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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청사 ‘브리핑룸제’ 9월 시행

    9월부터 정부중앙청사내 5개 기자실이 브리핑룸으로 전환되며 기자실은 출입을 희망하는 모든 언론사에 개방된다. 국정홍보처는 28일 “중앙청사내 총리실과 교육부,통일부,행자부,여성부 등에 설치돼 있는 현행 기자실을 9월1일부터 개방형 브리핑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출입을 희망하는 각 언론사와 기자들은 다음달 15일부터 30일까지 등록신청서를 국정홍보처에 제출해야 한다. 청사 출입등록은 한국신문협회와 한국방송협회,한국기자협회,인터넷신문협회,인터넷기자협회,한국사진기자협회 회원으로 제한되지만 기타 매체의 경우에도 출입부처와 홍보처간의 협의를 거쳐 등록할 수 있다. 회사별 등록인원은 원칙적으로 제한받지 않으나 공간사정 등을 감안,협의를 통해 상주인원 수를 조정하도록 했다. 브리핑제로 전환되면 청사 10층에는 80평 규모의 국무총리 전용 브리핑룸과 기사송고실이 설치된다.이 브리핑룸에서는 총리실과 국무조정실,감사원,법제처,국정홍보처,부패방지위원회 등 6개 기관의 브리핑이 실시된다. 또 청사 5층에는224평 규모로 교육·통일·행자·여성부를 위한 2개의 브리핑룸과 3개의 기사송고실이 각각 마련된다. 사무실 방문취재를 제한하는 대신에 공무원과 기자들이 만날 수 있도록 2개의 접견실이 설치된다. 이에 따라 홍보처는 오는 7월부터 2개월간 브리핑제 전환을 위한 청사 개·보수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한편 정부대전청사의 경우 현재의 기자실을 브리핑룸으로 전환할 계획이며,경찰청과 검찰청 등 외청들의 경우 부처별 사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시기와 방법을 정해 브리핑룸으로 전환토록 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공정거래위원회,산업자원부,건설교통부,보건복지부,환경부,농림부 등 경제부처들이 입주해 있는 정부과천청사의 경우 브리핑룸 전환작업을 주도하기로 한 재정경제부에서 관련 방안을 제출하지 않아 추후 결정후 발표할 예정이다. 조현석기자
  • 비정규직 차별 정부가 더 심해

    참여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내세웠다.그러나 비정규직 차별은 아직 정부내에 많이 남아 있다.민간 부문에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요구하기에 앞서 공공 부문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3월 노동부 업무보고 때 공공부문 차별철폐를 지시했다.정부는 뒤늦게 공공부문 비정규직 차별 철폐에 나섰다.그러나 어느 부처도 공공부문에 대한 정확한 현황을 갖고 있지 않았다.기획예산처가 각 부처에 공문을 보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실태’ 조사를 4월 19일까지 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지만 마감보다 한달이 더 지난 26일까지도 아직 취합이 안되고 있다.정부의 비정규직에 대한 몰이해와 인식 부족 때문이다. ●노동부, 집안사정도 몰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실태가 파악돼야 하는데 어느 누구도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각 부처에서도 비정규직이 몇명인지조차도 모른다. 공무원 조직과 직제를 총괄하고 있는 행정자치부도 모르고,공무원의 임금 등 예산을 관리하는 기획예산처도 모른다.비정규직 근로자의 권익옹호에 나서야할 노동부조차도 실태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노동부는 집안사정조차 제대로 모른다.노동부 자체의 비정규직을 포함,예산과 직제를 총괄하고 있는 정병석 노동부 기획관리실장은 노동부의 비정규직 실태에 대해 “모른다.다른 국장에게 물어 보라.보고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직접 관련있는 부처에서도 이 지경이니 기타 부처에서는 전혀 관심조차도 없다. 기획예산처는 이달 말까지 학교,지방자치단체,군인,경찰을 제외한 203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실태를 조사한다.노동부 역시 6,7월 민간부분과 공공부문에 대한 비정규직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다. 노동부는 자체 조사한 결과와 기획예산처 조사를 토대로 정확한 규모를 파악한 뒤 비정규직 근로자 개인별로 학력·근속연수 등에 있어서 차별이 있는 지 등을 심층조사할 계획이다.이 조사가 마무리되면 노동부,행자부,기획예산처가 주관이 돼 8월 중에 정부 차원의 비정규직 공공부문 종합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한편 민주당 박인상 의원이 최근 노동부 산하 6개 기관의 비정규직 실태를 확인한 결과 비정규직의 비율이 19.2%나 됐다.10명중 2명이 비정규직인 셈이다.이와 별도로 공공연맹과 국가인권위원회도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과천청사 비정규직 월45만여원 불과 공공부문 비정규직들은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린다.‘철밥통’들의 멸시와 따돌림 속에 사회적 냉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과천청사 모 부처 비정규직의 하루 일당은 2만 6889원.공휴일·일요일 등을 제외하고 160일을 일하면 월 43만 2000여원을 받는다.여기에 국민연금 1만 5500원,산재보험과 고용보험 7250원 등 2만 2750원을 더 받으면 월 평균 급여가 45만 4750원에 불과하다.노동부가 정한 월 최저임금 51만 4150원에도 턱없이 모자란 액수다. 비정규직의 서러움은 급여뿐만이 아니다.정규직들의 온갖 수발을 다 들어주고 있다.청사 및 공원관리,식당조리,민원서류발급 등 정규직 공무원이 싫어하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행정자치부의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기본지침’에 따르면 비정규직 예산은 ‘재료비’에 속한다.비정규직 근로자는 재료처럼 쓰인다는 말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대표적인 직업군은 정보통신부의 위탁집배원,노동부의 직업상담원,교육부의 학교급식시설 영양사 등이다. 특히 영양사의 경우 정규직의 50%에 불과한 임금을 받고 있으며 근속인정이 안돼 복리후생면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방학중에는 무급이며 연차휴가·연차수당도 없다. 이와 함께 비정규직들은 극심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어느날 갑자기 ‘용도 폐기’로 그만둘 지 모른다. 민주노총 주진우 비정규사업실장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경우 정부가 직제와 예산을 통제하고 있어 편법으로 양산된다.”면서 “정부 스스로가 비정규 사용을 제한하고 간접고용에 있어서도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 차별을 제한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지방 문예회관 현주소 / 문화수요 고려 않고 “”일단 짓자””

