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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악언론인회 23일 창립총회

    서울대 동문 언론인들의 모임인 관악언론인회(주비위원장 南仲九·사진·동아일보 21세기 평화연구소장)는 오는 23일 오후 7시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창립총회를 갖는다.
  • [외교관 통신] 양봉렬 휴스턴 총영사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 15일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 체제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함으로써 미국의 대 이라크전은 사실상 미국의 승리로 끝이 났다.미국의 대 이라크전을 두고 일각에서 ‘석유전쟁’이라고 비난한 배경에는 부시 대통령이 석유의 고장 텍사스 출신이라는 점도 일부 기여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대통령 3명 배출… 막강 정치파워 자랑 텍사스는 어떤 곳인가.텍사스는 미국의 21세기를 선도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이다.먼저 미국을 미국답게 만든 특성,즉 광활한 대지,다양성,낙천적이고 자신만만한 태도,물질주의와 큰 스케일 그리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능력 등이 텍사스와 ‘텍산’(텍사스 사람)에게서 그대로 발견되기 때문이다.텍사스의 막강한 영향력은 미국의 정치를 보면 알 수 있다.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워싱턴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텍사스 마피아’라고들 한다.텍사스는 2차 대전 이후에만 3명(존슨,부시 전 대통령 포함)의 대통령을 배출하는 등 현재까지 막강한 정치적 파워를 형성하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텍사스는 미국의 미래경제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휴스턴은 미국에서 4번째로 큰 도시로 세계 주요 석유 메이저들의 본부가 있고,석유화학공업이 발달해 세계 에너지 수도로 불린다.휴스턴은 또한 우주도시로도 불리는데,지난 2월 컬럼비아 우주선 폭발사고가 발생해 희생된 7명의 우주인 영결식이 거행된 존슨우주센터가 바로 이곳 휴스턴에 있기 때문이다.주의 수도인 오스틴은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첨단산업단지로서 미국 3대 정보산업메카다.북쪽의 댈러스는 미 대륙의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으로 물류·교통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日, 양측 기업인간 경제협의회 구성 활동 1994년에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영향으로 텍사스 경제는 더욱더 역동적으로 변해가고 있다.이는 텍사스가 멕시코와 2000㎞에 이르는 긴 국경을 접하고 있어 멕시코와 미국간 무역의 70% 이상이 이곳 텍사스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텍사스의 개방성과 다양성은 이와 같은 텍사스의 정치적·경제적 활력을 더욱더 성숙시킴으로써 21세기 미국을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텍사스와 우리의 관계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미 상당한 수준의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연간 교역이 50억달러를 넘어 한국의 주 교역상대다.또한 상호 투자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예를 들면 삼성반도체가 13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오스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고,‘론 스타 펀드’라는 텍사스 투자회사는 지난 99년부터 17억달러 이상을 한국에 투자하고 있다.10여만명에 이르는 우리 동포들은 댈러스·휴스턴·샌안토니오·오스틴 등 주요 도시에 밀집,거주하고 있다.하지만 텍사스와 우리 한국 기업들의 협력 채널은 아직 구축되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일본은 오래 전 텍사스와 양측 기업인간 경제협의회를 결성해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있다.워싱턴을 움직이는 미국의 미래 도시 텍사스와 우리 미래를 차근차근 엮어 나가는 노력을 해야겠다. ●양봉렬(梁峰烈·51) 총영사 서울대 정치학과,외시 12회,사우디 1등서기관,여권 1과장,호주 참사관,외무인사기획담당관
  • 대입특집 / 대학별 요강

    한양대 한양대의 2004학년도 신입생 선발전형 핵심은 ‘자율학습능력 여부의 평가’다.뛰어난 창의력과 논리력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프로젝트를 창출해낼 수 있는 사람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전공적성과 학습능력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검사를 중요시한다.이 검사도구들은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전공적성검사는 언어능력,사고공간,감성검사 등 3대 분야로 나눠 각 50분 동안 실시된다.언어능력 검사는 언어를 정확하게 사용하는 능력과 언어추리 능력 등을 측정한다.사고공간 검사는 학생들의 귀납적 추리력을 평가하는 것으로,일정한 논리적 원리를 추리해내는 능력과 2차원과 3차원의 관계를 정확히 이해할 줄 아는 능력이나 상황을 전체적으로 판단하여 그 오차를 식별할 줄 아는 능력을 측정한다.감성검사는 학생의 정서적 갈등을 측정하고 자신의 상황에서 책임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한양대는 올해 수시모집의 경우 선발인원을 30.4%에서 35%로 늘렸다.지난해보다 평가성능이 향상된 새로운 모델의 전공적성검사도 도입했다.수시 1학기와 수시 2학기-Ⅰ 전형은 1단계에서 전공적성검사로 3배수를 뽑은 뒤 2단계에서 전공적성 40%,심층면접 40%,학생부성적 20%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수시 1학기에서는 세계화,21세기 한양인,발명특허등록자,벤처기업가,예체능 우수자 등 5개 전형에서 신입생을 선발한다.모집 인원은 서울캠퍼스 334명과 안산캠퍼스 215명 등 전체 모집정원의 10%인 총 549명이다. 학생부는 인문계·예체능계는 국어와 사회·영어를,자연계는 수학·과학·영어를 반영한다.체육학과의 경우 수시에서 특기자 실기가 폐지되고 대신 대회성적 60%,면접 40%로 선발한다.디자인대학은 포트폴리오를 폐지하고 내신과 상장만으로 평가한다. 중앙대 중앙대는 올해 수시 1학기 모집에서 인문·자연계열 모집정원의 10%인 441명을 선발한다. 전형방법은 2단계다.1단계에서는 학생부 교과성적만으로 3∼5배수(서울캠퍼스 5배수,안성캠퍼스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는 학업적성논술 70%,심층면접 30%로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학업적성논술은 고교 교과과정 수준에서 통합교과적인 문제가 제시된다.객관적인 논리와 함께 수험생들이 자신의 주장을 얼마나 조리있게 표현하느냐를 평가한다.시험 시간은 120분이다. 심층면접은 인성과 지성 두 분야에서 학구적 잠재력과 진로인식,심리적 특성 등을 기준으로 다양한 테스트가 이뤄진다.때문에 수험생들은 자신이 지망한 분야에 대한 지식과 함께 진로까지 구체적으로 준비해놓는 것이 좋다.면접위원 2∼3명이 3∼4명의 수험생들의 조별 면접을 실시한다.중앙대는 입학원서 외에 추천서나 자기소개서,학업계획서 등 일체의 서류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학생부 반영은 비교과 영역을 배제하고 교과성적만으로 평어를 반영한다. 중앙대는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예비대학(Pre-University)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교장 추천을 받은 고2 학생들을 6일 동안 영어와 수학,인문학,과학기초 과목을 가르친 뒤 평가를 통해 이듬해 중앙대에 지원할 때 ‘예비대학 수료자 수시모집 특별과정’ 지원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이다.올해에는 서울과 안성캠퍼스에서 각 20명과 10명을 예비대학특별전형으로 선발한다. 경희대 경희대는 수시 1학기 모집에서 모집 인원을 대폭 늘려 서울캠퍼스 270명,수원캠퍼스 244명 등 모두 514명을 선발한다. 소질과 적성을 중시하는 전형으로 어학우수자를 선발하는 ‘국제화추진 전형’은 105명을 뽑는다. 토플이나 토익 우수자(수원캠퍼스는 TEPS 포함)를 대상으로 공인성적 90%와 심층면접 10%로 선발한다. 서울캠퍼스의 경우 토플 237점 이상,토익 850점 이상이어야 한다. 수원캠퍼스는 토플 220점 이상,토익 780점 이상 또는 텝스 720점 이상이 최저학력기준이다. 사회적 지도자로 양성하기 위한 리더십이 탁월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영예학생 전형’은 학년 학생회장이면 지원이 가능하며 총 100명을 선발한다.반영교과의 평균 평어가 3.5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다. 2004학년도 수시 1학기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특정과목 우수자 전형’은 305명을 선발한다.반영비율은 상향조정된 학업성적 논술 50%를 포함해 학생부 30%,면접 20%이다.서울캠퍼스의 인문계열에서는 사회교과군,자연계열에서는과학교과군의 모든 세부과목 평균평어 성적이 4.5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다. 경희대측은 수시 모집에서는 논술과 면접을 기존의 획일적 사고보다 자유로운 사고를 통해 마음을 여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 편집자에게/ 정치권·언론 호남소외 부추겨선 안돼

    -“정치권 ‘참여정부 호남 푸대접’논란”기사(대한매일 4월12일자 5면)를 읽고 참여정부 출범후 이라크전쟁 한국군 파병을 둘러싸고 한동안 혼란스러웠던 사회 분위기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자 또다시 1급이상 고위공직자의 지역편중 인사 문제가 거론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더욱이 출신지를 떠나 사회통합을 이끌어 나가야 할 정치권과 일부 언론 등에서 연일 이러한 여론을 부추기는 듯한 인상을 줘 안타까움을 더한다. 인사에서 중요한 것은 출신지 비율이 아니라,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사회에서 유효적절하게 대응할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했느냐의 문제일 것이다.굳이 인사에 관해 따지고 검증한다면 출신지보다는 그 사람이 가진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했으면 한다.지금은 지역과 당파를 따져 견제하는 조선시대가 아니라 21세기 세계화 시대이다.이젠 우리 국민의 사회적·정치적 의식도 크게 성장하여 무엇이 옳고 그른지 충분히 판단할 능력을 가졌음을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혹시라도 인사권자가 능력과 도덕성을 배제하고 출신지를 염두에 둬 인사하였다면 시정해야 하겠지만,그러지 않고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유능한 인재를 우선 발탁했다면 우리 국민은 지역을 떠나 그들을 믿고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어야 한다. 김영천 전남 고흥경찰서
  • NGO / ‘국민의 힘’ 왜 주목받나

