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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애국지사 이홍근 선생 별세

    일제강점기 광복군에 입대해 항일운동을 했던 애국지사 이홍근 선생이 12일 별세했다. 81세. 이 선생은 1928년 평안북도 선천에서 태어나 광복군 제3지대에 입대해 독립운동을 했다. 6·25전쟁 후 육군 제28사단 연대장과 32사단 부사단장, 육군본부 인사참모부 연금 사무처장을 지냈다. 1963년에는 대통령표창, 1990년에는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유족은 아들 기대씨 등 1남3녀. 빈소는 강남성모병원. 발인은 15일 오전 8시. (02)2258-5969.
  • 배순남·황차순씨 등 19명, 31회 ‘장한 어머니상’

    배순남·황차순씨 등 19명, 31회 ‘장한 어머니상’

    대한민국 전몰군경미망인회가 주관하는 ‘제31회 장한어머니상’ 시상식이 11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지난 1979년부터 시상한 ‘장한 어머니상’은 전몰군경의 부인으로 본보기가 되는 회원에게 주는 상이다. 올해는 배순남(왼쪽·73)씨, 황차순(오른쪽·77)씨 등 19명이 받는다. 배씨는 6·25전쟁 때 강원 철원 전투에서 중상을 입은 후 1965년부터 1987년까지 22년 동안 식물인간이었던 남편을 간호하며 4남매를 훌륭히 키웠다. 황씨는 6·25전쟁 때 부상한 남편과 중풍으로 쓰러진 시어머니를 봉양하고 2남3녀의 자녀와 어린 조카 3명을 잘 키웠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안목단(73·서울 용산) ▲문무연(81·부산 기장) ▲고질순(74·인천 남구) ▲손상임(72·대전 동구) ▲배순남(73·대구 남구) ▲박순금(71·광주 남구) ▲황차순(77·울산 중구) ▲오무진(81·경기 부천) ▲박월선(71·강원 춘천) ▲구춘자(68·충북 충주) ▲김성환(68·충남 아산) ▲전화옥(80·전북 익산) ▲신병수(75·전남 곡성) ▲이옥순(72·경북 경산) ▲장환금(71·경남 밀양) ▲강중열(79·제주 애월) ▲김업자(56·대전 중구) ▲최내문(58·경기 구리) ▲김혜순(83·서울 송파)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전쟁중 서울신문 등 4대신문 LG상남언론재단 영인본 출간

    전쟁중 서울신문 등 4대신문 LG상남언론재단 영인본 출간

    한반도의 비극, 한국 전쟁 당시 남북한 언론은 작은 전쟁을 벌였다.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28일 북한군이 서울을 완전히 점령하자 서울신문,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 남한 4대 신문은 곧 자취를 감췄다. 이후 북한 정권이 발행하는 조선인민보와 해방일보가 등장했다. 9월28일 국군과 유엔군이 서울을 탈환하자 10월1일자 서울신문을 시작으로 남한 신문들이 속간됐다.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했던 약 3개월 동안 남한 언론인 249명이 강제로 북으로 끌려갔고, 36명은 죽임을 당하기도 했다. 이듬해 1·4 후퇴 때에도 남한 신문은 두 번째로 신문을 발행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지만, 피란지에서 신문을 발행했고, 전쟁 기간 내내 한국 전쟁의 참상과 전황, 휴전회담과 포로교환, 반공포로 석방 등의 뉴스를 보도했다. LG상남언론재단(이사장 유재천)이 ‘6·25전쟁기간 4대신문-경향신문,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의 영인본을 출간한다. 각 언론사 마다 3권씩 모두 12권, 8600여쪽에 달한다. LG상남언론재단은 오는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번 영인본 출판 기념회를 갖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씨줄날줄] 오버비 21년/박정현 논설위원

    6·25전쟁을 소재로한 할리우드 영화는 별로 많지 않다. ‘원한의 도곡리 다리’ ‘야전병원 매시’ 등 손에 꼽을 정도다. 로버트 알트먼이 1970년 만든 야전병원 매시는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주한 미국 육군 이동병원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다. 하지만 영화는 실제로는 베트남을 무대로 하고 있어 한국인들에게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주한상공회의소(암참) 태미 오버비(51) 대표가 그제 이 영화를 떠올렸다. 그가 1988년 AIG 한국지사 근무를 위해 한국땅을 처음 밟았을 당시만 해도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매시가 전부였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후에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88서울올림픽의 역동성, 외환위기를 극복한 금 모으기 운동, 2002년 월드컵 당시 서울광장을 메운 ‘대한민국’ 함성을 전세계에 알렸다. 오버비 대표는 이런 것들에 깊은 인상을 받았노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 체류 21년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으로 근무하게 된다. 이한을 앞두고 그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발전을 위해 조언해 달라는 주문에 영자신문 1면 복사본을 보여 줬다. 시위대가 각목을 들고 전경을 때리는 모습, 빨간 띠를 머리에 두른 노동자들이 주먹을 쥐고 있는 장면이 담긴 2장의 사진이다. 오버비 대표는 “이런 모습들이 외국인 투자가들에게는 진짜 한국의 모습을 왜곡시킨다.”고 말했다. 경영진 타도라는 구호에 한국인들은 익숙할지 몰라도 외국인 투자가들은 두려움을 갖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의 힘과 한국 경제의 성공비결은 인재라고 평가하면서도, 사람 문제가 투자의 걸림돌이라고 진단했다. 오버비의 얘기는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되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지난달 발표한 세계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57개국 가운데 27위로 전년보다 4단계 상승했다. 하지만 노사관계 생산성은 56위로 꼴찌다. 노동계가 투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6월이다. 외신이 각목과 붉은 띠가 아닌 새로운 사진을 전해 외국인 투자가들이 물밀듯 몰려들기를 기대해 본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한국전 전사 중대장 유해 첫 확인

