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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운동 세계기록 유산 등재 추진

    국가보훈처는 14일 올해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추진하는 26개 기념사업을 발표했다. 보훈처는 ‘기억과 계승, 예우와 감사, 참여와 통합’을 100주년 사업의 추진방향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3대 분야에 26개 사업을 계획했다. 보훈처는 ‘기억과 계승’의 일환으로 3·1운동을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에 등재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해가기로 했다. 또 남북 공동으로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남북은 2005~2007년 실무접촉과 함께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뤼순 현지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또 중국 충칭에 위치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건물을 원형 그대로 복원할 계획이다. ‘예우와 감사’ 분야로 국외 안장 독립유공자의 유해 봉환 사업을 지속해 위(位)수를 기존 2위에서 5위로 늘리고 행사규모도 확대한다. 또 6·25 참전 등 미등록 국가유공자 발굴 등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도 강화한다. ‘참여와 통합’ 분야로는 3·1절부터 4월 11일까지 42일간 지역별 추천과 온라인 응모를 통해 선발된 ‘국민 달리기 주자’ 등이 전국 100개 지역에 불을 밝히는 ‘독립의 횃불’ 전국 릴레이 행사를 실시한다. 이와 함께 3·1운동을 촉발한 일본 유학생들의 2·8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식을 일본 도쿄 현지에서 진행하는 등 해외에서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피우진 보훈처장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은 대한민국이 걸어온 지난 100년을 기억하고 계승하며 이를 토대로 모든 국민이 함께 ‘새로운 희망의 미래 100년’을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박기열 부의장, 3·1운동 100주년 D-50 보신각 타종행사 참여

    서울시의회 박기열 부의장(더불어민주당, 동작3)은 지난 11일 오전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 D-50 보신각 타종행사’에 참여했다. 이 날 행사는 한국예술문화원(이사장 전우천)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세계예술인 333명 특별초대전’ 개최를 알리는 행사의 일환으로 열리게 됐다. 타종행사에는 방송인 송해, 배우 전원주, 최종원, 최주봉 등 각계 인사 30명이 참여했다. 성악가 최경아, 오카리나 연주자 이예영, 무용가 나비 등의 축하공연으로 시작된 타종행사는 서울시 문화본부 역사문화재과 신철민 주무관의 안내에 따라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박기열 부의장은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의미 있는 행사에 함께 참여할 수 있어 큰 영광”이라며 “순국선열들께서 국권 회복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쳤던 3·1운동 100주년인 2019년은 대한민국이 새롭게 도약하는 희망의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예술문화원은 3·1절을 100일 앞둔 지난해 11월 22일부터 100일간 매일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독립문 앞에서 3·1운동 정신을 알리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부, ‘3·1절 100주년‘ 대규모 특별사면 추진

    정부, ‘3·1절 100주년‘ 대규모 특별사면 추진

    정부가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시국·민생사범을 중심으로 대규모 특별사면을 추진한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면 주무 부처인 법무부는 최근 일선 검찰청에 공문을 보내 사면 대상자를 파악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면 검토대상에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반대 집회, 밀양 송전탑 반대 집회,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집회, 세월호 관련 집회 등에 참가했다가 처벌받은 시국사범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정부가 3·1절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해 대규모 특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생을 적극 챙기겠다는 정부 기조에 따라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단순 민생경제사범과 교통법규 위반자 등에 대한 대규모 사면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2017년 12월 한 차례 특별사면을 했다. 용산참사 당시 처벌받은 철거민 25명을 포함해 6444명이 특사·감형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번에는 진보진영에서 사면을 요구하고 있는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이 사면대상에 포함될지가 관심사다. 한 전 위원장은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돼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지난해 5월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 전 의원은 내란음모 혐의로 징역 9년을 확정받고 수감 중이다. 다만 공직자 비리를 비롯한 부패범죄로 처벌받은 사람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불러도 대답 없는… 종교계 남북 교류 ‘숨고르기’

    불러도 대답 없는… 종교계 남북 교류 ‘숨고르기’

    참여 응답 못 받아 단독행사 치를 듯 조불련 새해 서신 보내는 등 교감 유지 “북·미 정상회담 교착에 답보상태지만 긍정적 결과 얻을 땐 교류 급물살 기대” ‘할 일은 코앞에 산적했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요즘 종교계에서 남북 관계와 관련해 흔히 들을 수 있는 볼멘소리다. 두 차례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맞물려 한껏 부풀었던 기대감이 썰물처럼 꺼지고 있는 데 대한 불만과 안타까움의 토로로 들린다. 한반도 화해의 분위기에 편승해 각 종단, 혹은 종교 연합단체 차원에서 앞다투어 추진하려던 대북 지원과 교류가 답보 상태인 만큼 당연한 반응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종교계는 어느 때보다 북·미 정상회담 추이에 촉각을 세우는 눈치다.천도교는 3·1운동 100주년과 관련해 대대적인 기념대회와 기념식을 치를 예정인 가운데 북측 천도교 인사들을 초청해 놓고 있다. 하지만 8일 현재 답신을 받지 못한 상태다. 천도교 측은 북한 통치권과 천도교의 밀접한 관계를 들어 3차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추이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결과가 여의치 않을 경우 남측 천도교 단독행사로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 개신교계는 다음달 25~28일 서울에서 3·1절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준비 중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YMCA, YWCA가 공동 추죄하는 이 행사에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강명철 위원장을 초청했지만 역시 응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개신교계는 NCCK를 중심으로 남북 개신교 교류와 협력사업을 추진할 ‘한국교회 남북교류협력단’을 전격 발족했지만 개점 휴업 상태에 빠졌다. 여의도순복음교회도 난처한 표정을 짓기는 마찬가지다. 순복음교회는 지난달 중순 기자회견을 자청해 북측과 협의해 평양에 심장 전문 대형병원을 짓기로 했다고 발표했었다. 260병상 규모의 이 병원이 건립되면 북한 최대의 종합병원이 될 전망이다. 의료진이 북한에 머물면서 시술 등 의료행위뿐 아니라 의료장비의 전수·교육까지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병원 건축에 쓰이는 기자재의 일부가 인도적 지원에 위배되는 만큼 대북 제재 완화와 직결되는 북·미 정상회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교착에 따라 지원과 교류가 답보 상태에 빠졌지만 남북 종교계는 훈훈한 정서적 교감을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은 지난 1일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 ‘민족 화해와 단합, 평화 통일을 위해 적극 노력하자’는 내용의 새해 서신을 보내왔다. 조불련은 “통일조국에 대한 신심과 열정으로 충만된 뜻깊은 새해에 조불련과 종단협 사이의 연대가 더욱 발전하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에 이바지하게 되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북한 조선종교인협의회는 지난해 성탄절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남측 개신교·천주교계에 성탄 축하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1분 38초 분량의 영상에는 ‘평화와 통일의 길로 뜻과 마음을 합쳐 굳게 손잡고 나아가는 북남 종교인 모두에게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기도한다’는 문구도 등장했다. 따라서 종교계는 향후 양대 정상 회담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경우 남북 교류가 급물살을 띠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각 종단은 남북 관계 경색으로 미뤄 왔던 대북 지원과 교류 사업을 재추진하기 위해 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발 빠르게 움직여 왔다. 천주교계는 북한의 장충성당 복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개신교계는 8·15광복절 기념 남북 공동기도회와 세계교회협의회(WCC)와 함께 추진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협의회’를 평양에서 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불교계도 8·15 남북 불교도 합동법회와 금강산 신계사 복원 합동법회를 우선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김영주(전 NCCK 총무) 남북평화재단 이사장은 “북·미 정상회담이 긍정적으로 진행될 경우 종교계의 움직임이 급속하게 활발해질 것”이라면서 “종교는 꽉 막힌 상황에서 매듭을 먼저 풀어 내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항상 종교 본연의 인도적, 평화적 가치를 버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새해 통일 공감대 확산 사업 속도내는 강북

