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1세기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중장년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국가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상업화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로이터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277
  • 양동근·이덕화·이순재…케이블 드라마 화려한 출연진 공중파 뺨친다

    양동근·이덕화·이순재…케이블 드라마 화려한 출연진 공중파 뺨친다

    올 상반기, 케이블 드라마가 강세다. 지상파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입지를 굳힌 배우들의 케이블 드라마 출연도 줄을 잇고 있다. 배우 양동근이 영화 퍼펙트 게임 이후 선택한 작품은 케이블 채널 OCN의 새 드라마 ‘히어로’이다. 특히 양동근이 5년만의 안방 복귀작으로 선택한 작품이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슈퍼 히어로 흑철 역을 맡은 양동근은 캐릭터를 위해 15㎏을 감량하고 ‘턱선미남’으로 등극했다는 후문이다. ‘히어로’는 부정부패가 만연한 가상의 도시 무영시를 배경으로 선과 악이 뒤섞이고 정의와 양심이 흔적을 감춰버린 혼란스러운 세상과 맞서는 슈퍼 히어로 흑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8일 오후 11시 첫 방송한다. 11일 오후 10시 50분 첫 방송한 케이블 채널 tvN의 ‘21세기 가족’도 화려한 출연진이 눈에 띈다. 배우 이덕화, 오승현, 이훈, 오윤아 등이 출연한다. 특히 MBC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을 연출한 송창의 CJ E&M 프로그램 개발 센터장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총지휘를 맡아 화제다. ‘21세기 가족’은 스무 살 연상연하 부부의 적나라하고 로맨틱한 사랑, 재혼 10년 차 커플의 좌충우돌 부부생활, 금방 사랑에 빠지는 헛똑똑이 30대 골드미스, 20대 청년 백수, 어디로 튈지 모르는 4차원 10대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낸다. 배우 이순재는 오는 4월 방영될 SBS 플러스 16부작 드라마 ‘그대를 사랑합니다’에 출연한다. 동명 영화에서도 열연한 바 있는 이순재는 정영숙과 함께 극에서 노년의 로맨스를 펼칠 예정이다. 케이블 최초 100부작 일일드라마인 tvN의 ‘노란복수초’는 대한민국 대표 중견 배우들의 활약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이례적으로 지상파 연속극을 이끌고 있는 정혜선, 조경환, 유혜리, 김영란, 최상훈 등 연기 경력 최고 52년, 최소 24년, 평균 32년을 자랑하는 중견 배우들이 등장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이다. ‘노란복수초’는 이복자매의 질투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한 여자의 복수담을 그리고 있다. ‘하얀 거짓말’, ‘분홍 립스틱’, ‘남자를 믿었네’ 등을 선보인 최은경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KBS 드라마넷 ‘자체발광그녀’의 캐스팅도 화려하다. 방송국을 무대로 똑똑하고 낙천적인 ‘전지현’이 좌충우돌하며 일과 사랑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자체발광그녀’에는 소이현, 박광현 등이 출연중이다. 이외에도 tvN 수목드라마 ‘일년에 열두남자’에선 배우 윤진서와 패셔니스타로 떠오른 고준희 등이 열연하고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이스탄불의 그림자 연극 ‘카라교즈’

    이스탄불의 그림자 연극 ‘카라교즈’

    빠르게 발전하고 변화하는 21세기 현대 문명 속에서 수많은 ‘옛것’들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 특히 인류의 오랜 역사와 함께 해온 전통, 문화, 철학 등 무형 유산들은 그 소멸 속도가 더욱 빠르다. EBS ‘세계의 무형문화유산’은 그 유산을 지켜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9일 밤 7시 35분에 방영하는 ‘세계의 무형문화유산’은 아시아 대륙의 서쪽 끝과 유럽 대륙의 동쪽 끝에 맞닿아 신비로운 문화를 간직한 터키를 찾아간다. 그중에서도 도시 전체가 ‘인류문명의 살아 있는 옥외 박물관’으로 불릴 정도로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이스탄불의 그림자 연극, ‘카라교즈’를 조명한다. ‘카라교즈’는 연극 주인공 이름에서 비롯됐다. 직설적이고 상스러운 욕을 일삼지만, 순박하고 올바른 판단을 할 줄 아는 인물이다. 다른 주인공은 잘난 척하면서 영리하고 이기적인 인물인 하즈바트. 이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수많은 조연들이 출연하며 함께 연극을 이끌어간다. 오스만튀르크 제국의 다양한 정서와 모습이 스며있는 카라교즈는 이야기가 정해져 있지 않고, 매번 바뀌는 것이 특징. 터키의 역사와 지방 사투리, 터키인들의 다양한 인간사를 소재로 상반되는 두 캐릭터의 풍자와 걸쭉한 대사가 일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카라교즈를 만드는 예술가를 ‘하알리’라고 일컫는다. 그림자 연극에 등장하는 가죽 인형을 직접 제작하는 장인일 뿐만 아니라, 연기와 노래를 하는 연기자이다. 극의 효과를 더해주는 음악감독으로서, 또 극의 전체 내용을 기획하는 작가로서 1인 다역을 해내는 종합예술인인 것. 하지만 많은 문화유산이 그렇듯, 터키에서도 전문적인 하알리가 그리 많지 않다. 프로로 활동하는 정상급 예술가는 15명 정도. 이들의 수제자를 모두 합쳐봐야 50~60명 수준이다. 제작진이 이스탄불에서 만난 하알리, 예민(52)은 자신을 ‘인형에 영혼을 불어넣는 예술가’라고 부른다. 20여년 전 터키 최고의 하알리에게 카라교즈를 배워 전통 방식 그대로 인형을 만들어 연기하고 노래한다. 여전히 배움과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는 그이지만, 기술과 신념을 전해줄 수제자가 없다는 것이 고민거리이자 안타까움이다. 오래 전부터 아들 메흐멧(19)군에게 가르쳐왔지만, 대학 진학을 코앞에 둔 아들은 엔지니어를 꿈꾸고 있다. 아버지 삶을 보며 자라 카라교즈를 사랑하긴 하지만, 평생 직업으로는 삼고 싶지 않다고 한다. 예민은 어떤 방법으로 카라교즈를 지켜낼까.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中 여대생, 톈안먼 광장서 나체 시위 왜

    “어머니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목숨을 걸고 끝까지 싸울 겁니다.”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개막한 지난 5일 오후 3시 15분. 베이징 인민대회당 건너편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중국 명문인 런민(人民)대 한 여대생이 나체로 시위를 하다 경찰에 연행된 뒤 하루가 넘도록 행방이 묘연하다. 그녀가 연행될 위험을 감수해가며 나체 시위를 벌인 것은 어머니가 2년 반 전 상방(上訪·상급 정부기관을 찾아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하러 베이징에 올라왔다 옷이 벗겨진 채 어디론가 끌려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산동(山東) 롱커우(龍口) 출신인 여대생 리닝(李寧)은 공안에 끌려가기 직전 중국 인권 고발 보도로 유명한 경제지 21세기경제보도의 왕커친(王克勤) 기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그녀의 소식은 왕 기자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삽시간에 중국 전역으로 퍼졌다. 파장이 커지자 7일 오전 현재 관련 글들은 웨이보에서 대부분 삭제됐다. 왕 기자가 웨이보에서 밝힌 리닝의 사연은 이렇다. 리의 가족은 2009년 10월 베이징에 상방하러 올라갔다 행방불명된 어머니 리수롄(李淑蓮)이 돌연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가족은 “7~8년간이나 상방하며 집요하게 투쟁한 사람이 자살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등에 피멍 등 맞은 자국들이 남아 있다.”며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고 이후 지방정부로부터 도청 등 감시를 당했다. 왕 기자는 웨이보에 2009년 7월 어머니 리와의 인터뷰를 근거로 그녀가 한달 전 상방을 위해 베이징에서 머물던 여관방에 괴한 13명이 나타나 그녀를 나체 상태로 끌고 다니며 구타하고 차에 태워 산둥까지 데리고 갔다는 등 불법 폭행 내용을 상세히 공개했다. 상방이 이뤄지던 7~8년간 롱커우 공안에게 모두 여덟 번 붙잡혀 갔으며, 87일 동안 갇혀 지냈다고도 했다. 왕 기자는 웨이보에서 상방 원인도 사실상 지방정부의 부정부패와 연관이 있음을 시사했다. 어머니 리는 인터뷰에서는 롱커우 시장발전관리부국장이 뇌물로 요구한 4만위안을 제때 주지 않아 사건이 억울하게 조작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BBC 인터넷 중문판은 매년 3월 열리는 양회(전인대·정치협상회의) 기간동안 이 같은 상방 인구가 대거 베이징으로 몰리지만 대부분 연행돼 베이징 소재 각 지방 판공실 시설 등에 갇혀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지자체 새내기 공무원 공직교육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단체 신임 공무원의 윤리인식 함양을 위해 7일부터 전남 강진 다산 교육관에서 다산공직관 과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임용된 7~9급 지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교육은 ▲다산 정약용의 사상과 생애 ▲21세기 공직자의 역할과 필요 역량 ▲지방행정 달인과의 만남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이달부터 9월까지 20차례에 걸쳐 2000여명이 참가한다.
  • “남북, 분단평화 넘어 통일평화로 가야”