    6·25전쟁 당시 전사했던 장병 중 중대장급 유해에 대한 신분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단은 5일 “2000년 전사자 유해발굴사업 개시 이래 중대장급 장교의 유해가 처음으로 발굴돼 신원이 확인됐다.”며 “당시 수도사단 17연대 2대대 소속으로 낙동강 전투가 치열했던 1950년 8월 8중대장 임무수행 중 전사한 고(故) 고희경(육사9기·당시 30세) 중위”라고 밝혔다. 그동안 발굴작업이 시작돼 신분까지 확인된 전사자 가운데 최고 계급은 소위였다. 원래 중대장 계급은 대위지만 당시는 자원이 부족해 중위가 중대장을 맡은 경우도 많았다는 게 유해발굴단의 설명이다. 고 중위의 유골은 지난 3월 경북 포항 기북면 무명 380고지 부근에서 심하게 부식된 인식표(군번 15975)와 철재 계급장, 육사 졸업기념 버클 등과 함께 발굴됐다. 그러나 발굴단은 “현재 생존하는 직계 유가족을 찾을 수 없어 DNA 검사를 통한 최종 검증은 불가능한 상태”라며 친척의 연락을 당부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씨줄날줄] 겨울의 사랑/김성호 논설위원

    ‘한손에 칼, 한손에 쿠란’. 이슬람교의 호전성을 빗대 많은 이들이 입에 올리는 상징문구이다. ‘중세 십자군전쟁 중 만들어낸 매터도’란 보편주장에도 가시지 않는 전도(顚倒)의 말. “종교의 믿음이란 마음으로 시작되는데 칼을 들고 사람마음에 들어갈 수 있습니까.” 최근 성공회대 강연회 연사로 나섰던 한 무슬림의 강변이 사람들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었을까? 실상을 왜곡한 가치의 전도가 특정 대상을 겨눈 여론몰이로 향할 때 큰 재앙을 낳음을 역사는 보여준다. ‘스케이프 고트(scape goat)’. 고대 유대인들이 사람의 죄를 양에 뒤집어씌워 황야로 내쫓은 속죄양·희생양의 비극은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일본 간토지역에서 10만여명이 사망하고 3만 7000여명이 실종된 1923년의 간토대지진. “재난을 틈타 방화와 테러·강도를 일삼는다.”는 흑색선전에 들뜬 광기의 일본인에게 6000명 이상의 무고한 조선인이 처참하게 죽어갔다. 15∼17세기 중세 유럽에서 극성을 부렸던 마녀사냥. 종교전쟁, 30년전쟁으로 피폐해진 경제상황과 기근, 페스트로 사람들이 죽어넘어가던 시절. 사회혼란과 불행의 원인으로 몰려 집단 떼죽음을 당한 비극의 마녀사냥도 그리스도교 지배사회속 종교·체제유지를 위한 집단 매터도로 평가된다. 이념·정치적 시인으로 인상지워진 ‘풀’의 시인 김수영의 미공개 시 ‘겨울의 사랑’이 발견됐다. ‘늬가 준 욧보의 꽃잎사귀 우에서 잠을 자고 늬가 준 손수건으로는 아침에 얼골을 씻고…이만하면 나는 너의 애정으로 목욕을 할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다.’ 6·25전쟁 중 거제도수용소에서 만난 한 간호사를 향한 연시. ‘김일성 만세/한국의 언론 자유의 출발은 이것을/인정하는데 있는데’(1960년 ‘김일성 만세’중)라고 썼던 김수영의 색다른 면모를 들추며 문단이 시끄럽다. ‘민족주의 저항시인’은 사랑시 한 편쯤 써서는 안 되는 것인가. 연시 한편이 발견됐다고 ‘민족주의 저항시인’의 인상과 가치가 바뀌는 것일까. 원래 그 자리에 있었고 지금도 그 자리를 변함없이 지키는 많은 사람들을 우리는 얼마나 왜곡한 채 흔들어댔을까. 김수영의 저항 이미지도 ‘내편 네편’의 편향 탓은 아닐지.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 평화의 종/김성호 논설위원

