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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노벨상은 기초과학 육성의 부산물일 뿐이다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노벨상은 기초과학 육성의 부산물일 뿐이다

    지난주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미국의 포크 가수 밥 딜런이 선정된 것을 끝으로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모두 발표되었다. 국내 언론이 특히 주목하는 기초과학 분야의 수상자들은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배출되었고 한국 과학자들은 포함되지 못했다. 정부에서 연간 19조원에 이르는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는데 왜 한국 과학자들 중에는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지 분석하고 비판하는 언론 보도도 어김없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최근 수년간 잇따라 이웃 나라 일본에서 수상자가 나오고 있고, 지난해엔 중국인 과학자도 생리학 및 의학 분야에서 상을 받으면서 이러한 비판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과연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와 한국의 과학계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인가? 있다면 그 원인과 대책은 무엇일까? 노벨 과학상은 호기심에서 시작된 기초과학 분야의 창의적 성과에 주어진다. 일례로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 도쿄공업대학의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는 술을 워낙 좋아해 효모를 연구 대상으로 정하고, 경쟁을 싫어해 남들이 연구하지 않는 세포의 자가포식 작용을 연구한 결과 상을 받게 됐다. 그러나 오스미 교수는 자신의 연구성과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의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연구한 것이 아니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남들이 연구하지 않는 효모의 ‘제 살 깎아먹기’를 연구했다는 것이다. 올해 화학상, 물리학상을 수상한 과학자들도 마찬가지다. 눈에 보이는 구체적 응용을 전제로 연구한 것이 아니고 분자기계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화합물을 합성하거나 위상 수학을 물질의 상전이에 적용한 결과 노벨상을 받게 된 것이다. 이러한 성과가 미래에 인류 사회 발전에 큰 공헌을 하게 될 수도 있으나 지식의 확장이라는 학술적 성과에만 그칠 가능성도 크다. 이에 비해 정부의 연구개발비 투자는 대부분 국민보건 증진, 환경 개선, 국방, 경제 발전 등 구체적 목표를 전제로 이루어진다. 실제 연간 19조원에 이르는 우리 정부의 연구개발비 중에서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연구 분야를 선정할 수 있는 상향식 기초과학 분야의 지원 금액은 6%를 넘지 않는다. 노벨상을 타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초과학 분야의 투자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하지만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는 어떤 상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납세자들의 복지와 사회적 기여를 목표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과학자 개인에게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노벨상을 받기 위해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발견과 지식 확장을 위해 연구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운 좋게 노벨상을 타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기초과학에 투자해야 하는가. 노벨상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고 기초과학을 통해 인류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노벨 과학상이 수여된 미생물의 제한효소 발견은 생명공학 산업의 탄생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톰슨 로이터에 의해 지난해와 올해 연속 노벨 화학상이 유력한 분야로 꼽혔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도 마찬가지다. 구체적 응용을 목표로 하지 않고 호기심에서 세균이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갖게 되는 이유를 밝히려고 시작한 연구가 21세기 의학 및 생명공학의 새로운 혁신을 가능하게 하고 막대한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다른 제한효소, 또 다른 유전자가위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하향식 기획과제와 응용 및 개발에 대한 투자를 일부 축소하고 대신 연구자들이 연구 주제와 대상을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는 상향식 기초과학 과제에 대한 투자 비중을 대폭 늘려야 한다.
  • 요상한 건물들의 ‘첨단 비밀’ 아시나요

    요상한 건물들의 ‘첨단 비밀’ 아시나요

    최소한의 냉난방·순환 시스템… 적정 실내온도·자연환기 유지 “건축은 모든 사람이 배워야 하는 예술이다. 왜냐하면 건축은 사람과 관계돼 있기 때문이다.” (영국 건축 평론가 존 러스킨, 1819~1900) 인류가 지구에 등장한 이후부터 무엇을 먹고, 뭘 입고, 어디서 살 것인지는 끊임없는 고민거리였다. 인간은 자신의 사적 공간에 대해 외부 환경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좀더 아늑하고, 주변 환경은 다양하게 활용하려는 노력을 해 왔다. 이 때문에 건축을 보면 그 시대가 요구하는 생활상과 환경, 기초학문과 첨단기술도 파악할 수 있다. 도시공학이나 건축공학 전문가들은 “건축은 단순하고 오래된 전통 기술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당대 최첨단 기술이 끊임없이 요구되는 복합적인 과학기술”이라고 말한다. 재료의 발달, 주변 환경과의 조화, 그에 대응할 또 다른 건축물이나 도로 등 시공기술과 시설물 구조, 관계가 한데 어우러진 학문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건축과 도시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또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다. 대한건축학회에서 발행하는 ‘건축학회지’ 최신호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친환경 도시 및 건축기술’을 특집으로 다루면서 시대적 요구를 반영했다. 2013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기후변화에 관한 제5차 평가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지구온난화는 도시화와 그에 따른 에너지 사용 증가, 온실가스 배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도시는 지구 전체 표면의 2%만 차지하지만 전 세계인의 50% 이상이 살고 전 세계 에너지의 60~80%를 소비하며 온실가스의 70% 이상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21세기가 끝나는 시점이 되면 전 세계 인구의 75% 정도가 도시나 도시 근교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해 도시화에 따른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도시계획에 있어서 기후변화 완화의 대표적 활동은 녹지공간 확보다. 사실 대규모 산림이 아닌 이상 도심 내 녹지공간 규모로는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 때문에 도심 건물의 디자인과 형태, 위치, 각종 기기효율 개선 같은 기술기반 활동도 더불어 이뤄지고 있다. 최소한의 냉난방으로도 적정한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 에너지 절감 건축물인 ‘패시브 하우스’나 영국 런던 템스강변에 위치한 시청사, 미국 뉴욕 도심에 있는 쿠퍼유니언대 건물 등은 에너지와 환경을 고려한 기술집약형 기후변화 대응 건물이라고 할 수 있다. ‘유리달걀’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런던시청 건물은 한쪽으로 기울어진 형태로 설계했다. 직사광선을 최대한 피하고 자연적으로 그늘이 지도록 해 여름철 실내온도를 낮춘다. 통합 에너지 순환시스템을 갖고 있어서 창문을 통해 자연 환기를 유도해 냉각기 가동도 줄인다. 또 쿠퍼유니언대의 통합 캠퍼스 건물은 옥상 지붕을 녹색 유리로 만들어 보온기능을 높였다. 반투명 유리창과 내부 아트리움(중앙정원)을 이용해 건물의 75% 이상 공간이 자연 채광만으로도 조명이 가능하다. 이런 설계 덕분에 쿠퍼유니언대 건물은 뉴욕의 일반 건물보다 40% 이상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이나 독일, 스웨덴 등 유럽국가들을 중심으로 조성되고 있는 생태도시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 형태다. 이들 도시는 바이오가스와 태양광, 지열, 풍력 등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고 폐수나 폐기물로부터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추출해 이산화탄소 배출 ‘0’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와 환경오염물질을 내뿜는 주요 원인인 교통 역시 경전철이나 수상택시, 자전거를 주로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바이오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만 운행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빗물을 재활용하기 위해 인공수로를 주거단지 곳곳에 설치한 곳들도 많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더 높게, 더 넓게’라는 개발지향적 사고방식으로는 빠르게 악화하는 기후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 도시의 유기체적 성격을 충분히 활용해 지속 가능한 기술을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주의 문화 레시피] 무용·클래식

    [이주의 문화 레시피] 무용·클래식

    ●율리아 피셔 바이올린 리사이틀 21세기 새로운 현의 여제로 불리는 율리아 피셔가 3년 만에 갖는 내한 공연. 섬세한 감성과 섬광 같은 테크닉을 동시에 관조할 수 있는 드보르자크, 슈베르트, 브람스의 소나타 등을 들려준다. 2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5만~13만원. (02)599-5743. ●국립국악관현악단 ‘테마가 있는 실내악’ 1983년 초연된 강준일 작곡가의 ‘열두거리’부터 1999년 발표된 정대석의 ‘미리내’, 한국의 대표적인 타악주자 1세대인 박동욱 명인의 위촉 창작곡까지 다양한 세대의 국악 실내악 창작곡을 선보인다. 19일 오후 8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3만~4만원. (02)2280-4114.
  • [달콤한 사이언스] “한국 공감능력 63개국 중 6위”