    두 나라를 줄여 표기하거나 부를 때 앞에 내세우면 그 국가는 더 친밀하거나 중요하다는 것을 반영한다. 이를테면 미국과 한국을 함께 표현할 때는 ‘한·미’라고 하고, 중국과 미국은 ‘미·중’, 미국과 일본은 ‘미·일’, 미국과 북한을 부를 때는 ‘북·미’라고 한다. 북한을 혈맹이라는 미국보다 더 가깝게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을 가장 가까운 나라라고 느낀다는 응답 비율은 2007년 23.8%를 정점으로 2008년에는 20.3%, 2009년에는 15.9%, 2010년에는 14.8%까지 하락했다. 민족적인 호감도나 연대가 점차 희미해지고, 북한에 대해 삐끗 잘못 한마디라도 하면 ‘종북좌파’라고 욕을 먹는 상황에서, 과연 한반도는 통일될 수 있을까? 박명규(57)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최근 펴낸 ‘남북 경계선의 사회학’(창비 펴냄) 에서 “지금까지 ‘분단평화’가 유지됐고 그 속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성과를 이뤄냈다.”면서 “하지만, 21세기에 도약을 이뤄내려면 ‘분단평화’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통일을 통한 평화질서, 즉 ‘통일평화’를 향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6일 “21세기는 세계화로 국가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데, 남북만이 계속 냉전이란 경계 속에서 잘 살아갈 수는 없다.”면서 “지난 60년의 성과에 집착해 현재를 고수하는 전략을 택하면, 남한이 누려온 삶의 풍요로움을 후대에 넘겨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을 이념적으로 적대적이고, 민족적으로는 동질성인 집단으로 분류해 접근한다면 북한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60년간 떨어져 살아온 남과 북이 더는 적(敵)도 아니고, 형제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체제에서 다른 경험을 하며 살아온 젊은이들이 북한을 생각할 때 무관심하고, 어색하고, 때론 불편하게 느끼는 감정도 이해할 만하다는 것이다. 전쟁의 참상을 겪지 못한 세대가 이념적으로 해이해졌다든지, 통일의식이 희박해졌다든지 하는 식으로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현실을 인정하고, 분단평화를 통일평화로 변환시킬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박 교수는 책에서 ‘1980년대 유럽의 반핵평화운동은 탈냉전으로 가는 길을 열었듯이 비핵화에 대한 관심을 강화시키고, 이 비핵화를 한반도의 21세기 발전론의 차원에서 거론해야 한다.’고 말한다. 비핵화는 한반도 통일 국가의 성격과 관련해 기본적인 대원칙으로, 주변국들도 한반도의 통일을 긍정적으로 사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러 푸틴대통령 시대] “러, 美와 리셋외교… 남북한과 등거리 외교 유지할 것”

    [러 푸틴대통령 시대] “러, 美와 리셋외교… 남북한과 등거리 외교 유지할 것”

    “러시아와 미국의 리셋 외교(화해를 위한 관계 재설정)는 계속될 것이다.” 대서방 강경 발언을 쏟아낸 블라디미르 푸틴(59) 총리가 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새 대통령에 당선되자 미·러 간 화해·협력 노선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대두됐다. 하지만 푸틴의 외교 및 국방·안보 철학을 꿰뚫고 있는 이고리 이바노프(67) 전 러시아 외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교는 개인 성향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다.”라며 양국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푸틴이 남북한과 등거리외교(균형외교)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3차 북·미 고위급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6자회담 재개로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북한의 새 지도부를 국제사회가 궁지로 몰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핵안보정상회의 ‘현인그룹’(대통령 자문위원) 멤버인 이바노프 전 장관은 오는 13일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간담회를 갖는다. 크렘린(러시아 대통령 집무실)이 멀지 않은 모스크바 볼샤야 야키만카의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대면과 서면 인터뷰를 병행했다. →먼저 푸틴의 한반도정책과 관련해 한국에서는 러시아가 남북한 등거리 외교 대신 한국에 더 우호적이길 바라는 시각이 있다. -러시아와 남북한과의 관계는 다소 비대칭적이다. 국경을 맞댄 북한과는 그동안 안정적·우호적 관계를 맺어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한국과의 관계는 다르다. 한국은 극동뿐 아니라 러시아 전체의 경제현대화를 위한 주요 파트너이다. 남북한 간 위기나 충돌을 방지하는 것이 러시아 국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뒷거래 배제되는 6자회담 재개를 →3차 북·미회담 결과에 대한 평가와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은. -베이징 북·미회담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온 것을 반긴다. 러시아는 핵확산금지를 항상 지지했다. 러시아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 베이징 북·미 회담을 통해 핵문제에 있어 북한 정권으로부터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모두가 승리한 것이다. 하지만 베이징 합의를 확실히 다지려면 더 전진해야 한다. 우선 6자회담을 가능한 한 빨리 재개해야 한다. 6자회담은 모든 당사국의 입장을 적절히 대변하고 어떤 형태로든 뒷거래나 이면 합의 의혹이 배제돼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또, 북한 핵문제는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와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지만, 직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 지도자를 정치·경제 (제재) 압력을 통해 궁지로 몰아서는 안 된다. 한 국가의 권력 이양 기간 중 이 같은 압력을 행사하면 역효과가 나거나 심지어 위험해질 수 있다. →외교적 강경파로 알려진 푸틴의 재집권으로 러시아가 미국 등 서방과의 갈등의 소지가 커졌다는 우려가 있다. -개인 성향이 외교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러시아 외교정책은 개인의 야망이 아니라 국익에 의해 정해진다. 지난 10~15년간의 러시아 외교정책, 특히 서방 정책을 살펴보면 놀라울 정도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대미 관계는 어떻게 전망하나. -미국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러·미관계는 협력과 경쟁이 공존한다. 푸틴은 ‘리셋 외교’의 긍정적 결과물을 존중할 것으로 확신한다. 러·미 간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권력이양, 이란 핵문제 협조 등이 리셋 외교의 성과다. 또한 미국은 러시아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반면 이견을 보이고 있는 분야도 여럿 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가 가장 대표적이다. 더욱이 올해 미국 대선(11월)이 협상을 어렵게 만든다. 푸틴은 미국과의 ‘리셋 외교’를 이어가는 동시에 러시아 국익을 지키기 위해 미국에 직설적이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러 외교정책은 국익에 의해 결정 →중국이 정치·경제적으로 미국을 위협할 ‘슈퍼파워’로 떠올랐다. G2(두 개의 초강대국)체제를 어떻게 보나. -G2 개념은 흥미는 끌 수 있지만, 세계 정치의 작동방식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 21세기 국제 정치는 새로운 양극(미국·중국) 체제하에 작동하지 않는다. 수많은 관련 국가들이 안보·개발 등 국제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다자 연합과 동맹의 틀을 만들어 협의를 한다. 미국과 중국은 매우 중요하지만 양국 관계만이 전부는 아니다. 러·중 관계는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교역국이며 양국 간 국경분쟁은 원만히 해결됐다. 우리는 중국과 브릭스(BRICS·신흥경제 5개국 모임)·상하이협력기구(SCO·중국,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3개국 지역안보모임) 안에서 활발히 교류해 왔다. 러·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곧잘 같은 입장을 취하는데, 양국이 제3국에 맞서거나 특정 국가를 고립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 →대선 전후 푸틴에 대항한 엘리트·중산층의 시위가 있었다. 불만의 근원과 해결책은. -이들(시위에 참여한 세력)은 첫 ‘포스트 소련 세대’(Post-Soviet generation)라고 할 만하다. 더 나은 교육을 받았고, 외부 세계와 접촉할 기회가 많았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익숙하다. 이들에게 사회적 안정은 더 이상 궁극의 가치가 아니다. 이들은 변화를 원한다. 그것도 당장. 푸틴이 이 세대(포스트 냉전세대)를 국가 발전에 있어 도전인 동시에 기회로 여길 것이라고 믿는다. 푸틴은 최근 발언과 언론 발표에서 러시아 경제뿐 아니라 사회·정치적 현대화도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말이) 진심이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푸틴은 ‘유럽주의자’로 알려져 있는데 집권 3기에는 아시아에 더 관심을 가질까. -‘유럽’과 ‘아시아’라는 낡은 지리학적 개념은 (외교에 있어) 더 이상 쓸모가 없다. 러시아는 ‘유라시아국가’ 또는 ‘유럽·태평양 국가’(Euro-Pacific power)다(미국이 태평양국가라고 주장하는 것을 염두에 둔 듯). 서방과의 관계는 앞으로도 중요하겠지만 태평양지역의 역할이 커지고 있음을 러시아는 염두에 둬야 한다. 러시아가 역동적인 아·태지역에 지금처럼 자원과 원자재를 제공하는 주변적 국가에서 벗어나 유기적인 역할을 하려면 앞으로 할 일이 많다. ●세계경제위기지만 ‘핵’ 집중 필요 →2차 핵안보 정상회의가 오는 26~27일 서울에서 열린다. -많은 이들이 핵확산 및 위기 예방, 비핵화에 대해 말할 때 한반도 상황을 언급한다. 한반도에서 비핵화가 진전된다면 세계 다른 곳에서 핵확산을 막으려는 노력에 힘을 실어 주게 될 것이다. 경제위기 등 다른 문제가 많지만 여전히 (핵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세계가 함께할 때에만 (핵 등) 공통의 문제를 다룰 수 있다. 주최국인 한국이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모스크바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이바노프 前장관은 옐친·푸틴정권 외교 책임자… 한반도·핵문제에 정통 1945년생.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소련 붕괴 뒤 러시아 외교의 산증인이다. 1969년 모스크바 국립언어대를 졸업했고 소련 외무부 총서기국장과 스페인 전권 대사, 러시아 외교부 제1차관 등을 거쳐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1998~1999년) 외무장관을 지냈다. 2000년에 들어선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서도 계속 외무장관을 맡아 2004년까지 4년간 러시아 외교를 책임졌다. 푸틴의 두 번째 집권기인 2004~2007년에는 안보회의 서기(국가안보보좌관)를 지내며 푸틴을 도왔다. 장관 재직 때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 한반도 및 핵문제에 정통하다. 러시아 외교관 양성의 산실인 모스크바 국제관계대(MGIMO)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핵비확산·핵군축 관련 비정부기구(NGO)인 ‘룩셈부르크 포럼’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한스 브릭스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등과 함께 서울핵안보정상회의의 ‘현인그룹’(대통령 자문 위원 모임) 위원이다.
  • [러 푸틴 대통령 당선] 英·獨, 부정선거 우려속 축전

