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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병수 코오롱 아이넷 철강1팀 사원 ‘토종 영어로 고수되기’

    최병수 코오롱 아이넷 철강1팀 사원 ‘토종 영어로 고수되기’

    “제일 좋아하는 분야, 이것부터 영어로 배우기 시작하세요. 그게 어떤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코오롱 아이넷 철강1팀 최병수(29)씨는 이제 입사한 지 1년 남짓한 새내기. 하지만 영어실력 만큼은 직원 260명 가운데 최고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외국유학 경험이 없으면서도 영어에 능통하게 된 것은 어렸을 때부터 꾸준한 관심을 가져온 덕이다. ●NBA 농구카드 모으며 선수 프로필 암기 “초등학생때 AFKN에서 단어퍼즐 맞히기 게임인 ‘Wheel of fortune’을 즐겨 봤어요. 무슨 뜻인지 잘 몰라도 가끔 쉬운 단어라도 몇개씩 맞히게 되면서 영어에 더 흥미가 생기게 됐죠.” 중·고등학생 때는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플레이에 반해 미 프로농구(NBA)에 푹 빠졌다.NBA 농구카드를 수천장씩 샀고, 각 팀 선수들의 성적과 사생활 등을 줄줄 외웠다. 영어로 된 ‘루키’라는 국내 농구잡지를 보면서 영어 독해도 함께 공부했다. 대학(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에 진학한 뒤 군대를 선택할 때 학군사관후보생 모집에 합격하고도 카투사로 최종 진로를 정한 것도 역시 영어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 때문이었다. “당시는 효순·미선양 사건으로 반미감정이 극에 달했을 때였어요. 제가 만난 많은 미군은 ‘돈 벌러 왔을 뿐인데 왜 너희 국민은 우리를 그렇게 미워하느냐?’며 사회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했죠. 설명을 해주고 싶었는데 말이 잘 통하지 않아 답답했습니다.” 함께 근무한 미군들이 속어를 많이 쓴 데다, 해외 이민자가 많아 발음도 제각각이라 말을 알아 듣기 더욱 어려웠다고 했다. 이런 어려움은 몸을 부대끼며 6개월 정도 훈련을 같이 하면서 많이 해소됐다. 최씨는 ‘공부하지 말고 즐기는 것’이 영어를 잘하는 비법이라고 강조한다.“단시간에 토익·토플 점수를 따야 하는 성적 스트레스가 없는 상황이라면 취미에 대한 것부터 영어로 시작하는게 좋아요. 게임을 좋아한다면 닌텐도휴대용게임기(DS) 영어버전으로 공부하는 식이죠. 영어는 꾸준히 해야 하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게 되면 아무래도 재미없는 걸 억지로 하는 것보다야 훨씬 낫겠죠.” ●혼잣말 하며 하루 시작… 영어일기로 마무리 이후 어느 정도 실력이 되면 혼자 영어로 말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침에 집에서 나오면서 날씨에 관해 혼잣말로 영어로 말해보는 거예요. 오늘 할 일에 대해서도 한번 얘기해 보고. 혼자 있는 시간에 영어로 생각하고, 영어로 말해보는 연습은 말하기·듣기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죠. 또 영어일기를 쓰기 시작하면 표현력을 키울 수 있어 쓰기 공부에 직접적인 도움이 됩니다.” 최씨에게는 회사 일도 영어공부와 관련이 있다. 한국에서 만든 철강을 해외 구매자에게 파는 일이라 외국인과 접촉이 잦기 때문이다. 현재 일하는 철강 1팀은 방글라데시, 인도, 파키스탄 등 서남아시아 쪽을 주로 맡고 있다. “처음엔 발음이 미국식 영어와 너무 달라 이해하는데 좀 애를 먹었어요. 거기다 말이 너무 빨라 그냥 지나갈 때도 많았고, 언제 끊고 들어가서 내가 얘기해야 할지도 난감했죠. 하지만 계속 반복하다 보니 이제는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최씨는 요즘도 영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출·퇴근 시간에는 주로 영어원서를 읽는다. 요즘은 미국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로,‘렉서스와 올리브나무’를 쓴 토머스 프리드먼의 ‘The world is flat.(세상은 평평하다.)’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21세기 세계는 장애물이 없는 평평한 경기장과 같다는 내용으로, 주로 인도·중국 경제의 급성장을 다루고 있다. 한가할 때에는 독일·미국 친구들과 G메일을 주고받거나 영어로 인터넷화상전화를 한다. 철강 시황을 분석한 리포트를 꾸준히 보는 일은 영어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최씨는 “재미있고 다이내믹하게 살고 싶다.”면서 “나중에는 새로운 유형의 회사를 한번 운영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글 김성수·사진 정연호기자 sskim@seoul.co.kr
  • 구소련 탄압에 저항… 러 문학전통 살려

    구소련 탄압에 저항… 러 문학전통 살려

    ‘수용소 군도’의 작가인 솔제니친의 생애는 ‘탄압’과 ‘저항’으로 점철돼 있다. 그는 평생을 타협하지 않는 비판을 업으로 삼았고, 그런 그에게 옛 소련 당국의 제재는 가혹했다. 솔제니친은 1918년, 카프카스 키슬로보드스크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출생 직전 세상을 떠났다. 예술에 조예가 깊던 어머니는 솔제니친이 일찍부터 문학에 눈뜰 수 있게 도왔다. 솔제니친은 대학을 졸업한 뒤, 제2차 세계대전에 포병으로 참전했다.1945년, 동프로이센에서 친구에게 보낸 한 통의 편지로 그는 10년을 수용소에서 보내게 된다. 스탈린을 비난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경험을 바탕으로 첫 작품을 출간했다.1962년 문학지 ‘노비미르’에 발표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다. 한 서민 출신 죄수가 스탈린 시대 수용소에서 보내는 하루를 그렸다. 솔제니친은 단숨에 유명인사가 됐다. 이후 1963년에는 ‘마트료나의 집’,‘크레체토프카역에서 생긴 일’,‘공공을 위해서는’ 등의 작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작가로 입지를 굳혀갔다. 그러나 1964년 옛 소련은 브레즈네프가 서기장으로 취임하면서 이념적 규제가 심해졌다. 그의 작품은 출판이 금지됐고 1969년에는 작가동맹에서도 제명됐다. 그에게는 ‘반체제 인사’라는 꼬리표가 달렸다. 1968년작 ‘암병동’을 비롯한 이후의 작품들은 해외에서 출간해야 했다. 국내에서는 자비 출판 형태로 암암리에만 발표할 수 있었다. 솔제니친은 1970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도덕적인 힘으로 러시아 문학의 전통을 추구했다.”는 것이 스웨덴 한림원이 밝힌 선정 이유였다. 노벨상 수상으로 탄압은 더욱 거세졌고, 그는 귀국하지 못할까봐 스톡홀름에서 열린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1973년 그의 대표작인 장편 ‘수용소 군도’가 파리에서 출판됐다. 옛 소련의 체포, 심문, 정죄, 이송, 구금 등을 묘사한 작품이다. 당국은 그에게 반역죄를 씌웠고 강제 추방 명령을 내렸다. 그는 옛 소련이 무너진 1994년에야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는 귀국한 뒤에도 물질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향수를 끊임없이 비판했다. 하지만 무자비한 탄압을 받으면서도 베일에 가려 있던 스탈린 시대의 참상을 처음 드러낸 솔제니친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폭로 일변도 문학에, 지나친 국수주의자”라는 것이다. 냉전시대 서방의 평가와 21세기적인 시선이 서로 다를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글로벌 시대]쌍방향 대인관계의 리더십/최정아 새로움닷컴 인터내셔널 대표

