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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플러스] CJ그룹 인니에 2억원상당 구호품 지원

    CJ그룹은 30일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 지역에 20만달러(2억원) 상당 약품과 구호물자를 보내고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25명도 급파했다고 밝혔다.CJ가 보내는 구호물자는 400명이 열흘간 먹을 수 있는 분량인 햇반 1만 2000개와 즉석미역국 등 740박스,4000명이 일주일간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의 항생제 등이다.
  • 교내 논술교육 성공의 해법은 있다

    교내 논술교육 성공의 해법은 있다

    학교현장에서 논술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대학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물론 학교 시험에서도 서술형 평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고교들이 논술교육을 사교육에 떠넘기고 있다. 논술교육을 공교육에서 소화하기에는 현실적 장벽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소수 정예식 수업이 절대적이지만 교사 수도 태부족인 것도 요인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논술을 가르치는 고등학교도 적지 않다. 공교육의 틀 속에서 논술지도에 나선 학교들의 운영 노하우를 공개한다. ●학생 스스로 답을 찾는 토론식 수업:상명여자부속여고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상명사대부고 3학년 논술반.‘사회정의와 복지’를 논제로 작성된 한 학생의 논술답안을 놓고 공동첨삭 수업이 한창이다. 공동첨삭 수업이란 서로서로 글의 장단점을 논하며 잘된 글과 잘못된 글의 특징을 터득하는 학습이다. 글의 부족한 부분을 짚어보라는 교사의 지적에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같은 반 친구 글의 잘잘못을 지적하기가 조심스러운 모양이다. 이쯤이면 교사가 끼어들 법도 한데 침묵이 계속된다. “예시문의 현실성이 떨어지니까 글이 설득력을 잃는 느낌입니다.” 한 학생이 말문을 열자 그제서야 하나둘씩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진다. 논술 수업의 주체는 철저히 아이들이다. 논술반 지도교사 은희정씨는 “토론에서 교사가 너무 쉽게 해답을 제시하면 아이들은 입을 닫고 더 이상 제 머리로 고민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스스로 고민하게 도와주고, 엇나가는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만 한다. 한참 토론을 하다 보면 아이들 스스로 주제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제자리를 찾기도 한다. 자발적인 토론을 가능케 하는 것은 독서다.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해 수업은 주 1회를 넘지 않는다.1·2학년은 주로 독서와 토론을 진행해 기초능력 배양에 힘쓴다. 책 선정은 읽기 쉬운 책부터 점차 어려운 책까지 심화시켜 간다. 이때 단일주제를 복합주제로 종합하도록 구성해 하나의 문제를 여러 방향에서 다룰 수 있게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와 카프카의 ‘변신’을 연달아 토론하면서 실존주의의 지향점은 물론 사회적 배경, 문제의식 등에 따라 다각도의 토론이 가능하다. 또 원작이 영화화됐을 때 책과 영화의 차이를 짚어보고, 비교해 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시에 가까워지는 2학년 2학기 이후에는 각 대학의 논술과 구술시험에 본격 대비한다. 이때에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자기 글을 쓰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쓴 글의 평가도 물론 학생들과 함께 진행한다. 은 교사는 “아이들 간에 협동적 경쟁심이 발현될 때 붙는 성장속도는 무서울 정도”라면서 “스스로 고민하도록 느긋하게 기다려 주는 것이 때론 비능률적이고 번거로운 과정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효과는 단순 주입식 교육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철저한 수업준비에 물량공세:동북고 “장동건은 왜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하게 된 것일까.” 서울 강동구 둔촌동 동북고의 논술시간.‘세계화와 FTA’라는,10대들에게 따분할 수 있는 논제를 놓고 교사는 이렇게 화두를 던졌다. 아이들이 관심많은 영화라는 소재로부터 논의를 출발하기 위해서다. “공부도 재미있어야 하는 겁니다. 그래야 학생들 사이에 능동적인 학습이 가능한 거죠.” 당연하지만 교육현장에 대입하기는 쉽지 않는 이야기다. 동북고는 지난해부터 통합교과형 논술 대비에 들어갔다. 여러 교과를 아우르는 지식과 이를 바탕으로 한 고민이 수반돼야 풀리는 논술 문제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권영부 교사는 “이미 언어능력만을 요구하는 논술은 사라졌다.”면서 “비판적 사고와 창조성을 키우지 않는 학생은 논술입시에서 성공할 수 없고 또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많은 토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20명의 학생이 참여하는 논술수업에는 국어, 경제, 과학, 윤리, 철학 등 5개 과목 교사가 투입된다. 교대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한 수업에 교사 5명이 한꺼번에 들어간다. 교사들은 정해진 주제에 대해 각자 자신의 교과와 관련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 앞에서 자기들 사이에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세계화’나 ‘양극화’‘인간복제’ 등 다양한 토론 주제들은 교사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시각으로 분석되고 토론된다. “토론도 훈련이 필요합니다. 토론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1학년 수업은 교사들이 먼저 토론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후 아이들이 교사들에 이어서 토론을 하죠. 물론 훈련이 된 3학년의 경우 학생들이 직접 토론하고 이를 바탕으로 논리를 풀어나갑니다.” 토론 교재는 교사 5명이 교과서와 신문, 독서활동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직접 만들었다. 정해진 논제별로, 교사별로 도움글을 삽입했다. 예를 들어 ‘세계화’라는 논제에 대해 사회과 교사의 ‘장동건은 왜 광화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게 됐는가’, 국어과 교사는 ‘셰익스피어냐, 세종대왕이냐.’, 과학과 교사의 ‘맥도널드는 이기적 유전자를 먹고 진화한다.’ 등 다양한 교사의 시각을 먼저 소개했다. ●바로 써야 올바른 논술:성남고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성남고등학교도 지난해부터 통합형 논술고사 준비에 한창이다.1학년과 2학년은 15명, 입시가 가까운 3학년은 25명 내외의 인원으로 4개 반이 꾸려져 수업이 진행된다. 전체 논술을 지도하는 교사들은 20여명으로 수업마다 2명씩 들어간다. 이중 한 명은 국어교사로 실제 수업을 이끌어가는 역할과 글쓰기 지도를 맡는다. 주교사인 셈이다. 또 다른 교사는 그날의 주제와 가장 관련이 깊은 교과목 교사가 합석한다. 이동호 연구부장은 “수업은 희망자에 한해 방과 후에 진행되지만 해가 거듭되면서 신청자가 늘고 있다.”면서 “학생 스스로 토론수업에 참여하는 것을 해택으로 여길 정도”라고 말했다. 특기적성 시간인 오후 6시부터 7시10분까지 70분간 이뤄지지만 열띤 토론이 이어질 땐 시간을 훌쩍 넘기는 일도 많다. 눈에 띄는 것은 정기적으로 수업과정에서 ‘문장쓰기 연습’ 수업을 넣어둔 것.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올바르게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강호영 교사는 “맞춤법과 원고지 사용법, 바른 문장 사용 등은 생각처럼 쉽게 고쳐지지 않는 만큼 학생들이 지루하게 여기지 않을 범위 안에서 반복적인 훈련을 해주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특정 주제를 놓고 학생들은 주제별로 논술토론을 진행한다. 정해진 주제는 20개 정도.20명의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골랐다. 성남고의 경우 3학년 중 100여명이 논술수업을 듣고 있다. 다른 학교보다 많은 학생들이 학내에서 논술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재단의 역할이 크다.20시간짜리 논술을 배우는 데 학생부담은 3만∼4만원 정도. 나머지 부대비용은 모두 학교 장학재단에서 부담한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현장교사가 말하는 논술준비 10계명 1 질문 속에 답이 있다 학생들은 읽어 보지 않은 책에서 어렵게 출제된 문제를 받아들면 곧잘 겁을 먹는다. 하지만 각도를 달리해서 보면 제시문은 곧 힌트다. 논제와 연관된 핵심을 파악하려면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해야 한다. 2 평가기준을 정확히 알자 가장 중요한 평가항목은 논증력과 창의력이다. 두 가지는 평가의 70%를 차지한다. 논증력은 주장을 설득력 있게 풀어가는 능력이다. 단, 누구나 말할 수 있는 논거나 예문은 읽는 사람의 관심을 끌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3 읽기와 말하기, 글쓰기는 함께 큰다 생각을 정리할 때 머릿속이 복잡해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말하기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말하기를 먼저 하고 글에 자신 있는 사람은 글쓰기를 먼저 한 후 말하기를 하면 도움이 된다. 다독(多讀)으로 다져진 내공은 말하기와 글쓰기 모두에 든든한 언덕이 된다. 4 다양한 글을 써라 일기도 좋고 간단한 수필, 인터넷 토론장 게시판도 좋다. 한두 단락의 글이라도 짬짬이 써라. 생각의 흐름이 손의 서투름을 가로막지 않을 때 표현력도 풍부해지고 논리적 비약도 줄일 수 있다. 5 좋은 글은 베껴라 작가 지망생들도 때론 기성작가들의 작품을 선정해 반복적으로 베껴 쓰는 연습을 한다. 논설문을 쓰기가 두려운 학생들은 좋은 칼럼이나 대학측이 제시한 모법답안을 베껴 써보는 것도 방법이다. 6 개요작성에 시간을 투자하라 개요는 학생들이 가장 귀찮게 여기는 단계다. 하지만 개요는 건물로는 설계도, 음악에서는 악보다. 개요를 작성하지 않으면 구성이 엉성해지고 부적절한 예시와 반복적 표현 외에 분량의 문제까지 발생한다. 7 주변인은 스승이다 짧은 시간에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좋은 준비는 바로 토론이다. 주변 사람들과 자주 토론의 기회를 만들고 또 경청해 보자. 8 독서 후 스스로 시험을 만들어보자 스스로 출제자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특정분야의 책이라도 다양한 쟁점과 문제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무엇이 논의될 만한 것인지 보인다면 그만큼 안목도 커지는 것이다. 9 기출문제를 많이 다뤄 보자 논술 초보자가 기출문제를 당장 익숙하게 풀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시험에는 요구되는 조건과 스타일이 있다. 좋은 문제에서 감각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10 논술 관련 정보를 모아라 교과서에서 배운 원리를 스스로 현실에 접목시키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고등학생 대상의 교양지나 인터넷 등을 통해 논술 관련 시사쟁점들을 모아 봐라. 시사주간지를 읽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 도움말 상명여대부속여고 철학교사 은희정 ■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5·31 지방선거 D-12 광역단체장 판세분석] 지방선거 최종경쟁률 3.16대 1

