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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집단을 성공으로 이끄는 리더의 조건…‘섀도우 리더’의 조용한 리더십

    [새책]집단을 성공으로 이끄는 리더의 조건…‘섀도우 리더’의 조용한 리더십

    성공 집단에는 반드시 훌륭한 리더가 존재한다. 하지만 훌륭한 리더의 조건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함께 변해간다. 강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로 지시를 내리던 카리스마 있는 책임자보단 조용한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끄는 인솔자로서의 리더가 더 각광받게 된 것이다. 섀도우 리더란 조용한 리더십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리더십’을 조직에 깊이 침투시키는 대신, 조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슴 뛰며 행동할 수 있도록 목적을 제시하고 권한을 위임한다. 맨 앞에 서서 힘차게 조직원을 이끌기보다는 맨 뒤에서 모두에게 공감 받는 비전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최고의 리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가 제안하는 ‘섀도우 리더’는 자신의 업무에 매진할수록 겉으로 봤을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섀도우 리더는 현장 조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조금 더 넓게 세상을 관찰하고 다음에 펼쳐질 일을 예측하며 변화에 대비한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통해 조직원과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구축하는 것이 바로 섀도우 리더의 모습이다. ‘최고의 리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그동안 우리가 접한 흔한 리더십과는 좀 다른 모습을 강조한다. 이 책은 저자인 후지사와 구미 소피아뱅크 대표가 NHK 교육방송 프로그램인 ‘21세기 비즈니스학원’과 라디오닛케이 ‘후지사와 구미의 사장과 대화’를 통해 리더 1000여명과 인터뷰하면서 갖게 된 리더십에 대한 생각을 담고 있다. 그는 지난 15년간 세계적인 기업의 경영자부터 중소기업 사장, 정치와 사회 지도자까지 다양한 리더의 이야기를 전하며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이 바뀌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오랜 전통을 이어온 기업마저 그 안위가 위태로워지고 있는 요즘 변화와 위기의 국면에서 조직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리더의 덕목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리더. 앞으로의 리더십을 주도하는 섀도우 리더십이 어떤 것인지 이 책에서 보여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킥오프 6시간 30분 앞두고 도착한 나이지리아, 일본을 5-4로 격파

    킥오프 6시간 30분 앞두고 도착한 나이지리아, 일본을 5-4로 격파

     7시간 비행 끝에 킥오프 6시30분 전에야 결전지에 도착한 나이지리아가 일본을 5-4로 격파했다. 일본도 최선을 다했겠지만 ´제트 래그´가 간단치 않을 상대에게 분패했다.    나이지리아 올림픽축구 대표팀은 5일 오전 10시 마나우스의 아마조니아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첫 경기를 앞두고 이날 오전 3시 30분을 전후해 마나우스의 공항에 도착했다. 전날 기자회견을 빠져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은 나이지리아는 21세기 올림픽 축구 역사에 다시 찾아보기 힘들 지각을 해놓고도 첫 경기를 완벽한 승리로 장식하는 놀라움을 안겼다.    전반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나이지리아가 전반 6분 우마르 사디크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일본은 3분 뒤 신조 고로키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나이지리아는 1분도 안돼 오그헤네카로 에테보가 다시 2-1로 앞서 나가게 만들었다. 일본도 끈질겼다. 다쿠미 미나미노가 전반 13분 2-2 균형을 맞추는 골을 터뜨렸다.    그 뒤 두 팀은 소강 상태를 보였다. 그러다 42분 에테보가 문전 중앙에서 상대 수비수가 걷어낸 것이 자신에게로 흐르자 침착하게 차넣어 나이지리아가 3-2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6분 에테보가 이날 자신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린 데 이어 21분 일본 골키퍼 마사토시 구시비키가 뛰쳐나와 엉성하게 걷어낸 공을 침착하게 텅 빈 골문을 향해 차넣어 상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 버렸다. 전의를 상실한 듯 일본은 이렇다 할 반격의 기회도, 의지도 보여주지 못하다 후반 35분 다쿠마 아사노와 추가시간 5분 무사시 스즈키가 그물을 출렁여 체면 치레를 했다.    에테보는 첫 경기에서 무려 네 골이나 뽑아내 앞서 피지와의 C조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류승우(레버쿠젠)보다 득점왕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서가게 됐다.   나이지리아가 킥오프 시간에 도착할 수 없게 되면 몰수패 가능성도 있어 일본이 첫 경기부터 너무 쉽게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는데 이를 비웃듯 나이지리아가 매서운 맛을 보여줬다. 어쩌면 전력을 감추기 위해 비행기 헛소동을 피웠던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지난달 중순부터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했던 나이지리아는 같은 달 29일 브라질을 향해 떠날 예정이었지만, 비행기 푯값 문제로 세 차례나 출발을 미뤘다. AP통신에 따르면,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델타항공이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딱한 처지를 듣고 무료로 전세기를 내줘 간신히 킥오프 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 있었다. 베스티 탈턴 델타항공 대변인은 “20년 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우승했던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면서 “그들을 도울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마나우스에서 또 다른 기적을 만들길 바란다”고 밝혔다.    와일드카드로 주장을 맡은 존 오비 미켈(29·첼시)은 어렵사리 브라질 땅을 밟은 뒤 “멋진 비행이었다. 마나우스에 올 수 있어서 행복하다. 미국에서 제대로 훈련을 했고, 컨디션도 문제없다. 일본전에서 이길 자신 있다”고 큰소리쳤는데 허풍이 아니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軍에서는 절대 읽어서는 안되는 책 5종, 이유가

