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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에서 본 아시아의 밤…19세기와 21세기의 공존?

    우주에서 본 아시아의 밤…19세기와 21세기의 공존?

    우주에서 바라본 아시아의 야경 사진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우주 사진 갤러리를 새롭게 꾸며 공개했다. NASA가 공개한 사진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검은 구슬 지구’라는 제목의 사진이다. 검은 구슬 지구 사진은 미국 폭스TV에서 ‘코스모스, 시공간 오디세이’가 방송되는 것에 맞춰 공개된 우주 사진 중 하나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검은색의 지구 모습에 군데군데 금빛을 띠고 있는 아시아 대륙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한국과 일본, 중국 서부, 인도 북부 등은 비교적 밝게 빛나고 있다. 그러나 북한 지역은 조그만 불빛조차 없어 눈길을 끈다. 우주에서 본 아시아의 밤 소식에 네티즌들은 “우주에서 본 아시아의 밤, 홀로 19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북한 같다” “우주에서 본 아시아의 밤, 우리 민족의 반이 어둠 속에서 살아가고 있구나” “우주에서 본 아시아의 밤, 지구는 우주의 보석처럼 빛나는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겉도는 개방형직위] “전문지식과 경험 공직사회에 활력… 칸막이 걷어야 혁신 가능”

    [겉도는 개방형직위] “전문지식과 경험 공직사회에 활력… 칸막이 걷어야 혁신 가능”

    전문성이나 효율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한 직위에 공직 내외를 불문하고 직무수행 요건을 갖춘 인물을 공개모집해 선발하는 제도가 개방형직위제도다. 주로 민간 전문가를 영입하자는 취지이지만 도리어 전·현직 공무원 사이에서 지원자가 늘고 있다. 개방형직위에 종사하는 이들이 직접 전하는 체험담과 효과, 문제점, 대안 등을 ‘희로애락’(喜哀)으로 구분해 들어봤다. [희] “올해 나이 64세인데 여생을 남에게 봉사하면서 의미 있게 살고 싶었습니다. 마침 국립병원에서 민간인도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죠. 망설이지 않고 바로 지원 신청서를 냈습니다.” 김흥곤 국립소록도병원 안이비인후과 과장은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20년 동안 개인병원을 운영하던 원로 의사였다. 지금은 국립소록도병원에 입원해 있는 한센병 환자들의 손과 발이 돼주고 있다. 그가 오랜 진료 경험을 공공 의료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게끔 만든 건 개방형직위 임용제도다. 개방형직위제를 통해 공익에 이바지하는 민간 전문가들은 이제 공직사회에서 낯설지 않은 존재다. 김영일 국립장애인도서관장은 조선대 특수교육과 교수로 재직할 때부터 장애인 학생들이 제때 필요한 점자책이나 청각자료를 구하지 못해 어려워하는 걸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그 자신이 1급 시각 장애인인 그는 2011년부터 장애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확충하고, 자료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시설을 개선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전문 분야에서 쌓은 경험은 자칫 폐쇄적인 순혈주의에 빠질 수 있는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를 돕는 소송을 많이 다뤘던 김재련 변호사는 지난해부터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으로서 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총괄한다. 그는 “한 분야를 오래 천착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경험을 나누는 것이 국민에게 더 잘 복무하는 정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운광 국립재난안전연구원장은 명지대에서 30년 넘게 토목 환경을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재해대책을 연구한다. 그는 “공무원이 되면서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방재 시스템을 구축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서울시에서 일하는 김창보 보건정책관 역시 ‘건강세상네트워크’라는 의료 관련 시민단체에서 일한 경험과 보건학 박사로서 품어왔던 문제의식을 공공부문에 전파한다는 보람을 느낀다. [노] “스웨덴에서는 공공부문 관리자가 100% 개방형직위라고 보면 됩니다. 공무원이나 민간인 구분 없이 누구나 전문성과 지도력만 있으면 채용기회가 있습니다. 국적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황선준 경기도교육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스웨덴 감사원과 국립교육청에서 14년, 서울시 교육연구정보원장으로 2년을 근무했다. 그의 눈에 비친 한국 공직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먼저 “스웨덴 역시 1960년대까지는 호봉제와 위계질서로 움직였다고 들었다”면서 “지금은 9급이니 5급이니 하는 직급이 없고 행정고시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업무 분야는 있지만 상하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 고위직은 물론 학교 교장도 개방형이다. 역량만 인정받으면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시스템에 익숙해진 황 위원이 보기에 한국 공직사회는 관료주의가 너무 심하고 위계질서가 너무 엄격하다. 그는 “직접 일할 직원은 얼마 없는데 계장, 과장, 부장, 국장 등 지시하는 사람은 넘쳐난다”고 꼬집었다. 그는 “장(長)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직책이라면 공무원이건 민간이건 상관없이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혁신적인 조직을 만드는 길”이라고 주문했다. 황 위원뿐만 아니라 개방형으로 공직에 들어간 이들은 너나없이 형식에 치우쳐 있고 칸막이 구조가 심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는 우수한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데 장애 요인이 된다. 김창보 국장은 “서울시 노인정책을 예로 들면, 치매와 노인의료는 보건정책관이, 노인요양보험은 복지정책관이 담당한다”면서 “칸막이가 견고한데다 책임자끼리 직접 토론해서 조율하는 걸 어색해한다”고 말했다. 개방형직위 취지와 달리 일부 정부부처가 소속 공무원을 임명하는 ‘제 식구 감싸기’ 사례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앙부처 개방형직위 관계자는 “가령 과장이 되기 쉽지 않다 싶으면 개방형직위로 우회하는 방식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결국 자기 역량만으로는 안 되는 사람을 구제해주는 건데, 이는 제도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애] “과장·팀장들 모아놓고 보고를 받는데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행정용어가 막 튀어나오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물어보면 혹시라도 얕잡아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알아듣는 척 넘어갔습니다. 나중에 다른 직원에게 넌지시 확인했습니다.” 견고한 위계질서와 촘촘한 인맥으로 이어진 집단에 비집고 들어가서 하나가 된다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다. 김창보 국장은 변변한 사전교육이나 오리엔테이션은 물론이고 전임자한테 인수인계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곧바로 업무에 투입됐던 출근 첫날을 떠올리며 “완전히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공무원 조직도 사람이 움직이는 곳입니다. 뭔가 일을 하려면 예산, 인사, 조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아는 사람 하나 없이 뚫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김 관장은 장애인 학습권을 보장하는 활동을 한다는 데 보람을 느끼면서도 답답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는 “2012년에 국립장애인도서관지원센터에서 도서관으로 바뀌었지만 인력은 10명에서 18명으로 늘어난 게 전부고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가장 답답한 건 법령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적극성과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엔 점자도서관 자체가 부족한데 기존에 있는 점자도서관 인프라 개선작업만 전념할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장애인 이용자들이 자료를 쉽게 검색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하는데 아직은 변화가 미비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서울시가 정보공개정책과를 신설한 뒤 개방형직위로 임용된 조영삼 서울시 정보공개정책과장은 2000년부터 2012년까지 국회와 청와대 등에서 기록연구사로 일했다. 정규직 공무원 출신인 그조차도 개방형으로 공직에 돌아온 뒤 어려움을 느낀다. 그는 “개방형은 부하들에게 인사에 도움을 주거나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걸 각인시키기가 쉽지 않다. 조직 장악력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굴러온 돌이라는 인식을 넘어서는 게 만만치 않다. 그건 전문성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하지만 조직을 장악하지 못하면 전문성 발휘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락] “2012년 사표를 내고 공무원을 그만뒀습니다. 참여정부 인사라는 낙인이 찍혀 2008년부터 사실상 귀양살이를 한 걸 생각하면 속이 다 시원했습니다. 그런데 1년도 안 돼 다시 공무원이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조 과장은 시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서울기록원 건립과 행정정보공개서비스인 정보소통과장 구축을 진두지휘한다. 그는 “일반직이었다면 힘들었다고 본다. 개방형이니까 이만큼이라도 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조 과장처럼 공직에 있는 사람에게도 개방형직위는 장점이 많은 제도다. 최은정 여성가족부 국제협력담당관도 외교부에서 일하다 민간 금융회사에서 10년 넘게 일했고, 다시 공무원으로 돌아온 사례다. 그는 “공익을 위해 일한다는 긍지를 느낀다. 정책을 만들고 한국을 대표해 국제무대에서 활동한다는 자부심도 크다”고 강조했다. 김창보 국장은 “임기 2년에 총 5년이란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면서 “예전에는 2년 동안 보건정책관이 세 번은 바뀌었다고 들었는데 내가 개방형직위인 덕분에 꾸준히 장기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자평했다. “고문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인권피해자치유사업이나 ‘보호자 없는 병원’ 등 그간 추진한 사업을 생각해보면 나로서는 시민단체나 학계에 있었다면 못했을 사업을 공공부문을 통해 이룬 것이고, 공공부문은 일반직 공무원만으론 벽에 부딪쳤을 사업을 민간전문가를 활용해 달성한 셈입니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은 셈이죠.”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크레용팝에 빠진 아저씨들, 그 아저씨에 빠진 아티스트