    지방화 시대를 맞아 전국의 각 시·군마다 앞다퉈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하고 있다.그러나 지방문화 활성화라는 건립 취지에도 불구,지역의 문화수요 등을 고려하지 않고 건물만 짓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일쑤다.지역의 재정규모도 감안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다 보니 수년씩 늦어지는 곳도 있다.이 때문에 문화인프라 확충을 바라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조차도 엇비슷하게 건립되고 있는 지금의 문예회관은 문제가 많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지방 문예회관의 현주소와 개선방안을 점검해 본다. ■지자체 추진실태 경기지역에서는 지난 95년 포천군을 시작으로 성남·고양·하남·오산 등 7개 시·군에서 문예회관 신축 공사가 진행중이다.또 시흥·화성·의왕·남양주·구리 등 5개 시에서도 문예회관 신축을 계획하고 있다. 이중 고양시는 이미 덕양구에 500석 규모의 문예회관이 있는데도 무려 2000억원을 들여 2000석 규모의 오페라극장과 1500석 규모의 콘서트홀을 갖춘 두 곳의 문예회관을 짓고 있다.한 지역에 같은 용도로 3개나 들어서게 되는 셈이다. ●천편일률 조성… 한곳에 3개도 인구 5만명인 전남 장흥군은 내년 5월을 목표로 국비 45억원에 군비 53억원 등 98억원을 들여 483석 규모의 문예회관을 짓고 있다.이곳에서 승용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강진읍(334석)과 40분 거리인 영암읍(200석)에도 있다. 인구 5만명이 채 안되는 군청 소재지마다 문예회관과 군민회관,실내체육관,공설운동장이 생뚱스레 솟아난다.광주에서 20∼30분 거리인 화순군도 내년부터 130억원을 들여 문예회관을 짓겠다고 신청해 국비(40억원)를 확보해 둔 상태다. 전남지역에 14곳,전북지역에는 16곳개의 문예회관이 들어서 있다.개관된 경남도내 문예회관은 모두 11곳.김해시 등 4개 시·군은 현재 건립중이고,마산시를 비롯한 5개 시·군이 건립을 추진하거나 착공을 앞두고 있다. 대구지역에서는 중구와 수성구·동구·달서구 등 4곳에서 국비와 시비 등을 지원받아 건립을 추진중이다. ●사업비부족… 공사 수년째 지연 포천군의 경우 공사에 들어간지 8년이 지났으나 예산부족 등으로 공정률 61%에 머물고 있다.안산시는 공사를 시작한지 3년이 넘었지만 36%의 낮은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지난 99년부터 문예회관 건립을 추진해온 하남시는 덕풍동 일대 9000여평을 부지로 선정해 놓았지만 부지매입 등 사업비를 마련하지 못해 착공을 미루고 있다. 전남 여수시 문예회관 신축은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업으로 꼽힌다. 98년 4월 통합 여수시는 통합 전에 여천시가 262억 2600만원을 들여 현 1청사 옆에 짓던 문예회관 공사를 중단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사업비를 감당하지 못해 지하 2층 터파기를 하던 중 ‘없던 일’로 하고 덮어버렸다. 여기에 들어간 돈은 국비 13억원과 문예진흥기금 5억원,시비 92억원 등 모두 110억원이다.현재 민원인들의 주차장으로 쓰고 있다. ●재선고지 선점 노린 단체장 치적용 눈총 광주 문예회관 무대담당 천상균씨는 “지역에서 경쟁적으로 문예회관을 짓다보니 예산부족으로 음향·조명 등 시설이 형편없고 운영도 부실한 곳이 상당수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는 문예회관 건립에 최고 80억원의 국·도비가 지원됨에 따라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들이 예산확보 능력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단 ‘시작하고 보자’는 식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특히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자치단체들의 경우 예산마련 계획도 없이 확보된 국·도비만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공사가 장기간 지연되는 등 낭패를 보기 일쑤다. 문화예술인들은 “대부분의 자치단체장들이 지역문화 창달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문예회관 건립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실제로는 재임중 번듯한 업적을 남겨 재선에 이용하려는 속셈이 깔려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원 김병철·광주 남기창 기자 kbchul@ ■문제점 “겉만 화려할 뿐 실속이 없네요.” 얼마전 경기도 고양시에 살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이 모임을 갖고 문예회관 건립 중단을 촉구한 일이 있다. 시인 김지하씨와 영화감독 정지영·여균동씨 등이 참여하고 있는 ‘문화도시 고양을 생각하는 문화예술인 모임’(약칭 고생모)은 창립대회를 열고 고양시가 추진중인 두 곳의 문예회관이 “뚜렷한 운영계획도 없는 전시행정”이라며 주민 위주의 새로운 건립계획을 요구하고 나섰다.이들은 “지역의 문화정책과 발전계획은 주민의,주민에 의한,주민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주군은 지난 97년 130억원을 들여 2000석 규모의 문예회관을 지었지만 1만원 이상의 입장료를 받은 문화공연은 한차례의 마당놀이 공연이 전부였다. 군민의 날 행사 등에 연간 수십일 정도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용인문예회관의 경우 지난해 300여회를 빌려주었으나 입장료 1만원 이상의 공연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주민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공연을 유치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대부분의 주민들이 지역 문예회관을 외면하고,수준높은 공연이 열리고 있는 서울의 공연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예술인들은 문예회관이 지역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채 문화와는 다소 거리가 먼 자치단체 행사 등에 이용되는 것에 대해 못마땅해 한다.특히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체 문예회관을 짓는데만 열을 올리고 있지,정작 운영프로그램 마련에는 관심이 없다고 꼬집는다.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대표 마승락씨는 “문예회관들이 값비싼 음향·조명 등 시설을 갖춰 놓고도 예식장,연설장,강의장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볼때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지방 문예회관에 대한 전문가와 기획담당자를 육성해 우수한 공연물로 주민들에게 예술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안기성 성주군 기획실장 중소도시의 문화실태를 알면 문예회관이 대도시보다는 중소도시에 더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그동안 중소도시 주민들은 문화적으로 소외돼 왔다. 그렇다고 이들이 문화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소외된 만큼 문화욕구는 강하다. 물론 문예회관 건립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인정한다.또 투자된 만큼 활용도 제대로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투자비용이 부담이 된다고 마냥 문예회관 건립을 미루고 중소도시 주민들이 문화와 담을 쌓게 하는 게 옳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활용은 단순히 대규모 공연만을 생각하면 안 된다. 지금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꽃꽂이,컴퓨터,다도교육 등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강좌가 문예회관에서 열리고 있다.또 헬스장,수영장 등도 갖춰 주민들의 레저공간으로 자리잡는 곳도 있다. 청소년들도 문예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건전한 여가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우리 군은 26일 문예회관을 개관한다.벌써부터 주민들의 기대가 대단하다.문화강좌개설,공연 유치 등에 대한 주문도 많이 들어온다.주민들의 바람에 조금이라도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문예회관이 들어섬으로써 지역의 분위기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에 나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문예회관은 더 이상 대도시 주민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윤한택 경기문화재단 실장 요즘 자치단체들이 건립하고 있는 문예회관은 전시행정에 치우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건물이 너무 크고 방대할 뿐 아니라 모양새도 엇비슷 하다. 경기지역의 경우 자치단체마다 공연장과 전시장 등이 평균 10여개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문화예술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갈증을 풀어줄 만한 행사는 그리많이 열리지 않는다. 그래서 시·군마다 1개 이상의 문예회관을 세울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이 수요자 중심의 문화프로그램 개발을 등한시하는 바람에 관객이 외면한다. 차라리 특성을 살린 적정한 규모의 공간을 늘리는 편이 예산도 절감되고 실속면에서 더 낫다는 생각이다. 이렇게해서 잘 활용한다며 문화예술에 대한 주민들의 의식수준이 올라갈 것이고,우수한 예술인도 배출되지 않겠는가. 앞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의 문화정책과 문화인프라 확충 방향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참여하는 생활문화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주민의 품으로 파고들기 위해 소규모 공연시설을 늘리고,폐교나 동사무소 등 기존 공공시설들을 리모델링해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봄직 하다. 또한 ‘1시·군 1개 문예회관’정책에서 벗어나 복합문화공간과 전용 공연장이 함께 어우러지는 시설을 광역단체 또는 몇개 시·군이 함께 지어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 집단시위 “기살아” 공권력은 “기죽어”/ 이익단체 청사 점거·폭력·소음 시위 극성

