명이다. 이 중 37.2%인 4만 8000여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생존해 있는 8만여명도 절반 가까이가 80대 이상 고령자다. 지상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절박한 상황이다. 정부가 이산가족 문제를 ‘선제적으로’ 제기하기로 가닥을 잡고 구체안을 고심 중이라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에서 “8·15 광복절이나 추석을 계기로 기존의 상봉 제안이 유효하다는 것을 알리고 북한이 호응해 오도록 촉구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에서 북한 측에 이산가족 상봉을 제기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먼저 북측에 제안할 분위기가 아니라며 이산가족 상봉에 소극적이었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르다. 정치적인 이해관계와는 별개로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전향적 자세를 보이는 것은 경직된 남북관계의 전환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문제는 북한의 태도다. 북한은 지난해 김정일 사망에 따른 조문 갈등으로 남측 정부와는 “상종도 않겠다.”고 공언해온 터다. 지난 2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 접촉을 하자는 우리 측 제안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 막대한 수해로 외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결국 우리 측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북한이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쌀 지원을 요청하는 등 ‘거래조’의 행태를 보인 것은 유감이다. 하지만 야권에서도 지적하듯, 정부가 적십자사나 국제기구를 통해 구호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북한을 인도주의의 마당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고육책의 성격이 짙다. 김정은 체제가 진정 파격적인 행보를 선보이려면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인도적 책무부터 실천해야 할 것이다.
  • 민주 대선경선 ‘300만 엄지혁명’ 사활

    민주 대선경선 ‘300만 엄지혁명’ 사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은 ‘동원된 엄지 혁명?’ 민주당 대선 주자 캠프들이 ‘모바일 우군’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8일 한달 남짓 일정으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선거인단 공모가 시작되면서 각 캠프에서도 조직 총동원령이 떨어졌다. 이번 대선 후보 경선이 국민, 당원에 차별을 두지 않는 1인 1표제 방식의 완전국민경선제로 치러지는 만큼 각 후보들은 지지자를 선거인단에 최대한 동원하기 위한 ‘머릿수 전쟁’에 뛰어든 양상이다. ●文 “150만명 확보… 결선투표 차단” 서울신문이 6일 입수한 문재인 캠프의 경선 선거인단 모집 전략에 따르면 문 후보 측은 모두 150만명을 확보하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민주당이 내부적으로 목표하는 전체 선거인단인 300만명의 50%에 이르는 규모다. 민주당은 정당 지지 유권자를 1000만명으로 볼 때 이 중 3분의1이 경선에 참여하면 흥행에 성공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내 지지율 선두인 문 후보 측의 핵심 전략은 ‘결선투표 차단’이다. 지역 순회 경선에서 150만명이면 문 후보가 과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문재인 캠프는 총 150만명 중 ‘담쟁이포럼’, 서포터스 그룹인 ‘문재인의 친구들’, 대학생 모임인 ‘문워크’ 등 외곽 조직을 동원해 83만명을 모집하는 전략을 세웠다. 여기에 캠프 내 본부 조직을 통해 노동계 20만명, 직능 15만명, 특보단 10만명, 시민사회 2만명, 개인 연고 20만명을 확보하는 등 모두 150만명으로 선거인단을 꾸리는 게 최종 목표다. 아울러 ‘문풍지대’와 ‘문사모’ 등 온·오프라인 팬클럽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모바일 선거인단 참여를 적극 독려하기로 했다. 대선에 대비해 전국적으로 조직 활동가 1만 5000명을 양성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孫-金 100만명 동원 최종목표 손학규 캠프는 8일부터 ‘100만인 프로젝트’를 통해 권역별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캠프 조직력을 첫 순회 경선지인 제주, 울산, 강원에 집중해 모바일 및 현장 투표에서 ‘손학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이다. 손 후보 측도 ‘손사랑’ ‘학규마을’ ‘손에 손 잡고’ ‘자유광장’ ‘실사구시’ 등의 팬클럽을 통해 지지율 결집에 나설 계획이다. 김두관 캠프는 지역별 지지 당원과 모바일 결집을 통한 100만명 동원을 목표치로 내세우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순회 경선에서 ‘빅 3’인 문재인, 김두관, 손학규의 판도를 ‘3 대 2 대 2’로 잡고 결선투표를 점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스떼기 등 부작용 재연 우려도 다만 당 일각에서는 흥행도 문제지만 자칫 캠프별로 선거인단 모집이 과열되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선거인단으로 올리는 박스떼기와 같은 과거의 부작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민주당의 2002년 대선 경선 때는 160만 2579명이 선거인단으로 신청해 이 중 3만 5000명이 투표권을 부여받았고 2007년 대선 경선에서는 투표소 선거인단 169만 840명, 모바일 선거인단 23만 7725명 등 192만 8565명이 등록했다. 안동환·강주리기자 ipsofacto@seoul.co.kr
  • ‘KT 정보유출’ 소송인 2만5000명 모여

