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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eye] 청소년에게 참정권이 필요한 이유/이정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기자단

    [아이eye] 청소년에게 참정권이 필요한 이유/이정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기자단

    나는 대한민국 국민 이정인이다. 나는 대한민국의 주권자이지만, 투표하거나 정당에 입당할 수 없는 청소년이다. 대한민국은 현행법과 제도에 따라 만 19세부터 참정권이 부여된다. 그보다 나이가 어린 청소년들은 투표를 하거나, 정당 가입조차 할 수 없다. 참정권이 없다고 해서 청소년은 의견조차 없는 것일까, 지난 2016년 말 청소년의 힘은 대단했다. 추운 겨울 광화문에 모여 박근혜 정권에 대해 퇴진을 요구했다. 누구도 집회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모인 것이다. 1919년 3·1운동 등 일제강점기에서부터 1960년 4·19혁명,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지나 현재까지 우리 역사의 굵직굵직한 장면에서는 언제나 청소년이 함께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회는 많은 것이 변화되었다. 하지만 변화가 청소년에게까지 다가오지는 못했다. 아직 대한민국의 선거연령은 경제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만 19세이며, 정당 가입에 연령 제한이 있는 등 청소년에 대한 정치적 차별은 여전히 이어져 오고 있다. 지금도 많은 청소년이 참정권을 보장받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나 또한 시흥청소년네트워크라는 단체를 설립하고, 더불어청소년이라는 단체와 함께 현실 정치에 청소년의 목소리를 전달해왔다. ‘어린애들이 모여서 뭘 하려나’ 하는 차가운 시선도 느껴졌지만, 문제의식이 있고 마음이 맞는 청소년끼리 행사를 기획하고, 실제 입법권을 가진 여러 국회의원들을 만나 청소년 선거연령 인하 입법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청소년 참정권 활동가들이 바라는 대한민국은 청소년이 직접 참여하여, 청소년 의견도 반영된 국가 정책이 만들어지는 등 청소년이 존중 받는 대한민국이다. 이미 호주, 핀란드 등에서는 청소년 참정권 확대를 위해 대부분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유지하고 있다. 정당 가입 연령 제한이 아예 없는 국가도 있다. 우리 사회가 보다 바람직한 민주사회로 성장하는 길은 미래세대인 청소년의 정치 참여 기회를 확대해 청소년 개개인의 의견이 표현되고 반영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회를 꿈꾸며 나 역시 관련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다. *서울신문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어린이, 청소년의 시선으로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는 ‘아이eye’ 칼럼을 매달 1회 지면에, 매달 1회 이상 온라인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 휴일 맞이 전통시장 나들이 어때요?

    휴일 맞이 전통시장 나들이 어때요?

    시장은 지역의 삶이 담긴 공간이다. 그 지역의 입맛을 담은 특산품과 먹거리에서부터 주민들의 소식과 정보, 희로애락이 모이는 곳인 까닭이다. 서울시내에도 곳곳에 세월과 이야기를 간직한 전통시장이 자리잡고 있다. 편의성에 밀려 쇠락해왔지만 최근에는 과거의 향수를 추억하려는 중장년층과 숨은 ‘맛집’을 찾아 나서는 젊은층의 나들이 장소로 다시금 각광받기도 한다. 명절 연휴를 맞아 마치 여행을 떠나듯 도심 속 시장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영등포구 대림중앙시장 지하철 7호선 대림역 12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대림중앙시장은 서울의 ‘차이나타운’으로도 명성이 높다. 근처 구로공단에서 일하는 중국인 노동자들이 대림동 일대에 모여 살면서 자연스레 중국의 문화가 자리잡게 됐다. 대림역에서 중앙시장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한글보다 한자로 적힌 간판이 더 많을 정도다. 좌판에 펼쳐진 중국식 만두와 소시지, 연변 순대 등 이국적인 음식에 눈과 코를 빼앗기고 중국어로 흥정하는 소리를 듣다보면 마치 중국으로 여행을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최근 영화 ‘범죄도시’의 배경이 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함께 가면 좋아요 문래 창작촌 : 지하철 2호선 문래역 7번 출구로 나와 걷다 보면 철재 기계나 부품들로 만들어진 독특한 조형물을 맞닥뜨리게 된다. 문래 창작촌은 2000년대 초·중반부터 대학로와 홍대 등의 비싼 임대료를 피해 철공소가 밀집한 문래동으로 이주해 온 예술가들이 형성한 자생적 예술가 마을이다.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마다 낡은 철공소와 예술가들의 공방, 카페, 음식점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동작구 남성사계시장 지하철 4호선 총신대입구역 14번 출구 바로 앞에 자리잡은 남성시장은 아파트단지와도 인접해 평일에도 찾는 사람이 많은 활기찬 시장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테마로 시장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시장의 시작점인 봄 구역은 공산품을 주로 판매하고, 여름 구역은 과일, 채소, 정육 등 식료품을 파는 점포가 늘어서있다. 가을 구역은 아파트 단지로 가는 길목에 자리해 간편한 먹거리들이, 겨울 구역은 먹자골목이 각각 들어섰다. 이곳에는 팥앙금과 버터, 백설기로 만든 ‘앙버떡’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정애맛담’과 알록달록한 ‘사색 인절미’가 유명한 ‘몰랑이수’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탄 명물 떡집 두곳도 자리잡고 있다. △함께 가면 좋아요 국립서울현충원 : 국가와 민족을 위해 순국한 이들이 안장된 국립묘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묘역도 자리하고 있다.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는 수양벚꽃 때문에 꽃구경 명소로 유명하지만, 산책로가 잘 조성돼있어 겨울철에도 차분하게 거닐기 좋다.■서대문구 영천시장 영천시장은 안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냇가 위에 만들어진 곳이다. 옛부터 안산의 약수가 질병을 고치는 효험이 있다고 해 ‘신령한 물이 흐르는 샘’이라는 뜻으로 영천이라는 지명을 얻게 됐다. 과일부터 해산물까지 다양한 식자재를 판매할 뿐 아니라 문구점, 헌책방까지 한데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또 다양한 길거리 음식으로도 유명한데, 특히 ‘영천시장 꽈배기’는 저렴한 가격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맛으로 SNS에서 입소문을 탄 명물이다. 수산시장에서나 볼 법한 신선한 킹크랩, 랍스타 등을 판매하는 이색 점포도 인기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에서 5분 정도 걸으면 된다. △함께 가면 좋아요 서대문형무소역사관 :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독립 투사들을 투옥하기 위해 만들었던 서대문형무소를 활용해 1998년 11월 역사교육의 장으로 개관했다. 3·1운동 직후 유관순 열사가 투옥돼 숨을 거둔 지하 옥사와 감시탑, 고문실, 역사전시관 등을 실감나게 재현해놨다.■은평구 연서시장 연서시장은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해 인근 주민과 함께 북한산을 오고가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미로처럼 복잡한 시장 곳곳에는 생선이나 홍어회, 족발 등을 비롯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잔치국수, 김밥 등 다양한 먹거리가 즐비해있어 허기를 달래준다. 현미와 귀리를 각각 넣어 만든 현미가래떡과 귀리현미가래떡은 이곳의 명물이다. △함께 가면 좋아요 은평한옥마을 : 북한산 자락에 자리해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다. 전통 한옥과 현대 주택의 장점을 혼합한 ‘퓨전 한옥’을 구경할 수 있다. 역사박물관, 문학관, 한옥 카페 등도 마련돼 있어 마을의 정취를 느끼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에도 적합하다.■성동구 금남시장 금남시장은 한국전쟁 이전부터 금호동에 터를 잡아 지금까지 이어져온 시장이다. 금호동 일대가 재개발되는 와중에도 금남시장과 그 주변은 90년대의 풍경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는 지장수를 이용해 떡을 만드는 떡집 ‘백미당’이 유명하다. 지장수는 황토에 구덩이를 파서 물을 붓고 기다린 뒤 입자들이 가라앉으면 위에 뜬 물만 건져내는 것을 말한다. 해독 작용이 좋다고 동의보감에 실려있다. 지하철 3호선 금호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해있다. △함께 가면 좋아요 응봉산 : 서울에서 가장 먼저 개나리를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로도 유명하다. 해발 94m의 작은 바위산이지만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정상에서 보는 풍경이 아름답다. 성수대교와 동호대교 일대의 한강 풍경이 훤히 내려다보여 장관을 이룬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김구, 우파정당 세워 中국민당과 연합 전선…사회주의 김원봉 “자유는 우리 힘과 피로 쟁취하는 것”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김구, 우파정당 세워 中국민당과 연합 전선…사회주의 김원봉 “자유는 우리 힘과 피로 쟁취하는 것”