    국가 공권력이 무력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공공기관마다 집단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집회 양상도 시민단체의 주도에서 일반인이나 이익단체로 바뀌면서 1개월 이상 장기화되는 추세다. 이같은 장기시위로 수원시 권선구 매산로 경기도청은 정문출입이 어려운 실정이다.환경미화원과 준설원,수로원 등 시·군 일용노조원들이 지난 1일부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일용노조 천막농성은 경기도청 외에 수원 안양 화성 평택 등 7개 시청사에서도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이들이 청소 등의 민간위탁 철회 및 퇴직금 누진제도입,해고 노조원 복직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자 경찰은 도청 정문을 막아버렸다.손학규 경기지사와 홍영기 경기도의회 의장을 비롯,직원과 민원인들은 20일째 뒷문을 이용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성남시시설관리공단에서도 인사를 문제삼는 노조원들의 집회가 20여일째 계속되고 있다.지난 19일 의정부시청에서는 재건축아파트 사업 시행자 선정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이 사설경비업체 직원 30여명을 동원,폭력시위를 벌였다.이들은 지난 16일에도 시청으로 몰려가 집기를 던지며 소란을 피웠다. 경기지역에서 접수되는 집회는 한달 평균 10∼15건으로 이중 70%가 1개월 이상의 장기집회로 파악되고 있다.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경찰에 신고된 집회는 모두 3080건으로 집계됐다. 부산 등 대도시들도 시위가 그치지 않고 있다.부산지역 시민단체와 선물거래소 노조원들은 번갈아가며 지난 4월10일부터 부산 상공회의소 1층에 천막을 치고 장기간 농성중이다.이들은 정부가 추진중인 증권,선물,코스닥 등 3개 시장을 통합해 새로운 거래소를 설치한다는 정부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광주지역 정화조 청소를 담당하는 ‘환경위생노조’가 환경시설공단 편입을 요구하며 3개월간 광주시청 앞 도로를 점거한 채 고성능 스피커를 동원해 주민들이 소음 고통에 시달렸다. 대구시청은 지하철 참사와 관련,유가족들이 추모공원 조성 등을 요구하며 시장과의 면담을 수시로 요구하는 바람에 경찰이 출입자를 일일이 통제해 민원인들이 3개월째 불편을 겪고있다.시청주변 도로는 시위진압 차량 때문에 하루종일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 집단 시위가 계속되자 이를 막기 위한 자위용 변칙 집회신고도 잇따르고 있다.성남시의 한 관변단체는 지난 1월1일부터 6월 말까지 6개월간 시청앞에서 장기집회를 하기로 신고했다가 최근 철회하기도 했다.삼성전자 수원사업장도 각 사업장 주변을 대상으로 1년간 장기 집회신고를 내는 방법으로 집회를 원천봉쇄하고 있다.최근 화물연대의 동조파업 사태 때도 경인지부 노조원들은 삼성전자 주변에서 집회를 갖지 못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최근 참여정부 분위기를 타고 집회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 양상도 과거 시민단체 주도에서 일반인이나 이익단체로 바뀌고 있는 추세”라며 “집회기간을 제한하는 등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정치·노동계까지 NEIS 편가르기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둘러싼 교육계 갈등이 정치권과 노동계에까지 확산되면서 물리적 충돌 우려마저 낳고 있다. 전교조와 교총 등 교원단체는 자신들의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각각 연가투쟁과 업무 거부에 돌입하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교육부가 이달 말쯤 시·도교육감회의에서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교단의 혼란은 상당 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학교의 정보화담당교사들이 조직을 결성해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으로 복귀할때 업무를 거부하기로 결정,NEIS를 반대하는 전교조 교사들과의 마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CS 복귀 어렵다. 교육행정정보화위원회는 19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3시간 동안에 걸친 회의에서 교무·학사,보건,입학·진학 등 3개 영역은 현실적으로 CS로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못박았다.인권위의 권고를 정면으로 거부한 셈이다.다만 교무영역의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신체활동상황·진로지도상황·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을 삭제토록 하는 등 일부는 수정토록 했다. 교원업무경감 항목의 경우,인권위에판단을 맡겼던 기본신상관리 등 8개항은 빼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학생건강기록부는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은 단독 컴퓨터(SA)로 처리토록 했다.이같은 결정은 앞으로 열린 교육감회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교육부와 민주당은 이날 오전 가진 당정협의회에서 ▲CS로 환원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인권위의 권고에 대한 입장을 최종 결정하는 시·도교육감회의를 당초 20일에서 열흘 정도 늦추기로 협의했다.교육부측은 “민주당측이 인권위의 결정을 존중,교직단체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설득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발표를 10일 정도 늦춰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교총,인권위 권고 수용하면 CS거부운동 이군현 교총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교육부가 NEIS에 대한 인권위의 권고안을 수용하면 CS 관련 업무를 거부키로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총은 “NEIS를 중단하면 엄청난 학사혼란 등의 부작용이 예상되므로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면서 “교육 당국이 기존의 CS로 회귀한다면 교총 소속 교원들은 CS업무 거부운동을 벌이겠다.”고선언했다.교총은 CS 전환때 CS 보완사용에 따른 국고의 낭비에 대한 책임 추궁뿐만 아니라 중복 작업에 따른 교원들의 피해배상도 요구할 방침이다.교총은 전국 교원 6018명을 상대로 실시한 NEIS 설문 결과,교원의 50.6%가 인권위의 결정이 잘못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공개했다.43.1%는 인권위의 결정이 잘됐다고 응답했다. ●교육부 직장협,CS복귀 안된다. 교육부 공무원직장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전교조측에 “교육발전을 위한 대화합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뜻에서 더이상 명분없는 투쟁을 그만두고 NEIS를 통해 교육발전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이들은 “교육부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도출된 NEIS에 교육행정정보화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고 전교조의 억지와 무원칙에 물러서지 말고 소신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원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특정 교원단체의 힘에 눌려 CS로 복귀,NEIS를 중단하면 CS업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교조,인권위의 권고 거부하면 교육부총리 고발 전교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교육부가 인권위의 권고를 무시,NEIS를 강행하면 윤덕홍 교육부총리를 비롯,교육부 관계자들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주장했다.또 “NEIS 시행은 정부가 헌법정신을 침해하고 개인인권과 정보인권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교육행정정보화위원회의 해산과 윤 부총리의 인권위 권고안 수용 약속을 강력히 촉구했다.전교조는 이날 연가투쟁 찬반투표가 끝나는대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투쟁일정을 논의,20일 오전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민주노동당,민교협,민주노총 등 전교조의 입장에 동조 민주노동당과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등 62개 단체는 이날 오후 서울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인권위의 권고를 즉각 전면 수용하라고 교육부에 요구했다.이들은 “인권위의 권고 결정 과정에 교육주체와 시민사회단체,전문가 등이 참여한 만큼 인권위의 권고는 NEIS의 인권 실태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미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 시·도교육위원협의회 소속 교육위원 25명도 이날 교육부에 대해인권위 결정 수용과 NEIS 관련 책임자의 문책을 강력히 요구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행자부 고시과 / 1년절반 합숙… 기피부서 1위

    공직생활을 시작하려는 예비공무원들의 ‘산파 역할’을 담당하는 행정자치부 고시과.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3층에 있는 고시과에는 오형국(48·행정고시 27회) 과장을 비롯한 4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행자부의 과단위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을 자랑하는 고시과는 공무원시험관련 채용공고에서부터 시험실시와 채점,합격자발표에 이르는 모든 시험행정을 맡는다.총괄·제도·집행·채점·승진·출제팀 등 6개 파트로 구성돼 있다.우리나라 고시와 공무원 시험을 다루는 고시과 사람들은 누구이고,어떻게 업무를 처리하며 그들의 애환은 무엇일까. ●시험끝날때까지 ‘연금생활' 철저한 보안유지를 생명으로 하는 출제팀은 합숙을 하면서 시험문제를 출제한다.진영만(47·사무관) 출제팀장을 포함한 16명의 팀원들은 한해에 150여일의 반강제적인 ‘연금 생활’을 해야 한다. 이들은 시험을 낼 때마다 출제팀원과 출제위원,보안요원 등 120여명과 함께 생활한다.합숙소에는 출입문을 제외한 모든 곳이 봉쇄되고,시험이 끝나야 비로소 바깥 공기를 쐴 수 있다.문제유출을 막기 위해 모든 창문과 비상구는 합판 등으로 막혀 있고,틈새는 실리콘으로 봉인된다. 외부와 연결할 수 있는 휴대전화기 등을 가져갈 수 없고,합숙기간 중에는 음식쓰레기 외에는 어떠한 것도 외부로 나갈 수 없다.일반쓰레기 조차도 합숙생활이 끝날 때까지 쌓아 둬야하고,음식쓰레기는 보안요원들이 일일이 내용물을 확인한다.출제팀 사무실과 합숙소는 당연히 비밀이다. 진 팀장은 “‘출제팀에서 2년이상 근무하면 원하는 부서에 우선적으로 배치하라.’는 인사관리기준이 있을 정도로 힘든 부서”라면서 “이같은 힘든 과정을 거쳤음에도 시험문제관련 논란이 생기면 안타까움이 앞선다.”고 말했다. 시험이 끝난뒤 수험생들의 이의제기를 받아 정답확정회의를 갖고 최종정답을 발표하는 일련의 과정과 내년부터 도입예정인 공직적성평가(PSAT)의 문제선정작업 등도 그들의 몫이다. ●민원처리의 해결사 연간 시험계획을 수립하고,부서의 업무조율을 담당하는 총괄팀은 수험생들에게는 ‘민원처리의 해결사’ 역할을 한다.행자부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되는 민원은 하루 평균 200∼250여건.이 가운데 3분의 1인 80∼90건인 수험생 민원에 대한 답변 등을 하고 있다.양광석(50·사무관) 팀장은 “각종 수험정보에 목마른 수험생들에게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팀원 가운데 김동호(45·6급)씨는 10년여동안 사법시험에 도전하다 방향을 선회,7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케이스.김씨는 조정선수 출신이자 드럼연주까지 가능한 ‘팔방미인’이다. 고시과의 ‘달변가 최해림(35·6급)씨는 수험생들이 고시과에 전화를 걸어오면 대답전담이다.최씨는 “전화를 거는 수험생들은 하소연을 쏟아내지만,우리 과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다른 어느 곳에서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안다.”면서 “역지사지로 수험생의 입장에서 생각한뒤 대답하지만,수험생이 바라는 답변을 할 수 없을 때가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험의 ‘컨트롤 타워’ 시험실시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집행팀은 최근 공무원시험 응시인원이 급증하면서 업무가 폭주하고 있다.응시인원이 가장 많은 9급 시험을 치르려면 시험장 선정과 수험생 배정,감독관 차출 등을 위해 3개월 넘게 업무에 매달린다.방순동(45·사무관) 팀장은 “수험생들과 직접 대면하고,잘못이나 실수를 범하면 파장이 클 수밖에 없어 시험이 임박하면 긴장의 연속”이라면서 “최근 수험장 및 감독관 배정 등에 어려움이 많아지면서 수험생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채점과 합격자 발표,응시원서 기재내용과 자격증 가산점 및 연령 등의 응시자격에 대한 최종확인을 하는 채점팀은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불린다. 제도팀에서는 시험제도의 조사·연구·개선업무와 법령개정작업,시험관련 부처협의 등을 맡고 있다. 장세훈기자
  • 서울 도봉·강북 버스노선 3개 신설

