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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양천, 여성 행복지수 높이기

    [현장 행정] 양천, 여성 행복지수 높이기

    서울 자치구 최초의 ‘여성복지과’, 여성발전기금 적립 ‘1위’ 등 여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양천구가 ‘여성이 행복한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양천구는 여성의 행복지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5개 분야 83개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수립, 시행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여기엔 여성이 겪는 일상적 불편과 불안을 없애고, 여성의 관점과 경험을 구정 전반에 반영하고자 하는 추재엽 구청장의 강한 의지가 녹아 있다. 추 구청장은 “21세기 사회 원동력은 ‘여성’의 잠재력에 숨어 있다.”면서 “구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여성 자치구’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여성의 행복지수를 100으로 양천구는 일찍이 ‘여행(女幸·여성행복)´에 눈을 떴다.2003년 25개 자치구 중 처음으로 ‘여성복지과’를 만들어 전문적인 여성복지정책을 펼쳤다. 또 1997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여성발전기금도 16억원을 적립했다. 이 기금에서 나오는 이자 수입은 전부 여성단체에 지원된다. 올해도 22개 여성단체에 7000여만원이 지원되는 등 다른 자치구보다 한 단계 높은 여성정책을 펼쳤다. 이번 ‘여성이 행복한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를 위해 5개분야 83개 사업을 준비했다. 먼저 모든 공영주차장의 20%를 여성전용 주차구역으로 운영 중이다. 여성주차구역은 신월1동 구립주차장 외 5곳으로 공영주차장을 우선 지정했으며 모두 109면에 이른다. 구는 앞으로 새로 건설되는 주차장에는 여성주차구역을 미리 확보하도록 제도를 정비해 나가는 한편, 민간주차장에도 자율적인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 등 여성 우선 주차구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여성의 행복 체감지수를 높이기 위해 18개동 모든 주민센터에 모유수유실을 설치·운영하는 것뿐 아니라 자치구 중 유일하게 정책평가 투어단을 구성, 현장 확인을 통해 여성 불편사항을 해결해 나가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치구 유일 정책평가 투어단 운영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의 여성정책인 여성의 권익증진, 사회참여 등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성이 일상적 삶에서 겪는 불편과 불안을 해소하는 여성 친화적인 사회·문화·환경을 구축하는 데 있다. 대표적으로 ▲여성들이 보행 중 보도블록 사이로 하이힐이 끼여서 낭패 보는 일이 없도록 노후 보도블록 교체와 하수 맨홀 구멍 없애기 ▲지하도와 우범지대 가로등 조도 높이기 등 아기자기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임성화 여성정책팀장은 “여성의 무한한 잠재력을 이끌어내 활력있고 따뜻한 도시로 만들겠다.”면서 “앞으로 여성뿐만 아니라 아동, 청소년, 노인 등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사업을 확대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맞춤형 교육통신]

    ●21세기북스 출판사(www.book21.com)가 고등학생을 위한 학습법 및 공부서적인 1등 공부습관을 펴냈다. 메가스터디 수능 언어영역 인기 강사인 최인호씨가 집필한 이 책은 ‘공부습관을 바꾸면 꼴찌도 1등이 될 수 있다.’는 모토로 성적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학습 비법을 소개한다. 인세 전액은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인다. ●iAE 유학네트(www.eduhouse.net)는 오는 22∼23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 2층에서 제98회 세계유학박람회를 연다. 이번 박람회에는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영국, 아일랜드, 뉴질랜드, 일본 등 주요 유학·연수 국가가 참가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참가자에게는 추첨을 통해 다양한 경품이 제공되며 수속한 사람에게는 정규유학 수속비 가운데 10%를 할인해 준다.(02)3481-1217. ●1318클래스(www.1318class.com)가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오는 10월에 실시되는 학업성취도평가에 대비한 특강을 열었다. 이번 특강은 교과 과정의 핵심 내용 정리는 물론 시·도교육청의 출제 경향을 분석해 단원별ㆍ유형별ㆍ난이도별 빈출 문제를 뽑아 제공한다. 중등 과정을 총정리할 수도 있다.‘기본개념-심화개념-문제풀이’의 외고대비 3단계 통합구술 강좌도 함께 연다. ●울산과학기술대(www,unist.ac.kr)가 유웨이중앙교육과 함께 광주·부산 지역에서 2009학년도 대학입시전략 설명회를 공동으로 갖는다. 이번 설명회는 수험생·학부모를 대상으로 19일에는 오후 1시 광주 상공회의소 대회의실,29일에는 오후 2시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다. 유웨이중앙교육의 이만기 평가이사가 강연자로 나서 ‘2009학년도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성공적인 대학입시전략’을 강의하고 수능까지 남은 기간 학습전략과 방법 등을 짚어본다.1588-8988.
  • 창의력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까

    흔히 21세기를 ‘창의성의 시대’라고들 한다. 어떻게 해야 창의성을 살릴 수 있을까. 창의력이 중요하단 사실에는 동의하면서도 그 실체나 향상방법에 대해서는 특별한 정보가 없는 사람들이 많다.EBS ‘다큐프라임’이 마련한 ‘창의성을 찾아서’(18∼20일 오후 11시10분)는 창의성을 발현한 신화적 사례들을 소개함으로써 단숨에 궁금증을 풀어 준다. 18일 방영되는 1부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신화’편.1982년 국내 최초로 인터넷을 구축하고 초고속 인터넷망 사업을 총괄한 전길남 박사. 그는 컴퓨터 보급조차 제대로 돼있지 않던 당시에 인터넷을 도입했다.“정답이 있는 문제보다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를 해결할 때 희열을 느낀다.”는 그는 도전의식이 남다르다. 23세에 동양인 최초로 ‘제리골드스미스’상을 수상한 음악가 지박은 창의적 성과의 비결을 묻는 제작진에게 이렇게 답한다.“하기 싫은 건 안했고 하고 싶은 건 열심히 했어요.” 좋아하는 음악공부를 위해 수면을 3시간으로 줄이기도 했다는 말도 덧붙인다. 내적 동기가 창의적 활동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 주는 대목이다. 당신의 아이가 사과를 네모 모양으로 그린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19일 2부 ‘생각이 자라는 법’은 창의성 교육을 위한 부모의 역할을 실험을 통해 알아본다. 또 창의성 교육법과 측정법의 대가 토란스 박사가 세운 토란스 연구소를 찾아가 창의성이 학교교육을 통해 길러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마크 런코 교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창의적 잠재성을 갖고 태어나며, 이는 교육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현주소는 어떨까. 창의성 교육을 도입한 포항의 지곡초등학교를 찾아간다. 마지막 편인 20일 3부 ‘함께 만드는 세상의 변화’에서는 취업생들에게 부동의 최고 직장으로 꼽히는 구글코리아의 특별한 회의시간을 엿본다. 윗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발표하는 발랄한 회의문화가 인상적이다. 1960년대 뉴욕에서 비디오 아트로 예술의 역사를 새로 쓴 백남준. 그가 한국에 살았더라도 거장이 될 수 있었을까. 개인의 창의성 못지않게 그것을 꽃 피울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도 따져본다. 패션의 본고장 영국에서 인정받은 신진 디자이너 스티브와 요니는 다양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영국의 문화환경이 자신들을 키웠다고 입을 모은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발레의 모든것 한자리에

