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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북아 역사 아픈 성찰로 현시대 깨달음 있어야”

    “동북아 역사 아픈 성찰로 현시대 깨달음 있어야”

    “21세기 들어 서양에서 ‘아시아가 세계를 지도해야 한다’고 축사를 건네지만 동북아시아의 실제 상황은 중국, 일본이 자기 이익을 추구하려는 침략적 갈등 관계에 있다. 역사에 대한 아픈 성찰 위에서 우리가 사는 시간, 공간에 대한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시인 고은(80)은 유신체제가 기승을 부리던 1973~1977년 쓴 일기를 묶은 ‘바람의 사상’과 1940~1950년대를 회상하며 평론가 김형수와 대담한 내용을 묶은 ‘두 세기의 달빛’ 등 2권의 책을 출간한 기념으로 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아시아 정세를 이렇게 분석했다. “1월에는 복 받으라는 덕담만 해야 한다”고 한자락을 깔면서도 그는 “국내도 48대51로 짝 갈라진 것인데 정치 구호로서 사회 통합이 쉽게 제안되지만 물질적, 사상적 토대를 놓아야만 통합이 가능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두 권의 책 중 고은 개인에 대한 관심이 많으면 ‘바람의 사상’을 읽어 보길 권한다. 일기에는 시대 상황 및 지식인과 예술인들의 살아가는 방식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또 최근 자서전 ‘책’을 펴낸 민음사 박맹호 회장과의 각별한 관계가 소개됐고 소설가 송기원·이문구, 시인 이시영, 평론가 이어령, 권영민 등과 무시로 술집을 들락거린 40대 시인의 발자취도 어른거린다. 고은은 “경봉 스님이 일기를 쓴다는 것을 알고는 ‘다비식에 불쏘시개로 쓰려고 그러시나’ 하며 일기를 경멸했는데 이제는 호흡 같아서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삶을 살게 됐다. 숨을 놓을 때나 이 짓을 놓지 않을까”라고 했다. 한길사 김언호 대표는 “작가의 가슴과 육성을 느낄 수 있는 책으로, 특히 ‘바람의 사상’은 유신의 한가운데서 시인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지향을 시작했는지를 느끼게 하는 만큼 젊은 작가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은은 “이탈리아 베네치아대학 초청으로 올 2월 중순부터 6월까지 그곳에 머물며 명예박사학위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지방시대] 경제민주화와 정보민주화/김화종 강원대 컴퓨터정보통신과 교수

    [지방시대] 경제민주화와 정보민주화/김화종 강원대 컴퓨터정보통신과 교수

    경제민주화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경제민주화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혼자만 잘살지 말고 더불어 같이 잘사는 것’이라고 하겠다. 경제민주화가 성공하려면 수익배분 개념이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보민주화를 적극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기업이 부를 창출하려면 인력, 기술, 재원과 같은 자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자원을 중소기업이나 1인 창조기업에 충분하게 지원해 주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미래 창조경제 시대의 중요한 자원인 데이터와 정보를 나누는 것은 정책을 잘 만들면 충분히 가능하며 그 파급효과도 클 것이다. 우리는 ‘21세기의 원유’라고 불리는 데이터와 정보를 공정하게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창출되도록 활용하는 것에 눈을 돌려야 한다. 정보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서 정부는 공공 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개방해야 한다. 현재 행정안전부, 서울시 등에서 정보 공개를 하고 있지만 개방된 정보의 종류가 적고 아직 이용이 불편하다. 다행히 차기 정부에서 투명한 정부와 서비스 정부를 만들기 위해 ‘정부 3.0’을 추진한다고 한다. 그런데 정보민주화는 정부의 정보 공개 노력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여기에 기업이 반드시 동참하여 공공 정보의 생산에 참여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은 인구 이동 통계, 교통정보, 질병, 약품 소비 통계 등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생산적인 공공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기업은 이러한 정보 공유를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기업은 사회적 기여와 국가 경제 발전의 측면에서도 정보 공유에 참여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 정부 그리고 개인으로부터 나오는 데이터와 정보를 효과적으로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정보공유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공공 데이터 시장(data market)을 조성해야 한다. 2012년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앨빈 로스는 시장 설계(market design) 개념을 소개하면서 거래가 불가능해 보이는 시장에서 혐오감을 없애 거래를 원활하게 하는 매칭 이론을 제시한 바 있다. 정보공유제도에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과 NHN이 모바일과 인터넷 정보분석 기술을 공유하기로 했다. 이는 고객에게 편리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고객들로부터 수집된 프라이버시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한 불안감을 남겨두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정부가 정보공유제도를 만들어 안전한 정보 이용을 지원해야 한다. 경제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루는 한 방법으로서 데이터와 정보를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것을 여러 관계 기관이 심도 있게 논의하고, 우리나라의 강점인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창조경제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기고] 독서당의 복원을 바란다/고재득 서울 성동구청장

    [기고] 독서당의 복원을 바란다/고재득 서울 성동구청장

    수백년 전 우리나라에는 요즘 직장인들에겐 꿈 같은 이야기로 들릴 제도가 있었다. 나라에서 관료들에게 길게는 2년 이상의 휴가를 주며 책을 읽게 한 것이다. 책 구입 비용, 의복, 음식, 어주(御酒)까지 내리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경치 좋은 한적한 곳에서 조용히 책을 읽으라며 공간까지 따로 마련해 줬다. 안식년의 효시인 셈이다. 15세기 세종은 집현전 소속 젊은 문신들에게 휴가를 줘 독서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는 ‘사가독서제’(賜暇讀書制)를 실시하고, 관료들에게 삶의 지혜와 국민의 마음을 이해하는 통찰력을 책을 통해 배우게 했다. 흔한 ‘자기계발서’ 수십 권을 읽는 것보다 훨씬 마음에 와 닿는 제도다. 성종 때는 사가독서제를 바탕으로 인재들이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설치했다. 바로 독서당(讀書堂)이다. 조광조, 성삼문, 서거정, 기대승 등 조선을 이끈 걸출한 인물들은 모두 독서당을 거쳤다. 독서당은 그 존재만으로도 왕들이 독서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 알 수 있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이끄는 핵심은 창의력과 사고력이며, 이를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바탕은 독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해는 정부가 정한 독서의 해였지만 실제 성인 독서량은 2007년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2011년 기준 국민 독서량은 연간 9.9권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주요 선진국에 비해 극히 낮은 수준인 공공도서관(759개)도 더욱 확충하고 실질적인 정책을 세워 지식기반사회의 핵심 인재를 기르는 데 힘써야 할 때다. 330년의 역사 독서당 복원은 큰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인재 양성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담긴 또 다른 국립도서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대 흐름에 맞춰 독서당을 새로 세워 공공기관을 비롯, 민간 기업의 인재들까지 책을 통해 창의적 사고력 획득뿐만 아니라 재충전의 기회를 갖도록 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 성동구에는 중종 때 옥수동 한강 어귀에 세운 동호독서당(東湖讀書堂)이 있었다. 1989년 서울시에서는 ‘독서당 표지석’을 설치했다. 구청은 2009년 표지석을 새롭게 정비해 뜻을 기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최초의 호당(湖當) 권채의 후손 80여명이 독서당 복원을 간곡히 촉구하는 청원서를 보내오기도 했다. 그러나 문화시설의 건립은 정부가 주체가 돼 적극 나서줘야 실현 가능하다. 물론 성동구도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현재 전문가 중심으로 독서당 위치에 대한 정확한 고증 등 세부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조선시대에 중요한 인재양성기관이었던 독서당이 새로 들어선다면 지식기반사회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가질 것이다. 옛 선조들의 역사성과 교육성을 되새겨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인재 육성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계사년 새해 벽두에 희망한다.
  • 수사·코믹·드라마… 새해 미드 골라본다

