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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의 경선후반 전략/ 정책·수권능력 과시 ‘승부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인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후반기 레이스 전략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노 후보는 ‘노풍(盧風)’이 대세를 장악했다고 보고 지난 30일 경남과 31일 전북 경선에서 이인제(李仁濟) 후보와 논쟁을 벌이는 것보다는 비전 제시에 주력했다.그러나전북에서 ‘뜻밖에’ 이 후보에게 압승을 거두지 못함에따라 전략방향을 선뜻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전북경선 연설에서 노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이라는 말을 수차례 거듭,자신이 대통령이 된 이후를 상정한 발언을 장시간 펼쳤다.‘안정감이 없다.’ ‘불안하다. ’는 이인제 후보와 한나라당의 비판을 의식,책임 정치인의 모습을 강조했다. 초반 경선때 이 후보에게 정체성 시비를 걸고,이 후보의‘음모론’ 공세에 대한 반격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던것과는 분명 달라진 태도다. 당내에서도 “노 후보가 수권능력을 과시하고 안정감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데주력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노 후보는 이날 “대통령이 되면 몇몇 사람이 아니라 전 국민이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합리적인분배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책구상을 역설했다.특히“21세기 지식기반산업을 강제로라도 지방에 배분해서 지방화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제기하는 음모론과 이념공세에 대한 반박은 15분 연설시간 가운데 3분정도만 할애했다. 그러나 이날 전북지역 경선 결과,음모론과 이념공세를 펴온 이 후보를 큰 표차로 누르지 못하고,‘노풍’이 예상보다 미풍에 그침에 따라 이같은 전략을 계속 유지해야 할지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할 처지에 빠졌다.캠프 내에는 현재 두 가지 상반된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선 변화된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정동영(鄭東泳) 후보에게 쏠린 738표에 의미를 두는 입장이다.음모론과 이념논쟁 등을 둘러싼 이·노 두 후보의 ‘난타전’에유권자들이 환멸을 느낀 나머지 정 후보에게 마음을 돌렸다는 분석이다.따라서 앞으로 이 후보와의 논쟁을 더욱 삼가고,비전과 정책 제시에 전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전략을 다시 적극적인 방어 및 공세로 선회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 후보가 앞으로 더욱 이념공세를 강화할 경우 선거인단에 주장이 먹힐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익산 김상연기자 carlos@
  • [대한광장] 인천공항 도시화로 승부하자

    21세기는 세계화시대다.세계화는 우리의 일상을 비롯한다양한 측면에서 변화를 가져왔다.그 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도로·철도 등 국지 기능의 육상교통 위주 교통시설과 수단이 국제적 네트워크와 접근성을 갖춘 항공교통체제로 변하면서 공항의 기능과 모습이 달라지는 점이다. 이제 공항은 단순히 국제여행객이나 화물을 처리하는 터미널 시설에만 그치지 않는다.오늘날 공항은 국제적 교류와 비즈니스 거점의 역할을 수행하는 현대적 설비와 네트워크를 갖춘 도시형의 복합시설로 탈바꿈하고 있다.그래서 요즘은 현대적 공항을 ‘공항도시’라고까지 부른다. 공항이 도시형 복합체로 변모하게 된 것은 공항내 여객과 공항 종사자를 위한 다양한 쇼핑,식당,호텔,위락 서비스와 시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왔기 때문이다.세계의 주요공항은 항공여객의 쇼핑·여가수요의 증대로 공항시설의 확충과 함께 공항주변에도 호텔,스포츠,여가,업무시설을 갖춘 복합기능의 여가·업무 중심지가 형성돼 왔다.런던의 히드로공항,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공항,독일의 프랑크푸르트공항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공항도시의 건설은 홍콩·싱가포르·뉴욕·샌프란시스코공항 등 지역 허브공항은 물론 미국의 피닉스·디트로이트·포틀랜드 공항과 캐나다의 캘거리공항과 같은 지역공항에까지 확산되고 있다.공항도시 건설이 확대되는 것은 공항도시 건설은 항공기 및 항공여객의 유치 경쟁력을 높일수 있기 때문이다.동시에 공항도시는 새로운 고용창출 및부가가치가 높은 업무기능 유치 및 산업육성 등 지역경제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의 경우 공항구역내에 1만 5000개의 상점과 운송회사,호텔 및 마케팅 관련 회사가 입주해 5만명의 취업기회를 창출하고 있고,2만 5000명에 달하는 간접고용을 유발하는 등 높은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보여주고있다.최근에는 항공운송과 관련된 첨단기술,생산 및 물류관련 서비스 산업이 증대하면서 도시형 공항건설에서 벗어나 별도의 여가,교역,비즈니스 기능을 갖춘 공항 배후도시 건설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새로운 중심지로서 공항도시건설이 성공을거두기 위해서는 공항시설에 대한 기존인식의 전환과 함께 국제적 교류거점으로서 공항 자체의 경쟁력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공항 내부공간을 우선적으로 혁신해새로운 여가·업무 공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단조롭고 지루한 공항 내부공간의 매력도를 높이는 데 가장 중시하는것이 창의적이고 현대적인 디자인 개념 도입이다.둘째,공항내 다양한 위락,업무,서비스 기능을 유치해 신개념의 도심 환경이 창출돼야 한다.여행객을 위한 쇼핑·위락·여가시설의 확대만 가지고,다양한 고객수요를 만족시키기는 곤란하다.공항도 도심지역이 갖춘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편리한 접근과 폭넓은 선택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최근 건설되는 도시형 복합체로서 공항은 쇼핑시설,식당,여행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미장원,손톱정리,마사지,완구점,애완동물 보육,우주항공 테마파크 및 산소 호흡바 등 창의적인 첨단시설과 국제 비즈니스 및 호텔기능을 골고루 갖추어 항공여객뿐만 다양한 집단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넷째,지역의 문화적전통과 특화산업 기반을 활용해 허브공항으로서의 차별적 이미지 형성과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내외 연간 항공수요가 약 4000만명에 달하고 향후 10년간 2배 이상 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국제적 공항도시 건설을 위한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정부는 이에 따라 인천국제공항 중심으로 동북아 비즈니스 거점도시조성을 계획하고 있다.이를 위해 공항주변에 다양한 위락·여가시설과 국제수준의 정보·교류네트워크,전문서비스산업을 수용할 국제적 수준의 대규모 공항 배후도시와 위락단지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대규모 공항배후도시 개발은 엄청난 투자재원이 요구되고,시장수요의불확실성에 따른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인천국제공항을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배후도시 건설 등 대규모 투자에 앞서 기존 공항시설의 매력도와 활용도를 높여,경쟁력과 수요기반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온 선진국 공항도시 건설경험에서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 김용웅 국토연구원 부원장
  • [실패 대탐구] 제4부 실패 DB를 만들자 (상-2)실패에서 배운다