    다른 사람의 기쁨은 물론 슬픔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공감’은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능력이다. 심리학자들은 ‘21세기의 문맹은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이라고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 미국 연구진이 국가별 공감능력의 정도를 측정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공감능력이 뛰어난 ‘베스트 10’ 국가에 포함돼 있다. ●에콰도르 최고·리투아니아 최저 미국 미시간주립대, 시카고대, 인디애나대 공동연구진은 전 세계 63개국의 성인 10만 4000명을 대상으로 공감능력과 관련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비교문화 심리학’ 14일자에 발표했다. 공감능력과 관련해 국가 간 수준 차이를 비교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긴 역사·전쟁 인한 결속력 등 영향 연구진에 따르면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가장 뛰어난 나라는 남미 에콰도르가 꼽혔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페루, 덴마크,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6위에 올랐다. 반면 가장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나라는 동유럽 리투아니아로 나타났다.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하위 10개국 중 7개 국가가 동유럽권 국가인 것으로 조사됐다. 윌리엄 쇼픽 미시간주립대 심리학과 교수는 “공감능력이 높은 나라들은 대체로 역사가 길고 경제적으로 풍요롭거나 외세와의 전쟁으로 인해 내부 결속력이 강한 나라들”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김정은 떨게 할 공포의 창과 방패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김정은 떨게 할 공포의 창과 방패

    북한 최대의 국경일 중 하나인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던 지난 10일, 북한 전역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각 지역 당 조직 별로 별도의 경축 행사를 가졌지만, 평양은 문자 그대로 침묵을 유지했다. 예년 같았으면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김정은이 당과 군, 내각의 주요 인사들을 대동하고 금수산 기념궁전을 참배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하거나 불과 이틀 전 노동신문을 통해 발표한 것처럼 장거리 미사일을 ‘당 창건 기념일의 축포’로 발사했겠지만 당 창건 기념일 당일은 물론 닷새가 넘게 지난 오늘까지도 북한은 쥐 죽은 듯 고요하기만 하다. 지난 달 미국의 전략 폭격기 B-1B의 한반도 상공 무력시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위협 수위를 높여가던 북한이 갑자기 침묵한 배경을 놓고 여러 의견이 분분하지만, 지난 일주일 간 북한의 거친 입을 침묵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이었다. 평양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화력 10월 10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우리 해군과 함께 한반도 인근에서 대규모 해상 훈련을 실시하는 미 해군 항공모함 전단은 동북아시아를 관할 구역으로 하는 제7함대 소속이다. 이 함대에는 11만톤에 육박하는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USS Ronald Reagan)호를 중심으로 2척의 타이콘데로가급(Ticonderoga class) 이지스 순양함과 7척의 알레이버크급(Arleigh Burke class) 이지스 구축함, 1척의 지휘함 등 10여 척의 강력한 군함들이 포진해 있다. 핵심 전력인 로널드 레이건호는 미국의 초대형 항공모함 니미츠급(Nimitz class) 10척 가운데 9번째로 건조되어 지난 2003년에 취역한 신형 항공모함이다. 지난해 조지 워싱턴(USS George Washington)호를 대신해 제7함대에 배치되었으며, 동북아시아를 포함한 서태평양 전역을 작전 구역으로 삼고 있다. 이 항공모함은 잘 알려진 대로 슈퍼 캐리어(Super Carrier), 즉 초대형 항공모함이다. 길이가 332미터, 폭이 76m를 넘고 만재배수량은 11만 4천톤에 육박하는데, 비행갑판의 면적만 축구장의 3배가 넘을 정도로 거대한 덩치를 자랑한다. 덩치가 덩치이니만큼 그 수용 능력도 엄청나다. 이 항공모함에는 최대 90대의 각종 항공기는 물론 이 배와 항공기들을 움직이기 위해 최대 6000명에 달하는 승조원들이 탑승하는데, 이들이 수 개월간 바다 위에 떠서 작전하고 생활하기 위한 모든 편의시설과 병원 등 의료시설이 모두 구비되어 있다. 이 항공모함의 작전 능력은 함재기에서 나온다.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에는 일본 아츠키 기지에 주둔 중인 제5항공모함비행단이 배속되어 있다. 이 비행단은 80여 대의 F/A-18E/F 슈퍼호넷 전투기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E-2C 호크아이 2000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A-18G 전자전 공격기와 MH-60R/S 해상작전헬기 등 100여 대 이상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 비행단 소속 항공기들이 로널드 레이건호에 탑재되어 각종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로널드 레이건호와 같은 초대형 항공모함 1척에는 통상 2~3개 비행대대 40~60대 정도의 전투기가 탑재되는데, 이 정도 규모의 전투기 전력의 공격 능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강하다. 미 해군의 주력 전투기인 F/A-18E/F 슈퍼 호넷은 최대 8톤 이상의 각종 무장을 탑재할 수 있는데, GPS로 유도되는 정밀 유도폭탄은 물론 사거리 370km 이상의 JASSM과 같은 공대지 순항 미사일이나 B61과 같은 핵폭탄도 운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항공모함에 탑재되는 E-2C 호크아이 2000 조기경보통제기는 반경 560km 내의 모든 북한 항공기의 움직임을 손바닥 보듯이 감시할 수 있고, EA-18G 전자전 공격기는 강력한 재밍 능력으로 북한의 주요 레이더와 지대공 미사일을 먹통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 특히 EA-18G 전자전 공격기는 F-15나 F-16과 같은 4세대 전투기를 대상으로 144대 0의 교전비를 가지고 있다는 세계 최강의 전투기 F-22A 랩터(Raptor)를 상대로 전자전을 걸어 무력화시킨 뒤 가상으로 격추시켰던 기록도 가지고 있는 가공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타격전단의 공격 능력은 전투기가 전부가 아니다. 항공모함을 호위하는 이지스 순양함과 이지스 구축함, 그리고 수중의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에도 다량의 토마호크(Tomahawk) 미사일이 탑재되기 때문이다. 7~8척으로 구성되는 이지스함에는 각 함정당 20~30여 발의 토마호크가 탑재되어 있고, 항모 전단 하나에 1~2척이 따라 붙는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에도 12발 정도의 토마호크가 탑재된다. 여기에 인근에 오하이오급(Ohio class) 잠수함을 개조한 순항 미사일 원잠(SSGN)이 1척이라도 있다면 154발의 토마호크가 추가된다. 즉, 항공모함 타격 전단 하나가 완전히 편성되면 이 전단 하나에서 동시에 날릴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이 400발이 넘는다는 것이다. 미국이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전단을 이용해 북한을 공습하고자 결심한다면 가장 먼저 EA-18G 전자전 공격기가 나서 북한의 방공망과 지대공 미사일의 레이더와 통신기기를 먹통으로 만든 뒤 호위전단과 잠수함에서 발사된 400발 이상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동시에 평양 상공을 뒤덮을 것이다. 뒤이어 나타난 40~60대 이상의 슈퍼 호넷 전투기가 김정은의 집무실과 관저, 노동당 청사, 북한군 지휘통신시설에 수백 톤의 정밀유도폭탄을 퍼부으며 평양 중심지를 초토화시킬 것이다. 미국은 이처럼 가공할 공격 능력을 갖는 초대형 항공모함을 10척이나 보유하고 있고, 최근에는 이보다 더 성능이 개선된 신형 항공모함 1척을 더 진수시켰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한 지난 2001년 이후 이들 항공모함은 중동이나 지중해에 2~3척이 항상 묶여 있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2016년 10월 초 현재 한반도 인근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과 아라비아해에서 작전 중인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USS Dwight D. Eisenhower), 본토에서 수리 공사 중인 시어도어 루즈벨트(USS Theodore Roosevelt)를 제외한 7척이 본토에서 대기 중이며, 이 가운데 니미츠(USS Nimitz)와 존 C. 스테니스(USS John C. Stennis)는 미국 서부 해안에 머물고 있어 10일 내에 한반도 인근에 긴급 전개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 이는 북한이 10월 10일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했다면 앞서 소개한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타격전단과 같은 능력을 갖는 2개의 항공모함 전단이 추가로 한반도 인근에 출동해 평양을 지도상에서 지워버릴 수도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北 미사일 다 막아낼 신의 방패도 함께 출동 이번에 한반도로 출동한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타격 전단이 정말 무서운 것은 고성능 전투기와 대량의 토마호크 미사일 등을 이용한 가공할 공격 능력과 더불어 북한이 그 어떤 공격을 하더라도 막아낼 수 있는 무적에 가까운 방패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과 함께 제5항공모함 타격전단을 구성하는 수상전투함들은 1척이 순양함이고 6척이 구축함인데 주목할 만한 것은 이번에 레이건 항모와 함께 전단을 구성해 들어온 전투함 대부분이 BMD(Ballistic Missile Defense), 즉 탄도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대형인 챈슬러스빌함(USS Chancellorsvill)은 지난해 제7함대에 합류한 이지스 순양함으로 미 해군 순양함 가운데 최초로 최신형 전투체계인 이지스 베이스라인 9.0(Aegis Baseline 9.0) 업그레이드를 받은 전투함이다. 이 순양함은 동시에 20여 개의 공중 표적과 동시에 교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대 400km의 사정거리를 갖는 SM-6 함대공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다. 또한 SM-3 미사일을 이용해 거리 700km, 고도 500km 범위 내에서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과 같은 탄도 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다. 나머지 6척의 이지스 구축함 역시 비슷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한반도를 찾은 6척의 이지스 구축함 배리(USS Barry), 커티스윌버(USS Curtis Wilbur), 존 S. 맥케인(USS John S. McCAIN), 스테뎀(USS Stethem), 맥캠벨(USS McCampbell), 피츠제럴드(USS Fitzgerald) 가운데 맥캠벨을 제외한 5척이 이지스 BMD 시스템을 탑재해 탄도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150km 범위 내의 20여 개 공중 표적을 동시에 요격할 수 있는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전단이 북한에 대한 군사작전을 목적으로 서해에 진입하면 북한은 서해 상공이나 자국 영공에 그 어떤 항공기나 미사일도 띄울 수 없다. 북한 공군기는 기지에서 이륙하는 족족 100km 이상 먼 거리에서 날아온 미사일에 격추될 것이며,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SM-3 미사일이 마하 10 이상의 속도로 날아가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북한 영공에서 파괴해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번 연합훈련에는 강력한 공격력을 갖춘 항공모함과 무적에 가까운 방어력을 자랑하는 호위전단이 동원되었음은 물론 이와 더불어 세계 최강의 특수부대 네이비 씰(Navy SEAL)도 투입됐다. 이번 훈련 기간 중 네이비 씰은 우리 해군특수전전단(UDT/SEAL)과 함께 모종의 훈련을 함께 실시했는데, 일각에서는 최근 한미 양국 정부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참수작전과 관련된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실전이 아닌 상황에서 6~7척의 구축함을 하나의 항공모함 전단에 편성하고 여기에 특수부대까지 투입해 특정 국가에 파견하는 경우는 지극히 이례적인 것이다. 또한 하나의 전단에 소속된 대부분의 전투함이 탄도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경우 역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미국이 5차 핵실험 이후 북핵 문제를 진지하고 심각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강력한 군사적 카드를 꺼내들었고 기세등등하던 북한은 미국의 무력시위가 시작되자 급속도로 움츠러들었다. 이처럼 이번 사례는 적의 도발을 억제하는데 있어 강력한 군사력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독일의 군사전략가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는 전쟁은 정치의 연속이라 했다. 적을 압도할 수 있는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적이 나를 도발할 경우 언제든지 전쟁을 불사할 수 있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져야만 군사적 도발이라는 적의 정치적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의미다. 평화는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힘과 의지를 가져야만 비로소 유지될 수 있다. 레이건 항공모함 전단이 던져준 그 교훈을 우리 정부 당국자들이 조금 더 진지하게 곱씹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北 “파리 잡는것보다 쉬워”…美전투기 격추 영상 등장

