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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황증시, 내수깨우나

    활황증시, 내수깨우나

    주식시장 활황과 부동산업의 호조 등으로 소비경기가 회복됐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월급날이 몰리는 월말에 주식시장에 많은 자금이 유입되면서 증시는 더욱 탄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체감경기라 할 수 있는 숙박 및 음식업 생산은 여전히 마이너스(-)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어 본격적인 소비회복을 말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비스업활동 32개월만에 최고치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서비스업활동’에 따르면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월보다 5.6% 늘었다.2002년 12월 6.5%를 기록한 뒤 32개월만에 최고치다. 주식시장 호황 등에 따른 금융·보험업이 13.2% 늘어난 것이 큰 기여를 했다. 서비스업 생산 상승분 중 41%가 금융·보험업 덕이다. 금융·보험업은 지난 3,4월 감소세를 보인 뒤 5월 0.2%,6월 6.0%,7월 12.0% 등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증권 및 선물중개업을 뜻하는 금융관련 서비스업은 전년 동월보다 78.9%나 늘어났다. ‘8·31 부동산대책’ 직전임에도 부동산 및 임대업도 10.4% 증가했다. 부동산공급업이나 관리업, 임대업은 소폭 증가에 그친 반면 부동산 중개 및 감정업이 36.1% 늘었다. 내수경기를 대표하는 지표로 여겨지는 도소매업은 4.0% 증가율을 기록,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자동차 파업에도 불구, 자동차 판매가 전년 동월보다 25.2% 늘었고 백화점, 대형할인점 등의 종합소매는 3.2%, 인터넷쇼핑몰 등 무점포소매는 5.5% 증가하는 등 도소매 전반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증시는 ‘월말효과’ 내수회복의 시그널을 증시에서 찾을 수 있다면, 증시 호조의 ‘골든벨’은 월말에 적립식펀드와 변액보험이 울리고 있다. 직장인들의 월급날과 중소상인들의 현금 결제일이 몰려 있는 월말만 되면 두 금융상품을 통한 증시 자금이 급증하면서 주가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른바 ‘월말 효과’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8월까지 매월 적립식펀드의 하루 평균 증가액을 날짜별로 따지면 1∼10일에 717억원,11∼20일 827억원인 반면 21∼31일에는 1070억원이었다.”면서 “급여계좌에서 자동이체를 통해 펀드계좌로 돈이 빠져나와 증시에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같은 추세는 지난 5월 이후 더욱 뚜렷해졌다. 전문가들은 주식투자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이 경기회복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내수경기 회복이 위험상품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경기지표 호전 등을 감안할 때 주식상품의 자금 유입은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9월에는 26일부터 29일까지 4일동안 적립식펀드를 앞세운 투신권과 변액보험의 보험권은 8061억원을 순매수했다. 덕분에 종합주가지수는 4일 연속 상승하며 24.81포인트(2.05%)나 올랐다. 이 기간에 외국인이 4142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나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대한투자증권은 4·4분기 증시 전망을 통해 “4분기에는 가계의 과잉부채 조정 압력완화, 서비스업종 중심의 고용개선, 경기부양정책 효과에 따른 민간소비 회복, 기업들의 설비투자 개선 등으로 내수 회복세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찬 ‘아랫목’ 서비스업 11개 업종 가운데 숙박 및 음식점업은 경기회복 기대감에서 여전히 동떨어져 있다. 숙박 및 음식점업 생산은 0.2%가 줄어,11개 업종중 유일하게 감소세를 나타냈다. 구체적으로 보면 숙박업은 호텔업이 6.8% 증가하는 등 전체적으로 3.7% 늘었으나 음식점업은 0.9% 줄어들었다. 재정경제부 김철주 경제분석 과장은 “이 업종에 종사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통계청 문권순 서비스업동향 과장은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세이긴 하나 지난해 워낙 경기가 나쁜 것에 따른 반등 효과도 있다.”면서 “계절조정지수의 상승폭이 그리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소비회복이 본격화하는지 여부를 평가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오상훈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수가 증가세로 방향을 튼 것은 사실이지만 이 추세가 계속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 팀장은 “올 7·8월에는 무더위로 인한 냉방용품 구입, 재고가 많은 백화점들의 다양한 판촉행사를 통한 밀어내기,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석 등으로 소비특수를 가져온 요인이 많았다.”면서 “경기가 바닥에 이르면 조그마한 요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운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남북협력기금 감사 착수

    남북협력기금 감사 착수

    현대그룹이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의 ‘비리내역’을 공개하면서 김 부회장과의 ‘완전결별’을 선언했다. 김 부회장의 비리내역에 남북협력기금 유용이 포함됐다는 일부 주장은 일단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지만 감사원이 실태조사에 나서는 등 정부차원의 협력기금 감사가 불가피해졌다. 현대그룹은 30일 “김윤규 부회장이 비자금 조성 등으로 유용한 회사 공금은 11억 2000만원 정도”라면서 “하지만 대북사업 시스템상 남북협력기금은 현대아산 계좌를 통해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용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통일부도 “그동안 현대에 지원된 협력기금은 모두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수출입은행, 조달청 등을 통해 집행했기 때문에 협력기금을 유용했다는 주장은 법리적으로 성립될 수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지난 2001년 6월 한국관광공사에 남북협력기금 900억원을 대출했고,2002년 금강산 관광경비 지원에 215억원,2004년 12월 금강산 현지 도로 포장공사를 위해 27억원을 지원했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협력기금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에 감사원이 실태조사에 들어가는 등 정부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관계부처를 대상으로 협력기금 집행실태에 대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감사원은 “수집한 자료를 분석해 유용 가능성이 드러날 경우 협력기금 집행 및 사용실태 전반을 감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도 김 부회장의 회사 공금 유용의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내부 경영감사 결과 김 부회장이 조성한 비자금은 총 8억 2000만원으로 이 중 7억원은 금강산 지역의 공사비를 부풀려 허위 기재한 것이고 나머지 1억 2000만원은 현대아산 협력업체에 용역비를 과다지급했다가 돌려받는 방식으로 조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밖에 회사업무 수행과정에서 여러 가지 명목으로 3억원 정도를 유용했으며 전문경영인으로서 취하지 말았어야 할 부적절한 행동도 적발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그룹은 “이른 시일 내에 김 부회장 거취문제를 정리하겠다.”고 밝혀 김 부회장은 등기이사직과 부회장 직함마저 박탈당할 전망이다. 김수정 류길상 강혜승기자 ukelvin@seoul.co.kr
  • [2006년 예산안] 어디에 얼마나 쓰이나