    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대선 승리에 국제사회는 부정선거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일단 관계 강화를 겨냥한 환영인사를 건넸다. 1년째 자국 민간인 학살극을 벌이면서도 러시아의 비호를 받고 있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푸틴의 대선 승리에 축전을 보냈다고 국영통신 사나가 보도했다. 유럽연합(EU)은 당선 축하에 앞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산하 ‘민주제도 및 인권사무소 선거감시단’이 지적한 선거의 불공정성을 언급하며 러시아 정부의 해명을 요구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대변인을 통해 “우리는 국제감시단이 제기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정부가 이런 문제점에 대해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영국도 같은 우려를 거론했지만, 이를 문제삼는 대신 관계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부정행위가 보도됐음에도 불구하고 선거가 확정적인 결론을 낸 것은 분명하다.”면서 “영국은 앞으로 수년간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해 건설적인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독일도 기도 베스터벨레 외무장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러시아는 독일과 유럽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푸틴 신임 대통령과 건설적으로 협력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베네수엘라는 전제조건 없는 축하인사를 건넸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축전을 통해 “러시아 국민은 21세기 들어 국가안정과 발전분야에서 거대한 성취를 거뒀다.”면서 “앞으로 강하고 번영된 러시아 건설이라는 대의를 위해 더욱 찬란한 업적을 이룰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푸틴의 크렘린 복귀는 중·러관계의 안정적 진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푸틴과의 우애를 강조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푸틴 정권의 건승을 빈다.”고 환영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씨줄날줄] 21세기판 차르의 귀환/구본영 논설위원

    해외 여행이 쉽지 않았던 1980년대 후반이었던가. 모스크바 출장을 다녀온 선배가 기념품을 선물로 줬다. 나무로 만든 인형으로, 러시아에서 흔한 여자 이름인 마트료나의 애칭이기도 한 ‘마트료시카’였다. 몸체를 벗기면 사이즈만 작은 똑같은 소녀가 계속 나와 퍽 흥미로웠던 기억이 난다. 어제 뚜껑이 열린 러시아 대선 결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마침내 그의 소망대로 3선에 성공한 것이다. 그는 대통령 3연임을 금지하는 러시아 헌법을 우회하기 위해 기발한 꼼수까지 동원해야 했다. 자신이 대통령이었을 때 총리였던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으로 옹립한 뒤 그 밑에서 총리로 ‘수렴청정’한 게 그것이다. 러시아 안팎에서 푸틴 3기시대의 개막을 ‘현대판 차르(황제)의 귀환’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장기 집권을 위한 레일이 깔렸다는 뜻이다. 하지만 마트료시카 인형놀이도 오래 하면 싫증 나는 것과 같은 이치일까. 러시아 민심은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푸틴은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지만, 정작 유권자들의 지지 열기는 시들했다. 잘나갈 때 지지율이 80%대에 육박했지만, 이번 대선에선 60%대의 득표율에 그친 게 그 증거다. 더욱이 야권의 부정선거 주장에 동조하는 유권자들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 동참을 벼르는 상황이다. 이론상 푸틴은 1·2기 12년을 포함해 최장 24년 집권이 가능하다. 그는 러시아 국민이 원한다는 것을 전제로 4선 도전 가능성도 열어 뒀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제정 러시아의 니콜라이 2세 이후 ‘차르’가 부활하는 격일 게다. 하지만 그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무엇보다 푸틴의 비민주적 통치 스타일에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게 걸림돌이다. 전문가들은 푸틴이 이를 돌파하기 위해 실리 추구 경제정책과 러시아 민족주의에 더욱 기댈 것으로 전망한다. 푸틴의 한반도 정책도 그런 기조를 띨 것으로 점쳐진다. 국익을 극대화하는 실리외교를 적용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즉, 현상유지를 전제로 남북 분단이 제공하는 기회이익부터 챙기는 ‘이북제남’(以北制南) 노선이다. 과거 북한의 김일성이 중·러 갈등을 비집고 양국 간 줄타기 외교를 벌였던 사례에 비견된다. 이른바 남북 간 ‘신(新)등거리 외교’로, 우리에겐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다. 자칫 분단 고착화를 부를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푸틴 3기 러시아 정정의 불확실성이 우리 외교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사설] 여야 물갈이경쟁 새정치 출발점돼야 한다

    4·11 국회의원 총선에 나갈 여야 후보들의 면면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어제 81명의 2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했다. ‘정치 1번지’라는 서울 종로에서는 홍사덕 의원이, 문재인 노무현재단이사장이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하는 부산 사상에서는 27세 여성 손수조씨가 공천을 받았다. 새누리당이 앞서 발표한 21명의 공천자를 포함하면 총 247개 선거구 가운데 102개 선거구의 공천이 확정된 셈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경선 없이 후보를 공천하는 전략지역 35곳을 결정했고, 경선을 실시할 47개 선거구와 후보들도 확정, 발표했다. 민주당도 어제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권 30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심사 결과를 확정했다. 강봉균 최인기 신건 조영택 의원 등 주로 관료출신 의원 6명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민주당의 호남 지역구 의원 28명 가운데 다시 공천을 받은 의원은 4명뿐이다. 13곳이 물갈이 대상이 됐고, 나머지도 경선을 치러야 한다. 경선전 물갈이 비율만 46%다. 경선이 끝나면 호남의 현역 교체율은 50%가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전국적으로 101개 선거구의 공천을 확정했고 72개 선거구에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여야 양쪽 모두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의 여야 공천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은 영남에서, 민주당은 호남에서 물갈이 폭을 늘리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 보인다. 그러나 영·호남의 현역의원을 물리치고 공천을 받은 인물들에게서 아직까지 지난 시대와 차별화되는, ‘특별한’ 새로움을 느끼기는 어려운 것 같다. 선거를 앞두고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권의 리더십 부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 리더십에 대한 우려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21세기의 급격한 경제, 사회, 문화적 변동을 정치가 충분히 쫓아가지 못하는 데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정치만 여전히 20세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4·11 총선을 앞둔 여야의 공천 작업은 우리 정치를 ‘21세기화’하는 중요한 과제를 떠안고 있는 셈이다. 여야 모두 나머지 공천 과정에서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새로운 인물들을 발굴, 유권자의 지지를 얻는 선의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벌여 나가기를 바란다.
  • 두 철학자의 논쟁 비하인드 스토리는?

    지난달 말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세기의 토론이 있었다. 무신론의 대가로 불리는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명예교수와 영국 성공회의 최고 성직자 로완 윌리엄스 대주교가 ‘신은 있는가’를 주제로 벌인 설전이다. 도킨스는 “왜 당신은 창세기를 21세기 과학에 맞춰 재해석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가.”라고 공격했고, 윌리엄스 대주교는 “과학 잣대만으로 종교를 논할 수는 없다.”고 응수했다. 이 논쟁을 지켜본 외신들은 대부분 ‘오후의 다과회’처럼 차분했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신념이 무려 1시간 30분 동안 공격당했는데도 시종 정중했던 것이다. 이 모습을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과 칼 포퍼가 봤다면 “밋밋한 논쟁 따위는 집어치워라.”고 할까, “우리도 그럴 수 있었는데.”라고 하려나. 비트겐슈타인과 포퍼는 20세기 최고의 철학자로 꼽힌다. 둘 다 오스트리아 빈 출신 유대인이고, 기독교로 개종했다. 논리실증주의(빈 학파)를 중심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었지만, 두 사람이 평생 얼굴을 마주한 시간은 1946년 10월 25일 오후 8시 30분부터 단 10분뿐이다. 이 ‘10분’은 동석했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10분’ 동안 일어난 일은 이렇다. ‘그날’ 런던경제대학 과학방법론 강사인 포퍼는 케임브리지대에 초청 연사로 방문했다. 킹스칼리지 H3호실에서 강연을 시작하자 논쟁이 격렬해졌고 비트겐슈타인은 부지깽이를 흔들다가 회의실을 나가버렸다. 이 일은 ‘부지깽이 스캔들’로 불리며 이후 철학계를 뒤흔들었지만, 사건에 대한 기억은 제각각이다. 비트겐슈타인이 부지깽이를 흔들며 고성을 질렀는지, 고성을 지르다가 부지깽이를 들었는지, 부지깽이로 포퍼를 위협했는지, 포퍼가 한 말에 옴짝달싹 못한 채 부지깽이를 내던지고 밖으로 나가버렸는지,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공통된 것은 부지깽이일 뿐,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옥스퍼드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데이비드 에드먼즈와 케임브리지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존 에이디노는 2001년 이 사건을 추적한 ‘비트켄슈타인의 부지깽이(Wittgenstein’s Poker)’를 내놓았다. 같은 해 말 한국에도 번역본이 나왔다. 최근 나온 ‘비트겐슈타인과 포퍼의 기막힌 10분’(김태환 옮김, 옥당 펴냄)은 2012년 버전으로, 영국 출판사 요청에 따라 내용을 조금 첨가했다. ‘기막힌 10분’은 이 짧은 해프닝으로 두 거장 철학자의 성격과 사상, 문화, 사회 분위기 전반을 두루 살핀다. 단순히 ‘대단히 천재적인 사상적 삶’을 어렵고 지루하게 나열한 것이 아니라, 마치 추리소설을 읽은 듯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그려냈다. 저명한 철학자 스티븐 툴민 교수나 논리학 권위지 피터 기치 교수, 비트겐슈타인의 스승 버트런드 러셀 교수 등의 증언을 듣는 것은 마치 철학모임에 자리한 듯 생생하다. 1만 79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굿모닝 닥터] 비만 예방 첫걸음 ‘니트 다이어트’

