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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종욱 월드포커스] 中·日간 얼음이 녹으면 한국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베이징에는 동서 양쪽에 서로 대조되는 두개의 건물이 있었다. 서쪽에는 항일전쟁기념관이, 동쪽에는 21세기 중·일청년우호교류센터가 있었다. 항일전쟁기념관에는 일본이 중국을 침략했을 때 일본 군대가 자행했던 끔찍한 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중국 사람들을 상대로 한 생체 실험과 임신부의 배를 칼로 찌르는 참혹한 장면들이 생생하게 재연되어 있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주로 중국의 어린 학생들이었다. 버스를 타고 온 학생들이 성지 참배를 온 것처럼 숙연한 표정으로 한 시간 이상 각종 전시물들을 참관했다. 이에 비해 21세기 중·일청년우호센터에는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일본 정부가 양국 청소년들 간의 우호증진과 교류협력을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해서 지은 현대식 건물들이지만 대개는 텅텅 비어 있었다. 중국과 일본의 과거와 미래 사이에는 이렇게 메우기 힘든 공간이 있었다. 지난주에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일본 방문이 있었다. 그동안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 여러 가지 문제들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었기 때문에 과연 그의 방문이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런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원자바오 총리의 말을 빌리면 이번 방문은 양국 간에 ‘얼음을 녹이는 여행’(融氷之旅)이었다. 지난 10월 아베의 중국 방문이 ‘얼음을 깨는 여행’(破氷之旅)이었다면 원자바오의 방문으로 깨어진 얼음이 녹아버렸다는 것이다. 자민당 간사장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가 “이로써 중·일 간의 얼음이 완전히 녹았다.”고 말하자 원자바오는 “양국 관계에 겨울은 가고 봄날이 왔다.”고 화답했다. 그가 중국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국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제는 “역사를 직시하며 양국 간에 아름다운 미래를 함께 열어가자.”고 역설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일본과 중국의 언론들도 대체로 원자바오의 일본 방문이 양국 관계에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물론 중·일 간에 얼음이 녹고 봄날이 오려면 많은 문제가 남아있다. 양국이 원자바오 방문을 계기로 하루아침에 불행한 과거의 참담한 기억을 잊고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갈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항일전쟁기념관의 악몽이 갑자기 지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원자바오도 앞으로 일본 정부의 태도를 지켜볼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전략적 호혜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고 경제각료회의를 매년 개최하기로 했지만 양국 관계는 협력보다 경쟁의 측면이 강하다. 앞으로 더욱 그러할 것이다. 국민투표법이 일본 중의원을 통과함에 따라 일본 헌법이 개정되고 일본이 본격적인 군사대국화의 길을 걷는 시점이 임박했다는 게 중국의 시각이다. 이미 중국과 일본 사이에는 아시아 패권을 향한 숙명적 경쟁이 본격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문제는 우리의 처지이다. 이제 한국은 중국에 더 이상 과거의 한국이 아니다. 중국에는 좋든 나쁘든 일본이 한국보다 훨씬 중요한 파트너가 되었다. 처음부터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일종의 자기최면에 빠져 있었다. 중국이 우리에게는 호의적이고 일본에는 적대적일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착각이었다. 우리가 앞서가는 일본과 뒤에서 쫓아오는 중국 사이에 끼여 샌드위치가 될 것을 걱정할 게 아니라 저만치 앞서가는 중국과 일본 뒤에서 아무도 쳐다 보지 않는 외롭고 미운 오리의 신세가 될 가능성을 이제부터라도 직시해야 한다. 중국에 대해 보다 현실적 인식을 가져야 하며 일본과의 감정이나 기 싸움도 이제는 끝내야 한다. 그런 토대 위에서 보다 균형 잡힌 새로운 한·중·일 삼각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부고]

    ●한학수(사업)씨 부친상 채형병(서울신문 편집제작부장)씨 빙부상 17일 원자력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970-1288●곽일훈(국제민간외교협회 총재)영훈(사람과환경그룹 회장)철훈(환경포럼 부회장)경자(곽소아과 의사)씨 모친상 오세응(전 국회부의장)진승섭(캐나다 밴쿠버 SBP 중국지사장)김성철(21세기사 사장)씨 빙모상 16일 서울대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30분 (02)2072-2011●장승태(전 국회의원·전 체신부 장관)씨 상배 1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30분 (02)3410-6915●전의헌 의향(신흥건기 대표)씨 부친상 정한수(금융감독원 총무국 팀장)씨 빙부상 16일 미국 시애틀 레이크뷰 장례식장, 발인 20일 오전 7시 011-355-0502●하욱성(삼성테크윈 프랑스법인 차장)현주(서울 팝스오케스트라 이사)씨 부친상 배강윤(사업)김종화(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경제조사팀장)씨 빙부상 16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 (02)590-2352●이송(제이앤비 과장)씨 부친상 이형구(커뮤니케이션 윌 상무)정세현(신공항하이웨이 팀장)씨 빙부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6시30분 (02)3010-2262●이강식(고려대언론인교우회 상임부회장)태식(한국전력기술 부장)씨 부친상 16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19일 오전 10시 (02)921-3699●장우영(자영업)혜옥(미국 아이오와대학병원 연구원)혜숙(경복학원 원장)씨 모친상 김정탁(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한태림(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고용촉진국장)씨 빙모상 16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 (031)787-1508●이준원(충남 공주시장)씨 조모상 17일 공주 계룡농협장례식장, 발인 19일 오전 8시30분 (041)853-4444●김상철(전 한화리조트 FS부문 상무)씨 별세 17일 경찰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30분 (02)431-4400
  • “요하문명은 韓·中·蒙 공동의 뿌리”

    “요하문명은 韓·中·蒙 공동의 뿌리”