    1986년 10월, 온 나라를 패닉으로 몰아넣은 충격발표가 있었다. “북한이 서울을 삽시간에 물바다로 만들 금강산댐을 건설중”이라는 건설부장관의 대국민성명. 당시 방송에서 수없이 반복해 보여준 가상의 63빌딩 잠수장면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국방·통일 등 부처 합동성명에 이어 순식간에 번진 반북·반공의 물결. 결국 북한의 수공(水攻)방책으로 강원도 양구·화천에 ‘평화의 댐’을 세웠다. 댐은 전국적인 모금운동에 힘입어 1989년 1차 완공됐다. 하지만 나중에 ‘금강산댐 위협이 턱없이 부풀려진 것’임이 드러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두 차례 집중호우를 맞아 홍수조절 기능을 인정받아 2002년 공사를 재개했고, 지금의 모습을 갖춘 건 2005년의 일이다. 홍수 조절의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평화의 댐은 군사정권 시절 남북대결의 여론몰이가 낳은, 웃지 못할 ‘비평화’적 해프닝의 결과물이다. ‘88서울올림픽 준비용’이라든가 전국적인 모금액의 석연찮은 용처…. 이런저런 뒷말이 무성한 채 진실은 오리무중이다. 아무래도 가장 씁쓸한 건 남북 대치속 이데올로기에 이용된 국민의 가슴에 남은, 지울 수 없는 그 앙금이 아닐까. 23년전 온 국민을 ‘물 고문’한 아픈 기억을 씻어내기라도 하듯 어제 그 평화의 댐이 ‘평화의 성지’로 탈바꿈했다. 화천군이 이 일대를 ‘세계평화의 종(鍾) 공원’으로 조성, 준공식을 가졌다. 팔레스타인이며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같은 분쟁지를 비롯한 30개국과 6·25전쟁 중 북한군이 쓴 탄피들을 모아 올려세운 종이 울렸다. 갈등과 분쟁을 접고 평화와 상생을 앞당기자는 마음의 울림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서거 이후 혼란스러운 정국, 때맞춰 터져 나온 북한의 2차 핵실험과 그에 맞선 국제적 제재의 쩌렁쩌렁한 으름장…. 어수선한 상황속 최전방서 울려퍼진 평화의 종소리가 낭랑하다. 비단 한반도만의 상생과 평화의 염원은 아닐 터. 화해의 메시지를 영원히 전할 ‘평화의 종’ 맨위엔 비둘기 4마리를 새긴 조형물이 설치됐다. 그중 한 마리의 날개는 통일될 그날까지 따로 분리, 전시한다고 한다. 비둘기의 날개는 언제쯤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문화플러스]

    오페라 ‘내 잔이 넘치나이다’ 앙코르 공연 오페라 ‘내 잔이 넘치나이다-퍼펙트(Perfect) 27’ 앙코르 공연이 30~31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오른다. 6·25전쟁 당시 인민군으로 오해를 받아 끌려간 포로수용소에서 사랑과 희생을 실천한 실제인물 맹의순의 이야기를 다룬 창작 오페라. 동명 소설을 모티브로 했다. 예울음악무대가 제작하고, 영화감독 이장호가 연출을 맡아 지난 3월 성남아트센터에서 초연해 호평을 받았다. 2만~10만원. (02)586-0945. ‘유니버설 심포니’ 새달 1일 창단 연주회 60인조 민간 오케스트라인 ‘유니버설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새달 1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창단 연주회를 갖고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뮤지컬제작사인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대표가 창단한 이 오케스트라는 수익을 예술활동에 재투자하는 공익 서비스를 펼치는 ‘사회적 기업’을 표방한다. 오는 9월에 개막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30인조 오케스트라로 참여하고, 뮤지컬 갈라 콘서트 등으로 수익활동을 벌인다. (02)3496-8824. 25일 강릉단오제 국제학술회의 개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강릉단오제가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아시아 단오문화소통을 위한 국제학술회의를 연다. 동북아역사재단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한국과 중국의 민속학자와 단오전문가들을 초청, 강릉 단오제와 중국단오절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심도있게 분석하고 토론한다.
  • 오판으로 일어난 한국전쟁

    1964년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핼버스탬이 6·25전쟁을 재조명한 ‘콜디스트 윈터’(정윤미·이은진 옮김, 살림 펴냄)의 한국어판이 나왔다. 핼버스탬은 뉴욕타임스 베트남 특파원이던 1963년부터 방대한 자료 조사, 100차례가 넘는 관계자 인터뷰 등을 진행하며 44년 만인 2007년에 책을 펴냈다. 이 책에서 핼버스탬은 ‘한국전쟁은 연이은 오판으로 벌어진 전쟁’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이 아시아 방어선에서 한국을 제외한다는 ‘애치슨 선언’(1950년 1월)을 두고, 소련이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일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오해한 것이 전쟁의 시작이다. 김일성은 한반도에서 자신의 인기를 과신했고, 더글러스 맥아더는 미 육군의 전투력을 과대 평가하면서 중국군을 지나치게 얕잡았다. 책에서 저자는 해리 트루먼, 스탈린, 마오쩌둥 등 전쟁 주역들의 성향과 그들이 저지른 오판을 조목조목 따지는 한편 ‘낙동강 방어선전투’, ‘인천상륙작전’, ‘장진호전투’ 등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책은 출간 당시 “한국전쟁의 밀고 밀리는 전황을 사실적으로 재현했다.”(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는 평가를 받았지만, 핼버스탬은 탈고 후 닷새 만에 인터뷰를 위해 캘리포니아로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뜬 뒤였다. 73세까지 취재 열정을 불사른 저널리스트의 집념이 담긴 책은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로 충분하다. 4만 8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사설] 첫 한·미 합동 유해발굴 의미 새기길