    북한이 지대공 미사일로 미군의 전투기를 가상으로 격추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16일 북한 매체에 등장했다. 북한 대남 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의 UCC(손수 제작물) 코너에는 이날 노농적위군 김철별 대원 이름으로 된 ‘우리의 경고 똑똑히 새겨들으라’라는 제목의 2분 14초 분량의 영상이 실렸다. 영상에는 하늘을 나는 전투기가 하얀색 ‘+’자 모양의 조준경 안에 잡히는 모습이 나온다. 곧이어 지대공 미사일이 전투기를 격추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비슷한 장면은 한 번 더 반복됐다. 파괴된 미군 구형 전투기가 지상에서 불타고 성조기가 불길에 휩싸이는 흑백 기록영상도 이어졌다. 전투기 격추 모습과 함께 화면 하단에는 “네 무리(미군)쯤은 담벽에 붙은 쉬파리 한마리 파리채로 때려잡는 것보다 더 쉬운 것으로 생각해. 자숙하고 자숙하라는 우리의 경고를 똑똑히 새겨들으라”라는 자막도 입혔다. 자막에는 “그렇지 않을 때 태평양 푸른 물이 미제와 그 추종군의 더러운 피로 물들여지리. 영웅적 조선인민군이 창조하는 21세기 전승기적 인류의 찬탄 속에 솟구쳐오르리라”라는 위협성 언급도 포함됐다. 자막은 또 “지난 세기 조선전쟁 때에도 무적을 자랑하던 미제의 공중비적들을 1만2천224대나 저 세상으로 보낸 자랑스러운 전통을 가진 우리 조선인민군”이라며 “지금 너희들이 분주스레 아메리카의 하늘을 썰어대며 제아무리 찧고 까불며 소란을 피워도 우리는 눈썹 하나 까닥 안 해”라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5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핵 도발을 감행하면 죽는다”고 경고한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차관보의 발언에 대해 “미국이 우리에게 덤벼드는 그 순간 백악관부터 없어지게 될 것”이라며 반발하는 내용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지원 “노벨문학상 밥 딜런 받는데…우리는 유신시대로 회귀”

    박지원 “노벨문학상 밥 딜런 받는데…우리는 유신시대로 회귀”

    가수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대해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4일 “세계는 대중가수 밥 딜런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하는 ‘알파고’ 시대인데, 우리는 자꾸 유신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청년예술가는 가난과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문화혁명 시대에서나 가능했던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나온데다, 미르·K스포츠 같은 정체불명의 재단에 대기업이 출연하는 관제문화가 설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한 “박근혜 정부의 문화정책은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야만의 시대’로 만들어가고 있다”며 힐난했다. 그는 “대통령 말 한마디에 수십 년 일해온 문화부 관료가 경질되고, 역사교과서는 단 하나의 결론만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비대위원장은 수사기관이 감청영장을 발부받아 카카오톡 서버에 저장된 대화 내용을 수집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전날 나온 데 대해 “대법원 3부 박병대 대법관에게 존경을 표한다”면서 “너무 의미가 큰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말하는대로’ 조승연 “왜 가야 하는지 안다면...” 꼰대가 건넨 위로