    수사·코믹·드라마… 새해 미드 골라본다

    시즌제가 정착된 미국에서는 10년 넘게 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는 장수 드라마가 종종 있다. 올해로 13번째 시즌을 맞이한 범죄수사드라마의 원조 ‘CSI’가 대표적이다. 뚝배기에 끓여낸 곰탕처럼 구수한 맛을 느낄 터. 반면 갓 첫걸음을 뗀 새내기 드라마도 있다. 조금은 낯설고 어설플 테지만, 당신만의 걸작리스트에 올릴 원석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채널CGV에서는 4일 밤 10시에 ‘터치’를 방송한다. 2000년대를 풍미했던 미드 ‘24’의 주인공 키퍼 서덜랜드를 모처럼 만날 수 있다. 자폐증을 가진 11세 소년 제이크(데이비드 매주즈)가 세상을 이루는 일정한 패턴을 찾아내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인연을 찾아주는 내용의 휴먼 드라마다. 키퍼 서덜랜드는 제이크의 아버지 마틴 봄 역을 맡았다. 미국에서는 오는 2월부터 시즌 2가 방송된다. 첫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OCN은 2월 12일부터 매주 화요일 밤 11시에 21세기 뉴욕에서 펼쳐지는 셜록 홈스의 활약을 그린 ‘엘리멘트리’를 방송한다. 추리소설의 고전 셜록 홈스를 재해석했다. ‘트레인스포팅’ ‘다크섀도우’의 조니 리 밀러가 홈스를, ‘미녀삼총사’의 루시 리우가 왓슨을 맡았다. 홈스는 원작보다 장난기 많은 악동 캐릭터로 변신했고, 왓슨은 아예 성(性)을 바꿔놓았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새롭게 발견한 영국 BBC버전의 ‘셜록’과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을 듯싶다. 2월 15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0시 채널CGV에서 ‘애로’(Arrow)도 볼 수 있다. 마블과 더불어 미국 코믹북의 양대 산맥인 DC 코믹스의 ‘그린 애로’를 드라마로 만들었다. 억만장자 바람둥이로 살던 올리버 퀸(스티븐 아멜)은 아버지와 함께 요트로 중국 근해를 항해하다 사고를 당한다. 악덕기업주이던 아버지는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며 자살한다. 이름 모를 섬에 갇혀 있다 5년 만에 구조된 퀸은 낮에는 억만장자의 타락한 상속자로 살지만, 밤이면 녹색 두건과 활을 들고 악을 처단하는 슈퍼영웅이 된다. 온스타일에서 3월에 처음 방송되는 ‘캐리 다이어리’도 주목할 만하다. 20~30대 여성들의 패션과 사랑의 롤모델이 됐던 미드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캐리 브래드 쇼(세라 제시카 파커)의 고등학교 시절을 그린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 앞선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2011년부터 제작 여부를 놓고 소문이 무성하더니 결국 만들어졌다. 1984년을 배경으로 뉴욕에서 인턴생활을 하는 브래드 쇼의 사랑과 우정을 다뤘다. 팀 버턴의 ‘찰리와 초콜렛 공장’(2005)에 파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왔던 꼬마 안나소피아 롭이 어느새 숙녀가 돼 쟁쟁한 경쟁자를 따돌리고 주인공을 꿰찼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신년사설] 갈등의 파도 넘어 희망의 좌표를 찾자