    [2006년 예산안] 어디에 얼마나 쓰이나

    내년도 나라살림에는 ‘성장’과 ‘분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미래의 한국을 이끌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이나 인력양성에 집중 투자하면서도 교육·의료·사회안전망 등 사회적 양극화를 줄여나갈 수 있는 부분도 역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는 수송·교통·수자원 등 사회간접자본(SOC) 분야는 민간자본을 비롯, 다양한 재원을 활용키로 했다. ●성장동력 확충 R&D 분야는 올해보다 15% 늘어난 9조원을 편성했다.11개 분야별 예산 증감률 가운데 R&D 부문이 가장 많다. 구체적으로 과학기술진흥기금에서 국채 2700억원을 발행해 차세대 성장동력, 대형연구개발 실용화,21세기 프런티어사업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사업에 우선 지원한다. 신기술의 주도권 선점을 위해 기초·원천연구 비중을 24%로 높이고 첨단 핵심기술분야의 인력양성에 4035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지방 중소기업, 지방대학, 연구소 간의 공동연구도 지원한다. 교육 예산도 올해보다 5.1% 늘렸다.2단계 BK21 사업에 착수하고 지원규모를 3000억원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밖에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사업도 2400억원에서 2700억원으로 늘리고 산학연 협력체제 활성화 지원사업도 45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증액했다. ●양극화 해소 빈곤층 보호 확대를 위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19만명 늘려 162만명으로 확대한다. 가구원의 사망·사고 등으로 위기에 처한 가정에 신속한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긴급복지지원 제도도 도입한다. 차상위계층에 대한 지원도 늘려 차상위계층 12∼18세 아동 8만 7000명에 대해 의료급여를 적용하고 자활근로 사업도 올해 2만명에서 내년 3만명(948억원)으로 확대한다. 보육료 지원대상을 도시평균소득의 70% 이하 계층까지 확대하고 아동건강 지원도 238억원에서 370억원으로 늘린다. 지역아동센터는 902개소로 확충한다. 노인일자리를 8만명 수준으로 늘리며 치매·중풍노인을 위한 요양시설을 대폭 확충한다. 중증 장애인 장애수당을 월 7만원(127억원)으로 늘리고 장애인 생활시설도 62개소로 늘린다. 다가구 매입임대를 연간 4500호, 전세임대는 1000호 공급하고 전세자금 금리는 영세민은 2%, 근로자·서민은 4.5%로 낮춘다. 사회적 일자리 지원도 13만 4000명(2909억원)으로 늘리고 취약계층의 장기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60억원,3개 기업) 및 영세자영업자 직업훈련(5000명,62억원)을 신규 지원한다. ●국가안전 확보 국방비는 올해보다 9.8% 늘어난 22조 9000억원을 편성했다. 국방비 역시 평균 증감률보다 높다.F-15K 전투기,AEGIS 구축함 등 핵심전력을 강화해 전력투자비 비중을 33.9%에서 34.8%로 높일 예정이다. 첨단 무기체계 자체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사병내무반 개선을 229개 부대로 확대키로 했다. 공공질서·통일·외교 부문도 올해보다 13.8% 늘렸다. 개성공단 기반시설 구축에 547억원, 새터민(탈북자) 정착지원금에 431억원을 투입한다. 개발도상국 공적개발원조(ODA) 1910억원, 유엔 등 국제기구 분담금 1847억원을 편성한 것은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법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국민을 위해 국선변호나 법률구조에도 각각 350억원과 232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공공사업 토지보상비 작년 14조583억원

    공공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보상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사회간접시설과 국민편의시설 등 공공사업 시행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등이 보상하는 데 들어간 돈이 모두 14조 583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보상액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대를 돌파한 것이다. 매입 면적은 1억 5593만 1000㎡로 전년(1억 5689만 9000㎡)보다 줄어들었지만 비용은 오히려 68% 늘었다. 매입토지 중 중앙행정기관이 사들인 비용은 10조 1632억원으로 전년(5조282억원)보다 두 배 증가했다. 사업별로는 주택·택지사업용이 수도권 신도시 개발 확대 등의 영향 탓에 8조 2968억원으로 전년(3조 1440억원)보다 배 이상 늘었다. 도로용지 보상은 2조 5031억원에서 2조 9014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공업·산업단지, 댐 건설에 들어간 보상비는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토지보상 외에 지난해 손실보상 총액은 지장물 보상이 1조 4976억원, 영업보상 1841억원, 농업보상 1766억원, 어업보상 255억원, 이주대책 527억원, 기타 1899억원 등 16조 1950억원에 달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지자체 재산세 189곳 줄고 45곳 늘어

    지자체 재산세 189곳 줄고 45곳 늘어

    대다수 국민들은 올해 부동산 보유세를 지난해보다 덜 낸다. 그러나 땅부자들에게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로 인해 부동산 보유세금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행정자치부는 15일 “이달에 전국 234개 자치단체가 부과한 토지분 재산세 내역을 분석한 결과 작년보다 3527억원(21.7%) 감소한 1조 2756억원이 부과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부터 신설된 종합부동산세가 12월에 추가로 6100억원 정도 부과될 전망이어서 올해 토지분 재산세는 모두 1조 8856억원으로 지난해 1조 6283억원보다 15.8%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부과된 부동산 보유세는 모두 2조 6621억원이다. 지난해 3조 1735억원보다 5114억원(16.1%)이 적다. 특히 토지분이 3527억원이나 줄었다. 주택 보유세와 건축물 보유세도 각각 1584억원과 3억원이 줄었다. ●농어촌등 153곳 과표 감액조정 하지만 12월 땅 부자들에게 부과되는 6100억원과 집 부자에게 부과되는 900억원 등 모두 7000억원이 남아 있어 재산 관련 보유세 총액은 3조 3621억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5.9% 정도인 1886억원이 증가하는 셈이다. 종합부동산세는 주택의 경우 9억원 이상, 나대지 등은 6억원, 사업용 건축물의 부속토지는 40억원을 초과하면 대상에 포함된다. 재산세가 줄어든 것은 과표 현실화에 따라 세율을 하향조정했기 때문이다. 재산세는 낮은 세율(0.2∼0.5%)을 적용하는 반면 종합부동산세는 높은 세율(0.6∼4%)을 적용하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재산세 부과액은 전국 234개 기초자치단체 중 189곳에서 감소했지만 땅값이 크게 오른 파주, 연천 등 수도권 일부 지역과 행정중심 복합도시 등 개발예정 지역의 45개 지자체에서는 늘어났다. 광역자치단체로 볼 때는 부산 39.7%, 강원 38.7% 등 15개 시·도가 준 반면 제주도는 골프장 건설 등으로 9% 증가했다. 올해 한꺼번에 2년치 공시지가가 반영됨에 따른 대폭적인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가 올 공시지가 인상분의 50% 범위 안에서 과표를 감액토록 한 결과 농어촌을 중심으로 153개 지자체가 과표를 감액조정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에선 용산과 마포구를 제외한 23개 자치구 등 81개 지자체는 감액을 하지 않았다. 감액을 한 지자체 가운데 50%를 깎은 곳이 148곳에 이른다. 감액으로 인해 세금 손실은 모두 410억원으로 조사됐다. ●90일내 이의신청해야 내년엔 토지의 경우 공시지가 반영 비율을 현재 50%에서 55%로 5%포인트 올릴 예정이어서 토지 세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주택은 현재대로 50%만 적용할 예정이다. 이번에 부과된 토지분 재산세는 오는 30일까지 납부해야 하며, 이의가 있으면 고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이의신청이 가능하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정태수 前회장 또…이번엔 대학공금 72억 횡령