    [뉴스 뜯어보기] 軍에서는 절대 읽어서는 안되는 책 5종, 이유가

    「일단 돈을 갖다 안기면 그 다음은 어떤 계약 위반도 잔소리 한 마디 하는 법 없이 군인들이 다 알아서 처리하는 데다 하자가 발생해도 군이란 워낙 상명하복의 조직이라 그냥 덮어버리곤 했다.」(김진명, ‘글자전쟁’ p31~32) 소설 ‘글자전쟁’의 한 대목입니다. 이 소설은 지난해 8월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군대에서는 판매금지입니다. 읽어서도 안 됩니다. 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내용이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납득이 가시나요? 국방부는 지난 5월 육군과 공군 마트(옛 PX)에서 판매하던 책 5종을 판매 금지시켰습니다. 국군복지단은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고야마 카리코), ▲‘글자전쟁’(김진명), ▲‘칼날 위의 역사’(이덕일),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임기상),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최용범) 등 5종에 대한 퇴출 사유와 해당 내용을 밝혔지만, 원론적인 해명에 그쳐 해당 책을 출간한 출판사 등 출판계의 반발은 여전합니다. ■군이 신간도서 5권을 판매 금지시켰다 국방부는 지난해 정책 검토를 거쳐 올해 1월부터 복지단이 운영하는 군 마트에 신간 서적 200권씩을 비치했습니다. 그동안 군내 진중문고의 책들이 너무 오래된 베스트셀러들 뿐이라 신간 서적을 읽고 싶어하는 젊은 장병들의 수요를 감안한 조치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전방 부대를 시찰하던 군 관계자가 마트에 비치된 서적들이 보안성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국방부 교육정책관실의 문제 제기에 따라 복지단은 군 마트에 보급된 책 200종에 대한 심의에 들어갔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200권의 책을 복지단 심의 담당자들이 서로 겹쳐 읽는 방식으로 일일이 보안성 검토를 한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퇴출 사유와 해당 내용을 확인해도 의문은 더해갔습니다. <군 마트 판매가 금지된 책 5종의 퇴출 사유와 해당 내용>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고야마 카리코)“피케티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의 아시아 각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외국으로부터 거액의 투자 혜택을 받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p.32)→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글자전쟁’(김진명)“일단 돈을 갖다 안기면 그 다음은 어떤 계약 위반도 잔소리 한 마디 하는 법 없이 군인들이 다 알아서 처리하는 데다 하자가 발생해도 군이란 워낙 상명하복의 조직이라 그냥 덮어버리곤 했다.’(p.31~32)“높은 놈이고 낮은 놈이고 좌우간 군바리들은 멕여야해!”(p.32)→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자료 ●‘칼날 위의 역사’(이덕일)“오늘날 미국과의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재연기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 조선의 임금 선조가 생각난다. (중략) 전작권 반환을 사실상 무기 연기했으니 사생관이 뚜렷해야 할 군인정신이 있기나 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p.249)→국가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정부정책 및 국방정책을 비난하는 자료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임기상)“중공군이라는 새로운 적이 한반도에 등장하고, 미 지상군이 연전연패를 당하자 지체 없이 북한 민간인 주거 지역을 향한 ‘초토화 작전’ 개시를 명했다. 맥아더는 미국의 이해가 훼손되고 전쟁 영웅인 자신이 전쟁 패배의 책임자로 몰리자 망설임 없이 ‘한국 민간인’들을 희생양으로 위기를 돌파하고자 한 것이다.’(p.280)→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최용범)“미군정은 민중의 통일 의지를 짓밟고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p.401)→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국방부는 정훈 훈령에 따른 결과라 했지만 출판계는 반발했다 국방부는 ‘정훈·문화활동 훈령’에 기초한 심의 결과라고 밝혔지만, 오히려 출판계에서는 맥락을 무시한 채 부분적 묘사만을 문제삼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정훈은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 이념 교육 및 군사 선전, 대외 보도 등을 군대 내에서 이르는 말입니다.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의 기초가 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이 보수진영의 공격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글자전쟁’은 내용 가운데 ‘방산비리’ 등 군이 민감해하는 내용이 들어갔기 때문에 판매가 금지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사실상 군내 ‘불온서적’ 취급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뿐만 아니라 향후 개별 부대에서 같은 기준이 적용될 경우 사실상 군내 ‘불온서적’처럼 취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에겐 생소할 수도 있는 ‘불온서적’은 ‘불온한 사상을 담은 책’이라는 뜻입니다. 과거 반공주의가 지배하던 시절에는 이러한 서적의 출판, 열독, 반입 등을 금지한 적도 있었습니다. 금지서적(금서)이라고도 불렸는데 불온서적은 금서 중에서도 사상적 이유로 금지된 서적을 가리킵니다. 영화 ‘변호인’(2013)에서는 배우 임시완이 연기한 주인공이 불온서적을 읽은 혐의로 처벌을 받는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복지단이 올해 1월 1일 군 마트에 신간 서적을 비치하기 전까지 신간 서적의 군내 유입 적정성 검토를 위한 심의위원회가 한번도 열리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미리 거쳐야 할 절차를 뒤늦게 밟게 되면서 5종의 책이 군 마트에서 퇴출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정훈·문화활동 훈령’에 따른 군내 유입 서적 심의기준>1. 북한체제를 찬양·미화 하거나 이적단체를 옹호하는 자료2. 국가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정부정책 및 국방정책을 비난하는 자료3.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부정하거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자료4. 국제평화 및 국제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자료5. 장병의 국가관, 안보관, 군인정신에 위배되는 자료6. 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자료7. 음란한 내용으로 사회윤리나 공중도덕을 해치는 자료8. 반인륜적, 반사회적 행위를 묘사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자료9. 정부, 학계에서 검증되지 않아 논란의 소지가 있는 자료10. 그 밖에 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그러나 과거 군내 ‘불온서적’에 대한 불편한 기억을 갖고있는 이들은 이러한 심의규정조차 모호하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이 아직도 구시대의 이데올로기적 사고관에 갇혀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표합니다. ■‘군 내 불온서적’ 저자 중에는 전직 대통령도 있다 우리나라는 군내 ‘불온서적’의 저자가 두 명이나 대통령을 지낸 나라입니다. 1992년 4월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가 그해 3월에 치러진 제14대 총선에 군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입증 자료라면서 ‘건강한 부대관리’라는 제목의 선거 지침 문서를 공개했습니다. 당시 동아일보 등이 보도한 그 문서에는 ‘불온간행물 도서’ 574종의 목록이 첨부돼 있었습니다. 그 목록에 있던 책 ‘나와 조국의 진실’의 저자 김영삼은 그해 12월 치러진 선거에서 제14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같은 목록에 있던 ‘조국과 함께 민족과 함께’의 저자 김대중은 1998년 제15대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2008년에는 국방부가 23권의 책을 군내 ‘불온서적’으로 지정해 그 차단대책을 지시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목록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에서 권장도서에 뽑혔던 ‘지상에 숟가락 하나’(현기영), 이미 시중에서 10만부 이상 팔리고 있던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비롯해 시사주간지 한겨레21에 연재한 글을 모은 ‘대한민국사’(한홍구) 등 기준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책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습니다. 해당 서적들은 군내 불온서적으로 선정된 이후 오히려 판매량이 크게 늘기도 했습니다. ■2008년 군 법무관이 문제 제기를 했지만… 급기야 당시 육군과 공군 법무관 5명은 이러한 지시가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 헌법상 포괄위임금지 및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재판을 청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2010년 10월 28일, ‘불온도서’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해하거나, 반국가 단체를 이롭게 할 내용으로, 군인의 정신 전력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도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할 것이라며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시 헌법소원을 청구했던 다섯 명의 군 법무관들은 군의 위신을 실추하고 복종 의무를 위반해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징계와 파면을 당했습니다. 파면됐던 두 법무관들은 징계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군에 복귀했으나 한달쯤 지난 뒤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이를 근거로 국방부는 이들에게 전역 처분을 내렸습니다. 2011년에는 공군 소속 한 전투비행단장 명의로 발송한 공문에 ‘장병 정신전력 강화에 부적합한 서적반입 차단대책’이라는 제목과 함께 총 42권의 책 리스트가 딸려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2008년 당시 군내 ‘불온서적’으로 분류된 23권에 새로 19권이 추가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군 내에 이제 불온서적 리스트라는 형태로 관리되는 서적은 없다”며 “이번에 퇴출된 5종의 책이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군의 ‘불온서적’에 대한 논란은 모두 끝난 것일까? 국방부는 무슨 책이든지 읽도록 한다면 북한의 주체사상이 담긴 책을 대한민국 군인들이 병영 내에서 읽어도 되냐는 반박을 합니다. 그러나 국방부가 적용하는 심의기준에는 적을 이롭게 하는 이적표현물만 포함된 것이 아닙니다. 자칫 정부 정책을 비판하거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반박한다는 이유만으로 군 마트에서 퇴출될 수 있습니다. 정부나 학계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문제없이 자유롭게 읽던 교양 인문 베스트셀러나 권장 도서, 대학 교재들조차 군에서는 퇴출될 수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라는 기준은 이를 심사하는 정훈장교들에게조차 모호한 기준입니다. 그래서 이번 복지단의 심의 결과는 향후 개별부대에서 보안장교들이 행하는 군내 반입 물품에 대한 보안성 심사의 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상 5종의 책들이 군 내에서 소지하거나 읽는 것이 금지되는 군내 ‘불온서적’처럼 다뤄질 수 있는 것입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참 안타까운 일인데 아직도 국가가 우리 군인들에 대한 어떤 사상을 가지고 과도하게 규제하려는 것을 보면 이게 국민의 군대가 아닌 이데올로기의 군대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 점에서 군대의 호감도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오히려 이 소식이 알려지면 그 책들은 더 잘 팔릴 것”이라며 “서점마다 ‘입대 전에 읽어보자 불온도서’라는 코너가 생기면 날개 돋친듯이 팔릴 거 같다”고 꼬집어 비판했습니다. 군 마트에서 판매 금지된 이 책들이 되레 일반 서점에서 잘 팔리는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가 잊고 있던 군내 ‘불온서적’에 대한 불편한 기억을 다시 떠올려야 될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한국외대·경북도 실크로드총회

    한국외대·경북도 실크로드총회

    한국외대(총장 김인철)와 경상북도는 8~12일 경북 안동에서 ‘상호 이해와 존중’을 주제로 제2차 세계실크로드대학연맹 정기총회를 연다고 밝혔다. 한국외대는 의장대학으로, 경상북도는 명예의장기관으로 총회를 주최한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경북도의 코리아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최되는 이번 총회를 통해 21세기 신(新)문화 실크로드를 열어 가는 데 있어 다시 한번 대한민국과 경북도의 위상 강화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 軍마트 책5종 퇴출 이유는 “사기 저하·정훈교육 배치”

    軍마트 책5종 퇴출 이유는 “사기 저하·정훈교육 배치”

    국방부가 4일 육군과 공군 마트(옛 PX)에서 지난 5월 판매 금지한 책 5종의 퇴출 사유를 밝혔지만,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 ‘국가 정체성 부정’, ‘군을 왜곡하거나 사기 저하’ 등의 원론적인 해명뿐이어서 해당 책을 출간한 출판사 등 출판계의 반발이 여전하다. 국군복지단은 이날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고야마 가리코), ‘글자전쟁’(김진명), ‘칼날 위의 역사’(이덕일),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임기상),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최용범) 등 5종에 대한 군 마트 판매 금지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복지단은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의 경우 ‘피케티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의 아시아 각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외국으로부터 거액의 투자 혜택을 받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p 32)는 내용이 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글자전쟁’에서는 ‘일단 돈을 갖다 안기면 그 다음은 어떤 계약 위반도 잔소리 한 마디 하는 법 없이 군인들이 다 알아서 처리하는 데다 하자가 발생해도 군이란 워낙 상명하복의 조직이라 그냥 덮어버리곤 했다’(p 31~32), ‘높은 놈이고 낮은 놈이고 좌우간 군바리들은 멕여야 해!’(p 32) 부분이 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자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출판계에서는 맥락을 무시한 채 부분적 묘사만을 문제 삼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장병 스스로 읽을 책을 판단할 수 있는데도 군이 이를 결정해 주겠다는 식의 이데올로기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단독] ‘만화로 읽는 피케티’ 군대에서 왜 판매금지됐나?

    [단독] ‘만화로 읽는 피케티’ 군대에서 왜 판매금지됐나?

    국방부가 4일 육군과 공군 마트(옛 PX)에서 지난 5월 판매 금지한 책 5종의 퇴출사유를 밝혔지만,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 ‘국가 정체성 부정’ ‘군을 왜곡하거나 사기 저하’ 등의 원론적인 해명 뿐이어서 해당 책을 출간한 출판사 등 출판계의 반발이 여전하다. 복지단은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의 경우 ‘피케티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의 아시아 각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외국으로부터 거액의 투자 혜택을 받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p.32)’는 내용이 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글자전쟁’에서는 ‘일단 돈을 갖다 안기면 그 다음은 어떤 계약 위반도 잔소리 한 마디 하는 법 없이 군인들이 다 알아서 처리하는 데다 하자가 발생해도 군이란 워낙 상명하복의 조직이라 그냥 덮어버리곤 했다.(p.31~32)’, ‘높은 놈이고 낮은 놈이고 좌우간 군바리들은 멕여야해!(p.32)’ 부분이 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자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복지단은 이날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고야마 카리코), ‘글자전쟁’(김진명), ‘칼날 위의 역사’(이덕일),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임기상),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최용범) 등 5종에 대한 군 마트 판매 금지 사유를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의 기초가 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이 보수진영의 공격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글자전쟁’은 내용 가운데 ‘방산비리’ 등의 내용이 들어갔기 때문에 판매가 금지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특히 조선시대를 다룬 ‘칼날 위의 역사’는 ‘조선 국왕에게 사생활이 없었듯이 21세기 대통령에게도 근무 시간에는 사생활이 없어야 한다…세월호 사태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져 있던 때, 그 시각 대통령의 행적을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 조선 같으면 이런 논란 자체가 벌어지지 않았다’라는 대목이 문제가 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출판계에서는 맥락을 무시한 채 부분적 묘사만을 문제삼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장병 스스로 읽을 책을 판단할 수 있는데도 군이 이를 결정해주겠다는 식의 이데올로기적 발상”이라며 “오히려 그 책들은 ‘입대 전에 읽어보자 불온도서’라고 해서 날개 돋친 듯이 잘 팔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경희대 특집] 폴 케네디, 미래 위한 대학 역할 강조