    역사문화자원과 결합… 평화시대 선도 서울 강북구가 새해를 맞아 통일 공감대 확산을 위한 다양한 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통일교육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강북구에 따르면 두 기관은 인력 양성과 지원은 물론 기술과 시설 공동 활용, 교육콘텐츠와 강좌 공동 운영 등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국내외를 넘나드는 통일교육원의 역량과 강북구 곳곳에 자리잡은 역사문화관광자원을 결합할 계획이다. 강북구의 통일 공감대 확산 사업은 역사문화관광 도시에 걸맞게 나라사랑 정신을 토대로 추진할 예정이다. 강북구는 타 지역에서 전입한 구민과 혼인신고를 하는 신혼부부에게 태극기를 나눠주고 전 가정과 직장에서 국기를 달 수 있도록 유도했다. 또 3·1절, 광복절, 현충일 등 국경일에는 주요 가로변에 태극기를 게양해 애국심 고취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강북구 북한이탈주민지원지역협의회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자활과 자립을 도모함으로써 이들의 남한 사회 정착을 돕고 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강북구협의회도 청소년 통일 병영체험, 지역주민 통일 현장체험, 자문위원 통일 안보현장연수를 진행하며 공감대 확산에 주력한다. 2016년 개관한 강북구 근현대사기념관에는 분단과 전쟁으로 굴곡진 한국 현대사가 전시돼 있다. 이곳을 방문한 시민들은 한눈에 펼쳐진 역사를 접하며 통일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인식을 키워나가고 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교육원의 우수한 교육 콘텐츠를 통해 지역주민과 소속 직원들에게 통일 관련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새해에는 통일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 힘을 합친 양 기관의 노력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물질의 유토피아, 정신의 디스토피아… 맨발의 청춘 울린 서울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물질의 유토피아, 정신의 디스토피아… 맨발의 청춘 울린 서울

    ‘2018년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는 이번 회를 끝으로 막을 내립니다. 지난해 5월 12일 1회를 시작한 이후 매주 토요일 오전과 한여름 밤 그리고 추석 연휴 기간을 이용해 총 35차례에 걸쳐 서울 전역을 샅샅이 훑었습니다. 서울미래유산을 중심으로 서울의 역사 현장을 두 발로 밟았고, 사연을 톺아보았습니다. 투어가 진행되는 동안 매회 정원 30명이 조기 매진됐고, 1회 평균 35명이 참석해 연인원 1225명이 서울미래유산과 함께했습니다. 투어는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배출한 서울도시문화지도사 17명이 해설자로 참여해 각양각색의 해설을 선사했습니다. 또 매회 투어 대상지의 역사적 맥락과 더불어 흥미진진 견문기, 서울미래유산 톡톡 등 3개 꼭지의 원고를 서울신문 지면에 실어 이해를 도왔습니다. 무료 답사프로그램으론 처음으로 오디오가이드시스템을 도입해 편의를 제공했습니다. 2019년에는 더 알찬 프로그램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드립니다.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35회 서울의 영화2(김기덕 감독의 ‘맨발의 청춘’)편이 지난해 마지막 주말인 12월 29일 중구 명동과 종로구 청진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 을지로3가역 12번 출구에 모인 참석자 40여명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영락교회~명동예술극장~유네스코회관을 거쳐 옛 반도호텔 자리인 롯데호텔과 아이스링크가 설치된 서울광장을 순례했다. 영하 11도의 한파가 몰아친 현장답사에 이어 청진동 라이나생명 전성기캠퍼스에서 영화스틸을 이용한 영화 해설과 함께 일정을 마무리했다.●빛과 그림자 양극단이 공존하는 서울 “영화에서 서울을 읽겠다는 것은 영화에 일시적으로 재현된 수많은 서울의 역사를 긍정하면서 동시에 그것이 불연속적인 단편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일이다. 서울이란 당위적으로 존재하는 관념의 장소가 아니라 우리 삶의 무한한 임시거처이며 그 삶들이 중층화되고 끊임없이 변경되는 현실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모더니티와 영화장치가 적극적으로 본격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게 된 것은 한국전쟁 이후이다. …서울은 유일한 대안이자 환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라고 영화평론가 변재란 순천향대 교수는 ‘근대화 시기 한국영화를 통해 본 영화 안의 서울’이란 논문에서 영화도시 서울을 분석했다.문학작품 속 서울처럼 영화 속 서울 또한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일제강점기, 전쟁과 분단의 비극과 참상 그리고 서울로의 인구집중, 근대화 및 산업화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무자비한 개발이 낳은 인간성 상실과 사회병리 현상을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은 물질적으로는 유토피아지만 정신적으로는 디스토피아이다. 빛과 그림자의 양극단이 공존하는 거대도시이다. “경험은 기억 속에서 엄격히 고정돼 있는 개별적인 사실들에 의해서 형성되는 산물이 아니라 종종 의식조차 되지 않는 자료들이 축적돼 하나로 합쳐지는 종합적 기억의 산물”이라는 도시연구가 발터 베냐민의 지적처럼 서울이라는 도시는 영화필름에 담긴 영상적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1960년대 한국영화계에서 영화 ‘맨발의 청춘’은 서울관객 25만명을 동원한 당대 최고의 흥행작이자 대중의 감수성을 대변하는 문화적 아이콘이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한국전쟁, 4·19, 5·16이라는 미증유의 변혁기를 거치면서 외국영화에 빠져 있던 젊은이들을 한국영화 전용상영관으로 끌어 모은 청춘영화의 결정판이었다. 김기덕 감독은 ‘청춘영화의 기수’라는 칭송을 한몸에 받았다. 김 감독은 1961년 ‘5인의 해병’으로 메가폰을 잡은 뒤 1960~70년대 흥행보증수표로 통했다. 모교인 서울예대 영화과 교수, 예술원 회원을 지냈다. 이 영화를 빼고 한국의 대중영화를 말하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수많은 아류작들을 배출했다. 1964년 아카데미극장에서 3·1절 특선영화로 개봉됐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1960년대는 새마을운동과 남과 북의 체제 경쟁, 조국근대화의 계몽적 담론이 팽배하던 시절이었다. 대학생을 젊은이의 대표적인 표상으로 내세운 여느 영화와는 달리 사회의 암적 존재인 깡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이 색달랐다. 시대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불우한 개인사를 가진 두수를 통해 떠도는 젊은이의 억압된 열망을 보여 줬다. 그러나 일본영화 ‘진흙 속의 순정’의 시나리오를 그대로 가져온 모방작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일본문화의 유입이나 유행을 경계하는 부정적 시선이 엄연하던 때였다. 고아 출신의 불량배와 고위 외교관 자녀의 사랑이라는,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 설정과 지나치게 서구적인 소비문화, 동반자살을 택하는 극단적인 자유분방함은 허황된 낭만주의와 통속적이고 신파적이라는 혹평을 받았다.●신성일·엄앵란의 사랑의 불씨가 된 영화 신성일과 엄앵란이라는 당대 최고 청춘심벌을 결합시킨 작품이라는 영화 외적 측면도 무시 못 한다. 두 사람은 1962년 유현목 감독의 ‘아낌없이 주련다’에서 콤비를 이룬 뒤 정진우 감독의 ‘배신’에서 최초의 키스 장면을 선보였고, ‘맨발의 청춘’이 최고의 흥행작이 되면서 사랑의 감정에 불이 붙었다. 김 감독의 ‘동백아가씨’를 찍은 부산에서 잊지 못할 하룻밤을 보낸 두 사람은 1964년 11월 14일 세기적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가정교사’, ‘청춘교실’, ‘떠날 때는 말없이’, ‘학생부부’ 등 80여편에서 호흡을 맞췄다. 신성일의 본명은 강신영이다. 신성일을 1960년 ‘로맨스 빠빠’로 데뷔시킨 신상옥 감독이 ‘뉴 스타 넘버원’이라는 영어를 한자 예명으로 지어줬다. 신성일은 자신을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거칠 것 없는 자유인, 이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삶을 산 로맨티스트라고 소개한다. 모두 506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60~70년대 청춘스타의 대명사였고, 한국영화배우협회 초대 이사장을 거쳐 제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영화에서 감초역을 맡은 아가리(트위스트 김)가 울면서 두수의 시신을 실은 리어카를 눈길 위에서 끄는 엔딩 장면에도 재미난 사연이 있다. 이 영화의 제목을 낳았고,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셨던 맨발이 나오는 장면이다. 그런데 눈을 찾아 대관령으로 간 촬영팀의 카메라에 잡힌 거적에 덮인 맨발의 주인공은 신성일이 아닌 제2 조감독이었다고 한다.●감독도 배우도 주제곡 부른 가수도 떠나고 두수라는 캐릭터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탄생했다. 신성일이 대한민국 최고의 멋쟁이로 여겼던 김두수 우석학원재단 이사장이다. 미국 배우 앤서니 퀸을 닮은 그에게 신성일이 전화를 걸어 “형, ‘맨발의 청춘’에 형 이름 써도 괜찮아?”라고 묻자 그는 “나야 좋지”라고 흔쾌히 허락했다. 두수는 뒷골목 사나이의 이름으로 어울렸다. 요안나란 이름은 세례명이다. 때 묻지 않은 고귀한 이름으로 뒷골목 사나이와 신분격차를 벌리는 역할을 했다. 주제곡도 히트했다. “눈물도 한숨도 나 혼자 씹어 삼키며/밤거리의 뒷골목을 누비고 다녀도/사랑만은 단 하나에 목숨을 걸었다/거리의 자식이라 욕하지 말라/그대를 태양처럼 우러러보는/사나이 이 가슴을 알아줄 날 있으리라” 첫 장면부터 짙은 페이소스가 풍기는 가수 최희준의 저음은 관객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유호 작사, 이봉조 작곡이다. 3·1절 기념작으로 개봉 일정이 잡힌 영화는 촬영기간 18일 만에 급조됐다. 편집기사 출신으로 편집의 명수였던 김 감독은 촬영 중반부터는 아예 녹음실에 틀어박혔다. 현장에서 찍어서 녹음실로 보내면 녹음실에서 편집해 가면서 녹음을 했다. 신성일은 “영화는 조감독 고영남과 나, 엄앵란 셋이 현장에서 만들다시피 했다. 시간이 없어서 어떤 일을 못한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맨발의 청춘’은 장고 끝에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었다. …엄앵란과는 서로의 삶을 존중하며 지낸다. 가정의 즐거움을 같이 누리면서도 애정 문제만큼은 상대방의 의지에 맡기고 구속하지 않는다. 평균수명이 길어진 우리나라 현실에서 미래의 부부상을 일찌감치 실천하는 셈이다”라고 자서전에 썼다. 김 감독은 2017년 9월, 가수 최희준은 2018년 8월, 신성일은 2018년 11월 각각 별세했다. 한시대가 저물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 [글로벌 In&Out] 임정 100년 다시 초심으로, 2019년 대한민국 만세/알파고 시나씨 하베르 코레 편집장

