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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출생아 40만명 첫 붕괴된 듯

    작년 출생아 40만명 첫 붕괴된 듯

    지난해 출생아 수가 40만명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태어난 출생아 수도 역대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출생아 감소율이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저출산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1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2만 7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11.2%(3만 4000명)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1~11월 출생아 수도 33만 3000명에 그쳤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37만 8900명)보다 12.1%(4만 6000여명)가 줄어든 수치다. 12월 출생아 수도 3만명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연간 출생아 수는 36만명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기준으로 최저일 뿐 아니라 사상 최초로 연간 출생아 수 40만명이 붕괴될 것으로 보인다. 출생아 수는 2002년부터 2016년까지 40만명대를 기록해 왔으나, 2015년 12월부터 출생아 수가 24개월 연속(전년 같은 달 대비)으로 감소했다. 2016년 12월부터는 출생아 수 감소율이 12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출생아 수가 급감하고 있다. 시·도별 11월 출생아 수(전년 같은 달 대비)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등 14개 시·도는 감소했고 세종, 전북, 제주는 비슷했다. 지난해 1~11월 서울에서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6% 줄어든 6만 900명이 태어났다. 반면 세종은 3.2% 늘어난 3200명이 태어났다. 앞으로 비혼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저출산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것이 더 큰 문제다. 2016년과 2017년 1~11월 혼인 건수는 각각 7.0%, 6.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시론] 평가절하된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시론] 평가절하된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외환위기 이후 20년 동안 소득 격차와 경제 불평등은 심화돼 왔다. 국민총소득(GNI) 중 가계소득 비중은 1996년 71%에서 지난해 62%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많이 하락했다.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비 비율은 외환위기 때보다도 낮은 상태다. 가계소득 비중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가계소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소비 침체로 인한 내수 부진과 저성장 고착화를 깨는 게 불가능하다. 임금 격차를 줄이고 저임금 부문의 소득을 증대하는 방법이 바로 임금을 밑에서부터 끌어올리는 최저임금 인상이다.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유승민·심상정 후보는 2020년까지 1만원, 홍준표·안철수 후보는 임기 내 1만원으로 최저임금을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대선 후보 모두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약속했던 건 저임금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최저임금심의위원회가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자 갖가지 비난이 쏟아진다. 일부 언론은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고용을 줄이기 시작해 고용률이 지난해 11월 61.2%에서 12월 60.2%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겨울철 농업 부문 생산 감소에 따른 계절적 요인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관계없이 12~2월에는 고용이 항상 감소한다. 그래서 월간, 분기별 생산·고용 통계를 쓸 때는 계절조정 통계를 쓴다. 통계청의 계절조정 고용률은 지난해 11월 60.7%, 12월 60.9%로 고용이 오히려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해 사용자들이 미리 고용을 줄였기 때문에 12월 고용률이 줄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명백한 오보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은 16.4%다. 하지만 5년 평균 인상률 7%를 초과하는 부분은 일자리안정자금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예년과 비슷하게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을 10% 이상 대폭 올린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을 줄인다는 비판 역시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우려가 사실이었다면 최저임금제도는 지금까지 유지될 수 없었을 것이고 지난 대선에서 모든 후보들이 대폭 인상을 공약으로 내세울 수도 없었을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에 대한 수많은 연구가 있었다. 고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이 대다수다. 최저임금 인상은 단기적으로 저임금 노동자의 고용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득 증대가 소비 증가와 내수 활성화로 이어져 고용을 증가시키는 상쇄 효과도 있다.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 격차와 불평등을 줄이고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는 비교적 분명하다. 미국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범죄율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보도가 많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현재 555만명의 자영업자 중 아르바이트생 등을 고용한 자영업자는 162만명으로 30%다. 나머지 393만명의 자영업자는 혼자 일하거나 무급 가족 종사자들과 일한다. 자영업자의 70%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비가 촉진되면 매출이 증가해 더 유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3조원, 사회보험료 지원 1조원, 카드 수수료 인하 대책 마련과 함께 상가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9%에서 5%로 인하하는 시행령을 개정해 1월 말부터 시행하겠고 발표했다. 상가 임대료 인하는 모든 자영업자에게 큰 혜택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횡포도 더 강력하게 조사해야 한다. 최저임금법 제1조는 최저임금 인상 목적이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자의 생활 안정이 가능한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올려야 근로 의욕과 자기 계발 등 노동력의 질도 올라가고, 사용자도 경영 개선 투자를 통해 노동생산성을 올리려는 노력을 할 때 국민경제도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 최저임금법 제1조는 한국 경제가 나가야 할 방향이다.
  • [데스크 시각] 작은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박상숙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작은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박상숙 문화부장

    “저게 말이 되냐?” 영화 ‘강철비’를 보고 나오는데 뒤편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난다면 어떨까 하는 끔찍한 상황을 현실감 있게 그려 낸 이 영화의 결말은 일견 허무맹랑하다. 스포일러를 자처하자면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치달았던 남북은 사이좋게 핵을 나눠 갖는데 이 대목에서 ‘확 깬다’는 반응이 제법 많다. 북한의 핵을 남한으로 가져와 핵균형을 이뤄 한반도 평화를 유지한다는 발상은 극 중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곽철우의 염원이다. 그는 남한이 핵을 가져야 자주국방과 자주외교를 할 수 있다고 믿는 핵무장론자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이해가 첨예하게 부딪치는 가운데 옴짝달싹 못 하는 한국적 현실에서 영화는 한편으론 카타르시스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 한 영화적 상상이 현실이 될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비핵화 대신 핵확산을 선호하는 듯한 메시지가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핵전쟁 억제를 위해 핵무기는 필요한가. 한쪽이 무장하고 다른 쪽이 자극받아 또 무장하면 군비 경쟁은 극에 달하지 않을까. 극장 문을 나서면서 이런 고민 한 번쯤은 해 보지 않았을까. 터무니없게만 여겨지는 공포의 균형론을 비슷하게 제언하는 목소리는 강철비만이 아니다. 영화가 개봉하기 한 달 전쯤 미국의 권위 있는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중국은 북한에 3만명의 군인을 파병해야 한다’는 도발적인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필자인 알톤 프라이는 숱한 유엔 결의도, 수위 높은 대북 제재도 북한의 핵개발을 막는 데 실패했다며 핵을 포기시킬 유일한 방법은 주한미군처럼 북한에 중국군을 배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김정은이 핵개발 야욕을 버리지 않는 것은 한국과 미국의 북침에 대한 공포심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군이 북한에 주둔하면 안전보장에 대한 확신으로 핵개발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당하지만 설득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독일, 일본, 한국이 북한보다 핵기술이 월등함에도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 건 미국과의 강력한 군사동맹과 자국 내 미군 주둔으로 안전에 대한 보장을 확실히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남한에 주둔한 미군 병력만큼 북한에 중국군이 주둔한다면 북침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져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금개띠해에 ‘이 무슨 멍멍이 소리냐’는 냉소도 있었지만, 대북 선제공격만이 해법인 양 떠드는 호전적 언론 사이에서 그나마 반가웠다. 영화와 칼럼이 상상하는 군사적 맞거래는 따지고 보면 이해 당사자 간 불신을 해소하고 신뢰를 쌓자는 방편인 셈이다. 그럴싸하지만 현실에서 이뤄지기 힘든 판타지다. 다행히 지금 우리 눈앞에선 남북이 모처럼 대화의 꽃을 피워 한반도의 봄을 재촉하는 흐뭇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북한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예술단과 응원단을 포함한 최대 500명을 보내기로 했다. 특히 삼지연관현악단은 15년 만에 서울과 강릉에서 공연도 한다. 김정은 체제 선전용이라는 비난이 나오는데 케이팝으로 전 세계에 한류를 일으키는 한국에서 그 정도 판도 못 깔아 주랴. 남한의 호의에 대한 보답으로 강철비에 나오는 지디의 노래가 평양의 만수대 예술극장에서 울려 퍼지지 못하란 법도 없다. 예술이라는 ‘소프트파워’의 교류는 얼어붙은 관계를 녹이는 작은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 강철 같던 베를린 장벽의 붕괴도 가수 데이비드 보위의 ‘히어로즈’ 한 곡이 기폭제가 됐다. okaao@seoul.co.kr
  • “처녀라 봐 준다?”, 중국에서도 불붙은 ‘미투’

