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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6%대 성장’ 공식화하나… 재정적자·국방비 증액도 관심

    中 ‘6%대 성장’ 공식화하나… 재정적자·국방비 증액도 관심

    중국 양회(兩會)가 3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과 더불어 시작된다. 10일 남짓 이어지는 양회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4년차 로드맵이 발표된다. 특히 올해는 중국의 장기 발전 계획인 13차 5개년 계획(13·5규획, 2016~20년)이 실행되는 첫해인 만큼 모든 정책이 13·5규획의 발전 이념 구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인대는 정부가 제출한 정책 사업에 대한 예산안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기구로, 전인대가 내놓은 청사진을 보면 중국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어디에 쏟아부을지 가늠할 수 있다. 중국 시장에 명운이 걸린 한국 기업으로서는 전인대의 맥을 짚어야 향후 활로를 개척할 수 있다. 5일 전인대 발표 ‘2016 정부업무보고’는 재정 운영 가늠 척도 세계 경제 전문가들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발표하는 ‘2016년 정부업무보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자리에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비중, 국방예산 증가 폭이 발표되기 때문이다. 이 3개 지표는 중국 재정 운용을 가늠하게 하는 척도다. 중국 거시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가 6.5~7.0% 수준이 될 것이라고 이미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과 무디스 등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만약 6.5%를 성장률 목표치로 제시하면 중국 경제가 지난 30년간의 고속 성장 신화를 공식 마감하고 ‘중·고속 성장 시대’로 본격 진입한다는 의미가 있다. 반면 이번 전인대에서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와 같은 7.0%로 제시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예고하는 것이다. 올해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기준금리 인하가 아니라 재정지출 확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하는 미국 달러화와의 금리 차를 벌려 외화 유출의 빌미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도 2016년에는 재정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지난해 2.3%였던 GDP 대비 재정 적자 비중이 최소 3%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의 재정 집행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수치는 국방예산 증가율이다. 중국의 국방예산은 2011년 이후 매년 10% 이상의 증가세를 이어 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일 중국 군사 전문가들의 예측을 토대로 국방예산 증가율이 20%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항공모함 추가 건조 계획을 밝히고 새로운 전략미사일 운용 부대인 로켓군을 창설하는 등 올해를 전면적인 ‘군사 굴기’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미국, 일본과 군비 경쟁을 치러야 한다. 5개 발전 이념인 ‘혁신·협력·녹색·개방·공동 향유’를 주목하라 시 주석은 지난달 23일 공산당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에서 중국 경제 발전의 2개 기준을 제시했다. ‘2개 시부’(是否, ~인지 아닌지)로 명명된 이 원칙은 경제를 운영하면서 ▲경제·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인민에게 실질적인 행복감을 주는지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으로, 이번 전인대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덩샤오핑이 제시했던 ▲사회주의 생산력 발전에 유리한가 ▲사회주의 국력을 강화시키는 데 유리한가 ▲인민의 생활 수준을 높이는 데 유리한가의 ‘3개 유리’(有利) 기준을 심화한 것이다. 덩샤오핑이 양적 발전을 강조했다면 시 주석은 질적 발전을 강조한 셈이다. 이 원칙은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확정된 13·5규획의 연장선 위에 있다.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과 1인당 국민소득을 2010년의 두배로 확대해 샤오캉(小康) 사회를 건설한다는 게 13·5규획의 핵심인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국은 올해부터 5개 항의 발전 이념을 추진한다. 5개의 발전 이념은 혁신, 협력, 녹색, 개방, 공동 향유다. 혁신 발전의 핵심 요소는 창업, 인터넷 플러스(인터넷과 기존 산업의 융합), 빅데이터, 제조 강국 건설(중국 제조 2025), 서비스 산업 발전, 정부기구 축소 및 권한 이양 등이다. 협력 발전은 신형 공업화·정보화·도시화·농업 현대화의 촉진을 말한다. 녹색 발전은 자원 절약과 환경보호를 국가 기본정책으로 삼겠다는 것으로 에너지사용권·오염물질배출권·탄소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되고 기업에 대한 환경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개방 발전은 연해 지역의 글로벌 합작과 경쟁 참여를 더욱 촉진하고 글로벌 영향력을 가진 선진적 제조 기지를 육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21세기 육·해상 실크로드 전략은 개방 발전의 핵심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발전의 과실을 공동으로 누리겠다는 이념이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해 공공서비스를 늘리고 7000만명에 이르는 농촌 빈곤층 퇴치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농민공 자녀 및 여성·노인에 대한 돌봄서비스 체계도 구축한다. 두 자녀 전면 허용과 고령화 사회 대비 전략도 공동 향유 발전 이념에서 나왔다. 10대 전략 산업, 한국과 겹쳐… 中 산업 고도화는 ‘위기이자 기회’ 중국 정부가 제시한 발전 방향을 따라가다 보면 거대한 시장과 만나게 된다. 당장 두 자녀 정책 시행으로 매년 500만~600만명의 신생아가 증가해 연간 1000억 위안(약 18조원) 규모의 소비시장이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빈곤 퇴치와 고령화 사회 대비 프로젝트는 교육·의료 시장의 급팽창을 불러온다. 서비스 산업의 한 축인 관광을 보면 중국 정부는 2020년 국내 여행객 규모를 65억명으로 추산한다. 해외 여행객은 1억 7000만명으로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칭화대 국정연구원 후안강 원장은 “중국은 GDP와 도시화율 측면에서는 이미 샤오캉 사회에 진입했다”면서 “2020년이면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가장 큰 중산층 사회가 될 것이며 각국은 중국 관광객을 수용할 호텔 부족으로 큰 고민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산업의 고도화는 한국엔 위기이자 기회다. 한국은행 북경사무소가 1일 발표한 ‘한·중 경쟁력 분석’을 보면 중국의 산업구조가 고부가가치·고기술 위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중간재 자급률도 높아져 소비재 중심의 수출구조가 중간재 및 자본재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에 석유화학제품, 철강재, 전기전자부품, 기계부품 등의 중간재를 주로 수출하던 한국으로서는 중국 수출이 더욱 줄 수밖에 없으며 해외시장에서 오히려 중국과 경쟁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특히 중국이 2025년까지 독일, 일본, 미국과 같은 제조업 강국이 되겠다고 선언한 ‘중국 제조 2025’ 프로젝트에서 선정한 10대 전략 산업은 한국의 미래성장동력 19대 산업과 대다수가 겹친다. 이에 따라 한국은 차세대 정보기술(IT), 항공우주장비, 해양 엔지니어 설비, 신에너지 자동차, 신소재 등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다. 한국은행 보고서는 “중국의 산업 및 무역구조 변화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 대응 정도는 상당히 미흡하다”면서 “우리나라가 강점인 분야를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 및 부품 소재에서 최종 조립까지 이어지는 산업 기반의 완결성을 강화하고, 중국과의 보완 관계를 이용해 중국의 산업 발달을 우리나라 관련 산업 발전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업연구원 이문형 북경사무소장도 “시스템 반도체, 클라우딩, 빅데이터, 스마트 자동차, 배터리 분야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용어클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중국 헌법상 최고 권력기구로 국회와 비슷한 기구다. 공산당이 결정한 주요 정책과 인사를 승인하고 의결한다. 지역 대표와 직능 대표 등 2900여명으로 구성되며 국정 계획과 예산안을 심의, 의결한다. 상설 기관인 상무위원회가 있기 때문에 매년 3월 초에 상징적으로 한 번만 열린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정책자문회의로 전국위원회와 상무위원회로 구성된다. 국정 계획을 토의하고 제안, 비판하는 역할을 한다. 전인대와 동시에 열려 이를 묶어 양회(兩會)라고 한다.
  • [커버 스토리] ‘21세기 청해진’ 제주해군기지 준공식을 가다