    [경희대 특집] 폴 케네디, 미래 위한 대학 역할 강조

    1972년 로마클럽이 ‘성장의 한계’를 경고한 지 40여년이 지났지만 파국의 징후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인구 증가, 산업화, 환경 파괴, 천연자원 고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게다가 민족 분쟁, 군비 경쟁, 실업, 빈부 격차가 고착화된 지 오래다. 해결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현대 문명의 위기는 만성질환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인류가 사라지지 않고서는 좀처럼 벗어날 수 없는 질병처럼. 하지만 인류가 처한 문제는 만성질환이 아니라 급성질환일 수도 있다. 공멸을 가져올지도 모를 유례없는 위험이기 때문이다. 1972년 출간된 ‘성장의 한계’는 인류에게 주어진 시간을 100년으로 보았다. 근본적인 변화가 없으면 100년 안에 암울한 미래가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50년 남짓이다. 50년 안에 현재의 문명을 전환하지 않으면 우리는 모두 함께 사라질지도 모른다. ●보코바 “인간의 삶엔 평화가 기초해야” 지난 세기 중반부터 고등교육기관의 사회적·지구적 책임을 강조해 온 경희대가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은 도서를 잇달아 발행하며 문명 전환을 시대의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미원렉처’ 시리즈와 ‘문명 전환’ 시리즈를 기획해 지구적 차원의 복합 위기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미원렉처는 경희대학교 설립자 고 조영식 박사의 호를 따서 만든 특별 강연이다. 국내외 석학과 실천인을 연사로 초빙해 인간, 세계, 문명의 새로운 지평을 탐색하고 있다. 이 특강 시리즈를 경희대 출판문화원에서 책으로 엮은 게 미원렉처 시리즈다. 지금까지 7차례 개최됐으며 그중 5개 강연이 책으로 발행됐다. 경제, 정치, 역사 등 여러 분야 석학들과 국제기구 전문가들이 자신의 관점에서 문명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고 있다. ‘강대국의 흥망’이란 저서로 유명한 폴 케네디 교수는 ‘교육과 인류의 미래’에서 인류의 미래를 위한 대학의 역할을 강조한다. 대학의 역할은 복잡다단한 인간과 세계의 본질을 스스로 이해하는 능력을 키워 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완전히 다른 사유 방식이다. 사유 방식이 변해야만 더 높은 수준의 교육과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케네디 교수는 대학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때 인류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인류와 문명’은 고이치로 마쓰우라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강연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속 불가능한 현재의 삶을 지속 가능한 삶으로 바꿔야 하는 도전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고 강조한다. 지구 자원의 과잉 개발을 멈추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구적 문명을 창조해 지구적 방식으로 행동하는 길밖에 없다고 논한다. 저명한 사회학자 프레드 불럭 교수는 ‘지구적 근대성, 그 위기의 근원’에서 경제 위기를 넘어 근대성 자체까지 위협을 받게 된 원인을 먼저 분석한다. 그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이분법으로 경제를 바라보는 것을 문제라고 했다. 이분법 구조를 벗어나 위축된 집단적 상상력을 다시 활성화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유네스코와 21세기 고등교육’에서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인간의 존엄과 삶의 능력에 평화가 기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평화의 또 다른 기반으로 문화적 다양성의 존중을 제시한다. 인간의 선천적 존엄을 보호하고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것은 21세기 평화의 토대이자 새로운 휴머니즘의 뿌리다. 피터 카젠스타인 교수는 ‘세계 정치와 문명: 동서양을 넘어서’에서 정치와 문명의 문제를 다원주의 시각에서 풀어낸다. 그는 문명 간의 차이가 충돌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정치적 목적으로 문명의 본질을 이용하기 때문에 충돌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서로 교류하고 진화하면서 공존하는 문명의 본질은 다원주의적 경향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미지의 세계로 향해야 한다. 미원렉처 시리즈가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논제를 보다 쉽게 풀이한다면, 문명 전환 시리즈는 전문적으로 새로운 문명을 논하는 총서 성격의 시리즈다. 경희대 출판문화원은 그 첫 번째 책으로 어빈 라슬로 교수의 ‘의식 혁명’(가제)을 준비 중이다. 헝가리 태생의 과학철학자이며 시스템이론가인 라슬로 교수는 과학과 영성을 결합한 새로운 과학을 기반으로 인간과 우주의 연관을 주장한다. 그러면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일체성을 새로운 문명의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벨 “존중하고 차이 인정해야 공존가능” 의식 혁명에서 라슬로 교수는 다른 두 전문가와 대담을 나누며 우리가 처한 위기와 전환을 진단하고 예술, 과학, 교육, 목표와 가치, 세계관, 종교, 영성의 역할을 숙고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의식의 역할을 중시한다. 현재 우리 의식의 상태가 다른 모든 것의 기초가 되는 핵심 사안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 책은 9월 21일 개최되는 경희대 Peace BAR Festival ‘지구 문명의 미래: 실존 혁명을 향하여’에 맞춰 발간될 예정이다. 경희대 출판문화원은 문명 전환 시리즈를 통해 문명 전환의 이론과 실천에 관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 도서를 발행할 계획이다. 한편 경희대 출판문화원은 지난 5월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의 연설문집인 ‘불가능의 예술’을 발간하기도 했다. 더 나은 인류의 미래를 모색하는 경희대학교의 교육철학과 하벨의 정치적 지향점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하벨은 지구 문명을 위해 실천 도덕으로서의 정치를 추구했다. 다문화적 공존의 정신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지구촌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본 것이다. 그리고 도덕의 핵심인 책임감은 우리의 삶을 넘어 자연, 지구, 심지어 우주까지 이어진다. 하벨은 인간, 자연, 지구, 우주가 신비롭게 연결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인류 문명의 미래라고 확신했다. 문명 전환의 시대에서 우리는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현대의 위기는 우리 인류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공멸이냐, 공생이냐.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대학의 존재 이유는 과거와 현재를 성찰하면서 미래를 창출하는 데 있다. 폴 케네디의 말처럼 대학이 대학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재확인하고 대학의 공공성을 실천해야 할 때다. ‘대학의 미래, 인류의 미래’를 강조하는 경희대가 출판하는 책들을 유심히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한국과 미국의 새로운 조합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한국과 미국의 새로운 조합