    2013년 새해가 밝았다. 나라를 두 동강낼 듯 들썩이게 했던 18대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박근혜 정부가 5년 임기를 시작할 채비를 하고 있는 계사년(癸巳年) 새 아침의 시대적 의미는 각별하다. 대한민국호(號)가 새 희망의 돛을 올리고 격랑의 바다를 헤쳐나가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반도 안팎의 환경은 험난하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의 여파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성장 둔화와 양극화의 심화라는 이중고를 안기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국은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고, 지난해 하반기 중국의 시진핑 5세대 지도부와 일본의 아베 신조 내각이 연이어 등장했다. 주변 4강의 과도기적 상황과 맞물려 북한 김정은 후계체제의 불가측성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할 시한폭탄 격이다. 지난 연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과 다름없는 은하 3호 로켓을 쏘아올린 게 그 징표다. 그러고 보면 지난 연말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내놓은 ‘2013∼2017년 국제 정세’ 보고서는 한낱 기우로만 비치지 않는다. “차기 정부가 21세기 들어 가장 어려운 대외환경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공연한 노파심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난국을 돌파하려면 안정된 리더십이 필수이건만, 사방을 둘러봐도 환한 햇살은 비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사회의 극심한 분열상이다. 박근혜 정부는 지지를 받은 52% 대 반대표를 던진 48%라는 유권자의 심리적 괴리뿐아니라 2030 대 5060이라는 세대 간극, 계층·지역 간 갈등이 혼재된 대선 성적표와 함께 출발선에 섰다. 위기가 곧 기회였다 하기야 반만년 역사에서, 언제 위기가 아닌 적이 있었던가. 굴곡진 현대사를 통해 우리는 위기가 곧 기회임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지난 26일 문을 연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우리 민족의 시련과 좌절, 그리고 빛나는 성취의 역사를 생생히 보여준다. 새 정부는 세대·지역 갈등과 계층 간 양극화를 극복할 대통합에 진력해야 한다. 국민의 마음속에 희망의 불씨를 되살려내야 한다. 유례 없는 압축성장 과정에서 한국사회에는 군사독재로 인한 인권 유린과 소득불균형 등 짙은 그늘이 드리워진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신생국 중 민주화와 산업화를 함께 일군 유일한 나라가 아닌가. 이명박 정부만 해도 ‘불통 정부’라는 낙인이 찍혔지만, 지난해 한국은 2만 달러 소득에 5000만 국민이라는 ‘20-50클럽’에 세계에서 7번째로 가입하는 등 만만찮은 성과를 냈다. 우리가 재도약을 위해 자성할 대목은 없지 않지만, 자학할 까닭도 없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중산층 70%의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깃발로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들메끈을 고쳐매려면 그런 구호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에 신명을 지펴야 한다. 그러려면 지역·세대를 아우르는 대통합과 소외계층을 보듬는 복지정책, 그리고 공정사회를 지향하는 정치 쇄신과 경제민주화의 실천 외에 무슨 대안이 있겠는가. 새 정부는 대탕평 인사로 국민통합의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 당선인은 “다시 한번 잘살아 보세”라는 구호를 내걸었지만 ‘개발연대식’ 슬로건이 호소력을 갖기엔 당면한 여건이 너무나 어렵다. 최근 십수년간 잠재경제성장률은 줄곧 뒷걸음질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내수마저 얼어붙어 젊은이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실업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어디서 재원을 마련해 복지 수요를 감당할 것인가. 일자리 창출과 함께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생산적 복지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새 정부에 부여된 최우선 과제다. 우리는 복지 재원 마련과 양극화 완화를 위해 성장엔진을 꺼뜨리지 않은 범위 안에서 고소득층 중심의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선진국의 부자들이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세금을 정직하게 내고 기부를 많이 하는 이유가 뭔가. 뻘밭에서 가진 것을 마냥 움켜쥐고 있으면 점점 수렁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이 올해 저소득층 환자들을 위한 의료 기부 캠페인과 교육 나눔 시리즈를 기획하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대기업과 고소득층의 파이가 커지면 그 효과가 결국 중소기업이나 서민층으로 번져 간다는 ‘낙수효과’를 믿는 사람은 이제 드물다. 대기업들은 경제민주화 정책에 볼멘소리만 늘어놓을 게 아니라 중소기업과의 공생의 길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소이 버리고 대동 이뤄야 보수·진보로 갈려진 우리 사회의 이념적 틈을 메우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박 당선인은 대선 레이스에서 전향적 남북관계 개선을 약속했지만, 북한의 화답이 없으면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일 뿐이다. 김정은 체제가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로 체제유지를 도모하면서 미국과 담판하려는 김정일의 노선을 버렸다는 징후는 어디에도 없다. 3차 핵실험 같은 북의 추가 도발을 막으려면 고질적인 남남갈등부터 해소해야 한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도 국민통합이 시대정신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비판과 견제는 야당의 본령이지만, 소이(小異)를 버리고 대동(大同)을 추구하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대한민국 호가 순조로이 출항하는 데 발목을 잡는 ‘갈등의 닻’은 이제 온 국민이 함께 들어올려야 한다. 그럴 때만 선진 복지국가도, ‘100% 대한민국’ 국민행복시대도 활짝 열릴 것이다.
  • 아베, 새 담화 추진… 불편한 과거사 뒤집나

    아베, 새 담화 추진… 불편한 과거사 뒤집나

    아베 신조 총리가 기존 일본 정부의 과거사 인식을 바꾸는 새로운 담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번복하고, 일본 군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부정하는 등 우경화 주장의 ‘결정판’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31일 보도된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해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와 관련, “전후 50년을 기념해 나온 담화이지만 그때부터 세월이 흘러 21세기를 맞았다”면서 “21세기에 바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담화 발표 시기와 내용에 대해서는 “전문가 회의를 설치해 검토하겠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무라야마 담화 자체에 대해서는 “각의에서 결정한 사안인 만큼 계승하겠다”는 의향을 표명했다. 산케이신문은 “아베 총리의 발언은 무라야마 담화 자체를 파기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담화를 발표함으로써 역사문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에 대해서도 전문가의 의견 등을 듣고 관방장관 차원에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아베 정권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정부가 발견한 자료에는 군이나 관헌에 의한 이른바 강제 연행을 직접 나타내 보이는 기술은 눈에 띄지 않았다”는 답변서를 각의에서 결정했다. 이런 내용을 포함해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지난 16일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하기 전까지만 해도 기회 있을 때마다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총리 취임 이후에는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이전 정부의 입장을 계승하겠다”고 번복했다. 도쿄 외교가에서는 아베 총리가 직접 새로운 담화를 발표한다면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무력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높다. 이럴 경우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인터뷰에서 “일본을 지키려고 파견된 동맹국인 미국 함선이 공격받을 때 무력 지원을 하지 않을 경우 동맹 관계는 파탄”이라면서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용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차 아베 내각 당시 집단적 자위권을 금지한 정부의 헌법 해석을 바꾸기 위해 열었던 ‘안전보장의 법적 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에서 제시한 집단적 자위권의 네 가지 유형을 참고키로 했다. 이는 ▲공해상에서 공격받은 미국 함선의 방위 ▲미국을 겨냥한 미사일의 요격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서의 타국 부대 긴급 경호 ▲타국 부대 후방 지원 확대 등이다. 아베 총리는 또 중국 견제 차원에서 미·일동맹 관계를 재구축하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이나 인도, 호주와 관계를 강화할 뜻을 거듭 밝혔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책꽂이]