    [글로벌 In&Out] 임정 100년 다시 초심으로, 2019년 대한민국 만세/알파고 시나씨 하베르 코레 편집장

    2019년은 한국의 5대 국경일 중 하나인 3ㆍ1절이 100주년이 되는 해다. 2019년에 서울은 물론 한국인들이 엄청 화려한 기념 행사들을 개최할 것이다. 한국인과 해외동포는 100주년인 올 3ㆍ1절을 평소와 다르게 여길 것이 틀림없다. 나에게도 2019년 3ㆍ1절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터키 출신 쿠르드족인 필자는 2018년 여름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올해 처음 ‘한국 시민으로서’ 3ㆍ1절을 축하하게 된다. 필자에게는 첫 3ㆍ1절이지만, 한국인들에게는 100주년이다. 이를 계기로 나 스스로에게, 그리고 한국인들에게, 그다음에 한국 역사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들에게 유의미한 작업을 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한국에서 학습했던 정치외교학적 배경과 외신 기자로 활동하며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3ㆍ1절에 대해 색다른 방식으로 책을 쓰기로 했다. 그러나 책을 쓰는 과정에서 이상한 현상을 보게 되었다.최근 3ㆍ1운동의 열매로 역사 무대에 등장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임정)가 정치권의 논쟁거리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현재 대한민국의 기원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과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임정이 무슨 대한민국의 기원이야’는 반박이 맞서고 있다. 예전에도 학계에서는 이 같은 논란이 있었지만, 정치권에서 이렇게 크게 다루는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 논란이 이렇게 확대된 이유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누가 이 나라의 주된 세력이냐’의 싸움으로 전개된 탓이다. 흔히 보수우파는 임정의 중요성을 부정하며 대한민국 건국은 오직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정치적 활동에 의존한 세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본다. 반면 진보좌파는 대한민국의 건국을 오직 임정 등 독립운동 세력으로 설명하여 광복 이후에 자유민주주의 정부를 세우려고 한 인물들의 공을 저평가한다. 이 주제로 오랫동안 연구해 온 교수와 연구원 등 학자들이 이러한 논쟁을 학문적으로 다루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정치적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 학문적 논쟁거리를 활용한다면 과연 국가를 위해 옳은 일인가. 한국에서 기자로 일하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보수와 진보가 국익 앞에서 쉽게 뭉치지 못하는 것이다. 더 아쉬운 것은 정치권이 위험한 논쟁으로 여론을 끌어당기는 것이다. 한 국가를 국가로 만드는 것은 돈도 아니고, 군부도 아니고, 영토도 아니고, 국기도 아니다. 국민 의식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 봤자 그것이 국가인가. 21세기에는 국민 의식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자금도 모으고, 자기네 나라를 세운다. 정치권이 손대면 제일 위험한 것이 국민 의식을 형성하는 요소로 여론을 뒤흔드는 것이다. 태극기, 세종대왕, 3ㆍ1운동, 이순신 장군, 6ㆍ25 전쟁, 한글, 백두산 등의 요소로 현재 한국인은 뭉친다. 이런 상징을 남용해 정치하면 단기적으로는 이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6ㆍ25전쟁 이후 휴전선 남쪽의 한국인은 사상이나 종교를 떠나서 대한민국의 ‘주인’이다. 정치권이 편을 나눠 정통성 싸움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나는 현대 대한민국의 공식적이고 법적인 출발은 1948년 8월 15일이고, 그 정신적인 출발은 1919년 3월 1일 운동을 계기로 형성된 임정이라고 본다. 이것은 한국 주재 외신 기자가 한 정리가 아니고,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연설에도 몇 차례로 언급된 내용이다. 형제간의 싸움에서 부모를 부정한 순간 형제들의 싸움이 아니고, 적대적인 싸움으로 전환된다. 프랑스에서 프랑스 혁명에 대한 논란이 많아도, 그 누구도 혁명 기념일을, 터키에서 케말 파샤에 대한 논란이 있어도, 그 누구도 터키 공화국 수립 기념일을 논쟁거리로 삼지 않는다. 2019년 새해에는 정치인들이 더는 부모를 부정하는 듯한 논쟁에 여론을 이용하지 말고 국민대통합 위주로 활동하기를 기원한다.
  • 무대서 부활한 그날의 그 함성