    KT 휴대전화 가입자 800여만명의 개인정보가 해킹된 사건에 대해 한 법무법인이 집단 소송을 준비, 5일 만에 소송인단 2만 5000명을 모집했다. 법무법인 평강은 3일 “피해자들에게 100원씩만 받고 KT를 상대로 집단 공익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돈을 받지 않을 경우 의뢰인이 인감증명서를 직접 제출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어 소송비용 100원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인지대 2500원을 합쳐 총 2600원만 내면 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 평강은 현재 인터넷 카페(cafe.naver.com/shalomlaw)를 개설해 소송인단을 모집 중이다. 카페 개설 5일 만에 가입자는 2만 7000명을 넘어섰고, 이 중 2만 5000명이 소송에 참여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송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옥션 해킹’ 소송에 참여했던 14만명과 맞먹는 규모의 소송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득신(46·사법연수원 25기) 대표변호사는 “나를 포함해 평강 소속 변호사 4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대응 방안을 검토하다 집단소송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개인정보를 함부로 취급하는 대기업에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대구지검 부장검사 출신으로 ‘아이러브스쿨’ 해킹사건을 수사하기도 했다. 평강 측은 KT에 손해배상 금액으로 1인당 50만원을 청구할 계획이다. 일체의 착수금이나 성공보수금을 받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경찰 내사 상황 등 사실관계를 파악해 8월 중으로 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최 변호사는 “형사에서 무혐의가 나오더라도 민사에서는 기업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면서 “피해사례 등을 수집해 일부 승소라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08년 1863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옥션 해킹’ 사건의 경우 처음엔 14만여명이 소송에 참가했지만 1심 패소 후 3만 5000여명만 항소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폭염으로 희비 엇갈린 축제장 도서지역 ‘북적’ 육지엔 ‘썰렁’

    ‘도서지역은 희색, 육지는 사색’ 전국에 폭염 특보가 연이어 발효 중인 가운데 자치단체들이 개최하는 축제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넘실대는 도서지역 지자체들은 넘쳐나는 축제장 관광객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반면 육지 지자체들은 썰렁한 분위기로 울상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5일까지 포항 북부해수욕장과 형산강 체육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제9회 포항 국제불빛 축제’에는 관광객들이 넘치고 있다. 지난 1일까지 6일간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은 137만명. 지난해 축제를 찾은 전체 관광객(111만명)보다 26만명이 많다. 특히 8만 5000여발의 불꽃 향연이 펼쳐진 지난달 28일엔 80여만명의 관람객이 몰려 축제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덩달아 축제장 인근 숙박업소 및 상가 등도 전례없는 관광객 증가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 북부해수욕장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모(56·여)씨는 2일 “예년 축제에 비해 관광객 증가로 매출이 2배 이상 뛰었다.”며 즐거워했다. ‘교통 오지’인 울진군이 오는 5일까지 9일간 근남면 수산리 엑스포공원에서 개최하는 ‘워터피아 페스티벌’ 행사도 인기다. 하루 평균 1만명 이상이 찾고 있다. 군은 올해 행사 관광객을 첫해인 지난해보다 3만명 증가한 13만명으로 늘려 잡았다. ‘여름이 전해주는 또 다른 자연과의 만남’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 행사에서는 울진의 자랑인 삼욕(온천욕, 해수욕, 삼림욕) 체험이 가능하다. 앞서 지난달 28일부터 3일간 열린 충남 태안바다 황토축제와 29일 태안 바다수영대회가 열린 만리포 인근에는 개장 첫날 2만여명의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려 일대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27일부터 3일간 태안 근흥면 연포 해수욕장에서 열린 ‘제2회 서해안 해변축제’에도 피서객 4300여명이 휴가를 즐기는 등 태안 여름바다가 피서객들로 북적거렸다. 반면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열리는 ‘예천 곤충엑스포’는 관광객이 크게 줄어 썰렁한 분위기다. 지난 1일까지 5일간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12만 4000명에 그쳤다. 행사가 처음 열린 2007년 같은 기간 30만명에 비하면 절반 이상 감소해 올해 전체 관광객 80만명 유치에 빨간불이 켜졌다. 엑스포 조직위 관계자는 “행사 개막 이후 낮 최고기온이 섭씨 35도를 넘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관광객들이 일사·열사병을 우려해 많이 찾지 않는 것 같다.”면서 “찜통 무더위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경북도와 경주시가 경주 양동마을 세계문화유산 등재 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2억원을 들여 이 마을에서 개최한 ‘미풍양동 문화축제’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 한산했다. 특히 개막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6.5도까지 치솟으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행사 전체 관광객이 3000여명에 불과했다. 충북 충주시가 지난달 28~29일 양일간 연 수안보 살미대학 찰옥수수 축제도 관광객들이 폭염을 피해 계곡 등지로 몰리면서 지난해 관광객 3000여명보다 20% 정도 감소한 2500여명이 찾는 데 그쳤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베이비부머 vs 에코세대… 통계로 본 ‘너무도 다른 인생살이’