    ●대통령의 설득법(이성민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김대중, 노무현, 버락 오바마, 빌리 브란트, 김용, 윌리엄 처칠, 조지 부시, 후진타오, 로널드 레이건 등 국내외 지도자들의 정치적 언설을 분석해 지도자가 어떻게 말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다뤘다. 1만 4000원. ●쇼에게 세상을 묻다(조지 버나드 쇼 지음, 김일기·김지연 옮김, 톈데데로 펴냄) 시니컬하고 기괴한 극작가로만 알려진 조지 버나드 쇼가 아니라 급진 혁명보다 점진적 사회주의를 주장한 페이비언으로서 조지 버나드 쇼의 진면목을 살펴볼 수 있는 책. 풍자적인 문체는 여전하지만 집필 당시 88살이라는 사실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정당제도의 기원 같은 정치 문제, 금융과 토지 문제 등을 깊은 통찰력으로 들려준다. 2만 5000원. ●테이야르 드 샤르댕의 종교사상(앙리 드 뤼박 지음, 이문희 옮김, 펴냄) 프랑스 신학자가 1962년 펴낸 책을 주교회의의장을 지낸 옮긴이가 번역했다. 샤르댕은 천주교 사제이면서도 북경원인 발굴에 참여하는 등 과학에 대해서도 깊은 이해가 있었던 인물. 때문에 천주교 쪽에서는 그의 입장은 이단시당하고 그의 책은 출간이 금지되기도 했다. 저자는 이 샤르댕의 생각이 천주교 정통 교리에 어긋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더 풍요롭게 해준다고 주장하면서 샤르댕의 저작을 폭 넓게 연구해 놓은 결과를 묶어 책으로 냈다. 1만 4000원. ●뮤지컬 블라블라블라(박돈규 지음, 숲 펴냄) 일간지에서 8년 동안 뮤지컬 담당 기자를 지낸 저자가 수많은 뮤지컬 중에서 의미있는 흔적을 남긴 작품을 골라 담았다.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 등 익숙한 작품부터 ‘영웅’, ‘빨래’ 등 수준높은 창작 뮤지컬까지 두루 살핀다. 작곡가·배우 인터뷰, 공연 뒷얘기 등 재미있는 읽을거리가 많다. 1만 5000원. ●99%의 로마인은 어떻게 살았을까(로버트 냅 지음, 김민수 옮김, 이론과실천 펴냄) 제목 그대로 성공한 정치가, 군인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로마사가 아니라 일반 사람들의 눈으로 바라본 로마사다. 평민 남자·여자, 빈민, 노예, 해방노예, 군인, 매춘부 등 신분에 따라 모두 9개 장으로 구성됐다. 평범한 사람들이 남긴 기록, 비문 등 다양한 참고 자료를 활용했다. 2만 9000원.
  • [시론] 세대갈등과 새정부의 과제/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세대갈등과 새정부의 과제/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세대 갈등은 어느 사회에나 있다. 젊은 세대가 나이 든 세대와 똑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 사회는 정체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젊은 세대가 나이 든 세대와 생각이 다르다는 것과 그에 따른 갈등은 긍정적이다. 변화가 많은 사회일수록 세대 갈등이 크다. 한국사회의 변화 속도가 매우 빨라서 영국의 6배, 일본의 3배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세대 갈등이 심한 것은 당연하다. 그것은 역동적인 사회변화의 결과이자 또한 한국사회의 역동성의 요인이다. 18대 대선에서 나타난 세대 간 정치적 선호 차이가 최근 노인 복지문제로 불똥이 튀면서 세대 갈등이 정치화되고 있다. 노인 표가 압도적으로 박근혜 후보로 쏠리면서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많이 지지한 젊은 유권자 일부가 65세 이상의 모든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무임승차’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부담은 젊은 세대가 하고, 혜택은 노인들이 보는 현실에 대한 젊은 세대의 반감이 불거진 것이다. 해방 후 각기 다른 세대는 각기 다른 경험을 갖고 있다. 한국전쟁, 민간독재, 4·19학생혁명, 군부독재, 민주화, 동구권 붕괴, 외환위기, 정권교체, 신자유주의 경제개혁과 세계화 등 국내외에서 일어난 역사의 격변을 세대마다 다르게 겪었다. 그래서 각 세대의 과거 인식은 매우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이것은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격변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지금이 어느 때보다 세대 차이의 인정과 세대 간 연대가 절박한 시기라는 점이다. 한국은 2012년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이 빈곤층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노인빈곤율 1위다. 지금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현재 젊은이들이 노인이 되었을 때 그들 중 절반 이상은 빈곤층이 될 것이다. 21세기 한국사회가 오래 사는 것이 복이 아니라, 천형이 되는 암울한 디스토피아가 될 것이다. 한국의 미래는 젊은 세대의 몫이지만, 젊은이들만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것이 세대 간 연대가 필요한 이유이다. 젊은 세대가 감정적으로 세대 간 차이를 앞세우고 또 나이 든 세대가 젊은 세대를 외면하는 것은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이다. 정치권이 세대 갈등을 단기적인 정치적 목적 달성에만 이용하고자 한다면, 세대 간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반대로 정치권이 세대 간 통합을 모색하고 세대 연대를 이끌어 내고자 노력한다면, 세대 간 갈등은 역동적인 사회발전의 에너지가 될 것이다. 오래전에 스웨덴 연금 개혁과 관련하여 스웨덴 국회 복지위원회 위원장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연금 개혁이 8년 이상 오래 걸린 이유를 물었다. 50대 여성 복지위원장 답변은 복지 개혁은 자신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다음 세대의 문제이기 때문에 성급하게 함부로 다룰 수 없다는 것이었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모두 신중하게 접근하여 여야 합의를 도출하는 데 8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정치철학이 몸에 밴 것이었다. 정말로 부러운 정치철학을 지닌 정치인이었다. 현재 세대 갈등은 18대 대선을 계기로 크게 대두되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집권 여당과 차기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다. 세대 갈등 해결은 정치적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21세기 미래와 관련된 문제라는 인식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세대 갈등을 역동적인 사회발전의 에너지로 이끌어 내지 못한다면, 한국사회는 그만큼 지체될 것이다. 사람은 살면서 나이를 먹게 된다. 세월과 함께 기억 속에는 과거만 흔적으로 남게 된다. 미래를 생각하지만, 미래는 기억 속에는 없다. 미래는 만들어져야 한다. 세대를 가로지르는 세대 연대에 기초하여 정치권과 정부가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 세대 갈등의 해결 실마리가 보일 것이다.
  • [박근혜 정부시대 정책 분석] ⑥ 문화예술 분야

    [박근혜 정부시대 정책 분석] ⑥ 문화예술 분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문화예술 정책은 ‘문화국가’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다지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핵심은 문화 재정 비율 2% 달성이다. 올해 기준으로 1.14%(3조 7194억원)인 전체 예산 대비 문화 부문 예산 비율을 2017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인 2%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1999년 처음으로 1%를 넘긴 문화 재정 비율은 역대 대통령마다 문화를 강조해 왔으나 그동안 제자리였다. 문화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우선순위가 확고하지 않은 한 실제로 예산을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선 벌써부터 내년에 처음으로 4조원 돌파가 예상되는 문화 재정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박 당선인은 국민의 문화기본권을 보장하는 ‘문화기본법’ ‘문화예술후원 활성화법’ 제정과 논란 속에 마련된 ‘예술인복지법’ 손질도 예고했다. 기존 문화예술진흥법에서 분리될 문화기본법은 문화복지 전문 인력 양성과 지역·계층별 맞춤형 프로그램 제공 등의 내용을 담는다. 또 문화예술후원 활성화법을 통해 문화예술 기부금에 소득공제 혜택이 부여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1월부터 형식적으로 시행돼 온 예술인복지법은 예술인의 창업, 취업 지원 등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쪽으로 개정된다. 입법 과정에서 추진됐다 무산된 4대 보험 일괄 적용 여부가 관건이다. 공연·영상 분야 스태프를 위한 처우 개선 등 창작 안전망 구축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류와 관련해선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콘텐츠코리아 랩’을 설립하고 ‘위풍당당 콘텐츠 코리아 펀드’를 조성할 방침이나 총체적인 한류 정책은 부족하다고 지적된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남북 예술작품 교류 전시회 등도 구상 중이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아 관광 분야에선 여행 바우처 지원이 확대되고 고령자, 장애인을 위한 인프라 확충이 지원된다. 문화부는 이 같은 박 당선인의 공약을 분석한 정책 대안을 마련해 내달 초쯤 대통령직 인수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문화 재정 확충 방침을 바라보는 문화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이희진 민속예술단체총연합 이사는 “문화 재정이 1%에서 1.14%가 되는 데 13년이 걸렸다.”면서 “국가 예산이 늘어나는 속도에 맞춰 임기 내에 2%까지 문화 재정 비율을 늘린다는 것은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예산 확충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문화예술위, 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예술지원센터, 문화의 집 등으로 나뉜 비슷한 성격의 예술 관련 기관을 정리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새 정부의 문화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핵심 인사로 누가 중용될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문화적 비중이 큰 인사가 많지 않다. 박 당선인을 지지해 온 ‘21세기 문화비전운동포럼’은 주목받는 단체다. 임영선 가천대 교수, 장윤성 미디어 아티스트, 임영호 작가 등이 몸담고 있다. 국회 새누리당 문화관광위원으로 폭넓은 인맥을 지닌 김을동, 박창식, 김장실 의원 등도 문화 정책의 싱크탱크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예술인 단체인 ‘문화가 있는 삶’은 2선에 자리한 핵심 단체라 할 수 있다. 뮤지컬 ‘시카고’ ‘아이다’ 등의 국내 공연을 흥행시킨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외에 박계배 연극협회 이사장, 손상원 이다엔터테인먼트 대표, 정현욱 공연프로듀서협회장, 정대경 소극장연합회장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박 대표는 박 당선인의 문화특보로 일하는 등 이미 문화예술 정책 수립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인수위 대변인에 임명된 박선규 전 문화부 차관의 행보도 주목을 받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마오타이 시총 2조 2500억원 증발