    무대서 부활한 그날의 그 함성

    안중근 생애 다룬 뮤지컬 ‘영웅’ 10주년 만주 피난민의 귀향 소재 오페라 ‘1945’ 서울시합창단 ‘유관순 오페라 칸타타’ 등 독립운동 시대상 담은 작품 연달아 개막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과 일제시대 당시 시대상을 다룬 공연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공연제작사 수키컴퍼니는 3·1운동 100주년 기념 창작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를 오는 2~4월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일제강점기에서 한국전쟁에 이르는 격동의 시대를 관통하는 장대한 서사와 남녀 주인공들의 운명적 사랑 등을 담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드라마로 만들어져 큰 사랑을 받았다. 남녀 주인공 ‘여옥’과 ‘대치’로 출연한 배우 채시라와 최재성의 ‘철조망 키스신’은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오페라와 뮤지컬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변숙희 프로듀서의 총괄 아래 노우성 연출가와 원미솔 음악감독 등이 이번 작품을 위해 손을 잡았다. 뮤지컬 버전에서는 원작과 다른 인물관계 등을 창조해 극적 몰입도를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뮤지컬 ‘영웅’은 초연 10주년 기념공연으로 3~4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무대에 오른다.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다룬 작품인 ‘영웅’은 2009년 초연 후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창작뮤지컬이다. 주인공 ‘안중근’ 역에는 2017년 공연 때 출연했던 안재욱과 정성화, 양준모가 다시 캐스팅됐다. 제작사 관계자는 “공연 준비가 본격화되면 3·1운동 100주년의 의미와 작품의 연관성을 더욱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은 3·1운동 100주년 기념작으로 5월과 9월에 각각 로시니의 ‘윌리엄 텔’과 창작오페라 ‘1945’ 등 두 작품을 선보인다. 독일 시인 쉴러 원작의 ‘윌리엄 텔’은 오스트리아 압제 아래 있던 스위스의 독립투쟁을 다룬 작품으로, 특히 서곡 가운데 ‘스위스 군대의 행진’ 부분은 음악 교과서에 단골로 소개될 만큼 유명하다. 유럽에서도 쉽게 무대에 올리지 못하는 4시간이 넘는 대작으로, 이번 무대는 한국 초연이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마농’의 지휘를 맡아 호평을 받았던 세바스티안 랑 레싱과 최근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발퀴레’를 연출한 베라 네미로바가 작품에 함께한다. 유럽에서 ‘윌리엄 텔’ 무대에 올랐던 테너 강요셉이 이번 프로덕션에 참여한다. 창작오페라 ‘1945’는 국립극단 무대에 올랐던 배삼식 극본의 동명 원작이 소재다. 2017년 7월 국립극단에서 선보였던 ‘1945’는 갑작스러운 독립을 맞이한 만주 피난민들의 귀향을 다룬 작품이다. 일본군 위안소에서 있었던 한·일 위안부 여성 ‘명숙’과 ‘미즈코’ 등 역사의 장대한 흐름 속에서 자신들의 삶을 찾아가던 인간군상의 모습을 그렸다. 이번 오페라 버전에는 프라하 국립 오페라 하우스 등에서 활동한 일본인 소프라노 유키코 긴조가 참여해 눈길을 끈다. 이번 작품의 연출은 고선웅 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이, 작곡은 최우정 서울대 작곡과 교수가 각각 맡았다. 음악 공연도 예정돼 있다. 서울시합창단은 이용주 작곡의 ‘유관순 오페라 칸타타’ 국내 초연 무대를 준비 중이다. 3월 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선보이는 이 작품은 유관순 열사와 일대기를 통해 자유인권 운동이었던 3·1절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된다.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도 독립운동과 해방을 기념하고 평화통일의 염원을 담은 정기연주회 ‘통일을 향한 어린이들의 합창’을 4월 5~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정두언이 전한 ‘유시민 여론조사’ 결과…“보수층도 그를 지지”

    정두언이 전한 ‘유시민 여론조사’ 결과…“보수층도 그를 지지”

    정두언 “유시민 넣고 여론조사 돌리면 가장 높게 나와”“박근혜 석방, 대통령 지지율 40% 이하면 고민 깊어질 것”‘퓨전 일식집’ 개업을 준비한다는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9(작가)을 다시 한 번 꼽았다. 이번에는 여론조사 기관의 대표 발언도 인용했다. 정두언 전 의원은 1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얼마전 한 여론조사기관 대표를 만났는데 유 작가를 넣고 여론조사를 돌리면 여야를 통틀어서 가장 높게 나온다고 전해 들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보수층에서도 유 작가를 지지하는 여론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이낙연 국무총리가 가장 앞섰다는 조사결과가 여러번 나왔던 것과는 약간 결이 다르다. 유 이사장의 정계복귀에 대해서는 “당연히 한다. 이미 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해석하며 “본인이 극구 부인하는 것은 그렇게 몸값 올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유 작가는 변신에 성공했다. ‘왕싸가지’에서 보수층까지 안고 갔다”며 “유시민은 대단한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정 전 의원은 나경원 의원이 큰표 차로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로 당선된 것에 대해 “다시 친박(박근혜)당이 돼 버렸다”고 했다. 또 내년 2월 말에 있을 한국당 전당대회에 대해서는 여론조사, 일반국민경선 등이 들어가기 때문에 계파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의원은 “오세훈 전 시장이 상대적으로 신선해 보인다. 황교안 전 총리도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하며 “정우택? 이런 사람들은 국민들이 잘 모른다” 또 선거제 개편을 요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손학교 바른미래당 대표에 대해선 “크게 얻어내는 것 없이 병원에 가는 것으로 단식을 끝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문제에 대해선 “지금 정부에서 적폐청산한다고 하면서 박 전 대통령 풀어주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라며 “좌파 지지세력이 반발할 것이다. 하지만 확정 판결이 난 다음에는 고민 안 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볼 땐 내년에 경제 문제로 대통령 지지율이 상반기엔 40%대, 하반기 가면 그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 그러면 고민이 훨씬 깊어진다. 그때는 이미 확정판결이 날 시점이니. 또 대통령을 그렇게 오래 붙잡아 두는 건 동정심을 유발해서 옳지 못하다. 당장 내년은 아니겠지만 내후년 3.1절이나 8.15 정도에 사면 가능성이 있다”라고 예측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편 보해양조는 ‘유시민 테마주’고 꼽히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 회사의 사외이사로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포스코 기술로… 독립유공자 명패 7600개 만든다

    포스코 기술로… 독립유공자 명패 7600개 만든다

    총 7600개 중 7400개 제작 후원도 “더불어 발전하는 기업시민 역할할 것” 내년까지 애국지사·후손들에게 전달내년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과 광복회는 국가보훈처 후원으로 지난 10월부터 독립유공자 명패 달기 성금 모금을 진행해 왔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독립유공자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자택에 독립유공자 명패를 달아 주며 공로를 기렸다. 많은 명패가 독립유공자에게 전달되며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내년까지 애국지사에게 전달되는 7600개의 독립유공자 명패는 국내 기업인 포스코가 제작을 담당하며 고해상도의 프린트 기술이 사용됐다. 그동안 독립유공자의 명패는 지방자치단체별로 각양각색의 명패가 독립유공자 집에 걸렸던 상황이었지만, 지난달부터 전달되는 명패에는 철 소재에 입체적 프린트 기술을 입히며 통일을 이뤘다. 포스코가 제작한 독립유공자 명패는 포스코의 컬러강판 전문 그룹사인 포스코강판의 잉크젯 프린트 강판 기술인 ‘포스아트’로 제작됐다. 포스아트는 기존 프린트 강판보다 최고 4배 이상의 고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으며, 프린트 기술로 입체적인 질감 표현도 가능하다는 게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 제작된 철 소재의 명패는 색이 보다 선명하다. 특히 가운데 부분 태극 모양을 입체적인 질감으로 구현한 게 특징이다. 포스코는 11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독립유공자 명패 기증식’을 갖고 독립유공자 명패를 제작해 전달했다. 기증식에는 피우진 국가보훈처장과 박유철 광복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보훈처가 내년까지 독립유공자에게 전달할 7600개의 명패 가운데 포스코가 7400개를 전량 제작 후원하기로 했으며 나머지 200개의 명패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민 성금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좋은 철을 만들어 국가에 보답한다’는 제철보국의 창립이념으로 탄생한 포스코는 내년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진행하는 본 사업에 참여해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 시민의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 기증식에 참석한 피우진 보훈처장은 “이번 포스코의 독립유공자 명패 후원으로 앞으로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내년에 기업 등 각계각층에서 보훈과 관련된 의미 있는 프로젝트의 동참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포스코가 제작한 명패는 지난달 3일 제89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을 맞아 이낙연 국무총리가 직접 광주 노동훈 애국지사의 자택을 찾으며 처음으로 전달됐다. 보훈처는 생존 애국지사를 시작으로 내년 3·1절 전까지 모든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직접 명패를 달아 주고, 나아가 명패 대상을 독립유공자뿐만 아니라 전 국가유공자로 확대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3·1운동 100주년 프로젝트-독립운동가의 명패] “독립운동가 명패 보면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 가져달라”

    [3·1운동 100주년 프로젝트-독립운동가의 명패] “독립운동가 명패 보면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 가져달라”