    청계천복원 공사에 따른 교통대책으로 서울 동북부지역 버스노선 3개가 신설·연장된다.지하철 4호선에 대기전동차가 배치돼 승객 폭주시 긴급 투입된다.서울시는 청계고가·청계천로 철거의 직접적인 충격을 받는 도봉·강북구 등 동북부지역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이같은 내용의 대책을 마련,이달부터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대책에 따르면 그동안 수익성 문제로 버스가 운행되지 않았던 도봉·강북구 지역에 시내·마을버스 3개 노선이 신설 또는 연장돼 이르면 이달말부터 운행된다.신설되는 곳은 ▲도봉구 방학골∼방학2동∼방학사거리 노선 ▲덕성여대∼우성아파트∼도봉보건소∼방학사거리∼도봉구 신청사 노선이다.강북구 향천사∼미아역 구간만 운행하던 마을버스는 수유시장까지 연장 운행한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대전청사 24시]특허청·산림청·조달청 1급 기술직 출신 임명 ‘눈길’

    정부대전청사에 입주해 있는 9개 외청중 특허청,산림청,조달청 등 3개 청의 1급 자리에 기술직 출신이 임명돼 눈길을 끌고 있다.지난 98년 대전청사 조성 이후 최대 규모이다. 이들 모두 내부 승진이란 점에서 그동안 행정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를 당했던 기술직 공무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계기로 인식되고 있다.대전청사에서는 지난 99년 5월 이보식 산림청장이 물러나면서 1급 이상 공직에 기술직 출신이 전무했다.그러다 3년이 지난 지난해 11월 특허청 특허심판원장에 정양섭(56·기술고시 7회) 심사2국장이 승진 임명돼 기술진 승진의 물꼬를 텄다. 이어 지난달 산림청 차장에 조연환(55·기시 16회) 국유림관리국장,조달청 차장에 김형률(53·기시 7회) 구매국장이 잇따라 승진 임명됐다.특허청은 25년,조달청은 54년만에 기술직 1급 승진을 기록했다. 한 기술직 과장은 “행정 각 분야에도 기술이 요구되지만 그동안 정부 직제가 행정직 중심으로 이뤄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인식의 변화와 함께 제대로 방향이 잡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기술직들,특히 과장급 이하에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모청의 경우 기술직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과장급 비율은 행정직과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더욱이 행정직과 달리 본청의 기술직 출신 과장 8명중 4자리가 복수직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월1회 토요휴무 한돌 점검/ 경찰·소방·교정직은 혜택 사각지대

    매월 네번째 토요일에 쉬는 제한적인 토요 휴무제가 공직사회에 도입된 지 지난 26일로 꼭 1년을 맞았다.시중은행 등에서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공직사회의 토요 휴무제는 여가활용의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공무원들의 생활패턴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휴일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소방·경찰 등의 특수직에 종사하는 공무원들에게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다.경제상황이 나빠질수록 공직사회의 토요 휴무제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넷째 토요일이 기다려져요 중앙부처의 사무관 A씨는 토요휴무제가 적용되지 않는 토요일에는 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윗사람의 눈치를 살피느라 평일과 다름없이 오후 늦은 시간에 퇴근한다.그러나 넷째 토요일은 철저히 가족을 위해 봉사하는 날로 정해두고 있다. 6급 공무원 B씨도 “토요휴무제가 실시되기 전에는 주말이면 TV를 보거나 밀린 잠을 자기 일쑤였다.”며 “요즘은 가족과 함께 알차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달라진 생활상 과천의 경제부처에 근무하는 사무관 C씨는 토요휴무일을 책 출판작업에 활용한다.그는 “업무와 관련된 책 출판을 준비하고 있는데,출판에는 자료수집에서부터 원고작성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쉬는 토요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출판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9급 공무원 D씨는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학원 주말반에 다닌 지 벌써 4개월째다.그는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계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주변에도 어학이나 자격증 학원에 다니는 동료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토요 휴무제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기관은 모두 880개(본청 44개,소속기관 836개)이다.24시간 교대근무를 하는 파출소와 소방서,우체국 등과 토요전일근무를 하는 대전청사,교육청 등은 제외됐다. 지방의 경우 189개 지방자치단체(광역 13개,기초 176개)와 소속기관 등에서 실시하고 있다.인천·광주·전남 등 3개 시·도와 56개 시·군·구는 토요전일근무를 하고 있다.지난 1년동안 평균 공무원 휴무율은 중앙기관 92%,자치단체 86% 등으로 나타났다.휴무일에 방문하는 민원인 수는 근무 토요일의 18% 수준이었다.이들중 대부분은 증명서 발급이 목적이었으며,토요민원상황실에서 업무를 처리했다. ●토요휴무 ‘그림의 떡’ 소방·경찰·교정직 등은 토요휴무제가 도입된 뒤에도 2∼3교대 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연휴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소방공무원 E씨는 “가족과 나들이를 가면 당장 다음 근무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며 “올 어린이날도 아이들과 함께 보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중앙부처 국장급 공무원 F씨도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한달에 한번 있는 휴무토요일에 쉬기가 쉽지 않다.”면서 “쉬는 날 직원들을 불러내 일을 시키기도 눈치가 보인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공무원들은 본격적인 토요휴무제를 기대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한 화장품생산업체 임원 G씨는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전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토요휴무를 반납,매주 토요일마다 근무하고 있다.”면서 “경제가 어려울수록공무원들이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쉬는 데만 너무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장세훈기자 shjang@ ■박춘규 중앙인사위 공보담당 기고 #금요일 오후 5시 이제 한시간 후면 퇴근이다.내일 할 일까지 끝내야 하니 좀더 서둘러야 한다.내일은 한달에 한번 있는 휴무 토요일.연이틀 쉴 수 있는 주말이다.첫 토요 휴무일에는 집에 있는 것이 익숙지 않아,집에서도 컴퓨터를 붙잡고 일을 뒤적였던 기억이 난다.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다르다.한달 전부터 토요 휴무일에 할 일들을 계획하게 된다. 내일은 세살배기 아들 성호에게 동물들을 보여주기로 했다.우리에 갇혀있는 동물들이 아닌,토끼·강아지같은 동물을 직접 만지고 함께 놀 수 있는 동물원으로 가는 것이다.인터넷을 뒤져서 봄나들이 장소로 테마동물원을 골랐다. #토요일 오전 7시 여느 토요일 같으면 출근 준비로 부산했겠지만 오늘은 다르다.나들이 가서 먹을 김밥과 과일,동물 먹이를 챙겨 서둘러 집을 나선다.아담하고 작은 동물원이지만 우리안에나 갇혀있을 법한 동물들이 모두나와서 어린이들을 맞이한다.오랑우탄,토끼,뱀,다람쥐 등의 동물들과 같이 사진도 찍고,먹이도 주고,잔디밭을 함께 뛰어다니며 놀다 보니 어느덧 반나절이 지나갔다. 동물원 곁에 있는 소나무숲에서 싸온 도시락을 펼쳐놓고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했다.오랜만에 바깥 나들이라 뛰어노느라 정신이 없는 아이를 보며 그동안 갖고 있던 미안함이 조금은 풀리는 듯 했다. #토요일 오후 10시 성호는 너무나 신이 났던지 집에 돌아오자마자 곯아떨어졌다.민간기업에 다니는 남편은 매주 토요일 쉬는데 공무원인 나는 한달에 한번밖에 쉴 수 없어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다.그만큼 토요일 휴무는 가족들과의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데 절호의 기회다.언제쯤 주5일 근무제가 완전 실시돼 공무원들도 편안한 주말을 보낼까.
  • 참여정부 2개월… 달라진 청와대 / 盧 ‘파격’의 지휘자