    [글로벌 시대]쌍방향 대인관계의 리더십/최정아 새로움닷컴 인터내셔널 대표

    외국계 금융회사에 다니는 박모(39) 부장은 요즘 만날 때마다 부하직원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어떻게 관리를 해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하소연을 털어놓는다. 업무 지시를 할 때마다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꼬치꼬치 따지는 것은 다반사이고, 상사로서 이미 내린 결정에도 그대로 따르려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욱 힘든 것은 회의할 때 상사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CEO나 임원들을 만나 보면 회사 업무 자체보다도 직원들 눈치 보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 사회 전 분야에서 관리자의 권위는 더 이상 설 곳이 없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21세기의 가장 큰 트렌드가 탈권위주의라는 것을 생각할 때 이러한 변화 또한 거스르려 하지 않고 받아들이면서 다른 형태의 리더십을 발휘해 나갈 궁리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예전에는 강한 리더십을 가진 CEO나 관리자가 많았는데 점점 관리자의 리더십이 약해지고 있는가. 즉 리더십이 강한 관리자들이 회사를 떠나서가 아니라 기존의 관리자가 발휘하고 있는 리더십의 유형들, 즉 본인의 직위에서 얻는 권위를 이용해 자연스레 직원들에게 나를 무조건 따르라고 하는 권위적 리더십, 혹은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고 하는 속담처럼 물리적인 힘이나 권력을 작용하여 남을 이끌어 가장 신속하게 결과를 이끌어내는 강압적 리더십이나 또는 ‘사탕 줄 테니 심부름 좀 해라.’ 식의 경제적 보상만을 가지고 조직을 이끌려는 실리적 리더십 등이 더 이상 예전처럼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IMF 이후로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인재의 유형과 성향도 달라지면서 조직이 변화하고 있다면 그에 따라 관리자의 리더십도 변해야 한다. 피터 드러커도 ‘미래경영’에서 지식시대에서는 기업 내에서 상사와 부하의 구분도 없어지며, 지시와 감독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는 지금 지식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요즘 시대 관리자들은 어떤 유형의 리더십을 보여야 할까. 요즘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대화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즉 대인관계 리더십이다. 지시나 통보 등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서로 교감하고 이해하는 쌍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려면 우선 관리자가 마음을 열고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야 하고 관리자가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고 자신의 생각이 항상 옳다는 생각을 먼저 버려야 한다. 모든 대화의 단절은 자신과 유형이 다른 사람을 틀렸다고 규정하는 오만과 독선에서 시작된다. 실제로도 머리가 좋거나 업무수행 능력이 좋은 직원일수록 그런 고정적인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해 좋은 관리자로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각자의 전문분야가 다르고 경험이 다른 환경에서 관리자의 생각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귀를 열게 되고 오픈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이제는 리더가 부하들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부하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기존의 리더십 패러다임에서 항상 대화와 설득으로 비전을 제시하고 부하들을 위해서 헌신하며 부하들의 리더십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즉 이제 리더는 스스로를 밝히기보다는 부하직원들이 빛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밝혀주는 등대 같은 존재인 것이다. 기업의 성패와 조직의 발전은 관리자의 리더십 역량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21세기 치열한 글로벌 경제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우선 관리자에게 업무능력과 추진력 외에 달라진 현실에 맞는 변화된 리더십을 교육, 훈련시키고, 충분한 역량을 지닌 리더들을 많이 발굴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정아 새로움닷컴 인터내셔널 대표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고도를 기다리며’ 40년째 연출 임영웅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고도를 기다리며’ 40년째 연출 임영웅