    [커버 스토리] ‘21세기 청해진’ 제주해군기지 준공식을 가다

    ‘21세기의 청해진’으로 불리는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이 평화 훼손과 환경 파괴 논란 속에서 26일 준공됐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3년 국방부가 건설 필요성을 제기한 지 23년 만이며 항만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0년 이후 6년 만의 완공이다. 대한민국의 ‘남방 해상주권 수호’와 ‘동북아 크루즈 관광의 중심지’를 표방한 제주해군기지는 김영삼, 김대중 정부를 거쳐 ‘대양해군’의 기치를 내세운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6월 서귀포시 강정마을 유치가 확정됐다. 그동안 투입된 총사업비는 1조 765억원에 이른다. 이날 준공식을 맞아 직접 제주 해군기지를 둘러봤다. 낮 12시쯤 제주공항에서 50여분간 택시를 타고 도착한 기지 입구에서는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생명평화문화마을 선포식’ 행사를 열고 고사를 지내고 있었다. 또 마을 곳곳에는 ‘생명평화 강정마을’, ‘군사기지 없는 평화의 섬’ 등의 현수막이 붙어 있고 비상사태에 대비해 경찰들이 기지 정문 앞에 도열해 있었다. 해군과 반대 주민 간의 갈등이 아직 ‘현재 진행형’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고권일(53) 강정마을회 부회장은 “비록 기지가 완공됐지만 우리는 해군기지가 마을 이름 앞에 접두어로 붙는 마을로는 살지 않을 것”이라며 “기지 건설 목적이 안보보다는 패권 경쟁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어 “마을 전체가 기지와 붙어 있는데 뱃고동 소리, 해상초계기에서 나는 소음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해군은 지금도 찬성하는 주민들만 싸고돌며 마을 주민들을 이간질하고 있지만 억울하고 속상한 주민들은 자포자기해 마을 총회에 참여하는 숫자도 예전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택시기사인 문평대(66)씨는 “제주도는 일제강점기 때 곳곳에 군사시설이 건설됐고 4·3 사건과 같은 비극의 추억이 남아 있는 곳”이라며 “제주도민들은 전쟁이라면 싫어하고 제주 토박이 가운데 3분의2는 심정적으로 군사기지 건설을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느낌은 주민들이 외지인에게 의사 표현을 아주 조심스러워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기지 건설에 따라 민심이 찬반으로 갈리면서 이웃 간에 말조심하는 기류가 형성된 듯했다. 실제 인근 가게 주인은 기자에게 익명을 요구하면서 “이제 기지가 완성됐는데 반대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면서 “지역 경제가 좋아지기만 바랄 뿐”이라고 찬성 입장을 조심스럽게 나타냈다. 기지 안으로 5분 정도 걸어 들어가니 약 49만㎡(약 14만 9000평) 규모의 웅장한 부지와 함께 새로 지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축구장 68개가 들어갈 수 있는 49만㎡ 부지 가운데 20만 5000㎡는 바다를 매립해 조성했다고 한다. 건물 연면적만 8만 2400㎡(약 2만 5000평)이다. 특히 기지 한가운데 우뚝 선 본관은 해군 함정이 바다를 가르며 힘차게 나아가는 모양을 띠고 있다. 기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4층 높이의 본관 옥상에서는 구름에 가려진 한라산 중턱과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고 한다. 기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다 한가운데 늘어서 있는 방파제. 해군은 15만t 크루즈 선박 2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남(南)방파제(길이 1.5㎞)와 함정 20척이 드나들 수 있는 동(東)방파제(길이 1㎞)를 지었다. 크루즈 접안시설인 남방파제는 마치 인간의 오른팔로 기지를 감싸 안은 모습이다. 방파제의 해상 높이는 19.5m, 수중까지 포함한 전체 높이는 40m다. 대형 태풍이 왔을 때 파고가 대략 10m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떤 높이의 파도도 견딜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게 해군의 설명이다. 해군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모든 방파제 가운데 가장 크고 튼튼하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주해군기지가 관광도 염두에 둔 민군복합항이라는 점을 감안해 남방파제 위에는 관광객이 거닐 수 있는 길이 만들어져 있다. 해군이 이 방파제를 ‘해상 올레길’로 부르는 이유다. 오후 2시 30분 본격적인 준공식 행사가 시작되자 부두에 정박한 4200t급 구축함 ‘왕건함’에서 지축을 뒤흔드는 19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북한의 무모한 도발 행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 해군은 이곳에서 북한의 해상 위협에 강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기지를 미국의 하와이나 호주 시드니와 같은 세계적 민군복합항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본격화된 2010년 3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해군참모총장을 지냈던 김성찬 새누리당 의원은 “그동안 미군을 위한 핵 기지라고 오해도 많이 받았고 일부 반대세력은 평화를 파괴한다는 오명을 뒤집어씌우기도 했지만 이제 23년 만에 우리 안보의 숙원사업이 빛을 보게 됐다”며 “우리 해군 기동 세력이 지리적으로 구애받지 않고 동서남북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전략적 기지를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가 끝나자 제주해군기지의 출범을 알리는 뜻으로 부두에 정박한 해군 함정들이 일제히 기적을 울렸다. 이날 부두에는 왕건함 이외에도 해군 제7기동전단의 이지스구축함 서애류성룡함(7600t급)과 대형수송함 독도함(1만 4500t급), 214급 잠수함 안중근함(1800t급) 등 해군 함정 8척과 해경 경비함 2척이 도열해 있었다. 제주해군기지는 한반도의 3면을 둘러싼 바다 한가운데 있어 우리 해군력의 ‘허브’로 평가된다. 유사시 동서남해 전방 해역으로 출동해 북한군이 잠수정에 특수부대를 태워 후방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 대량살상무기(WMD)의 해상 운송을 차단하는 역할도 한다. 주변국과 해양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 ‘21세기의 청해진’으로 불린다. 해군 관계자는 “제주해군기지는 항만이 바로 심해로 통해 함정이 기동하는 것은 물론 잠수함을 신속히 전개시키는 데도 유리하다”며 “동해나 경기 평택, 전남 목포 해군기지 등과 비교하면 수심과 부두 규모 면에서 최적의 기동기지”라고 강조했다. 특히 부산 작전기지에서 이지스함이 출동해 이어도까지 가는 데 13시간이 걸린다. 반면 제주기지에서는 4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제주 남쪽 이어도 인근 해역에 광대한 해양자원이 매장돼 있다는 점도 제주기지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제주해군기지에는 함정인력 2500여명과 육상에 상주하는 600여명 등 3000여명의 장병이 배속돼 있다. 정부로서는 기지 인근 강정마을 주민들과의 갈등의 골을 메우는 작업이 시급한 과제다. 제주도는 2007년 5월 해군기지 건설 계획을 수용할지를 결정하는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후보지 4곳 가운데 가장 높은 찬성 의사(56%)를 보인 강정마을을 최우선 해군기지 대상지로 선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마을 주민들이 찬반으로 나뉘며 극한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2년 7월 대법원이 해군기지 건설은 합법이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기지 건설 반대 시위자들이 공사 진행을 막는 등 시위는 격화됐고 이 과정에서 700여명에 이르는 시민 단체 활동가와 마을 주민들이 연행되기도 했다.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과 대림건설은 해군기지 반대 측의 집회 등으로 공사가 지연됐다며 지난해 각각 360억원, 231억원의 배상금을 해군 측에 청구했다. 해군은 시민단체와 시위자들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하기 위해 손해산정과 민사소송을 검토 중이라 새로운 갈등의 불씨를 예고하고 있다. 서귀포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가난에 지치고 차별에 눌리고… 美 아이들도 ‘수저론’에 운다

    가난에 지치고 차별에 눌리고… 美 아이들도 ‘수저론’에 운다

    우리 아이들/로버트 D 퍼트넘 지음/정태식 옮김/페이퍼로드/488쪽/2만 2000원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 우리 사회에 수저론이 강력한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부의 대물림이란 함축적 의미를 갖는 이 유행어는 계층의 고착화가 단절에 얹힌 희망과 기대의 상실이란 암울한 미래 투영이란 점에서 더 우울하게 들린다. 그 단절의 고착화와 희망 상실은 어떻게 비롯됐을까, 개선의 여지는 없는 것일까. ‘양면 게임 이론’(국가 간 통상이나 외교협상에서 협상 당사국 사이의 이해관계뿐 아니라 국내 관련 집단도 고려해야 한다는 이론)의 주창자이자 저서 ‘나홀로 볼링’으로 유명한 미국 정치학자가 펴낸 ‘우리 아이들’은 지난 반세기 미국에서 진행된 변화를 추적, 아메리칸 드림의 실종을 고발한 ‘미국판 수저론’ 해설서로 읽힌다. 책에서 저자는 지금 사회 변화의 추이를 ‘또 다른 형태의 귀족주의 사회로의 반동적 회귀’로 보고 있다. 미국의 계급적 차이가 단순한 경제력 차이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회 차원에서의 차별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50년 전 미국 사회에선 조건의 평등이 유효했지만 현재의 미국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자주 회자되는 금수저와 흙수저처럼 기회 격차의 간극이 이미 현실에 스며든 상태로, 더이상 기회의 땅으로서의 모습을 지니지 않고 있다고 못박는다. 책은 저자 자신의 고향 포트클린턴에서 지난 반세기에 걸쳐 진행된 실상의 비교에서부터 시작한다. “1950년대의 포트클린턴에서 사회경제적 계급은 백인이나 흑인 어느 인종의 아이들에게 있어서든, 21세기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그렇게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장벽이 아니었다. 비교해 보면 1959년도 졸업반 구성원의 자녀들은 평균계으로 그들 부모를 넘어서는 교육적 진전을 경험하지 못했다. 1959년 졸업반 구성원 대부분을 상층부로 이끌었던 에스컬레이터는 그들의 아이들이 탑승할 차례가 되자 돌연 멈춰 섰던 것이다.” 미국의 동서부를 넘나들며 훑어낸 현장 실태와 인터뷰를 통해 저자가 정리한 부의 고착과 희망 상실은 이렇게 압축된다. “1950년대 미국 사회에서 작용했던 계급 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졌으며 그런 현상이 가족과 양육, 학교 교육, 공동체에서 심각하게 고착화되어 가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현대 사회에서 가난한 아이와 부자 아이는 그저 출발선상이 조금 다른 게 아니라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성공적인 사업가 부모를 둔 아이는 많은 선택권을 손에 쥐고 미래를 자신 있게 바라본다. 그런 반면 매일 힘겹게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집에서 태어난 아이는 인생이 계속 내리막길을 타면서 모든 것이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 커다란 차이는 아이들의 성격, 능력이 아니라 부모의 교육, 소득, 사회적 계급으로 정해진 것이며 빈부 격차의 확대는 부유층 가정과 빈곤층 가정을 주거나 생활, 교육 등 모든 공간에서 분리시켰다고 말한다. 심지어 빈부에 따른 격차가 아이들의 뇌 성장과 발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까지 설명하고 있다. 책의 특장은 그 불평등과 상실의 고발에 멈추지 않고 개선의 방편들을 하루빨리 실천해야 한다고 다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실천의 이유로 “미국의 가난한 아이들의 운명은 우리의 경제, 민주주의, 그리고 우리의 가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들고 있다. 그래서 즉각 취할 수 있는 일로 유료 과외활동 종식을 비롯해 특별 지원금 지급이나 멘토링 프로그램 같은 방법들을 강력하게 제안하고 있다. “지난 50년을 거치면서 미국인들이 상실한 가장 소중한 가치는 ‘우리 아이들’에 대해 지녔던 인식과 의미”라고 갈파한 저자는 이제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란 인식이 우선 돼야 한다고 쓰고 있다. 옮긴 이가 후기에 적었듯이 “우리 아이들이라는 잃어버린 의식이 회복될 때 나의 아이들만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을 위해 더 많은 세금도 기꺼이 낼 수 있을 것이기에 모든 아이들이 우리 미래의 일부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이웃을 돌봐야 한다는 깊은 도덕적 의무를 상기시킨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론을 이렇게 인용한다. “우리는 가난한 이의 부르짖음에 공감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고통에 울어주지 못하고, 그들을 도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이 모든 일이 우리의 책임이 아니라, 누군가 다른 사람의 책임인 것처럼 말입니다. 젊은이들은 정말로 우리 인류의 미래입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사설] 닻 올린 제주 복합항, 소모적 갈등 끝내자