    크레용팝에 빠진 아저씨들, 그 아저씨에 빠진 아티스트

    “그들은 섹시하거나 키 크고 예쁜 노래 잘하는 가수가 아니라 소위 ‘B’급의 적당히 평범하고 여동생 같은 키 작은 다섯 명의 여가수들을 응원했죠. 이들이 유명해지는 것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꼈어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견 작가인 정연두(45)는 “40대 중반의 한국 남자로서 뭔가 가슴 뭉클한 공감이 일었다”고 했다. 군대문화를 경험하고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니며 데모를 경험했던 동년배들은 스스로 힐링을 찾아가는 과정도 아이러니하게 단합된 형태의 팬덤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어 작가가 주목한 곳은 걸그룹 ‘크레용팝’과 중년 아저씨들로 꾸려진 팬클럽 ‘팝저씨’의 관계였다. 반주에 맞춰 응원구호를 외치는 아저씨들의 함성이 담긴 동영상 바로 옆에는 크레용팝이 오기를 기다리며 늘 열려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 24시간 꺼지지 않는 조명과 음악은 이들의 등장을 간절히 기다린다. 설치작품 ‘크레용팝 스페셜’이다. 오는 13일부터 6월 8일까지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리는 ‘무겁거나, 혹은 가볍거나’전은 2007년 최연소로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뒤 돌연 해외로 떠난 작가가 6년여 만에 돌아와 펼치는 국내 전시다. 사진,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 작가의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50여점이 나온다. 작가는 그간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베니스비엔날레, 상하이비엔날레 등을 돌며 왕성한 창작욕을 드러냈다. 전시 제목처럼 ‘크레용팝 스페셜’이 가볍다면 ‘베르길리우스의 통로’는 무거운 작품이다. 로댕의 작품인 ‘지옥의 문’ 앞에 고글 모양의 시설물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3D 영상을 관람하도록 했다. 합성 영상 속에는 지옥의 문에 등장하는 남녀노소 248명이 전라로 출연한다. 스승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로 지옥을 경험한 단테가 21세기 디지털 영상으로 되살아난 셈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바로 인간이며 삶의 무게, 죽음의 느낌처럼 가장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부분을 다루려 했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선우, 결혼성공률 35% 대 커플닷넷 완성의 24년 세월 공개

    선우, 결혼성공률 35% 대 커플닷넷 완성의 24년 세월 공개

    결혼정보회사 선우가 24년에 걸쳐 완성한 커플닷넷(www.couple.net/kr)을 본격 가동했다. 커플닷넷의 실제 개발 기간은 15년으로 그동안 140억원이 투자됐다. 현재 커플닷넷의 내부 결혼 성공률은 35%에 달한다. 성공률을 더 높이면 회원들이 한꺼번에 결혼하기 때문에 더 높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사이트가 최적화됐다. 이제 한국의 미혼 남녀들에게 연회비 200만~300만원대의 선불제가 아니라, 누구든 부담없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이다. 여기에는 선우 이웅진 대표의 인고의 세월, ‘미치지 않고는 미칠 수 없는’ 불광불급의 24년 세월이 있었다. 스스로 개념을 만들었던 돈 많이 버는 연회비 서비스를 포기 1991년 설립된 선우는 오늘날 대부분의 결혼정보회사들이 사용하는 연회비 선불제 기준을 제시했다. 1년치 연회비를 한꺼번에 내고 서비스를 받는 방식이다. 성공률이 24%대에 달하는 등 정점에 이르고 많은 호응을 얻었지만 내부적으로는 한계에 부딪혔다. 선불제는 많은 문제의 요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회비를 많이 내다 보니 조건 좋은 상대를 만나려는 심리로 인해 어울리는 상대를 만나도 잘 이뤄지지 않아 오히려 성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회비는 1년 동안 서비스를 받는 비용인데 회사는 고정 지출을 먼저 하다 보니 정작 회원은 자신이 낸 회비 만큼 서비스를 충분히 받지 못한다. 일단 가입을 많이 받아 기존 규모를 유지하려다 보니 광고를 많이 하고 비효율적인 인력집약형 구조가 된다.   ’인간의 영역’이었던 매칭을 시스템화하는 전무후무한 도전 이웅진 대표는 “이런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선우는 1998년부터 IT화 작업에 들어갔고 동시에 지옥 같은 15년의 세월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선우의 시스템은 웹사이트인 ‘커플닷넷’, 그리고 회원관리 프로그램으로 은행의 전산시스템에 해당하는 ‘Hera’가 2개의 축으로 움직인다. 일단 한번 로직을 만들면 프로그램화는 쉽지만 문제는 로직을 만드는 일이었다. 남녀를 매칭하는 일은 그동안은 소위 ‘인간의 영역’이었는데, 이를 시스템화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이를 위해 선우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정보통신연구소와 한국결혼문화연구소를 설립했고 결혼사회학, 통계학 등 관련 분야 전문가 수십명과 공동 연구를 통해 시스템을 완성해 나갔다. 영어권, 중국어권 등 언어권별로 별도의 웹사이트를 만들어 현지의 정서와 문화를 담는 작업도 진행했다. 커플닷넷은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총 6회의 리뉴얼을 거쳤는데 1회에 1년~1년 반이 걸렸다. 겉으로 보면 간단한 것 같지만 매번 수백 페이지를 각각 수십번, 수백번 고치는 작업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후불제 서비스 완성했지만, 엄청난 금전적 압박의 또 다른 산에 부딪혀 그 결과 5만원대 후불제 서비스가 완성되었다. 기존 200만~300만원대 연회비 선불제보다 성공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성공에도 불구하고 선불제와 후불제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딜레마에 부딪혔다. 결국 선우는 연회비 선불제를 포기했고, 커플닷넷은 후불제로 전환했다. 문제는 저렴한 온라인 모델로 전환하면서 매출이 10분의 1로 급감했는데, 회사는 여전히 직원이 100명 이상이고 막대한 고정비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웅진 대표는 “후불제는 만날 때 비용을 내기 때문에 고객 1명이 이용하면 5만원이다. 연회비는 고객 1명이 수백만원을 낸다. 후불제를 선택하면서 엄청난 금전적 압박이 불가피했다. 필요한 자금은 나 스스로 마련해야 했고 그러면서 단계적으로 후불제 체제로 가면서 규모를 줄여나가야 했다”고 말했다.   후불제로 대변되는 21세기형 결혼정보회사의 초석을 세워 선우의 지난 15년은 새로운 대안을 선택하면서 엄청난 시련을 감당해야 하는 고단한 인고의 세월이었지만 그럼에도 오늘날 후불제 개념의 21세기형 결혼정보회사의 초석을 세웠다는 의미를 갖는다. 연 회비로 매출을 얼마든지 올릴 수 있는데도 그 기득권을 버리고 그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이겨낸 결과, 선우는 영어권을 시작으로 중국어권에 진입했고, 곧 각 언어권별로 글로벌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소영의 시시콜콜] 봄을 기다리는 농부

