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1세기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골프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당대표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검거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유튜버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277
  • “지금이 평화롭습니까 현실 못 본 척하는 거겠죠”

    “지금이 평화롭습니까 현실 못 본 척하는 거겠죠”

    경기 평택시 대추리 황새울 들녘과 지구 반 바퀴 가까이 떨어진 이라크 서부 마을 함다니아는 무엇으로, 어떻게 만나 소설의 한 공간에 자리하고 숨가쁘게 오갔을까. 전쟁, 그리고 미국에 의해서다. 이를 문학적으로 명확히 인식한 소설가 강영(51)에 의해서다. ‘나비, 사바나로 날다’(이야기마을 펴냄)는 2006년 미군기지 건설에 맞섰던 대추리 사람들과 같은 해 미군에게 강간, 납치, 학살된 이라크 함다니아 마을의 순박한 이들을 불러냈다. 그리고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이들은 지구상에 어떤 전쟁도 정의로울 수 없음을 각각 삶으로 웅변한다. ‘나비’는 장편소설이다. 그러나 ‘지리산’ 또는 ‘붉은 산 검은 피’나 ‘단테’와 같은 유구한 서사를 품고 있는 장편 서사시라고 해도 그만이다. 작가는 시조의 형식을 빌렸다고 말한다. 모두 2만여행을 갖고 인류의 근원적 문제인 전쟁의 다툼 가운데 개인의 문제를 성찰하고자 했으며 실제 형식적 불변의 원칙인 종장 첫 3음절을 꼬박 지켜냈다. 강영은 “잘 읽히는 소설을 넘어 노래처럼 불리는 소설을 쓰고자 했다.”면서 독특한 형식을 차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덕분에 읽는 맛이 산다. 대추리에 터 박고 살아온 이들의 걸쭉한 입말을 담아 내는 대목에서는 한판 구성진 판소리 사설 같기도 하고, 이라크 함다니아의 잔혹한 실상을 담은 편지는 아리아를 옮겨 놓은 듯 아련하게 읽힌다. 또한 리얼리즘에 대한 원칙을 틀어쥐면서도 전통적인-혹자는 낡은, 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방식이 아닌 ‘몽환적 리얼리즘’의 실험이 엿보인다. 완성도를 한껏 높였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겠지만 현실의 치열한 지점을 직시하되 꿈과 현실의 경계를 무화(無化)시키는 방식은 우리가 처한 현실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인식을 도출해 내기에 충분하다. 문장은 몽환적인 원시의 속삭임처럼 들린다. 대추리의 평화로움도, 그저 땅을 부치며 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도 열세 살 소녀의 눈에 비친 그대로, 소녀 ‘여정’의 언어로 그려진다. 여정은 일부러 숨을 꾹 참으면 나비로 변해 황새울 들녘과 이라크 함다니아, 일본의 오키나와 등 평화가 간절한 곳을 자유로이 훨훨 날아다니거나 그리운 엄마 아빠를 만날 수 있음을 안다. 오히려 일부러 기절하며 꿈의 경지로 가지 않으면 도달하기 어려운 것이 ‘평화’임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명한 21세기에 반미 소설이라니. ‘시대착오적’이라는 혐의를 쉬 벗어나기 어려울 성싶다. “이라크를 들여다보고, 팔레스타인을 들여다보고, 멀리 갈 것 없이 한국 사회만 봐도 평화의 가치로, 반전의 시선으로 집중하면 늘 미국이라는 존재가 나오더라고요. 기가 막히죠. 이런 상황에서 ‘반미 문학’이라는 평가에 부담감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사명감만 커져요. 평생을 써도 모자랄 주제예요.” 유별난 운동권 작가는 아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평범하게 공장에서 일하다가 뒤늦게 창원대 영문과에 들어가 문학수업을 받은 강영은 2002년 중편소설 ‘원더풀 패밀리’로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9년의 시간이 흘러서야 첫 장편소설을 상재했으니 많이 늦은 셈이다. 과작(寡作)이었느냐는 질문에 “이 작품 외에도 장편소설만 네 편을 더 썼다.”고 답했다. 당연히 반전과 평화, 자본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단다. 그는 “지금 우리의 상태를 평화롭다고 여기는 것은 착각이다.”라면서 “그저 못 본 척하거나 보지 않으려고 할 뿐”이라고 말했다. “정말로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전체 인류중 0.1%도 되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따져 봐도 전쟁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몇십명밖에 되지 않을 거예요. 그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연대해서 평화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보여줘야 합니다. 저에게는 소설이 그 연대의 중요한 방법입니다.” 세련되게 잘 만들어진, 그러나 형식도, 글감도 뭔가 틀에 박힌 듯한 소설이 주를 이루는 시대다. 애써 꾸미지 않고 찬물에 세수한 말간 얼굴을 만난 듯 반가운 작품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한국, 경주에 핵 재처리시설 건설 가능성”

    미 국무부 비밀 전문에서 ‘한국이 경북 경주에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건설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기자로서 2008년부터 위키리크스와 줄리언 어산지를 취재해온 마르셀 로젠바흐가 26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 앞서 밝힌 내용이다. 그는 3월 ‘위키리크스-권력에 속하지 않을 권리’(21세기북스 펴냄)를 내놓았고 재판 발행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그는 “외교전문의 내용을 보면 양국관계를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에는 별다른 문제나 혼선이 있는 것 같지 않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핵 재처리를 둘러싼 문제에 갈등의 소지가 있음을 암시하는 전문의 어조는 분명한 경고의 목소리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2010년 2월 22일 자 보고서는 천영우 당시 외교통상부 2차관의 말을 직접 인용했다. 지난해 2월 17일 미국 외교당국자를 만난 천 차관은 한국의 핵연료 재처리 문제가 한·미관계에서 중요한 사안이 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천 차관은 한국이 이제 세계 5대 핵에너지 생산국이며, 일본 같은 다른 핵에너지 생산국들은 재처리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한 “천 차관은 이 문제에서 한국이 일본과 차별대우를 받는다는 인상을 한국의 여론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고 기록했다. 미 대사관 측은 천 차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에 대해 높은 친화력을 지닌 유능하고 노련한 외교관이 보여준 이례적으로 강력한 태도”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11월 주요20개국(G20)정상회의 개최와 관련해서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선도적 국가로서의 빛나는 역할’에 도취되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젠바흐는 “이명박 대통령은 그의 친미정책을 위해 국내 정치적인 문제들과 리스크들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일례로 이 대통령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위해 한국 시장을 다시 개방할 때 미국에 굴복했다는 엄청난 비난을 야권으로부터 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은 언제나 미국과의 강력한 양자관계를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로젠바흐에 따르면 주한 미대사관에서 작성한 외교전문은 모두 1980건이다. 현재 위키리크스 홈페이지에 공개된 서울발 전문은 16건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전설’로 25년 만에 막 내리는 ‘오프라 윈프리쇼’… 왜 그녀인가

    ‘전설’로 25년 만에 막 내리는 ‘오프라 윈프리쇼’… 왜 그녀인가

    ‘당신과 나는 똑같은 약자라는 자세로 격려하며 상대방의 얘기를 듣는다. 상대방과 공감하고 함께 호흡하는 감정이입 능력이 뛰어나다. 에둘러 가지 않고 직구를 던진다. 그러고는 고해성사를 이끌어 낸다.’ 오프라 윈프리, 그녀가 사람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녀 앞에만 앉으면 전 세계 유명인사들은 무장해제됐다.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를 공개 지지, 흑인 미국 대통령을 탄생시킨 ‘킹메이커’이기도 했다. 1993년 팝의 전설 마이클 잭슨은 14년 만에 처음 출연하는 프로그램으로 오프라 윈프리쇼를 선택했다. 그는 그녀 앞에서 자신을 학대한 아버지에 대한 증오, 백반증으로 무너지는 피부의 고통, 뼈저린 외로움을 호소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코미디언 엘런 드제너러스는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그녀에게 처음 고백했다. 세계인의 디바 휘트니 휴스턴은 자신을 망가뜨렸던 마약·섹스 중독과 지옥 같은 결혼생활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열등감에 시달리던 동네 아줌마에서 ‘브리튼스 갓 탤런트’를 통해 일약 스타가 된 수전 보일이 영국 방송의 러브콜을 무시하고 가장 먼저 선택한 프로그램도 그녀의 쇼였다. ●불행 나누며 고해성사 이끌어 윈프리는 방송 데뷔 초기부터 ‘나와 당신은 똑같은 약자’라는 동질감을 안기며 시청자들을 위로했다. 오프라 윈프리쇼를 시작한 첫해인 1986년, 그녀는 자신이 9살에 강간당해 14살에 임신, 가출한 뒤 아이를 잃은 가난한 흑인 여자였음을 고백했다.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자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된 그녀의 삶도 고통의 연속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청자와 인터뷰이들은 그녀 앞에서 마음놓고 고해성사를 하게 된다. 서울대 ‘말하기’ 강사인 유정아 전 아나운서는 “오프라의 인생 자체가 고통이었기 때문에 인터뷰이는 이 사람한테라면 어떤 아픈 얘기도 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면서 “도덕적인 충고로 비판하거나 정보를 얻으려고도 하지 않고 문제를 풀어주려는 격려적 듣기로 인터뷰에 임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큰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의 힘은 세다 여성들에게는 ‘옆집 아줌마’처럼 사생활에 대한 수다를 가감없이 늘어놓았다. 1988년 고깃덩어리 30.4㎏을 들고 나와 “‘10’ 사이즈짜리 청바지를 입으려고 이만큼의 살을 뺐다.”고 말해 돈과 명예 모두 거머쥔 그녀 역시 다이어트와 사투를 벌이고 있음을 알렸다.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에 대해 ‘좋은 엄마가 될 수 없을 것 같아서예요.”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아 슈퍼맘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현대 여성들의 지지를 받았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전미옥 CMI연구소 대표는 “윈프리의 가장 큰 능력은 공감할 줄 안다는 것”이라면서 “그는 인터뷰 중 주의 깊게 들어주고 계속 추임새를 넣으며 스스럼 없이 상대를 포옹하는데 이는 그의 뛰어난 공감력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직구로 승부한다 편안한 분위기에서도 어려운 질문, 민감한 주제도 비켜가지 않고 ‘직구’를 던지는 그녀의 화법은 세상의 편견을 바꾸는 동력이 됐다. 에이즈에 대한 반감과 공포가 여전히 극심했던 1987년 윈프리는 처음으로 ‘에이즈’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하는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윈프리는 이 방송을 통해 에이즈에 대한 세인들의 오해를 걷어냈다. 1991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때는 직접 LA로 날아가 미국인들에게 미국 내 인종차별을 직시하게 했다. 1996년 광우병 문제를 다룬 에피소드에서는 “무서워서 더 이상 햄버거를 못 먹겠네요.”라고 말했다가 텍사스주 목장 주인들로부터 11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며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결국 윈프리의 말이 사실에 근거했다며 그녀의 손을 들어줬다. ●“절친들에겐 꼼짝 못해” 비판도 윈프리의 솔직한 심성은 덫이 되기도 했다. 자신과 친한 유명인사나 정치인이 나오면 강하게 맞서는 질문을 던지지 못한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자신의 쇼에 두번이나 출연시킨 그녀는 2008년 오바마에 대한 과도한 충성과 친분 때문에 그의 정적인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출연을 거부했다는 구설수에 올랐다. 2009년에는 여배우 수전 소머스가 쇼에 출연, 의학계에서 승인받지 않은 호르몬 요법을 설명하는데도 이를 방치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저널리스트의 냉철함은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서린·유대근기자 rin@seoul.co.kr
  • ‘아시아의 미래’ 포스코 밝히다

