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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리터리 인사이드] 6·25전쟁 때 쓰던 수통, 지금도 쓰고 있을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6·25전쟁 때 쓰던 수통, 지금도 쓰고 있을까?

    군에 입대한 장병 뿐만 아니라 예비역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물품 중 하나가 ‘수통’입니다. 일반 군 관련 기사는 물론 무기 관련 기사에도 어김없이 이 수통과 관련한 댓글이 올라옵니다. “6·25 전쟁 때 쓰던 수통부터 교체하라”는 비난 섞인 글은 식당의 단골메뉴처럼 빠지질 않습니다. 예비역들이 왜 수통에 이렇게까지 분노하게 된 걸까요.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결국 저와 여러분의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기 위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정말 우리가 군에서 쓰는 수통 중에 6·25 전쟁 때 보급된 수통이 있을까. 지난해 군에서 보급한다던 신형 수통은 정말 제대로 보급했을까. 확인해봤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국방부에 문의해봤습니다. 시쳇말로 ‘돌직구’ 질문입니다. “6·25 때 사용하던 수통이 지금도 군에 남아있나요?” 국방부 관계자는 순간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어떻게 6·25 때 쓰던 수통이 지금도 남아있겠습니까. 그런 얘기는 금시초문인데요. 왜 그런 소문이 났을까요.” 또 물었습니다. “그럼 30~40년 전에 쓰던 수통도 사용하지 않나요?” “아무리 보급품을 오래 쓴다고 해도 그런 건 없을 텐데요. 사용 기간을 모두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아마 그 정도는 아닐 겁니다.” 답변이 구체적이진 않았지만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軍 “압록강 물맛 나는 수통? 말도 안돼” 수통은 사용 연한이 없기 때문에 파손되지 않는 한 폐기하진 않습니다.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만든 지 수십년 된 수통은 분명 존재합니다. 다만, 6·25 전쟁 때 쓰던 수통이 현재 군에 없다는 답변은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그럼 현재의 수통과 6·25 전쟁 때 쓰던 수통 재질을 비교해볼까요? 전쟁 때 우리 장병들은 철을 주재료로 한 스테인리스 합금 수통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무거웠고 위아래 부위를 접합하는 방식이어서 옆면을 접합한 지금의 수통과는 재질과 모양이 조금 달랐습니다. 2차 세계 대전 말기 미군이 찌그러지기 쉬운 알루미늄 대신 철을 사용해 만든 신형 수통 제조 방식을 우리가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겠지요. 아래에 컵을 끼운 미군의 ‘M1910’ 수통도 1·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처음에는 알루미늄 재질로 제조됐다가 ‘플라스틱 뚜껑+스테인리스 몸통’, ‘플라스틱 뚜껑+알루미늄 몸통’ 등으로 변화했습니다. 지금의 수통과 유사한 모양이지만 입구가 좁게 만들어지는 등 차이가 있습니다. 결국 “수통에서 노르망디 해변의 냄새가 난다”, “내 수통으로 아마 어떤 분이 압록강 물을 떴을 것”이라는 말은 현재 기준으로 봤을 땐 우스갯 소리 이상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아주 오래 전에 군 생활을 한 분이 있다면 보급 2순위인 훈련소나 동원예비군 훈련장에서 실제로 ‘노르망디 바닷물 맛’이나 ‘압록강 물맛’을 공유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1964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자체 제작한 수통의 재질은 스테인리스에서 플라스틱, 알루미늄으로 여러 번 재질이 바뀌었습니다. 1972년 처음으로 플라스틱 수통이 공급됐고 1977년 본격적으로 알루미늄 수통을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옆면에 접합선이 있는 구형 알루미늄 수통입니다. ●30년 만에 개발된 접합선 없는 신형 수통 30년 만인 2007년이 돼서야 옆면 접합선이 없는 매끈한 알루미늄 소재의 수통이 개발됐습니다. 신형 수통 무게는 기존 수통보다 40g 가벼운 200g 이하이고, 작은 생수병 두 개 분량인 980ml의 물이 들어갑니다. 고온이나 저온에서 내부 피막이 벗겨지지 않도록 보완한 것은 물론 몸통의 용접선이 없어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군의 설명입니다. 새 수통을 개발해 교체했지만 2007년부터 2013년까지 교체율은 60%에 머물렀습니다. 사용 연한이 없는 수통의 특성상 많은 장병이 6·25 전쟁까지는 아니지만 수십년 된 구형 수통으로 물을 마셨을 겁니다. 지난해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들이 놀랄 만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군 당국이 127만개의 수통을 구매했지만 새 수통을 제대로 보급하지 않아 장병들이 여전히 30~40년된 수통을 쓰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127만개의 수통을 구입하는데 든 비용은 107억원. 탄도탄 요격미사일 1발 가격입니다. 이 돈으로 63만명인 우리 장병들이 1인당 2개씩 사용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수통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겁니다. 국방부는 즉각 해명자료를 냈습니다. 현역병과 동원예비군용 신형 수통 54만개, 2005년부터 2006년까지 군에서 구입한 구형 수통이 8만개, 항토예비군용 신형 수통 34만개 등 2005년 이후 제작된 수통 96만개가 이미 보급돼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추가로 보급해야 할 신형 수통 물량도 적지 않았습니다. 현역병과 동원예비군용 27만개, 항토예비군용 4만개 등 총 31만개로 추산됐습니다. 여전히 수십만명의 장병이 2005년 이전에 구입한, 오래된 구형 수통을 사용하고 었었던 겁니다. 당장 “군에선 도대체 지금까지 뭘 했나”라는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구형 수통, 폐기않고 모두 창고로 가는 이유는 이 수통,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요.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 신형 수통 31만개를 모두 일선 부대에 보급했다”고 자신있게 밝혔습니다. 하지만 자랑할 만한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30년 만에 야심차게 개발한 신형 수통을 모든 장병들에게 보급하는데 무려 7년이 걸렸으니까요. 8만개는 여전히 2005~2006년에 구입한 구형 수통입니다. 그나마 앞으로는 ‘노르망디’나 ‘압록강’이라는 표현은 나오지 않게 됐으니 다행이라고 해야겠습니다. 그런데 궁금증은 여기서 그치질 않았습니다. 신형 수통으로 바꾸면 이전에 쓰던 수통은 모두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그냥 녹여서 재활용할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유사시 동원병력을 위한 예비물자로 창고에 보관하게 됩니다. 군에서는 이것을 ‘치장용 장비’라고 합니다. 수십년 된 구형 수통도 곧바로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쓸 만한 것들은 창고로 가는 것입니다. 전쟁이 나면 물자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구형 장비도 모두 사용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러니 오래된 수통들도 쓸만한 것은 여전히 창고에 있는 것입니다. 수통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진 것은 사실 지난해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장병과 예비역들의 불만이 이어져 오다가 2008년 친박연대(현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결국 불씨를 당겼습니다. 군에서 사용하던 수통을 종류별로 구해 연구소에서 미생물 배양 실험을 한 결과 플라스틱을 제외한 알루미늄 수통과 일체형 수통에서 ‘바실러스 세레우스균’이 검출됐습니다. 바실러스 세레우스균은 대표적인 식중독균으로, 감염되면 설사와 구토, 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전 국민이 발칵 뒤집힐 만한 내용이었죠. 군은 당시 “서 의원실에 제출한 수통은 야전에서 실제 사용하던 제품이 아니다. 야전에서는 수통을 개인별로 지급하며, 세척 및 열탕소독을 통해 위생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급히 해명했지만 이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많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예비역이 열탕소독으로도 사라지지 않는 비릿한 물때 냄새를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냄새가 난다고 무조건 비위생적인 것은 아니지만 한 번이라도 수통을 사용해보면 그 고정관념을 바꾸기 쉽지 않습니다. ●우리 병사들도 미군처럼 ‘카멜백’ 쓴다? 물론, 바실러스 세레우스균도 섭씨 100도 이상의 물에서 가열한다고 해서 완전히 사멸시킬 수는 없습니다. 열에 강한 포자가 남아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죠. 135도의 온도로 4시간 가열해도 포자가 남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멸균기가 없는 군부대에서 장병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훈련이 있든 없든 정기적으로 열탕소독을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신형 수통은 열에 강한 내부 코팅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재질 변형이나 위생을 감안해 앞으로는 교체 주기를 좀 더 앞당겨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수통과 미군의 카멜백(Camelbak)을 비교하는 이들도 많은데요. 카멜백은 등에 지고 다니는 물주머니입니다. 밀리터리 마니아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아웃도어 용품으로도 각광받는 제품이죠. 장시간의 작전에 유용합니다. 미군 카멜백 유사품을 인터넷으로 직접 구입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물 공급 호스만 입에 물면 마실 수 있어 편리한데요. “우리는 왜 이런 보급품 안 나오나”라고 말씀하는 분들이 많은데 카멜백은 이미 우리 군에도 보급돼 있습니다. 7500개 가량이 특전사와 해병대에 보급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예산 유치 위해 ‘지구 한 바퀴’ 걸은 듯…하반기 GTX 연장 등 교통망 확충 총력”

    “예산 유치 위해 ‘지구 한 바퀴’ 걸은 듯…하반기 GTX 연장 등 교통망 확충 총력”

    “하반기에는 부족했던 부분을 되짚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파주 연장 등 도로 교통망 확충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이재홍 경기 파주시장은 29일 “시정 발전을 위해 노력한 동료 공무원들과 호응해 준 시민 덕분에 더할 나위 없는 1년을 보냈다”며 취임 1주년 소감을 밝혔다. 중앙부처에서 30년간 공직 생활을 한 이 시장은 취임하면서 ‘살고 싶은 도시’ ‘기업이 편한 파주’ ‘안전하고 깨끗한 파주 만들기’를 3대 시정 방침으로 정했다. 10년 전 24만명이던 파주시 인구는 43만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대부분 서울 등 수도권에서 이주해 왔다. 이들이 불편 없이 정착하도록 제1 시정 방침을 살고 싶은 도시로 정했다. 이를 위해 그는 읍·면·동 순회 토론에서 제기된 시민의 열망을 한곳으로 모으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희망 파주 발전 계획’을 수립했다. 이 시장은 “도로와 철도를 확충하고 대학 유치 등 3대 핵심 과제를 우선 배치했다”면서 “지역별 특화사업과 주민들의 바람은 1, 2단계로 구분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고용노동부 공모에 선정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와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유치 등으로 나타났다. 또 파주가 3800여개 기업이 밀집해 있고 매년 200개씩 공장 인허가 신청이 접수되는 기업 도시임을 감안해 기업하기 편한 도시를 두 번째 시정 방침으로 삼았다. 그는 “중소기업의 애로 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매년 10억원 이상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인구가 늘고 기업체와 공장이 많아지면 도시는 자연히 복잡해지고 관리해야 할 일이 늘어난다”면서 깨끗한 파주 만들기를 시정의 세 번째 목표로 삼았다. 시민이 직접 공원을 관리하는 ‘파주사랑 POP’ 등의 운동을 확산시켜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는 “도시를 새롭게 만들고 바꾸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깨끗하고 안전하게 가꾸는 것은 일주일이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시정 방침은 얼마나 구현됐을까? 이 시장은 “폴리텍대학 유치 등 나름대로 많은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폴리텍대학이 2018년 개교하면 1000억원대의 경제 유발 효과를 내고 경기 북부 산업 인력 양성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시장은 1년간 3617억원의 국·도비를 따 왔다. 시 1년 예산의 절반 규모다. 이를 위해 중앙부처와 경기도 등 관계 기관을 찾아다닌 거리가 지구 한 바퀴와 같은 4만㎞에 달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메르스 꺾이나] 사그라든 외출공포…고개 드는 음주운전