    베이비부머 vs 에코세대… 통계로 본 ‘너무도 다른 인생살이’

    베이비붐 세대와 그 자녀들인 ‘에코세대’의 삶은 너무도 다르다. 부모세대는 기계 조립 등의 일을 했지만 자식들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부모세대 절반이 고졸이었다면 에코세대는 절반이 4년제 대학을 나왔다. 베이비부머들은 아파트에서 살지만 에코세대는 단독주택에서 월세로 살아가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베이비부머 및 에코세대의 인구·사회적 특성분석’에 따르면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49~57세) 직업 중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가 15.1%(75만명)로 가장 많다. 에코세대(1979~1992년생·20~33세)는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가 30.0%(139만명)로 가장 많다. 에코(Echo·메아리)세대는 베이비부머의 자식들을 의미한다. 산 정상에서 소리치면 얼마 후 메아리가 되돌아오듯 전쟁 후 대량 출산이란 사회현상이 수십년이 지난 후에 2세들의 출생붐(2차 베이비붐)을 일으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두 세대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분의1 이상(34.4%)을 차지한다. 서울신문은 지난해 창간 기획 특집으로 에코 세대의 삶을 다룬 바 있다.<서울신문 2011년 7월 18일 자 33~35면> 두 세대에서 여자의 차이가 더 두드러진다. 남자는 에코세대와 베이비부머 모두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 여자 베이비부머는 숙박·음식업에, 여자 에코세대는 교육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 엄마는 식당에서 일하고, 딸은 교사나 학원강사 등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 셈이다. 베이비부머는 성비(여자 100명당 남자 수)가 99.3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3만명 많지만 에코세대는 107.8로 남자가 여자보다 36만명이나 많다. 에코세대가 결혼 적령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남자의 신붓감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의미다. 성비가 이렇다 보니 에코세대 중 미혼이 82.4%다. 반면 베이비부머는 83.5%가 배우자가 있다. 사별(4.3%)과 이혼(8.5%)까지 포함하면 96.3%가 혼인을 경험했다. 거주 형태도 다르다. 베이비부머는 자기집에 사는 비율이 59.6%로 가장 높고 전세(19.1%), 보증금 있는 월세(15.9%) 순이다. 반면 에코세대는 보증금 있는 월세에 사는 비율이 42.5%로 가장 높다. 전세가 31.0%, 자기집이 15.4% 순이다. 베이비부머는 경기도에 22.6%(157만명)가 살고 서울에 20.1%(140만명), 부산에 8.0%(56만명)가 산다. 에코세대는 서울에 23.3%(223만명)가 살고 경기도에 23.1%(221만명)가 사는 등 수도권에 더 집중해 있다. 살아온 삶도 다르다. 베이비부머는 18~25세 때 아파트에 산 경우가 3.9%에 불과했다. 하지만 에코세대는 45.1%, 즉 절반 가까이가 아파트에 살아본 경험이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을 반영하듯 에코세대는 전문대 이상의 대학을 나온 비율이 75.7%로 부모세대(27.7%)의 3배에 달했다. 하지만 베이비부머는 수학 단계가 올라갈수록 남자가 많았지만 에코세대는 여성이 더 많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서울광장] 또 하나의 시한폭탄 베이비부머/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또 하나의 시한폭탄 베이비부머/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지난 7월 5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문제가 주제였다. 이 대통령은 “베이비붐 세대는 자신을 돌볼 시간도 없이 달려온 세대”라면서 “정부는 구직과 창업을 준비하는 은퇴자를 위해 용기를 주면서도 실패를 줄이는 방향으로 세밀하고 섬세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관계부처는 ‘노후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은퇴자들이 체계적인 노후설계 교육을 받도록 하는 한편 내년 하반기부터 50세 이상 근로자들이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을 통해 근로시간을 줄여 직장에 더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은퇴하는 베이비부머들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자영업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실버 푸어’를 양산할 조짐을 보이자 긴급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은 2010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9%)의 두 배에 가까운 28.8%다. 연평균 216만 9000명이 신규 진입하고 187만 8000명이 사업을 접는다. 그래서 금융당국은 베이비부머의 자영업 진출을 막기 위해 금융기관의 자영업 대출을 규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하우스 푸어’ 논란이 일자 자산이 있는 베이비부머들을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모순된 정책을 내놓았다. 전형적인 땜질 처방이다. 베이비부머란 한국전쟁 이후 출산율이 급증한 시점(1955년)부터 산아제한정책의 도입으로 출산율이 급속도로 둔화되는 시점(1963년)까지 9년 동안 태어난 세대를 지칭한다. 2010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14.6%인 713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베이비부머는 고도의 경제성장기에 근로생애를 시작하여 30~40대에 외환위기로 인한 노동시장과 기업경영의 급격한 변화를 겪었고, 40~50대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시 한번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휘말리게 되는 등 퇴직 시점까지 체계적인 노후준비를 할 기회를 갖지 못한 세대다. 게다가 자녀들의 사교육비에 금융자산 축적 기회를 희생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와 더불어 노후 빈곤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한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평균 총자산은 1억 2000만원, 평균 부채는 5200만원이다. 그런가 하면 베이비붐 세대가 학교교육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취업을 하게 된 시점은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초반으로 수출산업의 호조, 1988년 서울올림픽 특수, 1990년 초반의 건설경기 호조에 이르기까지 한국경제의 고도성장이 지속되던 시기다. 모든 학력계층에 걸쳐 확대·팽창하는 경제 사회적 자원과 일자리 확대의 혜택을 경험했고, 초기의 직업경력도 강한 상승 조류를 탔다. 28%에 이르는 대졸 이상 고학력층은 화이트직종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고졸 이하 학력층은 기능직이나 조립·사무보조직 혹은 판매서비스직 분야에서 직업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베이비붐을 잇는 다음 세대의 고학력 공급 과잉은 평생직장 신화 붕괴와 함께 주된 직장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조기 은퇴를 재촉하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평균 53세에 주된 직장에서 물러나게 되는 이유다. 베이비붐 세대가 근로생애를 시작하던 1980년대 중반에는 인구 전체의 기대 수명은 60세에 불과했다. 50대 이후의 기대여명도 15년 정도였다. 퇴직을 앞둔 지금 기대수명은 80세, 50세 시점의 기대여명은 32세로 2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노후를 떠받쳐줄 사회안전망은 극히 부실하다. 부족분을 메우려니 일흔살이 넘도록 노동시장을 전전해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준비되지 않은 은퇴’가 국가적 재앙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국가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주된 직장에서의 정년 연장을 세대 간 일자리 충돌이 아닌, 재정과 미래세대의 부담을 덜어주는 시각으로 봐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성장을 기반으로 하는 일자리 창출이 최선의 해법이다. djwootk@seoul.co.kr
  • 삼성, 고덕산단에 사상최대 100조 투자