    중앙선관위는 5·31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마감 결과 최종 경쟁률이 3.16대1을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역대 지방선거 사상 최고 경쟁률로 3867석을 놓고 1만 2213명이 등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비례 광역·기초의원 후보 등에 대한 등록 심사가 지연되면서 이날 새벽 잠정 집계된 등록자 수인 1만 2194명보다 19명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공직별 후보등록자 수는 광역단체장이 66명(4.1대1), 기초단체장이 848명(3.7대1)이다. 지역구 광역의원은 2068명(3.2대1), 지역구 기초의원이 7995명(3.2대1), 비례 광역의원이 211명(2.7대1), 비례 기초의원이 1025명(2.7대1)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여성사학 100년 시대] 이화 120주년·숙명 100주년

    [여성사학 100년 시대] 이화 120주년·숙명 100주년

    한국의 여성 사학계가 올해 큰 경사를 맞고 있다.5월31일 이화여대가 창립 120주년, 이보다 아흐레 빠른 22일 숙명여대가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새로운 100주년 시대를 맞아 여성사학의 양대산맥인 이화여대와 숙명여대의 발자취와 동문들의 근황을 살펴본다. 이화·숙명의 인재들은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남다른 족적으로 이끌어 왔다. 각각의 학풍 때문에 사회 진출 방향이나 성격은 다소 달랐지만 여성권익 신장 등 여성계 발전에 대한 두 학교의 기여는 곳곳에서 눈에 띈다. ●한국 여성계의 역사는 이화인의 역사 여성 1호 기록을 보유한 인사는 대부분이 이대 출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최초의 여의사 김정동, 최초 여성 변호사 이태영, 최초의 여의사 박에스더, 최초 신문사 여사장 장명수, 최초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효숙, 최초 여성총리 한명숙씨가 모두 이화 출신이다. 정·관계를 들여다 보면 이화의 파워는 더 막강해진다.1948년 정부 수립 이후 김대중 정부까지 장관을 지낸 여성 인사 25명 중 12명이 이대 출신이었다. 신낙균(문화관광부), 지은희(여성부), 송정숙(보건사회부)씨 등이 장관을 지냈고 손봉숙, 이미경, 이계경, 이경숙, 서혜석씨 등 25명이 국회에 입성했다. 드라마 ‘모래시계’로 유명한 방송작가 송지나,CNN서울지국장 손지애, 앵커 김주하, 화가 겸 문인 김점선, 소설가 권지예, 프로골퍼 박지은씨 등 언론·문화·스포츠계에도 이화의 바람은 거세다. 이화여대 신인령 총장은 “이대에서 배운 자신감과 당찬 근성이 사회 곳곳에서도 큰 활약을 보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숙명인,‘현모양처’에서 암탉으로 변신중 숙대는 현모양처를 강조하는 교풍 때문에 그동안 이대에 비해 사회에 진출한 동문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울어라 암탉’이라는 구호처럼 학교 차원에서 동문들의 사회 진출을 적극 돕고 있다. 이경숙 총장은 “지속적인 리더십 교육과 연구활동으로 2020년까지 대한민국 리더의 10%를 양성한다는 목표다.”라고 말했다. 최정희, 박화성 등 1920∼30년대의 대표적인 여류작가,1927년 19세의 나이로 비행사 자격증을 딴 여류비행사 이정희, 무용가 최승희 등은 숙명이 배출한 대표적인 신여성들이다. 정·재계의 숙대 출신 동문들은 한상은 배상면주류연구소 대표, 이행희 ㈜한국코닝, 우성화 티켓링크 대표, 박찬숙·김선미 국회의원 등이 있다. 숙대 동문들은 문화 예술 및 방송 분야에서 특히 두각을 드러낸다. 국내 최초 여성 연출가인 강화자 베세토오페라단 단장, 무용가 홍신자씨가 있고 소설가 신달자·은희경씨, 뮤지컬배우 문희경씨가 숙대 출신이다. 영화배우 엄앵란, 탤런트 전원주, 전문방송MC 이금희, 방송인 이익선, 아나운서 윤현진, 정미선, 쇼호스트 유난희씨도 숙명이 배출한 방송인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양대사학, 서로를 말하다 “구한말부터 한국의 여성교육을 이끌어온 이화”“역경을 딛고 꽃피운 여성인재의 산실, 숙명” 두 대학 관계자 입에서 나온 상대 학교에 대한 넉넉한 덕담이다. 숙명여대 대외협력처장 김형국(정치외교) 교수는 “이대는 지난 120년간 우리나라 여성교육을 선도해 왔다. 여성사학 중에서 어디가 1등이고 어디가 2등이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면서 “앞으로 두 여성사학이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여성교육을 앞장서 이끌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120주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화여대 이배용(사학과) 역사관장은 “숙대는 한국 근현대사의 시대적 역경 속에서도 훌륭한 여성인재를 많이 배출해왔다.”고 화답했다. 그는 “21세기 여성시대를 맞아 여성사학의 양대 기둥으로서 협력관계를 통해 함께 성장하고 서로의 지혜와 힘을 모아 여성사학을 이끄는 주도적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소속 학교 자랑도 덕담 못지않았다. 숙대 한정신(교육심리) 대학원장은 숙명의 강점으로 강한 의욕과 이를 능가하는 성과물을 꼽았다.“학교에서 조금만 이끌어주면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이루어내지요. 앞으로 숙명인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 관장은 “규모면에서나 역사적인 면에서나 여성사학 중에서는 우리 이화여대가 단연 최고라고 자부한다. 이화 동문 수는 15만명으로 숙명의 두 배가 넘으며 2005년 사법고시에 52명이 합격하고 최근 3년간 행시 합격자 수가 행정학과 기준으로 남녀공학 대학을 포함, 전국 1위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자랑했다. 이런 보이지 않는 경쟁심리 때문인지 숙명과 이화가 학점·학생 교류 협정을 체결한 것은 지난 1월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창학기념 자축행사 다채 두 학교는 요즈음 창립기념일을 자축하는 행사준비로 분주하다. 이화여대와 숙명여대는 각각 22일과 30일 창립기념행사를 갖는다. ●이화, 즐겁게 세상을 흔들어라 이화여대는 1886년 선교사 스크랜튼 부인이 자택에서 학생 1인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한국에 세워진 최초의 여성 교육기관이다. 이화여대는 120주년 대표 기념사업의 하나로 제3세계 및 개발도상국 여성인재를 전액 장학생으로 선발해 교육하는 EGPP(Ewha Global Prtnership Program)를 시작했다.120년 전 외국인 선교사가 1명의 학생으로 출발한 정신을 기리고 이화의 교육역량을 전세계 여성들에게 환원하고자 추진하는 사업이다. 22일부터는 교내 곳곳에서 e미디어 아트페스티벌 프런티어 백남준전을 연다. 26일에는 이화학당 한옥교사가 복원공사를 마치고 살아 있는 역사교육장으로 재탄생한다. 이화 120주년 역사를 담은 전시회를 열고 영상물 상영도 한다. 120주년 기념식은 30일 오전 10시 교내 대강당에서 갖는다.3대 이상 이화 출신 30가족을 찾아 기념패를 전달하고 이화학술상을 시상한다. 이화여대 새 정문도 이날 처음 공개된다.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해 세계로 뻗어가는 이화의 역동적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백년의 숙명, 천년의 빛 숙명여대는 1906년 고종 황제의 계비인 엄씨가 내탕금(황실자금)을 내려 종로구 수송동 한성부 수진방의 72칸 한옥에서 5명의 양반가 딸들을 가르친 것이 그 시작이었다. 한국인이 만든 최초의 민족 여성 교육이었다. 숙명여대는 창학 100주년을 맞아 ‘백년의 숙명, 천년의 빛!’이라는 기념 캐치프레이즈를 제작하고 22일 오후 7시30분 교내 르네상스 플라자 야외무대에서 창학 100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기념식에서는 기념일 100일 전부터 전국 각지의 동문·재학생·교직원 등의 손을 거쳐 전달된 기념성화가 채화되며, 성화는 100주년 기념 타임캡슐 상단에서 영구히 타오르게 된다. 고건 전 국무총리, 이수빈 삼성생명보험 회장, 권인혁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신인령 이화여대 총장, 어윤대 고려대 총장 등과 학생, 교직원, 동문 1000여명이 참석한다. 기념식에 앞서 오후 3시부터 삼성컨밴션센터에서 미국 밀스칼리지 재닛 L 홈그런 총장,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나가타 도요오미 총장 등 10개국 18개 대학 총장단을 초청,‘글로벌 리더십 포럼’을 개최한다. 100주년 기념주 ‘숙명백년’(2006세트 한정)과 기념우표도 발행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인천이 원조] (6) 해외이민