    메르스 확산에 따른 국민들의 심리적 위축이 거의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28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 27일 전국의 고속도로 교통량은 424만대를 기록했다. 전주 토요일(20일)의 347만대보다 77만대(22%)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6월 마지막 주 토요일(28일) 기록인 443만대에 근접한 수치다. 한국도로공사는 28일에도 고속도로 통행량이 340만대로, 평년 수준을 보인 것으로 추산했다. 메르스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주말 나들이도 늘었다. 27일 출구 교통량 기준으로 총 40만대가 수도권을 나갔고, 42만대가 들어왔다. 지난주 토요일(진출 36만대, 진입 34만대) 수준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지난해 차량 진출과 진입이 각각 40만 8000대, 42만대였다는 점에서 예년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주요 놀이공원도 방문객 숫자가 메르스 확산 이전 수준을 향해 상승하고 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지난 일요일 약 3만명이 입장했는데 28일은 15% 정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롯데월드 관계자도 “전날 지난주 토요일에 비해 방문객이 약 30% 늘었으며, 아직까지 단체 방문이 예전처럼 회복되진 않았지만 점점 평소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공포가 잦아들면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도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하루 평균 59.6건이었던 음주 교통사고 건수는 메르스 여파로 음주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지난 1~5일 일평균 41.6건, 6~10일은 하루 37.6건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지난 11~15일부터는 음주 교통사고가 하루 39.4건, 16~20일엔 하루 43.8건으로 다시 늘었다. 경찰은 지난 3일부터 확진 환자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차량 검문 방식의 음주단속을 자제하고 있다. 경찰은 내달 초까지는 음주운전 징후가 뚜렷한 운전자만 선별 단속하는 방식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교통약자 시외 이동권 보장’ 소송 새달 10일 선고

    ‘교통약자 시외 이동권 보장’ 소송 새달 10일 선고

    의정부에서 살다가 4년 전 김포로 이사 온 주부 이모(48)씨는 먼저 살던 동네의 친척들을 만나기가 너무 힘들다. 의정부~김포 광역버스 노선이 있지만 소아마비로 휠체어를 타야 하는 그에겐 ‘그림의 떡’이다. 휠체어로 오르내릴 수 있는 버스가 운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까지 지하철로 이동하고 저상 시내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다 보면 남들은 1시간이면 갈 거리인데 저는 3시간이 걸려요.” 이씨와 같은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43만명으로 추산된다. 교통약자의 시외 이동권 보장을 위한 공익 소송이 새달 10일 선고를 앞두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해 3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과 고령자 등 5명과 함께 대한민국 정부와 국토교통부, 서울시, 경기도, 버스회사 2곳을 상대로 ‘차별 구제’ 소송을 제기했다. 국토부와 지방자치단체에는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계획’에 저상버스와 리프트버스 도입 내용도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버스회사에는 장기적으로 시외 구간에 저상버스 등의 비율을 높여 달라고 요청했다. 원고 중 일부는 “시외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아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1인당 500만원의 청구소송까지 제기했다. 저상버스는 전국적으로 서울시를 비롯한 몇몇 도시의 시내 구간에서 5000여대가 운행되고 있다. 시외 구간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9500대가 넘는 광역버스, 고속버스가 장거리 운행을 하고 있지만 휠체어 이용자는 버스를 타고 시외를 오가는 게 불가능한 것이다. 원고들은 이러한 상황이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외 이동도 엄연한 권리이자 인권이며 정부가 이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피고 측은 “기차나 지하철, 장애인 콜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시외 구간을 다닐 수 있기 때문에 이동권 침해가 아니다”라며 맞서고 있다. 특히 시외 구간 저상버스 도입이 시기상조인 이유로 안전 문제와 경제성을 꼽고 있다. 바닥과 차체의 높이가 낮으면 고속 주행 시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장애인은 작은 충격에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어 버스 속도를 낮춰야 해 일반 승객이 탑승을 기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승강 설비나 휠체어 공간 설치로 전체 승차 규모가 줄어들어 버스회사의 영업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기피 요인이다. 지난 3월 재판부가 중재안을 제시하며 화해 권고를 했는데 양측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외에선 비슷한 소송에서 교통약자의 손을 들어준 사례가 있다. 2013년 호주에서는 한 장애인이 “휠체어 탑승 버스가 다니지 않아 다른 도시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소송을 제기, 승소했다. 미국의 대형 버스회사는 모든 고속버스에 휠체어 탑승 설비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영국과 호주도 각각 2020년과 2022년까지 이렇게 바뀐다. 이번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지영난 부장판사는 “유사한 사례에 본보기가 될 재판”이라면서 “다양한 쟁점이 얽혀 있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청년 10만명 일자리 체험 기회… 신규 고용 기업 법인세 감면

    청년 10만명 일자리 체험 기회… 신규 고용 기업 법인세 감면

    10만명의 청년들이 국비로 대기업에서 직업 훈련을 받거나 중견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한 뒤 정규직으로 입사할 기회를 얻게 된다. 내년부터 청년을 더 많이 뽑는 기업은 세금을 덜 낸다. 정부는 25일 2015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청년 고용절벽 종합대책’을 내놨다. 우선 청년들의 배움 기회를 늘렸다. 교육훈련과 인턴제 프로그램 참가 인원을 5만명씩 늘리기로 했다. 소프트웨어, 바이오 등 유망업종 대기업의 훈련시설에서 청년이 직업 교육을 받도록 예산도 지원한다. 중소기업 대상이었던 청년 인턴제는 중견기업으로도 확대한다. 훈련생과 인턴을 정규직으로 뽑는 기업에는 예산·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정부는 50~60% 수준인 훈련생과 인턴의 입사 비율을 70%로 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10만명 이상의 청년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신설되는 ‘청년고용증대세제’도 눈길을 끈다. 내년부터 청년 근로자를 일정 기준 이상 늘린 기업에는 법인세를 깎아 준다. 지난해보다 더 뽑은 신입사원에게 주는 인건비의 일부를 세금에서 빼주는 방식 등이 검토되고 있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오래 근무하도록 성과보상기금(내일채움공제)에 매기는 소득세도 깎아 준다. 성과보상기금은 청년 근로자와 회사가 1대2 정도로 돈을 넣으면 이자를 더해 5년 뒤에 받는 성과급이다. 5년 동안 부은 돈을 한꺼번에 받을 때 소득세를 많이 떼여서 세금을 깎아 줘야 한다는 근로현장의 건의가 많았다. 공공기관은 임금피크제를 시행해 2년 동안 6700명의 신입사원을 더 뽑는다. 정년 연장으로 퇴직이 연기된 기존 직원들의 수만큼 정원을 늘리는 방식이다. 청년 고용 효과가 큰 해외투자, 무역진흥, 정보통신 부문 등을 우선 증원한다. 교사의 명예퇴직을 독려해 젊은 교사도 늘린다. 올 상반기에만 1만 2500명의 초·중·고교 교사가 명퇴를 신청했지만 6800명만 받아 줬다. 지방교육청에서 1인당 1억 3000만원 수준인 명퇴 수당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해 명퇴 수당으로 쓰고 중앙정부가 상환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3000명 이상이 추가 임용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집 보조교사와 대체교사도 더 뽑는다. 인건비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한다. 보건복지부는 보조교사 3만명, 대체교사 3000명가량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예산 확보가 힘들어서 채용 규모는 줄어들 전망이다.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하기 위해 중소기업 장기 근무자에게 아파트 분양권을 1순위로 주는 주택특별공급도 확대한다. 중소기업 밀집 지역에는 어린이집을 더 만든다. 해외 일자리도 늘린다. 중간관리자 육성(동남아), 알선·연수(중남미), 자격 상호인정 확대(선진국) 등 권역별로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 이 정도로는 청년 실업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쓴소리도 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금도 고용을 늘리는 기업에 세제·예산 지원을 해 주지만 일자리 확충 효과가 별로 없다”면서 “정부가 서비스업 중에서도 일자리 수요가 많은 사회복지 분야의 공무원을 더 뽑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학 교수는 “장기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 부실 대학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마스크 관객, 메르스 불황 꺾었다