    삼성, 고덕산단에 사상최대 100조 투자

    삼성전자의 경기 평택 고덕산업단지 입주가 확정됐다. 삼성전자는 이 산업단지에 100조원 이상을 투자해 신수종 사업과 차세대 반도체 생산라인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김선기 평택시장, 이재영 경기도시공사 사장은 31일 삼성전자 본사에서 고덕산업단지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분양계약 체결은 2010년 12월 23일 도와 삼성전자 간 사전 입주협약을 체결한 이후 19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는 평택 고덕산업단지 395만㎡에 태양전지, 의료기기를 비롯한 신수종사업과 차세대 반도체 생산라인 등에 100조원 이상을 투자해 3만명 이상의 고급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 같은 투자 규모는 삼성전자가 진행한 국내외 생산라인 투자 중 사상 최대이며, 단지 규모도 수원사업장의 2.4배에 달해 단지 조성비만 2조 40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경기도시공사는 8월부터 공사를 시작, 오는 2015년 12월 산업단지 조성을 끝낼 계획이다. 경기도와 삼성전자는 이날 산업단지 조성과 관련된 각종 인허가 및 공장 건축허가 등 행정절차의 신속한 이행을 위한 ‘투자지원 협약’도 체결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신당권파 집단탈당 움직임…당해산 주장도