    시민단체들은 국민의 힘이 지난 2월 창립 후 한달여만에 2200여명의 회비납부 회원을 모집한 것에 주목하면서 국민의 힘이 21세기 시민운동의 새로운 모델이 될 가능성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회비납부 회원이 주류 단기간에 모인 자발적인 회원들은 그동안 ‘시민없는 시민단체’라는 비난속에 허덕이고 있는 기존 시민단체의 부러움을 독차지하고 있는 부분이다.지난 2월 창립 이후 매일 50~100명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14일 현재 회원은 2200여명에 이른다.회비는 회원들의 자율 납부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60% 이상이 납부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결정은 인터넷 투표를 통해 국민의 힘은 정관에 ‘인터넷 투표는 최고의사결정 기구’라고 명시하고 있다.실제 모든 활동과 의사결정은 인터넷 투표를 통해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한다.또 단체 대표의 추천과 선거운동,투표 등이 인터넷으로 이뤄지고 있다. 인터넷 추천을 받은 대표일꾼 후보 4명이 인터넷을 통해 치열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후보로는 네티즌 30명의 추천을 받은 ‘무착’(이경섭·44·조아세 운영위원)과 ‘늘비’(26명 추천·김석종·44·중소기업 부장),‘싸리비’(24명·정청래·38·말지 객원기자),‘조원봉’(15명·조원봉·45·전 개혁국민정당 당원),포청천 등 5명이었으나,최근 포청천이 출마를 포기해 4명이 경합 중이다.투표는 지난 3일 오후 6시 이전에 가입한 회원 1919명을 대상으로 오는 18일 실시된다.대표일꾼은 선거로 뽑은 3명과 운영위원회 추천자 2명을 포함해 모두 5명이 공동으로 맡게 된다. 이 단체의 의사결정은 인터넷 게시판에 뜬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이뤄진다.필요할 경우 인터넷 투표가 활용된다.회원가입시 실명확인을 거치지만 활동은 필명으로 할 수 있다. ●새로운 시민운동의 시험대인가 함께 하는 시민행동의 하승창 사무처장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펼치던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시민단체의 틀에 담아내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면서 “잘못된 정치풍토를 바꿔 나가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경실련 고계현 정책실장도 “인터넷을 매개로 한 새로운 시민운동의 영역을 개척하는 시험대일 수 있다.”면서 “일부 순수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여론에 의해 평가를 받고,잘못된 활동은 여론에 의해 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 참여정부 50일 좌담 /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 - 원칙 중시 실사구시型