    최근 유해물질인 가소제 첨가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중국 대표술 바이주(白酒) 업계가 이번에는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내린 ‘군(軍) 금주령’으로 또다시 울상을 짓고 있다. 25일 중국의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군 금주령으로 중국의 국주(國酒)로 불리는 마오타이(茅臺)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125억 위안(약 2조 2500억원)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오타이를 생산하는 구이저우(貴州)마오타이의 주가는 지난 24일 한때 5.55% 급락했는데, 상장 주식이 10억 4000만주인 점을 감안하면 이날 시가총액은 무려 125억 위안이 줄어든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마오타이뿐만 아니라 우량예(五粮液), 루저우라오자오( 州老?), 산시펀지오(山西汾酒), 양허구펀(洋河股 ) 등 대표 유명 바이주 생산업체들의 주가도 이날 일제히 3% 이상 동반 하락했다. 이는 중앙군사위가 ‘군대 기강 확립을 위한 10대 규정’을 발표해 군인들에게 사실상 금주령을 내린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창청(長城)증권의 왕핑(王萍) 애널리스트는 “중앙군사위의 금주령은 가소제 함유 문제보다 바이주 주가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외 경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정부, 군대, 국유기업 등이 접대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나선 만큼 바이주 소비량이 당분간 급감할 수밖에 없어 관련 주가들도 약세를 지속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내다봤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21세기 피사의 사탑’ 어떻게 지었을까

    ‘21세기 피사의 사탑’ 어떻게 지었을까

    27일 오후 11시 15분 EBS ‘다큐 10+’는 ‘불가능을 짓다-21세기 피사의 사탑’을 방영한다. 2010년 싱가포르는 자국의 관광산업 틀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건물을 만들었다. ‘마리나 베이 샌즈’였다. 호텔, 카지노, 컨벤션센터가 들어가 있다. 그뿐 아니라 공연장, 박물관, 쇼핑센터, 전망대까지 갖췄다. 이 정도만 해도 관심거리인데 더 놀라운 것은 이 건물의 시공을 받은 회사가 국내 건설사라는 점이다. 워낙 다양한 성격의 공간들이 한 건물에 자리 잡아 건축 역사상 가장 까다로운 프로젝트로 평가받는 이 건물. 겉에서 보기에도 희한한 요소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약간 기울어진 외양으로 유명한 피사의 사탑보다 10배 정도 더 기울어진 초고층 호텔, 마천루 3개 동을 잇는 거대한 지붕, 보면 볼수록 희한하게 생긴 박물관 등 이들 건물을 짓는 데는 숱한 난관이 있었다.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엔지니어들에게 들어 본다. 난관은 공사 시작 전부터 감지됐다. 건물이 들어설 땅을 살펴봤더니 너무 무른 땅이었다. 엔지니어들은 지하 연속벽을 시공해 지반을 보강하기로 했다. 기초 다지는 데 시간을 보내다 보니 남은 공사 기간은 겨우 2년. 공기 단축을 위해 1만 6500여명의 인부가 동시에 투입됐다. 현장을 드나드는 차량 때문에 교통체증이 우려되자 ‘현장 치기 콘크리트’ 방법을 찾아냈다. 비스듬히 올라가는 마천루를 짓기 위해 버팀대를 대고 벽 내부에 케이블을 설치했다. 호텔 로비에는 앤터니 곰리의 대형 조각 작품 ‘드리프드’를 걸었다. 호텔 세 동을 연결하는 지붕 ‘스카이파크’는 강풍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신축이음을 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21세기 정보화시대를 맞아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오히려 갈 길을 잃기 쉬운 요즘. 요일별로 다양하고 세분화된 아이템을 선정해 분야별 전문가들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 또한 전통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구시대적인 방송이 아니라 새로운 정보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월화드라마 학교 2013(KBS2 밤 10시) 학교폭력위원회에 올라간 흥수(김우빈). 그에게 씌워진 오해를 벗기려고 남순(이종석)은 과거의 비밀을 밝힌다. 그리고 선생님 인재(장나라)에게 자퇴원을 제출한다. 한편, 전원 야간 자율학습을 하게 된 2반 아이들은 이를 빠지기 위한 각양각색의 사유를 들이밀며 세찬(최다니엘)을 기막히게 하는데…. ●백세건강 스페셜(SBS 오전 5시 10분) 폐암은 종류에 따라 임상적 경과와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암은 크게 소세포암과 비소세포암으로 나눌 수 있다. 비소세포암은 대개 소세포암에 비해 병의 진행이 더 느리고 전이도 더 늦게 나타난다. 비소세포 폐암에는 가장 많은 형태인 선암 그리고 편평상피세포암, 대세포암 등이 있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외로운 노인들을 위해 작은 공연을 펼친다. 자신들이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 주기까지 할 만큼 성장한 저소득층 어린이들로 구성된 드림오케스트라. 오케스트라를 통해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얻게 된 드림오케스트라의 즐겁고 행복한 음악 이야기를 담아본다. ●다큐10+(EBS 밤 11시 15분) 늘 얼어붙어 있던 북극에 짧은 여름이 찾아와 얼음이 녹으면 수십 마리의 북극곰들이 브란겔랴 섬에 고립되곤 한다. 다큐멘터리 제작자 아르네 네브라는 북극곰의 생태를 연구하는 동료 니키타 오브시아니코프와 함께한다. 고립된 상태의 북극곰들이 얼음이 다시 얼 때까지 어떻게 목숨을 부지하는지를 담았다. ●성탄특집 전설의 땅, 아틀란티스 1부(OBS 밤 9시 55분) 기원전 1620년 거대한 화산이 폭발해 유럽 최초 문명인 미노스 문명을 궤멸시킨다. 찬란했던 문명은 사라지고 그로부터 아틀란티스의 새로운 전설이 태어났다. 이에 수많은 과학자는 미노스 문명과 테라섬에서 발견된 고고학적 증거들을 바탕으로 아틀란티스의 전설을 입증해 가고 있다.
  • 마곡산단, 서울 서남권 경제 중심지로