    “요하(遼河)문명은 결코 중국만의 문명이 아닙니다. 요하문명을 동북아 공동의 시원(始原)문명으로 삼아야 합니다.” 중국이 내세우고 있는 ‘요하문명론’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요하문명을 ‘흐름과 교류’의 역사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항공대 교양학부 우실하 교수는 16일 “우리가 동북공정만을 경계하는 사이에 중국은 요하문명론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면서 “자칫 우리 상고사 전체가 중국의 방계역사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우 교수에 따르면 요하문명론은 중국이 만주의 서쪽인 요하일대의 고대문명을 중국문명의 시발점으로 삼아, 이 지역에서 발원한 모든 고대민족과 역사를 중화민족과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논리이다. 그렇게 되면 이 지역에서 기원한 예·맥족은 물론 단군, 주몽 등 한국사의 주요 인물들이 모두 황제의 후손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大)중화주의’ 완결판 그렇다면 중국은 왜 요하문명론에 집착하는 것일까. 중국은 신화와 전설의 시대인 하(夏), 상(商), 주(周)시대를 역사에 편입하는 작업(하상주단대공정)을 필두로, 중국고대문명탐원공정, 동북공정 등 일련의 역사관련 공정을 진행해 왔다. 이미 1950년대부터 정립하기 시작한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의 이론적 배경을 갖추기 위한 작업이다. “현재의 중국영토 위에 있는 모든 민족과 역사는 통일적 다민족인 중화민족과 중국사에 속한다.”는 얘기다. 이같은 작업은 21세기 ‘대(大)중화주의’ 건설을 위해 오래 전부터 준비해 온 국가적 전략이었다. 우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는 요하지역으로 중국문명의 기원을 옮기는 것이 요하문명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실제 요하지역에서는 지금껏 지구상에 있었던 그 어떤 문명보다도 앞선 문명이 존재하고 있었다. 1980년대 이후 요하일대에서 대량으로 발굴되고 있는 신석기시대 유적은 소하서문화(기원전 7000∼6500년), 흥륭와문화(기원전 6200∼5200년), 사해문화(기원전 5600년), 조보구문화(기원전 5000∼4400년), 홍산문화(기원전 4500∼3000년) 등이다. 이는 애당초 중국이 문명의 시초라고 떠들었던 황하유역의 앙소문화(기원전 4500년∼ )나 장강 하류의 하모도문화(기원전 5000년∼ )보다도 훨씬 앞서는 것이다. 더욱이 홍산문화 후반부로 보이는 우하량 유적(기원전 3500년∼ )에서는 ‘초기국가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대량 발굴돼 충격을 던져줬다. 이들 지역은 종래 중국에서는 ‘오랑캐’ 땅으로 알려진 데다 발굴되는 유물들이 중국문명의 본거지로 알려진 중원과는 사뭇 다르고, 오히려 내몽골이나 만주·한반도와 유사하다. 중국이 서둘러 문명의 기원을 황하에서 요하로 옮기려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흐름과 교류’의 역사 우 교수는 “동북아 고대사는 수많은 민족과 문화가 서로 교류하고 이동하는 ‘흐름과 교류’의 역사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이나 우리나 ‘닫힌 민족주의’를 벗고, 요하문명을 끊임없는 흐름과 교류의 역사로 바라봐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또 “요하문명은 세계사를 다시 쓰는 계기를 마련할 정도로 엄청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요하문명을 어느 한 국가의 고유한 문명이 아닌 동북아 공동의 시원문명으로 삼을 때 ‘동방 르네상스’가 빛을 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 교수는 신간 ‘동북공정 너머 요하문명론’(소나무 펴냄)에서 한·중·일·몽골 등 동북아 각국의 연구진들이 이같은 요하문명을 공동으로 연구해 21세기 동북아 문화공동체의 근원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씨줄날줄] 이희아의 꿈/베이징 황성기 논설위원

    중국 베이징은 생전 처음이란다. 그런데도 전혀 낯설어 보이지 않는단다. 비행기 연착으로 20분가량 늦게 베이징 시내 호텔의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이희아씨. 네 손가락밖에 없는 두 손을 흔들고는 꾸벅 고개를 숙인다. 지각해서 미안하다는 뜻일 게다. 익혀온 중국말 인사도 잊지 않는다.30명 넘는 취재진 수가 예상보다 많았던 것일까. 사진을 찍어대는 기자들에게 일일이 포즈를 취해주면서도 쑥스러운 모양이다. 평생을 같이해 온 유일한 동반자이자, 최고의 후원자인 어머니 우갑선(52)씨와 눈을 맞춘다. 힘을 얻었는지 이내 생글거리는 모습이 아직도 소녀다. 회견을 마치자 호텔 로비로 자리를 옮긴다. 선천성 사지기형 장애인의 몸으로는 베이징에 오기까지도 힘겨웠을 텐데 자청해서 피아노 의자에 오른다. 취재진에게 공연에서 연주할 몇곡을 들려주기 위해서다.20분 연주한 뒤 의자에서 내려오는 그의 이마에 땀이 맺혀 있다. 몸에 밴 프로정신이 놀랍기만 하다. 중국 순회 공연은 스물두살인 이희아에게 크나큰 도전이다.3주간 7개 도시를 돈다. 체력소모는 물론이요, 손가락에도 부담을 느낄 만하다. 관절 있는 손가락은 하나밖에 없다. 연습과 연주가 많으면 통증을 호소하는 그다. 중국에서 10차례나 공연하겠다고 나선 건 왜일까.“중국 장애인들이 제 연주를 듣고 많은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섯살 때부터 배운 피아노를 통해 얻은 꿈과 희망과 용기를 세상에 되돌려 준다는 의미이다. 피아노는 악기 이전에 세상과 소통하는 창이다. 바깥에 나설 수 있게 한 피아노 연주로 사람과 만나는 작은 행복을 누리고, 자신이 누린 행복을 다시 전해주고 싶었을 터이다. 지난 13일 베이징 21세기 극장에서 첫 연주회를 가졌다. 이달 말까지 톈진, 상하이, 칭다오에 이어 다롄, 시안까지 공연이 줄줄이 남았다. 수익금은 중국 장애인 돕기에 쓴다고 한다.5월에는 일본·홍콩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새 앨범도 준비 중이다. 희아(喜芽)는 ‘기쁨의 싹’이라는 뜻이다. 연주를 듣고 많은 이들에게서 기쁨과 행복의 싹이 돋아났으면 하는 게 이희아의 소박한 꿈일 것이다. 아직도 두 손가락으로 나눈 악수의 온기가 생생하다. 베이징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사설] ‘개헌’ 벗은 정치권 FTA에 집중해야

    노무현 대통령이 그제 개헌안 발의 의사를 거둬들였다. 이로써 지난 1월9일 노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로 시작된 개헌 정국은 석달여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개헌 필요성에 많은 국민이 공감한 데도 불구하고, 변변한 논의조차 없이 개헌 문제를 덮게 된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다만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등 정치권 전체가 18대 국회 초반에 개헌을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노 대통령이 이런 정치권 의사를 존중하고 수용함으로써 성숙한 타협의 문화를 이룬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우리는 많은 정치적 해석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안을 개헌 철회가 아니라 18대 국회 개헌 합의로 보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다. 진정한 개헌 논의 또한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각 정당은 연내 개헌이 대선을 겨냥한 것이라는 정략적 해석을 그만 접고, 이 시대에 부합하면서 새 시대를 준비할 헌법이 무엇인지 깊이 연구하고 준비해야 한다. 단지 18대 국회에서 개헌하겠다는 수준이 아니라 4년 연임제 등 대통령 임기를 포함한 구체적 개헌 방안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하는 것이 당당한 자세일 것이다. 아울러 정치권은 이번에 보여준 대화와 타협의 자세를 한·미 FTA 대책 수립의 동력으로 삼기 바란다. 협상 결과를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며 국민적 혼란을 부추기는 짓은 이제 그만 접어야 할 시점이다. 국회 비준을 앞두고 과연 이번 협상 결과가 21세기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디딤돌로 부족함이 없는지 검증하고, 개방에 따른 피해를 줄일 대책은 무엇인지 제대로 찾아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 FTA특위를 비롯, 정치권에 난립한 10여 가지 ‘검증기구’부터 정리해야 하겠다. 미국에선 이미 민간전문가 700여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면밀한 검증에 나섰다. 우리도 민간전문가, 정부, 정치권이 함께 참여하는 범국가적 검증기구를 구성해 실질적인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
  • [CEO칼럼] 인재양성이 경쟁력이다/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CEO칼럼] 인재양성이 경쟁력이다/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지난 150년간 진행됐던 산업혁명,30여년간의 비약적인 기술혁신, 그리고 최근 10년간의 놀라운 정보기술(IT)혁명은 산업 지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아예 자취를 감춘 업종도 있고 새로운 수요와 새로운 기술을 토대로 한 거대 산업이 출현하기도 했다. 화학, 자동차, 기계 등 전통적 분야에서 수십년간 시장을 지배해 온 기업들이 고전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디지털 기업들이 새롭게 질서를 열어가고 있다. 이처럼 변화의 흐름 속에서 발전을 지속하는 기업들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브랜드 인지도나 자금력, 또는 상품 기술력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경쟁력 있는 인재가 바탕이 된다고 하겠다. 우리나라가 신생 분단국가에서 단기간에 세계 11위 경제대국으로 도약한 배경에는 가난 속에서도 적극적인 교육투자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한 인프라 구축이 선행됐던 것처럼 기업에도 ‘인재’야말로 경쟁력과 생존력 확보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인재를 키운 기업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상품과 시장을 만들면서 국제적 경쟁환경에서 오히려 더 큰 기회를 얻는다. 단기적 경영전략 하에 인재 개발과 연구개발(R&D)투자를 등한시한 기업은 오늘날 원천기술 부족이라는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훌륭한 인재는 조직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몰고 온다. 따라서 회사의 미래비전과 현실환경에 가장 부합하는 인재를 찾아내고 키워야 한다. 옛 사람들은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 하여, 단정한 용모(身), 논리적 언술(言), 필체와 문장(書), 사리분별력(判)이라는 인재 판별기준을 가졌다. 이제는 창의력, 글로벌감각, 도전의식, 희생정신과 같이 기업에서 요구되는 자질에 대해 다면적으로 평가하여 인재를 선별하고, 내재된 잠재력을 밖으로 끌어내 극대화하는 게 인력 개발의 핵심 과정일 것이다. 디지털시대의 리더는 개인의 가치관과 조직의 비전을 융화시켜 ‘윈(win)-윈’할 줄 아는 인재다. 전체의 관점에서 파악하여 옳으면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옳지 않으면 거부할 줄 아는 능력이야말로 21세기를 개척하는 데 필요한 인재의 조건이다. 특히 무한경쟁의 환경을 뚫고 나갈 수 있는 ‘야성(野性)’이 중요하다. 온실 속에서 성장한 사람은 조직을 이끌고 풍랑을 헤쳐나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코리안리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등산과 축구경기 등 야외전형을 통해 팀워크, 인성, 예절, 사회성, 열정 등을 입체적으로 평가한다.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해야 하는 당사로서는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석을 갈고 다듬어 보석으로 만드는 과정은 더욱 중요하다. 이제 자유무역협정(FTA)의 파도를 타고 지구촌 전체가 하나의 공동체이자 무한경쟁시장이 됐다. 따라서 거대한 자본이나 아이템도 그 자체로서 기업의 이익을 보장해줄 수는 없으며, 기술력과 전문성을 갖춘 최고 인재만이 세계 무대에서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여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 훌륭한 인재는 최대의 경쟁력이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 세계 어느 곳에서든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인재가 기업의 미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인 것이다.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 [공연+새앨범]