    발레의 모든것 한자리에

    한국발레협회가 주최하는 ‘2008 발레 엑스포 서울’이 16∼23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다. ‘발레엑스포 서울’은 그야말로 발레의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버라이어티 행사. 공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 어린이부터 중장년, 입문자부터 애호가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발레 축제이다.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역시 18·19일 오후 8시 차례로 극장 용 무대에 오르는 유수 해외 무용단들의 ‘컨템퍼러리 발레이브닝’. 미국 툴사발레단과 발레 엑스, 캐나다의 ‘발레 브리티시 컬럼비아’, 독일의 ‘알토 발레시어터 에센’ 등이 국내 처음으로 팬들 앞에 서 세계 무용의 흐름을 보여준다.‘유니버설발레단’의 젊은 무용수들로 구성된 ‘유니버설발레Ⅱ’도 무대에 오른다. 16일 오후 8시30분 개막식 갈라공연은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우리 발레인의 춤을 비교할 수 있는 기회.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서희가 ‘돈키호테’, 국내의 중견 무용수 이원국·임혜경이 ‘심청’으로 관객을 맞는다. 개막식 직전 오후 7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지젤’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발레음악을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이 해설하는 ‘발레음악 콘서트’도 있다. 23일 오후 7시30분 폐막식전 행사로 열리는 발레 패션쇼 ‘궁정발레’도 독특한 볼거리.1661년 프랑스 루이 14세 때 전성기를 이룬 궁정 발레부터 시작해 21세기 현대 발레에 걸친 발레 의상과 무용 형식의 변화를 한 자리에서 보여준다. 20·21일 국립극장 KB청소년 하늘극장에선 어린이와 청소년, 발레 입문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청소년 발레축제’가 이어진다. 이밖에 해외 콩쿠르에서 상을 받은 신예들의 자리인 ‘영스타 갈라’를 비롯해 ‘신인 안무가전’ ‘중견작가전’ 등 공연과 함께 워크숍, 세미나, 전시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린다.(02)538-0505.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시론] 건국 60주년에 필요한 정책 전환/김영호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시론] 건국 60주년에 필요한 정책 전환/김영호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1948년 8월15일 광화문에서 거행된 대한민국 정부 수립 및 축하식에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이날은 우리의 해방을 기념하는 동시에 우리 (대한)민국이 새로 탄생한 것을 겸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올해 8·15는 광복 63년과 건국 60년을 맞는 뜻깊은 날이다. 우리 민족이 일제의 억압에서 벗어나 오늘날과 같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성공의 역사를 쓸 수 있었던 데에는 독립정신, 건국정신, 호국정신이 그 밑바탕이 되었다. 오늘은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모두 21세기 대한민국이 또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도약의 발판은 구한말로 거슬러 올라가는 지난 100년 역사에 대한 성찰과 21세기 새로운 세계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비전이 결합될 때 비로소 마련될 수 있다. 구한말 조선 지도자들은 쇄국정책을 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모르고 외부 세계에 문을 걸어 잠그고 살았으니 나라가 망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달리 대한민국은 건국과 함께 대륙세력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서 근대적 서구 문명의 해양세력과 연대하면서 개방정책을 폈다. 세계와 함께 호흡하면서 경쟁하고 세계 시간대에 보조를 맞추어 나가려는 노력이 오늘의 대한민국 성공의 역사를 가능케 했다고 봐야 한다. 우리 민족은 일본 제국주의자들로부터 조선민족은 열등해서 일본이 식민지화해서 교화시키는 수밖에 없다는 모욕적인 말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건국 이후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과는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주장이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개인의 자유와 평등, 공정한 경쟁과 재산권을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가 마련되고 국력을 결집할 수 있는 리더십이 발휘되었을 때 우리 민족의 잠재력과 창의력이 최고로 발휘될 수 있다는 것을 지난 60년사가 보여 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건국은 우리 민족에 전대미문의 혁명적 변화를 가져온 역사적 사건이었다. 조선왕조 하에서 ‘백성’으로, 일본 제국 지배 하에서 ‘신민’으로 통치의 객체로만 존재하던 우리 민족이 정치적 권리와 의무를 가진 ‘국민’으로 다시 태어났던 것이다. 국민 개개인은 스스로 과학과 기술을 습득하여 사회적 능력을 배양하고 종교와 양심의 자유를 갖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는 일대 의식의 혁명적 전환을 겪게 되었다. 해방 직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원동력은 건국과 함께 새로운 국민으로 재탄생한 한국인 개개인의 의식혁명과 존재론적 변화에서 비롯되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소중히 여기고 진작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적 개혁과 경제와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정책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오늘날 국가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자본, 노동, 정보의 이동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세계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렇지만 세계화는 국내적으로 수많은 문제점을 야기시킨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주체는 역시 국가이다. 세계화 시대에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우리 개인의 대내외적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고 국가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한 인식을 더욱 새롭게 해야 할 때이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 그루지야 사태로 희비 갈린 두정상… 사르코지 뜨고 부시 지고