    여기 지독히 몰개성한 방랑자들의 무궁한 지껄임이 있다. 에스트라공:그만 가자. 블라디미르:가면 안 되지. 에스트라공:왜? 블라디미르:고도를 기다려야지. 에스트라공:참 그렇지. 그 유명한 ‘고도를 기다리며’에 등장한다. 얼핏 쓸모없는 대사 같지만 연극 전편에 소나타 2중주처럼 깔린다. 그저 그렇게 살아온 이른바 유쾌한 허무주의자들이 아무 생각없이 수시로 내뱉는다. 시간과 약속 장소도 종종 헷갈릴 정도로 판단력이 흐리다. 하지만 이들은 ‘고도를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는 서로의 생각이 일치한다.‘고도∼’(이하 고도)의 마지막 장면을 잠시 들여다보자. 에스트라공:우리 헤어지는 게 어떨까, 그게 나을지도 몰라. 블라디미르:내일 목이나 매자. 고도가 안오면 말야. 에스트라공:만일 온다면? 블라디미르:그럼 살게 되는 거지, 그럼 갈까? 에스트라공:가자(그러나 둘은 움직이지 않는다). 사뮈엘 베케트는 ‘고도’로 1969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작품성에 대해 새삼 거론할 필요는 없겠지만 아일랜드 사람들은 베케트의 ‘고도’를 셰익스피어의 그 무엇보다 더 자랑스럽게 여긴다. 베케트의 모교인 트리니티대학에서는 ‘베케트센터’를 설립, 이를 기념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베케트극장’까지 새로 오픈했다. ‘젊은 원로’ 연출가 임영웅(74)씨. 그는 1969년 서울에서 ‘고도’를 처음 무대에 올리면서 운명적으로 만났다. 이후 거의 매년 공연을 해왔다. 올해로 40년째. 그러는 사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연극계에서도 ‘임영웅=고도’가 됐음은 물론이다. 하기야 우리나라 대학 연극영화과에 다닌 학생들이라면 ‘임영웅의 고도’를 최소 한번쯤 이상 관람했으니 말이다. 이런 ‘임영웅의 고도’가 오는 10월21일부터 5일간 트리니티대학 베케트극장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갖는다.1990년 10월 아일랜드의 더블린 연극제에 참가한 적은 있지만 베케트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긴 모교에서 정식 초청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올해로 한국·아일랜드 수교 25주년을 위한 문화행사에 초청됐으니 그 의미가 사뭇 크다.‘고도’가 더블린 연극제에 참가할 당시 “한국의 고도는 기다릴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등 현지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트리니티대학 교수가 방한했을 때 ‘임영웅의 고도’를 관람하면서 자연스럽게 초청제의가 있었다. 그동안 ‘임영웅의 고도’는 아일랜드 외에 프랑스 폴란드 일본 등에서도 여러 차례 초청될 정도로 수준 높은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한국 연극계의 거목으로 통하는 임씨는 1955년 ‘사육신’으로 데뷔했으니 올해로 연출 인생 53년이기도 하다. 그는 여전히 은퇴를 모르는 현역이다. 최근 막을 내린 ‘달이 물로 걸어오듯’ 외에도 뮤지컬 ‘갬블러’의 연출을 맡았으며, 올가을에는 연극 ‘산불’과 ‘고도’를 연달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체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서울 홍익대 인근의 산울림극장에서 그를 만났다. ▶어떻게 해서 ‘고도’를 처음 만나게 됐습니까. “1969년 한국일보 사옥이 신축됐지요. 당시 김성우 주간한국 국장이 점심을 함께 하면서 사옥 12층에 극장이 하나 생겼는데 개관공연으로 연극을 한번 해보지 않겠느냐고 물어요. 선뜻 대답했지요. 우선 등장인물도 적고 무대도 복잡하지 않은 ‘고도’를 떠올렸습니다.3일 동안 작품을 다 읽고 나서 ‘아차 이거 정말 난공사구나.’라고 후회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합니까. 계속 밀어붙였지요. 그런데 공연 올리기 일주일 전 베케트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거 아닙니까. 개막 일주일 전에 입장권이 동나고 말았습니다. 나의 연극 인생에서 막이 오르기도 전에 표를 다 팔고 초연한 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겁니다.” ▶그동안 ‘고도’만 20여차례 연출한 것으로 압니다. “베케트는 여러 연극적 기법을 동원해 현대인의 모습, 도덕과 인생의 의미 등을 그려냈습니다. 매번 작품을 대할 때마다 저번 공연에서 찾지 못한 것을 발견할 정도로 깊이 있고 폭넓은 작품이라고 실감합니다. 일단 ‘고도’를 올리면 객석이 꽉 찹니다. 현대연극을 이해하려면 ‘고도’를 거쳐야 하니까요. 연극영화과 학생들에겐 필수코스나 다름없어요.‘고도’를 연출할 때마다 신선하고 새로운 깊이를 느낍니다. 또 그걸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지요.40년 전 나의 인생관과 지금의 인생관이 다르듯이 말입니다.” ▶베케트의 본고장에서, 그것도 한·아일랜드 수교 25주년 초청 공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겠습니다. “1989년 아비뇽 연극제에 ‘고도’를 갖고 참가했지요. 동양에서 ‘고도’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유럽 사람들의 관심이 많았습니다. 당시 아일랜드 관계자가 다음해 더블린 연극제에 정식 초청을 하더군요. 그렇게 해서 현지에서 공연을 했는데 리셉션때 ‘당신네 고도를 보니까 새로운 것을 많이 발견했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튿날 아일랜드 최대 일간지 ‘더 아이리시 타임’ 등 대부분의 신문 1면에서 ‘한국의 고도는 기다릴 가치가 있었다’‘활발하고 감동적인 연기’ 등의 찬사를 쏟아내더군요. 이번에는 베케트가 다니던 모교에서 공연이 이뤄지는 만큼 어떤 반응이 나올지 기대됩니다.” ▶부조리 연극의 권위자 마틴 에슬린과도 만난 적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에슬린은 1988년 서울연극제 세미나에 초청을 받고 방한한 적이 있습니다. 그가 떠나던 날 우리의 ‘고도’를 공연하기 시작하게 됐지요. 에슬린도 ‘한국의 고도’를 궁금하게 여겼고 결국 일정을 이틀 미루고 ‘고도’를 관람하게 됐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그는 배우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베케트의 작품세계를 정확히 해석했다.’고 칭찬했지요. 베케트 전문가인 그의 말은 곧 ‘보증수표’가 됐고 아비뇽축제에도 참가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고도’를 해오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배우는 누구인가요. “다들 특징이 있지만 초연 때 에스트라공을 맡은 함현진씨가 생각납니다. 추송웅씨와 중앙대 동기인데 1970년대 후반 애석하게 일찍 세상을 떠나고 말았지요.” ▶연출기법이 사실주의와 심리주의라고들 합니다. “그건 평론가들이 하는 몫입니다. 물론 연극의 기본은 리얼리즘에 있지만 모든 것이 리얼리즘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요. 연극은 인간을 그리는 예술이기 때문에 무대위에서 사람이 사는 얘기가 펼쳐집니다. 관객이 보고 나오면서 저 연극과 내 삶의 차이가 무엇이냐, 관객의 삶에 보탬을 주는 게 바로 연극이지요. 일본 시즈오카대학의 센다 아키히코 교수는 우리 ‘고도’를 보고 나더러 ‘수비범위가 넓은 연출자’라고 하더군요.” 어떻게 해서 그 범위가 넓어졌을까. 그는 태어날 무렵 재즈 연주가였던 아버지를 따라 일본과 중국을 떠돌아다녔다. 그러다 세살 때 모친과 사별하자 기독교 권사인 조모의 밑에서 자랐다. 조모는 연극과 영화에 관심이 컸다. 그래서 어린 임영웅은 교회와 극장엘 자주 다녔다. 또 숙부가 명지휘자로 이름을 날렸던 터라 자연스럽게 차이코프스키와 베토벤을 접했다. 열두살 되던 해 아버지와 사별한 그는 휘문중학에 진학하면서 예술적 끼를 인정받는다.1946년 개교 50주년 기념으로 명동의 시공관극장에 올린 ‘마의태자’에 출연했으며 휘문고에 진학하면서 교내 예술제 행사를 주도했다. 당시 백두진 재무장관, 박종화 서울신문 사장 등을 찾아가 다짜고짜 돈을 받아낼 정도로 뱃심 또한 두둑했다. 서라벌예술대학에 진학하던 해에 ‘사육신’(유치진 작) 연출을 맡아 전국대회에서 입상하면서 데뷔했다. 이후 세계일보-조선일보-대한일보 등에서 문화부 기자 생활을 하면서 연출안목과 인맥을 넓히기도 했다. 그의 동반자 오증자(72)씨는 불문학을 전공하고 서울여대 교수를 역임하면서 ‘고도’를 번역했다. 뒤를 이어 서울여대 교수로 있는 아들 임수현씨도 베케트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주변에서는 내공이 간단치 않은 ‘베케트 집안’이라고 얘기한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34년 서울 출생 ▲55년 ‘사육신´으로 연출 데뷔 ▲58~62년 세계일보·조선일보·대한일보 문화부 기자 ▲63년 동아방송 드라마 PD ▲69년 한국연극협회 이사 ▲73년 KBS TV연예부 차장·라디오국 차장·제작위원 ▲85년 소극장 ‘산울림´ 창단·대표(현) ▲91년 한국연극연출가협회 초대회장 ▲92년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99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연극·현) ▲99∼2005년 한·일문화교류회의 한국측 위원 ▲2001년 문화관광부 21세기문화정책위원 ▲2006년 한·일문화교류회의 위원, 국립극단자문위원회 위원장, 단국대 초빙교수 # 수상 한국백상예술대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동랑연극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등 # 주요 작품 사육신, 살짜기옵서예, 환절기, 고도를 기다리며, 산불, 위기의 여자 등
  • [Local] 대한민국 과학축전 광주서 개막

    국내 최대의 과학축제인 ‘2008 대한민국 과학축전’이 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와 염주체육관, 빛고을체육관 등에서 개막돼 6일까지 열린다.‘인재대국, 과학기술 강국 건설’을 주제로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한 이번 축전은 농경사회부터 21세기 최첨단 항공우주산업까지 과학발달사와 새 정부의 과학문화 비전을 선보인다. 이날 행사에서는 광주 출신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참석,‘대한민국 최초 우주인 선발에서 귀환까지’를 주제로 특강했다. 인도·일본·쿠웨이트 등 6개국,7개팀을 비롯, 국내 32개 출연기관, 학교과학체험 프로그램 및 국제로봇올림피아드 전국대회 등에 1639개팀 8375명이 참가해 500여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주제관과 지구관 등도 운영되며, 건국이후 국내 과학기술의 발전상과 지구의 탄생과정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며 입장료는 무료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부고]

    조봉휘(전 인천 남구의회 의원)씨 부친상 1일 인천 제물포장례예식장, 발인 3일 낮 12시 (032)881-1720이은모(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은범(김제 세화주유소 대표)은형(자영업)씨 부친상 1일 고대구로병원, 발인 3일 오전 10시 (02)3281-1499박경한(전 기업은행 지점장)씨 상배 광호(신용보증기금 부장)씨 모친상 문성배(치과 원장)씨 빙모상 3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6시 (02)3010-2232김헌수(영풍하이텍스 대표)헌주(영풍섬유 대표)씨 부친상 한기호(영풍하이텍스 전무)씨 빙부상 3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8시20분 (02)3010-2231민윤기(현대산업개발 아이서비스 부장)씨 상배 3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9시 (02)3010-2264심계섭(전 청와대 비서관)씨 별세 김항(극동상공 대표)씨 빙부상 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일 오전 6시 02)3410-6905임성호(21세기한국연구재단 사무국장)정헌(한국전자금융 대리)씨 부친상 강석원(도로교통공단 재정팀장)씨 빙부상 31일 서울대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 (02)2072-2027이창모(GS건설 부장)씨 모친상 신정승(주중 한국대사)이용수(프린턴 대표)씨 빙모상 1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3일 오전 11시30분 (02)2227-7569송길호(현대증권 목동지점장)씨 빙모상 1일 대전 충남대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42)257-4860
  • 최승희의 열정적인 삶 그려