    “처녀라 봐 준다?”, 중국에서도 불붙은 ‘미투’

    중국에서도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의 열기가 거세다. 중국일보는 18일 베이징대, 칭화대 등 40개 이상 대학의 학생들이 대학 내 성폭력을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제도의 설립을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미투가 ‘워예시(我也是)’로 불린다. 지난해 10월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미투가 중국에서도 광범위하게 번지게 된 것은 미국으로 이주한 베이항대 여학생의 용감한 행동 덕분이다. 중국 베이징항공항천대학 박사 졸업생인 뤄첸첸(羅茜茜)은 이달 1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자신의 지도교수였던 천샤오우(陳小武·46) 교수의 성폭력 사실을 고발했다. 현재 미국 영주권자로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뤄는 미국에서 활발하게 일어난 미투 운동에서 용기를 얻어 13년 전 일어난 성폭력을 알렸다.  뤄의 웨이보는 하루에 3만명 이상이 방문했고, 중국 전역에서 토론 주제가 됐다. 지난 11일 베이항대는 천 교수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그는 대학에서 해직됐다. 중국 교육부는 천 교수의 ‘창장(長江)학자’ 칭호를 박탈했으며 창장학자에게 주는 급여도 회수 조치했다. 창장학자는 중국에서 가장 뛰어난 학문적 성취를 보인 학자에게 주는 영광이다.  뤄는 박사과정 재학 중이던 2005년 천 교수가 비어 있는 누나의 집으로 데려가 “아내와 성생활이 좋지 않다”며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뤄가 울면서 아직 처녀라고 호소하자 천은 그를 집으로 돌려보내 줬다. 당시 뤄는 천 교수의 아내와 안면이 있는 사이였으며, 그의 아내가 좋은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뤄는 웨이보에 천을 고발하면서 다른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여학생들을 찾아 증거용 녹음 파일까지 학교에 제출했다.  그는 “결과가 놀랍다. 처음부터 천의 성폭력 증거를 모은 우리의 노력이 답을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식과 행동의 일치를 가르치고 보여준 베이항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뤄에 이어 다른 3명의 중국 여성도 대학교수들의 성폭력 행위를 고소했다. 베이징 국제경영무역대학의 한 여학생도 셰웬(薛原) 교수를 성폭력 혐의로 고발했다. 뤄의 행동에 용기를 얻었다고 밝힌 이 익명의 여학생은 이메일로 학교에 셰 교수를 고발했고, 학교 측은 진상조사 중이다.  2014년 중국 여성 협회가 15개 대학 1200명의 여학생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50% 이상이 언어 또는 육체적 성폭력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 대부분은 남학생이었으며, 교수나 교직원이 가해자인 경우는 9%였다.  현재 미투 운동에 참여하는 중국 여학생들은 대부분 한 자녀 정책 시기에 태어난 외동딸이다. 중국의 한자녀 정책은 35년간 지속되다 2016년 폐기되어 두 자녀 출산이 가능해졌다. 베이징에서 성평등 운동을 펼치는 카이 이핑은 “한자녀 정책은 남성을 여성보다 중시하던 전통을 무너뜨렸으며, 젊은 여성들에게 성평등에 대한 자각을 심어주었다”며 “대학에서 여학생들이 성폭력에 침묵했던 것은 남성 교수가 논문을 출판하거나 졸업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폭력 피해자를 비난하는 분위기 때문에 많은 여학생들이 자신의 주장이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또 힘을 가진 자의 성폭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모르는 피해자들은 그저 침묵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통념을 받아들인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대한의사협회 제2회관 청주에 건립된다

    대한의사협회 제2회관 청주에 건립된다

    13만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대한의사협회 제2회관이 충북 청주 오송제2생명과학단지 내에 건립된다. 충북도는 17일 충북도청에서 대한의사협회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제2회관은 6600㎡ 부지에 지상3층 규모로 2019년 착공해 202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사협회는 제2회관에 의료정책연구소를 마련해 의료제도 개선 등 보건의료 정책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초음파, 내시경 등 최신 의료기기 실습을 위한 교육센터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의사협회는 국토 중심에 위치해 KTX역이 있는 오송의 이점을 살려 제2회관에서 각종 세미나와 워크숍도 개최한다는 구상이다. 도는 의사협회가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기존 회관의 노후화로 회관 이전 또는 재건축을 검토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충북도의사회와 손을 잡고 투자유치에 나서 결실을 맺었다. 도는 의사협회 제2회관 오송 입주를 계기로 대한한의사협회,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한국바이오협회 등 다른 보건의료단체들의 추가 입주 유치에 나서기로 했다. 이시종 지사는 “의료바이오 관련, 250여개의 기업과 기관들이 입주해 가동중에 있는 오송에 우리나라 보건의료단체의 맏형격인 의사협회가 둥지를 틀게 돼 의미가 크다”며 “다른 보건의료단체들의 오송 입주도 성사시켜 산·학·연·관·병원이 융합된 세계적인 오송바이오밸리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주부 남편’ 지난해 17만명…여성은 감소