    신당권파 집단탈당 움직임…당해산 주장도

    통합진보당이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 사태로 격랑에 휩싸였다. 제명안이 부결된 26일 이후 27일 오후 1시까지 채 하루가 안 됐지만 당원 800여명이 탈당하고 350여명이 당비납부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는 등 1500명이 사실상 탈당 대열에 들어서는 등 탈당 러시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당의 존립기반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신당권파인 구참여당 출신의 강동원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분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얼마든지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탈당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유시민 전 대표와 상의한 것은 아니다. 참여계가 동요하고 있어 진정시키고 있다”고 덧붙였지만, 구참여당계의 집단 탈당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통진당의 최대 주주인 민주노총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박성식 민주노총 부대변인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이 변화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고 이에 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실망감이 상당하다. 즉각적인 대응은 하지 않겠지만 다음 달 13일 열리는 중앙집행위에서 통진당의 문제가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미 지난 14일에는 조합원만 13만명에 이르는 민주노총 최대 산별노조 금속노조의 박상철 위원장이 탈당계를 제출, 민주노총의 ‘도미노’식 탈당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탈당과 비난이 쇄도하면서 비례대표 부정경선과 이로 인한 당 중앙위원회 폭력 사태 이후 당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지만 지도부는 속수무책이다. 강기갑 대표는 이날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석고대죄로도 떠나는 마음을 잡을 수 없다. 지금 상황이 너무도 통탄스럽다.”면서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것이 저의 솔직한 심정”이라고 망연자실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죄송하다. 이 말 외에는 당장 드릴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제명안 부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심상정 전 원내대표는 “어제 결정이 과연 통진당이 혁신의 길을 갈 수 있을까, 제3당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깊이 회의하게 만들었다.”며 “숙고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신당권파가 조직적으로 탈당해 제2의 진보정당을 창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반 당원들의 탈당이 계속 이어질 경우 당의 권력구도가 구당권파 쪽으로 급속히 기울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 대표와 심 전 원내대표 모두 탈당과 분당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기에 적절치 않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기권표를 던져 두 의원의 제명안을 부결시킨 김제남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의 화합과 단합을 위해 기권을 선택했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신당권파 혼자의 힘으로는 실질적인 혁신을 할 수 없다. 구당권파가 지원해 정치력을 끌어모을 때 혁신을 완성할 수 있다고 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 대표는 “혁신도 성찰과 반성이 전제돼야 가능한 것”이라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여성 스태프들 등쌀에 김수현 분량은 들어내지도 못했어요”

    “여성 스태프들 등쌀에 김수현 분량은 들어내지도 못했어요”

    올해 한국영화 최대 화제작 ‘도둑들’이 25일 개봉하면서 마침내 극장가는 여름 성수기 블록버스터 대전에 돌입했다. 총제작비 140억원을 쏟아부은 ‘도둑들’(작은 사진)은 개봉 첫날 한국 영화 사상 최다 오프닝 기록인 43만명을 동원했다. 때문에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앞세운 할리우드 영화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에 이은 범죄 시리즈 최종편인 ‘도둑들’의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최동훈(41) 감독을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도둑은 익숙한 소재일 수도 있는데, 10명의 도둑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된 이유는. -예전부터 도둑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2010년 홍콩영화제에서 한 남자가 어딘가를 털기 위해 홍콩과 한국의 도둑들을 불러 모은다는 설정을 구상했다. ‘오션스 일레븐’과는 다른 식으로 가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 장르로 시작해서 관계로 끝내겠다는 생각이었다. 사랑과 우정, 배신과 음모 등이 담겨 있으면서 한탕 잘하고 끝난 도둑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주인공을 둘 쓰고 나머지는 조연으로 가는 영화보다는 많은 주인공이 등장해 화학작용이 넘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처음엔 마카오박(김윤석)과 팹시(김혜수)를 중심으로 시나리오를 써 나갔다. →전지현, 이정재, 런다화 등 톱스타들을 한자리에 모은 비결은. 그중에 김윤석은 네 번째, 김혜수는 두 번째나 호흡을 맞췄다. -배우들을 설득하는 최고의 방법은 좋은 시나리오다. 저도 배우들에게 퇴짜를 받지 않으려고 밤새 시나리오를 맛있게 쓰려고 노력했다(웃음). 김윤석은 제가 좋아하는 배우다. 성격은 세지만 낭만적이고 털털하다. 대사를 할 때도 폼나게 하지만, 안 할 때도 가만히 연기를 하는 게 있다. 혜수씨는 쉽게 잘 안 나올 배우다. 첫 느낌은 아름답지만, 외롭고 쓸쓸하고 슬픈 면이 있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에 이은 범죄 시리즈 3부작의 마지막으로서 ‘도둑들’의 차별점은. -‘도둑들’로 1급 오락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관객들에게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맛보게 해 주고 싶었다. 끝으로 갈수록 오히려 예측이 안 되는 변화무쌍한 스토리로 가고 싶었다. 더불어 감성이 결합해 서스펜스와 낭만이 있고, 여러 장르가 섞인 영화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는 10인의 도둑이 희대의 다이아몬드를 훔치기 위해 작전을 펼친다는 이야기다. 개성 강한 인물 캐릭터를 중심으로 영화가 돌아가는데, 각각의 캐릭터가 의미하는 바는. -마카오박은 가장 비밀스러운 사람이고, 강하면서도 불안함을 감추고 있다. 팹시는 자신의 내면을 감추고 조용히 전쟁을 벌여 갈 수 있는 여자다. 뽀빠이(이정재)가 미워할 수 없는 기회주의자라면, 해피엔딩은 자신의 것이라고 믿는 예니콜(전지현)은 헛똑똑이다. 순수한 도둑 잠파노(김수현)는 자신의 판단을 후회하지 않는 남자다. →중년 여도둑 씹던껌(김해숙)도 인상적이다. 가장 표현하기 까다로운 캐릭터는. -씹던껌은 소녀 같은 도둑이다. 닉네임은 다소 코믹하지만, 수입도 없이 외롭고 불쌍하게 살았다고 생각하는 나이 든 여자가 어딘가 있을 것 같았다. 현장에서는 ‘껌선생님’이라고 불렀다(웃음). 마카오박의 동선이 곧 이 영화의 정체이기 때문에 가장 어려웠다. →30층 빌딩에서 펼치는 전지현의 줄타기 액션과 아파트 외벽의 김윤석의 고공 와이어 액션이 화제다. 연출의 주안점은. -전지현의 액션이 날렵한 액션이라면 김윤석은 가장 위험한 액션이었다. 특히 김윤석의 액션은 찍기 어려웠고, 사고의 위험성도 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안전하게 찍었다. 액션은 쾌감도 있고, 보는 맛도 있어야 한다. 관객들이 액션이 나오는 전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액션 사이사이에 드라마가 계속 흘러나오도록 했다. →TV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스타덤에 오른 김수현 효과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사실 도둑의 막내니까 얼굴이 안 알려진 배우를 쓰고 싶었다. 캐스팅 당시는 ‘드림하이’를 마친 직후였다. 수현이는 좋은 배우들이 가진 무언가가 있다. 배우들 모두 조금씩 편집됐는데, 여성 스태프들의 반대에 못 이겨 수현이의 분량을 덜어내지 못했다(웃음). 후시 녹음을 위해 한국에 온 런다화가 “잠파노가 중국에서도 빅스타가 됐다.”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더라. →다소 기시감이 느껴지고, 주인공이 많아 산만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시감이 안 느껴지는 영화도 있을까. 그것은 장르영화의 운명이고, 무한반복되는 것이다. ‘범죄의 재구성’ 때도 ‘타짜’ 때도 등장인물이 많았는데, 그것은 감독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형 범죄 액션물에 특히 일가견을 보이고 있다. 데뷔작부터 세 편 모두 흥행 불패한 비결은. -법적으로 세 편까지는 신인감독이기 때문에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범죄를 잘 알거나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경찰서 가는 것도 싫어한다(웃음). 재미있는 사건이나 사고에 관심이 많고 그 안에서 나올 수 있는 드라마를 혼자 상상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범죄를 보여 주기보다 갈등을 통해 사람들을 보여 주는 데 관심이 많다. →현재 구상하고 있는 영화는. -하루에도 세 번씩 생각이 바뀐다. 지금은 천천히 고민을 하면서 저 자신의 상상력 안에서 발전시키고 싶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항공여행 수요 ‘훨훨’ 조선·해운업계 ‘허덕’