    전 한보그룹 총회장 정태수(81)씨가 또다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지난 1991년 ‘수서특혜비리 사건’과 97년 ‘한보비자금 사건’ 이후 세 번째다. 정씨는 95년 수서사건과 관련해 특별사면을 받고 2년 뒤 한보 사건으로 징역 15년형을 받았다. 하지만 2002년 지병을 이유로 형집행이 정지됐고 같은 해 12월 사면됐다. 당시 검찰은 정씨가 허위진단서를 돈을 주고 샀다고 밝혔다. 정씨는 곧 재기를 노렸다. 한보철강을 되찾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어 해외유전사업과 강원도 영월에 위락단지 개발사업에도 손댔으나 허사였다. 다음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강릉영동대학 교비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2003년 3월쯤 학장인 윤양소(52)씨를 시켜 자신이 소유한 서울 대치동 은마상가 일부를 서울로 실습나온 간호과 학생들의 숙소로 빌리도록 하고 임대료를 받는 방식으로 대학 공금 72억원을 빼돌렸다. 반대하는 전 학장 강모(67)씨를 내쫓기도 했다. 정씨는 이렇게 착복한 재산이 추징되는 것을 피하려고 조카 하모(39)씨에게 관리토록 했다. 그는 서울 종로구 가회동 저택을 며느리 이름으로 빌리거나 회사를 운영하는 데 수십억원을 썼다. 검찰은 그의 집안 금고 등에서 현금 27억원을 찾아냈다. 검찰은 정씨가 인천 땅 4만평을 담보로 30억원을 빌린 사실을 확인하고 국세청 등에 통보했다. 정씨와 그 일가는 현재 2440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대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은 12일 정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횡령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하씨를 구속기소하고 전 ㈜한보 대표이사 이용남(65)씨와 윤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현대차 협력업체 ‘사장만 배불린다’

    “배부른 자들의 집단이기주의로 지탄받는 현대·기아자동차 노조의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파업은 중소 협력 부품업체와 수많은 근로자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현대·기아차 협력업체 대표들이 현대·기아차 노조 파업의 부당성과 자신들의 생존권 위협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2일까지의 파업만으로도 1차협력 부품업체 3235억원,2∼3차 부품업체 1941억원 등 5176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재고 부담 때문에 잔업은 이미 철회했고 근로시간은 교육이나 잔디밭 풀 뽑기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이 보다 설득력을 가지려면 협력업체 내부의 ‘착취구조’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협력업체 직원들이 현대·기아차 노조원에 비해 턱없이 적은 임금으로 겨우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일부 사장들은 이익금을 연구개발 등에 투자하는 대신 상당부분 배당으로 챙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현대·기아차 협력업체에는 위아, 카스코, 다이모스, 본텍, 케피코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13개나 끼어 있어 ‘중소’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물론 자신의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해가며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들도 적지 않다. 6일 현대·기아차 협력업체협의회 등에 따르면 현대차의 1차 협력업체인 K사는 지난 2003년 순이익 15억원 가운데 1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순이익이 39억원이었던 지난해에도 10억원을 지급했다. 이 회사는 정모 사장이 지분 80%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정 사장은 2년 동안 16억원을 배당수입으로 챙겼다. 반면 70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급여는 2003년 16억원, 지난해 27억원에 그쳤다. D사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 112억원 가운데 무려 7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이모씨로 46.68%를 보유 중이어서 배당수익으로만 33억원을 받았다.D사의 나머지 지분도 이씨가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가 갖고 있기 때문에 70억원 전액이 이씨에게 지급된 셈이다. 반면 이 회사가 지난해 연구비에 투자한 금액은 한 푼도 없었고 500여 직원들 급여는 154억원으로 1인당 3000만원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또다른 D사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2003년 18억원 이익 가운데 7억원을, 지난해는 17억원 이익 중 5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하고도 3억원을 중간배당으로 추가했다. 이 회사 최대주주이자 사장인 이모씨의 지분율은 79.33%로 이씨는 2년간 12억원을 배당수입으로 받아간 셈이다. 반면 이 회사의 경상연구비는 2년간 6억 3000만원에 불과했다. 현대차 협력업체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노조원들은 파업으로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회사 역시 부품가 인하 등으로 타격을 피해간다. 협력업체 사장들도 두둑한 배당금을 챙겨가면 그만이기 때문에 죽어나는 건 직원들뿐”이라고 항변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함평농협 “농민 마지막 가는 길도 함께”

    농협이 농촌에서 장례 도우미로 나서더니 이번에는 장례식장까지 세워 농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전남 함평농협(조합장 옥부호)은 1일 도내에서 처음으로 함평읍내 대덕리에 편리한 시설을 갖춘 장례식장을 열고 서비스에 들어갔다. 농업인들이 이용하면 사용료의 절반을 깎아준다. 국가유공자나 일반인들도 20∼30% 할인해 준다. 특히 장례식장의 고질병인 수의 등 장례용품도 유족들이 선택해서 구입토록 해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이 장례식장은 시설면에서도 대도시 사설 장례식장에 못지 않다.27억원을 들인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연건평이 500평에 이르고 널찍한 주차장을 갖췄다. 1층에는 60평과 50평짜리 2개씩 접견실 4개가 있고 이 방마다 스팀 사우나가 작동된다.2층에는 유족들을 위한 가족 휴게실용으로 방 3개가 있고 빈소가 마련됐다. 또 고인의 일대기를 사진 등으로 편집해 문상객이 컴퓨터 화면을 통해 볼 수도 있다.그동안 함평읍내에는 사설 장례식장이 1곳에 그쳐 농업인들이 상을 당할 경우 시간 및 경제적으로 적잖은 불편을 겪었다. 옥부호 조합장은 “65세 이상 노령화 인구 비율이 전국 최고인 전남에서 농업인을 위해 봉사한다는 각오로 장례식장을 열게 됐다.”며 “상주 등 유족들이 늦게 도착하면 농협 직원들이 장례 업무를 대행하는 등 친절과 서비스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061)324-4444.함평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유명인 주주 기업 “실적 신통치않네”