    제주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 어제 준공식을 갖고 이른바 ‘21세기 청해진’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최남단 해역의 군사적 기능과 해양자원 보호 기능을 동시에 수행함에 따라 청해진처럼 대양으로 뻗어 나가는 전초기지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1993년 12월 해양주권 수호를 위한 국책사업으로 선정된 지 23년 만, 2007년 6월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해군기지 예정지로 결정한 지 8년 8개월 만이다. 항만 공사에 착수한 지 6년 만의 완공이다. 지금껏 평화훼손과 환경파괴를 주장하는 시민단체들과 일부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대 투쟁은 분열과 갈등, 대립으로 얼룩진 우리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 줬다. 엄청난 사회적 비용도 치러야 했다. 그러나 준공식이 열리는 동안 시위가 벌어졌듯 일각의 반대는 계속되고 있다. 제주 민군복합항은 지난해까지 1조 765억원을 투입해 14만㎡ 면적에 해군 잠수함 3척을 포함해 함정 20여척과 15만t급 크루즈 선박 2척을 한꺼번에 정박시킬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지정학적으로 해상 교통로를 비롯해 천연가스와 원유 등의 광대한 해양자원 보호, 즉 해양주권을 지키는 핵심적인 허브 역할을 담당한다. 동해나 평택, 목포 해군기지에 비해 수심과 부두 규모 면에서 최적의 기동부대 기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어도 해양기지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둘러싼 주변국과의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어 전략적 가치도 높다. 황교안 총리가 축사에서 밝혔듯 북한의 해상 위협에도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다. 특히 내년에 크루즈 터미널 등 민항 공사가 마무리되면 한국·중국·일본 크루즈 항로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갈등의 골을 메우고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2007년 강정마을이 예정지로 선정된 이후 충돌이 빚어져 연인원 700여명의 마을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이 연행된 데다 392건에 걸쳐 3억 7000여만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찬반 입장이 갈린 주민들이 서로 보듬을 수 있는 공동체를 복원시켜야 함도 당연하다. 제주 민군복합항은 닻을 올린 만큼 온전한 모습을 갖추고 완벽하게 성공해야 한다. 평화와 안보를 수호하는 대양 해군기지로서, 관광지이자 휴양지인 항구로서 우뚝 서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지금껏 치른 값비싼 사회적 비용도 헛되지 않고 소모적 갈등도 말끔히 씻어 낼 수 있다.
  • 한국 원양어업의 개척자 김재철 동원 회장 평전 출간

    한국 원양어업의 개척자 김재철 동원 회장 평전 출간

    동원그룹은 한국 원양어업 개척자로 불린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평전 ‘김재철 평전, 파도를 헤쳐온 삶과 사업 이야기’(공병호 지음, 21세기 북스)가 발간됐다고 24일 밝혔다. 김 회장은 동원그룹과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창업자다. 그는 가난한 농촌에서 11남매 중 맏이로 태어났다. 김 회장은 23세였던 1958년 한국 최초의 원양어선 지남호의 실습 항해사로 참치잡이를 시작해 남태평양과 인도양에서 직접 선장과 선단장으로 활동하며 ‘캡틴 김’으로 명성을 날렸다. 이후 그는 1969년 동원산업을 창업했다. 평전은 이런 김 회장의 일대기는 물론 그의 기업가 정신과 생활 원칙, 경영 철학 등을 담았다. 특히 평전은 경제경영 전문가인 공병호 박사가 집필을 맡아 김 회장을 1년여간 밀착 취재해 만들어졌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손성진 칼럼] 애증의 중국 사용법

    [손성진 칼럼] 애증의 중국 사용법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한·중 관계가 순식간에 파괴될 수 있다”는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은 분노 이상의 감정이 솟구치게 한다. G2를 넘어 세계 최강국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에서 나온 오만방자함이랄까. 중국의 이런 무례한 언사는 물론 처음도 아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대만 총통 취임식에 참여하려던 우리 국회의원들에게 가지 말라는 압력을 넣기도 했다. 현 정부 들어서도 사례가 있다. 2013년 중국 정부가 우리에게 ‘필리핀에 전투기를 수출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베니그노 아키노 3세 필리핀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었다. 필리핀은 중국과 영토 분쟁을 치르고 있는 나라다. 중국은 왜 일개 외교관의 내정간섭성 발언을 우리에게 멋대로 하고 있는 것일까. 시간이 흐르면 적이 동지가 되고 동지가 적이 되는 게 외교의 생리라지만 속국 취급했거나 적대적 관계였던 역사, 과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네티즌들은 ‘삼전도 굴욕’을 거론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추 대사의 발언이 보도된 24일은 바로 그 일이 있었던 날이다. 379년 전인 1637년이다. 조선의 인조는 청군 앞에서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 즉 세 번 무릎을 꿇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렸다. 중국의 애초 요구는 죽은 사람처럼 두 손을 묶고 입으로는 구슬을 물고서 항복하라는 것이었다니 보통 굴욕이 아니었다. 청의 전횡은 구한말에 극에 이르렀다. 26세에 ‘감국’(監國)이란 칭호를 달고 조선에 온 위안스카이의 횡포를 본 윤치호는 “(청에 비하면) 일본의 지배는 견딜 만하다”고 했을 정도였다. 사대주의에 빠져 있었던 조선과 21세기 한국의 대중 관계는 같을 수는 없지만 최근 동향을 보면 국민들이 흥분할 만하다. 중국 공산당의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중국은 한반도에 전쟁이 전개되는 것을 반대하지만 만약 발생하면 상대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썼다. 마치 6·25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북한 편에서 한국을 공격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런 환구시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스스로 ‘애독자’라며 힘을 실어 주었다. 청대처럼 중국은 한국을 속국(屬國), 번국(藩國)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일까. 그럼에도 중국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미래에도 함께 가야 하는 중요한 동반자임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해 수출액 5270억 달러 가운데 4분의1인 1370억 달러는 중국에 수출한 금액이다. 자동차, 반도체, 화장품 등 주요 품목의 생산과 판매에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나라다. 2018년이면 중국 관광객 1000만명이 한국을 찾아 돈을 뿌릴 것이다. 안보와 경제 사이에서 한국의 외교는 갈피를 잡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중국의 ‘중화주의 코스프레’에 콤플렉스를 느낄 필요도 없고 말려들 이유도 없다. 눈치 보지 말고 당당하게 하고 싶은 말은 해야 한다. 경제적 의존도를 의식해서인지 중국의 결례 행위를 못 본 척하며 넘겨 버린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비슷한 국력의 일본에는 할 말은 하면서도 유독 중국에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건 ‘신사대주의’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중공군’이 아니었으면 한반도는 분단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65년 전의 상황은 이미 역사가 됐다. 그러나 변한 듯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국가 관계다. 적이 동지가 됐지만 언제 또 적이 될지도 모르는 게 엄준한 현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철저히 실리외교를 펴야 한다. 전쟁도 치르는 국제사회에서 우리만 신의와 도덕을 따지고 체면을 차릴 필요가 없다. 한쪽으론 꾸짖고 대들면서도 다른 쪽으로는 어르고 달래고, 챙길 것은 챙기는 ‘이중 플레이’를 서슴없이 보여 줘야 한다. 경제적 협력과 외교적 대립이 양립할 수 없다고도 할 수 없다. 중국이 영토와 인구, 국내총생산(GDP)에서 비교할 수 없는 대국임은 분명하지만 대국을 능가하는 소국은 얼마든지 있다. 중국과의 전쟁에서 당당히 겨뤘던 베트남, 아랍제국에 홀로 맞서는 이스라엘이 그렇다. 중국에게 한국은 건드리면 골치 아픈 존재가 돼야 한다. sonsj@seoul.co.kr
  • [박형주 세상 속 수학] 냉장고와 TV 사이에 자동차가 나타났다

