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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둥이도 아직 개띠입니다”… 띠 변경 기준일은 ‘입춘’

    “새해둥이도 아직 개띠입니다”… 띠 변경 기준일은 ‘입춘’

    “2019년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띠의 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첫날 가장 많이 듣는 인사 문구 중 하나다. 기업들의 ‘황금돼지’ 마케팅도 줄을 잇고 있다. 1월 1일 0시에 태어난 ‘새해둥이’를 ‘돼지띠’로 아는 부모도 많다. 하지만 아직 기해년은 오지 않았다는 게 정설이다. 새해둥이의 띠도 돼지띠가 아니라 여전히 개띠다. 역술인과 민속학자들은 “서양에서 온 양력과 동양의 띠가 잘못 연결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에 따르면 띠가 변경되는 기준일은 ‘입춘’이다. 우리나라 전통 달력은 달과 태양의 변화를 모두 반영한 태음태양력을 사용하는데, 띠는 태양의 움직임을 반영한 24절기를 따라간다. 절기상 새해의 시작이 입춘이기 때문에 띠의 기준도 입춘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 입춘인 2월 4일 이전에 태어난 신생아의 띠는 무술년 개띠가 된다.띠가 음력 1월 1일인 설날(구정)을 기준으로 바뀌는 것으로 잘못 아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구정이 입춘보다 빨리 찾아와도 띠는 바뀌지 않는다. 띠는 입춘의 시점에 따라 바뀌며, 정확한 시점은 하루 중 입기 시각, 즉 어느 때에 태양이 특정 위치(황경 315도)에 있느냐에 따라 정해진다. 그럼에도 유통·주류·패션업계에서는 양력 새해 첫날을 기해년 첫날로 보고 ‘황금돼지’ 마케팅을 쏟아내고 있다. 역술인들은 전통문화로 이어져 오는 ‘십이지간’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양력과 뒤섞여 흐려진 원인이 기업들의 과도한 마케팅에 있다고 지적한다. 김일권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쌍춘년이나 황금돼지해 등을 활용한 마케팅은 1990년대 이후에 나타난 현상”이라면서 “상업적으로 먼저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청·적·황·백·흑색 등 오방색이 지지(地支) 앞에 붙어 ‘황금돼지’, ‘청마’, ‘흑룡’ 등과 같은 별칭으로 불리는 것은 오행론 등 민속학적인 근거가 있는 내용”이라면서 “일부 오해가 있더라도 기분 좋게 즐기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오늘 퇴근길 첫사랑 주의보

    오늘 퇴근길 첫사랑 주의보

    24절기 중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을 하루 앞둔 21일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첫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보됐다.기상청은 “21일은 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중부지방은 낮부터 비가 오겠지만 저녁이 되면서 기온이 떨어져 눈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20일 예보했다.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은 21일 오후부터 북서쪽에서 확장하는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상층의 공기가 급격하게 차가워지면서 퇴근 무렵인 오후 6시를 전후로 비와 눈이 섞인 진눈깨비 형태로 첫눈이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서울의 첫눈은 종로구 송월동에 있는 서울기상관측소에서 관측되어야 공식 인정된다. 서울의 첫눈은 평년 기준(1981~2010년 평균) 11월 21일에 내렸으며 지난해는 평년보다 사흘 이른 17일에 관측됐다. 21일 예상 강수량은 전국적으로 5㎜ 내외로 적은 양이 될 것으로 보이며 강원 산지는 1~5㎝의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낮부터 내린 비로 인해 눈이 쌓이지는 않겠지만 밤부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내린 비가 얼어 도로가 미끄러운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21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도~영상 8도, 낮 최고기온은 7~16도 분포를 보이겠다.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대전, 대구 2도, 광주, 춘천 3도, 서울 5도, 부산 7도, 제주 10도 등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22일 목요일에는 중부 내륙지방의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곳이 많겠으며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날씨] 겨울의 초입인 7일 ‘입동’에도 미세먼지는 여전

    [날씨] 겨울의 초입인 7일 ‘입동’에도 미세먼지는 여전

    24절기 중 19번째 절기인 입동(立冬)은 겨울잠 자는 동물들이 땅 속에 굴을 파고 숨기 시작하고 나뭇잎은 떨어지며 풀은 말라 푸른 빛을 볼 수 없는 ‘겨울이 시작되는’ 때이다. 입동인 7일 수요일은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기온 분포를 보여 겨울의 시작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중국발 미세먼지와 국내 발생 미세먼지로 인해 하루 종일 뿌연 하늘을 보이겠다. 기상청은 “7일은 서해상에 위치한 기압골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중부지방과 경북 북부내륙은 새벽부터 오전 사이에 가끔 비가 오고 남부지방은 새벽부터 빗방울이 떨어질 것”이라고 6일 예보했다. 7일 아침 최저기온은 6~14도, 낮 최고기온은 13~19도 분포를 보이겠다.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춘천 8도, 서울 9도, 대전, 대구 10도, 광주 11도, 부산, 제주 14도 등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7일 역시 한반도 서쪽 지역인 수도권과 충남,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보이겠다고 예보했다. 중국발 미세먼지와 함께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대기 정체로 인해 축적되면서 농도가 짙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8일은 전국이 흐리고 아침에 서쪽지방부터 비가 시작돼 낮에는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8일 내리는 비는 가을비로는 다소 많은 양이 내릴 것으로도 예상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지만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져 서리가 내리거나 산지는 얼음이 어는 곳도 있는 등 일교차가 15도 안팎으로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건강관리에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열심히 달리는 아빠가 건강한 아기 낳는대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열심히 달리는 아빠가 건강한 아기 낳는대요