    ■토론내용 요약. 28일 열린 ‘실패에서 배운다’ 국제 세미나의 토론 참석자들은 “주변에 실패 사례가 많은 만큼 실패 당사자는 이를 서슴없이 공개해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삼성경제연구소 이범일 경영전략실장과 과학기술부 최석식 과학기술정책실장 등 토론 참가자들의 토론 내용을 요약한다.사회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안충영 원장이 맡았다. ●안 원장= 지난 1월부터 기획,연재한 ‘실패 대탐구’ 시리즈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분야로상당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두 분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최 실장= 세계적인 두 석학의 실패에 대한 연구는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을 것입니다.국내·외의 각종 실패 사례는 실패를 줄이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다각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생각입니다. 과기부는 대한매일의 ‘실패 대탐구’ 시리즈를 계기로최근 10년동안 3조 3000억원을 투입했던 ‘G-7 사업’ 등18개 대형 프로젝트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오는10월부터면밀히 평가해 그 원인을 분석하고 교훈으로 삼으려 합니다. 더불어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세가지 관점에서 실패 연구의 중요성을 제시하고자 합니다.첫째가 연구개발의 실패는 꼭 공개돼야 한다는 것이고,둘째는 실패한 연구개발 프로젝트는 재도전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셋째로 실패한 연구개발 결과는 다른 용도에 활용돼야 합니다. ●안 원장=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인지요. ●최 실장= 실패의 공개가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은 책망보다는 빨리 시정해서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또 실패는 시행착오의 과정이란 점도 중요한 대목이지요. 실패에 재도전해야 하는 이유도 대부분의 실패자가 ‘왜실패했는지’,‘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이렇게 하면연구자의 사기도 진작되고 투자된 인적·물적 자원을 회수할 수 있는 등 여러 측면에서 효과적입니다. 세번째 제안은 실패한 결과물도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의도하지 못한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대표 사례가 문구류 제작회사인 미국 3M사의 제품인 ‘포스트잇’입니다.이 제품은 원래 고정식 접착 용지로는 판매에 실패했지만 용도를 조금 바꾼 뒤 세계적으로 날개돋힌 듯 팔리고 있습니다. ●안 원장= 기업에서는 실패를 어떻게 보고,어떻게 활용하고 있습니까. ●이 실장= 부서 단위의 실패 공유는 유익하겠지만 회사 차원에서의 실패는 단 한번이라도 리스크가 너무 크고 회복이 불가능합니다.이는 쇼트트랙 경기에서 한번 넘어지면게임이 끝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실패로부터 교훈은 얻어야 하지만 회사가 현실속에서 실패하면 망한다는 의미죠.따라서 기업은 무궁무진하게 널려 있는 남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실패 연구는 중요합니다.바둑을 예로 들자면,아마추어는 승리의 기보를보며 즐거워하지만 프로는 패배의 기보를 가지고 패착을연구합니다.이는 최후의 승자와 패자를 가늠하는 척도로작용할 수밖에 없죠. ●안 원장=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실패 연구조사를 했다는데요. ●이 실장= 지난해 하반기에 실패 기업의 실패유형을 분석해 봤더니 비즈니스 모델이 적당치 못한 것이 34%,최고경영자(CEO) 역량부족 28%,자금관리 부실 26%로 조사됐고 나머지는 금융시장 등 사회 인프라의 부실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 원장= 다른 분들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하타무라 교수= 성공하는 길이 있다면 이를 배우는 것이가장 효율적일 것입니다.하지만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어 성공의 프로세스를 고착화시키면 더이상의 성공은보장되지 않습니다.실패가 ‘성공의 거울’이 될 수 있는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안 원장= 우리는 그동안 고속성장의 부산물로 많은 실패를 경험했습니다.오늘 제시한 내용들은 21세기를 운영하는 지적 자산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며 벤처 기업정책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합니다.또한 맥매스 교수께서 제시한 다양한 실증적 사례들은 막대한 미국시장에대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데도 큰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정리 정기홍 박록삼기자 hong@ ■하타무라의 실패학 10계명. ①잘 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 잘못될 수도 있음을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이다. ②실패에는 허용되는 실패와 허용될 수 없는 실패가 있다. 성장과 진보를 위해 활용되는 실패는 허용이 되지만 실패가 발생하는데 아무것도 배우려 하지 않고 원인을 그대로방치하는 실패는 절대 허용될 수 없다. ③실패는 입체적 관점에서 파악해야 한다.모든 실패의 원인은 여러 층으로 중복돼 있다.따라서 기술적 측면뿐만 아니라 경제·사회·문화·법률적 측면까지 고려해 대응해야 한다. ④실패 사례를 수집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전달되지 않는다.원인과 과정,결과와 맥락을 통한 지식화(DB)가 필수적이다. ⑤실패는 예측할 수 있다.예측할 수 있는데도 막을 수 없는 것은 왜일까?실패의 징후를 무시하고 실패가 표면화되지 않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인식 때문이다.실패를 막을수 없는 것이 아니라 막지 않는 것이다. ⑥실패는 반드시 원인규명과 책임추궁을 분리해 처리해야한다.면책,사법처리,징벌적 배상,사회를 위한 내부고발이필수적이다. ⑦실패지식의 데이터 베이스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현상·과정·추정원인·대처·총괄·지식화의 방식으로 기술(記述)해야 한다. ⑧실패박물관을 통해 지식과 체험을 제공해야 한다.이를통해 대형 사건·사고의 전시,네트워크를 이용한 공유,컨설팅,실패학 연구가 따르게 된다. ⑨실패를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잠재실패가 실패로 나타날 경우 경제원칙에 맡겨라. ⑩실패를 숨겨야 하는 마이너스 면으로 보지말고 플러스로 전환시키려는 노력과 사회적 인식이 공유돼야 한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실패 대탐구] 제4부 실패 DB를 만들자 (상-1)실패에서 배운다

    정부의 정책이나 기업의 투자에 관한 의사결정을 할 때 실패를 체계적으로 연구해 두면 성공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이웃 일본은 수년 전부터 실패학을 육성해 실패를 예방하는 국가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그러나우리 사회는 실패를 부끄럽고 무가치한 것으로 취급하고있다.이같은 사회인식이 개인과 기업·국가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대한매일 공공정책연구소는 28일 실패를 바라보는 잘못된 인식을 바꾸고 실패학을 육성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일본과 미국의 실패학 전문가를 초빙해 ‘실패에서 배운다’는 주제로 국제 세미나를 열었다. ■제1주제 실패학의 권유. 발표자 하타무라 요타로(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지금,일본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 지난 1950년대 이후 일본의 섬유·조선·철강·자동차·컴퓨터 분야 등 모든 산업이 30년을 주기로 맹아기-발전기-성숙기-쇠퇴기의 과정을 경험하고 있다.반도체 산업의 경우 생산성이 과거의 6분의1로 축소됐다.산업의 성장과 쇠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식의 전달이다.제대로 이뤄진 지식의 전달은 기술의 내용과 수준을 향상시킨다. 성숙기에 접어든 산업 분야에서 대부분의 조직은 표면적으로 역할 분담과 업무 수행이 원활한 것처럼 보인다.그러나,실제는 이와 다르다.조직이 성숙할수록 구성원들은 타인의 지시와 간섭을 피하고 자신의 영역만을 구축하려고한다.성숙한(낡은) 조직에서는 구성원 모두가 서로 일을미루게 되고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영역이 생기고 만다.주장만 많고 실행은 적은 조직인 셈이다.일본의 광우병 파동은 바로 낡은 조직의 관행에서 비롯됐다.농림성과 후생성이 서로 예방과 대처를 미뤘고 이로 인해 광우병 파동이 전 일본 열도를 공포에 휩싸이게 한 것이다. ●실패는 불가피하다.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문제다.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의 결과는 대부분 실패로 나타난다.실패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한다.‘실패를 감추고 싶다.’는 열망은 ‘다시 실패를 경험하지 않겠다.’는 자기 의지로 강화된다.일본의 격언중‘잘되는 경우는 1000번중 3번에 불과하다.’는 말이있다.매뉴얼만을 강요해 실패 없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을 통해 구성원들이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고공유하려는 의지를 북돋아야 한다. 지난 95년에 일어난 고베대지진으로 5500여명의 사망자,30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그러나 재해를 통해 일본의건축 기준은 새롭게 바뀌는 계기가 됐다.과거 일본의 건물들은 모두 철근콘크리트를 세로로만 설치했다.지진이 일어나자 도시의 건물들은 대부분 붕괴했고 사상자는 더욱 늘어났다.가로로 철근을 삽입해야 지진에 따른 붕괴를 막을수 있다는 지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패는 세상을 바꾼다.1940년 미국 워싱턴주의 다코마 다리는 강풍으로 상판이 비틀어지면서 붕괴됐다.미국 정부는 다리 붕괴를 영상으로 치밀하게 기록하고 원인을 알아냈다.다코마 다리 붕괴에 대한 분석은 유체역학과 구조역학이라는 새로운 지식을 낳았다.실패가 지식의 축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실패의 원인과 지식의 전달. 노동재해의 발생에는 ‘하인리히의 법칙’이 있다.1건의큰 재해 뒤에는 29건의 미세한 사고가 있고 그 뒤에는 300건의 ‘상처는 없지만 섬뜩한 체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 법칙을 이용해 실패를 확률현상으로 가볍게 여기는 인식이 있다.섬뜩한 체험이 큰 재해로 발전하는경우는 1건에 불과하다는 해석이다.지난 2000년 일본의 대표적인 우유생산업체인 유키지루시사는 처음 식중독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가볍게 대처했다.식중독 피해자만 1만명이 넘었다.일본 소비자들은 아무도 그 회사 우유를 더이상마시지 않았고 회사의 미온적인 대처는 파산으로 이뤄졌다. 실패 지식의 전달은 쉽지 않다.대부분의 기업은 실패에대한 결과만을 기술함으로써 실패 지식의 공유와 전달을막고 있다.일본과 한국 사회는 실패를 지적하는 내부고발과 원인 규명을 통한 데이터 베이스(DB) 구축,징벌,지식으로 축적이 가능한 실패에 대한 면책 및 징벌적 배상 등의제도가 미비하다.실패를 체험할 수 있는 실패박물관과 실패 지식의 활용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도입해야 한다.일본은 정보프로젝트를 수립해,실패지식의 데이터 베이스 구축을 시작했고 실패지식 활용위원회를 설립해 실패 지식의국가적 활용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한국 역시 이에 대한국가적 준비와 도입이 필요하리라 본다. 정리 안동환기자 sunstory@ ■제2주제 실패의 교훈. 발표자 로버트 맥매스(미국 실패사례박물관 설립자·관장). 미국인들은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나는 오래 전부터 ‘미래에 대한 가장 정확한 예측은 과거에서부터 나온다. ”라고 말해 왔다.미래란 곧 추세들이 모아진 결정체라고생각한다.그리고 추세란 과거로부터 현재를 지나 미래로이어지는 역정이라고 정의한다.우리는 과거를 되돌아 보아야만 하며 과거에 대한 연구를 통해 우리는 과거에 어디에 있었으며 미래에는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오늘날 미국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중 하나는 ‘알츠하이머병’이다.이는 오늘날 많은 회사들에 역사적인 시각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다.과거에 저질렀던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가능성은 바로 여기서 생겨난다.그러나 똑같은 실수라도 과거에 비해 훨씬 많은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 내가 드리는 첫 번째 충고는 바로 과거를 연구하라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의 통계를 보면 신제품들의 80∼94%가 당초목표로 했던 판매계획 또는 이윤계획을 달성하지 못하고실패로 끝났다.제품명이나 그것이 연상시키는 사소한 뉘앙스의 차이가 성공에 있어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여기서 두번째 충고를 드린다.제품의 이름을 정할 때 신중해야만 한다는 것이다.그 이름이 적절한 연상을 일으키도록해야만 한다. 세번째 충고는 혁신이나 독특함은 매우 중요한 것이고 새 제품에 대한 주의를 끌어들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이 새 제품에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는 것이다.소비자들이 새 제품을 필요로 하고 원할 때에만 새 제품은 성공할 수 있다.네번째 충고는 신제품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기 전에 먼저 신기술을 이용한 새 제품에 대한 수요가있는지 확인하라는 것이다. 다섯번째 충고는 가장 잘 알려진 상표명을 소홀히 하지말라는 것이다.코카콜라사가 ‘뉴 코크’를 개발했으나 시장개척에 실패했던 경험은 많은 교훈을 던져준다.100년 이상전세계에서 성공을 거두었던 제품의 맛을 바꾸려 했기때문이다. 여섯번째 충고는 신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그 제품의 시장성을 먼저 확인하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실패의 한 예로는 1970년대초 출시된 ‘와인&디너’를 들 수 있다.휴블레인사에서 내놓은 이 제품은 햄버거였다.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름만 듣고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햄버거와 포도주를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햄버거와 함께 포도주를 마실 것으로 기대했던 소비자들은 속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여기서 일곱번째 충고가 무엇인지 분명해진다.제품에 대해 실제와 다르게 느끼게 하는,즉 소비자를 현혹시킬 수 있는 제품명을붙여선 안된다는 것이다. 언제나 ‘그토록 많은 제품들이 실패하는 근본적 이유가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다.첫번째 이유는 소비시장에 지나치게 많은 신제품이 쏟아져 나온다는 것이다.두번째 이유는 우리 회사가 내놓은 제품과 같은 종류의 제품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실패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들 중 세번째는 새 제품을 내놓기전 근본적인 시장조사를하지 않거나,하더라도 충분히 조사하지 않거나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냈거나 조사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하는 것이다. 신제품이 실패하는 또하나의 근본적 이유는,그것이 기업소유주이든 아니면 대주주나 부사장이든,“내가 이렇게 말했으니까 그대로 하라”고 지시하는 권위주의에 사로잡힌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할 것은 오늘날 시간이라는 측면은 아주귀중한 상품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이와 함께 판매촉진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는 편의성이다.미국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제품들은 모두 이 편의성을 앞세우고 있다.이는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아직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분명히 그렇게 될 것이다.신제품에 관한 한 생산과 판매를 둘러싼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신기술을 통해 세계가 점점 더 가까와짐에 따라 전세계적인 협력과 경쟁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거듭 말하지만 현재를 직시하기 위해선 과거를 정밀하게 탐색해야 한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 ◆로버트 맥매스. ▲1931년 미국 뉴저지주 출생 ▲존스홉킨스대 경영학과 졸업 ▲뉴욕주 이타카대 경영학과 교수 ▲실패사례박물관(신제품연구소) 설립 ▲주요 저서 ‘실패제품과 그 개발자들’. ◆ 하타무라 요타로. ▲1941년 도쿄 출생 ▲도쿄대 공학부 기계공학과 졸업 ▲도쿄대 교수 ▲공학원대 교수 겸 도쿄대 명예교수 ▲주요저서 ‘실패학의 권유’ ‘설계의 방법론’ ‘속 실제의설계-실패에서 배운다’. ◆ 안 충 영. ▲1941년생 ▲경북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경제학박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현재)▲주요 저서 ‘21세기 동아시아 경제발전 모델’ ‘현대 한국·동아시아 경제론’. ◆ 최 석 식. ▲1954년생 ▲전북대 법학과 졸업 ▲성균관대 행정학박사▲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책실장(현재) ▲주요 저서 ‘우리의 과학기술 어떻게 높일 것인가’ ‘서울에서 남극까지’. ◆ 이 범 일. ▲1959년생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한국과학기술원 공학박사 ▲삼성경제연구소 신경영연구실장 ▲주요 저서 ‘혁신의 늪’ ‘한국의 벤치마킹’.
  • 차기 전투기 F15K 내정/ 선정 배경, 국산전투기 개발 파급효과