    집에서 살림을 하고 아이를 돌보는 남성이 지난해 17만명으로 집계됐다. 2003년 이후 최대다. 남성은 바깥일, 여성은 집안일을 한다는 성 역할의 고정관념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중 가사활동에 전념하는 남성은 16만 6000명이었고, 육아에 힘쓰는 남성은 4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업 육아·가사 남성은 2003년 10만 6000명을 시작으로 2010년 16만 1000명까지 증가했다가 2014년에는 13만명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2015년 15만명으로 증가로 전환하고서 2016년 16만 1000명, 지난해 17만명까지 늘어 가장 높은 수준에 다다랐다. 그러나 육아·가사만을 하는 여성의 수는 지난해 694만 5000명을 기록해 정반대의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여성은 2014년 714만 3000명으로 처음으로 전년보다 줄고서 4년 연속 감소세다.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는 남성의 수는 증가하는 반면 여성의 수는 감소하는 이유로는 일단 고령화가 꼽힌다. 은퇴 후 일을 하지 않고 집 안에 있는 남성이 가사를 전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주로 30대 여성을 중심으로 고용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정성미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만혼·비혼 추세가 이어지면서 육아·가사로 빠지는 여성 30대가 노동시장으로 대거 진출하는 동시에 은퇴세대 여성의 취업도 늘고 있다”며 “성 역할 평등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 변화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동수당 만 5세 이하 모든 가구 지급 재추진”

    “아동수당 만 5세 이하 모든 가구 지급 재추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만 5세 이하 모든 아동에게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주는 법안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지난해 국회 예산안 협의에서 2인 이상 가구 소득 상위 10%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박 장관은 지난 10일 세종시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소득 상위 10%에 아동수당을 안 주게 된 것이 너무 아쉽다”며 “아동수당은 아직 법이 안 만들어졌으니 도입 초기부터 다 줄 수 있도록 다시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아동수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으로 만 5세 이하 자녀가 있는 모든 가구에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보편적 복지제도다. 그러나 여야 예산안 협상 과정에 지급 대상이 소득 하위 90%로 축소되고 시행 시기도 올 7월에서 9월로 미뤄졌다. 이에 따라 올해 아동수당 예산은 정부 제출안에서 3913억원 줄어든 7096억원이 배정됐다. 대상자도 기존 253만명에서 238만명으로 줄었다. 이에 양육비 지출이 많은 맞벌이 부부 등 1만명 이상이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원안 시행을 요구하는 등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선별 지급에 필요한 막대한 행정비용도 논란이다. 아동수당을 하위 90%에게만 지급하려면 500명 이상의 조사 인력이 필요하고 행정비용은 연간 최대 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에서 줄인 예산의 4분의1에 가까운 금액이 행정비용으로 빠져나가게 된 것이다. 박 장관은 “학계와 국민 여론이 다 줘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야당 의원들도 ‘지금 생각해보니 지급 대상에서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10%를 제외하려면 행정 절차와 준비가 필요하지만 전체를 대상으로 하면 훨씬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달까지 법을 통과시키는 게 목표인데 그때 지급 대상을 확대하면 된다”며 “예산 문제가 있지만 여야가 동의만 해주면 된다. 국회에서 잘 판단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인 ‘문재인 케어’에 대해 “3800개 비급여 항목을 심의하는 의료보장심의관(국장급)을 다음달에 신설하고 그 아래에 2개 과를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보료 인상 우려에 대해서는 “지난 10년간 보험료 평균 인상률인 3%를 유지하고 건강보험 적립금을 쓰면 30조 6000억원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의 일자리 공약으로 추진한 사회서비스공단에 대해서는 “지방선거 전에 하면 선거에 이용될 수 있어 선거가 끝난 뒤에 오해가 없을 때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각지대 놓인 중도입국 청소년] 부모 따라 한국 온 다문화자녀 1만~3만명…통계도 복지도 캄캄