    “담배를 쥔 여자의 손끝에서 시베리아를 통과하며 늙어 버린 바람 냄새가 났다.”(17쪽) 또 한 명의 ‘시인 겸 소설가’가 등장했다. 시인 김선우(38)씨가 무용가 최승희(1911∼1969)를 소재로 한 장편소설 ‘나는 춤이다’(실천문학사)를 펴냈다. 시인의 첫 번째 소설이다. “소설을 쓴 것도, 첫 소설로 최승희를 다룬 것도 모두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최승희를 그리는 데는 소설이 가장 잘 맞는 옷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작품은 최승희가 일본으로 건너가 현대무용가 이시이로부터 무용을 배울 때부터 1952년 베이징을 떠나 평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를 시간 배경으로 한다. 중국-평양-일본 등 최승희가 움직인 굵직한 동선과 스승 이시이, 남편 안막과 같은 주요 인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상상력으로 창조했다. 최승희를 사진으로 기록하면서 흠모하는 기타로와 최승희를 동경하는 기생 예월, 예월의 아들 민 등은 모두 작가가 만들어낸 캐릭터다. 작가는 “등장인물과 사건의 8할은 허구”라고 밝혔다. 작가는 “최승희는 21세기의 감각으로 20세기를 살아내야 했던 불우한 여성예술가였다.”면서 “오늘의 세계에 제대로 피와 살을 붙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설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최승희와의 인연은 3년 전으로 돌아간다. 작가의 동화 ‘바리데기’를 읽은 한 영화사 대표로부터 ‘근대를 살아온 여성을 다룬 시나리오 한 편을 써달라.’는 제의를 받고, 이전부터 매력을 느끼고 있던 최승희를 쓰기로 결심했다는 것. 시나리오를 쓰면서 일본, 중국, 평양 등으로 취재를 다녔고, 자료가 축적되자 소설로 완성해 보고픈 욕구가 생겼다고 한다. 작가는 원주 토지문학관과 해인사에서 1400여장의 초고를 완성한 뒤 퇴고에 퇴고를 거듭했다. “소설은 독자가 어떻게 읽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퇴고하면서 여러 계층의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했어요. 난해한 시적 표현들을 중심으로 400여장을 거둬냈지요.” 소설과의 인연은 그보다 더 오래됐다. 첫 시집을 낸 뒤 한 일간지에 칼럼을 기고하던 2002년,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조세희 선생이 전화를 걸어와 “소설을 써보는 것이 어떠냐.”고 조언하면서 소설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8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美 독도 표기 복원] ‘표기 복원’에 대가 오갔나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오는 6일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주한미군의 지위변경,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정착을 위한 지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의회 비준동의 문제 등을 중점 논의한다.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30일(현지시간) 부시 대통령의 한국, 태국, 중국 순방에 따른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같은 양국 관심사가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와일더 선임보좌관의 기자회견은 미국 지명위원회(BGN)가 부시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독도 표기를 ‘주권 미지정지역’에서 ‘공해의 한국령’으로 원상회복시키는 조치를 취한 직후에 이루어졌다. 따라서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정착을 위한 지원에 있어 한국이 파병하는 문제를 포함하여 상당한 사전조율이 이루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와일더 보좌관은 이날 “한·미 정상은 그동안 이뤄진 (양국관계의) 인상적인 발전과 주한미군의 (지위) 변경문제는 물론 한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세계 다른 지역의 평화구축을 하는 일에 미국과 동참하는 문제 등 21세기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시장 개방을 강력하게 지지해준 데 사의를 표시할 것이라고 와일더 보좌관은 덧붙였다. kmkim@seoul.co.kr
  • [책꽂이]

    ●자전거의 역사(프란체스코 바로니 지음, 문희경 옮김, 예담 펴냄) 200여년 동안 인간의 삶에 유용한 도구로 자리매김해온 자전거의 역사.1000여장의 사진이 담긴 화보집.8만원.●공부도 경영이다(김영재 등 지음, 푸른솔 펴냄)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자기완성에 다가가는 ‘자기경영’ 원리가 21세기 학습현장에서도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자녀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자기경영 습관을 일깨워 줘야 한다고 귀띔.1만 2000원.●더 뉴스-아시아를 읽는 결정적 사건 9(셰일라 코로넬 지음, 오귀환 옮김, 아시아네트워크 펴냄) 오사마 빈 라덴 단독 인터뷰, 폴 포트 최초 인터뷰 등 주요 사건들을 현장에서 취재한 아시아 기자 9명이 아시아 현대사의 고비고비를 생생한 육성으로 재구성했다.1만 6000원.●철학이 있는 부자(시부사와 켄 지음, 홍찬선 옮김, 다산라이프 펴냄)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라 불리는 메이지(明治)시대의 실업가 시부사와 에이치(澁澤榮一·1840∼1931)의 어록을 빌려 일본 자본주의 근간에 스민 부(富)의 철학을 엿본다.1만 3000원.●미국-명백한 운명인가, 독선과 착각인가(최승은·김정명 지음, 리수 펴냄) 자유기고가, 대학교수인 저자들이 ‘민간인’의 시각으로 미국의 정체성을 더듬었다. 미국 역사를 조명함은 물론 비만과의 전쟁과 자원봉사에 열중인 오늘날 미국 사회의 다양한 면모까지 두루 살폈다.1만 5000원.●기우뚱한 균형(김진석 지음, 개마고원 펴냄) 현재를 보수와 진보, 극우와 극좌가 맞부딪치면서 아우성치는 상황이라 진단했다.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잡는, 바람직한 중도의 의미를 모색했다.1만 3000원.
  • 첨단 과학으로 들춰 본 미라의 비밀

    지난 1991년 알프스 산맥 부근에서 5300년 전의 석기시대 인간이 미라로 발견됐다. 이 미라는 발견된 계곡의 지명을 따 ‘외치(Oetzi)’로 명명됐는데, 그의 소지품과 시신 상태 등이 석기시대 인간들의 생활모습을 알려줘 크게 주목받았다. 이처럼 미라는 과거를 증언해주는 타임캡슐과 같다.EBS ‘다큐프라임-원더풀 사이언스’는 21세기 첨단과학으로 미라의 비밀을 파헤쳐 보는 ‘과학, 미라에 말 걸다’편을 31일 오후 11시10분에 방영한다. 고대 이집트 18왕조 12대 파라오였던 투탕카멘은 미라로 남아 여전히 그 위세를 자랑하고 있다. 미라가 된 투탕카멘은 3000여년이 지난 뒤 후손들에 의해 얼굴이 복원됐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도 미라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지난 2001년에는 400년 전에 죽은 해평 윤씨 소년 미라가 발견됐다.치아분석 결과 나이는 5.5세로 추정됐다. 그는 어머니의 장옷을 깔고 아버지의 중치막을 이불처럼 덮고 있는 상태였다.2002년과 2006년 두 차례의 조사를 통해 밝혀진 소년 미라의 비밀들을 알아본다. 또 2002년에는 세계 첫 모자(母子) 미라인 파평 윤씨 모자 미라도 발견됐는데,CT촬영 결과 태아가 엄마의 자궁을 거의 빠져나온 순간에 함께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부검으로 확인한 사인은 자궁파열. 이들의 잇따른 발견으로 시작된 한국 미라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이집트 미라가 인위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졌다면, 한국 미라는 독특한 장례문화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측면이 크다. 주로 회격묘라는 특별한 양식의 조선시대묘에서 발견되는데, 이 묘는 바람과 습기가 통하지 않게 진공상태로 만들어져 시체를 수백년이 지나도록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생생하게 보존시킨다. 또 한국 미라는 죽은 사람이 생전에 쓰던 옷과 물건을 함께 묻는 장례문화로 미라의 사망연대와 생활모습까지 추정할 수 있게 한다. 미라의 나이 추정에는 주로 과학수사에서 쓰이는 치아분석이나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이 동원된다. 또 미라의 건강상태나 사인은 진단영상매체를 통한 정밀연구로 알아보게 된다.CT촬영을 하면 미라가 죽기 직전에 섭취한 음식물까지 확인할 수 있다. 미라 연구를 통해 얻은 정보는 우리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거울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실천하는 나눔의 삶 살래요”