    ■선정 배경. 국내외 높은 관심과 우려 속에 진행된 차기 전투기(F-X)사업은 향후 30년간 40대의 전투기를 운영하는데 드는 제반비용인 ‘수명주기비용’이 운명을 갈랐다. 즉,4개의 1차 평가항목 가운데 하나인 수명주기비용 평가에서 미 보잉사의 F-15K가 프랑스 다소사의 라팔을 누르고비용이 적게 들 것으로 예측되면서 두 기종간의 1차 평가총점 차이가 오차범위인 3% 이내에 들게 된 것이다.1차 평가에서 결론이 나지 않은 만큼 ‘정책적 고려’가 최우선평가기준인 2차 평가에서 F-15K가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왜 F-15K로 내정됐나] 국방부는 27일 “향후 30년간 전투기 운영비용을 계산하면서,30년간의 환율변동률 예측치를적용해 따져본 결과,미 보잉사가 제시한 비용이 라팔의 제시액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국방부는 그러나 “환율변동률을 예측치가 아닌 최근 1년간의 변동 실적치로 따지면 라팔이 오히려 나은 것으로 안다.”고 전제한뒤 “어느 수치를 적용하든 기종간 점수차가 오차 범위에든 만큼 2차 평가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평가항목별 우수 기종은] 총 411개 세부항목으로 나뉘는 4개의 대항목에서 국방연구원(KIDA)이 평가한 수명주기비용(가중치 35.33%)에서 두 기종이 경합을 벌였다.공군시험평가단이 평가한 전투기 운용의 효율성·군수지원체계 등 ‘군운용적합성(18.13%)’에선 F-15K가 우수했다. 공군과 KIDA가 평가한 ‘임무수행능력(34.55%)’에선 라팔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국방과학연구소(ADD)와 국방조달본부가 평가한 ‘기술이전 및 계약조건에서도 라팔이 우수한 것으로 전해졌으나,가중치는 11.99%에 불과했다. [언제부터 전력화되나]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해마다 10대씩 모두 40대의 전투기가 도입돼 실천에 배치된다.이 계획대로 전투기를 들여오지 않으면 2009년 이후에는 현재 운용중인 F-5A/B와 F-4D가 노후한 전투기로 퇴역하기 때문에 공군 전력의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이는국방부가 일부 정부부처의 이견과 시민단체의 반대 등을 무릅쓰고 차기 전투기의 도입을 서두른 배경이기도 하다. 김경운기자 kkwoon@ ■국산전투기 개발 파급효과. 미국 보잉사의 F-15K가 차기전투기로 사실상 내정됨으로써오는 2015년 국산전투기(KFX) 개발에 어떤 효과를 미칠지주목된다. 우리군이 설정한 KFX의 목표수준은 ‘21세기 중반 한반도전장 상황을 주도할 수 있는 고성능 다목적 전투기’로 요약할 수 있다. 군이 목표로 삼고 있는 KFX의 성능은 ▲최대속도 마하 1.8∼2.0 ▲추력 대 중량비 1.0∼1.2(1만5000lb급×2) ▲무장능력 1만500lb 이상 ▲스텔스 형상 설계 및 재료 사용 ▲주요 구조물에 복합재 사용 ▲전투행동반경 약 720㎞ 수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보잉사는 전자기 호환성 시험·기술과 복합 환경시험 기술시험평가 부문에서는 우리의 요구 수준을 일정치 이상 총족시킨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복합재 및 스텔스 형상 설계를비롯한 형상·구조 설계 부문과 무장제어, 디지털 조종시스템(Fly-By-Wire) 설계기술,전자동 엔진제어 장치 설계기술등에서는 요구 수준을 부분적으로 충족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장 상황 자동 인지 기능을 비롯한 전자식 레이더 설계기술 등의 항공전자 기술 이전 조건은 당초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단순비교는 어렵지만,프랑스 다소사는 보잉사가 이전을 꺼리는 스텔스 형상 설계,항공전자,비행제어 부문에서상당한 수준의 기술이전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져 앞으로 KFX 기술이전 부분은 앞으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에 최동진(崔東鎭) 국방부 획득실장은 지난 1월3일 가진기자간담회에서 “F-X사업을 통해서는 2015년으로 예정된국산전투기 개발 기술의 70%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다른 군 관계자는 “국내 연구기관과 업체의 기존 능력 및 연구실적과 효율적으로 접목하면 KFX의 2015년 개발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전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전영우기자.
  • “올 성장률 5~6% 전망”