    대한민국 독립운동 세력은 크게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계열로 나뉜다. 민족주의와 사회주의가 서로 대립되는 개념은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나라가 자본주의·민주주의 체제로 운영돼야 한다고 믿었던 이들이 대부분 민족주의자이다보니 역사학계에서는 그렇게 분류한다. 두 계열은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우기 전부터 갈라져 활동했다. 하지만 일제의 위력을 체감한 1920년대 후반부터 ‘서로 힘을 합쳐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생겨났다. ●안창호 “대혁명적 조직으로 하나된 행동을” 지난달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취재를 위해 찾아간 중국 상하이 황푸구 닝하이둥루. 빌딩숲 사이로 저층의 주상복합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식당들이 많아 활기가 넘쳤다. 임정 시절 상하이 한인들의 종교 활동 공간이자 독립운동 집회 장소로 쓰였던 기독교 예배당 ‘산이탕’ 터다. 서울신문 취재에 동행한 이원규(72) 작가는 “여기서 안창호(1878~1938)가 ‘민족유일당’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그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한국 독립을 위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대인배였다”고 평가했다. 1923년 전 세계 한인 독립운동가들이 임시정부의 미래를 논의하고자 상하이에서 열린 국민대표회의가 아무 성과 없이 끝났다. 임정이라는 구심점이 와해되자 정치 세력들도 하나둘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개별 독립단체가 일본을 상대하기에는 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이상의 분열은 자멸’이라는 인식이 퍼져 나갔다. 이때 안창호가 모든 독립운동 단체·정당을 하나로 묶는 연합정당을 창설하자고 주장했다. 이것이 민족유일당 운동이다. 안창호는 1926년 7월 산이탕에서 동포들에게 호소했다. “공산주의 혁명을 하자, 무정부주의로 가자, 복벽(왕정복고) 운동에 나서자 등 각자가 자기의 의견을 주장합니다. 그러나 서로 생각이 다르다고 다투면 안 됩니다. ‘민족 혁명’을 한다는 각오로 ‘대(大)혁명적 조직’을 만든 뒤 하나의 행동을 해야 합니다. 우리 민족을 건지기 위해 개인의 사리(私利)를 버리고 큰 혁명당을 조직하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민족 혁명이란 독립운동 세력이 정치·경제·종교의 차이를 떠나 민족 역량을 하나로 모으자는 것이다. 대혁명적 조직은 민족 혁명을 추진하기 위한 독립운동의 구심체를 뜻하는데, 이는 결국 임정을 대신할 새 기구를 꾸리자는 의도다. 안창호는 우리 민족의 최대 과제가 조국 독립인 만큼 모든 갈등을 잠시 접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방된 조국에서 백가쟁명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민족유일당 운동은 독립운동계의 최대 화두가 됐다.●반임정 기치 내건 조선민족혁명당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윤봉길(1908~1932) 의거로 일본에 쫓겨 항저우로 피신했던 1935년 7월. 난징에서 의열단과 조선혁명당, 한국독립당, 대한독립당, 신한독립당 등 5당이 모여 ‘조선민족혁명당’을 결성했다. 김두봉(1889~1961)을 비롯한 사회주의자, 김원봉(1898~1958년)으로 대표되는 무정부주의자, 이청천(1888~1957)과 신익희(1892~1956) 같은 민족주의자가 두루 모였다. 이들은 ‘반(反)임정’ 혹은 ‘비(非)김구파’라는 공통 분모가 있었다. 독립운동가 2200여명이 참여한 거대 좌파 정당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야당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는 세계적으로 좌우 통합 분위기가 거셌다. 중국에서도 국민당과 공산당이 일제와 함께 싸우기 위해 1차 국공합작(1924~1927)을 성사시켰다. 소련에서도 한국 사회주의자들에게 “제국주의 타도를 위해 (민족주의자들과의) 합작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조선민족혁명당 창당은 이런 시대적 조류와도 잘 맞았다. 이들은 일본의 중국 침략(1931)과 독일의 국제연맹 탈퇴(1933), 이탈리아의 에티오피아 침략(1935) 등을 보며 제국주의 국가들이 다시 한 번 세계대전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하고 한국 독립의 기회를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초기부터 김원봉이 이끄는 무장투쟁단체 의열단의 독단이 문제가 됐다. 통합 두 달 만인 1935년 9월 한국독립당 조소앙(1887~1958)과 신한독립당 홍면희(1877~1946) 등이 탈당했다. 1937년 3월 이청천(1888~1957)도 김원봉과 결별하고 조선혁명당을 다시 세웠다. 충칭에서 만난 이선자(55) 전 충칭임시정부기념관 부관장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당시 중국 국민당이나 공산당 기밀 문서를 살펴보면 ‘한국 독립운동 세력은 힘을 합치지 못하고 분열을 일삼는다’는 내용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고 전했다.●한국국민당 창립 멤버 이동녕·안공근 조선민족혁명당은 외교 독립 노선에 매달려 온 임정 인사들을 ‘몽상가’로 여겨 줄곧 임정 폐지를 주장했다. 김구(1876~1949)는 이들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다. 과거 사회주의 세력이 ‘자유시 참변’(1921)과 ‘레닌 자금 배달사고’(1920) 등으로 독립운동 진영을 어려움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민족주의 진영은 임정을 지키고자 ‘대항마’ 성격의 우파 정당을 준비했다. 김구는 조선민족혁명당이 창당된 지 넉 달쯤 뒤인 1935년 11월 항저우에서 한국국민당을 결성했다. 창립 멤버는 이동녕(1869~1940)과 안공근(1889~1939) 등으로 대부분 그의 핵심 측근이었다. 이 정당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중국 국민당과의 연대를 중요하게 여겼다. 실제로 한국국민당은 중국 측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으며 임정의 여당 역할을 했다. 1937년 7월 중일전쟁이 터지자 한국국민당은 중국 국민당 정부를 돕고자 조선민족혁명당 탈당파인 한국독립당·조선혁명당 등과 ‘한국광복운동단체연합회’를 결성했다. 일종의 우파 연합 전선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주의 계열도 같은 해 12월 조선민족혁명당과 조선민족해방동맹, 조선혁명자연맹 등이 모여 ‘조선민족전선연맹’을 조직해 맞섰다. 이로써 중국 본토에서 독립운동은 한국국민당을 중심으로 한 임정파·민족주의 세력과 조선민족혁명당이 주축이 된 반임정파·사회주의 세력의 두 축으로 재편됐다.●재평가 받아야 할 의열단 지도자 김원봉 난징 시내에서 북동쪽으로 1시간쯤 차로 이동하자 한 산골마을에 서탕녠 저수지가 나왔다. 여기서부터 산을 타고 1㎞ 넘게 걸어 올라가니 산 중턱쯤에 폐허에 가까운 도교사원 하나가 자리잡고 있었다. 1920년대 일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무장단체 의열단을 만든 김원봉이 조선혁명간부학교(1932~1935) 학생들을 훈련시킨 톈닝사다. 일본의 감시를 피해 일부러 산속 깊숙한 절에서 군사 훈련을 한 것이다. 김주용(53) 원광대 교수는 “우리가 서간도의 신흥무관학교(1919~1920)를 신성시하면서 이 학교 출신이 주축인 의열단을 무시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재평가받아야 할 독립운동가를 꼽으라면 김원봉이 단연 1위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봉은 스무 살이던 1918년 중국 난징의 진링대학(현 난징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서양 제국주의 열강이 조선 같은 약소국을 위해 일본과 싸워주지 않을 것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깨닫고 미련없이 학업을 포기했다. 이후 무장투쟁가로서의 삶을 선택했다. 그가 의열단원에게 한 말이 지금도 전해진다. “자유는 우리의 힘과 피로 쟁취하는 것이지 결코 남의 힘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조선 민중은 능히 적과 싸워 이길 힘이 있다. 우리(의열단)가 선구자가 돼 민중을 각성시켜야 한다.” 조국 광복의 꿈을 안고 의열단을 창단한 스물한 살 때부터 광복을 맞아 귀국한 마흔일곱 살까지 26년간 일제와 쉬지 않고 싸웠다. 조선총독과 친일세력, 한국인 밀정을 처단하고자 의열단 투쟁을 진두지휘했고, 독립운동 조직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국민당 정부로부터 항일무장 세력으로 인정받은 조선의용대도 세웠다. 그는 1919년 3·1운동을 ‘실패한 혁명’으로 봤기에 이를 계승한 임정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그래도 조선 독립을 위해 1941년 김구와 과감히 손잡고 임정에 참여했다. 한국광복군 부사령관과 임정 군무부장 등을 역임하며 민족 해방을 앞당겼다.●일제, 현재 가치 300억원 넘는 현상금 걸어 일제는 그에게 100만 대양(大洋·중국 화폐단위)이라는 현상금을 걸었다. 요즘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300억원이 넘는 거액이다. 임시정부 주석 김구에게 걸린 현상금이 60만 대양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김원봉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헬렌 포스터 스노(1907~1997·필명 님 웨일스)가 쓴 책 ‘아리랑’에 나오는 김원봉에 대한 묘사다. “그는 고전적 유형의 의열투쟁가로 냉정하고 두려움을 몰랐다. 거의 말이 없었고 웃는 법이 없었다. 도서관에서 독서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아가씨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아가씨들은 그를 동경했다. 미남으로 빼어난 용모를 가졌기 때문이다.” 김원봉의 생애는 영화 ‘아나키스트’(2000)를 시작으로 ‘암살’(2015), ‘밀정’(2016) 등을 통해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상하이·난징·충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영화 ‘공작’ 영화기자들이 뽑은 ‘2018 올해의 영화’