    ●해금 스타 꽃별 ‘콘서트 2007’ 국악계 신데렐라 꽃별이 두번째 단독콘서트를 연다. 해금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국악계의 보아’라는 애칭을 얻은 꽃별. 재즈와 뉴에이지, 팝, 클래식 등에서 민요까지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인 연주를 선보인 신세대 음악인이다.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세계적인 악기 해금의 미래지향적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되는 공연이 될 듯하다.15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www.lgart.com (02)2005-0114. ●제1회 서울 재즈페스티벌 팻 메시니 트리오 등 유명 재즈 뮤지션들이 참여하는 제1회 서울재즈페스티벌이 5월31일∼6월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5월31일 디멘션 &J-퓨전 올스타스,6월1일 크루세이더스의 리더 조 샘플과 랜디 크로퍼드,6월2∼3일 팻 메시니 트리오 등이 릴레이 공연을 펼친다.(02)1544-1555,1588-7890. ●드래건 애시 내한공연 일본 힙합계의 대부 드래건 애시가 내한공연을 벌인다. 포크, 하드록, 펑크 등 힙합에만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지난해 7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한국의 록 마니아들과 처음 만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3명에서 출발해 DJ와 댄서를 영입, 총 7명의 멤버로 구성된 이들은 신작 앨범 ‘인디펜던트’ 수록곡 중심으로 20여곡을 선보인다.6월9일. 서울 광장동 멜론 악스.(02)540-2740. ●KT아트홀 매일 라이브 공연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에 문을 연 KT아트홀이 개관을 기념해 오는 30일까지 매일 저녁 재즈의 향연을 펼친다.‘2007 스프링 재즈 서미트’에는 말로, 모이다, 민경인 트리오, 서영도 트리오, 허소영, 미싱아일랜드,C2K 등 국내외 재즈 뮤지션들이 참여한다. 입장료는 1000원. 공연 수익금은 전액 청각장애아 소리찾기 사업에 기부. 공연스케줄 문의 www.ktarthall.com (02)1577-5599. ●글렌 굴드 ‘골드베르크 변주곡’ 1955년 발표된 캐나다 출신의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대표작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새롭게 레코딩되어 선보일 예정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소리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글렌 굴드의 공식데뷔 녹음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21세기의 놀라운 사운드 테크놀로지에 의해 새롭게 재탄생하는 것. 글렌 굴드 사후 24년이 흐른 뒤에 이루어진 새로운 레코딩. 귀에 전해지는 생생한 사운드가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깊은 감회를 선사한다.19일 발매 예정.SonyBMG. ●나윤선 팝프로젝트 콘서트 언제나 새로운 시도로 팬들을 놀라게 했던 재즈 디바 나윤선이 팝 앨범 ‘메모리 레인’ 발매기념 콘서트를 연다. 오는 21∼22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공연에는 앨범에 참여한 닐스 란 도키, 매즈 빈딩, 알렉스 리엘 등의 멤버가 모두 참여할 예정이다.(02)2005-0114.
  • 송도에 아시아 과학영재교육기관 추진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에 아시아 지역의 과학영재를 발굴·육성하는 과학영재교육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내년까지 ‘글로벌과학인재개발원’을 송도국제도시에 설립한 뒤 이 지역에 입주 예정인 국내외 유수대학 연구소와 함께 아시아 과학영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시는 글로벌과학인재개발원을 건립하기 위해 과학기술부에 법인 등록을 신청할 예정이다. 시는 특히 글로벌과학인재개발원에 ‘아시아·태평양 영재학회’ 사무국을 유치, 인천을 아·태지역의 과학영재 교육 허브도시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시는 아·태 지역 영재교육 분야 석학들이 참여하는 사무국을 통해 아시아 지역의 우수한 과학인재를 발굴, 지원하는 한편 과학영재 교육전문가를 양성하는 데도 힘쓸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식기반 사회인 21세기는 인재양성이 국가발전의 핵심 요소”라며 “송도국제도시에 아·태 영재학회 사무국을 유치하면 인천이 학술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송도에 아시아 과학영재교육기관 추진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에 아시아 지역의 과학영재를 발굴·육성하는 과학영재교육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내년까지 ‘글로벌과학인재개발원’을 송도국제도시에 설립한 뒤 이 지역에 입주 예정인 국내외 유수대학 연구소와 함께 아시아 과학영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시는 글로벌과학인재개발원을 건립하기 위해 과학기술부에 법인 등록을 신청할 예정이다. 시는 특히 글로벌과학인재개발원에 ‘아시아·태평양 영재학회’ 사무국을 유치, 인천을 아·태지역의 과학영재 교육 허브도시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시는 아·태 지역 영재교육 분야 석학들이 참여하는 사무국을 통해 아시아 지역의 우수한 과학인재를 발굴, 지원하는 한편 과학영재 교육전문가를 양성하는 데도 힘쓸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식기반 사회인 21세기는 인재양성이 국가발전의 핵심 요소”라며 “송도국제도시에 아·태 영재학회 사무국을 유치하면 인천이 학술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김종면 기자의 책 안 세상 책 밖 풍경] 수필 없는 수필의 시대