    장승우(張丞玗)기획예산처장관은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1세기경영인클럽 초청 조찬강연을 통해 “최근의 경기회복 추세를 이어감으로써 올해 우리 경제는 물가안정 속에 잠재성장률 수준의 안정성장 기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통상 5∼6% 성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부의 당초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4%대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장 장관의 언급은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이 3.7%,연간성장률이 3%로 당초 전망을 상회함에 따라 정부가 올해 성장률전망치의 상향조정 여부를 검토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주목된다. 장 장관은 “재정운영 효율화를 통해 적정수준의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월드컵 등 4대행사와 경제활력 회복과정에서 물가불안 심리가 나타나지 않도록 물가안정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
  • [지방자치 새 패러다임] (4)지방의회의 두얼굴

    ■유급으로 전환·의원수 축소해야. 지방의회가 부활해서 의정활동을 시작한 지 10여년이 지났다.지난 기간 지방의회 의정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는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지방의회를 보는 주민들의 부정적인 태도는 결국 지방자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주의를 초래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지방의회는 대표성과 전문성 확보 미흡,지나친 정당개입으로 인한 마찰과 갈등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지방의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극복하고 위상을 강화해야 지방의회운영을활성화시키고 궁극적으로 지방자치제를 우리 사회에 착근시킬 수 있다.이를 위해서는 지방의회 주변환경의 변화와 함께 의식·제도·행태 면에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첫째,현재의 명예직 지방의원을 유급직화하면서 지방의원숫자를 줄여야 한다.무보수 명예직을 원칙으로 한 현행 제도상 의원정수는 비교적 많다.98년 지방선거 전에 의원정수가다소 축소되었지만 시민단체와 학계에서 요구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의원정수를 한번 더 축소 조정하여 지방의회의 효율적 운영과 지방재정부담을 축소하고,이를 전제로 보다 유능한 지역일꾼들이 지방의회에 진출하고 전문성을 가지고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수행토록 하기 위해서는 유급직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 둘째,지방의회가 지역실정에 맞고 지역주민의 관심과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운영상 자기결정권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지방의회의원에 대한 처우와 위원회 제도의 운영,회의일수,정기회기수,사무국의 운영 등에 관한 문제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변 여건과 능력을 감안해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하도록 해 줄 필요가 있다. 셋째,주민들이 주권자로서 지방의회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획기적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지방의회 야간회의 개최,의회방청객의 발언기회 부여,위원회회의의 공개,주민들에 대한 홍보강화 방안 등이 그 동안 간헐적으로 도입되었지만 성공적인 결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앞으로는 지역주민들이 지방의회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지역문제를 같이 해결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대폭 확대해주는 길만이 주민의협조와 지지를 얻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넷째,지방의회 의정활동에 필요한 전문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정책보좌기능을 강화해야 한다.의원 개인보좌관제도의 도입은 현재 여건에서 무리가 되기 때문에 의회의 보좌기능을 강화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무엇보다 의회 내에 자료실을 보강하여 각종 자료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의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 놓아야 한다.아울러 학계와의끊임없는 교류 및 각 지역 또는 각급 지방의회간에 정보교환을 통해 개개인의 능력과 전문성을 향상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현재의 전문위원만으로는 효율적인 입법활동을 보좌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문위원 아래 입법조사관을 두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사무처의 기능을 보강해 나가야 한다.무엇보다 사무기구에 대한 의회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방의회소속 공무원을 별정직 공무원으로 하여 의회의장이 직접 임명하고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섯째,지방의원 스스로의 분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비록 어려운 여건에 놓여 있는 지방의원들이지만 중앙으로부터 자율과 분권을 쟁취하고 주민들로부터 권위와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육동일 충남대 교수. ■김종구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김종구 서울특별시의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은 21일 “지방의회의 건전한 발전과 위상강화를 위해서는 의원들의 유급직화와 보좌관제 도입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의회의 공헌은. 지방의회는 중앙집권적 권위주의 행정을 주민위주의 행정으로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주민의 대표기관으로 주민의 의사를 행정에 반영하며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공헌하고 있다. ◆지방의회가 제기능을 잘 하고 있다고 보는가. 단체장이 행정·인사·예산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의회의 견제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는 것 같다.물론 현실적으로 단체장의 독점적 행정 등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는 데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지방자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의회의 권한과 기능을 구조적으로 강화할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어떤 제도의도입이 필요한가. 지방의원의 명예직이 유급직화돼야 한다.유급직화하면 처우가 개선돼 유능한 인재들이 지방의회에 진출하게 된다.그들이 경제적 걱정 없이 의정에 전념할 수 있게 되면 의회의 기능과 위상이 강화될 것이다.유급직화는 지방의원들의 자질부족과 비리의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된다.그러나 유급직화를 반대하는 세력이 강력하다.국회의원·단체장·공무원들은 대체적으로 유급직화를 반대한다.그들은 유급직화로 유능한 인재들이 지방의원이 되어 강력한 경쟁자가 되는 것을 싫어한다.지방의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보좌관제를도입해야 한다. ◆주민소환제와 주민투표제 도입에 대해서는. 일부 의원들은 자신들의 활동영역이 침해받는다고 반대하고 있다.그러나 대승적 차원의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주민소환제와 주민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이러한 제도를 통해 국민의 지방자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주민들의 지방자치 외면은 심각한 문제다. ◆지방의원의 올바른 자세는. 시민본위의 생각을 가져야 한다.어떻게 하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까를 늘 생각하고 이를 위해 적극 행동해야 한다.그리고 시대의 변화를 잘 읽어야 한다.21세기 세상은 전통적인 입법·행정·사법의 삼각틀 구도에서 언론과 NGO가 추가된 5각축의 디지털 시대로 바뀌었음을 인식하고 시대변화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지방의회가 어느정도 발전했다고 생각하나. 지방의회가 많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완성을 100으로 볼 때 현재는 30정도밖에 안된다고 생각한다.우리나라의 지방의회는 질적으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이창순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위원. ■지방의회 과제와 전망. 경기도 용인시 어느 지방의원의 의정활동 한 단면.‘마을회관 건축을 위해 힘써달라.’는 지역주민의 요청을 받는다.시 공무원을 만나 도와달라는 부탁을 한다.예산담당 공무원과의 좋은 관계 덕분에 긍정적인 대답을 듣는다.이런 아쉬운부탁을 의식해 행정감사를 느슨하게 할 때가 있다.전문성과능력 부족으로 효과적인 감사를 못할 때도 있다. 공무원들의 논리와 단체장의 권력을 제대로 견제할 만한 능력과 힘이 부족하여 자조적이 될 때도 있다.일부 의원들의이권개입이나 비리를 볼 때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그러나 주민의 대표로 그들의 의사를 정치·행정에 반영하고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애쓴다. 지방의회는 이 의원의 의정활동에서도 잘 나타나는 것처럼긍정과 부정의 두 얼굴을 갖고 있다.충남대 육동일 교수는“지방의회는 각 지역 주민을 위한 조례를 만들고 지역의 현안 문제나 민원의 해결에 앞장섬으로써 지방행정의 민주화를 촉진했다.”면서 “지방행정에 대한 감시·통제활동을 통하여 일방적인 행정독주를 시정하는 데 공헌했고 예산심의와행정사무 감사를 통해 합리적인 예산편성을 유도하는 역할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방의회는 출범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의원들의 비리와 부정부패,각종 이권개입 등 부정적 행위가 늘어나며 주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건전한 발전을 못하고 있다.경기도 과천시의회 의원 2명은 지난해 10월 건축 제한 조례의 통과를 막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파주시 의회의 한 의원은 지난해 7월 모텔허가를 내주겠다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충남 보령시 의원 4명은 2000년에 있었던 의장단 선거에서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로 지난해2월 구속됐고 1명은 입건됐다.지방의 토호세력이나 건축업자 등이 의원이 된 후 직위를 악용하여 개인적 이익을 챙기는사례도 적지 않다.비리와 전문성 부족 등으로 지방의원들의자질시비가 끊이지 않으며 지방의원들의 자질향상이 급선무로 대두되고 있다. 지방의원들의 대표성도 왜곡돼 있다.‘자영업자들의 모임’이라고 할 만큼 자영업자 비율이 너무 높아 대표기능이 심각하게 왜곡돼 있다.용인시의 경우 14명 모두가 농업·상업 등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다. 지방의회의 위상과 권한을 둘러싸고 집행부와 갈등을 보임으로써 견제와 균형의 관계가 정착되지 못하고 대립과 갈등의 관계로 비화되는 경우도 있다.중앙당이 선거과정에서부터 의장단,상임위원장,예결위원장 선출 등 지방의회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도 문제다. 유재원 한양대 교수는 “지방의회가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고발전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지방의회의 권한이 강화되어 집행부와 의회간의 권력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말했다.그러나 지방의원들의 비리가 계속 늘어나고 전문성과 능력부족으로 행정감사를 효과적으로 하지 못한다면 지방의회의 발전과 올바른 지방자치의 정착은 어려울 것이다. 이창순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위원 cslee@
  • 英역사학자 홉스봄 “美는 세계지배 못한다”