    내년이면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맞는다. 화염은 사라졌지만 산화한 호국영령 13만여명의 시신은 아직 수습되지 못했다. 이름 모를 산과 들에 묻혀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희구하고 있다.국가에는 이들 무명용사를 찾기 위한 무한책임이 있다. 국방부는 그제 한국과 미국 양군이 강원도 화천 등지에서 한달 일정으로 사상 첫 합동 유해발굴 작전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합동 전쟁포로·실종자 확인사령부(JPAC)와 우리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MAKRI)이 의미있는 한 팀을 이뤘다. 2003년 출범한 미 JPAC는 박사급 전문인력 30명을 포함, 18개의 발굴팀과 6개 조사팀 등 440명으로 구성된 지상 최대 전력의 유해발굴 전문조직이다. 참전하는 미국인에게 ‘조국은 결코 당신을 잊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유해를 되찾아 올 것’이라는 확고부동한 메시지를 준다. 이에 비하면 우리 MAKRI는 보잘것없다. 2007년 창설됐고 청사와 장비를 갖춘 것은 겨우 올 초의 일이다. 군은 지금까지 국군 2229구, 유엔군 12구, 북한군 418구, 중공군 196구 등 모두 2855구를 발굴했다.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된 경우는 74구에 불과하다. 범정부차원에서 유해 발굴사업에 협조키로 결의했다. 내년부터는 2000구 이상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비무장지대 발굴에 착수키로 했다. 나름대로 애쓰고 있지만 데이터상으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국립 서울현충원 내 MAKRI 청사 휘호석에 새겨진 ‘그들을 조국 품으로’란 문구는 반드시 실행에 옮겨져야 한다. 마지막 한 구까지.
  • 한·미 실종미군 유해 첫 공동발굴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미국 합동 전쟁포로·실종자 확인사령부(JPAC)가 공동으로 6·25전쟁 중 실종된 미군의 공동 유해 발굴작업에 나섰다. 지난해 8월 양국 간 전사자 유해발굴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첫 공동 발굴이다.국방부 관계자는 19일 “주민 제보를 바탕으로 사전조사한 결과 유해가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번에 발굴되면 양국간 공동 작업을 통한 첫 미군 유해 발굴이라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고 밝혔다.대상 지역은 강원도 화천. 지난 1951년 미 제9단 예하 7사단과 24사단이 중공군과 격전을 치러 수많은 사상자가 난 곳이다.발굴 개시 후 이미 손가락 뼛조각과 ‘PARKER USA’ 문구가 선명한 만년필, 미군 군복의 단추 등 유품들이 발견됐다. 이로 미뤄 뼛조각이 미군 유해의 일부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생산연도가 ‘1944’, ‘1951’이란 숫자가 찍힌 탄피와 탄두도 발견됐다. JPAC는 미국의 힘을, 그리고 국가의 의무를 상기시키는 존재다. 모토는 “조국은 당신을 잊지 않는다(You are not forgotten)”, “그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Until they are home)”이다. 조국을 위해 희생된 미군을 찾아내 가족의 품에 돌려 보내는 게 JPAC의 임무다. 소장급을 사령관으로 450명의 전문 인력이 연간 6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가며 활동하고 있다. 세계 어디든 미군이 참전한 곳이면 발굴단이 파견돼 구슬땀을 흘린다. 유해 발굴에 연간 3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한국으로선 아쉬운 부분이다. JPAC 파견팀의 발굴 책임자인 제이 실버스틴 박사는 “양국이 전체적으로 완벽한 팀을 이뤄 진행하는 첫 발굴 작업”이라며 “참전한 미군을 조국으로 되찾아오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매운 자랑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법의·인류학자인 그는 2005년 북한에서의 유해 발굴에 참여했고 한국 발굴 작업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번 한·미 발굴 대상지는 강원 화천과 양구, 철원, 경기 연천 등 네 곳이다. 순차적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JPAC는 유해 발굴을 위해 법의학, 인류학자, 분석 및 의료담당 등 12명의 전문가를 파견했다. 국방부도 유해발굴감식단 전문요원과 장병 등 26명을 참여시키고 있다.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국보 보러 동아대박물관 오세요”