    노무현 정부가 15일로 출범 50일째를 맞았다. 역대 대통령한테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파격적 언행은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대통령이 직접 기자들에게 장관인선 내용을 브리핑하고, 평검사와 토론을 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파격을 넘어 충격으로 다가왔다.대통령이 대북송금 특검제를 수용함으로써 여당 대신 야당의 손을 들어주자 여당이 공개적으로 대통령에게 반발하고,대통령이 이라크전 파병동의안의 국회통과를 촉구했음에도 여당의원들이 더 많이 반대를 하는 대목에 가서는 국민들은 ‘입법권 독립’이라는 기대 못지않게 ‘정치불안’을 연상시키는 일이 많았다. 이쯤에서 우리는 과연 민주주의 체제 아래서 대통령의 리더십은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하는지를 짚어볼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에 대한매일은 지난 50일간 노무현 대통령의 통치행위를 진단함으로써 향후 우리사회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대통령 리더십’의 모델을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14일 열린 좌담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을 거쳐 지금은 국가균형발전위원장으로서 참여정부의 핵심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성경륭 한림대교수와 대통령학의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는 함성득 고려대 교수가 참여했다. 대한매일 이경형 논설위원실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에서 두 전문가는 지금 우리사회가 대통령 리더십 변화의 출발점에 서있다는 데 공감하면서 보다 민주적이고 원칙에 입각한 통치방식이 지속적으로 정착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두 사람은 또 노 대통령의 리더십을 ‘실용적 리더십’으로 칭했다.어떤 이념이나 정파,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실사구시적 리더십이라는 평가다.다음은 좌담 내용. 1. 대통령 리더십 무엇인가 사회자 우선 민주주의 체제에서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대통령의 리더십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총론적으로 말해달라. 성 위원장 노태우 대통령 이후 민주주의의 제도는 갖춰졌지만 성과는 답보상태다.리더의 몫은 사회 각 영역에 존재하는 다양한 의견과 갈등을 조절하고 사회를 한발짝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그런데 원론적으로 말해 이 부분이 취약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95년도에 한번 1만달러를 넘었다가 지난해 다시 넘었다.8년동안 1만달러에서 오락가락한 게 전체적으로 리더십에 문제를 일으켰다.새 대통령이 이 문제를 인식하고 우리사회를 한발짝 나아가게 해야 한다. 함 교수 노 대통령이 취임한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스타일의 리더십을 창출할 호기다.노무현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이 될 수 없다.당권·대권 분리와 상향식 공천 제도 도입으로 공천권이 없다.또 무기로 삼을 지역도 없고 돈도 없다.따라서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왕적 대통령은 권위주의적인 명령자였다.행정과 국가관료를 바탕으로 하는 ‘행정적 리더십’이 요체였다.하지만 앞으로 대통령은 타협과 협상을 통해 사회갈등을 조정하는 조정자가 돼야 한다.결국 행정을 효율적으로 다루는 것보다는,여야관계를 잘 이끄는 ‘입법적 리더십’이 요체가 됐다.다른 말로 ‘디지털 리더십’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성 위원장 독재권력과 대항하는 과정에서 양김씨 등 민주지도자에게 알게 모르게 공산권에서 보이는 지도자 숭배 현상이생겼다.일사불란한 수직적 명령체계였다.반면 노무현 정부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일하는 수평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눈에 잘 안 띄지만 실제로 상당히 수평적이고 권한 위임형 리더십이다. 사회자 새로운 리더십 등장과 21세기 한국의 국가과제를 연결해 얘기해보자. 노 대통령이 성취해야 할 우리사회의 과제는 무엇인가. 함 교수 민주주의 제도가 발전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문제가 있다.실질적으로 돈 안 드는 정치를 정착시켜서 정치를 안정화한 뒤 경제번영의 계기를 마련하는 게 직면한 과제다. 성 위원장 역대 정권별로 성과가 있었다.박정희 정권이 산업화시대였다면,김영삼 정부는 민주화시대,김대중 정부는 남북화해·정보화시대라 할 만하다.다음단계는 선진화시대다. 우리나라 경제는 지금 세계 12위권이다.일각에서는 2020년쯤이면 한국이 G7에 진입할 가능성 있다는 얘기도 한다.이처럼 지난 반세기 동안 양적인 면에서는 부끄러운 게 없었다.박정희 정권때 1인당 국민소득 80달러에서 시작,지금은 1만달러를 넘지 않았나. 그러나 질적인면에서는 부끄러운 게 있다.이 부분에서 선진화가 필요하다.자부심 갖고 외국인 만나서 떳떳하고 자랑스러우려면 고치고 바꿀 게 많다.전통문화적 요소를 바탕으로 인권과 민주주의 등 서구의 보편적 가치를 수용해 뭔가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게 노 대통령의 당면과제다. 함 교수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선진화의 주축은 역시 정보화가 아니겠는가.양적 측면에서 축적된 정보를 활용하면 새로운 생산적인 면을 많이 창출할 수 있다.질적인 면에서도 정보화하면 돈이 적게 든다.장외정치 안 해도 된다.커뮤니케이션이 쌍방향으로 될 수 있고,국가도 균형발전할 수 있다. 성 위원장 대통령이 실수할 수도 있다.과거에 대통령한테 요즘처럼 대한 적이 없는 것 같다.과거에는 언론이 대통령을 뭔가 보통 사람과 다른 거룩한 존재로 숭배했다.하지만 이제는 대통령이 평범한 사람중에서 됐다.거대구조보다는 생활구조 속에서 이웃의 한분이 된 것이다.이처럼 시대가 바뀌었다는 점을 언론이 제대로 이해하고 전달할 필요가 있다. 함 교수 우리 국민이 노 대통령을 뽑은 것은 지난 대통령들이 너무 권위적이고 권력을 남용한 데 따른 반작용이다.그러나 국민들은 막상 대통령이 너무 탈권위적이니까 어색한 것이다.또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사전에 경험이 없는지라 너무 파격인가 주저하기도 하고.이같은 어색함이 불안한 만남처럼 느껴졌는데,이제부터는 자연스러운 만남으로 바뀌어야 한다. 2. 어떤 특징 보이나 사회자 리더십의 요체는 용인술,즉 인사라고 볼 수 있다.노 대통령은 사람을 쓸 때 코드(Code:국정철학)가 맞는지 안 맞는지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또 의욕이 충만해서 그런지 청와대 비서실을 확대해서 한때는 ‘권력 비대화’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성 위원장 노 대통령의 가장 큰 특징은 원칙을 중시한다는 것이다.내가 대통령에게 끌렸던 부분도 이분이 원칙 때문에 손해날 일을 계속했다는 것이다. 취임후에도 대통령은 틈날 때마다 장관들과 워크숍하고 모여서 토론한다.이렇게 하는 것은 대통령이 일일이 지시를 못하니까 전체의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일환인 것 같다.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사고하게만들고 뛰게 만드는 방법이다.굉장히 목표지향적이다. 함 교수 노 대통령은 한국 최초의 법조인 출신 대통령이다.또 장관을 지내본 대통령이다.이 두가지가 통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취임 전 대통령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대통령이 “보수 언론이 나를 대단히 불안한 사람으로 보는데,나처럼 원칙을 지키고 미래가 예측되는 사람이 어디 있나.”라고 말하더라.노 대통령은 원칙 있는 실용주의자다. 인간 노무현의 가장 중요한 노선은 실용주의다.놀라운 사실은 이 분은 뭐든지 빨리 배운다.자신이 컴퓨터를 접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정도다.장관을 임명할 때도 경제냐 비경제냐로 나눈다.경제는 안정을 중요시해 비개혁적인 사람을 앉혔고,비경제 분야에는 개혁적이고 파격적인 요소를 반영했다. 철저히 둘로 나눠서 이끌어가는 부분 보면 대단히 실용적이다.한·미관계도 명쾌한 승부수를 던졌다.자존심의 문제와 생존의 문제란 논리를 제시하면서 “생존이 더 급하니까 자존심은 나중에 하자.”라고 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도 실용주의자라고 볼 수있는데,그 차이점은 DJ가 정치 9단으로서 말을 바꿀 수 있는 실용주의라면,법조인 출신인 노 대통령은 원칙이 있는 실용주의를 강조한다.그러니까 장관을 임명할 때 임명 대상자가 걸어온 길을 본 뒤 신뢰가 생기면 그것을 바탕으로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성 위원장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토론하다가 이런 일이 있었다.부처 합동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문화부장관,생활체육이 활성화되면 복지부의 건강재정보험에 얼마나 도움이 됩니까.”라고 물어 깜짝 놀랐다.학자들도 그런 질문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내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데,맞는지 틀리는지를 여러 전문가들이 검증해 달라.”는 식이다.과거에는 대통령이 방향을 제시하면 교조화돼서 그걸 뒷받침하려고 억지논리를 개발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스스로 논리를 고착화시키지 않는다.가설로 내놓고 “검증해달라,다른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한다.일하는 사람들한테 큰 짐을 덜어주는 것이다.다른 얘기를 할 수 있으니까.그러니 토론에서 여러 대안이 제시된다.꾸준히 학습하고 토론하는 것, 아무도 노 대통령이 부시 미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이라크전을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 못했다.노무현 지지그룹이 반대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노 대통령은 실용주의자니까 할 수 있었다.일부 외국언론이 노 대통령을 가리켜 포퓰리스트(대중인기영합주의자)라면서 한국투자가 어렵다고 하는데,정말 몰라도 너무 모른다.노 대통령은 그때그때 상황에 가장 맞는 판단을 하려 한다. 3. 대국민토론 효과는 사회자 대통령이 평검사와의 직접 토론을 벌이는 등 국민을 직접 상대하는 데 대해 찬반양론이 있는데. 성 위원장 노 대통령의 리더십의 큰 축 가운데 하나는 정면승부하는 것이다.검사들 문제도 갈등이 계속되면 심각하니까 대화해서 정면으로 푼 것이다.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임에는 틀림없다. 함 교수 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개인적으로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그런데 그날 농민대회에 갔다가 계란을 맞고 왔더라.한나라당 이회창후보는 안 갔는데,이분은 알면서도 가서 맞고 들어왔다.하지만 그때는 후보였다.지금은 대통령이다.선거운동할 때와 통치할 때는 다르다.전면에 나서는 것은 선택적으로 해야 한다.국민들로 하여금 ‘대통령이 모든 문제의 해결사구나,일개 검사도 만나주는데 내가 교원노조의 장이면 당연히 대통령을 만나야지 왜 장관급하고 만나냐.’라는 생각이 들게 하면 안 된다. 성 위원장 그때는 대통령이 비상한 방법으로 풀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대통령이 그런 모범을 보이니까 이후 노동부장관도 창원에서 두산중공업 문제를 직접 들어가서 풀지 않았나.폭발직전인 엄청난 갈등을 현장에서 풀었다고 한다.결국 평검사 토론회는 굉장히 적절했다고 본다. 함 교수 평검사 토론회는 잘 끝났으니 좋은데,그다음 국회연설에서 KBS사장 문제를 거론한 것은 잘못되지 않았나.지금 책임총리가 안보인다.장관이 안 보인다.대통령이 나서기 때문이다. 4. 국회와의 관계 사회자 당정분리로 대통령이 여당을 좌지우지하지 않는 데서 행정부와 입법부의 위상을 재정립하려는 모습이 엿보인다.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대통령의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함 교수 50일동안 가장 잘한 것을 고르라고 하면 대국회·정당 관계다.정말 획기적이다.무엇보다 역대 대통령들이 했던 인위적 정계개편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야당당사를 방문하고 원내총무와 대화하는 것은 새로운 여야관계의 이정표를 만든 것이다.불과 50일만에 이 정도 이정표 만든 대통령은 없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성 위원장 국가와 국민 사이의 민주주의가 1차 민주주의라면,국가 기관끼리의 민주주의는 2차 민주주의다.직선제로 1차 민주주의가 달성됐다고 보면,지금은 2차 민주주의가 진행중이다.과거 대통령들은 행정·사법·입법의 3권을 다 갖고 있었다.지금은 대통령이 여당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고 국회도 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3권분립,즉 2차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국민의 정부보다 더 어려운 상황인데도 총리인준을 받았고,파병동의안도 통과됐다.대통령이 야당을 존중하고 진정한 국정의 파트너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리더십은 ‘통치’보다는 ‘협치’라는 말이 적절할 것 같다.지금은 국가적 사안에 대해 여야의 정파를 뛰어넘는 공동 협치의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이런 흐름이 외교안보통일분야에서 앞으로 경제분야로까지 확장되면 소수정부로서 상당히 국정관리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함 교수 그러나 불만족스러운 점도 있다.취임초 너무 바빠서 그랬는지 몰라도 대통령이 정치개혁을 시도하는 실마리가 안 보인다.지금쯤이면 대(對)여야 협상이 이뤄져야 하는데,민주당 내에서조차 틀이 안 보인다.당장 내년에 총선이 있는데 좀더 속도감 있게 해야 되지 않겠나. 사회자 당정분리로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가 어렵기 때문은 아닐까. 성 위원장 지금은 3권분립을 제대로 하는 구조라 굉장히 조심하고 있는 것이다.의견은 내놓고 있지만 더 적극적인 역할 못하고 있다.양당은 기득권에 발목이 잡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이런 때 시민사회가 나서야 한다.의아하게 생각하는 건 시민단체가 뭔가 적극적으로 발언해야 하는데,근본적인 정치제도개혁 얘기가 안 나오고 있다. 함 교수 정치개혁을 하지 않으면 노무현 정부의정체성에 위기가 온다.대통령이 “지역구도를 깨뜨릴 수 있는 선거제도를 도입하라.”고 적극적으로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국민이 뽑을 때 가장 바라는 것이 정치개혁이었다.대통령이 좀더 진지하게 문제를 생각해야 된다. 5. 공직사회 개혁방향 사회자 노 대통령은 공무원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개혁하려고 한다고 보나. 성 위원장 공무원이 개혁 대상이라는 표현은 잘못됐다.공무원사회의 문제는 사람 문제가 아니고 잘못된 관행의 문제다.나는 ‘나쁜 시스템’이 ‘나쁜 행위’를 만든다고 본다.사람을 개혁 대상으로 볼 수 없다. 미국 클린턴 행정부가 개혁 작업할 때 동원한 초기 기획그룹이 대부분 공무원들이다.자기 문제를 자기들이 더 잘 알기 때문이다.공무원들을 개혁의 주체로 바로 세워주는 것,공무원들을 인정해 주는 것,그들에게 스스로 바꿀 게 없는가라고 질문하고 자각하고 바꾸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개혁대상으로 몰아가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함 교수 정부개혁과 관련해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새 정부 들어 청와대 인력이 93명이나 늘었다는 점이다.이렇게 되니 일반 부처도 너도나도 증원을 요청해 놓았다고 한다.공무원은 늘려놓으면 줄이기 힘들다.책임장관제의 씨앗은 잘 안 보이고 행정부는 비대화되는 게 걱정이다. 성 위원장 청와대 인원이 늘어난 것을 긍정적으로 보면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다. 함 교수 노 대통령의 공약은 지방화인데,중앙행정부가 이렇게 비대화된다면 지방화는 물거품이 될 것이다. 6. 바람직한 외교 리더십 사회자 노 대통령의 직설적 화법이 민감한 외교전선에서 악영향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대통령의 발언은 최종단계여야 한다는 지적도 많은데. 함 교수 노 대통령은 자존심의 외교를 강조해서 당선됐다.그런데 취임후 지금까지 외교는 자존심의 외교를 지양하고 생존의 외교를 우선시하는 쪽으로 변이됐다.이 과정에서 많은 수사적 물의라면 물의가 있었다.그러나 생존의 외교를 펼치고 있는 점은 평가해줘야 한다.대통령은 대미외교가 경제와 직결된다고 느끼자 시민단체의 반대를 뚫고 이라크전 파병을 밀고 나갔다.대단한 변화다. 하지만 외교적 수사 없는 직설적 표현은 외교에서 안 좋다.참모를 충분히 활용하는 게 좋다.지금은 국제적 지도자로 발돋움하는 진통으로 보고 국민들이 좀 기다려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성 위원장 직설 표현이 많다는 점은 나도 인정한다.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전략적 모호함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본다. 함 교수 지금까지 노 대통령은 탈권위주의적이고 진취성,진솔한 면으로 인정받았다.그러나 국제적 지도자는 세련미와 품격,중후함,신중함이 있어야 한다.이것이 글로벌 리더의 요소다.자신이 이 문제를 체화해야 한다. 7. 대언론관계 사회자 새 정부 들어 언론과 불편한 관계가 표출되고 있다.노 대통령으로서는 여론정치가 중요한데,나쁜 영향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함 교수 왜 이 시기에 대언론 작업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노 대통령은 기존 보수언론에 대한 피해의식이 좀 있는 것 같다.자신의 본모습이 대단히 왜곡된다고 보는 것 같다.방송보다 보수 활자매체가 불안정한 이미지를 고착화시켰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편향성이 있는 것이다.신문보다는 방송에치중하는 게 보인다.오보와의 전쟁도 해야 되지만,매체 특성에 따라 그러는 건 문제다.다른 복잡한 일도 많은데 언론부터 손을 대면 여론을 양분화시킬 우려가 있다. 8.노대통령에 거는 기대 사회자 결론적으로 노 대통령은 어떤 리더십을 지향해야 하는지 정리해달라. 성 위원장 이 시대에서 대통령은 일종의 북극성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국민을 지배하는 게 아니고,국민에게 방향점이 돼달라는 것이다. 함 교수 노 대통령에게는 지금이 위기이자 기회다.국민이 민주화 대통령한테 실망한 것은 부정부패였다.이것만 제대로 해도 대단한 업적으로 남을 것이다. 미국의 위대한 지도자에게는 보수도 진보도 없었다.루스벨트 대통령은 보수와 진보를 뭉뚱그려 루스벨트 이념 만들었다.그게 ‘뉴딜정책’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집권 초기 너무 많은 일을 하려 했고,자신이 너무 나서서 실패했다.노 대통령도 사소한 일보다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정리 김상연 박정경기자 carlos@ 함성득 고려대 교수 ·미 카네기 멜론대 박사 ·조지타운대 교수 ·한국 대통령학연구소장 ·한국의회발전 연구회 상임이사 성경륭 한림대 교수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미 스탠퍼드대 박사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16대 대통령직 인수위원
  • [열린세상] 야만으로의 회귀

