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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 “해외미군 7만명 감축”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6일 해외미군재배치계획(GPR)에 따라 유럽과 아시아에 등에 주둔한 미군 6만∼7만명을 감축,대부분을 본토로 이동시키며 일부는 중동과 중앙아시아에 배치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해외참전용사회 대회 연설을 통해 유럽주둔 해군본부를 영국에서 이탈리아로 옮기고 독일에 배치된 전투기들을 터키로 이동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냉전 이전부터 지속되온 현재의 해외주둔 미군을 테러 위협 등 21세기 새로운 안보질서에 맞춰 재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안보보좌관인 리처드 홀부르크 전 유엔대사는 부시 대통령의 계획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면서 북한의 위협이 상존하는 한국같은 나라에서 병력을 빼내겠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부시 대통령은 감축 대상 미군의 3분의 2가 유럽 주둔군이고 이 가운데 대부분이 독일 주둔군으로 모두 미국 본토로 귀환,테러 등의 위협으로부터 미국 본토를 방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또 일부는 독일에서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로 이동,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분쟁에 투입될 태세를 갖추게 된다. 현재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교전중인 군대를 제외한 미군의 해외 파병군은 유럽에 10만명,아시아에 10만명이다. 미국은 아시아에서도 최근 이라크에 이동 배치된 주한미군 3500명을 포함한 미군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7만명 해외주둔 감군 계획에는 이미 한·미간 협의가 진행 중인 주한미군 1만 2500명 이외에 일본과 이탈리아의 수천명 등도 포함돼 있다. dawn@seoul.co.kr
  • [기고] R&D인프라 활용에 미래 달려 있다/이강봉 KIST 특성분석센터장

    21세기는 정보·과학·기술 등 지적재산이 중심이 되는 지식기반 사회로,국가간 경쟁도 누가 먼저 새로운 기술 및 지식을 창출하여 효율적으로 활용하는가에 따라 미래의 생존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선진 각국은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의 성장 동력을 확대함은 물론,지식 기반사회에 대비하고자 연구 인프라 구축에 정책적인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차세대 국가성장 동력인 정보통신·생명과학·나노소재 등 새로운 원천기술을 확보하려면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 인프라가 절실히 요구되며,기존의 인프라도 잘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가 절실한 형편이다. 현재 필자가 일하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도 국가 차세대 성장동력 연구사업을 지원하는 한편 수도권 지역의 연구·개발(R&D) 기반을 혁신하고 이온빔 가속기 및 기가급 자기공명 장치를 구입·설치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하지만 제한된 정부 예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이러한 연구 인프라 구축사업은 국가의 미래와 생존이 걸린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라는 점에서 정부의 예산 배정에서 최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현재의 R&D 정부예산 지원방식은 그나마도 신규 장비 구입에만 초점이 맞추어져,선진국처럼 장비 구입 예산의 일정 부분만큼 장비 유지·관리를 위한 예산을 별도 지원하지 않고 유지·관리 책임을 보유기관에 떠맡긴다.이는 외부 연구자들의 장비 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장비 활용도를 극대화하려면 정부가 이를 운영할 전문 인력과 장비 운영·유지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여,저렴한 사용료로 많은 연구자들이 쉽게 접근하게끔 하는 것이 정부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KIST에서는 그동안 R&D 장비의 활용을 위한 연구원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난 10여년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KIOTA)와 공동으로,기업체 연구원을 대상으로 연구 장비와 관련된 현장교육을 1년에 5회씩 수행해 왔다.비록 연구 장비가 많은 데 비해 이론 및 실습 교육이 짧은 기간에 이루어져 심도 있는 교육이 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이러한 현장교육을 통하여 기업체 연구원들이 연구 장비들을 기업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예산만 뒷받침한다면,특정 장비에 대한 이론 및 활용법을 2∼3개월 집중적으로 도제식 교육을 시킴으로써 R&D 장비의 공동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정부에서는 연구 장비의 공동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 연구지원 장비를 통합하는 R&D정보 종합시스템을 구축하여,전국에 흩어진 장비에 관한 정보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시스템 구축이 R&D 장비의 소속이나 위치 등은 알기 쉽게 할지 몰라도 활용도를 높이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R&D 장비 운영·유지에 관한 예산지원 시스템 구축 ▲IMF이후 관리운영 인력이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교체되면서 생긴 전문성 부족의 해결 ▲R&D 장비를 관리·운영하는 기관에서 장비를 사유화하려는 문제에 대한 제도적 해결 ▲사용 빈도 및 국가 차세대 성장 동력 지원을 고려한 장비 선정 등과 같은 정부차원의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강봉 KIST 특성분석센터장
  • [열린세상] 美·中 패권주의는 닮은꼴/이영호 인하대 한국사 교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계속되는 무더위와 열대야가 우리의 몸을 괴롭히는데 더하여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소식은 속으로부터 열불나게 한다.집단적 스트레스를 받는 중에 한국 역사학자의 고민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북한과 중국이 신청한 고구려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동반등재됨으로써 지난 1년여 동안 격렬한 역사분쟁을 초래한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문제가 가닥을 잡는가 했다.중국이 역사문제를 정치문제화하지 않겠다고 학계에서도,외교가에서도 다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의 신청을 보류시킨 뒤 뒤늦게 신청하여 동반등재시킨 중국의 공세적 자세 앞에,우리는 심리적 피해의식을 숨기며 다행으로 여겼다.우리 입장에서는 중국이 고구려사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문제가 학술차원으로 승화되기를 기대했다.고구려연구재단이 출범하여 학술방향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동반등재 결정 이후 우리의 순진한 자세를 비웃듯이 중국은 고구려의 중국지방정권설을 대중적으로 기정사실화하고 내년에는 교과서에까지 실을 태세다. 중국이 고구려를 지방정권으로 규정하는 데서 멈출지는 알 수 없다.1894년 청일전쟁 당시 중국의 청은 ‘조선속방론’을 내세워 조선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출병하였고,일본은 강화도조약 이후 조선은 자주독립국임을 선언하면서 청의 조선지배 의도를 깨뜨리고자 출병하였다. 중국이나 일본이나 모두 조선의 영토와 국권을 침탈하려는 제국주의적 야욕을 드러냈다. 청일전쟁에서 패전한 뒤 중국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섬나라 일본의 공격을 받아 영토를 유린당하고 피의 학살을 체험하였다. 오늘날 중국의 패권주의는 사회주의적 실험의 성과를 포기하고,이제 수천년 이어온 중화주의,대국주의로 돌아가,청일전쟁 이후 빼앗긴 그것을 되찾으려는 의식으로 팽배해 있다.동북아의 상황 변동에 따라서는 우리의 역사를 송두리째 중국의 것으로 여기는 공세적 자세로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1세기를 맞으면서 지구촌 사람들은 피의 전쟁으로 점철된 지난 세기의 대립과 갈등을 벗어나 평화와 공존의 문화시대가 도래할 것을 소망하였다. 그러나 석유의 확보를 배경으로 이라크침공을 감행한 미국의 신제국주의적 패권전략은 인류의 소망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었다.여기에 중국의 애국주의는 미국의 그것과 닮은 꼴로 향하고 있다. 중국의 패권주의를 비판하고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인류의 평화와 공존을 위한 담론의 창출과 확장이 필요할 것이다.그러나 이 지점에서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우리가 민족의 찬란한 문화와 자주적 역사를 강조하면서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에 격분하고,‘역사주권’을 찾기 위해 다방면의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없이 마땅한 일이다.그러나 역사주권만을 부르짖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한·미동맹의 경제적,군사적,국제관계적 현실을 고려한다 하더라도,국민의 ‘격렬한’ 반대를 외면하고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여 신제국주의적 이라크침략전쟁에 파병함으로써,주권국가의 자존에 손상을 입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의 고구려 역사주권을 지키려 하면서 남의 나라 주권을 빼앗는 침략전쟁에 가담하는 것의 모순성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역사주권 회복의 당위성은 현실적으로 주권국가로서의 자존을 세우는 일과 맞닿아 있다.인간존중,평화추구,민족자주성의 의연한 자세로 이라크 파병을 재고해야 한다. 이영호 인하대 한국사 교수
  • [기고] 작지만 강한 ‘엘리트 국군’ 만들자/이선호 한국시사문제연구소장·명예논설위원

    6·15선언 4주년이 지난 지금도 북한의 대남혁명 전략은 불변이고,남북의 군사적 대결 태세는 여전하다.북한에 군사력 열세를 면치 못한 우리는 현재와 미래의 국가안보를 위한 건전한 국방조직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한국군은 현재 69만 병력에 근 150억 달러의 국방비를 쓰는 세계 유수의 거대조직으로 성장하였다.평화시 선진국의 병력 규모가 인구의 1%이하 수준인 데 반하여 우리는 1.5%란 높은 비율을 유지하지만,대치 중인 북한의 120만 대군에 비하면 상대적인 열세를 면치 못한다. 세계 각국은 자위를 위해 적정 규모의 군사력을 건설 유지 운용하는데 나름대로 효율성을 추구한다.우리는 제한된 국가자원을 전제할 때,북한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군사력 규모가 결코 다다익선일 수 없으며,국가안보를 위한 현실적 충분성과 미래지향적 필요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남북한 실전전력 균형에 의한 전쟁 억제력을 한·미연합으로 또는 단독으로 확보해야 하고,다음으로는 미래의 통일한국군 위상에 걸맞은 선진 정예군대를 보유하기 위한 기반 건설을 서둘러야 하는 중차대한 전환기적 시점에 와 있다. 첫번째 요건을 충족하려면 북한의 선제공격을 예방하고,억제에 실패할 때 평화를 회복할 수 있는,대등하거나 우위의 억제 방위전력을 지녀야 한다.따라서 실전 전력으로 ‘작지만 강한’ 군사력을 만들어야 한다.한마디로 ‘양보다는 질’,‘병력 수보다는 무기체계의 고도화’를 목표로 지상군에 상응한 해·공군 안배의 전력구조를 짜야 한다는 뜻이다.현재 우리의 부족한 실전 전력을 주한미군이 메워주지만 이는 영원히 보장된 것이 아닌 바,자주적 억제·방위 전력 확보가 시급한 당면과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규모로 어떤 구조의 전력을 갖추어야 할 것인가? 북한군의 능력과 의지에 대항할 육군의 사단수,해군의 함정 척수,공군의 항공기 대수,다시 말하면 당면한 위협의 강도·성격에 걸맞게 대응전력 소요가 결정된 다음에 가용자원 범위 내에서 재원을 배분·조달해야 한다. 우리는 현재의 남북대결 국면에서 대북 균형 내지 우위의 전력 달성만을 추구하는 것으로 결코 만족할 수 없다.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한반도 평화정착과 더불어 냉전구조 해체 및 남북통일이 성취될 것을 전제로,지금부터 아시아 중심국가로서 또 지역강대국으로서의 위상에 적합한 통일 한국군의 역할과 기능을 정립하고 이를 위한 군사력 기반조성 설계와 연구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왜냐 하면 21세기의 군사력은 고도기술의 초현대화한 선진군대일 것인 바,무기체계나 장비 조달을 위한 선도시간이 10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통일한국군의 군사력 규모는 현재의 180만이나 되는 남북한 현존 군사력이 아니라,필연적으로 평화시 선진국의 경우처럼 인구의 1% 수준인 70만 정도면 족할 것이다.그 전력구조도 지상군 편중 구조를 탈피하여 국경선 수비,인구 및 자원통제,영해·영공 수호,배타적경제수역 보호,해상교통로 유지,우주공간 진출,주변국 견제,대민지원,국제평화 유지 등에 맞는 기능별 소요를 충족하되 유능하고 정예화한 소수의 엘리트 군대가 필요한 것이다. 국가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대양과 우주에까지 그 투사력이 미쳐야 할 것이며,3군 간의 세력안배와 작전환경에 따른 전력구조의 기능적 상호보완 및 의존을 전제한 연합 합동작전 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그렇다면 미래의 국가생존과 번영을 도모하는데 어떤 유형의 군사력이 필요할 것인가 하는 것은 자명해진다.우리의 에너지 및 식량자원은 물론 전략자원의 수입의존 현실과 좁은 국토,조밀한 인구밀도를 전제할 때 미래의 국가생존과 번영을 위해 개척할 프론티어는 역시 우주공간과 바다가 될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고 보호할 군사력은 필연적으로 과학화·정보화·선진화한 일당백의 고효율·저비용 정예군대가 되어야 한다.이것이 21세기의 국군이 지향해야 할 진정한 조직발전과 국방개혁의 방향이다. 이선호 한국시사문제연구소장·명예논설위원
  • 이상폭염 더 자주 온다

