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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희 경기도의회 부의장, 국내 유일의 실학박물관 방문 및 정담회 실시

    문경희 경기도의회 부의장, 국내 유일의 실학박물관 방문 및 정담회 실시

    경기도의회 문경희 부의장(더불어민주당·남양주2)은 김경근(민주당·남양주6)·윤용수(민주당·남양주3) 도의원과 함께 지난 3일 ‘실학’을 주제로 한 국내 유일의 ‘실학박물관(관장 김태희)’을 방문해 정담회를 열고 운영현황 및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문경희 부의장은 “생활 속에서 실학을 쉽게 접하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경기 북부의 문화예술을 더욱 활성화 하고, 실학정신의 확산을 위한 21세기 플랫폼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경근 의원도 “교육지원청과 MOU를 체결하여 실학박물관을 적극 지원하고 아이들의 교육체험활동 장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윤용수 의원은 “실학의 집대성자인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였던 강진처럼 집중적이고 적극적인 예산지원이 필요하다”며 “실학정신을 계승 확산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실학박물관’은 실학 관련 유물과 자료를 수집·보전하며, 이를 연구·전시하고 있다. 전시 외에도 매년 학술심포지엄이 열리며 실학과 관련된 다채로운 행사가 개최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실학박물관 관련 유튜브 제작에 매진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외교수장 블링컨 “중국이 21세기 최대 지정학적 시험”

    美 외교수장 블링컨 “중국이 21세기 최대 지정학적 시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중국이 최대의 지정학적 시험이라며 대중국 강경론을 펼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가진 첫 외교정책 연설에서 러시아와 이란, 북한 등을 심각한 도전과제를 제시하고 예멘, 에티오피아, 미얀마 등에서도 대처해야 할 위기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중국이 제기한 도전 과제는 다르다”며 중국과의 관계를 “21세기에 가장 큰 지정학적 시험”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중국은 안정적이고 개방된 국제질서에 심각하게 도전할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기술적 힘을 가진 유일한 국가“라면서 “중국과는 경쟁해야 한다면 그럴 것이고, 협력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며, 적대적이어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세한 위치에서 중국에 관여할 필요가 있다. 이는 동맹, 파트너와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 신장과 홍콩 문제를 거론하며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중국은 더 큰 제재를 받지도 않고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 강화가 외교정책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나 중국처럼 민주주의에 의심의 씨앗을 심으려는 경쟁자들의 손에 놀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군사적으로 개입하거나 무력으로 권위주의 정권을 전복하는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증진하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블링컨 장관은 “과거 미국이 이 전술을 시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서 “이 전술은 민주주의 증진에 오명을 줬다. 우리는 다르게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정한 파트너십은 각자 역할을 하면서 부담을 함께 진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미국이 부정적 영향을 받는 이들과 이들에 대한 보상, 합의 이행을 위해 충분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한 뒤 “이제 우리의 접근법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열린세상] 낙관론자의 기후위기 극복 방법/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열린세상] 낙관론자의 기후위기 극복 방법/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지난달 ‘빌 게이츠,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책을 전 세계 동시 출간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인 게이츠가 뜬금없이 웬 기후에 대한 책이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는 20여년 전부터 ‘빌&멀린다게이츠재단’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민간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자선사업가이다. 게이츠재단에서 운용하는 기금은 2019년 기준 약 60조원에 이르는데, 작년에 그는 MS 이사직을 내려놓음으로써 본격적인 전업 자선사업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사실 기후변화에 대한 책이나 강연은 20세기 말부터 수도 없이 등장했는데, 여기에 그가 벽돌 한 장 더 얹는다고 무슨 변화가 있겠느냐고 물어볼 수 있다. 하지만 게이츠의 이번 저서가 기존 기후변화 관련 콘텐츠와 차별화될 수 있는 지점은 그 낙관론적 세계관에 있다. 그는 인류 기술이 무엇을 해결할 수 있는지, 이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달성할 수 있는지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510억t. 그는 논의를 명확히 하기 위해 이 숫자를 기억해 달라고 한다. 이는 이산화탄소를 기준으로 산정한 현재 우리 지구의 온실가스 1년 배출량이다. 510억t의 1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다시 제조(31%), 전기 생산(27%), 사육과 재배(19%), 교통과 운송(16%), 그리고 냉방과 난방(7%)으로 세분화된다. 개인적으로 이 세분화된 숫자에서 다소 놀랐는데, 사실 온실가스 배출이라고 하면 전기나 교통, 에어컨 정도에 그쳤던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니 콘크리트나 강철 등을 생산하는 제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농업이나 축산업 역시 상당한 수준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었다. 이는 인류가 빈곤, 기아에서 해방되며 발생한 부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생산량을 줄이기 어려운 이 부분에서 그는 전기화와 탄소 포집 기술, 그리고 식물성 고기 대체육 등의 대안을 제시한다. 대안 제시는 물론 실제로 관련 기업에 투자를 하고 있었다. 그가 제시하는 대안의 차별점은 인간의 선한 마음보다 지속 가능한 경제성에 있다. 도입 초기에는 그린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장려해야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경제성을 갖추어 그러한 프리미엄 없이도 누구나 누릴 수 있게 되는 상황을 구축하자는 말이다. 실제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산업은 지난 20~30년간 균등화 발전원가(LCOE)를 급격히 줄여 유럽과 북미에서는 화석연료보다 더 낮은 생산원가를 보여 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의 기후변화에 대한 진단과 해결책이 매력적인 것은 이 부분에 있다. 미래를 과도하게 디스토피아로 묘사해 위기의식을 강요하지도 않고, 모호하게 누군가의 선한 의지나 희생이라는 방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하지도 않는다. 그저 덤덤하게 현상을 진단하고 현재의 가속도로 진행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제시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앞서 게이츠를 자선사업가로 소개했는데, 그는 ‘그린 프리미엄을 낮추는 것은 자선사업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기후 재앙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자선사업가가 아닌, 새로운 산업을 위한 기회로 보고 뛰어든 시장 참여자들이란 말이다. 마치 미국 국립보건원의 연구활동을 바탕으로 성장한 바이오 산업과 같이, 미국 국방부의 초기 투자로 시작한 인터넷과 반도체 산업과 같이, 이러한 흐름이 청정에너지나 제로탄소 시멘트, 철강, 농업 및 축산업에서도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정부, 규제기관 등은 물론 시민, 소비자 등 참여자들이 모두 다 같이 기술, 정책, 시장을 변화시켜야 달성할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 SF영화인 ‘승리호’를 보며 그 높은 그래픽 기술에 감탄했지만, 디스토피아적 미래관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느꼈다. 20세기 말에 상상한 2021년은 대부분 어두운 미래였지만, 현재 주요 선진 도시들의 미세먼지나 하천의 수질오염 지수는 20세기에 비해 상당한 발전을 이루어 냈다. 부디 이런 인류의 노력이 21세기에도 이루어져서 온실가스 배출 제로(0)의 시대가 성큼 다가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맹목적 믿음… 팬데믹 시대 ‘정신 바이러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맹목적 믿음… 팬데믹 시대 ‘정신 바이러스’