    ‘말하는대로’ 조승연 “왜 가야 하는지 안다면...” 꼰대가 건넨 위로

    ‘말하는대로’ 조승연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지난 12일 방송된 JTBC ‘말하는대로’에서는 작가 조승연이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한 학생은 “금수저라 할 수 있는 유복한 생활도 하셨고, 불행하고 힘든 시간도 보냈다고 하셨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의 입장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조승연은 “나는 21세기에 태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무슨 말을 해도 ‘꼰대 말’이 된다.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걸러 들으시길 바란다”며 이야기에 앞서 조언했다. 그는 “청년들에게 ‘도전하라’, ‘돌파하라’ 이런 말보다는 이것저것 하다 보면, 진짜 내 일을 찾으면 갑자기 가는 게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대한 천문학자들이 별을 연구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별이 예뻐서’라고 답했다고 한다. 내 안에서 무엇이 예쁜지 알면 그 방향으로 갈 때 힘들어도 견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승연은 마지막으로 “니체가 말했다. ‘왜 가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떻게 가든지 견딜 수 있다’고. 그 ‘왜’가 저는 여러분에게 아름다움이라는 감성으로 다가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사진=JTBC ‘말하는대로’ 방송화면 캡처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과학을 대하는 방식부터 바꿔라

    [남순건의 과학의 눈] 과학을 대하는 방식부터 바꿔라

    올해도 어김없이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이 나왔다. 필자가 어렸을 때는 아인슈타인, 퀴리부인에 관한 위인전을 읽고 자라면서 과학의 꿈을 키웠다. 과학자가 장래 희망이었던 아이들이 많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서울 하늘에서 제비가 사라지듯 언제부터인가 과학자가 꿈인 아이들이 사라졌다. 요즘 어린이의 꿈이 공무원, 심지어 건물주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나라의 장래에 대한 걱정부터 앞선다. 21세기 들어 이웃 일본에서는 노벨상 수상자가 부쩍 늘었다. 특히 지난 3년 동안에는 연속으로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노벨상이 나오지 않는지, 또 언제 나올지 등을 묻는 질문들이 쏟아진다. 케이팝, 여자골프, 스마트폰에서는 세계 최고의 성과가 나오는데 과학에서는 일본이 1940년대에 이미 받은 노벨상을 왜 못 받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한다.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서 이미 과학계에서는 반복적으로 하는 이야기이지만 때가 때이니만큼 쓴소리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 우리나라 과학은 기본틀부터 잘못돼 있다. 과학을 기술의 도구로 여기고 단기적 결과만을 중시하는 풍조에서 기초과학은 상대적으로 초라해졌다. 무엇보다 인재 육성이 중요한데 소위 과학영재 교육은 원래 취지와는 다르게 작동하고 있고, 중·고등학교 과학 교육은 위기 상황이다. 사교육에 찌든 과학영재 교육은 창의성을 황폐화시켜놓고 있다. 고등학생들은 당장 입시 성적에 유리한 과목만 듣고 과학에 필요한 내용들은 기피하고 있다. 또 현장의 과학자들은 연구비를 비롯한 연구 생태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집단청원서를 내고 있다. 그러나 실제 과학정책에서는 정치권과 공무원 주위를 맴도는 정치화된 과학자들의 의견만이 크게 들린다. 영국에서는 이미 오래전인 1918년에 ‘연구비는 연구자들이 정하고 정치인이 결정하지 않는다’는 ‘할데인 원칙’을 천명했다. 올해 노벨 과학상 수상자 중 4명이 영국 출신이라는 것을 보더라도 이런 분위기가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란 생각은 억측일까?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주도형 연구비 분배 정책에 따라 창의적인 연구를 가장 왕성하게 해야 하는 사람들이 연구비가 잘 나오고 논문이 잘 나오는 분야로 몰려가기 때문에 추격형 연구만 활성화돼 있다. 창의적 연구의 뒤를 쫓아 남 좋은 일만 하는 연구를 하는 셈이다. 우리 과학 생태계에서는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창의적 연구자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환경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다는 것은 옳지 않다. 과학은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노벨상의 업적이 꼭 오랜 시간 걸리는 것은 아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데이비드 사울레스와 마이클 코스털리츠의 성과는 1970년대 당시 30~40대의 소장학자들이던 그들이 몇 달 동안 수행했던 연구에서 나온 것이다. 정부와 언론의 주목을 받지도 못했다. 그 이후 과학계에서 명성은 있었지만 그들의 연구분야는 정부 차원에서 집중 육성하겠다는 선언이 나온 분야도 아니었다. 우리나라에서 과학을 대하는 방식은 완전히 잘못됐다. 정부에서 좋게 본 분야에 모든 연구비와 연구 인력이 집중될 정도로 갖다 주는 방식이었다. 아직까지 거대 과학을 제외하고는 전 세계에서 이런 방식으로 노벨상을 받은 적은 없다. 결국 연구 생태계가 심하게 교란돼 있고 황폐화된 사막 한가운데 겨우 나무 몇 그루를 심어놓은 모습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그 나무마저 고사할 수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가까운 장래에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노벨상에 대한 기대를 접고 과학에 대한 긴 안목에서 묵묵히 일하고 지원해야 한다. 야구로 따지면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번트와 도루만으로 점수를 잘 내서 순위가 올라간 것 같은 형국이다. 우승을 하려면 조직력과 홈런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자들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간단한 원칙 하나만 세우면 된다.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
  • 경북·충남 ‘한반도 허리경제권’ 손잡았다

    경북·충남 ‘한반도 허리경제권’ 손잡았다

    경북도와 충남도가 상생 협력 사업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10일 경북도청에서 ‘경북·충남 (한반도 허리경제권의 동반자) 상생 협력 협약식’을 가졌다. 양 시·도는 이날 협약에 따라 보령∼울진 고속도로 조기 건설을 비롯해 ▲서산~울진 동서 내륙철도 조기 건설 ▲신라·백제문화권 상생 협력 ▲한반도 허리경제권 스포츠·관광 밸리 조성 ▲한반도 허리경제권 해양물류 기반 확충 ▲도청이전특별법 개정 ▲지방합동청사 건립 등 7개 사업을 공동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경북도 주도로 탄생한 국토발전전략인 한반도 허리경제권은 경북도청 신청사(안동·예천)를 중심으로 환동해권과 환황해권을 하나로 잇고, 수도권과 남부경제권을 연결하는 ‘동서 성장축’이다. 경북과 충청권(충남·대전·세종·충북), 강원, 호남(전북)을 아우르는 7개 시·도 수장들은 지난 6월 대전시청에서 한반도 허리 경제권 시대를 치고 나갈 초광역 협의체로 ‘중부권 정책협의회’를 공동 창립했다. 김 지사는 “국토 허리 축에서 만난 경북과 충남이 협력을 강화해 국토균형발전을 이끌어 나가는 데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신라와 백제의 만남이 21세기 서라벌과 황산벌의 역사적인 만남으로 이어졌다“면서 “서울 중심인 남북축에서 동서축시대, 내륙 중심에서 해양시대, 중앙집권에서 지방분권으로 가야 하고 이를 앞당기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안 지사는 협약 체결 뒤 경북도청 직원 350여명을 상대로 ‘21세기 새로운 대한민국과 정부혁신’을 주제로 특강했다. 안 지사는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라는 저서 사인회도 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열린세상] 김정은과 한반도 전운(?)/김숙 前 유엔대사