    ‘경영 성적은 지명도순이 아니다(?)’ 가수와 영화배우 등 유명 인사들이 주주 등으로 참여하는 일부 기업들의 경영 실적이 공교롭게도 부진을 면치 못해 관심을 끌고 있다. 29일 상장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5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사회 유력 인사들과 연예인들이 대표이사나 주주로 참여하는 EG와 텔코웨어, 씨피엔, 삼호F&G, 어울림정보기술, 스펙트럼DVD, 여리 등은 올 상반기 실적 대부분이 감소했거나 적자를 기록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씨가 회장인 기초화합물 제조업체 EG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줄었다.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18.6% 감소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가 주주로 참여하고,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의 아들 한태씨가 대표이사인 이동통신 솔루션업체 텔코웨어는 매출액이 204억원으로 14.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7억원에 머물러 지난해 동기 대비 17.2% 급감했다. 천하장사 출신이자 방송인인 강호동씨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소프트웨어개발업체 씨피엔도 매출액이 24억원으로 11.0% 줄었고, 영업이익은 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LPGA프로골퍼 박지은씨가 4대 주주인 수산물가공 전문기업 삼호F&G는 매출액이 8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가수 조PD가 주주로 참여하는 네트워크 보안솔루션 제공업체 어울림정보통신도 매출액이 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8% 줄었고, 영업이익은 11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권상우와 이동건을 주주로 영입한 보안솔루션 전문 공급업체 여리도 매출액이 4억원으로 무려 77.4%나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3억원의 손실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외교문서 공개-베트남戰] 美, 파병비용 690만弗 ‘미군장비’로 떠넘겨

    [외교문서 공개-베트남戰] 美, 파병비용 690만弗 ‘미군장비’로 떠넘겨

    베트남전 참전에 대한 정당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당시 한국군 파병이 한국 경제 도약의 ‘동력’으로 작용한 것만은 분명하다. 26일 공개된 베트남전 관련 외교문서에는 우리 정부가 참전을 계기로 미국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더 지원받기 위해 전방위 외교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악착 같은 경제·군사외교,‘조금이라도 더’ 당초 우리 정부는 브라운 합의각서를 통해 한국군의 베트남 증파 선행조건으로 미국으로부터 차관 제공과 전쟁물자·용역의 한국 제공, 한국군 장비 현대화 지원 등을 약속받았다. 특히 1966년 10월24∼2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베트남전 참전 7개국 정상회담에 임하는 우리 정부의 각오는 각별했다. 회담 11일 전인 13일 외무부는 유양수 주필리핀 대사에게 긴급 타전을 했다. 필리핀이 이번 회의가 평화를 모색하는 회의처럼 생각하는 것은 잘못인 만큼 군사적인 정세의 검토 및 전쟁 노력의 강화 방안이 반드시 의제에 포함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베트남 사태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토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것만을 위해 정상회담이 소집됐다는 식의 해석에는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정부는 주최국인 필리핀이 제시한 회의의 가명칭인 ‘마닐라 평화회의(Manila Summit Peace Conference)’에서 Peace를 빼도록 훈령을 보냈다. 필리핀측이 마르코스 당시 대통령을 ‘아시아의 지도자’로 부상시키기 위해 베트남 사태의 평화적 해결에만 초점을 맞추는데 비해 베트남전에 따른 군사·경제적인 반대급부가 많은 우리 정부가 강한 거부감을 표현한 것이다. ●미측, 파병비용 정산방식 매끄럽지 못해 파병비용 등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구체적이고도 적극적인 입장과 달리 미측은 부대비용 등 일부를 매끄럽게 정산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브라운 각서에 근거해 1970년 7월부터 이듬해 6월30일까지 소요된 추가경비 690만 달러(당시 원화 27억 8700만원)를 현금으로 조속히 지급해 달라고 미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1972년 11월 주한미군에 훈령을 보내 미지급액 상당의 미군 잉여장비를 한국측에 이양하겠다는 답을 보내 왔다. 결국 수 차례 토의 끝에 우리측은 미측의 헬기 3대,U-21 경비행기 1대 등 430만 달러어치의 군 장비를 취득가의 56%로 계산해 넘겨받았다. 또 64만 달러어치의 전투식량(K-Ration)을 대미 채무변제시 상쇄키로 했으며, 잔액 200여만 달러는 미8군 재고훈련탄을 받기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합의했다. 베트남전 종전으로 미측이 부담해야 할 강제퇴역 한국군의 일시 퇴직금 27억원 가량도 한국측에 전달되지 않았으며, 파월장병의 귀국비용은 태국군에는 귀국 이후 2개월 분이 추가지급됐으나, 한국군에는 지급되지 않았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가계대출 증가 산업대출의 2배

    올 들어 상반기까지 기업 등 은행의 산업대출 증가액이 7조원이 채 안 되는 반면 가계대출은 2배가 넘는 14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투자를 꺼리고 있는 기업들이 추가로 돈을 빌릴 필요를 못 느낀데다 은행들이 경쟁하듯 주택담보대출에만 치중한 영향이 크다. 한국은행이 21일 내놓은 ‘2005년 상반기 예금은행의 산업별 대출금 동향’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은행의 전체 산업대출금 잔액은 296조 1514억원으로 지난해말에 비해 6조 8226억원(2.4%)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금 잔액은 290조 5873억원으로 14조 2607억원(5.2%)이 늘었다. 올 상반기까지 대출금의 증가액수나 증가율면에서 가계대출이 산업대출의 2배를 넘어섰다. 은행대출의 업종별 추세를 보면 건설·제조업은 호조를 보인 반면 숙박·음식점업(서비스업)은 부진해 은행 대출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대표적인 서비스업인 숙박·음식점업을 하는 사람들이 은행에서 빌린 돈은 올 상반기에 14조 3486억원으로 지난해말에 비해 6686억원(-4.5%)이나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에 5327억원(-3.4%)이 줄었던 것에 비해 감소폭이 더 커졌다. 소규모 식당이나 여관들이 영업난을 겪는데다 은행들이 신규대출을 억제하는 동시에 기존 대출금을 회수하는데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원인으로 보인다. 오락, 문화, 운동서비스업의 은행대출도 올 상반기중 28억원(-0.1%)이 줄어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반전했다. 반면 건설업 대출 잔액은 23조 5497억원으로 상반기중 1조 8657억원(8.6%)이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2조 2135억원이 감소했지만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투기열풍속에서 민간부문의 건설수주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제조업 대출 잔액도 117조 2194억원으로 4조 7985억원(4.3%)이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에 986억원이 줄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다단계 황금시장 열린다

    중국이 방문 및 다단계 판매의 황금 시장으로 다시 떠올랐다. 중국 정부가 올해 말까지 다단계를 포함한 상품·서비스의 직접판매 금지를 풀고 허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금지 조치 8년 만으로 미국 압력에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당시 서비스 및 유통시장 개방 등에 대한 이행 약속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중국 국무원이 이달 초 관련 법규의 초안을 마련한 데 이어 관계 당국간 최종 협의에 들어갔으며 올해 안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중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생활용품, 가전, 화장품, 건강식품 업체들간의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방문·다단계 판매 경쟁이 뜨거워지게 됐다. 신문은 그러나 직접판매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중국 정부가 각종 제약 조건을 명문화했다고 전했다. 우선 직접판매 허가를 받으려면 8000만위안(약 108억원) 이상의 자본금과 2000만위안(약 27억원)의 은행 예치금이 있어야 한다. 중소판매업체들의 난립을 막겠다는 조치다.또 중국내 제조시설과 서비스센터 설립도 필요 요건이며 방문판매원의 수수료율도 30% 이내로 제한했다. 허가는 하되 통제가능한 범위 안에 둬 시장 조절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와 전문가들은 조만간 국제관례에 따라 자본금이 낮아지고 중소업체들의 진입이 자유로워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998년 4월 미국 정부의 격렬한 반대 속에서도 다단계판매 등 직접판매를 불법화하는 조치를 단행했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시공능력평가 삼성물산 1위