    비만이 사회적 이슈가 된 지 오래다. 성인 남성 3명 중 1명, 여성 4명 중 1명이 비만이다. 비만이 당장 생명을 위협하진 않지만 고혈압·당뇨병·뇌졸중·협심증·심근경색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비만의 요인은 많다. 유전적인 요인도 있지만 약물이나 내분비계통의 질환으로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섭취하는 열량과 소비하는 열량 사이의 불균형 즉 많이 먹고 적게 움직여서 생긴다. 겨울에 부쩍 살이 찌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살 중에서도 옆구리나 등쪽의 살은 운동부족과 나이에 따른 호르몬의 영향이 크다. 직장인의 잦은 회식과 불규칙한 생활습관,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일상생활이 문제다. 특히 ‘러브핸들’이라 불리는 뱃살과 허리살은 약해진 복직근과 내장지방 및 피하지방의 합작품인 경우가 많다. 비만은 운동과 함께 섭취 열량을 조절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성공적인 체중을 유지하려면 열량 제한과 함께 미네랄과 비타민을 보충해 줘야 하며 기초대사량을 높여야 한다. 그래서 운동의 생활화가 중요하다. 굳이 시간을 내지 않더라도 평소 활동량을 늘려 체열을 충분히 방출하면 비만 걱정을 덜 수 있다. 가능한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통해 오르내리며, 시내버스 한두 정거장 정도는 걸어다니는 ‘니트(NEAT) 다이어트’는 체열 발생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만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전문의를 찾는 것도 한 가지 해결책이다. 최근에는 자가세포 사멸작용을 이용해 지방세포를 얼려 없애는 ‘젤틱’이 비만 치료에 상당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옷 두께가 더 얇아지기 전에 비만을 훌훌 털어내고 산뜻하게 봄을 맞자. 그러기 위해서는 살만 탓하지 말고 뭐든 행동으로 옮기는 결단이 필요하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
  • “180개국 1만명 집결… ‘녹색성장’ 선도 국가브랜드 가치 높일 것”

    “180개국 1만명 집결… ‘녹색성장’ 선도 국가브랜드 가치 높일 것”

    오는 9월 제주에서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열린다. WCC는 자연보전 분야 최대 민관단체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자연보전과 생물다양성, 기후변화 등을 논의하기 위해 4년마다 개최하는 국제회의로 ‘환경올림픽’이라고도 불린다. 생물다양성 보전, 녹색경제, 기후변화 대응, 식량안보 증진을 위한 생태계 관리, 자연혜택의 공정한 분배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행사가 개최되기까지는 6개월 정도 시간이 남았다. 이홍구 WCC 조직위원장을 만나 준비 상황과 회의 주최국이 얻게 되는 부수적인 효과는 무엇인지 등을 들어봤다. WCC 조직위원회는 환경부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등 6개 부처 파견 공무원들을 주축으로 구성돼 있다. 26일 서울 종로2가 종로타워 사무실에서 이홍구 조직위원장을 만났다. 조직위원회 사무처 직원은 “올해 77세인 이 위원장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일에 대한 의욕과 열정이 넘친다.”고 귀띔하며 집무실로 안내했다. 이 위원장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게 될 제주 국제회의가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근황을 밝혔다. 산전수전 겪어낸 정치 원로답게 차분하면서도 때론 강한 어조로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 일답. →WCC의 성격과 논의 주제는 무엇인지. -환경과 관련해 가장 오랜 역사와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가진 세계자연보전연맹 주관으로 열리는 회의다. 9월 6일부터 15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리게 될 이번 총회에는 세계 180여개국 환경전문가와 비정부기구(NGO), 국가기관 등에서 1만여명이 참석한다. 제주 총회의 주제는 ‘자연의 회복력’이다. 아울러 현재 지구촌이 직면한 최대의 위기를 5가지 핵심 주제로 나눠 이에 대한 기술·정보·지식과 정책 경험을 공유하고 공동 해결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총회 개최로 얻게 될 부수적 효과는. -국제적으로 ‘세계 자연보전 정책방향을 논의하는 장’인 만큼 환경외교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국가 브랜드 가치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저탄소 녹색성장’ 선도국으로서 지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논의하는 각종 회의에서 우월적 지위도 확보하게 된다. 대내적으로는 국내 녹색산업의 질적·양적 발전과 함께 환경보전에 대한 국민적 동참과 공감을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특히 1만여명의 방문자가 열흘간 머물게 되므로 경제적인 효과도 크다. 국내 생태계의 아름다움과 녹색 정책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제주를 비롯해 국내 곳곳의 아름다운 생태자연을 전 세계에 알림으로써 한국 관광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의 우수 자연보전 정책으로 무엇을 소개할 것인지. -생태보전의 보고인 비무장지대(DMZ)의 평화로운 이용 방안과 글로벌 동반성장 주제로 녹색성장, 한국 서남해안 갯벌의 보전, 황사피해 절감을 위한 국제사회 협력 등을 총회에서 논의할 것이다. IUCN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빈곤퇴치를 위해 노력해 왔는데, 한국의 녹색성장 전략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제시한 ‘저탄소 녹색성장’의 정책적 경험과 제도적 발전, 기술개발 등 성공적 사례들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또한 21세기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 인류복지, 녹색성장, 21세기형 자연보전의 정책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제주선언문’도 총회에서 채택하게 된다. 선언문은 국제적인 환경협약·협상 등에서 중요한 지침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총회를 앞두고 중앙정부(환경부)와 지자체(제주도)의 역할 분담은. -환경부는 총괄기관으로서 총회 전반에 관한 관리·감독, 세계자연보전연맹 등과의 국제협력 강화, 범정부적인 지원, 총회 이후의 이행수단 확보 등의 역할을 맡는다. 중앙정부는 세계자연보전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제정된 특별법에 따라 비영리재단법인으로 조직위원회를 설립했다. 총회의 실무적인 준비와 종합적인 행사계획, 홍보 등 전반적인 업무를 조직위 사무처가 담당하고 있다. 조직위는 정부·국회·민간 분야 등 약 40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총회에 참가하는 제주도는 교통·숙박 인프라 구축 등 대회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마련하고, 도내 홍보와 부대행사를 주관한다. 총회 관련 회의장과 숙박시설 등 현장 준비에 적극 협조하고, 도민들의 친절 서비스와 세계 7대경관으로 선정된 제주도를 세계에 알리는 각종 프로그램도 독자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북한도 회의에 참석하는지. -회원국이기 때문에 회의를 주관하는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초청장을 보내 참석을 독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참석 여부에 대한 답변이 없다. 북한이 회의에 참석하면 DMZ 공동 이용방안 등에 대한 논의와 꼬여 있는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회의 개막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으므로 섣불리 속단하긴 이르지만 참석한다면 대환영이다. →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동북아에서 WCC가 열리는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제주도에서 열리지만 대단히 중요한 국가적 행사다. 전 세계인의 환경축제가 되고, 지구 환경문제 해결의 전환점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올해는 ‘리우 환경회의’가 개최된 지 20년이 되는 해이자 포스트 교토 체제가 수립돼야 하는 중요한 해이기도 하다. 제주 WCC는 6월에 열리는 ‘리우+20 정상회의’와 이후 포스트 교토 체제 수립에 대한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국가 간 협약에서부터 해당국 정부의 정책까지 기초가 되는 중요한 회의인 만큼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한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이홍구 위원장 ▲1934년생 ▲서울대 법대 중퇴, 미국 에모리대학 철학박사, 예일대학 정치학박사 ▲1988~1990년 국토통일원 장관 ▲1994년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 ▲1994~1995년 국무총리 ▲1996~1998년 신한국당 대표 ▲1998~2000년 주미국대사 ▲2000년~ 서울국제포럼 이사장
  •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 28일 오후2시 티켓오픈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 28일 오후2시 티켓오픈

    브로드웨이의 가장 거대한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드디어 2월 28일 2시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 ‘위키드’는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티켓을 구하기 힘든 인기작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3년 초연 이후 현재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놓친 적는 없는 21세기 브로드웨이 대표 뮤지컬이다. ‘위키드’는 브로드웨이에서는 관람을 기다리는 관객 예매 수익이 2,200만 달러(260억 원)에 달해 유례없는 흥행을 써 내려가고 있으며,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도 역대 박스오피스 기록을 경신했다. 일본 도쿄와 독일 슈투가르트 공연 역시 새로운 박스오피스 기록을 세웠으며, 호주 공연에서는 3년간 국민 20명당 1명 이상 관람하는 최다관객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브로드웨이의 가장 거대한 블록버스터’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화려한 무대 매커니즘이 눈을 사로잡는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를 소설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지금까지 아무도 몰랐던 오즈의 두 마녀에 관한 상상력 가득한 스토리에 그래미상을 수상한 수려한 음악, 화려한 350벌의 의상, 54번의 무대전환 등 마법 같은 무대를 선사한다. ‘위키드’의 프로듀서 마크 플랫은 “서울에서 펼쳐질 ‘위키드’는 모든 의상과 세트, 오케스트라 연주까지 브로드웨이 그대로의 프로덕션으로, 브로드웨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기적들이 이제 매일 밤 서울에서 나타날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관객은 멋진 의상에, 아니면 공중에서 날아다니는 원숭이들이 연기에, 혹은 마녀가 공중으로 뜨는 모습에 놀랄 수도 있을 것이다. 유머와 아름다운 음악, 스토리에 빠져들 수도 있다. 관객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든 ‘위키드’에는 여러분들이 원하는 모든 것이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전 세계 30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관람한 ‘위키드’ 오리지널 내한 공연은 5월 31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리며, 티켓은 2월 28일(화) 2시부터 모든 예매처에서 동시 판매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경제 불평등의 저주 신자유주의 함정에 빠진 美