    [인천이 원조] (6) 해외이민

    1902년 12월22일 인천 제물포항에서는 미국 하와이로 이민을 떠나는 121명이 ‘켄카이호’에 오르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84%는 인천 사람으로 대개 하층민이었다. 전년에 큰 흉년이 들어 굶주리는 사람이 많았던 데다 국제정세 또한 나날이 암울해져가는 상황이었지만 이들의 발걸음은 가볍지만은 않았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있다는 사실조차 잘 몰랐던 민초들로서는 이국에 대한 동경심보다는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윽고 출항의 뱃고동 소리가 살을 에는 듯한 바닷바람을 가르자 이민가는 사람들이나 송별하러 나온 친지들은 너나할 것 없이 울음을 떠트렸다. 이로써 우리나라 이민사의 첫 장이 열리게 되었다. 요즘은 자녀교육이나 더 나은 생활을 위한 이민이 대부분이나 당시는 하와이 노동력 확보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이민이 진행됐다. 사탕수수 재배가 한창이던 하와이는 노동인력 부족으로 임금이 상승하는 시기였다. 주한 미국공사 앨런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02년 3월 하와이에서 사탕수수재배자협회와 한인 노동자 이민문제에 대해 협의를 하고 서울로 돌아와 자신을 신임하는 고종에게 적극적으로 이민정책을 권고했다. 이후 사탕수수재배자협회 비숍 회장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정부와 이민조약을 체결하고, 정부는 이민업무를 담당하는 ‘수민원(綏民院)’을 설립했는데 책임자는 민영환이었다. 이민자 모집은 수민원의 위임을 받은 미국 동양광산회사 인천 주재 사원인 데실러가 담당했다. 그는 인천에 동서개발회사를 설립하고 서울과 부산, 원산 등지에 지사를 만들어 한국인 책임자를 두고 이민 희망자를 모집했다. 이를 위해 역이나 교회, 외국공사관 등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서 선전활동을 하고, 대한제국 정부 명의로 ‘황성신문’에 공고를 내기도 했다. “하와이 기후는 온화하여 심한 더위가 없으므로 각인(各人)의 기질에 합당하며 월급은 미국 돈으로 15달러씩이요, 일하는 시간은 매일 10시간이요, 일요일에는 휴식함.”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민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자 인천 제물포 내리교회 목사였던 존스가 적극 나섰다. 그는 내리교회 신자는 물론 친지나 이웃들에게 하와이로 갈 것을 권했고, 서울 등을 다니면서 이민을 설파했다. 일종의 ‘이민 전도사’였던 셈이다. 첫 이민자 가운데 내리교회 신자들이 대거 포함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1902년 최초의 이민자들이 하와이로 출발했으며,1905년 이민이 금지될 때까지 7200여명이 고국을 떠났다. 첫 이민자(121명)는 내리교회 신도(50명) 외에도 인천항 노무자(20여명), 농민들이 포함됐으며 대부분 인천지역에서 모집됐다. 이들에게는 배삯과 별도의 지참금이 지급되었다. 제물포항을 출발한 이민자들은 일본 고베항에 도착해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20명이 전염병 보균자로 밝혀져 탈락하고 101명(남자 55명, 여자 21명, 어린이 25명)만이 미국 상선 ‘갤릭호’를 갈아타고 1903년 1월13일 하와이 호놀룰루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여기서도 하와이 보건당국의 정밀검사로 안질에 걸린 것으로 판명된 4명은 인천항으로 되돌아오고,97명만이 최종적으로 하와이 땅을 밟았다. 하지만 이민 1세대의 생활은 달콤했던 ‘이민 공고문’과는 달리 고난의 연속이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5·31사범 1781명 입건 2002년 선거때의 2배

    5·31 지방선거사범 입건자 수가 2002년 3회 지방선거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나는 등 선거가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거 16일 전인 15일까지 입건된 선거사범은 1781명으로 3회 지방선거 선거일 16일 전에 입건자수 913명에 비해 95.1%나 증가했다. 구속자도 2002년 74명에서 108명으로 45.9% 늘었다. 유형별로는 금품 수수사범이 655명으로 전체의 36.8%를 차지해 여전히 ‘금품선거’가 문제임을 보여줬다. 또 흑색 선전사범 227명(12.7%), 불법 선전사범 167명(9.4%), 당비 대납사범 125명(7.0%)등으로 나타났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올 상반기 신입사원 취업경쟁률 91대 1

    올 상반기에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한 기업들의 경쟁률이 평균 91대 1로 집계됐다. 채용포털 커리어가 올 1월부터 최근까지 공채를 실시한 주요 기업 67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취업 경쟁률은 평균 91대 1을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102대 1)보다 경쟁률이 소폭 하락했다. 조사 대상 가운데 취업 경쟁률이 100대 1이 넘는 기업은 40%인 27개사에 달했으며, 경쟁률이 200대 1 이상인 기업도 9개나 됐다. 기업별로는 채용 규모가 작고 구직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공기업의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25명을 뽑는 한국공항공사의 공채엔 9200명이 지원해 3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26명의 신입사원을 모집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경쟁률도 337대 1로 집계됐다. 한국전기안전공사(248대 1)와 농수산물유통공사(240대 1), 한국수자원공사(186대 1), 한국조폐공사(173대 1), 인천관광공사(122대 1) 등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안양 인라인 전용경기장 문열어

    경기도 안양시는 12일 오후 동안구 비산동 안양종합운동장 인근에 국내에서 14번째인 인라인롤러 전용경기장을 개장했다. 시가 162억원을 들여 8530여평 부지에 세계 처음으로 스피드경기장(폭 8m, 길이 200m)과 로드경기장(폭 8m, 길이 400m)을 한 곳에 나란히 설치했다. 오는 9월1일부터 9일까지 ‘2006 세계 롤러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시는 국내선수들의 기량점검과 9월 세계대회에 대비,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전국 15개 시·도선수 525명이 참가한 가운데 트랙·로드·마라톤 등 3개 분야 12개 종목에 걸쳐 프레대회를 개최한다.
  • [줄기세포 수사결과 발표] 황우석 돈세탁 수법