    온실효과에 따른 지구온난화의 여파로 지난해 프랑스에서 1만 5000여명의 사망자를 낸 것과 같은 이상폭염이 21세기 후반에는 더 자주,더 오래,더 세게 발생할 것이라고 미 국립대기연구센터(NCAR)가 13일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게재된 연구보고서를 통해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노인과 허약자들의 사망이 크게 늘어나고 옥수수와 콩 등 농작물 수확에 큰 타격이 우려되며 연료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NCAR의 제럴드 미흘,클로디아 테발디 등 두 연구원이 컴퓨터를 이용,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배출량 증가 등을 고려한 기후예측모델을 동원해 실시한 가상실험 결과 지중해 연안 등 유럽 지역과 북미 남부와 서부 지역에서 이같은 이상폭염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파리 지역의 이상폭염은 연간 8∼13일 정도 발생하지만,21세기 후반에는 연간 11∼17일 정도로 30%가량 증가하고,북미 지역에서는 6∼9일 정도 발생하는 이상폭염이 9∼10일 정도로 25%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는 이상폭염 현상이 연간 한 차례밖에 발생하지 않지만 앞으로는 연간 두 차례 이상 여러 차례 발생할 수 있으며 폭염의 강도와 지속기간이 모두 강화될 것으로 이들은 우려했다. 한편 프린스턴대학의 스티븐 파칼라와 로버트 소콜로 교수는 같은 ‘사이언스’에 발표한 또 다른 연구보고서에서 태양열이나 풍력,원자력 등 대체에너지 활용과 에너지 절약 등 15가지 기술을 활용,2054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50억t 감축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지구온난화를 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12일부터 ‘제8회 세계선교대회’

    21세기 세계선교연맹(총재 류광수 목사)은 12∼20일 세계 각지에서 선교활동을 펼치는 제8회 세계선교대회를 개최한다. 연맹에 따르면 국내 313개 교회의 2500여명의 신도들이 미국,일본,홍콩 등 12개국 180여개 도시에 파견될 예정이며,이들은 미리 파견된 선발대와 함께 현지선교 활동을 벌이게 된다. 이번 대회를 위해 연맹측은 5개 언어로 전도지를 준비하는 등 만전을 기했으며,최소한의 경비를 제외하고 남은 헌금은 청소년 훈련기관인 ‘램넌트 공동체 훈련센터’를 설립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 [국방부 문민화] 외국의 軍 문민화 사례

    ‘군의 문민화(Civilian control)’는 미국,일본,영국,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세계적 추세다. 우리는 4·19혁명 직후 민의원 출신인 현석호·권중돈씨가 9개월 남짓 동안 9∼11대 국방장관을 잇달아 역임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직업군인이 국방장관을 대물림해왔다. 군 문민화의 출발은 영국이다.문민 우위의 원칙이 헌법에 규정돼 있으며 사회적 규범으로써 엄격하게 지켜져오고 있다. 이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 등을 통해 군에 대한 문민통제의 필요성을 안팎으로부터 요구받은 독일과 일본도 마찬가지다.까다로운 법률과 제도를 통해 군 문민화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우리의 국방장관격인 일본의 방위청 장관은 군 출신 인사가 맡을 수 없다.또한 우리의 합참의장격인 막료장은 자위대 지휘권 없이 방위청 장관에게 군사문제를 조언하는 역할을 가질 뿐이다.자위대의 운영과 시설을 통제하는 방위청 내무국도 민간인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의 군 문민 통제는 제도적·정책적으로 확고하다. 미국 국방장관 도널드 럼즈펠드는 기업가 출신의 민간인이다.럼즈펠드와 함께 미국의 국방정책을 좌지우지하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콘돌리자 라이스 역시 민간인이다.국방장관과 각군 참모총장 사이의 중간 단계인 부장관,차관,차관보,각군 장·차관,차관보 자리에도 민간인 출신 인사만이 보임될 수 있다. 미국은 또한 군 출신 인사를 등용할 경우에도 전역한 지 10년이 지나야 자격이 주어지도록 국가안전보장법에서 명시하고 있다.더 나아가 지난해 ‘21세기 국방개혁법’을 만들어 민간 분야 개방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같은 군 문민화 원칙에 따라 미국은 군인이 110만명인데 반해 국방 분야 민간 인력은 40%로 70여만명에 이른다.반면 우리나라는 국방분야에서 민간 인력 비율이 5%를 겨우 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군부독재 시절을 경험한 인도네시아 역시 군의 문민화를 통한 개혁을 시도했다. 지난 99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취임한 와히드는 민간인을 국방장관에 임명하고 군총사령관 자리도 온건 성향의 해군 제독에게 맡기는 군개혁을 단행했다.또한 개혁 성향의 장교들을 기용하고 군의 동티모르 인권유린 사례를 조사하는 위원회를 후원하기도 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 입양인대회/신연숙 논설위원

    미안하다.부끄럽다.감사하다.그제 개막된 제3회 세계한인입양인대회 참가자들의 사연과 표정이 무더위와 정쟁에 찌든 8월에 감동과 성찰의 시간을 선사하고 있다.해외입양 50주년의 해를 맞아 한국에서 처음 열린 이번 입양인대회 참가자는 15개국 430명.그동안 외국에서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면 부모와 조국을 원망해도 모자라련만,하나같이 밝고 당당한 모습의 이들은 오히려 뜨거운 화해와 사랑의 메시지로 보는 이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 대학교수,연구원,사업가,재활치료사 등 다양한 직업의 이들은 입양에 대한 우리들의 잘못된 인식을 교정해 준다.물론 모두가 이번 대회 참가자들처럼 성공적 결과만을 갖고 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이번 대회를 통해 입양인들은 사회적 성공은 물론 양부모와의 관계도 친부모 이상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70이 넘은 장애인 양부(養父)를 부양하는 쌍둥이 자매 김명자·문자씨의 사연이 한 예다.또한 많은 입양인들은 한국에서 아이를 입양해 키움으로써 자신이 받은 혜택을 되돌려 주는 실천을 하고 있었다.사회적 선(善)의 건전한 순환이라고 할 수 있다. 입양인들의 당당한 정체성 선언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이번 참가자들 중 많은 이들이 정체성 고민에 대한 경험을 털어놓으며 이의 극복과 함께 생부모 찾기를 희망했다.자식을 버린 부모에 대한 회한보다는 실존 차원의 ‘뿌리 찾기’ 열망이 이들의 밝은 모습에서 읽혔다.입양인들은 또한 한국어와 한국 전통을 깊이 배우고 모국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희망도 피력했다.“전 세계 20여만명의 입양인은 21세기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며 훌륭한 외교관이 될 수 있다.”는 대회 준비위원장의 말이 깊은 울림을 갖고 들려온다. 그렇다면 이번 대회의 교훈은 자명하다.입양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것,해외 한인 입양인들의 네트워크화 등 모국 기여 활동을 지원하는 것,국내에서도 입양을 활성화하는 것 등이다.때마침 국내에서도 입양에 대한 관심이 일기 시작해 각종 지원제도가 준비되고 있다.입양부모에 대한 유급휴가제,입양아 의료비 지원 등이 내년부터 도입되고 입양촉진특례법 제정도 추진 중이다.근본적으로는 양육포기 사례 자체가 없어야 할 것이다.그러나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면 이번 대회를 계기로 국내 입양에 대한 인식이 확실히 바뀌었으면 한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seoul.co.kr
  • 정치권의 진단과 처방

    ■ 문희상 우리당의원 참여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은 6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학자들의 학술적 주장을 뛰어넘어선 만큼 ‘조용한 외교’로는 해결할 수 없다.”면서 “중국 정부의 조직적 왜곡에 대해 한국도 범정부적 차원에서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대응 태도 달라져야” 문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재임하던 지난해 8월 중국 사회과학원이 고구려사가 포함된 ‘동북공정’ 국책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국무총리 주재로 고구려사 문제에 대한 학계 차원의 대책을 강구했었다.”면서 “당시 추진 주체가 중국 정부가 아니라 학술단체라서 우리도 ‘고구려 연구재단’으로 대응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의원은 그러나 “지난 7월 만주의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한 이후 중국 외교부 인터넷 등에 고구려사를 중국 역사로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등 태도가 완연히 달라졌다.”면서 왜곡 주체가 달라진 만큼 정부의 달라진 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참여정부가 6자회담 성사 등을 위해 한·미 동맹보다 한·중 관계를 중요시하다가 중국 정부의 고구려사 왜곡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문 의원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힘을 쓰겠다고 나서서 우리 정부가 공조했던 것”이라며 “경제적 차원에서도 중국과의 무역 거래량이 미국을 앞서는 등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가져가야 할 필요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親중국노선’ 부작용? 이 때문에 청와대는 지난 1월 외교부장관으로 반기문 외교보좌관이 승진하자 중국 전문가를 물색하기도 했다.당시 대미 의존적인 외교 지양과 외교라인 다각화가 명분이었다.참여정부의 ‘친(親)중국’ 노선은 그러나 정통적인 외교·안보라인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아 왔다. 청와대의 전 고위 관계자는 “대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미국 대신 중국을 끌어들이는 것은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끌어들이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경제·안보에 위협적인 존재가 태평양 건너 미국인지,서해 건너 중국인지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박근혜 한나라대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6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의 한국 현대사 이전부분 삭제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그동안 이런 사태를 우려해 정부의 강력 대처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정부는 ‘조용한 외교’ 운운하며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 왔다.”면서 정부의 소극적 대응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남북 공동대응 제의하라” 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족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기가 막힌 일이 일어났다.”며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은) 북한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정부는) 북한과 공동 대응하자고 제의해야 하지 않느냐.”며 남북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박 대표는 이어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서 고구려사를 통째로 들어내고,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입국 비자를 갑자기 취소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그대로 방치한다면 고조선까지 올라가서 반만년 역사가 뽑히고 잘리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여당, 역사 지키기 의지 있나” 박 대표는 특히 “(현 정부와 여권이) 국내에선 동학혁명까지 거슬러 올라가 역사를 바로 세우겠다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면서,그런 노력의 반이라도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을 바로잡는 데 쏟았다면 이렇게 됐겠느냐.”고 되물었다.또 “지난번에 노무현 대통령이 고이즈미 총리를 만나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하고,앞으로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과연 우리 역사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그는 “중국과 일본은 분명 동북아의 경제·문화공동체로서 미래를 함께 열어가야 할 나라들이지만,우리의 주권과 역사를 포기하면서까지 협력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중국이 우리 역사를 마음대로 왜곡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외교부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부분을 원상 회복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측이 한나라당 의원 10명에 대한 비자발급을 미룬 데는 리빈 주한 중국대사의 불참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부 여야 의원들이 지난 5월20일 타이완 천수이볜 총통 취임식에 참석한 데 대한 보복조치라는 시각도 있다.”는 질문에 “주권 국가에서 국민의 대표가 하는 일에 대해 외국에서 간섭하는 것은 우리의 자존심을 굉장히 상처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노회찬 민노당의원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파동은 굴욕적 대미 의존,저자세 대일 노선이 낳은 자업자득의 측면이 있습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6일 경기도 용인 태화산 ‘민주노동당 제2회 청소년 정치캠프-정치야 놀자’ 강연을 통해 정부의 외교노선을 비판했다. 노 의원은 특히 이라크 파병과 최근 한·일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저자세 등을 언급하며 “주변국에 쩔쩔매며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궁극적으로 중국이 얕잡아 보게 하며 ‘고구려사 왜곡’까지 자행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0년 동안 존속된 냉전체제의 산물인 한·미동맹의 전면 재검토는 물론 장기적으로 21세기를 내다보는 새로운 동북아 평화체제 구상과 이에 기반한 대일,대중 외교노선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아울러 “북한도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파동에 대해 입을 열어야 한다.”며 남북 공동대응을 촉구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시론] 박근혜와 아웅산 수치/양길현 제주대 교수· 본사 명예논설위원