    가마솥에 들어간 듯한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아침, 저녁으로 옷 속을 파고 드는 서늘한 기운에 소스라치게 놀라게 됩니다. 이틀 전은 24절기 중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고 단풍이 짙어진다는 상강(霜降)이었습니다. 쾌청한 날씨는 계속되지만 밤 기온은 점점 낮아지기 시작하는, 계절상으로는 늦가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추운 겨울이 한 걸음씩 소리없이 다가오고 있지만 요즘은 그야말로 바깥 운동하기에 최적의 날씨입니다. 운동의 장점과 효과는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지만 저를 포함해 많은 현대인들이 실천해 옮기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신체 각 부위의 근육을 발달시켜 모세혈관의 밀도를 높이고 심장 용량과 크기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폐활량도 늘려줍니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당뇨 같은 성인질환을 예방해주고 피로에 대한 내성도 키워주지요. 여기에 인간의 공격 본능과 외부 환경에서 오는 각종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줍니다. 최근 미국 연구진이 운동이 운동을 하는 본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자손들의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후성유전학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의대, 매사추세츠대 의대, 조슬린당뇨센터, 하버드대 의대 부설 브리검여성병원 공동연구팀은 운동을 하는 수컷 쥐들이 기운 없이 축 처져 있는 쥐들보다 건강한 새끼를 낳고 새끼들이 튼튼하게 성장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당뇨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당뇨’ 22일자에 실렸습니다. 임신 중에 비만에 시달린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비만이나 심혈관 질환에 걸리기 쉽다거나 고지방식을 즐기는 수컷 쥐의 자식들에게서 2형 당뇨병의 증상이 나타난다든지 등 부모의 나쁜 식습관이나 건강상태가 자손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처럼 부모의 긍정적 생활습관이 자식들의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는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연구팀은 수컷 생쥐들을 두 집단으로 3주 동안 고지방식을 먹이면서 한 그룹은 쳇바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 그룹은 먹기만 하도록 했습니다. 운동을 한 생쥐들은 하룻밤에 평균 6㎞ 정도를 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3주 동안의 관찰이 끝난 뒤 각 그룹의 생쥐들에게서 정자를 채취해 난자와 수정시켜 새끼들을 얻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렇게 얻은 두 그룹의 새끼 생쥐 모두에게 육체활동 없이 고지방식만 먹이면서 1년을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운동을 열심히 한 수컷 생쥐의 자식들은 혈당 증가에 대한 반응도 즉각적이었고 인슐린 수치도 낮아 당뇨 같은 성인질환의 징후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정자 속의 작은 RNA 분자가 부모의 신진대사 기능을 그대로 유전시키는 핵심 요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연구 결과가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는 추가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적절한 신체운동이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은 명백해진 듯 싶습니다. 단풍도 절정에 이르고 있는 요즘 가까운 야산이라도 걷는 운동을 하는 것은 어떨까요. 운동 후에는 가을 풍경이 잘 보이는 커다란 통유리로 된 카페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평소 읽고 싶었던 책 한 권을 읽는 여유를 잠시나마 갖는다면 주중에 쌓인 스트레스가 사라지지 않을까요. edmondy@seoul.co.kr
  • 111년 만에 아침기온 ‘최고’…낮엔 40도 넘는 곳 나온다

    111년 만에 아침기온 ‘최고’…낮엔 40도 넘는 곳 나온다

    어제 강릉 최저기온 31도… 서울 29도 KTX 선로 61.4도… 사상 첫 70㎞ 서행장마가 끝나고 13일째 폭염이 이어지면서 24절기 중 가장 덥다는 ‘대서’인 23일 아침 최저기온이 1907년 기상 관측 시스템이 도입된 이래 111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5분 기준 강원 강릉은 31도로 1907년 관측 이후 가장 높은 아침 기온을 나타냈다. 서울 역시 29.2도로 가장 더운 아침으로 관측됐다. 지금까지 가장 더운 아침 기온은 2013년 8월 8일 강릉에서 기록된 30.9도였다. 서울은 1994년 8월 15일 28.8도가 가장 높았다. 그 밖의 지역의 아침 최저기온도 울진 29.3도, 포항 29도, 수원 28.2도, 부산 27.5도, 대구 27.4도, 제주 27도, 광주 26도 등으로 열대야 기준인 25도를 훌쩍 넘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10호 태풍 ‘암필’에 동반된 구름대가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밤에 열이 공기 중으로 빠져나가는 복사냉각이 차단돼 기온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23일 가장 더운 곳은 경북 영천으로 38.2도까지 수은주가 치솟았다. 비공식적으로는 영천시 신녕면이 38.7도로 가장 더웠다.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5.7도를 기록했으며, 비공식적으로 수도권에서는 경기 광주시 퇴촌이 38도까지 올라 가장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새달 2일까지도 열기를 식힐 수 있는 비 소식이 없고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맹위를 떨치면서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는 곳도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상 관측 이후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었던 것은 1942년 8월 1일로 대구에서 40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3개월(8~10월) 전망’을 발표했는데 다음달도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기온은 평년(24.6~25.6도)보다 높겠지만 강수량은 평년(220.1~322.5㎜)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폭염으로 선로가 흐물흐물해져 KTX 운행 속도를 70㎞로 제한하는 초유의 상황도 발생했다. 자연재해 등으로 시속 230㎞로 감속 운행된 적은 있지만 시속 70㎞ 제한은 2004년 KTX 개통 이후 처음이다. 코레일은 이날 오후 3시 14분쯤 천안아산∼오송역 구간 선로 온도가 61.4도를 기록하자 KTX 운행 속도를 70㎞ 이하로 서행하도록 긴급 조치했다. 서울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미래유산 톡톡] 윤중제 등 서울미래유산 7개 밀집… 1968년 축조 뒤 근대·산업화의 메카로

    [미래유산 톡톡] 윤중제 등 서울미래유산 7개 밀집… 1968년 축조 뒤 근대·산업화의 메카로

    여의도에는 국회의사당, 윤중제, 원효대교, 한국거래소, 지하벙커, 여의도공원, KBS 만남의 광장 등 7개의 서울미래유산이 지정돼 있다. 도심을 제외하고 2시간여 거리에 이렇게 많은 미래유산이 집중된 곳은 여의도밖에 없을 것이다. 1968년 축조된 인공 섬 여의도가 반세기 만에 우리 근대화와 산업화에 미친 영향을 알 수 있다.오는 17일 제헌 70주년을 맞는 국회의사당에는 기념깃발이 날리고 있었다. 본관은 화강석의 큰 계단과 기단 위에 건물을 받치고 있는 높이 32.5m의 대열주 24개를 자랑한다. 열주는 경회루의 석주를 본뜬 것으로, 24절기를 상징한다. 지붕을 이루는 밑지름 64m의 돔은 다양한 의견이 원만히 합의된다는 의회정치의 본질을 표현했다. 윤중제는 1968년 한강개발계획에 따라 지어진 제방도로로 여의도 조성의 시초이다. 김현옥 서울시장의 100일 작전에 따라 구축됐다. 마포대교와 서울교를 축으로 동쪽은 여의동로, 서쪽은 여의서로이다. 1981년 민자로 준공된 13번째 한강교량 원효대교는 국내 최초로 디비닥공법에 따라 다리의 미관을 고려해 지어졌다.1979년 명동에서 현 위치로 옮겨온 증권거래소는 유가증권의 안정적 거래를 위해 설립된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중추기관이다. 여의도 일대 증권가가 설립되는 계기가 되는 장소로 보존 가치가 있다. 여의도 지하벙커는 1970년대 중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유사시 대통령 대피시설·지하벙커의 위치는 과거 ‘국군의 날’ 행사 때 대통령을 비롯한 요인들이 서 있던 단상이 있던 곳과 일치했다. 2005년 5월 여의도 환승센터 건립 도중 발견됐다. 이 공간의 역사적 상징성을 인정해 2013년에 여의도 지하벙커를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선정했고 2015년에는 문화시설로의 활용계획을 수립했다. 2016년부터 설계 및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지난해 10월 서울시립미술관이 운영하는 ‘SeMA 벙커’로 개관했다. 여의도공원은 1919년부터 1958년까지 여의도 비행장으로 사용했으며 이후 1971년까지 여의도 공군기지로 사용했다. 1972년 ‘5·16광장’으로 조성됐고, 첫 민선시장인 조순 시장이 1997년 여의도광장 공원화 사업 추진, 1999년 ‘여의도공원’으로 개장했다. 공원이 조성되기 전 여의도광장은 국군의 날 행사나 대통령 유세 등 대규모 군중집회가 개최되는 장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서울미래유산연구팀
  • 아모레퍼시픽, 제주 차밭 올 첫 수확한 햇차 담은 ‘오설록’