    내년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과 광복회는 국가보훈처 후원으로 지난 10월 말부터 독립유공자 명패달기 성금 모금을 진행해왔다. 피우진 보훈처장은 10일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가유공자에 대한 존경과 예우는 특별한 날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앞으로 명패를 마주하게 될 때마다 이분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 주셨으면 하는 당부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또 “이번 명패 사업은 독립유공자의 예우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한 관심으로 시작됐다”고 했다.→‘독립운동가의 명패’를 제작해 독립유공자에게 전달하려 성금 모금 캠페인을 추진하는 소감은. -‘독립운동가의 명패’ 프로젝트는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조국의 광복을 위해 온몸을 던져 희생하고 헌신하신 독립유공자 분들에게 우리 국민이 직접 정성을 모아 명패를 달아드리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또 항일구국운동에 앞장섰던 대한매일신보를 계승한 서울신문과 독립유공자의 유지를 계승하고 있는 광복회가 함께 캠페인을 진행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에 국민 성금 모금을 통해 독립유공자에게 명패를 달아드릴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특히 이 사업은 문 대통령의 특별한 관심으로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평소 독립유공자에 대한 예우 문제를 고심해 왔고 같은 맥락에서 비롯됐다. →각계에서 이번 모금에 참여했다. -학생독립운동 포상자의 학교 후배들이 십시일반으로 모금하기도 했고, 대한민국 정체성과 보훈 선양을 위해 공익재단과 기업도 기꺼이 함께했다. 당초 사업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 같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독립유공자에게 이번 명패가 어떤 의미가 있을 것 같은가. -명패는 단순히 달아드리기 위한 형식적인 의미에 그치지 않도록 독립유공자의 헌신을 나타내고 감사와 품격을 담아 디자인됐다. 독립유공자 명패 달아드리기 사업을 통해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은 자긍심을 갖고 이를 바라보는 국민은 국가유공자를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존경과 예우는 특별한 날이나 특별한 경우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 앞으로 명패를 마주하게 될 때마다 이분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 주셨으면 하는 당부를 드리고 싶다. →내년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다. 100주년의 의미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3·1운동은 지역과 세대, 종교를 넘어 전 국민이 한마음이 돼 대한독립과 국민주권의 의지를 전 세계에 알렸던 중요한 사건으로 3·1운동 이후 설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는 반만년 역사 중 최초의 민주정부이며 대한민국의 뿌리다. 내년 100주년은 조국 광복과 산업화, 그리고 민주화를 통해 성공한 지난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남북평화와 번영을 바탕으로 ‘새로운 희망의 미래 100년’을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100주년을 앞두고 어떤 정책과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는가. -보훈처는 내년 100주년 추진 방향을 ‘기억과 계승, 예우와 감사, 참여와 통합’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4월 13일이었던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자료 고증을 통해 4월 11일로 바로잡고 내년에 100주년 기념식을 갖게 된다. 또 3·1절부터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까지 전국 70개 만세운동 발현지를 돌아보는 ‘3·1만세운동 전 국민 릴레이 만세재현 독립의 횃불’ 행사를 통해 100주년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임시정부 활동 전체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조명하기 위한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과 중국 충칭의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건물’ 복원, 러시아 우수리스크 ‘최재형 선생 기념관’ 조성, 그리고 일본 도쿄의 ‘2·8독립선언 기념 자료실’ 재개관, 충칭 광복군 총사령부 복원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보훈처는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을 위해 북한과 공동으로 유해 발굴을 시도하고 별도 사업단까지 구성돼 있다. 현재 사업의 현황과 향후 계획은. -정부는 2010년 ‘안중근의사유해발굴추진단’을 발족한 뒤 안중근 의사 매장지 관련 자료 조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으며 보다 정확한 유해 매장지 단서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 남북 관계 개선에 따라 안중근 의사 유해 남북 공동발굴을 ‘당국자회담’ 의제로 상정토록 노력하고 합의 결과에 따라 매장 추정지에 대한 조사와 발굴을 남북 공동으로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독립운동 해외 사적지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국외 사적지의 경우 해당국에 소유권이 있어 정부 주도로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정부는 다양한 외교채널을 통해 해당 국가와 긴밀히 협조하고, 해당국 민간단체와의 상호 협조로 국외 사적지가 잘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국외 사적지 관계자 연석회의를 비롯한 현지 실태조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세대가 지날수록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는 작업이 쉽지 않은데. -2005년 ‘전문사료발굴분석단’을 설치한 이래 지금까지 1만 5000여 명에 이르는 분들을 포상했으나 알려진 독립운동 규모에 비해 많다고 볼 수는 없다. 서훈은 독립운동에 참여한 개인의 인적사항과 활동내용이 자료에서 확인돼야 가능해 독립운동 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철저하게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독립운동 관련 행형기록을 전수조사·분석하고 있다. →보훈처 최초의 여성 처장 취임 이후 그동안 조명되지 못했던 여성독립유공자 발굴과 포상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전체 유공자 중 여성의 비율과 향후 계획은. -현재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은 여성은 357명으로 전체 서훈자 1만 5180명 중 2.35%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300명도 채 되지 않았던 상황에 비춰 보면 괄목할 만하지만 독립운동 과정에서 여성이 실제로 수행한 역할을 감안하면 여전히 매우 적은 규모다. 포상하려면 당시의 자료에서 공적내용이 확인돼야 하는데 여성의 경우 남존여비 풍조 등 시대상황의 한계 때문에 활동상이 자료에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성독립운동가 발굴 정책연구 용역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에 부응하는 예우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최근 보훈정책 혁신을 위해 ‘국민중심 보훈혁신위원회’가 출범해 ‘독립운동 분야’와 관련된 권고안을 발표했다. 보훈혁신위가 권고한 독립유공자 훈격 재심사와 가짜 독립유공자 권고안 등 보훈처의 향후 계획은. -전수조사는 약 5개년에 걸쳐 단계별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역사 등 각계 전문가를 중심으로 가칭 ‘독립유공자검증위원회’를 구성하고 산하에 전수조사 실무 TF를 조직해 별도의 조사와 연구 인력을 확보하고 조사와 검증 업무 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캠페인 성금 주요 기부자 명단 총 모금액 3680만 9350원(10일 현재) ▲개인이상우 외 226명 ▲단체대한국인, 스타키그룹, 대구금오회, 광주제일고 등
  • 성동 ‘뚝섬항일운동’ 아시나요

    성동 ‘뚝섬항일운동’ 아시나요

    서울 성동구는 지난 4일 구청 8층 대회의실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 발족식을 개최했다고 9일 밝혔다. 성동구는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주민들과 함께 3·1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준비위원회를 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준비위원회는 역사분과, 종교분과, 문화분과, 구민참여분과 총 4개 분과 25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역사분과는 뚝섬항일운동 등 지역의 항일운동 발자취를 찾고, 강연 등을 통해 3·1운동 가치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종교분과에선 지역 내 종교계 참여를 유도하고, 기미독립선언서 낭독 등 집회를 연다. 문화분과에선 3·1절 100주년 기념 주간을 지정, 사진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한다. 구민참여분과에선 태극기 퍼포먼스, 태극기 달기 운동 등 독립운동 정신을 기릴 여러 행사를 추진한다. 구 관계자는 “행사 기획부터 준비, 진행까지 관이 아니라 주민 주도로 이뤄진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구 뚝섬 지역에서도 항일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졌다는 점을 구민들에게 널리 알릴 것”이라고 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3·1운동은 비폭력적이고 민주적으로 진행된,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평화독립운동이자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작점”이라며 “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구민 모두가 역사적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뜻깊은 기념행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해방 이후 첫 3·1절 창작곡 발견…현행 노래보다 3년 앞서