    마스크 관객, 메르스 불황 꺾었다

    ‘메르스 쇼크’로 잔뜩 움츠렸던 영화계가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다. 급감하던 관객 수도 회복세로 돌아섰고 취소됐던 각종 영화 홍보 행사도 재개되고 있다. 메르스가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지만 “볼 영화는 본다”는 관객 심리를 확인한 영화계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장을 앞두고 본격적인 채비에 들어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주말인 지난 19~21일 극장가 전체 관객 수는 250만명을 기록했다. 메르스 공포가 급속하게 퍼지던 6월 첫째 주말 관객은 155만명으로 떨어졌으나 2주차에 219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또다시 상승한 것. 특히 토요일인 20일 하루에만 100만명의 관객이 극장에 몰려 지난 5월 연휴 기간과 비슷한 결과를 냈다. 통상 관객 수가 급락하는 평일 월요일 관객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18만명에서 15일에는 23만명, 22일엔 34만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모임, 회식, 여행 등이 줄어든 반면 개인적인 시간은 늘어난 관객들이 극장을 찾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대형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처음에는 메르스 여파를 걱정했지만 마스크로 예방을 한 뒤 영화를 보러 오는 관객이 많았다”면서 “메르스로 휴교한 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극장을 찾은 경우도 있었다. 최근 공포심이 누그러들면서 관객 수가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외화 ‘쥬라기 월드’와 한국 영화 ‘극비수사’는 각각 300만, 1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관객들이 오히려 영화를 통해 메르스 사태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었다는 분석도 있다. 두 작품을 홍보하는 영화인의 박주석 실장은 “‘극비수사’는 수사극이지만 따뜻한 휴머니즘이 강조됐고, ‘쥬라기 월드’ 역시 할리우드 오락 영화로 볼거리가 뛰어나다. 두 작품 모두 잔인하거나 어둡지 않기 때문에 메르스로 받은 심적 부담을 영화로 풀고 싶어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고가에 중장년층 관객이 많은 공연에 비해 영화는 취소나 환불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에 극장으로 몰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올스톱됐던 한국 영화계는 다시 가동을 시작했다. 하정우, 이정재, 전지현이 출연하는 올여름 화제작 ‘암살’은 지난 22일 메르스로 2주 연기했던 제작보고회를 열고 본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대작의 경우 6주 전부터 시작하는 홍보 마케팅 기간이 짧아졌지만 한 달간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메르스로 인해 당초 지난 10일로 예정됐던 개봉일을 24일로 연기한 ‘연평해전’도 적극적인 관객몰이에 나섰다. 지난 19일 국방부에서 시사회를 연 데 이어 24일 한국 주재 외신 기자, 25일 여야 국회의원 대상 상영회 등 대규모 릴레이 시사회를 이어 간다. 배급사인 NEW 관계자는 “평택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서해 수호자 배지 수여식 등 각종 행사가 취소된 것은 아쉽지만 개봉을 앞두고 단체 관람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남아 있기 때문에 소규모의 ‘알찬 홍보’를 하는 경우도 있다. 25일 개봉을 앞둔 임상수 감독의 신작 ‘나의 절친 악당들’은 메르스 여파로 지난 10일 쇼케이스를 취소했으나 네이버 무비톡, CGV 라이브톡 등 핵심 관객층을 위주로 홍보를 펼치고 있다. 이가영화사 지혜윤 실장은 “관객을 많이 모으는 곳보다 영화에 관심이 많고 입소문을 잘 낼 수 있는 관객들을 위주로 작지만 강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여름 극장가 기대작인 외화 대작 ‘터미네이터:제네시스’의 경우도 새달 2일 주연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에밀리아 클라크가 방한해 대규모 레드카펫 행사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임성규 홍보팀장은 “아직 메르스 잠복기이기는 하나 가족 관객이 늘어나는 등 좋은 콘텐츠에는 관객이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여름 성수기 시장을 앞두고 대작 마케팅에도 본격적으로 돌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꼭꼭 숨겨라… 최고인민회의도 모르는 北 국방비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꼭꼭 숨겨라… 최고인민회의도 모르는 北 국방비

    미국의 보수적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은 지난 2월 24일 ‘2015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서 한국과 북한의 군사력 현황을 비교하며 “한국이 북한에 비해 엄청난 열세”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현역 전투병은 63만여명으로 119만명인 북한의 54%”라면서 “한국 군사력이 북한에 앞서는 부분은 13개 항목 중 장갑차와 헬기 등 2개 분야뿐”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북한의 노후한 장비까지 포함시켜 단순히 숫자만 비교한 것일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여론의 동향은 심상치 않았다. 네티즌들은 “북한보다 압도적인 국방비를 쓰면서 아직도 북한에 뒤지느냐”고 들끓었다. 북한은 지난 4월 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1차회의에서 액수는 밝히지 않은 채 군사비가 전체 예산의 15.9%라고 발표했다. 이는 정부가 추산한 북한 재정 규모를 근거로 11억 5000만 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북한은 해마다 예산의 15~16%를 지출한다고 발표해 왔다. 남한의 지난해 국방비는 325억 달러(35조 7000억원) 수준으로 북한의 30배 수준인 셈이다. 국방부는 이로부터 한 달여 후인 4월 14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군사비 규모가 남한의 3분의1 수준인 102억 달러(약 11조 2000억원)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북한의 군사비는 은폐된 부분이 많고 실제 구매력평가환율(PPP) 기준으로 따지면 100억 달러를 상회하기 때문에 30배 차이까지 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남한 63만명 vs 북한 120만명 ‘이길수 있나’ 이 같은 일련의 모습은 북한의 실제 군사비와 군사력을 놓고 이해 당사자 간 ‘진실게임’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국방비 관련 공식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다. 무엇보다 북한은 국내총생산(GDP)과 국가 예산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 구소련 등 옛 사회주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북한이 발표하는 국방비는 일부일 뿐 나머지는 은폐돼 있다고 분석된다. 북한은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까지 국방예산이 정부 예산의 30% 수준이라고 공표해 왔지만 1972년부터 17%라고 발표했고 이후 15~16%대 수준을 유지해 왔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는 군비 가운데 경상유지 비용 부문만 예산으로 공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9일 “북한이 군사력 강화를 국가의 최우선 목표로 삼으면서도 평화를 중시한다는 국제적 선전의 명분을 쌓아야 하는 입장에서 군사비 지출을 최대한 적게 보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군 당국의 북한 군비 분석은 은폐된 비용을 추산하는 작업으로부터 시작한다. 북한군 병력 규모는 현재 120만명, 남한은 63만여명 수준이지만 40년 전인 1975년만해도 남한 63만명, 북한 56만여명 수준으로 북한군 병력 숫자가 적었다. 북한이 40년간 꾸준히 군사력을 증강해 120만 대군을 육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정의 15% 수준으로는 어렵다는 평가다. 북한의 군사 부문 경제는 국가 경제와 별도로 관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장비획득비, 군사건설비, 연구개발비나 퇴역 군인에 대한 연금 지출 등은 군사비 항목에서 제외됐을 개연성이 크다. 북한의 경우 군사 기지를 건설할 때 국유지를 사용하면 되고 군대를 동원해 건설하면 노임을 절약할 수 있다. 단순 경제규모 차이를 기준으로 군사비 지출을 계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군 당국의 판단이다. KIDA는 북한의 연간 핵 개발비용이 약 6억 5000만 달러이고 미사일 개발비용은 연간 5억 7000만 달러라고 추산하고 있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신형미사일 개발과 성능개량에 주력하는 만큼 연간 무기·장비 획득비는 최소 15억 달러 이상일 것이라는 평가다. 이를 감안한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군사비 지출은 102억 달러 수준으로 북한 GDP의 20~30% 수준이라는 것이다. 남한의 지난해 군사비는 GDP 대비 2.38% 수준이다. ●군 당국 북한 위협 과대평가 논란도 특히 북한의 군비 지출 현황에 대해 아는 사람은 북한 권력층 가운데서도 극히 소수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역임했던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생전에 “최고인민회의에서 예산을 심의할 때 심의에 들어가자 전 비서들이 모여 토론하는데 그때 나오는 숫자와 최고인민회의에 나온 숫자가 달랐고 국방비만큼은 얘기하지 않는다”고 증언한 바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의 북한 군비 지출과 군사력 평가에도 과장이 포함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과거 군 당국이 이에 대해 일관된 태도를 보여주지 못했고 북한의 위협을 과대 평가해 국민들의 불신만 높였다는 의혹이다. 2013년 11월 국정감사 당시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은 남한과 북한이 전쟁을 하면 누가 이길 것으로 보이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한·미 동맹이 싸우면 우리가 월등히 이기지만, 남북한이 1대 1로 붙으면 우리가 불리하다”고 답변했다. 이는 국방부가 북한의 재래식 전력 위협을 과대 평가해 조직을 확장하고 예산을 더 확보하려는 이율배반적 태도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물론 이 같은 불신의 기저에는 정부 재정의 14.5%(올해 기준)를 국방 예산으로 투입해도 방산비리로 예산이 줄줄 샌다는 부정적 인식이 깔려 있다. 무엇보다 국방부는 군사력 산출 방식에 대해 PPP를 중심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마저 객관적 평가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는 “전년에 비해 북한군 포 숫자가 늘어나면 무기 단가에 늘어난 수만큼 곱해서 재정을 산출하는 식”이라면서 “문제는 이 단가가 우리 입장에서 바라본 것이라 북한이 실제로 이를 얼마에 구입하는지 알 수 없어 부정확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북한 원화의 가치와 실제 상품에 대한 구매력을 과연 군사 부문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실제 북한 군사비는 40억 달러를 넘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 당국은 남북한 현존 무력을 비교 평가하기 위해 ‘전력지수’ 방식 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 전차를 비교하면서 전차의 성능에 따라 가중치를 다르게 두고 이에 수량을 곱해 총점을 매기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물적 역량 중심의 방식으로 정확한 군사력을 측정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면 공군력을 비교할 때 항공기의 숫자만큼 출격 횟수와 총체공시간이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단일 무기 수치의 합으로 평가한다는 점이다. 함택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적의 위협을 극대화해야 하는 군의 속성상 북한의 위협 기준을 최대한 높이 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북한 GDP와 예산이 밝혀지지 않는 이상 군의 발표가 완전한 신빙성을 갖고 있다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 병참지원 열악 전면전 수행능력 떨어져” 앞서 제시된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군사력 보고서도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 보고서의 남북한 군사력 비교는 각 무기 체계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북한의 낡은 무기까지 계산해 ‘북한 군사력이 우세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문제는 이 같은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들이 록히드마틴 등 방산업체들의 연구비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전쟁의 공포’를 강조해 미국 방산업체들의 무기 구매를 유도하는 셈이다. 북한은 무기의 수량에서 우세하지만 해·공군 장비는 소형이고 노후화된 구식 장비가 많다. 북한군이 자주포, 방사포(다연장 로켓), 대공포를 많이 보유한 것도 한·미 연합군에 비해 공군의 제공권이나 지상 공격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한군이 포병의 수적 우세에 힘입어 전쟁 발발 시 초기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어도 병참 지원이 열악해 전면전 수행 능력은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함 교수는 “군사력과 군사비는 대체로 비례하나 한 해 군사비뿐 아니라 누적 투자비가 어느 정도인가도 중요하다”라면서 “재래식 군사력은 남한이 우위이나 문제는 지정학적으로 서울이 휴전선에 가까이 있어 위협을 받아 방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비대칭전력인 핵무기를 포함시키면 남북 간 군사력 우위 비교는 무의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함 교수는 “남한이 재래식 무기에서 우위를 보여도 북한의 핵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 위협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는 위력을 지닌 한·미 동맹의 억제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간질 원인 유전자 발견… 치료의 문 열렸다