    ‘아시아의 미래’ 포스코 밝히다

    포스코는 24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글로벌 트렌드의 변화와 아시아의 미래’라는 주제로 ‘2011 포스코 아시아포럼’을 열었다. 올해 5회째를 맞은 이날 포럼에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 이배용 국가 브랜드위원회 위원장, 박철 한국외대 총장, 선우중호 광주과학기술원 총장 등 국내 유수 대학의 총장과 교수, 아시아 연구 석학, 국내에서 유학 중인 아시아 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정준양 회장이 대독한 개회사를 통해 “세계화는 거역할 수 없는 대세이며 21세기의 트렌드”라면서 “하지만 요즘 각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환경파괴와 금융위기 등을 보면 상호이해와 공동번영이라는 윤리의식이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는 상호이해와 상호존중을 통해 밝은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아시아포럼은 포스코가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행을 위해 설립한 포스코청암재단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아시아의 문화와 가치 등 주요 이슈에 대한 과제를 선정, 1년간 총 4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해 그 결과를 발표, 토론하는 자리다. 이번 포럼에서는 지난해 응모과제 총 136편 중에서 아시아 지역 내 상호 이해 증진과 협력에 기여할 수 있는 과제로 선정된 23편 중 12편이 발표됐다. 한편 이번에는 분과를 동북아, 동남아, 중앙·남아시아 3개 지역으로 나누고 동일 지역 내 연구과제들을 묶어 발표함으로써 유사 지역 연구자들의 높은 관심과 토론을 이끌어 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봉하마을 사저 일반에 공개할 것”

    “봉하마을 사저 일반에 공개할 것”

    고 노무현 전 대통령 2주기 추도식이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추모객 등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추도식이 열리기에 앞서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 권양숙 여사가 봉하마을 사저 옆에 다른 거처를 마련해 옮기고, 현재 사저는 일반에 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추도식에는 권 여사와 아들 건호씨를 비롯한 유족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권영길 원내대표,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원기·임채정 전 국회의장과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 등도 참석했다. 송기인 신부와 김우식·이병완 전 비서실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 참여정부와 친노 인사들도 대거 자리를 함께했다. 정부 측 인사로 김덕룡 대통령실 국민통합특보가, 한나라당에서는 지역구 의원인 김정권·김태호 의원이 참석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문성근씨가 진행한 추도식에서 강만길 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장은 “참여정부는 남북대결의 20세기 민족사를 청산하고 평화통일의 21세기 역사를 열어가는 시대적 책무를 충실히 다한 정부였다.”면서 “대통령은 가셨지만 그 고귀한 뜻과 업적은 우리 역사 위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시민 조문객 대표로 나선 박애림(부경대 정치외교학과 3년)씨는 “바보 노무현을 보면서 꿈을 키우고 행복해했던 젊은이들이 아주 많았다”면서 “대통령님이 꿈꾸시던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는 유족을 대표해 “여러분을 보며 우리나라를 더 좋게 만들겠구나 하는 확신이 절로 생겼다.”고 말했다. 김해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빙하 녹으며 드러나는 석유…북극에 ‘자원전쟁’ 임박했다”

    “빙하 녹으며 드러나는 석유…북극에 ‘자원전쟁’ 임박했다”

    “21세기는 자원 전쟁의 시대가 될 것이다. 러시아가 북극의 자원 전쟁에서 패배해서는 안 된다.”(러시아 나토 파견 대사 드미트리 로고진) “새로운 항로와 천연 자원의 발견으로 북극은 필연적으로 국제 정치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덴마크 외교 장관 스티거 뮐러)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 개발을 노린 국가들의 치열한 ‘북극 전쟁’이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입수한 관련 국가 외교전문에 의해 낱낱이 드러났다. ●알자지라, 위키리크스 외교전문 보도 23일 아랍권의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북극 연안의 주요 국가들이 최악의 경우 북극에서의 무력 충돌까지 예상하며 자원 전쟁을 벌이고 있는 실상이 외교전문을 통해 확인됐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북극의 석유 매장량이 전 세계 매장량의 22%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소 400억 배럴에서 최대 1600억 배럴이 묻혀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가스는 전 세계 매장량의 30%인 440억 배럴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알자지라는 전 지구적인 온난화 현상으로 북극의 해빙이 줄어드는 대신 석유 시추가 가능한 지역이 늘면서 자원 전쟁이 임박했다는 각국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러시아 해군의 블라디미르 비소츠키는 외교전문에서 “북극에서 (국가 간) 힘(power)의 재분배 현상이 올 것이고, 이는 무력 개입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알자지라는 “현재 캐나다와 미국, 러시아, 노르웨이, 덴마크, 그리고 아마도 중국까지 지구 표면의 6%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북극에서의 권리를 경쟁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각국이 북극을 노리는 이유에는 석유, 가스 등 천연자원의 개발뿐만 아니라 상업 루트로서 새로운 대양항로의 확보라는 이점도 포함돼 있다. 러시아가 2007년 북극 해저 4000m에 국기를 꽂고 영유권을 주장한 것은 북극 해저의 풍부한 석유와 가스를 차지하고, 얼음이 얼지 않는 대양 항로를 개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캐나다·미·중·러 등 권리 주장 하지만 노르웨이 등 일부 국가의 외교전문에는 북극의 자원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군산복합체를 지원하고 자신의 입지를 넓히려는 각국 정치인들에 의해 과대포장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외신은 지구 온난화와 기상이변으로 각국이 고통을 받으면서 한편으로는 그 반사이익을 북극에서 찾아내려 한다는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시민단체인 캐나다국민위원회의 연구원 안드레아 하든 도너휴는 “지구 온난화로 북극에서 새로운 석유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는 어리석은 것”이라면서 “새로운 자원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더 심각한 기후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내 정치를 말한다] (3)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

    [내 정치를 말한다] (3)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

    나의 정치 역정은 ‘내면의 민주화’로부터 시작됐다. 긴급조치 시대에 학생운동을 시작한 나는 ‘독재 타도’를 꿈꿨으며, 1987년 6월 민주항쟁은 감옥에서 맞이했다. 광주의 처참한 희생 위에 등장한 전두환 정권이었기에 ‘절대로’ 평화적인 정권 교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민들이 해냈다. 투사의 힘이 아니라 일상의 삶 속에서 세상의 곡절을 안고 살아가던 시민의 힘으로 6·29 선언을 이끌어낸 것이다. ‘넥타이 부대’ 이야기나 시위대에 김밥을 건넨 노점상 이야기 등 창살 밖 세상의 변화는 나에게 낯설었다. 국민이 주권자임을 나는 처음으로 실감했다. 6월 민주항쟁은 나라의 민주화뿐만 아니라 경직된 나의 내면을 민주화시키는 계기가 된 셈이다. 재야의 한 흐름이었던 민중당에 참여했다가 실패한 이후 나는 허기진 마음으로 21세기의 시대정신을 새롭게 찾자며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고, 정치 개혁 시민운동에 몸담기도 했다. 그리고 1997년 대선 직전 내가 속했던 ‘꼬마 민주당’과 신한국당의 합당을 통해 탄생한 한나라당의 옷을 입게 됐다. 참 어색한 옷이었다. 그러나 야당이 된 한나라당이 나에겐 정치적 둥지이자 개혁 대상이었다. 한나라당에서 줄곧 쇄신파의 길을 걸어 온 것은 숙명과도 같았다. 내 지역구는 야당의 텃밭이자 진보적인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관악구갑이다. 보수가 건강하고 정의롭고 민주적이지 않으면 수구일 뿐이며, 민생을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존재의 이유를 부정당한다는 것을 예민하게 느낄 수밖에 없는 곳이다. 두 번 낙선 끝에 2008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나는 홈페이지 대문에 ‘바르게 소신껏’이라는 슬로건을 걸어 놓았다. 권력에는 정의를, 시장에는 공정을, 국민에게는 기회의 사다리와 안전망을 줄 수 있는 21세기 정책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다짐이었다. 등원 이후 경제정책과 입법 중심의 의정 활동에 진력했는데, 해마다 ‘최우수 의원’으로 평가받는 보람을 얻기도 했다. 여당 의원이지만 무리한 감세에 반대했고, 경쟁력과 사회적 안전망 강화를 조화롭게 추진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진정 국민 통합을 생각한다면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다시 부르게 하라고 대정부 질문에서 총리와 보훈처장을 질타하기도 했다. 뜻을 같이하는 초선의원들과 ‘민본21’을 만들어 정의롭고 절제된 권력의 사용과 진정한 친서민 정책을 주장했다. 감히 말해, 내가 정치를 하는 것은 정치의 질을 높여 보기 위함이다. 그러나 정치 개혁은 일거에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스스로 현실 정치의 모순을 안고 한 걸음씩 나아갈 수밖에 없음을 거듭 체감하게 된다. 그래도 다짐한다. 늘 성찰하되 주저앉지는 않으리라. 언젠가는 대한민국 정치에 희망의 신주류를 만들어 보리라. 건강한 보수를 추구하며 진보와도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정치 말이다. ■ 김성식 의원은 ▲1958년 부산 출생 ▲부산고·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민주화 시위로 1978년, 1986년 두 차례 투옥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련 정책기획부장 ▲한국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 ▲나라정책연구원 정책기획실장 ▲CBS 시사자키 시사평론 ▲한나라당 제2정책조정위원장(경제·예산 담당) ▲경기도 정무부지사 ▲18대 국회의원 ▲초선모임 ‘민본21’ 대표 간사 ▲한나라당 정책위부의장(경제 담당)
  • “최고의 판로 보장하겠다”