    [열린세상] 김정은과 한반도 전운(?)/김숙 前 유엔대사

    북한이 최초 핵실험을 한 지 10년이 지났고 오늘은 노동당 창건일이다. 이런 가운데 동창리, 무수단 및 풍계리에서 각각 미사일과 핵실험 준비 징후가 포착돼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고, 한·미 군사 당국은 증강된 비상대기 태세하에 감시와 정찰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집권 5년차의 김정은 치하에서 말과 행동이 선대보다 더욱 호전적이고 위험해졌지만 노선과 방향에서는 직선적이 되면서 역설적으로 (비관적인 방향으로)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 21세기 들어와 김정일은 죽기 전 12년간 두 차례의 핵실험을 했으나 김정은은 통치 5년간 세 차례의 핵실험을 했고 무수한 미사일 발사 실험과 함께 유엔과 국제사회의 경고와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실전 배치에 혈안이 돼 있다. 김정은의 북한은 한반도 적화통일 달성을 위해 전쟁을 상수로 여기고 전쟁 발발 시 승리론을 맹신하며 전쟁 개시와 종료를 자신이 결정할 수 있다는 망상 속에 초기의 핵무기 사용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반도에서 외교, 안보, 군사적으로 새로운 차원의 접근과 대응을 요구한다. 논란 속에서도 핵무장론과 선제 타격 얘기가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회자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도 현실로서의 전쟁 가능성을 냉철히 직시해야 할 때가 됐다. 남북 간 무력충돌과 전쟁은 진력을 다해 회피토록 노력해야 하겠지만, 북한의 호전성에 비추어 볼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전쟁은 막아야 한다는 호들갑은 나라가 존재하는 목적(생명의 안전)과 기본가치(자유민주주의)를 도외시하는 모순을 야기하게 된다. 1910년 전운이 감도는 유럽에서 영국의 평화주의자 노먼 에인절은 ‘대환상’이라는 저서에서 유럽의 경제적 통합 상태와 국가 간 상호의존도가 커져 전쟁은 쓸모없게 됐고 군사적 대비가 불필요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주장을 해 큰 호응과 주목을 받았다. 이에 반해 다음해 1911년 독일의 프리드리히 본 베른하르디 장군은 ‘독일과 차기 전쟁’이라는 책에서 독일의 국익 수호와 확장을 위해 전쟁은 불가피하며 오히려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 결과는 3년 후 제1차 대전으로 나타났다. 전쟁 방지와 평화 수호는 어느 일방의 의지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역사적 사례다. 그동안 전쟁이라는 말은 도발과 함께 거의 김정은의 전유물로 치부돼 왔고 우리에게는 터부시돼 왔다. 그 결과 우리는 월등한 전쟁 수행 능력과 평화 수호 의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무자비하게 흔들어 대는 전쟁 공포 유발술책에 인질로 잡혀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제는 이러한 패배주의적 소심함을 털어버려야 한다. 안보에서 일방적 선의는 적으로부터 보상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오히려 자주 나약함으로 오해받는다. 상대는 포악하고 위험한 32세의 젊은 모험주의자다. 고대 어느 그리스 시인은 인간을 여우와 고슴도치의 부류로 나누었다. 여우는 유용한 많은 것을 알고 있으나 고슴도치는 하나의 큰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분류에 따라 보면 김정은은 모든 것을 정권의 생존이라는 유일한 본능적 원칙에 의해 움직이는 악성의 고슴도치다. 그러기에 도탄 속 주민의 삶은 방치하고 탄압과 통제를 위한 국가기구를 강화하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몰두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그에게 베풀어야 할 선의는 더이상 없어야 한다. 희망적 기대는 중국으로부터도 당분간 전략적으로 상당 부분 거둬들여야 한다. 상황을 직시하고 자강의 대비태세를 강화해야 한다. 사드 배치는 그 과정에서 제시된 지극히 당연한 조치들의 일부분이다.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갈 수 없다는 표현은 더이상 타당한 명제가 될 수 없다. 대신 북한이 품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은 어떤 양상일 것인가, 전쟁 지속 기간은 어떨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피해를 최소화하고 전쟁을 조속한 승리로 마감할 것인가, 중·북 간의 우호협력 상호원조 조약은 어떤 효력이 있고 작용을 할 것인가, 한·미 동맹은 법적·외교적·군사적으로 튼튼하며 맹점은 없는가와 같은,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 상황에 대해 냉정한 검토에 나설 때다. 우리에겐 근거 없는 낙관도 과도한 비관도 들어설 자리가 없다. 오직 냉철하고 확신에 찬 자강 의식만이 필요할 따름이다.
  • ‘세계에서 가장 깊은 동굴’ 공개…깊이 400m 넘어

    ‘세계에서 가장 깊은 동굴’ 공개…깊이 400m 넘어

    폴란드의 한 탐험가가 ‘세계에서 가장 깊은 동굴’에 직접 들어가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탐험가인 크지슈토프 스타나우스키(48)가 이끄는 탐험팀이 찾은 곳은 체코 동부 흐라니체에 있는 수중 동굴 ‘흐라니체 아비스’다. 이 동굴의 깊이 무려 400m를 훌쩍 넘으며, 세계에서 가장 깊은 동굴로 통한다. 크지슈토프는 지난달 27일 직접 산소통을 짊어지고 수심 200m 지점까지 접근했고, 이 지점부터는 수중탐사 전문로봇을 동원해 무선 조종을 시도했다. 그 결과 이 로봇은 404m 지점까지 접근하는데 성공했다. 이 탐험가는 2015년 직접 산소통을 메고 265m 지점까지 내려가는데 성공한 바 있지만, 이후 심한 수압으로 인해 접근이 어렵게 되자 약 1년간의 준비 끝에 첨단 수중로봇을 ‘대동’하고 재탐사에 돌입했다. 현재 크지슈토프뿐만 아니라 체코의 동굴 전문가들 역시 해당 동굴에 큰 관심을 표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크지슈토프의 예상대로, 이 동굴이 수심 400m를 훌쩍 넘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동굴’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크지슈토프는 “깊은 물에 들어갈 경우 수압이 강해지는데다, 물에 함유된 미네랄 복합성분 등에 피부가 노출될 경우 피부손상이 올 수 있다”면서 “매우 위험한 모험이지만, 동굴에 들어가 있는 동안에는 ‘21세기의 콜롬버스’가 된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 탐험의 목적은 인간이 얼마나 깊은 수중까지 들어갈 수 있는 지를 시험하는 것뿐만 아니라, 수중탐사로봇을 이용해 최대 깊이의 동굴을 탐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AP·연합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진태 “박지원 뇌 주파수 北에 맞춰져”…국민의당 “대통령에 아첨 섬뜩”

    김진태 “박지원 뇌 주파수 北에 맞춰져”…국민의당 “대통령에 아첨 섬뜩”