    경제 불평등의 저주 신자유주의 함정에 빠진 美

    “미국식 신자유주의 반대!” 이 구호, 참 식상하다. 이 구호를 사랑하는 이들은 이만큼 중요한 주제가 어디 있느냐고 항변하겠지만,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 말을 들은 사람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접근해 보는 것은 어떨까.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본산 미국 땅에서 그 때문에 자살하거나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다면? 그리고 구체적으로 미국 노동자의 삶이 어떻게 열악해졌는가를 찬찬히 들여다본다면? 국방부 불온도서 목록에 오를 만한 책 2권이 나왔다. 인권문제에 밝은 조효제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에게 추천사를 받았다. “에밀 뒤르켐의 고전 ‘자살론’이 21세기 버전으로 환생했다고나 할까.”라고. 그 말대로다.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제임스 길리건 지음, 이희재 옮김, 교양인 펴냄)는 뒤르켐의 전통에 따라 놀라운 결과를 제시한다. 1900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의 공식 자살률, 살인율 통계를 봤더니 공화당 대통령 집권기에는 늘어나고, 민주당 대통령 집권기에는 줄어들었다. 공화당이 주장하는 보수정치, 그리고 그 보수정치가 생산해 내는 경제적 불평등, 그리고 그 경제적 불평등이 강요하는 수치심이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정신병적·범죄적 성향 때문이 아니다. 저자는 자살과 살인을 ‘폭력치사’(Lethal Violence)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는다. 나 자신이냐, 남이냐 하는 방향만 다를 뿐 극한적 파괴행위라는 점이 똑같아서다. 10만명당 폭력치사율을 나타내는 그래프를 보면 1900년 15.6명으로 시작해 1908년, 1911년이 되면 22.6명으로 늘어난다. 공화당 대통령 집권기다. 민주당 출신 윌슨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이 수치는 1920년 17.4명까지 떨어진다. 그 뒤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 줄줄이 나오면서 1929년에는 22.3명으로 늘어난다. 1933년 민주당 출신 F 루스벨트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1941년에는 19명까지 줄어든다. 최근 자료도 매한가지다. 민주당 클린턴 정권은 21.7명이라는 수치를 물려받았으나 2000년에는 16명까지 떨어뜨렸다. 10만명당 기준이라 인구 3억명을 대입하면 통계수치상 1명은 곧 3000명이다. 순누적치를 봤더니 1900~2007년까지 공화당 정부 때가 민주당 정부 때보다 38.2명이 더 많았다. 그러니까 지난 한세기 동안 공화당 대통령 집권기에 민주당 대통령 집권기라면 안 죽었을 수 있는 11만 4600명이 더 죽었다는 얘기다. 예외도 있다. 공화당 출신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민주당 출신 카터 대통령이다. 아이젠하워 때 폭력치사율은 늘지 않았고, 카터 때는 줄지 않았다. 상대당 집권기 사이에 끼어 있어서 추세를 반전시키기 어려웠던 것일까. 저자는 아니라고 한다. 이들의 소속 정당은 각각 공화당, 민주당이었지만 실제 정책 방향은 오히려 민주당, 공화당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이 흥미로운 주장을 받아들이려면 몇가지 문턱을 넘어야 한다. 첫 번째 문턱은 저자다. 광적인 민주당 지지자이냐는 점이다. 저자는 폭력행동의 심리적 메커니즘 연구를 진행한, 하버드대에서 34년간 일했고 이후 뉴욕대로 자리를 옮긴 정신과 의사다. 스스로도 “난 의사지 정치학자나 경제학자가 아니다. 내 관심사와 분야는 삶과 죽음의 문제였지 불황과 선거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힌다. 1977~1992년까지 하버드대 법정신의학연구소장 자격으로 매사추세츠주 내 여러 교도소 수감자들의 폭력치사율을 떨어뜨리는 작업을 실제 진행한 경험도 있다. 이 경험은 책 서술 곳곳에 녹아 있다. 저자는 폭력행위의 원인을 찾다가 20세기 전반에 대한 통계자료 분석에 착수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이렇게 간단할 리 만무하다. 폭행치사 발생률이 단지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의 정치적 꼬리표일 리는 없다.” 그래서 대공황, 2차대전처럼 다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통계수치를 이리저리 만져 봤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오직 공화당 정부 때만 올라가고, 오직 민주당 정부 때만 내려간다.” 두 번째 문턱은 정당과 폭력치사발생률 간의 관계를 ‘인과’관계로 볼 수 있느냐는 문제다. 저자는 의학에서 쓰는 ‘복용량-반응 곡선’ 논리를 가져온다. 가령, 담배는 몸에 나쁘고 운동은 몸에 좋다. 꾸준한 운동은 보호요인, 꾸준한 흡연은 위험요인이다. 그러나 꾸준한 운동에도 불구하고 일찍 죽는 사람은 있다. 꾸준한 흡연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잘 사는 사람도 있다. 해서 담배와 건강, 정확히는 폐암과의 인과관계가 법적으로 인정된 적은 없다. 소비자 권리 보호 차원에서 폐암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문구를 담배에다 붙이는 게 타협책이다. 다시 말해 의학적 용어를 쓴다면 “공화당 행정부는 폭력치사의 ‘위험요인’으로, 민주당 행정부는 ‘보호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할 수 있다. 정치를 통해 정책을 소비하는 유권자 권리 보호 차원에서 말이다. 사회과학적 용어를 쓰자면 “폭력치사율을 올리려면 공화당 대통령이, 내리려면 민주당 대통령이 ‘필요’하지만 공화당 대통령이나 민주당 대통령이 등장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논의에서 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을 내세워 엄격한 법집행을 통해 범죄율을 낮췄다고 주장하는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이다. 저자는 인정하지 않는다. 왜 그런가. 줄리아니의 시장 재임기간은 1994~2001년이다. 클린턴 정부 시절 전반적으로 폭력치사율이 하향곡선을 그릴 때다. 미국 전체 평균이 그렇다는 말은, 그 부분집합인 뉴욕의 하락세가 더 크게 나타난다는 뜻이다. 실제 뉴욕뿐 아니라 다른 곳의 범죄율도 이 시기 동안 급격히 떨어진다. 저자는 범죄를 척결했다는 줄리아니를 두고 “자기가 울면 아침이 온다고 믿는 닭”이라고 부른다. 세 번째 문턱도 있다. 공화당과 보수주의는 늘 법치주의를 내건다. 그런데 이들은 왜 살인과 자살을 치솟게 할까. 그리고 국민은 안전을 원한다면서 왜 정반대 결과를 낳는 곳에다 표를 줄까. 이 점은 4장 ‘수치심이 사람을 죽인다’와 6장 ‘보수정당 지지자와 진보정당 지지자’를 참고할 법하다. ‘수치심의 윤리’와 ‘죄의식의 윤리’를 각각 정치적 보수, 정치적 진보 성향에 연결시킨다. 이는 이념, 인종 문제와 연결된다. “민주당이 유럽식 사회민주주의나 복지국가를 추구한다고 비난하고, 그것은 결국 소련식 공산주의와 빈곤, 전제 정치로 치닫는다고 주장해서 이런 사실을 깨닫지 못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남부전략’(Burbon Strategy)이라는 것이다. 마침내 마지막 문턱에 다다랐다. 미국 이외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경향을 확인할 수 있을까. 멀리 갈 것 없다. 한국은 자살률이 OECD 1위인 국가다. 가령, 김대중-노무현정권과 이명박 정권하에서 폭력치사율을 비교해 본다면 어떨까. 남부전략을 동서전략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1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영웅 칭기즈칸 아닌 인간 테무친의 삶