    |파리 이종수특파원·서울 이순녀기자|그루지야 사태를 둘러싸고 니콜라 사르코지(사진 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조지 부시(오른쪽) 미국 대통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평화협상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 주가를 높인 반면 부시 대통령은 무력한 태도로 일관해 ‘지는 별’의 초라한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사르코지 평화 중재자 역할 AFP, 로이터는 13일 사르코지 대통령이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국이 평화중재안에 합의한 사실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순회 의장인 사르코지 대통령은 전날 모스크바와 트빌리시를 오가며 막판 협상을 성사시켰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 남부 휴양지에서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와 바캉스를 즐기던 와중이었음에도 특별기를 타고 모스크바로 날아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작전 종료를 명령한 것도 사르코지가 모스크바에 도착한 직후였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6개항의 EU평화안에 합의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어 트빌리시로 이동해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의 합의도 이끌어냈다. 분쟁의 원인인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장래문제를 수정안에서 삭제해 불씨를 남겨 놓긴 했으나 중재자로서의 외교력은 충분히 입증한 셈이다. ●부시 대응책 못 내고 무기력 반면 부시 대통령은 사카슈빌리 정부가 친미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다.“러시아의 군사작전은 21세기에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는 구두 경고만 앞세웠다.AP는 “그루지야 사태를 보는 미국 외교정책의 딜레마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며 “미국은 이번 사태를 해결할 능력이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발 나아가 부시 행정부가 그루지야전의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마저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부시 대통령이 사카슈빌리 대통령을 중앙아시아의 민주주의 모델로 치켜세워 왔는데 이런 태도가 사카슈빌리 대통령에게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게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은 그루지야와 정식 동맹관계를 맺지 않은 상태여서 이번 전쟁에서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coral@seoul.co.kr
  • [씨줄날줄] 녹색성장/오승호 논설위원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3월 서울에서 열린 ‘유엔 아·태 환경과 개발 장관회의’에서는 녹색성장(green growth)을 주제로 한 장관선언문이 채택됐다. 당시 52개국 대표들은 아태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아태지역은 전 세계 빈곤층의 65%를 차지해 경제 발전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반면 면적에 비해 인구가 많아 환경의 자정 능력이 떨어지는 등 경제 성장에 따른 환경 압박은 크다. 녹색성장이란 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경제 성장을 지속하는 것을 뜻한다. 선진국들은 탄소세 도입, 오염자부담 원칙 적용, 환경친화적 상품 개발 등 시장경제 기능을 통해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환경과 성장의 선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과는 별도로 환경 파괴나 오염을 원상 복구하는데 드는 비용을 반영한 ‘그린 GDP’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으나 답보상태다. 우리나라는 고도 성장을 한데다 인구 밀도마저 높아 환경적으로 취약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는 이산화탄소 1t 배출에 따르는 실질 국내총생산을 지수화해 경제의 환경 효율성을 비교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2004년 기준 경제의 환경 효율성 지수는 1.2573이었다. 스위스는 우리보다 5배가량 높았다. 우리가 경제활동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훨씬 많이 배출한다는 얘기다. 우리에게 내년 말까지로 예정된 온실가스 감축 국제 협상을 유리하게 매듭지어야 할 과제가 주어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녹색성장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지난 6월5일 환경의 날을 맞아 “경제·사회 시스템을 저탄소 체제로 바꾸어 녹색성장을 이루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G8확대정상회의와 국회 개원 연설에서 녹색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국정의 새 비전으로 녹색성장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진다. 경제와 환경이 상생하는 21세기형 성장 코드가 선진국에 진입하는 전기가 되었으면 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우리 역사 속 통섭

    “한국 사회에서 통섭적 사고를 가졌던 인물들은 모두 그 시대의 ‘메이저리거’가 아니었습니다. 주변이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비껴갔던 소수파였지요. 이들이 지적, 예술적 성취를 이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한양대 국문과 정민 교수는 ‘통섭이 한국에 새롭게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 조상들 속에서도 이미 통섭적 사고가 살아 숨쉬고 있었다는 지론 때문이다. 실제로 그의 저서 ‘미쳐야 미친다’에 등장하는 허균, 권필,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정약용, 김득신, 노긍 등은 당시의 관념과 학문적 구분에서 자유로웠던 사람들이었다. 통섭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과거 한국사회 속에 감춰져 있던 통섭적 사고를 찾기 위한 노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경인교대 김호 교수는 도덕적 판단 습득을 우선시한 유학의 편견과 선입견에서 벗어나려 했던 홍대용을 조선시대의 대표적 통섭형 인간으로 꼽는다. 서울대 과학문화연구센터 전용훈 연구원은 “19세기 유학자 최한기가 세계를 이해했던 방법은 오늘날 통섭을 주창한 에드워드 윌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것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선을 지배했던 성리학조차도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 개개인의 심성뿐 아니라 우주의 발생과 변화, 세계의 모든 것을 완전하게 밝혀내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자연과학과 인문학이 갈라진 것이 20세기 이후라는 학설도 있다.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반 한국에 들어온 서구의 자연과학을 소개한 사람들은 대부분 문인들이었다. 이는 당시의 학자들이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을 구분해서 공부하지 않았다는 증거로 받아들여 진다는 것이다. 경희대 도정일 명예교수는 “학문 분과들간에 높은 울타리가 만들어진 것은 한국 대학들이 근대에 들어 ‘순수성’ ‘정통성’ ‘영토 수호’ 등에 집착하면서부터”라고 진단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물리학 미제 풀어낼 예술가 키운다”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물리학 미제 풀어낼 예술가 키운다”

    2006년 초, 개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서울대 최재천 교수가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겼다. 대학교수가 자리를 옮기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최 교수의 경우는 모교이자 국내 최고 대학을 박차고 나왔다는 점에서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이화여대가 최 교수에게 약속한 것은 ‘통섭원’ 개원과 학문의 영역을 넘나드는 에코과학부의 창설 등 두 가지였다. 최 교수는 “학문 영역별 벽이 높은 서울대보다 좀 더 자유로운 교류를 기대했다.”면서 “각 학문 전공자들이 모여 자유롭게 토론하는 통섭원 포럼 등을 통해 조금씩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고려대,KAIST,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국내 대학들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저마다 ‘통섭’ 또는 ‘자유전공’을 학교가 나아갈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서울대는 올해 처음으로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했다. 학생들이 의학, 수의학, 사범계열, 간호학을 제외한 대학내 모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서 학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심어주겠다는 취지다. 서울대측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들며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와 같은 걸작을 펴낸 ‘리처드 도킨스’(영국의 과학저술가로 쓰는 책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창조론·진화론 논쟁을 불러일으킨 생물학자)와 같은 통섭형 인간을 키워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세계 수준의 대학을 지향하는 KAIST는 MIT의 링컨연구소를 본뜬 신개념 연구소 ‘KI(KAIST Institute)’를 2006년 말 설립해 계속 확장하고 있다.KI는 구상 단계부터 통섭과 융합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철저하게 적용했다. 여러 학문이 모여 상호 보완시스템을 구축했고 신임 교수 채용에도 기존의 학과별 기준 대신 복합적인 새 분야의 인재를 뽑겠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KI에 채용됐거나 채용될 신임 교수는 무려 700명에 달한다. 2009년 완공되는 새로운 KI 건물에는 엔터테인먼트공학연구소, 미래도시연구소, 바이오융합연구소 등 8개 연구소가 입주할 예정이다. 연구소마다 10여개의 다른 학과 교수들이 함께 참여한다. 소설가와 문헌정보학과 전문가들도 영입됐다. KAIST 물리학과 정하웅 교수는 “생명화공학과 이상엽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융합연구에서 그동안 학과 내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수많은 문제들의 실마리를 실제로 찾아냈다.”면서 “이론 차원이 아닌 실증 차원의 교류까지 포함하고 있어 분명한 결과물까지 도출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U-AT 통섭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음악, 연극, 영상, 미술, 무용, 전통예술 등 6개 장르간 소통과 융합을 꾀하고 있다. 이 학교 미래교육준비단 전수환 교수는 “융합형 예술은 전 세계적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는데도 한국에는 전무한 실정”이라며 “현재 기초연구와 통섭 교육과정의 개발을 위한 연구실 9개와 기술개발 연구실 1개를 운영 중이고 향후 인문학·과학기술 분야의 융합과정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이같은 사회적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달 학문간 장벽을 극복하고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인문사회와 과학기술계 석학들을 모아 ‘문진(問津) 포럼’을 출범시켰다.‘문진’이란 ‘나루터를 묻는다.’는 말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길과 강을 건너기 위해 나루를 함께 찾아 나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포럼에는 서강대 엄정식 명예교수(철학)를 위원장으로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 교수,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최재천 교수, 명지대 미디어학부 이대일 교수, 한양대 국문과 정민 교수, 이승종 과학재단 본부장, 장지상 학술진흥재단 단장 등 8명이 기획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엄 교수는 “소통을 위한 기초단계부터 과학기술과 인문학간의 문제, 복합적인 사회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토론을 이어갈 생각”이라며 “학제간 융합연구의 모델을 제시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오디오 전문가 고정관념 깬 ‘초콜릿폰’ 만들어