    1990년대 활동한 대북 스파이 ‘흑금성’을 소재로 한 영화 ‘공작’이 영화 담당 기자들이 뽑은 ‘2018 올해의 영화’가 됐다. 한국영화기자협회는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10회 ‘올해의 영화상’ 시상식을 열고 ‘공작’을 작품상으로 선정했다. ‘공작’의 이성민과 주지훈이 각각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받으면서 ‘공작’은 3관왕에 올랐다. 감독상은 ‘버닝’을 연출한 이창동 감독에게 돌아갔다. ‘미쓰백’의 한지민과 ‘독전’의 진서연은 각각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신인남우상과 신인여우상은 ‘안시성’의 남주혁과 ‘마녀’의 김다미가 받았다. ‘죄 많은 소녀’는 독립영화상과 함께 배우 전여빈이 올해의 발견상 수상자로 뽑히면서 2관왕에 올랐다. 심사위원상은 ‘국가부도의 날’에서 열연한 김혜수가 받았다. 외국어영화상은 ‘퀸’ 신드롬을 일으킨 ‘보헤미안 랩소디’가 선정됐다. 한편 올해는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상도 마련됐다. 정지영 감독과 배우 안성기 두 영화인에게 특별공로상이 주어졌다. 올해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제정된 민족영화상에는 일제강점기의 항일 투쟁 영화 ‘아리랑’(1926), ‘먼 동이 틀 때’(1927), ‘사랑을 찾아서’(1928)가 선정됐다. 올해의 영화상은 미디어의 눈으로 영화의 예술적 가치와 산업적 의미를 조명하고 한국 영화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2010년 제정됐다. 올해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협회 소속 64개 언론사 기자 90여명의 투표를 통해 수상작과 수상자를 결정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이사람 e향기] “3·1운동 100주년… 문화강국에 열정 바쳐 평화번영시대 돕겠다”

    [이사람 e향기] “3·1운동 100주년… 문화강국에 열정 바쳐 평화번영시대 돕겠다”