    [박형주 세상 속 수학] 냉장고와 TV 사이에 자동차가 나타났다

    얼마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가 열렸다. 첨단기술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소비자용 전자제품 쇼’라는 뜻을 가진 CES는 이제는 혁신적 기술의 등용문으로 자리 잡았다. 새로운 변화의 흐름과 방향을 볼 수 있으려나 하던 차에 참석해 볼 기회가 생겼는데, 역시나 곱씹어 볼 만한 생각거리를 가지고 돌아왔다. 거대하고 얇은 TV는 탄성을 지를 만했고, 지능형 냉장고는 각종 정보를 보여 주는 디스플레이를 달고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옆 별도의 큰 공간에 자동차와 관련 제품들이 전시돼 있는 건 놀라웠다. 스마트카가 대세라더니 온갖 정보통신기술(ICT)이 자동차에 들어가는 흐름 때문에 자동차 부품업체와 ICT 기업의 경계가 모호한 지경에 이른 것이다. ICT가 전 산업 분야로 확산돼 CES는 전통적인 가전제품 전시 행사가 아니라 첨단 신기술 전시회로 거듭나고 있었다. 융복합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도처에서 목도할 수 있었다.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차지한 공간의 화두는 두 개의 단어로 요약됐다. ‘전기’와 ‘무인’. 후자는 사람이 타기도 하므로 자율주행 자동차라고도 한다. 이 둘은 사실은 상당한 관련성이 있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주도한 전기자동차의 혁신 때문이다. 내연기관 기술을 보유한 전통적 자동차 회사가 아니더라도 이제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전기모터 기반의 자동차 제조업 진입이 가능해진 것이다. 덕분에 구글 같은 데이터 회사도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를 개발할 생각도 하게 됐다. 게다가 무인자동차는 클라우드에 저장된 빅데이터를 상시 접근해 운행 결정을 하므로 해커의 공격에서 데이터를 보호하는 정보보안 이슈 같은 각종 ICT 문제가 출현한다. 그러니 이런 문제들을 다룰 줄 아는 정보통신 전문성을 가진 기업이 오히려 경쟁력을 갖는다. 1990년대만 해도 인공지능에 비관적인 견해가 상당했다. 장밋빛 약속을 너무 일찍 남발해 연구비 투자는 많이 받았으나 보여 준 것은 별로 없다는 혹평도 있었고, 과학기술의 사기행각이며 언제 실현될지 가늠할 수 없다는 심한 비판까지 있었다. 하지만 21세기의 문턱을 넘은 지금은 엉뚱하게도 데이터 회사가 주도하는 인공지능이 현실화되면서 우리 삶에 곧 영향을 미칠 태세다. 구글의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기술은 자율주행자동차뿐 아니라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를 탄생시켜 유럽 바둑 챔피언을 파죽지세로 이기고 천재 기사 이세돌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수준에 도달했다. 그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당시에는 방대한 데이터를 쌓기에는 저장 공간과 같은 하드웨어적 한계가 너무 커 보였을 것이다. 쌓여 있는 데이터에서 현재 닥친 상황과 가장 유사한 것을 찾는 게 인공지능의 핵심인데, 무지막지한 규모의 데이터의 바다에서 그렇게도 빨리 검색해 내는 방법이 출현할지도 몰랐을 것이다. 가장 유사한 걸 찾는 이론을 가리켜 수학자들은 최적화 이론이라고 한다. 이걸 신속하게 해내는 방법을 개발한 구글은 공동 창업자 이름을 따서 페이지 알고리즘이라고 불렀는데, 이걸로 당시 검색 엔진의 공룡이던 야후를 단숨에 넘어 버렸다. 데이터를 길들일 수 있는 자가 시대를 주도한다는 주장을 곱씹어 보는 시절이다.
  • 정운찬 창조혁신 최고경영자과정 1기 수료식, 박갑주 원장 외 150명 참석 성황리 개최

    정운찬 창조혁신 최고경영자과정 1기 수료식, 박갑주 원장 외 150명 참석 성황리 개최

    정운찬 이사장, 박갑주 원장, 1기 원우와 가족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운찬 창조혁신 최고경영자과정 제1기 수료식이 라마다서울 호텔 2층 그랜드볼룸 신의정원에서 2016년 2월 3일(수) 성황리에 개최됐다. 수료식 후 축하 행사로 배일호, 허수경, 이해리 등 초대 가수들의 공연과 1기 원우로 함께 수료한 코미디언 엄용수의 재치 있는 입담과 노래가 이어지면서 성대하게 진행되었다. 행사에 참석했던 원우들과 가족들은 수료식이 대형 행사로 진행된 것에 대하여 매우 즐거워하며 만족해 했다. 정운찬 창조혁신 최고경영자과정은 전 국무총리를 역임한 동반성장연구소 정운찬 이사장과 CEO교육 전문가 박갑주 미래창조연구원 원장이 협력하여 개설한 것이다. 대기업 임원과 중소기업체 CEO들이 새로운 10년을 대비하고 기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차별화된 새로운 CEO 교육과정을 시작한 것이다. 정운찬 전 총리는 40대 대한민국 국무총리와 23대 서울대 총장,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한국경제학회 회장, 서울대 금융경제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인이고 한국 사람이라면 모두가 다 아는 저명인사이자 만나기를 희망하는 명사이다. 서울대 총장과 국무총리를 역임하여 국민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과 25년간 1만 여명의 CEO를 교육시킨 최고경영자과정 교육의 명인 박갑주 교수가 함께 진행하는 최고경영자과정이어서 교육과정이 개설되자마자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 이 최고경영자과정은 2015년 10월 7일 제1기 입학식 때 교육생 모집 두 달 만에 모집인원 50명이 성황리에 마감되었고, 모집 정원 50명을 훌쩍 넘긴 60명이 입학하여 처음부터 서울, 경기지역 CEO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저명한 인사와 군 장성, 법조인, 대기업체 임원, 중견 및 중소기업체 CEO 등 사회 각 분야의 저명인사와 성공한 중소기업체 CEO들이 대거 입학 한 것이다. 정운찬 창조혁신 최고경영자과정은 ‘CEO의 미래를 바꾼다’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미래(Future)를 대비하는 커리큘럼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함께 정운찬 창조혁신 최고경영자과정을 개설한 박갑주 교수는 25년간 1만 명 이상의 대기업체 임원과 중소기업체 CEO를 교육시킨 CEO 교육 전문가다. 박갑주 원장은 “미래를 대비하고 경영혁신과 블루오션을 창출하여 기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길을 찾게 하겠다”며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 사람을 바꾸는 것은 교육" 이라고 말하며 CEO들에게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의 교수진은 기업체 CEO들이 변화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통한 비즈니스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차별된 내용이며 대한민국 최고의 저명한 명사들의 강연으로 진행된다. 정운찬(前 국무총리), 문국현(前 창조한국당 대표), 김창준(前 미국 하원의원), 오 명(前 부총리, KAIST 이사장), 이희범(前 한국무역협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갑주(미래창조연구원 원장), 송 자(명지학원 이사장), 김홍신(건국대학교 석좌교수), 윤종록(前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이민화(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KAIST 교수), 박현주(미래에셋 회장), 김명곤(前 문화관광부 장관), 이상용(뽀빠이, 방송인), 고승덕(변호사), 김병조(방송인), 이금룡(코글로닷컴 회장), 박영숙(UN미래포럼 대표) 등이다. 이번 수료식 때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창조혁신 최고경영자과정 1기 여러분 수료를 축하드리며, 수료식 행사에 자리를 빛내주신 가족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면서 “지금까지 뜨거운 열정과 리더십으로 본 최고경영자과정의 교육을 진행하느라 많은 수고를 해주신 박갑주 원장님과 교육운영진께 감사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1기에 사회 지도층 인사와 성공한 기업체 CEO분들이 대거 입학하셔서 짧은 6개월 기간 이지만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면서 “그런데 벌써 수료식을 개최하게 되어 감개무량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육과정은 동반성장연구소와 미래창조연구원이 합심해 시작한 CEO교육 프로그램이다. 본 교육과정의 개설 목적은 21세기 글로벌 환경에서 CEO가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미래의 환경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처 할 수 있는 지식과 전략을 습득하여 글로벌 리더로서 성공하도록 돕기 위하여 개설됐다. 수료식장에서 본 최고경영자과정 1기를 수료한 한 CEO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사분들의 강연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고 재미있는 커리큘럼과 각종 행사로 6개월 동안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을 정도이다”며 “지금까지 최고경영자과정을 10곳 이상 다녀봤지만 정말 만족스러운 교육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정운찬 창조혁신 최고경영자과정에서는 제2기 수강생을 모집 중에 있다. 제2기는 2016년 3월 16일(수)부터 7월 13일(수)까지 진행되며 교육 문의는 전화(02-577-4440)로 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코트라 보고서 ‘중국 시장을 읽는 키워드’

    코트라 보고서 ‘중국 시장을 읽는 키워드’

    ‘매운 엄마(라마)를 잡아야 중국에서 성공한다?’ 최근 중국 수출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코트라(KOTRA)가 21일 중국의 현주소를 대변하는 키워드 35개를 보고서로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주요 키워드로 유행에 민감한 중국 신세대 엄마를 가리키는 ‘라마’(辣?), 귀여움을 추구하는 멍문화(萌文化)의 대표작 ‘새싹 머리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판매상 ‘웨이상’(微商) 등이 꼽혔다. 라마는 중국의 신세대 엄마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일정한 수준 이상의 경제력을 갖춘 이들은 육아용품 시장의 주력 소비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트라는 중국의 두 자녀 정책과 라마의 소비 욕구에 발맞춰 국내 육아 관련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확대를 점쳤다. 코트라는 주걸륜 부부, 지드래곤 등 연예계 유명 스타가 착용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팔리고 있는 새싹 모양의 머리핀 열풍에도 주목했다. 마치 머리 위에 풀이 자란 것처럼 보이게 하는 새싹핀은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중국의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멍문화의 대표적 상품이다. 새싹핀은 우리 기업이 앞으로 멍문화 상품 개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선정됐다. SNS를 이용해 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인 웨이상 열풍도 심상치 않다. 현재 1000만여명이 종사하고 중국 화장품의 40%가 웨이상을 통해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코트라는 우리 기업도 모바일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도 중국의 21세기 해양 실크로드 계획을 뜻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의 창업 열풍을 이끄는 ‘촹커’(創客), 명품의 저렴한 서브라인 제품인 ‘경사치품’(轻奢侈品), 신흥산업 분야의 해외 고급 인력 유치 계획인 ‘공작계획’(孔雀計劃) 등이 키워드로 꼽혔다. 장병송 코트라 중국사업단장은 “중국은 내수시장에 기반을 둔 뉴노멀 시대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의 트렌드를 잘 기억해 둔다면 중국 내수시장 진출전략 수립에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U어학원 ‘이그잼포유’, 미국 영어교육 기업 ‘Achieve 3000’와 B2C 사업 박차