    [사각지대 놓인 중도입국 청소년] 부모 따라 한국 온 다문화자녀 1만~3만명…통계도 복지도 캄캄

    만 18세 미만 중도입국 청소년. 법무부 기준으로는 1만명이 안 되지만 현장에서는 3만명이 넘는다고 추산한다. 상당수 청소년이 국내에 들어왔지만 통계적으로 잡히지 않고 있다. 제대로 된 통계가 없다 보니 전반적이고 체계적인 복지정책도 없다. 현장 전문가들이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 정확한 실태조사를 꼽은 까닭이기도 하다.8일 법무부에 따르면 중도입국 청소년은 ‘결혼이민자(혼인귀화자 포함)의 전혼(前婚) 관계에서 출생한 미성년 외국인 자녀로서 우리나라에 입국해 외국인등록을 하고 체류하는 사람’이다. 쉽게 말해서 외국인과 결혼한 한국인의 의붓자녀를 말한다. 이 기준으로 추산한 중도입국 청소년은 지난해 11월 기준 9726명이다. 국제화가 진행되면서 해마다 중도입국 청소년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복지와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법무부 규정이 협소하다 보니 현장에서는 중도입국 청소년 수가 법무부 통계의 최소 3배 이상으로 본다. 여성가족부의 2015년 다문화실태조사에서 따르면 만 9~24세 다문화가족 자녀(8만 2476명) 가운데 60.8%가 국내에서만 성장했다. 나머지 39.2%(3만 2300명)는 중도입국에 해당하지만 법무부와는 통계 기준이 다르다. 지난해 11월 두 번째로 친 귀화시험에 합격해 한국 국적을 얻은 순자운(17)양은 매일 아침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종로구 서울다솜관광고로 등교한다. 이곳은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학교다. 2년 6개월 전 결혼을 이유로 한국에 온 중국인 엄마를 따라 이곳에 왔지만 막상 도착한 뒤 한동안 집 밖에 나가지 못했다. 한국어를 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순양은 “집 밖에 나가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엄마가 일하러 나가면 혼자 집에 남아 한국 방송만 틀어놨다”고 회상했다. 한국어 공부가 시급했던 순양은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서 중도입국 청소년에게 한국어 수업을 하는 서울온드림교육센터를 찾았다. 서울에 단 한 곳뿐인 중도입국 청소년 지원 시설이다. 그곳에서 지금 다니는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도움도 받았다. 그러나 모든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이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순양은 “주변에 중도입국 청소년을 위한 교육기관이 없었다면 한국어를 배우거나 고등학교에 진학하기가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주변 친구 중에는 한국에 산 지 5년이 됐는데도 한국어를 잘 못하거나 학교에 입학하지 못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순양의 경우 중국에서 다니던 중학교에서 학력 인정 서류를 떼 올 수 있어 고등학교 진학이 가능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의무교육인 중학교까지는 학력인증이 되지 않더라도 공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학생의 입학은 학교장 권한이기 때문에 교육청에서도 이에 대해 별다른 제재를 하지 못한다. 공교육을 받지 못하면 검정고시를 치러야 하는데 한국어 실력이 미비한 상태에서 검정고시에 통과하기란 쉽지 않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16년 577명의 중도입국 청소년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학교에 재학하는 중도입국 청소년 가운데 27.4%가 한국에서 공교육 입학에 걸린 기간이 1년 이상이라고 답했다. 2년 이상이라는 응답 비율도 10.6%다. 공교육 진입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에 대해 55.2%가 ‘한국어 실력 부족’을 꼽았다. 현재 학교를 다니지 않는 중도입국 청소년의 24.6%도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비인가 대만학교를 다니다가 학력인증이 안 돼 중퇴 뒤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이현수(15)군은 7년 전 부모와 한국에 왔다. 중국 동포인 부모가 이군과 함께 한국에서 살길 원했기 때문이다. 한국에 들어온 이군은 한국어 공부부터 시작했다. 서울온드림교육센터에도 이군처럼 한국에 살고 싶어 하는 외국인 근로자 부부 자녀가 절반이 넘는다. 여기에 장기거주 비자를 받지 못해 3개월마다 본국을 오가는 청소년 등을 포함하면 실제 국내 체류 중도입국 청소년은 3만~5만명으로 추산된다. 중도입국 청소년 교육기관 관계자는 “넓은 의미로는 해외에서 태어나 한국에 입국해 오래 머무는 이주배경 청소년은 모두 중도입국 청소년”이라면서 “한국어 교육이 필요하고 한국에서 살아가기 위해 적응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점, (입양이 가능한 경우를 제외하곤) 정주를 위해 귀화시험을 쳐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2016년 청소년정책연구원이 현장 전문가 48명에게 물은 결과 중도입국 청소년에게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 ‘중도입국 청소년의 정확한 실태조사’를 꼽았다. 정신건강 및 상담 지원, 부모 대상 교육, 탄력적 편·입학제도, 효과적인 지원을 위한 통합시스템 구축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정책에 대한 평가 또한 낙제 수준이었다. 이들은 현 정책에 대해 10점 만점에 평균 4.25점을 줬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농어촌 공동화 막아라… 부안버스 ‘50원의 복지 ’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 소멸’ 위기감이 커지면서 파격적인 복지 정책이 출산 장려금 지원을 넘어 대중교통 요금 파격 인하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라북도 일부 군의 경우 새해 들어 학생 버스 요금을 30년 전 수준인 50원으로 내리는 ‘극약 처방’을 불사하고 나섰다. 부안군은 지난 1일부터 농어촌버스 단일 요금제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부안군민은 어른의 경우 거리와 상관없이 1000원, 학생은 100원만 내고 버스를 탈 수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어른이 부안읍~변산면 모항 구간을 이용할 경우 구간제 요금이 적용돼 4900원을 내야 했던 것에 비하면 무려 5분의1 수준으로 인하된 것이다. 특히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50원씩 추가 할인 혜택이 주어져 학생의 경우 공짜나 다름없는 단돈 50원에 농어촌버스로 통학을 할 수 있게 됐다. 대신 부안군은 버스업계의 손실금을 군 예산에서 지원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버스업계 재정지원금은 지난해보다 10억원이 증가한 2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부안군의 이 같은 시책은 다른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다. 고창군은 다음달부터 성인 1000원, 학생 500원의 단일 요금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손실금은 전액 고창군이 보전해 주기로 했다. 순창군도 다음달 중순부터 고창군과 같은 수준의 단일 요금제를 시행할 전망이며, 정읍시도 단일 요금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전북도 김희옥 대중교통팀장은 “지자체들이 생활 불편 때문에 지역을 떠나는 인구 감소를 막고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교통복지 시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북도 인구는 지난해 말 현재 185만 4607명으로, 가장 많았던 1966년 252만 3708명에 비해 66만 9101명이 줄었다. 특히, 농어촌 지역은 인구가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무주, 진안, 장수 등 도내 5개 군은 이미 인구 3만명 선이 무너졌거나 위협받고 있다. 존립 자체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지자체들의 파격 정책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콜택시는 물론 콜버스 제도까지 생겼다. 2015년 남원과 순창을 시작으로 행복콜택시, 행복콜버스 제도가 확산돼 현재 10여개 시·군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진안군의 경우 100원만 내면 콜택시가 주민들을 면소재지까지 태워다 준다. 거리가 먼 오지마을 주민들이 모여 콜버스를 부르면 미니버스가 달려간다. 요금은 1인당 1000원 정도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카카오뱅크, 출범 165일만에 고객 500만명 돌파

    카카오뱅크, 출범 165일만에 고객 500만명 돌파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 5개월 반 만에 500만명의 신규고객을 유치했다.카카오뱅크는 출범 165일째인 지난 7일 오후 3시 계좌개설 고객 수가 500만명을 넘어섰다고 8일 밝혔다. 연령대별 비중은 30대가 34.9%로 가장 컸고, 20대(28.9%), 40대(24.0%) 순이었다. 모바일 금융 소외 계층으로 여겨지는 50대 이상도 11.9%를 차지했다. 남녀별 연령대 비중을 보면 여성은 20대 비중이 36.6%로 30대보다 1.7%포인트(p) 더 높은 데 비해 남성은 30대가 35.7%로 20대(23.6%)보다 많이 높았다.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는 전체 계좌개설 고객 중 74.6%인 373만명이 신청했다. 이 같은 신청 건수는 2016년 금융권 체크카드 누적 순증 규모인 470만장의 80%에 달했다. 이달 7일 기준 수신(예·적금) 규모는 5조1천900억원, 여신(대출)은 잔액기준으로 4조 7600억원이었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서류를 제출하면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전월세 보증금대출’을 1분기 중에 선보일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겨울철 대표축제 화천 산천어축제 개막...첫날 13만명 몰렸다

    겨울철 대표축제 화천 산천어축제 개막...첫날 13만명 몰렸다

    영하 10도에도 발디딜틈 없이 붐벼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인 ‘화천 산천어축제’가 6일 참가자들로 붐볐다.축제장 열기는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진 매서운 추위도 무색하게 했다. 두꺼운 옷차림으로 중무장한 관광객은 낮 기온이 영상으로 회복하자 웃옷을 벗고 구멍낚시 삼매경에 빠졌다. 꽁꽁 얼어붙은 화천천 바닥 여기저기 남녀노소 불문하고 얼음 바닥에 뚫린 구멍 안으로 낚싯대를 드리웠다. 일부 관광객들은 낚은 물고기를 현장 구이터에서 노릇하게 구워 맛보며 축제의 즐거움을 나눴다. 정부가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한 산천어축제는 6일부터 28일까지 23일간 화천천과 화천읍 일대에서 펼쳐진다. 15년째 맞는 화천산천어축제는 2003년 첫 축제 이후 2006년부터 매년 100만 명이 넘게 찾는 글로벌 겨울축제다. 화천군은 개막일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이 13만 명은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국가지급 보장돼야 ‘용돈연금’ 꼬리표 뗀다