    2016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와 2017년 12월 한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두 나라 정부의 새로운 조합이 결정된다. 아마도 21세기 중반까지의 양국 관계를 설정하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다. 북한 핵·미사일 등 한반도 문제와 미·중·일·러 등을 포함하는 동북아의 지정학·지경학적 변화, 여기에 신자유주의 이후의 새로운 국제 정치·경제 질서까지 맞물려 국가, 지역, 세계 정세가 요동치기 때문이다. 20세기 중반부터 이어 오던 관성적인 한·미 관계는 더이상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 이념 같으면 협력, 엇갈리면 갈등? 한·미는 그동안 군사동맹으로서 기본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양국 정부의 이념 조합에 따라 크고 작은 갈등이 오고 갔다. 양국 정부가 보수-보수, 진보-진보 등 이념적으로 동질성이 있으면 관계가 더 좋았다. 전두환-로널드 레이건, 김대중-빌 클린턴 등의 조합이 그랬다. 반면 양국 정부가 이념적으로 엇갈리면 사이가 좋지 않을 때가 많았다. 박정희-지미 카터, 김영삼-빌 클린턴, 노무현-조지 W 부시 등의 조합이 그랬다. 올해 미 대선과 내년의 한국 대선 결과 나타나는 조합은 기존의 이념적 조합과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고, 동맹도 버릴 수 있을 것처럼 말한다. 전통적인 보수주의자가 아니어서 그 정책을 예상하기 쉽지 않다. 반면 힐러리 클린턴은 상대적으로 일관되게 진보적 가치를 유지해 왔지만, 월스트리트 등 미 주류 사회에 뿌리를 내린 인물이어서 전통적인 진보 진영 후보로 보기 어려운 면도 많다. # 문재인도 보고 싶어 하는 미국 미국 측에서는 2017년 한국 대선 이후의 정치 지형 변화에 대한 검토가 오래전부터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의 롤로덱스(명함철: 주요 인사를 많이 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되면 한국 안보와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김용 세계은행(WB) 총재의 발언을 한국 기자들에게 전한 바 있다. 한국 정치 지도자로서의 반 총장을 염두에 둔 것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미국을 방문하려다 연기했는데,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무척 서운해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방미하면 좋겠다는 뜻을 표시했다고 한다. 미국 측으로서는 진보 진영의 대선 후보로 유력한 문 전 대표가 어떤 인물일지 궁금할 것이다.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까지 한번도 미국에 오지 않았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의 386 참모들에 대한, ‘서로 몰라서 어렵고 불편했던’ 감정 같은 것을 반복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 미국에 먼저 아이디어 제시해야 2013년 2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 언론인 몇 명이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했다.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국무부, 국방부, 의회, 싱크탱크의 한반도 관련자들과 양국 관계에 대해 편하게 토론해 보자는 자리였다. 국무부의 한반도 담당자들은 “박근혜 정부가 어떤 대북 정책을 제시해도 우리는 들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이디어를 내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현상을 타파할 아이디어가 없었고, 버락 오바마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남·북, 미·북 관계는 악화되고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강화됐다. 미국의 새 정부는 임기 초반에 북한 핵 등 한반도 정책을 새로 검토할 것이다. 우리나라 새 정부가 미국의 전략을 최대한 우리 쪽으로 끌어오려면 먼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자면 1953년에 조인된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개정을 제안하는 것이다. 한·미 관계는 군사 동맹에서 시작했지만, FTA를 통한 ‘경제 동맹’으로 업그레이드됐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드물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가치 동맹’의 성격도 갖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맞게 조약문을 다듬고, 특히 핵과 테러 공격에 대한 대응을 명시한다면 북한 핵에 대한 한국인의 불안을 해소하고, 국제 테러에 공동 대응을 하는 데도 유용할 것으로 본다. dawn@seoul.co.kr
  • [수요 에세이] 한국 제조업, 몽골을 개척하라!/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수요 에세이] 한국 제조업, 몽골을 개척하라!/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세계 역사상 가장 넓은 제국을 건설한 몽골의 군사 전략가이자 제왕인 칭기즈칸(1162~1227)은 많은 이에게 강력한 리더십의 대명사로 존경받고 있다. 반면 13세기 당시 고려에 살던 우리 선조들에게 칭기즈칸은 고통의 이름이었다. 고려는 몽골(당시 원(元))의 계속된 침략으로 9번에 걸쳐 전쟁을 치렀고 결국 약 100년간 몽골의 간섭을 받았다. 고려의 관제와 호칭이 격하되고 민족의 자주성을 훼손당했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몽골의 문화를 고려만의 색채로 발전시키는 등 한민족(韓民族)의 슬기로운 모습을 보여 줬다. 21세기 현재, 한국과 몽골의 관계는 과거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몽골의 수많은 근로자와 학생들은 ‘코리안드림’(Korean Dream)을 꿈꾸며 한국에서 취업하길 원하고 있다. 현재 3만여명의 몽골인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고 유학, 취업 등을 통해 한국을 방문한 사람만 해도 약 30만명에 달한다. 몽골 전체 인구가 300만명인 점을 고려한다면 몽골인의 약 10%가 한국을 경험한 셈이다. 근대 이후 러시아와 중국이란 강대국 사이에서 대부분의 국토를 상실하고 정치적 탄압을 받았던 몽골인들은 비슷한 처지에서도 세계적인 중견국가로 성공한 한국인들의 노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몽골 내 친한(親韓) 정서는 케이팝, 케이드라마 등의 한류와 함께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한국을 방문하는 몽골인의 숫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8세기 전 몽골인에게 관리의 대상이었던 ‘코리아’가 이제 배움과 동경의 대상으로 바뀐 것이다. 한편 머지않아 한국인에게 몽골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몽골은 금, 구리, 석탄 등 광업자원이 풍부한 세계 10대 자원부국이다. 이에 반해 제조업 비중은 총 산업의 10%에 불과한 수준으로 한국에서 사양산업(斜陽産業)화되고 있는 전통 제조업이 몽골에서는 이제 성장기에 있다. 몽골에서 광업자원을 이용한 레미콘, 벽돌 등의 제조기술은 한국으로 치면 고수익을 보장하는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인 셈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몽골 정부는 제조업 분야의 선진 기술과 기계 장비를 활용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방향으로 산업정책을 수립하고 있어 몽골 내 제조업 수요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한국의 산업화 노하우와 제조기술력을 몽골의 풍부한 자원과 접목해 생산할 수 있다면 그 경제적 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또한 국내에서 점점 설 곳을 잃어 가고 있는 전통 제조 중소기업들에 몽골 시장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다. “창업을 하기로 결심하고 한국 기업에 경쟁력 있는 사업 영역과 투자 지역을 선정했는데 그게 몽골이었다.” 중소기업중앙회 해외 민간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MKI의 양윤호 대표의 말이다. 양 대표는 한국의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몽골에서 성공한 좋은 사례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근무하던 건설 회사를 그만두고 몽골에서 레미콘 회사 창업에 뛰어든 양 대표는 당시 레미콘이란 개념 자체가 없던 몽골에서 스스로 시장을 창조했다. 지속적인 현지화 노력으로 현재 ㈜MKI는 몽골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양 대표의 도전 정신과 끈기가 성공에 가장 큰 역할을 했겠지만, 그 배경에는 한국 전통 제조업의 기술력과 몽골의 풍부한 광업자원 간의 시너지가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109개사로 구성된 경제사절단과 함께 몽골을 방문해 비즈니스 포럼, 일대일 상담회 등을 개최하며 한국 기업의 몽골 진출에 힘을 실어 줬다. “말은 타 봐야 명마인지 알 수 있고 사람은 사귀어 봐야 좋은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몽골 속담처럼, 이번 국빈 방문은 1990년 한·몽 수교 이후 지속적으로 교류 협력을 이어 오고 있는 양국 관계를 재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그 어느 때보다 더 가까워진 한·몽 관계는 한국 기업인들의 몽골 진출에 촉매제가 될 것이다. ‘한강의 기적’을 이끈 땀과 열정으로 드넓은 몽골 땅을 개척해 나가는 한국인의 성공 스토리가 계속해서 들려오길 바란다.
  • 이준기·아이유 주연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첫 티저 영상

    이준기·아이유 주연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첫 티저 영상

    8월 말 방송을 앞둔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가 티저 영상만으로도 깊은 몰입도를 선사했다. SBS는 지난 1일 ‘달의 연인’의 대략적 줄거리를 파악할 수 있는 첫 티저 영상 ‘피의 군주편’을 공개했다. 공개된 티저 영상에는 왕좌를 두고 다툼을 벌이는 왕자들의 모습이 담겼다. 극중 4황자 왕소 역을 맡은 이준기는 가면을 쓴 채 30명이 넘는 적군과 칼싸움을 벌이고는 “황제라는 거 반드시 되고 싶다”고 말한다. 특히 이번 티저에는 황권다툼이라는 슬픈 운명 속에 놓인 시공을 초월한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어 가슴을 아련하게 만든다. 낯선 고려 땅에서 폭풍 같은 사건들을 마주하게 된 21세기녀 해수(아이유 분)는 두려움이 서린 눈빛과 함께 “다른 세계 다른 시간에서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대사로 드라마 본편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달의 연인’은 고려 태조 이후 황권 경쟁 한복판에 서게 되는 황자들과 개기일식 날 고려 소녀 해수로 들어간 현대 여인 고하진이 써내려가는 사랑과 우정, 신의의 궁중 로맨스다. ‘닥터스’ 후속으로 오는 29일 밤 10시 첫 방송 예정이다. 사진·영상=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네이버tv캐스트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바닷물 잠수함vs원자력 잠수함…미·러 경쟁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바닷물 잠수함vs원자력 잠수함…미·러 경쟁

