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무죄’로 이끈 도이치 주가조작 세력·명태균의 ‘입’
법원이 지난 28일 김건희 여사의 주요 의혹에 대해 대부분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같은 판단을 내린 근거에 연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판부는 127쪽 분량의 김 여사 사건 1심 판결문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인지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범행에 대한 의사를 공유하고 역할을 분담하는 ‘공동정범’의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봤다.
29일 서울신문이 확보한 판결문에 따르면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우인성)는 “범죄가 의심의 여지 없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면서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281만 5000원을 선고하게 된 근거를 밝혔다.
주가조작 세력, 김건희에 ‘불편한 감정’… 외부자 취급재판부는 우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서의 시세조종 행위를 크게 ①2010년 10월 22일부터 2011년 1월 13일까지 김 여사의 대신증권 계좌 주식 18만주 및 미래에셋대우 계좌의 20억원이 시세조종에 이용된 것 ②2011년 3월 30일 한화투자증권 계좌로 도이치모터스 주식 2만 3000주를 매수한 것 ③2012년 7월 25일부터 2012년 8월 9일까지 도이치모터스 주식 1만 9635주를 한화투자증권 계좌로 매수한 것으로 나눠서 판단했다.
이 중 가장 앞선 ①번 행위에 대해 “미필적으로나마 자신의 계좌와 주식이 시세조종에 이용됐을 수 있다는 인식은 있어 보이지만, 가담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고, “방조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판시했다. 또 ②, ③번 행위는 김 여사가 독자적 판단으로 주식을 거래했다고 봤다.
재판부가 주가조작 세력과 김 여사 사이의 공모관계 성립이 어렵다고 본 근거는 주가조작 세력의 대화였다. 대표적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선수’였던 민모씨와 김모씨의 대화가 제시됐다.
민씨는 2011년 1월 김씨에게 도이치모터스 거래 수익 정산을 앞두고 김 여사가 항의한 상황에 대해 설명하며 “대판했대요. 왜 할인해서 넘겨줬냐고, 먹은 것도 없는데… 권 사장도 엄청 흥분하고, 김 여사는 그 앞에서 대우 지점장한테 전화해서 이런 법이 있냐고 하고”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김씨는 여기에 “X년이구먼 듣던대로”라고 답했다.
같은 해 4월에도 민씨가 김씨에게 “매수 대기조는 대기만 시켜 놔요?”라고 묻자 김씨는 “피아가 분명한 팀은 이제 조금씩 사야지 ㅎㅎ 김 여사, 김○○(다른 투자자) 같은 싸가지 시스터스 같은 선수들 말고”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수익금 정산에 불만을 제기했던 김 여사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었고, 이 같은 정황을 볼 때 주가조작 세력이 김 여사를 공모관계에 있는 내부자가 아닌 외부자(거래 상대방)로 취급했다고 판단했다.
명태균 진술 신빙성에도 의문 제기한편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제공(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명씨의 진술 신빙성이 문제가 됐다. 재판부는 명씨에 대해 “자기 능력에 대한 과장이 심하고 다소 망상적인 사람으로 보인다”면서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봤다.
일례로 명씨는 ‘2022년 3월 말 김 여사로부터 여론조사 비용을 받는 대신 김영선에 대한 공천을 약속 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했으나, 재판부는 2022년 4월 28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간청하는 취지의 문자를 보낸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만약 2022년 3월 하순경 김영선 공천에 대한 확언이 있었다면 ‘지난번 말씀처럼 김영선이 공천 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는 취지로 보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김 여사는 정치활동을 하는 자로 볼 수 없고, ‘경제 공동체’ 논리를 전제한다 하더라도 김 여사가 이 여론조사 결과라는 이익 수수에 있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기록상 파악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