    간질 원인 유전자 발견… 치료의 문 열렸다

    뇌전증(간질)과 지적장애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국내 연구진이 해외 연구팀과 공동으로 발견했다. 간질 등의 발병 메커니즘을 최초로 규명함에 따라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충남대 생물과학과 김철희 교수와 미국 그린우드 유전학 연구소·미주리대 의대·플로리다대 의대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뇌 중추신경계에서 신경 흥분을 조정하는 ‘감마아미노뷰티르산’(GABA)과 관련된 유전자 ‘ZC4H2’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발작이나 경직, 떨림 등 운동장애 증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ZC4H2 유전자를 조작, 제브러피시와 생쥐에게 뇌전증을 유발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유전학 분야 권위지 ‘인간 분자 유전학’ 온라인판 최신호에 실렸다. 우리나라의 뇌전증 환자는 13만명에 이르지만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해 항경련제, 근육이완제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정도의 치료만 하고 있다. 연구진은 X염색체 이상으로 뇌전증 및 지적장애 증상을 보이는 희귀 유전질환 ‘마일스 카펜터 증후군’ 환자들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GABA 연합신경 조절에 관여하는 ZC4H2 유전자가 변형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유전자에 이상이 있으면 GABA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중추신경계가 지나친 신경 흥분 상태가 돼 운동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운동신경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GABA의 이상은 근력 약화로 이어져 관절·척추가 휘어지는 증상, 눈동자가 비정상적으로 흔들리는 안구운동실행증, 입과 턱관절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여 침을 흘리는 증상 등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신경 조절과 중추신경계 이상은 최종적으로 지적장애를 가져온다”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간질 치료제 후보물질을 찾는 작업이 조만간 시작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질의 근본 원인이 GABA 신경 전달에 있다는 사실을 유전자 수준으로 규명함으로써 뇌전증 치료제 개발뿐만 아니라 유사한 운동장애인 근위축증, 파킨슨병 치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돌아온 ‘쥬라기’ 200만 삼켰다

    더욱 확산돼 가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를 비웃듯 14년 만에 돌아온 공룡이 극장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쥬라기월드’가 64만 5184명의 관객몰이를 하는 등 하루 동안 모두 90만명 이상이 극장을 찾았다. 같은 기간인 지난주 토요일(6일) 전체 관객 수 67만명에 비해 34%가 넘는 증가율을 나타냈다. 메르스 불안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2주 전 주말(75만 명)에 비해서도 관객이 늘어났다. 지난 11일 개봉해 3일 만에 123만명을 넘어선 ‘쥬라기월드’는 휴일인 14일 관객집계까지 더하면 200만명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쥬라기공원’을 연출했던 스티븐 스필버그가 총괄제작을 맡은 이 영화는 ‘쥬라기공원’ 시리즈 4편 격으로, 공룡의 유전자를 조작해 더욱 거대한 생명체를 만들고 공룡을 길들여 전쟁터로 보내겠다는 음모를 꾸미는 등 지금까지의 ‘쥬라기공원’ 시리즈와 비슷하면서도 좀 더 확장된 내용을 담고 있다. 한 극장 관계자는 “최근 극장가의 부진은 메르스 불안감이 가장 큰 요인이긴 했지만 흥행작품의 부재라는 점도 있었던 만큼 향후 조금씩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쥬라기월드’를 앞세워 재기를 노리는 기대감을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메르스 비상] ‘금리 역전’… 속앓이하는 안심대출자

    [메르스 비상] ‘금리 역전’… 속앓이하는 안심대출자

    인기리에 완판(완전판매)된 안심전환대출 고정금리가 조만간 대부분의 일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보다 비싸질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로 내려가면서 변동금리도 연동해 내려갈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정부 말만 믿고 일찌감치 고정금리로 갈아탄 고객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최저 요율은 연 2.54~2.8% 수준이다. 앞으로 기준금리 인하분(0.25% 포인트)이 반영돼 코픽스(시중은행 변동금리 잣대인 자금조달비용지수)가 0.1% 포인트 내려간다고 가정하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44~2.7%가 된다. 올해 3월 24일부터 열흘간 33만명에 26조원이 나간 안심대출의 고정금리는 연 2.65%(기본형)다. 안심대출은 원리금을 함께 갚아야 하는 대신 금리 수준을 파격적으로 끌어내려 돌풍을 일으켰다. 금리 ‘역전’이 가시화되자 일부 안심대출 고객들은 “이자에 원금까지 갚느라 부담스러운데 시중 금리가 금세 이렇게 떨어질 줄 알았으면 갈아타지 말걸 그랬다”며 후회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성급한 비교라고 반박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애초 안심대출을 준비할 때부터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면서 “연 2.65% 금리는 30년간 적용되는 고정금리”라고 강조했다. 당장은 변동금리가 더 쌀지 몰라도 언제 오를지 모른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에 단행된다고 하면 시중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30년간 2.6%대 고정금리 대출 상품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출시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렇더라도 4~5년 전에 고정금리로 갈아탄 대출자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년 전에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탔다는 김모씨는 “그때도 정부가 앞으로는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더 높다며 고정금리로 갈아타라고 연일 홍보했다”면서 “그 말을 믿고 5%대 고정금리로 전환했는데 불과 2년 새 (고정금리가) 2% 포인트나 떨어져 그동안 이자 손해만 얼마인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금융위는 2011년 7월부터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 방안의 하나로 고정금리 대출을 적극 권장해 왔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정부가 단기적인 안목에 기반해 정책을 내놓으면서 스스로 신뢰 기반을 갉아먹었다”고 지적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한민국은 영화공화국

    대한민국은 영화공화국

    프리랜서 출판 편집 일을 하는 신애필(32·가명)씨는 매년 10월이면 최소 5박 6일은 부산에서 지낸다. “번듯한 직장 좀 구해라, 남자는 언제 만날 거냐” 등 엄마의 지청구를 잠시 귓전으로 흘려듣고 버텨내기만 하면 세계적 거장과 스타들이 넘실대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꿈 같은 일주일을 보낼 수 있다. 신씨는 못말리는 영화광이다. 1년이면 거의 두 달 가까이는 집 밖에서 지내다시피 한다. 전주, 제주, 제천 등 여러 지역의 다양한 영화제를 찾아다니는 즐거움은 서울 도심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짜릿함이다. 장애인권단체 활동을 하는 나희망(31·가명)씨 역시 매년 가을을 기다린다. 3년 전 장애인영화제에서 시각장애인 아버지를 돌보는 아이를 소재로 다룬 17분짜리 짧은 영화 ‘청이’를 본 뒤 영화에 푹 빠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그도 함께했던 ‘장애인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주장하는 광화문역 농성투쟁을 다룬 다큐영화 ‘서른넷, 길 위에서’가 우수상을 받아 더욱 뜻깊었다. 보통의 극장 영화들은 재미있긴 해도 극장을 나서는 발길이 왠지 허탈하다. 하지만 이곳에선 자신과 같은 이들의 삶과 기쁨, 고민과 갈등, 희망을 다룬 영화들을 만날 수 있어 뿌듯하다. 한국은 명실상부한 ‘영화 공화국’이다. 지난해 여름 일었던 ‘명량’ 신드롬처럼 전국민 3명 중 한 명이 일제히 같은 영화 한 편을 봐서였거나 최근 10년 동안 14편의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넘어섰을 정도로 입증된 영화시장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 공화국’의 완성은 바로 160개에 달하는 각종 크고 작은 영화제가 있어서다. 액션영화, 코미디영화, 공포영화 등 천편일률의 영화 문법을 무한재생하는 상업영화의 틈바구니에서 다양한 목소리, 다양한 시선, 다양한 가치를 담아내는 영화제들은 한국영화의 힘이다. 그 힘은 신씨와 나씨처럼 곳곳에서 다른 목소리, 다른 결의 영화를 갈망하는 시네필들이 넘쳐나게 만든 배경이자 결과가 됐다. ●‘님아, 그 강을’ 등 저예산 독립영화의 토양 실제 다큐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480만명), ‘워낭소리’(293만명) 등 저예산 독립영화가 이뤄낸 대중적 성취는 이러한 영화제의 풍성한 토양 위에서 가능할 수 있었다. 이달 들어서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 아랍영화제 등이 줄줄이 열렸고 미쟝센단편영화제, 퀴어영화제 등이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또 최근 ‘먹방’ 흐름을 반영하듯 음식을 주제로 하는 단편영화를 공모하는 영화제 ‘푸드필름페스티벌’이 새로 만들어져 오는 9월 개막한다. 특히 지난 4일 개막한 제4회 아랍영화제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랍문화제 프로그램의 하나로 치러지다가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올해 처음으로 독자적인 영화제로 독립했다. 예산 전액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받아 치러졌다. 심인화 아랍영화제 홍보팀장은 “메르스의 우려가 큰 상황이었고 아랍권 영화감독 두 분이 내한하는 등 주변의 우려가 있었지만 서울시와 보건복지부 등의 철저한 준비가 있었다”면서 “서울과 부산 두 곳에서 상영된 10편의 영화가 연일 매회 매진되는 등 80%가 넘는 객석점유율로 1만명 가까이 영화제를 즐겼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개막하는 제14회 미쟝센단편영화제는 기존 영화업계의 제작 관행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창의적인 영화적 상상력과 표현력을 담아내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특히 상영수입 전액을 단편영화 감독들에게 배분한다. 신인감독들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조건이다. 2012년 단편영화 ‘숲’으로 대상을 받았던 엄태화(32) 감독도 미쟝센영화제 출신이다. 엄 감독은 이듬해 첫 장편영화 ‘잉투기’로 더욱 단단해진 연출과 섬세한 표현력 등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올해는 이 영화제 심사위원 및 집행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올 아랍영화제 객석 점유율 80% 넘어 엄 감독은 “영화감독 지망생들에게 영화를 찍고 대중들과 접점을 이루며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은 작은 영화제들밖에 없다”면서 “영화에 대한 꿈을 간직한 채 계속 연출할 수 있는 발판이자 동기 부여”라고 영화제들의 존재 이유를 설명했다. 영화의 창작 및 향유 주체로 보면 어린이, 여성, 청소년, 노인, 장애인, 퀴어(동성애자), 이주민, 디아스포라 등으로 다양하게 나뉜다. 영화가 다루고 있는 주제는 더욱 다양하다. 동물, 환경, 건축, 음악, 지하철, 해양, 노동, 산악, 인권, SF, DMZ 등으로 더욱 세분화된다. 영화의 형식 역시 다큐, 단편, 초단편, 미장센, 29초영화, 3D 등 강한 실험적 성격을 띤 영화제도 많다. 또한 지역별 특성 및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영화제도 다양하다. 유럽, 아랍, 체코,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등은 물론 국내에서도 무주산골, 정동진, 태백, 광주 등 그 지역만의 정서를 담는 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감독 지망생·배우들에겐 발판이자 동기부여 최근 영화진흥위의 일방적 국고지원금 삭감으로 존폐 위기에 놓였던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외부 행사를 최소화하며 오는 8월 5일 열릴 예정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 영화제는 만 9~12세, 13~18세 등 어린이, 청소년 영화감독의 국제경쟁 부문과 청소년 문제를 다루는 작품의 경쟁부문으로 나뉜다. 16년 동안 지속돼 온 ‘미래의 스티븐 스필버그’, ‘차세대 봉준호’들이 꿈을 키우는 공간이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단편 부문 황금곰상을 받은 나영길(32) 감독은 이 영화제 출신이다. 2002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영화제 영상제작단 3기로 활동했다. 이 밖에도 권혁재 감독, 변성현 감독, 김진무 감독 등이 모두 서울청소년영화제 출신들이다. 배우 박보영(25)도 정식으로 데뷔하기 전인 2005년 7회 영화제 출품작에 출연했고 전혜빈(32) 역시 3회 영화제 수상작품의 배우였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수한 영화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함과 풍성’이라는 찬사 속에서 ‘난립과 졸속’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해 영진위가 지원한 국내영화제는 인디다큐페스티벌, 광주독립영화제, 아시아태평양대학영화제 등 모두 22개였다. 이 밖에도 지방자치단체 혹은 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영화제들이 상당수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축제의 일환으로 영화제를 개최하거나 주최 측의 의욕만 앞서는 경우에는 다른 영화제와 지나치게 경쟁의식을 가진 채 화려한 외양 보여주기식만을 추구하기 일쑤”라면서 “이 경우 오래 지속되기도 힘들뿐더러 내용 측면에서도 전반적인 질 하락으로 졸속 진행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제 프로그래머와 스태프들이 여러 영화제를 돌며 겹치기로 일하는 것도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을 낳는 하나의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1~2회 개최한 후 개점휴업 영화제 수두룩 실제 기업 후원이나 지자체 지원을 받지 못하는 영화제는 극장 입장료 판매 수입으로 기신기신 버텨내야 하는 실정이다. 빈약한 자금은 운영난으로 직결된다. 이 때문에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1~2회를 끝으로 개점 휴업 상태인 영화제들도 꽤 있다. 한 영화제 사무국 관계자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운 영화제는 콘텐츠 부족에 시달리다 문을 닫고, 눈앞의 성과에 연연하는 영화제는 젯밥만 쫓다가 문을 닫는다”고 진단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노인 기준 나이 상향’ 공론화 물꼬 튼 대한노인회 이심 회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노인 기준 나이 상향’ 공론화 물꼬 튼 대한노인회 이심 회장