    [시론] 박근혜와 아웅산 수치/양길현 제주대 교수· 본사 명예논설위원

    아웅산수치와 박근혜.아시아의 두 여성 정치지도자의 너무도 다른 정치상황과 인생경력 그리고 미래 비전을 비교하면서 박근혜의 어제와 내일을 조명하고 21세기 한국정치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자. 아웅산수치는 일찍 부친을 여의었다.미얀마 독립투사이자 건국 대부인 아웅산이 정적에 의해 1948년에 피살되었기 때문이다.다만 아웅산의 유지를 받드는 우누와 네윈 정부에 의해 수치는 영국으로 유학하여 선진 문물을 접할 수 있었다. 박근혜는 1975년 모친 육영수의 피살 이후 영부인 역할을 대행하던 1979년에 부친을 여의었다.유신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 속에 박정희가 측근에 의해 피살되었기 때문이다.그 이후 박근혜는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같은 비정치적 삶에 만족하는 듯 20년을 보냈다. 아웅산수치는 군사독재에 저항하는 비폭력 민주투사로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정도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1988년 이후 지금까지 가택연금 상태에 놓여 있다.1990년 총선에서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군부의 총칼 앞에서 꼼짝 못하고 있어,수치는 버마 국민들에게 민주화의 상징으로 자리하고 있다. 박근혜는 1987년 민주화의 수혜자가 되었다.1997년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호남-민주당이 이회창-영남-한나라당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면서,박근혜는 일약 영남 지역의 대표 주자 가운데 하나로서 정계에 입문하여 최다 득표의 국회의원이 되었다.2002년의 보수-개혁 대결구도가 다시 노무현-민주당의 승리로 나타나면서 보수-영남-한나라당을 대표하는 박근혜의 위상은 더욱 높아져 유력한 대권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이 되고 있다. 아웅산수치는 언제든 선거만 치르면 승리할 것이기에,미얀마 군부는 선뜻 선거를 치르지 못하고 지금도 시대에 뒤떨어진 군부통치를 지속하고 있다.수치의 인기는 아웅산의 휘광을 넘어서서 본인 스스로 한치 흔들림 없이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민주화 투쟁을 전개한 지난 15년간의 성과와 깨끗한 이미지를 포함한 상징성에 탄탄히 기반을 두고 있다. 야당 대표로서 이제 막 대권 도전에 나선 박근혜의 수권 능력은 아직 미지수이다.노무현에 대항할 대안적 정치적 상징이 부재한 이회창 이후 한나라당에서 영남-보수를 모으는 상징으로 박근혜를 활용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문제는 이러한 야당표 결집은 이회창의 경우에서 보듯이 유권자의 30%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하다. 박근혜의 대권 가능성은 크게 두 가지에 기반한다.하나는,1960∼70년대 박정희-김일성 대결구도를 넘어서서 박근혜-김정일 간의 새로운 방식으로 대화와 관계정립을 꾸려 나가는 일이다.만일 박근혜가 김정일과 함께 선건설-후통일이라는 박정희의 정책 지표를 넘어서서 평화공영이라는 6·15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구현해 나간다면,이는 대권자격 갱신과 함께 지지기반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박정희의 딸로서가 아니라 박근혜 스스로의 홀로서기를 보여주는 것이다.이는 박정희 재평가에 보다 능동적으로 임하고 미래지향의 전향성을 받아들일 때 가능할 것이다.박근혜가 과거를 넘어서서 자기 스타일과 정체성을 갖고 21세기의 도전에 부응하기 위한 첫 발걸음은 바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을 수용하여 정면 돌파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박정희를 박근혜의 아버지로 바꿀 수 있어야 대권이 가능할 것이다. 양길현 제주대 교수· 본사 명예논설위원
  • [씨줄날줄] 최저생계비/손성진 논설위원

    ‘보릿고개가 태산보다 높다.’는 속담을 실감하던 1950,60년대엔 누구나 가난했다.한마음으로 참고 견디어 오늘의 풍요를 맞은 게 아닌가 싶다.풍요 속의 빈곤이랄까.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GDP 1만달러를 넘어선 21세기 들어 한국은 빈부격차의 중병을 앓고 있다.병세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극빈층이라 할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139만여명으로 작년보다 5만여명이나 늘었다.이들은 정부의 보호를 받는 사람들이고 실제 빈민은 80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정부가 연령에 관계없이 최저 생활을 보장해 주기 시작한 것은 IMF 사태 직후인 2000년이었다.일정 조건을 갖추고 규정된 최저생계비만큼 벌지 못하면 정부가 지원해 주는 제도다.조건은 매우 까다롭다.가령 50만원짜리 중고자동차만 있어도 수급자가 되지 못한다.최저 생계비란 어느 정도일까.‘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이란 막연한 개념이다.올 4인 기준 최저생계비는 105만 5000원.이 돈으로 어떤 수준의 생활을 할 수 있을까.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의 ‘최저생계비로 한달 나기’ 체험이 간접적으로 보여준다.다섯 가구의 체험자들은 ‘아끼고 아꼈지만’ 최대 45.4%의 적자를 기록했다.최저생계비에는 사람에 따라 쓰지 않을 수 없는 담뱃값이나 커피값,휴대전화 비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곰팡이가 피어 있는 열악한 곳에서 최소한의 식사를 하면서 사회생활은 포기한 채 사는 것’이 최저 생계였다.체험자들은 먹고 싶은 음식을 들었다 놓았다 망설이기도 했다고 한다.건강,문화와는 거리가 먼 생활이다. 전문가들은 최저생계비를 올려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또 일반 가구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상대빈곤’의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한다.즉,중위 소득의 50%나 평균가계지출의 50% 수준 등으로 정하자는 것이다.그러나 무턱대고 최저생계비를 올려주는 정책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힘들게 일하고도 최저생계비밖에 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까닭이다.선진국들이 딜레마를 겪고 있듯 피땀 흘려 일한 대가와 가만히 앉아서 받는 지원금이 같다면 근로의욕은 꺾일 수밖에 없다.절충책이 필요하다.무료 보육시설,의료 혜택의 확대 등의 복지정책도 시급하다.더 중요한 것은 빈민들에 대한 관심과 일자리 창출일 것이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盧대통령 ‘휴가 아닌 휴가’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일부터 청와대 관저에서 휴가에 들어간 동안에도 현안 보고를 받고 정국구상에 몰두하는 등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3일 알려졌다.산적한 국정과제 탓에 노 대통령의 ‘숨 고르기’는 편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개혁비서관실은 노 대통령 휴가 첫날 ‘공무원노조 추진현황’에 대한 보고를 마쳤다.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는 데 대해 국민 정서와 각국의 입법사례를 모아 입장을 정리한 내용으로 전해졌다.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비정규직과 퇴직연금 관련법안의 입법문제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 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 구상계획안’을 비공개로 보고했다.노 대통령의 지시로 한달여 동안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논의한 결과에 노 대통령은 흡족해한 것으로 알려졌다.위원회 관계자는 “동북아경제중심위원회일 때는 경제와 물류 중심이라 경쟁 중심의 정책에 머물렀는데 동북아시대위로 바뀌면서 남북·안보 문제를 대폭 강화하는 기조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도 지난주 ‘미군기지 이전 관련 보고’를 마쳤다는 후문이다.미군기지의 부지 감축과 비용 감축 등이 합리적인 규모로 이루어졌다는 보고가 주된 내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NSC 관계자는 “원래 이번 주에 ‘21세기 한·미동맹 구상’에 대한 보고를 하려고 했지만 광복절 이후로 미뤄졌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이 휴가 기간 동안 읽기로 한 책인 연암 박지원의 ‘그렇다면 도로 눈을 감고 가시오’와 테드 할스테드·마이클 린드의 ‘정치의 미래’도 관심을 끌고 있다.연암의 책은 실용주의에 대한 역사적 고찰이라는 점에서,‘정치의 미래’는 ‘혁신적 중도주의’와 국민중심의 정치권력화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의 지향점을 엿볼 수 있다. 노 대통령은 3일 부인 권양숙 여사와 며느리 배정민씨,딸 정연씨,손녀와 함께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창덕궁을 관람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노 대통령의 외출은 탄핵 기간이던 지난 4월10일 광릉수목원을 찾은 이후 처음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서울시 교육정책 대전환 예고