    “최고의 판로 보장하겠다”

    “이마트 간편가정식 덕분에 인스턴트 음식에 대한 편견이 많이 누그러진 것 같아 다행입니다.” “상품 개발 단계부터 협력회사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기회를 늘리겠습니다.” 19일 이마트가 경기 곤지암 리조트에서 협력회사 CEO급 임원을 대상으로 연 동반성장 아카데미. 첫 강연자로 나선 최병렬 이마트 대표와 60여개 협력업체 임원들은 한 시간 동안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번 행사는 협력회사 임원급을 대상으로 한 첫 아카데미로 이들의 경영 능력 강화 지원을 위해 마련됐다. 최 대표는 “진정한 동반성장을 위해 최고의 판로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 협력사가 협력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게 동반성장”이라며 협력사에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최우수 상품에 대해 매장 진열에서 좋은 자리를 확보해주는 한편 우수 협력사들이 포장지 자체 개발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다. 최 대표에 이어 고광수 ‘락앤락’ 영업상무가 나와 중소기업으로서 세계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를 들려줬으며, 이장우 브랜드 마케팅 대표의 21세기 브랜드 전략과 마케팅 강연이 이어졌다. 최근 경영 화두로 떠오른 디자인 경영에 대한 이노디자인 김영세 대표의 연설과 모바일혁명에 따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김중태 정보통신문화원 원장의 강연이 뒤를 이었다. 참석자들은 각 분야 최고 전문가의 강연을 들을 수 있어 무척 흡족해했다고 이마트 관계자는 전했다. 신세계도 26일 백화점 협력회사 CEO급 임원 30명을 대상으로 같은 과정으로 동반성장 아카데미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마트와 신세계는 이번 아카데미를 포함해 사이버 MBA 교육과 우수 협력회사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비재 박람회 해외 연수 기회 제공 등 협력회사 교육에 2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내가 지도한 최홍만, 격투기서 피투성이 되니 가슴 찢어져…”

    “내가 지도한 최홍만, 격투기서 피투성이 되니 가슴 찢어져…”

    [스포츠서울닷컴] 호쾌하고 인자한 이만기의 미소 속에서 지나온 세월의 희로애락과 씨름에 얽힌 환희와 씁쓸한 마음이 교차했다. 후배 강호동과 특별한 인연은 그래서 더욱 소중한 모양이다. 프로야구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42회에 걸쳐 열린 천하장사 씨름대회는 씨름계 내분과 함께 힘의 씨름으로 넘어가면서 재미없다는 말을 듣게 됐고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결국 2004년을 끝으로 천하장사 씨름대회는 막을 내렸다. 이후 체급별 장사대회만 열리고 있다. ◆ 대중의 씨름 외면, 이만기는 예견했다 ”시대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하고, 국내에서 글로벌로 넓혀진 것처럼 스포츠 문화도 청소년들 뿐 아니라 30~40대 계층도 참여형으로 바뀌었어요. 1980년대부터 이미 그런 흐름이 있었죠. 씨름도 그에 맞게 변화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어요.” 그는 씨름에 대한 대중의 외면을 예상했다. 글에서 그림으로, 그림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애니메이션에서 영상으로 변한 이 시대에 씨름판은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바빴다. 이만기는 2006년 민속씨름동우회 회장으로 재직하던 중 씨름 행정 개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한국씨름연맹으로부터 제명당했다. ”스포츠 팬들은 제게 힘을 실어 주셨어요. ‘왜 이만기를 버리느냐’고요. 잘난 척처럼 비쳐질 수 있었어요. 하지만 순수하게 우리 씨름을 살리고자 하는 목적의식이 분명했죠. 선수들이 이종격투기(K-1)로 빠져나가는 것도 안타까웠고요.” 당시 천하장사 타이틀을 박탈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었다. 하지만 이만기의 씨름 개혁 의지는 분명했다. 현실에 맞는 스포츠, 스포츠 팬들에게 사랑 받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해 줄 수 있도록 찾아가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되기를 바란 것이다. ”씨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지요. 스포츠 팬들이 요구하는 것은 달라졌어요. 씨름계가 뼈를 깎는 노력으로 전체적인 틀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씨름을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우리 전통 문화의 관점에서 살려야 해요.” 이만기의 이 같은 진심이 통했을까. 5년이 지나고 지난달 11일 대한씨름협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은 이철우 의원(한나라당)이 주최한 씨름 활성화 및 세계화 방안 토론회에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국내 5개 씨름 단체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자는 것이다. ”씨름 단체가 지금까지 많았어요. 이제는 하나된 목표로 가야 한다는 일념으로 협의체를 구성했어요. 씨름 발전의 초석이 되었으면 합니다.” ◆ ‘후배’ 최홍만 K-1 진출, “처음에는 씁쓸했어요” 자연스레 후배 장사들의 K-1 진출 이야기가 오갔다. 이만기는 그 중 대표 격인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을 2003년 여름 지도한 바 있다. 최홍만의 소속팀 LG투자증권의 차경만 감독이 대학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이만기에게 여름 방학동안 특별 지도를 해줄 것을 부탁한 것이다. 당시 이만기는 대학 씨름부 감독을 겸임하고 있었지만 프로선수를 지도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될성부른 떡잎이라 여기고 성심 성의껏 기술을 전수했다. 그리고 그해 최홍만은 천하장사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2005년 소속팀의 해체와 동시에 일본 이종격투기(K-1)에 진출해 화제를 뿌렸다. ”씁쓸했죠. 후배들이 씨름으로 밥벌이가 어려워서 K-1으로 넘어간다는 것은 선배로서 비통한 마음 그 자체였어요. 무엇보다 천하장사가 격투기 무대에서 피투성이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찢어졌죠.” 후배들이 더욱 좋은 환경에서 좋은 대접을 받기 위해 더 뛰었더라면 천하장사의 위상을 이처럼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았을 것 같다는 마음을 좀처럼 지울 수 없었다. “결국 이해를 했어요. 우리 선배들이 특별히 해 준 것이 없으니까…. 이해를 하게 되더라고요” ’대답은 이만기다’는 유행어가 나올 정도로 1980년대 이만기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또한 당시 운동선수로는 드물게 CF 섭외가 줄을 잇는 등 스타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씨름판에서 이만기의 스타성을 살릴 스타 마케팅은 없었다. ”우리 시절에는 스타 마케팅 개념 자체가 없었어요.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죠. 모래판에서 이겨도 준비된 세리머니가 아닌 포효였죠.(웃음) 덩치 좋은 사람들이 우렁차게 내뱉는 ‘파이팅’ 소리나 각종 액션 등이 이론으로 정립된 것은 아니었지만 스포츠 팬들에게 각인이 됐죠. 저 같은 경우 결승전에서 이기면 모래도 던지고, 만세도 하고, 기도도 했어요.(웃음)” ”선수들의 그러한 행동 하나하나가 팬들이 보는 시각에서는 외적인 기준이 될 수 있죠. 모래판에서 씨름을 잘한다는 것도 있지만 행동 하나하나가 관심거리에요. 예전에 박광덕 씨가 선수 시절에 보여 줬던 람바다 춤처럼 후배들도 자신만의 색깔을 가져야 해요.” ◆ 20년의 교수 생활…”대학생 된 아들 덕에 공감대 생겨” 이만기는 현역 은퇴 후 학문에 눈을 떠 교수로서 후학을 가르쳐 왔다. 새벽을 좋아할 만큼 스스로 동이 트면 하루를 계획하고 강의를 준비한다. 그가 지혜를 다지는 시간은 바로 새벽이다. 어느덧 교수 생활도 20년이 됐다. 씨름 선수에서 연구자와 교수로 걸어 온 그간의 시간이 이만기의 또 다른 정체성이기도 하다. ”(은사님께서 교수직을 권유하셨다고 하던데?) 천하장사를 하고 나서 학교(경남대) 은사님 한 분을 찾아뵈었어요. 그런데 저에게 하시는 말씀이 ‘만기야, 너는 앞으로 문무를 겸비해라. 감독이나 코치보다는 공부를 했으면 좋겠구나’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또 다른 세상이 올 것이라고요. 그 말씀을 아주 좋은 뜻으로 받아들였죠. 제 인생의 길을 열어 주신 분이에요. 말씀 한마디가 큰 빛이었고 희망이었죠.” 최근 은퇴를 선언한 ‘후배’ 이태현은 용인대학교 격기지도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대선배 이만기를 따라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고자 나섰다. “아주 좋은 일이죠. 저와 김경수(건동대)에 이어 민속씨름 선수 출신으로는 세 번째로 교수가 됐어요. 현장감을 바탕으로 이론을 접목해서 정말 좋은 제자를 길러 냈으면 좋겠어요. 특히 씨름 분야의 학문적인 연구를 많이 해 줬으면 좋겠고요.” 슬하에 두 명의 아들을 둔 이만기는 첫 째가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들과 또래가 됐다. “아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는 제자들을 그저 젊은 세대로만 봤어요. 그런데 아들과 또래라고 생각하니까 자식처럼 공감대가 생기더라고요.(웃음) 잘 가르쳐서 사회가 요구하는 사람으로 키워 내고 싶고, 체육을 선택한 것에서도 절대 후회하지 않도록 하고 싶어요.” 이십대의 열정을 다 바쳤기에, 그 소중한 시간을 절대 헛되이 보내게 하고 싶지 않다. 이만기 스스로가 지식을 쌓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았고 체육을 넘어 문화계에서 큰 몫을 하고 있듯이 제자들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심어 주는 전도사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 ‘방송인’ 이만기의 삶 “예능은 안 맞는 것 같아요” 이만기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씨름판보다 오히려 방송에서 더욱 익숙하다. KBS 예능 프로그램 스펀지, 비타민과 함께 케이블 TV에서 방영됐던 ‘샅바 인터뷰’ 등에서 그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체육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기자, 연구원, 방송 해설가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어요. 저 역시도 교수를 하고 있지만 그동안의 방송 생활을 통해서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했어요. 지금은 스펀지 하나만 하고 있지만 후배들에게 다양한 계층과 다양한 분야에서 선배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요.” ”그런데 예능 프로그램에는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요.(웃음) 팬들이 얌전한 이미지로 봐 주셔서 곤란하네요. 제가 30대쯤 됐어도 장난도 많이 쳤을 텐데.(웃음) 예능은 아무래도 30~40대 계층에는 사각지대에요. 그래도 제가 스펀지나 1박2일, 무릎팍 도사 등에 출연했는데 사실 중년 나이치고는 드물잖아요? 옛 향수를 떠올리면서 재미있어 하시더라고요. 살아온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으니까.” 이만기는 2008년 KBS N을 통해 ‘이만기의 샅바 인터뷰’를 진행했다.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스포츠 분야별 대표 선수들을 만났다. “사실 섭외가 어려워서 (프로그램을) 오래 하지는 못했어요.(웃음) 유명 선수들의 스케줄 조정부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진행도 다소 미흡했고요. 하지만 좋은 경험이었어요” 자신이 씨름계 정상에 섰듯이 체조 여홍철, 펜싱 남현희 등 각 분야의 1인자들과 만남은 매우 특별했다. 그들을 통해 자신의 열정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샅바 인터뷰’에 출연한 선수들은 모두 자기를 제어할 줄 알고, 인내할 줄 알았다. 그 역시 와 닿는 내용이 매우 많다는 걸 느꼈다. 그렇기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다. ”(박찬호 선수 팬이라고 들었는데) 네, 아주 좋아합니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10승 이상을 올린다는 것이 정말 힘들거든요. 개인적으로 젊은 친구가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가 유명 선수들을 삼진 아웃시키는 모습이 멋졌어요. 지금은 선수로서 노장이 됐지만 일본에서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기는 지난해 김해시생활체육회장으로 취임했다. 이어 경남문화재단 대표이사로도 선출됐다. 씨름에서 생활체육으로, 생활체육에서 문화계로 활동 분야를 넓히고 있다. 그가 바로 이 시대의 진정한 슈퍼맨이 아닐까. 씨름은 이만기를 세상과 만나게 한 샘이었다. 그렇기에 씨름에 대한 열정의 초심을 잃지 않고 있는 듯 보였다. 이제 이만기는 ‘이만기 브랜드’로 스포츠와 문화 예술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촉매로 거듭나고 있다. 모래판 위에서 눈부시게 당당했던 그가 다시 샅바를 고쳐 매고 선 곳은 더 큰 모래판이다. 인생이라는 모래판 위에서 그가 또다시 펼칠 시원한 들배지기 승리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은 이만기 선수라고 합니다. 그만큼 저와 씨름은 뗄 수 없는 운명적인 관계죠. ‘코리언 레전드’로 뽑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씨름을 더 알리고 나아가 교수로서 21세기에 필요한 인재들을 양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스포츠서울닷컴 독자 여러분들도 건강하시고 건승하세요.” <글 = 김용일 기자, 사진 = 문병희 기자> 스포츠서울닷컴 스포츠기획취재팀 기자 kyi0486@media.sportsseoul.com
  • [꿈틀대는 여권 대선 조직] 박세일의 통일운동 조직