    자동차와 항공기, 선박 등 종류를 막론하고 21세기 인류가 만들어내고 있는 탈 것의 키워드는 ‘친환경’이다. 지상에서는 각국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를 개발하는데 열중하고 있고, 하늘에서는 더 적은 연료로 더 멀리 날며 더 적은 공해를 발생시키는 엔진과 항공기 개발이 한창이다. 바다에서도 전기모터로 배를 움직이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추진체계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동력방식 개발붐이 일어난 데에는 사람들의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진 것도 있지만, 화석연료 고갈에 따른 대체 에너지 확보의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유지비, 즉 ‘기름 값’ 측면에서 새로운 동력원이 더 경제적이라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군함이라고 해서 빗겨갈 수 없다. 최근 건조되고 있는 군함들은 고효율 가스터빈이나 디젤엔진과 더불어 전기모터를 장착, 자동차의 하이브리드 추진방식과 유사한 형태의 추진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차가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기술인 것처럼 주요 강대국들은 기존의 추진 시스템에서 완전히 벗어난 전혀 새로운 선박 추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데, 강대국들마다 그 ‘차세대’의 개념이 조금 다른 모양이다. 파격적인 원자력 함대! 사실은… 최근 러시아 국방부는 향후 20년간 건조되는 4000~8만톤급 크기의 모든 수상함에 원자력 추진체계를 탑재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현재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수상전투함인 어드미럴 우샤코프(Admiral Ushakov)급에 원자력 추진체계를 탑재하고 있지만, 향후 비교적 소형인 4000톤급 호위함에도 원자력 추진체계를 얹겠다는 파격적인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러시아 해군이 계획하고 있는 신형 함정들의 스케일을 보면 원자로를 탑재할만한 대형 함정이 꽤 있다. 차세대 항공모함으로 개발되고 있는 8만~10만톤급 프로젝트 23000E 폭풍(Storm)급 항공모함부터, 차세대 구축함으로 개발되고 1만 8000톤급 프로젝트 23560 리데르(Leader)급, 9000톤급 프로젝트 21956 등이 그것이다. 항공모함은 1~2척, 23560급과 21956급은 각각 12척과 12~15척이 건조될 예정이기 때문에 계획대로만 된다면 러시아는 25~29여 척에 달하는 대형 수상함들로 구성된 ‘원자력 함대’를 갖게 된다. 물론 이러한 대형 함정들이나 잠수함 등의 군함에는 원자력 추진 방식이 꽤 효율적일 수 있다. 거대한 덩치와 다수의 고출력 레이더를 탑재한 항공모함이나 대형 순양함 등 에너지 소모가 많은 대형함정들은 연료비 부담이 큰 재래식 추진기관보다는 원자로를 쓰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일 수 있다. 또한 적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장기간 물속에 숨어 작전하는 잠수함은 수중에서 공기 없이도 엔진을 돌릴 수 있는 동력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원자로를 쓰는 편이 작전 능력이나 생존성 측면에서 우수하다. 이 때문에 50여 년 전에도 모든 함대의 전투함이 동력원으로 원자로를 쓰는 ‘원자력 함대’가 등장했다. 세계 최초의 원자력 항공모함인 엔터프라이즈(USS Enterprise)를 중심으로 원자력 순양함 롱비치(USS Long Beach)와 베인브릿지(USS Bainbridge)로 구성된 NTFO(Nuclear Task Force One)이 그것이다. 이 함대는 1964년 7월부터 동년 10월까지 보급을 받지 않고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성공함으로써 원자력 함대의 장기 작전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건조 비용이나 군함의 덩치가 큰 대형 함정이나 잠수함에나 해당되는 이야기다. 호위함이나 초계함과 같은 작은 함정에 원자로를 탑재한다면 해상에서 장기간 작전할 수 있는 능력은 크게 향상되겠지만, 경제성 측면에서 본다면 소형함에 원자로를 얹는 것은 결코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척당 건조 비용이 적게는 1조 원에서 많게는 수 조원에 달하는 대형 구축함이나 순양함, 항공모함에 3000억~8000억 원 수준의 선박용 원자로를 탑재하는 것은 건조 비용을 어느 정도 상승시키는 정도의 부담만 되겠지만, 척당 건조 비용이 수천억 원 이하인 호위함에 원자로를 얹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 가령, 만재배수량이 5500톤급 수준인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의 건조 비용은 척당 4500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국내 개발한 SMART-P 원자로를 탑재할 경우, 원자로의 가격만 4300억 원 수준이기 때문에 척당 건조 비용은 이지스 구축함 건조 비용과 맞먹는 9000억 원 수준까지 상승한다. 2척의 군함을 구입할 돈으로 단 1척밖에 구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해군 역시 마찬가지다. 러시아 해군의 차세대 주력 수상전투함으로 20여 척이 건조될 예정인 4500톤급 어드미럴 고르시코프(Admiral Gorshikov)급의 획득 비용은 1척에 250억~300억 루블, 우리 돈으로 약 5000억 원 수준이다. 러시아가 선박용 원자로로 개발한 KLT-40 계열의 3500~4000억 원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어드미럴 고르시코프에 원자로를 얹게 되면 배의 건조 가격은 40% 이상 뛰어 8000~9000억 원 수준까지 오르게 된다. 비용 측면에서 대단히 불합리한데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40여 척 이상의 신형 수상함에 원자력 추진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은 말 못할 속내가 있다. 원자로 아니면 새로 건조되는 군함에 얹을 동력기관을 구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군함은 디젤엔진과 가스터빈 엔진을 탑재하는데, 평시에는 연비가 좋은 디젤엔진을 구동하다가 높은 속도가 필요하거나 급하게 가속이 필요할 때 가스터빈 엔진을 돌려 추가적인 동력을 얻는 방식으로 동력을 운용한다. 러시아는 선박용 대형 디젤엔진 기술과 제품은 충분했지만, 문제는 가스터빈 엔진이었다. 러시아 해군 함정에 탑재되는 가스터빈 엔진이 러시아제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제였기 때문이다. 과거 구소련은 독립국가연합 각 지역에 무기 생산 공장을 분산해 건설했는데, 선박용 가스터빈 엔진 공장은 우크라이나에 있었다. 가스터빈 엔진을 개발 및 생산하는 조랴-마쉬로프엑트(Zorya-Mashproekt)라는 업체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통제 하에 있었고, 크림반도 분쟁 이후 우크라이나는 즉각 러시아에 대한 가스터빈 엔진 공급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러시아의 신형 호위함 건조 사업은 중단됐다. 엔진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가스터빈 공급 중단 사태에 맞서 가스터빈 엔진의 국산화와 국내 생산을 시도했지만,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대출력 가스터빈 엔진의 자체 개발 및 생산에 도전하기보다는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원자력 추진기관 채택 함정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앞으로 등장할 러시아 해군의 주요 수상함은 호위함부터 항공모함에 이르기까지 모두 원자력 추진기관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문자 그대로 ‘원자력 함대’의 탄생이 머지않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아무리 대형함이라고 하더라도 원자력 추진 기관의 유지 비용은 그렇게 저렴한 편이 아니어서 과연 러시아가 이 원자력 함대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바닷물을 연료로 움직이는 함대 사실 원자력을 군함의 동력원으로 활용했던 최초의 국가는 미국이었다. 미국은 냉전 시기 원자력 함대 구상에 따라 세계 최초의 원자력 항공모함인 엔터프라이즈는 물론 다양한 유형의 원자력 추진 순양함을 개발해 1980년대까지 운용했다. 미 해군은 지금도 초대형 항공모함이나 잠수함의 동력원으로 원자력을 쓰고 있지만, 4만톤이 넘는 강습상륙함이나 1만톤에 육박하는 구축함들은 지금도 여전히 가스터빈과 디젤엔진을 쓰고 있다. 일반적인 수상함에서는 원자력 추진 방식이 경제성 측면이나 안전성 측면에서 그리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 해군은 차세대 동력원으로 원자력을 택한 러시아와 달리 전혀 새로운 방식의 차세대 동력원 개발에 일찌감치 관심을 보였고, 최근 선보인 이 차세대 동력원은 참신하다 못해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차세대 동력원의 연료가 ‘바닷물’이기 때문이다. 바닷물을 연료로 무한정에 가까운 항속거리를 갖는 배의 개념은 19세기 프랑스 작가 쥘 베른(Jules Verne)이 쓴 소설 ‘해저 2만리(Vingt mille lieues sous les mers)’ 속 네모(Nemo) 함장의 잠수함 노틸러스(Nautilus)호를 통해 처음 등장했다. 소설 속 노틸러스호는 바닷물에 있는 염화나트륨을 연료로 전기를 일으켜 무려 43.2노트(80km/h)의 빠른 속력을 낼 수 있으며, 심해 1만m의 수압까지 견딜 수 있는 등 현대의 최첨단 기술로도 실현이 어려운 막강한 성능을 자랑하는 잠수함으로 등장한다. 미 해군의 차세대 에너지원은 바로 이 노틸러스호에서 영감을 얻었다. 미 해군 연구소(Naval Research Laboratory)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 연구의 주요 소재는 ‘바닷물’이다. 배는 바다 위를 떠다니기 때문에 연구가 성공한다면 미래의 선박은 주변으로부터 무제한에 가까운 연료 공급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바닷물로 움직이는 추진기관의 원리는 이렇다. 우선 바닷물 속에서 높은 순도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여기서 불포화 탄화수소인 올레핀(Olefin)을 합성해 낸다. 이 올레핀을 다시 탄화수소 분자가 포함된 액체, 즉 액화 탄화수소(Liquid Hydrocarbon)으로 만들어 이를 연료로 쓰는 것이다. 이렇게 생산된 연료는 실제로 내연기관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미 해군 연구소는 이 연료를 이용, 모형 항공기를 비행시키는데 성공함으로써 액화탄화수소 연료 시대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연료는 가스터빈 등 기존의 동력 장치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엔진 등을 개발할 필요가 없고, 기존 군함들도 대대적인 개조 공사 없이 해수 변환 장치와 연료탱크만 설치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즉, 이 연료가 실용화되면 앞으로 군함은 식량과 탄약, 식수만 제공된다면 연료 보급 없이 사실상 무제한 바다 위에 떠 있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미 해군 연구소가 만들어낸 액화 탄화수소는 실험실에서 소량이 제조된 것이다. 현재까지 제작된 변환장치가 아직까지는 초보적인 단계이기 때문에 반응 효율을 높여 군함의 연료로 쓰일 수 있을 만큼의 많은 양의 액화탄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장치 개발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미 해군 연구소 측은 이러한 장치 개발과 상용화까지 10~15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해군 연구소의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30년경에는 해수연료변환장치를 장착하고 바다로부터 연료를 공급받는 군함이 바다를 누비는 시대가 오게 될 것이다. 쥘 베른이 공상과학소설을 통해 선보였던 기술이 160여 년 만에 현실화되는 셈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여름철, 독서로 ‘피서’···소설, 자기계발 서적 인기

    여름철, 독서로 ‘피서’···소설, 자기계발 서적 인기

    ‘어찌보면 여름은 무언가에 뜨거워지기 가장 좋은 계절.’ 국내 한 광고에 출연한 배우 하정우의 내레이션 중 일부다. 커피 한 잔과 함께 하루 종일 영화를 본달지, 자전거를 타고 도심 속 산책을 하는 등 무더운 여름철을 이겨내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독서도 무더위를 견뎌낼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과거에 비해 독서를 하는 사람들이 줄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꾸준히 책을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실시한 ‘독서 행태 및 관련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 중 최근 1년 새 종이책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비율은 전체의 75.9%를 차지했다. 대부분 6권 이하 범위에서 샀으며, 월 평균 구입 비용은 1만~2만원(39.5%)에서 2만~3만원(19.6%)으로 조사됐다. 이 중 가장 많이 구입한 종이책의 장르(복수응답)는 소설이 56.7%로 가장 많았고, 자기계발(46.1%), 인문(40.2%), 외국어(20.3%), 경제·경영(19.9%) 분야 서적 순으로 나타났다. 소설 다음으로 자기계발 종이책이 인기를 끌면서 여름철을 맞아 자기계발 및 성찰과 관련한 서적이 새로 나오고 있다. 최근 서울대 종교학과 배철현 교수는 ‘심연’(21세기북스 펴냄)이라는 제목의 신간 도서를 냈다. 이 책은 자기 성찰의 4단계로 고독, 관조, 자각, 용기를 제시하며 자신의 내면을 외면한 채 외부의 평가에 빠져 불안해 하는 현대인들에게 자아 성찰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저자는 철저하게 외부의 소리를 잠재운 채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고 행동하다 보면 삶의 열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생각이란 매일매일 변화를 거듭하며 나 자신을 아름다운 삶으로 인도하는 높은 차원의 시선이다. 그 시선은 어제까지 소중하게 여겼던 가치를 아낌없이 버리고, 그 한계를 선명하게 보는 것이다.” (책 ‘심연’ 중 일부) 배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매일 아침, 기꺼이 인생의 초보자가 되십시오”라고 강조한다. 과거와 현재에 발목잡히며 갈팡질팡하기보다는 매일 아침, 자신을 되돌아 보는 자아성찰을 통해 조금 더 나아가길 독려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中 ‘사드 중단’ 아니라 ‘북핵 중단’ 압박해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사드의 주한 미군 배치 결정에 정색을 하고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제 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국 측의 행위는 양국 상호 신뢰의 기초에 해를 끼쳤다”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적 수사를 최대한 걷어 낸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표현이다. 그러면서 “한국 측이 어떤 실질적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 들어 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뜯어 보면 ‘이렇게 강력하게 요구하는데도 사드 배치를 강행하려 하느냐”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본다. 어느 때보다 강력한 압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편치 않은 심정을 아주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지만, 실제로 외교 무대에서 몽니를 부리고 나섰다니 유감스러운 것은 오히려 우리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은 선후 관계에 혼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사드는 북한이 핵무기와 이 가공할 무기를 실어 나를 미사일을 개발하고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데 따른 자위권적 조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럼에도 중국은 원인 제공자인 북한에는 강력한 제재를 말로만 강조할 뿐 미지근하게 대응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여기에 왕이 부장은 ARF 참석차 라오스로 가는 길에 보란 듯이 베이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같은 비행기를 탔다고 한다. 비엔티안에서도 두 사람은 같은 호텔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이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수도 있음을 암시하려는 의도겠지만, 중국이 추구하는 대국적 외교 행보와는 거리가 멀다. 중국은 북한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만큼 모든 분야에서 북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높다. 중국이 대북 제재라는 국제사회의 대의(大義)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북한은 더더욱 관영매체와 대외선전매체를 총동원해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한 단체가 엊그제 내놓았다는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면 군 주민의 절반 이상이 밀집돼 있는 읍지구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 안전과 생계에 엄중한 위험이 조성된다’는 내용의 성명은 기가 막힐 뿐이다. 북한의 관변 단체에 핵·미사일과 사드 배치의 선후 관계를 되물을 이유는 물론 없다. 하지만 중국이 외교 채널로 북한 관변단체 수준의 억지 논리를 국제무대에서 내세우는 것은 안쓰럽다. ARF에는 어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기사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합류했다. 연초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6자회담 당사국 외교 수장이 모인 것은 처음이다. 생산적인 자리가 되려면 중국은 물론 러시아도 문제의 본질인 북핵을 외면하고 사드라는 변죽만 울려서는 안 될 것이다. ARF는 사드 배치가 아닌 북한에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게 만드는 자리가 돼야 한다. 누구라도 우리 국민의 생존이 달린 사드 문제를 21세기 신냉전의 도화선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복제양 돌리와 유전자가위 기술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복제양 돌리와 유전자가위 기술

