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잦아지는 한반도 “”원전 안전 보장없다””
인도가 지진으로 대재앙을 맞고 있는 가운데 국내 원자력 발전소(원전) 등의 내진(耐震)설계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서울대 지진공학연구센터 김재관(金在寬·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팀은 31일 ‘성첩(城堞·성벽 위에 낮게 쌓은 요철형 담장)모델의 진동대 실험과 역사 지진의 세기 평가’라는 논문에서 “우리나라 역사상 지진의 평균 세기는 0.3∼0.4g(g=중력가속도의 단위)로현재 원전 내진설계 기준인 0.2g(리히터 규모 6.3정도)보다 높아 큰지진이 나면 원전도 파괴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재의 내진 설계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특별연구과제로 조선시대의 지진을 조사해 온 김교수팀은 조선왕조실록에 실려있는 1,417건의 기록을 바탕으로 북한산성 성첩의 옛 축조 기법으로 석재를 쌓은 뒤 인공 지진을발생시켜 피해 정도를 실험했다.
그 결과,과거 우리나라 지진들의 세기는 유효최대 지반가속도(실제피해를 유발하는 지진의 세기)가 0.3∼0.4g으로 지난 95년 일본 고베대지진(0.42g), 40년 미국의 엘 센트로 지진(0.38g)의 세기와 비슷한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내 내진 설계는 88년에 도입됐다.건축법상 일반 빌딩은 6층 이상,1만㎡ 이상의 경우 0.11∼0.2g,원전은 0.2g를 기준으로 건축되고 있다.0.2g는 과거 국내 지진 중 가장 강했던 36년 쌍계사 지진(리히터규모 5)에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 일본과 대만은 내진설계 기준이 각각 0.4g와 0.
2∼0.4g 등으로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높다.특히 원전의 경우 미국은최고 0.5g로 설계돼 있으며 프랑스는 0.2g이나 최대한 원전을 지상과분리시키는 ‘지진격리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97년 21차례,98년 32차례,99년에 37차례 등 지진 발생 건수가 점차 늘고 있어 이미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김 교수는 “고베의 지진기록을 입력해 인공 지진을 일으켰더니 문헌에 나오는 규모의 가상적인 피해가 발생,조선시대에도 고베와 비슷한 대지진이 있었다는 것이 입증됐다”면서 “기존의 원전도 주요 부분에 지진격리장치를 설치하거나원전 구조물에 특수 보강재를 덧씌우는 등의 안전설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균관대 건축학과 이동근(李東根) 교수도 “국가 경제력이 약했던과거의 원전은 건설비 절감 등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소홀히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 원자력건설처 함영승(咸永丞·56)부처장은 “원전의 내진 기준은 0.2g이지만 0.3g 정도 지진에도 견딜 수 있어 현재의 기준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과학기술부 원자력안전과 관계자는 “내진설계는 원자로 중심 반경 320㎞ 이내의 과거 지진자료 및지질특성 등을 조사해 설계 지진값을 결정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말했다.
국내 원전은 고리,영광,울진 등에서 16기가 운영되고 있으며 4기가건설 중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