    [줄기세포 수사결과 발표] 황우석 돈세탁 수법

    황우석 박사는 돈세탁에도 전문가였다. 대기업들과 후원자들에게서 받은 연구비 8억 1662만원을 조교들과 고교선배, 친인척 등의 차명계좌 63개를 통해 관리했다. 정부지원금과 개인수입을 한 계좌에 입금하는 ‘섞어심기’를 통해 검찰의 계좌추적을 따돌렸다. 황 박사는 평상시에도 치밀하게 연구비를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 박사는 연구비를 지출할 때 철저하게 현금만을 사용했다. 그는 금융정보분석원의 거래파악을 피하기 위해 한번 돈을 빼낼 때는 1000만∼3000만원을 넘지 않았다. 고액을 써야 할 경우는 10분 간격으로 여러 은행 점포에 들러 현금을 인출한 뒤 큰 가방에 넣어 운반했다. 지난해 9월에는 국내에서 재미교포 강모씨에게 2억원을 주고 두달 뒤 미국으로 건너가 강씨로부터 2억원 상당의 달러화를 받는 이른바 ‘환치기’를 하기도 했다. 황 박사는 검찰에서 “은행창구에서 고액을 인출하는 것을 꺼리고 가축판매업자들이 현금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변명했지만 검찰의 조사결과는 달랐다. 황 박사는 이 돈으로 친분이 있던 연구원들에게 연구비를 떼어주는 등 선심을 쓰거나 후원금을 낸 대기업 인사들에게 고가의 병풍을 보내는 등 답례하는 데 사용했다. 그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정치인 수십명에게 해마다 10만∼300만원씩 후원금을 내기도 했다. 또 부인에게는 고급승용차를 선물했다. 검찰 관계자는 “황 박사의 연구비 운영통장에는 개인적인 수입과 공금인 연구비가 섞여 있어 검찰이 출처를 파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황 박사팀’인 이병천, 강성근 서울대 수의대 교수도 연구비를 횡령한 혐의가 드러나 불구속기소됐다. 이들은 거래업체로부터 받은 허위세금 계산서와 실험에 필요한 재료비를 과다청구하는 방법 등으로 4억여원을 빼돌렸다. 이들이 자기 주머니를 채우는 동안 연구원들은 정작 자신들에게 매달 정부지원 인건비가 50만∼70만원씩 나온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황 박사는 또 2002년 11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장에게 난자제공 대가로 3000만원을 건넸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생명윤리법이 시행되자 한나 산부인과를 통해 난자 제공자 25명에게 불임수술비를 180만∼230만원 가량 깎아주는 방법으로 난자를 제공받았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성지중고등학교 스승이 제자 발 씻어주기

    성지중고등학교 스승이 제자 발 씻어주기

    스승의 날을 사흘 앞두고 선생님이 학생의 발을 씻겨주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12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성지중·고등학교의 한 교실. 담임선생님 5명이 은색 대야에 물을 받아온 뒤 손수 학생의 운동화를 벗기고 발을 씻는다. 학생의 발을 씻어주는 선생님들의 손길이 정성스럽다. 교사 이경선(32)씨와 최이주(18)양이 대화를 나눈다.“선생님이 너 이뻐하는 거 알지.” “정말요.” “영어도 잘 하잖아. 지켜보고 있어. 발 씻겨주는 이유를 아니. 더 열심히 하라는 거야. 영어 하나만 잘 해도 대학갈 수 있다. 수업 빠지지 말자.” 두 사람은 서로 포옹을 한다. 학생은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선생님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준다. 이날 행사엔 교사 25명과 학생 100명이 참가했다. 성지중·고등학교는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일반학교에 적응이 안 되는 학생들이 다니는 대안학교다. 김한태 교장은 “지금까지는 스승의 날 학생들로부터 꽃과 선물을 받았는데 만일 이날 선생님이 학생에게 무언가를 해주면 학생이 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것 같았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학생들 입가엔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이보용(19)양은 “평소 높게 보였는데 발을 씻을 때 선생님은 엄마 같았다.”고 말했다. 행사를 마치고 학생대표로 나선 송남희(18)양이 “가난하고, 문제아로 찍혔던 우리에게 학교는 둥지였다.”며 선생님의 은혜에 감사를 표시했다. 송양이 교장선생님에게 꽃다발을 안겨주는 순간, 학생과 선생님들의 눈가엔 모두 눈물이 맺혔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시내 5·31선거 551명 뽑는다

    5·31 지방선거를 통해 서울에서는 시장을 포함해 모두 551명을 선출한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31일 열리는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284개(2201개 투표구) 선거구에서 시장 1명과 구청장 25명, 시의원 106명(지역구 96명·비례대표 10명), 구의원 419명(지역구 366명·비례대표 53명) 등을 뽑게 된다.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선거권자가 종전 20세 이상에서 19세 이상(1987년 6월1일 이전 출생자)으로 확대되면서 총인구(1018만 8495명)의 78.5%인 800만 3002명이 투표를 할 수 있으며, 이번 선거부터는 영주체류자격 취득후 3년이 경과된 외국인 2270명(추정치)에게도 투표권이 부여된다. 시는 12일 기준으로 선거인 명부를 작성,17∼19일 선거인 주소지 관할 자치구 홈페이지나 동사무소를 통해 열람시킨 뒤 24일 선거인 명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명부에 누락, 오기, 미등재 등이 있을 때는 관할 구청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선거 당일 투표소에 갈 수 없는 유권자는 12∼16일 부재자 신고를 하면 25∼25일 관할 선관위가 송부한 투표용지를 갖고 인근 부재자 투표소를 찾아가 투표할 수 있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부드러운 저음의 가수 안다성 [1]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부드러운 저음의 가수 안다성 [1]

    ‘바닷가에서’ ‘사랑이 메아리칠 때’가 그렇듯 부드러운 저음, 고즈넉한 시를 읊조리는 듯한 분위기의 노래로 먼저 떠올려지는 가수 안다성씨.‘안다성’은 본인 스스로 지은 예명이다. 세계적인 성악가 마리안 앤더슨의 이름에서 착안한 것으로 대중으로부터 부드럽게 불려지고 싶어 ‘앤더슨’과 비슷한 발음,‘안다성’이라 이름지었다. 본명 안영길(安泳吉).31년, 충북 제천 태생. 지금까지 몇 차례 만나오면서 그에게는 늘 변함없는 것 한 가지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약속장소에 항상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다는 점과 늘 흐트러짐 없는 차림새였다는 사실이다. “우리 옛날 가수들은 항상 먼저 와 기다리고 있지 않으면 괜스레 불안하지, 허허….” 그는 말한다.“우리나라 초창기 연극배우 이종철씨 알지? 그 냥반(양반) 꽤나 엄했어요. 분장한 채 대기실 밖에라도 나갈라치면 가차 없이 귀싸대기야. 어떻게 연예인이 무대에 서야 할 얼굴을 함부로 내보이느냐고….” 분장한 얼굴을 함부로 남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을 금기시 여기고 살았듯 그 이면에는 일상에서조차 맨 얼굴을 그대로 내보이며 ‘책’잡히고 ‘흉’잡힐 일을 되도록 삼가려 함도 그가 연예인으로 살아오는 동안 몸에 밴 것들이리라. 처음 그가 무대와 연을 맺은 것은 51년, 당시 전쟁으로 인해 임시로 청주에 내려와 있던 ‘신흥대학교(현 경희대)’ 영문학과에 재학 중이었을 때였다. 전쟁은 예외 없이 누구에게나 많은 희생을 강요했다. 그 역시 휴학계를 내고 군예대에 지원했다. 그러고는 군예대 지원의 대가로 받은 쌀 두가마니를 집에 메어다 놓고 그는 홀로 군예대로 향했다. 송달협, 고대원, 유춘산 등의 가수들을 비롯해 7인조 악단과 무용수들, 쇼 단원을 모두 합쳐 봤자 고작 25명이 전부였던 ‘1102 야전공병단’ 소속 군예대는 동부전선 강릉 부근에 배치해 있었다. 군용트럭으로 100여 리 길을 두 시간, 혹은 그 이상씩 달려 이동하는 도중에 포격 세례를 받기도 수차례였고 비포장도로의 흙먼지를 뒤집어 쓰며 천신만고 끝에 공연장에 도착하면 도랑물로 흙투성이만을 겨우 털어낸 채 이내 웃음 띤 모습으로 무대에 나서곤 했다. 예고 없는 무차별 폭격은 공연장에도 예외일 수 없어 공연은 수시로 중단되었다. 말 그대로 목숨을 건 공연이었다. 이 전장에서 그는 2년 9개월 동안 무려 100여 차례의 공연을 치렀다. 목숨을 건 사투의 시간에도 일순간이나마 노래가 공포나 두려움으로부터 얼마나 사람들에게 큰 위안이 되어주는가 하는 사실이 생생하게 현실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직접적인 이때의 경험이 그의 오랜 가수생활 동안 노래에 대한 ‘신념’으로 자리하고 있었을 것이 쉽사리 짐작되어졌다. 그가 본격적인 가수의 길로 접어들게 된 때는 9·28 수복 이후 서울로 복귀한 대학 3학년 때인 55년. 친구 생일자리에 초대받아 간 곳이 당시 종로의 ‘여정카바레’. 사교춤이 한창 유행하던 무렵 이곳은 풀 멤버 밴드가 있던 일류 카바레로 명성만큼이나 무대 또한 근사했다. 물론 그가 이전에 섰던 야전무대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이때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친구들이 그를 무대로 끌고 올라간 것이다. 이 돌발사태를 제지하던 웨이터와 친구들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이윽고 몸싸움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와중에도 무대에 오르자 그는 버릇처럼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노래를 시작했다.‘서울야곡’. 야전무대에서 즐겨 부르던 가수 현인의 노래. 노래가 시작되자 아수라장이던 장내가 일순간 잠잠해졌다. 순간 그는 더욱 긴장했다. 그러나 이내 악기들이 하나 둘씩 자신의 노래를 따라오고 있음을 느꼈다. 그렇게 삼절까지 노래를 마쳤다. 무대에서 내려오자 의외로 악단장이 다가와 명함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방송국 전속가수 시험에 응시할 것을 제의해왔다. 명함에는 ‘중앙방송국 경음악단장 손석우’라고 적혀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당시 대학생 신분에서 대중가요 가수는 썩 매력적이지 않았죠. 하나 방송국의 전속가수 시험제도라는 것이 묘하게 도전의식을 자극하더군요.” 결국 그는 이듬 해, 노래와 악보 테스트를 거쳐 권혜경 등과 함께 전속가수로 발탁된다. 그리고 몇 달 뒤 비로소 첫 취입할 노래의 악보를 건네받는다. 이 노래가 바로 우리나라 연속방송극 주제가 제1호인 ‘청실홍실’이다. 그는 악보를 훑어내려 가면서 난감해졌다. 노래가 지극히 짧고 단순해 감정을 이입할 부분이 도무지 없는 것이었다. 고민 끝에 그는 작곡자 손석우씨를 찾았다.“선생님, 이 노래는 어떻게 불러야 합니까?” 이에 작곡가 손석우씨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명료했다.“그냥 쉽게 불러요, 동요 부르듯….” (계속) sachilo@empal.com
  • [新경제대국 꿈꾸는 인디아 리포트] (2) IT 인재산실 인도공과대