    아모레퍼시픽, 제주 차밭 올 첫 수확한 햇차 담은 ‘오설록’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7일 제주 차밭에서 프리미엄 차 브랜드 ‘오설록’의 올해 첫 햇차 수확을 시작했다. 햇차는 24절기 중 다섯 번째 절기인 ‘청명’ 이후 맑은 날만 골라 제주 오설록 차밭에서 자란 새순을 하나하나 따서 만든다. 올해는 평년보다 4~5일가량 이르게 햇차 수확이 시작됐다. 잎을 따기 직전 며칠간 날씨가 차가웠던 덕에 차나무의 향미 성분이 크게 높아져 올해 햇차는 여느 해보다 향과 맛이 더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대중적인 ‘세작’(80g·4만원대)을 비롯해 ‘곡우’(여섯 번째 절기) 이전에 딴 잎으로 가공해 끝맛이 달고 구수한 ‘우전’(60g·8만원대)이 인기다. ‘일로향’(60g·17만원대)은 잔설이 남은 4월 청명 직후 한라산 이남에서 일일이 손으로 딴 한정 생산품이다. 섬세한 향과 맑고 순수한 맛이 일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고유의 전통차 문화를 부흥시키고자 창업자인 장원 서성환 선대 회장이 한라산 남서쪽 도순 지역 황무지를 녹차밭으로 개간하기 시작한 1979년 이후 제주와의 인연을 꾸준히 이어 오고 있다. 회사는 황무지를 일궈 낸 경험과 과학적 연구로 제주 햇차를 비롯한 최고급 ‘마스터즈 티’ 라인부터 간편히 즐길 수 있는 차 디저트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이재무의 오솔길] 오월 애인

    [이재무의 오솔길] 오월 애인

    나는 오월을 좋아한다. 예부터 오월이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오월은 일 년 중 가장 맑고 온화한 날씨가 많은 달이고 꽃보다 아름다운 연초록 광휘가 눈부시게 빛나는 달이다.오월에는 24절기 가운데 입하(立夏)와 소만(小滿)이 들어 있다. 입하는 양력 5월 5일 무렵으로 여름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절후다. ‘보리가 익을 무렵의 서늘한 날씨라는 뜻으로 맥량(麥凉), 맥추(麥秋)라고도 하며, 초여름이란 뜻으로 맹하(孟夏)라고도 부른다. 소만(小滿)은 양력으로 5월 21일 무렵으로 햇빛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해 가득 찬다(滿)는 의미가 있다.이렇듯 오월은 겨우내 움츠렸던 사물들이 몸을 풀어 왕성하게 생명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달이다. 사물들의 생장하는 모습은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힘을 솟구치게 한다. 오월의 두 절기 중 나는 입하를 더 편애하는 편인데 까닭은 입하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 때문이다. 오월은 모내기 철이다. 모내기는 못자리에서 기른 모를 본 논에 옮겨 심는 일을 말하는 것으로서 모심기라고도 한다. 모내기는 모를 심기 전 마른 논에 물을 채우는 것으로 시작된다. 겨우내 마른 논이 수문을 따라 들어오는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모습은 미상불 보기에 좋다. 그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마른 논에 물 들어가는 것과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가장 보기에 좋다’는 옛말이 절로 떠오른다. 마른 논이 수문을 따라 천천히 들어오는 물을 마실 때 가만히 눈여겨보면 논의 몸속으로 들어와 가득 차는 것은 물만이 아니다. 산 너머 자주 형상을 바꾸며 저희끼리 희희낙락 시간을 즐기며 해찰해 대던 구름 서너 마리도 불현듯 수문을 따라 겅중겅중 들어와서는 논바닥 이곳저곳에 제 가벼운 그림자를 옅고 길게 떨어뜨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논에 물이 들어차면서 갑작스레 새로이 생겨난 물벌레들은 흙탕을 일으켜 흙의 뭉친 근육들을 풀어 준다. 무논은 갑자기 활기를 띠며 무수한 생명체가 활동하는 장이 된다. 본 논에 가득 물이 들어차자 이번엔 논둑에서 겨우내 저 혼자 가지 자락을 펄럭이며 심심하게 서 있던 미루나무도 나른한 정오를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배춧속처럼 뽀얗게 차오르는 수면 안으로 길게 손과 발을 뻗어 오면서 기지개를 켠다. 그리하여 그 기지개 덕에 미루나무의 키가 한 자는 더 웃자라게 되는 것인데, 오후 들어서는 골짜기 박차고 나온 꽁지 붉은 새 몇 마리가 무논에 그림자를 흩트리고 공중 곡예를 부리며 노란 울음 방울을 바닥에 떨어뜨려 푸르게 무늬를 짓는다. 이러한 때에 송아지 혀처럼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에 찰랑대는 무논은 직선으로 내리꽂히는 햇살, 해의 살을 되받아 내며 은빛을 사방팔방으로 튕겨 대곤 한다. 삼동 내 마른 명태처럼 누워 있던 논이 벌떡 일어나 그 큰 입으로 도랑의 옆구리를 비집고 들어오는 물로 오래 시달려 온 가뭄을 해갈하실 때 하늘은 더욱 청명하여 드높고, 삽자루 어깨에 둘러멘 채 물꼬를 보러 나온 예비군복 바지의 팔자걸음이 풍선처럼 가볍다. 그리하여 세상은 짚세기로 문질러 닦아 놓은 놋주발처럼 투명, 투명하여서 갑자기 생이 눈부셔 어리둥절해진다. 오월의 들판은 인간이 땅에 속한 자손이라는 것을 실감케 해 준다. 운 좋게 한밤중 들판을 걷다가 무논 이곳저곳에 핀 별꽃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늦가을 다 익은 벼들이 왜 별 모양을 하고 있는지 그 비밀을 눈치챌 수 있으리라. 무논의 모들은 낮 동안 농사꾼이 돌보게 되고 한밤중에는 별들이 내려와 살핀다는 상상이 절로 들 것이다. 과연 늦가을 벼 이삭이 별의 형상으로 영그는 것은 하늘이 농사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고개를 끄덕일 법도 하다. 오월이 나는 좋다. 오월은 나를 젊게 하고 생동하는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내게 오월은 계절의 애인이다. 그녀와 팔짱을 낀 채 푸른 내가 진동하는 들길을 망아의 상태로 질정 없이 걷고 싶다.
  • 내년 공휴일 수 66일…토요일 합치면 올해보다 2일 적어