    “기독교는 잘 다듬어진 체계적인 미신이다.” “등대가 교회보다 사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 “나는 예수를 좋아한다. 그러나 기독교인은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예수를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기사 밑에 달린 온라인 댓글들이 아닙니다. 첫 번째는 18세기 프랑스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콩도르세, 두 번째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벤저민 프랭클린, 마지막은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가 종교에 대해 남긴 말들입니다. 종교의 본질은 포용과 인간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렇지만 코로나19라는 전무후무한 감염병의 대확산 시기에 기독교계가 보여 준 일련의 모습들은 사람들이 ‘기독교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생명까지 앗아 갈 수 있는 치명적인 감염병이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이 자신의 종교와 집단이익만을 취하려는 모습이나 비과학적인 말들을 서슴없이 내뱉는 모습들을 보고 많은 사람들은 경악했습니다. 과학과 의학이 과거 종교가 했던 역할을 상당 부분 대신하고 있는데 종교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갈 길을 못 찾는 모습입니다.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이자 저명한 진화생물학자이면서 과학적 무신론자인 리처드 도킨스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종교는 사람들을 언제든 살인 무기로 만들 수 있는 정신 바이러스의 일종이다”라고 꼬집었는데 그의 주장이 과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요즘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무신론자와 유신론자는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을 처음으로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2월 25일자에 실렸습니다.연구팀은 ‘아마존 메커니컬 터크’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미국 내 무신론자와 유신론자 4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미국과 스웨덴의 무신론자와 유신론자 4193명을 대상으로 국가 간 비교 조사도 수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무신론자, 유신론자 모두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기본 가치는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지만 가치 실현을 위한 수단과 방법에 대한 접근 방법이나 인지구조에서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무신론자들은 확실한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주장과 수단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유신론자, 특히 기독교 신자들은 신성에 대한 맹목적 믿음, 권위와 집단에 대한 강한 충성심, 타 종교에 대한 배타성 등이 강하게 드러났습니다. 이 같은 성향은 보수, 진보 같은 정치적 견해나 교육 수준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렵고 혼란스러울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들을 합니다. 21세기 과학의 세기이자 코로나19로 인한 대혼란의 시기에 종교도 초심으로 돌아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변해야 할 것입니다. 바뀔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edmondy@seoul.co.kr
  •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1962년, 1988년, 그리고 2021년. 군부 세력을 몰아내려는 미얀마 민중의 열망은 수십 년에 걸쳐 이어졌지만, 이 여정은 번번이 벽에 부딪혔다. 지난 1일 발발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에도 전국적으로 2주 넘게 항의 시위가 벌어지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망한 인원은 총 4명, 부상당한 이들은 수백 명이다. 지난 19일 수도 네피도에서 20세 여성 미야 트웨트웨 카인이 경찰의 총을 맞고 뇌사에 빠졌다가 사망하며 처음 희생됐고, 20일에는 경찰이 시위대에 고무탄과 실탄 등을 난사해 만달레이와 양곤에서 3명이 숨졌다. 그럼에도 ‘미얀마의 봄’을 향한 희망의 불꽃은 여전히 타오른다. 시민들은 유혈 진압에도 굴하지 않고 “내가 카인이다”라며 시위를 이어 간다. ‘21세기는 20세기와 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번엔 다르다… 청소년 위주로 SNS서 소통 이번의 시위는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민주화운동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집회 방식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서다. 악을 몰아낸다는 의미가 있는 냄비 두드리기, 오토바이 경적 울리기 등 ‘전통적인’ 시위를 이어가는 한편 젊은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결속도 강화했다. 시민 불복종 운동(CDM·Civil Disobedience Movement)은 온라인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블루투스를 이용해 100m 이내 다른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스마트폰 앱 ‘브리지파이’는 쿠데타 이후 몇 시간 만에 6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페이스북의 CDM 페이지 팔로어도 22만 7000명이 넘는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1988년엔 시민들이 시위를 끝내고 흩어지기 전 다음 계획을 입소문으로 전달하곤 했다. 인터넷은 말할 것도 없고 유선 전화조차 없었다”며 “요즘 시위대, 특히 청년이 온라인 대화방과 SNS에서 집회를 준비하는 방식은 인상적이고 조직적”이라고 평했다.한 세대를 거치며 시민의 의식 수준이 진화했다는 것도 큰 변화다. CNN은 “심각한 경제 불평등이나 민족적 분쟁은 여전하지만, 주요 도시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며 “군대가 마지막으로 통치한 이후 미얀마는 사회적 자유를 누렸고, 외국인 투자나 중산층 확대와 함께 엄청나게 변화했다”고 했다. 10년 전만 해도 휴대폰 유심 칩이 1000달러였지만 이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고, 시민들은 SNS에서 빠르게 소통한다는 것이다. 군부가 쿠데타 이후 계속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것도 결집을 막기 위해서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일주일째 미얀마 내 인터넷 접속량은 평소의 15~20%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미얀마의 젊은 운동가들은 어두운 과거로 돌아갈까 봐 두려워하지만, 그들이 변혁적인 결과를 낳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봤다. ●초국가 연대로 결집하고 정보 공유 젊은 세대는 과거의 진지하고 경직된 시위 문화도 바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얀마에서 매일 벌어지는 거리 집회는 카니발 축제 같은 느낌을 준다”며 “그라피티 아티스트는 건물과 벽에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을 조롱하는 그림을 그리고, 시인들은 성난 시로 항의하고, 만화가 노조는 직접 그린 피규어를 들고 거리를 행진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은 SNS ‘인증용’ 시위 이미지를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한다. 군부를 녹색 돼지 머리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붉은 하이힐로 대비시킨 작품을 만들어 온 현지 그래픽 디자이너 코키아우 난다는 “미얀마 저항의 역사에서 우리는 유혈 사태와 함께 상당히 공격적이고 대립적으로 대응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새로운 접근 방식은 (군부를 덜 자극해) 위험을 줄이고, 더 많은 이들이 시위에 참여하게 한다”고 했다. 온라인 사이트 ‘자유를 위한 예술’(Art for Freedom)은 표지판과 스티커, 티셔츠 등에 인쇄할 수 있는 디자인을 무료로 만들어 배포한다. 앞서 홍콩, 대만, 태국 등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도 미얀마 청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국경을 초월해 반독재, 반권위주의에 대한 의식을 공유한다. 대표적인 게 세 손가락 경례다. 영화 ‘헝거게임’에서 나온 제스처인데,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 쓰인 후 미얀마에서도 저항의 상징이 됐다. 미얀마 젊은이들은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온라인 기반 네트워크 ‘밀크티 동맹’(Milk Tea Alliance)을 맺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세 손가락 경례 사진을 게시하고, ‘#SupportCDM’, ‘#SaveMyanmar’ 같은 해시태그로 전 세계와 소통한다. 시위대의 목표는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집권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보다도 포괄적이다. 양곤대 학생회는 완전한 민주주의와 2008년 군사헌법 폐지 이외의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고, 소수민족 라카인과 카렌 시위대는 자결권과 연방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요컨대 군부 정권을 몰아내는 것과 함께 기존 정권도 거부하며 과거의 적폐와 단절하겠다는 뜻이다. 포린폴리시는 “시민 불복종 운동은 과거 집회의 파업과 비슷하지만 훨씬 뚜렷한 목표와 방법이 있다”고 했다.●군부 여전한 ‘벽’… “고립은 안 돼” 이들의 항거가 이번에는 완전한 민주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수십 년간 국가를 장악한 군대가 워낙 막강하기 때문이다. 흘라잉 등 군부는 민주정부 출범 이후에도 권력을 유지했다. 의회의 4분의1에 해당하는 의석을 군에 할당해 헌법을 개정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내무·국방·국경경비 등 3개 주요 부처를 맡아 통제했다. 또 군부는 대표적인 대기업 미얀마경제공사(MEC)와 미얀마경제홀딩스(MEHL)를 소유하고 있는데 보석, 구리, 통신, 의류 등 광범위한 부문에 투자하는 이 두 기업에 대한 궁극적인 권한을 흘라잉이 갖고 있다. 미얀마 일반 시민의 의식이 변한 것처럼 군부의 이데올로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도 난관이다. 미얀마 국제 위기그룹의 전 수석분석가 모르텐 페데르센은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에 기고한 글에서 “1960~1980년대 군 장교들은 민주주의의 ‘악함’을 주입받았지만, 그 이후의 군인들은 헌법이 ‘다당 민주주의 체제’로 부르는 것을 보호하는 게 의무라고 배웠다”며 “현 세대 군인은 이전 세대와 매우 다른 삶을 살았다”고 짚었다.미얀마 싱크탱크인 양곤 탐파디파 기관 대표 킨 자우 윈도 이번 군부 쿠데타는 잔인하게 이뤄진 과거와는 다르다고 봤다. 그는 “군부가 사용하는 성명과 언어가 매우 제한적이다. 마치 시민들을 달래는 것 같다”며 “과거에는 기존 헌법이 버려졌지만, 이번에는 이를 유지하는 것도 다르다”고 했다. 군부 정권이 강경 진압을 이어 가면서도 기존 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리진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대변인은 지난해 부정선거가 벌어졌다는 의혹과 코로나19 퇴치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을 대하는 국제사회의 고민도 깊어진다. 유엔과 미국, 유럽 각국 등이 반발 성명을 내고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지만, 자칫 더 큰 유혈 사태로 번질 우려 때문이다. 페데르센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로 확대되기 전까지 국제사회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시위대와 군경의 대립이 심해지면 민간 정부로의 이양은 더 멀어진다. 30년간의 진보가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타협”이라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층이 시위 주도군부가 인터넷 끊자 블루투스로 소통애니메이션 한 장면 같은 SNS 인증샷 풍자 그라피티 등으로 시위 참여 독려 젊은 장교 중심 軍내부도 변화 움직임 NYT “미얀마 집회, 카니발 같은 느낌”1962년, 1988년, 그리고 2021년. 군부 세력을 몰아내려는 미얀마 민중의 열망은 수십 년에 걸쳐 이어졌지만, 이 여정은 번번이 벽에 부딪혔다. 지난 1일 발발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에도 전국적으로 2주 넘게 항의 시위가 벌어지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망한 인원은 총 4명, 부상당한 이들은 수백 명이다. 지난 19일 수도 네피도에서 20세 여성 미야 트웨트웨 카인이 경찰의 총을 맞고 뇌사에 빠졌다가 사망하며 처음 희생됐고, 20일에는 경찰이 시위대에 고무탄과 실탄 등을 난사해 만달레이와 양곤에서 3명이 숨졌다. 그럼에도 ‘미얀마의 봄’을 향한 희망의 불꽃은 여전히 타오른다. 시민들은 유혈 진압에도 굴하지 않고 “내가 카인이다”라며 시위를 이어 간다. ‘21세기는 20세기와 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이번엔 다르다… 청소년 위주로 SNS서 소통 이번의 시위는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민주화운동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집회 방식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서다. 악을 몰아낸다는 의미가 있는 냄비 두드리기, 오토바이 경적 울리기 등 ‘전통적인’ 시위를 이어가는 한편 젊은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결속도 강화했다. 시민 불복종 운동(CDM·Civil Disobedience Movement)은 온라인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블루투스를 이용해 100m 이내 다른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스마트폰 앱 ‘브리지파이’는 쿠데타 이후 몇 시간 만에 6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페이스북의 CDM 페이지 팔로어도 22만 7000명이 넘는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1988년엔 시민들이 시위를 끝내고 흩어지기 전 다음 계획을 입소문으로 전달하곤 했다. 인터넷은 말할 것도 없고 유선 전화조차 없었다”며 “요즘 시위대, 특히 청년이 온라인 대화방과 SNS에서 집회를 준비하는 방식은 인상적이고 조직적”이라고 평했다. 한 세대를 거치며 시민의 의식 수준이 진화했다는 것도 큰 변화다. CNN은 “심각한 경제 불평등이나 민족적 분쟁은 여전하지만, 주요 도시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며 “군대가 마지막으로 통치한 이후 미얀마는 사회적 자유를 누렸고, 외국인 투자나 중산층 확대와 함께 엄청나게 변화했다”고 했다. 10년 전만 해도 휴대폰 유심 칩이 1000달러였지만 이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고, 시민들은 SNS에서 빠르게 소통한다는 것이다. 군부가 쿠데타 이후 계속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것도 결집을 막기 위해서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일주일째 미얀마 내 인터넷 접속량은 평소의 15~20%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미얀마의 젊은 운동가들은 어두운 과거로 돌아갈까 봐 두려워하지만, 그들이 변혁적인 결과를 낳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봤다.●초국가 연대로 결집하고 정보 공유 젊은 세대는 과거의 진지하고 경직된 시위 문화도 바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얀마에서 매일 벌어지는 거리 집회는 카니발 축제 같은 느낌을 준다”며 “그라피티 아티스트는 건물과 벽에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을 조롱하는 그림을 그리고, 시인들은 성난 시로 항의하고, 만화가 노조는 직접 그린 피규어를 들고 거리를 행진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은 SNS ‘인증용’ 시위 이미지를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한다. 군부를 녹색 돼지 머리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붉은 하이힐로 대비시킨 작품을 만들어 온 현지 그래픽 디자이너 코키아우 난다는 “미얀마 저항의 역사에서 우리는 유혈사태와 함께 상당히 공격적이고 대립적으로 대응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새로운 접근 방식은 (군부를 덜 자극해) 위험을 줄이고, 더 많은 이들이 시위에 참여하게 한다”고 했다. 온라인 사이트 ‘자유를 위한 예술’(Art for Freedom)은 표지판과 스티커, 티셔츠 등에 인쇄할 수 있는 디자인을 무료로 만들어 배포한다. 앞서 홍콩, 대만, 태국 등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도 미얀마 청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국경을 초월해 반독재, 반권위주의에 대한 의식을 공유한다. 대표적인 게 세 손가락 경례다. 영화 ‘헝거게임’에서 나온 제스처인데,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 쓰인 후 미얀마에서도 저항의 상징이 됐다. 미얀마 젊은이들은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온라인 기반 네트워크 ‘밀크티 동맹’(Milk Tea Alliance)을 맺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세 손가락 경례 사진을 게시하고, ‘#SupportCDM’, ‘#SaveMyanmar’ 같은 해시태그로 전 세계와 소통한다. 시위대의 목표는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집권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보다도 포괄적이다. 양곤대 학생회는 완전한 민주주의와 2008년 군사헌법 폐지 이외의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고, 소수민족 라카인과 카렌 시위대는 자결권과 연방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요컨대 군부 정권을 몰아내는 것과 함께 기존 정권도 거부하며 과거의 적폐와 단절하겠다는 뜻이다. 포린폴리시는 “시민 불복종 운동은 과거 집회의 파업과 비슷하지만 훨씬 뚜렷한 목표와 방법이 있다”고 했다.●군부 여전한 ‘벽’… “고립은 안 돼” 이들의 항거가 이번에는 완전한 민주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수십 년간 국가를 장악한 군대가 워낙 막강하기 때문이다. 흘라잉 등 군부는 민주정부 출범 이후에도 권력을 유지했다. 의회의 4분의1에 해당하는 의석을 군에 할당해 헌법을 개정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내무·국방·국경경비 등 3개 주요 부처를 맡아 통제했다. 또 군부는 대표적인 대기업 미얀마경제공사(MEC)와 미얀마경제홀딩스(MEHL)를 소유하고 있는데 보석, 구리, 통신, 의류 등 광범위한 부문에 투자하는 이 두 기업에 대한 궁극적인 권한을 흘라잉이 갖고 있다. 미얀마 일반 시민의 의식이 변한 것처럼 군부의 이데올로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도 난관이다. 미얀마 국제 위기그룹의 전 수석분석가 모르텐 페데르센은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에 기고한 글에서 “1960~1980년대 군 장교들은 민주주의의 ‘악함’을 주입받았지만, 그 이후의 군인들은 헌법이 ‘다당 민주주의 체제’로 부르는 것을 보호하는 게 의무라고 배웠다”며 “현 세대 군인은 이전 세대와 매우 다른 삶을 살았다”고 짚었다. 미얀마 싱크탱크인 양곤 탐파디파 기관 대표 킨 자우 윈도 이번 군부 쿠데타는 잔인하게 이뤄진 과거와는 다르다고 봤다. 그는 “군부가 사용하는 성명과 언어가 매우 제한적이다. 마치 시민들을 달래는 것 같다”며 “과거에는 기존 헌법이 버려졌지만, 이번에는 이를 유지하는 것도 다르다”고 했다. 군부 정권이 강경 진압을 이어 가면서도 기존 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리진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대변인은 지난해 부정선거가 벌어졌다는 의혹과 코로나19 퇴치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을 대하는 국제사회의 고민도 깊어진다. 유엔과 미국, 유럽 각국 등이 반발 성명을 내고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지만, 자칫 더 큰 유혈 사태로 번질 우려 때문이다. 페데르센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로 확대되기 전까지 국제사회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시위대와 군경의 대립이 심해지면 민간 정부로의 이양은 더 멀어진다. 30년간의 진보가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타협”이라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코로나 이후 사회·경제·교육 변화 조망한다…관련 서적 봇물