    마곡산단, 서울 서남권 경제 중심지로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선도기업으로 입주하게 된 LG컨소시엄의 계약이 마무리되면서 마곡단지가 서울 서남권 경제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23일 “마곡산업단지 총면적의 18.3%를 분양받은 LG컨소시엄이 13일 서울시와 입주계약을 체결해 지난 1년간 논란이 됐던 산업단지 내 LG의 토지분양이 마무리됐다.”면서 “선도기업으로 입주하게 된 LG컨소시엄의 입주 편의를 도와 성공적인 R&D(연구개발)센터가 건립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LG컨소시엄이 분양받은 13만 3591㎡에는 R&D센터가 조성돼 LG 6개 계열사가 입주하며, 마곡단지에는 2020년까지 2조 4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진다. 노 구청장은 특히 R&D센터가 건립되면 석·박사급 연구 인력만 1만 4000여명이 근무하게 되며, 매년 6만명 이상의 고용 유발과 19조원 이상의 생산 유발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 체결에는 노 구청장 중재가 큰 역할을 했다. 2011년 당시 LG그룹은 서울시가 분양하는 마곡산업단지 내 23만㎡를 분양받아 미래 성장 동력이 되도록 조성하겠다고 밝혔으나 서울시가 신청부지의 50%밖에 줄 수 없다는 입장이 전해지면서 무산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노 구청장은 LG 측과 서울시를 번갈아 만나며 양측 의견을 지속적으로 조율해 결국 서울시로부터 당초 입장보다 10%가량 많은 토지를 분양할 수 있게 했고, 2·3단계 분양시 LG가 추가로 부지를 희망할 경우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얻었다. 노 구청장은 “마곡지구는 총 336㎡ 부지에 첨단산업단지와 국제업무단지, 그리고 주거단지, 중앙테마공원으로 나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마곡지구가 21세기 첨단 산업과 경제 발전을 이끌 서울 서남권의 경제 중심지가 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도약하는 대학] 남성희 총장 “부설병원·첨단의료복합단지 지역특수성 연계·발전시킬 것”

    [도약하는 대학] 남성희 총장 “부설병원·첨단의료복합단지 지역특수성 연계·발전시킬 것”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은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조직의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직원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무한한 신뢰를 보내며 지원하고 있다. 조직목표를 위해 교직원을 다그치지만 성과의 업적은 교직원의 공으로 돌린다. 교직원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이유다.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금 전국 2위, 교수학습연구 분야 최우수대학, 보건의료 국가고시 5개 부문 전국수석 배출, 전국 보건대학 최초 부설병원 운영 등의 실적은 남 총장의 리더십 때문이다. “대학 발전은 모든 구성원이 애교심을 갖고 역량을 발휘해 준 대가다. 직원들 간의 협력체제 구축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저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 총장의 리더십과 성실성은 외부로부터도 인정을 받고 있다. 2005년에는 최초 여성 한국로타리 총재를 맡았고 2007년부터 4년 동안 대구오페라축제 조직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에 한 축을 담당했다. 지금은 대한적십자 대구지사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통령직속 정부업무평가위원으로 2회 연속 위촉됐으며 대구북구문화원장과 대구시 정구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남 총장은 최고 수준의 대학시설에 만족하지 않고 최첨단 도서관과 통합의료 보건센터, 제2생활관을 개관했다. 보건대학부설병원은 최첨단 의료 시설과 문화 공간 확대로 지역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교육특구에 지정된 지역의 특수성과 연계 발전할 계획도 세웠다. “세월이 바뀌면서 다양한 분야가 각광을 받았지만 대구보건대학은 보건 분야 한길만을 개척했다.”며 “앞으로도 한눈팔지 않고 국민건강을 위해 이바지한다는 건학이념을 반드시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에서 교육학박사를 취득한 남 총장은 21세기 경영문화대상과 대한체육회 올림픽체육진흥 유공자표창 등 다양한 상을 수상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야권 차기 주자들 움직임 시작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야권 차기 주자들이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21일에도 차기 불출마 의지를 밝힌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에 실패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는 이미 정치 의지를 보이며 앞서간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와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등 기존 주자들은 몸을 푼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의 지자체장과 추미애, 박영선 민주당 의원 등 잠재적 후보군도 거론된다. 김두관 전 지사는 요즘 지난 당내 대선 후보 경선 때 자신을 도운 인사들을 만나 경선 패인 분석과 보완 방안을 듣고 있다. 내년 3월엔 독일로 가 6개월간 체류할 예정이다. 사민당의 두뇌 집단인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의 후원으로 자유베를린대학에서 연구한다. 독일 통일의 현장에서 남북 문제를 연구하고 강소(强小) 기업들을 돌아볼 예정이다. 9월에 열릴 독일 총선까지 보고 귀국할 예정이다. 스웨덴, 영국 등의 국가를 돌아보며 유럽형 복지 모델도 연구한다. 틈을 두고 미국도 방문해 5~6개월간 연수할 예정이다. 중국은 2004년에 6개월간 연수한 적이 있어 제외하고 틈틈이 일본에도 가 볼 계획이다. 그는 21일 “경선 패배 등은 다 잊어버리고 새로 시작하겠다.”며 강한 재기 의지를 보였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내년 1월 독일로 가 6개월간 머물 예정이다. 김 전 지사와 마찬가지로 에버트재단의 후원으로 자유베를린대학에서 지내며 통일, 복지, 환경, 협동조합 등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다. 측근들은 그가 차기의 주연을 하려 할지, 조연이 될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5년이나 남아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손 고문이 민주당의 재건이나 신당 창당 등 야권 재편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안철수 전 후보와 탈노(탈노무현) 및 중도 노선을 매개로 해 손잡고 재기를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그는 22일에는 자신의 두뇌 집단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송년 행사에 참석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 9월 우크라이나, 네덜란드, 폴란드 등의 유럽 국가를 방문해 일본의 과거사 문제와 평화, 연대 등 21세기적인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우호 교류 협정 체결과 농업 혁신 사례 벤치마킹 등을 위해 12일간 유럽을 순방했지만 과거사 문제 등의 정치적 사안도 언급해 차기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됐다. 한 지인은 “안 지사는 ‘도지사는 행정은 물론 외교나 국방 등까지 경험하게 된다’며 재선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총선에는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충남지사에 재선할 경우 상황을 지켜보며 2017년 대선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안 전 후보의 전폭적인 지지로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도 취임 1주년 때를 비롯해 가끔씩 서울시장 재선을 통해 서울을 자신의 구상대로 바꾸어 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선 도전은 안 전 후보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안 전 후보가 나설 경우 그와 경쟁하기가 어색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부겸 전 의원이나 추미애, 박영선 의원 등이 세대교체론을 내세워 당권과 함께 차기에 도전할 수 있는 인물로 거론된다. 이인영, 우상호 민주당 의원 등도 차기 주자로 거론되지만 정치력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안 전 후보가 불과 1년 전부터 대선 주자로 급부상했듯이 의외의 인물이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오바마, 타임 ‘올해의 인물’ 선정