    [문소영의 시시콜콜] 봄을 기다리는 농부

    올봄이면 농사지은 지 5년째가 된다. 경기도 근교에 20여 평 텃밭을 일궈왔다. 시작할 때 한두 달 반짝 재미를 붙였다가 6~7월 잡초가 기승을 부리면 얼른 도망가 묵정밭으로 만들 것으로 다들 짐작했다. 도시에서만 43년을 살았으니 지렁이나 굼벵이에도 화들짝 놀라면서 무슨 농사냐는 빈정거림도 받았다. 농사를 시작하고 나서 가장 좋았던 일은 머리만 쓰던 사람이 몸을 쓰면서 팥죽처럼 들끓는 잡념을 털어낼 수 있었던 점이다. 근육통이 일어나고 몸은 고단해도 머릿속은 개운해지곤 했다. 씨 뿌릴 때는 씨 뿌리는 일에만, 잡초를 제거할 때는 잡초 제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첫해엔 모종을 사서 심었지만, 두 번째 해부터는 씨앗을 수확해 뿌리려고 애썼다. 도시농부 안내책자에서 ‘파종하지 않으면 진정한 농부가 아니다’는 구절 덕분이다. 이때 ‘파종’은 그저 땅에 씨를 뿌린다는 의미가 아니다. 가을에 튼실한 씨앗을 따로 모아 이듬해 봄까지 관리하며 굶어 죽을 지경에 내몰리더라도 종자를 지켜 미래를 기약한, 신석기 시대 이래 수천 년 씨앗의 보호자로서의 아우라가 반영된 것이다. 텃밭에 쭈그리고 앉아 농사는 천하의 큰 근본이라는 ‘농자천하지대본야’(農者天下之大本也)의 뜻을 새기게 된다. 학생 시절 책상머리에서 이 단어를 배울 때와 달리 땡볕에 흙냄새를 맡으며 잡초를 뽑고, 비를 맞으며 김을 매고, 퇴비와 북주기를 하면서 농부의 위대함을 깨닫는다. 농부는 자신과 가족의 입에 들어갈 먹을거리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이웃과 나라를 다스리는 왕과 관료와 양반들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던 사람들이었다. 농번기 여름이면 새벽에 닭이 울 때 논밭에 나가 사위가 깜깜해질 때까지 일하는 고된 작업을 견뎌야 했다. 그래서 조선시대에 고된 농사와 세금 등을 피해 도망가는 양민들이 적지 않았는데, 이를 달래려고 ‘농자천하지대본야’를 강조해야만 했다. 또 조선왕조실록에는 농사를 권한다(권농·勸農)는 어록 1573번과 함께, ‘나라는 백성을 근본으로 삼고 백성은 밥을 하늘처럼 섬긴다’는 뜻의 ‘국이민위본, 민이식위천’(國以民爲本, 民以食爲天)이라는 말이 세종 때부터 7차례나 나온다. 조선시대의 ‘밥’을 21세기 단어로 바꾸면 ‘민생’(民生)이 된다. 오는 3월 말이면 하지 감자 씨를 심으며 농사를 시작할 것이다. 생활고로 자살하는 국민이 꼬리를 무는 상황에서 정부는 과연 국민을 근본으로 삼은 것인지, 복지가 확대돼 민생이 개선되는 봄은 천천히 라도 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이화여자대학교, 7개국의 EGPP장학생 신입학

    이화여자대학교, 7개국의 EGPP장학생 신입학

    이화여대가 지난 2월 28일 입학식을 열고 3,456명의 신입생을 맞이했다. 입학하는 새내기 중에는 총 7개국에서 온 9명의 EGPP(이화글로벌파트너십프로그램) 장학생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EGPP는 이화여대가 개발도상국 여성인재를 선발, 학부 및 대학원에서 전액장학금을 지원하여 교육함으로써 각 분야 전문가 및 21세기 글로벌 리더로 키우는 이화의 ‘세계여성인재육성프로그램’이다. EGPP 장학생들 중에는 어려운 환경을 딛고 한국 유학의 기쁨을 안은 학생들이 많다. EGPP 대표로 신입생 선서를 맡은 최려나(Cui Lina)씨는 11살 때 불의의 사고로 전신 95%에 3도 화상을 입었다. 이후 10년간 30번의 피부이식 수술을 받으면서도 이화여대 진학을 목표로 꾸준히 공부한 끝에 영어영문학과에 입학해 꿈을 이루었다. 최려나씨는 9년 전 화상 수술을 위해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지선아 사랑해’의 저자 이지선씨(유아교육·01년 졸업)를 만나고 새로운 삶을 찾았다. “그 때부터 세상을 마주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최씨는 “언니처럼 이화여대에서 공부해 다른 사람들의 희망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몽골 출신 부렌바야사크(Burenbayasakh Baasankhuu)씨는 가계형편이 어려워 어린 시절 친적집을 전전하는 더부살이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학업의 끈을 놓지 않고 노력해 이화여대 경영학부에 합격했다. 부렌바야사크씨는 “이화에서 경영을 배워 몽골 최초의 민간 운영 백화점을 세워 나라 경제를 돕는 것이 꿈”이라고 장래희망을 전했다. EGEP 석사과정 입학생 중에는 모국의 전문분야 발전을 위해 유학을 택한 학생들도 있다. 짐바브웨 출신 마몸베(MAMOMBE VIMBAI)씨는 기상국(the Meteorological Services Departmnet)에서 근무하던 중보다 정확한 기상예보 시스템을 연구하기 위해 일반대학원 대기과학공학과에 진학했다. 학업을 마친 후에는 본국 기상국에 돌아가 장단기 기상예보 시스템을 구축해 국가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EGEP는 2006년 처음 시작돼 현재까지 아프카니스탄, 케냐, 몽고, 이란 등 총 36 개국 174명의 학생이 선발돼 교육의 기회를 얻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러 기싸움 셰일가스가 기폭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힘겨루기 이면에는 우크라이나의 셰일가스 개발이 기폭제의 하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 수입에 의존하는 유럽은 우크라이나 셰일가스를 안정적으로 확보함으로써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이럴 경우 러시아는 유럽에 대한 영향력이 약해지고, 천연가스의 60%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우크라이나는 셰일가스를 통해 에너지 독립을 달성할 수 있다는 등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5일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보호와 유럽의 자본, 미국의 기술로 유럽연합에 경쟁력을 갖춘 가스 공급자가 될 수 있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모스크바에 대한 최대 위협은 21세기 셰일가스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1조 2800억㎥로 유럽 내 세 번째 매장량이라고 미국 에너지정보기관(EIA)이 발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자국의 셰일가스 매장량이 7조㎥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개발 여건도 좋은 편이다. 국제전략연구센터의 에드워드 초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의 세일가스 매장 지역은 사람이 거의 살지 않아 민원 발생 소지가 적고, 수자원 오염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셰일가스 채굴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마이단 시위가 일어나기 열흘쯤 전인 지난해 11월 5일 미국 석유기업 셰브런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부 올레스카 평원 6300㎢에서 셰일가스 채굴을 위해 100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보다 앞서 영국과 네덜란드의 합작법인인 로열더치쉘은 지난해 1월 동부 유지프스카지역 8000㎢을 개발하는 계약을 맺었다. 로열더치쉘과 쉐브런은 2017년부터 상업 채굴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의 엑손모빌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흑해 서부연안의 평원에서 셰일가스를 개발해 우크라이나 정부와 분배하는 계약논의를 진행하던 도중 마이단 시위가 발생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홀리 윌로비 가슴이 ‘현대판 7대 불가사의’에 뽑혔다고?

    홀리 윌로비 가슴이 ‘현대판 7대 불가사의’에 뽑혔다고?