    해방 이후 첫 3·1절 창작곡 발견…현행 노래보다 3년 앞서

    해방 이후 첫 3·1절에 여학생들이 덕수궁에 모여 부른 노래의 악보가 나왔다. 근현대 역사자료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시간여행은 6일 역사소설가로 유명한 월탄 박종화가 가사를 짓고 여성 작곡가 김순애가 곡을 만든 ‘3·1 운동의 노래’ 악보를 공개했다. 정인보 작사·박태현 작곡의 현행 3·1절 노래는 1949년 총무처 공모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보다 3년 앞선 1946년 만든 사실상 최초의 3·1절 창작곡으로 추정된다. 자유신문사가 발행한 이 악보는 가로 23㎝·세로 31㎝ 크기며 8장으로 구성됐다. 표지에는 운보 김기창이 그린 것으로 보이는 삽화가 있다. 상단부 왼쪽에 ‘경기고녀 귀중’(京畿高女 貴中)이라는 한자가 남았다. 경기고녀는 경기고등여학교의 줄임말로 경기여고의 옛 명칭이다.악보 7면에는 ‘1946. 2. 11’이란 숫자가 있으며 뒤표지에는 임시 정가가 5엔으로 표기됐다. ‘3·1 운동의 노래’는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알토로 구성된 여성 삼부합창곡이다. 모두 3절로 이뤄졌고 후렴은 ‘무궁화 핀 삼천만리 화려한 강산/ 민족은 영원히 멸치 않는다’이다. 자유신문은 악보에 찍힌 날짜인 1946년 2월 11일 신문에서 ‘여학교 연합 음악회 기념가 발표’라는 제목 아래에 악보를 싣고 박종화와 김순애에 관한 기사를 수록했다. 2월 21일 신문에는 미군정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음을 강조했다. 여학생들이 ‘3·1 운동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같은 해 3월 2일 신문에서 확인된다. 신문은 김기창이 합창 장면을 묘사한 그림과 스케치 기사를 실었다. 이화여대를 비롯해 이화여고, 진명여고, 덕성여고, 숙명여고, 배화여고, 동명여고 등 여러 여학교가 참가했다. 이 자료는 오는 9일 KBS 1TV ‘TV쇼 진품명품’에서 소개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가짜 독립유공자 전수조사…부당이득금 전액 환수한다

    국가보훈처가 내년부터 ‘가짜 독립유공자’를 색출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또 3대 만세운동 가운데 하나인 ‘6·10 만세운동’을 내년부터 정부기념일로 격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중심 보훈혁신위원회는 2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훈처의 독립운동 분야 정책혁신 과제 권고문’을 발표했다. 보훈혁신위는 보훈정책의 제도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지난 5월 발족된 자문기구다. 보훈처는 먼저 보훈혁신위의 권고에 따라 허위 공적 또는 현저한 정도의 친일 행적이 발견된 경우 서훈을 취소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독립유공자의 훈격 재심사와 제도를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공적심사위원회의 미비한 운영과 관련 자료의 한계로 포상 훈격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보훈처는 또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부당하게 보상을 받은 경우에는 본인뿐만 아니라 후손에 대해서도 수령한 보상금 전액을 환수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외부 법률자문과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부당이득반환청구 등 관련 후속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8월 타인의 공적을 가로채 허위로 독립유공자 보상금을 받아온 사실이 탄로난 김정수 일가 4명이 수십년 동안 부당하게 수령한 4억 5000만원도 환수 대상에 포함된다. 보훈처는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열리는 3·1절 기념과 8·15 광복절 기념식 등 독립 관련 정부기념식을 보훈처 주관으로 일원화하고 6·10 만세운동 기념일을 정부기념일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日 10억엔 수령 거부하면 위안부 기념사업·유엔 기부 검토

    日 10억엔 수령 거부하면 위안부 기념사업·유엔 기부 검토

    재단 민간인 이사 사퇴해 제 기능 못해 여가부 장관 직권으로 설립 허가 취소 법원, 청산인 선임… 해산 완료 최대 1년 한·일 관계 최악 상황까지 가진 않을 듯 “정부, 외교장관·특사 日방문도 고려해야”정부가 21일 밝힌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관련한 향후 절차는 크게 재단에 대한 주무부처(여성가족부)의 직권 취소 조치와 일본 측 출연금 10억엔(약 100억원)의 처리로 나뉜다. 재단 해산 완료까지는 6개월~1년 정도가 걸릴 전망이지만 출연금의 처리는 일본 측과의 협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시기를 가늠하기 힘들다. 정부가 이 재단의 해산 방식을 ‘직권 취소’로 정한 것은 재단의 실질적 기능이 멈췄기 때문이다. 재단 이사회 의결을 통한 자체 해산도 가능하지만, 지난해 민간인 이사들은 모두 사퇴했다. 민법상 재단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주무부처가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여가부가 재단에 설립허가 취소를 통보하면 재단 측 의견을 듣는 청문 절차를 열흘간 거친다. 이어 여가부 장관 직권으로 재단 설립 허가를 취소하면 재단은 청산법인으로 전환된다. 이후 법원이 재단 고용과 재산 문제 등을 정리하는 청산 절차를 위해 청산인을 선임하게 된다. 청산인 선임까지는 약 3~4개월이, 청산 절차 완료는 최대 1년이 소요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이 재단에 출연한 10억엔의 반환 문제를 일본과 협의한다. 올 초 정부는 10억엔을 정부 예산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지난 7월 정부 예산에서 103억원을 여가부 양성평등기금에 출연했다. 여기에 재단에서 일측 출연금 10억엔 중 피해자 지원 사업을 하고 남은 잔여기금 57억 8000만원(10월 말 기준)까지 합하면 총 160억여원의 처리 방안을 결정해야 한다. 그간 재단은 활동 초기 생존 피해자 47명(2015년 12월 위안부합의 시점 기준) 중 34명과 사망 피해자 199명 중 58명에게 치유금(생존자 1억원·사망자 2000만원)으로 총 44억원을 지급했다. 다만 일본은 한·일 위안부 합의의 실효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라도 10억엔을 반환 받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창행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일본이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남은 기금은 위안부 기념사업 등에 쓰는 방향으로 논의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등 유엔 산하 여성 프로그램에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위스 은행에 공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부의 이번 결정에는 지난 9월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92) 할머니가 휠체어를 탄 채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주장하는 1인 시위를 벌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교소식통은 “문재인 정부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때와 달리 피해자 중심적 접근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암 투병 중인 피해자의 육성은 중요한 촉진제였을 것”이라고 했다. 재단 해산 결정에 일본은 반발했다. 올 초 정부는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합의 파기 또는 재협상 요구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재단 해산 결정으로 위안부 합의는 형해화됐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가 그간 지속적으로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 온 만큼 최악의 상황까지는 치닫지 않을 거란 전망도 있다. 실제 정부는 올해 봄부터 관련 협의를 이어 왔고 재단 해산 사실도 사전에 인지시켰다. 특히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가 지난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정부 후속조치 및 내년도 3·1절 100주년 등과 연계·병합되지 않도록 11월 하순에 재단 해산을 결정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정부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엄정한 대응 원칙과 별도로 발표 강도를 조절하는 소위 로키(low key) 기조를 보였다. 여가부는 재단 해산 추진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냈지만 공식 브리핑은 없었다. 외교부의 공식 논평도 없었다. 일본 국회의원 모임이 이날 도쿄에서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주장한 데 대해 외교부는 주한 일본대사관 미즈시마 고이치 총괄공사를 불러 항의했지만, 평소와 달리 기자단에 공식적으로 알리지는 않았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우리로서는 일본 내부 여론이 더 악화하지 않도록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해나가고 싶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교장관이나 특사의 일본 방문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단독]‘여성’ 독립운동 인정자 4년 만에 6배로

    [단독]‘여성’ 독립운동 인정자 4년 만에 6배로

    독립유공자로 인정된 여성의 수가 4년 만에 6배로 급증했다. 학생 독립유공자도 약 5배로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가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여성 및 학생 유공자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19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2014년에 341명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았고 여성은 이중 10명(2.9%)이었다. 반면 올해는 355명의 독립유공자 중에 60명(16.9%)이 여성이었다. 학생 독립유공자도 2014년에는 5명(1.5%)이었지만 올해는 24명(6.8%)으로 크게 늘었다. 정부는 3·1절, 광복절, 순국선열의 날(11월 17일) 등 매년 세 차례에 유공자 서훈을 수여한다. 사실 그간 여성 독립운동가의 발굴은 미흡했다. 2017년까지 전체 독립운동가 포상자 1만 4830명 중에 여성은 296명으로 2.0%에 불과했다. 가장 큰 이유는 남성에 비해 독립운동기록이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특히 최소 3개월의 수형·옥고 기간 등 획일적인 포상 기준도 문제였다. 정부는 지난 4월 3개월 기준을 폐지하고 학생 독립유공가의 경우 정학 및 퇴학도 독립운동으로 인정했다. 또 실질적으로 독립운동을 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그 결과, 지난 광복절에는 1920년 3·1 운동을 재연한 배화여학교 학생 6명, 서간도에서 독립군 항일투쟁을 도와 ‘독립군의 어머니’로 불린 허은 여사, 우당 이회영 선생의 부인인 이은숙 여사 등에게 서훈이 수여됐다. 또 지난 17일 순국선열의 날에도 박열 의사와 함께 일왕 암살을 계획했던 가네코 후미코 여사, 차이석 선생의 부인 홍매영 여사 등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았다. 한편 현재 독립유공자는 1만 5052명으로 7647명만이 자택 및 후손의 주소가 파악된 상태다. 이중 해외 거주자는 157명이며, 외국인 독립유공자는 대한매일신보(현 서울신문)를 창간한 어니스트 베델 등 69명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후손이 신청하는 경우보다 정부 발굴 유공자 수가 크게 늘었고 따라서 후손을 파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독립운동가의 명패’는 우선 7647명에게 전달되고 나머지에 대한 후손 파악 작업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혼탁한 세상과 종교… 평신도가 나서야죠”