    서울시 교육정책 대전환 예고

    ■ 공정택 교육감 당선자 정책·인물 해부 역대 16대·민선 4대 서울시교육감으로 선출된 공정택 당선자의 정책 방향의 핵심은 ‘학력 향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학생들의 실력을 높이는데,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다.한마디로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고,교사들은 열심히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실력있는 학생들을 기르기 위해 교육 환경도 실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정책 공약도 전체적으로 이같은 학력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선진국 수준으로 학생복지를 이루고,교원들에게 행복한 직장환경을 조성한다.’는 그의 ‘웰빙 교육환경 공약’도 학력을 높이기 위해 모든 주위 환경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 교육정책에는 앞으로 4년 동안 적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초등학교 학력평가와 자립형 사립고 도입,외국어고·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의 확대,0교시 등 그동안 유인종 현 서울시교육감이 재선을 거치는 8년의 임기동안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이었던 각종 제도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공 단선자가 밝힌 초등학교 학력평가 방식의 변화는 사실상 ‘수우미양가’ 식의 평가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지난 1996년부터 초등학생 성적표에는 ‘수우미양가’ 대신 ‘그림을 그리는 데 표현력이 뛰어나지만 과학실험에는 소극적이다.’는 서술식 평가가 등장했다.공 당선자는 “‘수우미양가’가 아니라 ‘탁월·우수·보통’ 하는 식으로 표시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학력평가 과거회귀 가능성 교육부도 이같은 서술형 표기는 문제가 없지만,학업 성취도에 따른 순위나 석차 등을 표기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하지만 학업 성취도를 표시하는 특정 ‘단어’가 사용될 경우 ‘수우미양가’ 5단계든 ‘탁월·우수·보통’ 3단계든 말만 달라졌을뿐 똑같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자칫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정책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0교시’를 학교 자율에 맡기겠다는 공약도 사실상 0교시가 전면 확대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공 당선자는 “0교시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학생들의 건강을 고려해 되도록 자제하도록 장학지도를 할 계획”이라면서 “전면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장학지도 자체가 학교자율에 맡긴다는 정책과 배치되는 모순을 안고 있다.말 그대로 학교자율에 맡길 경우 0교시를 실시하는 학교 주변의 다른 학교 학부모들의 거센 요구에 따라 줄줄이 0교시를 실시하는 ‘0교시 도미노 현상’까지 예상된다. 한편 자립형사립고의 설립 가능성은 높아졌다.공 당선자는 “교육부가 현재 실시 중인 전국 6개 자립형 사립고의 운영결과를 참고한 뒤 서울에서도 곧바로 시범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내년에 운영결과가 나온 뒤 자립형 사립고 심의·평가위원회를 구성,이르면 오는 2006년부터 서울에서도 몇 개의 자립형 사립고가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실업계 고교에 대한 지원책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공 당선자 스스로 실업계 교사로 교직생활을 시작,오랜 기간 실업계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는 점도 이같은 예상을 가능케 한다.공 당선자는 실업계 학생들에 대한 전면 무상교육을 추진하고,‘학교기업’의 설립을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았다. ●교직단체와 마찰 줄이기가 가장 큰 숙제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다른 예산을 그만큼 줄여야 하는 만큼 그리 쉽지는 않을 것 같다.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전교조와 한국교총 등 교직단체와 교육 관련 단체와 마찰을 줄이는 문제는 가장 큰 숙제다.전교조를 비롯한 대부분의 교육 관련 단체들은 공 당선자가 밝힌 ‘초등학교 학력평가 시스템 도입’방침에 벌써부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초등학교 학력평가가 부활할 경우 입시 풍토가 초등학교까지 확대돼 사교육비 부담이 느는 등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와의 ‘정책적 공유’도 결코 쉽지 않은 부분이다. 공 당선자의 정책공약 가운데 상담교사제,표준수업시수제,교원 법정정원 확보 등은 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결정해야할 사안들이다.문제는 이같은 사안 대부분이 막대한 예산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정책이라는 점이다. 상담교사제 도입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학교 양호교사와 영양사의 정식 교원 임용 문제와 맞물려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과목별로 일정한 표준 수업시간을 정해 이에 따라 수업이 이뤄지는 표준수업시수제나 교원법정정원 확보 공약은 교육부는 물론 당장 막대한 예산을 배정해야 하는 기획예산처와도 조율해야 할 난제다.서울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현 유 교육감도 표준수업시수제와 교원법정정원 도입을 추진하려 했지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보류했다.”고 말했다. ■ “초등생 학력평가 소신 불변 인성·특기교육과 균형 유지” “초등학생 때부터 학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당선자는 2일 최근 며칠 사이 논란이 일고 있는 초등학생 학력평가 실시 여부에 대해 이렇게 못박았다.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현재 실시하고 있지 않은 초등학교 학력평가를 학교 자율에 따라 실시토록 하고 학생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학부모에게 알리겠다는 설명이었다. 공 당선자는 이와 관련, “교육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의 평가제도가 어느 정도 이뤄져야 하고 성취수준의 평가 결과가 학부모에게 제대로 전달돼야 자극을 받아 공부하게 된다.”면서 “예전의 ‘수우미양가’를 부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탁월·우수·보통’ 등의 설명을 현재의 서술식 평가방식에 접목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이뤄지고 있는 인성교육과 다양한 소질을 계발하는 특기적성 교육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유인종 교육감이 그동안 닦아놓은 인성·특기적성교육을 한 축으로 하고 이와 균형을 맞추도록 기초학력 신장이라는 다른 한 축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 당선자는 초등학교 학력평가 체제 도입에 따른 사교육비 증가 우려에 대해 “혼란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 교육위원들과 협의를 거치고 각계 각층의 여론을 수렴,신중하게 검토한 뒤 추진할 계획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면서도 “어떤 식으로든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학력평가를 통해 공부하는 풍토를 만들어 중·고교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 학연·지연보다 함께 일한 인연 중시 공정택 당선자의 인맥은 학연이나 지연보다는 평교사 시절부터 맺어온 인간관계에 따른 인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그와 가까운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그와 함께 근무했던 인사다. 공 당선자가 공개적으로 꼽는 가까운 인사는 서울고 윤웅섭(59) 교장과 덕수정보산업고 이종성(60) 교장이다.윤 교장은 서울 사범대 출신으로 공 당선자가 이번 선거에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비교적 나이가 많은 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한 주인공이다.평교사들을 비롯한 교육 각계 인사들 사이에 ‘젊은 리더’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윤 교장과 의기투합해 뭔가 해보겠다는 전략이 주효했다.고령의 교육감을 보필할 젊은 참모 역할이었다. 이 교장은 공 당선자가 덕수상고 교장 시절 교무주임으로 동고동락을 했다.당시 공 당선자의 진심을 몰라주는 사람이 많던 시절,당선자의 뜻을 따라 덕수상고를 이른바 ‘명문고’로 자리잡게 한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공 당선자의 당선 배경에는 다양한 인맥과 학맥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공 당선자는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사범대 출신은 아니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서울대 사대 출신 교원들의 지지를 골고루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실업계 고교의 지지도 적지 않았다.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실업계고 근무경험은 실업계고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일각에서는 호남 출신 교원들이 보이지 않게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공 당선자는 이에 대해 “오히려 다른 후보측에서 ‘유인종 교육감에 이어 또 호남에서 서울교육을 책임지려는 것이냐.’는 역공세를 펼쳐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서울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인맥과 학맥도 중요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평교사부터 행정경력까지 풍부한 교육 행정경험이 다수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 같다.”면서 “하지만 다른 후보들을 지지한 표도 적지 않은 만큼 공 당선자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서울 교육을 훌륭히 이끌어나갔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 동료들이 말하는 공정택 당선자 ‘추진력·친화력·카리스마’. 공정택 당선자를 한번이라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같은 단어를 빼놓지 않는다.강한 카리스마에 타고난 친화력을 바탕으로 사소한 일 하나까지 꼼꼼히 챙기는 황소같은 추진력은 ‘똑’ 부러진다는 평가다.학생들의 공부에 관한 한 물불 가리지 않고 도와준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그를 ‘진정한 스승’으로까지 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반면 한번 마음먹은 것에 대해 고집을 꺾지 않는 그의 스타일이나 공부에만 역점을 두는 교육철학이 다양성이 요구되는 21세기 교육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공부에만 역점… 다양성 부족 지적 그의 일하는 스타일을 보여주는 일화 하나.1986년 중랑중 교장 시절이었다.교장으로 첫 발령을 받아 부임한 뒤 처음 시작한 것이 학력을 높이는 시스템 구축이었다.당시는 고입 연합고사 성적에 따라 알게 모르게 중학교가 평가되던 시절이었다.그는 학생들의 실력을 높일 방법을 연구하던 끝에 각 교과 담당 교사에게 일일이 방학과제를 만들도록 한 뒤 이를 모아 하나의 문제집으로 묶었다.각 문제에는 관련 교과 단원을 표시해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도록 했다.방학숙제는 담임교사가 모두 걷어 쪽마다 확인도장을 찍어 교장인 그에게 확인을 받게 했다. 그는 당시 자신이 사용하던 확인도장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이는 전교생이 모두 제출할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공 당선자는 “이렇게 2년을 했더니 학생들의 성적이 크게 오르면서 학부모·교사·학생 모두 좋아했다.”고 했다.그와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교육계 인사는 “교사들과 학생들을 ‘혹사’시켰으면서도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이유는 당선자의 지도를 받은 학생들의 진학률이나 취업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82년 성동여실 교감 시절이었다.자율학습 시간에 직접 지휘봉을 들고 교실마다 자는 아이들을 깨워가며 공부를 독려했다.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호랑이’로 유명했다고 한다.하지만 밤 늦은 시간 불쑥 학교로 되돌아와 공부하는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간식을 사다 먹이는 일도 그의 일과 중 하나였다.학생들을 취업시키기 위해 매년 취업철만 되면 발품을 팔아 서울 퇴계로 일대 은행과 기업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실력있는 좋은 아이들이니 뽑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그와 함께 성동여실에서 근무했던 한 교사는 “학교 사정이 나빴던 어느 겨울 연탄 가스로 고생하는 아이들 얘기를 했더니 어떻게 구했는지 석유난로를 몇 대 구해왔다.”고 말했다. ●인기직종 은행에 한해 243명 합격시켜 앞서 72년 덕수상고에서 학년주임을 맡을 때에는 당시 최고의 인기직종이었던 은행에 243명을 합격시켜 교육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당시 취업을 잘 시킨다는 실업계고가 50∼60명을 취업시킨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과였다. 학생들에게는 무서운 ‘호랑이’였지만 교사들에게는 정 많은 ‘동료’였다.그는 평교사 시절부터 동료 교사들과 식사와 술로 회포를 풀었다.틈틈이 술자리를 마련해 동료 교사들의 어려움을 들었다.그와 함께 근무했던 한 현직 교장은 “평교사 시절부터 부인 월급으로 생활하고 자신의 월급은 거의 대부분 동료들의 밥값과 술값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그는 술보다는 술자리를 좋아했기 때문에 주종을 가리지는 않는다고 한다.그와 함께 일했던 한 교육계 관계자는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다음날 학교에 맨 먼저 도착하는 사람은 공 당선자였다.”고 말했다.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그의 추진력을 ‘옥에 티’로 지적하기도 한다.그를 겪어본 한 교육계 인사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밀어붙이는 고집스러운 스타일 때문에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 데는 인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교육계 한 인사는 “학생들을 위한 그의 진심은 훌륭하지만 서울 교육의 수장으로서 공부만을 강조하다 보면 학교 현장에서는 자칫 성적 만능주의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부인 육완숙씨가 본 공 당선자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 당선자는 출마자 중 최고령이었다.고희의 나이에도 40∼50대 후보자들과 경쟁할 수 있었던 그의 건강비결은 테니스와 산보였다. 오는 26일 취임하는 공정택 당선자 부인 육완숙(68)씨를 지난달 29일 저녁 송파구 방이동 자택에서 만났다.152∼153㎝의 키,40㎏이 겨우 넘을 듯한 호리호리한 몸매에 카키색 원피스를 걸친 육씨는 전형적인 선생님의 모습이었다.평생을 평범하게 살아온 육씨에게는 선거 후 연일 쏟아지는 세간의 관심이 낯설고 부담스럽기만 한 것 같았다. 육씨는 지금까지 남편이 정열적으로 학교 일에만 매달려왔기 때문에 노년에는 손주들 재롱보며 조용히 살기를 바랐다고 한다.하지만 남편의 넘쳐나는 교육에 대한 열정은 육씨도 말릴 수 없었다.고령에도 선거 일정을 강행군 할 수 있었던 건강비결을 묻자,편식하지 않는 식습관과 매일 오전 7시부터 1시간 가량 부부가 함께 산책한다고 했다.골프를 안하는 공 당선자는 주말마다 3∼4명의 교사들과 인근 학교에서 테니스를 즐기는 것으로 취미생활과 체력관리를 병행하기도 한다. 공 당선자는 젊어서부터 워낙 건강했고 술 자리를 좋아했다고 한다.소주 2∼3병을 마시고도 취한 모습을 보이질 않아 육씨는 반평생 같이 살면서도 공 당선자의 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지 못했다. 40여년간 교육자로 일했던 공 당선자의 생활은 오로지 학교 일이 전부였기 때문에 가사와 육아,자녀교육은 부인 육씨가 도맡다시피 했다.간혹 공 당선자는 불시에 두 아들의 책과 공책을 꼼꼼히 살피며 학업상태를 점검하기도 했는데 이 시간이 아들 훈식과 문식에겐 가장 무섭고 힘든 시간이었다고 한다.공 당선자는 아이들이 학업에 나태하거나 거짓말을 하면 크게 호통을 쳐 스스로 반성할 때까지 벌을 세우는 엄한 아버지였다.육씨는 두 아들에게 스스로 공부하는 자세를 강조했기 때문에 별다른 과외는 시키지 않았고 중 3때와 고 2·3학년 때 단과학원에서 영어·수학 강의를 듣게 했다. 육씨는 공 당선자가 학교 일에만 매달렸던 30∼40대에도 육씨의 학생 성적 처리만큼은 한번도 빼놓지 않고 챙겨주었던 남편의 배려를 기억한다.육씨가 전주여고 가정교사로 재직했던 7년동안 전주상고에서 상업을 가르쳤던 공 당선자는 육씨의 중간·기말고사 성적처리를 모두 맡아서 해주었다.지금처럼 계산기도 없던 시절이었기에 육씨는 공 당선자의 세심한 배려가 고마웠다고 한다. “부부가 모두 평생을 교육자로 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크게 부부싸움 한번하지 않고 별 탈없이 지금까지 생활한 것이 정말 행복하다.”는 육씨는 공 당선자를 처음 만났던 그날을 떠올리며 수줍게 웃었다.1960년 봄,육씨는 전주여고 재직시절 큰언니 옥희(78)씨의 중매로 당시 전주상고 교사였던 공 당선자를 처음 만났다.상대를 리드하는 카리스마가 마음에 들었다는 육씨는 자신들을 알아보는 학생들이 많아서 1m씩 떨어져 함께 걷는 것으로 데이트를 대신했다.공 당선자와 육씨는 1년 6개월 연애끝에 1961년 11월 결혼식을 올렸고 강산이 4차례나 변했을 40년 넘게 잉꼬부부로 살아왔다. 육씨는 “큰 일하는 남편에게 도움이 될 수 없어 미안하지만 지금까지 늘 곧은 모습만을 보여주었기에 앞으로 잘 할 것”라며 공 당선자에게 굳은 믿음을 보여주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친·처가 교직근무자 20명 넘어 공정택 당선자의 가족은 처가와 사촌, 손자·손녀까지 합쳐 교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 20∼30명에 이를 정도로 대표적인 교육가(敎育家)다. 공 당선자는 11남매 중 일곱째로 큰형인 고 공원택씨가 문교부(현 교육인적자원부) 장학관을 지냈다.넷째 공이택(74)씨는 군산부시장을 지냈으며 여동생인 열째 공정자(62)씨는 현재 남서울대 총장이다. 5남매 중 막내인 공 당선자의 부인 육완숙(68)씨도 40여년간 고등학교 가정교사로 재직했다.육씨의 큰오빠 고 육완기씨가 임실·고창·금산군수를 지낸 바 있다.둘째 언니 육옥희(78)씨는 45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셋째 언니 육완순(71)씨는 한국 현대무용의 대가로 현재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육완순씨의 남편 이상만(78)씨는 서울대 지질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외동딸 이지현(37)씨의 남편이 가수 이문세(46)씨다. 공정택·육완숙씨 부부는 2남을 두었으며,큰 아들 훈식(42)씨는 산부인과 의사, 둘째 아들 문식(40)씨는 남서울대학교 사무처 계장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공정택 당선자는… ▲1934년 1월26일 전북 남원 출생 ▲53년 이리 남성고 졸업 ▲57년 서울대 상과대 경제과 졸업 ▲76년 고려대 교육대학원 중등교육행정 수료 ▲72년 4월∼78년 9월 덕수상고(현 덕수정보산업고) 주임교사,교육청 장학사 ▲82년 3월∼86년 8월 성동여자실업고 교감 ▲85년 5월∼86년 5월 교육개혁심의회 상임전문위원 ▲86년 9월∼91년 2월 중랑중 교장 ▲91년 3월∼94년 9월 덕수상고 교장,서울시 강동교육장 ▲96년 9월∼98년 2월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국장 ▲98년 3월∼2002년 8월 남서울대 총장 ▲98년 9월∼현재 제3·4대 서울시 교육위원 ▲2004년 7월 서울시교육감 당선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10)화교네트워크의 힘