    내년 공휴일 수 66일…토요일 합치면 올해보다 2일 적어

    2019년인 내년 공휴일 수가 66일로, 올해보다 3일 줄어든다.한국천문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9년 ‘월력요항’을 15일 발표했다. 월력요항이란 음력 날짜, 24절기, 법정 공휴일과 같은 달력 제작에 필요한 요소들이 요약된 자료를 말한다. 2019년(단기 4352년)은 일요일 52번, 매년 반복되는 법정 공휴일 15일이 있다. 이 중 어린이날과 부처님오신날이 일요일과 겹쳐 공휴일 수는 2일 빠진다. 다만 어린이날에 대체 공휴일이 적용돼 실제 공휴일 수는 66일이 된다. 주 5일제를 실시한 기관의 경우 토요일 52일이 더해져 118일이 되지만, 추석 연휴가 토요일과 겹쳐 실제 휴일 수는 117일로 올해보다 2일 줄어든다. 주요 전통 명절은 설날(음력 1월 1일)이 2월 5일 화요일,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이 2월 19일 화요일, 추석(음력 8월 15일)은 9월 13일 금요일이다. 초복은 7월 12일 금요일, 중복은 7월 22일 월요일, 말복은 8월 11일 일요일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물 얼마나 마셔야 좋을까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물 얼마나 마셔야 좋을까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본격적인 봄이 시작된다는 ‘경칩’(驚蟄)이 지났습니다. 경칩에는 고로쇠나무 밑동에 상처를 내 수액을 받아 마시는 풍습이 있습니다. 경칩에 고로쇠 수액을 마시면 한 해 동안 병에 걸리지 않고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4월 말이면 돌아오는 24절기 중 하나인 곡우에도 자작나무, 산대래, 박달나무 수액을 받아 먹는 ‘곡우물 마시기’라는 풍습이 있습니다. 곡우물을 마시면 고부간의 갈등으로 생긴 속병이 치료되고 위장병과 당뇨, 신경통에도 도움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인체의 70% 이상이 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경칩이나 곡우 때뿐만 아니라 항상 적절한 양의 물을 마시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학자들은 충고합니다. 무더운 여름, 열사병과 일사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갈증이 느껴질 때도 적절한 양의 물을 마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적절한 양’이 어느 정도인가라는 점입니다. 당뇨나 만성신장염 때문에 나타나는 다음증(多飮症)은 심한 갈증을 느껴 지나치게 물을 많이 마시는 증상입니다.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실 경우 혈액이 희석돼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다음증 환자들도 적정량의 물을 마셔야 합니다. 혈액 속 수분이 부족해져 피가 끈적해질 경우 뇌 속 뉴런은 ‘물이 필요해’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목이 마르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위에 들어간 물이 혈액 속으로 스며들어갈 때까지는 10~15분 정도가 걸립니다. 갈증을 느끼고 해소되는 과정은 비교적 간단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과학자들은 물이 체내에 흡수될 때까지 시간 이전에 갈증이 해소되는 느낌을 받는 이유에 대해 아직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적절한 물 섭취량을 알기 위해서는 이 과정이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스탠퍼드대,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소, 영국 케임브리지대 공동연구팀이 시상하부에 있는 중앙시삭전핵(median preoptic nucleus)이라는 부위가 갈증을 해소하고 물 마시는 행동을 뇌에 전달하는 통로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인체에 필요한 적정량의 물이 어느 정도인지 밝혀내기 위한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 과학자 이상준 연구원도 참여한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일반 생쥐와 중앙시삭전핵이 작동하지 못하도록 유전자 편집한 생쥐를 비교한 결과, 갈증 신호가 전달됐을 때 유전자 편집된 생쥐가 일반 쥐보다 두 배 넘게 물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중앙시삭전핵이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변형된 또 다른 생쥐들은 탈수가 심한 상황에서도 갈증을 느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연구팀은 물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 중앙시삭전핵이 작동해 갈증이 해소됐다는 것을 사전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물이 체내에 흡수되기 전 마시는 행위만으로도 갈증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 기준으로 하루 1.5~2ℓ의 물을 마시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대략 자신의 몸무게에 0.03을 곱한 것이 적정하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60㎏의 사람이라면 1.8ℓ(60X0.03) 정도를 마시면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한국인의 하루 물 섭취량은 0.5~0.7ℓ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건강을 위해 비싼 돈을 주고 보약이나 건강보조식품을 섭취하는 것보다 하루 권장량의 물을 마시도록 노력해 보는 것이 훨씬 저렴하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edmondy@seoul.co.kr
  • “아내 천식 낫게 한 평창…‘치유의 숲 ’은 보답”

    “아내 천식 낫게 한 평창…‘치유의 숲 ’은 보답”