    건설시공능력 종합평가에서 삼성물산이 지난해에 이어 2년째 1위를 차지했다. 건설교통부는 일반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 설비업체 등 4만 6623개 업체를 대상으로 공사실적, 기술능력, 재무상태 등을 종합 평가해 금액으로 환산한 결과, 삼성물산이 5조 9360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2위는 주택 건축 실적에서 두각을 드러낸 대우건설(5조 4609억원)이 올라섰다. 지난해 1위 자리를 삼성물산에 내줬던 현대건설(5조 3712억원)은 대우에도 밀려 3위로 내려 앉았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여러가지 평가 요소를 돈으로 단순 합산함으로써 건설업체의 경쟁력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시공능력을 왜곡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나머지 10위권은 ▲대림산업(4조 7318억원)▲GS건설(4조 3504억원)▲현대산업개발(4조927억원)▲포스코건설(2조 6276억원)▲롯데건설(2조 4544억원)▲금호산업(1조 6375억원)▲두산산업개발(1조 5913억원)순으로 나타났다.10위권 순위는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변하지 않았으나 타이어부문을 분할한 금호산업이 지난해 17위에서 8계단 상승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은행들 “이젠 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중은행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예대마진도 줄어드는 등 소매금융의 활로가 꽉 막히자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나 부동산 개발, 인수금융 주선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PF는 은행이 담보를 바탕으로 자금을 대출해주는 것이 아니라 개발 사업의 수익성과 미래의 현금흐름을 분석해 대출 등의 방법으로 금융을 주선하는 것을 말한다.●줄 잇는 PF 주선국내 PF는 그동안 산업은행과 국민은행의 양강체제였다. 시중은행들은 산업은행이 주선한 SOC 사업에 보조 투자자로 참가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산업은행이 손을 대지 않는 부동산 투자에 발빠르게 참여하고 있고,SOC 사업의 주관 금융사로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13일 기업은행과 함께 인천대교 민간투자사업의 금융주선을 완료했다. 국민은행은 이 사업에 7827억원의 프로젝트 금융을 담당한다. 이 은행은 올 상반기에만 14건,3조 8480억원에 이르는 PF를 주선해 지난해 상반기보다 무려 3조원 이상 많은 약정액을 올렸다. 국민은행은 9월에는 5000억∼1조원 규모의 SOC 인프라 펀드도 설립할 계획이다. 지난달 송도신도시 개발사업에 1조 5000억원 규모의 PF를 주선한 우리은행도 올 상반기에만 15건의 사업에서 3조 6247억원의 약정액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실적은 2조 3300억원이었다. 우리은행은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리조트 개발 등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지난해 상반기 PF 주선 실적이 5664억원에 불과했던 조흥은행은 올해에 벌써 27건,4조 260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치열해지는 PF 싸움시중은행들이 PF 사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풍부해진 여유자금을 굴리는 데는 PF만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은행이 PF 부실률 0%를 기록하고 있어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 대출보다 훨씬 안전하다. 더구나 대출 이자는 물론 각종 취급수수료나 지분참여를 통한 개발이익까지 노릴 수 있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민간유치투자(BTL) 사업이 본격화되고, 신분당선 전철사업, 용인서울고속도로 건설사업, 판교 신도시 개발사업 등의 PF 주선금융기관 선정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리은행 PF팀 관계자는 “5000억원짜리 하나만 따내도 실적 순위가 뒤바뀐다.”면서 “앞으로 기업도시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를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금융권 경쟁 전체의 판도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Zoom in 서울] 세금 체납 1조 1600억 가압류

    서울에서 지방세를 내지 않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신용불량자로 등록돼 금융거래가 제한된 시민은 지난해까지 4년간 4만 4486명이며, 가압류 금액만도 1조 16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2001∼2004년 자동차세와 재산세, 종합토지세, 주민세, 취득세, 등록세 등 세금을 체납한 경우는 모두 17만 1510건에 액수로는 7699억원이다. 월급 통장이나 보험금 등 금융거래액을 제한한 금액이 전체체납액보다 휠씬 많은 셈이다. 체납세를 환수하는 업무를 맡는 서울시 ‘38기동팀’이 징수한 실적은 지난해 12월 현재 7만 7360건에 4772억원으로 체납액의 62%에 이른다.여기에는 결손처분 3만 9558건에 3152억 5289만원, 감액처분 1370건에 343억 6200만원이 포함됐다. 실제로 돌려받은 세금은 3만 6432건에 1275억 6400만원에 그친다는 결론이 나온다. 전체 액수의 16% 정도다. 서울시는 세금을 납부기간내에 내지 않으면 체납자에게 독촉장을 보내고 그래도 응하지 않으면 ‘정밀실태조사→재산압류·공매→금융재산압류→신용정보등록→결손처리’라는 5단계 절차를 밟는다. 서울시가 이 기간에 강제조치한 내역을 살펴 보면 신용불량등록이 4만 4486건,1조 1602억원 이외에 재산압류 8만 1146건에 7227억원, 검찰고발 353건에 290억원, 부동산·차량 공매 1만 3468건에 186억원, 출국금지 42건에 77억원이었다. 체납 세금을 효율적으로 돌려받기 위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신용정보등록에 따른 경제활동 제한 등 권익침해의 소지는 많아지는 반면 실제 환수할 수 있는 세액은 그다지 많지 않아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선의의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 분할납부 근거를 명확하게 해 납세자의 부담을 줄여주고, 상습체납자를 막기 위해 5000만원 이상을 체납할 경우 출국금지조치하는 등의 규정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각종 내부정보와 전문인력을 동원해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가는 사회 지도층에 대해서는 명단 공개를 허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인천에 물류특성화고 설립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영종지구에 전국 최초로 물류 전문 특성화 고교가 설립된다. 25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국제물류 실무능력과 외국어 회화능력을 갖춘 물류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영종정보고를 물류 특성화고로 지정, 오는 11월 전기 우선전형, 특별전형 등을 통해 내년도 신입생을 선발키로 했다. 이에 따라 영종정보고는 내년 3월 학교 명칭을 ‘인천국제물류고’로 변경, 현재의 항공사무과, 항공유통과 등 2개 과를 국제물류과로 통·폐합하게 된다.입학 정원은 현재 68명에서 90명으로 늘리고, 학급수도 학년당 2학급에서 3학급으로 확대한다. 교육은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 중심으로 이뤄지고, 대학과 물류 관련 기업과의 산학협력 등 실무 중심으로 운영된다. 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2008년까지 총 27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게 된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고유가·저환율에 삼성전자도 ‘고전’