    [차이나 리포트 2004] (10)화교네트워크의 힘

    중국의 경제수도격인 상하이 푸둥(浦東)지역의 황푸(黃浦)강 주변.6월중순 취재팀이찾은 이곳의 루자주이(陸家嘴)는 대륙 어느 도시의 거리보다도 현대적으로 단장돼 있었다.저마다 독특한 디자인의 고층 건물들로 가득찬 푸둥 신구 전체가 뉴욕의 ‘맨해튼’이라면 루자주이는 그 핵심인 ‘월스트리트’에 비견된다.총면적 28㎢에 불과한 지역에 굴지의 중국 내외 기업들의 사무실은 물론 국내외 금융기관 200여개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중국의 금융 메카 루자주이에 한국금융기관도 상륙했다.하지만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간판은 역시 중국의 금융개방에 앞서 진출한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같은 중화권 금융기관들이다.아시아 금융 허브를 꿈꾸는 상하이시가 화교자본을 그 첨병으로 활용하려는 복안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상하이 구본영특파원| 상하이만이 아니다.화교들은 중국 전역에서,아니,중국인이 흩어져 사는 세계 곳곳에서 엄청난 유동자산을 지닌 ‘큰 손’으로 군림중이다.세계 각지의 화교는 총 3400만명을 넘어서면서 그 자체로 가장 큰 이민집단이지만,동남아나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엄청나다.화교는 유대인과 더불어 세계경제의 배후 실세다. ●동남아 상권 주무르는 큰손 베이징에서 만난 중국공상연합회 연락부 자오훙(趙宏) 부장은 “화교도 외국인이고,중국본토 투자시 특혜는 없다.”고 애써 강조한다.그러면서도 “해외의 화교,특히 화상(華商)들이 애국심과 근면성 등 좋은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화교 특유의 상술과 근면성이 은연중 대중화(大中華)정신을 연결고리로 해 네트워크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실제로 2001년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절반이 넘는 216억달러가 화교자본이라는 통계도 있다. 흔히들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타이완을 묶어 중화경제권이라고 부른다.하지만 그 외곽의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인 싱가포르는 물론이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화교들이 상권을 장악하고 있다.아시아 지역 거주 화교는 총 2600여만명으로 이중 85%인 약 2200만명이 동남아 지역에 살고 있다.이들은 전체 인구의 10%에도 밑돌지만 역내 무역의 60% 이상을 좌지우지한다. 한족이 다수인 싱가포르는 제쳐두더라도,태국의 최상위 재벌 가운데 6개를 화교자본이 차지하고 있고,인도네시아에서는 상위 10개 재벌 모두를 화교계 자본이 장악중이다.지난 1997년 미 경제지 포브스가 집계한 세계 10대 억만장자 명단에 홍콩의 리카싱 창장(長江) 그룹회장 등 화교가 4명이나 랭크된 사실이 화상들의 막강한 재력을 재확인해준다.2004년 ‘포천 세계 500대 기업’명단에서 중국기업이 15개나 포함돼 한국(11개)을 제친 것도 기실은 화교자본의 위력을 말해준다. ●베이징 정부 세계화상대회 적극지원 화교자본이 동남아라는 좁은 울타리에만 갇혀 있는 것은 아니다.미국의 샌프란시스코나 뉴욕 등 대도시 치고 차이나타운이 없는 곳은 없다.심지어 러시아의 고도(古都)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최근 차이나타운이 조성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지난 4월 중국 상하이 산업투자회사가 상트페테르부르크시와 함께 10억달러를 투자해 쇼핑센터와 호텔,아파트단지,중국식당 등을 건설키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도 이같은 화상들의 잠재력과 그들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대륙에 대한 기여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근년들어 화상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2년마다 열리는 세계화상대회(WCEC)를 적극 후원하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본래 1991년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제안으로 조직된 WCEC는 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됐다. ●한국 뒤늦게 관심 보여 철없는 악동들이 동네 자장면집 아이를 놀려먹던 때가 있었다.어른들에게 야단을 맞으면서도 어설픈 중국말 사성(四聲)까지 넣어가며 “짱꼴라”니,“진 땅의 장화”니 하며 외치던 그 시절이다.이렇듯 유독 한국에서는 화교사회가 그다지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한국의 화교는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0만명을 웃돌았으나,한국 사회 특유의 배타성 등으로 인해 지금은 겨우 2만∼3만명 정도가 남아있다고 한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상당히 세계화됐지만,화교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한국기업인들이 전세계에 퍼져 있는 화상네트워크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때문에 한·중 양국 경제의 윈­윈 차원에서 “화교를 중시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자오홍 부장)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인천시가 추진중인 송도 차이나타운 건설계획이나,서울시가 검토해온 상암동 또는 뚝섬 차이나타운 계획이 오히려 때늦은 감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그런 점에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이 일본 호주를 제치고 2005년 세계화상대회를 유치했다는 사실이다.중국인의 해외여행 자유화나 한국 증시로 몰려오고 있는 싱가포르 자본 등 범중화권의 대(對)한국 투자를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kby7@seoul.co.kr ■ 기고-성장률 10년간 8% 21세기에 진입하면서 중국경제의 성장 전망과 전략,그리고 향후 변화는 중국인들은 물론 주변국가,전세계의 커다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세계천년 경제사’에 따르면 1820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전세계의 32.9%로 세계 1위였고,2위는 인도(16%)였다.3,4위는 프랑스와 영국 등 서방국가다.둘을 합쳐도 GDP의 23.6%에 불과했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서 중국경제는 외국의 침략과 내부관리 실패로 후퇴했다.하지만 중국은 1978년부터 개혁·개방을 시작했고 덩샤오핑(鄧小平)은 ‘산부저우’(三步走·3배로 달린다) 전략 구상을 제기했다.이는 중국의 GDP를 10년마다 배씩 늘려 나가자는 구상이다.1980년 2500억달러에서 1990년 5000억달러,2000년에 1조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다.이후 21세기에도 30∼50년간 4배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1,2단계는 이미 실현됐다.2000년말 중국의 1인당 GDP(7078위안)는 80년의 15배로 1978∼2000년까지 연평균 9.5%의 속도로 증가됐다.세계경제 연평균 성장의 3배이며 경제규모는 이탈리아를 초과,세계 제6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21세기 초반 20년은 중국에 절호의 기회다.1997년 중국정부는 21세기 전반기 50년의 ‘신(新)산부저우’ 전략 목표를 세웠다.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중국이 국제 협력과 경쟁에 전면적으로 참여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만들었다.20여년내에 중국은 먹고 입는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샤오캉(小康·복지국가)’사회를 실현시킬 것이다. 1단계 2000∼2010년의 경제성장은 8%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2단계 2010∼2030년까지 6% 수준을,3단계 2030∼2050년 4∼5%의 수준을 유지하면 된다. 구체적으로 2010년까지 2000년 GDP의 2배로,2020년에는 4배가 된다.2050년 건국 100주년을 맞아 현대화를 실현,중국을 부강하고 문명한 사회주의 국가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에 종합국력이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권에 진입,국제경쟁력은 세계 15위권을 목표로 한다.중국의 경제력은 2005년 프랑스,2006년 영국,2012년 독일을 능가하게 된다.순조롭다면 금세기 중반 중국은 일본을 넘어서 제 2경제대국이 될 것이다. 낙관적으로 본다면 국내외의 평화로운 환경이 조성되면 중국경제는 향후 30년간 8∼10%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다.미국이 3%대 경제성장을 유지하면 21세기 중반에 중국은 미국을 초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의 발전은 중국이 인류 역사에 중대한 공헌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18세기 중반에 시작된 산업혁명 250년 후 21세기 중반까지 15억 인구를 가진 중국이 공업화를 실현하고 현대 물질문명의 성과를 누린다면 이는 세계역사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중화민족에 있어 21세기는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장위옌 中사회과학원 아태硏 부소장
  •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 신세계백화점 판촉팀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 신세계백화점 판촉팀