    참여정부 출범 2개월,청와대의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은 101경비대와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하고,청와대 내의 대통령 전용 산책공간을 국민들에게 개방했다.신문 가판 249부도 절독했다.청와대 관계자들은 “매일매일이 파격,그 자체”라고 말한다. ●행정관 등 실무자도 만난다 청와대 관계자는 변화의 상징으로 “대통령이 행정관도 만난다.”는 것을 든다. 노 대통령은 지휘계통을 뛰어넘어 수시로 직접 비서관·행정관에게 전화해 업무를 지시하는가 하면,관저로 불러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토론한다.김대중(DJ)전 대통령 시절 비서관을 지낸 현직 차관급 인사는 “DJ 시절에는 모든 지시가 수석을 통해서 이뤄졌고,한두명의 수석급 1급 비서관을 제외하곤 대통령을 만날 수 없었다.”고 말했다.행정관이 대통령을 만날 일은 더더욱 없었다는 것.몇몇 비서실장은 DJ의 신뢰를 바탕으로 수석들의 접촉마저 막아 ‘언로를 차단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각 부처 보고에서 비서관들이 배석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다.건교·보건·법무부 보고에 배석했던 한 비서관은 “노 대통령은 업무에 필요하다면 실무자들이 언제든지 참석하라고 한다.”며 “의전 때문에 실무자가 배제되는 일은 없어졌다.”고 말한다. ●젊은 대통령 문화 바꾼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젊은 대통령이라 그런지 조찬이 많다.”며 “역동적이다.”고 평가했다.송경희 대변인도 “보통 부처 업무보고는 2∼3개월 걸리는데,노 대통령은 1개월 반에 끝났다.”고 말했다.가능한 한 의례적인 회의는 짧게 끝내고 토론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한번 맡긴 일은 실무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노 대통령 스타일이다.DJ시절 청와대 관계자는 “DJ는 연설문 담당 비서관이 작성한 연설문 초고를 4∼5시간씩 꼼꼼히 읽은 뒤 빨간 사인펜으로 빽빽이 수정해 다시 내려보냈다.”고 회고한다.그러나 노 대통령은 연설문 비서관에게 자신의 생각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모든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관련 팀을 관저로 불러 토론도 한다.이들이 최종적으로 작성한 연설문에 대해 큰 수정없이 OK사인을 내린다. 노 대통령은 또한 어느 대통령보다 헬기 사용이 잦은 편이다.자신이 이동할 때 교통을 통제해 체증을 유발할까 우려해서다.그래서 과천청사나 성남공항 이동시 거의 헬기를 이용했다.지난 13일 효창공원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상하이 임시정부수립 기념식이 끝난 뒤 청와대로 돌아오는 노 대통령의 승용차는 속도를 별로 내지 못했다.과거처럼 교통신호를 철저히 통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수 노출… 존경심 줄어 노 대통령은 지난 2일 국회 국정연설을 시작하다가,갑자기 국회의장쪽으로 뒤돌아서 “시작해도 되는 거지요.”라며 어설픈 행동을 했다.의전에 약한 노 대통령의 ‘앗,나의 실수’는 여러차례 발생했다.지난달 11일과 18일 육군·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는 ‘열중 쉬어’를 시키지 않은 채 치사를 읽는 실수를 했다.한 공무원은 “이같은 실수들이 솔직·소박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줄어들게 만들기도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공공기관 자체감사 부실

    각 공공기관이 자체감사를 통해 한해 10만여건의 위법·부당행위를 적발하고 있지만 일부 공공기관의 자체 감사시스템은 여전히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독립성과 전문성이 떨어지는 데다 감사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원이 지난해 11∼12월 두달간 국가기관과 자치단체,정부투자기관 등 143개 자체감사 평가대상기관 중 49개 기관을 선정,운영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47건의 위법·부당행위를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감사시스템 미비로 인한 주먹구구식 업무처리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5월 지방공직자 기강점검을 하면서 인천시 공무원이 민원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사실을 적발했으나 책임소재 등을 가리기 위한 면담조사 등은 하지 않은 채 서면조사만 갖고 기관장에 징계를 요구해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교육부는 일반 공무원과는 달리 교육공무원들에게 금품수수와 공금횡령 등 징계시효가 3년인 비위행위에 대해 표창을 받은 공적으로 징계를 감경해오다 시정 요구를 받았다.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난해 8월 부실채권을 부당 매입한 직원 2명에 대해 감사원으로부터 징계요구를 받고 자체 인사위원회에서 징계를 의결했으나 사장이 직권으로 불문처리했으며,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0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문책처분을 한 직원 24명에 대한 징계사실을 감사원에 1∼3년가량 늦게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독립성·전문성 부족 감사부서는 국무총리 지시로 기관장이나 부기관장 직속으로 두도록 했으나 경기도 2청사와 평택시 등 9개 자치단체는 기획행정실장이나 총무국장 아래 설치,독립적인 운영과는 거리가 멀었다. 광주교육청과 경기교육청 등 대다수 시·도교육청은 감사부서에 교육전문직이 한명도 없거나,1∼2명에 불과해 일선 교육청과 각급 학교 등에 대한 감사때 학사운영분야 감사를 제대로 실시하지 못했다.교육부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은 직원 2명이 금품수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자 수사기관과 사전 상의없이 수사 종결 전에 의원면직시켰다.퇴직금도 파면처분을 받을 경우 절반만 지급하도록 돼 있으나 전액 지급했다. ●10만여건의 위법·부당행위 적발 한편 지난 한해동안 각 공공기관이 자체감사를 통해 10만 7122건의 위법·부당행위를 적발,1만 8170명을 징계하고 8028억 6500만원을 추징·회수·보전한 것으로 집계됐다.각 기관의 자체감사는 1만 3271회에 연인원 22만 9833명이 동원됐다.분야별로는 금융관련이 2만 653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공사관련 1만 2700건 ▲조세관련 8631건 ▲물품구매 2392건 ▲인사 1467건 ▲인·허가 1432건 등의 순이었다. 조현석기자 hyun68@
  • 교육·행자·통일부 통합브리핑룸 정부청사 본관 설치

    정부는 14일 중앙청사에 국무총리실 전용 브리핑룸을 설치하고,교육인적자원·통일·행정자치부 등 3개 부처를 위한 통합 브리핑룸도 청사 5층에 설치하기로 했다.조영동 국정홍보처장은 이날 오후 고건 국무총리에게 이같은 내용의 ‘청사 기자실 운영방안’을 보고했다. 현재 중앙청사에 입주해 있는 행자부 등 3개 부처의 기자실을 폐쇄하고 본관 5층에 통합 브리핑룸과 각각의 기사송고실을 두기로 했다.본관 10층에 있는 총리 기자실의 경우 기자실을 전용 브리핑룸과 기사송고실로 전환하고,별관에 있는 외교통상부 기자실도 지금처럼 별도 운영할 방침이다. 통합 브리핑룸을 본관에 설치하고 총리실 전용 브리핑룸을 두기로 한 것은 책임총리제와 관련,총리의 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 처장은 “당초 통합 브리핑 룸을 청사 본관에 둘 방침이었다가 공간 확보가 어려워 별관 이전을 검토했으나 취재불편 등의 우려가 지적됨에 따라 본관에 두기로 했다.”면서 “아직까지 구체적인 세부안은 마련되지 않았으며,과천청사의 경우 공간확보가 어려워 안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앙청사에 입주하려던 정부 부처들의 이사 일정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청사관리소 관계자는 “통합 브리핑룸 설치계획이 전면 수정되면서 부처 입주계획도 바뀌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중앙청사 5∼8층을 사용하던 외교통상부가 신축된 청사 별관으로 이전하면서 생긴 7층 빈 공간에는 홍보처가 지난주 말 이미 이사를 했고 여성부가 오는 19일 8층으로 이사할 계획이다.6층에는 청와대 행정개혁·지방분권 태스크포스팀이 입주 중이고,5층에는 행자부 소청심사위원회가,별관에는 국무조정실과 법제처의 일부가 옮겨간다는 계획이었다.하지만 본관에 브리핑룸이 설치되면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천청사의 경우 재경부 청사 1층과 전경숙소 건물 등이 검토되고 있으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조현석기자 hyun68@
  • 무너진 후세인 / 국립박물관 무차별 약탈 고대유물 17만여점 증발

    |바그다드 연합|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유물들을 소장해온 이라크 국립박물관이 무차별적인 약탈로 빈 껍데기만 남았다. 이라크 지역에서 번성했던 고대 문명과 바빌로니아·수메르·아시리아 등 고대왕국의 유물 17만여 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박물관 내부에는 전시관의 깨진 유리와 부서진 도자기 조각만 을씨년스럽게 나뒹굴고 있다. ●함무라비 법전도 위험 7000여년 전의 이 지역 역사를 증거해줄 유물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라진 것이다. 지난 10일 바그다드가 연합군에 함락된 이후 약탈자들은 정부 청사와 대형 상점들뿐 아니라 박물관에도 몰려들어 닥치는 대로 보물들을 들어냈다. 들고갈 수 있는 것은 모두 약탈의 대상이 됐다.황금 사발,황금 잔,장례식에 쓰이는 가면 등 값을 매길 수 없는 귀중한 유물들이 모두 들려나갔다.일부는 손수레를 끌고 와서 고대 왕국의 보물뿐 아니라 고대문자가 새겨진 점토판도 실어내갔다. 지난 수일간의 약탈로 박물관은 그야말로 텅 비어버렸다.이라크 박물관측은 전쟁에 대비해 비밀리에 상당량의전시물을 지하창고로 옮겨놓았으나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애틀랜타에 있는 에모리대 중동역사 전문가인 고든 뉴비 교수는 이라크 국립박물관에 소장된 유물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함무라비법전 서판이라고 말했다. 가장 오래된 법전 중의 하나인 함무라비법전 서판이 약탈이 행해지던 당시 박물관 내부에 있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국대사관도 털려 이라크 주재 외교공관들의 전쟁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바드다드 시내 한국대사관도 포격과 약탈을 당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바그다드 시내 자드리야구의 티그리스 강변에 위치한 3층짜리 한국대사관 건물 벽에는 포격으로 직경 15㎝가 넘는 구멍이 뚫리는 등 3개의 포탄 자국이 났고 창문에도 수십 개의 총탄 구멍이 남았다. 또 건물 유리창이 거의 전파됐고 가구와 사무집기 등도 대부분 약탈되거나 파괴됐으며 대사관 건물 내부에는 부서진 집기와 서류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대사관 정원의 일부 나무들도 손상됐다. 한국과 이라크간의 외교관계는 1990년 1월 걸프전을 계기로 일시 중단됐으며, 현재 외교업무는 요르단 주재 대사관이 대행하고 있다.
  • 메트로 플러스 / 청사 옥상에 ‘만남의 장소’ 설치