    항공여행 수요 ‘훨훨’ 조선·해운업계 ‘허덕’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조선·해운 시황이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는 가운데 항공은 여객부문의 활황에 힘입어 홀로 훨훨 날고 있다. 올 상반기 국제선 항공여객은 전년대비 14.6% 증가한 2287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일본노선 승객 19.5% 급증 25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제선 여객은 국내·외 연휴로 인한 관광수요 증가, 저가항공사의 운항 확대에 따른 여행객 부담 완화 등의 이유로 전 노선에서 증가했다. 일본노선의 경우 지난해 대지진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전년대비 19.5% 증가해 이 같은 흐름을 이끌었다. 동남아 노선(17.2%)과 중국 노선(9.6%)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국내 저가항공사의 국제선 이용객은 15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3만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여객 분담률도 전년대비 3.2% 포인트 증가한 6.8%로 치솟았다. 제주항공은 일본·중국·타이완 등 13개의 국제선 노선을 운영 중이며 진에어(11개), 에어부산(8개), 이스타항공(5개), 티웨이항공(3개) 등의 국제선 노선까지 합하면 모두 41개에 이른다. 대형 항공사 관계자는 “외국계 저가항공사까지 하늘길 경쟁에 나서면서 항공여객 시장이 커졌다.”면서 “당분간 국제선 여객 수요는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 저가항공사인 피치항공이 인천~오사카 간 편도 항공권을 유류할증료를 포함해 3만원에 팔며 경쟁에 불을 댕긴 것도 요인이다. ●유럽 더블딥 우려 물량 감소 불가피 국제선의 활황은 국내선으로도 이어졌다. 저가항공사 운항 증대로 올 상반기 국내선 이용객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증가한 1096만명을 기록했다. 국내선 중 제주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78.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유로존 재정위기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물류·조선업계는 불황을 겪고 있다. 또 훨훨 나는 항공업계조차 화물 물동량은 올 상반기 171만t으로 전년보다 1.4% 감소했다. 해운업계는 더 심각하다. 물동량은 소폭 늘었으나 국제유가 폭등과 유동성 악화로 어려움에 처했다. 유로존의 더블딥 우려도 장애물이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전문위원은 “유로존은 전 세계 수입의 25.6%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기업들의 대유럽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조선 수주량도 전년대비 절반 가까이 줄면서 하반기까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무려 65.3%나 감소했다. 한국수출입은행 측은 하반기에도 시장의 회복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조선·해양플랜트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준규·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직원 50명 미만 초미니 기관장도 전용차는 ‘에쿠스’급