    U어학원 ‘이그잼포유’, 미국 영어교육 기업 ‘Achieve 3000’와 B2C 사업 박차

    영어내신교육기관 이그잼포유(exam4you, 대표 박승원)가 미국 대표 영어교육회사 Achieve 3000와 함께 국내 이용자들을 위한 사이트를 개설하고, Achieve 3000 프로그램을 제공키로 했다. Achieve 3000은 논픽션 기반인 AP(Associated Press)통신의 신문기사에 영어 리딩 능력지수인 ‘렉사일 지수’를 적용한 미국 최초의 교육회사로, 2001년 미국 뉴저지에 설립됐다. 지난 15년간 미국 50개 주를 포함한 전 세계 30여 개 나라에서 200만 명 이상의 영어 학습자들이 이용하는 Literacy(읽기&쓰기) 프로그램을 선보여 왔다. 이와 관련해 국내 Achieve 3000 B2C 사업을 진행 중인 이그잼포유, U어학원 박승원 대표는 “2018년 이후 수능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 대학에서는 수능영어에 대한 변별력 문제로 자체 점수를 부여하거나 영어논술이나 영어 심층면접 등 별도의 영어 시험을 진행하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Achieve 3000 프로그램처럼 논픽션 기반의 영어학습은 영어논술 및 대학별고사 대비를 위한 최적의 프로그램이자, 영어 공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21세기 새로운 영어 수요에 대비하는 최고의 영어 학습법”이라고 전했다. Achieve 3000는 AP통신의 논픽션 학습 주제를 20여 개의 학습영역으로 구분하여, 렉사일 지수 최저 150L부터 최고 1380L까지 12단계로 분류하고 분류별, 단계별로 10,000여 개가 넘는 영어학습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각기 다른 수준의 기사를 매주 업데이트해 학습자들이 본인의 영어 수준에 따른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다. 초중고생은 물론 대학생과 성인에 이르기까지 영어 능력 향상을 원하는 모든 학습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 특히 Achieve 3000 Literacy 과정은 효과적인 토론과 필기식 커뮤니케이션, 다양한 소스로부터 제공된 정보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 다양한 지식의 습득, 수준 높은 사고 능력 및 토론 능력 등을 개발할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고안된 5단계 학습법을 제공한다. 동시에 주제에 따른 유형별 영어 글쓰기 연습을 할 수 있는 Writing Center를 통해 글쓰기 능력을 향상 시켜주고 Career Center를 통해 각자가 추구하는 직업에 대해 사회에서 요구되는 직업별 렉사일 지수를 파악하고 개개인의 목표를 설정하여 커리어 학습을 할 수 있다. 렉사일 지수 측정 기관인 메타메트릭스사의 CEO 맬버트 스미스박사(Malbert Smith III, Ph.D.,)는 Achieve 3000이 이그잼포유와 한국에서 B2B와 B2C사업을 함께 하는 것을 축하하며, “가장 폭넓게 사용되는 영어 읽기 지수인 렉사일 지수(Lexile® measures)는 독자들이 개개인의 영어 읽기 능력에 가장 알맞은 텍스트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엄격하고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기초로 한 Achieve 3000과 같은 차별화된 리터러시 프로그램이 한국의 학생, 교사 그리고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읽기 성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배움을 촉진할 것을 믿는다”고 전했다. 박승원 대표는 “향후 이그잼포유 22만 회원을 대상으로 Achieve 3000 강사 양성사업을 전개해 수준 높은 강사들을 확보하고, 학원사업자를 대상으로 공부방과 유(U) 어학원(One Stop English U) 사업에 적극 공급할 예정이다”라며 “이를 통해 대학진학 및 취업, 성인영어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화같은 ‘하늘나는 자동차’ 부릉부릉…미래형도 제작

    영화같은 ‘하늘나는 자동차’ 부릉부릉…미래형도 제작

    자동차들로 꽉 막힌 도로. 그 자리에서 자가용이 하늘 위로 붕 날아오르는 꿈같은 현실이 성큼 다가왔다.최근 미국의 MIT 대학 출신들이 창업한 테라푸지아사(社)는 하늘나는 콘셉트카 TF-X의 프로토타입을 2년 안에 제작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마치 할리우드 SF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 자동차는 일반적으로 ‘플라잉카’(Flying car)로 불린다. 이 자동차는 비행기와 자동차의 ‘컨버전스’(convergence)판으로 평소에는 자동차로 달리다 날개를 쭉 펼쳐 하늘도 날 수 있다. 비현실적인 이야기 같지만 실제 회사 측은 지난해 초 플라잉카 ‘트랜지션’(Transition)을 공개한 바 있다. 내년부터 판매 예정인 트랜지션은 2인승으로 사실 자동차 보다는 경비행기 모양을 닮았다. 최고속도는 도로에서 시속 113km, 하늘에서는 185km를 낼 수 있으며 가격은 26만 1000달러(3억 2000만원)에 달한다. 이번에 회사 측이 밝힌 콘셉트카 TF-X는 트랜지션의 미래형이다. 자동차 양쪽에 쌍발 전기 모터를 장착한 TF-X는 이륙할 때는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올라가 비행기처럼 날아간다. 최고속도는 일반 여객기보다 느린 322 km/h, 비행거리는 805 km 정도지만 서울에서 날아 1시간 30분 정도면 제주도에 닿고도 남는다. 테라푸지아 측은 "TF-X는 4인승으로 설계된 미래형 자동차"라면서 "목적지만 말하면 알아서 경로를 설정해 날아갈 수 있게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발기간은 8년~12년 정도로 기술적인 문제는 물론 펀딩 등 넘어야할 산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플라잉카의 '발목'을 잡는 것은 사실 기술보다는 제도적 문제다. 판매 예정인 트랜지션의 시동을 돌리기 위해서 운전자는 운전면허는 물론 파일럿 면허도 필요하다. 또한 이착륙은 항공 당국이 허가한 지역에서만 가능하며 아리송한 보험 문제도 풀어야 한다. 그러나 테라푸지아외에도 슬로바키아의 에어로모빌사(AeroMobil) 등이 20세기 꿈을 21세기의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주름져도 세계경제 주름잡다