    2005년 11월 출시된 LG전자의 초콜릿 폰.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하며 휴대전화시장에서 세계 6위권까지 떨어졌던 LG전자를 기사회생시킨 이 휴대전화에는 변칙적인 접근법이 동원됐다. 휴대전화 전문 디자이너 대신 오디오 디자이너인 차강희 책임연구원의 아이디어를 채택한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휴대전화 디자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과감히 비전문가의 손을 빌린 것이 주효했다.”며 “이를 계기로 회사 안에 정형화된 사고의 틀을 부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통섭이 학문영역에서 조용히 움직이고 있는 것과 달리 기업들에서는 새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현실적인 수단으로 활발히 모색되고 있다. 한국 산업계에서 통섭 논의가 가장 적극적인 곳으로는 삼성의 미래기술연구회가 꼽힌다. 서울대 물리학과 오세정 교수, 고려대 정치학과 염재호 교수, 연세대 경영학과 김진우 교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문대원 박사 등이 주요 구성원이다. 면면만으로는 석학들의 사교 모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차세대 신 수종(樹種)사업 발굴’이라는 거창한 목표 달성을 위해 만들어졌다. 삼성의 핵심 인재들이 함께 참여하는 이 연구회에서 이뤄지는 활동은 의외로 간단하다. 분야별 석학들이 돌아가면서 자신의 연구분야와 관심사를 발표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토론을 벌이는 것이 전부다. 연구회 역대 멤버 중에는 서울대 물리학과 임지순 교수와 서울대 의대 안규리 교수, 애니메이션 전공자인 아주대 미디어학부 고욱 교수 등 분야별 대표 학자들이 들어 있다. 삼성측은 “미래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는 있지만, 방법론에서는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의 ‘브레인 스토밍’ 이외에는 어떤 것도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하버드의 ‘소사이어티 오브 펠로즈(Society of Fellows)’처럼 지식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공유하다 보면 어느 순간 삼성뿐 아니라 한국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을 창출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태평양,CJ 등 대기업들도 임원진이 각 분야 석학들과 머리를 맞대고 새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모두 기한과 목표가 정해지지 않은 공동 토론 수준이다.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한 교수는 “최고경영자들이 다양한 학문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을 보면 각 분야간의 융합을 꾀하려는 경향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면서 “들이는 시간에 견줘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지만, 통섭과 같은 새로운 사고방식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다찌마와리, 진지함의 탈을 쓴 코믹영화