    “수필로 성공한 사람은 수필가가 아니다.” 수필집을 전문으로 펴내는 한 작은 출판사 사장은 기자에게 이렇게 푸념처럼 말했다. 수필가로 통하나 정작 수필가는 아닌 사람, 그 대표적인 인물로 그는 법정 스님을 꼽았다.스님이 스스로를 수필가로 여기고 안 여기고는 별개의 문제다. 그가 진정으로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수필문학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유명 인사들의 글을 수필로 포장해 펴내는 일부 출판사들의 상업적 행태”이다. 법정 스님이 쓴 책은 50여종. 현재 판매되고 있는 책만 개정판과 공저, 편역 등을 포함해 30여종에 이른다.1976년에 나온 출세작(?) ‘무소유’는 지금까지 260여만부가 팔렸고,2004년 출간된 ‘홀로 사는 즐거움’도 30만부 가까이 팔렸다. 법정 스님의 책 가운데 10권 이상은 S출판사가 독점적인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한번 스타덤에 오르면 막무가내로 다시 찾는 감성적인 독자들을 상대로 출판사는 어쩌면 ‘쉬운’ 장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I출판사는 최근 8년 전에 나온 법정 산문집 ‘오두막 편지’를 판형을 바꿔 개정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펴내기도 했다. 법정 스님이 30년 넘게 베스트셀러 작가로 군림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물론 본인의 작가적 역량이다. 그러나 스타 작가들에 대한 출판사의 ‘수발’에 가까운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요컨대 그 출판사 사장의 말은 힘있는 출판사가 이처럼 대중성 있는 작가에만 매달려 비슷한 책들을 재탕, 삼탕 펴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이냐는 것이다. 그의 주장은 몇가지 논점을 낳는다. 우리에게도 선진국처럼 명실상부한 전속작가 개념이 있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다. 출판사가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철저히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팔리는’ 작가에 주목하는 출판사의 출판행위 자체를 탓할 순 없다. 다만 새로운 작가 발굴에도 힘을 써달라고 권고할 수 있을 뿐이다. 출판사의 상업주의적 행태보다 더 나쁜 것은 이름을 좀 얻었다고 출판사에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거나 제 잇속을 찾아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철새작가들의 신의 없음이다. 권력화한 유명 작가들 중에는 `매문(賣文)´에 가까운 ‘원고 횡포’를 부리는 이도 없지 않다.포스트 모더니즘의 문을 연 보르헤스가 픽션의 종언을 고하며 ‘옛 이야기 다시 쓰기’를 시도했을 때, 사람들은 21세기가 수필의 시대가 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지금 우리 수필계는 어떤가. 공급자도 수요자도 지리멸렬이다.‘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는 미명 아래 너도 나도 유사수필을 남발하니 독자는 저 멀리 달아나 버린다. 극작가 신봉승 선생은 언젠가 “문·사·철 600권을 읽어야 사람 구실을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필자는 그의 어법을 빌려 수필가 구실을 하려면 그야말로 문·사·철 6000권은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야 독자도 따라온다. 언제쯤 더 이상 ‘수필가 법정(法頂)’을 찾지 않아도 될 때가 올까.jmkim@seoul.co.kr
  • “테러와의 전쟁이 테러위협 키웠다”

    우리 시대 세계 평화의 최대 위협은 무엇일까. 많은 서방국가 지도자들의 주장처럼 테러일까. 영국의 연구기관 옥스퍼드 리서치그룹(ORG)은 10일 발간한 책 ‘테러 이후-세계를 위협하는 것들에 대한 진실’에서 ▲기후변화 ▲자원을 둘러싼 각축전 ▲국제사회의 군사화 ▲절대 다수 인구의 주변화 등이 테러보다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크리스 애보트, 폴 로저스, 존 슬로보다 등 이 보고서의 공동연구자들은 “테러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명분 아래 강대국들이 취한 위험한 정책, 즉 과도한 군사력을 통해 현상유지를 꾀하고자 한 정책은 실패했으며, 진정한 위협이 무엇인지도 헷갈리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5∼10년 안에 각국 정부가 협력해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21세기 중반 우리 지구는 너무도 불안정한 혹성이 돼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모든 곳에서 테러집단 지도부와 정치적 협상을 시작해야 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서는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도입해야 하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는 꾸준한 재건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라크를 ‘테러와의 전쟁’ 장소로 만든 것이 그 지역에서 새로운 테러 행위만 야기했을 뿐이라며 이라크에서 다국적군이 물러나고 대신 유엔 안정화 병력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올해의 21세기 경영인’에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1세기경영인클럽(회장 이경식 전 경제부총리)’으로부터 ‘올해의 21세기 경영인’에 선정되어 11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상을 받았다. ‘21세기경영인클럽’ 측은 “김승유 회장이 외환위기 직전인 지난 97년 3월 하나은행장으로 취임한 후 충청은행과 보람은행을 합병하고,2002년 12월 서울은행을 인수하며 자산 규모 기준 국내 3대 시중은행으로 키우며 한국 금융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이 상은 1986년 제정됐으며, 국내의 경제발전에 기여한 인사에게 시상하는 ‘국내 재계의 노벨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 파주시 허리 휜다

    파주시 허리 휜다

    “명품 도시에는 돈이 든다.” 파주시가 첨단정보화도시(U-시티)로 조성하는 운정신도시에 매년 100억원의 통합네트워크 운영·유지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U-시티는 ‘장소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근하는 정보통신환경’을 지칭하는 ‘유비쿼터스’의 알파벳 머리글자 U에서 따왔다. ●전 지역 초고속 정보통신망 연결 ‘U-시티 운정(조감도)’에선 도시 전체를 초고속 정보통신망으로 이어 교통·환경·의료·금융·방범·교육 등 분야별 수집 정보를 통합하는 도시관리시스템을 도입한다. 수집된 정보들은 휴대전화·인터넷·전광판 등을 통해 주민에게 전달된다. 도시 단위 포털 서비스가 실시되며 치안과 재해관리·응급구조·원격진료와 수질 및 대기오염도 U-시티의 정보통신 인프라에 의해 관리된다. 온라인 쇼핑과 이비즈니스·원격검침은 물론 방범 CCTV와 자동신호체계·간선급행버스체계(BRT) 등 교통지능화(ITS)시스템도 도입된다. 와이브로(무선 광대역 인터넷)도 구축된다. 국내 최초 U-시티는 화성 동탄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동탄은 초보적인 U-시티다. 파주는 도시계획 단계부터 U-시티 개념이 도입돼 ‘21세기 최첨단 정보화도시’가 될 전망이다. 오는 10월 중엔 U-시티 사업자인 KT 컨소시엄이 설계를 완료할 예정이다. 운정신도시는 2008년 8월부터 4만 6000여가구의 입주가 시작된다. 입주에 맞춰 구축될 U-시티 조성에 투입되는 돈은 모두 1231억원이다. 이 비용은 운정신도시 공동사업시행자인 파주시와 주택공사가 부담하지만 결국 운정신도시 1·2지구 입주예정 가구들이 가구당 평균 267만원을 부담한다. ●일부 서비스 유료화등 검토 문제는 운정신도시내 중앙공원(19만여평)에 세워질 통합네트워크센터 종사자 20여명의 급여 등 운영비 10억원과 네트워크 유지·보수비 97억원 등 모두 107억원을 매년 시 재정에서 충당해야 한다는 점이다.U-시티 시설 자체가 지자체가 책임질 도시기반시설인 탓이다. 시 관계자는 “‘정보화’가 정부의 주요 국정지표인 만큼 정보통신 관계법 개정을 통한 건교부·행자부·정보통신부의 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주민에게 제공되는 정보화서비스의 일부를 유료화해 비용 일부를 충당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서비스를 유료화할지에 대한 기본 방안조차 없다. 최초의 최첨단 U-시티가 조성되는 탓에 벤치마킹할 선례도 없고, 전문 인력도 없어 고민이다. 파주시는 정보통신 전문가를 계약직으로 채용한다. 이어 중앙정부에 U-시티 운영비 분담을 적극 타진할 계획이지만 여의치 않으면 정보화서비스 시스템을 축소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파주시 허리 휜다