    “혼탁한 세상과 종교… 평신도가 나서야죠”

    오는 22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20호에서는 독특한 모임이 열린다. 3·1운동백주년종교개혁연대(종교개혁연대·공동대표 박광서, 김항섭, 이정배)가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3·1운동의 정신을 되새기고 종교의 역할을 성찰해 보자는 취지로 마련한 연속 세미나의 세 번째 행사다.불교, 유교에 이어 천도교의 3·1운동과 이후 100년을 놓고 주제 발표와 토론이 이어질 전망이다. 성직자가 아닌 평신도의 성찰과 역할을 다루는 만큼 종교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출가자와 성직자들이 할 수 없다면 평신도가 나서야지요.” 박광서(69) 공동대표는 토론회에 앞서 기자와 만나 “혼탁한 세상과 종교에서 평신도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종교개혁연대는 5년 전부터 대학교수와 연구자 등 지식인들이 사회 속 종교의 역할을 놓고 가져오던 소모임을 모태로 태동했다. 지난해 종교개혁 500주년과 원효 탄생 1400주년을 계기로 발족했으며 지난 9월부터 3·1운동의 성찰과 과제에 초점을 맞춰 매달 한 차례씩 연속 세미나를 열어 오고 있다. 기성 종교의 일탈을 비판하면서 3·1운동 정신을 평신도부터 되새기자는 주장과 목소리를 수렴하고 있으며 다음달 20일 개신교 측 모임을 한 차례 더 가진 뒤 내년 3·1절을 즈음해 ‘범종교계 대국민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100년 전엔 이 땅의 종교들이 독립을 위해 평화의 몸짓으로 똘똘 뭉쳤습니다. 하지만 100년이 지난 지금은 종교가 사람을 잃고 세상과 단절됐지요.” 3·1운동은 당시 민족대표 33인 대부분이 종교인이었던 만큼 종교계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그리고 모두가 하나로 뭉쳤다. 하지만 지금 종교계는 병약하고 무능하고 썩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 건강한 종교 회복을 위해 재가신도들이 깨어나야 한단다. 박 대표는 서울대 물리학과와 미국 유학을 거쳐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다 5년 전 은퇴한 지식인이다. 젊은 시절부터 불교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 한때 출가를 생각했지만 더 큰 사회적 역할을 찾기 위해 불교사상과 맥이 닿는다는 물리학 교수를 택했다. 특히 종교계에선 평신도 역할을 일관되게 강조하는 지식인으로 유명하다. 교수불자연합회와 참여불교재가연대, 사단법인 ‘우리는 선우’를 창설한 주인공이고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대표도 지냈다. 1994년, 1998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두 차례의 조계종 분규 때 불교·조계종 개혁을 외치며 대학교수와 정치인, 법조인, 교사 등 수백명이 이름을 올린 ‘불교지성인선언’을 주도한 인물이다. “많은 지식인과 재가 신도들이 종교개혁을 외쳐 왔지만 개선은커녕 더 악화돼 왔어요.” 그 슬픈 뒷걸음질의 핵심은 역시 성직자, 출가자 중심의 교단 운영에서 비롯되는 반사회적 적폐다. 사회 일반에서 늘 손가락질하는 거짓된 권위와 탐욕스런 권력이다. “종교 부패는 교단과 성직자의 탓이 크지만 큰 틀에서 보자면 일반 신도들의 책임도 적지 않아요.” 그 뼈를 깎는 성찰은 당연히 종교의 인간 해방과 탈성직, 탈권위로 이어져야 한단다. 그 말 끝에 불쑥 질문 하나가 던져졌다. “만약 사찰과 출가승, 교회와 성직자가 모두 없어진다면 평신도들은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느닷없는 질문에 머뭇거리는 기자에게 이런 말을 돌려준다.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데는 만유인력이 주효하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비, 바람이 아닐까요.” 성직자와 출가자들이 다하지 못한 역할에 붙인 평신도의 위상이다. “종교가 제대로 작용한다면 재가자나 평신도들이야 보조자 역할만 해도 될 텐데, 오히려 지도자들이 사회적 짐이 되고 있잖아요.” 우리 사회는 나와 다른 것에 너무 인색하다는 박 대표. “꽃도 한 종류만 있으면 예쁘지 않다”며 “사회통합을 위해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종교계의 여유와 풍토가 아쉽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여생을 평신도들의 재가결사 운동에 바치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종교가 공통으로 갖는 핵심 사상인 자비와 평화, 정의로 무장된 지식인, 평신도들이 함께 연구하고 제안하고 지혜를 모아 더 좋은 세상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도록 울타리 역할을 하겠습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겐세이’ 이은재, 이번엔 “야지 놓지 말라”…조경태·장제원도 가세

    ‘겐세이’ 이은재, 이번엔 “야지 놓지 말라”…조경태·장제원도 가세

    ‘견제’를 뜻하는 일본어 ‘겐세이’라는 단어를 국회에서 사용해 논란이 됐던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번엔 ‘야지’라는 일본어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은재 의원은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이) 야당 의원 질의를 평가하는데, 이게 제대로 된 일이냐”면서 “오늘은 위원장께 간곡히 부탁한다. 이렇게 동료 의원 질의에 ‘야지’ 놓는 의원은 퇴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야지(やじ)’는 야유, 놀림이라는 뜻을 가진 ‘야지으마(やじうま)’에서 비롯된 말이다. ‘야지 놓다’라는 말은 ‘야유하다’ 또는 ‘놀리다’라는 말로 순화해서 쓰도록 하고 있다. 이날 이은재 의원이 ‘야지’라는 표현을 쓰기 직전 같은 당 조경태도 같은 표현을 썼다. 조경태 의원은 여당 의원들을 향해 “동료 의원들 발언에 사사건건 ‘야지’를 놓는 그런, 잘못된 행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 당 오영훈 의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품격 있는 발언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뒤에도 ‘야지’라는 표현은 또다른 자유한국당 의원의 입에서 또 나왔다. 장제원 의원은 “어제오늘 민주당 의원님들 모습이 과연 품격과 품위가 있었느냐. 자유한국당 의원님들 발언 때 ‘야지’ 안 놓았냐. 비판 안 했냐”면서 “왜 야당 의원들 질의를 검열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월 27일 3·1절을 앞두고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에서 당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설전을 벌이던 이은재 의원은 자신을 제지하는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중간에 ‘겐세이’ 놓지 마세요”라고 말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한편 이날 뉴시스는 이은재 의원이 미리 준비한 메모에 ‘가관’이라는 단어가 ‘과관’이라고 잘못 적혀 있던 장면을 사진으로 보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창원시 독립운동 100주년, 마산 개항 120주년, 부마민주항쟁 40주년 대대적 기념행사 개최