    현대사회에서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든 7가지를 꼽으라면? 영국에 진출해 있는 기아자동차가 현지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21세기에 전통적인 7대 불가사의에 견줄만한 7가지가 무엇인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 조사결과가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영국 대중지 미러가 5일 보도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추려진 톱7에 영국 가수 겸 영화배우인 홀리 윌로비(33)의 ‘풍만한’ 가슴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 홀리 윌로비는 지난 1월 영국의 한 속옷 브랜드 업체가 실시한 조사에서 켈리 브룩에 이어 ‘세계 최고의 엉덩이녀’ 2위도 차지한 바 있다. 설문조사 응답에서 남녀의 의견이 많이 갈렸는데, 남성은 윌로비의 가슴골과 켈리 부룩의 각선미를 포함시킨 반면, 여성 응답자들은 헤어스트레이터와 쵸콜릿을 선호했다. 이밖에 남성들은 휴대용 비디오 리코더인 ‘Sky+’, 3D영화, ‘X박스’, 등을 꼽았으며, 여성들은 페이스북, 주차센서, 무접촉 결제서비스(contactless payment) 를 리스트에 올렸다. ’21세기판 7대 불가사의’ 조사에서 영국인들이 꼽은 품목들은 전통적인 것들과 달리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영국인들이 유용하거나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명품 찻잔이나 콜드 파인트 등 영국인들이 일상에서 전통적으로 좋아하는 품목들도 일부 포함됐다. 톱7에 들지는 못했지만, 남성들은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1998년 제작된 영화 ‘다이하드’, 전기면도기 등에, 여성들은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식스팩’, 푸시업 브라 등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전통적인 세계 고대 7대 불가사의는 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 올림피아의 제우스상, 메소포타미아의 공중정원,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로스 능묘, 로도스의 크로이소스 대거상, 알렉산드리아의 파로드 등대를 말한다. 사진출처: 미러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女軍이 좋아하는 권총, 이유 알고보니…

    女軍이 좋아하는 권총, 이유 알고보니…

    특전사가 지금 분주하다. 특수전 부대다운 무기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다. 과거의 특전사는 몸만 특수하지 장비와 무기는 일반 보병들과 다를 바가 전혀 없었다. 미군의 일반 보병들도 소총에 각종 액세서리를 부착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사격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우리 군의 특전사는 특수부대 중의 특수부대이면서도 장비와 무기가 전혀 위력적이지 못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특전사는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한 각종 무기체계를 구비하기 시작했다. 특전사령관 전인범(육사 37기) 중장은 “그동안 준비해온 장비 업그레이드에 더욱 박차를 가해 명령만 내리면 어떤 임무도 수행할 수 있는 부대로 만들겠다”며 신속한 특수장비 보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령관의 이런 의지에 대원들도 신이 났다. 1공수특전여단의 황영주 상사는 “그동안 미군과 연합훈련을 할 때면 장비 면에 있어서 부러울 때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최근 장비들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어떤 임무가 부여돼도 귀신 같이 치고 빠질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산상 문제로 보급 속도가 더딘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북한의 20만 특수부대를 상대하고 적지에 침투해 항공기 정밀폭격 등을 유도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가지고 있는 특전사 대원들에게 어디서든 생존할 수 있는 무기보급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다. 가장 위험한 임무를 하는 이들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를 보급해 주는데 주저해서는 안된다. 특히 특전사가 사용하는 무기들은 대부분 소화기들이고 소수이기 때문에 빠르게 보급을 확대한다 하더라도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특전사를 정예화 하는 것은 군의 의지에 달려 있는 셈이다. 요즘 화두가 복지라는 점에서도 군인에게 어떤 적과도 싸워 이겨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무기를 주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복지다. 복지는 예산이 수반된다. 군인의 최대 복지인 최강의 무기도 예산이 수반되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다. 군인도 우리 국민이다. 군인 복지를 위한 무기 보급을 위해 국방 예산에 대한 복지적 차원의 증액이 필요하다. 전 중장은 “무기만 달라. 국가가 지시하는 어떤 임무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안되면 되게하라’라는 말보다는 잘 할 수 있는 무기를 지급해 주고, 임무를 확실하게 완수하라는 명령을 내려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글·사진 (사)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신인균 kdn0404@yahoo.co.kr
  • 김연아 서명운동 “사과하고 메달 돌려줘” 캐나다인 주도? 이유보니

    김연아 서명운동 “사과하고 메달 돌려줘” 캐나다인 주도? 이유보니

    ‘김연아 서명운동’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김연아 서명운동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일부터 인터넷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서는 ‘IOC와 ISU에 김연아에게 금메달을 돌려줄 것을 청원하며 ISU의 심사 시스템이 정화되길 요구한다’는 인터넷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김연아 서명운동을 시작한 캐나다인 스테이시 라젝은 NBC, ESPN, 뉴욕타임즈 등 여러 보도를 통해 판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확신하게 됐다며 “21세기는 돈과 권력으로만 진행되는 것이냐”고 개탄했다. 그는 “시민의 힘으로 아무것도 바꿀 수 없을지 모르지만 공정성에 너무 많은 손상을 입은 이번 올림픽에 청원 서명운동이 긍정적인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재판정을 주장했다. 특히 김연아 서명운동 게시자는 이번 청원이 김연아만를 위한 것이 아님을 명확히 했다. 그는 공정한 스포츠맨십을 위해 청원 서명운동을 제기했고 세계적인 이벤트의 중심에 서야할 올림픽이 공정하게 진행되기 바란다는 것. 이번 김연아 서명운동에는 4일 오전 9시 30분 현재까지 13,400명이 참여했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미국인들과 캐나다인들이 주를 이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체인지 캡처(김연아 서명운동)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연아 서명운동 재점화…캐나다인 스테이시 라젝 “소트니코바에 사과?”

    김연아 서명운동 재점화…캐나다인 스테이시 라젝 “소트니코바에 사과?”