    미국의 패권주의가 횡포를 부리고 있다.미대륙을 정복한 조상들의 후예답게 그들은 전세계를 초법적인 헤게모니 싸움판으로 전락시키고 있다.이 싸움판에서 인간은 보이지 않는다.초강대국이 필요로 하는 전리품만이 소중할 뿐이다.국제법이니 국제기구니 하는 것들은 강대국의 놀음을 방지할 의지도 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놀음판을 그럴싸하게 포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인류문명은 아주 노골적으로 야만의 얼굴을 드러낸다.마치 약육강식의 동물사회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처럼,그것이 인간의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인 것처럼 야만으로의 회귀를 강요한다. 야만속에서라도 살아남으려면 그 싸움판의 심부름꾼 노릇일망정,아니면 들러리 역할일망정 열심히 떠맡아야 할 판이다. 노무현 정부의 파병 결정은 바로 이에 해당된다.그런데 이 싸움판은 이라크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결코 아니다.우리의 일상 자체가 그 싸움판과 유사한 게임의 틀 속에 갇혀 있다. 야만으로의 회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서구의 계몽주의를 바탕으로 한 근대문명의 역사가 예고해온 것이었다.이미 1940년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경고했다. 그 대표적 인물인 호르크하이머는 파시즘이 이성의 자기 파괴와 이로 인한 새로운 야만상태를 드러낸 것으로 간파했다.그는 ‘이성의 종언’을 고하면서 도구적 이성을 비판했다.근대문명은 이성을 주로 실용적 도구로 간주하고 효용성만을 중시해온 결과 이성이 비판의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사유를 사유하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오늘에 와서 우리의 이성은 보다 더 철저하게 효용성,유용성,계산가능성에 복종하면서 목적달성을 위한 도구,지배의 도구로 기능한다.여기서 질적인 것이나 측정할 수 없는 것들은 배제되기 십상이다.개인의 삶과 국가의 경쟁력은 모두 수치로 측정되며 이성의 능력은 바로 그 수치를 달성하는 데에 집중 투자된다. 그 수치가 왜 절대적 목적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여유도 필요도 없다.우리의 사고와 이성은 단지 그 목적을 위한 도구로만 간주되기 때문이다.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경제적·정치적 지배의 독점구조가 심화될수록 도구적 이성을 더 적극 가동시키는 일만이 중요해질 뿐이다. 미국의 부시 정부는 바로 도구적 이성의 절대명령과 그 게임의 실익을 극대화하는 폭력적 방편으로 전쟁을 불사한 집단이다.이 전쟁은 우발이 아닌 필연으로,불가항력이 아닌 치밀한 기획과 선택의 산물이다.나치즘이 수백만의 유태인들의 목숨을 필요로 했다면,21세기의 아메리카니즘은 수많은 아랍인들을 그 제물로 요구했다. 나치즘을 타도한 승전국으로서 20세기의 강자가 되었던 미국은 이제 초강자로 거듭나기 위해 또 다른 치욕의 역사를 주도하는 나라가 되었다.설사 미국이 승전을 하더라도,또 이라크 국민이 철권통치를 제거시킨 ‘해방군’으로 미군을 환영한다고 하더라도,이라크 공격의 역사가 결코 정당화될 수는 없다. 미국이 이러한 역사에 대한 반성을 하는 대신에 오히려 그 명분을 인정받게 된다면,우리의 역사는 구제불능의 야만상태에 빠질 것이다. 그런데 애초에 미국의 횡포에 제동을 걸었던 나라들조차도 이제 와서는 이라크의 전리품을 챙기는 일에 열중한다는 소식이다.보통 사람들은 기름값이 떨어지고 주가가 올라가고 경기가 살아나는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라크 전쟁의 득실을 따지는 것,그것이 우리들의 생존전략에 미치게 될 파급효과를 따지는 것만이 의미 있는 과제처럼 떠오른다. 이라크 전쟁이 끝난들,도구적 이성이 요구하는 그 게임의 규칙은 우리들의 일상을 생존의 전쟁터로 지속시키고 있다.그렇다면 이처럼 인간의 삶이 ‘전쟁터’가 되어버린 까닭은 무엇이며,우리는 과연 이를 불가피한 것처럼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일까? 이 영 자 카톨릭대 교수 사회학
  • 21세기 산업지도 바꿀 첨단시설“양성자 가속기 유치하라”

    ‘양성자가속기 사업을 잡아라.’ 21세기 산업지도를 바꿀 첨단연구시설인 ‘양성자기반 공학기술개발사업’ 유치를 위해 전국의 5개 자치단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달 말 결론이 나는 이 사업을 유치하면 연간 경제적 파급효과가 1조원 이상에 이르고,‘첨단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선점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들은 비교우위론을 내세우며 사활을 건 유치전을 펴고 있다.최근에는 핵폐기장을 제공하는 자치단체가 양성자가속기 사업을 따내게 될 것이라는 ‘빅딜설’도 나돌고 있다. ●경제파급효과 연간 1조원 한국원자력연구소 산하 양성자기반 공학기술개발단은 지난해 말 ‘양성자기반 공학기술개발사업’ 유치기관 공모 공고를 냈다.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1286억원을 투자해 100MeV,20㎃ 선형 양성자가속기 장치를 개발하고 이를 응용한 연구시설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부지와 부대시설,연구지원 시설을 제공하는 자치단체나 기관을 공모한 것. 사업 유치조건으로 최소 10만평 이상의 부지 제공,부대시설과 연구지원시설 건립 등에 수백억원을 지원하는 유치조건을 내걸었으나 전국의 자치단체와 대학,연구소 등이 예상 외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이를 유치하겠다는 시·군이 많아 지역예선을 거쳐야 했을 정도다. ●첨단산업 메카 발돋움 호기 전북 익산,전남 영광,강원 춘천·철원,대구시와 경북대 등이 지난달 예비검토와 서면평가를 거쳐 1차 후보지로 선정됐다. 14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현지를 방문해 부지와 결격사유 등을 평가했다. 지난 11일에는 서울 과학기술회관에서 사업유치 신청기관 5곳이 2차 평가를 받았다. 기관마다 시설입지조건과 사업유치계획,사업추진 능력 등 장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시설의 접근성,중장기적 확장 가능성,연구시설,교육기관,첨단과학기술단지,관련기업 입주환경 등 다른 지역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홍보했다.재원조달 계획과 유치지역의 발전비전,추진전략 등도 제시됐다. 같이 자치단체들이 양성자가속기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이 사업을 따내는 자치단체가 21세기 지식기반산업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생명공학,나노기술,정보기술,항공우주산업 등은 양성자가속기의 응용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유치한 지역이 자연히 첨단산업의 메카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4200명 고용창출효과 기대 한국원자력연구소는 양성자가속기 사업이 본격화되면 장치개발분야에서 연간 수입대체 효과가 5200만달러,수출 1000만달러,빔을 이용한 응용분야에서 연간 수입대체 6억 1000만달러,수출 2억 5000만달러 등 모두 9억 1300만달러의 경제발전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고급인력도 장치분야에서 392명,응용분야 376명 등 768명이나 필요하다. 관련산업 파급효과가 커 주변에 연구소와 산업체 등이 들어서면 2만명의 인구유입과 4200명의 고용창출효과도 기대된다. 양성자 가속기사업 유치를 둘러싸고 각 지역들이 내세우는 조건도 우열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전주 임송학·대구 황경근·춘천 조한종기자 shlim@ ■양성자 가속기란 양성자가속기는 원자핵을 이루고 있는 기본입자인 양성자와중성자 가운데 양성자를 가속시켜 연속적으로 높은 에너지를 생산해 내는 장치를 말한다.가속시킬 경우 거리가 멀수록 에너지가 커지고 빔을 이루는 에너지를 다른 물질에 충돌시키면 근본구조가 달라지게 하는 특징을 이용해 다양하게 응용된다. 21세기 미래산업인 IT(정보기술),BT(생명공학),NT(나노기술),ET(환경기술),ST(우주기술)등 첨단산업에 활용된다.암치료 등 첨단의료기기 개발,유전자조작,농산물 저장,반도체 생산,육종 등 지식기반 산업과 기초과학연구에 반드시 필요한 장치이다. 선진국에서는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개발중이다.미국과 일본은 2006년까지 양성자가속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연간 1조원 이상의 경제적인 파급효과와 30개 이상의 신기술벤처기업 창출효과가 기대돼 자치단체들이 이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선정절차 및 심사기준 양성자 기반공학 기술개발사업 유치기관 선정은 3단계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1단계 예비검토 및 서면평가와 2단계인 현장조사와 부지 결격사유 여부 평가,유치기관의 발표 및 패널평가는 이미 마무리됐다. 3단계인 종합평가 및 예비선정기관과 최종 유치조건 확정 절차만 남아 있다. 유치조건은 ▲최소 10만평 이상의 부지 ▲4만평 규모의 부지공사 ▲전력 및 용수공급설비 ▲연구동,관리동,기숙사 등을 유치기관이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유치기관 선정 평가에서는 시설의 접근이 쉽고,확장성,활용성,관련기업 입주환경,배후도시,유치계획의 타당성,재원조달 및 사업추진 능력 등이 고려된다. 지난해 12월31일 유치기관 공모 공고를 했고 2월 말까지 신청받아 지난 3월15일 1차 평가를 마쳤다. 지난 11일 1차 심사를 통과한 전북 익산시,강원도 춘천시·철원군,전남 영광군,대구시·경북대 등 5개 유치희망 기관들의 발표와 패널평가가 있었다. 오는 25일까지 종합평가를 실시해 이달 중에 사업단 운영위원회에서 최종 유치기관을 선정한다.선정된 기관은 5월 중에 한국원자력연구소와 협약체결을 하게 된다. 전주 임송학기자
  • 1차 후보지 “우리지역이 최적”