    창원시 독립운동 100주년, 마산 개항 120주년, 부마민주항쟁 40주년 대대적 기념행사 개최

    경남 창원시가 독립운동 100주년과 마산항 개항 120주년, 부마민주항쟁 40주년이 되는 내년에 이를 기념하는 대대적인 기념사업을 한다. 창원시 근현대사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30일 창원시청에서 이날 정기회의를 열고 ‘2019년 근현대사 기념사업 최종실행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2019년 근현대사 기념사업은 내년에 독립운동 100주년과 마산항 개항 120주년, 부마민주항쟁 4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사업이다. 창원시는 이같은 근현대사 기념사업 종합계획 마련과 추진 방안 논의, 행사 기획·조정·지원 등을 위해 지난 8월 민·관이 참여한 추진위를 구성했다. 추진위는 독립운동분과, 근대개항분과, 민주항쟁분과 등 3개 분과로 이루어져 있다. 추진위는 이날 전체 및 분과 회의를 거쳐 기미년 독립운동 100주년 기념사업(독립운동분과)은 ●3·1절 애국지사 추모제·추념식 개최 ●4·3의거 재현행사 ●독립명문가 발굴 및 인증사업 ●독립운동 학술심포지움 개최 등 13개 사업을 확정했다. 또 마산항 개항 120주년 기념사업은(근대개항분과) ●마산항 개항 120주년 기념식 행사 ●마산항 사람중심 기록사 발간 ●타임캡슐 제작 및 봉인 행사 등 6개 사업을 결정했다.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사업(민주항쟁분과)으로는 ●부마민주항쟁 음악제 ●시민과 함께하는 민주 대동 큰잔치 ●부마민주 영화제 등 11개 사업을 확정했다. 추진위는 이날 확정된 사업실행계획을 바탕으로 시민홍보를 실시하고 분야별로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정대 위원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김 위원장은 “2019년 근현대사 기념사업이 창원시 근현대사를 재조명하고, 불굴의 민주성지 창원의 정체성을 확립해 시민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추진위는 지난 8월말 출범과 동시에 첫 회의를 열어 내년 기념사업 기본계획을 논의하고 분과위에서 모두 30개 사업 실행계획을 마련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기념비만 남긴 항일기지 ‘신한촌’… 핏방울처럼 맺힌 광복의 혼

    기념비만 남긴 항일기지 ‘신한촌’… 핏방울처럼 맺힌 광복의 혼

    3·1절 100주년을 한 해 앞두고 항일독립운동에 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발원지였던 러시아와 중국 지역은 사실상 잊힌 상태다. 통일을 바라보는 지금, 북한 접경 지역인 이곳을 되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서울신문은 한민족평화나눔재단과 새에덴교회가 주최한 ‘연해주·동북 3성 항일독립 유적지 한민족순례’에 동행해 항일운동의 발자취를 좇았다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2시간 40분을 날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도착했다. 10월 중순을 넘겼지만 바람이 선선했다. 먼저 독립운동가들의 근거지였던 ‘신한촌’으로 향했다.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서 루스키섬 방향으로 50여분 떨어진 라게르산 정상에 있다. 검은색 철 울타리에 둘러싸인 이곳에는 직사각형 모양 3.5m짜리 기둥 3개와 네모난 돌 8개가 자리한다. 3개의 기둥은 남북한과 재외동포를, 8개의 돌은 조선 8도를 각각 상징한다. 3·1 독립선언 80주년을 맞아 1999년 8월 15일 해외한민족 연구소가 한국에서 석재를 가져와 세웠다. 연해주 지역에는 1863년 한국에서 건너온 13가구가 지신허에 자리를 틀며 한인이 점차 늘기 시작했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에는 국내외 애국지사들이 이곳에 결집했다. 새로운 한국이란 이름의 ‘신한촌’은 1911년 5월 구개척리에 거주하던 한인들이 블라디보스토크로 와 건설했다. 연해주 한인들의 자치기관이었던 권업회와 한민회, 한민학교 등이 생겨나며 항일독립운동의 전진기지가 됐다. 1937년 스탈린의 소수민족 강제이주 때까지 연해주에 한인들이 17만명이 넘게 있었고 신한촌에만 1만여명이 거주했다고 알려졌다. 고향을 등지고 이곳으로 와 치열하게 살며 항일운동을 펼쳤지만, 지금은 기둥 세 개짜리 탑만 흔적으로 서 있다. 철 울타리에 걸린 태극기 정도가 이곳에 한인촌이 있었음을 알려준다. 4㎞ 정도 떨어진 곳에는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이 있다. 모스크바까지 꼬박 1주일이 걸리는 전체 길이 9288㎞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시작 역이다. 강제로 낯선 곳으로 향하는 열차에 태워진 채 이주당한 고려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북쪽으로 100㎞ 떨어진 우수리스크로 향하는 밤 동안 머릿속에 당시 풍경이 그려졌다.다음날 우수리스크 고려인문화센터를 찾았다. 이곳은 연해주 한인 동포들이 우리 문화를 지키고 친선을 도모하고자 러시아 한인이주 140주년을 기념해 2009년 건립한 박물관이다. 입구 오른쪽에 ‘인류의 행복과 미래 민족의 영웅 안중근 의사´라는 글귀가 적힌 추모비가 서 있다. 현지 가이드는 “블라디보스토크 의과대 학장이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듣고 감동해 만들었는데, 학장이 바뀌면서 학교에서 버린 것을 7년 전쯤 가지고 왔다”고 설명했다.고려문화센터를 나와 볼로다르스카야 38번지에 들렀다.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 선생이 살던 집이다. 고려문화센터에서 3㎞ 정도 떨어진 곳에 있으며, 한국 정부가 10년쯤 전 사들여 현재 기념관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1860년 함경북도에서 노비의 아들로 태어난 최재형 선생은 아홉 살 때 연해주 지신허로 와 정착했다. 이후 열한 살에 가출했다가 포시예트 항구에서 만난 러시아 선장의 배려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지식인으로 거듭났다. 많은 돈을 번 그는 크라스키노 연추 마을에 첫 한인 자치기관을 설립하고 한인들을 돕기 시작한다. 1917년 볼셰비키 혁명 때에는 빨치산을 조직하기도 했다. 최재형 선생의 집에서 10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왕바실재 언덕에 다다른다. 최재형 선생은 1920년 4월 5일 일본군의 빨치산 토벌로 이곳에 끌려와 재판 없이 총살당했다. 한인과 러시아인 240여명이 이곳에서 잔혹하게 죽었다. 이른바 ‘4월 참변’이다. 10분 남짓 언덕을 올라 마을을 내려다봤다. 함께한 소강석 한민족평화나눔재단 이사장이 하모니카를 꺼내 아리랑을 연주했다. 동행한 고려인들의 눈가가 어느새 촉촉하게 젖었다. 소 이사장은 “한국 국회의원들에게 이곳을 유적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별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최재형 선생 집에서 5㎞ 정도 떨어진 수이푼 강변에는 이상설 선생 유허지가 있다. 이상설 선생은 1907년 헤이그 특사, 1914년 결성된 대한광복군 정부 대통령으로 잘 알려졌다. 고종의 밀지를 받아 이준, 이위종과 함께 헤이그에 국권회복을 위해 파견됐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에도 활발하게 항일운동을 하던 그는 1917년 연해주 니콜리스크에서 병사했다. ‘내가 죽거든 불태워 유해를 강에다 뿌려 달라’던 유언대로 그의 유해는 이곳 수이푼 강변에 뿌려졌다. 연해주에서 190㎞ 정도 떨어진 크라스키노에는 ‘안중근 의사 단지동맹비’가 있다. 높이 4m 정도 큰 비석에 ‘1909년 3월 5일경 12인이 모이다’, 높이 1m 정도 작은 비석에는 ‘2001년 8월 4일 102년이 지난 오늘 12인을 기억하다’라고 쓰여 있다. 애초 광복회와 고려학술문화재단이 2001년 10월 크라스키노 추카노프카 마을 강변에 기념비를 세웠지만 물에 잠기고 현지인들이 훼손하는 사례가 잦았다. 비석을 옮긴 지역이 국경지대로 편입되면서 러시아 당국의 허가 없이는 출입할 수 없게 돼 지금 위치로 이전했다. 사방이 허허한 벌판에 핏방울 모양의 비석이 홀로 서 있다. 목숨 바쳐 항일운동을 펼친 그들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잊힌 역사인가, 아니면 잊은 역사인가. 중국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니 차디찬 바람에 가슴이 시렸다. 글 사진 블라디보스토크·우수리스크(러시아)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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