    주름져도 세계경제 주름잡다

    장수만세… 현역 맹활약 8090들 자수성가… 머독 빼고 다 ‘흙수저’ 백세인생… “10년은 더 일하겠다” ‘미국 미디어 업계 거물’ 섬너 레드스톤 회장이 지난 3일(현지시간) 현역 일선에서 은퇴했다. “나의 사전에 결코 은퇴란 없다”는 말을 강조했던 그는 바이어컴과 CBS 회장을 맡아 왕성한 경영 활동을 해왔으나 최근 건강 문제가 불거지는 바람에 결국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바이어컴은 MTV 등 케이블 방송과 영화사 파라마운트픽처스 등을 거느린 거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이다. 레드스톤 전 회장은 지분 80%를 가진 비상장 지주회사 내셔널어뮤즈먼츠를 통해 바이어컴과 지상파 방송 CBS를 소유하고 있다. 그는 올해 93세다. 레드스톤 전 회장의 은퇴를 계기로 세계경제계를 쥐락펴락하는 80대 이상의 경영인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찰스 돌런(90) 케이블비전그룹 회장과 워런 버핏(86)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조지 소로스(86) 소로스펀드 회장, 루퍼트 머독(85) 뉴스코프 CEO, 스페인의 아만시오 오르테가(80) 인디텍스 회장, 홍콩의 리카싱(李嘉誠·88) 청쿵실업 회장, 일본의 이토 마사토시(92) 세븐앤드아이(Seven&I) 홀딩스 회장과 이나모리 가즈오(85) 교토세라믹(교세라) 회장 등이 바로 그들이다. 특히 조그마한 신문사를 물려받이 세계적으로 키운 머독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흙수저’를 물고 태어나 자수성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찰스 돌런 회장은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포함된 대기업 CEO 및 회장 중에선 최고령이다. 레드스톤 회장이 물러나면서 S&P 500대 기업 경영인들 가운데 최고령 타이틀을 얻었다. 1972년 케이블TV 프로그램 제작회사 홈박스오피스(HBO)를 설립, 미국 내 4위 케이블TV 업체로 키웠다. 지난해부터 회사를 177억 달러(약 21조 7000억원)에 프랑스 주도의 다국적 통신업체인 알티스에 매각하는 협상을 하고 있다. ●버크셔해서웨이 51년 동안 이끈 버핏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CEO는 현역 경영자들 가운데 최장 CEO 재임 기록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1965년부터 무려 51년간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끌어오면서 연평균 20% 이상의 고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버크셔해서웨이의 기업 가치는 3580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의 대표적인 제조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보다 큰 규모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조지 소로스 회장은 젊은 시절을 영국에서 보냈지만 생활은 비참했다. 웨이터,마네킹 공장 직원 등 닥치는 대로 일하면서 모은 돈으로 런던 정경대학(LSE)에 입학한 그는 세계적인 석학 칼 포퍼를 만나 정신적으로 큰 영향을 받았다. 1956년 미국으로 건너가 펀드매니저의 길을 걷기 시작했으며 1969년에 상품투자 전문가인 짐 로저스와 ‘퀀텀펀드’를 설립해 명성을 떨쳤다. 이 펀드의 수익률은 설립 후 20년간 연평균 34%를 기록했다. 1992년에는 영국의 파운드화를 집중 투매하는 방법으로 단숨에 10억 달러를 벌어들여 유명세를 탄 그는 1998년에는 달러 강세에 베팅해 동남아시아를 외환위기에 몰아넣은 장본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요즘에는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해 중국 정부와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루퍼트 머독 회장은 영국 옥스퍼드 우스터 칼리지를 졸업한 후 스물두 살이던 1952년 런던에서 수습기자로 일하던 중 아버지로부터 호주의 작은 신문사 ‘뉴스 리미티드’를 물려받았다. 20여년 만에 호주 언론계를 장악한 그는 이후 영국의 ‘더 선’, ‘더 타임스’, 미국의 ‘뉴욕 포스트’ 등 전 세계 100여개 신문을 비롯해 20세기 폭스사를 인수했다. 폭스 텔레비전을 출범시키며 미국 국적을 취득한 그는 세계 52개국에 780여개의 미디어를 거느리는 세계 미디어계 ‘황제’로 등극했다. 미국 언론들은 곧 ‘21세기 폭스’의 CEO 자리를 작은 아들인 제임스 머독에게 인계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가 CEO에서 물러나는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올해가 될 것으로 미국 언론은 전망했다. ●전세계 ‘패스트 패션’ 이끄는 오르테가 스페인의 아만시오 오르테가 회장은 글로벌 패션 전문기업 인디텍스의 창업자이다. 인디텍스는 패스트 패션의 선구자 격인 ‘자라’(ZARA)를 보유하고 있다. 스페인 철도 노동자였던 아버지와 가사 도우미로 일하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열세 살 때 중학교를 중퇴하고 양품점 배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1972년 실내복을 생산하는 고아 콘벡시오네스를 창업한 오르테가 회장은 1975년 의류 소매점 자라 매장을 처음 오픈하고 10년 뒤 지주회사 인디텍스를 설립하며 승승장구했다. 자라는 현재 64개국 30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15세 家長 외판원으로 시작한 리카싱 홍콩의 리카싱 회장은 ‘슈퍼맨’으로 불리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15세에 가장이 된 그는 플라스틱 외판원으로 어렵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스물두 살에 플라스틱 회사인 청쿵실업을 창업하며 ‘리카싱 제국’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서른 살에 사업 다각화를 위해 부동산 사업에 손길을 뻗친 데 이어 1979년 영국계 기업인 허치슨 왐포아를 사들여 재벌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슈퍼마켓 파큰숍에서 통신회사 홍콩텔레콤까지 홍콩에서 1달러를 쓰면 5센트는 리카싱의 주머니에 들어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홍콩인들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 리 회장이 자신의 이름을 딴 자선단체 리카싱기금회를 통해 지금까지 150억 홍콩달러(약 2조 3600억원)를 기부해 중국인 최대 기부자에 올랐다. 일본의 이토 마사토시 세븐앤아이 홀딩스 회장은 너무나 전형적인 미국 기업 세븐일레븐(7-Eleven) 지분을 인수해 일본 기업으로 만들었다. ‘이토 요카도’라는 슈퍼마켓 체인점을 세워 현재는 명예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일본 편의점 업계가 고령인구를 향한 실버마케팅에 한창이지만 그는 일찌감치 이를 간파하고 실버시장에 집중한 덕분에 한 걸음 앞설 수 있었다. 세븐일레븐이 ‘편의점 천국’ 일본에서 1위 회사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이토 마사토시의 혜안이 자리잡고 있다. ●위기의 JAL 구한 이나모리 가즈오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회장은 1959년 스물일곱 살 나이에 교토세라믹(현 교세라)을 설립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다. 1984년 DDI(현 KDDI, 일본 제2통신사)를 설립했다. 2010년에는 경영난을 겪던 일본항공(JAL) 구원투수로 회장에 취임해 단기간에 다시 일으켜 세우는 놀라운 경영 능력을 발휘했다. 마쓰시타전기(현 파나소닉)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혼다자동차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와 함께 일본에서 존경받는 3대 기업가로 꼽히며 ‘경영의 신(神)’으로 불린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의 S&P 500지수 기업 내에서 10명 안팎의 80대 이상 CEO와 회장이 현역으로 뛰고 있다”며 “상당수가 앞으로 10년은 더 일할 수 있다고 공언하는 만큼 90대 경영진이 신문과 잡지 표지를 장식할 때가 머지않았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늘 새 캐릭터에 도전하는 삶은 즐거워”

    “늘 새 캐릭터에 도전하는 삶은 즐거워”

    “격정적 인물이 내게 적합한 것 느껴… 남편과 한국 무대 함께해 기대 가득” ‘오페라계의 흥행 수표’로 통하는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45)가 처음 한국을 찾는다. 네트렙코는 실력, 인기, 미모를 두루 갖춘 러시아 출신 성악가로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세계 오페라 무대를 장악해왔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 재학 시절 그가 마린스키 오페라극장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다 부르는 노래를 듣고 세계적인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에프가 발탁했다는 신데렐라식 데뷔 스토리로 유명하다. 이후 1994년 마린스키 극장에서 데뷔한 그는 안젤라 게오르규(루마니아)와 함께 ‘21세기 오페라의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일본은 1996년부터 다섯 차례나 찾았지만 국내 무대에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그가 다음 달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다.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푸치니의 ‘나비부인’, 드보르자크의 ‘루살카’ 등 주요 오페라 아리아를 부른다. 전성기의 프리마돈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네트렙코는 18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내가 연기했던 인물들과 완전히 다른 영역에 있는 새로운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정말 즐거운 과정”이라고 했다. “나이가 들고 출산을 하는 등 신체적 변화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목소리도 바뀌었어요. 물론 예전에 불렀던 노래들을 지금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지만 이젠 다른 작품들에 더 관심이 가요. 천진난만한 소녀나 공주보다는 진중하고 격정적인 인물이 제게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경험을 쌓으며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 거죠.” 성악가로서의 정점이 언제인지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 “겉으로 보기에 완벽해 보여도 개선의 여지는 늘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저는 새로운 작품, 음악, 역할을 발견하고 탐구하는 작업을 통해 늘 발전하려고 노력해요. 새로운 배움이나 도전 없는 삶은 생각만 해도 지루할 것 같아요.” 비슷한 레퍼토리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역할을 찾는 그를 평단은 “언제 뭘 불러야 하는지 아는 똑똑한 성악가”라고 부른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지난해 재혼한 동료 성악가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두 사람은 2년 전 네트렙코의 ‘마농 레스코’ 데뷔 무대였던 로마 국립 오페라극장에서 처음 만났다. “유시프와 저는 다루는 레퍼토리가 비슷해 최근 많은 공연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저희 같은 음성을 가진 소프라노와 테너를 위해 쓰여진 걸작들이 너무 많거든요. 남편과 함께 한국 무대에 설 수 있어 매우 짜릿하고 기대됩니다.” 7만~35만원. (02)599-5743.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열린세상] 무모한 핵보유론 퇴장시켜야/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열린세상] 무모한 핵보유론 퇴장시켜야/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한국이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말이 정치권, 그중에서도 새누리당 일각에서 나온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최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핵무장론을 공식 제기하기까지 했다. 일부 국민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말이다. 북한이 핵을 보유했으니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대응하자는 식이다. 북한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서라도 핵 보유 의지를 정부가 공식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말은 그럴싸하다. 그러나 한국의 핵 보유가 가져올 파장을 넘어서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여기엔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몇 가지 있다. 핵무장 제기, 무엇이 문제인가. 첫째, 한국의 핵무장은 북한의 핵 보유 논리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 국제사회의 중요한 목표는 북핵을 폐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그것이 어렵다면 북한의 핵 능력을 지금 상태에서 묶어 두고 단계적으로 폐기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이 핵 보유국을 지향하게 되면 북한의 핵 보유를 저지할 명분이 사라진다. 한국은 핵무기를 가져도 되고 북한은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 이것은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한국이 핵 개발에 나서는데, 북한이 그것을 포기할 것인가. 둘째, 한국의 핵무장은 동북아시아 역내 핵 도미노 현상을 불가피하게 한다.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당장 일본과 대만도 핵 보유국 대열에 들어서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이미 플루토늄 40여t을 보유하고 있다. 수천 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보유에다 기술적으로 핵무기 제조 능력은 한국보다 앞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음만 먹으면 핵 보유는 식은 죽 먹기라는 것이다. 만에 하나 남북한, 일본, 대만이 핵무기 보유국이 되면 동북아는 냉전시대 핵 경쟁의 21세기 버전이 될 것이다. 한·미·일 대 북·중·러가 핵으로 대결하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그 과정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것은 누구인가? 셋째, 한국의 핵무장은 한·미 동맹의 붕괴를 불가피하게 한다. 한·미 동맹의 근간은 미국의 핵우산이다. 냉전시대부터 현재까지 그것은 변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핵무장은 한국이 미국의 핵우산으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핵우산으로부터 자립, 독립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에서 미국의 이해는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당장 한국이 핵무기 개발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핵연료의 농축 및 재처리를 위해서는 그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한·미 원자력협정부터 깨야 한다. 한·미 동맹의 붕괴가 불가피한 핵무장론,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 넷째, 한국의 핵무장은 유엔과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경제에 직격탄을 맞게 한다. 한국을 포함해 189개국이 가입한 핵확산금지조약(NPT)은 핵무기의 보유, 개발, 이전 등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위반국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이 핵물질을 군사적으로 전용하고 핵무장에 나서는 게 확인되면 유엔 안보리는 예외 없이 한국을 대상으로 제재 결의안을 채택할 것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 북한에 가해지는 수준의 제재가 작동하면 경제는 거의 마비 상태에 빠질 것이다.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은 예외가 없다. 순진하게도 유엔과 국제사회가 북한은 제재하고 한국은 안 할 거라고 보는가. 미국의 반대가 불을 보듯 뻔하고 일본과 대만의 핵 보유 도미노 현상에 경기를 일으킬 중국이 반대하는 한국의 핵무장은 실현 불가능하다. 경제가 파탄 날 수밖에 없는 핵무장은 엄청난 고통을 동반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시급한 것은 북핵 국제 공조다. 그중에서도 한·미·중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에서 북한을 압박, 설득할 수 있는 최소공배수를 찾아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 군사적 압박 일변도로 북핵 문제를 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군사적 압박으로 문제를 풀 수 있었다면 국제사회가 진작 시도했을 것이다. 이제 긴 호흡으로 한·미·중이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머리를 맞대어야 할 시점이다. 여당 정치인 일부의 즉흥적이고 무모한 핵무장론은 퇴장시켜야 한다.
  • [In&Out] 예술인 복지 완성의 정도/박계배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