    “올해는 역사적으로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100년 전에는 독립을 외쳤다면 100년 후인 올해는 평화를 외치는 해입니다. 100년 전 독립혁명가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나의 소원’에서 밝히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한없이 높은 문화 강국’을 이루는데 한국문화정보원이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열정을 다하겠습니다.” 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남북평화TF를 구성했던 경험을 살려 올해는 우리 민족의 역사문화 발자취를 담는 특별기획 영상물제작을 기획하고 있다”며 이같이 다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북미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추진되면서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에 새로운 평화시대가 개막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원장은 “문재인 정부 정책으로 추진되는 4차 산업혁명의 5G 시대에 맞게 1인 맞춤형의 문화공공데이터를 미시적으로 더욱 세밀하게 구축할 것”이라며 “내가 있는 곳이 와이파이가 연결되는 곳 그 이상이라는 개념으로 문화도 향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보편타당한 인간의 권리, 인격과 품위를 보장해 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았다”는 이 원장. “28년전 대학총학생회장, KDI국제정책대학원과 KAIST 연구원, 서울 성북구청 정책소통팀장을 거치면서도 똑같은 가치관을 가진 이현웅이었다”고 말하는 그는 “국민들이 언제 어느 곳에서나 쉽게 접근해 향유할 수 있도록 10년, 20년 앞을 내다보면서 국민을 위한 정보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이 대한민국 문화강국 만세로 삼천리반도 금수강산에 울려 퍼지길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원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평가와 그간의 소회는. -취임 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달려 오다 보니 어느새 1년이 됐습니다. 국민들이 문화콘텐츠와 문화데이터에 쉽게 접근해 향유할 수 있도록 기존 연구 과제들을 전면적으로 개편했습니다. 특히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사람 중심의 국가를 뒷받침하기 위해섭니다. 4차 산업혁명의 5G 시대의 도래에 따른 시대변화가 가져온 1인 맞춤형 정책이 가능한 스마트시대에 맞춰 마이크로문화공공데이터를 구축하고, 빅데이터를 GIS데이터에 올려 분석해 더욱 세밀한 정책을 수립하고, 데이터에 근거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집행하는 겁니다. 당장 눈앞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10년, 20년 앞을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문화빅데이터플랫폼사업과 생활SOC시설 통합운영시스템 구축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할 계획입니다. →학생운동가에서 정책실행가로 성장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역사의 순간마다, 살아가는 그 시대마다 억울하고 어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보편타당한 인간의 권리, 인격과 품위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이북에서 내려오신 가난한 아버지와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신 어머니 사이에 5남 1녀 중에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없이 사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사회와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가를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진보는 억울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입니다. 돈, 학력, 지역, 인종에 따라 인격이 무시되지 않는 사회가 진보된 사회입니다. 28년전 총학생회장을 하던 1991년의 대학생 이현웅이나. KDI국제정책대학원과 KAIST에서 연구하던 이현웅이나, 서울 성북구청 정책소통팀장을 하던 이현웅이나 똑같은 가치관을 가진 이현웅입니다. 여러 조직에서 많은 경험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한국문화정보원을 간략히 소개한다면. -2002년 (재)한국문화정보센터로 작게 시작해 2009년 문화정보화 전담기관 지정을 거쳐 2013년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되었으며 올해 개원 17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정보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산하기관으로 국민 누구나 평등하고 고르게 문화를 향유 할 수 있는 문화정보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빅데이터 활용의 중심에 문화정보원이 있다고 합니다. 공공빅데이터 활용법은 무엇인가요. -데이터가 21세기의 원유라면 데이터를 활용하는 플랫폼은 송유관에 견줄 수 있습니다. 데이터 활용수준에 따라 이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수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의 수집, 분석, 가공을 통해 민간기업의 문화정보 활용이 가능하며, 사회적 문화 현상에 대응하여 과학적 행정 구현 실현도 가능합니다.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목적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차별 없이 국민 누구나가 문화를 누리고, 향유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지역의 공연, 체육시설, 도서관이나 미술관, 편의시설 등의 정보 제공 또는 데이터 간의 결합은 단순 정보의 결합으로 그치지 않고 문화생활에서도 개인이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빅데이터의 이해와 활용’이란 제목의 책도 발간했습니다. -지방정부에서 일을 하면서 공공빅데이터를 활용하면 보다 나은 정책의 기획, 입안 및 정책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공공부문의 종사자들에게 데이터의 중요성, 공공 빅데이터의 이해, 빅데이터의 실제 사례, 그리고 법·제도적인 부분을 담았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4차 산업혁명 정책과 연계해서 5G 시대의 문화 향유 방법은 무엇인가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언급되는 5G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포문을 열었으며, 올해 3월이 되면 본격 서비스가 개시될 예정입니다. 5G 시대에서는 대용량 실시간 영상을 보기 위해 와이파이가 연결되는 곳에 의존하기보다는 내가 있는 곳이 와이파이가 연결되는 곳 그 이상이라는 개념으로 장소와 무관하게 대용량 실시간 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나, 스포츠 경기, 공연 등을 365도 영상 또는 홀로그램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됨에 따라 좀 더 현장감 있는 실감형 문화 소비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대용량 콘텐츠가 아닌, 사람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실감형 문화콘텐츠를 제공해야만 5G 서비스가 제대로 활성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원격 의료, 자율주행 자동차, 스마트팩토리 등에 5G가 기반을 제공함에 따라 새로운 혁신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살게 될 것입니다. →문화정보화 사업 중 문화유산 분야의 문화데이터 구축에 열정적이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문화는 삶의 역사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때문에 정보원은 우리 문화유산의 디지털 보존뿐만 아니라,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등 신기술 변화에 따라 문화산업시장에 접목 가능한 콘텐츠 자원을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매년 활용 가치 높은 문화유산을 발굴해 3D 콘텐츠로 구축하는 업무인데요. 지난해에는 청주고인쇄박물관과 국립한글박물관, 국립춘천박물관을 대상으로 구축 작업을 벌였습니다. 이미 구축된 3D 데이터는 전국의 학교에 연계하여 ‘찾아가는 문화유산 VR 체험교육’으로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남북 문화교류 확산 분위기에 따라 금강산 콘텐츠가 문화교류의 핵심콘텐츠가 될 것이라 기대하며, 올해에는 우리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는 ‘3.1 혁명운동’, ‘임시 정부 수립 100주년’ 등의 테마를 선정해 보다 다양한 민족문화유산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올해에 문화데이터 관련해서, 특히 새로운 평화시대 개막에 맞춘 사업구상은 무엇인가요. -그동안은 전국에 산재된 문화 분야 공공데이터를 수집 연계하기 위한 데이터 표준화와 관리체계 고도화를 수집된 데이터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시스템에 다양한 문화데이터를 얹어 문화포털 기반의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입니다. 민간과 지자체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빅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문화정책 구현을 위한 “문화체육관광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에 집중할 것입니다. 특히, 2019년은 역사적으로 많은 의미를 간직한 해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북미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추진되면서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에 새로운 평화시대가 개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올해로부터 꼭 100년인 1919년에는 나라의 독립을 위해 많은 국민들이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3.1운동을 했었고, 임시정부가 수립된 것도 100년 전 일이지요. 100년 전에 온 국민이 나라의 독립을 외쳤듯이, 100년 후인 지금은 온 국민이 나라의 평화를 외쳐야 할 시기라고 할까요. 그래서 한국문화정보원은 지난해에 내부적으로 ‘남북평화TF’를 구성해서, 통일시대를 준비하며 정보화 전담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고민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더 나아가 우리 민족의 발자취를 담아보는 특별기획영상 제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별기획영상은 단순히 영상 1~2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부터 제작까지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제작하는 ‘전 국민 영화제’와 같은 형식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00년 후에, 우리 후손들에게 의미 있는 기록과 유산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할 생각입니다. 독립혁명가 백범 김구 선생님이 바라셨던 ‘문화강국’을 이루는데 열정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지난해 1월부터 판매 및 예매수수료가 없는 티켓예매 플랫폼 ‘문화N티켓’을 운영한 경험을 살려, 특히 올해는 국민 누구나 예술가가 되고, 자유롭게 홍보하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거리 공연가를 위한 홍보 및 결제 채널로 문화N티켓이 사용될 수 있게끔 시스템을 개선할 겁니다. 국민들께서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해 마음껏 문화를 향유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 학력 및 경력 1996.8.24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졸업 (공학사) 1991.1.1.~12.30 충북대학교 총학생회장 겸 충북지역 대학생협의회 의장 1999.2.25 서울시립대 대학원 도시행정과 졸업 (행정학석사) 2000.2.1~2010.10.12 KDI(한국개발연구원)국제정책대학원 도시정책연구소 부소장 대리, 국가리더십센터 부소장 대행 지식협력센터 실장, 대외협력팀 팀장 역임 2012.8.24 서울시립대 대학원 도시행정학과 박사과정 수료 2010.11.20~2015.12.13 KAIST 공공혁신전자정부연구센터 위촉연구원(선임연구원) 2014.9.1~2016.12.31 ㈜공공혁신플랫폼 이사장 2016.4.1~2017.5.30 서울특별시 성북구청 기획예산과 정책소통팀장 2017.3.1~2018.12.30 한국지방정부학회 학술정보위원회 이사 2018.2.1~현재 한국기업교육학회 부회장 2018.1.22~현재 한국문화정보원 원장
  • 서훈 조정 안되고 ‘깜깜이’ 심사… “허점 많은 상훈법 손질해야”

    서훈 조정 안되고 ‘깜깜이’ 심사… “허점 많은 상훈법 손질해야”

    유관순 상향 검토 계기로 개선 목소리 “사회적 공감대 땐 등급 변경할 수 있게” 국회도 공감… 관련 개정안 잇단 발의 행안부 “심판·챙기기 수단 악용 우려 유 열사 특별법 제정이 현실적” 소극적 회의록 미공개… 객관·타당성 확인 못해 ‘국가안전에 관한 죄’ 취소 규정도 모호정부가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유관순(1902~1920) 열사의 독립유공 서훈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문제점이 드러난 현행 상훈법을 대폭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훈법에는 서훈을 확정·취소할 수 있지만 등급을 조정할 조항이 빠져 있다. 또 서훈을 심사하는 공적심사위원회의 회의록 공개 규정도 없어 ‘밀실 심사’가 가능한 구조다. 2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인 상훈법 개정안은 모두 19건이다. 대부분 현행 상훈법이 놓치고 있는 법령상 미비점을 개선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현재 유 열사의 서훈 등급은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이다. 일부 독립운동 연구가들은 “유 열사의 서훈 등급이 국민적 인지도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한다. 국민들은 서훈 등급이 결정된 뒤라도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면 서훈 등급을 재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회도 이런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과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각각 2017년 4월, 9월에 이런 내용을 담은 상훈법 개정안을 냈다. 지난해 7월에도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개정안을 냈다. 그러나 이들 법안은 지금껏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담당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상훈법 개정에 소극적이다. 서훈 재조정이 자칫 지난 정권 관련 인사를 심판하거나 현 정권 인사를 챙겨주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에도 ‘선대 어르신의 상훈을 높여 달라’고 요구하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부지기수”라면서 “상훈법이 개정돼 서훈 등급을 바꿀 수 있게 되면 변경 요청이 쇄도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으로서는 여야 합의로 유 열사 단 한 명의 서훈만 승격시키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다른 독립운동가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훈을 심사하는 공적심사위원회 심사가 ‘깜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법상 회의록 공개 규정이 없어 서훈을 새로 받거나 취소되는 이유가 과연 타당한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 강창일 민주당 의원 등은 회의록을 공개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지난해 6월 발의했지만 국회에 계류 중이다. 류정우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회장은 “현재 누가 공적심사위원회에서 심사를 담당하는지 알기 어렵다”면서 “위원을 선정할 때 객관성을 담보해야 하고 회의록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훈 취소 규정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훈 대상자가 공적을 거짓으로 꾸몄거나 ‘국가안전에 관한 죄’를 저질렀을 때 서훈을 취소할 수 있다. 하지만 국가안전에 관한 죄가 과연 무엇을 뜻하는지 분명하지 않아 이를 명문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비장한 한용운·처연한 유관순… 감시받은 4858명의 흔적