    양천구 목2동(동장 이순구)은 문화의 집 이용자와 지역주민들의 휴식을 위해 청사 옥상에 ‘만남의 장소’를 설치했다.비치파라솔 15개와 다용도 탁자 3개,의자 100여개를 비치하고 음료 자판기와 음향시설도 갖춰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했다.이용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 새정부 신설 위원회 청와대밖에서 살림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담당할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지난 9일 본격 출범했지만 청와대 밖에 사무실을 차렸다.아직 위원장이 선임되지 않은 동북아경제중심 추진위원회도 마찬가지다. 노무현 대통령이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동북아경제중심 추진위 등의 사무실은 과거 외교통상부가 사용했던 정부 중앙청사 6층에 있다.3개 위원장은 모두 장관급이다.신행정수도건설 기획단,빈부격차완화와 차별시정기획단,노사개혁 태스크포스(TF)와 농어촌대책 TF 등 10개 TF의 사무실도 정부 중앙청사에 둥지를 틀었다. 새 정부 청와대 비서실의 직원이 김대중 정부 때보다 100명 가까이 늘어나면서 청와대내 입주가 구조적으로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문재인 민정수석을 비롯한 민정수석실 직원들도 정부 중앙청사 별관에서 근무 중이다.그러나 민정수석실 직원들은 올해 말쯤 청와대로 합류할 수 있을 것 같다. 비서실 신관과 동별관 사이 온실 자리에 지상 3층,건평 600평 규모의 대통령 집무실이 완공되면 민정수석실은 이 곳으로 사무실을 옮긴다는 계획이다.민정수석실은 청와대에 늦게 들어오는 대신 대통령과 한 건물에서 근무하는 ‘혜택(?)’을 보는 셈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0일 “공사기간은 5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공사에 들어가는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그는 “대통령 집무실이 신축돼도 여유공간은 별로 없기 때문에 동북아경제중심 추진위 등은 정부 중앙청사에 그대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LOOK 아시아] 1부 新장보고 루트르포 (11) IT대국으로 가는 중국

    세계의 공장으로 제조업을 휩쓸고 있는 중국은 지금 조용하게 ‘비밀 병기’를 준비하고 있다.세계 경제의 심장부에 터뜨릴 이 무기는 바로 최첨단 IT(정보기술) 산업이다.전국 53개 하이테크 산업개발구에는 3만 5000여개에 달하는 기업들과 400만명의 종사자들이 ‘세계 제일’을 향해 질주 중이다.일부 전문가들은 초고속망을 통해 움직이는 빛의 속도라며 놀랄 정도다. |상하이·광저우 오일만특파원|세계 2위로 뛰어오른 IT 하드웨어 분야는 정부의 절대적 지원과 파격적인 R&D(기술개발) 투자,과감한 인재영입이 맞물려 완벽한 삼위일체를 자랑하고 있다. 이미 선진기술을 모방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고난도 핵심기술을 자체개발하는 수준에 도달했다.집적회로나 고성능 컴퓨터 등 주요 첨단 정보산업의 경우 3∼5년 후 한국을 제치고 IT 최강국으로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 전혀 과장이 아니다. ●억대 연봉 외국인력 500명 스카우트 중국 IT업체의 ‘기린아’로 불리는 중싱그룹(中興集團)은 선전 경제특구 중심지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기술 개발촌’ 내에 있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서나 봄직한 최첨단 인텔리젠트 빌딩 내부에는 99년 방문 당시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썼다는 ‘기술입국(技術入國)’의 휘호가 보기 좋게 걸려있다. 이 기업은 80년대 말 교환기 제작을 시작으로 네트워킹 설비,최근에는 CDMA 사업으로 확장 중인 통신설비 업계 2위다. 92년 매출액 9400만위안(700억원)에서 지난해 150억위안(2조 2500억원)으로 10년 동안 무려 160배의 성장률을 보였다.2006년 목표는 700억위안(10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 세계 2위로 오른 삼성전자의 매출액과 맞먹는 수치다. 중싱의 청사진은 과장하기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허풍’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실상을 알면 두려움이 앞선다. 전국 20여개 지사,1만 3000명의 직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000여명이 기술개발 인력이다. 베이징과 상하이,난징(南京),충칭(重慶) 등 대도시는 물론 IT 강국인 미국과 한국에도 연구소를 갖고 있다고 한다.첸소린(錢壽林·31) 기획부장은 “선진국에서 억대 연봉으로 스카우트한 500여명의 기술인력 속에 한국인도10명이 있다.”고 귀띔한다.내년말까지 본사 옆에 27층짜리 최첨단 연구단지를 세울 정도로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민간기업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풀 베팅’이지만 9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중국정부는 IT강국을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는 것이다. ●철저한 인센티브제 도입 그렇다면 민간 IT기업의 상황은 어떤가.서부 대개발의 주요 거점인 스촨(四川)성 청두(成都) 외각에 자리잡은 궈텅(國騰)그룹은 설립 5년만에 IC카드와 위성통신 부품시장의 30%를 휩쓸고 있다.10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궈텅은 5000여명의 직원에 지난해 매출액은 50억위안(7500억원)이다. 95년,대학을 갓 졸업한 10여명의 젊은이들이 만든 전형적인 벤처기업이었다.당시 중국에 갓 선보인 IC카드 공용전화 시장과 접목돼 산뜻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자금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부동산과 증권 투자로 중국 70위 갑부에 오른 여장부 허란(何然·46) 회장이 지난 98년 잠재력을 보고 인수해 파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허란 회장에게 성공의 비결을 묻자 “산학협동 시스템과 철저한 인센티브제”라고 강조한다. 2년 전부터 서부지구의 청두(成都)대학,충칭대학 등 5개 명문대학에 5억위안(750억원)을 들여 ‘소프트웨어 기지’를 세웠다.대학생들의 다양한 실험결과를 회사 프로젝트와 연결하는 구상이다.우수 인재들은 졸업 후 이 회사로 모이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 회사는 98년부터 완전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다.매년 업무 목표를 정해 계약서를 체결하고 능력과 실적에 따라 장려금은 물론 감봉과 사표를 요구한다.너무 비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순 주임은 “대부분 민영 IT기업은 실적주의”라고 자른다. 중국 최대 PC제조업체인 렌샹(聯想)그룹이나 대표적 가전업체 하이얼(해륵) 등 대기업들도 정형화된 승진과 급여제도가 없어진 지 오래다.조만간 국영기업도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창장(長江) 델타기지의 핵인 상해 푸둥신취(浦東新區)에 가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불과 10년전 황무지와 농지에 불과했던,서울 6분의1 면적이 최첨단 IT 생산특구로 변한 것이다. 2∼3년 전부터 푸둥내창장첨단기술개발구(長江技術園區)에 창장컴퓨터(長江電腦),이디엔(儀電),상해 Bell 등 중국의 대기업들이 몰려오면서 광섬유,집적회로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무서운 것은 이들 중국기업이 마이크로 소프트사나 NEC 등 최고의 다국적기업들과 손을 잡고 기술개발에 착수했다는 점이다. 마스징(馬詩經) 푸둥신구위원회 연구주임은 “국제적인 첨단 IT기업의 선진기술과 자금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면 일부 품목에서는 5년내 세계최고가 될 수 있다.”고 기염을 토한다. ●되돌아오는 고급두뇌들 베이징 서북부 하이덴(海淀)구에 있는 IT 연구개발 메카,중관춘(中關村)에는 1만여개의 벤처기업들이 밀집해 있다.지난해 10월까지만도 이 곳에 2750여개의 새로운 벤처기업이 생겼고 고급두뇌 500여명이 해외에서 돌아와 IT대열에 합류했다. 중관춘 관리위원회 류즈화(劉志華) 주임은 “중관춘 내에 생명공학,전자산업기술 단지로 특화하는 10개년 계획이 완료되는 시점에 총매출은 6000억위안(90조원)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중국 IT산업의 무서움은 값싼고급 두뇌들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매년 3000∼4000명의 선진 유학파들이 실전 경험을 쌓고 돈과 명예를 찾아 대륙으로 몰려오고 명문대 출신의 ‘국내파’들도 IT 밸리로 달려가고 있는 곳이 바로 중국이다. oilman@ ◆양위리 상하이 사회과학원 주임 |상하이 오일만특파원| “신흥 IT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정보 산업을 향후 경제 성장의 둥리(動力)로 삼을 계획입니다.” 첨단 IT 밸리로 성장하고 있는 상하이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양위리(楊宇立·사진·45) 주임은 “저부가가치의 단순 제조업으로 중국의 고도 경제성장은 한계가 있다.”며 “중국 지도부는 이미 수년전에 정보산업을 주력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정보산업을 주력 산업으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단순 조립과 저가품 제조 산업을 통해 고도 성장을 유지했지만 국제 경제환경의 변화로 추진력을 잃고 있다.따라서 중국은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고 산업 연관성과 기술개발 축적이 가능한 정보산업을 핵심 육성 산업으로 삼은 것이다. ●다양한 IT산업 가운데 중국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문은. 상하이의 경우 통신과 바이오·신소재 산업을 중심으로 하이테크 산업을 일으키고 있다.지난 2∼3년 동안 통신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으며 IP광대역망과 유선 TV망,정보 교환센터가 상당히 확충됐다.베이징 중관춘이나 광둥성 주장(珠江) 지역은 그동안 발전 단계에 맞춰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엄청난 발전을 이룩한 중국 IT산업은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는가. 중국의 IT산업은 15년의 짧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생산할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 수출의 경우 2001년 기준으로 하이테크 제품 수출은 465억달러로 총 수출의 20%를 담당한다.수입은 641억달러이며 주로 핵심 부품들 위주로 하고 있으나 자체 개발 속도가 빨라 역조 현상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IT산업의 성장 속도는 매년 30% 정도지만 IT 하드웨어의 빠른 속도를 소프트웨어 분야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중국 IT산업의 발전 속도는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데 중국이 갖고 있는 강점은. 뭐라고 꼭 집어 말하기 어려우나 생산과 소비 모두를 포괄하는 시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특히 광대한 소비시장은 기술개발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규모의 경제를 갖고 있어 자체발전 가능성이 높다. 저임금을 원하는 고기술 다국적 기업들의 투자 능력과 해외 유학생을 포함,수만명에 달하는 중국의 고급두뇌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최근들어 IT 하드웨어에서 고기술을 갖춘 대만의 중국 진출이 무척 활발한 것도 좋은 징조다. ●중국의 IT수준을 한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분명 선발주자이고 IT강국이라 다소의 수준 차이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하지만 최근 다국적 기업들이 생산기지가 아니라 연구개발(R&D) 기지를 경쟁적으로 중국으로 옮기고 있어 빠른 속도로 간격을 좁힐 것으로 본다. ●중국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IT육성 전략은 무엇인지. 20여년의 개혁·개방의 결과와 경험을 접목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지역적으로 베이징 중관춘(中關村)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하는 창장(長江)델타,광둥(廣東)성의 주장 델타를 3각축으로 하는 장기 계획이다. 중관춘은 과학기술 인재가 풍부한 점을 활용해 주로 연구개발 단지와 소프트웨어 개발 중심지가 됐다. 창장델타는 상하이와 배후 도시들의 고소득을 배경으로 내수지향의 종합 하이테크 단지를 구축 중이다.최근 상하이의 유리한 지형을 이용하려는 대만이나 일본 기업들이 대거 몰려와 향후 5년내 중국 최대의 IT지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홍콩과 마카오에 인접한 주장델타는 수출 중심의 중소기업형 부품 단지로 성장 중이다.주변의 무한한 저임 노동력을 바탕으로 세계 IT부품 공장이 된 것이다.이 지역 부품공장들이 휴업을 하게 되면 세계의 IT 완제품 공장들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다. 최근엔 서부대개발에 맞춰 스촨(四川)성 청두(成都) 등에 IT단지가 새롭게 조성 중이다. oilman@
  • 보육시설·학교·병원 새달부터 완전 금연