    ●20여개 지자체 등 실태조사 공공기관장들의 전용 차량이 기관의 규모나 재정상황 등과 상관없이 대형화되고 있어 혈세 낭비가 큰 것으로 지적됐다. 전체 정원이 50명도 안 되는 기관장이 배기량 3600㏄ 안팎의 대형 차량을 출퇴근용으로 타는 곳도 많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20여개 지방자치단체와 공직유관단체 등을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결과 기관장 전용 차량의 배기량 기준(장관급 3300㏄, 차관급 2800㏄)이 2008년 폐지된 뒤 전용 차량 대형화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25일 밝혔다. ●재정자립 10% 지자체도 혈세 펑펑 조사에 따르면 인구 2만~3만명에 불과한 자치단체장이 3300㏄급 전용 차량을 두고 있는 사례는 비일비재했다. 강원 A군(3778㏄), B도의회(3778㏄), 서울 C구(3342㏄), 경남 D시(3342㏄) 등은 재정자립도가 10% 안팎의 열악한 형편인데도 도를 넘어선 대형 차량을 사용했다. 규모가 너무 작아 기관장 전용 차량을 배정하는 것 자체가 곤란한데도 기관장들은 앞다퉈 대형 승용차를 탔다. 인천 E기관(3600㏄·정원 49명), 부산 F기관(3342㏄·17명), 전북 G기관(3000㏄·16명) 등은 전체 정원이 50명이 채 되지 않았다. ●배우자에게도 관용차·운전사 공용차량을 개인 용도로 쓰는데도 관리·감독은 전혀 되지 않았다. 기관장의 배우자에게 5개월간 관용차량과 전속 운전기사를 제공하거나 명절이나 주말에 관용차량을 쓰면서 행선지를 기재하지 않은 경우 등이 적발됐다. 공용차량 보험을 수의계약하는 관행으로 특혜 시비 소지도 컸다. 경기도의 한 기초단체는 관용차량 126대의 보험을 연간 3600만원으로 경쟁입찰할 수 있는데도 수의계약을 했다. 권익위는 “공용차량을 구입하면 7년간 의무사용해야 하는 규정을 피하려고 2년여간 단기 임차해 차량을 자주 교체하는 등 낭비도 심각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권익위는 기관장 전용 차량의 지원 기준을 내부 자율로 정하되 대형화를 억제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차량보험은 경쟁입찰을 의무화하는 등의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관계 기관에 권고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삼성 하반기 공채 10%는 저소득층

    삼성이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3급(대졸) 신입공채에서 저소득층 400~500명을 선발한다. 소외계층의 고용을 적극 확대하는 ‘함께가는 열린채용’ 원칙에 따른 것이다. 삼성은 하반기에 선발할 4500명의 대졸 신입사원 가운데 10%(400~500명)를 기초생활수급대상자와 차상위계층 가정에서 뽑는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6월 삼성은 저소득층 대학생을 위한 특별전형을 실시한다고 밝혔었다. 올 상반기 대졸 신입 채용(4500명)에서는 저소득층 특별전형을 하지 않았지만 하반기 채용 때 10%를 선발해 올해 전체로는 대졸 신입 가운데 5%를 저소득층이 차지하게 된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이를 위해 삼성은 전국 대학교에 추천 의뢰 공문을 발송했으며 25일부터는 광고를 통해 취지를 적극 알릴 계획이다.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가난 등의 환경 요인으로 인해 학습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한 계층에 별도의 기회를 부여해 기회 균등을 실현하고 소외계층의 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저소득층 특별전형을 희망하는 대학생은 각 대학 취업지원실로 신청하면 된다. 대학은 자체 심사과정을 거쳐 8월 31일까지 추천서를 제출하게 된다. 삼성은 이미 상반기 고졸 공채에서도 전체 합격자의 15%인 100명을 환경적으로 어려운 가정 출신으로 뽑았다. 삼성은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의 사다리’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이는 방과후 학습지원 프로그램인 ‘드림클래스’에 참가하는 저소득층 중학생(1만 5000명) 가운데 학습의욕이 높은 학생들을 선발해 고교 진학을 지원하고, 진학 뒤에는 학업을 잘 마치도록 도와 채용까지 연계하는 사업이다. 한편 삼성의 임직원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1만명에서 지난해 말 21만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는 4만 4000명에서 10만 200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고졸도 2007년 이후 매년 7000명 이상을 지속적으로 채용했고 올해도 910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삼성의 고용창출 효과는 직접고용 23만명(관계사 21만명·자회사 2만명), 협력사 고용 25만명, 간접고용 22만명(물류센터·개발보조·외주인력·보험모집인) 등 70만명으로 집계됐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광장] 착한 심마니, 나쁜 심마니/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착한 심마니, 나쁜 심마니/주병철 논설위원