    [新경제대국 꿈꾸는 인디아 리포트] (2) IT 인재산실 인도공과대

    |첸나이(인도) 이기철특파원|“우린 미국의 학생들보다 30% 가량 더 많이 가르칩니다. 미국 대학에서의 석사과정을 우린 학부에서 끝냅니다. 석사과정에서는 외국의 박사과정을 공부시킵니다.”인도 정보기술(IT)혁명의 최대 인재 공급원이며 ‘인도 최고의 명품’인 인도공과대학(IIT). 지난 3월 중순 마드라스의 대학본부 회의실에서 만난 아난드 IIT총장은 IIT 경쟁력의 비결을 “공부를 많이 시킨다.”는 단순한 답변으로 잘라말했다. 남방셔츠 차림에 도수높은 안경을 낀 그는 인도 최고의 대학 총장이라지만 소탈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학문의 연륜이 깊은 듯 눈빛은 ‘구루(guru·구도자)’처럼 형형했다. IIT 학생들은 4년 졸업할 때까지 165학점,5년제는 180학점을 이수한다.4년제의 경우 우리의 포항공대나 미국 평균 120학점보다 45학점이 더 많다.“특히 전공분야의 필수학점이 85학점으로 미국의 55∼65학점보다 훨씬 높습니다.”아난드 총장의 설명이다. 반면 교육비는 싸다.IIT에서 4년제 공학도의 경우 수업료 802달러와 기숙비를 포함해 연간 1458달러가 든다.MIT는 IIT보다 25배 비싼 3만 6030달러. 포항공대는 지난 2004년 기준으로 등록금 210만원을 포함해 연간 4800만원이 들었다. 하지만 IIT출신이 졸업후 버는 수입은 MIT출신과 거의 차이가 없다.“적은 비용으로 고효율의 교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도 높아집니다.” “IIT가 최고의 대학 반열에 든 것은 교수법이 좋다기보다는 JEE를 통한 인도 최고의 천재들을 선발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난드 총장은 “학생들만큼이나 많은 인구에서 선발된 교수들도 역시 천재이며 교수법이 훌륭하다.”고 웃어 넘겼다. 그러면서 100개의 독립된 특별 실험실 등 시설을 자랑했다.IIT에는 휴강은 없다.“교수가 출장 등으로 수업을 못할 경우 학생 사정을 고려해 아침 7시, 또는 저녁 9시 심지어 주말이라도 반드시 보충수업을 합니다.”휴강이면 ‘하루 땡쳤다.’며 좋아하는 우리네의 교수·학생들과 대비가 됐다. IIT 졸업생의 3분의 1이 취직 또는 유학으로 미국으로 간다. 나머지는 인도행정직공무원(IAS)을 준비하거나 IT쪽으로 빠진다.‘손에 기름을 묻히는’ 현장으로 가는 졸업생은 극히 드물다. 전공분야를 외면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아난드 총장은 “IIT는 경쟁력을 키우고, 분석적이고 종합적인 사고방법을 가르친다.”며 “직업 선택은 학생들의 자유”라고 강조했다. 또 “두뇌 유출보다는 인재가 개발되지 않음을 더 걱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IIT마드라스에는 독일·스위스·프랑스·이집트 등 외국인 학생이 25명뿐이다. 아난드 총장은 “국제학생을 600명 가량으로 올렸으면 한다.”고 내심을 털어놨다. chuli@seoul.co.kr ■ 유학생 김형득씨 인터뷰 “최고의 인도전문가가 되겠습니다. 그러기엔 IIT 인맥이 가장 좋습니다.IIT 인맥을 따라가면 인도 전체가 그려집니다.” IIT의 유일한 한국 유학생 김형득(36)씨는 시장 잠재력이 큰 인도 지역 전문가가 되는 방법으로 IIT를 택했다.IIT 졸업생들이 인도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공무원·기업인들도 안식년 등으로 IIT에 들어와 많이 공부한다. IIT마드라스 경영학 박사과정 2년차인 그는 2000년 5월 인도 남부의 폰디체리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그는 인도 최초 한국인 MBA로 기록돼 있다. 그는 인도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 소디프인디아 인도지사장도 맡고 있다. 낮에는 회사생활을 하고 퇴근후 공부한다.“매일 오후 9시부터 밤 1시까지 도서관에 있습니다.4시간씩 공부를 하지만 입학 친구들은 ‘그렇게 공부해서 졸업이나 하겠느냐.’며 걱정합니다.”입학 동창들은 연구실에서 ‘칼잠’을 자며 공부하는 ‘독종’들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가 가장 어렵게 느끼는 것은 독서 스피드.“책을 읽는 스피드가 어릴 때부터 영어를 쓴 학생들에게 많이 밀립니다. 독서량에서 밀리는 게 가장 어려운 점입니다.”인터뷰를 마치고 중앙도서관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 IIT는 어떤 학교 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서비스 회사인 영국 보다폰의 최고경영자(CEO) 아룬 사린, 갈색 왜성을 발견한 천체물리학자 슈리니바스 쿨카르니,IT 산업에 혁명을 일으킨 선마이크로시스템스 공동설립자 비노드 코슬라, 세계적인 휴대전화 제조회사인 모토롤라의 부회장 파드마스리 와리어…. 세계 IT업계를 움직이는 이들 인사는 모두 인도 IIT 출신이다. 포천 선정 세계 500대 기업 거의 모두에 IIT 동문들이 임원으로 포진해 있다. 그래서 인도인들이 미국 실리콘밸리를 ‘식민지’로 만들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인도를 넘어 세계 IT뿐만 아니라 경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화려한 네트워크와 실력 때문에 IIT 졸업생은 세계 유수기업의 ‘러브콜’ 대상이다. IIT는 독립 인도의 초대 총리 네루가 1951년 8월18일 콜카타 서쪽 카라그푸르에서 개교했다. 미국 TV CBS의 추적 60분 사회자 레슬리 스탈은 “미국의 하버드대, 메사추세츠공과대(MIT), 프린스턴대학을 합친 대학이 IIT”라고 소개한 바 있다. IIT 모델은 미국 MIT. 첫 IIT 캠퍼스는 카라그푸르의 히즐리 강제수용소이다. 마하트마 간디가 주도했던 시민불복종 운동의 지지자들을 수감하기 위해 영국이 1930년대 세웠던 건물이다. 이후 2001년 아시아 최초의 공대인 톰슨공대를 IIT루르키로 이름을 바꿨다. 인도 전역에 7개의 캠퍼스가 있다. 서로 로고를 다르게 사용할 정도로 독립적이다. 인도 대통령은 IIT 각 캠퍼스의 장학사 자격을 갖는다. 장학사는 IIT이사장을 지명한다. 이사회는 IIT가 있는 주정부가 지명한 명망있는 과학기술자와 기업가 각 한 명, 교육·자연과학·공학 분야의 전문지식이나 실제 경험을 보유한 인물 4명,IIT교수 2명으로 구성된다. IIT의 예산 대부분은 국가에서 지원받는다. 예산 집행은 1961년 제정된 ‘IIT법’에 의해 IIT 이사회가 결정한다. 지난 80년대 한 변호사출신 교육부 장관이 IIT에 지시를 내리기 위해 IIT법을 읽고는 도저히 간섭할 길이 없음을 알고는 사무실 바닥에 내팽개쳤다는 일화가 전한다. 이후 정치인들도 IIT를 자랑스러워하기 때문에 간섭하지 않는다. IIT가 독립적인 데는 교수진의 노력도 담겨 있다.IIT마드라스 연구처장 나라야난 교수는 “교수들이 연구활동에 바빠 정치문제 등에 신경을 쓰지 않으며, 교수진의 명성이 대단하고 자부심이 강해 다른쪽으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 특별취재반 이상일 편집국 부국장(반장) 이석우 국제부 차장 이기철 산업부 차장 전경하 경제부 기자 이운용 영산대 인도연구소장
  • “2년전 부천초등생도 내가 살해”