    인류 역사상 최고의 정복왕은 누구일까. 로마제국의 율리우스 카이사르?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 부르주아 혁명을 파급시킨 프랑스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2차 세계대전의 주역인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 이런 인물들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면 당신은 유럽중심의 사관에 크게 경도된 것일지도 모른다. 땅따먹기에서 최고의 권위자는 몽골의 칭기즈칸이라는 것이 최근 수십 년 사이에 떠오른 정설이다. 의심이 든다면 땅따먹기한 땅의 크기를 지도로 그려 가며 비교해 보면 된다. 1980년대 민족문학을 이끌어 온 대표적인 시인이자 논객인 김형수가 펴낸 장편소설 ‘조드’(자음과모음 펴냄)는 12세기 초원에 버려진 ‘자연인’인 테무친이란 한 소년의 파란만장한 생존투쟁을 그려 낸 서사다. 김형수는 수많은 전쟁 영웅을 숭배하는 서사를 거부하고, 어린 시절 테무친이라 불린 칭기즈칸을, 정복전쟁이 아니라 혹독한 자연환경을 극복해 나가는 인물로 형상화해 나갔다. ‘조드’는 몽골 언어로 극심한 겨울 가뭄과 혹독한 겨울 추위를 말한다. 저자는 수백 마리의 양과 말들이 속수무책으로 죽어 나가는 자연 재앙을 뚫고 살아갔던 12세기 몽골인들의 삶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작가는 21세기 인류가 환멸을 느껴 근대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가톨릭과 비(非)가톨릭 정신이, 정착문명과 이동문명이, 유목민과 농경민의 충돌을 일으킨 12~13세기 몽골을 중심으로 한 인간형을 찾아갈 때 부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유럽 중심의 낡은 역사관을 대체한 그림으로서, 광활한 세계 창조에 맞는 인간 칭기즈칸이 나온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 조드를 통해 칭기즈칸이 단련되고, 새로운 문명사를 썼다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작가는 십수 년 동안 진행된 탈근대, 탈냉전, 탈이데올로기를 찾아가려는 문학 내 움직임을 소설로 표현했고, ‘더 바른 세계사상’을 제시하려는 노력에 자신도 동참한 것이라고 했다. 소설 초기에 등장하는 푸른 늑대 족의 신화를 읽을 때는 꿈속을 헤매는 것처럼 몽롱하고 때론 답답한데, 1장을 넘어서면서는 시원시원하고 남성다운 필치들로 12세기 초원을 그려 놓아 읽기가 수월하다. 다만 허영만의 장편만화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말무사)의 스토리 전개와 그림이 자주 머릿속에 떠올라서 집중력이 다소 떨어지곤 한다. 작가가 몽골을 찾아다니기 시작한 지 10년 만에 쓴 소설로 이 소설을 인터넷에 연재하는 10개월 동안 몽골에서 지냈다고 한다. 이번 소설은 테무친이 초원을 평정할 때까지의 시간을 그렸는데, 작가는 이후에 테무친이 대칸에 올라 죽음을 맞을 때까지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앞으로 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협력위주의 미·중관계와 한반도 운명/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열린세상] 협력위주의 미·중관계와 한반도 운명/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흔히 미·중 관계를 전략적 경쟁자로서 협력과 갈등의 복합적 관계로 규정한다. 그런데 ‘협력’과 ‘갈등’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존재한다는 성격 규정은 양국 관계의 가변성을 포괄적으로 설명해 주기에는 편할지 몰라도, 종종 우리를 헷갈리게 만들기도 한다. 향후 미·중 관계의 향배가 한반도에 미치는 절대적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이런 식의 양가론적 인식 틀을 넘어서는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다면 향후 미·중 관계의 전략적 성격은 ‘협력’과 ‘갈등’ 중에서 어디에 더 큰 방점을 찍어야 할까? 최근 미·중 관계에 관한 국내 언론의 보도는 ‘갈등적 측면’에 더 큰 방점을 두는 경향이 강하다.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방미에 대한 국내 언론의 보도내용도 대부분이 그렇다. 실제로 양국 간에는 환율·인권·남중국해 문제, 그리고 눈앞의 현안인 이란과 시리아 제재 문제 등 첨예한 갈등 사안은 매우 많다. 양국 관계는 기본적으로 경쟁 관계이고, 더구나 서로 다른 정치 체제에서 비롯되는 가치규범과 문화적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크고 작은 갈등 사안은 계속 생성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면 미·중 관계의 성격은 갈등구조가 근본이고, 눈앞의 갈등요인을 관리하면서 그럭저럭 유지되는 ‘위태로운 협력상태’인 것처럼 보인다. 지금 위태로워 보이는 양국 간 협력관계가 미래 언제쯤엔가는 파탄날 수도 있고, 아니면 장기간 이런 상태를 유지하거나 혹은 진전된 협력의 틀을 구축할 수도 있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하지만 필자의 판단으로는 적어도 향후 10년 정도 중·단기적으로는 충돌보다는 협력 중심의 시대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이후에도 양국의 정치지도자들이 지혜를 발휘한다면 한 차원 높은 협력의 시대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양국 관계가 중·단기적으로 충돌보다는 갈등 현안을 적절히 관리하면서 새로운 협력의 틀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양국이 처한 국내사정과 현실적 국익 때문이다. 미국은 심각한 국가 재정적자와 경제침체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중국은 극심한 빈부격차와 사회불안 해소를 위해서 양국 간의 협력이 절실하다. 특히 경제적 상호 의존에 따른 ‘공존의 길’ 모색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다. 과거 냉전체제 하에서 미·소관계가 적대적 경쟁관계이면서도 ‘공포의 핵균형’을 유지했다면, 21세기 미·중관계는 적어도 향후 10년 혹은 그 이후 상당기간 동안 경제적 상호 의존을 바탕으로 ‘공포의 재정균형’이 유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략적인 차원에서 양국 관계의 이익구조가 타협과 협력으로 구조화되는 경향은 최근 동아시아 정세변화에서도 그대로 반영된다. 북한의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한 미·중 양국의 신속한 동시 승인이나, 연초 타이완 총통선거에서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후보보다는 친중국 성향의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후보를 미·중 양국이 동시에 막후 지원한 사례가 그렇다. 양국 모두 동아시아 지역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 그 자체를 중시하는 전략적 이해관계를 반영한 것이다. 20세기 미국 외교사에 최고의 브레인이자 1970년대 극비리에 중국과의 수교협상을 성사시킨 헨리 키신저 박사는 최근에 출판한 저서 ‘중국 이야기’(On China)에서 향후 미·중 관계는 단순한 파트너십의 유지를 넘어서, 새로운 역사를 함께 써나가야 할 ‘공동진화’의 관계가 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만약 그의 희망처럼 향후 미·중 관계가 새로운 단계의 협력관계로 발전한다면 한반도의 운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중 간 협력관계의 구조화는 우리에게 단기적으로는 외교적 숨통이 트이는 기회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위기일 수도 있다. 향후 미국과 중국이 세계적 차원은 아니더라도, 동아시아 지역 차원에서 21세기판 ‘신얄타체제’를 구축하지 말란 법도 없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의 운명은 또다시 양대 강대국의 이익놀음에 의해 결정되고, 남북관계는 영구분단으로 갈 수도 있다. 기회는 10년이다. 기회를 살리고 위기에 대비하는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외교력이 절실한 시기다. 특히 남북관계에서 말이다.
  • [2012 여수세계박람회] 흰고래·해마·해룡… 해양생물 3만마리 아쿠아리움 유영

    [2012 여수세계박람회] 흰고래·해마·해룡… 해양생물 3만마리 아쿠아리움 유영

    [미리보는 주최국 전시관 3] ●해양산업기술관 해양 산업이 고부가가치와 많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임을 밝히고 인류의 미래를 이끌어갈 해양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전달한다. 육지 자원 고갈이라는 인류의 위기를 극복할 대안으로 해양자원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 해조류에서 미래 에너지, 신소재, 식량, 신약 등을 얻는 장면을 입체 영상과 퍼포먼스로 보여 준다. 연면적 1435㎡, 관람시간 20분 걸린다. ●해양문명도시관 해양환경에서 탄생한 전설 등의 정신문화세계와 해양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생활사를 비교해 볼 수 있는 해양문명관과 바다와 도시의 만남을 주제로 새로운 바다·공간의 이용을 보여 주는 해양도시관으로 나뉜다. 카누를 비롯한 선박의 발전 과정을 보면서 바다를 향한 인류의 도전과 개척정신을 느낄 수 있다. 특히 1000년 전 침몰한 길이 28m, 폭 8.8m에 이르는 거대한 무역선의 실제 모형에 직접 들어가 당시의 항해술과 교역품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수중터널에 들어서면 에너지, 식량 등의 문제를 해결한 ‘미래 해중도시’의 모습을 모형으로 상상해 볼 수 있다. 연면적 2883㎡로 관람시간은 26분 걸린다. ●해양생물관 생물 다양성의 보고인 바다의 가치를 알리고 생명의 원천인 해양생물과 바다 생태계의 중요성을 알리는 전시관으로 아쿠아리움 내에 있다. 길이 25m, 높이 4m 규모의 실제 개펄이 조성돼 짱뚱어, 흰이빨참갯지렁이 등 다양한 개펄에 사는 생물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다. 또 5면 4D영상의 잠수정을 타고 수심 6000m 마리아나 해구와 남극 바다 등을 여행하며 다양하고 희귀 해양생물들을 만나는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면적 850㎡(아쿠아리움 안)로 관람시간은 20분 걸린다. [특별시설장] ●아쿠아리움 아쿠아리움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인 6030t 수조에 3만 3000여 마리의 해양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흰고래(벨루가), 바이칼물범, 해마, 해룡 등 세계적인 희귀종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물뿐 아니라 첨단 기술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체험들도 관람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첨단 IT와 유비쿼터스 기술을 도입한 해양 생태의 재현 등을 통해 관람객은 보기만 하는 수족관이 아닌 직접 느끼고 체험하는 21세기형 해양생태관을 경험할 수 있다. 연면적 1만 6400㎡로 관람시간은 90분이 예상된다. ●빅오 The Big-O 여수 신항 박람회장 앞바다의 방파제를 육지와 연결해 만든 빅오 해상공간에서는 지름 43m 규모의 O형 구조물인 ‘The O’(디오)가 우뚝 서 있다. 초대형 해상분수, 자유자재로 물속에 잠겼다 떠올랐다 하는 해상무대인 ‘이어도’ 등의 쇼, 공연, 이벤트 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빅오 해상분수에는 세계최초로 홀로그램 영상을 구현한 리빙 스크린 기술을 도입해 디오의 각종 멀티미디어 특수효과와 함께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빅오는 닫힌 전시관에 한정되었던 기존 박람회에서 벗어나 실내에서 구현할 수 없는 거대한 규모의 전시물을 야외 공간과 자연환경에 투사하는 곳이다. 해상 무대에서 펼쳐질 수상공연 페스티벌, 해상 쇼 등 놀라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며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공연 문화를 제시할 예정이다. 또 오션 플레이그라운드, 미디어 체험 공간, 휴게시설, 여니교와 수니교 등 편의 시설이 설치돼 가족, 연인, 친구 등 다양한 관람객들이 바다와 맞닿은 공간에서 재미와 휴식을 함께 맛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장 규모는 145만㎡ 규모로 수심 4.5~9m이다. ●엑스포디지털갤러리 길이 415m, 폭 21m의 규모로 양쪽 국제관을 연결한 천장에 설치한 화려한 영상과 조명을 이용해 관람객들이 해저도시에 들어온 듯 신비감을 느낄 수 있도록 유비쿼터스 미래가로를 조성했다. EDG 배경은 엑스포 주제가 직관적으로 드러나도록 했고 사신기, 심청전, 인어이야기 등 각종 영상콘텐츠가 있는 해양문화예술관으로 꾸며진다. 특히 첨단 IT 기술과 LED 조명예술 등을 결합해 관람객이 보내는 희망 문자 메시지를 먹고 자라는 ‘꿈의 고래’가 공간을 유영하는 등 관람객들과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체험 공간을 창출했다. 전시장 규모는 길이 218.24m, 너비 30.72m이다. ●스카이타워 엑스포장 안에서 가장 높은 스카이타워(73m)는 폐사일로(버려진 시멘트 저장고)를 재활용한 ‘아주 특별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 문화공간이다. 여수엑스포를 기념하는 영구시설로 보존할 계획이다. 특히 이 스카이타워는 산업화 시대 임무를 다하고 더 이상 활용도가 없어진 사일로를 이용한 조형물이라는 점에서 친환경박람회를 표방한 여수엑스포와 딱 들어맞는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다. 스카이타워의 외관은 하프의 형상에 거대한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파이프오르간’으로 기네스 인증도 받았다. 매일 파이프오르간을 통해 개·폐장 시간을 알리는 시보 기능과 참가국 국가연주, 현장 음악회 등 다양한 음악프로그램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한다. 사일로 1호기 내부는 남해안의 비경 등을 소재로 한 영상, 사운드, 조명으로 구성되며 2호기 내부는 해수담수화시스템을 설치해 담수화 과정을 보고 정수된 물을 시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편 스카이타워 상부에는 전망대를 조성해 엑스포장 전경과 여수 시내·앞바다, 오동도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연면적 1412.69㎡ 규모로 관람시간은 20분이 예상된다.
  • [김문이 만난사람] 한반도 토종공룡 ‘점박이’ 탄생 주역 허민 전남대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한반도 토종공룡 ‘점박이’ 탄생 주역 허민 전남대교수