    1990년대 학생 운동권을 이끌었던‘투쟁가’가 노인복지사업가로 변신해 고향 마을에 둥지를 틀었다. 주인공은 제5기 한총련(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 의장 출신인 강위원(38·전남대 국문과 졸)씨.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4년간의 옥중 생활을 마치고 지난 2001년 출소한 강씨는 최근 고향인 전남 영광군 묘량면 영양리에 노인복지시설 ‘여민동락’을 세웠다. 그는 8월2일 문을 여는 이 복지시설의 원장을 맡는다. 출소후 대구의 한 노인복지시설에서 일했다. 사회복지사인 아내와 옛 운동권 ‘동지’들도 십시일반으로 보탬을 줬다. 강씨는 “학생운동 시절 꿈꿨던 민족통일 문제 등에 대한 관심을 잠시 접고, 현실적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가 구상 중인 ‘여민동락’의 운영방식은 색다르다. 가장 큰 원칙은 관(官)의 지원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방 정치인들이 노인들을 뙤약볕에 모아놓고 연설을 하는 식의 ‘위문 행사’를 없애기로 했다. 아담하게 세워진 2동의 건물도 쓰임새가 각각 다르다.1개 동은 주민들이 모임을 갖거나 손님에게 차를 대접할 수 있는 ‘주인없는 시골찻집’으로 운영한다. 나머지 1동은 노인들이 간단한 치료를 받고 취미활동을 즐기는 ‘주간보호센터’로 꾸몄다. 통화요금 안드는 ‘사랑의 도깨비 전화’ ‘10원짜리 커피 자판기’도 마련됐다. 또 인근 휴경지 등 600여평의 전답을 경작해, 노인들이 먹는 곡식과 야채 등은 손수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1989년 고교생 신분으로 ‘고등학생 대표자협의회’ 의장을 맡으면서 집시법 위반 혐의로 학교에서 제적되고,6개월간 감옥에서 보내야 했다. 그후 서울로 올라와 식당 종업원, 옷가게 점원 등을 전전하다 검정고시로 1994년 전남대 국문과에 입학했다. 1997년 제5기 한총련 의장으로 활동한 지 7개월 만인 같은 해 7월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체포돼 4년 2개월간 옥중에서 보냈다. 그는 “학생 및 사회운동도 21세기를 맞아 새로운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며 “실천하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영광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현장 행정] 강서구 ‘지역자활센터’

    [현장 행정] 강서구 ‘지역자활센터’

    서울에서 복지예산 비중이 높은 자치구중 한 곳인 강서구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주민들에게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을 전수하는 ‘지역자활센터’를 충실히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30일 강서구에 따르면 2001년부터 강서·등촌·방화지역 자활센터 등 3곳의 도움으로 95명이 사업체 13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2005년 이후 새로 취업을 한 사람이 64명에 이른다. 또 현재 주민 255명이 산모도우미, 밑반찬 만들기, 집수리, 청소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에 따라 강서구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자활사업 평가에서 2003년부터 무려 4년 연속 최우수구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김재현 구청장은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 자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물심양면에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역자활센터야말로 스스로 빛을 발할 수 있는 기회와 용기를 주는 21세기형 복지정책”이라고 강조했다. ●95명이 사업체 13개 운영 김정희(47·여·등촌3동)씨는 자활공동체 ‘아가마지’ 사업단의 대표다. 그는 “1998년 사업실패로 절망의 늪을 헤매고 있었다.”면서 “한 줄기 빛처럼 나에게 다가온 것이 바로 지역자활센터였다.”고 회고했다.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2001년 자활사업에 참여한 김대표는 7년만에 연매출액 5억원에 직원 63명을 둔 산모도우미 공동체 대표로 완전 변신했다. 김 대표는 “저에게 자활센터는 제2의 인생을 준 어머니같은 존재”라면서 “창업의 기술은 물론 전문가들의 인큐베이팅, 대출까지 모든 도움을 받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구에서 운영중인 자활센터는 강서, 등촌, 방화 등 3곳. 현재 사회적 일자리형, 시장진입형 등 자활근로사업에 주민 255명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체계적 지원으로 ‘장밋빛’꿈 영글어 자활센터는 단순한 기술만 가르쳐 주는 곳이 아니다. 삶의 의지가 없는 이들에게 먼저 정신 교육부터 한다. 펀 경영 웃음치료, 우울증 예방 교육, 스트레스 관리, 긍정적 사고 교육, 건강한 음주 방법 등 다양한 정신보건 프로그램으로 해이해진 정신을 다잡도록 한다. 이어 적성에 맞는 각종 교육을 통한 자활의 기본기를 닦도록 한다. 밑반찬 만들기, 제빵제과, 꽃배달, 집수리, 도배 등 분야도 다양한다. 또 성공적인 창업사례, 각종 지원제도 등 자활창업에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자활창업 아카데미’로 교육이 마무리된다. 이종두 사회복지과장은 “지역자활센터는 단순히 어려운 이들을 돕는 기관이 아니고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길을 기르쳐 주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융합+실용’ 빛 발한 獨프라운호퍼·막스플랑크 재단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융합+실용’ 빛 발한 獨프라운호퍼·막스플랑크 재단