    [베를린 연합] ‘자본의 시대’,‘혁명의 시대’ 등 근대사 연구서들로 유명한 영국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미국은 결코 세계를 지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홉스봄은 18일 발간된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목표는 전세계에서 유일한 초강대국으로서패권적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나 거대하고 복잡한 세계는미국의 지배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중국을 제외한 어떤 개별 국가와의 전쟁에서도 승리할 수는 있겠지만 전 지구를 지배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고 미국은 과대망상증이라는 ‘직업병’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미국은 고대 로마제국과 19세기대영제국의 역사에서 제국의 힘에도 한계가 있다는 교훈을얻어야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홉스봄은 예전에도 미국이 21세기에는 세계를 지배하기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미국이 군사개입을 통해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극히 제한적이며 더욱이 미국의 지배력은 식민지가 아니라 위성국가 체제에 기반하고 있기때문에 위성국가들의 저항을 통제할 수단이 미미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홉스봄은 유엔이 미국 등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거부권 행사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실제적 힘을 갖지 못한 것과 경제적·기술적·문화적으로는 어느 정도 세계화가 진행됐으나 정치적으로는 아직 민족국가가 유일한정치적 단일체로 작동하는 상황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압도적 우위를 허용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이라크,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세계를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대립 구조로 몰고 가는 것은미국의 상투적인 세계전략으로 냉전시대 소련을 ‘악마의제국’으로 묘사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 박근혜 오늘 YS 방문

    최근 정중동(靜中動)의 자세를 보이던 박근혜(朴槿惠) 의원이 잰걸음을 시작했다.박의원은 19일 낮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방문,정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4월1일에는 영국을 방문,대선예비주자로서 국제무대에 데뷔한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과 정계개편 및 신당창당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 교환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두 사람의만남을 계기로 영남 출신인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고문의 급부상으로 주춤거리고 있는 신당창당 작업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상도동 관계자는 “두 분 모두 향후 정국변화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여러 의견교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의원은 또 오는 4월1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동아시아연구소 주최 학술행사에 참석키 위해 1주일 일정으로 영국을 방문한다.박 의원은 ‘21세기 강국으로서의한국’을 주제로 한 이 학술행사에서 통일분야에 대한 기조연설을 한 뒤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주최 세미나에도 참석,기조연설을 한다.박 의원은 이에 따라 현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을면밀히 검토하는 등 연설준비에 만전을 기하고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특히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거릿 대처전 총리와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박 의원측은 “아직 면담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만남이 이뤄질 경우 영국의 경제를 회생시키는 과정에서 확고한 리더십을 발휘한대처 전 총리의 지도력을 들여다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이를 통해 여성 대선 예비후보로서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강동형기자 yunbin@
  • ‘핵연료 신소재 개발’ 연구 원자력硏 정용환 박사

    한국원자력연구소 정용환(鄭龍煥·45·신형핵연료개발팀책임연구원)박사가 세계 3대 인명정보기관이 발행하는 인명사전에 잇따라 등재되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18일 “정 박사가 ‘원자력 부문의핵연료 피복관용 신소재 개발’에 대한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와 미국의 마르퀴즈 후즈후,미국 인명정보기관(ABI)등 세계 최고 권위의 인명정보기관에서 발행하는 인명사전에 동시에 등재됐다.”고밝혔다. 이번에 정 박사의 프로필과 연구 업적이 등재된 인명사전은 IBC의 경우 ‘21세기를 이끌 500인의 과학자’이며,마르퀴즈 후즈후는 1899년부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예술 등 각분야에서 매년 세계적인 인물 5만여명을 선정,등재하는 ‘후즈후 인터 월드’ 2001년,2002년판과 2년마다우수한 과학자 2만명을 선정하는 ‘후즈후 사이언스 & 엔지니어링’2002년판 등이다. ABI도 최근 정 박사를 ‘21세기 위대한 지성인 1000인’으로 선정했다. 이에 앞서 그는 지난해 말 IBC로부터 ‘21세기 우수한 과학자 2000인’과 ‘펠로우’등으로 선정되는가 하면 마르퀴즈 후즈후와 ABI로부터도 각각 ‘우수 과학자’,‘뛰어난 전문가상’등을 수상했으며 최근 3년간 150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37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등록하는 등 활발한 연구활동을 펼쳐 왔다. 정 박사는 “원자력 발전소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핵원료 피복관용 신소재 개발사업의 마무리 단계인 실증시험을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2002 월드컵 현장] (상)공항, 대중교통 준비상황