    역사를 들여다보면 인생의 재미를 확실하게 더해준다. 하여 시곗바늘을 한참 돌려 아주 먼 옛날로 가 보자. 공룡(恐龍·dinosaur), 말 그대로 공포스러울 정도의 무시무시한 도마뱀이었다. 그런데 6500만년 전에 홀연히 지구에서 사라졌다. 무슨 까닭이 있었을까. 학자들에 의해 여러 설명들이 있다. 그중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은 소행성의 충돌에 두고 있다. 이로 인해 지구에서 엄청난 먼지가 생겨났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대부분의 생물들이 얼어 죽거나 굶어 죽었다. 이 시기는 중생대에서 신생대로 넘어가는 경계에 해당한다. 당시 공룡들은 물에서 생활하던 수장룡과 하늘을 날아다니는 익룡 등 다양했다. 요즘 공룡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다음 달 30일부터 경남 고성에서 공룡엑스포가 73일 동안 열린다. 또 최근 상영 중인 애니메이션 ‘점박이-한반도의 공룡’의 관객수가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토종 공룡 ‘점박이’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주인공이 있다. 전남대 허민(51) 교수는 공룡 연구만 20년째 해 오면서 세계 100대 과학자로 이름을 올렸다. 관련 서적만 10여권을 냈으며 올봄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과학잡지 ‘이크누스 저널’ 특별호에 ‘한국 공룡 발자국 연구 40년사’ 논문이 게재될 예정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오는 8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서 ‘세계 중생대학회’가 열린다. 허 교수는 그만큼 공룡 연구에 관한 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자로 인정받는다. 그가 발굴해낸 공룡 중에 우리나라 학명으로 등재시킨 것만 해도 ‘코리아노사우루스’ ‘부경고사우루스’ ‘코리아노케라톱스’ ‘해남이크누스’(익룡) 등 4개나 된다. 특히 요즘에는 애니메이션 ‘점박이’로 인해 많은 팬들까지 생겨났다. 그는 공룡 연구 영역을 남해안 일대뿐만 아니라 경기도 시화지구, 그리고 북한지역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금까지 발굴한 한국 백악기 공룡해안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받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14일 전남대 한국 공룡연구센터에서 허 교수를 만났다. 명함을 받아 보니 ‘자연과학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한국 백악기 공룡해안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 추진단 단장’ ‘한국공룡 연구센터 소장’ 등이 기재돼 있다. 연구센터에는 많은 공룡의 모습과 실제 발굴해낸 공룡알, 공룡뼈 등의 화석들이 잔뜩 진열돼 있었다. 먼저 유네스코 유산 등재 추진에 대해 물었다. “아름다운 남해안 일대에는 세계인이 부러워할 자연이 있습니다. 수억년의 신비가 감춰져 있지요. 인간이 살기 훨씬 이전인 중생대 백악기(약 1억 1500~6500만년 전) 때 하늘에는 익룡, 지상에는 육식 공룡과 초식 공룡들이 서식했던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거대한 새 발자국, 공룡알, 공룡뼈 등 다양한 종류의 화석들이 남아 있는 남해안 일대에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잘 어울려 한껏 감탄을 자아내게 하지요.” 그러기 때문에 한국 백악기 공룡해안이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남해안 일대는 전남의 해남 우항리, 화순 서유리, 보성 비봉리, 여수 사도와 낭도, 그리고 경남 고성 등이다. “과학적으로나 자연적으로나 훌륭한 가치가 있는 공룡 화석지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역할이지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두 번째로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연유산을 잘 보존하고 관리해 후손들에게 남겨줘야 합니다.” 이와 관련된 여러 자료 등을 세밀하게 챙기느라 요즘 무척 바쁘다고 했다. 또한 일주일에 2~3차례씩 남해안 일대를 찾아가 공룡의 흔적을 발굴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이어 ‘점박이’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100만 관객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면서 “그 덕택에 요즘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에게까지 많은 편지를 받고 있다. 공룡 학자들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웃었다. “몸 길이 13m의 거대한 맹수 타르보사우루스가 점박이입니다. 당시 15살의 점박이는 한반도에 사는 공룡 중에서 가장 무서운 공룡이었지요. 아주 세게 무는 힘과 강한 꼬리를 갖고 있어 누구도 쉽게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가정을 꾸리면서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한반도에는 언제부터 공룡이 살았을까. 그러자 점박이 얘기가 다시 이어진다. “한반도 토종 공룡의 주인공 점박이는 7600만년 전부터 6500만년 전까지 살았지요. 그 이전에도 지구에는 많은 공룡이 있었습니다. 공룡은 쥐라기와 백악기에 번성한 동물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공룡의 뼈, 이빨, 알, 발자국 등 여러 화석들이 발견되고 있어요. 경남 고성, 전남 해남 등에서 발견된 화석들을 통해 언제,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영화 ‘점박이’는 시나리오 작업 때부터 참여했고 진행되는 과정에서 많은 검토와 수정작업을 했지요. 학문적 백데이터를 만들고 점박이가 어떻게 행동했는지 등에 대한 일들을 함께 진행했습니다.” 우리나라는 1800년대 중반의 유럽이나 1900년대 초의 미국보다 늦은 1990년 이후 본격적인 연구를 하게 됐다. 하지만 경남 고성의 경우 5000여점의 공룡 발자국과 해남에서 발견된 초대형 초식 공룡 발자국은 전 세계가 주목할 정도로 매우 희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까지 발견된 공룡 흔적은 다음과 같다. 경기 화성-공룡 알, 전남 구례-공룡 뼈, 전남 화순·해남·여수-공룡 발자국, 전남 보성-공룡 알, 경북 의성-공룡 발자국, 경북 고령-공룡 이빨, 경남 하동-공룡 알껍데기, 경남 사천-공룡 알, 경남 남해·고성·마산-공룡 발자국, 경남 합천-공룡 뼈 등 모두 15곳이다. 점박이 타르보사우루스의 화석은 화순에서 발굴됐다. 한반도의 공룡 이름 또한 흥미롭다. 갑옷으로 무장된 탱크 사이카니아, 긴 볏을 가진 카로노사우루스, 작은 날쌘돌이 힙실로포돈, 아주 작은 글라이더 미크로랍토르, 경사진 머리의 프레노케팔레, 뿔이 없는 프로토케라톱스. 거대한 코끼리 부경고사우루스, 수수께끼의 검객 테리지노사우루스, 날렵한 사냥꾼 벨로키랍토르 등이다. 벨로키랍토르는 영화 ‘쥬라기의 공원’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면 왜 남해안 일대에만 많은 공룡 화석들이 나올까. 이에 대해 그는 “중생대 분포도가 주로 남쪽이다. 고비사막에서도 공룡 화석이 발굴되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남쪽 지형은 비교적 딱딱해 (공룡 흔적이)잘 보존돼 있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를 비롯한 공룡 발굴팀들은 가끔 제보를 받아 확인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연구와 현장 탐사에 의해 공룡의 흔적을 찾아낸다. 한 곳을 발굴하기까지 1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고 짧게는 한두 달이 걸린다. 발굴 초기에는 주민들과의 관계 조성을 위해 비밀리에 진행한다고 귀띔한다. 여수에서 발굴할 때에는 마을 어른들한테 ‘사진 작가’라고 속인 일화도 잠깐 고백한다. 요즘에는 얼굴이 알려져서 그런지 잘 도와주는 편이라고 웃는다. 허 교수는 어릴 때부터 엉뚱한(?) 행동을 자주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거문도에 놀러갔다가 바닷속이 궁금해 무작정 뛰어들었다가 죽을 뻔한 일도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안 한 것을 하고 싶어 하는 독특한 성격 때문에 자연과학 중에서도 화석을 연구하면서 공룡학계의 권위자가 됐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앞으로는 어떤 숙제를 가지고 연구할 것인지 물었다. “한반도 공룡에 대해서 기본적인 것은 거의 나왔습니다. 앞으로는 공룡의 멸종과 새로운 진화의 역사를 풀어보겠습니다. 세계 공룡사에서 획기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는 인류의 멸망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지요. 또한 북한 지역의 공룡 연구에도 중국 학자들과 함께 참여할 생각입니다. 말 그대로 한반도 공룡을 세계화하는 작업이지요. 신의주 쪽에는 깃털공룡이나 시조새 화석이 존재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올해에는 어느 곳에서 공룡 화석이 발굴되느냐는 질문에 “서울대·부경대 팀들과 함께 여수와 목포 일대를 조사하고 있다. 아마 곧 좋은 수확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허민 교수는 1961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났다. 1983년 전남대에서 지질학을 전공했으며 1986년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 그리고 1991년 고려대에서 고생물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전남대 전임강사, 중국과학원 지질학연구소 연구교수, 일본 시즈오카 대학교 연구교수, 영국 웨일스대 객원교수, 해남 공룡화석지 기초 및 종합학술연구 책임자, 해외 공룡 화석지 및 박물관 시찰단장(미국, 일본, 유럽) 등을 거쳐 1997년부터 현재까지 전남대 교수로 몸담고 있다. 아울러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 소장, 문화재청 문화재감정 및 문화재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이 밖에 대한지질학회 학술상(2007)과 대한민국과학기술훈장(2011) 등을 수상했으며 21세기 위대한 지성(2003, 미국인명연구소)과 세계 100대 과학자(2011,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에 등재되기도 했다. 20년째 공룡 연구를 해 오면서 ‘코리아노사우루스’ ‘부경고사우루스’ ‘코리아노케라톱스’ ‘해남이크누스’(익룡) 등을 우리나라 학명으로 세계 학계에 등재시켰다.
  • 조계종 ‘종교평화선언’ 또 제동…새달 종정추대식서 발표 안한다