    비장한 한용운·처연한 유관순… 감시받은 4858명의 흔적

    처연하지만 어딘가 결연해 보이는 유관순의 눈빛, 파르라니 깎은 머리로 정면을 차갑게 응시하는 한용운의 비장함, 대형 태극기 앞에서 무표정하게 자세를 취한 이봉창…. 국사편찬위원회가 소장하고 있는 ‘일제 주요감시대상 인물카드’(등록문화재 제730호) 중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독립운동가들의 면면이다. 1920~1940년대 조선총독부 경기도경찰부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제 주요감시대상 인물카드’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일제 경찰이 감시했던 4858명에 대해 작성한 신상카드다. 안창호, 이봉창, 한용운, 유관순, 김마리아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독립운동가를 포함해 한때 독립운동에 매진했으나 후일 친일 활동에 나선 이광수, 주요한, 최린 등도 포함돼 있다. 카드 중에는 ‘고등과 수배용’, ‘형사과 수배용’이라고 적힌 경우도 있는데 중요 범죄자의 사후 관리를 위한 용도로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감시대상 인물은 4858명이나 사람에 따라 카드가 복수로 작성된 탓에 전체 카드 매수는 6264매다. 카드 앞면과 뒷면에는 상반신 사진(경우에 따라 전면 혹은 측면 사진)과 나이, 키, 본적, 출생지, 주소 등 기본적인 인적 사항 외에도 죄명, 형기, 언도관서(재판소 명), 언도 연원일, 입소 연월일, 출소 연월일, 형무소 명 등의 수형 정보가 펜으로 적혀 있다. 죄명을 살펴보면 ‘보안법’, ‘치안유지법’, ‘국가총동원법’, ‘폭탄투척사건’, ‘안녕 질서에 관한 법’, ‘출판법’, ‘육군형법’, ‘주거침입’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사진은 대부분 서대문형무소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전면 상반신 사진의 경우 현재 백과사전 등에서 해당 인물을 소개하는 사진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희귀한 사료로서 항일 민족운동가나 독립운동가들을 조사하거나 연구할 때 신빙성 있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 관계자는 “1919년 3·1운동 이후 각종 사회 사상운동과 비밀결사 운동이 증가하면서 일제가 대상자들을 신속하게 검거하고 탄압하기 위해 제작한 카드로, 어떤 사람들을 감시 대상으로 삼았고, 어떤 명목으로 감시했는지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6000여장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지만 카드의 보존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1980년대 치안본부(현 경찰청)에서 국사편찬위원회로 이관돼 앨범에 보관돼 있다.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 데이터 베이스(http://db.history.go.kr)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국민청원 3만명·뉴욕주 결의안 채택에도 법규 발목 잡혀 1962년 이후 줄곧 3등급

    상훈법엔 등급조정 조항 없어 개정 시급 별도 공훈 있을땐 가능… 관련 부처 검토 유관순 열사의 독립유공자 서훈 상향 조정은 오랫동안 독립운동 연구가나 그의 정신을 기려 온 사람들의 숙원 사업이다. 유 열사의 고향인 충남 천안 등을 중심으로 유 열사의 서훈을 상향 조정하자는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유 열사의 서훈 등급을 올리자는 데 3만 2000여명이 참여했다. 독립운동 유공 서훈은 건국훈장 대한민국장(1등급), 대통령장(2등급), 독립장(3등급), 애국장(4등급), 애족장(5등급) 등으로 나눠져 있다. 이 중 대한민국장은 김구·안창호·안중근 등 30명, 대통령장은 신채호·홍범도 등 93명, 독립장은 윤동주·김마리아 등 806명이 추서됐다. 유 열사의 서훈을 상향 조정하자는 국민적 여론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뤄지지 못한 것은 관련 법규 때문이다. 현행 상훈법에 따르면 서훈의 추천과 확정, 취소에 대한 규정은 있지만 등급 조정에 대한 조항은 없다. 또 ‘동일한 공적에 대하여는 훈장 또는 포장을 거듭 수여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어 서훈 격상을 위해서는 법 개정 등의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별도의 공훈이 있을 경우 서훈이 추가될 수 있다. 역사학계는 “보훈처와 행정안전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서훈 조정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몽양 여운형 선생의 경우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독립운동 공적으로 대통령장에 추서됐지만 해방 후 건국 준비 활동에 대한 공적으로 추후 심사를 통해 2008년 대한민국장으로 다시 추서됐다. 유 열사의 서훈이 독립장(3등급)으로 결정된 때는 상훈법 제정 직전인 1962년이었다.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는 “유 열사의 경우 5년형을 구형 받았는데도 감옥 안에서 모진 고문으로 옥사하는 바람에 그의 공적이 후세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유 열사의 저항 정신은 미국에서도 평가받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뉴욕주 의회는 3월 1일을 ‘3·1운동의 날’로 지정하고, 유 열사를 ‘민주주의와 자유의 상징’으로 보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3월 ‘일제 식민통치에 저항한 독립운동가 유관순’이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부고 기사를 싣기도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단독]유관순 열사 독립유공자 서훈 등급 올린다

    [단독]유관순 열사 독립유공자 서훈 등급 올린다

    “3·1운동 100주년 국민께 선물” 공감대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유관순 열사의 독립유공자 서훈 등급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적극 추진된다. 유 열사는 3·1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임에도 서훈은 건국훈장 5단계 중 3등급인 ‘독립장’에 그쳐 그동안 저평가 논란이 일었다. 27일 관가에 따르면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총리 간 주례회동에서 ‘3·1운동 당시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제한됐던) 사회적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유 열사의 공적은 더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번 3·1절을 맞아 유 열사의 서훈을 상향 조정하면 국민들께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서훈을 담당하는 보훈처와 행정안전부에서 몽양 여운형 선생의 선례를 참조해 유 열사의 서훈 등급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몽양 여운형 선생의 경우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독립운동 공적으로 ‘대통령장’(2등급)에 추서된 이후 2008년 해방 후 건국 준비 활동에 대한 공적으로 다시 한 단계 높은 ‘대한민국장’(1등급)으로 추서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 보훈처의 독립유공자 공적심사위원장을 지낸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금 일본이 재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 열사의 정신은 국민들에게 더 뜻깊은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며 “유 열사의 독립운동 공적과는 별개로 해방 후 어린이, 여성 나아가 전 국민에게 올바른 역사관과 애국심을 심어 줬고 민족정기 회복 교육에 관한 공헌을 평가한다면 서훈의 격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김정덕 교육장, “몽실학교 성공정착시 25개 전 교육지원청으로 확산하겠다”

    김정덕 교육장, “몽실학교 성공정착시 25개 전 교육지원청으로 확산하겠다”

    “향후 몽실학교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25개 전 교육지원청으로 확산하고, 지역 내 2호 몽실학교를 추가 설립하는 게 꿈입니다.” 경기도 김포교육지원청은 지난 25일 역대 교육장 9명과 함께 김포교육 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 간담회는 역대 교육장과 소통하고 협력체계를 이뤄 김포교육 발전정책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향후 교육청 역점 사업인 평화·통일교육 활성화를 비롯해 김포 몽실학교 운영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역대 교육장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몽실학교 운영과 관련해 김포학생 기자단이 직접 만든 통일 관련 학생 대토론회의 뉴스 영상을 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자신 의견을 어른들보다도 더 분명하게 밝히는 학생들의 모습이 이채로웠다. 정답을 정해주는 교육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소통·협력하는 교육으로 변화를 체감하는 기회였다. 송영찬 제12대 교육장은 “지역교육지원청 중 최초로 운영하는 몽실학교가 앞으로도 다른 지역의 귀감이 될 수있도록 더 잘 운영해주길 바란다”며 깊은 관심을 표했다. 이에 김정덕 교육장은 “김포 몽실학교는 4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앞으로 미래교육과 체험활동 공간으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리모델링해 학생·학부모들을 위한 교육 공간으로 꾸며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방재선 제14대 교육장은 “올해 김포교육을 위한 예산이 전년대비 100억원이나 증액되었다니 낙후된 시설 개선에 특히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정덕 교육장은 “특히 상대적으로 오래 전 지어져 시설이 낙후된 원도심과 작은 학교의 시설개선 지원에 신경 쓸 계획”이라며, “작은 학교 살리기사업을 통해 도심학교의 과밀학급 문제도 함께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3·1운동 100주년 기념 관련 추진사업과 인구 급증에 따른 학생 배치 수용문제, 다문화 교육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경남도,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기념 슬로건 공모