    “천식을 앓아 밤잠을 못 이루던 아내가 강원 평창으로 옮겨와 건강을 되찾았어요. 해서 우리가 누린 축복을 지치고 힘든 분들과 나누려고 치유의 숲을 꾸몄어요. 물론 궁극적으로는 자연이 빚어낸 숲이지만요.”결례를 무릅쓰고 표현하자면 이런 ‘아내 바보’가 또 있나 싶다. 평창동계올림픽 취재차 강원 정선읍에서 하루를 묵고 개회식 준비에 한창이던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 쪽으로 향하던 지난 5일 이른 아침 손진익(78) 엘베스트 그룹 회장을 만났다. 사실 그의 신분도 이날 오후 횡계에 도착해서야 알고 깜짝 놀랐다. 엘베스트 그룹은 30년 이상 화학 사업에 매진해 온 한국산노코프를 주축으로 엘베스트지에이티, 엘베스트 엘코, 지안바이오 등으로 구성됐다.패딩 점퍼 차림의 손 회장은 6년의 시간을 들여 조성한 ‘로미지안 가든’의 사랑채 격인 카페에서 커피머신에 전원을 연결하려다 느닷없는 기자의 습격(?)을 당했다. 장미를 좋아하는 부인 김종희(77)씨와 연애편지를 주고받으며 썼던 별명 ‘로미’와 본인의 호 ‘지안’을 합쳐 숲 이름을 붙였다. 손수 디자인한 로미지안 마크도 지혜의 눈을 장미 넝쿨이 둘러싼 모양이니 끔찍한 아내 사랑을 엿볼 수 있다.인도네시아, 콜롬비아 원두 등을 블렌딩한 커피를 마시며 손 회장은 놀라운 얘기를 들려줬다. “아내의 건강을 보살피려고 제주도 등을 돌아봤는데 시원찮았어요. 평창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와 사흘을 지냈는데 거짓말처럼 기침이 멎고 숙면을 이뤘어요. 아예 이사를 와 2년을 살았죠. 10년 전 평창 가까운 곳에 치유의 숲을 만들자고 아내와 의기투합했어요.” 7년 전 정선군 북평면 가리왕산 자락을 둘러본 다음날 곧바로 계약해 6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평창 집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걸리는 이곳에 와 인부들과 어울려 숲을 조성했다. 손 회장은 “(백두대간과 발왕산, 오대산에서 발원한) 강물이 합쳐지는 모습이 훤히 보이고, 제가 나고 자란 경북 경주 양동마을의 풍광과도 비슷해 단번에 여기다 싶었다”고 했다. 여느 수목원처럼 꽃과 나무가 주인공인 곳이 아니라 인생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사유의 숲을 꾸미려고 했다. “행정 절차가 까다롭고 주민들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지만 정말 축복받은 곳을 잡았어요. 어제는 인테리어 공사를 하셨던 분이 찾아와 ‘결혼 후 10년 동안 애가 생기지 않았는데 좋은 곳에서 일한 덕분에 자연스레 애가 생겼네요’라고 말씀하셔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24절기를 상징해 24개 공간을 꾸몄는데 36명이 들어가는 콘서트홀도 만들었다. 클래식 음악 등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는 아내의 소원을 들어주려는 것이었다. 앞의 카페에는 5000권의 장서 가운데 여행과 길, 사색에 어울리는 것들만 꽂아 언제든 길손이 들러 커피 향과 편백 향을 음미하며 책장을 넘길 수 있게 했다. 지난 7일에는 경내를 돌며 대회 성화를 봉송하는 기쁨도 누렸다. “이곳 정선은 산업화 시대의 끝자락과 정보화 시대의 초기가 맞물려 있는 것 같아요. 가볼 데가 별로 없다는 얘기를 듣는 이 고장에 어떻게든 문화의 향기를 전파할 수 있도록 뭔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치유의 숲 성인식장에는 손 회장의 ‘나를 만든 글 한 줄’이 있다. ‘젊을 때는 냉철한 문제의식과 용기로 꿈을 향해 매진하고, 중년이 되어서는 신독과 사숙의 마음가짐으로 도덕적 수양을 쌓고 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에 대한 올바른 가치 판단으로 분별 있는 삶을 추구하며, 노후에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가문의 명예를 빛내고 가족을 소중히 여기며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 그는 숲과 인생에 대한 성찰을 오롯이 담아 지난해 1월 펴낸 책 ‘내 인생의 정원’ 마지막 구절에서 나직이 초청장을 보낸다. ‘봄에는 더 많은 사람들과 로미의 정원을 거닐며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자연의 순환을 통해 비우고 깨닫는 인생이 얼마나 행복한지, 찔레꽃 활짝 피어 있는 산책로와 우아한 자작나무 숲길을 걸으며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정선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별별 이야기] 해맞이와 우주의 알쓸신잡/안상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별별 이야기] 해맞이와 우주의 알쓸신잡/안상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새해 첫날 자정에 날짜가 바뀌는 순간 다른 나라 사람들은 불꽃놀이를 하며 신년을 축하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솟아오르는 해를 보며 새해를 맞는다. 일출을 하루의 시작으로 봐 왔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땅이 평평하다고 느낀다. 지표면에 붙어 사는 개미 같은 존재는 2차원을 초월해 둥근 지구를 상상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요즘은 삼척동자도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오겠네”라고 노래를 부르고 다닌다. 지구가 둥그니까 한국과 반대편에 있는 나라로도 여행을 갈 수 있다. 둥근 지구의 자전 덕분에 한국인들은 새해 해맞이도 할 수 있다. 지구가 날마다 한 바퀴씩 자전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겨우 400년 정도에 불과하다. 이탈리아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종교 재판정을 나서면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오지 않는가. 지구가 한 바퀴 자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날’이라고 한다. 달이 지구 둘레를 공전하는 동안 지구에서 볼 때 달의 모양은 지구가 약 29번 자전할 때마다 되풀이되며 변하는데 그 변화 주기를 ‘달’이라고 정했다. 마찬가지로 지구도 해의 둘레를 공전하는데, 지구에서 볼 때 해가 별자리에 대해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해’라고 했다. 지구의 자전축이 공전축에 대해 23.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동지, 하지, 춘분, 추분, 우수, 경칩 등 ‘24절기’ 개념이 생겼다. 고대 중국에서는 막대기 하나를 땅에 수직으로 꽂아 놓고 날마다 해가 정남쪽에 올 때 그림자 길이를 측정해 그림자가 가장 길어지는 날을 동지로 정하고, 그림자가 가장 짧아지는 날을 하지로 정했다. 동지에서 다음 번 동지까지를 ‘세실’(歲實)이라고 부른다. 2200년 전인 중국 한나라 초기에 한 해 동안 지구가 365바퀴를 돌고도 4분의1일을 더 돈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도 이런 막대기를 사용했는데 ‘노몬’이라고 불렀다. 또 그리스 델피에는 ‘그노티 세아우톤’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데 바로 ‘너 자신을 알라’는 뜻이다. 영어에서 지식이라는 뜻의 ‘날리지’(knowledge)는 ‘k’가 묵음이어서 쓸데없는 글자처럼 느껴지지만 이 단어의 어원이 그리스의 그노시이며, 그 어원이 그림자 길이를 재던 노몬에서 온 것임을 알면 무릎을 칠 것이다. 당시 문명에서는 천문학이 지식을 대표했다는 말이다. 도구를 사용해 우주를 측정하면 그것은 지식이 된다. 이것이 과학의 출발점이고, 그 덕분에 과학은 색다르고도 성공적인 정신세계를 구축해 올 수 있었다. 무술년에는 한국이 과학 문명을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한 해로 발전시켜 나가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져 본다.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태권브이, 여의도에 나르샤…국회의사당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태권브이, 여의도에 나르샤…국회의사당