    코로나 이후 사회·경제·교육 변화 조망한다…관련 서적 봇물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발견된 지 1년여가 지났고 백신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전히 멈출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를 계기로 드러난 우리 사회·경제·교육 현장의 문제를 조명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어떻게 달라질지를 전망하는 책들이 잇달아 출간됐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돼도 우리가 코로나19 이전처럼 살 수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한국 사회의 사각지대는…‘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창비는 인권활동가 미류, 문화인류학자 서보경 등 10명이 저자로 참여한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을 통해 코로나19를 계기로 드러난 한국사회의 사각지대를 짚었다. 인권, 환경, 노동, 젠더, 인종, 장애 등 다양한 관점에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코로나 시대 이전과 이후 우리 삶이 같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인권활동가 미류는 갑자기 자가격리를 하게 되며 느꼈던 두려움을 털어놓고, 결국은 단절이 아닌 연결이 감염병을 막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문화인류학자 서보경은 언제 어떻게 바이러스에 노출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확진자에 대한 분노와 스스로 낙인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으로 이어지는 감정의 고리들을 파헤친다. 정치학자 채효정은 팬데믹 시기 여성에게 더 가혹하게 닥친 위기를 다각도로 살피면서 돌봄이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주장한다.●코로나 이후 경제 체제 대안…‘공유 경제 2.0’ 조산구 한국공유경제협회 회장이 펴낸 ‘공유경제 2.0’(21세기 북스)은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를 지배할 경제 체제의 대안으로 공유경제를 꼽았다. 사람들이 될 수 있는 한 대면 접촉을 피하고 백신이 개발됐지만, 바이러스도 진화하고 있어 이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는 언제 끝날지 모른다. 우버는 음식배달을 하는 우버이츠와 사업 다각화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렸고, 에어비앤비는 최근 성공적으로 기업 상장을 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고도화된 정보통신(IT)과 네트워크 기술로 누구나 접근하고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스타트업 창업도 늘어났다. 저자는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이득보다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중시하고, 시민 중심의 협력적 공유경제 2.0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단언한다.●온라인 수업 1년, 이제 무엇이 필요한가... ‘코로나 이후 학교의 미래’ 현직 초등학교 교사와 교육학자 등 7명이 우리 교육현장을 돌아본 ‘코로나 이후 학교의 미래’(오브바이포)도 출간됐다.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면서 진통을 겪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김재현 이담초등학교 교사와 김종훈 성신여대 교육학과 교수 등은 온라인 수업 환경에서 본래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된 지금의 교육과정과 내년도 새로운 교육과정 개정의 방향, 교육부의 하향식 지침에 익숙한 학교가 자율성을 가져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한다. 온라인 수업과 등교수업을 접목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이 시급하고, 교육부에서는 교육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고충에 귀를 기울이여 한다고 제시한다. 온라인 수업을 통해 정부나 교육청의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긴 했지만, 아이들의 놀이·식사·생활 태도 등까지는 책임지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을 가장 이해해줄 수 있는 부모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두려움이 사라진 인간… ‘신’을 폐기했다

    두려움이 사라진 인간… ‘신’을 폐기했다

    ‘2년 8개월 28일 밤’ 국내 번역판 출간인류·흑마족 전쟁 21세기판 천일야화 “힘 가진 종교, 대체로 해로운 결과 불러”9·11테러·IS 만행 등 광신적 종교 비판이슬람교 모독 이유로 살해 위협 받아소설 ‘악마의 시’(1988)가 이슬람교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살해 위협을 받아 온 인도계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74)는 여전히 신을 부정한다. “다양한 종교가 다시 막강한 힘을 얻었지만 대체로 해로운 결과를 가져왔다”는 그는 종교적 극단주의를 비판하며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판타지 소설 ‘2년 8개월 28일 밤’(왼쪽·문학동네)의 국내 번역판을 낸 루슈디는 “한국 언론과 처음 인터뷰하는 것 같다”며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 조목조목 답했다. 소설은 인류와 흑마족이 2년 8개월 28일(1001일)에 걸쳐 전쟁을 벌이는 내용을 담은 ‘21세기판 천일야화’다. 그는 “예전부터 미래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초현실적 상황이 현실이 돼 버린 순간에 대해 예술적 답변을 찾고 싶었다”며 “‘천일야화’에서 볼 듯한 환상주의적 이야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터무니없는 세상에 대한 나의 응답”이라고 소개했다.소설에서 12세기 마계 공주 두니아는 탁월한 지성을 지닌 이븐 루시드를 사랑해 많은 자식을 낳았고, 귓불이 없는 두니아의 후손들은 초능력을 갖춘 채 인간세계에 널리 퍼져 인류를 노예로 삼으려는 흑마족에 대항한다. 흑마족은 합리주의를 배척하고 종교를 신봉하는 비이성을, 이븐 루시드와 두니아의 후손이 수호하는 인간계는 이성을 각각 상징한다. 이븐 루시드는 12세기 실존했던 이슬람 철학자로 합리주의의 토대를 마련한 인물이나 종교적 박해를 받았다. 루슈디는 “내 성 루슈디는 루시드에서 유래했고, 그의 생애와 사상도 닮은 점이 많아 내겐 상상 속의 선조 같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두려움은 결국 사람들을 신의 품으로 돌려보내지 못했다. 두려움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비로소 신을 폐기처분할 수 있었다”(410쪽)는 내용은 그가 체험했던 살해 위협과 9·11테러, 이슬람국가(IS)의 만행 등 광신적 종교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보여 준다. ‘종교가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는 신념이다. 그는 “인류의 생존을 위한 최고의 희망은 회복력, 즉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낯설고 터무니없는 일을 직시하는 능력”이라고 인간다움을 되찾을 것을 촉구했다. 1998년 이란 정부는 그에 대한 파트와(공개 처단 명령)를 거뒀지만 그는 여전히 위협에 시달린다. 그는 미국 뉴욕에 머무는 이유에 대해 “현대 미국 문학에는 다양한 이민자의 이야기가 점점 녹아들어 가는 추세”라며 “내 이야기와 형식이 미국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럼에도 내 영감의 원천은 인도”라고 단언했다. 인도·파키스탄의 종교 분쟁을 겪은 그의 문학은 사랑과 관용으로 증오와 분노를 넘어설 것을 강조한다. 그는 “재미교포 이창래, 이민진 작가를 좋아하며 한국은 언젠가 방문하고 싶은 나라”라면서 “지금은 고대 그리스를 배경으로 한 연극과 인도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번 선거 주 4일제 등 새 담론 던지고파 …野, 나를 ‘짜장면의 완두콩’ 여겨 러브콜”

    “이번 선거 주 4일제 등 새 담론 던지고파 …野, 나를 ‘짜장면의 완두콩’ 여겨 러브콜”

    “정치인 선거 피하면 안 돼” 완주 밝혀설 민심, 새로운 것 원하는 건 확실해보통 사람 대신해 싸우는 역할 할 것주 4일제, 무주택자 기본소득, 반려동물 의료보험. 내놓는 공약마다 화제몰이를 하는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는 15일 “이번 선거에서 주 4일제 등 새로운 담론을 던지고 싶다. 정치인이 선거를 피하면 세상에 나올 기회는 없다”며 완주할 뜻을 거듭 밝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조 대표는 이날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역주행의 시간이 올 것이라 믿는다”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론 혹은 ‘문 정부를 지켜야 한다’로 양분된 선거 구도에서는 제가 매력적이지 않지만, 유능한 행정가를 뽑는 선거라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시대적 화두가 되는 공약을 제시하며 보통 사람을 대변하겠다고도 말했다. -설 민심은 어떤가. “하루 평균 5~6시간씩 클럽하우스, 줌, 유튜브로 민심을 들었다. 전통시장 가서 떡볶이나 오뎅 먹는 건 민폐다. 새로운 것을 원하는 것은 확실하다. 기존 양대 정당으로 채우지 못하는 뭔가가 있다는 것을 다들 안다. ‘이 선거는 보통 사람인 내 선거인데. 나를 위해 싸워 줄 대리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출마 이유는. “이번 선거는 부끄러운 선거다. 인물도 공약도 영화 ‘나홀로 집에’를 10년째 보는 느낌이다. 보통 사람을 대신해서 싸우는 역할을 하고 싶다.” -야권에서 단일화 요청이 오는데. “자꾸 저를 짜장면에 올려야 맛있는 완두콩이라 생각하시는 것 같다. 여도 야도 완두콩이 필요하니까. 저는 새로운 정치가 국민의힘으로 가는 중간정거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철수도 2011년에 ‘새정치’로 나왔는데 그게 마지막장 느낌이다. (이제는) 새정치의 브랜드 깃발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완주하면 의원직을 포기해야 하고 시대전환은 원외정당이 되는데. “완주할 마음이 아니라면 출마하지 않았다. 유권자들은 귀신같이 다 알아본다. 서울시장을 가진 당이 돼야 할까, 비례의원 한 명이 대표인 당이 돼야 할까 하는 고민이 있다. 저는 출마를 쉽게 결심했는데 당에서는 격론이 붙었다.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정치이고 없던 길을 만드는 것이 정치 아닌가. 갔던 길을 또 가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그럼에도 당원들의 불안함이나 아쉬움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사퇴 시한인 3월 7일 전에 당의 의견을 한 번 더 묻겠다.” -주 4일제 공약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지지자들이 저를 ‘한국의 앤드루 양’이라고 부른다. 기본소득, 무상의료를 주장한 앤드루 양은 지난 미 대선 민주당 경선에 나갔다가 중도 사퇴했다.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지금은 뉴욕시장 후보 지지율 1위다. 주 4일제가 서울시장의 권한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런 것은 과거의 멘탈이다. 21세기 정부는 규제기관이 아니라 권장하고 환경을 만들어 주는 코디네이터 역할로 바뀌어야 한다. 이미 SK텔레콤, 배달의민족 등은 주 4일제를 하고 있다.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세제를 지원해서 대다수 기업이 주 4일제로 갈 수 있도록 정부가 밀어줘야 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탄소제로 실패 땐 2100년 사망률 코로나 5배 ‘기후재앙’