    서울 서남부지역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부지검은 용의자 정모(37)씨가 지난 2004년 발생한 ‘경기도 부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의 범인이라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가 자신이 해당 사건을 저질렀다고 진술함에 따라 영등포 경찰서에 진위 여부를 수사토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부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은 지난 2004년 1월 초등학생 A(13)군과 B(12)군이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집 근처에서 실종된 뒤 16일 만에 인근 야산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이로써 정씨가 자백한 범행은 19건으로 피해자는 사망 10명, 중상 15명 등 25명으로 늘었다.김준석기자 kkirina@seoul.co.kr
  • 어린이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CEO 이건희 삼성회장 압도적 1위

    어린이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CEO 이건희 삼성회장 압도적 1위

    어린이들이 최고경영자(CEO)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인물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4일 ‘월간 CEO’에 따르면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 1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어린이가 본 CEO’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CEO로 머리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3명까지 복수응답)로는 이건희 회장을 꼽은 어린이가 101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37명),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이사회 의장(12명), 김성주 성주인터내셔널 사장(6명),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4명) 등이 지목됐다. CEO와 관련해 먼저 떠오르는 단어로는 ‘부자’라고 응답한 어린이가 60명으로 가장 많았고 성실하다(40명), 똑똑하다(27명), 정직하다(5명) 순이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으로는 삼성(107명)과 현대(29명),LG(25명)를 꼽은 어린이들이 많았다. ‘CEO가 되려면 어릴 때부터 무엇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무슨 일이든 앞장서야 한다.’는 응답이 42명으로 가장 많았고 ‘CEO가 되기 위해 잘해야 하는 과목’(3과목 복수 응답)으로는 ‘경제’(126명)가 가장 많이 꼽혔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성남시립병원 건립 확정

    성남시립병원 건립계획이 최종 확정됐다.300병상 규모로 분당신시가지에 위치한 재생병원과 맞먹는다. 성남시는 4일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성남종합병원 건립 및 운영에 관한 타당성 조사’를 의뢰해 나온 결과를 토대로 병원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다소 적은 300병상 규모로 확정하고 오는 2008년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사기간은 3∼4년이 걸릴 예정이다. 시는 지난 3월 전국 처음으로 주민발의에 의한 조례안이 의회에서 통과된 후 타당성조사에 들어갔으나 시민단체가 병원설립계획의 확정을 촉구하자 시기를 앞당겨 세부건립계획을 확정했다. 운영방식은 용역보고서에 따라 직영체제나 별도법인을 설립해 대학병원에 위탁하는 2가지 방법 가운데 하나를 확정할 계획이다. 시는 현재 직영체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당초 500병상 기준으로 1600억원가량의 예산을 책정할 계획이었으나 시립병원의 적자 규모를 감안해 병상규모를 다소 축소했다.부지는 수정구 신흥동 시유지와 신흥동 시유지(8000여평)로 정했다. 성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성남시 수정구에 있던 인하병원(450병상)과 성남병원(250병상)이 경영난 등으로 2003년 7월과 9월 각각 폐업과 휴업에 들어가자, 성남시를 대상으로 의료원(시립병원) 설치를 추진해달라며 같은 해 12월29일 주민 1만 8525명의 서명을 받아 ‘성남시립병원 설치조례’ 청구서를 냈고 우여곡절 끝에 조례안이 지난 3월16일 시의회를 통과했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석탄일 모범수 758명 가석방

    법무부는 오는 5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모범수형자 758명을 4일 오전 10시에 가석방한다고 2일 밝혔다. 무기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년으로 감형된 1명을 비롯해 10년 이상 장기 수형자 25명, 수형생활이 어려운 고령자·환자·장애인 등 노약자 62명이 포함됐다. 고졸검정고시 합격자 15명, 건축시공산업기사 등 각종 기능자격 취득자 86명, 지방 기능 경기대회 등 각종 기능대회 입상자 4명도 가석방 대상자로 뽑혔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초음파로 암 치료한다

    초음파로 암 치료한다

    암 치료에도 초음파 시대가 도래했다. 고강도의 초음파를 종양 부위에 쬐어 외과적 수술없이 암 세포를 사멸시키는 ‘하이프 나이프(HIFU Knife)’ 암 치료술이 간·유방·췌장암과 골수종 등 난치성 암 환자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임상 결과가 제시됐다. 가톨릭의대 성모병원(여의도) 하이프 암치료센터 한성태·정승은(진단방사선과), 한준열·조세현(소화기내과) 교수팀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25명의 암 환자를 초음파 암 치료기인 ‘하이프 나이프’로 치료한 결과 23명의 환자에게서 우수한 치료효과를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의료진은 이 기간 동안 간 세포암(원발성 간암) 14명, 전이성 간암 4명(대장암 2명, 위암 및 신장암 각 1명) 등 간암 환자 18명과 췌장암 3명, 복벽전이암 2명, 유방암 1명, 근육종 1명 등 모두 25명의 암 환자를 하이프 나이프로 치료했다. 간암의 경우 종양이 1개인 경우가 12명,2개 3명,3개 2명,4개 1명이었고, 종양 크기(직경)는 3㎝ 이내가 12개,3∼5㎝가 5개,5㎝ 이상이 2개였다. 한 교수는 “간암 치료 결과 14명에게서 종양이 완전히 괴사됐으며,4명의 환자는 추적 관찰 중”이라면서 “말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 성과로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가운데 1명은 종양의 크기가 작아졌지만 치료되지 않은 암세포가 남아 재시술을 시행했으며,3명은 대부분의 종양이 괴사됐으나 주변에 미세한 종양 부위가 남아 있어 재시술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진은 “복벽전이암과 근육종 환자는 암 덩어리가 사멸됐으며, 통증조절을 위해 시술한 췌장암 환자 3명의 경우도 종양 크기가 줄어들고, 통증이 해소돼 식사와 수면을 정상인과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다.”면서 “단, 유방암 환자는 피부화상의 우려 때문에 시술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하이프 나이프는 고강도의 초음파를 한 곳에 쬐어 순식간에 섭씨 65∼100도의 열을 발생시킴으로써 암 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최신 종양 치료기기로, 국내 대학병원으로는 처음 도입했으며 대당 가격이 53억원에 이른다. 초음파는 방사선과 달리 인체의 주변 조직에 별 피해가 없다는 장점 때문에 그동안 산부인과와 간, 심장, 췌장 등의 내과적 검사와 피부·성형 분야에서 많이 사용돼 왔다. 하지만 이제는 난치질환인 암 치료에까지 그 이용 범위가 확대된 것. 하이프 나이프의 적응증으로 간암, 유방암, 신장암, 악성 뼈 종양, 췌장암, 자궁근종 등과 악화된 말기 암 환자의 완화 치료, 외과적 수술 후의 종양 재발 치료, 수술에 실패한 경우나 재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등이다. 하이프 나이프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CT(컴퓨터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검사 등을 통해 종양의 위치와 크기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후 의료진이 장비에 부착된 진단용 초음파 영상을 통해 종양의 해부학적 구조와 위치, 크기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고강도의 초음파를 3초 간격으로 수차례 조사해 암세포를 궤멸시키는 것. 치료에 걸리는 시간은 암의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종양이 하나인 경우 1∼2시간 정도 걸리며, 최근에는 무려 21시간에 걸쳐 직경 16㎝의 간암을 치료하기도 했다. 치료 비용은 종양 크기에 따라 다른데, 종양이 클 수록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가 직경이 3㎝인 간암의 경우 1회 치료 비용이 1200만∼17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초음파 치료는 주변 정상 조직에 해가 없고, 상처나 출혈,2차 감염 등의 합병증이 없으며, 외부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면서 “특히 크기에 관계없이 단 한번의 치료로 종양을 자른 듯 절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아동학대] ‘방임’은 폭력보다 더 위험