    온 나라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비상이 걸리기 전까지만 해도 찬반 논쟁이 뜨거웠던 이슈가 몇 가지 있다.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 여부, 공무원 연금법 개정, 여기에다 바로 몇 살부터 노인인가 하는 문제다. 법적으로 각종 복지지원을 받는 경로우대의 기준은 현재 만 65세다. 하지만 의학기술의 발달과 기대수명의 연장으로 65세는 더이상 노인 축에도 끼지 못한다. 현재 노인의 70%가 매달 최대 20만원의 기초연금을 받고 있고, 전철과 지하철을 무임승차하며 고궁 박물관, 공원 등 공공시설을 무료로 이용하거나 이용요금을 할인받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부담이 늘어나고 있지만 노인들 눈치 살피느라 누구 하나 노인 기준 나이를 올리자는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던 차에 대한노인회가 지난달 말 노인 기준나이 조정을 공론화하자며 먼저 물꼬를 터주었다. 2011년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 문제가 불거졌을 때 노인 기준 나이를 올리는데 반대했던 대한노인회의 입장 변화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결단을 내린 이심(76) 대한노인회 회장을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집무실에서 만났다.→메르스 사태로 노인 기준 나이 상향 조정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대한노인회도 화두만 던져 놓고 뒷선으로 물러난 건 아닌지요. -노인들 눈치 보느라 문제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으니 우리가 길을 터주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서 결정했다. 우리는 길만 터주고 구체적인 정책 내용은 정부와 전문가들이 시간을 갖고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해야 한다. 당사자인 노인이 정책 대안을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그렇다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노인 기준 나이 조정 문제를 포함해 노인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보자며 국회의장이 초청을 했다. 15일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원내대표 등과 만나 대한노인회의 입장을 설명할 계획이다. 18일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소속돼 있는 포럼이 주최하는 조찬세미나에 참석한다. 언제든 기회가 있다면 우리의 입장을 알릴 것이다. →지난달(7일) 열린 이사회에서 노인 기준 나이 공론화 제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들었습니다. 제안을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회원들이나 이사 등 내부에서 반대는 없었습니까. -없었다. 이사회에 안건을 제출하기 전 상당 기간 지방을 돌면서 회원들 의견을 수렴했고, 바뀐 상황을 충분히 설명했다. 앞서 2011년 일부에서 노인 기준 연령을 현재의 65세에서 70세 또는 75세로 올리자고 주장해 공론화된 적이 있다. 당시 65~70세 노인이 170만명이다. ‘당장 노인에 대한 복지혜택을 줄인다고 하면 세상이 뒤집히니 20~30년을 내다보고 장기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반대 기고문을 썼다. 그 후로 5년이 지났다. 현재 노인 인구는 650만명이다. 이대로 가면 3년 후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곧 노인 1000만명 시대가 온다. 서울의 경우 지난 4월 말 기준 노인 인구가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를 처음 넘어섰다. 현재는 노인을 부양대상으로만 보고 예산을 지원하는데 그 돈을 다 어디서 충당하겠나. 100세 시대에 맞는 복지정책의 틀을 짤 때다. 2013년 기초연금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도 노인 전체가 아니라 소득 하위 70%로 제한하고 소득별로 액수를 차등화하자고 먼저 제안한 것도 대한노인회다. 연장선상에서 이해하면 된다. →4년마다 1세씩 늘려 20년에 걸쳐 70세로 조정하거나 2년에 1세씩 늘리는 방안 등을 제시하셨는데. -논의된 여러 방안들 가운데 몇 가지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 시행하고 있는 복지를 빼앗자는 얘기가 아니다. 기득권은 인정해줘야 한다. 우리는 공론화 길을 터줬으니 정책 당국이 제대로 된 정책을 세우고 노인들은 교육을 통해 의식을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부양받는 노인에서 책임지는 노인으로. →대한노인회와 정부 사이에 사전 교감이 있지 않았느냐는 시각도 있다. -그렇게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 사실이 아니다. 결정은 지난 달 7일 이사회에서 내렸고, 8일 어버이날 문형표 복지부장관이 인사차 찾아왔길래 이사회 결정을 알려줬다. →노인의 나이 기준이 올라가면 일을 더 오래 해야 하는데, 일자리를 놓고 청년층과 경쟁을 하는 것 아니냐, 심하게 말하면 청년들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 노인이 젊은이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다. 노인과 젊은이를 위한 일자리는 다르다. 노인은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일을 하거나 오랜 경험을 토대로 도와주는 일들을 주로 한다. 최소한의 경비만 받고 자원봉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추가 교육을 받고, 별도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택배기사가 왔다가 집이 비어 있고 경비실이 따로 없으면 돌아갔다 다시 오는 경우가 많다. 물류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동네 경로당에 택배를 맡겨 놓고 노인들이 배달해주면 서로에게 이득이다. 그런대 이런 동네 택배일을 젊은이들이 하겠나. 또 매년 노인 3만명이 제주도 감귤 따는 일을 한다. 젊은이들이 없기 때문이다. 유기농을 하게 되면 노인 일자리도 많이 늘어날 것이다. 지금은 노인회에서 취업만 알선해주고 있지만 앞으로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직접 일자리를 만들어 보려 한다. →노인들 일자리가 늘어났지만 좋은 일자리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좋은 일자리를 구하려면 재교육을 받아야 하고, 결국 청년층과 충돌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생각해 보자. 노인의 70%에게 매달 최고 20만원씩 기초연금을 준다. 노인들에게 20만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20만원을 받으면 노인들 행복지수가 높아질 줄 알았는데 자체 조사 결과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어서 놀랐다. 혼자 괜찮아졌다고 행복해지는 게 아니다. 내 아들이 취직을 못하고, 손자가 학교를 제대로 못 다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나. 노인 일자리가 생기면 사고(四苦)가 해결된다고 한다. 생활고, 병고, 자존고, 고독 등 네 가지다. 이 네 가지 고통만 해결해도 엄청난 행복을 주는 거다. 할아버지가 아들, 손자의 일자리를 빼앗는게 아니라 분담하는 거다. →젊은이들과 직접 만나 세대 간 벽을 더 낮출 의향은 없으신지요. -그렇지 않아도 강서구에서 젊은이들과 토크쇼를 하자고 제안해 검토 중이다. 노인회 차원에서 젊은이들이 할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를 듣고 자서전을 써주는 프로그램을 비롯해 젊은이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여럿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기회를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앞서 노인들 의식을 바꾸는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하셨는데. -그렇다. 대한노인회가 할 수 있는 것은 노인들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충북 충주에 교육원을 지을 예정이다. 약 2만 5000평의 국유지에 1000억원을 들여 짓는다. 정부에 기부채납하는 형식이 될 것이다. 2017년부터 매년 3만명씩 교육을 실시한다. 먼저 노인 인문학 교육을 할 생각이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노인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줄 것이다. 둘째 일하는, 책임지는 노인이 되도록 교육할 생각이다. 경로당 책임자들이 먼저 교육을 받고, 이들이 돌아가 회원들에게 자연스럽게 전파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한노인회의 근간이 전국에 있는 6만 4000개의 경로당이다. 경로당하면 노인들이 모여 소일하는 곳으로 생각하는데 어떤가. -노인사회가 굉장히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힘없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 경로당이었다면 지금은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돌봐주러 가는 곳이다. 자원봉사를 하러 오는 분들이 많다. 동네 청소도 하고, 아이들도 돌봐주고, 책도 읽어준다. 함께 고구마도 심고 생산적으로 활동하는 곳이 많다. 경험을 나누면 한 가정을 살릴 수 있다.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지하철 무임승차는 복지정책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잘 된 정책이라고 본다. 지하철은 한마디로 효자다.무료가 아니라고 생각해봐라. 노인이 꼼짝 안 하고 하루종일 집에만 있다고 가정해봐라. 가정이 무너진다. 고부 간 갈등은 물론, 조손 갈등도 커진다. 노인 무임승차 때문에 지하철공사 적자가 누적된다고들 하는데, 지하철공사에서 노인들을 위해 전용칸을 운행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배차를 늘리는 것도 아니다. 그냥 다니는 지하철을 이용할 뿐이다. 그리고 노인들은 러시아워를 피해 이용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공사나 지자체 적자가 누적되면 적자를 줄이기 위해 오히려 자구 노력을 강도 높게 실시하는 것이 답이다. →지난해 4년 임기의 대한노인회 회장에 재선됐는데 임기 중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노인 기준 나이 공론화 물꼬도 텄고, 교육원을 짓고 있다. 노인복지청을 만드는 것이다. 노인복지청은 노인 복지를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현재 10여개 부처에 흩어져 있는 노인 관련 예산을 한곳에 모아 효율적으로 집행하자는 것이다. 132만명이 서명한 청원서를 지난해 국회에 제출했고 현재 행안위에 올라가 있는 것으로 안다. 국회의원 180명, 지방자치단체장 230명도 서명했다. 한 가지 더한다면 노노() 케어사업 확대다. 연금을 받지 않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노인이 연금을 받는 노인을 돌보는 것이다. 지난해 10개 지회에서 시범 실시했는데 자살은 25.9%, 실종은 30%가 각각 줄었다. 성과가 좋아 올해는 작년보다 예산이 29억원 늘어나 133억원이 책정됐다. 10만원 지원받아 10시간 봉사를 한다. 앞집에 허리가 아파 연탄을 갈지 못해 추위에 떨고 밥도 못해 먹는 노인이 살고 있었다. 이웃에 사는 할아버지가 그걸 알고 연탄불을 갈아주는 봉사를 해 추위와 식사를 해결했다. 연탄불 하나로 할아버지·할머니가 행복해진 경우다. 어떤 분은 10만원 받고 자기 돈 50만원을 썼지만 행복하다는 수기를 남기기도 했다. →일부에서 노인이라는 호칭을 시니어 시티즌 등 다른 것으로 바꿔보자는 의견도 있다. -일본에서는 노인이라는 용어 대신 다른 것을 사용한다고 들었다. 노인이라는 용어가 어때서 그러나. 노인이라는 말이 부정적으로 보이는 건 초등학교 때부터 꼬부랑 할머니·할아버지, 불쌍한 사람으로 각인돼 있어서 그렇다. 노인의 가치를 빛나게 하는 게 바로 대한노인회가 할 일이다. 어떤 용어로 바꿔도 노인은 노인이다. 불쌍해 보여도, 훌륭해 보여도 노인은 노인이다. 인식의 문제다. 노인이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김균미 기자 kmkim@seoul.co.kr >> 이심 회장은 ▲1939년 경북 상주 출생 ▲건국대 법학과, 연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 수료 ▲에스콰이어 상무이사 ▲주택문화사 대표이사, 월간 전원속의 내집 발행인 ▲한국잡지협회 회장,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 한국광고단체연합회 이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 ▲제15~16대 대한노인회 회장(2014.2~ ) >> 대한노인회는 대한노인회는 1969년 경로당 회원을 주축으로 창립됐다. 현재 전국 16개 시·도 연합회와 1개 직할지회, 그리고 244개 시·군·구 지회를 비롯해 6만 4000여개의 경로당, 6개 해외지회를 두고 있다. 회원이 300여만명에 이른다.
  • 13일 서울시 7·9급 공채 13만명 몰리는데… 메르스 확산에 ‘공시족’ 비상