    1996년 7월 영국 로즐린연구소의 이안 윌무트 경은 277번의 시도 끝에 최초의 복제동물 돌리가 태어났다고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핵을 제거한 양의 난자에 체세포 핵을 주입해 인공 배아를 만든 뒤 대리모에 이식해 암수 교배 없이 최초의 복제양을 만들었다. 윌무트 박사팀이 276번의 실패 후 포기했다면 지금도 우리는 동물은 복제가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을 것이다. 복제양 돌리의 탄생은 체세포 핵 안에 생명체 발생의 모든 정보가 담겨 있고 분화된 세포도 적절한 조건하에서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분화되기 이전의 분화 만능성, 즉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후 세계 각국의 연구진들이 생쥐, 소, 돼지, 고양이, 개 등 다양한 동물의 복제에 성공하면서 체세포 복제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복제양 돌리의 탄생은 과학계를 넘어 일반인에까지 관심과 논란의 대상이 됐다. 동물 복제 기술을 이용해 우수 품종의 가축을 대량 생산할 수도 있지만 인간 복제에 활용돼 부모 없는 새로운 인간이 출현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를 여러 명 복제할 수도 있겠지만 불순한 목적으로 히틀러 같은 독재자도 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제된 인간의 법적 지위와 인권을 둘러싸고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행스럽게 동물 복제 기술이 개발된 지 20년이 넘었으나 복제 인간이 출현하지 않았음은 물론 인간 복제를 시도한 사례도 알려진 바 없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법률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간 복제가 기술적으로 어렵고 인간을 복제해야 할 도덕적 근거와 필요성이 없어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체세포 복제를 통해 분화만능 줄기세포를 만들고 이를 세포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수년 전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미탈리포프 교수팀과 한국 차의대 이동률 교수팀이 각각 인간 체세포를 복제해 맞춤형 분화만능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이를 세포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2007년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교수팀이 난자를 사용하지 않고 인간 체세포에 역분화 유전자 4개를 주입해 유도 분화만능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한 이후 난자 사용이 필수적인 체세포 복제 방식의 줄기세포 연구는 더이상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야마나카 교수팀이 체세포 역분화를 처음 시도했을 때, 돌리의 성공적인 복제가 이론적 배경이 됐음은 부인할 수 없다. 동물 복제는 한국의 과학계에도 영광과 상처를 남겼다. 한국인 과학자들이 다양한 동물의 복제에 성공하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았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21세기 생명공학 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개와 고양이를 복제한 연구자들은 아직까지 한국인과 조선족이 유일하다. 그러나 동물 복제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였던 황우석 박사팀이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논문을 조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는 큰 후유증을 앓게 됐다. 체세포 복제는 최근 개발된 유전자가위 기술에 의해 활용성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전자 변화 없이 동물 체세포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고 유전자가위로 질병 유발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특정 유전자를 강화, 교정해 우수 품종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례로 복제 전문가인 중국 연변대 윤희준 교수팀과 유전자가위 전문 기업 툴젠은 과도한 근육 발달을 억제하는 마이오스타틴 유전자를 제거해 슈퍼 근육 돼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슈퍼 근육 돼지는 단백질 함량은 높고 지방 함량은 줄어 중국인과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 “공개 모유수유 보장하라” …여기자들 수유 생방송

    “공개 모유수유 보장하라” …여기자들 수유 생방송

    여자 앵커들이 카메라 앞에서 수유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아르헨티나 지방 채널 10번에서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 벨렌 무솔리노는 21일(이하 현지시간) 정오뉴스 시간에 카메라 앞에서 12개월 된 아들에게 젖을 물렸다. 동료 여기자도 16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수유 방송'에 참여했다. 무솔리노는 "(공교롭게도 내가) 그 뉴스를 보도하게 되면서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며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방송국과 상의한 끝에 수유하는 모습을 뉴스로 내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그 뉴스'란 지난 19일 아르헨티나 북부 산이시드로라는 곳에서 벌어진 '공공장소에서의 수유금지' 사건이다. 22살 된 여자가 공원에서 9개월 된 아들에게 젖을 주다가 여자경찰들과 시비가 붙었다. 여경들은 "공공장소에서 아기에게 젖을 주면 안 된다"며 여자에게 수유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수유를 중단하지 않으면 공권력에 대한 저항으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는 "여자가 팔을 붙잡고 잡아당기는 등 물리적으로 수유를 못하게 했다"면서 "결국 우는 아기를 데리고 공원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의 저지로 수유를 못한 여자가 언론에 제보하면서 사건은 아르헨티나 전국에 알려졌다. 무솔리노는 "21세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매우 수치스러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개 수유 금지에 대한 분노는 아르헨티나 전국으로 확산됐다. 23일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비롯한 아르헨티나 주요 도시에선 아기를 둔 엄마들이 공개수유집회를 열고 경찰을 규탄했다. 사건이 터진 산이시드로에서만 엄마 50명이 공원에 모여 아기에게 젖을 주며 "모유 수유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사진=TV 화면 캡처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로체 남벽, 영석이형과의 약속”

    “로체 남벽, 영석이형과의 약속”