    [꿈틀대는 여권 대선 조직] 박세일의 통일운동 조직

    박세일(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대한민국 보수의 ‘이데올로그’로 불린다. 4·27 재·보선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한나라당에서는 비상대책위원장 1순위로 그를 꼽기도 했다. 정치권이 박 이사장을 주목하는 것은 그의 이론보다 조직력 때문이다. 박 이사장이 깃발을 들면 보수의 리더들이 모인다. 지난해 10월 그가 만든 ‘한선국가전략포럼’에 김영삼 전 대통령,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박관용 전 국회의장, 김덕룡 민족화해협력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 등 300여명이 참여해 ‘박세일 인맥’을 과시했다. 박 이사장은 다음 달 6일 선진통일연합(선통련)을 공식 출범시킨다. 창립 발기인으로 이미 5000여명이 참여했다. 16개 광역시도는 물론 전국 시·군·구, 해외 조직까지 대부분 결성했다. 한선재단이 선진화와 통일을 위한 ‘싱크탱크’라면 선통련은 ‘액션탱크’라는 게 박 이사장의 설명이다. 박 이사장은 “선통련은 21세기형 만민공동회의를 추구하는 국민운동 조직이 될 것”이라면서 “대한민국이 선진화를 이루고 세계 중심국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주체적으로 통일의 역사를 써야 하고, 실제로 통일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선통련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정치적으로 해석하든, 경제적으로 해석하든 나는 개의치 않는다.”면서 “정파를 떠난 조직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대선과 연결지어 본다. 선진화나 통일 등의 국가전략이 보수 재집권 의제와 직결돼 있고, 각계 인사들을 모으는 단체 결성이 정치세력화의 수순으로 읽혀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내년 대선에서 박 이사장이 보수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기존 후보가 위태로워지면 그의 대선 출마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또 비록 출마하지 않더라도 우리 당 후보는 그의 조직력을 반드시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윤증현 장관 “대외 불확실성 선제적 대응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자신이 주재한 마지막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대외 불확실성에 대해 정부와 기업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윤 장관은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가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과 기업 지원을 위한 정부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윤 장관은 또 회의 안건인 ‘한·중앙아시아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에 대해 “아시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정치·제도적 시스템과 우수한 인력, 자본 유입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을 달성했고 국제적 위상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인도·동남아국가연합(ASEAN)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제도적 협력기반이 갖춰진 서남아·동남아 지역과 달리 동북·중앙 아시아 지역은 제도적 협력기반이 미흡하다.”면서 “21세기 ‘신(新)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중앙아시아와의 경제협력을 심화시키는 한편 동북아 지역의 FTA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아시아 지역의 경제통합 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아세안외교 4强수준 격상시키자”

    “아세안외교 4强수준 격상시키자”

    한가롭기만 한 지난 15일 오전 9시. 서울 양재동 외교안보연구원에서는 맹렬한 토론이 벌어졌다.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높이고 중국과의 관계를 연구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동남아대사모임’(CNA:China and ASEAN)이다. ●매달 한번 토론… 이메일 참여도 전·현직 아세안 및 중국 대사들이 매달 한 번씩 모여 의견을 나누고, 이건태 주라오스 대사는 이메일로 원고를 보내오고 있다. 이들이 첫 모임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아세안의 중요성에 비해 국내에서는 존재감이 너무 낮게 평가돼 있다는 생각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졌다. “우리 외교가 너무 동북아에만 집중돼 있다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외교의 시야를 동남아로도 확대하자는 거죠.”(이원형 전 캄보디아 대사) “아세안 외교를 4강 수준으로 격상시키자는 게 우리의 캐치프레이즈입니다.”(임홍재 전 베트남 대사) 아세안은 지난해 우리나라와의 교역규모가 973억 달러로 중국 다음으로 많고, 인적 교류도 연간 400만명에 달한다. 한국인이 해외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곳(43억 달러)도 아세안이다. 한마디로 돈, 물건, 사람의 교류가 가장 많은 곳이다.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은 10년 전 체결됐는데 미국이나 유럽연합(EU)에 비해 아는 사람이 적습니다. 10년 전 아세안과 지금의 아세안은 전혀 다른데 아직도 가난한 나라로 인식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죠.”(이선진 전 인도네시아 대사) ●“아세안 = 후진국 인식 안타까워” 인도네시아는 경제규모가 세계 18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도 30위권이다(국제통화기금 발표·한국 15위). 최근 2~3년 대기업의 아세안 국가 진출이 부쩍 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이들 국가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중국 남부 지역과 아세안이 뭉쳐서 한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들을 동맹으로 부르면서 상당히 비중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신정승 전 중국대사) 이들이 주시하는 것은 경제뿐 아니라 안보 문제도 포함된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세안은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한편 안보문제에서는 힘을 똘똘 뭉친다. “아세안의 고민은 중국 부상에 대한 위험론, 경제적 이익론 등 크게 두 가지입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같습니다.”(이원형 전 대사) “21세기에는 위기 대응을 혼자 할 수 없습니다. 개별 국가가 뭉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지받을 수 있는 그룹을 만들어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정치·외교·사회·안보의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지, 다자틀의 중심이 바로 아세안입니다.”(이선진 전 대사) ●“亞서 보면 새로운 세계 보여” 전직 대사들이 경험을 살려 대중외교(Public Diplomacy)의 새로운 장을 열어 주기를 바라는 외교부 안팎의 기대도 크다. 최근 정부의 ‘신 아시아 외교 구상’으로 아세안 외교정책이 힘을 받으면서 이들의 활동이 아세안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들은 오는 6월 한-아세안 센터와 함께 ‘부상하는 아세안과 한국’이라는 주제로 5주간 특별 강좌를 여는 한편 하반기부터는 지방대학을 돌면서 강연도 펼칠 예정이다. ‘중국의 부상과 동남아의 대응’이라는 책도 6월 말 탈고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세계 지도를 보세요. 아세안에서 서 보면 동북아와 인도 너머로 또 하나의 세계가 펼쳐집니다.”(조병제 전 미얀마 대사·현 외교부 대변인)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부고]