    21세기 첫 지구촌 축제인 월드컵 축구대회가 73일 앞으로다가오면서 경기가 열리는 전국 10개 도시에서는 붐 조성을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에 분주하다.연인원 600억명이 TV를 통해 경기를 지켜볼 뿐 아니라 40만명의 외국인이 경기 관람을 위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돼 월드컵은 ‘관광한국’의 이미지를 세계 속에 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대한매일은 문화관광부,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월드컵경기가 열리는 부산,울산,서귀포 등 3개 도시의 준비상황을 점검하는 ‘외국인 월드컵 모의관광 동행취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최종점검 성격을 띤 이번 프로그램은각 도시의 교통,숙박,관광,경기장 등 관광인프라의 운용및 관리 실태와 지난 1월에 실시된 1차 점검 당시의 지적사항 개선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인 유진 캠벨과 중국 조선족 노청석씨 등 외국인 2명이 월드컵 체험 모의관광길에 나섰다.이들은 지난 13일 서울 김포공항을 출발해 16일까지 3박4일동안 울산공항∼울산시외버스터미널∼부산 버스종합터미널∼김해공항∼제주공항으로 이동하면서 한국을 처음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입장에서 공항과 터미널,지하철,택시 등 교통편을 이용했다. 모의관광팀은 공항내 각종 시설물의 편의성과 관광안내소의 안내 및 각종 홍보물의 비치·배포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표시했지만 공항∼경기장∼숙소∼관광지를 잇는 교통접근성,택시·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수단 이용에는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모의관광 첫날인 13일 일행이 도착한 울산공항의 경우 ‘웰컴 투 울산’이라고 쓰인 영문 전광판이 설치돼 있었고눈에 잘 띄는 곳에 자리잡은 종합관광안내데스크에는 영어가 유창한 여성 안내원 3명이 배치돼 있었다.특히 이곳에서 경기를 갖는 브라질,터어키,우루과이,덴마크 등 4개국의 국기를 국기게양대에 걸어놓아 분위기를 조성한 점은관광팀에게 호감을 줬다. 관광객을 가장한 캠벨이 월드컵 경기장으로 가는 길을 묻자 안내원은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안내했다.관광팀이 탄 택시에는 통역서비스 기기가 장착돼있지 않아 경기장 사진이 실린 홍보물을 보여주며 ‘월드컵’이라고몇번이나 외친 뒤에야 출발할 수 있었다.경기장까지 걸린 시간은 25분,택시요금은 8,000원. 문수경기장 후문에서 시내로 오는 교통편도 불편했다.택시를 잡기 위해 20여분을 허탕친 끝에 화물전용 콜택시 전화번호를 겨우 알아내 화물콜택시를 타고 울산고속버스터미널에 닿을 수 있었다. 터미널 안내소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가장한 노씨가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싶다.”고 말하자 안내원은 즉시 울산시청 앞에 설치된 종합안내소의 중국어 안내원과 연결시켜 주었다. 부산 외곽에 위치한 노포동 종합버스터미널은 무엇보다관광안내센터와 화장실 찾기가 어려웠다.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졌다.이곳에서 부산 사직동 월드컵경기장까지 가는 길은 내국인에게도 만만치 않게 여겨질 정도였다.노포동은 지하철1호선 종점이어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경기장까지 곧장 연결되지는 않았다.가장 가까운 교대역에서 내리더라도 30분 이상 걸어야 했다.교대역까지 지하철을 탄 뒤 다시 택시를 갈아타는 불편과 버스가 한번에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관광팀은 부산의 경우 다른 도시에 비해 택시타기가 수월하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대부분의 택시에 제3자 통역시스템과 영수증 발급기가 설치돼 있었다.하지만 대부분의 택시기사들이 통역시스템 작동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점은 흠으로 지적됐다. 중국 등지에서 오는 선박편 관광객이 이용하는 국제여객터미널과 부산역의 시설과 안내소도 대체로 만족스런 점수를 받았다.다만 부산역의 경우 철도청이 운영하는 역사내관광안내소와 부산시가 운영하는 역광장의 종합관광안내소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어 통합 연계운영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서귀포는 관광도시답게 공항시설,관광안내소,교통편 등관광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고 운영도 매끄러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제주공항은 관광안내소가 국제선과 국내선으로 나눠져 있었다.국제선의 경우 영어,중국어,일어 등 주요 외국어의안내가 가능했지만 국내선은 내국인 관광안내에 치중된 느낌이었다.월드컵 기간 중 국내선을 이용하는 외국인들이급증할 것에 대비,개선이 요구됐다.제주공항에서 서귀포월드컵경기장까지 가는 직행버스는 아직 운행되지 않았고 신혼관광객 등 국내 관광객에 수입을 의존해온 탓인지 외국인 승객을 별로 달가와 하지 않는 택시기사들의 태도가 눈에 거슬렸다.통역서비스 시스템이 장착된 택시는 5대 중 1대에 불과했다. 노주석기자 joo@ ■지도로 경기장 찾아간 캠벨씨. ‘지도만 보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월드컵 경기장을 찾아라.’ 지난 14일 오전 11시24분.월드컵 개최도시 모의관광 프로그램에 참여한 미국인 유진 캠벨(54·한국관광공사 진흥자문역)의 임무는 부산 노포동 종합버스터미널에서 시작됐다.동행한 기자는 일체 도움을 주지 않기로 했다. 터미널 안을 연신 두리번거린 끝에 안내센터를 찾은 캠벨이 부딪친 첫번째 어려움은 언어의 장벽.‘풋볼 스타디움’을 외치며 위치를 묻는 간단한 질문을 이해시키는 데 10여분이 걸렸다.안내센터 직원이 손짓과 함께 종이에 그려준 위치를 보고 갸우뚱하던 캠벨이 영문 안내지도를 받는데 다시 10여분이 걸렸다.터미널 안내센터에는 외국인을위한 관광 홍보책자와 안내지도가 비치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내센터 직원이 수소문 끝에 구해준 영문지도를 받아든캠벨에게는 부산지하철 1호선 노포동역에서 월드컵 경기장과 가까운 동래역까지 10곳의 전철역을 지나야 하는 대장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하철 탑승 방향을 묻기 위해 찾은 역구내 안내실.‘익스큐즈 미’를 외치며 들어섰지만 역무원은 캠벨을 힐긋본 뒤 고개를 돌렸다.탑승 방향을 묻는 캠벨에게 돌아온대답은 ‘몰라요.’라는 퉁명스러운 말뿐이었다.5분여를기다린 끝에 다른 역무원의 안내를 받아 지하철에 탑승한시간은 11시55분.터미널에서 지하철 탑승까지 한국인이라면 5분도 걸리지 않을 시간이 30여분이나 걸렸다. 20여분 뒤 동래역에 내린 캠벨은 몇 차례 승차 거부를 당한 후에야 겨우 택시를 탈 수 있었다.휴대전화를 이용한통역서비스 장치가 장착된 택시여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것도 잠시뿐 택시기사는 사용법을 몰랐다.손짓과 함께 ‘월드컵 스타디움’을 4∼5차례 반복한 후에야 경기장에 도착한 시각은 12시50분.시외버스터미널에서 경기장까지 4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고 소개된 것과는 달리 캠벨은 1시간30여분 동안 진땀을 흘려야 했다. 캠벨은 “공항·기차·지하철의 접근성과 편리성은 비교적 훌륭했으나 택시와 버스는 미흡한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제주 모의관광 조선족 노청석씨. “한국의 대중 교통시스템은 영어권 관광객 위주로 된 것 같습니다.” 월드컵 모의관광에 참여한 중국 조선족 노청석(盧靑錫·34·연세대 박사과정)씨는 “발품을 팔며 이용한 대중 교통이 외국인에게는 여전히 어렵게 느껴졌다.”면서 특히 턱없이 부족한 중국어 표지판의 문제를 지적했다. 노씨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도의 월드컵 경기장 안내 표지판도 한국어와 영어뿐이었다.”면서 “일부 관광 안내센터에서 중국인을 낮춰보는 듯한 인상을 주었을 때에는 내심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숨막히는 교통체증,영어 중심의 안내판,있으나마나한 배차간격,무뚝뚝한 운전기사 등 3박4일 동안 진행된 모의관광에서 느꼈던 아쉬운 점들을 수첩에 꼼꼼히 기록했다. “부산 노포동 종합버스터미널에서는 화장실을 찾는 데만 10분 이상이나 걸렸습니다.” 중국인 관광객 입장으로 본 택시의 통역서비스도 아직은불완전한 것으로 평가됐다.지방 개최도시의 경우 통역서비스와 영수증 발급기가 일부 택시에만 갖춰졌으며 이마저도 대부분의 택시 기사들은 사용법을 모르거나 미숙했다는게 그의 지적이다.통역서비스와 영수증 발급기가 갖춰진대부분의 택시들은 외국어로 목적지를 말하면 출발하는 데 5분 이상,영수증을 발급받는 데 다시 5분 이상 걸렸다. 노씨는 그러나 “월드컵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인의 모습은 ‘A+’를 줘도 될 것 같다.”면서 “아름다운 경기장,유서깊은 문화유산에 매료된 외국인관광객들이 한국을 다시 찾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 [대한광장] 이공계 기피와 국가장래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가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오늘날 치열한 세계 무대에서 생존하고 경이로운 발전을 이룰수 있었던 것은 유일한 자원이라 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 기반이 됐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하는 내용이다. 정보화시대에는 인적자원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있고 정부와 기업 등에서는 인적자원 개발에 많은 투자를하고 있다.유능한 인적자원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자산인 것이다. 과거에는 인적자원을 수익 창출의 한 부분으로 여겼지만지금과 같은 지식기반사회에서는 높은 수준의 지식과 기능을 지닌 핵심 인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따라서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지 못하는 조직은 장기적으로 그 조직을유지하기 어렵다.이 사실을 조직의 책임자나 구성원 모두가인식을 함께 할 때 그 조직에 희망이 있고 발전이 있는 것이다. 훌륭한 인재는 어느 특정기업이나 조직의 전유물이 아니라우리 사회가 공유하는 귀중한 재산이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의 인재 양성과 적재적소 배치는 균형 잡힌 국가발전의핵심적 과제이다.학벌과 학력에얽매여서는 다양한 인재를구하기 어렵다. 최근에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고교졸업생들의이공계 기피현상은 국가의 장래를 생각할 때 지극히 염려되는 일이다.이제는 어느 학교를 나왔고 어디에서 근무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배웠고,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지역주의와 직역(職域)이기주의가 강한 우리 현실에서 훌륭한 인재들이 자기의 기량을 발전시키거나 제대로 펴보지못하는 예가 적지 않다.이것은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커다란 손실이고 결국 국가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되는 요인이 된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자산은 재산이 아니라 바로 사람이다. 국제경쟁력 확보는 유능하고 성실한 사람,창의력이 뛰어난사람과 세계화시대에 국제적 감각을 갖춘 인재가 많이 나올때 가능하다. 인재를 보유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이런 점에서 구조조정도 인력의 감축을 앞세우기보다는 인재의 효율적 배치와 창의력 발현에 그 초점이 모아져야 할것이다. 지금은 세계화와 지식정보화의 시대다.이는 한 국가나 민족이 경쟁에서 낙후되지 않고 살아남자면 다양한 분야에서우수한 인재들을 키워 나가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러나 우리의 교육현실이 이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지 인재양성 시스템이나 교육제도에 대해 깊이 있고 미래지향적인관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시대와 여건은 크게 변화하고있는데 여기에 맞춰 인재를 길러내는 우리의 교육과 사회제도도 변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21세기에 들어와서 세계의 중심으로 진입하려고 한다.이런 때 인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대학교육과 인재양성에 대한 투자가 가장중요한 투자라는데 정부나 기업 모두 인식을 같이 해야 할것이다. 물질적인 것은 언제든지 있다가도 없어질 수 있지만 인적투자는 자기자신과 사회를 위해서 평생 재산이 될 수 있다. “사람이 재산이다.”라는 말과 “일은 사람이 한다.”라는말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일을 잘 하고 싶으면 사람을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 급변하는 조류에 적응하고 국가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국가와정부, 기업과 개인 모두가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재산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인재를 아끼고 키워 나갈 때 21세기에 우리 민족은 다시 한 번 웅비하게 될 것이다. 최인기 대불대학교 총장
  • ‘호남학’ 전공 강좌, 조선대학 첫 개설

    태백산맥,토지,강진 청자,송강 정철,지리산,순천만 갯벌등 전남·전북지역의 자연·문화유산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학문인 ‘호남학’이 국내 대학에서 최초로 개설돼 화제다. 조선대(총장 양형일)는 2002학년도 1학기에 호남학 전공강좌를 학부과정에 선보였다. 지금까지 호남에 대한 연구는 민주화나 근·현대사 등 인문학에 치우쳐왔다.이번에 개설된 호남학에서는 자연과 생태계,선사시대,문화산업 등 호남의 모든 영역을 아우른다. 전공은 고고미술,민속과 민간신앙,언어와 문학,사상과 철학,자연유산,기타 등 6개로 나뉘어져 있다.총 77학점이며이 가운데 39학점 이상을 취득하면 전공을 이수한 것으로인정된다. 현재 개설됐거나 개설 예정인 강좌는 호남의 생태계와 자연자원,호남의 선사와 고대문화,남도의 시가문학,문화산업 개발과 경영,호남 민속의 이해,문화재관리와 보존,호남의 전통음식과 명가 등 모두 26개 과목이다. 전공을 이수한 학생은 졸업 후 박물관의 연구직을 비롯해 자치단체 문화재 담당 공무원,문화유적 안내자 등의 분야로 진출할수 있다. 이기길 호남학연구사업단장은 “21세기를 맞아 문화와 관광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분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각 지방의 잠재력과 특성을 개발해나간다면 지방대학 인재의 사회진출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 [씨줄날줄] 族의원