     “높이 3300m의 수직 빙벽 앞에 서면 실로 압도되는 느낌이 대단합니다. 베이스캠프에서 곧바로 달라붙어 캠프1부터 캠프5까지 설치한 뒤 다시 내려와 하루에 한 캠프씩 올라가 엿새째 정상을 공략하고 다시 닷새 걸려 내려옵니다. 두 발을 동시에 붙이고 서 있을 만한 틈도 없어요. 낙석도 많고 강풍도 불고 정말 힘든 곳입니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의 남동쪽에 붙어 있는 로체(8516m)를 발아래 둔 이는 많다. 하지만 남벽을 통해 정상을 밟은 이는 아직 없다. 러시아 군인팀과 일본 등반대가 올랐다고 주장했지만 객관적 인증을 받지 못했다.  다음달 중순 출국해 ‘4전5기’에 나서는 홍성택(50) 대장을 지난 20일 서울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에서 만나 ‘이제 그만 가라’는 소리를 듣는데도 한사코 도전에 나서는 이유를 들어봤다. 그는 허영호(62), 엄홍길(56), 2011년 안나푸르나(8091m) 남벽에서 저세상으로 떠난 박영석 등 한국을 대표하는 산악인 셋 모두와 함께 세 차례 이상 등반을 한 귀하디 귀한 존재다. 로체 남벽은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세계 두 번째로, 그것도 아홉 봉우리에 새 루트를 내고 4곳은 동계에 올랐던 예지 쿠쿠츠카(폴란드)가 1989년 10월 24일 추락사한 곳이다. 1979년 로체 정상을 밟았던 쿠쿠츠카는 14좌 완등 2년 뒤 다시 이곳 직벽에 도전했다가 8300m 지점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홍 대장은 “첫 14좌 완등자 라인홀트 메스너(72·이탈리아)가 ‘21세기에나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일찌감치 포기한 것은 이곳을 오르는 게 14좌 완등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임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네 차례 도전해 쓰라리지만 값진 교훈을 쌓았다. 1999년 8월 첫 원정 때 7000m밖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멋모르고 덤볐던 것 같다. 원정 비용을 미처 다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떠났다가 철수하면서 장비들을 팔아 대원들 밥을 먹일 정도였다. 빚을 갚기 위해 영어학원에서 일하며 받은 월급을 아내 몰래 빼돌려 갚았다”고 돌아봤다.  홍 대장은 8년 뒤인 2007년 2월 엄홍길 대장과 함께 원정대를 꾸렸다. 엄 대장은 로체샤르(8400m)로 진행해 후배들 시신을 화장하는 끔찍한 충격을 견뎌내며 ‘16좌 완등’에 성공했으나 로체 남벽으로 향하던 홍 대장은 또 물러나야 했다. 소수 정예 원정대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얻었다.  2014년 9월 세 번째 도전 때는 캠프4(8200m)까지 올랐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70일의 등반 기간이 지나 또 돌아서야 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네 번째 도전. 3억 5000만원을 들여 21명으로 원정대를 꾸려 캠프4에서 정상 공략에 나섰지만 시속 150㎞ 강풍에 텐트가 날아가 정상을 300m 남기고 내려왔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전에는 셰르파들의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제가 지난 6월 7일 출국해 한 달 동안 네팔에 머무르며 셰르파들을 훈련시키고 정찰을 마쳤습니다. 현재 대원 둘은 알프스에서, 셰르파 둘은 K2에서 고소 적응 중입니다. 날씨만 도와준다면 100%는 아니지만 성공할 것으로 자신합니다.”  해외 등반가들도 성공할 것이라고 응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NGC)이 원정 비용 일부를 부담하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것도 그만큼 성공 가능성을 믿는다는 방증이다. 로체 남벽의 세계 초등은 산악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 된다. 해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산악인에게 주어지는 황금피켈상도 한국인 최초로 그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영석 대장과의 약속이 이런 흔들림 없는 도전, 집착의 출발점인지 모른다. “제가 1995년 에베레스트 북동릉 ‘세컨드 스텝’을 개척한 것을 보고 박 대장이 ‘너 참 대단하다. 나랑 함께 로체 남벽 가자’고 지나가듯 얘기한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 안나푸르나 남벽으로 (박 대장이 마지막 산행을) 떠나기 사흘 전 ‘안나푸르나 다녀오면 함께 가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를 산에서 극지로, 탐험가의 길로 이끈 것도 박 대장이었다. 홍 대장은 1992년 카자흐스탄 칸뎅그리(7110m)를 오른 것을 시작으로 5극지(1993년 에베레스트, 1994년 남극, 2005년 북극, 2011년 그린란드, 2012년 베링해)를 세계 최초로 모두 밟았다. 2013년에 그 경험을 책 ‘아무도 밟지 않은 땅 5극지’에 녹였는데 산악계 원로 중의 원로인 김영도 선생이 이끄는 ‘산서회’에 불려나가 분에 넘치는 찬사를 들었다. 산에 가면 볼펜을 쓰지만 영하 35도면 “아 따듯하네”라고 말하는 극지에서는 고추장과 된장만 빼고 모든 것이 얼어붙어 연필로 쓴다. 로체 남벽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20년의 경험을 오롯이 책으로 내겠다고 했다.  그에게 탐험이란 무엇일까. “사실 14좌 완등은 이미 2000년대 들어 세계 산악계의 관심이 시들해졌습니다. 형들이 다 올랐고. 극지야말로 내게 도전과 시련,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시련으로 여겨졌습니다. 베링해 횡단에 한 차례 실패했던 영석 형이 이런저런 조언을 해 줬는데 우리가 무사히 횡단하는 데 큰 힘이 됐습니다. 극지에서의 위험과 산에서의 그것은 비교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게는 등반보다 탐험이 훨씬 가치 있는 일로 여겨집니다.” 우리 시대 탐험가의 전형으로 여겨지는 우에무라 나오미(1984년 사망)와 닮은 점이 많다고 했더니 그는 “아뇨, 그 모든 과정을 혼자 해낸 우에무라와 대원들을 데리고 한 절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손사래를 쳤다.  로체 남벽이란 거대한 도전을 마치고 나면 허탈감이 몰려올지 모를 일이다. 해서 조심스레 그 다음 행보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홍 대장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청소년들을 모아 북위 66도 33분을 가상의 원으로 연결한 ‘아틱 서클’을 돌아오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NGC에도 얘기해 일단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산에 가거나 탐험을 하면 쌀이 나오냐 밥이 나오냐고 하는데 한 나라와 민족이 성장하기 위해선 먼저 도전정신이 활짝 피어나야 합니다. 모든 나라의 성장에 탐험이 선행됐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합니다. 광화문에 우마차가 다니던 시절에도 일본은 히말라야 원정대를 보냈습니다. 도전하지 않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일깨우고 싶습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지면에 미처 옮기지 못한 홍성택 대장의 삶 얘기를 온라인에만 공개한다.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유도를 했다. 용인대 85학번인데 2학년 말 상대 선수와 연습하다 상대 선수가 다쳐 유도복을 벗었다. 보리 팔아 유도 시키고 대학까지 보냈는데 집안 반대가 말할 수 없었다. 괴로움을 떨쳐 내려고 산으로 향했는데 잘 맞았다.  형(허영호, 엄홍길, 박영석)들의 눈에 든 것이 타고난 체력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형들이 그냥 서 있으라고 하면 서 있는 등 뭐든 시키는 대로 해서 그랬던 것 같다. 덕분에 유도만 했더라면 체육관을 운영하며 애들만 상대했을텐데 세상을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느껴 후회는 털끝만큼도 없다.  등반가와 탐험가의 길 가운데 가장 위험했던 순간을 꼽으라면 1992년 러시아 칸뎅그리(7010m)에 갔을 때일 것 같다. 눈사태가 텐트를 덮쳐 옆의 후배 둘이 계곡 아래로 떨어졌는데도 세상 모른 채 잠에 빠져 있었다. 가위눌리는 느낌에 눈을 떠보니 눈더미에 눌린 텐트 천장이 얼굴을 덮쳐 누르고 있었다. 정말 조금씩 미세하게 손을 움직여 바지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텐트를 찢었는데 칼이 제대로 펴지지 않아 나중에 보니 손에 피범벅이었다. 그렇게 텐트를 째서 숨쉴 틈을 만들자 로프에 걸려 구사일생으로 벼랑을 올라온 후배들이 손으로 눈을 파내고 있었다. 이틀을 굶은 채로 베이스캠프로 내려왔다.   1996년 다울라기리(8167m)에 이어 오른 시샤팡마(8026m)도 잊을 수 없다. 엄홍길, 박영석 대장과 셋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뭉친 산행이었다. 캠프 2를 출발했는데 카메라 필름을 빠뜨린 것을 깨닫고 형들에게 혼날까봐 얘기도 못한 채 베이스캠프로 돌아와 챙긴 뒤 다시 캠프 2로 향하다 크레바스에 빠지고 말았다. 50m쯤 되는 아가리 입구에 처박혀 옴짝달싹 못하면서 소리를 질렀지만 들릴 리 없었다. 어쩌다 천신만고로 빠져나와 합류했더니 온갖 상소리와 함께 “젊은 놈이 빠져 가지고 형들에게 저녁 짓게 하고 어디서 놀다 온다”고 혼났다. 2005년인가 영석 형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왜 이제야 그런 얘기를 하느냐’고 하더라.  베링해 횡단이 가장 힘들고 무서웠다. 북극해에서 태평양으로 빠져나가는 유빙을 타고 넘어야 한다. 그 속도가 대단해 정말 위협적이다. 유빙끼리 충돌하며 내는 굉음도 소름끼친다. 그 유빙 위에서 어느 순간 1m 이상 높은 곳으로 개썰매를 들어 올리고 뛰어 올라야 한다. 동상은 기본이고. 그렇게 베링해를 건넜더니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대단한 미치광이들이 왔다며 반겼다. 시애틀 한인회 분들이 그곳까지 비행기로 날아와 환영해주시고 현지 방송과 인터뷰도 주선해주셨는데 서둘러 귀국하고 말았다. 한인회 분들은 “출연하면 미국 전역에도 방영돼 어렵게 살아가는 교민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간청했는데 그 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지금이라도 용서를 빈다고 말하고 싶다. 로체 남벽은 나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박영석 대장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1995년 에베레스트 북동릉을 박 대장 인솔 하에 한왕용(50·세계 13번째 14좌 완등자), 나관주(37) 등과 올랐는데 한국 산악의 미래를 이끌 주역들이 뭉쳤다고 해 화제가 됐다. 내가 세컨드 스텝의 30m 직벽을 개척한 것을 보고 영석 형이 “너 참 대단하다. 나중에 나랑 함께 로체 남벽 가자”고 했다. 당시는 스쳐 지나가듯 말해 그저 그런가 했다.  2011년 영석 형이 안나푸르나 남벽으로 떠나기 사흘 전 신동민과 술 먹다가 느닷없이 그 얘기를 다시 꺼내며 무작정 함께 가자고 했다. 난 당시 베링해 도전을 준비하고 있어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형이 안나 성공하고, 내가 베링해 횡단 끝내면 뭉치자고 해 그러자고 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박 대장, 강기석과 함께 운명한 동민이가 유독 집에 돌아가지 않으려 했던 기억이 난다.  외할아버지가 목사셔서 어릴 적부터 교회를 다녔다. 산이나 극지에서도 곧잘 기도를 올린다. 유치할 정도로 자기 중심적인 기도다. 살려달라고,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애원한다. 환청을 자주 듣는 편인데 라틴어를 들은 적도 있다. 그때마다 멈추고 다음 기회를 노린다. 그렇게 해서 신기하게 목숨을 구한 적도 여러 번이다.  칸뎅그리 등반에서 돌아와 빚으로 남은 원정 비용을 갚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영어학원에서 일했다. 비서실 아가씨와 눈이 맞아 1996년 결혼했다. 프로포즈도 하지 않고 으레 결혼해야지 하면서 식을 올렸다. 형들에게 결혼한다며 아내 사진을 보여줬더니 농담하지 마라, 이런 미인이 너랑 결혼할 리가 있느냐고 했다. 나중에 직접 신부를 만난 영석 형이 자꾸 너 같은 게 무슨 결혼이냐고 하지 말라고 했다. 신혼 집들이라며 2박3일 내내 술을 마셔대 아내가 지금도 그때 얘기를 한다.  고등학교 3학년 아들과 초등학교 5학년 딸이 있다. 내가 산에서 생을 마쳐도 혼자서 자식들 건사하고 키워낼 수 있는 여자여야 결혼한다고 생각했다. 늘 내가 없더라도 잘 살라고 얘기한다.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로체 남벽을 다녀오겠다고 했더니 그러라고 했다. 참 고마운 일이다.  산에 가면 이 훌륭한 음식을 그때 한숟갈이라도 더 먹을걸 하고 생각날 때가 있다. (큰 산에 갔다가 돌아올 때) 공항에 내리자마자 내가 지금 뭘하고 있지? 라고 물을 때가 있다. 여기 있으면 산이 그립고, 산에 있으면 여기와 가족이 그립고. 가족이 결국은 원동력 아니겠는가. 갈 때와 올 때가 똑같아야 한다. 사고로 죽거나 대원들이 다치면 정상을 밟아도 성공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홍성택이 걸어온 길 ▲1966년 3월 13일 ▲경북 구미 출생 ▲구미 고아초-구미 현일중·고-용인대 유도학과-고려대 체육교육학과 석사 ▲1992년 칸뎅그리 등정 1993년 에베레스트 등정 1994년 남극점 스키·도보 탐험 1999년 로체 남벽 1차 도전 2005년 북극점 스키·도보 탐험 2007년 로체 남벽 2차 도전 2011년 그린란드 북극권 종단 2012년 베링해 도보 횡단 탐험 2014년 로체 남벽 3차 도전 2015년 로체 남벽 4차 도전 2016년 로체 남벽 5차 도전 예정 ▲1994년 대한민국 체육포장, 2011년 한국 탐험대상
  • ‘21세기 新세계질서’ 美·中에 달렸다