    “고객에 대한 진실 마케팅입니다.” 신세계백화점 정병권 마케팅담당 판촉팀장은 신세계의 마케팅 특성을 이렇게 정의했다.배석한 이승희 판촉팀 기획파트 과장과 김은 판촉팀 광고파트 과장도 “(석강)대표는 진실 마케팅을 특히 강조한다.”고 거들었다. 점포 확대 등 공격 경영을 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이 ‘진실’이라는 상식적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은 다소 의외였다.오히려 섬세하고 여성적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유통업계 불황은 신세계백화점에서도 감지됐다.사무실 벽에 붙여 놓은 ‘경기비상,경영비상 기필코 극복하자.’는 문구가 이를 대변하는 듯했다.하지만 직원들은 ‘고객중심,진실 마케팅 전략’은 불변이라고 입을 모았다. ●판촉팀의 주인은 여성? 마케팅은 업무 특성상 적극성이 요구돼 남성적이다.그러나 신세계 판촉팀에는 유독 여성들이 많다.판촉팀에는 기획·광고 파트가 있다.팀장을 포함해 모두 15명이 한 가족을 이루고 있다.이 가운데 남성은 6명이다.60%인 9명이 여성이다.본사 직원의 여성 비율이 30%가량인데 비하면 높은 편이다. 정병권 팀장은 “여성들이 오히려 일 욕심이 많은 것 같다.”면서 “여성이란 이유로 배려할 수는 없지만 주5일 근무를 철저히 지키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승희 과장은 “회사에서 여성인력 양성에 적극적이고 특히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많은 배려를 해줘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여성비율이 높은 것은 두가지 해석이 가능하다.하나는 우수한 여직원들이 판촉팀의 문을 두드린다는 점이다.또 하나는 섬세한 마케팅 전략과의 연관성이다.정 팀장은 “두가지 모두 맞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고객을 먼저 생각한다 신세계는 할인점이나 백화점 할 것 없이 영토 확장 등 공격경영을 하고 있다.이는 ‘21세기 꿈의 백화점’이라는 슬로건에서도 엿볼 수 있다.내년 8월이면 본점 뒤쪽 신관에 1만 6000여평짜리 매장이 문을 연다.롯데백화점과 ‘명동대전’을 예고하고 있다.현재의 본점은 명품관으로 바뀐다. 하지만 마케팅 전략은 경쟁사에 비해 ‘소극적’인 편이다.정도를 걷는다는 말이다.고객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될 가능성이 있으면 매출에 득이 되더라도 포기한다.정 팀장은 “질 좋은 프라이팬을 싼 가격에 구입,사은품으로 주면 매출은 오르겠지만 코팅 물질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얘기를 듣고 이를 취소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작은 실천이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고객들의 마음을 산다 또 하나의 마케팅 전략은 고객의 마음을 잡는데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이다.고객체험 행사나 제휴 마케팅은 철저히 고객 중심이다.패션쇼에 관심이 있는 고객을 패션모델로 선정,체험케 하고,괌 등 해외 관광지와 연계한 제휴마케팅을 마련,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문화행사는 신세계의 큰 자랑이다.이승희 과장에게 기억에 남는 마케팅 행사를 묻자 “서울대공원에서 개최한 어린이 그림잔치”라고 말했다.이 과장은 “어린이 그림대회는 40년째 이어온 행사로 어린이 1만명,학부모를 합하면 2만명 이상이 참가한다.”면서 “이런 행사를 통해 일하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예상밖의 답이었지만 신세계의 마케팅 전략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문화행사는 그림대회를 비롯해 별자리 축제,눈꽃 축제 등이 있다. ●신뢰로 승부한다 정 팀장은 신세계백화점의 내로라하는 상품으로 정육과 식품을 꼽았다.이들 상품의 공통점은 신뢰도가 생명이다.정 팀장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에스컬레이트가 없지만 올드 고객들이 찾는 건 먹을 거리에 대한 신뢰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섬세한 마케팅’ 전략이 상승 효과를 낳고 있다.이 과장은 “아무리 좋은 마케팅 전략도 현장에서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직원들의 도움없이는 물거품이 되고 만다.”면서 “매장 현장에서 판매사원과 고객과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CRM 등 선진 마케팅 시스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때로는 튀는 아이디어로 경쟁업체를 압도한다. 광고도 마찬가지다.김은 과장은 “과대 광고를 지양하고,고객들이 얻고 싶은 정보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광고 전단지도 정형화된 여성 모델은 피한다.전단지 표지를 선글라스를 낀 어린이와 수박을 모델로 해 차별화하고 있다. 강동형기자 yunbin@seoul.co.kr ■ 내가 본 우리팀-부부의 날 최초 기획 ‘아이디어팀’ ‘부부의 날’.해마다 5월 21일이면 부부의 정을 주고 받는 기념일이다.둘이 모여 하나 된다는 뜻이 담긴 날이기도 하다. 백화점 마케팅 사서에 기록될 만한 이 아이디어는 신세계백화점 판촉팀에서 내놓은 작품이다.신세계에서 지난해 처음 도입한 이후 그 해 12월 국회를 통과,공식 기념일로 지정됐다. 백화점협회도 올해부터 공동 마케팅 차원에서 이 날을 기념일로 삼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백화점업계 공식행사로 자리잡은 것이다.신세계백화점 판촉팀의 기획능력,백화점 업계를 선도하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리라…. ‘양의 해’를 맞아 없어 못 팔았던 양인형 등 비슷비슷한 자랑거리도 한둘 아니다.우리 팀은 이처럼 기획력과 추진력,그리고 인간성을 인정받는 집단이라 말하고 싶다. 전략 발표를 끝낸 어느 날 음식점.먹던 꽃등심이 급히 삼겹살로 바뀌었다.뒤늦게 도착하신 부장님,“(삼겹살을 보고) 힘든 일 끝냈는데,좋은 것 한번 먹지.” 그런데 “(꽃등심은) 이제껏 드시던 건데요.”란 종업원의 고자질….팀원들의 장난끼에 한바탕 웃음이 지나고 우리는 ‘곤드레,만드레’(우리 팀의 건배 방식)를 외쳤다.평소 우리 팀의 분위기는 이처럼 격의없다.‘톡톡 튀고 반짝반짝’ 아이디어는 여기서 나온다고 말하고 싶다.이것이 판촉팀을 거쳐간 선배님들이 ‘판촉 출신’이란 꼬리표를 자랑스러워 하는 까닭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희진 신세계 백화점부문 마케팅실 판촉팀 사원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9)절해의 고도 외연도의 당숲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9)절해의 고도 외연도의 당숲