    친박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5일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과 최경환 의원에 대해 “그분들의 뇌 주파수는 북한당국에 맞춰져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최근 박지원 위원장 등이 박근혜 대통령의 탈북 부채질 발언을 대북 선전포고라고 질타한 것을 염두해 두고 한 발언이다. 김진태 의원은 “선전포고는 적국에 대고 하는 것이지 자국 대통령을 ‘까기’ 위해 쓸 말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훗날 통일이 되면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면서 “월남 대통령 선거에서 차점으로 낙선한 쭝딘쥬,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의 보좌관 귄터 기욤이 모두 간첩으로 밝혀졌다.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며, 박 위원장 등을 언급하며 ‘간첩’을 운운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은 “대한민국 민주정당의 대표를 간첩으로 몰면서까지 대통령에게 아첨을 일삼고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그의 행태는 정말 참담하고 섬뜩하다”고 질타했다. 양순필 국민의당 부대변인은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일국의 국회의원으로서 일말의 품격과 최소한의 금도조차 없는가?”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 정권의 대북 정책 실패로 남북한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상황에서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에게 탈북을 권유한 것은 누가 봐도 적절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김진태 의원은 이적행위 운운하며 박지원 대표를 간첩으로 몰아세우기까지 했다. 이쯤 되면 김진태 의원을 ‘21세기 대한민국판 메카시’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그의 발언을 비난했다. 그는 “우리 대한민국을 가장 위태롭게 하고 적을 이롭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반민주적 행위”라며서 “김진태 의원의 이런 작태야말로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적행위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논평에 김진태 의원실 측은 “본박지원 의원을 간첩이라고 지칭한 적이 없는데,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다“라면서 ”성명서를 잘 읽어보라. 하긴 왜곡과 선동으로 눈이 삐뚤어졌는데 제대로 보일 리가 있겠나?“라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과학분야 노벨상 연거푸 받는 일본을 배워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이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에게 돌아가자 일본은 또다시 환호했다. 3년 연속 과학 분야에서의 수상이다. 오스미 교수는 세포가 손상됐을 때 불필요한 단백질을 분해해 재활용하는 ‘오토파지’(자가포식) 현상을 밝힌 공로를 인정받았다. 50년 가까이 한 우물을 판 결과다. 특히 1992년 효모를 이용해 자가포식을 촉진하는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규명함에 따라 자가포식이 모든 동식물 세포의 기본적인 기능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 성과는 현재 노화나 퇴행성 질환 등과 관련된 치료 및 연구에 폭넓게 쓰이고 있다. 오스미 교수의 수상은 확실히 일본 과학계의 개가다. 지금껏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 25명 가운데 22명이 과학 분야에서 나왔다.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묵묵히 연구의 외길을 걸어온 이들이다. 심지어 2002년 화학상을 받은 다나카 오이치는 대학 졸업이 최종 학력이다. 한 우물 파는 데 학력은 수단일 뿐이라는 얘기다. 오스미 교수의 “과학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와 닿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21세기에 들어서만 과학자 17명이 노벨상 14개를 받아 선두 그룹에 당당하게 섰다. 일본 기초과학의 저력과 같다. 노벨상 수상자 발표 때만 되면 되풀이되지만 올해 역시 우리의 기초과학 현주소를 짚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국내 과학자 1300여명이 ‘기초연구 지원 확대를 위한 청원서’를 국회에 냈다. 청원서에 따르면 정부 연구비 19조원 중 정부의 간섭 없이 연구자 주도로 연구할 수 있는 기초과학 과제가 고작 6%에 불과한 데다 기초연구 지원 사업 중 80%가 5000만원 이하다. 과학자들이 오죽하면 기초연구와 실용화를 위한 연구의 균형을 요구했는가 싶다. 기초과학 육성의 민낯을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다. 기초과학은 정권이 아닌 국가의 미래를 위해 멀리 보고 투자해야 할 대상이다. 과학자들을 믿고 지켜보는 환경과 분위기도 조성해야 한다. 기초과학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다. 게다가 정부의 일방적인 연구 지시나 간섭, 과학계의 상명하복식 경직된 문화도 불식시켜야 함은 당연하다.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가 최근 ‘토론을 꺼리고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한국적 문화가 창의적인 연구를 저해한다’는 비판을 아프지만 새겨들을 만하다. 지금은 남의 나라의 노벨상 수상을 부러워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돌아보고 과감하게 바꿔 나가야 할 시점이다. 그러지 않으면 노벨상은커녕 기초과학의 발전도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 17회 세계한인회장대회 개막…720만 동포들 위상 강화 논의

    전 세계 한인회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유대를 강화하는 ‘2016 세계한인회장대회’가 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개막했다. 올해 17회를 맞은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에서 방한한 한인회장 400여명과 국내 각계 인사 100여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창조 한국의 미래, 720만 재외동포와 함께’라는 주제로 오는 7일까지 열리는 각종 현안 토론, 정책포럼, 문화 공연 행사 등에 참석한다. 행사 첫날인 이날은 세계한인회장대회 운영위원회에 이어 박관용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 이사장이 ‘한반도 역사와 한민족의 긍지’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행사를 주최하는 재외동포재단의 주철기 이사장은 “720만명에 달하는 재외동포는 한민족의 역량을 넓힐 소중한 자산”이라면서 “이번 대회는 각국 동포 사회를 이끄는 한인회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국과 유대를 강화하고 한인의 위상 강화를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지구 온난화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넜나

    지구 온난화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넜나

    “이제 우리 세계는 되돌릴 수 없을지도 모를 지구 온난화의 한계점을 넘어선 것 같다.”(The world has crossed a major greenhouse-gas milestone, and it may never turn back) 지난 1일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는 하와이 마누아로아 관측소 모니터링 자료를 바탕으로 9월 평균 이산화탄소 수치가 400을 넘어섰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마누라로아 관측소는 미국 해양대기관리청(NOAA) 산하 지구시스템연구소 소속으로 1958년부터 전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최초로 400을 넘은 것은 2013년 5월 9일이었다. 당시 과학자들은 “이 수치는 지구 기후에 대한 분명한 경고신호”라고 강조했다. 그 이후 이산화탄소 농도 400은 ‘지구 온난화의 심리적 마지노선’처럼 여겨졌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 1월에 잠깐 400 이하로 떨어졌을 뿐 9월까지 내내 400을 웃돌았다. 심지어 올 5월에는 남극에서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을 넘기도 했다. 스크립스 연구소의 랄프 킬링 박사는 “앞으로 몇 주에 한 번 정도는 400 이하로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올해 말까지 400 미만으로 수치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산화탄소는 오랜 시간 동안 대기 중에 남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번 세기 내에 400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수석 기후학자인 개빈 슈미트 박사 역시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내일부터 ‘0’이 돼도 현재 이산화탄소 수치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10년 후에나 약간 떨어질지도 모르겠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산화탄소의 농도 증가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과 밀접하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선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지구 평균 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도 이하로 억제하기로 합의했다. 과학자들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80~530 정도가 되면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도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속도는 연간 2~2.5 정도로, 이 속도가 유지될 경우 40년 뒤인 2050년 말이 되면 지구 온도 상승 마지노선에 도달하게 된다는 말이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기후변화연구소 연구진들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 동물종의 34%, 식물종의 57%가 서식지를 잃어 생존에 위협을 겪게 된다. 각종 기후 예측 시뮬레이션을 보면 현 속도로 탄소배출량이 늘어날 경우 21세기가 끝나기 이전에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나오는 장면처럼 지구는 흙먼지로 가득한 행성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환경운동가 마크 라이너스가 쓴 ‘6도의 멸종’을 보면 기온이 1도 오를 때 고산 우림지대의 절반이 줄고 희귀동물의 서식지가 사라진다. 바닷물 온도도 올라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산호초 지대인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도 백화현상 때문에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지게 된다. 2도가 상승하면 바닷속 이산화탄소 농도도 높아지면서 산성화해 갑각류를 비롯한 석회질 성분을 가진 해양생물이 멸종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구 온도가 2도 올라가면 북극 기온은 3~6도가량 치솟기 때문에 캐나다와 알래스카, 시베리아 북부 지역의 얼음 대부분이 사라지게 된다. 또 역대 가장 더웠던 때로 기록된 올여름과 같은 폭염이 연례행사처럼 이어지기 때문에 인간의 생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슈미트 박사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배출되면서 금세 450을 거쳐 50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류는 파멸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SNS 새 소통수단 이모지, 세계 공용어·신성장 동력으로