    ●정동락(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기락(스텝스 본부장)택락(자영업)씨 모친상 12일 울산 21세기좋은병원, 발인 15일 오전 9시 (052)282-8444 ●임형선(전 언스트앤영 상무)태선(렙디코리아 부장)혜선씨 모친상 13일 삼육의료원, 발인 15일 오전 9시 (02)2210-3425 ●김종심(전 동아일보 논설실장)종덕(이화여대 교수)종헌(전북대 〃)씨 모친상 임우환(전 국정원 이사관)씨 장모상 13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2258-5973 ●박종윤(산도테크 노조위원장)종두(롯데마트 이사)종구(삼성생명보험 상무)씨 모친상 조병철(청우컨설턴트 대표이사)류시왕(캐나다 거주)씨 장모상 이미경(청운중 교사)씨 시모상 1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30분 (02)3410-6912 ●정우섭(제너럴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씨 부친상 13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2227-7566 ●김현수(프로축구 전북현대 코치)씨 부친상 13일 경기 평택 중앙장례식장, 발인 15일 오전 6시 (031)668-4485 ●문경순(연세대 물리학과 교수)씨 모친상 곽원옥(자영업)신영기(〃)유성기(〃)조정원(〃)씨 장모상 13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2227-7572 ●김명현(울산항업 회장)씨 별세 성준(킵솔 대표이사)희준(울산항업 〃)씨 부친상 1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30분 (02)3010-2265 ●김지영(서울대어린이병원 임상영양사)승래(현대모비스 앨라배마법인 과장)웅래(YTN 사회부 기자)씨 부친상 이진석(SK C&C 정부통합전산센터담당 부장)씨 장인상 13일 서울대병원, 발인 16일 오전 7시 30분 (02)2072-2016 ●조용택(전 건교부 토지이용계획과 사무관)씨 별세 강금영(송파 민주평통 자문위원)씨 남편상 영건(사업)중현(〃)씨 부친상 1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5일 오전 9시 (02)3010-2261 ●김기춘(아산토건 대표)씨 부친상 13일 인천 새천년장례식장, 발인 15일 오전 9시 (032)552-3100 ●구홍표(자영업)홍두(일산병원 응급센터소장)홍택(자영업)씨 부친상 13일 부산 영도구민장례식장, 발인 15일 오전 9시 (051)414-8974 ●김영철(한국해양대 교수)최장욱(사업)이수영(SK C&C 상무)정명진(회사원)최재우(미국 거주)씨 장모상 12일 부산 인창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30분 (051)464-5831
  • 식민지 조선의 강요된 ‘명랑화 운동’

    대략 2년 전쯤의 일이다. 소래섭 울산대 국어국문학부 교수는 1930년대 작가인 박태원과 김기림의 작품 속에 ‘명랑’(明朗)이라는 단어가 유독 많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소 교수는 이후 일제강점기 신문과 잡지를 탐색해 ‘명랑’의 문화사적 의미 변화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명랑’의 끝자락에 1930년대 식민지 조선의 암울한 현실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유쾌하고 활발하다.’는 뜻의 평범한 단어 하나에 놀라운 역사적 역설이 숨겨져 있었던 것. ‘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웅진지식하우스 펴냄)는 명랑이란 단어에 주목해 우울한 근대를 읽어낸다. 총독부와 근대 자본주의가 강요한 명랑의 홍수 속에서 1930년대는 웃음이 넘쳐난 시대였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대다수 지식인과 예술가, 학생, 노동자들은 우울에 젖어갔다. 저자는 일제가 당시 조선에선 잘 쓰이지 않던 ‘명랑’이란 단어를 의도적으로 앞세우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총독부가 벌인 ‘대경성 명랑화 프로젝트’가 단적인 예다. 경성이 급속하게 팽창하면서 보건 위생과 치안 등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자, 총독부는 이를 바로잡겠다며 도시 명랑화 정책을 펴기 시작한다. 하지만 실제 목적은 체제에 저항하는 세력을 억압하고 체제순응형 인간을 양성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경성에 ‘명랑’이란 감정이 이식되기 시작했다. 학교는 ‘언행일치의 명랑한 인격’을 양성하라는 지침에 따라 ‘모범 인간’ 양성에 나섰고, 주류 언론들은 퇴폐적이고 저속한 유행가 대신 명랑한 유행가를 현상 공모하기도 했다. 산책 즐기는 남자를 부축해주는 ‘스틱 걸’과 당구장에서 손님과 함께 게임을 하는 ‘빌리어드 걸’, 주유소의 ‘가솔린 걸’ 등 화려한 용모와 미소로 명랑을 꽃피우는 온갖 ‘걸’들이 출현한 것도 이 시기였다. 이러한 ‘강요된 명랑’의 잔재는 ‘명랑화 운동’이나 ‘사회 명랑화 캠페인’ 등을 통해 1980년대까지 이어졌다. 저자는 1990년대 이후 ‘명랑화’라는 말은 자취를 감췄지만 자신의 감정이나 의지와 상관없이 순응만을 강요하는 명랑화는 ‘행복화’나 ‘쿨’ 등의 레토릭으로 대체된 채 여전히 살아있다고 꼬집는다. 88만원 세대의 ‘쿨’ 또한 1930년대 ‘명랑 가면’의 21세기 버전에 불과하다는 것. 저자는 만화 명랑소녀 캔디를 통해 ‘외로워도 슬퍼도’식 명랑화로부터 벗어나라고 충고한다. “진정한 명랑이란 자신의 진실한 감정과 대면하고 슬픔까지 껴안을 수 있을 때만 찾아오는 것이니, 바늘로 허벅지 찔러가며 쿨한 척 애쓰지 말고 자기 감정의 주인이 되라.”고 말이다. 1만 38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나는 영국 시골에서 귀족처럼 쉰다