    김연아 서명운동이 캐나다 피겨팬에 의해 다시 시작되고 있다. 3월 2일(이하 한국시간) 인터넷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에서는 ‘IOC와 ISU에 김연아에게 금메달을 돌려줄 것을 청원하며, ISU의 심사 시스템이 정화되길 요구한다’는 제목으로 인터넷 서명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해당 서명운동은 한국인이 아닌 캐나다인이 시작한 것으로 알려있다. 캐나다인 스테이시 라젝은 “21세기는 돈과 권력으로만 진행되는 것이냐”고 말한 뒤 일본과 러시아에게 편파적으로 점수가 배당되는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스테이시 라젝은 일본 기업이 스케이팅 선수권 대회를 후원하면서 일본 아사다 마오가 좋은 점수를 받았고 김연아가 가혹한 등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러시아의 비리가 있었고 때문에 김연아가 금메달을 받지 못한 것이라 주장했다. 스테이시 라젝은 “한국인들이 소트니코바에 사과하라는 청원서에는 러시아인보다 일본인이 더 많이 서명했다. 이건 우연의 일치인 것이냐”고 비꼰 뒤 “하지만 누가 먼저 사과를 해야 하냐. 피해자는 누구냐”고 되물었다. 마지막으로 스테이시 라젝은 “ISU는 일본 같은 후원국,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에 절대 좌우되지 않았냐. 우리는 정의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서명운동은 3일 오후 3시 45분 현재 1만 1353명의 서명을 받은 상태다. 한국뿐만 아니라 브라질, 캐나다에서 서명 참가자가 줄을 잇고 있다. 앞서 지난달 23일(이하 한국시간) 인터넷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에서는 ‘소치 동계 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심판 판정에 대한 조사와 재심사를 촉구한다’는 제목으로 인터넷 서명 운동이 진행됐다. 서명운동 5일 만에 2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서명에 참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조선에서 배우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비법/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조선에서 배우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비법/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당나라 태종은 중국 역사상 가장 번영했던 시기를 이끈 군주였으며, 그의 시대를 칭송하여 “정관의 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당시 돌궐의 끊임없는 위협에 강력한 군사력의 필요성을 느낀 태종은 징집연령을 18세에서 16세로 낮출 것을 명한다. 이에 신하 위징은 “호수의 고기를 낚시로 잡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호수의 물을 빼고 그물로 모두 잡는 것이 좋을까요?”라고 되묻는다. 태종이 위징의 되물음을 듣고 징집연령에 대한 그의 하명을 거두었다는 것은 유명한 고사이다. 수많은 젊은이들을 징집하는 것은 단기적인 대응에 필요할지 모르겠으나 지속 가능한 방법은 될 수 없음을 태종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상기의 고사는 당나라가 세대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건국 초기에서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나라는 290년 만에 패망했다. 심지어 중국의 역사에서 가장 번창하였다고 평가되는 청나라도 296년 만에 멸망하는 등 300여년을 넘긴 사례가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역사 중에 조선은 무려 518년을 존속했다. 이 정도로 오랜 역사의 왕조는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발견하기 어렵다. 조선을 500년 이상의 유구한 역사를 지니게 했던, 지속 가능한 발전의 비법은 무엇이었을까. 우수한 정치·행정제도와 선비문화가 그중 하나다. 조선왕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절대왕조시대였음에도 왕권을 견제할 수 있는 정치·행정제도를 갖추고 법치를 강조하였다는 점이다. 세습에 의존하는 왕권보다는 능력이 검증된 재상을 중심으로 합의제 기구인 의정부를 통하여 국정을 운영했다. 또한 조선경국대전을 편찬하는 등 ‘인치’보다는 ‘법치’를 우선했다. 이뿐만 아니다. 동서고금의 과제인 권력남용 및 부정부패의 방지를 위해 조선은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 3사를 설치했다. 사대부의 부정과 부패를 감찰하기 위한 사헌부, 임금의 잘잘못을 논박하기 위한 사간원, 조사 및 연구를 위한 홍문관을 통해 절대왕권과 사대부를 견제했다. 그러나 이들 기관의 장에게는 상대적으로 낮은 직급을 부여했다. 특히 조사 및 연구를 담당한 홍문관을 제외하고는 다른 기관에 비해 직급이 낮았다. 예를 들어 사헌부의 장인 대사헌은 종2품, 사간원의 장인 대사간은 정3품으로, 이는 6조 판서의 정2품보다 낮은 직급이었다. 즉, 권력기관의 장도 견제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지혜를 조선은 제도를 통해 보여주었다. 이러한 제도들은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과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는 선비문화를 토양으로 삼고 있다. 온고이지신은 “옛것과 새로운 것을 모두 익혀야 한다” 또는 “원인을 밝혀야 새로운 것을 알 수 있다”라는 뜻으로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창조하는 문화의 행동지침이 됐다. 수기치인은 “남을 가르치기 이전에 자신을 수양해야 한다”는 의미로, 조선의 사대부들이 남의 앞에 나서기 이전에 얼마나 염치와 예절을 익히고 자신의 인품 및 학문을 연마했는지를 보여 준다. 수기치인은 당시 자기혁신의 철학이념이었던 셈이다. 염치와 겸손의 선비문화는 이를 기본이념으로 삼는 제도와 맞물려 지금까지 발전해왔다. 현재와 조선시대는 시대적 상황이 상이하지만, 권력분립을 통해 견제와 균형을 반영하는 통치 구조를 요구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특히, 중앙정부 내에서 각 헌법기관 간의 권한이 불균형하게 규정되어 있는 구조는 늘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대통령 선거가 종료된 지 1년이 지난 현재까지 권력기관의 선거개입이 이슈가 되는 것은 이러한 제도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뿐만 아니라 현재와 조선시대가 항상 내외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여 개인 및 사회의 혁신을 필요로 한다는 점도 같다. 21세기 글로벌 시대를 맞아 국가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소득 4만 달러로 상징되는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앞둔 우리에게는 이러한 시대적 도전에 적합한 제도와 관행 및 문화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현재 논의되는 정부3.0과 공공부문의 혁신도 이러한 측면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조선에서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했던 점을 상기해보면 일상적인 변화와 혁신이 우리의 DNA 안에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그러한 기대를 갖게 한다.
  • 신임 中대사 “한·중 협력은 시대적 요청”

    신임 中대사 “한·중 협력은 시대적 요청”

    21세기 한·중교류협회와 주한 중국대사관은 26일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양국 주요 인사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궈훙 신임 주한중국대사 환영회 및 2014년 신년인사회를 열었다. 김한규 한·중교류협회장의 저서인 ‘김한규, 중국과 통(通)하다’ 출판기념회도 이 자리에서 함께 열렸다. 추 대사의 첫 외부행사로,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이수성 전 국무총리,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인사말에서 추 대사는 “한·중이 양자 관계를 넘어 국제무대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며 바람”이라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강화를 역설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열린세상] 델리와 베이징의 대기오염/이옥순 연세대 연구교수·인도연구원 원장

    [열린세상] 델리와 베이징의 대기오염/이옥순 연세대 연구교수·인도연구원 원장

    어디선가 읽은 “이웃사람은 이사를 하지만, 이웃나라는 이사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난다. 소리 없이 형체 없이 날아오는 미세먼지와 황사의 진원지인 이웃나라 중국도 다른 곳으로 이사하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웃사촌(?)의 나빠져만 가는 대기오염을 공동의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지난달 미국의 예일대학이 발표한 환경수행지수에서 중국은 조사대상국 178개 국가 중에서 176위를 기록했다. 중국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곳은 수도인 베이징으로 사람이 살기 부적합하다는 조사가 나왔고, 며칠 전엔 황색경보도 발령됐다. 일부 소식통은 북경의 많은 부자들이 대기오염을 피해 공기가 좋은 캐나다와 호주로 이민하는 바람에 해당 국가들이 손을 내저을 정도라고 전한다. 중국과 ‘친디아’로 묶이며 21세기의 신흥강대국으로 경쟁하는 인도는 이 점에서도 중국과 순위를 다툰다. 인도는 이번 조사에서 174위를 기록해 중국을 두 단계 앞섰으나 수도 델리의 대기오염은 중국의 베이징보다 더 나쁘다. 올해 초 실시된 델리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베이징의 두 배였다. 델리는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공기가 나쁜 도시로 불린다. 내가 7년간 유학한 델리는 지난 수십 년간 그랬다. 세계오염도시의 명단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하는 델리의 시민들은 수도에 사는 자부심과 함께 더위와 먼지, 매연의 3중고에 시달린다. 2000년에 발표된 중앙오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델리의 대기를 오염시키는 주범은 자동차로 오염원의 64%를 차지했다. 그다음이 17%를 차지한 발전소였고, 7%가 일반가정이 배출하는 오염이었다. 오늘날도 그렇다. 델리의 공기를 세계 최악으로 만드는 자동차의 매연은 약 8백만대의 등록된 차량들이 날마다 수백t의 매연을 거리에 쏟아내는 결과다. 여기에 매일 1500대의 새로운 자동차가 선을 보이며 상황을 악화시킨다. 특히 스모그현상이 심한 12~2월(겨울)에는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이고, 항공기와 철도까지 운항을 멈춘다. 테러리스트들처럼 마스크와 머플러로 무장한 시민들이 등장하는 것도 이때다. 델리시민들이 매연으로 매일 담배 10∼20개비를 피는 것과 같다는 보고가 나온 지는 오래되었다. 델리에서 매년 1만여명이 호흡기질환으로 사망하거나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델리의 사망률이 세계 최고라는 발표도 나왔다. 수도의 주민들이 오염된 공기로 관련 질환에 걸릴 위험성은 농촌지역에 사는 인도인의 두 배나 된다. 물론 인도 정부가 노력하지 않는 건 아니다. 2000년부터 정부는 상용차의 수명을 제한하고 산업시설을 도시의 외곽으로 이전하였다. 세발자동차인 오토릭샤와 시내버스들은 디젤 대신에 CNG를 사용하게 조처했다. 2010년에는 대기오염을 48시간 전에 예보하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시내 중심가에는 값비싼 수십 대의 공기정화시스템을 설치하였다. 그러나 델리의 공기는 나빠진다. 2013년 현재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도로를 오가는 500만대보다 더 많은 자동차가 달리는 인도의 수도에는 경제발전의 여파로 자동차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도로를 굴러가는 탈것의 40%가 여전히 디젤을 사용하며 오염을 내뿜는다. 그럼에도 인도 정부는 중국보다 대기오염에 대한 대처가 소극적이라 상황이 좋아지지 않는다. 근대이전의 서방세계는 꽃과 나무가 많은 델리를 ‘지상의 천국’이라고 불렀다. 19세기 델리 출신 시인 갈리브도 “세계가 몸이라면 델리는 그 영혼”이라고 그 아름다움을 칭송했다. 그러나 많은 인구를 데리고 발전과 현대성을 지향하는 21세기의 델리는 매연과 공해에 찌들어 몸이 많이 상했고 영혼까지 사라진 듯이 보인다. 강대국으로 떠오른 인도와 중국은 전보다 잘살지만 어떤 점에선 전보다 못살게 됐다. 양과 사자가 한 우리에 살 수 없듯이 발전하지 않고 삶의 질이 높아지긴 어렵다. 허나 두 나라의 수도에서 일어나는 나쁜 변화는 많은 걸 희생하며 진행되는 발전의 가치를 되짚게 만든다. 최근에 서울시가 우리의 이웃나라인 중국과 대기오염을 감축하기 위해 협약을 맺은 건 그래서 다행한 일이다.
  • 김영배 성북구청장 정책콘서트 개최