    오바마, 타임 ‘올해의 인물’ 선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타임은 19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은 21세기 새로운 미국인의 전형”이라며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고 젊은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한 첫 대통령으로 그는 정치적 인물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문화”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타임은 이런 이유로 오바마가 청년층과 히스패닉, 대학 졸업 여성, 소수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국민들이 변화의 속도에 절망하고 있고 경제 역시 여전히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바마를 다시 대통령으로 선택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타임은 여성의 교육권 등을 주장하다 탈레반으로부터 공격을 당했던 파키스탄 소녀 말라라 유사프자이(14)를 비롯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 연구진 등이 오바마와 마지막까지 경쟁한 차점자였다고 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시론] 디지털 다이어트가 필요하다/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시론] 디지털 다이어트가 필요하다/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의 출현과 확산으로 지금 우리 사회는 예전에는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스마트한 세상’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손 안에 쏙 들어와 휴대가 간편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들은 사람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사람과 접속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고, 필요한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거의 실시간으로 모든 정보를 빠르게 공유하고 확산시킬 수 있는 환경까지 제공해 주고 있다. 스마트 기기의 편리함 때문에 필자도 지난봄 한국에 정착하면서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산 이래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왜 카카오톡 안 하세요.”이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 동료 교수들, 심지어 학생들까지 필자가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왜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지 따지듯 묻곤 한다. 그리고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면 “얼마나 편한데…문자비용도 안 들고”라며 은근히 카카오톡의 사용을 권한다.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카카오톡은 끊임없이 나를 귀찮게 해 생활 리듬을 깨고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든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해서 어떤 성과를 얻었을 때 느낄 수 있는 ‘몰입의 즐거움’을 빼앗아 간다. 끊임없이 기계를 통한 연결을 강요한다. 1분도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든다. 전국에서, 아니 요즘은 전 세계에서 카카오톡을 통해 동시다발로 떠들어대는 소리에 정신이 나갈 정도다. 그렇다고 그 떠들어대는 소리에는 중요한 내용도 없다. 수다 그 자체다. 그런데 쉬지 않고 ‘띵동띵동’ 울려대는 그 수다의 아우성에 2012년 오늘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종속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마 카카오톡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은 필자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누군가와 카카오톡으로 ‘문자질’을 하고 있거나 누군가의 문자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사람은 카카오톡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들 대부분이 끊임없이 카카오톡으로 문자질하는 것을 수 없이 보아왔다. 그리고 상대방이 바로 답장을 보내지 않으면 신경을 곤두세우고 짜증을 내는 모습 또한 무수하게 목격했다. 이러한 현상은 21세기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인간관계가 얼마나 기계와 인터넷에 종속돼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결국 기계와 인터넷이 현대인들에게 또 다른 족쇄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속전속결의 기계 의존적 인간관계가 난무하는 현대사회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온기가 느껴지는 살내음 풍기는 인간관계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구글의 최고경영자 에릭 슈밋은 2009년 펜실베이니아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컴퓨터를 꺼라, 휴대전화도 꺼라, 그리면 주위에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들 때문에 우리가 삶 속에서 놓치고 사는 소중한 행복들이 많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말이다.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들이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을 차지하게 되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과 대화가 줄어들고, 천천히 삶에 대해 생각하고 음미할 수 있는 인간만이 가진 사고의 기회가 박탈당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에서는 디지털 기기 때문에 잃어버린 소중한 행복을 되찾기 위한 디지털 디톡스, 디지털 다이어트, 언플러깅 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던 인터넷과 스마트폰에서 잠시 눈을 떼고 가족과 친구, 그리고 직장동료들과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손과 손으로 전해지는 사람의 온기를 느끼는 행복을 누려보기를 바란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잠시 꺼두고 사람을 마주하면 새로운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사설] 日 정권교체 국수주의 강화 계기 안 되길