    동아대 박물관이 19일 부산시 서구 부민동 부민캠퍼스에 재개관했다.‘동궐도(東闕圖·국보 제249호)’ 등 국보 2점,보물 11점, 부산시지정문화재 11점 등 3만여점을 소장한 동아대 박물관은 국내 대학 박물관 중 가장 많은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가로 576cm, 세로 273cm 크기의 동궐도는 옛 구덕캠퍼스 시절에는 공간부족으로 접힌 채 보관됐는데 새 전시실에서 웅장한 모습을 마음껏 관람객들에게 보여 줄 수 있게 됐다. 동궐도는 조선 순조때 도화서 화원들이 동쪽 궁궐인 창덕궁과 창경궁의 전각 및 궁궐전을 마치 항공촬영을 한 듯 조감도식으로 그린 궁궐배치도로, 오늘날 궁궐복원의 가장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다.박물관 건물은 일제강점기인 1925년 르네상스양식의 3층 붉은 벽돌로 지어져 경남도청사로 사용됐다. 6·25전쟁 땐 임시수도정부청사로, 그 후 법원과 검찰청사 등으로 쓰였다. 2002년 초 동아대가 샀으며, 그해 9월 문화재청으로부터 등록문화재 제41호로 지정됐다. 동아대는 2004년 12월 80억원을 투입해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벌여 지난 3월 완공했다.동아대박물관은 외국인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영어·일어·중국어 등 4개 국어로 번역되는 음성안내기를 설치해 놓았다. 박물관 개관은 월~토요일 오전9시30분~오후5시이다. 동아대박물관 류종목 관장은 “동아대박물관은 지하철역과 접근성이 좋아 시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한편 박물관측은 재개관을 기념해 전시될 유물 800여점 중 ‘명품 100선’을 선정, 도록을 발간했다. 100선에 선정된 유물에는 동궐도 외에 태조 6년(1397) 10월 공신도감에서 왕명을 받아 개국원종공신인 심지백에게 내린 국보 제69호인 ‘개국원종공신녹권’(開國原從功臣券)과 다음달 발행 예정인 5만원권 지폐의 도안으로 들어갈 신사임당 작품 ‘초충도수병’(草蟲圖繡屛·보물 제595호)들이 포함됐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모닝 브리핑] 6·25이후 납북 민간인 첫 국가유공자 등록

    6·25전쟁 이후 납북된 민간인이 국가유공자로 처음 등록됐다. 국가보훈처는 8일 전쟁 당시 미 극동군 사령부 소속 ‘8280 유격부대’(일명 유격백마부대)에서 활동한 최원모씨를 참전 국가유공자로 인정, 등록했다고 밝혔다.최씨는 1950년 11월 평안북도에 진격했던 유엔군이 중공군의 개입으로 퇴각하자 오산학교 출신들이 주축이 돼 창설된 유격부대에 창설 요원으로 합류해 유격부대의 유일한 동력선인 40t급 ‘북진호’의 함장으로서 보급과 포로 수송, 부대원·민간인 대피 등의 임무를 맡았다. 최씨는 57세 때인 1967년 6월 다른 선원 7명과 함께 연평도 인근에서 조업하다가 납북됐다.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국 역사속 투사인 ‘어머니’

    “자장면이 싫다.”고 하신 어머니는 자식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희생의 상징이다. ‘여성보다 강한’ 어머니는 ‘모성을 기반으로 한 투사’의 모습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드러나는 어머니는 시부모에게 복종하며, 남편에게 충실하고, 자식을 위해 자신을 포기하는 ‘자기 희생적 투사’이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어머니 수난사’(인물과사상사 펴냄)를 통해 이런 어머니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책 속 어머니는 가족이라는 틀을 지켜내기 위해 고달픈 삶을 기꺼이 감내하는 애달픈 모습이라기보다는 한국사회 변천사와 구조적인 문제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열녀, 효부, 조강지처로 표현되는 전통사회 어머니는 일제강점기 현모양처로 변모한다. 본래 남편 중심의 가족제도인 일본에서 번진 ‘양처현모’는 과거급제로 아들을 성공시켜야 비로소 자신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한국사회에서 ‘현모양처’로 어순이 뒤바뀐 것으로 유추된다. ‘뒷바라지형 어머니’는 6·25전쟁 이후 ‘강한 어머니’로 자리잡는다. 전쟁 포화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끔찍한 굶주림을 겪으면서도 아이를 먼저 먹이는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이런 이미지는 전후 베이비붐 속에서 더욱 굳어져 생계유지도 힘들던 시절에 장려된 다산 정책의 부담과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현대의 어머니는 ‘치맛바람’과 ‘입시전쟁’에 뛰어든 투사다. 아들을 성공시켜 권력을 인정받는 전통사회 가부장제는 “네 아들 무슨 대학에 다니니?”라는 질문에도 기죽지 않고 자존심을 지켜내고픈 현대판 가부장제로 변모한다. 자식을 좋은 집안과 결혼시키고, 성공과 출세를 위해 자신의 인생 모든 것을 쏟아붓던 어머니의 가치관은 ‘현모양처’에서 ‘전모양처’(錢母良妻)로 이전됐다. 역사를 거슬러 어머니는 열심히 투쟁하듯 살아 왔지만, 지금의 체제라면 어머니는 물론 아버지도 딸도 아들도 아무도 행복하지 않고, 모두 다 자신을 희생자라도 생각할 뿐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사회적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투사’로서 살아야 하는 ‘어머니들의 수난’이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백날 ‘신자유주의 타도’를 외치는 것보다 당장 어머니들의 육아 부담을 제도적으로 더는 것이 더 강력한 신자유주의 극복책이 될 수 있다.”면서 “그러지 않으면 앞으로도 어머니 수난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1만 3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일제 용산 총독관사 방만 무려 30개