    ‘21세기 新세계질서’ 美·中에 달렸다

    헨리 키신저의 세계질서/헨리 키신저 지음/이현주 옮김/민음사/460쪽/2만 5000원 모든 문명 속에는 세계 질서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완전하게 성공한 세계 질서는 없었다는 게 사가들의 일관된 평가이다. 시민을 목표로 삼은 테러가 연발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협에 직면한 세계 질서. 위기를 돌파할 새로운 질서는 어떤 것일까. 지난 세기, 세계 정치의 격류에 가장 가까이 있었다는 전 미국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 역시 이 책에서 지금의 질서 판을 깨고 새 체제를 준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각각의 질서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균형을 맞춰 왔고, 어떤 상태인지, 국가관계를 어떻게 형성해 가고 있는지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현대 ‘최고 외교 전략가’란 별명이 괜한 게 아님을 실감케 한다. 인류 역사를 되돌아보면 유럽과 이슬람, 중국, 미국에서 4개의 세계 질서 개념이 출현했었다. 하지만 따져 보면 어느 것도 보편적 동의를 얻지 못했다. 한마디로 실패한 것이다. 책의 장점은 그 세계 질서의 실패 과정을 역사적 관점에서 분석해 국가운영 전략을 제시한 점이다. 특히 갈등 해결을 위해 ‘힘의 균형’과 ‘정당성’이 뒷받침되는 세계 질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돋보인다. 저자는 세계 질서와 관련해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본다. “국제 체제에 대한 국가들 간 합의 가능한 정의 혹은 추구할 만한 가치의 공통이해가 부족하다.” 문제 해결을 이끌어 가는 원칙이나 한계, 혹은 최종 목적에 대한 주요 행위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슬람 국가들의 경우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이들의 지역까지 세력을 확장하는 게 의무라고 여기는가 하면 중국인들은 2000년 동안 천하가 중국 황제의 속국이라 여겨 왔다. 미국 역시 스스로 ‘세계적인 등불’로 자신을 치켜세우며 여전히 자신들의 가치가 보편 타당성을 지닌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저자는 질서의 전환에 미국과 중국의 역할을 비중 있게 놓는다. “미국과 중국, 문화도 전제도 다른 두 거대한 나라는 모두 대내적으로 근본적 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다. 두 나라가 경쟁관계,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협력관계로 바뀔지에 따라 21세기 세계질서의 중요한 전망이 형성될 것이다.” 외교 경험에 바탕한 중국·미국의 외교 차이점 부각도 흥미롭다. ‘외교문제를 미국은 실용적으로, 중국은 개념적으로 본다’ ‘미국은 한번도 안전을 위협할 주변세력을 가진 적이 없었지만, 중국은 늘 주변세력의 위협을 견디며 살아왔다’. 양국이 모두 스스로 ‘특별한 나라’로 여기는 만큼 적과 동지가 명백하지 않은 외교적 ‘애매모호함’은 이 지역 평화 유지에 긴요하다는 주장이 눈길을 끈다. 한국전쟁의 관련성도 들춰진다. 인천상륙작전 이후 북상 때 평양, 원산까지만 진격했다면 통일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방안을 추진했다면 중국 국경선에 가까이 가지 않으면서 북한의 전쟁 수행 능력을 대부분 파괴하고 북한인구의 90%를 통일된 한국에 흡수했을 것으로 본다. 한국전쟁은 미국과 중국이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공통입장을 갖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는 평가가 눈에 띈다. 중국은 한국전쟁을 통해 의도하지 않은 심각한 결과를 부를 전쟁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는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달의 연인’ 아이유, 뽀얀 피부+갸름 턱선 “숨멎 미모”

    ‘달의 연인’ 아이유, 뽀얀 피부+갸름 턱선 “숨멎 미모”

    ‘달의 연인’ 여주인공 아이유가 청순한 미모를 뽐냈다. 아이유는 22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번주는 더”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한 장 게재했다. 이와 함께 여성이 달려가는 모양의 이모티콘을 덧붙여 “이번주는 더 달리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진은 아이유가 헤어를 손질 받는 도중 촬영한 셀카로 아이유는 뽀얀 피부와 날렵한 브이라인을 자랑했다. 물오른 미모가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아이유는 SBS 새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고려로 영혼이 타임슬립 한 21세기 여인 해수 역을 맡았다.‘달의 연인’은 중국소설 ‘보보경심’이 원작으로, 현대 여성이 과거 시대로 타임슬립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아이유 이준기 강하늘 홍종현 백현 남주혁 지수 김성균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오는 8월 29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길섶에서] 감자 옹심이/서동철 논설위원

    오래전 강원도를 여행하던 중 우연히 들른 시골집에서 대접받았던 감자 옹심이는 솔직히 맛이 없었다. 고맙게 먹으면서도 ’이걸 무슨 맛으로 먹는 거지’ 할 정도로 고개가 갸우뚱거려졌다. 그런 이후 한동안 신문이나 방송에서 감자 옹심이가 소개되면 “강원도 특산 음식이라면 모를까 강원도 별미라고 할 수는 없지” 하고 혼자 생각했다. 감자 옹심이를 다시 본 것은 강원도 생활상을 소개하는 TV 다큐멘터리 때문이었다. 산간에서 주식으로 저장해 두었던 감자는 정월을 넘기면 썩어 들어간다. 여기저기 시커메져 찌거나 해서는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됐을 때 녹말로 만들어 빚어 먹던 것이 옹심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 옹심이 전문점에서는 맛있게 먹었던 이유를 깨닫게 됐다. 상한 감자가 아닌 싱싱한 감자로 만드는 데 맛이 없을 수 있나. 강원도 원주로 귀농한 후배가 거둔 감자를 받았다. 어려운 시절을 겪는 동안 아무것도 도와주지 못한 친구다. 감자값만 달랑 보내려니 미안하다. 액수를 조금 더 붙여 보내려 생각해 봐도 미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보름이 넘도록 어쩌지 못하고 있다. 21세기에도 감자는 여전히 애틋한 먹거리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사드 배치 등 정책 결정, 경청하는 리더십 필요”

    “사드 배치 등 정책 결정, 경청하는 리더십 필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08년 4월 대통령실 인사 담당 비서관이 오연천 당시 서울대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중국 주재 한국대사를 직업 외교관이 아닌 민간 출신으로, 특히 경제계 인사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추천해달라는 요청이었다. 하지만 중국을 잘 아는 인사들과 접촉할수록 경제계 인사의 주중 한국대사 임명은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중국 정부가 자국에 오는 대사로 외교관 출신이나 정치권 인사를 선호하는 데다 기업인 출신의 경우 자칫 ‘격’이 맞지 않다고 오해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중국에 밝은 기업인이라도 복잡미묘한 한·중 외교를 다룰 수 있는 기본 역량과 정무 경험을 갖춘 사람이 거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크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결국 이명박 정부의 첫 주중 대사는 직업 외교관 출신의 신정승 전 대사가 발탁됐다. 그는 “경제인 중에서 대사를 기용하겠다는 구상은 이 대통령의 의지였던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이 대통령이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지만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뜻을 철회한 건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회상했다. 국내 대표적인 재정학자인 오연천 울산대 총장이 최근 서울대 총장 재직(2010~2014년) 전후를 회고하며 펴낸 ‘결정의 미학’을 통해 우리 시대의 리더십과 정책 결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오 총장은 2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사드 배치 문제와 같이 우리 사회의 정책이나 의사 결정이 점점 양극화되고 원심력이 강해지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면서 “정책 결정은 공동체의 결정이며, 책임자의 예단과 직관뿐 아니라 사회적 파장과 환경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총장이 말하는 정책 결정의 미학은 바로 경청하고 굽힐 수 있는 지도자부터 각 개인 한 사람 한 사람까지 합쳐진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리더십을 가리킨다. 그는 “수직적이고 지시하는 단일한 리더십은 21세기에는 맞지 않다”면서 “보편적 가치를 중시하고 여러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의 책도 결국 직접 참여하고 경험했던 정부와 대학의 정책 결정의 뒷얘기들을 조언 형식으로 묶은 회고록이다. 예를 들면 삼영화학그룹 오너인 관정 이종환 회장이 오 전 총장과 만난 지 30분 만에 아무 조건 없이 사재 600억원 기부를 결정하고 2시간 만에 도서관 신축 예정 부지를 돌아본 사례나 아웅산 수치에게 서울대가 명예박사 학위 수여를 설득하기 위해 직접 미얀마로 찾아가 면담한 얘기도 흥미롭다. 오 전 총장은 책에서 국립대학 최초로 여성 부총장 선임을 결정한 것부터 포퓰리즘이란 오해를 감수하면서 서울대 학생식당 가격 동결을 결정한 것 등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혹은 아쉬운 의사 결정과 관련한 51개의 사례를 통해 정책 결정의 과정과 결과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드러내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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