    대천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보령항에서 배를 띄워 한참을 가다 보면 바깥바다에서 외연도와 만난다.연근해의 원산도 장고도 삽시도 등을 비껴 달리다가 이윽고 섬들이 사라지면서 원해(遠海)의 고독감을 느낄 즈음 호도와 녹도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거기서 한참을 가야 이르는 곳이 외연도다.섬다운 곳이다. 먼 섬이 오가기에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모든 섬이 뭍과 가깝다면,국토가 그만큼 좁다는 뜻이므로 섬이 멀리 있다고 탓할 일은 아니다. ‘섬다운 곳’이라는 표현은 모든 외로움과 절박함,신성함 따위를 담고 있으며,때로는 처연하기까지 해 사실 ‘바다의 낭만성’ 따위와는 무관하다는 말이기도 하다.외연도는 고도(孤島)의 제반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다.파도가 거칠고,사람 살기 척박한,한마디로 가진 게 바다밖에 없는 섬이다. 그런데도 외연도에 처음 발을 디딘 사람들은 놀란다.천신만고 끝에 섬이 시야에 들 무렵,갑판에서 보노라면 바다를 압도하며 그늘을 드리운 깊은 숲이 다가온다.포구가 의지하고 있는 당산(堂山) 숲이다. ●숲으로 에워싸여 하늘조차 안보여 섬에 닿자마자 서둘러 당산엘 든다.말 그대로 당숲이다.숲으로 에워싸여 하늘조차 보이지 않는다.아열대의 짙푸른 상록수가 울창하게 자라 한겨울에도 바다를 녹색으로 물들이는 곳.구로시오(黑潮)난류 영향권인 이곳은 남방계 식물이 진을 쳤다.동백나무 후박나무 돈나무 보리밥나무 송악 마삭줄 자금우 방기 먼나무 붉가시나무 같은 상록활엽수,상수리나무 자작나무 팽나무 찰피나무 고로쇠나무 산초나무 푸조나무 구지뽕나무 사위질빵 자귀나무 화살나무 딱총나무 회나무 광대싸리 초피나무 예덕나무 닥나무 붉나무 두릅나무 황칠나무 때죽나무 계요등 담쟁이덩굴 노박덩굴 칡 댕댕이덩굴 청미래덩굴 등 그밖의 수많은 초본식물,해안식물이 자생한다. 깊고도 깊은 숲이다.숲속에 들면 나무들이 가지를 잇대 하늘을 가리고 선 바람에 신문을 읽기 어렵다.적어도 수백년 이상 이렇게 외연도의 당숲을 이뤄왔다.숲이 훌륭하다 보니 정부에서 ‘천연기념물’ 팻말까지 달아주었다.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이곳은 숲으로 다가섰을 뿐 당숲의 의미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식물학자들이 찾아와 식물만 보고 가는 식으로 각각의 필요에 따라 살폈을 뿐 누구도 이 숲의 역사민속적 의미를 조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살펴보면 외연도의 ‘숲 모심’은 유별나다.60년대까지만 해도 해마다 세 차례씩 당제를 지냈다.어장이 열리는 음력 4월과 어장이 닫히는 11월의 당제,그리고 8월 햇곡식 철의 노구제가 그것이다.당제를 모시는 정성도 극진해 마을살림이 축날 정도였다.그러나 지금은 제의가 연 1회로 축소돼 정월 열나흗날 정일로 바뀌었다. ●‘소받침’ 당제 살림축제의 압권 외연도 당제의 압권은 역시 ‘소 받침’이다.소를 신성스럽게 표현하여 ‘지태’라 부르는데,이 지태를 잡아 피를 뿌린다.당제가 열리면 특별히 정해둔 ‘지태 잡는 장소’로 소를 끌고가 타살하는데,죽은 고기를 바치는 제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더러는 죽은 지태를 측은해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절 받고 죽는 소’라며 부러워하기까지 한다.통념을 뒤엎는 의식이다.인도의 힌두교도들이 모시는 신성스런 암소 태모(太母)에 비견된다.소는 대지의 생산력과 풍요,생식,모성본능의 상징이다.제의가 사라져 가는 21세기에 외연도의 희생제의는 우리들이 잃어가고 있는 ‘원초적 본능’의 마지막 유형이 아니겠는가. 외연도 당제는 살림의 축제다.아무도 없는 섬에서 피의 카니발이 열린다.소의 낮고 우렁한 울음이 바다에 멀리 퍼지면 새롭게 태어난 제관이 해마다 당숲의 주인공이 된다.누구든 숲의 나뭇가지 하나도 잘라서는 아니되며,스스로 자라고,스스로 쓰러져 숲의 자연적 질서를 정연히 관리하고,조직해 숲에서 살림의 축제를 완성한다.제의가 파하면 짚으로 만든 배에 제물을 차려 얹어 먼 바다로 띄워 보낸다.그들,인간의 재앙을 싣고 또 하나의 희생양이 바다로 사라져 가는 것이다.숲은 이 모든 축제를 묵묵히 지켜보고,관장하고 그래서 마지막까지 증인이 되는 것이다. 외연도의 당숲을 인문학적 학명으로는 생명나무,혹은 우주나무(Cosmic Tree)라고 한다.이름하자면 ‘세계수(世界樹)’쯤에 부합하는 말이다.영원불멸의 ‘스스로 살아있는 나무’,‘생명을 주는 나무’,‘우주의 축’(AXIS),‘세계의 중심’이 바로 이 당숲이다.뿌리는 땅속 깊은 곳 세계의 중심에서 뻗으며,지하수와 접촉하는 나무는 ‘시간’의 세계로 자라는 나무이다.나이테는 나무의 수령을 알려주며,가지는 하늘과 영원에 가 닿는다.머나먼 바다에 천연기념물 당숲이 있어 바다 가운데에서 세계수가 ‘살아 숨 쉼’을 알려주는 것이다. 외연도 일대에는 이런 전설이 전해진다.고대 중국,한나라의 득세로 밀려난 제(齊)나라의 전횡(田橫)장군이 이곳으로 망명해 왔다.그는 한나라의 줄기찬 회유와 협박을 물리치고 가신들과 함께 바다로 나와 반양산에 숨어들었다가 종국에는 부하들을 지켜내기 위해 낙양으로 소환 당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섬에 있던 500여명의 부하들도 그와의 의리를 지키기 위하여 모두 죽음을 택했다.이곳 당집의 전공사당기(田公祠堂記)는 이런 사연을 전하고 있다. ●전횡 장군은 왜 외연도 神이 됐나 그후 외연도 사람들은 그를 신으로 섬기게 되었다.언제부터 중국 고대사회의 장수를 신으로 모시게 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임경업이 연평도에서 조기의 신이 되었다면,전횡은 보령 앞바다에서 당숲의 신이 되었다.둘 다 희생양으로 죽은 장군이란 공통점이 있다. 그는 왜 하필 머나먼 이국땅에서 신이 되었을까.중국 고대사의 수수께끼가 머나먼 외연도에서 하나의 드라마를 펼치고 있는 셈이다.혹시 고대사회에 이뤄진 중국과 한반도의 활발한 해상교류가 빚어낸 결과는 아닐까.의문은 풀리지 않는다.어쨌든 그는 고기잡이의 풍어와 해상의 안전을 도모해 준다는데,인근 어청도와 녹도에도 그를 모신 제당이 있다. 머나먼 중국땅,그것도 제나라까지 거슬러 가는 고대사회의 한 장군이 서해의 신이 되었다는 점은 당대 사회에서 중국의 동해,우리의 서해 사이에서 무언가 알 수 없는 모티프적인 사건이 전개되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도 읽히지만,애석하게도 문헌 증거가 없어 모호할 뿐이다.그러나 ‘모호하다.’는 말은 그만큼 신화적 진실에 가깝게 다가서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숲으로 좀더 깊이 들어가 본다.숲은 길게 하늘을 향해 있으며,그 바다의 하늘은 유난히 맑고 푸르다.밤에는 당숲으로 별빛이 부서져 내려 숱한 나무들이 별빛으로 멱을 감는다.숲은 당산에 깊게 뿌리를 드리우고 있다.뿌리는 섬의 속살을 파고 들어가 심연 깊은 물길과 닿는다.섬은 봉우리로 솟아 있지만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섬은 밑으로 밑으로 심연에 가닿는다. ●수직적 숲과 수평적 바다의 만남 마땀 지픔금 마당배 노랑배 큰명금 돌살금 금배 당산너머 관쟁이 고래자지뿌리 본당산매 대룻뜰뿌리 따위의 고유 지명과 번지,주소 성명을 지닌 바다밭들이 섬을 감싼다.바다 가운데 당숲이 지니는 의미는 이렇게 정리될 수 있지 않을까.‘숲의 수직적 세계관과 바다의 수평적 세계관의 만남.’ 신앙심만으로 당숲이 지금까지 보존되어온 이유를 다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다.숲이 싱그러운 물을 주고 있으니,섬사람에게는 더할 수 없는 귀한 생명의 원천 아닌가.지금도 빗물을 받아쓰는 그들이기에 숲의 의미를 더욱 절실하게 체득하고 지켜온 것은 아닐까.물은 모든 ‘생것’들의 생명을 지탱해 주는 근본이다.물과 흙,공기의 순환,외연도의 나무와 숲은 이 순환구조의 중심고리에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수산지’(1910) 발간 당시 외연도는 38가구 120명의 인구를 품고 있었다.인근의 횡견도 황도 오도에서도 어업이 활발했다고 기록하고 있다.지금의 외연도는 곳곳에 까나리젓통이 즐비할 뿐 외지에서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아 인구도 거의 고정적이다.예전의 외연도는 조개딱지 같은 지붕 낮은 초가 움막집이 처마를 맞대고 있는 작은 포구였다.오죽이나 먼 바다였으면 서양인 선교사 칼 구츨라프가 이곳을 거쳐 들어왔을까. 못내 아쉬워 당숲의 진실을 찾는 일에 좀더 땀을 보태고 싶다면 인근 어청도나 녹도로 나가야 한다.외연도에서 어청도 가는 뱃길은 하루 한 차례씩 있다.어청도에도 이곳처럼 전횡 장군 당(堂)이 전해지고 있으며,아름다운 숲도 있다.보령의 끝섬답게 해군이 주둔하는 군항까지 있어 오히려 번화한 감이 있다.보령항으로 되돌아올 요량이면 녹도에 들르라.그곳에서도 예의 당숲을 만날 수 있다.가파른 산등성이에 마을이 형성된 녹도,그곳의 아름다운 당숲과 늘 푸른 사철나무가 겨울에도 초록으로 나그네를 마중한다. 외연도의 당숲에서 ‘천지가 나와 한 뿌리이며,만물이 나와 한 몸(天地與我同根 萬物與我同體)’임을 깨닫고 돌아온다.섬이 먼 만큼 깊은 바다,먼 섬이 주는 깨달음의 격 역시 깊고 또 먼 여정이다.
  • 3년근무 마치고 내주 이임하는 토머스 허버드 주한미대사

    “여중생 사망사건이 가장 어렵고 힘들었습니다.우리 모두 마음 아파했고,그것이 사고였음을 한국민에게 인식시키는 일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가 29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한국 언론과의 마지막 회견에서 꼽은,어렵고 힘들었던 일이다.“가장 후회가 남는 일도 여중생 사건에 좀 더 잘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라는 그의 얼굴에는 잠시 회한이 스쳐갔다. 그는 다음달 5일 본국으로 귀환하며 이번 임무를 마지막으로 은퇴한다. 허버드 대사는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한 날 부임했다.그는 “9·11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5분 뒤 가진 회견이 한국언론과의 첫 기자회견이었다.”면서 “이 일로 미국민은 대량살상무기와 테러리즘을 가장 큰 도전으로 느끼며 테러리스트 손에 무기가 쥐어질까 두려워하고 있고,그래서 북한의 핵위협을 전보다 더 크게 느끼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한국인들은 북한에 대한 위협이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나,한·미간에 모든 일에 같은 관점을 가질 수는 없다.”면서 “일각에 한·미동맹 균열을 얘기하지만,만약 균열이 있다면 여론에 그렇게 비쳐진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인권법에 대한 한국 정치권의 우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여권 일부의 생각으로 안다.법의 취지를 안다면 민주와 인권을 위해 싸웠던 (일부 반대하는) 의원들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지난 95년에 ‘21세기가 되면 한국에 국가보안법 등이 사라지길 바란다.’고 했던 그는 이에 대한 질문에는 “다시는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그는 주한미군 감축 1년 연기 합의설과 관련,“1년전 미군 관리가 주한미군 역량 강화를 위한 일부 병력 축소 초안을 가져와 한국의 몇몇 관리에게만 일러주었는데,한국 관리들은 ‘민감하니,수치를 공개해야 한다.’고 했고,우리는 ‘초안이고 상부의 승인이 없으니 밝힐 단계가 아니다.’고 반대했다.이에 공개를 1년간 연기하자는 데 상호 이해를 했다.”고 소개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전국 기간 철도망 새수도 중심 재구축