    |뮌헨·가르칭·자브리켄(독일) 박건형특파원|‘만능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가장 근접했던 역사상의 인물은 누구일까? 나라나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다르겠지만, 독일인들은 주저없이 요제프 폰 프라운호퍼(1787∼1826)를 꼽는다. 프라운호퍼선(線)을 발견한 과학자이자, 광학렌즈를 개발한 발명가였고, 로열글래스라는 회사를 세워 사업가로도 성공했던 인물이다. 그는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독일인들이 꼽는 최고의 ‘융합형 인간’이었다. ●기업주문따라 다양한 연구진 함께 작업 “프라운호퍼재단은 독일에만 56개의 연구소에 1만 3000여명의 연구원을 거느린 초대형 연구소입니다.1년 예산이 1억 3000만유로(약 2054억원)에 달하며 예산집행의 가장 큰 원칙은 융합과 실용입니다.” 독일 뮌헨의 재단 본부에서 만난 마리안 호프만 국제협력담당 이사는 ‘철저한 실용주의와 학문간 융합’이 전세계 최고의 연구소를 자부하는 프라운호퍼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초단계 연구부터 제품화·사업화에 이르는 모든 과정의 연구에 이르기까지 실용을 최우선시하는 ‘프라운호퍼의 정신’이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프라운호퍼가 수행하는 전체 연구의 40% 이상을 산업계 과제가 차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시아태평양 담당 모니카 브라운 이사는 “기초와 응용 단계에서 생긴 아이디어를 다양한 분야의 연구진이 함께 연구해 완제품을 만들어내고, 기업은 경제성과 시장성을 검토한다.”면서 “특히 기업의 주문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연구소 내에서도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팀이 만들어지는 등 사실상 연구 분야간의 경계가 없다.”고 밝혔다. 이 덕분에 프라운호퍼는 매일 2개씩의 국제특허를 양산해내고 있다고 자랑했다. 브라운 이사는 “프라운호퍼 산하 연구소들은 외부 연구진과의 벽을 없애기 위해 대학, 다른 연구소와 함께 클러스터(군집)를 이뤄 운영된다.”면서 “최근 들어서는 이같은 강점을 더욱 살리기 위해 전체 예산의 20% 이상을 학제간 연구 등 융합 연구에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이나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는 누구나 낼 수 있고, 오히려 전문분야가 아닌 사람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다.”면서 “재단 본부가 할 일은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잘 조직해 융합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사과정 50% 외국인… 유연한 시각 도입 프라운호퍼가 실용주의를 추구한다면,‘노벨상 사관학교’로 불리는 막스플랑크 연구재단은 기초과학 분야에서 독일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게르하르트 에르틀 막스플랑크 프린츠하버 교수는 막스플랑크가 배출한 18번째 노벨상 수상자다. 막스플랑크 연구소라고 하면 흔히 과학연구소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모든 학문을 포괄한다. 막스플랑크 재단은 생물학·의학 분야의 32개, 화학·물리학 분야의 30개, 예술·인문 분야의 17개 연구소를 거느린 세계 최대의 연구 집단이자 ‘학문의 전당’이다. 베르톨드 나이젤트 막스플랑크 정책담당 이사는 “막스플랑크는 학술적인 탁월성과 완벽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최종 학문의 꿈’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막스플랑크는 최근 박사과정 학생의 50% 이상을 외국인으로 채우면서 다양한 시각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막스플랑크 산하 플라스마물리연구소에 재직 중인 유정하 박사는 “실패 가능성이 큰 학문 분야에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한번 고용하면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막스플랑크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kitsch@seoul.co.kr
  • [민선4기 중간점검] 대구

    [민선4기 중간점검] 대구

    민선 4기 임기의 반환점을 돈 김범일 대구시장의 각오는 남다르다. 지난 2년이 지역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 단계였다면 남은 2년은 이를 토대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준비 단계였다고 하지만 굵직굵직한 성과들이 눈에 띈다.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이 그것이다. 반면 대기업 유치 등 지역 발전과 직결되는 실질적인 성과는 남은 2년 동안 이뤄야 할 과제다. 대구시는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가장 큰 성과로 꼽는다. 대회 유치를 계기로 패배주의에 젖어있던 시민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게 됐다는 것이 자체 평가다. 이러다 보니 시민들의 화합과 협력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조성됐다는 것이다. 물론 육상진흥센터 건립 예산 확보 등 부수적인 성과도 상당수 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지정은 대구의 중·단기 미래 동력을 찾아냈다는 의미를 갖는다. 내륙도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데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또 ‘글로벌 지식경제자유도시 대구’ 프로젝트 중 20개 사업이 대선과 총선 공약으로 반영된 것도 긍정적이다. ●동남권 신공항등 가시화 중앙정부와 연계해 산업용지 공급을 확대하고 도심 공단을 재정비하는데 노력하는가 하면 국내·외 기업유치를 통해 성장 기반도 착실히 다졌다. 첨단섬유패션 신도시인 이시아폴리스를 올 1월 착공하는 등 지지부진하던 사업들이 궤도에 올랐다. 또 대구의 신성장동력이 될 국가과학산업단지와 동남권 신공항 등이 올 초부터 각 1·2차 타당성 조사용역에 들어가는 등 가시화되고 있다. 섬유산업 고도화 토대를 마련하고 차세대 산업인 건강의료, 지능형 자동차 및 로봇 등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다. 덕분에 수출 실적이 7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되는 등 지역경제가 점차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산업을 측면 지원할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도 학·석·박사 과정 개설이 확정되면서 지역 인재 유출을 방지하고 국토 동남권의 연구·개발 중심지로 거듭날 계기를 마련했다. ●시민 정주환경 개선 경부고속철도변 정비사업이 시작되고 대구선 철도 이설 사업이 마무리되는 등 시민들의 정주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으며, 대중교통 확충을 통해 일일 대중교통 이용자 120만명 시대를 열었다. 예술·문화도시를 지향해 뮤지컬·오페라 등 공연축제를 육성하고 아시아 첫 사진비엔날레를 개선한 점도 눈에 띈다. 도시디자인위원회를 구성해 도시공간 구조를 개편하고 도심 재창조 기본계획수립에 착수한 점도 새로운 시도로 보인다. 제2차 푸른대구 가꾸기 사업 추진, 지하철 2호선 경산 연장구간 건설, 도시철도 3호선 건설 추진, 동대구광역환승센터 건립 확정 등도 돋보이는 성과다. 금호강 수질 개선으로 UN산하 아시아·태평양환경개발포럼으로부터 국제환경상(은상)을 받은 것과 세계에너지총회 한국 유치도시로 지정된 것은 또 다른 수확이다. ●로봇랜드등 놓쳐 아쉬움 그러나 아쉬운 부분도 있다. 기업유치노력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유치가 부진했다. 자기부상열차, 로봇랜드 등 국책사업 유치에 잇따라 실패한 것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2011 세계육상대회를 유치한 것에 너무 도치돼 이를 지역발전 돌파구로 활용하지 못했다. 시민과의 대화, 각계각층 여론 수렴 미흡으로 대회 유치를 상승 분위기로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대구의 확고한 색깔과 미래 비전을 압축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경제·사회·체육·문화 등 여러 방면에 잡다한 프로그램을 남발해 대구시가 집약할 선택들을 잘 집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혁신도시 파동, 한반도 대운하 건설, 수도권 규제완화 등과 관련, 속시원한 문제 제기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국장 2명이 구속되는 등 일부 간부공무원의 비리문제도 대구시가 부담으로 떠안을 수밖에 없다. 경북도청 ‘안동·예천’ 이전에 따른 대구시 공동화 문제도 지금부터 준비할 과제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김범일 시장 “대구국가과학산단 임기내 착공” “침체됐던 대구의 경제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민선 4기 전반기 시정을 이같이 자평했다. 그는 “지역 경제의 장기 침체, 수도권 경제·인구의 집중 현상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웠지만 경제 살리기에 주력한 결과로 생각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김 시장은 대형 국제행사인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의 대형 프로젝트도 성사시켰다. 여기에는 “시민의 단합이 큰 힘이 됐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은 게 겉으로 드러난 성과보다 값진 자산”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향후 시책에 대해서도 “2년 내에 동·북구 주민의 숙원인 K-2공군기지 이전 사업이 국방부의 계획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대통령 공약사업이자 지역 핵심 현안인 대구국가과학산업단지와 영남권 신국제공항 조성사업도 임기 내에 첫 삽을 뜨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시장은 “앞으로 경제자유구역 조성 사업을 구체화하고 내년에는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대기업을 적극 유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부가 사실상 포기 방침을 시사한 한반도 대운하 건설과 관련해서는 “대구∼부산 낙동강운하 건설은 반복되는 홍수 피해, 수량 부족, 수질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운하와 관계없이 추진돼야 할 과제로 생각한다.”며 “부산·경북·경남·울산 등 영남권 광역지자체장과 협의해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발생한 시청 고위 간부 비리와 관련 “간부 공무원 전원이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시장은 “후반기에는 도약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지식기반산업 육성과 글로벌 도시환경 조성에도 더 많은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열린사고’로 재비상 꿈꾸는 유럽