    한달 전쯤의 일이다. 지인이 산삼을 캐 왔다며 단골 음식점으로 불렀다. 성의를 무시할 수 없어 갔다. 프로급 심마니 한 사람과 지인을 포함한 아마추어급 심마니 두 사람이 있었다. 두 사람은 프로가 캔 15년산 산삼을 통째로 갈아서 먹자고 채근하고 있었다. 낯선 사람이 식당으로 들어서자 프로는 마음을 바꾼 듯했다. 믹서기로 산삼을 갈면서 소주를 넉넉하게 부었다. 네 명이서 마셨는데 다음 날 아침 숙취가 전혀 없었다. 산삼의 효능을 제대로 경험했다. 일주일쯤 지난 뒤 아마추어 두 사람과 다시 만났다. 화두는 산삼소주였다. 그런데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프로급 심마니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같이 가서 산삼을 캤으면 같이 먹으면 될 텐데, 좋은 산삼을 캐기만 하면 가져다 팔 궁리만 한다는 것이었다. 이때 또 다른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심마니들의 세상 얘기였다. 그에 따르면 심마니들은 ‘독식’과 ‘나누기’가 확실하다고 한다. 당일치기로 산삼을 캐러 갔을 때는 각자가 캔 걸 그대로 가져가지만, 하룻밤을 묵을 경우에는 누가 캤느냐와 상관없이 똑같이 나눈다는 것이다. 숙박을 하면 산삼을 차지하기 위해 상대방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천년 내려오는 심마니들의 철칙이라고 한다. 돈의 속성과 시장의 생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 다음 얘기가 더 재미있다. 이른바 심마니의 부류다. 착한 심마니, 나쁜 심마니, 고약한 심마니 등으로 나뉜다고 한다. 말 그대로 착한 심마니는 동료를 절대 속이지 않고 심마니들의 철칙을 잘 지킨다. 고약한 심마니는 상대방이 산삼을 발견한 곳에서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장소만 표기해뒀다가 나중에 혼자 가서 산삼을 캔다. 산삼이 발견된 곳의 주변에는 또 다른 산삼이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나쁜 심마니는 산삼이 발견된 곳에 장삼 등을 가져다 심어놓은 뒤 손님을 데려가 산삼이라고 캐서 판다는 것이다. 얘기를 듣다 보니 심마니 세상이나 정치 세계나 비슷하다. 속고 속이는 게 그렇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진진함도 닮았다. 그래서 몇 개월 뒤 치러지는 대선 후보들의 부류가 새삼 눈길을 끈다. 곧고 바른 자세로 지킬 약속만 하는 ‘착한 후보’, 상대방의 좋은 공약이면 실천 여부에 상관없이 베끼는 ‘고약한 후보’, 실천하지 못할 공약을 내걸고 상대방을 흠집내는 데만 급급한 ‘나쁜 후보’ 등이 있을 게다. 이들은 속내를 감추고 수십년 묵은 산삼을 찾듯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 한다. 근데 국민의 마음은 편치 못하다. 고달픔 그 자체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이르는 가운데 다양한 계층의 푸어(Poor·신빈곤층)족이 내뱉는 신음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비정규직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임금 생활자는 1000만명을 돌파했지만 집 살때 빌린 대출 이자를 갚느라 어렵게 사는 ‘하우스 푸어’ 가구만 해도 지난해 기준으로 180만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하는 빈곤층이라고 불리는 ‘워킹 푸어’도 전체 근로자의 12~15%를 차지한다. 여기에다 지난 5월 현재 자영업자가 720만명에 이른다. 중소기업청의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수익이 200만원도 안 되는 소상공업체가 81%에 이르고, 나머지는 이보다 훨씬 열악하다고 한다. 이뿐이랴. 713만명에 이르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들의 본격적인 은퇴도 곧 시작된다. 은퇴 준비가 안 된 100만 가구가량의 은퇴빈곤층(Retire Poor)도 심각한 사회문제다. 대선 후보들이 해야 할 일은 자명해진다. 착한 심마니의 길을 걸어야 한다. 국민들에게 정직해야 하고, 국민의 고통과 아픔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다음 희망을 말해도 늦지 않다.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안 되고, 자신의 소신과 철학이 아닌데도 남의 것이 좋다니까 내 것으로 위장해도 안 된다. 고약하고 나쁜 심마니의 길을 좇아선 안 된다. 이런 게 제대로 지켜진다면 12월 대선에서 우리는 생각보다 ‘멋지고 착한’ 정치 지도자를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bc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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