    고유가·저환율에 삼성전자도 ‘고전’

    ‘초일류 기업’이라는 삼성전자도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IT(정보기술)경기 침체 등 대내외 악재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4분기 영업이익 1조 6496억원, 매출액 13조 5880억원, 경상이익 1조 8616억원, 순이익 1조 6945억원을 달성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작년 동기(3조 7300억원)보다 무려 55.8%, 올해 1·4분기(2조 1500억원)보다는 23.3% 감소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환율 하락으로 전분기 대비 20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2·4분기 1조 72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포스코에 이익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순이익은 작년 동기(3조 1300억원)대비 45.8% 감소했지만 삼성카드 지분법 평가익(300억원) 등의 영향으로 지난 1·4분기(1조 4900억원)보다는 13.1% 늘었다. ●반도체가 버텨낸 1조 6000억원 반도체 부문은 D램 및 난드플래시의 가격 하락으로 고전했지만 매출 4조 1700억원, 영업이익 1조 1000억원을 유지했다. 반도체의 이익이 전체의 67%를 차지할 정도였다. 정보통신 부문은 영업이익이 53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100억원이나 줄어들었다. 경쟁이 치열한 북미시장 비중이 커지면서 마케팅 비용 등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수출가격도 1·4분기 182달러에서 176달러로 떨어졌다. 휴대전화 판매량은 2440만대로 상반기 4900만대를 기록, 올해 목표 1억대는 무난할 전망이다. 지난해 2·4분기 8000억원의 이익을 냈던 LCD 부문은 가격하락이 계속되면서 127억원의 영업이익에 만족해야 했다. 소니와의 7세대 LCD 합작사인 ‘S-LCD’는 1500억원의 적자를 냈다.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500억원의 적자로 5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다만 해외 생산 비중(수량기준)이 89%까지 높아져 연결기준으로는 이보다 실적이 좋을 것으로 전망됐다. 디지털미디어와 함께 늘 적자에 허덕이던 생활가전은 에어컨, 양문형냉장고 등의 판매 호조로 5분기만에 이익(300억원)을 내는 ‘깜짝쇼’를 연출했다. 매출액(1조원)도 전분기보다 27%나 늘어났다. ●분기 이익 2조원대를 향하여 삼성전자는 지난 2003년 2·4분기 2조 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뒤 줄곧 분기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4·4분기 1조 5300억원으로 주춤했지만 특별상여금(7000억원)을 감안하면 2조원을 넘었다. 이번 2·4분기 실적은 2년만에 영업이익이 1조원대로 추락한 것이지만 3·4분기에는 곧바로 2조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 주우식 IR팀장은 “좋다, 나쁘다는 수준을 넘어 하반기에는 전 사업부문에 걸쳐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 전무는 “반도체는 최근 D램 계약가격이 5% 오르는 등 6월 이후 급속도로 좋아지고 있고 난드플래시의 경우 하반기 물량이 이미 ‘소진’됐을 정도로 폭발적인 수요증가가 예상된다.”면서 “휴대전화도 하반기에 신제품이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판매가가 오르고 환율도 최근 오르고 있어 전망이 좋다.”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이날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을 2조 900억∼2조 3000억원으로 예상,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클릭 이슈] 태안 기업도시 제동 건 “농지는 개발 성역” 논란

    [클릭 이슈] 태안 기업도시 제동 건 “농지는 개발 성역” 논란

    각종 개발사업으로 토지수요가 늘면서 농지 전용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농지를 활용해 기업도시나 신도시를 건설하자는 주장과 우량농지 전용은 허용할 수 없다는 농림부의 입장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쌀도 남아도는데 이제는 농지를 풀어 활용도를 높이자.”는 측과 “아무리 쌀이 남아돌더라도 전략적인 측면에서 우량농지는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갈수록 높아지는 농지개발 압력 지난 8일 기업도시 시범사업 평가에서 농지전용 문제로 급제동이 걸린 충남 태안지역이 대표적인 예다. 태안군과 현대건설이 추진해온 ‘태안 기업도시’는 기업도시위원회의 평가결과 대부분의 항목에서 1,2위를 차지했지만 농지 전용문제로 ‘1개월 후 재심사’ 판정을 받았다. 태안기업도시 신청지역 470만평 중에는 100여만평의 우량농지가 포함돼 있다. 농림부는 이들 농지를 골프장 등을 짓는 관광레저형 용도로 변경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시비 우려도 제기한다. 농지 전용을 둘러싼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동아건설이 827억원을 들여 매립한 인천 동아매립지의 경우 동아건설측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농지전용을 요구했으나 농림부는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땅은 487만평 규모로 지난 99년 공공기관인 농업기반공사가 6355억원에 사들이면서 용도변경이 허용됐다.313만평을 토지공사가 평당 30만원씩 모두 9119억원에 사들여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개발중이었기 때문이다. 사기업은 안 되지만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농지전용은 허용된 셈이다. 이밖에 아산 신도시내 우량농지 70여만평의 용도 변경도 농림부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농지도 이제는 활용하자 농지 전용을 주장하는 측은 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외국산 쌀 수입 등으로 쌀이 남아도는 만큼 농지를 과감히 풀어 활용도를 높이자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우리 국민 1인당 평균 쌀 소비량은 82㎏으로 2000년(93.6㎏)보다 12.3%나 감소했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태안군과 현대건설은 서산간척지 3000여만평 가운데 470여만평만 기업도시 부지로 쓰고 나머지는 농지로 활용하겠다며 농지 전용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부남호의 수질이 5등급으로 농업용수로 사용하기에도 부적합한 실정이어서 관광레저도시 건설을 전제로 부남호 수질을 2등급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제안해 둔 상태다. 특혜 시비에 대해 태안군은 개발이익의 100%를 회수해 부남호 수질 개발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1일에는 태안군민들이 과천청사 앞에서 농지전용 반대의사를 표명한 농림부를 대상으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번 밀리면 8600만평 잃는다 농림부도 농지전용의 필요성을 원천적으로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또 태안 농지일부 전용의 타당성에 대해서도 수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농림부가 농지 전용을 반대하는 것은 서산 간척지 일부의 농지전용을 해줄 경우 다른 지역에서도 똑같은 민원이 뒤따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농림부 장태평 국장은 “전국에서 2만 7000여㏊(8600여만평)의 매립지에 대한 용도변경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만약 태안지역의 농지전용을 허용해 주면 다른 지역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농지를 풀더라도 좋지 않은 농지부터 푸는 것이 순리지 우량농지를 푸는 것은 순서가 아니다.”면서 “이곳은 농업특구로 활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농지 전용에 대해 이제는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시점이라고 말한다. 갈수록 쌀 소비량은 줄어들고, 쌀 시장 개방으로 외국산 쌀이 밀려드는 상황에서 우량농지라고 해서 묶어 두기만 하는 것은 시대흐름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각종 개발 사업 등으로 농지 전용 요구가 늘어나는 만큼 이번 기회에 정부가 사업목적이나 농지의 상태 등을 감안, 농지 전용에 대한 원칙을 세워 기준에 따라 처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낮은소리] 임대차보호법 소외 목욕업종사자 운다