    “국회의원은 싸우라고 국회에 보낸 거다. 자기 계층과 이익을 나대신 지켜달라고, 현장에서 겪고 있는 갈등을 대신 말로 해결하라고 보내는 거다.” 소설가 김영하(49)는 한 인기 방송 프로그램에서 “국회에서 화합부터 하라고 하면 사실 의회가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지당하고 응당한 의견이다. 그런데 한국의 국회는 싸워도 너무 싸운다. 하루 종일, 365일 늘상 대치국면에 빠져있는 한국의 정치 1번지. 여의도 전체 면적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넓이인 33만580㎡(약 10만 평)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에 위치한 국회의사당으로 가 보자. 대한민국의 국회의사당은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우선은 의원회관의 방번호 배정부터 흥미롭다. 제일 먼저 눈길을 끄는 방번호는 박지원 의원실이다. ‘6·15 남북정상회담’을 기리는 뜻으로 615호를 쓴다. 이 외에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의 518호를, 송영길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일을 기리기 위해 818호를 선택하였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원시절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일인 5월 23일을 거꾸로 한 325호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의원실 번호 이외에도 흥미있는 이야기도 많다. 1975년에 준공된 국회의사당 정문에는 재앙을 물리쳐준다는 전설의 동물인 해태상이 있다. 바로 이 해태상은 당시 해태제과에서 기증한 것으로 석상 땅밑에 해태주조에서 빚은 100% 국산와인 36병씩 총 72병을 묻어 놓았다. 개봉시기는 국회 개원 100년을 맞이하는 2075년이다. 만화영화 주인공인 ‘로보트 태권브이가 뚜껑을 박차고 나온다’(?)는 국회의사당 돔에 얽힌 이야기도 재미있다. 돔의 지름은 64m이며, 국회의사당의 총 지붕 무게는 1000톤에 이른다. 이를 받치는 기둥은 총 24개이며, 높이는 32.5m다. 이는 24절기, 24시간동안 항상 국민의 의견을 받든다는 의미다. 또한 돔 바로 아래에는 ‘로텐더 홀’이라고 부르는 의사당 1층 중앙 공간이 막힘없이 연결된다. 처음 의사당 지붕에 돔이 오를 때는 붉은 빛이 감도는 동판이었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현재의 회녹색 동판으로 변했다. 또한 300명이 정원인 국회의원들과 이들을 돕는 보좌관, 인턴, 사무처 직원, 파견 직원 등등이 생활하고 있는 국회의사당 주변은 각종 편의시설들도 잘 갖추어져 있다. 편의점, 약국, 병원, 치과의원, 한의원을 비롯하여 세탁소와 미장원, 이용실, 사우나, 체력단련실, 카페테리아, 식당 등도 있어 작은 아파트 단지에 버금가는 생활편의시설들도 잘 갖추고 있어 권위적일 것만 같은 국회의사당 주변이 또 다른 삶의 현장임을 느낄 수 있다. <국회의사당에 대한 방문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방문지야? -꼭 가보길 권한다. 민주주의의 꽃이다. 2. 누구와 함께? -초등학생이 있는 가정이라면 3. 가는 방법은? -9호선 국회의사당역 1번, 6번 출구로 나와 도보 -5호선 여의도역 5번 출구로 나와서 버스 환승 4. 놀라는 점은? -생각보다 훨씬 큰 본회의장 건물. 국회의사당 내부에 남겨진 여러 역사의 흔적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국회방문자센터를 통한 관람객 인원은 많지 않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본회의장, 로텐더홀 7. 먹거리 추천? -‘햇살도시락’(782-8252), 탕수육 ‘서궁’(780-7548), 샤브샤브 ‘마담샤브’(785-0999), 평양냉면 ‘정인면옥’(2683-2615), 부대찌개 ‘희정식당’(784-9213)/ 지역번호 02 8. 홈페이지 주소는? -국회방문자센터(http://memorial.assembly.go.kr/mmrl/main/mmrlMain/main.do)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여의도 한강공원, 63빌딩 10. 총평 및 당부사항 -국회방문자센터에서 미리 예약을 하고 가면, 친절한 설명과 아울러 국회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다. 한 번은 꼭 가 볼만한 곳임은 분명하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포근했던 겨울 문턱...밤사이 비온 뒤 다시 기온 뚝

    포근했던 겨울 문턱...밤사이 비온 뒤 다시 기온 뚝

    24절기 중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인 7일은 따뜻한 서풍계열의 바람이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평년보다 높은 포근한 날씨를 보였다.기상청은 “입동인 7일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16~22도 분포로 평년 같은 날보다 2~3도 가량 높았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제주시 건입동이 이날 오후 12시 21분에 23.8도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낮 기온을 보였고 대구 대전 20.8도, 광주광역시 21.3도, 부산 19.7도 등으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경기 북부, 충남 서해안, 남부지방, 제주지역을 시작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해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8일 새벽까지 남해안과 제주도의 예상 강수량은 5~10mm, 경기 북부와 충남서해안, 남부지방에는 5mm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새벽 사이에 비가 내린 뒤 8일 낮부터는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가 낮아 쌀쌀하겠고 9일부터는 한반도 북쪽에서 찬공기가 남하하고 복사냉각에 의해 아침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추울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한편 6일 내몽골 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7일 밤~8일 새벽 사이에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 상공을 지나면서 일부가 낙하해 8일에는 약한 황사가 나타나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내일 강원도에는 7cm 눈이 온다