    13일 서울시 7·9급 공채 13만명 몰리는데… 메르스 확산에 ‘공시족’ 비상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탓에 공시족(공무원시험 준비생)도 불안한 모습이다. 당장 이번 주 토요일인 오는 13일 서울시 7·9급 지방직 공채시험을 앞두고 전국에서 13만여명이 서울로 몰린다. 그러나 서울시는 8일 수험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보건당국, 지역사회, 관계기관과 협력하겠다며 닷새 앞으로 다가온 시험을 예정대로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회원 70만명을 자랑하는 ‘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9꿈사) 게시판엔 메르스를 걱정하는 글 540여건이 올랐다. 아이디 ‘BWLTT’는 시험을 연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네 가지를 꼽았다. 첫째, 메르스 감염 조건이 밀폐공간 1시간 이상 접촉인데 (고사장에선) 최소 4시간 밀폐된다고 적었다. 감염 장소가 모두 병원이라지만 알고 보면 잠깐 면회한 사람도 걸린다고 덧붙였다. 둘째, 나머지 지역과 달리 서울시에서만 공무원 시험을 치러 수험생들이 전국에서 상경하게 된다는 점을 들었다. 셋째, 학교에서 시험을 치러 해당 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이 난색을 표할 것으로 봤다. 마침 휴업 대상이 벌써 대학교 포함, 1000곳을 웃도는데 공시족이 시내 학교를 모두 차지하는 셈이라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13만여명이 상경하는데 주변인까지 합치면 수백만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 가운데 단 한 명이라도 감염자가 있다면 집중포화를 맞게 된다”고 주장했다. ‘오렌지블러썸’은 “며칠 전만 해도 메르스 확산 우려에 ‘오버한다’고 했던 사람들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라며 “10만명이 서울로 올라가는 게 상식적인지, (이런 와중에) 시험을 미루는 게 ‘오버’라고 말하는 게 상식적인지”라고 되물었다. 한 수험생은 ‘불안한 분들에게 선택권’이란 글에서 “내년에 따로 시험을 치르면 된답니다”라고 꼬집었다. ‘두걸음더’는 “(감염자가 확인된 병원이 있는) 강남구 개포동에 사는데 계속 들리는 앰뷸런스 소리 탓에 영화 속 장면을 보는 것 같아 무섭다”며 “격리돼 시험을 치르진 않을지, 아니면 아예 못 치르게 될까 봐….”라고 걱정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서울시 공무원 시험 예정대로 13일 치른다 “대체 왜?”

    서울시 공무원 시험 예정대로 13일 치른다 “대체 왜?”

    서울시 공무원 시험 예정대로 13일 치른다 “대체 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환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서울시가 오는 13일 서울시 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을 예정대로 치른다고 7일 밝혔다. 13만명에 이르는 전국 응시생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다. 김인철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오후 3시 시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메르스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다만 수험생들에게는 개인 위생도구를 지참하도록 하고, 시험장 곳곳에 손세정제와 마스크를 구비할 계획이다. 또 발열 증상이 있는 수험생을 위해 ‘격리 시험실’을 마련해 의료진을 배치할 계획이다. 시가 주최하는 다른 문화체육행사는 연기하거나 취소된다. 서울시는 메르스 의심환자 24시간 이송전담반을 운영하고 시립병원 3곳에 병상 38실을 확보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 이름이 공개된 후 상담전화가 폭주할 것으로 보고 다산콜 인력을 119명까지 보강했다. 가택격리 등을 안내하는 ‘리턴콜센터’도 운영하기로 했다. 홈페이지(www.seoul.go.kr)에 신고 게시판도 운영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족친화 기업 특집] 홈플러스, 여성 가슴 건강 지키는 ‘핑크 전도사’

    [가족친화 기업 특집] 홈플러스, 여성 가슴 건강 지키는 ‘핑크 전도사’

    홈플러스는 ‘엄마의 건강, 가족의 행복’을 위해 유방암 예방과 치료를 지원하는 ‘핑크플러스 캠페인’(Pink Plus with Homeplus)을 올해 더욱 확대해 진행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핑크플러스 캠페인은 국립암센터, 한국유방암학회, 대한암협회, 유방암 환우회 등과 손잡고 유방암 인식 확산과 예방, 실질적 치료 등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홈플러스는 여성 고객과 근로자가 많은 유통업의 특성을 살려 유방암 예방과 치료에 기여하기 위해 캠페인을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홈플러스는 유방암 예방 인식 확산, 교육 및 진단을 통한 유방암 예방, 치료비 지원, 심리치료 등 4대 분야에 걸쳐 캠페인을 펼칠 방침이다. 대표적인 활동으로 유방암 예방 인식 확산을 위해 홈플러스 고객들에게 유방암의 현황과 예방정보 등을 제공하는 한편 ‘핑크플러스 걷기 대회’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 문화센터에서 한국유방암예방강사협회와 함께 전국 여성 3만명을 대상으로 유방암 자가진단법 등을 알려주는 ‘핑크플러스 강좌’도 연다.
  • 스마트폰뱅킹 이용 5000만명 돌파

    스마트폰뱅킹 이용 5000만명 돌파

    스마트폰뱅킹 이용 고객수가 5000만명을 돌파했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월 말 현재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뱅킹에 가입한 고객은 5223만명으로 전 분기보다 8.3% 증가했다. 여러 은행에 중복 가입한 경우도 집계에 포함됐다. 모바일을 포함한 전체 인터넷뱅킹 고객은 1억 861만명이다. 이 가운데 최근 1년간 이용 실적이 있는 고객은 48.6%(4835만명)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女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낳기만 하라며 다 키워준다며 …엄마는 속았다