    [낮은소리] 임대차보호법 소외 목욕업종사자 운다

    부산 A찜질방에서 목욕가운 대여와 일회용품을 판매하던 이모(36·여)씨는 영업 8개월만인 지난해 3월 찜질방 부도로 보증금 1억 5000만원을 몽땅 날렸다.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걸었던 이씨의 집은 결국 남의 손에 넘어갔으며, 현재 전셋집에 살고 있다. 이 찜질방에서 이씨와 같은 피해를 당한 종사자들은 모두 15명. 이들이 날린 보증금은 무려 14억 5000만원에 이른다. 김모(55·여·서울 구로구)씨의 사정은 더욱 딱하다. 지난 2003년 8월 서울 B사우나에 보증금 1억 8000만원을 걸고 목욕관리사(일명 때밀이)로 일한 그녀 역시 지난해 6월 부도로 인해 보증금을 고스란히 날렸다. 김씨는 시집간 딸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고 친척들에게 융통한 돈으로 보증금을 마련했으나 돈을 날리는 바람에 저당잡힌 딸 집이 경매에 넘어갔다. 결국 딸은 이혼 위기에 처해 있으며, 자신은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다. 최근 찜질방이나 사우나 등 목욕장업이 대형화되면서 목욕관리사 등 목욕업 종사자들에 대한 보증금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이들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은 자신들이 일하던 업장이 경영악화 등으로 문을 닫거나 부도날 경우 자신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보증금을 고스란히 날린 채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목욕업은 신고만 하면 누구나 영업 가능 현행 목욕탕업은 신고제이다. 따라서 관할구청 등에 신고만 하면 누구나 영업을 할 수 있다.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탓에 한집 건너 찜질방이 생기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찜질방수는 2500여개로 추산되고 있으며 300∼400평의 소규모 찜질방은 대형 찜질방에 밀려 문을 닫는 추세다. 하루에 2개 정도 생기고 1개 정도가 폐업한다. 덩달아 목욕업 종사자들도 크게 늘었다. 전국적으로 20만명이 목욕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시청 주변에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P찜질방 등 세 곳이 있었으나 한 곳은 얼마전 건물주의 부도로 문을 닫았다. 걸어서 10분 이내인 곳에 두 곳의 대형 찜질방이 현재 영업을 하고 있다. 목욕업 종사자들의 권익보호에 힘쓰고 있는 한국노총 부산경남일반노조 이승섭 위원장은 “현재 전국적으로 목욕탕, 사우나, 찜질방은 2만 3000여개에 달하며, 여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목욕관리사(6만∼7만명), 식당, 스낵코너, 주차장, 구두닦이, 스포츠마사지사, 손톱관리사, 이발사 등 20여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목욕업 종사자 크게 늘어 목욕업 종사자는 늘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찜질방간 치열한 경쟁으로 하루에도 몇 곳씩 문을 닫아 이들이 투자한 보증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게다가 목욕업 종사자 취업을 미끼로 한 브로커들도 판을 치고 있다. 한국노총 부산경남일반노조가 파악하고 있는 부산지역 브로커는 200여명, 전국적으로는 1000여명이나 된다. 목욕탕 부도로 3000만원의 보증금을 떼인 박모(47·여)씨는 “찜질방 업주와의 계약은 상가처럼 임대차계약에 따른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용역계약 형태에 불과해 부도 이후 경매가 시작되면 종사자들은 강제로 쫓겨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학원들의 횡포도 심각 외환위기 등으로 직장에서 쫓겨난 사람이나 가장의 실직 등으로 가계를 떠맡게 된 주부 등이 목욕관리사로 나서면서 이들을 가르치는 사설 학원들도 여러 곳 생겨났다. 그러나 일부 학원들은 체계적인 교육은 뒷전인 채 고액의 수강료만 받아 챙기고 있다. 또 목욕탕 때밀이 취업 보장명목으로 소개비조로 따로 거액의 알선료를 요구하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 지난해 경남 마산시의 H목욕관리학원 김모 학원장은 취업생들로부터 취직을 미끼로 수억원을 편취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 E피부관리학원장인 오모(52)씨도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낸 뒤 찾아온 사람들로부터 1인당 100만원씩 6년여간 27억원의 알선료를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해 경찰에 구속됐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한 목욕탕에서 목욕관리사로 일하고 있는 김모(44)씨는 “목욕관리사가 보증금을 내고 일을 한다는 것은 이 업계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큰 대형 찜질방이나 물좋은 사우나 등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수억원대의 보증금이 필요하고, 이마저도 브로커의 도움 없이는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상가임대차 보호법에 포함시켜야 목욕종사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현재로서는 없다. 업장주와 용역자간에 제대로 된 계약서가 없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소송을 해도 민사밖에 되지 않는다. 즉 업주가 배상할 금전적인 여유가 없으면 보증금을 받아 낼 길이 없다. 일부 악덕업주들은 이같은 법의 맹점을 교묘히 악용해 고의부도를 내고 잠적하는 등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따라서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공증 또는 확정 일자를 받는 방법과 건물의 주인이 찜질방 업주인지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또 과다한 용역을 유치하는 곳에 들어가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약자인 이들이 공증 등의 법적 보호장치를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건물주나 업장 주인들은 공증 또는 현금보관증 등은 아예 해주지 않고 있어 약자인 용역자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위원장은 “업주들이 사실상 때밀이 등 용역업자들로부터 권리금이 아닌 보증금 형태로 돈을 받는 이상 임대차보호법에 목욕업장 안의 이발코너, 때밀이코너, 식당코너 등을 포함시키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목욕도우미 아줌마 “남편 일못해 10년간 생계책임 보증금 받기전엔 못나가” “보증금을 받기 전에는 절대 못 물러납니다.” 목욕 도우미 경력 10년의 김재순(52·여)씨는 지난달 한 통의 내용증명서를 받았다. 한때 자신이 일했던 찜질방의 새 주인이 보낸 것으로 개인 사물함에 넣어둔 목욕장비와 옷가지 등 짐을 모두 치우라는 내용이었다. 글 말미에는 기한 내에 치우지 않을 경우 보관료를 받겠다는 경고성 내용도 들어있었다. 김씨는 통보기간이 지났지만 아직 사물을 비우지 않고 버티고 있다고 했다. 지난 2003년 10월 2500만원의 보증금을 걸고 부산 해운대의 한 찜질방에 목욕도우미로 취직했던 그녀는 6개월이 채 되지 않아 찜질방이 부도나는 바람에 그만둬야 했다. 결국 이 찜질방은 3∼4차례 경매를 거쳐 최근 새로운 주인에게 넘어갔다. 10여년전 남편이 건강문제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되자 생계를 책임지게 된그녀는 목욕도우미로 나섰다. 김씨는 당시만 하더라도 그런대로 수입이 짭짤했다. “일은 힘들었지만 월수 200만∼300만원의 수입을 올렸지요.” 당시에는 보증금 제도도 없어 그저 하루 청소비조로 1만원 정도만 목욕탕 주인에게 주면 됐다고 한다. 그런데 7∼8년전 찜질방문화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목욕탕도 대형화되자 보증금제도가 생겨났다. 김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자리를 부탁한 소개업자는 놓치기 아까운 일터이니 보증금을 걸고 일을 하라고 등을 떼밀었다. 모아놓은 돈이 없던 김씨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 보증금을 걸었다. 물론 업장 주인과는 보증금과 관련한 계약서도 작성했다. 그러나 이 계약서는 법적으로는 아무런 효력이 없는 휴지조각에 불과했다. 몸이 아파 시골에 휴양차 갔다가 얼마전 집으로 왔다는 김씨는 “있는 사람들에게는 (보증금이)적은 돈일지 몰라도 저한테는 큰돈”이라며 일부라도 돌려받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뾰족한 수가 없어 한숨만 내쉬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찜질방이란 어떤곳- 마사지·미용실까지… 하룻밤 숙식 인기 목욕문화가 번창하면서 급속하게 번진 찜질방이 이제는 어엿한 휴식공간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연휴 때면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가족단위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일반 직장인들은 퇴근 후 찜질방에서 동호회 모임을 갖는 등 찜질방 문화도 점차 다양화돼 가고 있다. 또 지역에서 출장온 사람들의 하룻밤 숙식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찜질방들도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다.10여년 전에는 소규모 형태였으나 최근에는 몸에 좋다는 맥반석, 옥, 은 등 테마별로 각 방을 만드는 등 그 규모가 수백평에서 수천평에 달한다. 또 실내에는 스포츠마사지실, 발마사지실, 피부미용실, 목욕탕, 식당, 헬스장 등 각종 부대시설을 설치, 손님들이 ‘원스톱 휴식과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처럼 찜질방이 인기를 끌자 재래시장, 오피스 빌딩, 역세권, 아파트, 유흥가 주변 등 사람의 왕래가 잦은 곳에 신축하는 빌딩에는 어김없이 찜질방이 들어선다. 이같은 찜질방 하나 만드는 데 들어가는 돈은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며 일부 비용은 목욕관리사 등의 보증금으로 충당한다. 그러나 최근 경기불황 등으로 영업난이 심화되자 문을 닫는 업소들이 줄을 잇고 있고, 여기에 종사하고 있는 용역업자들도 덩달아 피해를 입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대북 중대제안 공개] 평화적 에너지 ‘당근’… 北核해결 ‘묘수’