    지난 2000여년간 ‘지구의 맹주’는 사실상 유럽이었다.20세기 이후 군사력과 경제력, 일부 대중문화의 주도권이 미국에 넘어가기는 했지만 과거의 화려했던 문화와 과학기술에 대한 유럽의 자부심은 지금도 쉽게 느낄 수 있다. 영어가 국제공용어인 요즘에도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로마에서 영어로 길을 묻거나 영문 표지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세계를 호령했던 유럽 각국이 과거의 영광에만 목을 매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빈치, 미켈란젤로, 뉴턴, 몽테스키외, 파스퇴르와 같은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를 다시 주도하는 날을 꿈꾸며,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유럽연합(EU)은 나라간의 경계뿐 아니라 학문과 사상의 경계까지 빠른 속도로 허물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럽연구소의 김창호 소장은 “개별 국가 차원에서 융합을 강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EU 차원의 대대적인 연구가 잇따라 이뤄지고 있다.”면서 “특히 ‘갈릴레오 프로젝트’로 불리는 EU의 위성 항법시스템은 유럽 전체가 학문과 국가를 초월해 4억 5000만유로를 투자하는 대표적 공동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EU체제로 전환하기 이전부터 이미 유럽 각국은 학제간 연구로 대표되는 ‘통섭’에 대한 준비작업을 활발히 펼쳐왔다. 영국의 경우 초등학교 교육시스템을 개편, 학과별로 학업 성취도를 점수화하지 않는 대신 다양한 과목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탈리아 기업은 디자인과 자동차 분야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전공을 가진 인재들을 앞다퉈 고용하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예술과 과학 한 곳에 묻히다

    |피렌체(이탈리아)·런던(영국) 박건형특파원| 유명한 지역 특산물인 붉은색 및 녹색 대리석으로 지어진 이탈리아 피렌체의 ‘산타 크로체’ 성당. 대부분의 여행 책자에는 ‘미켈란젤로의 무덤이 있는 곳’ 정도로 짤막하게 소개되지만, 막상 성당에 들어서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어린 시절 읽었던 ‘위인전’의 추억에 빠지게 된다. ‘군주론’으로 유명한 사상가 마키아벨리의 묘비에서부터 이탈리아가 낳은 문호 단테, 불세출의 과학자 갈릴레이의 묘비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의 위대한 인물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기자를 놀라게 한 것은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두 개의 묘비였다. 무선통신을 발명한 마르코니와 인공방사능을 처음 만들어낸 페르미의 것이었다. 문학과 미술, 철학계의 최고봉 옆에 나란히 묻혀 있는 두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의 모습은 낯설기까지 했다. 중학생들을 데리고 성당을 찾은 교사 마리아 미에토는 “예술과 과학은 창조와 발견이라는 분야에서 최고를 추구하는 학문으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이 근대 이후 이탈리아에 뿌리내린 사고방식”이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도 ‘최고는 하나로 통한다.’는 원칙을 확인할 수 있다. 발디딜 틈 없이 빼곡히 자리잡은 비석들 속에서 대영제국을 이끌었던 무수한 왕과 여왕의 이름을 비롯해 음악가 헨델, 문학가 워즈워드와 엘리엇, 과학자 다윈·뉴턴·모호로비비치 등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신분 구분 없이 모든 학문의 최고봉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존경을 받는다.HR 전문기업인 비전와이즈의 샘 손 사장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직업의 귀천이나 다른 학문에 대한 배타적 인식을 없애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어린 시절부터 이같은 환경을 많이 접하며 자란 사람이 나중에 다른 분야와의 교류에 더 긍정적이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밝혔다. kitsch@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사고]물은 미래다

    서울신문은 2008년에도 한국수자원공사와 공동으로 물 사랑 캠페인 ‘물은 미래다’를 전개합니다.21세기 인류에게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는 ‘물 문제’입니다. 그러나 물의 중요성을 모르는 우리는 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낭비와 오염을 일삼고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임에도 국민 대부분이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서울신문과 수자원공사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국민들에게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올바른 물 사용을 유도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주최: 서울신문, 한국수자원공사
  • 관악구 “줄넘기로 건강지키세요”

    관악구 “줄넘기로 건강지키세요”

    “우리 가족 건강 비결은 줄넘기.” 관악구가 오는 11월까지 가족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로지 ‘줄’만을 이용해 근육은 키우고 체지방은 줄이는 건강요법이다. 가수 이효리도, 탤런트 황신혜도 애용한다는 다이어트 비방(秘方)이다. ‘2010 건강&가족 JUMP’로 명명된 이 프로그램은 ▲웰빙 음악줄넘기 ▲자녀와 함께하는 가족줄넘기 ▲한마음 단체줄넘기 ▲한가족 줄넘기 마라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남녀노소에 관계 없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구잡이로 줄만 넘는 것이 아니다.‘21세기 줄넘기 협회’에서 나온 전문강사로부터 줄넘기를 이용한 스트레칭부터 기본 자세, 응용동작까지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음악과 댄스동작을 군데군데 삽입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운동과정에 흥과 신명을 어우러지도록 했다. 프로그램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도우미 부스’도 운영한다. 이곳에선 식생활 개선과 금주·금연을 위한 전문가 상담이 이뤄진다. 프로그램은 매회 50명 단위로 운영된다. 장소는 봉천동 관악구민종합체육센터 실내체육관. 매월 넷째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된다. 참가신청 등 자세한 내용은 지역보건과(881-5555)로 문의하면 된다. 구 관계자는 “운동선수들이 체중을 조절할 때 가장 기본적으로 하는 운동이 줄넘기”라면서 “주민들 사이에 줄넘기붐을 일으켜 관악구를 ‘줄넘기 건강혁명’의 진원지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소통’‘통섭’‘미래’에 주목한다/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옴부즈맨 칼럼] ‘소통’‘통섭’‘미래’에 주목한다/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7월18일은 104주년을 맞는 서울신문의 창간기념일이다. 서울신문은 이날자 신문에서 ‘1050 세대를 말하다’라는 제목의 특집기획을 선보였다.10대부터 50대까지 각 세대별로 ‘우리는 (어떤) 세대이다’라는 주제로 세대별 자화상을 그린 것이다. 이 기사를 보면 10대 중에는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무한도전’을 꿈꾸는 긍정적인 경우도 있지만 ‘입시라는 원죄 때문에 학교와 학원에 갇혀 사는 죄수’로 자신의 처지를 표현한 경우도 있다.20대의 자화상도 10대 못지않게 심각하다. 취업을 위해서는 기업이 원하는 ‘창조적 마인드’를 갖추고 뭐든지 잘해야 하는 ‘슈퍼맨이 되기를 강요 당하는 세대’라는 중압감이 보인다. 청년시절에 외환위기를 거치며 지금은 직장과 가정에서 오는 중압감을 느끼는 30대도 스스로를 ‘샌드위치’ 세대이거나 ‘아이러니’한 세대라고 표현한다. 어떤 40대는 앞만 보고 달려온 스스로를 ‘건곤일척’의 세대라고 말한다. 또 다른 40대는 부모님 세대와 아이들 세대에서 ‘동네북’이 된 세대라는 심정을 토로한다. 이처럼 나름대로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각 세대들은 서로간의 장벽도 많이 느낀다.17일자에 보도된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간의 갈등의 정도가 “매우 심하다.”는 응답은 25%,“대체로 심한 편이다.”라는 응답은 45%이어서 적어도 10명 중 7명은 세대간 갈등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 세대간 갈등을 주제로 한 서울신문의 특집기획은 갈등의 현상을 짚어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러한 갈등의 배경과 원인도 따져보고 세대 갈등을 줄이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였다는 점이 돋보인다. 세대간 갈등을 주제로 한 창간기념 특집과는 별도로 서울신문은 에너지, 자원, 환경 등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가 당면한 문제를 다루는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라는 제목의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지난 21일자 지면에서는 에너지와 자원의 미래를 주제로 한 KAIST 서남표 총장과 캘리포니아 뉴칼리지의 하인버그 교수의 대담을 실었고, 어제(28일)자의 지면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르웨이, 스페인,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사례를 소개하였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감축 문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기획이다. 서울신문이 소개하는 또 하나의 새로운 기획은 서로 다른 분야가 결합하여 새로운 문제를 만들고 해결하는 ‘21세기 신(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라는 제목의 시리즈이다.25일자에서는 이종 학문간 창조적 융합을 탐색하는 ‘상상력 발전소’의 사례로 MIT의 ‘미디어랩´, 하버드 대학교의 ‘소사이어티 오브 펠로스’, 그리고 피츠버그에 있는 카네기멜론대학교와 피츠버그대학교의 사례를 소개하였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발등에 떨어진 한두 가지 사안에 온 사회가 몰두하는 ‘소용돌이 정치’에 쉽게 휘말리는 느낌이다.2년 전의 ‘황우석 사태’가 그랬고 작년에는 소위 ‘BBK 의혹’이 그랬으며 금년에는 ‘쇠고기 수입협상’을 둘러싼 논란이 그러하다. 이들 사안은 물론 실체를 따지고 규명해야 할 필요가 있는 중요한 사안이지만 신문과 방송 그리고 인터넷 등 모든 매체가 한두 가지 사안에만 몰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처럼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소용돌이´의 사안에만 몰두하고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다가오는 더 심각한 위기와 도전을 외면하고 대비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창간 104주년을 맞이하여 서울신문이 마련한 ‘소통´,‘통섭´ 그리고 ‘미래´의 기획을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 ‘서태지’ 왜 대중은 그를 잊지 못할까?