    탄소제로 실패 땐 2100년 사망률 코로나 5배 ‘기후재앙’

    “이번 세기 중반까지 기후변화는 코로나19만큼 치명적일 겁니다. 2100년이 되면 5배나 더 큰 사망률을 기록하게 될 거예요.”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이자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공동 이사장 빌 게이츠가 경고하는 우리의 암울한 미래상이다. 그는 16일(한국시간) 전 세계 동시 출간하는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위·김영사)에서 기후변화가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코로나19 팬데믹이 10년마다 발생하는 것만큼 심각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게이츠는 2009년 재단을 설립하며 “깨끗하고 값싼 에너지를 찾아야 한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에너지는 불평등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단이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다. 이번 책은 ‘미래로 가는 길’(1995)과 ‘생각의 속도’(1999)에 이은 세 번째 책으로, 재단의 지난 연구를 담았다. 그는 우리가 매년 510억t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510억t은 이산화탄소 환산 톤(CO₂e·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값) 방식에 따른 것이다. 그러면서 이를 코로나19의 위협과 비교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 매년 10만명당 14명이 사망하는데, 지금처럼 탄소배출량이 계속 늘어나면 21세기 중반쯤 코로나19와 사망률이 같아지고 21세기 말에는 10만명당 75명의 사망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구 온도 변화도 우려한다. 산업혁명 시기 이전보다 지구의 온도가 최소 1℃ 상승했는데, 지금대로 간다면 21세기 중반엔 1.5~3℃, 21세기 말에는 4~8℃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기후변화가 불러올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결국 온실가스 배출 제로(0)를 달성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분야를 5개로 나눠 ‘그린 프리미엄’(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활동했을 때 추가로 드는 비용)을 낮출 수 있는 혁신이 가능한지 살핀다. 5개 분야는 제조(31%), 전력생산(27%), 동식물 사육·재배(19%), 교통·운송(16%), 냉난방(7%)이다. 저자는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고 전기를 만드는 방법으로 핵분열과 핵융합, 해상풍력, 지열을 거론한다. 핵분열 방식 발전은 물론 한국 등이 참가해 공동개발 중인 핵융합 발전, 평소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쓰는 그리드 스토리지 등이다. 특히 핵분열을 사용하는 원자력 발전에 관해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며 유일하게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에너지원이라는 이유로 높게 평가했다. 물론 구소련의 체르노빌,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를 예로 들며 원전의 위험성도 인정한다. 그러면서 “자동차의 문제점을 개선한 것처럼 원전 문제를 하나씩 분석한 다음 혁신으로 해결하며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전력 생산을 급격하게 줄일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문제점을 해결해 가면서 대안도 만들어 가자는 뜻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하려면 결국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고 은행이나 투자자가 원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아이디어는 정부의 정책 지원과 투자가 있어야 온전하게 개발될 수 있다는 이유다. 부유한 나라는 2050년까지, 중간소득 국가는 2050년 직후 가능한 한 빠르게 제로 탄소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4개의 국적을 가진 사람

    [강남순의 낮꿈꾸기] 4개의 국적을 가진 사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자크 데리다는 “함께 잘 살아감”(living-well-together)이라고 한다. 너무나 당연해서 상투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런데 이 당연한 듯한 말이 구체적인 우리의 현실 세계에 들어오면 복잡하고 심오한 의미를 지닌다. ‘함께 잘 살아감’이란 개인의 사적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 종교, 생태 등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전히 남과 북으로 분리된 한반도에서 이 ‘함께 살아감’은 더욱더 커다란 도전을 받게 된다. ●코로나 시국, 모두의 삶이 연결되어 있더라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지구 온난화와 같은 생태위기의 문제가 더이상 정치가들이나 환경전문가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당연한 듯한 일상이 돌연히 중지됐다. 내 아이들, 친척들과 이웃 등 내가 아는 사람만이 아니라 알지 못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모두 나와 연결돼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경험하게 됐다. 나의 안전은 언제나 너의 안전과 분리불가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잘 살아감’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함께 살아감’의 과제는 낭만적인 구호가 아니다. 이 ‘함께’에 우리는 누구를 포함하고 배제할 것인가. 우리가 생각하는 이 ‘함께의 원’은 얼마나 작거나 또는 큰가. 또한 ‘잘 살아가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남북한 국적 모두 가질 수 있는 날이 올까 ‘만약 가능하다면, 언젠가 남한과 북한의 국적을 모두 가지기 원한다.’ 만약 어느 정치인이 이런 발언을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사람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받을까.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단번에 ‘종북’, ‘빨갱이’라는 주홍글씨가 붙고, 보수정치인들과 기독교인들은 광화문에 모여 탄핵을 외치며 성토대회를 할지도 모른다. 언젠가 북한과 남한의 국적을 모두 가지고 싶다고 표현하는 교육자, 작가, 종교지도자, 언론인 또는 예술가가 있다면 단번에 학교에서는 직위 정지되고, 출판계약은 파기되고, 예정됐던 공연은 취소되면서 온갖 사회적 지탄과 공적 활동이 지극히 제한될지도 모른다. 이렇듯 가장 적대적인 관계 속에서 끊임없는 폭력과 살상이 벌어지고 있는 두 나라, 그 두 나라의 국적을 모두 가지는 꿈을 꾸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런 위험하고 불가능할 것 같은 질문을 현실로 옮긴 사람이 있다. 2020년 8월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UAE) 간 평화협정이 맺어지지 직전까지도 남한과 북한 이상의 적대관계를 가지고 테러와 폭력을 가해 오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 ‘원수’ 관계에 있는 두 나라의 국적을 세계 최초로 동시에 획득한 사람이 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이다. 그는 아르헨티나, 스페인,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의 명예 시민권을 포함해 모두 네 나라의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유대인인 그는 많은 유대인이 여전히 ‘원수’로 생각하는 나라인 독일에서 거주하며 일하고 있다. 1999년 유대인인 바렌보임과 팔레스타인 출신 학자이며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 영문학 교수였던 에드워드 사이드는 이집트, 이란, 이스라엘, 요르단, 레바논, 팔레스타인, 시리아 그리고 스페인 배경을 가진 청년들을 단원으로 하는 오케스트라를 함께 창단했다. 사이드는 학자로서만이 아니라 행동하는 지성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음악 평론가이기도 하며 스스로 콘서트 피아니스트를 꿈꾸었던 사람이다. 바렌보임과 사이드는 오케스트라의 이름을 괴테의 시에 등장하는 구절을 따서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West-Eastern Divan Orchestra)로 명명했다. 이 오케스트라는 2012년 제9회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하기도 했고, 2016년 유엔은 이 오케스트라를 ‘평화와 일치’를 추구하는 모델로 선정하기도 했다. 남한과 북한의 관계 이상으로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동 지역의 청년들을 모아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바렌보임과 사이드는 어떠한 역할을 한 것일까. 바렌보임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오케스트라는 사랑 이야기도 아니고 평화 이야기도 아닙니다.… 이것은 무지에 대항하는 프로젝트로서 태동했습니다. 우리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서로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칼을 빼 들 필요는 없다는 것을 경험하게 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1년 7월 7일 베를린 국립오페라단을 이끌고 이스라엘을 순회공연 중이던 바렌보임이 바그너의 음악을 연주하기 전까지, 이스라엘에서는 반유대주의자로 알려진 바그너의 음악이 연주되지 않았다. 그는 앙코르곡으로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일부를 연주하겠다고 하면서, 연주에 앞서서 청중에게 혹시 이 음악이 불편한 이들은 연주회장을 떠나도 좋다고 했다. 실제로 일부 청중은 연주회장을 떠났다. 이 사건 이후 바렌보임은 이스라엘의 문화부 장관을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서 강력한 비난을 받았고, 지휘자로서의 바렌보임을 보이콧하는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바렌보임은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지만 이스라엘에서 자란 유대인이며, 자신을 이스라엘인이라고 생각했다. 히틀러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로 알려진 바그너의 음악이 거의 금기시돼 온 이스라엘에서, 자신도 유대인인 바렌보임이 왜 바그너의 곡을 연주했을까. 바렌보임과 함께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던 에드워드 사이드는 “바렌보임과 바그너 타부”라는 글에서 이 세계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한 종류의 사람은 기존의 관습적 구조에 묻혀서 그대로 따라가는 다수의 사람이다. 이들은 자신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견해나 행동방식, 사유방식을 가진 사람을 참지 못한다. 한국에서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종북몰이’는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견해를 악마화하는 이 ‘다수의 횡포’의 예증이다. 그런데 또 다른 종류의 사람이 있다. 그들은 소수이지만, 다수의 입장이라 해도 그것이 평화로운 삶, 함께 사는 삶에 옳지 않다고 생각될 때 그 다수의 물결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문을 여는 이들이다. 바렌보임은 이들 소수에 속한다고 사이드는 평가한다. ●진정한 일치란 긴장관계 속 포용·포괄돼야 이러한 소수의 존재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상이한 입장을 지닌 이들의 평화로운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이들이다. ‘일치’란 모두가 똑같이 행동하고, 똑같이 생각하는 ‘동질성의 늪’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일치’란 서로가 지닌 상이한 입장을 인내심 있게 듣고, 토론하고, 차이를 좁혀 나가는 지난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그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포용과 포괄의 원을 확장하는 ‘목적’에 동조하는 ‘일치’다. 이들 소수야말로 한 사회가 보다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데 동력을 제공하는 이들이다. 진영 논리에 따른 상대방 죽이기에만 몰두하는 정치가 판을 치는 한국 사회에,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한 존재들이 바로 바렌보임과 같은 창의적이고 용기 있는 소수들이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인류사회에 모든 분야가 이전과 전적으로 다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세계적인 장에서는 국가 간 지리적 영토를 넘어서는 북반구와 남반구 나라들 사이의 불균형 문제를 다루는 전 지구적 정의, 생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환경 정의, 젠더 정의, 성적 지향에 근거한 차별을 넘어서고자 하는 성적 정의, 인종적 정의 문제 등 국제적으로 또는 국내적으로 산재해 있다. 2021년 한국의 정황에서 보자면 남북한의 긴장과 갈등 관계를 넘어서서 진정한 ‘함께 잘 살아감’의 긴급한 과제가 또한 있다. 인류의 역사는 ‘불가능한 질문’과 씨름하던 소수에 의해 새로운 장을 열었다. 바렌보임은 이스라엘과 대척 관계에 있는 팔레스타인의 청년들이 함께 음악을 연주할 수 있을까라는 ‘불가능한’ 질문을 가능한 현실로 바꾸었다. ‘불가능해 보이는 질문’을 하기 시작하던 소수에 의해 우리의 현실세계는 ‘함께 잘 살아감’의 의미를 확장하게 됐다. ‘불가능한 상상’을 ‘가능한 현실’로 만들어 간 것이다. 함께 잘 살아감의 세계를 위해 만들어진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처럼, 우리도 ‘남북한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언젠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남한과 북한이 식량을 함께 나누고, 코로나 백신을 함께 나눌 수 있을까.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불가능한 낮꿈을 꾸는 소수의 사람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강남순의 낮꿈꾸기] 4개의 국적을 가진 사람