    정부가 12일 공개한 대북 ‘중대제안’은 1차적으론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고육책이지만, 중장기적으론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남북 경제·사회 네트워크 작업이란 점에서 적지 않은 의의를 지닌다. 정부는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에 이은 남북 전선망 구축으로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고 마침내 연착륙하게 한다는 복안을 깔고 있다. 그러나 새 발전소 건설 및 운영비용을 빼고도 선로건설과 변환설비에만 1조 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재정 지원을 놓고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야 하는 게 과제로 남아 있다. 여기에 북한의 수용 여부, 북한의 핵 동결·폐기 이행 과정에서의 신뢰 문제, 금호지구 경수로 건설 포기로 인한 국력 낭비 논란 등 ‘산넘어 산’이다. ●한반도 평화 구축의 전기? 전문가들은 정부의 ‘중대 제안’이 “한반도 비핵·평화적 에너지 공급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로드맵”이라며 일단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에너지는 한국이, 체제보장은 미국이, 식량 등은 주변국이 공동 지원하는 실용적인 안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우리측의 제안을 들은 이후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로 6자회담에 복귀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핵문제 해결의 탄력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다. ●북한이 수용할까.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이 “신중하게 생각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전력 공급은 사실 북한이 간절히 원하던 부분이고 200만 ㎾는 북한의 부족분을 거의 해소할 정도의 규모이긴 하다. 그렇지만 남한이 전력을 송전, 통제할 수 있는 방식이어서 대남 의존도는 높아지게 돼 북측이 수용하기가 쉽지 않은 대목이다. 이 때문에 세부 협상이 시작됐을 경우 북한이 자신들이 통제할 수 있는 화력발전소를 건설하거나 북측지역의 수력발전소 운영을 도와달라는 식의 다른 요구를 해올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동안 중단된 경수로 건설 사업의 재개와 즉각 사용할 수 있는 중유 공급을 요구해 왔다. ●제네바 합의 재판될까 또다른 문제는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폐기를 선언하는 합의문에 서명한 뒤 송전 건설 사업이 진행되는 도중에 불거져 나올지도 모르는 변수다. 동결과 사찰 검증 등 수년간의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하는 핵폐기 과정에서 북한측이 다시 약속을 어길 경우를 상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남북간 신뢰가 쌓이면서 북한이 경제 위기 국면전환을 하게 되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란 게 정부의 희망 섞인 기대이긴 하지만 속단키 어렵기 때문이다. 핵협상이 더디게 진행될 경우 미국과 우리 정부와의 마찰도 우려된다. 미측은 일단 이번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전력이 ‘전략물자’란 점에서 화약고를 안고 있는 셈이다. ●11억 2000만달러짜리 구덩이? 정부는 이번 중대 제안으로 그동안 ‘인공호흡기’를 꽂고 있던 경수로 건설 사업에 ‘사망선고’를 내렸다.2003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한·미·일·EU가 참여하는 KEDO는 95년 3월에 출범했다. 총 50억 달러 가운데 한국이 공사비의 70%인 35억달러, 일본 10억달러, 미국은 중유 등을 맡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2002년 10월 미국이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의혹을 제기하면서 중대 고비를 맞았고 2003년 8월에 개최된 6자회담 직후인 2003년 12월 1일 공사가 중단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오는 11월 연장 시한을 맞게 돼 사실상 11월 폐쇄를 공식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또 정부는 경수로 분담금 중 남은 24억달러 범위 내에서 전력 공급 비용을 충당한다고 밝혔지만 이 돈을 어떻게 조달할지는 앞으로의 과제다. 이미 집행한 11억 2000만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99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총 2조 2527억원의 국채를 발행했고, 이 가운데 6672억원을 상환했을 뿐이다.KEDO 역시 차관 방식으로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약 13억달러, 일본국제협력은행으로부터 약 4억 5000만달러의 빚을 내 비용을 조달했다. 경수로 계획이 백지화될 경우 이 빚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가 또다른 문제로 부각될 수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금호지구 경수로 발전소 부지의 향후 용도에 대해 “앞으로 북핵문제가 완전 해결되고 이후 국제사회의 신뢰와 협력을 얻어 남북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시설로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지만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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