    파주시 허리 휜다

    “명품 도시에는 돈이 든다.” 파주시가 첨단정보화도시(U-시티)로 조성하는 운정신도시에 매년 100억원의 통합네트워크 운영·유지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U-시티는 ‘장소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근하는 정보통신환경’을 지칭하는 ‘유비쿼터스’의 알파벳 머리글자 U에서 따왔다. ●전 지역 초고속 정보통신망 연결 ‘U-시티 운정(조감도)’에선 도시 전체를 초고속 정보통신망으로 이어 교통·환경·의료·금융·방범·교육 등 분야별 수집 정보를 통합하는 도시관리시스템을 도입한다. 수집된 정보들은 휴대전화·인터넷·전광판 등을 통해 주민에게 전달된다. 도시 단위 포털 서비스가 실시되며 치안과 재해관리·응급구조·원격진료와 수질 및 대기오염도 U-시티의 정보통신 인프라에 의해 관리된다. 온라인 쇼핑과 이비즈니스·원격검침은 물론 방범 CCTV와 자동신호체계·간선급행버스체계(BRT) 등 교통지능화(ITS)시스템도 도입된다. 와이브로(무선 광대역 인터넷)도 구축된다. 국내 최초 U-시티는 화성 동탄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동탄은 초보적인 U-시티다. 파주는 도시계획 단계부터 U-시티 개념이 도입돼 ‘21세기 최첨단 정보화도시’가 될 전망이다. 오는 10월 중엔 U-시티 사업자인 KT 컨소시엄이 설계를 완료할 예정이다. 운정신도시는 2008년 8월부터 4만 6000여가구의 입주가 시작된다. 입주에 맞춰 구축될 U-시티 조성에 투입되는 돈은 모두 1231억원이다. 이 비용은 운정신도시 공동사업시행자인 파주시와 주택공사가 부담하지만 결국 운정신도시 1·2지구 입주예정 가구들이 가구당 평균 267만원을 부담한다. ●일부 서비스 유료화등 검토 문제는 운정신도시내 중앙공원(19만여평)에 세워질 통합네트워크센터 종사자 20여명의 급여 등 운영비 10억원과 네트워크 유지·보수비 97억원 등 모두 107억원을 매년 시 재정에서 충당해야 한다는 점이다.U-시티 시설 자체가 지자체가 책임질 도시기반시설인 탓이다. 시 관계자는 “‘정보화’가 정부의 주요 국정지표인 만큼 정보통신 관계법 개정을 통한 건교부·행자부·정보통신부의 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주민에게 제공되는 정보화서비스의 일부를 유료화해 비용 일부를 충당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서비스를 유료화할지에 대한 기본 방안조차 없다. 최초의 최첨단 U-시티가 조성되는 탓에 벤치마킹할 선례도 없고, 전문 인력도 없어 고민이다. 파주시는 정보통신 전문가를 계약직으로 채용한다. 이어 중앙정부에 U-시티 운영비 분담을 적극 타진할 계획이지만 여의치 않으면 정보화서비스 시스템을 축소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지방시대] 울산,역사성 복원을 위하여… /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시 승격 45년째인 울산은 태화강을 사이에 두고 신·구 도심이라는 이중구조로 성장해 왔다. 이제 울산은 20대의 열정,30대의 역동을 넘어 40·50대의 여유와 품격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선사시대 암각화와 500년 된 읍성을 갖고 있는 역사도시로서, 반백년 가까이 산업화를 이끈 산업수도로서의 선도적 역할에 어울리는 도시라면 이젠 뒤를 좀 돌아보아야 한다. 역사적 품격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울산의 도시 발원지, 도시의 역사적 원형, 휴먼 스케일의 도시경관이 만들어내는 아기자기함, 동헌이나 읍성길 같은 오래된 건물과 도로,500년 된 꾸불꾸불한 골목길…. 울산 구도심에 관한 이야기다. 오래된 장소는 따듯하고 정겹다. 이런 울산의 구도심이 최근 울산 최초의 도심재개발사업을 통해 옷을 갈아입고 있다. 울산의 도시 원형인 구도심에서 일어날 ‘공간혁명’이다. 또 구도심 바로 위에는 새로운 도시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들어선다. 전국 최초의 우정지구 혁신도시 건설사업이다. 넘어야 할 산도 여럿이다. 울산의 구도심에는 도시의 원형인 ‘울산읍성’이 있었다. 그렇다면 울산 구도심이 새로 갈아입을 옷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며 어떤 틀과 품격으로 만들어져야 할까. 구도심부 재구조화에 대하여 몇 가지 생각해볼 점이 있다. 첫째, 울산읍성의 존재이다. 울산읍성은 울산의 역사적 자존심이며 울산의 도시사적 상징이다. 도시에 하나밖에 없는 노른자요 핵이다. 울산 도시의 발원지이다. 그것을 일부나마 복원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은 후손을 위한 작은 배려이고 선대로서 해야 할 마땅한 의무이기도 하다.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역사적 정체성을 전제로 한 것이어야 의미가 있다. 재개발이라는 기회를 이용하여 새로운 틀을 짜되 근본은 도시 역사성에서 찾아야 한다. 도시에 역사가 없으면, 돈은 있어도 혼은 없고, 번영은 있어도 정신은 없는 도시일 뿐이다. 역사 하나로 먹고 사는 나라가 좀 많은가. 구도심 재개발의 주제가 도시의 역사성이어야 하고 지속가능성이어야 하는 까닭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울산읍성을 중심으로 한 역사공원의 축과 핵을 재개발계획에 과감히 도입하는 것이다. 둘째는 재정 확충 문제이다. 역사성 회복에는 엄청난 재정이 필요하다. 외국처럼 역사적 의미가 있는 토지에 대한 주민들의 자발적 기부나 사회적 환원을 우리로선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매입하는 수밖에 없다. 역사적 장소에 대한 토지 매입은 쉽지 않지만 시기를 놓치면 기회는 영원히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최근 울산시의 결단으로 태화루의 복원이 급물살을 타는 것을 보면 울산의 역사성 복원 의지는 큰 전기를 맞고 있다. 셋째는 혁신도시와의 관계이다. 지금 울산은 큰 전환점에 서 있다. 역세권, 국립대, 생태도시에다 혁신도시 건설까지 눈 앞에 두고 있다. 혁신도시는 울산 중구의 구도심부 재개발과 맞물린 중요한 도시적 변수이다. 울산의 구도심부는 지금 전통의 보전과 첨단의 혁신도시 개발이라는 양날개로 비상을 꿈꾸고 있다. 보전과 개발이라는 동전의 양면 같은 두 가지 가치의 충돌이 울산을 힘들게 하고 있다. 결국 도심 재개발과 혁신도시 건설을 통한 중구의 도시 재구조화는 울산에 엄청난 기회이면서 위기이기도 하다. 울산의 역사적 전통성을 회복하고 21세기 도시로 도약하느냐, 낡은 19세기적 도시개발 패러다임에 머물러 개발 이익이나 손에 쥐는 낮은 수준의 개발로 마무리를 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지역시민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 도심의 역사적 상징성을 회복하고 도시성을 보존하며 그것을 하나의 전통으로 이어가고자 하는 건강한 의지가 살아 있으면 울산의 내일은 밝다. 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 [열린세상] 21세기 외교시대를 준비하자/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한·미 FTA는 한국의 경제와 안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 받는다.6자회담과 2·13 합의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정착시키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할 것이다. 반기문 전 외교부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하여 한국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세 건의 외교적 성공으로 우리는 탈냉전의 혼돈기를 극복하고 통일과 번영의 21세기로 나아가는 데 유리한 출발선에 섰다. 이렇듯 외교역량이 우리의 명운을 가르는 핵심 요인이 되었다. 세계는 나날이 치열해지는 개방과 경쟁과 협력의 시대를 맞이하였다. 외교역량이 절실한 시대가 되었다. 한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욱 그렇다. 우선 한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기 때문이다. 우리처럼 평화유지와 통일을 위해 막대한 외교역량을 끊임없이 투입해야 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 더욱이 한국은 세계 최고의 정치·군사·경제 강국들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이들과 협력하고 경쟁하기 위해서 이에 버금가는 외교력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은 또한 대외의존도가 70%를 넘는 통상국가이며, 필수자원을 해외에 의존하는 자원빈국이다. 