    [강남순의 낮꿈꾸기] 4개의 국적을 가진 사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자크 데리다는 “함께 잘 살아감”(living-well-together)이라고 한다. 너무나 당연해서 상투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런데 이 당연한 듯한 말이 구체적인 우리의 현실 세계에 들어오면 복잡하고 심오한 의미를 지닌다. ‘함께 잘 살아감’이란 개인의 사적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 종교, 생태 등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전히 남과 북으로 분리된 한반도에서 이 ‘함께 살아감’은 더욱더 커다란 도전을 받게 된다. ●코로나 시국, 모두의 삶이 연결되어 있더라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지구 온난화와 같은 생태위기의 문제가 더이상 정치가들이나 환경전문가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당연한 듯한 일상이 돌연히 중지됐다. 내 아이들, 친척들과 이웃 등 내가 아는 사람만이 아니라 알지 못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모두 나와 연결돼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경험하게 됐다. 나의 안전은 언제나 너의 안전과 분리불가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잘 살아감’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함께 살아감’의 과제는 낭만적인 구호가 아니다. 이 ‘함께’에 우리는 누구를 포함하고 배제할 것인가. 우리가 생각하는 이 ‘함께의 원’은 얼마나 작거나 또는 큰가. 또한 ‘잘 살아가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남북한 국적 모두 가질 수 있는 날이 올까 ‘만약 가능하다면, 언젠가 남한과 북한의 국적을 모두 가지기 원한다.’ 만약 어느 정치인이 이런 발언을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사람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받을까.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단번에 ‘종북’, ‘빨갱이’라는 주홍글씨가 붙고, 보수정치인들과 기독교인들은 광화문에 모여 탄핵을 외치며 성토대회를 할지도 모른다. 언젠가 북한과 남한의 국적을 모두 가지고 싶다고 표현하는 교육자, 작가, 종교지도자, 언론인 또는 예술가가 있다면 단번에 학교에서는 직위 정지되고, 출판계약은 파기되고, 예정됐던 공연은 취소되면서 온갖 사회적 지탄과 공적 활동이 지극히 제한될지도 모른다. 이렇듯 가장 적대적인 관계 속에서 끊임없는 폭력과 살상이 벌어지고 있는 두 나라, 그 두 나라의 국적을 모두 가지는 꿈을 꾸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런 위험하고 불가능할 것 같은 질문을 현실로 옮긴 사람이 있다. 2020년 8월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UAE) 간 평화협정이 맺어지지 직전까지도 남한과 북한 이상의 적대관계를 가지고 테러와 폭력을 가해 오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 ‘원수’ 관계에 있는 두 나라의 국적을 세계 최초로 동시에 획득한 사람이 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이다. 그는 아르헨티나, 스페인,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의 명예 시민권을 포함해 모두 네 나라의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유대인인 그는 많은 유대인이 여전히 ‘원수’로 생각하는 나라인 독일에서 거주하며 일하고 있다. 1999년 유대인인 바렌보임과 팔레스타인 출신 학자이며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 영문학 교수였던 에드워드 사이드는 이집트, 이란, 이스라엘, 요르단, 레바논, 팔레스타인, 시리아 그리고 스페인 배경을 가진 청년들을 단원으로 하는 오케스트라를 함께 창단했다. 사이드는 학자로서만이 아니라 행동하는 지성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음악 평론가이기도 하며 스스로 콘서트 피아니스트를 꿈꾸었던 사람이다. 바렌보임과 사이드는 오케스트라의 이름을 괴테의 시에 등장하는 구절을 따서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West-Eastern Divan Orchestra)로 명명했다. 이 오케스트라는 2012년 제9회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하기도 했고, 2016년 유엔은 이 오케스트라를 ‘평화와 일치’를 추구하는 모델로 선정하기도 했다. 남한과 북한의 관계 이상으로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동 지역의 청년들을 모아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바렌보임과 사이드는 어떠한 역할을 한 것일까. 바렌보임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오케스트라는 사랑 이야기도 아니고 평화 이야기도 아닙니다.… 이것은 무지에 대항하는 프로젝트로서 태동했습니다. 우리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서로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칼을 빼 들 필요는 없다는 것을 경험하게 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1년 7월 7일 베를린 국립오페라단을 이끌고 이스라엘을 순회공연 중이던 바렌보임이 바그너의 음악을 연주하기 전까지, 이스라엘에서는 반유대주의자로 알려진 바그너의 음악이 연주되지 않았다. 그는 앙코르곡으로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일부를 연주하겠다고 하면서, 연주에 앞서서 청중에게 혹시 이 음악이 불편한 이들은 연주회장을 떠나도 좋다고 했다. 실제로 일부 청중은 연주회장을 떠났다. 이 사건 이후 바렌보임은 이스라엘의 문화부 장관을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서 강력한 비난을 받았고, 지휘자로서의 바렌보임을 보이콧하는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바렌보임은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지만 이스라엘에서 자란 유대인이며, 자신을 이스라엘인이라고 생각했다. 히틀러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로 알려진 바그너의 음악이 거의 금기시돼 온 이스라엘에서, 자신도 유대인인 바렌보임이 왜 바그너의 곡을 연주했을까. 바렌보임과 함께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던 에드워드 사이드는 “바렌보임과 바그너 타부”라는 글에서 이 세계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한 종류의 사람은 기존의 관습적 구조에 묻혀서 그대로 따라가는 다수의 사람이다. 이들은 자신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견해나 행동방식, 사유방식을 가진 사람을 참지 못한다. 한국에서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종북몰이’는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견해를 악마화하는 이 ‘다수의 횡포’의 예증이다. 그런데 또 다른 종류의 사람이 있다. 그들은 소수이지만, 다수의 입장이라 해도 그것이 평화로운 삶, 함께 사는 삶에 옳지 않다고 생각될 때 그 다수의 물결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문을 여는 이들이다. 바렌보임은 이들 소수에 속한다고 사이드는 평가한다. ●진정한 일치란 긴장관계 속 포용·포괄돼야 이러한 소수의 존재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상이한 입장을 지닌 이들의 평화로운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이들이다. ‘일치’란 모두가 똑같이 행동하고, 똑같이 생각하는 ‘동질성의 늪’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일치’란 서로가 지닌 상이한 입장을 인내심 있게 듣고, 토론하고, 차이를 좁혀 나가는 지난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그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포용과 포괄의 원을 확장하는 ‘목적’에 동조하는 ‘일치’다. 이들 소수야말로 한 사회가 보다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데 동력을 제공하는 이들이다. 진영 논리에 따른 상대방 죽이기에만 몰두하는 정치가 판을 치는 한국 사회에,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한 존재들이 바로 바렌보임과 같은 창의적이고 용기 있는 소수들이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인류사회에 모든 분야가 이전과 전적으로 다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세계적인 장에서는 국가 간 지리적 영토를 넘어서는 북반구와 남반구 나라들 사이의 불균형 문제를 다루는 전 지구적 정의, 생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환경 정의, 젠더 정의, 성적 지향에 근거한 차별을 넘어서고자 하는 성적 정의, 인종적 정의 문제 등 국제적으로 또는 국내적으로 산재해 있다. 2021년 한국의 정황에서 보자면 남북한의 긴장과 갈등 관계를 넘어서서 진정한 ‘함께 잘 살아감’의 긴급한 과제가 또한 있다. 인류의 역사는 ‘불가능한 질문’과 씨름하던 소수에 의해 새로운 장을 열었다. 바렌보임은 이스라엘과 대척 관계에 있는 팔레스타인의 청년들이 함께 음악을 연주할 수 있을까라는 ‘불가능한’ 질문을 가능한 현실로 바꾸었다. ‘불가능해 보이는 질문’을 하기 시작하던 소수에 의해 우리의 현실세계는 ‘함께 잘 살아감’의 의미를 확장하게 됐다. ‘불가능한 상상’을 ‘가능한 현실’로 만들어 간 것이다. 함께 잘 살아감의 세계를 위해 만들어진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처럼, 우리도 ‘남북한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언젠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남한과 북한이 식량을 함께 나누고, 코로나 백신을 함께 나눌 수 있을까.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불가능한 낮꿈을 꾸는 소수의 사람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탄소제로 실패 땐 2100년 사망률 코로나 5배 ‘기후재앙’

    탄소제로 실패 땐 2100년 사망률 코로나 5배 ‘기후재앙’

    “이번 세기 중반까지 기후변화는 코로나19만큼 치명적일 겁니다. 2100년이 되면 5배나 더 큰 사망률을 기록하게 될 거예요.”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이자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공동 이사장 빌 게이츠가 경고하는 우리의 암울한 미래상이다. 그는 16일(한국시간) 전 세계 동시 출간하는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위·김영사)에서 기후변화가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코로나19 팬데믹이 10년마다 발생하는 것만큼 심각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게이츠는 2009년 재단을 설립하며 “깨끗하고 값싼 에너지를 찾아야 한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에너지는 불평등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단이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다. 이번 책은 ‘미래로 가는 길’(1995)과 ‘생각의 속도’(1999)에 이은 세 번째 책으로, 재단의 지난 연구를 담았다. 그는 우리가 매년 510억t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510억t은 이산화탄소 환산 톤(CO₂e·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값) 방식에 따른 것이다. 그러면서 이를 코로나19의 위협과 비교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 매년 10만명당 14명이 사망하는데, 지금처럼 탄소배출량이 계속 늘어나면 21세기 중반쯤 코로나19와 사망률이 같아지고 21세기 말에는 10만명당 75명의 사망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구 온도 변화도 우려한다. 산업혁명 시기 이전보다 지구의 온도가 최소 1℃ 상승했는데, 지금대로 간다면 21세기 중반엔 1.5~3℃, 21세기 말에는 4~8℃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기후변화가 불러올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결국 온실가스 배출 제로(0)를 달성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분야를 5개로 나눠 ‘그린 프리미엄’(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활동했을 때 추가로 드는 비용)을 낮출 수 있는 혁신이 가능한지 살핀다. 5개 분야는 제조(31%), 전력생산(27%), 동식물 사육·재배(19%), 교통·운송(16%), 냉난방(7%)이다. 저자는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고 전기를 만드는 방법으로 핵분열과 핵융합, 해상풍력, 지열을 거론한다. 핵분열 방식 발전은 물론 한국 등이 참가해 공동개발 중인 핵융합 발전, 평소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쓰는 그리드 스토리지 등이다. 특히 핵분열을 사용하는 원자력 발전에 관해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며 유일하게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에너지원이라는 이유로 높게 평가했다. 물론 구소련의 체르노빌,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를 예로 들며 원전의 위험성도 인정한다. 그러면서 “자동차의 문제점을 개선한 것처럼 원전 문제를 하나씩 분석한 다음 혁신으로 해결하며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전력 생산을 급격하게 줄일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문제점을 해결해 가면서 대안도 만들어 가자는 뜻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하려면 결국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고 은행이나 투자자가 원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아이디어는 정부의 정책 지원과 투자가 있어야 온전하게 개발될 수 있다는 이유다. 부유한 나라는 2050년까지, 중간소득 국가는 2050년 직후 가능한 한 빠르게 제로 탄소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번 선거 주 4일제 등 새 담론 던지고파 …野, 나를 ‘짜장면의 완두콩’ 여겨 러브콜”