    다찌마와리, 진지함의 탈을 쓴 코믹영화

    류승완 감독의 신작 영화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는 ‘진지함’의 탈을 쓴 코믹 영화다. 주인공 다찌마와리 역의 임원희는 무척 진지하다. 일제 강점하의 시대상을 그린 이 영화에서 임원희는 트랜치 코트에 중절모를 쓴 멋쟁이 신사다.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21세기 영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대사들을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다찌마와리는 21세기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는 웃음을 줄 뿐이다. 과거 신성일, 최무룡 등 원로 영화배우들의 당시 출연작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후시녹음(영화 촬영이 끝난 후 대사 부분을 다시 녹음함)과 그 과정에서의 이질감, 과장성은 현대 관객들에게 웃음의 포인트가 되고 60~70년대 영화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과장된 표정과 몸짓은 이 영화를 코믹 영화로 만드는데 일조한다. 그런 20세기 중반의 기억을 류승완 감독은 21세기의 대중들에게 새로운 웃음의 요소로 재편성했다. 현재의 영화 제작환경에서 당연시 되고 있는 해외 로케 또한 ‘다찌마와리’에서는 웃음의 요소로 만들었다. 영화 내용상 상하이, 만주, 스위스, 미국 펜실베니아주, 도쿄 등지를 다니면서 촬영해야 했다. 하지만 ‘다찌마와리’에서는 압록강을 배경으로 한 김구(조상건 분)와 김좌진(김뢰하 분)의 대화 장면을 한강 둔치에서 촬영했다. 그 결과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의 뒤로는 교차로와 함께 차량들이 오가는 웃지 못할 풍경도 담겨 있다. 이와 함께 ‘다찌마와리’는 60~70년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화에 대한 오마쥬를 함께 담았다. 영화 007을 표방한 듯한 미국 펜실베니아의 독립군 연구기지 장면이 백미. ‘미션 임파서블’ 등 수많은 헐리웃 영화에서도 차용했던 007의 연구실 장면은 ‘다찌마와 리’에서 남박사(김영인 분)를 통해 새롭게 탄생했다. 분무기를 ‘뒷물 세정기’(현대의 비데)라고 천연덕스럽게 건네고 껌을 비밀 병기인양 다찌마와리에게 전하는 그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비밀 병기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실망을 안겨주면서 웃음을 유발하는 촉진제로 쓰인다. 박시연이 맡은 매력적인 여자 스파이 마리 또한 역대 본드걸을 표방했다. 선과 악을 넘나드는 마리의 모습은 영화 ‘007’시리즈의 매력적인 본드걸을 연상케 한다. 류승완 감독은 영화 ‘다찌마와리’에 대해 최근 열린 언론 시사회 당시 ‘미친듯이 웃고 즐기는 영화’라고 정의했다. 수 많은 배경과 장치들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기 충분했고 임원희, 공효진, 박시연, 류승범, 김수현, 김병옥 등 주연 배우들은 너무나도 진지하게 연기에 임했다. 지난 2000년 인터넷 영화 ‘다찌마와리’를 8년이 지나 장편 극장물로 옮긴 ‘다찌마와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는 장르, 스토리, 형식 모두를 바꾼 완전히 다른 영화로 변신했다. 액션 첩보물을 표방한 2008년판 ‘다찌마와리’의 류승완 감독은 과거 독립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패러디와 풍자를 웃음의 요소로 교묘하게 버무렸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다찌마와리’는 60~70년대에 대한 오마쥬를 담은 실험 정신이 가득한 작품이다. ‘놈놈놈’, ‘다크나이트’등 한국, 헐리웃 대작들이 선점하고 있는 영화시장을 14일 개봉하는 ‘다찌마와리’가 어떤 성적을 거둘지 기대해 보자. 사진제공=쇼박스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美 차기정부 내다보며 한·미관계 다져야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어제 정상회담에서 미래지향적 한·미 동맹 구축 의지를 다졌다. 특히 두 정상이 처음으로 북한 인권개선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이처럼 양국 간 신뢰회복을 확인하는 화음이 나온 것은 반길 만한 일이다. 그러나 21세기 전략적 동맹의 구체적 이행방안은 대부분 추후 과제로 남겼다. 정상회담 이후가 오히려 주목되는 까닭이다. 우리는 공동성명의 화려한 수사보다는 양국이 한·미 동맹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업그레이드하기로 의기투합한 그 자체를 평가하고자 한다. 특히 핵문제와 금강산 피격사건, 그리고 북한 인권문제에 이르기까지 대북 관계 전반에 걸쳐 틈새를 드러내지 않은 점이 퍽 다행스럽다. 북한의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전술에 대한 우려를 떨쳐낼 수 있게 됐다는 차원에서다. 한·미간 신뢰만 단단하다면 설령 우리가 잠시 빠지더라도 북·미 대화에 과민반응을 보일 이유는 없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정상간 우호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원천적 한계를 드러냈다. 한반도와 동북아에 국한돼 왔던 한·미 동맹의 적용 개념을 전세계적 범위로 넓히기로 합의했다지만, 세부 로드맵은 고작 약속어음 상태이다. 한·미 동맹의 미래 비전 채택이 불발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부시 대통령이 임기 말에 접어든 데다 쇠고기 수입파동으로 인해 이 대통령의 입지도 약화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국, 특히 우리 정부가 긴 호흡으로 동맹의 미래 비전 콘텐츠를 채워나가기를 당부한다. 부작용도 예상되는 북한 인권개선 문제든, 회담 뒷얘기가 엇갈리는 아프간 지원 문제든 너무 서둘러서 낭패를 자초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미 공화당 매케인, 민주당 오바마 후보 중 누가 집권하든 관계없이 지속가능하도록 한·미 동맹의 토대를 다져나가기 바란다.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최대 탄소배출권시장 시카고기후거래소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최대 탄소배출권시장 시카고기후거래소