    오는 7월1일부터 잠실야구장 관람석에서 담배를 피우면 2만원의 범칙금을 물어야 한다.열차통로와 지상 전철승강장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되고,대형식당·PC방·만화방은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을 의무적으로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18일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을 이렇게 개정해 4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3개월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7월1일부터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하면 2만∼3만원의 범칙금을 내야 한다.표시 및 구역지정을 위반할 경우 과태료는 최고 300만원이다. 일반식당이나 다방,패스트푸드점 등 휴게음식점도 영업장 면적이 45평을 넘으면 면적의 절반 이상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금연구역과 흡연구역 사이에는 벽체나 칸막이를 설치해 흡연구역의 담배연기가 금연구역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열차의 통로와 지상역사의 승강장,야구장,축구장 등 1000명 이상 규모의 실외 체육시설 관람석과 통로도 새로 금연구역에 포함됐다.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초·중·고교 등 학교와 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은 ‘금연시설’로 규정,시설 내에 흡연실을 따로 둘 수 없다. 그러나 당초 완전금연시설로 만들려던 정부청사는 금연·흡연구역을 따로 두도록 후퇴했다. 복지부 오대규(吳大奎) 건강증진국장은 “금연시설의 경우 흡연실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건물 내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못한다고 보면 된다.”며 “이번 조치로 전국에 8만여곳이던 금연구역이 금연시설과 금연구역을 합쳐 33만여개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뉴스 인사이드] 공무원 전자카드 ‘삐걱’

    정부는 신분확인 기능만 있는 공무원 신분증을 전자서명과 출입관리,전자화폐기능 등이 내장된 ‘전자카드’로 교체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하지만 공무원노조가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전자카드 도입을 저지하겠다고 밝혀,사업이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또 외교통상부는 전자카드를 사무실 출입제한 등에도 사용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주부터 전자카드 발급 행정자치부와 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1월 공무원 신분증에 집적회로(IC)칩을 내장해 다양한 전자적 기능을 갖추도록 하는 ‘공무원 전자카드 도입 시범사업’에 착수했으며,지난 연말에는 ‘삼성 SDS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전자카드는 이르면 이번주말부터 발급업무를 시작,4월초에 행정자치·정보통신·외교통상부 등 3개 부처 공무원 6200여명을 대상으로 시범운영될 예정이다.또 시범운영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등을 수정·보완한 뒤 올해 안에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에게도 확대·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강제할 수단이 없다 공무원노조는 최근 대책회의를 열고 전자카드가 공무원들의 인권침해뿐 아니라,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통제수단이 될 것을 우려해 도입저지투쟁을 강력히 전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책회의에서는 또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하는 한편,정통부와 행자부 등 주관부서 항의방문,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도입을 반대하는 전교조와의 연대투쟁 등을 결정했다. 공무원노조 황의충 정보통신차장은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하루동안의 이동경로와 컴퓨터를 켜는 순간,작업시간·인터넷 접속내용 일체가 기록된다.”면서 “업무효율이라는 명목으로 공무원들의 인권을 침해할 기능성이 높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특히 전자카드의 확대시행과 관련,중앙행정기관 공무원은 ‘공무원증 규칙’을 개정하면 되지만,지방자치단체의 경우 관련규정이 없어 지방공무원들이 도입 자체를 거부할 경우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 것도 맹점이다. ●지나친 통제는 논란 정부중앙청사 별관에 위치한 외교통상부는 전자카드에 ‘접근이 허용되는 사무실’ 정보를 입력하고,모든 사무실 출입문은 물론 행정용 컴퓨터 등에 전자카드를 읽을 수 있는 ‘전자카드 리더기’를 보급,전자출입증 등으로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인권사회과 직원들은 국제기구정책관이나 외교정책실 등 관련부서 이외의 다른 사무실 출입이 제한된다.전자카드에 입력되지 않은 사무실을 방문할 때는 사전허락을 받아야 한다. 외교부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서가 많아 보안유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지만,직원들을 지나치게 통제한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장세훈기자 shjang@
  • 이 사람/’고속철 부산구간 백지화’단식 34일째 비구니 지율 스님