    [아동학대] ‘방임’은 폭력보다 더 위험

    #사례1 내년이면 학교에 들어갈 은희(가명)는 어린이 집을 다녀오면 늘 혼자 집을 지켜야 한다. 초등학생인 언니가 있지만 학원에 들러 오후5시가 넘어서야 들어오고, 맞벌이하는 엄마와 아빠는 밤 늦게나 얼굴을 볼 수 있다. 은희는 지난 2월 여느 때처럼 혼자 놀다 불길에 휩싸였다. #사례2 초등학교 5학년인 민우는 방과 후에도 학교 주변을 배회하기 일쑤다. 빈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다. 엄마는 이혼 후 식당 일을 하느라 얼굴보기가 힘들다. 동네 형들을 따라다니는 게 낫다. 처음엔 형들이 시켜서 했지만 훔쳐 먹는 라면 맛을 알게 됐다. #사례3 아홉살인 경원이는 키가 120㎝밖에 안 된다. 또래보다 한 뼘이나 작다. 끼니를 제 때 챙겨먹지 못한 탓이다. 마주치면 항상 싸우는 엄마, 아빠는 집에 있는 날이 거의 없다. 집은 몇 달째 청소 한 번 한 적 없어 벌레가 득실거리고, 부엌에 쌓인 그릇엔 곰팡이가 피었다. ■ 경제적 빈곤·가정불화가 주 원인 아동 방임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부모가 있지만 보살핌을 받지 못해 혼자 방치된 채 멍들어 가는 아이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방임의 경우 학대라는 인식이 높지 않아 그 폐해가 더욱 심각하다. ●‘어린이 방치´ 작년 2416건 접수 보건복지부가 지난 28일 발간한 ‘2005년도 전국 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이 학대 유형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유형은 ‘방임’이다. 무려 전체 36.4%에 이른다. 지난 한 해 전국 아동기관으로 접수된 학대 신고 4633건 중 방임이 2416건(중복학대 포함)이나 된다. 방임은 이렇듯 어린이 학대의 대표적 유형이지만 신체 학대나 성학대 등 직접적인 폭력에 비해 외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사회의 외면을 받아 왔다. 현행 아동복지법은 아동방임을 ‘자신의 보호 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 양육 및 필요를 소홀히 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한지숙 팀장의 설명은 보다 명확하다. 한 팀장은 “아동방임은 크게 물리적 방임·의료적 방임·교육적 방임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어린이가 생활하기 어려운 불결한 환경에 방치한 경우가 물리적 방임에 해당되고, 학교를 보내지 않거나 몸에 이상이 있을 때 적절한 치료를 해주지 않는 것을 교육적 방임과 의료적 방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적 방임이 가장 치명적 방임의 위험성은 각종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아동학대로 사망한 11살 이하의 어린이는 모두 25명. 그 중 40%나 되는 9명이 방임으로 사망했다. 신체적 폭력만큼이나 위험하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악영향도 심각하다. 서울시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한 관계자는 “부모의 감독을 받지 못하다보니 인터넷과 게임 중독에 빠지고 담배나 약물에 중독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면서 “성적인 문제나 도벽, 가출 등도 피해 어린이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특성”이라고 전했다. 경기도 아동보호기관의 한 관계자는 “가장 치명적으로 위험한 경우는 의료적 방임인데, 종교적인 이유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병을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편부모·이혼가정에서 학대 많아 이같은 아동방임은 경제적 형편과 함께 가정불화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국아동단체협의회 박용선 간사는 “맞벌이를 하더라도 넉넉한 가정에서는 아이를 어린이 집이나 학원 등에 보내지만, 형편이 안 되는 가정에서는 아이를 혼자 내버려둔다. 집안에만 가둬두는 경우도 있지만, 학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가정해체 역시 아동학대를 초래한다. 학대가정의 유형을 살펴보면 일반가정 25.3%에 비해 편부·모 가정이나 이혼가정은 54.7%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편모가정(14.2%)보다 편부가정이 33.7%로 압도적으로 많다. 한 지역아동보호센터의 관계자는 “방임아동의 피해신고가 한 달에 5∼6건씩 들어오는데 대부분 편부·모 가정이고 빈곤가정이다. 그런데 지역 특성상 방치되는 아이들이 많다 보니, 아이가 결석을 해도 선생님조차 신경을 안 쓰고, 학교에서도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아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아동학대 사후관리 ‘부실’ 아동학대는 매년 20%씩 늘고 있지만 제도적 차원의 관리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최근 아동학대 예방센터 운영실적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하고, 학대를 받은 어린이를 기관에 의뢰하거나 의료기관 치료를 받게 한 적극적인 조치는 전체의 단 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신고된 아동학대는 총 2만여건에 이르지만 대부분 소극적 관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를 경찰 등에 고발한 경우는 전체 849건으로 4.2%, 기관에 보호 조치 등을 의뢰한 건수는 396건으로 1.9%에 불과하다. 또 입원치료나 통원치료를 받게 한 경우도 395건으로 단 2% 정도다. 대부분은 지속관찰이나 교육·상담 정도로 학대신고를 마무리지었다. 가해자 교육·상담이 1만 194건으로 과반을 육박하고, 지속관찰 판정도 3994건으로 20%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아예 가해자를 만나지 못한 경우도 3725건으로 18.2%나 돼 사후관리의 부실함을 드러냈다. 이같은 미미한 조치는 매년 되풀이돼 아동학대를 악화시킨다는 지적이다. 안 의원은 “학대 가해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관하는 것은 학대 재발 위험을 높이는 것”이라며 “학대를 사전 예방할 수 있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학대받는 어린이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통합서비스를 4월부터 시범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소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방문간호서비스를 실시해 해당 지역의 보건소 간호사가 집집마다 방문하면서 어린이 학대 실태를 점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업 역시 실효성은 의문시되고 있다. 각 지역 보건소에서 인력부족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인력 충원 없이 사업만 늘렸다는 지적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세계대학 경쟁력 탐사보고서-명문대 교육혁명] (2) 영국 옥스포드·케임브리지대