    국가지급 보장돼야 ‘용돈연금’ 꼬리표 뗀다

    이달로 30살 생일을 맞은 국민연금이 기로에 섰다. 올해는 향후 5년간 국민연금 재정 변화를 예측하는 ‘제4차 재정계산’이 예정돼 있다. 정부는 이 재정계산을 바탕으로 오는 10월 말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을 수립해 미래 연금 보장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용돈연금’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국민연금의 보장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따라서 ‘소득대체율’ 상향이 불가피하다.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급여액이 생애평균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인데 매달 50만원을 연금으로 받는다면 소득대체율이 50%에 해당한다. 하지만 소득대체율을 높여 연금액을 늘리면 기금 고갈 시기가 당겨진다. 기금 고갈을 막으려면 보험료를 더 많이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국민들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의 늪에서 빠져 나오려면 결국 국민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는 1988년 443만명으로 시작해 지난해 9월 말 기준 2184만명으로 5배로 늘었다. 연금 수급자도 제도 시행 1년 뒤인 1989년 1798명에서 올해 9월 말 496만명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연금 기금 규모는 612조 4457억원으로 세계 3대 연기금으로 불린다. 그러나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은 여전하다. 기금 고갈 우려 때문이다. 2013년 제3차 재정계산 당시 국민연금 재정 고갈 시기는 2060년으로 예측됐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58년, 시민단체인 한국납세자연맹은 2051년으로 더 빨리 고갈될 것으로 예측했다. 인구 고령화 속도와 경기 변동에 따라 기금 고갈 위험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는 “국민들의 노후 보장이라는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오로지 ‘기금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라는 공급자 중심의 인식만 강조하다 보니 생긴 현상”이라고 지적했다.정부와 국회는 어쩔 수 없이 국민연금법에 소득대체율을 매년 하향하는 고육책을 명시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연금 개혁은 국민들이 기금 고갈이라는 프레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더 세게 옭아매는 역할을 했다. 1988년 연금 출범 당시 소득대체율은 70%였지만 법 규정에 따라 매년 0.5% 포인트씩 감소해 올해는 45%로 낮아졌다. 10년 뒤인 2028년이면 40%로 낮아진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지 않은 명목소득대체율일 뿐 ‘실질소득대체율’은 지난해 24%에 그친다. 지난 3년간 월평균 소득 218만원에 24%를 적용해 지난해 연금수급자가 받은 평균 연금액을 산출해 보면 월 52만 3200원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산출한 지난해 최소 노후생활비 104만원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앞으로는 이 금액이 더 낮아진다. 올해 기초연금액을 올해 25만원, 2021년까지 30만원으로 인상해 노후소득을 보완하지만 불안감은 완전히 가시질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은퇴 연령인 66세 이상을 기준으로 하면 우리나라의 빈곤율은 45.7%(2015년)나 된다.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문 대통령은 이런 문제를 인식해 대선에서 소득대체율을 50%로 반등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실제로 소득대체율 50%를 유지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014년 국회의원이었을 당시부터 계속 소득대체율 최저선 45%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권미혁 의원도 45%를 유지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재정 부담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점이 문제다.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 결과 소득대체율 최저선을 45%로 유지하면 매년 18조원, 50%로 정하면 36조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해진다. 2051~2060년에는 인구 고령화로 연금 수급자가 1358만명으로 늘어난다. 이 기간 추가로 필요한 재정은 각각의 시나리오에 따라 359조원, 719조원에 이른다. 예산정책처는 “보험료를 현 상태로 유지하면 정부가 예측한 2060년보다 기금 고갈 시기가 4~7년 앞당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시나리오를 두고 현 제도를 유지한다고 해도 당장은 큰 문제가 없다. 국민연금공단의 중기재정분석에 따르면 적립금 규모는 지난해 600조원 규모에서 2021년 789조원으로 급격히 늘어난다. 그러나 예산정책처 예측으로 2042년, 정부 예측은 2044년부터 재정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서 기금 규모가 급격한 하향세를 보이다가 2058~2060년 기금이 모두 소진된다. 보험료율 인상은 시간문제일 뿐 영원히 묻어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1988년 월 소득의 3%로 시작해 5년마다 3% 포인트씩 높아져 1998년 9%(직장 가입자는 본인부담금 4.5%)가 됐다. 이후 올해까지 변화 없이 9%를 유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공단, 한국금융연구원 등 정부기관들은 2013년 제3차 재정계산 때부터 줄곧 보험료율을 단계적으로라도 12.9%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주도적으로 이 문제를 끌고 나갈 기관은 없다. 국민들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공적연금은 직장 근로자 등 대상이 되면 의무가입해야 한다. 이 의무가입 규정조차 불만인 이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정부는 국민연금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한다. 전문가들은 보험료 인상을 꺼내기 전에 국민들이 불안하게 생각하는 이유부터 점검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민에게는 신뢰를 높이기 위한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고 재정 안정에 도움이 될 만한 요구만 계속 내놓는 정부의 태도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 중심에 ‘국민연금 지급보장 명문화’가 있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다른 직역연금은 기금이 고갈돼도 관련 법률로 국가 지급을 보장하고 있지만 국민연금은 급여 지급에 대한 국가 책임이 법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국민에게 보험료 인상에 대한 동의를 얻어내려면 지급보장 명문화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2006년 5월 참여정부 당시 유시민 복지부 장관이 연금지급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거론했지만 실현하지 못했고 2012년 새누리당 의원들이 법제화에 나섰지만 청와대, 기획재정부 등의 반대로 다시 무산됐다. 기재부는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국가 잠재부채(충당부채)가 늘어나 국가 채무비율이 높아지면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진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 경우 정부나 기업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가산금리를 물어야 하고 국제 경쟁력에도 심각한 타격을 준다는 주장이다. 국민연금을 국가가 지급보증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어디에도 없다는 주장도 내세운다. 이에 대해 연금 전문가인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어느 나라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연기금을 잠재부채로 규정해 회계에 반영하지 않는다”며 “참고자료로 낼 뿐이지 누구도 국민연금을 부채로 여기질 않는다”고 반박했다. 군인연금이나 공무원연금처럼 국가가 사용자인 연금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부 국가가 회계로 반영해 부채로 반영되지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연금은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기재부 논리 자체가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고령화가 심한 일본은 국가 부채가 240%인데 만약 국민연금을 국가부채로 잡는다고 하면 국가부채가 500~600%로 늘어난다”며 “국민연금을 부채라고 여기는 인식 자체가 난센스”라고 덧붙였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위원장도 “이미 법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제도 신뢰에 도움이 된다면 국가의 국민연금 지급보장을 법에 명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전 정권과 달리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런 논의가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남인순·정춘숙 의원은 지난해 8월 국가의 국민연금 지급보장을 명시한 국민연금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국가 지급보장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주 이사장도 지난 2일 전북 전주 공단 본부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어떤 경우에도 국민연금은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 국가의 지급보장을 보다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보험료 인상폭이나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기금 고갈을 막으려면 보험료 인상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1인 가구 최저생계비 수준인 소득대체율 50%를 달성하기 위해 보험료율을 3~4% 포인트 인상하는 것은 여건상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은 보험료율을 즉각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기금 고갈 시점을 연동시켜서 보면 2020년대부터 1년에 0.2% 포인트씩 단계적으로 4% 포인트까지 올리면 50% 수준의 보장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지만 일단 12~14% 수준을 목표로 두고 이번 4차 재정계산을 통해 단계적으로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더불어 보험료를 실제 소득에 맞게 더 내되 연금은 더 받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소득상한액은 449만원으로, 월 449만원을 벌든 1000만원을 벌든 보험료는 40만 4100원(449만원×9%)으로 같다. 공무원연금의 상한액은 월 805만원으로 국민연금의 2배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논쟁의 근본적 해법으로 ‘퇴직연금’을 거론했다. 국민연금에 쏠린 부담을 줄이고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하려면 퇴직연금을 적극 활용해 다층 보장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 위원장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퇴직연금을 활용한 3층의 다층 연금제도를 구축해야 한다”며 “하위 계층은 기초연금을 더 올려 소득을 보장하고 중간 계층은 퇴직연금을 공적 연금형태로 발전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해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도 “우리는 개인연금 가입자가 많아 공적연금에 더 이상 투자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퇴직연금을 통해 다층 보장체계를 갖추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보통 심각한 문제 아닌 생산인구 감소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이미 지난해부터 줄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20년간 감소 추세는 더 빨라져 노동시장에 대한 충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활동을 하는 사람이 계속 줄어든다니 보통 심각하지 않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어제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는 향후 20년간 연령대별로 11.5~33.5% 감소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감소폭(0.1%)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15~19세가 25.5% 급감하는 데 이어 20대(-33.5%), 30대(-29.0%), 40대(-18.8%), 50대(-11.9%)가 모두 큰 폭으로 줄어든다. 반면 60~64세 인구는 23.5% 많아진다.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3763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엔 3702만명으로 감소했다. 심각한 저출산 추세로 볼 때 앞으론 줄어들 일만 남은 듯싶다. 이대로 가면 젊은층이 크게 줄면서 고령층이 사회와 경제를 지탱해야 하는 일이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 총 인구 대비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지난해 73.1%에서 2037년 58.3%로 낮아질 전망이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노동력 부족과 내수 부진,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내수 비즈니스에 주력하는 기업들은 노동력 감소뿐만 아니라 소비층인 고객들이 뚝뚝 떨어져 나가는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인구 감소의 주원인은 저출산이다.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한 답을 찾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돈만 쏟아붓는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까지 200조원이 투입된 저출산 정책이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출산과 육아 지원 중심의 과거 저출산 정책에서 사람 중심의, 여성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저출산 문제의 핵심은 청년의 ‘미래 불확실성’을 줄여 주는 것이라고 본다.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포기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특히 여성들이 가정과 일을 균형 있게 병행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안착시켜야 한다. 증가하는 고령 인력 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시급하다.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정년 중심의 고용구조를 벗어나야 한다. 임금피크제와 직무급제, 직책정년제 등 고령자들을 생산활동에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 향후 20년 생산인구… OECD 0.1% 줄고, 한국은 19% 급감