    [In&Out] 예술인 복지 완성의 정도/박계배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출범한 지 4년차를 맞이했다. 사실 예술가들에 대한 복지 논의는 훨씬 이전부터 이루어져 왔으나 제도화에 이르기까지는 여러 현실적인 난관이 있었다. 그러던 중 2011년 어느 촉망받던 젊은 시나리오 작가의 안타까운 죽음을 계기로 예술인복지법이 제정되고 이듬해 11월 19일 예술인 복지를 전담하는 기관인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설립됐다. 세계 최초였고 유일했다. 문화예술계 일원이라면 아마 잊지 못할 날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이후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못했던 예술인도 임의 가입이 가능해졌고, 재단은 자영업자 형태로 보험료 전액을 지불해야 하는 예술인의 부담을 경감시켜 주기 위해 월 납입 보험료의 50%를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예술인 법률상담과 심리상담, 의료비 지원, 공연예술인 자녀 보육지원에 이르기까지 창작역량 지원, 직업역량 강화 및 사회안전망 확충 등에서 실효성 있는 사업들이 마련되기 시작했다. 예술인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나타난 셈이다. 그러나 문화예술계 자생력 강화를 위한 생태계 구축에서 ‘법과 제도의 확충’만큼 중요한 건 없다. 예산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공적자금의 지원은 언제나 한계가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예술인복지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매우 환영할 일이다. 이번 법안 통과로 오는 5월부터 예술인과의 서면계약 의무화가 본격 발효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동안 정부와 우리 기관을 포함한 관련 단체들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무릇 계약이란 ‘당사자 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정부 등 제3자가 개입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대부분의 예술인들이 상대적 약자의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고, 그렇지 않더라도 예술계 내에 알음알음으로 인한 구두계약 문화가 불문율처럼 성행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개정안에서는 예술계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하고 신속한 조사와 시정명령 및 과태료 부과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통해 예술인의 권익 보호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어길 시 관련 사업주는 모든 공공지원에서 배제하는, 보다 강력한 제재 수단을 동원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문화예술계의 산업 구조상 영세한 사업주도 운영상의 어려움을 늘 겪고 있기 때문에 ‘몰라서 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홍보와 교육도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법과 제도의 확충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지다. 나와 내 가족이 문화예술로 인해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면 그 누구도 정부의 예술인 복지 정책을 반대할 사람은 없으리라 확신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바로 주변에 있는 문화예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길 권유한다. 정책 입안자나 예술인들이 예술의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아무리 강조하고 관련 법제도를 확충하더라도 직접적인 체험 없이는 문화예술의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음식이 먹어 봐야 맛을 알 수 있듯이 문화예술에도 다양한 맛이란 게 있다. 그 맛을 느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예술은 태평성대의 오락거리가 아니다. 우리는 예술을 통해 현재의 삶을 투영하고, 과거를 반추해 보고,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 예술인을 위한 진정한 크라우드펀딩은 문화예술 향유에서부터 시작한다. 21세기 문화융성 그리고 문화강국의 꿈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것이다.
  • “중세시대처럼 방 바꿔달라” 헌집새집 정준영 ‘4차원급’ 황당 요구

    “중세시대처럼 방 바꿔달라” 헌집새집 정준영 ‘4차원급’ 황당 요구

    JTBC ‘헌집 줄게 새집 다오’에서 고정멤버로 활약 중인 가수 정준영이 자신의 방 인테리어 의뢰인으로 나선다. 17일 ‘헌집새집’ 제작진에 따르면, 1회부터 인턴 디자이너로 활약했던 정준영은 줄곧 “내 방도 바꿔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다. 10회에 이르러 결국 자신의 ‘소원’을 성취하게 된 정준영은 스튜디오에 재현된 자신의 방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면서 등장하며 한층 밝은 모습을 보였다. 정준영은 “처음에 프로그램 출연 섭외를 받았을 때부터 이런 기회를 노렸다. 고정멤버들의 집도 한 번쯤 고쳐주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컸다. 1회부터 하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드디어 소원이 이뤄졌다“며 흥에 겨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녹화당일 정준영은 시종일관 황당한 요구로 현장에 있던 디자이너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목을 집중시킨 건 정준영의 ‘4차원급 요구’ 정준영은 “21세기에 사는게 지루하다. 중세시대로 돌아가고 싶다”며 “지금 방이 너무 현대적이니 TV까지 리폼해 중세시대처럼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도현 디자이너와 함께 인테리어에 참여한 허경환은 “의뢰인과 정신상태를 비슷하게 맞추기 위해 술 한잔 먹고 일해야 할 정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준영의 역대급 황당요구는 과연 실현됐을까. 18일 목요일 오후 9시 30분 ‘헌집새집’ 10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킴 카다시안, 임신하려고..“하루 500번 했다” ▶김태희, 몰디브 해변서 도발.. 다리 벌리고 ‘아찔’ 포즈
  • [수요 에세이] 세종시에 사노라니/최민호 前국무총리 비서실장·제5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장

    [수요 에세이] 세종시에 사노라니/최민호 前국무총리 비서실장·제5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장

    찬바람이 휩쓸던 황량한 2300만평의 허허벌판, 원주민들의 한숨과 애증, 정치권의 우여곡절, 지역민 간 갈등 등 파란만장한 격랑을 넘어 세종시는 한뼘 한뼘 건물이 올라가고 도로가 넓혀졌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세종시의 면모를 하루도 빠짐없이 6년을 지켜보며 살았다. 세종특별자치시. 국토의 균형 발전을 꾀하고, 50만 수도권 인구를 분산시킨다는 특별한 목적으로 출발했다. 지방에서는 색다른 신도시의 주거 환경과 스마트학교의 매력에 이끌려서일까. 세종시에는 수도권보다는 충청권의 젊은 층이 몰려들고 있다. 국회 등 주요 기관이 서울에 있는 이상 수많은 중앙공무원이 서울을 떠나 근무하기가 어려운 탓인지 그들은 세종과 서울의 도로 위에서 오늘도 분주하기만 하다. 세종~서울 간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이들의 애로 사항은 많이 해소되겠지만 수도권 인구의 세종시 대거 이전은 더욱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세종특별자치시는 무엇을 위해 ‘특별’한 것이며 누구를 위한 ‘자치시’일까. 22조 5000억원이라는 재원을 투입해 세종시에서 얻어야 할 손익분기는 무엇일까. 종국적으로 세종시라는 특별시가 국민에게 보답해야 할 것은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선물이어야 한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쏘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때 아인슈타인의 중력파가 실증됨으로써 세상이 앞으로 어떤 변혁을 맞이할지 모른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우리는 창의적 기술만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과학의 시대를 살고 있다. 또 문화적 상상력과 기술이 융합하는 창조적 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다. 민족의 미래를 위한 창조적 역량 배양이 피 한 방울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1.4년, 연구개발(R&D) 투자는 2013년 우리의 4.9배이고, 2009년까지 앞섰던 국제특허(PCT) 출원 건수는 2010년부터 역전돼 버렸다. 4~5년 뒤면 중국이라는 거대한 수출시장이 눈앞에서 사라질지 모른다. 아찔한 현실이다.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관점에서 세종시를 다시 들여다보자. 국가 미래의 총사령탑인 정부 부처뿐만 아니라 15개 국책연구기관, 국립도서관·박물관 등 문화시설,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과학고, 국제고, 예술고 및 160여개의 첨단 스마트학교가 조성되고 전국 어디서나 2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접근성과 30분 이내 거리에 대덕연구단지·과학비즈니스벨트·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등 R&D 단지가, 1시간 이내 거리에는 오창산업단지, 아산삼성전자, 당진현대제철 등 첨단산업 단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비롯한 40여개의 대학이 밀집돼 있는 지역의 중심권이 세종시이다. 즉, 미래지식 산업의 성장동력원이자, 바로 ‘창조’의 핵심 원자들이 주변에 집중돼 있는 컴퍼스 내 중심 도시가 바로 세종시인 것이다. 이런 잠재 역량을 국가 미래를 위한 역동적 기능으로 과감히 재설계할 수는 없을까. 세종에는 2030년까지 국비 8조 5000억원이 투자된다. 아직 절반밖에 추진되지 않았다. 재원과 공간도 여유가 있다. 이제까지 균형 발전을 위해 재원이 투입됐다면 나머지는 미래 창조를 위해 투자할 것을 제안해 본다. ‘창조’를 키워드로 해 특별자치시답게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해 문화적 상상력을 과학기술 경쟁력과 접목시키고 거침없는 실험정신, 과학정신, 도전정신이 발휘될 수 있는 창조적 생태도시로서 창조의 열기가 온 도시를 달구어 내는 창조인들의 도시로 세종시를 다시 그려 보자. 균형 발전과 행정 중심의 도식을 뛰어넘어 미래와 통일을 대비하는 국가의 큰 그림을 세종시에서 설계해 보자. ‘창조특구’를 설정해 창발적 실험을 지원하고 수도권 대학들이 R&D 사업을 지원하는 테크노파크, 과학비즈니스벨트와 연계한 ‘국제특허기술거래소’, 벤처기업 타운, 보헤미안 거리, 한류마을, 자유로운 영혼들의 창조 대안학교 등을 세종시에 조성하자. 그리하여 우리나라의 유일한 ‘특별자치시’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를 미래 발전의 관점에서 명쾌하게 제시해 보자. 창조대왕 세종시대의 영광을 21세기에 다시 한번 구현해 보자.
  • 아이유, ‘보보경심 려’ 촬영 인증샷 첫 공개 “안녕 해수”