    [女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낳기만 하라며 다 키워준다며 …엄마는 속았다

    정부는 국가의 보육 책임을 강조한다. 나라가 아이들을 키울 테니 엄마들은 맘 편히 아이를 낳고 일을 하라고 한다. 그런데 현실은 좌불안석과 속터짐의 연속이다. 당장 보육 예산을 놓고서도 정부는 뒷짐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엄마의 눈높이’에서 보육에 접근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절대적이다. 【국가가 생각하는 어린이집】 ① 오후 7시30분까지 운영 ② 자정까지 연장·휴일 보육 가능 ③ 아이돌봄 서비스까지… 워킹맘 불편 없어 “아이 기르는 비용을 국가에서 적극 지원하겠다. 0~5세 보육은 국가가 책임지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TV 토론에서 밝힌 내용이다. 여성의 일자리 참여를 늘리려면 육아 부담을 해결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대통령 공약에 맞춰 외형적으로 보육 지원을 확대해 왔다. 2013년 3월 만 3~4세 누리과정을 도입했다. 지난해부터 휴일과 야간에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간연장 보육’과 시간제 근로자나 재택 근무자들이 필요한 때 단시간에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제 보육’도 실시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도 만 12세 이하 자녀를 위한 ‘아이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관은 24일 “기본적으로 오후 7시 30분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고 자정까지 시간연장 보육도 받을 수 있다”면서 “워킹맘들이 일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정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말과 정책이 실천된다면 ‘보육 선진국’인 북유럽 국가가 부럽지 않지만, 현장에서는 인프라 부족으로 겉돌고 있다. 지난해 어린이집은 4만 3742곳으로 전년(4만 3770곳)보다 되레 줄었다. 이 가운데 국공립 어린이집은 2489곳(5.7%)에 불과하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평균 대기 시간만 10개월 정도다. 매월 아이돌봄 서비스를 받기 위해 시간제의 경우 1116가구, 종일제는 552가구가 기다리고 있다. 시간제 보육과 시간연장 보육도 취지는 좋지만 이를 적용하는 어린이집이 적어 거리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많다. 해결책은 보육교사를 늘리는 것이지만 예산 부족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보육교사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교사 수가 전국에 500명도 안 된다. 시·도교육청에 보육료 예산을 떠넘기려는 것은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정부는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해 시·도교육청이 보육료 예산을 의무 지출하도록 족쇄를 채울 계획이다. 한 육아 사이트에서는 “보육 정책이 왜 늘 제자리인가 했더니 30~40대 여성투표율이 가장 낮기 때문”이라면서 “일과 육아에 바쁜 건 알지만 우리 자신과 아이들을 위해 투표하자”고 촉구했다. 【엄마가 생각하는 어린이집】 ① 국공립 대기 200명 넘고 ② 민간은 오후 4시면 마쳐 ③ 월 90만원 오후 베이비시터… 전쟁터 따로 없어 육아휴직을 끝내고 회사에 복귀한 ‘워킹맘’ 이모(35)씨는 한숨만 나온다. 이씨는 육아 도움을 부탁할 곳도 없다. 친정은 미국이고 시댁은 지방이다. 남편은 사업한다고 평일에 술 약속이 많다. 육아는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정부가 ‘아이를 키워 주겠다’고 하는데 실제 겪어 보니 답이 없다. “어머니, 잘 아시죠. 오후 4시까지 아이를 데리러 와야 하는 거. 정부가 하는 얘기는 국공립(어린이집)에서나 통하는 거예요.” 법적으로는 오후 7시 30분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지만 민간 어린이집에서 만난 선생님은 다들 이렇게 말했다.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보육교사들도 아이를 돌려보낸 뒤 밀려 있는 교육부 평가와 서류 작업 등을 끝내야 오후 7시 30분쯤 퇴근할 수 있다. 이씨는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임신 6개월 때 ‘태명’으로 이미 등록했지만 대기 순번이 200번을 넘어갔다고 말했다. 시간연장 보육도 고민했지만 해결책이 안 됐다. 연장 보육을 해 주는 어린이집이 집 근처에 없어 오가는 데 드는 시간이 만만찮아서다. 이씨는 결국 오후 4~8시까지 아이를 맡아 줄 베이비시터를 구했다. 월 90만원이다. 친정엄마가 아이를 키워 주는 워킹맘 강모(38)씨는 육아 부담으로 친정엄마가 너무 힘들어해 낮에는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다. “그까짓 양육수당(10만~20만원) 안 받고 어린이집에 보내야 (내가)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는 친정엄마의 말이 가슴을 후벼 팠기 때문이다. 강씨는 “우리나라 보육 시스템은 ‘친정(시댁) 찬스’가 없고 경제적 여유도 없다면 결국 엄마가 일을 그만두고 보육 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서울에 거주하는 최모(32)씨는 전업맘을 비하하는 듯한 정부의 태도에 속상하다. 마치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노는 ‘잉여 인력’ 취급을 하는 것 같아서다. 최씨는 “아이를 키우는 일은 너무 사랑스럽고 자랑스럽지만 동시에 전쟁 같기도 하다”면서 “잠깐의 여유라도 있어야 아이를 돌보고 나를 챙길 수 있는데 (정부는) 그것을 모르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제경숙 경남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보육 현실을 감안해 잘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하는데 정부가 구색 갖추고 생색만 내려고 하니 보육교사와 엄마가 모두 불만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업맘은 애 맡기지 마라?… 정부, 저소득·워킹맘 선별 보육 검토 정부가 저소득층과 워킹맘을 위한 ‘선별적 보육’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4일 “전업주부가 0~2세 아동을 하루 종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면서 “어떤 방안이 최선인지 다각도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인 엄마와 전업주부를 차별하려는 것이 아니라 보육 수요를 합리적으로 재조정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부족한 예산과 보육 인프라 현실을 감안할 때 ‘같은 혜택’이라도 저소득층과 워킹맘에게 우선권과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합리적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상당수 민간 어린이집에서는 워킹맘과 전업맘 자녀의 차별이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안양시의 어린이집 보육교사인 김모(29)씨는 “정부가 어린이집 보육료 전액을 지원하다 보니 아무래도 어린이집 이용 시간이 길 수밖에 없는 워킹맘 자녀보다 전업맘 자녀를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다만 정부는 전업주부의 반발을 우려해 당장 결론을 내리지는 않겠다는 태도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전업주부 자녀의 보육 수요를 조절하는 쪽으로 정책이 가는 것이 맞지만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연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양육 수당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수요를 줄이겠다고 했다가 전업주부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양육수당 인상을 기재부와 협의하고 있으며, 보조교사는 3만명, 대체교사는 3000명가량 더 늘려 보육 현장의 인력난을 해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동성결혼 합법화 아일랜드 보건장관 “나는 게이다” 공개 방송에서 폭로…도대체 왜?

    동성결혼 합법화 아일랜드 보건장관 “나는 게이다” 공개 방송에서 폭로…도대체 왜?

    아일랜드 동성결혼 합법화 동성결혼 합법화 아일랜드 보건장관 “나는 게이다” 공개 방송에서 폭로…도대체 왜? 아일랜드가 23일(현지시간) 국민투표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첫 번째 국가가 됐다. 아일랜드 선거관리 당국은 전날 실시된 동성결혼 합법화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결과, 찬성투표 비율이 62.1%로 37.9%인 반대투표 비율을 웃돌았다고 발표했다고 국영 RTE 방송이 전했다. 국민투표는 “결혼은 성별과 상관없이 법에 따라 두 사람에 의해 계약될 수 있다”는 문구를 넣어 헌법을 고칠지를 물었다.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나라가 많은데도 이번 아일랜드 국민투표에 관심이 쏠렸던 이유는 국민투표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나라는 없었기 때문이다.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스페인,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캐나다, 미국 등 18개국이 의회 입법이나 법원 판결 등을 통해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과거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가 동성결혼을 국민투표에 부친 적 있지만 부결됐다. 이후 슬로베니아는 지난 3월 의회 입법으로 동성결혼을 인정했다. 아일랜드에서는 국민투표 결과에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수도 더블린에 있는 성에서는 2000여 명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전해진 국민투표 결과에 환호했다. 엔다 케니 총리는 “작은 나라가 전 세계에 평등에 대한 큰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며 환영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특히 도시와 농촌 구분없이 대부분 지역에서 찬성투표 비율이 높게 나온 점에 고무됐다. 레오 바라드카르 보건장관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국민투표라기보다는 시민혁명 같다”고 표현했다. 차기 총리감으로 거론되는 그는 올해초 한 라디오채널에 출연해 “나는 게이다”라고 커밍아웃을 한 인물이다. 동성결혼을 적극 주창해온 이엄 길모어 노동당 당수는 전날 찬성 투표결과를 예상하면서 “평등에 대한 아일랜드 국민의 매우 강력한 선언”이라고 반겼다. 아일랜드는 불과 22년 전만 해도 동성애가 범죄였던 곳이었다. 당시 의회 입법으로 동성애를 범죄시하지 않았지만 국민투표 결과는 3분의 1만이 범죄화하지 않는데 찬성했다. 1995년엔 이혼 합법화 찬반 국민투표에서 합법화가 가까스로 통과됐다. 아일랜드는 지금도 임산부가 위험한 경우를 빼면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여기엔 가톨릭 교회의 영향력이 자리잡고 있었다. 국민 대부분은 자신을 가톨릭 교도라고 여긴다. 이런 까닭에 아일랜드는 서유럽에서 가장 보수적인 나라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가 1990년대 초반 일련의 아동 성추행 의혹들을 겪으면서 위상이 떨어졌다. 더불어 아일랜드 사회에 변화의 흐름이 이어졌다. 2000년 게이의 술집 및 클럽 출입을 허용하고 은행들과 집주인들이 이들에 대한대출과 월세 계약을 하지 않는 것을 막는 조치를 했다. 2010년엔 동성 커플에게 결혼한 부부와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는 ‘시민결합’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1000쌍 이상의 동성 커플이 시민결합으로 등록했다. ’시민결합’과 동성결혼 합법화의 차이는 헌법적 보호를 받는지 여부다. 시민결합이 갖는 법적 보호는 정부에 의해 변경될 수 있다. 그러나 결혼의 정의를 수정한 헌법의 보호를 받는 동성결혼은 개헌에 의해서만 지위가 바뀔 수 있다. 이어 2013년 중도성향의 집권 통일아일랜드당 정부가 헌법검토위원회를 꾸려 동성결혼을 포함한 개헌 사항들을 검토했고 위원회가 동성결혼에 대한 국민투표를 권고함으로써 국민투표의 길이 열렸다. 보수성향 정당을 포함해 모든 주요 정당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찬성했다. 통일아일랜드당은 적극적인 찬성 캠페인을 벌였다. 대기업들도 이례적으로 사회적 이슈인 동성결혼에 지지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25년래 최고인 60%를 넘는 투표율(투표자 193만명)은 동성결혼 찬반에 대한 아일랜드인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반면 동성결혼 반대 캠페인을 벌여온 가톨릭 교회로선 추락한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복음주의 가톨릭교도와 신교도 연합은 마지막주 동성결혼 반대를 호소하는 9만장의 유인물을 배포하기도 했다. 아일랜드 교회는 국민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동성결혼을 계속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대주교·주교들은 성명을 통해 “아일랜드 교회는 결혼을 남성과 여성간 결합으로 정의한다. 이번 국민투표 결과가 이 정의를 바꾸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이몬 마틴 아일랜드 가톨릭 대주교는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헌법은 이성간 결혼에 대해 사회에서 부여하는 특별하고도 영광스러운 지위를 없앨 것”이라며 동성결혼에 반대했다. 그는 “지금까지 아일랜드는 생물학적 부모에 의한 양육을 고취하고 보호하는 게 아이와 사회를 위한 최선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왔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일랜드 동성결혼 합법화…보건장관 “나는 게이다” 커밍아웃 도대체 왜?