    김영배 성북구청장 정책콘서트 개최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25일 오후 6시 30분 성북구 종암로 25길 29 사회적기업 허브센터에서 ‘작은 정책 콘서트’를 연다. 저서 ‘작은 민주주의, 사람의 마을’ 출간에 맞춰 마련했다. 김 구청장은 대대적인 출판기념회 대신 소규모 토크 콘서트로 민선 5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초청장도 만들지 않고 몇몇 마을 활동가들을 초대해 마을과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꾸릴 예정이다. 전·현 생활구정위원장인 김수현 세종대 교수와 조대엽 고려대 교수, 서울 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인 송경용 신부, 교육자문위원회 위원장인 안승문 21세기 교육연구원장 등 80여명이 모인다. 지난해 ‘동네 안에 국가 있다’를 통해 거대 정치담론 시대에서 마을의 시대, 생활정치의 시대 전환을 선언했던 김 구청장은 이번 책에 마을을 가꾸고 도시를 혁신하고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함께 애쓴 주민, 사회 활동가, 전문가들을 직접 심층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그는 “지역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철학과 생각, 활동을 소개하며 실제 지역 사회와 주민들이 어떻게 바뀌어 가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글로벌 시대] 창의성 교육의 성공적 조건들/정일용 OECD 한국대표부 공사

    [글로벌 시대] 창의성 교육의 성공적 조건들/정일용 OECD 한국대표부 공사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창의경제가 중요 화두다. 2012년 어도비(Adobe)사의 창의성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주요 선진국들의 성인 약 80%가 창의성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응답했다. 제3의 물결로 유명한 엘빈 토플러 등의 미래학자들은 21세기 특징으로 지속적 혁신, 프로-컨슈머, 정보통신기술의 혁명 등을 들고 있다. 이를 교육적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21세기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능력은 다양성에 기초한 창의적 능력이라고 압축해 볼 수 있다. 창의성 신장은 어느 날 갑자기 생성되는 게 아니라, 상당한 기간의 교육과 훈련을 통해 형성된다. 그동안 교육정책분야에서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 창의성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학교현장에서 다양한 교육방식을 시도해 왔다. 예컨대 국정교과서의 검인정체제로의 전환, 선택과목의 확산, 학교의 다양화·특성화, 절대평가와 주관식 평가의 도입, 대학입학사정관제 등은 표준화와 집중화 방식을 탈피하고 개인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신장하려는 정책의 일환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지적받고 있는 것은 개인의 다양성 반영이나 창의성 교육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창의성 교육이 나름대로 잘 시행되는 국가로 핀란드가 꼽힌다. 핀란드는 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최상위권으로 유명하지만, 창의성·혁신성과 기업가정신 등을 가르쳐 경제발전에 기여할 인재를 양성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필자의 의견이 반드시 옳다고 할 수 없지만, 핀란드 사례를 중심으로 창의성 교육의 성공적 조건들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본다. 첫 번째는 교사에 대한 높은 신뢰다. 핀란드에서는 학생들의 학습에의 동기를 유발하는 교사의 학생지도 능력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평가는 절대평가 방식과 주관식 평가를 중심으로 한다. 이것은 교사 전문성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으면 시행하기 어려운 정책이다. 교사에 대한 신뢰 없이는 정답위주의 암기식 교육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개인별 다양성을 고려한 교육과정 운영이다. 학생의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고, 학생 개인의 필요에 집중하며, 조기에 학생 문제에 개입할 수 있게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운영한다. 특히 고교과정에서의 개인별 학습계획과 모듈식 교육과정, 무학년제와 학생의 개별화 교육과정 이수를 지원하는 상담과정 운영 등이 그 예이다. 세 번째는 산업계의 적극적 협조다. 1990년대 초 핀란드 교육개혁 시, 다음과 같은 기업의 요구는 이를 잘 보여준다. “우리는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수학이나 물리학을 모르는 젊은이를 채용할 수 있다. 그러한 것을 가르쳐 줄 동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만약 다른 동료와 협력해 일을 할 줄 모른다면, 창의적으로 생각할 줄 모르고, 또한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기업은 태도와 능력을 보고 채용하는 것이지 학점과 학위를 보고 채용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창의성 교육은 학교만의 노력으로 성취될 수 없다.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신뢰와 산업체의 적극적 협조가 뒷받침돼야 한다. 얼마 전 삼성의 총장 추천제가 대학가를 혼란스럽게 한 사건이 있었다. 기업이 얼마나 교육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교육분야도 학부모와 사회의 신뢰와 협조를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우리 모두 합심하여 노력한다면 해방 이후 우리가 보여준 대한민국의 저력을 또다시 세계에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명문대 간판이라도… ‘학력 세탁 사다리’ 오르는 취준생들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명문대 간판이라도… ‘학력 세탁 사다리’ 오르는 취준생들