    아이유, ‘보보경심 려’ 촬영 인증샷 첫 공개 “안녕 해수”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보보경심 려’ 촬영 사진을 공개했다. 아이유는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안녕 해수”라는 글과 함께 짧은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한복을 입고 사극 분장을 한 채 미소를 짓고 있는 아이유의 모습이 담겨 있다. 아이유는 배우 이준기와 드라마 ‘보보경심 려’에 캐스팅 돼 촬영을 시작했다. 아이유가 맡은 주인공 ‘해수’ 역은 고려시대로 영혼이 수직낙하한 신 현대 21세기 억척녀로,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서 고뇌하며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가는 성장형 캐릭터다. 100% 사전제작으로 진행되는 판타지 로맨틱 사극 ‘보보경심 려’는 배우 이준기와 아이유가 각각 주인공 ‘왕소’ 역과 ‘해수’ 역으로 캐스팅 됐다. 스타일리시한 영상미의 마법사 김규태 감독이 연출을 맡아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킴 카다시안, 임신하려고..“하루 500번 했다” ▶김태희, 몰디브 해변서 도발.. 다리 벌리고 ‘아찔’ 포즈
  • 울산시 ‘차세대 촉매센터’ 19일 출범

     울산시는 19일 오전 11시 UNIST 공학관 E208호관에서 ‘차세대 촉매센터’(센터장 이재성 교수)를 개설,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새로 출범할 촉매센터에는 향후 5년간 사업비 85억원(국비 50억원, 시비 5억원, UNIST 22억 5000만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7억 5000만원)이 투입돼 고효율 촉매 스크리닝 시스템 등을 갖추게 된다. 촉매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그간 국내 화학산업 거점에서 지속가능성 및 환경규제 강화와 같은 급변하는 화학시장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 핵심 산업이자 제 1위 수출품목인 화학산업에서 새로운 촉매기술 확보는 급변하는 화학산업의 기술경쟁력을 높이고 에너지, 환경 등 새로운 유관산업 창출의 선결 과제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국내 화학산업은 촉매 관련 원천기술이 부족해 해외 선진기업의 기술 장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매년 막대한 기술료를 지불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울산시는 UNIST와 함께 촉매 제조·성형 규격화 제조 및 분석·반응장비 구축을 통한 양산 가능성 검증 및 시험분석 테스트 지원에 발벗고 나서기로 한 것. 울산시는 이와 관련, ‘차세대 촉매 제조 및 공정 기술개발 지원’과 ‘중소·중견기업의 연구개발 및 시범생산 지원 체계 구축’을 목표로 고효율 차세대 촉매 제조·공정 개발 기반 구축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한편, 21세기 화학산업 고도화에 기여할 이날 출범식에는 강길부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만식 친환경 생산3R그룹 그룹장, 울산시 장수래 창조경제본부장 등 5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90년간 12개 기업만 시총 1위… 알파벳, 12번째 왕좌 등극

    90년간 12개 기업만 시총 1위… 알파벳, 12번째 왕좌 등극

    지난주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이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애플을 끌어내리고 시가총액 1위 기업에 등극하자 전 세계는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새로운 ‘대장주’ 탄생을 반겼다. 1년 전만 해도 애플 시총의 절반에 불과했던 구글이 어떻게 대장주로 발돋움했는지에 대한 분석이 쏟아졌고 구글의 ‘열린 경영’은 찬사의 대상이 됐다. 반면 몇 달 전까지 21세기 최고 혁신기업으로 추앙받은 애플은 아이폰에 집착하다 몰락했다며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오로지 가치로만 평가받고 영원한 승자는 없는 ‘대장주의 세계’를 살펴봤다. 세계 자본시장의 중심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글로벌 벤처기업의 요람 나스닥에는 6000개 이상의 기업이 상장돼 있다. 이 중 대장주의 자리를 꿰찬 기업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미국 금융투자자문회사 ‘모틀리 풀’의 분석을 보면 1926년 이후 시총 1위를 차지한 기업은 12개에 불과하다.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IBM·시스코 등 정보통신(IT) 기업, 발명왕 에디슨이 세운 가전업체 제너럴 일렉트릭,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 모터스, 세계 최대 석유회사 엑손모빌, 유통업체 월마트, 통신회사 AT&T, 담배 필립 모리스의 모기업 알트리아, 화학회사 듀폰이 그 주인공이다.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통계사이트인 ETF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1980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대장주는 IBM과 제너럴 일렉트릭, 엑손모빌 등 전통 기업이 돌아가며 차지했다. IBM은 1982~88년 7년간 패권을 거머쥐었고 1993~97년은 제너럴 일렉트릭이 독주했다. 그러나 1998년 혁명이 일어났다.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총 3458억 달러로 6년 연속 대장주에 도전한 제너럴 일렉트릭(3342억 달러)을 꺾고 새로운 황제로 등극한 것이다. 하버드대 중퇴생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이 1975년 설립한 마이크로소프트는 1986년 나스닥에 상장됐고 1995년 시총 519억 달러로 톱 10에 진입했다. 이듬해에는 2배 가까이 늘어난 987억 달러로 5위, 1997년에는 1559억 달러로 3위까지 뛰어오르더니 마침내 왕좌에 앉았다. 자본금 1500달러로 시작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창립 20여년 만에 시총 1위에 오른 건 기회의 땅 미국에서도 충격적인 일이었다. 특히 컴퓨터 산업의 ‘공룡’ IBM이 이 시기 몰락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신화는 더욱 부각됐다. 1990년을 끝으로 대장주 자리에서 내려온 IBM은 1992~93년에는 시총 톱 10에도 들지 못했고 이후에도 간신히 턱걸이하는 등 어둠의 터널을 걷고 있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시대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IT 거품이 꺼진 2000년 시총의 3분의2 가까이가 허공에 사라지면서 제너럴 일렉트릭에 다시 대장주 자리를 내줬다. 2002년 되찾았으나 그때가 마지막으로 왕좌에 앉은 해였다. 2000년대 중반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수요 증가로 고유가 시대가 도래하자 엑손모빌이 다시 패권을 잡았다. 2006년 4469억 달러의 시총으로 제너럴 일렉트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엑손모빌의 시대는 2011년까지 이어졌다. 엑손모빌의 독주를 저지한 기업이 스마트폰의 시대를 열어젖힌 애플이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다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복귀로 부활한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세상에 내놨고 2009년 1898억 달러의 시총으로 5위에 올랐다. 2011년 잡스가 전 세계인의 애도 속에 세상을 떠났지만, 이듬해 애플 시총은 4982억 달러를 기록해 엑손모빌(4038억 달러)을 왕좌에서 끌어내렸다. 이후 애플은 지난 2일 구글에 밀려나기 전까지 글로벌 대장주로 군림했다. 지난해 2월 애플의 시총은 미국 기업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조만간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꺼지기 직전 환하게 타오른 마지막 불꽃이었다. 꼭 1년 만에 애플의 시총은 무려 2400억 달러나 증발했다. 우리나라 1년 예산(약 400조원)의 4분의3에 이르는 돈이 사라진 것이다. 애플은 대장주에서 밀려난 지 하루 만인 지난 3일 자리를 되찾았으나 구글의 치솟는 기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보인다. 역대 가장 압도적인 대장주의 위용을 과시한 기업으로는 1967년 IBM이 꼽힌다. 당시 IBM의 시총은 1930억 달러였는데, 모틀리 풀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가치로 1조 3500억 달러에 이른다. 전성기 애플 시총의 2배 규모다. 1985년 IBM도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대장주다. 당시 IBM 시총(956억 달러)은 S&P500 전체의 6.37%에 이르렀다는 게 하워드 실버블래트 S&P 수석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애플은 4.05%까지 시장을 장악한 적이 있다. 중국 석유기업 페트로차이나는 2007년 11월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되자마자 시총 1조 달러를 넘겨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미국 대장주 엑손모빌(4880억 달러)조차 페트로차이나와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월가는 폐쇄적인 중국 시장을 믿을 수 없다며 페트로차이나를 인정하지 않았다. 실제로 페트로차이나는 4개월 만에 시총이 반 토막 나 황제로 등극하는 데는 실패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시총 기준으로 세계 기업 순위를 매기는 ‘FT 글로벌 500’을 보면 지난해 페트로차이나는 3297억 달러로 애플, 엑손모빌, 버크셔헤서웨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6위에 머물렀다. 국내 증시의 대장주는 단연 삼성전자다. 1999년 7월 29조원으로 한국전력을 끌어내리고 처음으로 시총 1위에 등극한 삼성전자는 2000년부터 독주 체제에 돌입해 16년째 왕좌를 지키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시총은 170조원에 육박해 유가증권시장의 15%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2위 한전(34조원)의 5배에 이른다. 그러나 지금 삼성전자는 위기다. 2012년 시총 200조원을 돌파하며 축포를 쐈지만 4년이 채 지나지 않은 현재 온갖 비관론에 휩싸여 있다. 소니와 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이 불과 몇 년 만에 몰락한 것은 삼성전자의 위기의식을 더 키운다. 라이벌이자 동반자인 애플의 부진도 삼성전자에 기쁨보다 걱정을 안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대장주와 함께 시총 상위 10개 기업의 변천 과정을 자세히 분석하면 세계 경제 성장 구도가 어떻게 전개됐는지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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