    ●전북 익산시 채규정 익산시장은 “부지여건,연구지원시설,사업추진 능력면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자랑했다.익산시 왕궁면 동복리 일대 20만평의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780억원을 들여 연구시설과 부대시설을 건립해 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특히 다른 자치단체들은 시설건립에 필요한 자금 여유가 없지만 익산시는 택지개발사업에 따른 이익금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어 곧바로 사업 착수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또 호남고속도로와 인접해 있어 대덕연구단지는 물론 수도권과도 접근성이 좋고 앞으로 40만평까지 사업부지를 확장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추고 있다. 다른 지역은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익산시는 전북도가 범도민적인 후원을 업고 공동노력하고 있는 점도 다른 지역과 비교된다.전북대 등 도내 5개 대학도 연구비를 지원하는 등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협약을 맺었다. ●대구시·경북대 김기옥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동구 월암동 부지 65만평이 경합중인 다른 어느 지역보다 입지여건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통요충지로 접근성이 좋고 완만한 구릉지여서 양성자가속기 설치에 매우 적합하다는 것. 연간 예산이 2조 6500억원인 대구시가 9년에 걸쳐 1381억원을 지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고,경북대도 60억원과 첨단과학공원 부지 30만평을 출자할 방침이어서 재정면에서도 튼튼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대구권 대학에서 배출되고 있는 고급인력이 풍부하고,최근 발생한 대구지하철 참사와 주력산업인 섬유산업 침체로 허탈감에 빠져있는 대구시민들에 대한 보상차원에서도 이 사업이 유치돼야 한다는 점을 당위성으로 꼽고 있다. ●강원도 춘천·철원 춘천시와 철원군은 정치적 변수만 없으면 양성자가속기 사업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류종수 춘천시장은 “현지실사 결과 춘천시 신북읍 지내리가 수도권과 접근성이 좋고 강원대 등 6개 대학과 인적,물적 인프라가 구축돼 최적지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특히 환경부 한강수계관리기금·댐주변지역 지원사업비 등을 사업비로의 전용이 가능하고, 후보지가 시유지여서즉시 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내세운다.철원군은 앞으로 통일한국의 교통·물류 중심축이고 21세기 동북아 경제권 중심지로 부상할 예정이어서 입지여건이 가장 우수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남 영광군 오현섭 전남도 행정부지사는 “영광군 묘량면 삼효리 일대 33만평은 지반이 영광원전과 같은 화강암으로 돼 있어 천혜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인근에 국내 최대 규모의 원전이 있고 재원도 영광원전에서 제공하는 특별지원사업비 453억원 등 665억원을 언제라도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초대형 용량의 순간 전압을 곧바로 공급할 수 있는 원전이 인근에 있고 해변 골프장이 들어서 있어 연구원들의 쾌적한 생활과 여가선용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학벌문화 타파’ 심포지엄

    16일(水) 오전9시30분 프레스센터 20층 대한매일 대한매일은 ‘참여정부에서의 학벌문화 타파,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합니다.이번 행사는 21세기를 맞아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학벌문화를 타파하고 인적 자원을 합리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입니다.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일시 2003년 4월 16일 수요일 오전 9시 30분 ●장소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인사말 윤덕홍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 ●사회 대한매일 정인학 논설위원 ●발제 김동훈 국민대 법대 학장 ●토론자 ▲교육인적자원부 정봉근 인적자원정책국장 ▲한국노동연구원 방하남 연구위원 ▲영남대 손광락 기획처장 ▲삼성전자 김형준 인사담당 부장 ●주최 대한매일신보사 교육인적자원부 서울시교육청
  • “주한미군 첨단무기 보강”/ 美, 동맹 재조정 협의서 제시

    미국은 9일 서울에서 열린 미래 한·미 동맹 정책구상 공동협의에서 21세기 전쟁 수행 능력 강화를 위해 한국군의 역할 강화 방안과 함께 최첨단 무기·장비를 남한에 배치하는 계획을 우리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5면 이는 한반도 방위와 관련,▲한국의 무기체계와 병력구조의 연쇄 변화 ▲휴전선을 비롯한 한반도 내에서의 한국군 역할 강화 ▲나아가 주한 미군의 동북아 군사 전략 수정을 의미하는 것으로,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안보 지도의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측은 제2사단의 한강 이남 이전과 관련,“한국민의 우려에 이해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측의 북핵 문제 해결 뒤 본격 논의하자는 입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계속 협의해나가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또 안보상황 변화에 맞춰 중·장기적으로 연합지휘관계(작전권)를 연구할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했다. 또 올해 말까지 전국에 있는 80여개 주한미군 기지의 상세이전 계획을 마련키로 했으며 용산기지를 가능한 한 조기에 이전키로 했다. 김수정 조승진기자 redtrain@
  • 리뷰 / 국립창극단 ‘청년시대’

    신화는 구체적인 역사가 보편성을 얻은 결과물일 때가 많다.그래서 역으로 신화를 해석하여,과거의 사실(史實)을 추정하기도 한다.매헌 윤봉길 의사가 1932년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 일본침략군 최고사령관 등을 폭사시켜 세계를 놀라게 한 의거도 지금쯤은 신화가 되어도 좋지 않을까. 국립창극단이 윤봉길의 의거 70주년을 기념하여 지난 5일부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무대에 올리고 있는 창작창극 ‘청년시대’에서도 신화와 역사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이 느껴졌다. ‘청년시대’는 일단 창극이라는 전통적 공연형태에 ‘근대적 영웅서사시’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 구조를 적용시킬 수 있는지를 시험했다는 점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할 것 같다. 실제로 박범훈이 만든 음악은 삼현육각이 아닌 국악관현악단을 참여시킨 새로운 시도였고,추상적 형태의 컴컴한 무대 역시 연출자 정갑균의 말처럼 ‘아방가르드’적이었다. 그러나 음악과 무대가 충분히 신화적이었던 데 반해,조영규의 대본이나 연기는 지나친 사실의 재현이었다. 태극기와 일장기에상징성을 크게 부각시키고,일본순사의 윤봉길에 대한 탄압을 강조한 것도 그렇다.의거를 억압에서 자유,혹은 구시대의 모순에서 벗어난 새시대의 갈망이라는 ‘21세기적 신화’로 승화시키지 못한 이유였다. 오히려 일본의 압제와 한민족의 저항이라는 ‘20세기적 사실’에조차 머무르지 못하고,‘일본 순사의 악행에 대한 조선 젊은이의 분노’로 폄하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역설이 전혀 없이 비장감 일색으로 풀어간 것도 생각해보아야 한다.비극을 희극화하여 더욱 비극적으로 만들었던 판소리 내지 창극 특유의 표현법 정도는 되살려나가는 것이 어떨까. 그러나 첫 공연에서 나온 문제점은 내년,후년을 이어가면서 개선될 것이다.‘윤봉길’이 아닌 ‘청년시대’라고 제목을 붙인 것부터가 사실을 부각시키기보다는 신화적 보편성을 추구하려 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새로운 창극의 시도’라는 의미를 크게 염두에 둘 필요가 없는 일반 관람객들에게는 가족과 함께하는 공연물로 손색이 없다.극적 요소가 충분한 데다,특히 청소년들에게는 국악을 자연스럽게 가까이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13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토·일요일 오후 4시.(02)2274-3507∼8. 서동철기자
  • 동맹관계 정책구상 논의 안팎/ 휴전선일대 한국군역할 강화