    경남도,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기념 슬로건 공모

    경남도는 26일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슬로건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슬로건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경남미래 100년의 비전을 제시하는 내용이면 된다. 형식은 구호형태의 짧은 문구로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쉽고 간결해야 하며 기호도 사용 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응모할 수 있으며, 슬로건과 슬로건 의미를 적어 오는 2월 6일까지 경남도 홈페이지나 우편 등을 통해 참여하면 된다. 도는 이번 공모를 통해 선정되는 슬로건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 때 핵심 홍보 메시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사람이 2건 이내로 응모할 수 있고 응모작은 심사를 거쳐 최우수 1편 50만원, 우수 1편 30만원, 장려 1편 20만원의 상금을 시상한다. 당선자에게는 경남도에서 주관하는 기념사업에 참석기회도 우선으로 줄 계획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익숙한 무지/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익숙한 무지/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3·1운동 100주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세월의 두께와 100년의 의미 때문일까. 곳곳에서 3·1운동 정신을 되살리자는 구호와 몸짓이 요란하다. 100년 전 아픔과 구국의 희생을 상기해 미래 한국의 발판으로 삼자는 외침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그 와중에 애국가 논란이 뜨겁다. 안익태 작곡의 애국가 말이다.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오른 안익태. 그의 행적이 친일을 넘어 일본과 결탁한 독일 나치 파시즘의 나팔수였다는 흔적이 속속 드러나면서 애국가 폐지의 주장이 힘을 얻어 가는 형국이다. 보수, 진보 진영의 논객들이 주거니 받거니 논쟁을 잇는 가운데 여론의 대치도 점입가경이다. 일단 세간의 입장은 ‘계속 쓰자’는 쪽이 우세다. CBS 의뢰를 받은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애국가 교체를 물은 결과 반대 응답이 58.8%로 찬성 24.4%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뭐 굳이 바꿀 필요가 있느냐는 대중 인식의 우위로 읽힌다. ‘계속 쓰자’는 쪽 주장은 이렇다. 정부 수립 이후 줄곧 불러 왔던 애국가를 이제 와서 폐기 처분하려 드느냐는 관성의 대응이 주축이다. 여기에 친일인사 작품이란 이유로 써선 안 된다는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 입장이 거들고 있다. 예술가와 작품의 분리다. 이를테면 친일 문인 서정주의 작품이 교과서에 계속 수록되고 있지 않느냐는 식의 항변이다. 하지만 냉철하게 따져 보면 애국가, 적어도 안익태 애국가는 그런 편의주의와는 차원이 사뭇 다르다. 많은 이들이 갖고 있는 인식과 달리 애국가는 국가(國歌)가 아니다. 이승만 정부 출범 후 국가로 정해 관습법적으로 쓰여 왔을 뿐 법적 지위를 부여받지 못했다. 70여년간 국가·공공단체의 공식 행사나 이런저런 자리에서 당연히 부르고 들어온 국가 대용일 뿐이다. 모르는 결에 몸에 밴, ‘익숙한 무지’의 흔적일 수 있다. 예술가와 작품의 분리라는 편한 원칙도 그다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국가는 국기(國旗), 국화(國花)와 함께 한 나라의 대표적 상징이다. 언제 어디서든 떳떳하게 만나고 자랑스럽게 여겨야 하는 나라의 얼굴인 셈이다. 기왕에 국가처럼 굳어진 애국가를 굳이 폐기 처분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에도 일리는 있어 보인다. 하지만 애국가를 부를 때마다 포개지고 떠오르는 친일·친나치 작곡자의 얼굴을 힘겹게 용인할 이유 또한 없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나치 독일 부역자를 가혹하게 응징한 프랑스를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말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작품 궤적과 생애를 들춰 보면 안익태는 표리부동한 작곡가요, 지휘자임을 부인할 수 없다. 적어도 나라 사랑, 즉 애국의 차원에서 보자면 그렇다. 미국에서 1936년쯤 애국가를 처음 작곡해 발표한 직후 안익태는 이런 말을 남겼다. “대한국 애국가를 부르실 때는 애국가 말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면서 애국적 정신으로 활기 있게 장엄하게 부르시되 결코 속히 부르지 마십시오.” 그 말대로 애국적 정신으로 활기 있게 장엄하게 부를 수 있는 애국가를 만났으면 한다. 보수니, 진보니 편 가르기는 집어치우고 떳떳한 국가를 한번 고민해 보자. 3·1운동 100주년의 해에. kimus@seoul.co.kr
  • “하와이 경영하는 日처럼… 한국도 연해주 진출해야”

    “하와이 경영하는 日처럼… 한국도 연해주 진출해야”

    러 영토지만 과거 우리 민족 주활동지 남한의 1.7배 면적 사실상 버려져 있어 국내 에너지 공급처 다변화 전략 활용 통일 이후 북한 성장 동력으로 필요해“우리 민족에게 ‘남하(南下)의 역사’는 늘 국토를 축소시키고 국력을 쇠하게 했습니다. 고구려가 국내성(중국 지린성 지안현)을 버리고 평양으로 내려와 요동 지역을 잃었고, 백제가 한성에서 웅진(공주)으로 천도해 한강 주도권을 상실했죠. 반면 더 물러설 곳이 없던 신라는 죽기 살기로 북으로 올라가 삼국을 통일했어요. 21세기 대한민국도 좁은 남한 땅에서 벗어나 북한과 중국(간도), 러시아(연해주)를 생활권역으로 삼는 ‘북상(北上)의 역사’를 창조해야 합니다.” 제11대(1981~1985) 국회의원 출신으로 해외동포 연구에 매진해 온 이윤기(87) 해외한민족연구소장은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프리모르스키(연해주) 진출을 시대적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이 1989년 6월 세운 해외한민족연구소는 해외동포 연구·지원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았다. 우리 민족의 활동 무대였던 연해주는 면적이 16만 5000㎢로 남한(10만㎢)의 1.7배나 된다. 하지만 인구가 200만명 정도에 불과해 러시아 입장에서는 버려진 땅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기자가 찾아간 연해주 지역은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1937년) 전까지 농사를 지었지만 현재는 경작할 이가 없어 대부분 황무지나 갈대밭이 돼 있었다. 이 소장은 “국내 에너지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통일 이후 북한을 먹여살리려면 연해주 땅이 꼭 필요하다. 러시아도 중국 농산물 수입을 줄이고 연해주 경제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의 진출을 원한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하와이는 이제 일본 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계가 주지사에 당선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두 나라 국민은 조화롭게 협력하며 산다. 우리도 연해주를 그런 방식으로 경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99년 연해주의 주도 블라디보스토크에 신한촌 기념탑을 세운 이 소장은 “상당수 언론에서 이 탑의 유래를 잘못 소개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수유동 4·19 혁명 기념탑 등을 참고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모태인 러시아 대한국민의회(1919년) 수립 80주년에 맞춰 세웠다. 가로·세로 각 1m, 높이 6m의 돌 3개로 이뤄졌는데, 이는 3이 ‘3·1운동’, ‘삼세판’ 등 우리 민족과 친근한 숫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정부가 연해주 내 한인 유적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한촌 기념탑을 세울 때 정부 관계자들이 ‘러시아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일을 왜 하느냐’고 비난했다. 정부의 이런 인식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늘 그랬지만 한국 정부가 연해주 일대 유적에 별 관심이 없어 화가 난다. 이제라도 중국·러시아에 파견하는 외교관은 깊은 역사지식과 투철한 민족의식을 가진 이들로 선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우수리스크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신통일한국의 시대적 사명 다할 것” 이기성 가정연합 한국회장 간담회

    “신통일한국의 시대적 사명 다할 것” 이기성 가정연합 한국회장 간담회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맞아 ‘신통일한국’의 시대적 사명을 다하겠습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 이기성 한국회장은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신년 간담회를 열고 “평화와 통일은 가정연합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애천과 애인, 애국의 이념을 바탕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국민종교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교인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올해는 여세를 몰아 구세·구국운동과 함께 범국민교육에 치중하겠다고 밝혔다. “3·1운동 100주년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해를 맞아 ‘신통일한국시대 개문 안착‘이라는 표어를 세웠다”는 이 회장은 우선 다음달 7~10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각국 전·현직 정상과 국회의원, 종교 지도자를 비롯한 각계 지도자 1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정수립 100주년 기념 세계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 귀띔했다. 한반도 평화통일 지지 기반과 공감대 확대를 목표로 한 이 자리에선 한반도 평화선언문도 채택, 발표될 예정이다. “두루미도 양 날개와 머리가 균형을 맞출 때 비상할 수 있습니다.” 이 회장은 “한반도 평화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일이 균형과 화해의 정신에서 해결될 수 있다”며 “가정연합은 좌·우익,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성을 견지하며 화해와 평화를 바탕으로 최근 악화된 한·일 관계에 대한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힘을 보태겠다” 강조했다. 한편 가정연합은 다음달 10일 오전 9시 30분 경기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문선명·한학자 총재 탄신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이어 17일에는 경기 가평 천주청평수련원에서 기원절 6주년 기념식을 열고 전 세계 3000여명에게 장학금 100억원을 전달하기로 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그날 민족대표 33인처럼… 7대 종단 모인다