    영국만큼 과거를 부둥켜안고 사는 나라가 있을까? 옛것을 오롯이 간직하고 살며, 그 자부심으로 오늘을 사는 영국인들. 그들이 목숨을 걸고 보존하려는 것은 왕정 체제와 각국에서 강탈해 온 대영박물관의 유적들만은 아니다. 영국만큼 과거를 부둥켜안고 사는 나라가 있을까? 옛것을 오롯이 간직하고 살며, 그 자부심으로 오늘을 사는 영국인들. 그들이 목숨을 걸고 보존하려는 것은 왕정 체제와 각국에서 강탈해 온 대영박물관의 유적들은 아니다. 글 사진 = 최승표 기자 / tktt@traveltimes.co.kr 영국의 중세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코츠월드(Cotswolds) 지방에서는 사람과 자연과 낡은 건물이 공존하고 있다. 누구도 주인공이 아닌, 어울림의 멋을 간직한 풍경은 여행자에게 안식을 준다 나는 영국 시골에서 귀족처럼 쉰다 영국만큼 과거를 부둥켜안고 사는 나라가 있을까? 옛것을 오롯이 간직하고 살며, 그 자부심으로 오늘을 사는 영국인들. 그들이 목숨을 걸고 보존하려는 것은 왕정 체제와 각국에서 강탈해 온 대영박물관의 유적들만은 아니다. 시골 지역이야말로‘옛 영국’의 멋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그들의 자부심이다. 런던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보석 같은 마을을 찾아 떠났다.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가진 코츠월드(Cotswolds) 지방에 들러 동화같은 마을을 산책했고, 도자기마을 스토크온트렌트(Stoke-on-trent)에서는 중세 귀족들처럼 고급스러운 찻잔에 애프터눈티를 즐겼다. 21세기로 돌아오기 싫었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주한영국관광청 www.visitbritain.co.kr 1 코츠월드는 영국 중부와 남부에 걸친 구릉지대이다. 푸른 초지 위에서 풀을 뜯는 양떼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2, 3 버튼온더워터는‘영국의 작은 베니스’라는 애칭이 붙을 만큼물과 마을이 어우러진 풍경을 자랑한다. 코츠월드의 수많은 마을 중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곳이다 전원에 안겨 누리는 보편적 쉼 COTSWOLDS ‘영국식’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영국 고유의 문화들이란 런던 같은 대도시보다는 지방의 마을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영국식 정원, 영국식 휴가 문화, 영국식 아침식사, 심지어 영국식 영어발음까지. 하여 이번 여행에서는 런던을 비껴 북서쪽에 위치한 코츠월드(Cotswolds) 지방으로 향했다. 초록의 풍경 속을 거닐며 심신의 안식을 누렸고, 중세시대의 귀족처럼 500년 묵은 호텔에서 잘 먹고, 잘 쉬었다. 해리 포터를 탄생시킨 동화마을 런던을 출발해 옥스퍼드(Oxford)로 가는 기찻길,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이 어딘가 익숙하다. 완만한 구릉의 초지에는 소 떼, 양 떼가 뒹굴고 있고, 오래된 주택들에서는 장작을 때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유럽의 여느 시골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다. 허나 옥스퍼드역에서 차를 타고 서쪽으로 향해 가자 진한 벌꿀색의 낡은 주택들이 나타나면서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코츠월드의 동쪽 관문 위트니(Witney)에 접어든 것이다. 영국 중서부와 남부, 6개 주에 걸쳐 있는 구릉지대인 코츠월드는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들을 품고 있다. 미국의 여행작가 빌 브라이슨은 코츠월드를 여행하고 “영국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정교하게 꾸며진 전원 풍경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도 분통이 터지도록 그 사실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런데 빌 브라이슨의 지적은 조금 잘못됐다. 코츠월드는 중세시대 양모 산업의 중심지로 부유층이 몰려든 후로 지금까지 부호들의 휴양지로 명성이 자자하다. 런던에 사는 도시인들에게는 코츠월드에 별채를 소유하고, 주말마다 휴식을 취하는 게 로망이라고 한다. 브라이슨은 코츠월드의 상징인 석회석 돌담벽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분통이 터진다고 한 것이리라. 군데군데 남아 있는 야트막한 돌담벽과 목가적인 전원 풍경은 제주도와 어딘가 닮아 있다. 돌담과 가옥의 구성물이 현무암이라는 사실만이 눈에 띄게 다를 뿐이다. 그래서일까? 영국 국립 걷기 코스의 일부인 ‘코츠월드웨이(Cotswolds Way)’는 지난해 제주올레와 ‘우정의 길’ 협약을 맺었다. 코츠월드웨이는 남쪽의 배스(Bath)에서 북쪽의 치핑 캠든(Chipping Campden)에 이르는 160km의 도보여행 코스로 험난한 오르막길은 없고, 느릿느릿 걸으며 풍광을 즐기고 예쁜 마을들에서 농촌 사람들의 일상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올레길과 흡사하다. 코츠월드라는 지명보다 그 풍경이 우리에게 친숙한 것은 숱한 영화가 이곳을 배경으로 하는 까닭이다. <해리 포터>의 작가 J.K. 롤링은 코츠월드 지방의 예이트(Yate) 마을에서 나고 자랐으며, 영화 장면 중 일부를 코츠월드에서 촬영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섀도우랜드> 등도 코츠월드를 배경으로 했다. 코츠월드와 인연이 깊은 유명인들도 많다. 영화배우 케이트 윈슬렛은 촬영이 없을 때 북부 코츠월드에 있는 자신의 집에 머문다고 한다. 찰스 왕세자도 어릴 적 이곳에서 자랐고, 폴로를 배웠다고 한다. 차를 타고 목초지가 펼쳐진 길을 달리는데 왕가의 후손처럼 보이는 소년들이 폴로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6개 주에 걸쳐 있는 코츠월드에는 약 200개의 마을이 있다. 각각의 마을들은 가옥의 형태가 조금씩 달라 고유한 매력을 가졌으니 머무를 마을을 결정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숙제가 아니다. 돌담과 가옥을 구성하는 석회석은 북쪽 지역은 진한 노란색을 띠고, 남쪽으로 갈수록 검은 빛깔이 강해진다. 코츠월드의 마을 중에서 바이버리(Bibury)는 영국에서 가장 예쁜 마을로 손꼽힌다. 콜른(Coln) 강이 잔잔히 흐르고 송어가 평화로이 헤엄을 치고 있다. 동화 속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한 집들은 코츠월드의 어느 마을보다 동화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바이버리는 아트 & 크래프트 운동을 주도했던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가 가장 사랑했던 마을이기도 하다. 예술마저 대량생산되던 산업혁명의 시대에 반기를 들고 수공예를 활성화시킨 예술가의 눈에 가장 아름답게 보인 마을이라니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코츠월드에서 가장 대중적인 마을로는 버튼온더워터(Burton on the Water)가 꼽힌다. ‘영국의 작은 베니스’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 마을에는 청계천보다 얕은 냇물을 사이에 두고 아기자기한 앤티크 상점들이 줄지어 있고, 마을 곳곳에 볼거리를 간직하고 있다. 모터 뮤지엄에는 구식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이 전시되어 있고, 버튼온더워터 마을을 9분의 1 크기로 축소시켜 놓은 모델빌리지도 흥미롭다. Gardens & Gardeners 영국식 정원은 ‘상상력’이다 코츠월드의 예쁜 마을들은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원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지만 각 마을마다 인간의 상상력으로 빚어낸 신비한 정원을 곳곳에 품고 있다. 몸체 속에 작은 인형을 겹겹이 품고 있는 러시아 인형처럼 정원 속에는 작은 텃밭이 감춰져 있고 텃밭에 뿌리내린 각각의 식물들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머금고 있다. 영국은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나라 전체에 숱한 정원을 갖고 있다. 런던에 있는 하이드파크(Hyde Park)도 정원의 확장에 다름 아니다. 영국 시골 정원의 주인은 중세시대 지주들이었고, 런던 정원의 주인은 왕이었기에 권력의 크기만큼 정원의 크기가 차이가 날 뿐이다. 영국을 벗어나도 영국인들이 스쳐간 곳에는 어김없이 근사한 정원이 있게 마련이다. 미국과 영연방 제국에는 어김없이 보태닉 가든, 영국식 정원이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영국인들은 왜 이렇게 정원에 열광할까? 지금의 ‘영국식 정원’은 18세기를 거치면서 급속히 확대됐다고 한다. 당시 영국 귀족들은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절대 권력과 엄격한 이념에 대항해 자유로운 정신을 정원에 표현해냈다. 그러니까 영국식 정원이란 자연의 모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도의 속박에 대한 반동이었으며, 상상력의 표출 창구였던 것이다. 영국식 정원들은 정형화된 정원의 패턴을 과감히 거스른다. 독특한 형태의 나무들 사이를 걸으며, 진한 풀꽃향기를 맡으면 꿈에서나 보았던 ‘비밀의 화원’에 온 듯한 착각이 절로 든다. 코츠월드에는 영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아름다운 정원들이 많다. 영국 HHA(Historic Houses Association)에서는 매년 ‘올해의 정원’을 선정하고 있는데 코츠월드 지방에 있는 정원들이 단골로 이 상을 거머쥔다. 버튼온더힐(Burton on the Hill) 마을에 있는 버튼하우스가든을 찾았다. 3월의 정원은 초록의 단색만이 그득했다. 나무를 손질 중이던 백발의 정원사는 “4월에 접어들면 거짓말처럼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필 것입니다”라고 소년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2006년에 ‘올해의 정원상’을 받은 이 정원은 18세기 영주가 살았던 곳으로 코츠월드의 정원은 단지 풀과 꽃을 구경하는 공간만은 아니다. 이곳에서는 수시로 자선행사가 열리며, 사진전, 미술전도 열리고, 예식장으로도 사용된다. 다음으로 1988년 ‘올해의 정원’으로 선정된 반슬리하우스에 들렀다. 시런세스터(Cirencester)에 위치한 반슬리하우스도 화려한 정원을 가진 17세기 영주의 주택이었으나 2001년 럭셔리한 호텔로 재탄생했다. 수백년 된 건물의 내부를 모던한 분위기로 180도 변화시켰으며, 호화로운 스파까지 갖췄다. 24개 객실은 모두 다른 디자인으로 설계했으며, 독립된 별채는 동남아 풀빌라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랑한다. 투숙객들로 하여금 중세 귀족이 된 듯한 환상에 빠지도록 완벽하게 연출된 공간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2 영국인들은 정원 속에 그들의 상상력을 담는다. 중세 말, 유럽의 정세가 격변할 때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던 영국인들의 자유분방한 의식이‘영국식 정원’의 출발지점이다 3 중세 귀족들의 주택은 20세기를 거치면서 근사한 호텔로 변모했다. 