    향후 20년 생산인구… OECD 0.1% 줄고, 한국은 19% 급감

    저출산·고령화 탓… 대책 시급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 15~64세 생산가능인구 감소 속도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보다 월등히 빠른 것으로 나타나 고령사회 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고령사회 대응 중고령자 인력 활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3763만명을 정점으로 지난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총인구 대비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2017년 73.1%에서 2027년 66.3%, 2037년 58.3%로 하락해 노동력은 줄어들고 고령인구만 급증해 사회의 부양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향후 20년간 OECD 회원국들은 40세 미만 인구만 감소하고 연령대별 인구 감소폭이 최대 4% 미만에 그치지만 우리나라는 50대까지 감소하고 감소폭은 10∼30%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OECD 회원국 평균을 분석한 결과 2017∼2037년 15세 미만 인구가 2.7% 감소하고 생산가능인구 중에서는 15∼19세 0.7%, 20대 3.3%, 30대 3.3%가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40대와 50대 인구는 각각 0.5%, 1.4% 증가한다. 60~64세는 10.3%, 65세 이상은 47.4% 증가한다. 향후 20년간 전체 생산가능인구는 0.1% 감소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15세 미만이 11.5% 줄어드는 데 이어 15∼19세 25.5%, 20대 33.5%, 30대 29.0%, 40대 18.8%, 50대 11.9%가 줄어든다. 반대로 60~64세는 23.5% 늘고 65세 이상은 무려 118.6% 증가한다. 이에 따라 생산가능인구는 20년 동안 18.9% 급감하게 된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고령화사회 대응은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해부터 모든 사업장에 정년 60세 제도가 적용됐지만 주된 일자리에서의 퇴직 연령은 2011년 49.2세에서 2016년 49.1세로 오히려 단축됐다. 오민홍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령사회 도래에 따른 위기의식과 달리 기업에서는 고령자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고령자를 퇴출시키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고령 인력 활용에 가장 큰 장애 요인인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임금피크제, 직무급제, 직책정년제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해 기업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정년 연장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정책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본지 부장들이 짚어 본 국내외 현안·과제] 책의 해에 되새겨야 할 것

    [본지 부장들이 짚어 본 국내외 현안·과제] 책의 해에 되새겨야 할 것

    사는 동네에 번듯한 공공도서관이 생겼다. 예전 구청이 있던 자리에 매끈하게 들어선 도서관을 볼 때마다 새삼 뿌듯하다. 주머니 형편은 늘 매한가지라 생활이 나아졌다는 체감은 별로 없는데 20년 넘게 사는 곳에 공원이나 도서관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면 지갑이 두둑해진 것 같다.선진국의 생활상을 동경할 때 흔히 거론하는 것 중 하나가 도서관이다. 혹자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를 만든 건 그가 다닌 하버드대학이 아니라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었다고 말한다. 미국에선 대학도서관은 차치하고 중소도시 지역 도서관의 수준도 상당하다. 미국 연수 때 머물던 시골 동네의 2층짜리 도서관은 아이부터 노인까지 두루 모여 책장 넘기는 장면을 항상 연출했다.우리나라 도서관은 어떤가. 대부분 수험서를 독파하는 공부방으로 전락한 것이 현실이다. 독서보다 학력이나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도서관의 후진적 이용 행태를 초래했다. 그나마 요즘 들어선 도서관에 가면 스마트폰 대신 책을 보면서 머리를 맞댄 엄마와 아이의 모습에서 위안을 찾게 된다. 2018년은 ‘책의 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책으로 도약하는 문화강국’을 실현하겠다며 문학진흥계획도 선포했다. 공공도서관 확충 구상은 반갑다. 한국의 도서관 1곳당 인구수는 5만 2688명으로, 1만~3만명 수준인 독일, 영국, 미국, 일본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문체부는 앞으로 공공도서관 1100곳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피 같은 세금이라도 얼마든지 쓰라”는 여론이 뜨겁다. 이런 열화 같은 지지가 국립한국문학관 사업에는 시베리아 칼바람이다. 2년 전 시작된 한국문학관 논의는 시인 출신 장관이 오면서 가속도가 세게 붙었다. 하지만 애초보다 예산도 600억원으로 늘어난 데다 용산 부지를 놓고 서울시와 힘겨루기하는 볼썽사나운 형국이 펼쳐지면서 여론은 악화일로다. 한국문학관 기사만 나오면 유독 댓글들이 매섭다. “사람한테 투자하지 왜 매번 죽은 건물에만 돈을 쏟아붓나.” 도서관이 받는 박수를 왜 문학관은 받지 못할까. 공간 쓰임에 대한 체감이 달라서다. 전자는 모두가 나눠 사용하는 곳이지만, 후자는 특정인을 위한 곳이란 인식에서다.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공·사립 문학관은 100곳이 넘는다. 지역 문학 진흥의 거점으로 기대됐지만 인적이 드문 ´자료의 무덤´, ´박제된 공간´으로 전락한 곳이 수두룩하다. 건물만 짓는다고 문학이 살아나고 독서 인구가 늘지 않는다. 게다가 큰돈이 들어가는 국가적 사업이 힘센 문인들이나 권력 주변인들의 잔치판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문학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 문인은 문학계 지원은 ‘보이지 않는 손’처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이라는 간판을 달고 문학을 대접하기보다 투 잡을 뛰지 않고도 글만 쓸 수 있는 창작의 여유, 작가와 독자가 자주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 활성화, 작은 도서관·독립서점 지원 등이 진정한 문학정신을 키우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얼마 전 본지와 인터뷰를 했던 이윤택 연출가의 한마디는 울림이 크다. “예술가들은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제일 좋다. 국가가 예술을 탄압해서도 안 되지만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거나 어떤 자리에 앉히기 시작하면 안 된다. 그저 예술가들을 굶겨 죽이지만 마라.” 박상숙 문화부장 okaao@seoul.co.kr
  • 9일 만에 600만 흥행 비결은… 디지털 기술+아날로그 감성