    그날 민족대표 33인처럼… 7대 종단 모인다

    3월 1일 광화문 범국민대회 개최 ‘제2 독립선언서’ 시민선언문 발표 본래 취지 잃고 종교 간 勢경쟁 우려 “종교계 기득권 내려놓고 화합해야”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종교계가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종교별 기념 행사와 학술 심포지엄이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3월 1일 당일엔 대규모 범종교 연합행사도 치러질 예정이다. 이처럼 종교계에 봇물 터지듯 요란한 구호와 몸짓의 바탕은 3·1운동 정신을 되찾아 한국사회에 올바르게 펴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그 좋은 취지가 종교 간 경쟁과 위상 강화로 변색되지 않느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행사는 3월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3·1운동 100주년 범국민대회. 시민사회단체와 함께하는 공동행사지만 종교계가 주축이다. 정부 기념행사가 끝난 뒤 낮 12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이어질 이 행사에는 불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개신교, 민족종교협의회는 물론 천주교까지 참여한다. 행사에선 ‘제2의 독립선언서’ 격인 시민선언문도 발표될 예정이다. 국내 7대 종단이 3·1운동 기념행사에 함께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범국민대회에 앞서 7대 종단이 모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다음달 20일 경기 파주 도라산역에서 세계종교인 평화기도회를 개최한다. 이에 앞서 다음달 19일에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종교와 평화, 새로운 100년’을 주제로 기념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행사 참가자들은 천도교대교당, 탑골공원, 서대문형무소, 제암리 등 3·1운동 관련 유적지도 순례할 예정이다. ●개신교·불교 등 총동원령 수준 행사 3·1절 당일 각 종교가 진행하는 개별 행사도 눈길을 모은다. 개신교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교회총연합은 오전 10시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연합예배를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선 ‘3·1운동 100주년 한국 그리스도인의 고백과 다짐’ 제목의 한국그리스도인헌장이 발표된다. 불교계도 만만치 않다. 이날 범국민 기념대회에 앞서 서울 조계사에서 불교 29개 종단협의체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주최로 기념법회가 열린다. 법회에 맞춰 전국 모든 사찰에선 일제히 범종을 울리는 타종식이 진행된다. 천도교도 서울 천도교중앙대교당과 삼일로 일대에서 기념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처럼 동시 다발로 열리는 종교계의 3·1절 행사는 ‘퇴색한 3·1운동의 정신을 종교계가 앞장서 되살리자’는 것으로 결집된다. 그 바탕에는 ‘민족대표 33인이 모두 종교인’이었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요란한 외침과 움직임에 각 종교, 종단 나름의 이해와 특성이 담겨 있다는 점을 부인키 어렵다. 그래서 본질을 되찾자는 초심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각 종교 수장들이 신년 간담회에서 밝힌 계획과 다짐에서도 세간의 기대 섞인 우려를 확인할 수 있다. ●남북 교류·기념관 설립 등 요청도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신년 회견에서 “올해 남북 불교교류의 새 지평을 열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조계종은 3월 1일을 기점으로 다양한 남북교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강산 신계사에 템플스테이를 개설하고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평양 시내 사찰에서 봉축 점등식을 여는 한편 조선불교도연맹 관계자를 초청, 남북공동 연등축제와 봉축 법요식도 추진할 계획을 발표했다. NCCK 총무 이홍정 목사도 간담회를 통해 “이 땅의 화해를 이루고 평화를 일궈 내는 일에 전념하겠다”고 천명했다. NCCK는 올해 가장 중점적으로 다룰 총회의 주제를 ‘평화를 이루기까지 있는 힘을 다하여’로 정해 놓고 있다. 천도교는 올해 3·1절 100주년에 가장 힘을 쏟는 종단으로 관측된다. 이정희 천도교 교령은 “천도교 3세 교조인 의암 손병희는 3·1운동의 중추적 역할을 했지만 평가절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령은 특히 “손병희 선생 기념관을 국가 차원에서 건립할 것을 정부에 거듭 건의했으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3·1운동 정신 되새기는 행사도 많아 물론 종교계는 3·1운동 정신 되살리기를 향한 심포지엄 등 연속성 있는 행사도 다양하게 열 전망이다. NCCK는 올해 9월부터 3·1운동의 정신과 한국 근현대사를 탐구하는 청소년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3·1운동 관련 불교계의 역할과 향후 과제를 제시하는 학술세미나를 계획 중이며 천도교도 3·1운동의 의의를 조명하는 학술대회와 사진전, 유적지 답사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변진흥 전 KCRP 사무총장은 “일제강점기 암울한 상황에서 나라의 미래를 위해 종교계가 용기 있게 앞장섰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3·1운동 100주년인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종교계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진정한 독립을 위해 합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이해찬 “3·1운동, ‘3·1혁명’으로 불러야”…명칭 변경 추진

    이해찬 “3·1운동, ‘3·1혁명’으로 불러야”…명칭 변경 추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3·1운동·임시정부 100주년 기념특위 출범식에서 “3·1운동을 ‘혁명’이라 부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3·1운동은 대한제국에서 민주공화제로 바뀐 큰 가치의 전환이자 국가 기본의 전환”이라며 “한반도 모든 곳의 국민이 만세운동을 벌였기 때문에 ‘혁명’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일 뿐 아니라 앞으로 100년을 시작하는 첫해라 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앞으로 100년은 우리 민족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으로,문화적으로 성숙하고 경제적으로 부강한 민족으로 나아갈 수 있는 100년”이라며 “분단체제를 극복해 한반도가 섬이 아니라 북방으로 나아가는 전초기지라는 나라의 성격을 잘 살려가는 100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걸 특위 위원장은 “특위의 목표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며 특위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설명했다. 특위는 기존의 ‘3·1운동’ 명칭을 ‘3·1혁명’으로 변경하는 등 한국 독립운동사의 역사용어 정명(正名)에 나서고, 독립운동사를 매개로 북한과 교류하는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특위에는 이종걸 의원이 위원장으로, 강창일·우원식·권칠승·김정우·박경미·박주민·소병훈·전재수 의원 등 29명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고문으로는 이종걸 의원처럼 우당의 손자인 이종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건립위원회 위원장과 임채정·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이 위촉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 독립 결의, 흰 천에 빼곡히 들어차다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 독립 결의, 흰 천에 빼곡히 들어차다

    “완전독립(完全獨立)을 위하야(여) 노력(努力)하자” “삼천만민족(三千萬民族)에 기둥이 되자” “조국(祖國)을 爲(위)하야(여) 피를 흘리자” “피흘림 없는 독립은 값없는 독립이란 것을 자각하자!” “우리는 한국(韓)의 억게(어깨)가 데(되)자” “열열(熱熱)한 혁명(革命)의 투사가 되어라”. 건곤감리(乾坤坎離) 4괘와 태극 문양이 새겨진 흰색 천에 빼곡이 적힌 문구들. 한자와 한글이 뒤섞여 단숨에 읽어내리기는 힘들지만 태극기 가운데 아랫 부분에 “굿(굳)세게 싸우자”라는 한글 문구만 보더라도 이 태극기에 담긴 의미가 가볍지 않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1940년 중국 충칭에서 조직된 임시정부의 군대인 한국광복군 대원 70여명이 직접 적은 문구가 새겨진 이 태극기는 독립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등록문화재 제389호)다. 가로 87.8㎝, 세로 61.8㎝ 면직물에 독립에 대한 강인한 의지를 꽉 채워 넣었다. 이 태극기는 광복군 제3지대 제2구대에서 활동하던 문웅명(일명 문수열)이 1945년 2월경 광복군 동료 이정수에게 선물 받은 것이다. 1946년 1월 문웅명이 다른 부대로 자리를 옮기게 되자 동료 대원들이 태극기 여백에 대원들의 결의를 담은 글귀와 서명을 적어넣었다. 조국의 완전한 독립에 대한 염원과 자유에 대한 열망이 단단한 필체에서 엿보인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과정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태극기가 사용됐다. 이 태극기를 제작하고 글귀를 적은 인물들이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당시 태극기 제작기법과 형태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독립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는 또 다른 태극기 유물 중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태극기 목판’(등록문화재 제385호)도 역사적 가치가 남다르다. 3·1운동 당시 태극기를 대량으로 찍어내기 위해서 사용됐다고 알려진 가로 32㎝, 세로 30㎝ 정사각형 형태의 인쇄용 판목이다. 6.5㎝의 두께의 원목에 4괘와 태극 문양을 칼로 새겼다. 태극기 형태와 사용 흔적 등을 살펴볼 때 1920년 전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인쇄기술을 이용하기 쉽지 않았던 일제강점기 시대에 태극기를 제작하는 시도 자체는 매우 위험했을 터다. 일본인들의 눈을 피해 태극기를 대량으로 찍어내는 데 사용된 이 목판은 3·1운동 당시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독립에 대한 의지로 똘똘 뭉쳤던 한민족의 의지를 보듬고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종로, 김상옥 의사 의거 96주년 기념식