    중국 사회에 ‘학벌 지상주의’ 폐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대졸 취업난이 가중돼 고학력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짐에 따라 대학원 시험 응시생들마저 입시 부정 행위에 적극 가담하는 바람에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중국 교육부 주관으로 실시된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이공대학의 대학원 선발 시험 고사장. 고사장 안은 간간이 들릴 듯 말 듯한 무선 전파음이 잡혀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시험 감독관은 애써 아무 일 없는 척하며 딴전을 피웠다. 이때 몇몇 수험생이 귓속에 몰래 숨겨 들여온 무선통신기구(리시버)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답안을 작성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입시 부정으로 일그러진 중국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헤이룽장성 교육·공안 당국이 지난달 경영학석사(MBA)과정 시험이 치러진 하얼빈이공대학에서 입시 학원과 대학 직원, 시험감독관이 공모한 조직적인 입시 부정 행위를 적발해 9명을 구속했다고 인민일보가 지난 11일 보도했다. 당국의 조사 결과 부정 행위의 대가로 오간 금품이 150만 위안(약 2억 6500만원)에 이르며 수험생 26명이 부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지 공안당국은 필기시험 과정에서 수험생에게 답안을 전송해 주는 용도로 사용된 리시버 90개를 압수했다. 시험장 입구에는 금속탐지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시험감독관이 매수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앞서 2012년 1월 치러진 장시(江西)성 대학원생 선발시험에서도 첨단 장비를 동원해 부정 행위를 하다 128명이 무더기로 단속망에 걸려들었다. 이 중 66명은 외부와 교신할 수 있는 무선장비를 사용하는 등 부정 행위를 하다 적발됐다. 2010년 베이징방송TV대학의 기말시험에서도 수백명의 학생들이 커닝 페이퍼와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부정 행위를 저지른 것이 밝혀져 말썽이 빚어진 바 있다. 중국에서 대학원 입시 부정 사건이 빈발하는 것은 대졸자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학력 세탁’을 위해 명문대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대졸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대학을 졸업하고 베이징대 대학원 시험을 준비하는 황메이(黃美·22·여)는 “유명하지 않은 대학을 나오면 취업할 가능성도 없는 데다 회사에 들어가 봐야 월급이 적고 승진도 늦다”며 “베이징(北京)대, 칭화(淸華)대 같은 명문대 대학원에라도 진학해 학력을 업그레이드해야 제대로 된 직장에 취업할 수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중국의 대졸 취업난은 지난 30여년 동안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대학생 수는 급증했지만 일자리가 그만큼 늘어나지 않은 데 따른 부작용이다. 세계 경제 침체로 중국도 성장이 둔화되면서 일자리가 대학생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연평균 10%대에 달하던 2000년대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7.7%에 이어 올해도 7.5%대 이하로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지난해 대졸 실업률은 9.3%로 전국 평균 실업률(4.1%)의 2배가 넘었다. 하지만 이는 대학원 진학이나 일용직 취업을 취업자로 계산한 것인 만큼 실제 실업률은 20%대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다 한 자녀 정책으로 중국 부모들의 교육열도 급상승하며 대학 진학률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2002년 한 해 140만명이던 대학 졸업생은 지난해 700만명 안팎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대학원 응시생은 2002년 60만명에서 올해는 180만명에 육박해 3배 가까이 늘었다. 대학원 정원은 60만명 안팎이다. 중국 대졸자 취업 문은 더 좁아질 전망이다. 중국의 취업 조사기관이 자국 내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15%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대학원 진학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원 직속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이 발표한 ‘2014년 중국 사회 형세 분석 및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대 이상의 고학력 실업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문대졸 이상 학력자가 전체 실업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7.5%, 2011년 15%, 2012년 25.5%로 불과 5년 새 3배 이상 치솟았다. 대학 경쟁력 저하와 부패도 학생들을 대학원으로 내몰고 있다. 고질적인 부패와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교육 시스템 결여로 대학의 질적 향상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딩다젠(丁大建) 인민대 취업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사회는 이미 학력이 사회 발전에 공헌하지 못하고 짐이 되는 고학력의 덫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교육부는 전국의 교육당국과 대학에 취업 준비생을 차별 대우 하지 말라고 주문하는 한편 세 가지 사항을 엄금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우선 명문대학의 대명사로 불리는 ‘985’와 ‘211’ 대학 출신자에 대한 우대를 금지한다. 둘째로 성별, 호적, 학력 등을 이유로 한 모든 차별을 금하며 셋째, 취업과 관련한 허위 정보 유포를 금지한다. ‘985’와 ‘211’은 중국의 ‘985 프로젝트’와 ‘211 프로젝트’에서 유래됐다. 985 프로젝트는 9개 대학을 선정해 세계 최고 수준의 학교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1998년 5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베이징대 개교 100주년 행사에서 처음 발표했다. 1998년 5월에서 이름을 따왔다. 현재 985 대학으로는 베이징대, 칭화대, 인민대, 난징(南京)대, 상하이(上海)교통대, 상하이 푸단(復旦)대 등이 포함돼 있다. 211 프로젝트는 21세기를 이끌 100개 대학을 중국 대륙에 키우겠다는 야심 찬 사업이다. 중국 각지의 명문대 대부분이 포함된다. 국무원도 국유기업 일자리 증가 및 농촌 교원 일자리 프로젝트, 대학 졸업생을 촌급 행정단위 말단 관리로 채용하는 촌관제도 확대 등의 조치를 마련했다. 해마다 699만명이나 쏟아져 나오는 대학생들의 일자리를 충당하기엔 아무래도 힘이 부칠 수밖에 없다. khkim@seoul.co.kr
  • [서울광장] 법과 원칙 지켜지는 ‘행복한 나라’에 살고 싶다/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법과 원칙 지켜지는 ‘행복한 나라’에 살고 싶다/문소영 논설위원

    1638년 2월, 병자호란에서 패배한 인조는 검찰사 김경징의 처리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전쟁 3일 만에 한양을 버려야 했던 인조는 왕족과 비빈들이 피란한 강화도의 방어를 김경징에게 맡겼다. 김경징은 ‘청군이 강화도만은 침입하지 못할 것’이라 호언장담하고 수비를 강화하자는 봉림대군(효종)의 조언도 무시한 채 밤마다 흥청망청 잔치를 벌이다가 강화도를 잃었다. ‘남한산성’에서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던 인조는 ‘강화도 인질 몰살’이란 청태종 홍타이지의 협박에 무너졌다. 종전 후 김경징의 태만과 무능을 마땅히 응징해야했지만, 인조는 마지못해 사약을 내렸다. 오히려 강화도 사수에 사력을 다한 충청수사 강진흔에게 엉뚱한 죄를 물어 참수해 군졸들의 원성을 샀다. 인조는 왜 김경징을 강력히 단죄하지 않고 강진흔을 참수했을까. 충신을 알아볼 안목이 없었을까. 한명기 명지대 교수는 저서 ‘병자호란’에서 인조가 김경징이 인조반정의 공신이자 영의정 김류의 외아들이라는 사사로운 정리를 개입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은 전승국이었지만 잘못을 범한 지휘관을 군율로 엄벌했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한 나라의 기강은 ‘법과 원칙’이 엄격하게 지켜지고 집행되느냐에 달렸다. 한비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방법으로 ‘법규에 따르지 않고 사사로이 일을 처리하거나, 사랑해야 할 자를 가까이하지 않고 미워해야 할 자를 내치지 않는 것’을 들었다. 최근 법질서와 관련해 실망스러운 사례들이 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염전노예는 21세기의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근절을 요구했다. 같은 시기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이사장인 한 박물관이 아프리카예술단을 노예처럼 취급한 사건이 불거졌는데 이는 침묵했다. 한국인 염전노예의 인권은 소중하고 피부색이 검은 아프리카 예술인의 인권은 소중하지 않은 것인가. 홍 사무총장은 여론에 떠밀려 체불임금 1억 5000만원 등을 지급하게 하는 등 해결을 약속했다. 죄형법정주의를 채택한 한국에서 홍 사무총장에게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단다. 그렇다면 집권여당 사무총장의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 만약 미국에서 한국 예술가를 상대로 같은 일이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외교적 문제가 됐을 게다. 이건 보편적 인권 문제다. 지난 20일 법원은 2012년 국정원이 야권 대통령 후보들을 ‘빨갱이’ 등으로 음해·비방하는 댓글을 달고 있다며 내부고발한 국정원 전 직원에 국정원직원법 위반죄를 적용,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이지만 내부고발을 유죄로 판결한 것이다. 2012년 12월 16일 밤 11시 수서경찰서가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이례적으로’ 발표하던 당시의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대선개입 수사축소·은폐 의혹 혐의에 대해 무죄선고한 것만큼이나 놀랍다. 법이 내부고발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면 권력의 부패와 자본의 비리 등을 찾아낼 길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최근 가장 한심한 일 중 하나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외교문서 조작 의혹’이다.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거는 피의자의 3가지 종류 출입국증명서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이들 모두 위조문서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1종만 외교 공식라인에서 받아 전달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외교라인을 통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위조라 주장한 것은 한국 정부에 무례한 태도라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만약 국정원 등이 국민을 간첩으로 조작하기 위해 외국의 문서를 조작했다면 누가 더 심각한 무례를 범한 것인가. ‘유서대필 사건’으로 청춘을 잃어버린 강기훈씨가 23년 만에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검찰이 상고한다는 소식도 우울하기 짝이 없다. 간암 투병 중인 강씨는 당시 사건 관련자들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고 했다. 보상될 수 없는 세월을 두고 국가가 그를 마지막까지 몰아세워도 되는지 묻고 싶다. symun@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백만개의 조용한 혁명(베네딕트 마니에 지음, 이소영 옮김, 책세상 펴냄)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름 없는 시민들의 연대기다. 무명의 평범한 시민들이 ‘나’의 일상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한 조용한 움직임들은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하면서 ‘우리 모두’가 더불어 잘살기 위한 세상을 만드는, 조용하지만 위력적인 혁명으로 진화해 왔다. AFP의 경제·사회 문제 전문기자인 저자는 오래전부터 전 세계 시민사회에서 조용히 일고 있는 이 같은 움직임에 주목했다. 북반구와 남반구를 가로질러 아프리카 최빈국부터 인도, 브라질 같은 신흥국, 북미와 일본, 유럽의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수십개국에서 일고 있는 혁명의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기록이다. 산지-소비자 직거래 통로를 만들어 유통혁명을 일으킨 프랑스의 지역구매시스템 아마프(Amap), 인도 뭄바이의 빈민가에서 탄생한 여성협동조합 리자트(Lijjat) 등 우리가 몰랐던 다른 가능성의 세계가 펼쳐진다. 400쪽. 1만 8000원. 죽설헌 원림(박태후 지음, 열화당 펴냄) 수백종의 자생 꽃과 토종나무, 과실수와 화초 등이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어우러진 죽설헌(竹雪軒)의 사철을 기록한 책. 정원주인인 화가 박태후가 썼다. 호남 원예학교에서 과수, 채소, 화훼의 기초를 배우고 산야를 돌아다니며 각종 종자를 채취해 심고 가꾼 것이 4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동안 꽃과 나무를 가꿔 온 이야기, 대숲과 연못의 조성에 관한 경험담,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죽설헌의 삶에 대해 기록해 두었던 글을 모았다. 저자는 책을 통해 우리나라 토종나무와 야생화들의 특징과 이를 제대로 가꾸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그 지역 환경에 가장 적합하거나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수종, 또 가급적이면 유실수나 채소, 잡초와의 경쟁에서 견딜 수 있는 다년생 화초 등을 심으라고 권한다. 전남 벌교 출신의 사진작가 이일천의 사진을 곁들인 책은 우리나라 자생식물 가꾸기에 관한 작은 도감을 보는 것 같다. 310쪽. 2만 3000원. 당신에게 노벨상을 수여합니다(노벨재단 엮음, 이광렬· 이승철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매년 12월 20일 노벨상 시상식에서 노벨 위원회는 수상자 선정 사유와 수상자들의 업적을 알려주는 연설을 한다. 노벨상 시상 연설은 간결하고 명확한 문체로 노벨상 수상자의 과학적 업적이 인류사에 왜 중요한지를 소개한다. 책은 1901년 첫 노벨상 시상식부터 지난해 12월 10일 열린 2013년 노벨상 시상식까지 과학분야의 시상 연설을 모았다. 물리, 화학, 생리·의학분야 순으로 각권을 정리했다. 인류과학의 과거, 현재, 미래라고 할 수 있는 113년 노벨상의 역사를 한눈에 읽을 수 있다. 물리학의 경우 빌헬름 뢴트겐이 엑스선을 발견한 업적으로 첫 노벨상을 수상한 이후 방사선의 발견, 양자역학의 발전 등 20세기와 21세기 물리학의 흐름을 보여준다. 연금술의 아류였던 화학이 생명 탄생의 비밀을 푸는 열쇠로 발전하기까지, 산업화와 전쟁 시대의 병리학에서 질병 없는 사회를 추구하는 생리·의학으로 진보하는 과정에서 노벨상이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전 3권. 각권 2만 5000원. 마지막 기회라니?(더글러스 애덤스·마크 카워다인 지음, 강수정 옮김, 홍시 펴냄) 코믹 SF 작가와 과묵한 동물학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기. 1500만부 이상 판매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쓴 애덤스가 쓴 유일한 논픽션이다. 1985년 옵서버킬러매거진의 의뢰로 마다가스카르 섬의 멸종위기종 원숭이 ‘아이아이’를 취재하러 갔던 애덤스는 세계야생동물기금에서 일하던 동물학자 카워다인을 만나면서 멸종위기종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 두 사람은 세계 각지의 멸종위기종을 취재하는 여행을 감행하기로 한다. 1988년 시작한 둘의 탐사여행은 콩고민주공화국의 자이르부터 중국 양쯔강, 모리셔스섬 등 세계 구석구석을 찾아 1년간 계속된다. 1989년 첫 출간된 이래 위기에 처한 동물의 문제를 세상에 알린 기행문학의 고전으로 꼽힌다. 368쪽. 1만 3000원.
  • [손성진 칼럼] 이념과 파벌, 그리고 안현수