    9일 만에 600만 흥행 비결은… 디지털 기술+아날로그 감성

    한국형 판타지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신과 함께:죄와 벌’의 기세가 ‘1987’도 삼키며 개봉 9일 만에 누적 관객 600만명을 달성했다. 연말 가족 관객층 공략에 성공한 점과 할리우드 못지않은 시각적 특수효과(VFX)를 구현해 낸 점이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28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신과 함께’는 이날 오후 6시 50분 누적 관객 600만명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경쟁작 ‘1987’이 개봉한 전날에도 49만명이 관람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1987’은 33만명으로 2위였다. 1, 2편을 동시에 찍느라 촬영에만 11개월이 걸렸던 ‘신과 함께’는 당초 ‘군함도’, ‘택시 운전사’와 함께 여름 개봉이 유력했다. 그러나 개봉이 미뤄지며 퀄리티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러닝타임의 90% 이상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작업해야 하는 탓이 컸다. CG에 들어간 비용만 75억원. 이렇게 구현된 7개 지옥 등 저승 세계는 조지 루커스의 ILM, 피터 잭슨의 웨타 디지털, 제임스 캐머런의 디지털 도메인이 만든 비주얼에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파적 요소가 강해 시사 후 평단의 점수가 높진 않았다. 웹툰 팬 사이에서는 원작의 주요 캐릭터 중 하나인 진기한 변호사가 없어진 점도 불만이었다. 하지만 잘 만져진 CG에 효심·모성애 등 교훈과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어우러져 남녀노소를 불문한 관객을 끌어당기는 데 성공했다. 원작자인 주호민 작가도 “한순간도 지루함이 없었고, 진기한 변호사의 부재는 잘 느껴지지 않았다. 멋진 영화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지원 사격을 하기도 했다. 그 결과 1년 중 일일 관객 규모가 가장 큰 성탄절을 장악했다. 지난 24, 25일 전체 관객 숫자가 각각 200만명을 넘겼고, 그중 62%(246만명)가 ‘신과 함께’의 몫이었다. 그 덕에 ‘1987’의 맞불 개봉에도 스크린 규모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현재 흥행 속도는 ‘택시 운전사’와 같다. ‘택시 운전사’가 19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점을 감안하면 ‘신과 함께’도 내년 1월 7일을 전후해 천만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성은 평론가는 “연말연시를 겨냥한 가족 영화라는 콘셉트에 한국적 정서를 담은 판타지, 즉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 감성이 조화를 이뤘다는 점에서 세대에 관계없이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며 “영화에 대한 높은 만족도가 원작 파괴의 불만을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신과 함께’의 바람이 해외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지난 22일 대만에서 약 80개 스크린으로 개봉한 ‘신과 함께’는 ‘스타워즈:라스트 제다이’, ‘위대한 쇼맨’ 등 할리우드 대작을 제치고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8일 태국, 29일 베트남에 이어 내년 1월 라오스,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차례차례 개봉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난 18일 아시아 정킷 때 동남아 7개국 50여개 매체가 참여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며 “동양적 감성과 사후 세계 등에 대한 공감대가 높았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부당 사유화된 일본인 명의 땅…조달청, 축구장 10개 규모 환수

    최근 4년간 부당하게 사유화된 일제강점기 일본인 명의 재산 78필지, 9만 1049㎡가 국유화됐다. 축구장 10개 규모다(시가 20억원 상당). 일제강점기 일본인 명의 재산은 광복 후 국가에 귀속돼야 했지만 일부 개인이 ‘부동산 소유권 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악용해 사유화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2015년부터 국유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달청은 국토교통부 자료 등에서 확인된 일본인에서 한국인으로 명의가 변경된 토지(53만 필지)를 1차로 추려 낸 뒤 국가기록원의 조선 거주 일본인 명단(23만명)과 대조를 거쳐 1만 479필지를 은닉 의심 토지로 선별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중 서류조사와 현장방문 면담조사 등을 거쳐 소유권이 확인된 토지를 제외한 471필지가 우선 국유화 대상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13만명 제천에 사다리차 단 1대… 소방서 없는 지자체도 32곳