    신행정수도 이전 계획으로 국가적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전국 기간철도망을 오는 2019년까지 신행정수도를 중심으로 재구축키로 하는 등 수도이전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고속철 개통,신행정수도 건설,철도산업 구조개편 등을 계기로 국가기간철도망을 재구축,철도 수송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철도이용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28일 외부 전문기관에 ‘21세기 국가 기간철도망 구축’ 용역을 의뢰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국가기간철도망을 2019년까지 현재의 남북축 중심에서 동서축으로 재편할 계획”이라며 “신행정수도 주변에는 십(十)자형 철도망을 구축하고,철도 낙후지역인 강원도를 위해 춘천을 동북지역 철도전진기지로 육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신행정수도가 들어서는 연기·공주지역 철도망 확충을 위해 천안∼논산간 복선전철을 건설하고,조치원에서 서해안 보령을 잇는 단선 전철망을 구축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기간철도망이 재구축되면 서울∼원주∼강릉노선이 신설돼 현재 6시간56분 소요되는 서울∼강릉 운행시간이 1시간59분으로 단축된다.서울∼안동도 현재 4시간35분에서 2시간13분으로 짧아진다.장기적으로는 강릉∼속초∼저진 노선을 신설,부산에서 동해안을 따라 군사분계선까지 갈 수 있는 동부축 간선 철도망을 구축하고,전주에서 김천을 거쳐 영덕을 잇는 노선도 검토 중이다.특히 춘천에서 속초와 철원을 각각 연결하는 철도망을 구축,춘천을 북동지역 철도거점도시로 육성키로 했다. 서해안 시대를 위해 수원 인근 야목에서 예산까지,장항에서 군산까지 철도노선을 각각 신설,서울에서 목포까지 이어지는 서부측 간선철도망도 건설키로 했다. 김용수기자 dragon@seoul.co.kr
  • 시민단체들이 만든 프로그램

    여름방학을 맞아 시민·사회단체들이 운영하는 다양한 종류의 캠프가 앞다퉈 개설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이 주최하는 여름캠프는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체나 단체들이 개설한 캠프에 비해 내용이 알차고 비용도 저렴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올여름 각 시민단체들이 준비하고 있는 여름 캠프는 먹을거리·생태·탐사캠프를 비롯해 가족캠프,과학·문화캠프 등 다양하다. 시민단체의 여름캠프는 여흥을 즐기는 일반 여행과는 다른 만큼 참가에 앞서 관련단체 홈페이지나 전화 문의를 통해 캠프의 개설 취지와 일정,참가비용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게 좋다. ●알찬 방학 자연과 함께 환경단체들이 개설한 각종 캠프는 햄버거와 라면 등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식생활을 바꾸고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가 담겨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www.kfem.or.kr)은 다음달 17∼19일 충남 홍성군 환경농업마을에서 ‘건강 밥상캠프’를 개최한다.패스트푸드에 길들여져 있는 도시 어린이들에게 우리 먹을거리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봉숭아 물들이기와 황토염색,유기농 채소 수확체험,볏짚을 이용한 달걀꾸러미 만들기 등 도시에서는 체험해 보지 못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환경정의시민연대(www.eco.or.kr)가 마련한 ‘시루떡 학교’도 비슷한 취지에서 개설됐다.다음달 10∼12일과 12∼14일 두차례 지리산 실상사에서 열린다.환경과 먹을거리를 주제로 한 역할극과 함께 ‘건강한 먹을거리와 환경’이라는 강연도 준비돼 있다. 녹색연합(www.greenkorea.org)의 ‘왕피천 청년 생태학교’는 다음달 8∼13일 은어와 연어가 돌아오고 수달이 뛰어노는 경북 울진군 왕피천에서 열린다.야생동물 흔적찾기와 공동체놀이,야영체험 등을 맛볼 수 있다. 또 고양 YWCA의 ‘자연아 놀자’(8월13일·경기 가평 자연학교),안양천살리기 시민모임의 ‘푸른어린이 교실’(8월4∼6일·경기 안성),과천 녹색가게의 ‘얘들아 들꽃 보러 가자’(8월11일·경기 안양),그린패밀리운동연합의 ‘더불어 함께하는 농촌사랑’(8월11∼13일·경기 양평),군산 경실련의 ‘푸름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8월9∼14일·전북 군산) 등이 있다. ●신기한 과학·문화유산 찾아서 문화유산 탐방과 과학캠프 등 현장 체험을 통해 우리 문화와 과학의 세계에 대해 눈을 뜰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www.culturalaction.org)는 26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10차례에 걸쳐 ‘청소년과 함께하는 세계유산/과학문화유산을 찾아서’라는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이 행사는 학생들이 천년의 고도 경주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문화관광부가 참가비의 50%를 후원해 참가비가 7만 5000원으로 저렴하다. 행사에서는 첨성대의 구조파악과 측정,천마총 축조법,석빙고의 원리이해 등 선조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우주과학교육센터는 다음달 4일부터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충북 보은 서당골리조트 천문대에서 우주비행사 선발과정과 로켓제작발사 등 다양한 우주체험을 할 수 있는 ‘NASA 우주비행사 캠프’를 개최한다. 서울 YMCA(www.ymca.or.kr)는 해리포터 마술캠프(8월3∼5일·경기 가평 두밀자연학교)와 하늘을 나는 비행체험캠프(8월10일·경기 화성 어섬비행장),신나는 갯벌캠프(8월12∼14일·충남 태안갯벌학교),어린이 문화탐방단(8월17·18일·서울시내 박물관)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참가비는 행사에 따라 7만∼12만원이다. 진주 YMCA(www.ymca.jinju.or.kr)는 다음달 4∼6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대덕 연구단지 등을 돌아보는 ‘카이스트 과학캠프’를 준비하고 있다.행사에서는 국립중앙과학관 관람과 EXPO과학공원 체험,대덕연구소 견학 등이 마련돼 있다. ●내용·일정·비용 꼼꼼히 체크 서울 YWCA(www.seoulywca.or.kr)는 오는 30∼31일 강원 춘천 남이섬에서 ‘포크음악과 함께하는 가족캠프’를 개최한다.70년대 전설적인 포크아티스트 윤연선씨 등 가수들의 공연과 평화를 생각하는 캠프파이어 등 다채로운 행사가 개최된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은 다음달 5∼11일 강원도 고성 세계잼버리수련장에서 ‘아·태 및 한국잼버리 대회’를 개최한다.행사에는 50개국 1만 50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업코리아는 다음달 17∼20일 강원도 평창군 보광휘닉스파크에서 전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21세기 대학생 리더 캠프’를 연다.행사에는 홍원탁 서울대 교수와 박세일 한나라당 국회의원,서경석 경실련 중앙위 의장 등 전문가들의 강연이 예정돼 있다. 여름 캠프를 고를 때는 자녀의 적성과 관심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며,시민단체의 홈페이지와 전화문의를 통해 행사 내용과 안전대책,보험가입 여부 등을 알아보는 게 좋다. 캠프에 아이를 보낼 경우 준비물을 꼼꼼하게 챙겨주고,만일의 사태에 대비,인솔자들의 연락처를 꼭 적어둬야 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연출가 이윤택의 서커스악극 ‘곡예사의 첫사랑’

    전국이 폭염에 휩싸인 지난 23일,경남 밀양의 수은주는 38도까지 치솟았다.제4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가 한창인 밀양시 부북면 가산리 밀양연극촌도 예외는 아니었다.개막일인 17일 한차례 비가 쏟아진 것을 제외하곤 연일 뙤약볕이었다.폐교를 개조해 만든 연극촌은 일부 숙소와 실내 극장에만 에어컨 시설이 있을 뿐 대부분 찜통더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오후 늦게 소방차가 와서 운동장에 물을 뿌렸지만 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이 더위에 누가 여기까지 공연을 보러 올까 내심 걱정이 됐다.하지만 공연 시간이 다가오자 하나둘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삼삼오오 몰려들기 시작한 관객들은 연희단거리패의 서커스 악극 ‘곡예사의 첫사랑’이 시작되는 밤 10시쯤 절정에 달했다. 공연장인 ‘숲의 극장’입구에선 동춘서커스 단원들이 각종 묘기를 선보이며 관객의 흥을 돋웠다.발길 닿는 대로 전국을 떠돌며 재담과 장기로 서민들의 애환을 달랬던 옛날 유랑 곡마단의 모습이 저러했겠지 싶다. 아이 손을 잡고 구경을 나온 동네 주민들과 서울·부산·마산 등에서 일부러 찾아온 열성 관객까지,운동장 한편에 마련된 야외극장은 어느새 700여명의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곡예사의 첫사랑’은 국립극단 예술감독인 이윤택 연출가가 1960년대 이전 서민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유랑 서커스단의 서커스 악극을 현대의 대중극으로 되살리려는 취지에서 만든 작품이다. 현재 유일하게 서커스 명맥을 잇고 있는 동춘곡예예술단(동춘서커스단)과 연희단거리패,국립극장,경기도 문화의전당이 공동 제작자로 참여했다.이날 공연은 8월10∼29일 서울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있을 본공연에 앞서 시연회 형식으로 치러진 것. 옛 유고슬라비아의 작가 류보미르 시보미치의 ‘유랑극단’을 원작으로 한 ‘곡예사의 첫사랑’은,1960년 4월17∼19일 서울 용산 시장 언덕배기에 천막을 친 유랑극단 ‘삼천리곡마단’의 운명을 따라간다.반공예술단 엄하수의 훼방으로 공연을 할 수 없게 된 곡마단은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젊은 곡예사 영진을 대구학생폭동 주모자로 의심하는 군 정보원의 감찰대상이 된다.이 와중에 곡마단 여주인공 춘심과 엄하수의 애증,단장 딸 선주와 영진의 애틋한 로맨스도 끼어든다. ‘곡예사의 첫사랑’은 과거 유랑 서커스단의 공연 양식을 그대로 보여준다.베테랑 악극 배우 김태랑(61)과 연희단거리패 배우 정동숙이 만담을 펼치는 첫 장면부터 관객들은 배꼽을 잡았다.마술,코미디,차력,곡예,트로트 가요,춤 등 한편의 버라이어티쇼처럼 쉴 새 없이 펼쳐지는 화려한 공연에 박수 장단을 맞추며 즐거워했다.특히 백조가극단 출신 원로 가수 원희옥(68)씨가 낭랑한 목소리로 ‘도라지 맘보’‘샌프란시스코’ 등을 부를 때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인근 주민 설희수(70)씨는 “15살 때 마을에 왔던 유랑극단 공연을 본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옛날 그대로야.”라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밤 10시에 시작된 공연은 자정을 30분이나 넘겨서 끝났지만 대다수 관객들은 아쉬움으로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공연을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온 김태랑씨는 “친정에 다시 온 기분”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원희옥씨도 “한창 때 활동하던 일이 떠올라 감개무량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눈물의 여왕’ 등 현대적 대중극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아온 이윤택 연출가는 “작품이 기대 이상으로 잘 나온 것 같다.”면서 “서커스 악극은 지식층만을 위해 ‘잘난 척’하는 연극이 아니라 아이부터 팔순 관객까지 골고루 재밌게 볼 수 있는 한국적 대중극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폴란드 출신 연극연출가 타데우스 칸토르는 “21세기에도 연극이 존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유랑극단의 모습일 것”이라고 했다.밀양에서 처음 선보인 ‘곡예사의 첫사랑’은 한국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첫 작업이 될 것이다. 서울 공연에선 마지막 악극 스타로 알려진 코미디언 남철·남성남 콤비가 특별출연할 예정이다.9월8일부터 29일까지 경기도 문화의전당에서도 공연된다.(02)2280-4115. 밀양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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