    [세계대학 경쟁력 탐사보고서-명문대 교육혁명] (2) 영국 옥스포드·케임브리지대

    |옥스퍼드·케임브리지 함혜리특파원|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를 사람들은 간단하게 ‘옥스브리지’라고 부른다. 옥스브리지는 섬나라 영국 속의 또 다른 섬과 같은 엘리트 집단으로서 영국 지성계의 양대 축이다. 세계적인 명문으로 전통과 명성을 유지하며 수백년 동안 영국의 ‘인재풀’ 역할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학생, 교수, 연구원 등 옥스브리지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튜터(Tutor) 시스템이라고 하는 개별지도 방식이 그 해답이었다. 두 대학은 실체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많다. 수도원을 중심으로 한 중세의 학문적 공동체에서 출발한 두 대학은 모두 보수적인 전통을 중시한다. 수많은 칼리지들이 모여 이뤄진 거대한 대학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학생들이 모두 기숙생활을 하는 학료(學寮)제도를 택하고 있다. 특히 튜터 시스템은 이들 두 대학이 오래 전부터 유지해 온 특별한 교육시스템이다. 중세의 학문적 공동체를 그 원형으로 삼아 16∼17세기에 발전된 이 교육방식은 빛의 속도로 정보가 오가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두 대학의 교육적 토대가 되고 있다.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의 학생들은 대학(전공)과 각 칼리지의 소속이 된다. 대학에서 일반적인 전공 강의 커리큘럼을 짜고, 강의를 진행한다. 시험도 대학이 주관한다. 반면 개인지도 수업은 각 학생이 속한 칼리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지도교수들을 옥스퍼드에서는 튜터라고 부르고, 케임브리지에서는 슈퍼바이저(Supervisor)라고 부르는 차이는 있으나 소그룹으로 진행되는 지도방식은 같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의 학생들은 재학 중 에세이 위기(essay crisis)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매주 지도교수와 얼굴을 맞대고 수업하는 개별지도 시간을 위해 에세이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한 탓이다. 학생들은 담당 지도교수를 포함해 학기당 3∼5명의 개인지도가 있다.1주일에 2∼3차례씩 진행되는 개인 수업에서 교수들은 전공 과목의 진도에 맞춰 학생들에게 관련 서적, 논문을 지정해 주고 다음 시간까지 특정 주제에 대해 4∼5쪽 분량의 에세이를 써오도록 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작성한 에세이에 대해 교수에게 왜 이렇게 썼는지,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기존 학설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는지 등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옥스퍼드대의 엘리자베스 팔레스 교육담당 실무 부총장은 “학생들은 일찍부터 전공 분야의 최고 석학들과 그들의 수준높은 학문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구 그룹의 일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튜터 시스템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교육시스템의 핵심”이라며 “교수의 숫자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리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좋은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시키는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1년에 쓰는 에세이는 평균 50편 정도. 이를 제대로 쓰려면 최소 3권의 책과 2편의 전문 저널을 읽어야 한다. 학부 3년 동안 150편의 에세이를 쓰려면 읽어 치워야 하는 책은 전문저널을 포함해 적어도 750권은 넘는다는 얘기가 된다. 옥스퍼드에서 PPE(철학·정치학·경제학)를 전공하는 김진아(21·세인트 힐다스 칼리지)씨는 “한 문제에 대해 완전하게 이해하고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출 때까지 끝없이 질문을 던지고, 함께 토론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면서 “적당히 준비했다가는 교수들로부터 면전(面前)에서 엄청나게 공격받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의 장하준 교수는 “실력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조건 많이 읽고, 쓰는 훈련을 거듭해야 한다.”면서 “학생들은 죽을 맛이지만 이 수업방식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지식을 쌓게 될 뿐 아니라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터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앨리슨 리처드 케임브리지 부총장은 “개인에게 집중된 교육시스템은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도록 유도하고, 학문적 질문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의 결론을 도출해 내는 능력을 키워준다.”며 “이런 방식은 경쟁력이 뛰어난 전문직업인이나 유능한 연구인력이 되기 위한 훌륭한 준비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영국의 대학 입시제도는 선(先)지원·후(後)시험 방식이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들 두 대학은 우수한 학생들을 다른 대학보다 먼저 선발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 학생들은 고교졸업을 1년 앞둔 10월부터 서류 접수에 들어간다. 학생들은 AS레벨 점수, 지도교사의 추천서, 자기 소개서, 수학 계획서 등을 첨부해 대입업무 총괄기구인 UCAS를 통해 응시원서를 낸다. 서류심사에 합격한 학생들은 12월 초 대학에 가서 면접을 치른다. 이를 통과하면 A레벨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경우 최종 입학할 수 있다는 ‘조건부 입학허가’를 이듬해 1월에 받는다.8월 A레벨 테스트의 성적이 대학이 제시한 조건에 맞으면 최종으로 입학이 허가된다. 워낙 뛰어난 학생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최종선발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에 입학하는 데 A레벨 테스트 점수 외에 중요한 것은 교수들과의 면접이다. 케임브리지의 케이트 프리티 실무 부총장은 “완성된 지식은 중요하지 않다. 지적인 잠재력을 지닌 학생들이 각자 자기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춰주는 것이 바로 대학과 교수들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옥스포드 총리만 25명 배출 ‘정치 지도자 산실’ 케임브리지 노벨상 수상자 80명 ‘자연과학 메카’ |케임브리지·옥스퍼드 함혜리특파원|케임브리지는 자연과학에서, 옥스퍼드는 인문학에서 각각 전통과 권위를 자랑한다. 중세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고색창연한 케임브리지의 칼리지들을 둘러보다 보면 ‘현대 과학이 케임브리지 없이 과연 존재할 수 있었을까.’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케임브리지는 지금까지 모두 8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케임브리지가 자연과학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은 트리니티 학자들의 공이 크다.31개 칼리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31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다. 자연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또 다른 원동력은 1873년 설립된 카벤디시 연구소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물리학 기초연구소로 정평이 난 카벤디시 연구소는 2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혁신의 전통은 젊은 과학자들에 의해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1975년 트리니티 칼리지가 설립한 영국 최초의 사이언스 파크는 컴퓨터 공학과 바이오테크닉 분야에서 영국 최고의 중심지로 꼽힌다. 세인트존스 칼리지도 1987년 기술혁신을 위한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해 대학의 기초적인 연구와 기업의 경제적 효용을 하나로 묶는 산학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수백년의 학문적 전통과 미래기술이 결합된 케임브리지의 창조적 환경에 매료된 세계최고의 갑부 빌 게이츠는 유럽의 다른 도시를 제쳐두고 케임브리지에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를 설립했다. 소니, 올리베티,AT&T 등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케임브리지를 유럽 연구거점으로 삼고 있다. 케임브리지에 대한 세계적 기업들의 재정지원은 매년 8% 이상씩 늘고 있다. 현재 4000여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39개의 칼리지로 구성된 옥스퍼드는 노벨상 수상자 수에서는 46명으로 케임브리지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인문학의 전통과 함께 토니 블레어 현 총리를 비롯해 역대 영국 총리 25명을 배출한 것으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영국뿐 아니라 인디라 간디 인도 전 총리, 맬컴 프레이저와 밥 호프 전 호주 총리,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옥스퍼드 출신이다. 옥스퍼드의 학생 토론클럽 ‘옥스퍼드 유니언 소사이어티’는 미래 정치지도자들의 역량을 확인하는 데뷔무대 역할을 한다.1823년 귀족출신의 학생 몇몇이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만든 옥스퍼드 연합토론협회가 모태다. 옥스퍼드 유니언 소사이어티에서 윌리엄 글래드스턴 등 5명의 총리들이 정치가의 삶을 시작했다. lotus@seoul.co.kr ■ “하루 일과 오직 공부… 공부” |케임브리지 함혜리특파원|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는 아이작 뉴튼을 배출한 명문으로 수학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조태준(23)씨는 이곳에서 수학을 전공하는 몇 안되는 한국인 유학생 중 유일한 학부생이다. 다른 케임브리지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칼리지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태준씨의 하루 일과는 매우 단순하다. 졸업반인 태준씨는 오전 시간은 전공강의를 듣는 데 모두 할애한다. 오후와 저녁은 밀린 공부와 ‘슈퍼비전’이라는 개인지도 수업 준비로 보낸다. “학생들은 하루를 대개 오전, 오후, 저녁으로 쪼개서 생활하는데 세 부분 중 적어도 두 부분은 공부에 할애합니다. 계획한 대로 마치지 못한 분량이 있으면 나머지 시간에 채워야 하기 때문에 하루를 거의 공부하는 데 보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3학기로 나뉘어 진행되는 한 학년 동안 순수 및 응용수학, 이론물리학, 확률·통계 과목을 10∼12개 수강해야 하는 빡빡한 강의 일정에 슈퍼비전까지 제대로 따라가려면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형편이지만 밤새 공부하는 일은 많지 않다. 그는 “케임브리지의 신입생들이 가장 먼저 익히는 것은 시간을 잘 활용하는 법”이라며 자신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태준씨는 중학교 3학년때 혼자 조기유학을 왔다. 케임브리지에 있는 고등학교를 거쳐 2001년 트리니티 칼리지의 공학부에 입학했다.1년을 다닌 뒤 순수학문인 수학에 매료돼 ‘뉴턴의 후예’가 되는 길을 택했다. “자연의 현상을 수학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흥미롭다.”는 태준씨는 “자기 분야에서 확고하게 자리가 잡혔지만 끝없이 연구하는 교수님들과 머리가 비상하면서도 엄청난 노력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큰 자극을 받는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명문대로 살아남기 “기부금이 경쟁력” |옥스퍼드·케임브리지 함혜리특파원|옥스브리지가 전통과 권위를 살리면서 미국의 명문대학들 틈에서 톱클래스 대학으로 살아 남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대학의 재정 확충문제다. 옥스브리지는 영국에서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최고의 명문이지만 하버드나 예일·MIT 등 미국의 명문대보다는 재정이 취약해 21세기에 선도적인 역할을 지속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대학들의 재정이 취약한 중요한 이유는 기부금 규모가 미국의 라이벌 대학에 비해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의 기부금 규모는 각각 54억달러와 47억달러다. 미국대학 중 기부금 1위인 하버드대(255억달러)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옥스브리지 졸업생들은 미국 명문대 졸업생보다 기부금을 내는 데 소극적이다. 기부금을 내는 졸업생의 비율은 케임브리지의 경우 10%다. 반면 미국 명문사립인 프린스턴대는 60%에 가깝다. 케임브리지는 기부금을 내는 졸업생의 비율을 3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개교 800주년을 맞는 2009년까지 기부금 10억파운드(약 1조 7000억원)를 모금하는 ‘케임브리지 개교 800주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예일대의 재정담당관을 지낸 앨리슨 리처드 부총장이 캠페인 총책을 맡았다. 리처드 부총장은 “케임브리지가 미국의 대학들을 제치고 과학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명성을 유지하려면 연구시설 등 인프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기부금은 미래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계획을 진행하는 데 안정적인 재정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케임브리지는 이공계 학과의 연구단지를 구성하는 웨스트캠퍼스 개발계획과 남쪽의 아덴브룩병원을 중심으로 한 생의학 단지조성 계획 등 6억파운드(약 1조원)의 투자계획을 세웠다. 옥스퍼드도 런던 금융가에 진출한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기부금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옥스퍼드의 빌 맥밀런 기획담당 실무부총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안정적인 재정과 재정적 독립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스브리지는 또 미국대학들보다 낮은 기부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미국 대학들에 일반화된 최고투자책임자(CIO) 영입도 서두르고 있다. 기부금을 유명 투자회사에 맡겨두고 학내 투자위원회를 통해 감사만 하던 기존의 소극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CIO를 앞세워 헤지펀드 사모펀드(PEF) 등 그동안 관심을 갖지 않았던 고수익 부문에 대한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 명문대에 맞서기 위해 옥스브리지는 해외 우수인재들을 유치하는 것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최근 경제력이 커지면서 국제적인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인도와 중국의 인재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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