    내일 강원도에는 7cm 눈이 온다

    24절기 중에 겨울로 들어선다는 입동(11월 7일)을 며칠 앞둔 4일 토요일 강원도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7cm의 눈이 내리겠다.기상청은 주말인 4일 토요일에는 중국 북부지방에서 남동진하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에 구름이 많다가 낮부터 맑아지겠다고 3일 예보했다. 경기 동부와 강원도, 경상도 동해안은 동풍의 영향으로 흐리고 비가 오다가 오전에 대부분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또 3일 밤부터 4일 아침 사이에 강원도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2~7cm의 다소 많은 눈이 쌓이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눈이 내린 뒤 갑작스러운 기온변화로 산간도로에는 얼음이 얼어 도로가 미끄러운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돼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4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0~8도, 낮 최고기온은 12~16도 분포를 보이겠다. 지역별로 아침 최저기온은 세종 1도, 대전 3도, 서울 춘천 4도, 대구 5도, 광주 6도, 부산 7도, 제주 11도 등이다. 금요일인 3일에 전국적으로 내린 비가 그친 뒤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아침기온은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지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때문에 일요일인 5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 일부 내륙에서는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어는 곳도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을 기준으로 다음주 초반까지는 평년보다 기온이 낮아 다소 쌀쌀하겠지만 주 중반부터는 평년 기온을 회복해 다소 높은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가을산의 붉은 유혹

    가을산의 붉은 유혹

    한로(寒露)인 8일 서울 강북구 북한산 국립공원에서 붉게 물든 단풍 아래로 등산객들이 가을산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24절기 중 하나인 한로는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기 직전의 시기’라는 뜻을 품고 있다. 뉴스1
  • 23일은 더위 가고 가을 온다는 ‘처서’…전국에 비

    23일은 더위 가고 가을 온다는 ‘처서’…전국에 비

    23일은 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가을이 시작된다는, 24절기 중 14번째에 해당하는 절기인 ‘처서’다. 이날 전국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아침부터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남부지방은 구름이 많고 대기 불안정으로 낮부터 밤사이에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다. 비가 내리는 곳에서는 돌풍이 불고 천둥·번개가 칠 것으로 예상돼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23∼24일 예상 강수량은 서울·경기·강원 영서 50∼150㎜(많은 곳 200㎜ 이상), 충청 50∼100㎜, 강원 영동·남부지방(경북 동해안 제외) 20∼60㎜다. 23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6도, 낮 최고 기온은 27∼34도로 22일과 비슷하겠다. 경상도와 제주도에는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열대야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내륙에는 아침까지 안개가 끼는 데다 비까지 내려 교통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바다의 물결은 서해·동해 앞바다에서 0.5∼1.0m, 남해 앞바다에서 0.5∼1.5m로 일겠다. 먼바다의 파고는 서해 0.5∼2.0m, 남해·동해 1.0∼2.5m다. 기상청은 당분간 바닷물 높이가 높은 기간이니 서해안과 남해안 저지대에서는 만조 때 침수 피해가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0년 앞선 15세기 초 ‘사시찬요’ 발견

    200년 앞선 15세기 초 ‘사시찬요’ 발견

    농업 서적인 ‘사시찬요’(四時纂要) 가운데 가장 앞선 것으로 보이는 1400년대 초반의 책이 발견됐다. 학계에서는 국보급 문화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15일 경북 예천군 등에 따르면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BK플러스21사업팀(팀장 남권희 교수)이 최근 용문면 죽림리 남악(南嶽)종택 문화재 목록화 사업 중 계미자(癸未字)로 인쇄한 사시찬요 5권(권=일종의 chapter, 章) 1책을 발견했다. 계미자는 태종 3년(1403년) 계미년에 만든 조선 최초 금속(구리)활자다. 사시찬요는 996년 중국 당나라 때 한악(韓鄂)이 편찬한 농서이지만 중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에도 초간본은 전해지지 않는다. 1590년 울산에 있던 경상 좌병영에서 목판으로 인쇄된 뒤 1961년 일본에서 발견된 책이 사실상 유일하다. 이번에 발견된 책은 이보다 2세기가량 앞선 1403년부터 1420년 사이에 인쇄된 것이어서 한·중·일 통틀어 최고본으로 추정된다.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구분하고 봄 부분만 2권으로 구성해 ‘5권 1책’ 체계를 갖췄다. 정월부터 섣달까지 매달, 24절기에 필요한 농업 기술과 금기 사항, 가축사육 방법, 월령을 어길 경우 생길 수 있는 재앙 등을 담았다. 특이한 점은 1590년 목판본 3월 말 편에 기술한 목화 재배법인 종목면법(種木綿法)이 계미자본에는 없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들여와 당시(1590년) 조선 실정에 맞도록 추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계미자로 인쇄한 책은 개인 소장 서적을 제외하고 대부분 국보로 지정됐다. 서울대 규장각이 소장한 십칠사찬고금통요(十七史纂古今通要) 권6(국보 148호),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동래선생교정북사상절(東萊先生校正北史詳節) 권4·5(국보 149호) 등이 계미자본이다. 남 교수는 “계미자는 1452년 독일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40년 이상 앞선 것”이라며 “이번에 발견된 계미자본은 조선 초기 간행한 농서인 농사직설(1428년) 이전 농업기술, 사회경제사, 농산품 가공 변천사 등을 연구하는 데 사료적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남악은 임진왜란 전 서애 류성룡과 함께 왜에 통신사로 다녀온 학봉 김성일(1538~1593)의 동생인 김복일(1541~1591)의 호다. 울산군수, 창원부사, 성균관 사성, 풍기군수 등을 역임했다. 예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열린세상] 자존감 높은 사회를 만들자/이인희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자존감 높은 사회를 만들자/이인희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엊그제가 소만(小滿)이었다. 햇볕이 풍부하고 식물은 꽃을 피우니 만물이 생명력으로 가득 찬다는 24절기 중 하나다. 들판의 보리가 누렇게 익어 수확하면 곧 모내기를 시작하는 시기로 결실과 희망의 두 가지 뜻도 담고 있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인생이 소만 정도만 차도 무릇 행복한 삶이라고 할 것이다. 새 정부 출범 후 감지되는 국정의 기운이 소만과 일치하는 느낌이 들어 화두로 삼아 보았다. 보리 수확은 촛불 시위에 의한 국민 행동의 결실로 비유되고, 모내기는 국민과 소통하는 데 공을 들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으로 보인다. 정치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데 대한 국민적 자존감이 소만처럼 채워지는 느낌이다. 56년 전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 국민에게 조국이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국민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라는 명연설을 남겼다. 세계인들을 향해 그는 미국이 그들을 위해 무엇을 베풀 것인지 묻지 말고, 모두 함께 손잡고 인류의 자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자고 질문을 던졌다. 능동적인 국민, 참여하고 행동하는 국민의 역할을 제시했고, 국가 간 협력을 기반으로 세계 민주주의를 추구한 메시지다. 그의 이상은 오늘날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지표로서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오히려 한국은 탄핵 정국에서 새 정부 출범에 이르기까지 케네디 대통령이 제시했던 이상을 직접 실천함으로써 세계에 민주주의의 모범을 일깨웠다.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과제라면 세계인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에게 소만의 기운과 같은 충만감을 맛보도록 해 주는 것이다. 우선 개인이든 사회든 ‘자아존중감’(이하 자존감)이 높은 체질로 개선해야 한다. 자존감이란 자신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중받는 소중한 사람이며 책임감과 능력을 갖춘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을 말한다.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정체성도 뚜렷하고 대인 관계에서도 원만하게 소통한다. 개인에게 자존감은 합리적이고 주도적인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며, 부정적인 경험을 할 경우에도 쉽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개인의 자존감은 건강한 사회인이 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성향이다. 새 정부 출범 후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는 그동안 국민이 상실했던 개인적, 사회적 자존감을 회복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 정치지도자와 국민의 관계는 민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존감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변화와 혁신, 도전과 성취, 참여와 리더십, 위기극복에 이르기까지 자존감이 높은가 낮은가에 따라 사회는 이 같은 동력을 성취할 수도 상실할 수도 있음을 우리는 실감하고 있다. 자존감 높은 사회를 만드는 데 언론과 미디어는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다시 케네디 대통령의 지혜를 빌려 본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후 신문기자로 활동하고, 당시 국제 정세를 좌우하던 포츠담회담을 직접 취재한 바 있어 언론 감각을 잘 갖춘 대통령이었다. 그의 언론관은 오늘 한국의 언론과 미디어가 배워야 할 점을 시사하고 있어 인용해 보기로 한다. “토론과 비판 없이는 행정부와 국가는 성공할 수 없다. 헌법이 언론을 보호하는 이유는 대중에게 진실을 알리고 깨우침을 주며, 진실을 반영하고 위험과 기회를 사실대로 기술하고, 당면한 위기와 선택을 지적해 줌으로써 여론을 이끌고 조성하며 필요할 때는 분노하게 할 수도 있는 언론이 되라는 뜻이다”라고 강조했다. 민주 사회의 토론장으로서,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통로로서 역할이 핵심이다. 지금까지 언론이 정권과 자본의 눈치를 보면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국민은 자존감을 잃었다. 새 정부는 언론의 비판을 받게 되더라도 달게 받아들이고 불쾌하게 여기지 말자. 언론으로 정권을 홍보하며 언론을 장악하면 민심을 장악하는 것이라는 선대의 전철을 밟지 말자. 케네디가 역설한 언론 본연의 토론과 비판 기능을 존중한다면 국민은 건강한 민주 사회에 살고 있다는 자존감이 높아질 것이다. 권력과 언론은 열린 광장에서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쳐 국민 자존감이 충만하도록 체질 개선을 해 보자.
  • [포토 다큐] 초록빛이다 초봄의 볕도 초보의 꿈도