    일제 용산 총독관사 방만 무려 30개

    ‘일제시대 고위 관리들은 어떤 집에서 살았을까.’ 일제시대 관사(官舍)는 경비가 삼엄했고 대부분 소실돼 모습을 알기 어렵다. 하지만 국가기록원이 최근 발간한 ‘일제시기 건축도면 해제Ⅱ’에는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관사들의 건축도면이 실려 있어 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관사 도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용산총독관사. 용산관사는 일제가 우리나라에 지은 3개의 총독관사 중 가장 화려했던 건물로 알려져 있다. 2대 총독인 하세가와 요시미치(長谷川好道)가 군사령관 재임 시절인 1908년 러·일전쟁 이후 남은 군비로 지었다. 워낙 웅장했던 탓에 막대한 건물 유지비가 들어 총독이 실제 살지 못하고 연회 등에만 이용됐다. 용산관사는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었고 6·25전쟁 때 소멸되는 바람에 지금껏 내부구조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국가기록원의 도면 등에 따르면 연건평이 2000㎡(약 606평)에 달하고 방만 30개가 넘는, 관사라기보다는 하나의 작은 궁전이었다. 당시 일제 최고 건축가였던 가타야마 도쿠마(片山東熊)가 2층 건물인 이 관사를 네오바로크풍으로 멋스럽게 꾸몄다. 또 정문에서 관사 현관까지는 드넓은 정원을 만들고 잔디와 각종 나무를 심었다. 전봉희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용산관사 도면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면서 “일본에서도 도면에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총독 이하 다른 고위 관료들의 관사는 등급별로 규모가 정해져 있었다. 칙임 1~2등급(현 도지사급) 관료들은 100평 이상에 방 8개(거실 2개)인 곳에서 생활했고, 다른 관료들은 등급별로 20~100평의 관사에서 살았다. 대부분의 관사는 서양식과 일본식이 혼합된 형태였지만 난방만큼은 우리나라 고유의 온돌을 사용한 것이 눈에 띈다. 기록원의 자료에 따르면 일제가 1923년까지 우리나라에 지은 관사는 1880호에 달했다. 현재 국가기록원은 당시 관사 도면 1442장을 소장하고 있고 이번에 일부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정윤수의 종횡무진] 대학농구, 이젠 캠퍼스서 보겠네

    내가 다녔던 중학교는 전통의 축구 명문학교였다. 실은 같은 이름을 쓰는 고교가 훨씬 더 명문이었다. 아무튼 같은 재단의 이 중·고교 역사가 1백여 년이 훨씬 넘는 것이었으니 ‘전통’은 자연스러운 칭호였고 ‘명문’이라는 용어 또한 이 학교가 저 구한말에서 식민지 조선을 거쳐 6·25전쟁 이후에도 줄기차게 거둔 성취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용어였다. 독일 분데스리가로 진출한 차범근 선수가 당시 모교를 방문했는데 그날 학교 전체 수업과 교내 행정이 완전히 중단된 일이 있었다. 운동장과 복도는 차범근 선수를 보기 위해 몰려든 수백 명의 학생들로 숨 쉴 틈조차 없었다.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팀의 훈련을 위해 일반 학생들은 방과 후 운동장을 거의 쓸 수 없다는 점이었다. 큰 대회라도 앞두고 있으면 운동장은 팀의 전유물이 됐고, 나처럼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따로 동네 공터에서 모여야 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수고는 학교와 팀의 성적, 그리고 명예를 위해 얼마든지 희생할 수 있는 것이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뛰어난 성적을 자랑하는 중학팀은 물론 언제나 전국대회 우승 후보였던 고교팀의 실전을 좀처럼 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대회가 서울 효창구장에서 열렸다 해도 결승에 진출해야 그 현장에 가볼 수 있었다. 대학농구연맹이 전국대회 방식을 ‘홈 앤드 어웨이’로 바꿀 계획이라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홈 앤드 어웨이’란 각 대학 캠퍼스 안에서 리그 방식으로 대회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웬만한 대학 어디에나 공식 경기를 원만히 치를 만한 체육관 시설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이 실험의 절반, 즉 인프라와 시스템의 요소는 이미 선결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왜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일까. 우선 소속 선수들이 일반 학생들과 함께 ‘대학생’으로서 평범한 일상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회를 치르기 위해 지방 소도시 모텔에서 합숙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속한 대학 내에서 수업과 훈련, 그리고 대회가 치러지는 것이다. 수업을 듣거나 학내의 일상 문화에 참여하는 일도 많아질 것이다. 또 해당 학교의 학생들은 농구 관람을 즐기거나 팀을 응원하는 데 더없이 쾌적하고 용이한 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다. 지금 경북 김천에서는 전국대학농구대회가 열리고 있다. 김천에 가까운 대학이라면 몰라도 다른 지역의 학생들이 수업 중에 그곳까지 가서 응원할 리는 만무한 것이다. 캠퍼스 안에서 ‘홈 앤드 어웨이’대회가 열린다면 재학생과 동문 그리고 이웃 주민까지 참여하는 새로운 스포츠 문화가 생성될 것이다. 캠퍼스를 오가며 응원하다 보면 젊은 팬들의 풋사랑도 영글 수 있을 것이다. 대학 측으로서도 이 대회를 상시적으로 방송 중계가 될 수 있도록 시설보완 및 행정편의를 제공한다면 그 많은 홍보 예산을 상당 부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시쳇말로 ‘일타삼피!’ 획기적인 발상을 통해 건강하고 의미 있는 실험에 돌입한 연맹 측의 아름다운 선택이 귀한 결실을 보기를 바란다. 그러나 저러나 우리 동네 근처에는 어느 대학이 있더라.스포츠 평론가 prague@naver.com
  • 격동의 50년대… 댄스에 빠진 ‘자유부인’은 쾌락 때문?