중규모 국가의 대외의존도가 보통 30~40%에 불과한 데 비해 우리 경제는 지나치게 대외 의존적이다. 한국이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안정적인 교역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세계적 수준의 통상외교, 자원외교, 에너지외교가 필요하다.FTA 협상도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며, 더 많은 통상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세계화시대 들어 급격히 늘어난 해외여행자 수가 연간 1000만명을 넘어섰고, 재외동포는 700만명을 헤아린다. 그만큼 영사외교 수요도 늘었다. 전통적 안보과제에 더하여 테러, 환경, 난민, 마약 등 비전통적 안보 현안이 쌓이고 있다. 앞으로 6자회담뿐만 아니라,5개 실무그룹회의, 한반도 평화포럼, 동북아 안보협력대화 등이 상시 가동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반도의 미래를 결정할 이 회담에서 한국이 최대 이해관계자로서 적극적이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가 100년을 기다려 온 역사적인 외교의 기회가 아닌가. 외교 수요가 이렇게 폭증하는데도 우리의 외교 공급은 아직 과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력과 예산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우리 외교안보팀은 다행스럽게도 6자회담과 FTA 협상에서 개가를 올렸다. 소수 우수한 외교관이 주도한 엘리트 외교의 성과이다. 그런데 소수 엘리트 외교관만으로는 물밀듯 밀려드는 21세기적 외교 과제를 감당할 수 없다. 우리도 전방위적 대량외교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외교 수요 증가에 맞추어 충분한 규모의 외교인력을 갖추어야 한다. 우리와 유사한 규모의 국가들이 우리보다 적은 외교 수요에도 1.5배가 넘는 3000명 이상의 외교인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둘째, 범정부, 국회, 지방자치단체,NGO, 기업, 개인 등 다양한 외교주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외교자산관리위원회를 두거나, 외교부의 격상으로 총괄조정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있다. 셋째, 외교인력 양성과 정책개발 체제를 개선해야 한다. 외교는 협상, 대표, 위기대응, 의전 등 특별한 직무기술과 지식이 필요한 특수직종이다. 최근 중앙정부, 지자체,NGO, 기업에서 외교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런데 우린 아직 변변한 외교인력 양성학교가 없다. 외교대학원의 설립이 대안이다. 또한 현재 외교안보 정책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정책공급을 늘리기 위해 국책연구를 활성화하고 민간 싱크탱크도 육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외교시대에 대비하여, 위의 외교역량 강화방안을 담은 ‘외교발전법’ 제정을 제안한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서울광장] 다양성이 진정한 평등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다양성이 진정한 평등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프랑스 인권선언은 제 1조에서 “인간은 나면서부터 자유로우며 평등한 권리를 가진다.”고 했다. 최근 현대중공업 민계식 부회장으로부터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 민 부회장은 어릴 때 인권선언 1조를 영문으로 적어 항상 목에 걸고 다녔다고 한다. 그러도록 시킨 사람은 민 부회장의 부친이었다. 경성제대 의학부 1회 졸업생으로 알아주는 인텔리였던 그의 부친은 어린 아들에게 수시로 인간은 어떻게 대접받아야 하는지를 물었다고 한다. 인권선언 1조는 민 부회장의 생활철칙이 됐다. 그는 능력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다. 누구든 각자 장점을 갖고 있고,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소개한 것은 다양성과 평등이 상충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평등의 실천은 다양성을 존중할 줄 알 때에 비로서 가능한 일이다. 프랑스 독일 영국 같은 유럽의 선진국들은 이런 도덕률을 일찌감치 받아들여 사회적 안정을 누리고 있는 국가들이다. 평등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공동체의 발전에 이득이 된다는 것을 터득한 결과다. 우리나라의 경우 평등 의식은 21세기에 걸맞게 발달했으나 다양성에 대한 의식은 아직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우리가 목도하는 모든 여러가지 사회갈등과 불안은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평등과 다양성의 불균형이 빚어낸 대표적인 갈등 사례가 교육 문제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평등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한다.‘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고교 평준화가 실시됐고, 대학 본고사도 폐지됐다. 문제는 평등을 원하면서도 능력이나 노력의 차이는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맞춰 대입 제도를 짜깁기하다 보니 하향 평준화와 공교육 부실을 초래했다. 공교육 부실은 사교육 과열, 조기 유학붐, 특목고 신드롬 등을 낳고 있다. 평등을 위해 도입된 평준화가 사회의 양극화를 부추기고 권력과 부의 대물림을 낳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학들은 대입 3불정책(대학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불가)이 대학경쟁력과 교육발전을 가로막는 암초라며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교육당국은 ‘평등의 이름으로’ 3불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평준화 정책이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것은 특목고 열풍으로 입증되고 있다. 교육시장에서는 수월성 교육이 이미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이다. 정책도 현실을 직시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정책당국은 ‘다양성’을 인정하는데에서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류대 출신만 대접받는 사회 분위기와 부모들도 다양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평준화와 수월성을 대립적 관계로 보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다양성을 인정한다면 두 가지 개념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교육정책을 펼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일반 대학에서 공교육의 철학을 유지하면서, 소수의 엘리트들은 그랑제콜에서 강도높은 교육을 받게 한다.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최근 타결됐다.FTA의 정신은 개방과 경쟁이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경쟁력있는 인재들을 양성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시급한 과제다. 교육시장의 요구와 변화를 외면한 채 교육평등주의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평등과 다양성의 조화를 찾아야 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이 한권의 책] 아틀리에의 비밀 /나데주 라네리 다장 지음