    “이번 선거 주 4일제 등 새 담론 던지고파 …野, 나를 ‘짜장면의 완두콩’ 여겨 러브콜”

    “정치인 선거 피하면 안 돼” 완주 밝혀설 민심, 새로운 것 원하는 건 확실해보통 사람 대신해 싸우는 역할 할 것주 4일제, 무주택자 기본소득, 반려동물 의료보험. 내놓는 공약마다 화제몰이를 하는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는 15일 “이번 선거에서 주 4일제 등 새로운 담론을 던지고 싶다. 정치인이 선거를 피하면 세상에 나올 기회는 없다”며 완주할 뜻을 거듭 밝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조 대표는 이날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역주행의 시간이 올 것이라 믿는다”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론 혹은 ‘문 정부를 지켜야 한다’로 양분된 선거 구도에서는 제가 매력적이지 않지만, 유능한 행정가를 뽑는 선거라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시대적 화두가 되는 공약을 제시하며 보통 사람을 대변하겠다고도 말했다. -설 민심은 어떤가. “하루 평균 5~6시간씩 클럽하우스, 줌, 유튜브로 민심을 들었다. 전통시장 가서 떡볶이나 오뎅 먹는 건 민폐다. 새로운 것을 원하는 것은 확실하다. 기존 양대 정당으로 채우지 못하는 뭔가가 있다는 것을 다들 안다. ‘이 선거는 보통 사람인 내 선거인데. 나를 위해 싸워 줄 대리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출마 이유는. “이번 선거는 부끄러운 선거다. 인물도 공약도 영화 ‘나홀로 집에’를 10년째 보는 느낌이다. 보통 사람을 대신해서 싸우는 역할을 하고 싶다.” -야권에서 단일화 요청이 오는데. “자꾸 저를 짜장면에 올려야 맛있는 완두콩이라 생각하시는 것 같다. 여도 야도 완두콩이 필요하니까. 저는 새로운 정치가 국민의힘으로 가는 중간정거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철수도 2011년에 ‘새정치’로 나왔는데 그게 마지막장 느낌이다. (이제는) 새정치의 브랜드 깃발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완주하면 의원직을 포기해야 하고 시대전환은 원외정당이 되는데. “완주할 마음이 아니라면 출마하지 않았다. 유권자들은 귀신같이 다 알아본다. 서울시장을 가진 당이 돼야 할까, 비례의원 한 명이 대표인 당이 돼야 할까 하는 고민이 있다. 저는 출마를 쉽게 결심했는데 당에서는 격론이 붙었다.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정치이고 없던 길을 만드는 것이 정치 아닌가. 갔던 길을 또 가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그럼에도 당원들의 불안함이나 아쉬움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사퇴 시한인 3월 7일 전에 당의 의견을 한 번 더 묻겠다.” -주 4일제 공약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지지자들이 저를 ‘한국의 앤드루 양’이라고 부른다. 기본소득, 무상의료를 주장한 앤드루 양은 지난 미 대선 민주당 경선에 나갔다가 중도 사퇴했다.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지금은 뉴욕시장 후보 지지율 1위다. 주 4일제가 서울시장의 권한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런 것은 과거의 멘탈이다. 21세기 정부는 규제기관이 아니라 권장하고 환경을 만들어 주는 코디네이터 역할로 바뀌어야 한다. 이미 SK텔레콤, 배달의민족 등은 주 4일제를 하고 있다.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세제를 지원해서 대다수 기업이 주 4일제로 갈 수 있도록 정부가 밀어줘야 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 “정치인이 선거 피하면 안돼”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 “정치인이 선거 피하면 안돼”

    조정훈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 주 4일제 등 새로운 담론 던지고 싶어 보통 사람 대신해 싸우는 역할할 것 완주할 마음 아니라면 출마 안 해 서울을 기회의 땅, 약자의 땅으로 만들어야 주 4일제, 무주택자 기본소득, 반려동물 의료보험. 내놓는 공약마다 화제몰이를 하는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는 15일 “이번 선거에서 주 4일제 등 새로운 담론을 던지고 싶다. 정치인이 선거를 피하면 세상에 나올 기회는 없다”며 완주할 뜻을 거듭 밝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선언을 한 조 대표는 이날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역주행의 시간이 올 것이라 믿는다”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론 혹은 ‘문 정부를 지켜야한다’로 양분된 선거 구도에서는 제가 매력적이지 않지만, 유능한 행정가를 뽑는 선거라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 4일제와 기본소득 등 시대적 화두가 되는 공약을 제시하면서 보통 사람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설 민심은 어떤가.  “하루 평균 5~6시간씩 클럽하우스, 줌, 유튜브로 민심을 들었다. 20~30대뿐만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었다. 전통시장 가서 떡볶이나 오뎅 먹는 것은 민폐다. 헛헛한 설이었다. 모두 코로나 이후로 어떻게 될까 걱정하고 있더라. 시민들이 전한 시대정신은 ‘닥치고 생존’이다. 생존에 대한 두려움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새로운 것을 원하는 것은 확실하다. 기존의 양대 정당으로 채우지 못하는 뭔가가 있다는 것을 다들 안다. 누가 그걸 해줄 수 있을까. ‘이 선거는 내 선거인데, 보통 사람인 내 선거인데. 나를 위해 싸워줄 대리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출마 이유는.  “여야 모두 이번 선거를 축제로 생각한다. 일반적으로는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부끄러운 선거이다. 인물도 공약도 영화 ‘나홀로 집에’를 10년째 보는 느낌이다. 보통 사람을 대신해서 싸우는 역할을 하고 싶다. 제가 출마를 한다고 하면 크게 두가지 반응을 보인다. 이제 시작했는데 아깝다는 의견과 출마해야 한다면 돕겠다고 한다. 보통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기꺼이 그들을 대변해 싸울 수 있다.”  -야권에서 단일화 요청이 오는데.  “여든 야든 저를 짜장면의 완두콩으로 보는 것 같다. 여도 야도 완두콩은 필요하고, 완두콩을 올려야 맛있겠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정치가 국민의힘으로 가는 중간 정거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11년 새정치로 나왔는데, 이번 단일화로 새정치라는 브랜드의 깃발은 내렸다고 생각한다. 저같이 진짜 새정치 하는 사람이 안철수 때문에 쓸 말이 없어졌다.”  -완주하면 국회의원직을 포기해야하고, 시대전환은 원외 정당이 되는데.  “완주할 마음이 아니라면 출마하지 않았다. 유권자들은 귀신같이 다 알아본다. 서울시장을 갖고 있는 당이 돼야 할까, 비례의원 한명이 대표인 당이 돼야할까하는 고민이 있다. 저는 출마할 때 쉽게 결심했는데 당에서는 격론이 붙었다.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정치이고 없던 길을 만드는 것이 정치 아닌가. 갔던 길을 또 가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원들의 불안함이나 아쉬움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사퇴 시한인 3월 7일 전에 당의 의견을 한번 더 묻겠다.”  -주 4일제 공약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지지자들이 저를 ‘한국의 앤드류 양’이라고 부른다. 합리적이고 이야기가 된다고 평가하는 것 같다. 기본소득, 무상의료를 주장한 앤드류 양은 지난 미 대선 민주당 경선에 나갔다가 중퇴했다.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지금은 뉴욕시장 후보 지지율 1위다. 제 공약을 보면 과거와 현재의 싸움에는 관심이 없다. 주 4일제가 서울시장의 권한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런 것은 과거의 멘탈이다. 21세기의 정부는 규제하는 게 아니라 권장하고 환경을 만들어주는 코디네이터 역할로 바뀌어야 한다. 그렇다면 서울부터 주 4일제를 시작하는 것이 맞다. 소도시에서 한다고 퍼지지 않는다. 이미 SK텔레콤, 배달의 민족 등은 주 4일제를 하고 있다. 정부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알아서 하고 있는 것이다. 이걸 정부가 막아야 하는가. 일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큰 몸통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밀어줘야 한다.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세제를 지원해서 대다수 기업이 주 4일제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 이런 것이 서울시장의 역할 아닌가. 규제하고, 주택 인허가만 내주는 것은 옛날 사또가 할 일이다. 사회의 변화를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무주택자 기본소득 공약이 신선한데.  “부동산은 불로소득이라 공공재로 만들어야 한다. 자산가격이 상승하면서 낙오된 시민에게 기본소득을 주겠다. 1인 가구를 위해 청약제도를 개편하고, 아파트를 매입해서 공공으로 푸는 공약도 있다. SH공사를 증권시장에 상장하면 돈을 뽑아낼 수 있다. 지방공기업이 상장하는 것은 최초가 된다. 그 돈으로 강남3구의 최고 선호지역에 아파트를 사겠다. 대치동 은마, 압구정 현대 아파트를 사서 반값 전세나 반값 월세로 풀것이다.”  -이번 선거의 핵심 이슈를 무엇으로 보나.  “서울의 양극화다. 서울은 기회의 땅이다. 서울로 공부하러 일하러 오고, 서울에서 자리 잡으면 성공한 것이라는 지표가 됐다. 또한 서울은 청계천, 구로공단 등 약자의 땅이다. 그런데 지금은 강자만을 위한 땅이 돼버렸다. 서울에서 산다는 것, 결혼하고 애 낳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어지간한 능력을 갖고는 버틸 수 없다. 이걸 고착화 할 것이냐. 교육은 이미 포기 상태고, 부동산도 거의 포기 직전에 왔다. 서울을 다시 기회의 땅이자 약자의 땅으로 되살려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박 시장이 이어야할 정신인지는 모르겠다.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평가해야 한다. 사회적 경제, 제로페이 등 새로운 시도는 의미 있었다고 본다. 다만 이번 선거를 부끄러운 선거로 만든것에 대한 문제는 매듭지어야 한다. 세계은행에서 일하면서 젠더문제에 있어서 냉정하고 엄하게 배웠다. 20년 전 세계은행에 첫 입사해서 회의를 하는데 여성 상사가 갑자기 ‘펌핑 브레이크’(pumping break)를 갖자더라. 유축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때는 정말 충격 받았다. 그런 곳에서 일하며 성폭력을 국제 기준에 맞게 판단할 수 있게 됐다. 그게 선배들과 차이점이다.”  -시대전환 대표로서 소수정 당의 미래에 대한 걱정도 있을텐데.  “2024년 총선 때는 시대전환2, 조정훈2 같은 사람이 나오면 좋겠다. 어떤 소수 정당이나 인물이 나올 때 ‘시대전환처럼 하려고 하는구나’라는 평가가 긍정의 문장이 되길 바란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먼저 게임의 룰을 바꿔야 한다. 지금의 선거는 야구나 축구 같다. 두 팀만 게임에 참가할 수 있다. 선거를 쇼트트랙으로 바꾸자. 선거법을 개정해서 기록 경기로 만들자는 것이다. 1차 관문은 내년에 열리는 지방선거 전에 관련 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지방선거를 대선거구제로 바꾸고 싶다.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수 잇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두번째는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는 일이다. 새로운 정치를 하고 싶어하는 젊은 세대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에 가서 줄서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있어야 한다. 지금은 몇년간 노력봉사하다가 기회를 얻거나 인재영입으로 하루 아침에 등장하는 것뿐이다. 인재영입에 대한 부작용은 지난 총선부터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선수를 발굴하기 위한 정치아카데미에 관심이 많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21세기에도 죽지 않는 자기 테이프의 무한 진화