    격동의 50년대… 댄스에 빠진 ‘자유부인’은 쾌락 때문?

    6·25전쟁에서 4·19혁명에 이르는 1950년대는 격동의 혼란기였다. 전쟁의 폐허 복구 과정에서 경제원조 등을 통해 자본주의의 토대가 형성되는 한편으로 반공주의가 지배이데올로기로 사회 전반을 통제했다. 무엇보다 ‘자유’와 ‘민주’, ‘실존주의’ 같은 근대 서구화 사상이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유교적 전통과 관습에 기반한 사회문화적 가치관도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아프레걸= 전후(戰後)+girl ‘아프레걸 사상계를 읽다’(동국대 출판부 펴냄)는 무정형의 욕구가 사방으로 분출되던 1950년대 문화 현상의 실체와 내면을 본격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1950년대는 전근대사회로부터의 탈피를 강력히 추동하는 가운데 새로운 문화가 형성될 수 있는 자양분으로 작용했고, 격렬한 지각변동을 거치게 된다. 권보드래 동국대 교수를 비롯한 10명의 필진은 전통적 가치관과 근대적 가치관, 지성적 열망과 퇴폐적 향락이 뒤엉킨 채 공존했던 당대의 문화를 읽는, 나름의 독법을 제시한다. 그 중심에는 미국 문화에 대한 강렬한 열망과 복제의 욕구가 놓여 있다. 저자들이 주목한 키워드는 ‘아프레걸(Apres girl)’이다. 전후(戰後)를 뜻하는 프랑스어 ‘아프레 게르(apres guerre)’에 영어 단어 소녀(girl)를 합성한 이 조어는 향락, 사치, 퇴폐를 상징하는 이름이었다. “분방하고 일체의 도덕적인 관념에 구애되지 않고 구속받기를 잊어 버린 여성들”로 ‘성적 방종’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신상옥 감독의 영화 ‘지옥화’, 이강천 감독의 ‘아름다운 악녀’ 등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육체적 쾌락과 돈에 대한 욕망을 직설적으로 내뿜는다. 1950년대 서울신문에 연재돼 숱한 화제를 뿌렸던 정비석의 ‘자유부인’은 남편의 제자와 춤을 추러 다니는 중산층 ‘아프레 걸’의 모습을 보여 준다. 영화와 소설에 등장하는 이 아프레 걸들은 비난과 경멸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저자들은 아프레 걸을 ‘자유를 갈망하던 사회적 약자’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테면 ‘자유부인’의 주인공 선영이 댄스나 계, 자모회 같은 영역에 진출하게 된 것은 사회적 요구가 작용한 것인데 그 책임은 오로지 여성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지적한다.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 아프레걸들의 일탈은 쾌락과 욕망을 위한 값싼 방종이 아니라 잃어 버린 자아를 되찾는 과감한 모험이라는 주장이다. ●현모양처 여성상 계몽했던 잡지 ‘여원’도 흥미 아프레걸이 미국의 문물을 소비하고, 댄스와 같은 미국식 문화를 향유함으로써 자유와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당대의 새로운 여성상을 대변한다면, 1950년대 지적 운동의 한복판에 있었던 잡지 ‘사상계’는 미국식 합리주의와 실용주의에 기반한 지식 엘리트의 문화를 상징한다. 1950년대 중반 창간된 여성지 ‘여원’을 통해 여성담론의 변화를 읽어 내는 대목도 흥미롭다. 현모양처 여성상의 계몽을 표방했던 ‘여원’은 짧은 기간이지만 독신여성 같은 다양한 여성 담론을 형성해 냈다. 하지만 곧 농촌여성을 중심으로 한 비도시 하층민 여성이 주 독자층으로 형성되면서 ‘여원’의 편집방향은 대중적 통속화의 길을 걷는다. 2만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발언대]임시정부 수립 90주년을 맞아 /최완근 국가보훈처 기획조정관