    ‘수공업자’ 취급을 받은 중세ㆍ르네상스 시대의 미술가, 미술아카데미를 통해 지성인으로 발돋움하려 했던 17·18세기 미술가, 공식미술전람회인 ‘살롱’에 합격하기 위해 대가들의 작업실을 들락거린 19세기 미술가, 개성을 최고 덕목으로 여기는 20·21세기 미술가….’저마다 다른 시대를 산 이들의 아틀리에(작업실)를 들여다보면 미술의 역사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아틀리에의 비밀’(나데주 라네리 다장 지음, 이주영 옮김, 아트북스 펴냄)은 화가의 작업실 풍경을 통해 14세기에서 현대에 이르는 미술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살핀 책이다. 중세·르네상스의 작업실은 기술자의 공방과 다를 바 없었다. 미술학도들은 스승 밑에서 도제살이를 하며 그림을 배웠다. 각 공방에서는 작품 주문을 받아 여러 명이 함께 작업했다. 중세 미술작품 가운데 작가의 이름이 남아 있지 않거나 아틀리에의 이름으로 대신한 경우가 많은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14세기부터는 왕실 귀족들의 초상화가 부쩍 늘었다. 이는 13세기부터 왕실이 화가들을 직접 고용하기 시작하면서 미술가들이 ‘궁정 전속화가’라는 이름으로 조합에서 왕실로 작업실을 옮겨갔기 때문이다. 종신연금까지 받는 등 안락한 생활을 누린 이들은 계약기간 동안에는 ‘궁정의 노예’가 돼 개인작업 활동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러나 지적 욕구가 컸던 17·18세기 미술가들은 단순한 ‘수공업자적 예술가’에 만족하지 않았다. 학자들의 모임을 연상케 하는 아카데미를 만드는 등 교양을 과시한 이들은 조합이나 왕실의 간섭에서 벗어나 스스로 화법과 작품 내용을 구상하기 시작했다.1648년에는 파리에 왕립 회화·조각 아카데미가 설립돼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으며, 조합에 가입하지 않고도 작품을 주문받을 수 있게 됐다.19세기 ‘살롱’의 출품작을 심사한 것도 아카데미였다. 현대 작가들은 단연 자기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단독 작업실을 좋아한다. 파리 국립미술학교(ENSBA) 교수인 저자는 화가의 작업실 형태를 보면 미술의 역사가 훤히 보인다고 말한다. 오로지 풍경화만을 그린, 프랑스 최초의 미술 유파인 바르비종파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파리 근교 퐁텐블로 숲 외곽에 작업장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모네, 마네, 르누아르 같은 인상파 화가들이 야외 그림을 많이 그린 것도 그들이 선박이나 공원·기차역 등을 작업실로 삼은 데서 비롯된 것이다. 시대의 거장과 걸작이 탄생하는 과정을 작업실을 들여다보며 간접 체험하는 재미가 쏠쏠하다.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한·미 FTA 시대] 美·中·日·EU 전문가 진단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한·미 자유무역협정(FTA)타결의 진폭은 어디까지인가. 한·미 두 나라 경제의 파급효과는 물론, 한·미 동맹관계, 동북아 및 역내 경제지도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아·태지역 담당자를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한·미 FTA의 의미와 파장을 진단해 봤다. ■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연구원 “한국, 對日·中 경쟁력 커질 것” 한·미 협상단은 기념비가 될 만한 타협안을 만들어냈다. 한·미 FTA는 양국에 새롭고 중요한 비즈니스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합의안은 미국이 한국과 동북아 지역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강력한 선언이기도 하다. 협상이 실패했다면 한·미 관계는 적어도 10년 안에는 돌이키기 어려운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한·미 FTA는 한국의 추가적인 경제 개혁을 촉발해 경제적 자유를 향상시킬 것이다. 또 한국의 대외 신용도를 올려줄 잠재력을 갖고 있다. 특히 한국은 일본과 중국에 대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한국을 우회해서 중국으로 가는 외국 투자의 흐름을 되돌릴 수도 있다. 한·미 FTA는 군사적 동맹을 넘어 양국의 관계를 확장하는 중요한 시금석이다. 현재 750억달러인 양국의 무역 규모는 950억달러에 이르게 될 것이다. 양국 FTA는 한국과 중국간의 무역 규모를 줄이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라는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한·미 FTA는 미국 의회에서 승인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특히 한국 자동차시장에 대한 접근을 크게 늘리지 못한 것이 민주당 지도부에는 부담이다. 의회의 찬반 투표는 찰스 랭글 세출위원회 위원장 등에 의해 결과가 좌우될 것이다. 쌀을 협상에서 제외한 것이 노무현 대통령으로서는 정치적으로 잘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비싼 쌀값을 지불해야 하는 한국의 소비자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또 자유무역의 정신을 위배한 것으로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여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지켰다. 노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한·미 FTA가 가져오는 국가적 이익을 국민에게 알리고 지지를 얻는 데 함께 노력해야 한다. ■ 제럴드 시프 IMF 亞·太 부국장 “韓 서비스 분야 생산성 세계 경쟁으로 개선될것” 한·미 FTA는 한국에 두 가지 측면에서 이익을 가져올 것이다. 첫째, 한국의 수출업자들이 세계 최대의 시장에 대한 접근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한국의 서비스 시장을 경쟁에 노출시켜 이 분야의 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노동자들이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점차 서비스 분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의 생산성 향상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몇년간 한국 서비스 분야의 생산성 증가율은 ‘제로’를 기록해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동안 양자간 FTA보다는 도하라운드와 같은 다자간 무역자유화를 지지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 트로이 스탄가론 한미경제硏 국장 “美=쇠고기·韓=車서 得… 의회 승인 가능성” 한국과 미국은 길고 힘든 협상을 통해 양국의 이익을 모두 만족시킬 만한 타협점을 찾아냈다. 협상의 승리자는 한국과 미국의 소비자들이다. 식품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양국의 소비자들은 더 싸고 더 다양한 상품들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하나인 한국에 우선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농업 분야에서 이익을 얻을 것이다. 또 미국은 궁극적으로 한국의 쇠고기 시장을 여는 데 성공했고 자동차 시장 개방에도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 한국은 배기량 3000㏄ 이하의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즉각 철폐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섬유 분야에서도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은 세계 최대의 시장에 우선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특히 일본과 중국 같은 국제적인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섰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한국은 그동안 보호해왔던 농업과 서비스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해야 하며, 이를 통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한·미 FTA는 양국의 오랜 동맹관계를 한 차원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양국의 동맹은 정치·군사적인 측면을 넘어섰으며,21세기로 향하는 길고 단단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할 수 있다. 협상의 막판에 한국의 자동차 시장 개방이 좀더 확대되고, 쇠고기 수입 재개 문제도 해결됐기 때문에 미 의회에서 합의안을 승인할 가능성은 커졌다. 그러나 만약 국제수역기구(OIE)의 판정이 나온 이후에도 한국이 쇠고기 시장 개방을 늦춘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dawn@seoul.co.kr ■ 셀렌 게렝 유럽정책연구센터 연구원 “한국으로선 큰 성공 제조업서 혜택 클 것” |파리 이종수특파원| 한·미 FTA 협상 타결은 양국만이 아니라 유럽연합(EU)·캐나다·일본 등에 미칠 영향이 크다. 협상의 잠재 효과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한국이 받을 혜택의 대부분은 제조업, 특히 한국이 비교우위에 있는 자동차 분야의 관세 철폐로부터 나온다. 반면 미국은 비관세 장벽 제거, 서비스·투자 자유화 등에서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이번 협상은 한국으로선 큰 성공이다. 먼저 국제무대에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최대 규모의 경제를 가진 나라와 포괄적 무역협정체결을 협상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두번째, 쌀과 같은 전통적 수세 분야를 철폐할 수 있게 됐다. 경제적 효과면에서도 이번 협상으로 한국은 세계의 거대시장과 관세 자유화의 길을 열면서 궁극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미국도 성장 잠재력이 좋은 역동적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이익을 얻었다. 정확한 의미에서 협상의 손실을 재려면 한 분야의 자유화 비용과 보조금을 받는 비경쟁적 분야를 대조해야 한다. 자유화 반대론자들의 결점 가운데 하나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고려하지 않는 데서 비롯한다. 한 분야가 자유화됐을 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측은 생산자와 간접적으로는 그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다. 그러나 생산과 성장 경쟁력은 늘어난다. 또 가격이 인하돼 소비자에겐 이익이다. 이번 협상은 향후 한국-EU의 FTA 협상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서비스시장 자유화 영역에서 볼 때 만약 이번에 이룬 시장자유화가 차별 대우가 아니고 최혜국 대우 유형이라면 EU의 협상 비용은 상당히 줄어든다. 반면 미국식 기준이 인정된 영역에서는 EU에 손해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협상에 이른 속도는 한국-EU 협정도 빨리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vielee@seoul.co.kr ■ 궈궈칭 인민대학교 교수 “압력은 기회… 中 무역개선 불가피” |베이징 이지운특파원| 한·미 FTA는 한국상품의 미국시장 진입을 촉진시킬 전망이다. 기술 및 관련 서비스 수준도 함께 높아질 것이다. 제조업 분야가 많은 혜택을 볼 것으로 본다. 다만 농업 분야는 압력이 불가피하다. 생산 방식 등 농업분야의 체질 변화에 하나의 전기가 되겠지만 생산자들은 큰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미국으로서는 아시아 시장을 크게 확대하는 이익을 얻었다. 특히 농산품의 경우가 그렇다.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과 미국은 새 무역 시스템을 법적·제도적인 틀 안에서 재정비함으로써 안정적인 무역 발전을 보장받게 됐다. 많은 한국 기업들은 국제적 시스템에 한발 더 가까워지게 됐다. 한·미 FTA는 중국에 대한 압력이자, 중국이 국제 무역시스템으로 나가는 촉진제로 작용할 것이다. 예컨대 미국 농산품이 한국에 들어온다면 향후 중국의 농산품이 한국시장에서 밀려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때문에 중국은 농산품의 생산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오염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고,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 양과 가격으로서가 아니라 한국 소비자들의 기호와 수요에 맞는 농산품을 생산해야 한다. 점차 고급화된 상품을 내놓게 되는 과정이 중국 농민에게나 중국 농업계에 모두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의 기업은 더욱 세계화의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한·미 FTA로 한국의 기업과 무역 시스템은 더욱 세계화된 기준으로 접근하게 될 전망이다. jj@seoul.co.kr ■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 “일본, 中과 전략적 연대 추진할 수도” |도쿄 박홍기특파원| 한국이 무너졌으니 다음은 일본 차례다. 한국은 미국의 교두보였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의 FTA 협상을 통해 교훈을 얻었다. 한국은 일본에는 실험적 모델이다. 특히 한국이 농업 문제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수습해 나가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일본은 농업의 경제 점유율이 한국보다 높기 때문이다. 한·미 FTA의 타결은 생각보다 높은 수준에서 이뤄졌다. 물론 한·미 FTA 협상에는 정치적 배경도 깔려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타결 의지가 강했다. 한·미 FTA의 효과는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분명한 점은 한국식으로 하루아침에 획기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자동차 수출도 당분간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미국 현지에서 부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지 생산과 수출이라는 선택권은 넓어졌다.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일본측보다 유리하다. 값이 싸기 때문에 시장성이 크다. 한국은 미국 이외에 중국·러시아·인도 등을 갖고 있는 반면 일본은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집중돼 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다. 전자제품의 경우, 일본은 한국에서 보는 것처럼 비중이 크지 않다. 자동차보다 약하다. 미국의 일본에 대한 개방 압력은 거세질 전망이다. 당장 오는 26일 아베 신조 총리의 방미 때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은 미국과의 FTA 협상 의지가 한국만큼 강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솔직히 미국과 FTA협상를 해야 한다는 식의 ‘위기감’은 없다. 일본은 미국과의 FTA보다 중국과 전략적·지역적 연대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hkpark@seoul.co.kr
  • [시론] 한·미 FTA,그 문화인류학적 의미/이태동 문학평론가 서강대 명예교수