    [손성진 칼럼] 이념과 파벌, 그리고 안현수

    똘똘 뭉쳐도 어려운 난세. 오늘도 갈라져 우리는 싸운다. 어떤 일이든 어김없다. 통합의 외침은 외침일 뿐. 상생(相生) 아닌 상극(相剋)이다. 이념. 우리 모두에게 구천을 떠도는 망령 같은 존재다. 원혼에 사로잡힌 듯 한풀이를 하는 이념 추종자들이 많다. 숙명일까, 업보일까.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는 이념의 굴레. 21세기도 십수 년째, 미련한 한국의 현실이다. 전쟁 후 수십 년간은 이념 타령 자체가 불온이며 불충(不忠)이었다. 군부가 퇴장하자 좌우충돌은 격렬해졌다. 반으로 쪼개져 삿대질을 해댔다. 그리고 지난 1년. 쫓고 쫓기는 이념의 아귀다툼은 더욱 치열해졌다. 사사건건 이념의 잣대로 재단하며 눈을 부라린다. 최근의 세 가지 판결에 대한 반응도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김용판·강기훈씨, 그리고 부림사건. 그저 입맛대로다. 어떤 판정도 불리하면 인정하지 않겠다는 치졸함이다. 물론 신뢰할 만한 사법부라는 전제는 따른다. 홍어니 일베충이니 좌좀이니, 이념과 지역감정에 매몰된 자들은 그렇게 편을 가른다. 우리에겐 편 가르기, 파벌의 유전자가 있다. 유전자이니 누굴 탓할 수도 없다. 그래서 슬프다. 유전병은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유전자의 뿌리는 조선의 성리학자들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남학파와 기호학파로 나뉘어 싸웠던 선조들이다. 학연과 지연의 근원이다. 성리학의 이념 논쟁이 학문의 발전을 이뤘을지 모르지만 민심은 피폐했다. 학파 간 대립은 사색당파의 씨앗이 되었다. 씨앗이 발아하여 맺은 열매는 땅과 사람을 동서남북으로 찢은 분열의 독과(毒果)였다. 안현수 선수와 관련한 파벌 싸움은 새삼스럽지 않다. 무슨 학파의 후예인 양 우두머리를 중심으로 패거리를 지어온 문화가 노출된 한 예일 뿐이다. 학계와 예술계, 체육계, 관계 어느 곳이 과연 파벌에서 자유스러운가. S대와 H대의 미대, S대와 K대의 법대만이 사례가 아니다. 철도 마피아나 원전 마피아도 학교 파벌에서 비롯된 것이다. 학연과 지연이 어우러진 파벌은 더욱 가관이다. 실력은 뒷전, 연줄로 옭아매어 밀어주고 끌어주며 거대한 세력으로 이상(異常) 성장을 한다. 정치적 이념과 연결되면 파벌은 정파가 된다. 건전한 정파는 균형잡힌 민주주의의 바탕이 되지만 학연·지연을 뿌리로 하는 정파는 결코 순수할 수 없다. 이념의 극한 대립, 만연한 파벌이 주는 해악은 자못 크다. 패거리의 이익을 위해서는 상대를 눌러야 하는 탓에 페어플레이가 없다. 나는 무조건 선이고 상대는 무조건 악이다. 능력이 무시되고 파벌이 설치는 세상에서 정의는 짓밟힌다. 불의만 날뛴다. 두 해악은 경쟁력의 발목을 잡을 것임에 틀림없다. 남북 분단의 상황에 겹쳐진 내부 분열, 그런 사분오열로 주변국을 이길 순 없다. 흑묘백묘론을 들먹이다간 배부른 돼지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검은색과 흰색이 뜻을 같이해도 돌파할 수 없을 만큼 세계는 급변하고 있고 경쟁은 치열하다. 열강들 틈에 끼어 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하고 망국의 운명을 맞았던 100년 전과 크게 다를 것도 없다. 물리적 침략만 없을 뿐 소리 없는 전쟁은 시작됐다. 중국은 막강한 인구와 영토를 배경으로 세계의 리더로 부상하는 중이다. 이미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빼앗긴 일본은 권토중래를 외치고 있다. 썩은 정치와 부패한 공무원에 대한 절반 이상의 책임을 이념 갈등과 파벌 문화가 져야 한다. 장삼이사들이 보고 배우는 것이 더 문제다. 어느 학교를 나왔고 고향은 어딘지를 먼저 묻는다. 실력은 순위가 떨어진다. 바깥을 보지 못하는 근시안으로 헐뜯고 싸우는 대한민국을 조국으로 받들기 싫다는 한국인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안현수처럼 떠난다. 그들을 붙잡기 위해서라도 맹목적인 편 가름과 다툼은 당장 그쳐야 한다.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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