    [포토 다큐] 초록빛이다 초봄의 볕도 초보의 꿈도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뜻을 지닌 우수가 지난 지 10일 가까이 됐다. 우수는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과 동면하던 개구리가 놀라서 깬다는 경칩 사이에 끼여 있는 24절기 중 하나다. 이맘때쯤이면 겨우내 쌓인 눈이 녹아 흙을 촉촉하게 적시고 보드랍게 내려 쬐는 봄 햇살을 머금은 낱알이 싹을 틔워 내려고 한다. 농촌에서는 예부터 우수를 농한기가 끝나고 농번기가 시작됨을 알리는 지표로 삼았다.●명문대 졸업·직장 생활하다 귀향… “첫해 농사 망칠 뻔했죠”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읍 하사리에서 농사를 짓는 김대연(32)씨는 2년차 초보 농부다. 그는 이 마을에서 유일한 30대로 가장 어리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그는 몇 해 전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으로 귀향하면서 마을의 최연소 농부가 됐다. 경험이 없는 초보다 보니 이런저런 실수도 많이 겪었고, 아직도 겪는 중이다. 그는 “한 번은 논에 물을 잘못 대서 농사를 전부 망칠 뻔했어요”라며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50㎏ 거름 살포기 메고 보리밭으로… 얼굴엔 땀이 줄줄 초보 농사꾼의 2년차 첫 봄맞이 일정은 겨우내 논에 심어 둔 보리에 거름을 주는 일이다. 날이 풀려 봄비가 오기 전 거름을 뿌려야 빗물에 거름이 녹으며 토양에 잘 스며들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한 해 농사의 성패를 가름할 만큼 중요하면서도 힘든 작업이다. 무거운 고압 살포기를 어깨에 메고 논을 직접 뛰어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30㎏의 거름에다 고압 살포기 자체 무게까지 합하면 50㎏에 이른다. 이 장비를 메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면 쌀쌀한 날씨임에도 얼굴에 땀이 절로 맺힌다. 초보인 그에게는 아직 모든 작업이 낯설고 힘에 부친다.●청년 농부들과 6억 들여 드론 구입… “농업도 新기술 필요” 농사에는 초보인 김대연씨지만 도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신 기술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활용하는 데는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 그는 주변 마을 젊은 청년 농부들과 함께 약 6억원을 들여 농업용 드론 13대를 주문했다. 적지 않은 투자지만 미래 농업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큰 투자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함께 드론을 구입한 박정길(36)씨는 “고령화되는 농촌에서 빠르고 정확하고 적은 힘으로 농약을 투사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며 “드론은 그런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농업 기계”라고 말했다. 현재 농업의 트렌드인 규모의 농법 아래에서는 적절한 농기계의 활용이 성공적인 농사를 가름하는 절대적 역할을 하는 까닭이다. ●“겨울 지나 봄이 오듯… 농업의 꿈도 싹 틔울 날 오겠죠” 최근 그는 친환경 대파 재배와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활용한 고부가가치를 갖는 밭작물에 관심이 높다. 그가 농업 학술 세미나나 신기술 시연회에 빠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농촌은 레드오션이면서 곧 블루오션”이라고 말한다. 기존의 농업은 포화 상태지만 아직 신기술을 활용한 신농업 먹거리는 무궁무진하다고 믿는다. 그는 얼마 전 고부가가치 작물로 떠오른 우엉을 텃밭에 시범 재배했다. 싹이 올라와야 할 밭에 아직 싹은 보이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은 실패한 농사니 갈아엎으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끈기를 가지고 지켜보면 언젠가는 싹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농사꾼 김대연씨도 마찬가지다. 아직 그에게 싹은 트지 않았다. 하지만 내일의 그는 오늘과는 다를 것이다. 물을 주고 기다리다 보면 그도 성공한 영농인으로 싹을 틔울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앞날에 건승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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