    8∼9일 이틀간 서울에서 열린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공동협의 회의는 향후 달라질 양국 동맹에 대한 새로운 밑그림을 처음 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한·미 양국은 그간 국내외 우려와 달리 주한 미군의 전투능력 강화 등 한반도 안보 능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동시에 우리측의 책임 확대 문제를 공식 언급했다.미측은 인계철선(引繼鐵線) 기능을 하는 제2사단의 한강 이남 철수 문제와 관련,한국민의 안보 우려를 감안해 북핵 문제 해결 전까진 본격 논의를 하지 말자는 ‘속도조절론’에는 동의했다.하지만 잠시 수면 아래 들어갔을 뿐이다. ●한반도 방위력 증강원칙 속 한국군 책임 확대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21세기 전쟁 전략 개념에 맞춰 한반도에서의 방위력 증강 입장을 밝혔다.이 원칙을 통한 재조정 과정에서 미측은 한국군의 ‘역할증대’를 강조했다.한국의 군사 능력 발전에 따라 선택된 임무(selected mission)에 대한 책임을 우리가 맡기로 했다는 것이다.국방부는 선택된 임무에 대해 보안을 이유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제2사단이빠질 경우 휴전선 일대에서의 한국군 역할 강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측은 주한미군이 동북아 역내 안정을 위한 첨단기동군으로의 배치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반도에 있어서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역할 분담 협의 과정에서 우리측의 방위비 분담금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한미군 재배치 주한미군 재배치에 대해선 “계속 협의해 나가자.”는 데 합의했다.하지만 제2사단 문제와 관련,우리측은 국민들의 안보 우려 및 2사단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를 고려,2사단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강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롤리스 부차관보는 일단 “한국민의 우려에 이해를 표명한다.”고 해 급속한 추진은 하지 않을 방침을 시사했다.미측의 기본 입장은 ‘안보력 강화 기조 위의 한강 이남 배치’이지만,북핵 문제가 현안으로 걸려 있는 현 상황에서 구체적 논의는 뒤로 밀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정부 관계자는 “전력 강화와 미군 재배치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2사단 문제도 계속 논의될 것”이라고말했다.국방부 차영구 정책실장도 “우리 군의 능력이 커지면 미군이 하던 임무를 맡을 수 있다.”고 말해 앞으로 미군 감축과 2사단의 한강 이남 이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논의될 것임을 시사했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양측은 한·미 연합지휘 체계를 연구하는 중장기 차원의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미측은 현재의 지휘체계에 만족하고 있지만 미래 장기적 계획은 한·미 공동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고,우리측은 전시 작전통제권은 연합방위 능력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사안인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결국 시간을 갖고 논의하자는 차원에서 협의체 구성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 당초 예상대로 양측은 용산 미군기지의 조속한 이전에 합의했다.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주둔여건을 보전한다는 취지에서다.이번 회의에서 미측이 가장 강력히 요구한 사안도 사실 용산기지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 말부터 용산기지 이전사업이 시작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LOOK 아시아]1부 新 장보고 루트 르포 (14)과학강국 중국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중국의 우주계획과 생명공학은 중화(中華)의 자존심과 첨단기술 개발 전략을 동시에 함축하고 있다.21세기에는 중국의 우주시대를 활짝 연다는 의욕을 담고 있다.올 10월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유인 우주선을 발사할 계획이고 오는 2010년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우주개발 연구를 국가 전략기술로 선정,연구진과 스태프 등 10만명이 넘는 인력을 배치해 놓고 있다. 생명공학 분야도 중국의 핵심 연구분야다.중국 정부는 21세기에 들어서자마자 ‘생명공학 100년 계획’을 수립했다.매년 100명의 해외 우수 인력을 유치,귀국시키는 ‘100명 계획’은 엄청난 인재풀을 자랑하는 중국의 비밀 병기다. 베이징 하이뎬취(海淀區)의 중관춘(中關村) 난다루(南大路) 31호에 중국 공간기술(中國空間技術) 연구원이 자리잡고 있다.중국 항천과기(航天科技)집단공사의 산하 연구소인 이곳은 중국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무인 우주선 ‘신저우(神舟) 계획’의 핵심 연구소다. 5층짜리 3개 연구동에는 1700여명의 기술인력이 일하고 있다.99년 11월 신저우 1호를 시작으로 지난해 12월30일 발사된 신저우 4호까지 모두 4대의 우주선 본체를 설계,제작한 곳이다.우주개발의 목적에 대해 순자둥(孫家棟) 연구원은 “우주사업의 발전 구상은 궁극적으로 첨단 과학기술과 연계시켜 응용기술의 산업화로 이어간다는 것”이라고 간단히 요약한다. 중국 최대 위성발사체 설계 및 생산기관인 중국운재화전(中國運載火箭)연구원은 1만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포함, 모두 2만명이 근무하고 있다. 중국이 자랑하는 창정(長) 발사체의 산실이 이곳이다.4000여명 이상의 기술진이 포진한 항천동력기술연구원이나 항천추진기술연구원,상하이 항천기술연구원 등 수십개의 산하 연구기관들이 일사분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자원개발 위한 달기지 건설 목표 대외적으로 공표는 하지 않고 있지만 덩샤오핑(鄧小平)의 유언대로 2050년 군사·과학대국인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선 우주과학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국가 항천국(航天局) 롼언제(欒恩杰)국장은 “장기(20년)적으로 우주자원을 개발·이용해 경제건설과 과학기술 발전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라며 “탄탄한 기초과학을 토대로 상업성 있는 연구개발(R&D)과 인력 양성에 최우선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주과학 인력 확보를 위해 각종 특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지난해 6월 ‘전국 인재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해외 유학생들을 유치하는 해귀정책(海歸政策)은 물론 해외 화교와 외국인 인력을 적극 유치하는 중이다.대상은 ▲정보통신 ▲바이오 공학 ▲항공우주공학 등 첨단과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달탐사 활동은 무인탐사와 유인 탐사,달 개발 등 3단계로 구분된다.2006년까지 달 탐사 위성을 띄우고 2010년 유인선을 보내고 이후 광물자원 개발을 위해 달 기지를 건설하는 장기 목표를 갖고 있다.과학기술부 계획사 선마오샹(申茂向) 부주임은 “‘빨리,훌륭하게,절약적으로’라는 3개 원칙 아래 위성은 동방홍 3호 위성 플랫폼을,로켓 운반은 창정 3호 로켓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자적 우주발사체 기술 보유 중국 과학원 왕다헝(王大珩)연구원은 “달 탐사 프로젝트는 달에 국한되지 않고 공간과학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항공,정보,광전기술,천문학,생명공학 등 기초과학의 발전을 촉진시킬 것”이라며 달 탐사에 집중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은 우주 발사체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다.독자적으로 개발한 창정(長征) 발사 로켓은 지구 저궤도와 정지궤도 등에 위성을 올리는 12개 모델을 갖췄다. 지난해까지 69회 발사에 성공했고 지난 88년부터 국제시장으로 진출,상업화에 이르렀다.현재까지 27개의 외국 위성을 발사시켜 ‘발사체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중이다. 2010년을 목표로 완전 무독성,무오염의 ‘차세대 로켓’을 개발 중이다.베이징 우주항공시스템 공정연구소 탕이화(唐一華) 주임은 “새로운 로켓의 연구제작과 함께 우주선 운송기술 등 달탐사에 필요한 기술들이 현재 큰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향후 선진수준으로 끌어 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주정거장 건설 계획도 우주선을 지구 궤도에 올렸다가 지상에서 다시 회수하는 기술을 가진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를 제외하면 중국밖에 없다. 중국 우주기술의 야심을 압축한 키워드는 ‘선저우(神舟) 계획’이다.선저우는 1999년 11월 20일 21시간 11분간 지구 궤도를 비행한 뒤 귀환한 중국의 1호 무인우주선 이다.한달 뒤 선저우 2호도 약 7일간 지구궤도를 108차례 비행하며 각종 실험을 끝내고 귀환했다.지난해 연말 선저우 4호도 발사에 성공했다. 지난 92년 9월부터 유인 우주비행 사업을 국가적으로 추진,오는 10월 유인 우주선 선저우 5호를 발사할 계획이다.국가 과학원 천팡윈(陳芳允) 연구원은 “유인 우주선 발사 이후 실험용 우주 정거장 건설로 우주인의 장기 체류를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지구와 달의 징검다리로 사용할 수 있는 대형 우주정거장 건설이 궁극적 목표”라고 설명했다. oilman@ ■허쭈화 상하이 식물생리생태硏 주임 |상하이 오일만특파원| “세계 수준의 생명공학 발전을 위해 100년 계획을 세웠고 매년 100명의 석학들을 귀국시키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로 벼 유전자 지도를 완성해 세계를 놀라게 했던 중국은 베이징과 상하이 등 거점 연구단지를 구축,세계 최고의 생명공학 대국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중국 최고의 생명공학 연구 센터인 사회과학원 상하이 식물생리생태(植物生理生態)연구소의 허쭈화(何祖華·43) 주임은 “해외 유학생과 화교 과학자들에게 미국 등 선진국에서 제공하는 최고의 연봉수준과 독자적 실험 권한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며 정부의 강한 의지를 전했다.허 주임도 중국정부의 100인 계획에 따라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년전 귀국했다. 그는 중국의 생명공학은 현재 상업화 단계로 진입,많은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있어 조만간 세계시장으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하이 생명공학 연구소는 이런 구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중국 생명공학의 핵심 기지로 보면 된다.이 연구소에는 현재 1900명의 연구 직원이 있다.교수는 150명이고 중국 과학원 회원만 28명이다. 생물 세포연구소와 신경화학연구소,생물화학 세포생물 연구소 등 7개 연구소가 모여 있고 전국의 각 대학 연구소와 협조체제를 갖고 있는 국가급 연구기관이다. 중국의생명공학을 국제수준과 비교하면. -아직 미국보다 약하지만 5∼10년 안에 국제 수준으로 도달할 것으로 본다.막스 플랑크 주니어 사이언스 연구소 등 독일의 권위있는 연구소 등과 협조체제를 갖췄고 많은 유학생들을 보내고 있다.우리 연구소에서 독일 과학자들 다수가 일하고 있다.국제적 논문을 발표한 중국 과학자 수십명도 최근 2∼3년내 귀국,다양한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해외 유학파들이 중국으로 몰려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새로운 중국을 건설해야 한다는 애국심도 없지 않다.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실험 프로젝트를 마음놓고 할 수 있는 여건을 정부가 약속했다.세계 수준의 급여도 커다란 매력이다. 중국이 특히 강한 생명공학 분야와 장점은 무엇인가. -전반적으로 국제 수준과 차이가 있지만 세계적 석학들이 속속 귀국하고 있어 4∼5년 정도면 국제적 수준에 도달할 것이다.반면 신경과학과 생물화학,세포생물학 등은 미국과 엇비슷한 수준이다.특히 벼에 대한 연구는 세계 1위 수준이다. 생명공학 분야에서 한국과는 교류가 가능한가. -한국은 응용분야에 강하고 중국은 기초 생명공학을 중시한다.한국과는 미생물 항생분야와 농업 분야에서 교류가 진행 중이다.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생명 벤처기업들과 합작할 경우 3년간 면제이며 토지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中 생명공학 현황 중국의 생명공학은 3각 체제로 운영된다.중국 전역을 3개 거점으로 구분,상하이(上海)는 인체·생명을,베이징(北京)은 농업·환경,서부의 쿤밍(昆明)과 청두(成都)는 생물·곤충 공학분야로 특화시켰다. 여기에 2000여개에 달하는 각 성 시의 대학 연구소와 산학협동 체제를 갖췄고 중국 과학원이 총괄하는 시스템이다.재경부와 농업부 등 관련 단체 수백개에서 자금 지원을 하고 있으며 최근들어 소규모 연구소들을 합병,대형화 추세로 가고있다. 생명공학 분야 가운데 게놈 연구는 상당 수준에 올라있다.2000년 5월 중국과학원 게놈정보학 연구센터에서 ‘중국 슈퍼잡종벼의 게놈연구’에 착수,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벼 게놈지도를 완성시켜 세상을 놀라게 했다.벼 게놈 연구를 토대로 옥수수와 보리 등의 유전자 비밀을 해독하는 수준에 와 있다는 것이 현지 과학자들의 분석이다. 인간 게놈 연구도 활발하다.99년 6월 국제 인간게놈프로젝트(HGP)에 참여,중국이 담당한 3번 염색체 해석에 성공했다.중국 과학원 상하이 식물생리생태연구소의 허쭈화(何祖華) 박사는 “중국은 독자적으로 대규모 게놈 서열과 조직을 분석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 [마당] 아버지가 없는 나라