    ‘고속철 부산구간 백지화' 단식 34일째 비구니 지 율 스님 꽃샘 추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부산시청 앞 광장.이곳 한 편에 한 달 둘러쳐져 있는 초라한 ‘비닐천막’이 유난히 눈길을 끈다. 경남 양산시의 천성산을 관통하는 경부고속철 부산구간의 노선 백지화를 요구하며 10일로 34일째 단식농성 중인 지율(知律) 스님의 거처다.속세에서 뭘 했는지,언제 출가했는지는 물론 나이조차 알리지 않는 비구니 스님이다.그러나 그는 자그마한 ‘우거’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부산고속철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노선을 재검토하라는 의외의 성과물(?)을 끌어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기자가 들어가 본 지율 스님의 천막살림 가재도구는 천성산 모형도,생수와 보온병에 담긴 육모초,환경관련 서적,담요 몇 장이 전부다.운수행각에 나설 때보다 더 단출하다.벽에는 병원 응급실과 아는 사람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을 뿐이다. 온기라고는 전혀 없는 냉방에서 2월 추위를 꼬박 견뎌낸 지율 스님은 최근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이 다녀간 뒤부산시에서 전깃불을 설치해줘 그나마 다행이라고 힘없이 웃었다.전기가 없어 밤에도 불을 켜지 못한 것은 물론 바닥에 깐 스티로폼으로 냉기를 버텨왔다.처음 천막칠 때 몸싸움을 벌였던 시청 직원들이 그나마 해준 것이 고맙다는 뉘앙스다. 곳곳을 꿰맨 잿빛 누더기 승복과 빵모자를 눌러쓴 지율 스님은 건강을 걱정하자 “아직까지는 버틸 만하다.”고 했다.단식 뒤 몸무게가 10㎏이나 빠지고 혈당치가 위험수준으로 떨어져 얼굴이 매우 수척해 보였다. 눈빛이 맑고 고요한 스님은 고속철 이야기를 꺼내자 단호한 목소리로 자신이 직접 제작한 천성산의 지형을 세밀하게 담은 스티로폼 모형도를 내놓고 열변을 토했다. “천성산 상층부에는 22곳의 고층늪과 사철 마르지 않는 13개의 계곡이 있습니다.만약 이곳을 터널이 관통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늪과 계곡이 마르고 사라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한 뒤 “그런데도 조사 한 번 제대로 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려고 한다.”고 항변했다. 터널의 활용도가 극히 낮은 데도 굳이 생태계를 훼손하고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노선을 끝까지 고집하는 정부의 방침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기존 경부선 노선을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 8일 문 수석이 방문,건강을 걱정하고 단식을 중단할 것을 부탁하는 등 관심을 가져준 데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그러나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금정산 천성산 노선의 백지화 없이는 결코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 수석이 “당시 대통령선거 공약 때에는 전면 백지화를 주장했지만 국정수행을 해 보니 현안이 중요하고 사실상 대규모 국책사업이라 백지화는 힘들다고 솔직히 말하고 진지하게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보자고 말했으면 협상테이블에 참석할 용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솔직히 말해 단식에 들어가기 전 많은 고민을 했고 또 무서웠습니다.” “산과 풀벌레들과 교감을 갖는다.”는 지율 스님은 이들이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소리를 차마 거절할 수 없어 자신이 천성산 지킴이가 되기로 작정했다고 털어놨다. 지율 스님이 천성산과 인연을맺은 것은 3년 전.수행차 비구니 도량으로 이름 높은 내원사 선방을 찾고부터다.당시 천성산에는 관광개발이 한창이었다.산 정상과 능선이 온통 파헤쳐지고 도로와 주차장이 건설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산을 공부하면서 고속철도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고속철도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더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지율 스님은 그동안 국토순례,정부 과천청사에서의 일인 시위,성명서 발표,삼보일배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활동을 했다.그러나 정부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자신이 단식 농성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할 때에는 눈시울이 촉촉히 젖어 들어가는 듯했다.“목숨 걸고 할 수 있는 일이라서 행복하다.”고 말한 그는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으나 지금은 견딜 만하다고 했다. 인터뷰 도중 지율 스님의 어머니(69)와 남동생,여동생 등 속세의 가족들이 서울에서 찾아왔다.지율스님은 어머니에게 “불효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이틀 전 TV에서 초췌한 지율 스님을 보고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왔다는 어머니.지율 스님의 양손을 꼭잡고 “괜찮니?”를 연발하며 “하루 빨리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며 애틋한 모정을 전했다.지율 스님은 산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듯이 자신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겠다며 조용히 산사로 돌아가 수행에 전념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오기를 바란다며 말끝을 맺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과 부산 경남 시민대책위는 오는 18일 범어사와 통도사 주관으로 부산시청 앞에서 1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불자환경대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지율 스님의 목소리가 더욱 크게 울리는 듯하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김진표 부총리의 ‘경제해법’ 인터뷰/법인세 내리되 대기업·中企 형평 고려

    “지금 우리가 해야할 가장 시급한 것은 기업인과 국민 등 경제주체들을 안심시키고,외국인투자자들을 붙들어매는 일입니다.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추진할 경제정책의 비전과 의지를 이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줘야 합니다.이를 미룰 경우 향후 경제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한 상태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새 정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사령탑인 김진표(金振杓)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9일 기자와 만나 “앞으로 5월까지 3개월여동안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에 따라 상황은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또 법인세율 조정과 관련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간의 실효세율이 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세율을 조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0일의 대통령 업무보고 준비를 위해 이날 청사로 출근한 김 부총리를 만나 최근의 경제상황 등에 대해 들어봤다. ●현 경제상황을 진단한다면 검은 먹구름이 짙게 깔려 있는 형국으로 보면 된다.소낙비가 퍼붓지는 않고 있으나,언제 퍼부을 지 불안하다.햇볕이 다소 비치고 있어 검은 먹구름을 걷어 낼 것으로 바라고 있으나,예단할 수 없다. ●올들어 국내 경기에 대한 조심스런 낙관론이 비관론쪽으로 바뀌고 있는 원인은. 가장 큰 이유는 미-이라크전의 불확실성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지난해 말부터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이래저래 늦춰지면서 유가가 급등해 우리경제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유가급등→물가상승→소비및 투자감소→금융시장 불안 등의 악순환이 가시화되고 있는 느낌이다.실제 각종 경제지표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동월 대비 3.9%로,4%대까지 육박하고 있다.게다가 설비투자도 무려 -7.7%까지 떨어지는 등 조짐이 심상찮게 흘러가고 있다.이라크사태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반기내에 제거되더라도 하반기에는 북핵사태가 우리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와 카드연체율 등도 심각한 수준인데. 우려되지만 섣불리 가계대출 억제 등과 같은 수단을 동원하기는 이르다.조금 더 추이를 봐가며 대응해야 한다.가뜩이나 소비·설비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도 대외변수 등으로 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경제상황이 나쁠때는 단기적인 대책을 신속하게 실천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인 비전을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한다.단기적인 대책으로는 당장 ‘(정부의 경제정책에) 불안해 하고 의심하는 기업,(한국을)떠나려는 외국투자자’를 안심시키는 일이 급선무다.이를 위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내에서 경영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최대한 풀고,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경영환경도 개선해야 한다. 최근 SK글로벌-JP모건 이면계약 등으로 SK그룹 계열사 전체가 시장의 불신을 받으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도 불투명한 거래에서 비롯됐다.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등에 대한 부당내부거래 행위 등을 조사하겠다는 것도 시장환경을 조성하려는 일환이다. ●법인세율 단계적 인하 방침도 시장환경 조성으로 보면 되나. 그렇다.지금 세계는 조세 인하 경쟁의 시대다.전에도 여러번 얘기했지만 싱가포르는 법인세율을 22%에서 최근 20%까지 낮추겠다고 밝혔다.반면 우리나라는 27%다.이런 상황에서 누가 우리나라에 투자하려고 하겠는가.그래서 이들에게 우리나라를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중·장기적인 플랜을 밝혀두자는 일환으로 법인세율 인하를 꺼낸 것이다.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싱가포르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부총리의 법인세 단계 인하 방침에 대해 제동을 걸지 않았나.코드(code)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노 대통령의 언급은 대기업에게만 이득이 되는 법인세율 인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본 원칙을 밝힌 것이다.노 대통령과 시각차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앞으로 법인세율 인하를 추진해 나가되,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간의 실효세율이 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조정해 나갈 생각이다. ●어느 때보다 경제부처간의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는데. 앞으로 현안이 생길때 마다 자주 만나 토론과 협의를 통해 조율해 나갈 생각이다.실물부문에 대해서는 관련 단체 등 재계와 수시로 만나 현안을 챙겨보려고 한다. ●공정위가 부당내부거래 조사 등으로 기업의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공정위의 6대 기업집단 등에 대한 부당내부거래 조사는 기업의 편의를 위해 사전예고제를 도입한 데 따른 것으로,기업들도 큰 불만이 없는 것으로 전해듣고 있다.다만 하필 새 정부 출범과 때맞춰 발표하다보니 조사를 받는 쪽에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분명한 것은 ‘재벌길들이기’ 등의 성격은 아니라는 점이다. 글 주병철·사진 김명국기자 bc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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