    ‘서태지’ 왜 대중은 그를 잊지 못할까?

    ‘문화 대통령’ 서태지가 돌아왔다. 실로 ‘왕의 귀환’이다. 서태지는 8집 앨범의 첫번째 싱글 ‘SEOTAIJI 8TH ATOMOS PART MOAI’(이하 모아이)를 29일 공개했다. 그의 이번 싱글은 7집 정규앨범 이후 4년 6개월 만에 나온 신작으로 초도 물량 10만장이 매진되는 쾌거를 기록했다. 불황의 한국 음반 시장에서 정규앨범이 아닌 싱글이 10만장의 판매고를 올린 것은 실로 기록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서태지의 음반 발매일 풍경 또한 각별했다. 그의 음반을 기다린 팬들은 발매일 아침 음반 매장 앞을 지켰으며 오후까지 그 행렬은 계속 됐다. 일본 등 해외에서 유명 아티스트의 음반 구입을 위해 줄을 서는 사례는 있었지만 디지털 음원으로 재편된 한국 음반시장에서 음반을 사기 위해 줄을 선다는 것은 실로 고무적인 일이다. 서태지와 아이들로 1992년 데뷔,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요계의 아이콘 서태지’, 왜 팬들은 이토록 그에게 환호를 보내는 것일까? # 진정한 트랜드 세터 21세기 한국 가요계에서 시대를 이끌어가는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는 어느 순간 사라졌다. 일부 여성 가수들이 ‘패션 아이콘’ 등 음악 외적인 부분에서 평가를 받고 있을 뿐, 음악으로 평가 받는 아티스트는 사라진 실정이다. 서태지는 데뷔곡 ‘난 알아요’로 당시 발라드, 댄스, 전통가요 일색이던 한국 가요계에 일대 광풍을 불러일으켰다. 언더그라운드에 머물던 메탈을 수면위로 올렸으며 국내에 생소했던 랩 또한 그랬다. 갱스터랩, 뉴메탈, 핌프락, 하드코어 등 서태지가 부르면 한 시대를 이끌어가는 장르로 부상했으며 수 많은 가수들이 그의 음악과 방향을 같이 했다. 서태지는 ‘컴백홈’과 ‘발해를 꿈꾸며’를 통해 당시 대중가수들이 감히 할 수 없었던 시대비판을 시도 했으며, 그 파급효과는 실로 거대 했다. 심지어 수많은 후배가수들이 서태지를 시초로 시대 비판적인 가사를 담은 음악을 만들어 낼 만큼 한국 가요계에서 서태지는 ‘트랜드 세터’적인 존재였다. # ‘음악인’ 서태지 서태지의 등장은 ‘음반 기획자’ 중심으로 움직이던 한국 가요계를 ‘음악인’ 중심으로 재구성 시켰다. 서태지는 전곡을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 하는 작업 체계를 갖추었으며 솔로 활동으로 전향 후에는 일체의 방송활동을 배제한 체 음반 제작과 라이브 공연 만으로 자신의 음악을 알리고 있다. 이번 8집 첫 번째 싱글인 ‘모아이’ 수록곡 4곡 모두 서태지가 직접 전곡을 작사, 작곡하고 프로듀싱했다. 유명 아티스트와 작곡가, 프로듀서가 분업환경을 이루고 있는 한국 가요계에서 보기 드문 형식의 음반이다. 서태지의 8집 활동 또한 MBC 컴백스페셜 ‘북공고 1학년 1반 25번 서태지’이후 ‘ETPFEST 2008’등 라이브 공연을 통해서만 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일체 음반 홍보를 위한 방송 활동은 배제한 서태지만이 할 수 있는 음반 활동인 것이다. # 서태지만의 적절한 ‘신비주의’ ‘신비주의’를 표방한 수 많은 가수들이 서태지 이후에도 등장했지만 ‘홍보’ 차원에서 신비주의 일뿐 음악만을 위한 신비주의인 서태지의 그것과는 맥락이 달랐다. 이번 8집 이전 4년 6개월간 서태지는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삼간 채 앨범 작업을 해 왔으며 팬들은 서태지의 행보에 목말라 했으며 그의 음악에 대한 관심은 극도로 커져갔다. 실제로 이번 8집 활동 전 ‘강원도 흉가 동영상’과 ‘미스터리 서클’은 서태지 소속사인 서태지 컴퍼니의 홍보전략의 일환으로 드러났다. 그 전까지 언론을 통해서만 컴백 소문이 무성했던 서태지가 직접 나서서 ‘눈으로 보여준’ 첫 홍보 전략으로 대중들에게 서태지의 컴백을 확신케 했으며 그 효과는 엄청났다. 대중문화는 소모된다. 빠르게 변하는 21세기에 수 많은 대중문화는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그 소모시기 또한 더욱 빨라지고 있다. 서태지는 그 자신만의 적절한 ‘신비주의’로 대중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으며 그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2008년 초 만해도 소문만 무성하던 서태지의 컴백은 29일 8집 첫 싱글 ‘모아이’의 발매로 현실로 다가왔다. 선 주문량 10만장 달성의 반가운 소식은 가요계에 새로운 성공모델을 제시하고 있으며 침체일로를 걷던 가요계에 ‘진정한 뮤지션’은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서태지는 돌아왔다. 대중들이 기다리던 ‘왕의 귀환’은 현실로 이루어졌으며, 그 귀환이 어떤 결과를 남길지 기대해 보자. 사진제공=서태지컴퍼니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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