    아일랜드 동성결혼 합법화…보건장관 “나는 게이다” 커밍아웃 도대체 왜?

    아일랜드 동성결혼 합법화 아일랜드 동성결혼 합법화…보건장관 “나는 게이다” 커밍아웃 도대체 왜? 아일랜드가 23일(현지시간) 국민투표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첫 번째 국가가 됐다. 아일랜드 선거관리 당국은 전날 실시된 동성결혼 합법화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결과, 찬성투표 비율이 62.1%로 37.9%인 반대투표 비율을 웃돌았다고 발표했다고 국영 RTE 방송이 전했다. 국민투표는 “결혼은 성별과 상관없이 법에 따라 두 사람에 의해 계약될 수 있다”는 문구를 넣어 헌법을 고칠지를 물었다.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나라가 많은데도 이번 아일랜드 국민투표에 관심이 쏠렸던 이유는 국민투표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나라는 없었기 때문이다.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스페인,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캐나다, 미국 등 18개국이 의회 입법이나 법원 판결 등을 통해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과거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가 동성결혼을 국민투표에 부친 적 있지만 부결됐다. 이후 슬로베니아는 지난 3월 의회 입법으로 동성결혼을 인정했다. 아일랜드에서는 국민투표 결과에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수도 더블린에 있는 성에서는 2000여 명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전해진 국민투표 결과에 환호했다. 엔다 케니 총리는 “작은 나라가 전 세계에 평등에 대한 큰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며 환영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특히 도시와 농촌 구분없이 대부분 지역에서 찬성투표 비율이 높게 나온 점에 고무됐다. 레오 바라드카르 보건장관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국민투표라기보다는 시민혁명 같다”고 표현했다. 차기 총리감으로 거론되는 그는 올해초 한 라디오채널에 출연해 “나는 게이다”라고 커밍아웃을 한 인물이다. 동성결혼을 적극 주창해온 이엄 길모어 노동당 당수는 전날 찬성 투표결과를 예상하면서 “평등에 대한 아일랜드 국민의 매우 강력한 선언”이라고 반겼다. 아일랜드는 불과 22년 전만 해도 동성애가 범죄였던 곳이었다. 당시 의회 입법으로 동성애를 범죄시하지 않았지만 국민투표 결과는 3분의 1만이 범죄화하지 않는데 찬성했다. 1995년엔 이혼 합법화 찬반 국민투표에서 합법화가 가까스로 통과됐다. 아일랜드는 지금도 임산부가 위험한 경우를 빼면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여기엔 가톨릭 교회의 영향력이 자리잡고 있었다. 국민 대부분은 자신을 가톨릭 교도라고 여긴다. 이런 까닭에 아일랜드는 서유럽에서 가장 보수적인 나라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가 1990년대 초반 일련의 아동 성추행 의혹들을 겪으면서 위상이 떨어졌다. 더불어 아일랜드 사회에 변화의 흐름이 이어졌다. 2000년 게이의 술집 및 클럽 출입을 허용하고 은행들과 집주인들이 이들에 대한대출과 월세 계약을 하지 않는 것을 막는 조치를 했다. 2010년엔 동성 커플에게 결혼한 부부와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는 ‘시민결합’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1000쌍 이상의 동성 커플이 시민결합으로 등록했다. ’시민결합’과 동성결혼 합법화의 차이는 헌법적 보호를 받는지 여부다. 시민결합이 갖는 법적 보호는 정부에 의해 변경될 수 있다. 그러나 결혼의 정의를 수정한 헌법의 보호를 받는 동성결혼은 개헌에 의해서만 지위가 바뀔 수 있다. 이어 2013년 중도성향의 집권 통일아일랜드당 정부가 헌법검토위원회를 꾸려 동성결혼을 포함한 개헌 사항들을 검토했고 위원회가 동성결혼에 대한 국민투표를 권고함으로써 국민투표의 길이 열렸다. 보수성향 정당을 포함해 모든 주요 정당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찬성했다. 통일아일랜드당은 적극적인 찬성 캠페인을 벌였다. 대기업들도 이례적으로 사회적 이슈인 동성결혼에 지지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25년래 최고인 60%를 넘는 투표율(투표자 193만명)은 동성결혼 찬반에 대한 아일랜드인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반면 동성결혼 반대 캠페인을 벌여온 가톨릭 교회로선 추락한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복음주의 가톨릭교도와 신교도 연합은 마지막주 동성결혼 반대를 호소하는 9만장의 유인물을 배포하기도 했다. 아일랜드 교회는 국민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동성결혼을 계속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대주교·주교들은 성명을 통해 “아일랜드 교회는 결혼을 남성과 여성간 결합으로 정의한다. 이번 국민투표 결과가 이 정의를 바꾸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이몬 마틴 아일랜드 가톨릭 대주교는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헌법은 이성간 결혼에 대해 사회에서 부여하는 특별하고도 영광스러운 지위를 없앨 것”이라며 동성결혼에 반대했다. 그는 “지금까지 아일랜드는 생물학적 부모에 의한 양육을 고취하고 보호하는 게 아이와 사회를 위한 최선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왔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일랜드 찬성 62%, 동성결혼 합법화…보건장관 “나는 게이다” 선언

    아일랜드 찬성 62%, 동성결혼 합법화…보건장관 “나는 게이다” 선언

    아일랜드 찬성 62% 아일랜드 찬성 62%, 동성결혼 합법화…보건장관 “나는 게이다” 선언 아일랜드가 23일(현지시간) 국민투표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첫 번째 국가가 됐다. 아일랜드 선거관리 당국은 전날 실시된 동성결혼 합법화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결과, 찬성투표 비율이 62.1%로 37.9%인 반대투표 비율을 웃돌았다고 발표했다고 국영 RTE 방송이 전했다. 국민투표는 “결혼은 성별과 상관없이 법에 따라 두 사람에 의해 계약될 수 있다”는 문구를 넣어 헌법을 고칠지를 물었다.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나라가 많은데도 이번 아일랜드 국민투표에 관심이 쏠렸던 이유는 국민투표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나라는 없었기 때문이다.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스페인,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캐나다, 미국 등 18개국이 의회 입법이나 법원 판결 등을 통해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과거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가 동성결혼을 국민투표에 부친 적 있지만 부결됐다. 이후 슬로베니아는 지난 3월 의회 입법으로 동성결혼을 인정했다. 아일랜드에서는 국민투표 결과에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수도 더블린에 있는 성에서는 2000여 명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전해진 국민투표 결과에 환호했다. 엔다 케니 총리는 “작은 나라가 전 세계에 평등에 대한 큰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며 환영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특히 도시와 농촌 구분없이 대부분 지역에서 찬성투표 비율이 높게 나온 점에 고무됐다. 레오 바라드카르 보건장관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국민투표라기보다는 시민혁명 같다”고 표현했다. 차기 총리감으로 거론되는 그는 올해초 한 라디오채널에 출연해 “나는 게이다”라고 커밍아웃을 한 인물이다. 동성결혼을 적극 주창해온 이엄 길모어 노동당 당수는 전날 찬성 투표결과를 예상하면서 “평등에 대한 아일랜드 국민의 매우 강력한 선언”이라고 반겼다. 아일랜드는 불과 22년 전만 해도 동성애가 범죄였던 곳이었다. 당시 의회 입법으로 동성애를 범죄시하지 않았지만 국민투표 결과는 3분의 1만이 범죄화하지 않는데 찬성했다. 1995년엔 이혼 합법화 찬반 국민투표에서 합법화가 가까스로 통과됐다. 아일랜드는 지금도 임산부가 위험한 경우를 빼면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여기엔 가톨릭 교회의 영향력이 자리잡고 있었다. 국민 대부분은 자신을 가톨릭 교도라고 여긴다. 이런 까닭에 아일랜드는 서유럽에서 가장 보수적인 나라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가 1990년대 초반 일련의 아동 성추행 의혹들을 겪으면서 위상이 떨어졌다. 더불어 아일랜드 사회에 변화의 흐름이 이어졌다. 2000년 게이의 술집 및 클럽 출입을 허용하고 은행들과 집주인들이 이들에 대한대출과 월세 계약을 하지 않는 것을 막는 조치를 했다. 2010년엔 동성 커플에게 결혼한 부부와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는 ‘시민결합’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1000쌍 이상의 동성 커플이 시민결합으로 등록했다. ’시민결합’과 동성결혼 합법화의 차이는 헌법적 보호를 받는지 여부다. 시민결합이 갖는 법적 보호는 정부에 의해 변경될 수 있다. 그러나 결혼의 정의를 수정한 헌법의 보호를 받는 동성결혼은 개헌에 의해서만 지위가 바뀔 수 있다. 이어 2013년 중도성향의 집권 통일아일랜드당 정부가 헌법검토위원회를 꾸려 동성결혼을 포함한 개헌 사항들을 검토했고 위원회가 동성결혼에 대한 국민투표를 권고함으로써 국민투표의 길이 열렸다. 보수성향 정당을 포함해 모든 주요 정당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찬성했다. 통일아일랜드당은 적극적인 찬성 캠페인을 벌였다. 대기업들도 이례적으로 사회적 이슈인 동성결혼에 지지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25년래 최고인 60%를 넘는 투표율(투표자 193만명)은 동성결혼 찬반에 대한 아일랜드인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반면 동성결혼 반대 캠페인을 벌여온 가톨릭 교회로선 추락한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복음주의 가톨릭교도와 신교도 연합은 마지막주 동성결혼 반대를 호소하는 9만장의 유인물을 배포하기도 했다. 아일랜드 교회는 국민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동성결혼을 계속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대주교·주교들은 성명을 통해 “아일랜드 교회는 결혼을 남성과 여성간 결합으로 정의한다. 이번 국민투표 결과가 이 정의를 바꾸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이몬 마틴 아일랜드 가톨릭 대주교는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헌법은 이성간 결혼에 대해 사회에서 부여하는 특별하고도 영광스러운 지위를 없앨 것”이라며 동성결혼에 반대했다. 그는 “지금까지 아일랜드는 생물학적 부모에 의한 양육을 고취하고 보호하는 게 아이와 사회를 위한 최선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왔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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