    [발언대]임시정부 수립 90주년을 맞아 /최완근 국가보훈처 기획조정관

    올해는 3·1운동이 일어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9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혹독한 일제의 탄압 아래에서 자주독립을 향한 희망의 등불을 높이 든 3·1운동의 가장 커다란 성과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다. 1919년 3·1운동을 전후로 항일투쟁의 통일적인 구심점을 갖기 위해 국내외에서 여러 임시정부가 수립됐다. 이중 가장 뚜렷한 것이 4월13일과 23일에 각각 수립된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한성정부’이다. 한달 전 3월17일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대한국민 의회정부’가 수립됐다. 같은 해 9월11일 이 세 곳의 임시정부가 상하이에서 통합임시정부로 정비돼 광복에 이르기까지 항일독립운동을 이끌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독립운동의 총본산이었을 뿐만 아니라 국호와 정치체계에서 광복 이후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의 주춧돌이 됐다. 당시 세계사의 흐름을 통찰한 선열들은 다시 찾을 조국은 물러난 임금이 다시 왕위에 오르는 ‘복벽(?)’이 아닌 주권재민의 ‘민주공화제’이어야 함을 분명히 했다. 현 헌법의 전문에는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고 명시돼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계승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제도를 바탕으로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최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어냈다. 우리 국민은 국가적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나라사랑 정신으로 굳게 뭉쳐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 지금 전대미문의 세계적인 경제난으로 나라 안팎의 사정이 매우 어렵다. 90년 전 선열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서 조국 광복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임시정부를 세워 자유롭고 번영된 대한민국이 있도록 했다. 선열들이 보여준 겨레사랑 정신과 이론과 실천을 함께 아울렀던 용기와 지혜를 되새기고, 위기 속에서 다시 한 번 국민의 의지와 힘을 모아야겠다. 최완근 국가보훈처 기획조정관
  • 6일도 ‘엄마’는 무대에 오른다

    6일도 ‘엄마’는 무대에 오른다

    강부자 주연의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이 불러일으킨 무대 위 ‘엄마 신드롬’의 바통을 중견 배우 박정자와 손숙이 이어받는다. 박정자는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를, 손숙은 ‘어머니’를 각각 공연한다. 무대에 올릴 때마다 수많은 관객의 심금을 울려온 두 여배우의 대표 레퍼토리다. ‘엄마는’은 1991년 초연 이후 10만 관객을 동원했고, ‘어머니’도 1999년 초연때 부터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희생형 엄마’와 자식의 갈등 지난달 24일 개막한 ‘엄마는’(드니즈 살렘 작, 임영웅 연출)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자신을 희생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의 방식을 거부하는 고집스러운 딸의 이야기다. 엄마와 같이 사는 게 불편하다며 집을 나간 딸은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때늦은 후회를 한다. 나이 오십에 처음으로 휴가를 떠나 바다를 보고와선 아이처럼 즐거워하던 엄마,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면서도 결국 자식에게 져주는 엄마의 모습이 이어질 때마다 객석엔 작은 파장이 일었다. 초연 때 실제 나이가 50세였던 박정자는 18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변함없는 열정으로 열연을 펼친다. 딸이 떠난 빈 집에서 홀로 딸의 생일을 챙기며 독백하는 장면은 가슴을 적신다. 딸로 출연한 서은경의 안정적인 연기도 인상적이다. 극단 산울림 창단 40주년 기념작으로, 5월10일까지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된다. (02)334-5915. ●억척스런 촌 아낙네의 삶 이달 25일 막을 올리는 손숙의 ‘어머니’(이윤택 작·연출)는 한국인 특유의 어머니상을 집약적으로 보여 주는 작품이다. 정동극장 초연 당시 손숙이 “앞으로 20년간 이 작품에 출연하겠다.”고 해서 화제가 됐는데 올해가 꼭 그 절반이 되는 해다. 극중 어머니는 일제 징용과 6·25전쟁 등 험난한 근현대사의 와중에 혹독한 시집살이, 그리고 자식의 죽음를 겪으며 가족을 건사하는 억척스러운 인물이다. 갸날픈 몸매에 세련된 이미지의 손숙이지만 이 작품에선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로 대단한 입심을 자랑하는 촌 아낙네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죽은 아들을 회상하면서 오열을 터트리는 대목은 가슴 절절하다. 5월24일까지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02)6005-6731.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책꽂이]

    ●도착하지 않은 삶(최영미 지음, 문학동네 펴냄) 시인의 네 번째 신작시집이다. ‘돼지들에게’ 이후 4년 만이다. 중견 시인이 예민한 감성으로 풀어내는 일상의 모습들이 볼 만하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 등 데뷔 때부터 즐겨 그린 소재인 혁명과 사랑에 대한 노래는 다소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여전히 시니컬한 듯 발랄한 비유들이 눈에 띈다. 60여편의 시와 일본 시인 사가와 아키의 해설이 함께 실려 있다. 7500원. ●피안에 지다(이한준 지음, 시우출판 펴냄) 서울대를 46년 만에 졸업해 화제가 됐던 지은이의 파란만장한 삶을 엿볼 수 있는 자전적 소설이다. 6·25전쟁을 배경으로 주인공 철준이 겪는 이산의 아픔과 월북자 가족의 고통을 그린다. 철준이 사형수로 복역하는 등 고난의 길을 걷다 결국 목회자로서 북한에서 순교한다는 내용이 주된 서사다. 분단의 질곡을 종교적 구원으로 풀어보고자 한 지은이의 의도가 돋보인다. 5부작, 전체 10권 완결. 각권 1만원. ●발차기(이상권 지음, 시공사 펴냄) 소설의 주인공인 고등학교 2학년 경희가 임신한 뒤 몇 달 동안 겪는 복잡한 심경의 변화와 그를 통해 한 뼘 더 성숙해지는 이야기다. 생태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주로 써온 이상권이 텃밭을 가꾸고 닭을 키우며 익힌 생명의 신비, 생명의 소중함을 때로는 가슴 졸이며, 때로는 당당하게 자신의 처지를 개척하는 청소년의 모습을 통해 보여 준다.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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