    결혼이라는 말 자체가 없는 나라,남편도 아버지도 없는 나라.그곳에 우리를 데리고 가려고 차에 오른 모소인 아가씨는 그야말로 생기발랄한 모습이었다. 햇빛과 바람에 그을린 뺨이 붉어질 때는 순박한 아름다움이란 저런 것이구나 감탄할 정도로 건강미가 넘쳤다.우리 일행은 리장을 떠나 한계령보다 더 심하게 꺾이고 또 휘어진 길을 달리며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다. 중국 서남부 윈난성 깊은 오지에서 아직도,21세기에도 모계사회의 전통을 지키며 살고 있는 모소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모소인들이 사는 집은 대부분 규모가 꽤 큰 편이다.많게는 한가족이 40∼50명에 이르는 대가족이 한집에 살기 때문이다. 모소말로 ‘에쓰’라고 불리는 어머니가 통치하는 이 가족공동체는 결혼제도가 없기 때문에 아들이나 딸이나 평생을 한 집에서 함께 살며 누이가 낳은 아이의 아버지 역할은 말하자면 외삼촌이 하게 되는 것이다.에쓰의 지시에 따라 밥먹고 일하고 돈을 벌면 에쓰에게 드리고….어떻게 보면 정말 걱정 근심 없이 마음 편하게 일평생 살 수 있을 것같기도 하다. 밤이 되면 남자는 연인의 집 담을 넘어 놀다가 새벽녘 다시 담을 넘어 돌아와야 한다.장모와 마주치지 않는 것이 예의라고.버스가 시끌벅적할 정도로 질문이 쏟아진다.아무 담이나 넘어가도 되느냐,다른 남자가 와 있으면 어떻게 되느냐….모두들 카사노바라도 될 모양으로 좋아 했지만 결혼이 없다고 해도 계약이 없을 뿐 오히려 합리적인 질서가 있다. 남녀가 좋아지면 서로 사인을 보내고 만나게 되며 지속적으로 만나다가 싫어지면 그것으로 끝내게 된다.평생 1:1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혼이니 위자료니 필요 없고,아이를 네가 키우니 내가 키우니 싸우지 않아도 되고,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상처 줄 일 없어 좋다. 모소인 마을은 여인들의 에너지로 활기가 넘쳤다.아가씨들의 튕겨나갈 듯한 활력은 신선한 충격이었다.삶을 손아귀에 꽉 틀어쥔 사람들만 가질 수 있는 거칠 것 없는 생명력이 그들에게 있었다. 나 같은 사람도 그들의 무공해 자연산 매력에 빨려드는데 남자들은 거의 넋이 나간 듯했다.이윽고 누군가 “여기서 살 테야.마음 좋은 에쓰에게 날 입양해 달라고 졸라 보겠어.가족 먹여 살릴 걱정,회사 걱정 안 해도 되고 공기 좋고 맘 편하고 얼마나 좋아.”하며 털어 놓는다.푸념하듯이. 만약 그의 농담이 실현된다면 어떻게 될까? 책임과 의무에 등이 휘고 저녁엔 술에 절어 고개를 떨구고 휘적휘적 집에 돌아가던 일상 대신 정말 팔자가 필까? 얼마동안이나 갈등 없이 살 수 있을까. 그의 유전자에 깊이 각인된 가부장제도의 망령들이 살아나 그의 마음을 할퀴고 뒤흔들어 괴로울 것이다.우주가 더 이상 나를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이제는 담 넘을 일이 없을 듯 보이던 술 취한 모소인 아저씨의 ‘꼬장’ 부리던 모습이 이 대목에서 떠오른다. 여행의 매력은 발상을 전환시켜 준다는 것이다.논밭을 갈아엎을 이 계절에 우리들 지루한 일상과 답답한 인습을 갈아엎어 새로운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한달만 모소인의 제도를 빌려오면 어떨까.아내를 여왕처럼 모시는 대신 모든 것을 책임지라 하고,명령만 하시라고 무조건 따르겠다고 하면? 한동안싸울 일이 없어지지 않을까? 김 혜 경 도서출판 푸른숲 대표
  • ‘국가발전과 포럼의 역할’ 토론회

    전국포럼연합 창립준비위원회(위원장 李永海 21세기분당포럼 대표)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 17층 대회의실에서 창립대회 및 ‘국가발전과 포럼의 역할’을 주제로 기념토론회를 갖는다.(031)704-2741.
  • 방역당국 ‘사스’ 초비상

    전 세계적으로 이른바 괴질인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쯤 첫 환자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보건원 “황사 감염 가능성 없어” 국립보건원 관계자는 3일 “위험지역(중국 광둥성,홍콩,싱가포르,베트남 하노이)에서 들어온 입국자(하루 3000여명) 가운데 지난 1일 이후 입국자를 대상으로 5일부터 감염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라며 “따라서 5일부터 다음주 초쯤에는 첫 환자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사스에 걸렸을 경우 5일 이상 잠복기를 거쳐 징후가 나타난다.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이전 입국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스감염 의심환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현재로서는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중국이나 홍콩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온 사람 가운데 증상이 잠복해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보건원은 국내에 환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거주지역의 지정 병원에 격리수용하고 가족 등 빈번하게 접촉한 사람들도감염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관계자는 “3일까지 인천·대구지역 등에서 사스감염 의심환자가 신고됐지만 급성편도선염,감기 환자 등으로 확인돼 국내에서 공식 확인된 환자는 없다.”고 말했다. 보건원은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를 비롯해 공기를 통해 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일부 우려와 관련,확산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점 등에서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설명했다. ●외교에도 불똥…싱가포르 부총리 방한 취소 리시엔룽(李顯龍) 싱가포르 부총리는 오는 13일 방한할 예정이었으나,최근 사스 확산대책 때문에 방문이 어렵다는 뜻을 우리 정부에 알려왔다.14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될 예정인 21세기 한·미위원회 포럼의 주최측 관계자는 “사스 문제를 표면적으로 거론하지 않지만 일부 참석자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주중 미국대사관은 지난 1일 미 국무부의 지시에 따라 불필요한 중국 공무여행을 금지했고,중국에 있는 자국 공관원들의 미국 출장도 제한했다.홍콩과 중국 광둥성의 광저우에 주재하는 비필수 외교관과 가족들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14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중국 비즈니스 정상회의를 연기했고,24일 베이징에서 개최될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회의의 개최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마스크 특수… 판매량 50% 급증 황사철에 사스공포까지 겁쳐 마스크 판매업체들이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황사방지 전용 마스크를 생산하는 유한킴벌리는 지난달 당초 목표보다 50% 늘어난 1억 1000만원어치의 마스크를 팔았다.마스크 1개 가격이 200원임을 감안하면 한 달 사이에 무려 55만여개가 팔려나간 셈이다.산업용 마스크를 주로 판매하는 한국쓰리엠은 지난 2주간 10만여개를 판매했다.회사 단위로 동남아 등의 주재원이나 사스 위험지역의 친지들에게 사서 보내거나,마스크를 수출하려는 무역상들의 대량 구매가 많았다고 설명했다.방독면과 마스크를 생산하는 삼공물산도 이라크 전쟁 등의 특수로 지난 1월부터 판매량이 30∼40% 늘었다. ●WHO, 광둥성·홍콩여행 자제 권고 사스가 급속히 확산돼 감염자 수가 2300명을 돌파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2일 사스 진원지인 광둥성과 홍콩 여행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하는 등 세계 각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CNN방송은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지구촌을 공포로 물들이고 있는 사스가 3일 현재 15개국으로 확산돼 감염자만 2325명,사망자도 80명으로 늘어났다고 집계했다.AFP통신은 의사 환자까지 포함하면 사스가 확산된 나라는 총 27개국이라고 전했다. 가장 피해가 심각한 중국에서는 지난해 11월 이후 지금까지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5개 지방에서 1190명이 감염되고 46명이 사망했다.전세계 사망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했으며 특히 광둥성에서만 4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에 따라 중국 국무원은 지난 2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고 당 중앙과 국무원이 사스 문제를 크게 중시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한편 사스 발생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WHO와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시아,유럽 등 각국 정부들도 홍콩과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들에 대한 방역검사를 강화하는 한편 동남아 여행을 자제해 줄 것을 자국민에게 당부하고 있다.아직 사스 환자가 보고되지 않은 일본 외교부도 조만간 홍콩·광둥성 여행을 자제하라는 경계령을 발표할 예정이다. 태국은 사스 발생국에서 오는 모든 방문자들에 대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으며 이를 어길 경우 최고 1만바트(233달러)의 벌금 또는 6개월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했다.인도네시아는 이날 사스를 국가적 위협사태로 선포할 예정이라고 복지부 대변인이 밝혔다. ●사스란 국립보건원은 ‘괴질’로 불리던 용어가 국민들에게 지나친 불안감을 준다는 지적에 따라 앞으로 ‘사스’로 부르기로 했다.사스는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의 약자. 2∼6일 동안의 잠복기 후 고열·마른기침·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중환자가 될 확률은 10%,치사율은 4%다. 김수정 김성수 윤창수기자·외신 crystal@
  • [공직자 에세이] 생태자원 확보 보이지않는 전쟁