    |시카고(미국) 박건형특파원|“올 대선에서 매케인이 당선되든, 오바마가 되든 미국의 기후변화 정책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부시와 달리 두 사람 모두 교토의정서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식 사고를 바꾸려는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죠.”미국 시카고 시내 한복판에 자리잡은 시카고기후거래소(CCX·Chicago Climate Exchange)에서 만난 라파엘 마르케스 수석부사장은 CCX를 ‘미래에 투자하는 기업을 위한 시장’이라고 소개했다. 바로 옆 건물에 자리잡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원유, 밀, 옥수수 등 수십가지 상품을 사고파는 것과 달리 CCX는 이산화탄소 배출권만 거래한다. 사고파는 것이 이산화탄소라는 점만 다를 뿐 시장의 운영방식은 일반 주식시장과 같다. 메트릭t(Metric Ton·1000㎏을 1t으로 하는 미터법상의 단위) 단위로 이산화탄소가 거래되며 수요와 공급량에 따라 매일 가격이 변한다. 7월 말 현재 이산화탄소 1메트릭t의 가격은 4달러 수준. 시장이 처음 문을 연 2003년 12월 2달러로 시작해 지난 5월에는 7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교토의정서 체제에 의거해 스스로 온실가스 감축을 시작한 유럽연합(EU)과 달리 미국은 아직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연방법에 이산화탄소 배출과 관련된 규제도 없다. 그런 나라에서 온실가스 거래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마르케스 부사장은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수 있다는 것은 CCX가 본격적인 거래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참여 기업과 도시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유럽의 거래가격(t당 25유로 수준)에 곧 근접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美 기후정책 2년내 큰 변화 올 것” 교토의정서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에서 의정서의 핵심인 배출권 거래제(ET)가 운영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마르케스 부사장은 “CCX는 유럽기후거래소(ECX·네덜란드 암드테르담 소재)와 함께 영국 기업인 ‘기후거래소 PLC’의 100% 자회사”라고 설명했다. 영국 기업이 미국 탄소배출권 시장의 선점을 위해 의정서가 본격적으로 발효되기도 전인 2003년 미리 거래소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CCX의 창립자인 리처드 산돌 박사는 1980년대 말 이미 배기가스를 거래하는 시장 메커니즘을 생각해 냈다. 마르케스 부사장은 “CCX는 1992년 유럽 환경서밋에서 산돌 박사가 계획을 발표한 이후 무려 10년 넘게 발전해온 모델”이라며 “2년쯤 뒤면 미국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과 관련된 강제규정이 만들어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미국 기업들은 CCX의 장래성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CCX가 처음 문을 열 때부터 포드, 듀폰, 모토롤라 등 글로벌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포드와 듀폰의 경우 막대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임에도 온실가스 저감 노력에 선뜻 동참했다. 돈과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골드만삭스가 기후거래소 PLC의 지분을 급속히 늘려가고 있는 것에서도 탄소시장의 장래성을 엿볼 수 있다. 산돌 박사는 “적극적으로 미래에 투자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운명은 극명하게 엇갈릴 것”이라며 “아직까지 한국에서 큰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포드·듀폰 등 300여 기업 동참 CCX,ECX 등 탄소배출권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도 입증되고 있다.CCX 참여 기업들은 매년 1% 이상 배출량을 줄여가고 있다.2006년 거래액도 1억달러를 돌파했다. 독일의 연간 배출 총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참여 기업도 2003년 13곳에서 지난해 300곳으로 불어났다.CCX측은 2010년까지 참여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03년보다 6% 이상 줄 것으로 추정했다. 탄소배출권 시장 자체가 급속히 커지는 것은 한국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조금이라도 먼저 뛰어드는 기업이 ‘얼리 무버(Early Mover·선도적 실험자)’의 이점을 업고 차세대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산돌 박사는 “온실가스 배출에서 세계 10위권인 한국도 좀 더 빨리 자체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미국과 유럽 등에 진출한 기업들도 각 나라의 움직임을 파악해 적극적으로 탄소시장에 동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해외에 공장을 둔 기업들은 해당 국가의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큰 만큼 미리 대비해 두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kitsch@seoul.co.kr ■ 서울이 ‘亞 탄소허브’ 되려면 - 환경법·금융제도 정비 필수 탄소시장은 연평균 50%씩 성장하는 ‘황금어장’이다.2020년 미국에서만 1조달러(약 1017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단일 상품 중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세계 주요 국가들은 기후거래소 설립을 서두르며 ‘탄소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CDM(개도국 투자를 통한 온실가스 확보) 투자순위 세계 4위인 한국이 아시아 탄소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법과 제도의 정비 ▲배출권 거래를 뒷받침할 금융시스템의 정비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시아 탄소 허브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도시는 싱가포르와 베이징, 도쿄. 싱가포르는 아시아 금융 허브라는 강력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주변국들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를 충분히 지원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베이징은 유엔이 공인하는 세계 최초의 국제기후거래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세계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만큼 기후거래소가 들어서는 것 자체가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성을 갖는다는 게 유엔의 생각이다. 일본도 교토의정서 의장국답게 탄소허브 유치를 통해 그들의 21세기 비전인 환경입국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들에 견줘 우리나라는 아직 불리한 점이 많은 게 사실. 증권선물거래소가 탄소배출권시장(KCER) 설립을 추진 중이지만 환경부와 지식경제부가 서로 다른 방식의 운영 방안을 고집하고 있다. 탄소시장의 주무 부처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환경부는 각 지자체를 기반으로 탄소 감축량을 국제적 기준에 따라 인증해 외국에서도 거래가 가능한 탄소 포인트를 발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경부는 당장 국제 기준을 따르기에는 비용 부담이 너무 큰 만큼 에너지관리공단의 검·인증을 거쳐 국내 자체 크레디트를 발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경제연구원 강희찬 수석연구원은 “한국이 아시아 탄소 허브로 거듭나려면 무엇보다 ‘한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진정성을 국제사회에 보여야 한다.”면서 “2013년 시작되는 포스트 교토체제 편입을 전제로 환경 관련법과 금융 제도의 정비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co.kr ■ 세계 탄소시장 현황은 - 탄소배출권 등 4가지 분류 세계 탄소시장은 ▲탄소배출권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청정개발체제) ▲JI(Joint Implement·공동이행) ▲자발적 시장으로 나뉜다.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에서는 국가나 기업에 할당된 탄소 배출량이 모자라거나 남을 경우 이를 사고팔 수 있다. 대표적 거래소인 EU 배출권시장(EU-ETS)은 지난해 16억t(이산화탄소 환산 기준)을 거래했다. CDM이란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는 선진국이 감축 의무가 없는 개도국에 투자해 얻은 감축분을 배출권(CER)으로 가져가는 것을 말한다. 일본이 중국 내 사막에 숲을 조성,CER를 확보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시장 규모가 129억달러 7억 9000t으로 성장했다.JI는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가진 나라가 감축의무를 가진 다른 나라에 투자해 탄소저감권(ERU)을 가져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독일이 영국 제철소에 온실가스 무배출 장치를 달아주고 저감권을 확보하는 경우다. 미국과 유럽 기업이 자발적으로 도입한 감축량을 사고파는 ‘자발적 시장’도 지난해 7500만t의 거래실적을 보였다. 대표적인 곳이 미국 시카고의 CCX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교육행정 각론 논의때 깨져”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6일 “(교육 분야에서) 이제는 무언가 변화해야 한다는 데 모두 동의하고 있다.”면서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학교 자율화가 그런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이임식에서 “우리나라 교육행정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익히 잘 알고 있었다.”면서 “총론에서는 동의하지만 각론에서는 쉽게 어긋나는 것이 이 분야인 듯하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데 모두 동의하면서도 그 방법론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학교 자율화가 그런 변화의 시작이라는 얘기다. 그는 “몇 가지 정책으로 교육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고 시간을 갖고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사회 환경도 아쉽다.”면서 “좋은 학교를 나와야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미신이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ㆍ교육 현장이 이념화되고 서로 이념을 위해 투쟁하면서 오늘을 보내는 대한민국의 내일이 우려되지만 이런 갈등도 조만간 극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1세기 글로벌 시대의 ‘개방’을 교육 분야에서도 강조해 개방은 경쟁을 수반하지만 또한 활기를 불어넣고 협력을 가져올 것이라며 학교 구성원들도 개방을 지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대학과 연구소는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곳”이라며 “연구소건 대학이건 치열한 내부 경쟁 없이는 자체 경쟁력을 키울 수 없는 만큼 개방을 통해 경쟁이 유발되는 그런 정책을 계속 다듬어 우수한 젊은이들이 과학기술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의제별 주요 내용] 주한미군 분담금 개선은 美 차기정부로 넘겨