반슬리하우스는 동남아 풀빌라를 무색케 하는 화려함을 갖췄다. 고풍스러운 외관에 모던한 실내는 영국이 아니고서는 경험할 수 없는 조화다 1 코츠월드는 시간마저 17세기에 멈춘 듯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2 테트버리(Tetbury)에는 7세기에 지어진 성모마리아 교회가 있다. 이 교회 또한 코츠월드산 석회석으로 지어져 벌꿀색을 띈다 3 코츠월드는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굳이 촬영을 위한 세팅이 필요 없어 보인다. 오래된 호텔에는 낡은 책들이 세월의 흔적을 안고 있다 4‘ 비교적’번화한 테트버리 중심가에는 앤티크 상점들이 줄지어 있다 5 봄을 기다리는 정원은 정원사들의 세심한 손길로 다듬어지고 있었다 6 코츠월드에는 작은 호수가 많고 호수에는 어김없이 백조가 있다. 호텔 이름 중‘스완(Swan)’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7 마을마다 자리한 교회의 한 켠에는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비석이 행렬을 이루고 있다. 묘지의 분위기는 스산하기보다 정겹다 Accomodation 영국 시골 여행을 위한 최선의 선택 영국 시골 여행의 정수는 호텔에서 누릴 수 있다. 코츠월드에서 ‘호텔=잠자는 곳’이라는 등식은 절대 성립되지 않는다. 근사한 정원을 갖추고 있으며,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해 중세 귀족들이 누린 호사로운 문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까닭이다. 호텔 안에 정원이 있다는 느낌보다는 정원 속에 호텔이 있다는 느낌이다. 이른 아침 지저귀는 새소리에 창을 열면 비밀의 화원에서 하룻밤을 난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코츠월드의 호텔들이 가진 미덕이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호텔이 20개 전후의 객실만을 갖고 있으며, 심지어 4개뿐인 곳도 있다. 체인 호텔이란 찾아보기 어렵고 , 어느 호텔을 막론하고 주변의 경관을 해치는 튀는 디자인도 없다. 가격은 런던의 호텔보다 훨씬 저렴하니 오래 머물기에도 좋다. 코츠월드의 호텔들은 한결같이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17세기풍’은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라 실제 17세기부터 시작된 호텔의 역사를 의미한다. 오래된 외관은 우리의 고택을 연상시킨다. 차이점이 있다면 뛰어난 보존정신과 현대 디자인의 요소를 적절히 수용했다는 데 있다. 위트니에 있는 올드스완(Old Swan) 호텔은 15세기 여관이 스파까지 갖춘 고급 호텔로 재탄생한 곳이다. 16개 객실은 최소한의 레노베이션으로 중세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며, 46개 객실은 외관은 그대로 두고, 실내만 모던한 분위기로 변화를 꾀했다. 낚시와 승마 등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고, 최근에는 스파 시설도 선보였다. 올드 스완은 <나니아 연대기>로 유명한 영문학자 C.S 루이스가 애용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바이버리에 있는 스완 호텔은 콜른 강을 앞에 두고 너른 정원을 간직하고 있어 코츠월드 내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다. 객실은 단 22개뿐이다. 코츠월드에는 호텔뿐 아니라 B&B(Bed & Breakfast), 게스트하우스도 많다. 가이드에게 “미국에서는 B&B란 통상 저렴한 숙소를 일컫는데 코츠월드 같은 부호들의 휴양지에 있다는 게 어색하다”고 말하자, 콧방귀로 답을 대신했다. 그리고는 “코츠월드의 B&B는 비싼 호텔을 가지 못한 여행객들이 가는 곳이 아니라 영국 농촌에서의 휴가를 누릴 수 있는 최선의 숙소 형태”라고 설명했다. 세대를 거듭하며, 정원을 다듬고, 몇 되지 않는 객실을 애정을 갖고 보존해 온 주인들의 시골 사람 인심을 체험하고 싶다면 호텔보다 B&B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호텔이든 B&B든, 예약은 서둘러야 한다는 것. 야생화가 만발하는 봄철에 코츠월드를 방문하려면 최소한 6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안전하다. 코츠월드관광청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다양한 숙소 정보와 유용한 여행 팁도 얻을 수 있다. www.cotswolds.com 1, 4 위트니에 위치한 올드스완 호텔은 6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레노베이션을 최소화한 객실에 머물면 중세시대로 돌아간 듯 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2 영국 시골 여행의 미덕은 영국인들이 애써 지켜온 그들의 휴가문화를 오롯이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17세기 영주들의 주택을 개조한 고급 호텔들은 실내를 모던한 디자인으로 꾸몄다. 햇볕 드는 밝은 객실은 아늑한 분위기를 극대화시켰다 food 미식가, 대식가를 만족시킨 영국의 맛 영국에 대한 가장 ‘억울한’ 편견 중 하나는 음식에 관한 것이다. ‘피쉬 앤 칩스를 제외하고는 먹을 게 없다’거나 ‘양은 많고 짜기만 하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3~4시간씩 수다를 떨며 와인과 함께 식사를 하는 비상식적인 사람들(프랑스)과 지중해의 축복으로 연중 식재료가 풍부한 아랫동네 허풍쟁이들(이탈리아) 때문에 저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영국인들은 항변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영국의 시골에서는 이 편견이 여지없이 깨지기 마련. 지방에서 재배한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 음식들은 충분히 우리의 미각을 만족시켜 준다. 코츠월드에서의 아침식사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라는 고유명사를 낳았을 정도로 영국의 아침 밥상은 특별하다. 풀 브렉퍼스트라고도 불리는 영국 조식은 이름처럼 양이 많다. 호텔에 따라 뷔페식으로 알아서 가져다 먹는 방식이 있지만 주문형으로 큼직한 접시에 음식을 꽉 채워서 정성스레 가져다 주는 경우는 양이 정말 많다. 소시지, 베이컨, 블랙푸딩(순대와 비슷한), 스크램블 에그, 칠리 콩, 구운 토마토, 삶은 버섯, 감자 튀김이 기본이다. 식성에 따라 보기만 해도 질릴 수 있다. 각종 빵과 과일, 시리얼까지 곁들여지면 위장이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다. 기자의 식성 탓일까? 어느 나라에서의 조식보다 영국식은 만족스러웠다. 단지 배만 부른 것이 아니었다. 어느 음식 하나 대충 만들어진 것이 없었다. 이에 비하면 시리얼과 빵 조각, 커피로 아침을 떼우는 콘티넨탈 조식은 요기만 면하는 수준이다. 영국에서 먹는 문화의 대표격은 ‘애프터눈 티’라 할 수 있다. 영국은 어디를 가나 호텔이나 찻집에서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지만 한 폭의 그림 같은 코츠월드의 절경과 함께하는 맛은 비교할 수 없다. 따뜻하게 구워낸 스콘과 함께하는 홍차 한잔은 오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특히 영국의 홍차 맛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차 때문에 전쟁까지 불사한 나라가 아니던가. 영국에서는 최근 음식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맛없는 음식의 나라’라는 불명예를 떨치기 위해 국가적으로 스타 요리사를 집중 육성시켜 음식관광의 활성화를 노리고 있을 정도다. 이와 별도로 10년 전 구제역으로 나라 전체가 홍역을 앓은 뒤, ‘믿을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가닉푸드(Organic Food)가 대두됐다. 코츠월드에는 유기농 을 ‘라이프 스타일’로 확장시킨 데일스포드(Daylesford)가 유명하다. 최근 한국 백화점에도 진출해 우리에게 익숙한 데일스포드는 직접 농장에서 재배한 유기농과 기른 가축을 판매하는 상점과 식당, 유기농 화장품으로 즐기는 스파 시설까지 갖추고 있으며, 영국인들은 물론 코츠월드를 찾는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www.daylesfordorganic.com 5 영국은 오가닉 푸드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유기농을 직접 생산해 다양한 제품으로 판매하는 데일스포드는 코츠월드에서도 명소로 꼽힌다 6 영국에서의 세 끼니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은 햇살 드는 창가에 앉아 조식을 먹을 때다. 잉글리시 풀 브렉퍼스트의 진수를 코츠월드의 호텔에서 누려볼 수 있다 7 홍차 한잔과 달콤한 스낵을 즐기는 오후의 여유는 영국 여행의 백미라 할 만하다. 근사한 애프터눈 티를 위해서라면 점심과 저녁을 희생할 만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逢山開道 遇水搭橋(봉산개도 우수탑교:산을 만나면 길을 트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제3차 미·중 전략경제대화 개막식에서 잇따라 중국의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으로는 인권 문제 등으로 압박하면서도 중국과 함께 세계경영을 도모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클린턴 장관은 ‘봉산개도(逢山開道), 우수탑교(遇水搭橋)’를 꺼내들었다. 산을 만나면 길을 트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는 뜻으로 양국 관계에 놓여 있는 난관과 애로를 뚫고 나가는 계기를 만들자는 의미다. 그는 “우리는 오늘 이곳에서 그와 같은 (난관과 애로를 극복할 수 있는) 교량을 가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가이트너는 “유복동향 유난동당” 베이징대 어학연수 경험이 있는 ‘중국통’ 가이트너 장관은 ‘유복동향(有福同享), 유난동당(有難同當)’을 외쳤다. 그는 “어떤 나라도 혼자서 21세기의 도전에 맞설 수는 없고, 어떤 나라도 문을 닫아건 채 자신의 이익을 도모할 수는 없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인용한 뒤 ‘고락을 함께한다’는 뜻을 가진 중국 고사성어 ‘유복동향, 유난동당’을 소개했다. 중국 언론들은 “가이트너 장관이 중국 연수 시절 헛된 시간을 보내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고 치켜세웠다. ●‘고락을 함께’ 양국관계 중요성 강조 클린턴 장관 등이 중국 고사성어를 인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클린턴 장관은 2009년 열린 첫 번째 대화에서는 어려움 속에서 일심협력하자는 뜻의 ‘동주공제’(同舟共濟)를 외쳤고, 지난해 두 번째 대화 때는 ‘수도동귀’(殊途同歸·길은 다르지만 이르는 곳은 같다)를 소개하며 양국의 목표점이 같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이트너 장관도 유창한 푸퉁화(普通話·표준어)로 ‘펑위퉁저우’(風雨同舟·고난을 같이 하다)를 외쳐 중국인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해마다 200여만명 찾는데… 셋방살이 끝내야죠”