    [고든 정의 TECH+] 21세기에도 죽지 않는 자기 테이프의 무한 진화

    – 페타바이트급 자기 테이프 나온다 지금 10대나 20대는 잘 모르지만, 40대 이상이신 분들이라면 비디오테이프나 카세트테이프라는 저장 장치에 익숙할 것입니다. 자기 테이프에 영상이나 음악을 저장하던 장치로 최근에는 복고풍 바람을 타고 다시 카세트테이프로 음반이 출시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 영상이든 음악이든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대세가 된 시대입니다. 설령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저장한다고 해도 자기 테이프는 거의 쓰이지 않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기 테이프가 아직도 현역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 센터입니다. 요즘은 서버 역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하고 읽기 위해 기업용 SSD를 많이 사용합니다. 다만 모든 데이터를 SSD에 저장하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여전히 하드디스크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대한 데이터를 여러 번 백업할 용도라면 하드디스크마저도 비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발된 지 반 세기가 넘었지만, 아직도 현역으로 활약하는 저장 장치가 자기 테이프입니다. CD, DVD 같은 광미디어도 물론 저렴하지만, 테라바이트급 데이터를 저장하기 어려운 반면 현재 사용되는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는 10TB 이상 데이터도 거뜬하게 저장할 수 있으며 압축하면 더 많은 데이터 저장도 가능합니다. 물론 테이프를 감아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읽기 때문에 속도도 느리고 순차적으로 데이터를 불러올 수밖에 없지만, 어차피 백업 용도라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기 테이프는 컴퓨터 기술의 태동기인 1950년대부터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도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600-1000m에 달하는 긴 자기 테이프에 디지털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이라 초창기에는 하드디스크보다 월등히 저장 용량이 커서 사실 다른 대안도 없었습니다. 다만 회사마다 자기 테이프 규격이 달라 다른 컴퓨터에서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 표준 규격인 LTO (Linear Tape-Open)는 2000년에 나왔습니다. 덕분에 어떤 회사에서 만든 자기 테이프이든 모든 기기에서 호환이 가능해졌습니다. 가장 최신 규격인 LTO-9은 압축하지 않은 데이터의 경우 최대 18TB, 압축 데이터는 45TB까지 지원합니다. 이런 대용량과 저렴한 가격 덕분에 현재도 많은 데이터 센터와 기업에서 자기 테이프를 사용합니다. 현재 낸드 플래시 기반 스토리지인 SSD가 무서운 기세로 보급되고 있지만, 데이터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빅데이터 시대가 되면서 역설적으로 더 대용량 자기 테이프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제조사가 소니, 후지필름, IBM 세 곳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용량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 기술 개발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IBM에서 33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를 만들 수 있는 자기 테이프 기술을 공개했고 2020년에 IBM과 후지필름은 580TB 급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 개발이 가능하다고 발표했습니다. 58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가 가능한 이유는 후지필름과 IBM이 개발한 새로운 저장 물질 덕분입니다. 현재 사용되는 자기 테이프는 바륨 페라이트 (Barium Ferrite, BaFe)를 자기 저장 물질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조사들은 데이터 기록 밀도를 더 올리기 위해 스트론튬 페라이트 (Strontium Ferrite (SrFe))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2029년까지 58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가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후지필름은 그 이후 기술에 대해서도 공개했습니다. 스트론튬 페리아트를 대체할 엡실론 페라이트 (Epsilon Ferrite) 혹은 엡실론 산화철 나노입자 (epsilon iron oxide nanoparticles) 소재로 현재는 실험실 단계에 있는 기술입니다. 연구팀은 2035년까지 이 기술을 통해 1페타바이트 (PB)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만약 데이터를 압축하면 카트리지 하나에 2.5PB도 저장할 수 있습니다.다만 작은 나노입자에 빠르고 정확하게 데이터를 저장할 신기술도 같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기록 입자가 작아질수록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기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테라헤르츠 주파수 기반의 F-MIMR (focused‐millimeter‐wave‐assisted magnetic recording)로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데이터 저장 능력과 저렴한 가격에서 아직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자기 테이프이지만, 경쟁자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드디스크 역시 빠른 속도로 저렴해지면서 자기 테이프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으며 당장 백업용으로 사용하기에 너무 비싼 저장 장치이지만, SSD 가격 역시 무서운 기세로 떨어지고 있어 10-20년 후에는 대용량 저장 장치의 판도가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결국 자기 테이프가 저장 장치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용량은 늘리고 가격은 낮추는 것밖에 없습니다. 1951년 유니박 I (UNIVAC I)에 처음 사용되어 올해 탄생 70주년을 맞이한 자기 테이프가 100주년을 맞이할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고든 정의 TECH+] 21세기에도 죽지 않는 자기 테이프의 무한 진화

    [고든 정의 TECH+] 21세기에도 죽지 않는 자기 테이프의 무한 진화

    지금 10대나 20대는 잘 모르지만, 40대 이상이신 분들이라면 비디오테이프나 카세트테이프라는 저장 장치에 익숙할 것입니다. 자기 테이프에 영상이나 음악을 저장하던 장치로 최근에는 복고풍 바람을 타고 다시 카세트테이프로 음반이 출시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 영상이든 음악이든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대세가 된 시대입니다. 설령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저장한다고 해도 자기 테이프는 거의 쓰이지 않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테이프가 아직도 현역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 센터입니다. 요즘은 서버 역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하고 읽기 위해 기업용 SSD를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모든 데이터를 SSD에 저장하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여전히 하드디스크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대한 데이터를 여러 번 백업할 용도라면 하드디스크마저도 비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발된 지 반 세기가 넘었지만, 아직도 현역으로 활약하는 저장 장치가 자기 테이프입니다. CD, DVD 같은 광미디어도 물론 저렴하지만, 테라바이트급 데이터를 저장하기 어려운 반면 현재 사용되는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는 10TB 이상 데이터도 거뜬하게 저장할 수 있으며 압축하면 더 많은 데이터 저장도 가능합니다. 물론 테이프를 감아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읽기 때문에 속도도 느리고 순차적으로 데이터를 불러올 수밖에 없지만, 어차피 백업 용도라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기 테이프는 컴퓨터 기술의 태동기인 1950년대부터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도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600~1000m에 달하는 긴 자기 테이프에 디지털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이라 초창기에는 하드디스크보다 월등히 저장 용량이 커서 사실 다른 대안도 없었습니다. 다만 회사마다 자기 테이프 규격이 달라 다른 컴퓨터에서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 표준 규격인 LTO(Linear Tape-Open)는 2000년에 나왔습니다. 덕분에 어떤 회사에서 만든 자기 테이프이든 모든 기기에서 호환이 가능해졌습니다. 가장 최신 규격인 LTO-9은 압축하지 않은 데이터의 경우 최대 18TB, 압축 데이터는 45TB까지 지원합니다. 이런 대용량과 저렴한 가격 덕분에 현재도 많은 데이터 센터와 기업에서 자기 테이프를 사용합니다.현재 낸드 플래시 기반 스토리지인 SSD가 무서운 기세로 보급되고 있지만, 데이터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빅데이터 시대가 되면서 역설적으로 더 대용량 자기 테이프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제조사가 소니, 후지필름, IBM 세 곳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용량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 기술 개발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IBM에서 33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를 만들 수 있는 자기 테이프 기술을 공개했고 2020년에 IBM과 후지필름은 580TB 급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 개발이 가능하다고 발표했습니다. 58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가 가능한 이유는 후지필름과 IBM이 개발한 새로운 저장 물질 덕분입니다. 현재 사용되는 자기 테이프는 바륨 페라이트(Barium Ferrite, BaFe)를 자기 저장 물질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조사들은 데이터 기록 밀도를 더 올리기 위해 스트론튬 페라이트(Strontium Ferrite (SrFe))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2029년까지 58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가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후지필름은 그 이후 기술에 대해서도 공개했습니다. 스트론튬 페리아트를 대체할 엡실론 페라이트 (Epsilon Ferrite) 혹은 엡실론 산화철 나노입자(epsilon iron oxide nanoparticles) 소재로 현재는 실험실 단계에 있는 기술입니다. 연구팀은 2035년까지 이 기술을 통해 1페타바이트(PB)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만약 데이터를 압축하면 카트리지 하나에 2.5PB도 저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작은 나노입자에 빠르고 정확하게 데이터를 저장할 신기술도 같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기록 입자가 작아질수록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기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테라헤르츠 주파수 기반의 F-MIMR(focused‐millimeter‐wave‐assisted magnetic recording)로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데이터 저장 능력과 저렴한 가격에서 아직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자기 테이프이지만, 경쟁자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드디스크 역시 빠른 속도로 저렴해지면서 자기 테이프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으며 당장 백업용으로 사용하기에 너무 비싼 저장 장치이지만, SSD 가격 역시 무서운 기세로 떨어지고 있어 10-20년 후에는 대용량 저장 장치의 판도가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결국 자기 테이프가 저장 장치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용량은 늘리고 가격은 낮추는 것밖에 없습니다. 1951년 유니박 I(UNIVAC I)에 처음 사용되어 올해 탄생 70주년을 맞이한 자기 테이프가 100주년을 맞이할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옥저’와 ‘읍루’ 다룬 최초의 개설서…잊었던 고대 북방사 지평 넓힌다

    ‘옥저’와 ‘읍루’ 다룬 최초의 개설서…잊었던 고대 북방사 지평 넓힌다

    고구려와 부예 계통인 옥저, 발해의 기층을 이루던 말갈은 우리 역사의 일부분이었지만, 누구도 관심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았다. 이 지역은 북한, 중국, 러시아에 있어 실제로 제대로 조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북아역사재단이 9일 펴낸 교양서 ‘옥저와 읍루-숨겨진 우리 역사 속의 북방민족 이야기’는 우리 고대사에서 이름만 알려졌던 옥저와 읍루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밝혀낸 최초의 개설서다. 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가 20여 년간 연해주를 조사하며 얻은 결과물이다.옥저와 읍루와 같은 북방 여러 민족들의 역사는 변방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고고학 연구 덕분에 만주와 연해주 일대 다양한 자료를 발굴했고, 그 결과 북방지역 여러 집단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졌다.강원도·함경도로 이어지는 옥저와 읍루의 주요 무대는 현대 러시아의 극동 지역이다. 이 지역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오로지 발해에만 집중돼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은 그 이전부터 한국사 일부였음을 옥저와 읍루가 증명한다. 옥저는 고구려에 복속한 작은 집단이라는 생각과 달리 약 2400년 전부터 한반도와 부여 지역은 물론 중국과도 교류하며 성장했던 집단이다. 최초로 온돌을 만들어 한반도는 물론 중국 헤이룽장성 북쪽까지 전래시켰다. 읍루도 야만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선입견과 달리 극동지역의 진정한 강자였고, 훗날 청나라를 건국하는 여진족의 선조가 됐다. 강 교수는 “그동안 우리 역사에서 사라졌던 옥저와 읍루를 다시 보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조망하는 것이 아닌 동북한 지역, 통일된 이후 우리 역사를 위한 기반이 되기 때문”이라며 “잊혀진 고대가 아닌 21세기 한국과 유라시아 길을 다시 잇는 촉매제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워싱턴 넘어 월스트리트 위협하는 ‘소셜미디어 파워’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워싱턴 넘어 월스트리트 위협하는 ‘소셜미디어 파워’