    일본의 급속한 우경화는 매우 우려스러울 정도다. 어제 실시된 중의원 총선거에서 민주당이 집권당 자리를 내주고 자민당이 3년여 만에 재집권에 성공했다. 이는 단순히 정권이 교체됐다는 의미를 넘어 일본 내 국수주의 분위기가 팽배해졌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민당이 과반을 훌쩍 넘는 의석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극우파 일본유신회도 약진했다. 보수 대연합을 이뤄내면 개헌 추진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듯싶다. 배타적 자민족중심주의는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다고 본다. 앞으로 총리가 될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는 일본 정계에서도 손꼽히는 극우파 정치인이다.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용의자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외손자인 그는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을 개정하겠다고 공언해온 인물이다. 시곗바늘을 2차 세계대전 시절로 되돌리겠다는 그의 발상은 21세기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착오적인 망상 아닌가. 그런데도 핵무장을 주장하는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 도지사가 이끄는 정당 일본유신회는 개헌을 전제로 자민당과 연립정부 구성을 제의한 놓은 상태다. 여차하면 보수 대연합으로 일본의 재무장이 실현될 소지가 없지 않다. 자민당은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을 일본 정부 차원의 행사로 격상하고,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 수정까지 벼르고 있다. 영해침범죄를 신설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공약들은 한국·중국과 사사건건 충돌하고 갈등을 빚을 사안들투성이인데다, 최근 북한의 로켓 발사와 중국 항공기의 센카쿠 상공 진입은 일본의 우경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공산이 커 동북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일본 자민당은 재무장을 하겠다는 시대착오적 인식에서 한시바삐 벗어나야 한다. 정권을 탈환하기 위해 내세운 공약들은 거둬들이는 게 현명하다. 자민당은 윤전기를 돌려서 엔화를 무제한으로 찍어내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자민당이 이웃나라와의 협력을 외면하고 쇼비니즘에 매몰되어서는 일본의 경제 회복도 국제적 위상 제고도 기대하기 어렵다. 일본은 동북아의 트러블 메이커가 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 [시론] 서울 교육의 미래, 기다려서는 오지 않는다/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시론] 서울 교육의 미래, 기다려서는 오지 않는다/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미래란 단순히 기다림에 의해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선택하고 가꾸고 창조하는 것이다. 흔히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우리의 미래가 교육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특히 21세기 고도의 지식·정보화 시대, 세계화 시대에서 교육은 단순히 미래를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니다. 교육은 우리의 현실적인 삶 그 자체이자 평생 동안 생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발전소이기도 하다. 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부모와 친척과 주변 사람들의 삶의 질을 결정하고 변화시키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고 불행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중요한 교육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자 중 한 사람이 바로 우리가 직접 투표로 선출하는 교육감이다. 누가 교육감이 되느냐에 따라 서울 교육의 현재와 미래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교육감이 얼마나 교육을 바꿀 수 있겠느냐며 의문을 나타내기도 한다. 시민의 힘으로 직접 뽑는 직선 교육감의 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오판이다. 여기서 잠시 서울시 교육감의 권한을 살펴보자. 서울시 교육감은 5만명이 넘는 교원 및 지방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있다. 그리고 2121개의 학교와 약 120만명의 학생에 대한 지도·감독권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연간 7조 6000억원 정도의 예산을 관리하고 집행한다. 아울러 그 권한이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와 독립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그래서 서울시 교육감은 ‘1000만 교육소통령’이라 불릴 정도이다. 이처럼 막강한 권한을 가진 서울시 교육감을 신중하게 잘 선출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는 19일은 대통령 선거일이자 동시에 서울시 교육감 선거일이다. 모든 방송과 신문들의 관심이 대통령 선거에 집중되다 보니 정작 서울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할 교육감 선거가 같은 날 치러지는 데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아 매우 걱정된다. 출마한 서울시 교육감 후보 각각에 대해서 어떠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인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무책임하게 투표를 하거나 혹은 기권을 하게 될 경우 서울 교육의 현재와 미래는 예측 불가능해지고 암울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금부터라도 서울 시민들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에 대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어느 후보가 사심 없이 서울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헌신할 사람인지, 누가 더 품격 있고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데 적격자인지, 누가 학교를 더 안전하고 더 편안하며 더 신나게 가르치고 더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능력을 갖고 있는지 차분하게 비교하고 따져봐야 한다. 누가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와 사랑을 더 잘 회복시킬 수 있는지, 누가 더 종합적인 진단과 체계적인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실효성 있는 교육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지, 누가 더 생태학적 관점에 따른 공동체 위주의 교육 개혁을 통해 배려와 나눔의 정신을 바탕으로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건설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 등도 향후 서울 교육의 미래를 위해 더없이 중요한 고려사항들이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투표를 통해서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선택하고 가꾸고 창조하는 데 동참하는 일이며, 개개인의 자주적인 선택과 결단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일이다. 그러므로 선거권을 가진 모든 사람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소신을 갖고 서울시 교육감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그래서 스스로 책임 있는 자유민주주의 시민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며, 그런 연후에 최종 투표 결과에 대해서는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 [김병일 사람과 향기] ‘우리 것’에 대한 현장의 지대한 관심

    [김병일 사람과 향기] ‘우리 것’에 대한 현장의 지대한 관심

    ‘이야기’가 화두인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문화의 시대인 21세기에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이 매우 필요한데, 이야기가 이에 바로 가장 적합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야기’는 한 공동체의 정체성은 물론 경제성까지 담보해 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된 지 오래다. 근래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한류 3.0’ 정책도 이런 흐름과 멀지 않다. 전통문화의 스토리텔링적인 요소를 가미시켜 우리 문화 전체를 세계화시켜 보고자 하는 것이 이 정책의 핵심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일선 현장의 반응이 매우 중요하다. 과거 정부에서 일해 본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정책 당국의 의도보다도 그 밑바탕을 흐르는 현장의 정서가 훨씬 더 중요하다. 최근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지난 11월 29일 서울 상암동의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열린 전통문화 콘텐츠 콘퍼런스를 통해서이다. 한국국학진흥원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문화부의 지원으로 공동개최한 이 자리에는 우리 문화산업을 짊어진 콘텐츠 현장의 많은 일꾼들이 모였다. 이름만 들어도 젊은 층들이 환호하는 유명 만화작가를 비롯하여 영화감독, 출판전문가 등이 참석한 이날의 화두는 한결같이 ‘우리 이야기’에 대한 높은 관심과 활용 가능성이었다. 특히 한국국학진흥원이 작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일기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발굴 사업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뜨거웠다. 선비들의 일기는 민간의 이야기라는 측면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스토리텔링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는 역사 속 평범한 개인들의 감동적인 삶의 이야기들이 그대로 생생하게 녹아 있어, 중앙의 왕조실록이나 일정한 편집과정을 거치는 문집류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스토리가 무궁하다. 예를 들면, 도망친 노비를 몇 년간 추적하다가 결혼하여 잘 살고 있는 것을 알고는 가정을 보호해 주기 위해 손해배상만 청구하고 노비소유권을 포기한 사례라든가, 말을 훔친 도둑을 잡아 호송하는 과정에서 부주의로 범인이 죽자 관청에서 죽은 범인의 절도보다 살인사건에 초점을 맞추어 엄중조사에 착수한 일화가 그런 것들이다. 이를 통해 엄격한 신분사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신분보다 ‘사람’에 더 관심을 기울였던 선현들의 가치관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은 거대 담론보다 우리 정서에 와 닿는 이런 소소한 이야기들이 당일 콘퍼런스에 참석한 200여명의 젊은 콘텐츠 전문가들을 끝까지 자리를 지키게 만든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콘퍼런스를 지켜본 소감은 한마디로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 감지되는 ‘우리 것’에 대한 목마름이다. 많은 참석자들이 전통기록에서 콘텐츠 소재를 발굴하는 작업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표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일기류 스토리텔링 현장 투어의 일환으로 안동을 방문한 적이 있는 일부 참석자들은 그때의 경험을 가히 ‘충격’이었다고까지 표현하여 한 번 더 놀라게 하였다. 당시 문화적 체험의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참석자들의 소감을 종합하면, 그것은 우리도 어느 나라 못지않은 스토리텔링의 광맥을 가지고 있고, 나아가 그 현장이 후손들의 삶 속에 아직도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우리 것에 대한 욕구가 문화정책과 학자들의 연구에만 머물지 않고 대중과 무시로 호흡하는 문화현장 일선까지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새삼 느꼈다. 문화가 삶의 질을 고양시키는 첫째 요소이자 국가경쟁력의 새로운 첨병으로 인식되는 시대에 이 같은 분위기는 확실히 고무적이다. 이런 움직임이 더 확산되어 우리 전통을 바라보는 주류적인 시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화로 부강한 나라를 염원했던 백범 선생의 소원처럼, 이것이 새로운 한 해를 기약하면서 우리 모두가 품어봄직한 희망 가운데 하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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