    6일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의 회담 뒤 발표된 공동성명은 한국 정부가 미국의 차기정부와 발표하게 될 한·미동맹 미래비전의 ‘징검다리’ 성격을 지닌다. 지난 4월 방미 때 발표한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합의사항과 비교해 볼 때 이번 공동성명은 한·미동맹에 대해 훨씬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4월 발표한 합의사항을 기반으로 군사안보 협력뿐 아니라 전 분야에 걸친 동맹으로 확대한다는 기본 정신에 대해서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4월 정상회담이 21세기 한·미동맹의 이정표였다면 이번 공동성명은 이정표가 제대로 서 있는지 재확인하는 수준에서의 입장발표였다고 할 수 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한·미 동맹이 지난 50여년간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해 왔다.”고 평가하고 “한·미동맹을 전략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구조로 발전시켜 나갈 것”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또 한미 연합방위력을 강화하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및 주한미군 기지이전과 재배치에 관한 합의를 지속적으로 이행함으로써 한·미동맹의 기본적인 임무를 더욱 발전시켜나간다는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지난 4월 회담에서 다뤘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개선이나 주한미군의 지위변경 등에 대한 문제는 공동성명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내년 출범할 미국의 새 행정부와 논의하는 것으로 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대학설립부터 美 등 산학시스템 적용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강소국들은 통섭과 융합을 국가 발전의 지름길로 이용하고 있다. 특히 이 국가들은 대학이나 연구소 설립부터 미국이나 유럽의 ‘완성된’ 통섭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싱가포르는 ‘대학’을 전방위로 활용한다. 싱가포르 대학들은 기업과 협력하는 산학모델을 연구의 기본으로 삼고 있으며 해외 공동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국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 연구분야나 기술력 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시작된 이같은 움직임은 에너지, 자원 등 차세대 연구분야에서 싱가포르만의 독특한 융합 연구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1991년 설립된 홍콩 과학기술대는 세계 수준의 대학 육성을 꿈꾸는 국내 대학 관계자들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홍콩과기대가 명성을 쌓은 것은 나노, 바이오, 정보, 환경, 최고경영자(CEO) 과정 등 인접 학문을 통합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학부과정에서 한 사람이 다양한 학문을 동시에 전공하는 복합전공 과정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초과학 강국이면서도 응용분야에서는 선진국들에 종속돼 있었던 인도의 최근 변화상도 눈여겨볼 만하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사설] 한·미정상, 미래의 큰 그림 다시 그릴 때다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오늘 정상회담을 한다. 이 대통령의 취임 이후 세 번째 갖는 회동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 또한 작지 않다. 우리 역시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에 걸맞은 결과가 나오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늬만 정상회담이 아닌 실질적 회담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양측이 각별히 신경써야 할 대목이다. 무엇보다 미국측이 성의를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본다. 지난 4월 정상회담 때 합의한 ‘21세기 전략적 동맹관계’의 연장선에서 큰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동맹국에 대한 예우차원에서도 그렇다. 두 나라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에 대한 큰 틀의 원칙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양측이 조율한 결과로 여겨지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지금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를 비롯해 북한의 비핵화 3단계 진입을 위한 공조, 한국인의 미국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 등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다. 여기에 독도 사태와 금강산 여성관광객 피살사건도 짚고 넘어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다. 이처럼 의제가 많다 보니 자칫 소리만 요란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그럼에도 미국은 자기네 국익을 먼저 챙긴다.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보좌관은 “우리는 한국인들이 아프간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에 한국군 파병을 공식 요청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돕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군 파병은 국회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라크 파병 문제도 있는 터라 신중할 필요는 있다. 따라서 동맹국에 대한 미측의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 부시 대통령의 결단을 지켜 보아야 할 이유다.
  •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해외유학 인재+배우자 모두에 일자리

    ‘기술과 철학을 동시에 수입한다.’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의 원동력은 ‘인재’에서 나온다.‘211공정’,‘985공정’,‘111공정’ 등으로 대표되는 중국 정부의 인재 양성 계획은 공산주의라는 사회적 특성과 맞물려 단기간에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갈수록 늘어나는 해외유학생을 국내로 불러들이기 위한 ‘11·5계획’은 ‘연어 프로젝트’로 불리며 성장위주의 중국 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개혁개방 때 해외로 나간 인재들을 중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이 프로젝트는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의 취업, 주거까지 지원해 준다. ‘연어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공부한 유학생들이 단순히 기술만을 습득해 돌아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존의 폐쇄적이고 천편일률적인 사고 대신 융합적이고 복합적인 미국이나 유럽식 사고로 무장하고 돌아온다. 이들은 바다거북을 뜻하는 ‘하이구이’로 불리며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중국의 전위부대 역할을 하고 있다.70년대 말 개혁개방 이후 해외로 유학을 떠난 100만여명의 중국인 중 무려 30여만명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돌아왔다. 중국이 베이징올림픽의 3대 모토를 ‘과학기술-인문-환경’으로 선언한 것도 이같은 융합, 통섭적 사고가 어느 정도 자리잡았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이미 중국의 우주탐사 프로젝트, 핵융합 프로젝트 등 거대과학 분야에서는 해외 유학파들의 주도 아래 기술과 문화를 동시에 접목한 포괄적 연구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중국의 유력 연구소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해외 연구소들과 적극적으로 연계해 사고방식 및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데스크시각] 공공기관장 임기제 지켜지려면/임창용 공공정책부 부장급