    이웃 일본에는 족(族)의원이란 말이 있다.투표로 선출된의회 의원에 ‘족’자를 붙여 만든 조어로 학술 논문에도활용될 만큼 새로운 단어가 되었다.교육이면 교육,노동이면 노동에 전문적인 지식과 실무 경험도 있는 전문가 의원으로 내각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부류들을 특별히 지칭한다.수산업계의 본고장인 홋카이도(北海島) 출신 의원 가운데 ‘수산족의원’이 많고 경제관료 출신은금융족이나 상공족의원이 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족의원이 가시화된 것은 1970년대라고 한다.경제가 고도성장 일변도에서 저성장으로 전환되면서 국부(國富)의 재분배를 둘러싸고 집단간,계층간,지역간 대립과 갈등이 심화되기 시작한 시기였다.집단 혹은 계층간 이기주의가 극단화되면서 행정력으로 조정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 서자 고도의 정치적 협상과 타협이 필요하게 되었다.이른바 쟁점의 정치적 해결사로 족의원이 등장했다는 것이다.고도 성장의 일본 사회를 저성장 맞춤형으로 연착륙시킨활주로였던 셈이다. 우리도 딱히 족의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비슷한 역할을 하는 의원층이 있다.의약분업 과정에서 의약계와 제약계가 첨예하게 대립하자 의사 출신 의원들과 약사 의원들이전문성을 십분 살려 양쪽의 입장을 대변하고 타협안을 도출하는 데 한몫을 하지 않았던가.율사 출신 의원들이 법조계 정서를 대변하는 것이나 경제 관료나 경영인 의원들이경제정책 결정에 관심을 갖는 것도 족의원 활동인 셈이다. 그런데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족의원을 팽(烹)하겠다고 나섰다.국정을 좌우해온 족의원들이 과거 관행에 얽매여 경기침체를 되살리는 획기적인 정책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특정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보다는 전체적인 국익 볼륨을 키우는 데는 걸림돌이라고보았다.기성 정치인들이 ‘말도 안 된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은 물론이다. 일본의 족의원 파문은 정치 역할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운다.일본은 2차 대전의 참패를 딛고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다.족의원 정치로 요약되는 일본 특유의 정치 관행이 훌륭한 견인차가 되었다.그러나 일본 정치가 70년대와는 달리21세기에는제때 탈바꿈하지 못했다.우리는 요즘 지독한집단 이기주의에 시달리고 있다.침체된 경기도 부추겨야한다.그러나 어려움 극복의 견인차가 되어야 할 정치권은소모적인 정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일본의 몸부림이 자극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정인학 논설위원chung@
  • [대한광장] 세계빈곤퇴치와 한국의 역할

    선·후진국간 빈부격차와 개발도상국의 절대빈곤이 21세기의 새로운 과제로 등장했다.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국제사회는 세계평화와 공동의 번영을 추구하기 위해 세계은행 등 각종 국제금융기구를 설립했다.이후 많은 개발도상국은 선진국과 이들 국제금융기구의 지원에 힘입어 절대빈곤으로부터 탈출하는데 성공했다.그러나 하루 1달러도벌지 못하는 최빈층이 아직도 전 세계 인구의 20%에 이른다.하루 2달러로 연명하는 빈곤층도 세계 인구의 50%나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마치 시간이 거꾸로 흘러가는 느낌이다.이러한 최빈층은 굶주림뿐 아니라 아무런 의료혜택을받지 못해 에이즈 등의 질병에 무방비로 방치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저개발 문제는 기본적으로 빈곤의 악순환고리를 끊지 못하는데서 비롯된다.자본축적을 위한 국내저축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진국으로부터 받아들이는 원조는1990년대부터 감소 추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엔(UN)은 2000년 9월 밀레니엄 선언을 통해 2015년까지 세계의 최빈곤층을 반으로 줄이기로 결의했다.이러한 목표가 달성되기 위해서는 개발재원을 효과적으로 동원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자력으로 자본축적의 바퀴를 돌릴 수 없는 최빈국은 우선 원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그러나 선진국의 원조는 유엔이 목표로 하고 있는 GNP의 0.7%에 턱없이 미달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엔은 오는 21·22일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개발재원국제회의를 갖는다.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참여하는 회의에서는 선·후진국간의 새로운 협력관계의 설정을 요구할 예정이다.즉 선진국으로 하여금 원조를 확대하도록 하고 다양한개발재원의 조달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회의의 목적이다.회의는 비단 개발도상국의 개발재원을 효과적으로 동원하기위한 방안을 논의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지난해 카타르 도하에서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가 출범하면서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이 요구하는 무역자유화의 반대급부로개발재원의 조달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했다.그 결과 WTO 뉴라운드는 이른바 도하개발의제(Doha Development Agenda)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다. 이번 유엔 개발재원국제회의에서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몬테레이 합의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이는 향후 세계경제운용의 기조를 설정할 것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경제개발을 위해 개발도상국 스스로의 노력,선진국의 공적원조,직접투자를 포함한 민간자본의 역할,무역을 통한 경제개발의 중요성,그리고 국제금융체제의 새로운 규율에 대한 합의 등을 통해 세계경제의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게 될 것이다.이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유엔을 비롯한 각종 국제기구가 설립되면서 새로운 세계경제의 규범과 질서가 마련되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필자는 민간부문 국제회의에서 우리의 자본자유화 경험과 외국인 직접투자의 성공사례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50년대 미국의 원조에 의존하던 한국이 경제개발에 성공한경험은 오늘날 절대빈곤에 허덕이는 많은 개발도상국에 소중한 귀감이 될 것이다. 특히 한국은 무역을 통한 개방화를 두려워하지 않았고,외국자본을 조달하여 자본축적에 성공하여 이제는 순채권국이 되었다.비록 97년말 경제위기를 맞아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게 되었지만한국의 경제개발경험은 여전히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아직 완전히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였다고 볼 수없다.일인당 국민소득이 아직 세계 30위권에 불과하다.한국도 점차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를 증가시켜 나가야 하겠지만,한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는 원조 그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한국이 지난 반세기 동안 이룩한 놀라울 만한경제개발의 경험을 전수하는데 있다.21세기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한국으로부터 개발경험을 전수받아 절대빈곤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왕윤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국제거시금융실장
  • 매매춘에 짓밟히는 슬픈 여성들

    ■섹슈얼리티의 매춘화-캐슬린 배리 지음/삼인 펴냄. ‘타이의 여자는 순종적이고 고분고분하며 남자를 사랑할줄 압니다.3000달러로 타이 여행과 함께 순결한 신부를 사가세요.’‘필리핀의 여성들은 검고 매끄러운 머릿결과 매혹적인 아몬드형 눈을 가진 아름다운 피조물이다.그런 피조물과결혼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소중한 행복을 얻게 될 것이다.’ 첨단과학과 고도 문명의 시대인 21세기에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유럽 등지에 뿌려지고 있는 광고 문구이다.인류는 지난 100년동안 중세의 참혹한 잔재인 신분제도와 유색인종 차별을 몰아내는 강력한 법률을 제정했다.그러나 여성을 사고 파는 상품으로 취급하는 인식은 전혀 바뀌지 않았고 매매춘은 끝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섹슈얼리티의 매춘화’(삼인)의 지은이 캐슬린 배리는 매매춘의 현장을 직접 취재하며 “여자가 인간인가?”라는 비참하고 슬픈 질문에 도달하게 된다.매매춘 사업의 번창에도불구하고 여자들은 어렵게 번 돈을 포주에게 착취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구타,강간,각종 질병의 위험으로부터도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지은이는 그에 대한 가장 큰이유로 매매춘을 하는 여성을 질 나쁜 가해자로 몰아 사회가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지은이는 총 8장으로 이루어진 책을 통해 매매춘에 대한 이론적,현장적 접근을 시도했다.지난 한 세기동안 매춘의 변천사를 짚어 보고 타이와 필리핀 매매춘의 현장취재를 통해 포주와 매춘 여성의 관계를 알아본다.또 국제법인 ‘성 착취반대협약’을 강제력 있는 국내법으로 도입,여성의 인권을보호한 스웨덴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하고 10대 청소년들의성매매 피해실태를 파헤치기도 한다. 매매춘 반대운동가이기도 한 지은이의 결론은 사회 전체의차원에서 여성이라는 섹슈얼리티 자체가 이미 매춘화하고 있으며 따라서 눈에 보이는 매매춘 현상만이 아니라 ‘섹슈얼리티의 매춘화’라는 숨겨진 구조에 맞서야만 한다는 것이다.지은이는 특히 각국 정부가 매매춘에 대해 취하는 관점을금지주의,관리주의,폐지주의 등 3가지로 나누고 이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후 ‘전략적 비범죄화’라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일체의 매매춘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금지주의의 시각에서는 매매춘 여성이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갖는다.또한 국가가 제한된 구역의 매매춘을 합법화하는관리주의는 매매춘과 포주를 하나의 직업으로 공인하며 심지어 국가가 포주 역할을 하는 셈이 된다는 치명적 문제점이있다.강요에 의한 것이 아닌 한,매매춘에 대한 국가의 간섭을 일체 배제하자는 폐지주의의 관점도 ‘자발’과 ‘강요’의 구분이 어렵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다. 이에 반해 지은이가 제시하는 ‘전략적 비범죄화’는 일체의 성착취를 법률로 금지하되 매매춘 여성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이를 범죄 행위자가 아니라 피해자로 바라보자는 주장이다.이 경우 매매춘 여성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회적 프로그램들은 범죄 피해자에 대해 사회가 마땅히 책임을 감당해야 할 정당한 구제 조치로 자리매김될 수 있다는 것이다.정금나·김은정 옮김.2만원. 이송하기자 songha@
  • “역사를 느껴야 미래가 있다”