    조계종 ‘종교평화선언’ 또 제동…새달 종정추대식서 발표 안한다

    불교 조계종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종교평화를 위한 불교인 선언’(종교평화선언·21세기 아쇼카선언)이 표류하고 있다. 한 차례 연기한 끝에 다음 달 28일 차기 종정 추대법회 때 발표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데다 선언의 내용과 배경을 둘러싼 의혹까지 불거져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종교 간 평화와 공존을 기치로 내건 평화선언이 거꾸로 불협화음과 갈등의 원인으로 바뀌어 불교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종교평화선언은 지난해 8월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결사본부·본부장 도법 스님)가 초안을 낸 뒤 지난해 11월 대국민 선언으로 공표하려다 연기했던 사안이다. 당시 천주교를 비롯한 이웃 종교 대표까지 초청해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대중 공의를 더 수렴해 내용을 보완하라.”는 종정 법전 스님의 지시로 미뤄졌었다. 그러다 지난 8일 대통령 소속 사회통합위원회 송석구 위원장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기획실장 정만 스님이 “차기 종정 추대식과 더불어 종교평화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혀 사실상 공표 시점이 일반에 공개됐지만 다시 연기돼 조계종의 위신에 먹칠한 꼴이 됐다. 선언 발표가 다시 연기된 건 결사본부 자문위원회와 원로 의원들이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15∼16일 충남 공주 태화산 전통불교문화원에서 열린 자문위 2차 회의에서 선언의 내용과 발표 시기에 대한 강한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계에 따르면 당시 자문위원들은 선언문의 조항들을 일일이 지적하면서 불교 교리와 배치되는 내용을 대폭 수정할 것과 발표 일자를 연기할 것을 주문했다. 사실 불교계에서는 초안 발표 때부터 선언의 내용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지난 19일 지관 스님 49재에 앞서 원로회의 소속 의원들이 “선언문에 대한 원로회의 인준과 종정 스님의 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자승 스님에게 전해 선언이 재차 미뤄지게 됐다. 불교계에서 선언을 둘러싼 내홍이 이는 것은 결국 선언문 내용과 발표 시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종교평화를 위한 실천에서 불교 교리에 맞지 않는 부분들을 굳이 강조할 이유가 없다는 점과 초안 발표 이후 불교계에 일었던 불만들을 수렴하지 않은 채 국민들에게 선언 일자를 서둘러 먼저 공표한 점에 대한 반발인 것이다.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 스님은 불교 교계지에 낸 기고문을 통해 “종교평화선언은 사회통합위원회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순수한 종교평화 실현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분히 정치적인 목적에서 출발했다.”며 선언 추진 배경을 놓고 의혹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결사본부 화쟁위원회는 “종교평화선언과 조계종단을 공격하기 위한 의도적 오독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마땅히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성명으로 응수했다. 종교평화선언을 둘러싼 내홍으로 번진 셈이다. 자승 스님은 지난 19일 원로 의원들에게 “아쇼카선언문이 나오면 원로회의에 올려 내용 검토를 거쳐 인준받은 뒤 종정 스님, 원로회의 의장 스님과 상의해 발표 일정을 정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대중 공의를 제대로 수렴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했다. 따라서 다음 달 종정 추대법회 때 선언문 발표는 없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결국 선언의 성사는 결사본부가 얼마나 불교계의 여론을 수용해 조율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는 만큼 선언 발표 때까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데스크 시각] 김수현과 ‘해품달’/문소영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김수현과 ‘해품달’/문소영 문화부 차장

    얼마 전 포털 사이트에 ‘김수현, 이럴 수가’라는 제목의 기사가 떠 클릭해 들어가 봤더니, 낯선 TV드라마 ‘해를 품은 달’(해품달) 이야기만 잔뜩 있었다. 방송작가 김수현 기사를 예상했기에 그저 낚시질을 당했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 유행에 뒤떨어졌던 결과였다. 나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최근 40~50대의 모임에서 ‘김수현’ 이름이 거론되면 대체로 대화가 산으로 간다. 김수현 이름을 꺼낸 당사자는 ‘해품달’의 잘생기고 멋있는 23살의 왕을 연기한 주인공 김수현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듣는 쪽에서는 방송작가 김수현을 떠올리며 “대사를 참 맛깔나게 쓰는 작가지.”라는 식으로 대꾸하기 때문이다. 십몇 년 전쯤 ‘레오나르도’라고 말할 때 디캐프리오를 연상하면 신세대, 다빈치를 연상하면 구세대라고 했던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유행을 따라가고자 하나 이미 10회를 넘어선 드라마를 좇아서 볼 엄두가 나지 않아 주말에 소설 ‘해품달’을 읽었다. 주인공은 조선의 왕 이훤(김수현)과 세자빈이자 중전인 허연우(한가인)이지만, 사림파의 대부 대제학 허민규, 허염의 아내이자 이훤의 여동생 민화공주, 소격서의 도무녀 장씨, 대윤과 소윤을 연상시키는 파평 윤씨 부원군 윤대형 등이 얽히고설켜서 이야기를 끌어간다. 역사 속의 특정한 사건에서 이야기를 끌어온 ‘전통 사극’이 아니라는 의미로 ‘픽션 사극’이라고 단서를 붙여 놓았는데도, 소설을 읽어 가면서 머릿속은 계속 이 소설의 시대를 구분해 내려고 바삐 움직였다. 소설에서는 세종이 교태전을 지어 소헌왕후에게 선물했다고 하고, 소격서라고 기술한 점을 볼 때 세종·세조 이후를 배경으로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왜냐면 세조 때 소격전을 소격서로 개칭했다. 파평 윤씨가 거론되는 것으로 볼 때는 중종 때가 배경이다. 연산군을 폐한 중종은 파평 윤씨 출신의 왕후 둘을 얻는다. 산후병으로 죽은 정경왕후와 그 뒤를 이은 문정왕후다. 정경왕후의 오빠 윤임이 대윤이고, 문정왕후의 오빠 윤원형이 소윤인데, 권력을 두고 일가상잔을 벌인다. 그러나 훈구세력과 사림세력의 갈등도 거론돼 ‘그럼 성종 때인가’ 하고 또 헷갈리게 된다. 조선 최고의 무녀라는 도무녀에 대한 기록은 조선왕조실록의 세종, 연산군, 인조 대에 나온다. 다른 한편으로 장희빈과 폐출됐다가 복귀한 인현왕후를 모티브로 삼은 대목이 있어 숙종 시절을 배경으로 한 것 같기도 하다. 이훤이란 존재는 어떤가? 이훤은 실존 인물인데 숙종의 여섯째 아들로 5세 때 연령군에 봉해졌으나 21세의 나이에 요절했다. 이러니 세종, 세조, 중종, 선조, 숙종, 인조, 영조 등 주요 왕들의 캐릭터를 다 뒤섞어서 새로운 창조물로 ‘이훤’을 만들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마음 한편에 지고지순한 사랑을 품고, 정치적으로는 왕권을 강화하고 외척을 배격해 정의를 구현하려는 이훤 말이다. 그래서 일부 역사학자들은 ‘해품달은 사극의 발전이 아니라 퇴화다, 역사의 왜곡이다.’라며 잔뜩 인상을 쓰고 있다. 그렇다면 시청률 40%라는 해품달의 인기를 뭐라 평가할 것인가. 김기봉 경기대 역사학과 교수는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역사적 인물의 도서관에서 21세기 현재 한국인들이 소통하고 싶은 캐릭터를 창조했다.”고 평가했다. 다시 말해 해품달의 조선왕 이훤은 ‘21세기 한국인이 희망하는 정치적·사회적 아바타’라는 것이다.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이 ‘정치판의 아바타’로 ‘정치 아이돌’ 안철수 열풍을 만들어 냈듯이 말이다. 그러니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정략 결혼한 중전을 물리치고, 액막이 무녀를 향해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내는 이훤에게 몰입하는 것은 너무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미 그런 지고지순한 사랑이 현실에 없으므로. 소망이 무너져 내린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영웅’에 대한 애달픈 몸부림이 해품달 열풍, 김수현 열풍을 만들어 내고 있다면 우리가 너무 애처로운 게 아닌가 싶다. 변화와 소통을 위해 더 힘을 냅시다. symu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