    전 세계 사람들은 지난해 미국의 대선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민주주의 수출국’이라는 나라의 선거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허약해서 도널드 트럼프의 여론조작과 그의 말을 믿는 소수의 지지자에 의해 쉽게 흔들리고 농락당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의 선거제도는 미국인들도 오래도록 그 문제점을 지적해 왔지만 여전히 고치지 못하는 골칫거리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간접선거제도가 있다. 민주주의의 후발국인 한국이 이미 수십 년 전에 폐기처분한 이 제도를 미국이 21세기에 들어와서도 붙들고 있는 이유는 뭘까?가장 간단한 답은 미국의 헌법은 쉽게 고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더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미국의 건국 당시인 18세기의 논쟁을 이해해야 한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해서 미국을 세운 소위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은 미국이 직접민주주의 국가가 되는 것에 반대했고 ‘민주주의’보다는 ‘공화정’이라는 표현을 선호했다. 개개인은 현명할 수 있어도 그들이 모인 군중은 선동에 쉽게 현혹되고 이용당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완충장치’가 간접선거제도였다. 나쁜 정치인이 어리석은 국민을 선동해서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민은 현명하고 교육을 많이 받은 정치인들을 뽑고, 그 정치인들이 모여 대통령을 뽑는 제도를 설계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결과적으로 돈 많은 기득권이 권력을 독차지하는 이런 제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미 건국 이전부터 존재했고, 미국이 독립한 이후로 공화정에서 진정한 민주주의로 옮겨 가야 한다는 주장은 시간이 갈수록 힘을 얻었다. 미국의 정치사는 이들의 요구가 점점 더 현실이 되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과거에는 당내 중진들 사이에서 대선후보를 결정하던 방식이 1970년대 들어서면서 경선의 결과를 철저하게 따르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트럼프 같은 인물이 정당의 후보가 될 수 있는 길을 터 줬다는 것이 정치학자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현상과 게임스톱 주가 폭등 사건 직접민주주의를 적극적으로 반대하던 대표적인 인물인 제임스 매디슨(미국의 네 번째 대통령)은 사람들 사이에 소통이 원활해질수록 다수가 소수를 억압하는 일이 일어날 것을 염려했다. 지금도 그의 통찰에 많은 사람이 동의하지만 21세기 미국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전체 국민을 기준으로는 소수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인류가 발명한 가장 효율적인 소통수단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수를 위협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그 소수(트럼프 지지자들)는 간접선거제도를 악용해서 다수의 의사에 반하는 쪽으로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 다행히 그들의 시도는 실패로 끝났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무사히 취임했지만, 미국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돌리기도 전에 또 다른 드라마를 목격하게 됐다. 1월 말부터 벌어진 ‘게임스톱 주가 폭등 사건’이다. 개미투자자들이 온라인 포럼에서 단결해 대형 기관투자가들을 물먹이면서 월스트리트에 충격을 안겨 준 일이다. 그런 게임스톱 사건과 ‘트럼프 현상’은 전혀 별개의 것으로 보이지만 뚜껑을 열어 보면 똑같은 작동기제를 가지는, 말하자면 옷만 다르게 입은 쌍둥이다. 게임스톱의 주가 폭등 사건은 주식시장에서 대형 투자사들이 하락장에서도 돈을 버는 방법으로 사용해 오던 공매도(空賣渡·short selling)에서 비롯됐다. 그 원리는 간단하다. 주식을 사는 대신 (약간의 이자만 내고) 빌려다가 내다 판 후에 그 주식 가격이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서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팔 때의 주식 가격과 되살 때의 가격 차이만큼이 이윤이 되는 셈이다. 물론 이 방법은 주가가 반드시 떨어진다고 확신할 때만 사용해야 하지만, 세상에 확률 100%의 투자는 없다. 따라서 특정 주식을 공매도한 기관투자가들은 자신이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그 주식이 떨어질 거라는 소문을 퍼뜨린다. 그 회사의 경영이 어려우니 어서 내다 팔라는 말을 여기저기에 하고 다니는 것이다. 그 말을 믿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기 시작해서 가격이 떨어지면 되사서 돌려주고 차액을 챙긴다. 하락장에서는 이렇게 주식을 빌려 팔아 돈을 벌고, 상승장에서는 주식을 직접 팔아 돈을 벌게 되니 “경제가 좋든 나쁘든 월스트리트는 절대 손해 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게 됐다. 하지만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면서 월스트리트는 실물경제와 따로 노는 세상으로 변했다. 그뿐 아니라 공매도의 대상이 되는 기업들이 자신과 무관한 돈놀이에 희생되는 일이 발생했다. 재화와 서비스를 창출하는 기업들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헤지펀드가 공매도하고 때로는 루머를 퍼뜨리면서 회사를 공격하다 보니 사람들 사이에 대형 주식투자자들이 실물경제를 망가뜨리면서 돈을 챙긴다는 분노가 쌓이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의 파워 미국에서 비디오 게임이 보편화된 1980년대에 태어난 게임스톱은 미국 전역의 대형 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게임 카트리지 매장이다. 지금 미국의 20~40대 인구, 특히 남성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체인매장이지만 근래 들어 경영난에 빠져 있다. 요즘 게임은 카트리지 대신 온라인으로 다운로드받는 경우가 대부분인 데다 미국에서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몰락하면서 대형 몰이 문을 닫아 손님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치자 기관투자가들은 게임스톱의 주식을 공매도해서 돈을 벌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헤지펀드들이 공매도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젊은 개미투자자들이 인기 소셜미디어인 레딧의 한 투자포럼에 모여 일제히 게임스톱의 주식을 매입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10달러 언저리에서 거래되던 주식이 350달러를 넘어가면서 공매도를 했던 헤지펀드들이 대형 손실을 보며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고 개미투자자들은 환호성을 올렸고 레딧을 비롯한 각종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들 사이에 “팔지 말고 버티라”는 독려가 마치 전쟁터의 나팔처럼 울려 퍼졌다. 월스트리트는 이번 사건이 앞으로도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는 사실에 떨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절대로 불가능해 보였던 개미투자자들 사이의 ‘흔들림 없는 단결’을 소셜미디어가 가능하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건을 “거인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싸움”이라고 해석하기는 힘들다. 400달러를 향해 치솟던 게임스톱 주가는 다시 50달러대로 떨어졌고, 그 과정에서 많은 개미투자자가 손해를 봤다. 게다가 게임스톱의 주가가 오르는 과정에서 진짜 이득을 챙긴 건 시타델이나 센베스트 같은 헤지펀드들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큰손들에게 개미투자자의 힘을 보여 주자고 시작한 싸움의 결과로 다른 큰손들이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게임스톱과 함께 이번에 개미투자자들이 주식을 산 기업들 중에는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른 기업에 인수되기를 희망하는 기업들도 있었다. 하지만 주가 폭등으로 매각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기업도 있다. 힘없는 개인들의 분노는 이해하지만 기업의 처지를 오히려 악화시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의 유권자들은 1980년대 이후로 부자들과 결탁한 정치인들이 일자리를 해외로 옮기고 실질소득의 성장을 막아 버린 사실에 분노하기 시작했다. 공화당, 민주당을 불문하고 워싱턴의 정치인들 전체를 비난한 건 분명 이유 있는 분노였다. 하지만 그 결과로 그들이 선택한 사람은 “나는 워싱턴 출신이 아니다”라며 그들에게 접근한 부패한 부동산 재벌 트럼프였다. 트럼프가 당선된 후 가장 열심히 공격한 것은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만들어 둔 건강보험제도(오바마 케어)였다. 이번 게임스톱 주가 폭등을 두고 “소셜미디어가 월스트리트에 민주주의를 가져다준 사건”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방법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 이익은 여전히 부자들이 챙겼다는 점에서 달라진 건 없다. 언론과 정치를 넘어 이제는 주식시장에서도 구질서를 무너뜨린 소셜미디어는 우리가 통제하기 힘든 힘으로 삶의 모든 영역에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고 있고, 그 결과물이 항상 아름답지는 않다. 소셜미디어는 인류가 여전히 사용법을 마스터하지 못한 민주주의에 엄청난 가속도를 붙여 놓았고, 여기저기에서 사고가 터지는 중이다. 하지만 인류는 항상 다치면서 학습해 왔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사회복지·노인복지 중요성 인식 상승… 서울디지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주목

    사회복지·노인복지 중요성 인식 상승… 서울디지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주목

    사회복지, 노인복지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분야에 대한 인식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사회복지사업법도 개정되며 2020년부터는 사회복지사 전문성 강화를 위해 그 자격 기준이 강화됐다. 변경된 기준에 따라 이수과목 수는 14과목에서 17과목으로 늘어났고, 실습시간도 120시간에서 160시간으로 확대됐다. 또 기존의 실습은 사회복지사업법에 의거한 시설에서 모두 가능했으나 이제는 사회복지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실습지도사 2명 이상이 상근해야 하며, 보건복지부장관이 선정한 기관에서의 실습만 인정받는다. 실습지도자의 자격요건도 강화돼 매년 8시간 보수교육을 이수해야 실습 지도를 할 수 있게 된 점도 달라진 부분이다.학위와 교과 이수로 취득 가능한 2급과 달리 국가시험에 응시해야 하는 1급에 대한 수험생들의 부담은 여전하다. 이에 서울디지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는 강화된 사회복지사 자격기준과 1급 시험에 대비해 사회복지사 1급 시험과목을 중심으로 중요한 내용을 다시 정리하는 수업도 개설해 진행하는 등 사회복지사 1급 특강 및 관련 교과목을 운영 중이다. 자격 취득 외에도 지역별 학생모임 활성화로 재학생 및 졸업생 간 인맥 형성을 돕고 있으며 건강가정사, 사회복지시설경영자, 노인복지지도사, 노인복지레크레이션 과정 등도 다양하게 운영하며 진로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학과 관계자는 “고령사회로 접어들며 사회복지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서울디지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체계적인 사회복지이론 및 현장 실습 교육을 실시해 사회복지전문인력 양성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있다.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최고 교수진이 사회복지관련 필수 자격증 취득과 사회복지사 1급 시험에 대비한 커리큘럼을 선보이고 있으며 재학생과 졸업생의 탄탄한 인맥형성과 사회복지현장실습 지원, 명문대학원 진학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며 21세기 복지전문가 양성에 힘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디지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는 2020년 1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신입 및 편입생을 모집 중이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본교 및 학과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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