    서울 종로구는 22일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김상옥 의사 의거 96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김 의사의 후손, 의열단 후손, 3·1운동 100주년을 기리기 위해 구성된 서울시 ‘시민위원 310’위원 등이 참석한다. 기념식은 김 의사 의거일인 22일 대학로 36-4 인근 지역에서 펼쳐진다. 이곳은 김 의사가 생을 마감하기 전 일본 군경 1000여명과 치열한 격전을 벌인 장소이다. 아울러 3·1운동 100주년 서울시기념사업회는 김 의사 의거 현장 기념 조형물 설치 구상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조형물 디자인은 김 의사가 맞은 총 11발을 상징하는 구멍 11개와 김 의사가 일본 군경들과 싸운 장면이 담긴 구본웅 화백의 시화첩 ‘허둔기’를 활용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우리 겨레에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는 김 의사의 행적을 널리 알리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광화문광장 3.7배 확대… 시청까지 지하 연결·GTX역 만든다

    광화문광장 3.7배 확대… 시청까지 지하 연결·GTX역 만든다

    세종문화회관 앞 차로 없애 보행성 회복 6만㎡ 규모… 역사·시민광장으로 재탄생 이순신 장군상·세종대왕상 이전도 추진 도시鐵 5개 노선 환승 초대형 역사 건설 1040억 투입… 서울시 “연말까지 공론화”차로 한가운데 떠 있어 ‘거대한 중앙분리대’로 전락한 광화문광장이 시민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올해 설계를 끝내고 2021년 5월 완공한다. 광장은 세종문화회관 앞 차로를 흡수해 3.7배 더 커진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런 내용을 담은 ‘딥 서피스(깊은 표면): 과거와 미래를 깨우다’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국제설계공모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CA조경기술사사무소 등 컨소시엄은 70대1 경쟁을 뚫었다. 광화문 광장이 지닌 600년의 역사성, 3·1운동부터 촛불혁명을 잇는 시민성, 지상과 지하를 이어 보행성을 회복하는 게 목표다. 먼저 지상을 비워 시민 일상에 돌려주고 지하를 연중 문화 이벤트를 선사하는 휴식, 문화, 교육, 체험 공간으로 채운다. 경복궁 앞에는 역사광장(3만 6000㎡), 역사광장 남측에는 시민광장(2만 4000㎡)이 자리한다. 역사광장 초입에는 지상과 지하를 잇는 선큰공간(지하층에 채광이나 접근성이 좋도록 입체적으로 조성한 구조)을 조성해 자연스럽게 시민들이 북악산의 녹음과 광화문 전경을 보며 역사광장과 만나게 한다. 지하에는 시청까지 350m를 연결해 1만㎡의 거대한 지하도시를 만든다. 광화문~시청~을지로~동대문 4㎞엔 지하보행로도 만든다. 설계공모 심사위원장인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은 “교통섬처럼 놓인 광장의 600년 역사와 현대 여러 사건까지 담으며 대한민국 중심 공간으로 상징적 가치를 잘 구현했다”고 평가했다. 광장 어디서든 막힘없이 북악산을 볼 수 있도록 이순신 장군상은 옛 삼군부 터(정부종합청사 앞), 세종대왕상은 세종문화회관 옆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나왔다. 박 시장은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사안이라 당선작 의견대로 될 일도 아니고 심사위원들 논의로 결정됐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연말까지 공론화를 거쳐 시민 의견을 충분히 존중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또 시청까지 이어지는 지하 공간을 활용, 광화문우체국과 프레스센터 사이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의 광화문 복합역사 신설을 추진한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 1·2호선 시청역, GTX-A,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까지 5개 노선이 합류하는 초대형 역사가 될 전망이다.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은 보류됐지만 역사를 되살리고 광화문~경복궁~북악산을 연결해 시민들에게 되돌려주는 계획은 이어진다. 일제 때 훼손된 월대(月臺·궁전 건물 앞에 놓는 넓은 단)와 의정부 터를 연내 발굴해 복원하고 월대 앞을 지켰던 해치상도 원래 위치인 광장 쪽으로 옮긴다. 정부서울청사 별관 앞 세종로공원 부지에는 클래식 콘서트홀을 새로 짓는다. 아울러 해치광장, 세종이야기, 충무공이야기 등 세 곳으로 나뉜 지하공간을 한데 합치는 작업도 벌인다. 사업에는 예산 1040억원(서울시 669억원, 문화재청 371억원)이 투입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광화문광장, 3.7배 키우고 지하도시 조성…세종·이순신 동상 이전 아이디어도

    광화문광장, 3.7배 키우고 지하도시 조성…세종·이순신 동상 이전 아이디어도

    2021년까지 1천억 투입 광화문광장 재구조화5개 노선 초대형 역사 조성…차로 절반 없애서울 광화문광장이 2021년까지 보행자 중심의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청에서 광화문까지 지하로 연결하고, 광화문광장 지하에 도시철도 5개 노선을 품은 초대형 역사가 생긴다. 세종문화회관 쪽 차로를 광장으로 편입해 광장 면적이 3.7배 늘린다. 또 광화문과장에 세종대왕상은 세종문화회관 옆으로, 이순신장군상은 정부종합청사 옆으로 이전하는 제안도 나왔다. 서울시는 21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국제설계공모전 결과를 발표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작품 ‘Deep Surface’(딥 서피스)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의 목표는 광장의 △600년 ‘역사성’ △3·1운동∼촛불혁명의 ‘시민성’ △지상·지하를 잇는 ‘보행성’을 계승·회복하는 것이다.이를 위해 당선작은 지상을 비우고 지하를 채우는 공간 구상으로 서울의 역사성을 지키고, 다양한 시민 활동을 품을 수 있게 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경복궁 전면에 3만 6000㎡ 규모 ‘역사광장’, 역사광장 남측에 2만 4000㎡ 규모 시민광장을 새로 조성하고, 기존 질서 없는 구조물을 정리해 광장 어디에서든지 경복궁과 북악산 전경을 막힘없이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당선작은 세종대왕상은 세종문화회관 옆, 이순신장군상은 정부종합청사 옆으로 이전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두 동상의 이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시민의견 수렴이라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충분히 논의해 이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상광장 바닥에는 종묘마당의 박석포장과 촛불 시민혁명 이미지를 재해석한 다양한 모양·크기의 원형 패턴을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종합청사 별관 앞 세종로공원 부지에도 클래식 콘서트홀을 건립하고, 광장변 건물 앞에도 테라스·바닥분수·미니공원 등을 조성한다. 지상과 지하는 계단식·개방형의 성큰(sunken)공간으로 연결되며 단차를 이용한 테라스 정원이 꾸며진다. 지하에는 서울시청까지 연결된 대형 ‘지하 도시’가 조성된다. 콘서트, 전시회 등이 연중 열리는 휴식·문화·교육·체험 시설을 설치한다는 구상이다.특히 서울시는 시청까지 이어지는 지하 공간을 활용해 GTX-A(파주 운정∼서울∼화성 동탄)의 광화문 복합역사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 1·2호선 시청, GTX-A는 물론 노선·선로를 공유하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용산∼고양 삼송)까지 총 5개 노선을 품는 초대형 역이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일제강점기 때 훼손됐던 월대(月臺·궁전 건물 앞에 놓는 넓은 단)와 현재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의정부’터 복원을 추진한다.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에는 서울시 예산 669억원, 문화재청 예산 371억원 등 총 1040억원이 투입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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