    [데스크시각] 공공기관장 임기제 지켜지려면/임창용 공공정책부 부장급

    차라리 공공기관장 임기를 대통령 임기와 맞추면 어떨까. 그러면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되는 공공기관장 임기 훼손 논란도 사라지지 않을까. 새 정부 출범후 공공기관장 교체를 둘러싼 진통을 보면서 하도 답답해 하는 엉뚱한 생각이다. 감사원장이 임기를 1년여 앞두고 물러났고, 상당수 공공기관 수장들은 지금도 교체가 한창이다. 인문·경제·사회 분야 국책연구기관장들도 정부 압박에 손을 들고 무더기로 짐을 쌌다. 언론 유관 기관장들만이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이들도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을 버텨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는 단순히 기관장 본인의 자리욕심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승복하지 않지만 직원들의 피해가 걱정돼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한, 최근 물러난 한 국책연구기관장의 심정도 마찬가지일 터. 기관과 직원들이 피멍드는 상황에서 임기제 원칙을 내세우며 끝까지 버틸 수는 없는 노릇일 것이다. 이번에 물러났거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기관장들을 변호할 생각은 없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전임 정부의 이른바 ‘코드인사’수혜자들이다. 참여정부가 임기를 한두 달 남겨두고 무리하게 선임한 일부 기관장들의 버티기는 오히려 꼴사납다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이들의 개인적, 정치적 결점과 정부 인사시스템 원칙은 별개로 다루어야 할 사안이다. 만약 임기 전이라도 기관 운영 과정에서 해임될 만한 사유가 있다면 정해진 합법적 절차에 따라 교체하면 될 일이다. 단지 ‘대통령이 바뀌었으니 임기제 기관장들까지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논리는 임기제 도입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만약 들어서는 정권마다 이같은 논리를 들이댄다면 기관장 임기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5년마다 ‘사퇴압박’과 ‘버티기’,‘독립성 훼손’ 등 소모적 논란만 되풀이할 뿐이다. 새 정부로선 전임 정부에서 선임된 기관장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새 인재를 수혈해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고자 하는 마음도 이해 못할 바 아니다. 하지만 잠시만 참아주면 안 될까.1년만, 아니 몇 달만 남은 임기를 인정해주면 안 될까.‘역대 정부에선 임기제를 훼손했지만 우리는 인사원칙을 꼭 지키겠다.’는 각오로 말이다. 한번 확고히 세워진 원칙은 다음 정부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무시하기 어렵다. 다만 참여정부 임기말 이른바 ‘코드인사’ 논란속에 선임된 몇몇 기관장들의 용퇴는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여기에도 정부의 강압이 있어선 안 된다. 이들의 용퇴는 역설적으로 임기제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의 무리한 선임은 임기제를 ‘악용’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이는 실제 새 정부의 임기제 훼손의 빌미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까지 배려해 새 정부가 3년 또는 2년간 새 인재 수혈을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새 정부의 일부 인사들은 공공연히 ‘잃어버린 10년’을 얘기한다. 그러나 인문사회 분야의 한 국책연구기관장은 오히려 “이명박 정부가 10년 전,20년 전의 관료주의 체제로 회귀하려 한다.”고 우려한다. 국책연구기관장 임기를 무력화하고, 일부 부처가 연구기관을 귀속하려고 하는 움직임도 그중 하나다.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 연구기관은 대통령이나 장관의 수족에 불과하고, 결국 연구도 정치논리에 좌우될 위험이 크다. 국방부가 일부 서적을 불온서적으로 규정해 군내 반입을 금지한 조치도 이같은 ‘회귀’의 냄새를 강하게 풍긴다.21세기 글로벌 실용주의를 지향하는 이명박 정부가 임기제 원칙 하나 못지켜 1970,80년대 체제로 회귀하려 한다는 오해를 받아서야 되겠는가. 임창용 공공정책부 부장급 sdragon@seoul.co.kr
  •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日·韓人 뿌리연구에 학자 100명 ‘합작’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日·韓人 뿌리연구에 학자 100명 ‘합작’

    |도쿄·사이타마(일본) 박건형특파원|일본의 유명 출판사 이와나미서점은 2003년 ‘아시아 신세기(アジア新世紀)’라는 8권의 시리즈를 출간했다. 각각 ‘공간’,‘역사’,‘정체성’,‘행복’,‘시장’,‘미디어’,‘파워’,‘구상’이라는 주제로 쓰인 이 책들은 모두 121편에 이르는 논고를 총정리한 대작이다. 이 시리즈는 논문집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학문 영역과 완전히 차별화된 분류법을 도입했다. 이는 ‘아시아’라는 거대한 주제를 새롭게 바라보기 위해서는 기존의 학문 영역 구분이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정치학, 사회학, 인류학, 대중문화 등 각 분야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지성으로 꼽히는 저자들도 각기 자신들의 시각을 표출하며 교묘한 조화를 이뤄냈다. 일본 언론들도 이 시리즈를 ‘21세기 일본 학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평가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학문간 횡단 자유로워 ‘우리의 뿌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주제를 연구하기 위해 유전학, 역사, 지질학, 지리학, 민족가요, 예술분야 전문가들이 팀을 이룬다. 인간의 뇌 연구를 위해서는 생물학, 인지과학, 심리학, 기계공학자들이 모이고 기업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이공계 연구소와 대학 연구실, 철학 등을 연구하는 인문사회 연구소들과도 협력한다. 이는 ‘학제간 연구(學際間硏究)’란 말을 처음 만들어낸 일본에서 요즘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실용과 결과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에게 ‘융합’이나 ‘학제간 연구’는 경쟁력 그 자체다. 교육과학기술부 정경택 과장은 “일본은 하나의 목표를 세우면 관련 분야를 총괄할 수 있는 구조부터 개편한다.”면서 “여러 분야의 인재들이 모여 정확하게 역할을 분담하고, 과정을 공유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낸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을 주도하는 학제간 연구 시스템은 2001년 종합과학기술회의에 제출된 ‘새로운 가치와 시스템 창출을 위한 횡단적 연구개발’이라는 보고서에서 비롯됐다. 자연과학과 인문사회를 모두 융합해 연구과제를 선정하도록 한 이 보고서의 ‘횡단적’이라는 말이 바로 융합을 의미한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리켄)에서 종신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유수 박사는 “평행선처럼 나란히 각자의 영역만을 추구하던 학문들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어느 한 지점에서 만나는 것이 바로 ‘횡단적’이라는 말로 표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최고 명문대인 도쿄대가 내세우는 ‘지식의 구조화’란 말도 각기 다른 학문의 성과를 목적을 위해 융합시키겠다는 ‘통섭적 사고’를 내포하고 있다. ●분야와 국적을 망라한 초대형 연구 종족상으로 매우 이질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일본인과 한국인이 실제로는 유사한 뿌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낸 오모토 게이치 도쿄대 명예교수의 연구는 일본의 융합 연구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오모토 교수는 4년에 걸쳐 100명의 학자와 함께 ‘일본인과 일본문화의 기원에 관한 학제적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인류유전학자인 그는 유전학, 지질학 등 과학분야 및 역사, 지리학 등의 인문사회분야 학자들을 모았다. 심지어 예술분야의 전문가들까지 동원했다. 성신여대 박경숙 교수, 단국대 김욱 교수 등 국내 유전학자들도 참여했다. 오모토 교수는 “유전자 분석, 문화적 배경, 지리학적 이동 등 여러 학문의 협력을 통해 일본인의 기원에 대해 기존 학설과는 다른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면서 “일본인이 천황의 통치 아래 형성된 단일민족이라는 ‘황국사관’의 근거를 무너뜨리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최고의 연구소인 리켄도 ‘포괄적이고 전면적인 융합연구’에 도전하고 있다.200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료지 노요리 이사장이 부임한 이후 리켄은 칸막이식 연구소 시스템을 탈피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현재 리켄은 뇌과학종합연구센터를 세우고 연구소 예산과 인력의 절반 이상을 투입하면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노요리 이사장은 “심리학, 인지과학, 기계공학, 철학 등 사실상 모든 분야의 인재가 모여 ‘뇌’를 파헤치고 있다.”면서 “과학계의 마지막 블루오션인 인간의 뇌를 알기 위해서는 모든 학문을 함께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켄의 뇌 연구에는 도요타 등 대형 기업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는 뇌과학종합연구센터 안에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연구원 30여명을 상주시키고 있다. 인간 두뇌 메커니즘을 활용한 신상품과 신성장동력의 개발이 도요타가 추구하는 목표다.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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