    “해마다 200여만명 찾는데… 셋방살이 끝내야죠”

    “인류의 보편적인 인식에 기반해 다(多)문화와 타(他)문화에 대해 공존할 수 있는 이해를 넓히는 것이 21세기 민속박물관이 해야 할 역할입니다.” 국내 대학(안동대, 중앙대)에 민속학과가 만들어진 지 32년 만에 첫 민속박물관장을 맡은 천진기(49)씨의 취임 일성이다. 안동대 민속학과를 나온 그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문화재연구소 등을 거쳐 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장으로 재직 중 공모 절차를 통해 지난 6일 관장으로 공식 임명됐다. 몇 안 되는 내부 승진자이자 40대 관장이다. ●“다문화 사회 속 공존의 가치 찾을 것” 9일 13대 관장으로 첫 근무를 시작한 천 관장은 온통 민속학의 미래 가치에 관심이 쏠려 있었다. 마치 ‘준비된 관장’처럼 박물관의 나아갈 길에 대해서도 거침 없고 분명하게 소신을 밝혔다. 그는 “고리타분하게 과거의 추억을 더듬거리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나아갈 길 속에 현재적 의미를 찾는 것이야말로 민속학의 본령”이라며 ‘다문화 사회 속 공존의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천 관장은 “민속학의 의의는 단출하면서도 명쾌하다.”면서 “골동품이나 오래된 것들을 갖다 놓고 연구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을 성찰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내다보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1세기 한국 사회의 모습이 민속학의 소중한 연구 자료이자 대상이라는 얘기다. 그는 “21세기는 경제 발전, 월드컵 개최 등 한국 역사에서 대단히 의미 있는 시공간”이라면서 “세계인류사적인 축적이 이뤄진 만큼 ‘지금, 여기’가 민속학적 연구의 의미 있는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흔히 과거 추억의 어느 순간, 물건, 사람을 더듬는 것으로 민속학을 국한시키곤 하지만 천 관장이 바라는 민속학은 현재와 미래를 아우른다.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21세기 한국 사회에 대해 각별히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세계 문화와 공존할 수 있는 힘은 다문화 가정, 타문화 사회 구성원과 삶 속에서 어울릴 수 있는 현실에서 나온다.”면서 “전 세계 다양한 문화를 이해, 인정, 포괄하고 그 속에서 우리 문화의 주체성을 확보하는 것이 21세기 민속학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국격에 맞는 민속박물관 지을 때” 천 관장은 “젊은 관장으로서 화통하게 소통하면서 새로운 목표를 향해 함께 맹진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이제 우리 국격에 맞는 국립민속박물관을 지을 때”라는 현실적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연간 230만명 관람객 중 100만명 이상의 외국인이 찾고 있는 ‘명소’인데도 ‘셋방살이’를 전전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은 것. 민속박물관은 서울 삼청로 경복궁 안에 있다. 천 관장은 주한미군기지 이전이 확정된 서울 용산이나 충남 행복도시 등을 ‘내집 마련’ 후보지로 노리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시론] 빈라덴 제거, 무엇을 가르쳐 주나/한희원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시론] 빈라덴 제거, 무엇을 가르쳐 주나/한희원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미국 정보공동체의 추적을 받아 오던 21세기 최고의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라덴이 파키스탄에서 사살되었다. 언론은 검거과정에서의 의문을 중점적으로 보도했다. 악독한 어느 테러리스트의 죽음에서, 국가운영의 참된 모습을 보이고 무고한 국민의 원혼을 위무함으로 말미암은 정의의 구현보다, 미국이 처음부터 빈라덴 살해를 정당화하고자 기획된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테러범의 살해에 대한 비난에 열을 올리는 것이 현실이다. 민주법치국가에서 무고한 시민 단 한 사람에 대해서라도 공권력의 압제적 대응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빈라덴은 누구인가? 전 세계를 무대로 테러를 자행해 온 그는 2001년 9월 11일 새벽, 연료 가득한 대형 점보비행기 4대를 하이재킹하여 미국 세계무역센터빌딩, 펜타곤 그리고 의회의사당으로 돌진시켰다. 무려 2996명의 민간인을 사망케 한 전대미문의 테러를 기획하고 지시한 사람이다. 미국은 역사상 최초로 외부세력에 의해 본토 공격을 당했다. 빈라덴은 자신의 종교적,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고 비무장의 민간인을 상대로 상상을 초월한 테러를 자행했던 것이다. 일찍이 인류에게 인간이 왜 존엄하고 가치 있는 존재이며 자유와 인권이 왜 그렇게 소중한지를 가르쳐 주었던 18세기 철학자 칸트는 영원한 도덕법칙의 하나로 “인간을 목적으로 대할 것이고, 수단으로 대하지 말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테러는 본질적으로 특정 정권이나 정책에 대한 분노를,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민간인에게 퍼붓는다는 점에서 인간성을 무기력하게 하고 상실케 하는 종결자적 범행이다. 국가경영자들은 냉정해야 한다. 그동안 ‘그라운드제로’를 상징물로 남겨두면서 처절하게 그 비참함을 되뇌던 미국은 국가의 자존심과 국민의 분노를 잊지 않고 정의의 구현이라는 목표로 임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즉각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테러범 응징의 각오를 밝혔다. 같은 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시작했고, 2003년 이라크 전쟁까지 감행하며 응징에 나섰다. 연방수사국(FBI)은 전 세계 10대 지명수배자의 1순위에 빈라덴을 올려놓고 그의 목에 최고 50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빈라덴은 휴대전화기나 팩스, 메일 같은 현대 전자 장비를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 비밀의 손으로 불리는 CIA는 10년간의 추적 끝에 목적을 달성했다. 관타나모 테러범 수용소에서 실낱같은 단서를 잡은 것이다. 미국 정보공동체는 빈라덴의 심복이 옛 친구에게서 “어떻게 지내느냐. 보고 싶다.”라는 안부전화에 대해 “예전에 같이 있던 사람들과 다시 같이 지내고 있다.”라는 대답을 단서로 빈라덴의 은신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 원래 국가 위신과 명예는 국가안보의 중요한 속성이다. 미국은 여와 야를 초월하여 10년 가까이 한 사람의 테러리스트를 추격했고 드디어 목적을 이루었다. 일관된 국가안보정책의 결과물이었다. 부시와 오바마는 정당과 정치관이 다름에도 초국가적 안보위협세력인 대(對)테러 정책에 대응하는 문제에서는 합일된 모습을 보였다. 빈라덴을 정의 앞에 데려 오거나, 정의가 테러리스트에 의해 무릎 꿇리거나의 양자택일에 대해서 미국의 여·야는 일치했다. 빈라덴의 저격은 유사한 수준의 테러리스트 반열에 있는 북한 김정일 체제에도 경각심을 일깨워 그에 대한 경호가 한층 강화될 것이고 북한 주민들은 또다시 영문 모를 불편을 겪을 것이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는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외교·안보 정책이 바뀌고, 정보기구가 정권의 눈치를 보며 정보활동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진정한 교훈이 있다. 미국 정보공동체가 보여준 빈라덴에 대한 대처는 바로 우리의 문제이고, 참된 국가경영의 첫 단추는 국가실패 사례를 잊지 않고 합일된 마음으로 국민의 분노를 위무해 주는 것임을….
  • 조윤선을 말한다

    “대한민국의 정치가 과거에서 벗어나 전문성과 세계화로 나아가는 데 가장 앞서가는 미래형 정치인이라고 확신한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이사회 의장 “문화를 통한 사랑과 나눔을 국내외 곳곳에서 실천하며 그늘진 곳에 밝고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전 이대총장 “그녀는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와 남성이 갖지 못하는 뛰어난 예술적 감성으로 삶에 지친 모든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백선엽 장군/ 대한민국육군협회 회장   “평생을 온 몸으로 살아온 예술가들의 삶과 성취를 ‘사회적 기억’으로 남기겠다는 조 의원의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 -장민호 원로 연극인 “예술의전당, 대법원, 국립도서관을 잇는 21세기 서울의 ‘샹젤리제’를 실현할수 있는 정치인” -김석철 건축가/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 원장 “생색 나지 않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 진정성을 가진 정치인 같지 않은 정치인”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씨네2000대표   “멀리서 볼 때는 예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배희숙 전 여성 벤처기업협회 회장/이나루티엔티 대표   “그의 정치는 시끄럽지 않으나 꼭 필요한 자리에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만화를 얘기할 때는 여고생 같고, 예술가들의 삶을 얘기할 때는 정 많은 누이 같다.” -이현세 만화가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등고선 너머 숨겨진 상상의 세상

    5만분의1 축적의 지도책 한권 놓고 긴 시간 동안 수다 떠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그들은 지도책 한권만 있다면 몇날며칠이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도 했다. 지도책에는 각 지역의 이름과 주변을 잇는 도로명, 그리고 산자락의 등고선 등 단순한 지리정보들만 가득하다. 연애담, 역사적 진실, 뜻밖의 상식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책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그 어떤 것도 적시된 게 없다. 그들은 대체 지도책의 어떤 것에 매력을 느꼈던 걸까. 사람은 자신이 잘 알고 있고 익숙한 환경 안에 있을 때는 지도를 펼쳐보지 않는다. 지도가 필요한 순간은 자신의 체험을 넘어선 공간의 범위에 대해 특별한 정보를 파악하고자 할 때다.결국 그들은 지도의 등고선 너머에 감춰져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머리 속에 그리고 상상하며 어떤 베스트셀러 보다 재밌게 지도책을 읽었다는 얘기다. 바로 이것, 조망할 수 없는 세계에 대한 종합적인 인식을 담아내는 능력이 ‘지도 상상력’이다. ‘지도, 세상을 읽는 생각의 프레임’(송규봉 지음, 21세기북스 펴냄)은 지도 상상력에 대한 안내서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지리정보시스템) 분석가인 저자는 “오늘날 우리의 삶은 어느 책의 제목처럼 지도 밖으로 행군하는 상상력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보이는 것 뒤편에 숨은 이치를 보는 능력과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능력이 새로운 시대의 리더에게 더욱 요청되고 있다.”며 ‘지도 상상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책은 3부로 나뉘었다. 1부 ‘지도, 생각의 기준을 뒤집다’는 여태 고정됐던 지도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데 치중한다. 저자는 “지도가 공간에 대해 단순히 기호화 이미지로 표현한 것에만 머무르지는 않는다.”며 “지도의 표현 대상은 생물체의 DNA와 세포에서부터 광활한 우주의 성체까지 다양하며, 스타벅스를 만든 전략지도부터 범죄 없는 세상을 만드는 지도까지 기발하다.”고 설명한다. 2부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는 새로운 프레임’은 지도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지도에 담겨 있는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침반으로 문화예술을 꽃피운 베네치아와 가장 열악한 군사력으로 가장 크게 이긴 명량해전의 이순신 등 ‘지도로 찾아가는 역사’를 전한다. 3부 ‘낡은 틀을 파괴하는 혁명적 미래 지도’에서는 인류의 생활방식을 혁명적으로 개조시킬 지도의 미래를 내다본다. 위치 추적 시스템 GPS, 소형 반도체 칩을 이용해 사물의 정보를 처리하는 무선 인식 전자 태그(RFID) 등 인간의 상상력 덕에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대표적 지도 기술을 소개한다. 1만 3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