    이라크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 3월 초,미국에 출장을 다녀왔다.선진국의 생물자원 보전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출장길에 숨겨진 미국의 또 다른 탐욕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미국은 21세기의 새로운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생물자원 확보를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각종 개발사업과 환경오염으로 생태계가 급속히 파괴되고 지구촌의 생물다양성이 급격히 감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생물자원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대두되고 있다. 몇년 전 미국 머크(Merk)사는 브라질산 뱀독에서 항독제를 개발,연간 매출액 3조원을 올렸다.생물자원의 경제적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1958년 미국 국립암연구소를 주축으로 열대식물 4000여종으로부터 항암제·에이즈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생물자원의 경제적 이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20세기 초부터 전 세계의 생물자원에 대한 기초조사와 표본 확보를 해왔다.미국의 스미소니언(Smithsonian) 자연사박물관 하나만 하더라도 한국 전체 표본의 30배 가까운 9000만점의 표본을 보유하고 있다.이외에 우리나라에는 하나도 없는 국제적 기준의 생물자원관이 미국에는 1200여개나 있으니 전 세계의 웬만한 동식물 표본은 다 가지고 있는 셈이다. 생물자원에 대한 미국의 넘치는 욕심에 혀를 내두르는 한편 우리는 무얼하고 있었나 하는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고유 토속 식물인 미스킴 라일락이 미국 라일락 시장의 30%를 장악하고 있다.또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는 우리나라 작물 6000여종이 보관되어 있을 정도로 우리 고유의 생물자원에 대한 유출이 매우 심각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국제적 기준의 생물자원관 하나 마련하지 못했다.고유 생물자원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우리나라 생물학 교수가 새로운 고유종을 발견하더라도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미국 등 선진국의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표본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니 참담한 느낌마저 든다. 언제까지 열악한 현실만 탓하며 낙담하고 있을 것인가.‘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지금부터라도 전열을 정비하고 우리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때다. 다행히 정부는 뒤늦게나마 생물자원의 중요성을 인식,지난해부터 국립생물자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이 사업에 참여하는 우리나라 생물학자들의 뜨거운 열정에서 미래의 희망을 찾아볼 수 있다.학자들은 이 사업 예산을 확보하는 일에서부터 연구용역과 설계과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발벗고 나섰다.예산부족으로 3000만원에 불과한 연구용역을 사비를 들이면서까지 1억원의 가치를 지닌 성과물로 만들어냈다. 10여년 공무원 생활을 하는 동안 정부정책에 대해 이렇게 뜨거운 열정과 지원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시작이 반’이라 했던가.생물자원 보전을 위한 기본 틀이 마련된 만큼 우리도 ‘절반의 성공’은 이뤘다.이제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추진 의지와 국민적 관심만 남아 있을 뿐이다. 남 광 희 환경부 자연생태과장
  • [인터넷 스코프] 인터넷 세대와 진정한 언론개혁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승리한 것은 인터넷 때문이라고 한다.노대통령은 또 주변에 386세대 참모가 많고 이들과 정신적 동지관계를 맺고 있다고 한다.이렇게 ‘인터넷’과 ‘386’이 키워드로 등장하게 된 것은 그 양자가 뭔가 과거와 다른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일까?386세대로서 한때 기자를 하다가 학교로 옮겨 온 필자가 보기에도 요즘 기자들은 좀 다르다.술 접대한다고 기사를 빼주거나 실어주지도 않는다.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걸 강요하면 때려치우기 십상이다. 기자의 주요 정보원은 사람이다.출입처의 공무원에서부터 기업 홍보담당자에 이르기까지 취재원이야말로 기사의 시작이고 끝이다.그러나 요즘은 사람을 직접 만나기보다 전자우편으로 대화하는 걸 선호하는 기자가 늘고 있다.만약 정부의 취재지침에 따라 공무원을 절대 만날 수 없다고 하면 오히려 속으로는 잘됐다고 쾌재를 부를지도 모른다.술 마시지 않아도 되고 부담스럽게 밥먹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인쇄술의 발명 이후 언론이라고 지칭하는 매체가 생겨난 이래 인가나 검열,통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출판할 권리를 얻기 위해 언론은 국가권력과 500년 이상 투쟁해 왔다. 출판을 중심으로 한 언론 통제 유형은 크게 세가지다.첫째는 16세기 유럽에서 태동한 출판허가제로서 1789년 프랑스혁명 당시까지 수많은 출판인들이 화형을 당하거나 추방될 정도로 탄압을 겪었다.이러한 탄압은 존 밀턴이 저서 ‘아레오파지티카’에서 허가제의 폐해를 지적한 이래 세금에 의한 통제로 바뀌었다.교묘한 언론 탄압형태인 세금제도는 18세기 영국에서 큰 효과를 거두었다.세번째 유형의 언론탄압은 정부에 대한 비판자들을 국가비방이나 훼손죄로 형사처벌하는 것이었다.미국의 입법자들은 이러한 유럽의 법을 철폐하기 위해 수정헌법 제1조에 ‘의회는 언론의 자유와 출판의 자유를 빼앗는 어떠한 입법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기에 이르렀다.오늘날 우리가 언론자유라 일컫는 권리는 이렇게 확립되었다.편안하게 받아보는 조간신문과 저녁 무렵 의자에 기대어 시청하는 뉴스는 200년전만 해도 꿈도 꿀 수 없었으며 누군가가 피를 흘려가며 얻어낸 것이었다.그러나 모순되게도 민주주의 국가인 21세기의 한국,컴퓨터만 켜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초강국에서 우리 언론은 이 세가지 유형의 언론통제를 모두 겪고 있다. 언론은 입법,사법,행정부에 이은 제4부라 불린다.그만큼 언론이 권력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언론이 제4부로서 다른 권력기관과 평행한 분권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입법부가 국민의 대의기구이듯 언론은 국민의 입이요,귀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참여정부는 정부에 대해 무한히 열려 있는 접근통로를 전제로 한다.이는 국민뿐만 아니라 언론에도 예외일 수 없다.구리고 부패한 것이 없다면,그래서 국민이든 언론이든 그 누구에게든 당당할 수 있다면 열려 있는 참여정부여야만 한다. ‘인터넷’과 ‘386’이 상징하는 그 무엇이 정치에서 혁명을 가져온 것처럼 새 정부는 언론에서도 혁명이 일어나리라 믿어야 한다.언론은 정부와 건전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언론은 결코 정부에 의해 개혁될 수 없는 대상이다.정치에서 이뤘던 것처럼 언론개혁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과 양심있는 언론인 스스로가 그 몫을 담당해 주리라 믿는다.그게 진정한 언론개혁이다. 권 만 우 경성대 교수 커뮤니케이션학부
  • 책 /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최재천 지음 / 궁리 펴냄 여성우위의 시대가 도래했다느니 21세기가 곧 ‘여성의 세기’라느니 하는 소리들은 이제 더 새로울 게 없다.그럼에도 여전히 그것은 보수주의자들에겐 거부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말이기도 하다.최재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쓴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궁리 펴냄)는 그런 해묵은 혼돈을 걷어내는 책이다.페미니스트의 입장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지은이는 과학·인문 등 다방면의 해박한 지식을 두루 논거로 제시하며 독자를 찬찬히 설득한다. 책의 논조는 일관되고 명료하다.21세기는 여성들이 당당히 제자리를 찾는 시대이며,그것은 생물학적 필연성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것. 남녀의 역학관계를 사회생물학적으로 뜯어본 책의 관심사가 무척이나 다양하다.먼저 현행 호주제는 생물학적으로 치명적인 모순이라는 주장.“자연계 어디에도 아들만 고집할 수 있는 동물은 없다.”고 쐐기를 박은 지은이는 “남녀가 핵 DNA는 절반씩 투자하지만 세포소기관의 DNA는 암컷만이 홀로 제공하므로 유전물질만 비교해도 암컷의 기여도가 훨씬 크다.”며 흥미로운 산술논리를 편다. TV특강 내용을 모은 책인 만큼 논거는 이처럼 쉽고 유쾌하다.여성의 세기가 남성을 위협하기는커녕 오히려 구원한다는 주장도 그렇다.여성의 발언권을 조금만 더 빨리 인정했더라면 IMF때 혼자 멍에를 지고 길거리 노숙자를 자처한 남성들은 나오지 않았을 것으로 풀이한다. 사회생물학자답게 남녀의 ‘관계’를 조명하는 데 지은이는 동물세계의 생태연구 결과를 과학적 근거로 자주 끌어들인다.성(Sex·생물학적 성)은 정해진 것이지만 젠더(Gender·사회적 성)는 열려 있다는 것.즉 생물학적으로 남성성과 여성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지성과 이성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오늘날 젠더의 개념이 점차 흐려지며 인간의 성 정체성은 그래서 새롭게 정립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그것이 어려운 작업이 아닌 이유를 이렇게 밝힌다. “한 개인의 육체와 정신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여성성과 남성성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또 “인간의 성이 완벽하게 두 개로구별될 수 있다는 생각을 포기하라.”고.9500원. 황수정기자 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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