    [시론] 한·미 FTA,그 문화인류학적 의미/이태동 문학평론가 서강대 명예교수

    지난 1년여 동안 우리 국민의 최대 관심사였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마침내 타결됐다. 지난해 이 문제가 처음 제기된 이래 정부는 반미주의자와 국수주의자는 물론, 표를 의식한 일부 정치인들의 편협하고 정파적인 계산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지지세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상은 국가 발전의 핵심 요소이며 FTA는 하는 것이 맞다.”라고 강조하며, 정파를 초월한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아직 농업분야와 같은 경쟁력이 취약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대변하는 정치세력들은 이번 FTA 타결이 우리 경제를 미국 제국주의자들에게 종속시켰다며 분노하고 있다. 또 혹자는 한·미 FTA를 서구 열강이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되어 각축했던 구한말의 ‘통상’과 비유하기도 한다. 물론 우리는 민족주의에 대한 그들의 열렬한 충정과 외세에 대한 완강한 저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더 이상 정글법칙만이 지배하던 농경시대도,19세기 구한말도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지구촌시대’ 즉, 지식 정보를 통한 인류의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세계화시대’에 살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 지금 세계 10위 경제 대국으로 미국의 5대 교역국에 속할 뿐만 아니라, 국제수지에 있어서도 미국은 우리에게 역조현상을 보이고 있다. 문화인류학적으로 볼 때, 그 옛날 수렵시대가 끝나고 농경사회가 시작되어 비로소 인간이 시간적인 여유를 갖게 되면서 문명을 창조했듯이, 지금 우리는 소외와 갈등 그리고 전쟁이 아닌 상호 협력이 강조되는 지구촌시대에 살고 있다. 자유무역은 어느 한 나라의 일방적인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상호 협력을 의미한다.FTA 체제하에서 어느 한 나라의 상품이 경쟁력이 있다면, 상대편 나라의 관세의 통제를 받지 않고 국경을 넘어 타국민의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문제를 경제침략이라는 네거티브한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차원에서 보편적인 인류의 능력 개발에 대한 보상 내지 지식 정보의 전파나 자극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어느 국가의 우수한 상품이 선의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으면, 국가적인 간섭을 받지 않고 인종이나 벽을 넘게 된다는 것은 인류의 공통 목표인 문명의 발달을 보다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볼 때,FTA는 정글 법칙이 지배하던 시대의 지배와 피지배, 혹은 약탈과 착취의 관계보다 인류 전체를 위한 보다 나은 문화를 창조하기 위한 협력관계를 의미한다. 한·미 FTA 타결이 그동안 다소 불편했던 한·미의 협력관계를 다시금 공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금번 FTA 타결로 인해 우리는 농업 등 일부 분야에서 뼈아픈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FTA라는 새로운 도전을 원활한 기술 교류와 혁신적인 구조 조정의 계기로 삼아 우리 경제체제를 지식정보화, 세계화 시대에 걸맞도록 변형시킨다면 국가 전체적으로 분명히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에게 그 정도의 능력과 자신감은 있다. 역사 속에서 시대를 역행하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은 새삼 밝힐 필요가 없겠다. 이태동 문학평론가 서강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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