    △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1,2 (전국역사교사모임/휴머니스트 펴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파동이 났을 때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등 한국 역사학계가 강력하게 제기,많은 논의를 불러 일으켰던 쟁점은 무엇이었던가.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의 국정교과서제 폐지 요구였다.언제까지 역사를 보는 눈과 해석이 국가기관에서 제시한 것 한가지여야 하는가.7차교육과정의 도입과 함께 고등학교 과정에서 근·현대사 부분에 한해 검인정교과서 체제를 실시하게 됐지만 중학교과정에서는 국정교과서의 유일체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알 수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최초로 현장의 역사교사들이 직접 쓰고 ‘교과서’란 이름을 붙여 내놓은 ‘살아있는 한국사교과서1,2’(중학교과정,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휴머니스트)는그 내용과 함께 그 출판행위의 의미가 결코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우선 그 내용부터 보자.이 ‘교과서’는 1권이 ‘민족의형성과 민족문화’란 제목아래 선사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를 다루고 2권이 ‘21세기를 넘어 새로운 미래로’란 제목아래 근현대사를 다루고 있는데 역사를 보는 관점부터기존 국정교과서와는 차별화된다.즉 국정교과서가 하나의정설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데 비해 새 ‘교과서’는 학생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열린 교과서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서술 방식도 단순한 연대기 방식이 아니라 주제 중심의 접근을 함으로써 각각의 주제에 대해 집중적인 탐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김육훈 서울 상계고역사교사는 “지금까지 역사교과서는 외울 것만 많은 교과서,죽은 지식을 나열한 닫힌 교과서였다.”고 말하고 “학생과 교사들이 자유롭게 만나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토론할 수 있는 삶이 담긴 교과서를 만들고 싶었다.”고 작업 취지를 설명한다. 88년 창립된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이러한 교과서는 또한현장 교사가 써야 한다’고 결론 짓고 2001년 4월부터 편찬 작업에 착수,200여명의 교사와 연구자들이 50여 차례모임을 가지며 내용 검토 작업을 벌인 끝에 5명의 교사가최종 집필을 했다. 현재의 국정교과서 체제 아래서 새 ‘교과서’가 학교에서 정식 교재로 채택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 교과서는 구체적인 ‘대안교과서’의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역사교과서의 검인정 전환을 촉구하는 행동의의미를 갖는다.또한 교육현장의 교사들이 자신의 경험과감각,학생들의 관점을 살려 교과서 집필의 주체가 됨으로써 학계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우리나라 역사교과서 편찬에 새로운 형태를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현재 전국역사교사모임에 가입해 있는 역사교사는 전체 6000명중 3분의 1선인 2000명.많은 교사들이 부교재로서 이교과서를 사용할 가능성은 있다.이 경우 이 교과서는 교사의 교재선택권에 대한 논의도 촉발시킬 수도 있어 앞으로의 여러가지 파장이 주목된다.각권 1만2000원. 신연숙기자 yshin@
  • 장승우 예산처장관 “민영화 시간표대로 간다”

    공기업 민영화 주무부처인 기획예산처 장승우(張丞玗) 장관이 13일 “민영화와 철도 구조개혁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철도파업 사태 이후 민영화가 사실상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곳곳에서 제기되자 ‘방침 불변’을 강조하고 나섰다. 장 장관은 대한상공회의소 조찬 강연을 통해 “민영화는 공공부문의 경영효율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미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방침이 확정된 상태”라며 “민영화 이후 요금인상 등의 문제는 경영효율성 제고와 경쟁을 통해 흡수하고부당한 가격인상에 대해서는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장 장관이 밝힌 올해 재정운용 방향과 공공개혁 추진계획을 요약한다. [공공개혁은 계획대로] 한국통신 등 5개 공기업 및 철도 민영화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금융·자본시장 여건을 감안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원활한 매각을 추진하고 국회에 제출된 주공·토공 통합법안,가스공사 민영화 및 철도구조개혁 관련 법안의 조기 입법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통신은지난 7일 선정된 주간사를 통해 상반기 중 정부 잔여지분 28%를 매각할 계획이며 담배인삼공사도 13일 주간사를 선정,한통 매각시기 등을 감안해 민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장 장관은 “최근 민영화와 관련된 공기업 파업사태를 조기 수습하고 임금협상과 단체교섭은 월드컵 이후로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노사정 대타협으로 노조측에서 상반기 중 무쟁의를 선언할 경우 우리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해외시각을 일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말했다. [재정운용은 탄력적으로] 지난 해 4·4분기부터의 회복세가이어지고 있는 우리 경제는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를 감안,지난해처럼 재정전반에 걸친 집행활성화 대책을 추진하거나 단순히 재정투자사업을 조기에 집행하는 데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상·하반기 균형된 자금집행으로 상반기에 저성장,하반기에 본격 경기회복이라는 전체 흐름과 조화롭게 운영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21세기 지식·정보화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도록 연구개발,정보화,교육 등 미래대비 투자를 확대하는 등 재정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충에 주력할 방침이다.성장잠재력 확충과 지속적 성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으로 적정 수준의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고 시장금리를 안정시키는 데 주력,물가안정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함혜리기자 lotus@
  • [씨줄날줄] 항공우주군

    현대전은 과거의 화력 및 기동 중심의 전쟁과 달리 첨단전장감시체계가 주도하는 정보전이다.지금 진행되고 있는아프간 전쟁도 첨단 과학기술로 치르는 전쟁이다.미국은우주에다가 군사위성을 띄워 놓고 공중조기경보기와 무인정찰기를 동원해 군대의 이동은 말할 것도 없고 30㎝ 크기의 목표물과 이들이 내는 소리와 온도까지 식별해 낸다.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전폭기들이 목표물을 공격하고 마지막에 지상군이 투입된다.마치 ‘스타크래프트’ 게임과 같은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2일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공군은 과학군·정보군의 핵심 전력이 돼야 한다. ”면서 “21세기 항공우주군 건설을 실현해 나가는 데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지난해 해군사관학교졸업식에서는 ‘대양해군’ 건설을 거론하기도 했다.항공우주군과 대양해군의 개념은 남북 대치상황의 한반도 전장개념보다 범위가 한층 넓다. 지구상에서 국익충돌과 전쟁이 사라지지 않는 한 물리적 군사력과 국가안보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것이다.그런 면에서 통일 이후의 한국까지 생각하면 우리도 항공우주군과 대양해군을 보유해야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우리가 항공우주군을 만들려면 한반도 주변의 우주통제및 감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군사위성과 공중조기경보기,무인정찰기,고성능 전투기,유도무기 등 갖추어야 할 것이너무 많다.또 대양해군이라고 불리려면 원거리 작전이 가능한 소형 항공모함과 이지스함 정도는 갖추어야 한다.지금 공군이 도입하려는 차기전투기 1대 값만도 1000억원을육박하는 상황이고 보면 항공우주군과 대양해군을 건설하고 유지하는 데는 상상할 수도 없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주변국들도 우리의 항공우주군과 대양해군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 우리 군은 이제 겨우 차기전투기 도입 단계에 있고공중조기경보기와 이지스함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수준에머무르고 있다.실제 항공우주군과 대양해군이 되려면 무엇보다 경제력이 뒷받침되고,첨단 기술수준을 높여 무기도입의존비율을 낮추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이런저런 상황을돌아보면 김 대통령과 우리군의 의욕과 목표는 든든하지만 현실성은 좀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어쨌든 국가 경쟁력과 안보는 우리가 절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
  • “21세기 항공우주군 건설 실현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2일 “공군은 ‘과학군' ‘정보군'의 핵심전력이 돼야 하며 무기체계를 계속 첨단화하고 인력을 한층 정예화해야 한다.”면서 “21세기 ‘항공우주군' 건설을 실현해 나가는 데에도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북 청원에서 열린 제50기 공군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공군력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며 평시에도 가장 효과적인 전쟁억지력”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대통령은 또 “가장 중요한 것은 80일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의 성공”이라며 “우리 군이 월드컵의 안전과 한반도평화를 지키는 최선두에서 막중한 사명을 완수해 줄 것을 각별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졸업식에는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이남신(李南信) 합참의장,김대욱(金大郁) 공군참모총장과 각계 인사 등 4200여명이 참석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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