    [글로벌 인사이트] SNS 새 소통수단 이모지, 세계 공용어·신성장 동력으로

    영국의 옥스퍼드 사전이 매년 12월에 선정하는 올해의 단어는 시대 변화를 빠르게 반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3년에는 ‘셀프카메라’를 뜻하는 신조어 ‘셀피’(selfie)가, 2014년에는 전자담배를 피우다는 의미의 ‘vape’를 뽑는 등 대중의 관심을 정확히 파악했다. 그런 옥스퍼드 사전이 지난해 12월에 선정한 ‘2015년 올해의 단어’는 바로 ‘기쁨의 눈물이 가득 찬 얼굴’(Face with Tears of Joy) 모양의 이모지(emoji)였다. 일본어로 그림을 뜻하는 에(繪)와 문자를 의미하는 모지(文字)를 조합한 이 단어를 우리말로 풀이하면 그림문자 혹은 상형문자쯤 될 것 같다. 이모지가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것은 ‘2030’ 세대들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서 문자 대신 이모지로 소통하는 현 시대를 읽었기 때문이다. 캐스퍼 그래스워홀 옥스퍼드 사전 회장은 “강렬한 시각 효과와 빠른 속도를 요구하는 21세기 사회에서 기존 문자가 고군분투하는 사이 이모지 같은 그림문자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만 해도 페이저(삐삐)를 통해 8282(빨리빨리), 1004(천사) 등 같은 암호화된 숫자를 주고받는 수준에 머물던 그림문자들이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1999년 일본 NTT 도코모의 디자이너 시게타카 구리타가 세계 최초로 이모지를 만들어냈을 때만 해도 종류가 176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수만 개의 이모지가 사용되고 있다. 2~3년 전부터는 카카오와 라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캐릭터형 이모지도 큰 인기를 모으면서 이젠 문자보다 이모지가 자신의 감정을 더 정확하게 전달하는 수단이 됐다. 외국어를 몰라도 이모지를 보면 직감적으로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어, 이모지가 세계의 공용어로 얼마나 진화할지 주목된다. ●다문화 가족 등 시대 반영 표현 추가 우리나라에서는 키보드에 존재하는 문자와 기호 등을 조합한 (^_^) (〉_〈) (-_-) (@_@) 등 이모티콘과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새로 만든 그림문자인 이모지를 구별하지 않지만, 외국에서는 보통 이 둘을 나눠서 표현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모티콘은 1982년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교수인 스콧 팔먼이 학내 온라인 게시판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보려는 취지로 처음 사용했다. 최근에는 이모티콘 사용이 줄어드는 대신 이모지가 이를 대체해 가는 추세다. 이모지 검색 사이트 ‘이모지피디아’는 이모지를 “얼굴 같은 그림들을 휴대전화에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캐릭터들”이라고 정의한다. 현재 PC와 스마트폰, 태블릿 등을 통해 전 세계에서 매일 60억 건 이상의 이모지가 전송되고 있다. ‘온라인 그림문자’가 된 이모지는 글로벌 공용어 역할을 하는 만큼 세계 표준이 있다. 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2009년 722개의 공통 이모지를 공개한 뒤로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다. 원산지가 일본이다 보니 일본 전통인형과 도시락, 화투 등의 일본풍 이미지가 상당수다. 최근에는 동성 부부와 다문화 가족 등 달라지는 시대를 반영하는 표현들이 속속 추가되고 있다. 최근 애플은 홈페이지를 통해 검은색 권총 모양의 이모티콘을 연두색 물총으로 대체하고 성별 고정관념을 깨는 여러 가지 이모티콘을 자체적으로 추가했다. 성소수자 지지의 뜻을 가진 무지개 깃발도 더했다. 특히 총 모양 이모지에 대해 애플이 특별한 언급은 하고 있지 않지만 최근 잇따른 미국 내 총기사고와 관련해 총기 규제 지지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美선 대선후보 표현 새 연구 분야 떠올라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쓰는 언어가 된 이모지는 정치 영역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정치인의 본질이 이미지에 있다 보니 이모지와 가장 잘 맞는 분야이기도 하다. 핀란드에서는 지난해 8월 정부 차원에서 이모지를 제작해 공표했다. 다음달 치러지는 미국 대권 레이스에서도 민주·공화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의 이모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의 이모지는 힐모지(힐러리+이모지)로도 불린다. 미국 정치학계에서는 이모지를 선거에 활용하는 ‘이모지 폴리틱스’를 새로운 연구 분야로 보고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종합시사잡지 ‘애틀랜틱’은 ‘이모지로 보는 대통령 선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권자들이 트위터에서 대선 주자들을 언급할 때 어떤 이모지를 사용하는지를 분석했다. 이 결과 트럼프의 경우 이모지 1위는 경찰 경광등(25.8%)이 차지했다. 클린턴 등 다른 후보들이 대부분 성조기가 1위가 된 것과 대조적이다. 트럼프가 “모든 이슬람 입국 금지” 같은 발언을 쏟아낸 것에 대해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특정 후보에 대해 한 개의 이모지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자신의 이름 초성을 딴 ‘ㅂㄱㅎ’과 웃음 이모티콘을 결합해 만든 이모지를 사용하기도 했다. ●카카오·삼성물산·라인, 상품 사업 확대 단순한 감정표현 정도의 도구로 여겼던 이모지는 이제 캐릭터 산업과 결합하는 모습이다. 이른바 ‘이모지 비즈니스’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 간 모바일 메신저 캐릭터 경쟁이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프렌즈는 7월에 서울 강남역에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한 달 만에 누적 방문객이 45만명을 돌파하는 등 순항 중이다. 카카오프렌즈는 캐릭터를 활용한 인형, 리빙, 패션, 아웃도어, 음식, 화장품 등 1500여종의 여러 가지 제품을 갖췄다. 삼성물산의 패션 브랜드인 에잇세컨즈에서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티셔츠와 가방 등을 내놨다. 메신저 ‘라인’의 ‘라인프렌즈’도 국내외에서 오프라인 이용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카카오보다 상대적으로 국내 사용자층이 적은 네이버는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해 동남 아시아 지역 사업 등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라인 메신저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어 시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카카오와 라인을 중심으로 한 국내 캐릭터 시장 규모만 해도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도 이모지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와이어드는 샴푸 회사 도브는 지금까지 공개된 이모지들이 모두 생머리를 갖고 있다면서 곱슬머리를 가진 이모지를 내놨다고 전했다. 사용자들이 이모지를 사용할 때마다 브랜드와 제품 이미지를 상기할 수 있어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팝스타 비욘세도 비공식 뮤직비디오 ‘드렁크 인 러브’를 이모지로만 제작해 화제를 모았다. 저스틴 비버도 앱스토어에 자신의 이모지앱을 등록했다. 국내 배우인 이광수도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의 메신저 위챗에 한국 연예인 최초로 이모지가 제작돼 관심을 모았다. ●“차세대 트렌드” vs “따라 하기 효과” 이모지 제작업체 모지의 올리버 카밀로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이들이 자기만의 이모지를 갖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모바일 분야에서 차세대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에선 지금의 이모지 전성시대가 ‘남들이 하니 나도 일단 하고 보자’는 밴드웨건 효과일 뿐이라는 지적도 한다. 특정한 이모지를 사용하기 위해 시간을 들여 찾아 다운로드하고, 스마트폰 키보드 세팅을 바꾸는 과정이 장기적으로 사용자에게 귀찮은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광고 대행사 오길비 앤드 마더의 테디린 최고 광고 책임자는 “마케터들에게 중요한 건 사용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내놓는 것이지 (반짝 인기를 끄는 이모지를 내세워 제품을 내놓는 것이 아니다)”라고 최근의 이모지 열풍을 지적하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신비 그 자체”…깊이 400m 이상 ‘세계에서 가장 깊은 동굴’ 내부 공개