    13만명 제천에 사다리차 단 1대… 소방서 없는 지자체도 32곳

    11층 건물 20동 있어야 1대 배치 있어도 고장 잦아 진화 작업 차질 인구 3만 단양군, 물탱크차 1대뿐 “장비보단 경로당 짓는 게 선거 유리”단체장들 안전 예산 확보 소극적 ‘인구 13만 6000여명 도시에 고가사다리차는 고작 1대뿐, 이마저 고장이 잦았다.’지난 21일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를 계기로 또다시 자치단체가 보유한 소방 장비의 열악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24일 충북도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제천소방서가 보유한 고가사다리차와 굴절차는 각각 1대뿐이다. 고가사다리차는 40m, 굴절차는 25m까지 올라갈 수 있다. 고층건물 화재 진압의 핵심 장비들이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인구가 제천의 두배에 가깝고 고층아파트도 더 많은 충주소방서 역시 고가사다리차는 1대, 굴절차는 2대만 있다. 청주시는 인구가 85만명에 이르지만 고가사다리차와 굴절차가 각각 2대뿐이다. 제천소방서 관계자는 “이런 장비가 더 있었어도 이렇게까지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는 지자체들이 소방 장비를 사는 데 느슨한 기준에 맞춰 생색만 내기 때문이다. 현행법은 11층 이상 아파트가 20동 이상 있거나 11층 이상 건물이 20개 넘게 있는 경우에 고가사다리차를 1대 이상 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인력 부족도 심각하다. 제천소방서는 화재 진압요원 30명이 3교대로 근무한다. 대형화재 발생 시 쉬는 직원까지 불러 출동해야 해 초동 대처가 늦어지는 일이 적잖다. 구조요원도 12명밖에 안 돼 4명씩 3교대 한다. 이번 화재 때도 근무 구조요원 4명이 고드름 제거 작업을 하러 갔다가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달려왔지만 최초 신고 20분이 지나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군 지역 사정은 더 열악하다. 인구가 3만여명인 단양소방서는 화재진압차 8대, 물탱크차 1대만 운용한다. 인력도 부족해 4명이 타는 펌프차에 2명만 올라 출동하기 일쑤고 소방차를 다 못 끌고 가 마당에 방치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소방서가 아예 없는 곳도 있다. 자치단체 226곳 가운데 32곳이다. 전남 8, 강원 2, 전북 5, 경북 6곳 등 농어촌이 많지만 대도시도 서울 1, 부산 5, 대구 1, 인천 2, 대전 1, 울산 1곳에 이른다. 인원이 열악하다 보니 관리 부실로 작동 불량일 때도 잦다. 이번 화재 때 고가사다리차 밸브에서 물이 새 진화작업에 차질을 빚었다. 이런 현상은 단체장의 의지만 있어도 해결할 수 있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단체장 입장에서는 소방장비 구입보다 경로당 하나 더 짓는 게 선거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며 “이 때문에 단체장들이 지방비로 소방예산을 확보하는 것에 소극적이다”라고 말했다. 김충식 소방청 대변인은 “단체장이 밀어붙이면 얼마든지 장비 확충과 인력 충원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만성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장비가 있어도 낡은 게 많다”며 “인력 충원과 장비 현대화를 위한 예산 확보를 더 미루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금요 포커스] 재외동포재단을 바라보는 두 시선/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금요 포커스] 재외동포재단을 바라보는 두 시선/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우리나라 의료보험 정말 문제야. 재외동포들이 한국에서 의료보험 혜택을 누리며 각종 검사와 치료를 받기 때문에 국민들의 의료보험료 부담이 가중되거든.” “맞아. 그거 싹 없애야 돼. 왜 우리가 재외동포들에게 의료보험 혜택을 주나?” 최근 한 친구의 아들 결혼식에서 식사 테이블에 동석했던 두 친구의 대화 요지였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입장에서는 숨 막힐 정도로 답답하고 암담했으나, 자칫 끼어들었다가 결혼식 피로연이 논쟁으로 얼룩질까 조심스러워 묵묵히 일어섰다. 그로부터 며칠 후 이번에는 다른 친구가 인사를 건네왔다. “이제 2개월쯤 돼 가지? 동포 출신 첫 이사장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던데…, 실제로 맡아 보니 어때?” “아직 잘 모르겠어. 우리 국민(내국인)과 정부가 실제로 재외동포재단이 어떤 기능을 하길 바라는지.” 물론 필자는 1997년 발족된 재외동포재단의 설립 목적 세 가지를 명확히 알고 있다. 첫째, 재외동포들이 잘살아 거주국의 성공적 시민이 되도록 지원한다. 둘째, 이와 함께 재외동포들 각자가 한민족의 일원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도록 한다. 셋째, 지구촌 여기저기 퍼져 있는 재외동포들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한국의 발전을 위한 동력으로 흡수한다. 그럼에도 위와 같이 답했던 이유는 우리 국민이나 정부가 재외동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기 때문이었다. 대화는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필자가 말할 용기(?)를 냈기 때문이었다. “국가의 의지는 예산을 통해 나타난다. 한국(남한) 인구가 5000만명인데 동포는 743만명이다. 북한을 제외할 경우, 지구촌 한민족의 13%가 해외에 살고 있다. 2018년 한국정부 예산은 413조원인데 이 가운데 재외동포재단 예산은 613억원으로 전체의 0.015%이다.” “그렇지만 재외동포는 병역 의무도 납세 의무도 없지 않나?” “완전히 그런 것은 아니나, 대체로 그렇지. 그런데 혹시 이런 것 알고 있나?” “…?” “정부는 일본에 대사관 1개와 총영사관 9개를 합해 모두 10개의 공관을 갖고 있다. 이 중 9개가 재일동포의 기부금으로 마련된 것이다. 재일동포가 지금까지 조국에 내놓은 기부금만 1조원이 넘는다. 오늘날 한국 정부가 재일동포를 위해 매년 80억원씩 지원하지만 사실 이 액수는 그동안 재일동포 기부금에 대한 이자도 안 된다. 현재 우리 헌법이 법통적 기원으로 인정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재미동포·재중동포·재러시아동포의 합작품이고 임시정부 첫해 예산의 50%가 재미동포 주머니에서 나왔다. 임정이 일본과의 독립전쟁을 위해 미국에 세웠던 비행학교, 비행대는 오늘날 공군의 역사적 법통적 기원인데 그 인적 물적 자원도 100% 재미동포 사회로부터 나왔다.” 가볍게 시작됐던 이야기는 진지하게 계속됐지만 여기서는 이 정도로 생략한다. 지난 30년 미국에 살면서 우리 국민(내국인)이 재외동포를 바라보는 시선에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한국을 대표해 일세를 풍미했던 어느 작가의 “재외동포는 난파선에서 제일 먼저 뛰어내리는 쥐새끼 같은 존재”라는 철없는 논평도 그중 하나였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10번째가 ‘해외 체류 국민 보호 강화 및 재외동포 지원 확대’이다.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장관 등 새 정부 지도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재외동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책적 뒷받침을 천명한다. 때문에 필자는 금년에 정부가 제시했던 성장률 4.5%를 고려할 때 금년보다 사실상 줄어든 내년 재외동포재단 예산은 새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이미 내년 예산안 설계가 이뤄진 이후 시점에서 갑작스러운 대선을 거쳐 출범한 새 정부로서는 일자리 창출, 국방력 강화 등 시급한 현안부터 처리해야 했으니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 2019년부터는 재외동포에 대한 새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예산을 기대하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 ‘신과 함께’ 신들린 흥행

    인기 웹툰을 영화로 옮긴 판타지 블록버스터 ‘신과 함께: 죄와 벌’이 역대 12월 개봉작 오프닝 신기록을 세웠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신과 함께’는 관객 40만 6188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신과 함께’는 1536개 스크린에서 6814회 상영됐다. 개봉 전 유료 시사를 포함해 누적관객수는 42만 2397명. 역대 12월 평일 개봉작 중 개봉 첫날 40만명 이상을 동원한 것은 처음이다. 2013년 크리스마스에 개봉한 ‘타워’가 하루 43만명을 동원한 바 있다. ‘신과 함께’는 저승에 온 의로운 망자 김자홍(차태현)이 강림(하정우) 등 저승삼차사의 조력 속에 7개 지옥을 거치며 자신의 삶에 대한 심판을 받는 이야기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신파 요소가 과도하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원작의 인지도와 함께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내용이 관객 발길을 끌어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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