    “신비 그 자체”…깊이 400m 이상 ‘세계에서 가장 깊은 동굴’ 내부 공개

    폴란드의 한 탐험가가 ‘세계에서 가장 깊은 동굴’에 직접 들어가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탐험가인 크지슈토프 스타나우스키(48)가 이끄는 탐험팀이 찾은 곳은 체코 동부 흐라니체에 있는 수중 동굴 ‘흐라니체 아비스’다. 이 동굴의 깊이 무려 400m를 훌쩍 넘으며, 세계에서 가장 깊은 동굴로 통한다. 크지슈토프는 지난달 27일 직접 산소통을 짊어지고 수심 200m 지점까지 접근했고, 이 지점부터는 수중탐사 전문로봇을 동원해 무선 조종을 시도했다. 그 결과 이 로봇은 404m 지점까지 접근하는데 성공했다. 이 탐험가는 2015년 직접 산소통을 메고 265m 지점까지 내려가는데 성공한 바 있지만, 이후 심한 수압으로 인해 접근이 어렵게 되자 약 1년간의 준비 끝에 첨단 수중로봇을 ‘대동’하고 재탐사에 돌입했다. 현재 크지슈토프뿐만 아니라 체코의 동굴 전문가들 역시 해당 동굴에 큰 관심을 표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크지슈토프의 예상대로, 이 동굴이 수심 400m를 훌쩍 넘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동굴’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크지슈토프는 “깊은 물에 들어갈 경우 수압이 강해지는데다, 물에 함유된 미네랄 복합성분 등에 피부가 노출될 경우 피부손상이 올 수 있다”면서 “매우 위험한 모험이지만, 동굴에 들어가 있는 동안에는 ‘21세기의 콜롬버스’가 된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 탐험의 목적은 인간이 얼마나 깊은 수중까지 들어갈 수 있는 지를 시험하는 것뿐만 아니라, 수중탐사로봇을 이용해 최대 깊이의 동굴을 탐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AP·연합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사회주의 재발명(악셀 호네트 지음, 문성훈 옮김, 사월의책 펴냄) ‘3세대 프랑크푸르트학파’인 저자가 사회주의의 실험이 실패한 이유를 분석한다. 경제적 평등이나 대안적 생산양식은 ‘사회적 자유’라는 근본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나 과거 사회주의 기획은 이런 근본이념 대신 자본주의라는 상대를 설정해 경제영역을 투쟁의 중심에 두고 자신들이 필연적으로 승리한다는 역사관에 따라 행동했다. 저자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라는 주체, 중앙집권적 계획경제 등 ‘산업주의 정신’을 제거하고 21세기의 사회주의를 재구성한다. 새로운 사회주의에서는 민주적 의사 형성, 상호애착을 통한 남녀 간 배려 같은 가치들도 사회적 자유라는 근본이념에 포함된다. 192쪽. 1만 8000원. 2차 세계대전사(전 3권)(제러드 L 와인버그 지음, 홍희범 옮김, 길찾기 펴냄) 미국 채플힐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사학과 교수인 저자가 세계 각국에서 공개된 사료를 모아 1939년 9월 독일의 폴란드 침공부터 1945년 8월 일본의 항복선언까지 2차 세계대전의 전말을 정리했다. 주요 국면에서 참전국의 선택과 결정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1차 세계대전 이후 과도한 전쟁 배상금으로 나치가 독일인의 지지를 얻었다는 통설을 반박한다. 유럽 최강의 육군 전력을 보유한 프랑스가 전쟁에 왜 소극적이었는지, 독일과 일본의 동맹관계는 왜 패전으로 귀결됐는지도 다룬다. 저자는 “전면 핵전쟁만이 2차 대전보다 더 거대한 전쟁이 되겠지만 그 경우에는 기록할 역사가조차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각권 384~456쪽. 1만 7000원. 10월항쟁(김상숙 지음, 돌베개 펴냄) 1946년 10월 1일 정오 대구역 광장에서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노동자 두 사람이 총에 맞아 쓰러졌고 이튿날 시신을 싣고 학생과 시민들이 대구 도심에서 “배고파 못 살겠다”, “해방된 새 나라를 건설하자”고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또다시 시민들에게 총을 겨눴다. 이른바 10·1폭동으로 알려진 10월 항쟁의 서막이었다. 저자는 제주 4·3항쟁 희생자의 명예회복이 이뤄진 데 비해 10월 항쟁은 학계에서도 조명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10월 항쟁이 좌익 엘리트가 선도한 소요나 반란이 아니라 기층 민중이 전면에 나선 시민 항쟁이었다는 점을 미군 문서와 참여자 등의 증언 구술을 통해 새롭게 입증하고 있다. 336쪽. 1만 7000원. 빵을 위한 경제학(원용찬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이 책은 빵이 얼마만큼 효용과 만족을 줄 수 있는지만 살피는 현대의 주류 경제학을 비판한다. 1998년 아시아 처음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마르티아 센은 “빵과 식량이 아무리 많아도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대량의 아사자가 발생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저자는 ‘빵’으로 상징되는 생명을 화두로 자본주의의 새로운 모습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역사와 문학, 사상과 철학, 과학까지 아우르며 인류가 거쳐온 경제사상의 다양한 측면을 살핀다. 이 모색을 통해 과거의 경제사상을 살피고 오늘날 취해야 할 핵심 가치를 발견하는 것을 넘어 소셜 픽션을 통해 미래 경제사상의 모습을 그리는 데까지 나아간다. 304쪽. 1만 4000원. 요즘 엄마들(이고은 글, 백두리 그림, 알마 펴냄) 일간지 기자 출신인 작가가 육아의 일상을 위트 있는 문장으로 기록한 생생한 분투기. 엄마가 되면 누구나 겪을 법한 작고 사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삶의 ‘웃픈’ 아이러니를 드러내고 때로는 상실감이나 분노를 표현하며 공감을 자아낸다. 작가는 요즘의 육아 풍속에 대해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같지만 읽다 보면 어느새 한국 사회를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는 느낌이다. “엄마들을 그렇게 궁지에 몰아넣고 ‘버틸래? 낙오될래’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무자비함에 대해 말이다. 왜 우리 사회는 두 가지 방법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것일까.” 작가는 책 곳곳에서 삶과 일, 육아가 좀더 평화롭길 바란다. 332쪽. 1만 3800원.
  • 물질의 힘으로 시대가 짜맞춘 인류의 가치관

    물질의 힘으로 시대가 짜맞춘 인류의 가치관

    가치관의 탄생/이언 모리스 지음/이재경 옮김/반니/480쪽/2만 2000원 많은 문화 인류학자들은 문명의 발달을 인간 가치관의 향상과 밀접하게 연결짓는다. 정치·경제·사회의 발달은 더 높은 수준의 가치관으로 이어진다는 문명의 진화론이다. 실제로 개인과 사회가 공유하는 기본적인 생각은 보편적인 것이고 때로는 절대 불멸의 가치로까지 여겨진다. 미국 스탠퍼드대 역사학과 교수가 쓴 이 책은 그런 문명론적 가치관을 보기 좋게 뒤집는다. 각 시대는 결국 그 시대가 필요로 하는 가치관을 정할 뿐이라는 것이다. 물질의 힘이 인류의 문화와 가치관, 신념까지 한정하고 결정짓는다는 역설이 흥미롭다. 책은 진화론과 유물론을 결합해 10만년 전쯤 공평, 공정, 사랑과 증오, 신성한 것에 대한 합의 같은 형태로 처음 출현했다는 가치관을 속속들이 들춰내고 있다. 인류 문화를 수렵채집과 농경, 화석연료 시대의 3단계로 구분해 각 시대에 득세한 사회적 가치를 결정한 핵심 요인을 ‘에너지 획득 방식’으로 규정한다. 그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문화며 종교, 도덕철학이 인간 가치관에 미친 영향력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난다. 저자가 가치관의 형성 과정에서 특별히 주목한 측면은 위계와 폭력이다. 우선 원시시대인 수렵채집기를 보자. 흔히 수렵채집 사회는 모든 물자를 공동 소유하는 ‘원시 공산 체제’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오히려 수렵채집기의 사람들은 소유와 소유물 문제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사람이 만든 물건 하나하나에는 개인 소유자가 있고, 그 사람이 해당 물건의 사용과 용도를 결정했다는 주장이다. 정착해 농사를 짓고 살기 시작한 농경기의 가부장적 가치관도 색다르게 해석된다. 농업혁명 이후 여성에 대한 남성 주도권이 강화된 건 남성 농부가 남성 사냥꾼보다 횡포해서가 아니라 가부장제가 노동 조직화에 가장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눈에 띈다. 한정된 자원을 놓고 끝없이 경쟁하는 세계가 성공 요소로 드러나자 남녀 공히 가부장적 가치를 공정한 가치로 수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딱 잘라 말한다. “그렇지 않다면 다른 종류의 체제로 가동되고 다른 종류의 가치관이 득세했던 사회의 사례가 역사학과 인류학 기록에 하나도 없을 이유가 없다.” 화석연료 시대의 특징을 수직적 위계와 수평적 위계 사이의 줄타기로 보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지난 200년 동안 이런 화석연료 가치관은 부의 불평등을 줄이는, 하지만 너무 줄이지는 않는 정부를 옹호하는 쪽으로 진화했다”는 대목이 도드라진다. 특히 자본주의를 놓곤 이렇게 설명한다. “현실적인 사람들이 에너지가 날로 늘어나는 세상에서 자본주의가 일을 도모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알았다. 거기에 동의하지 않은 다른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일했다.” 갈등과 타협이 반복되는 가운데 문화적 진화의 경쟁논리가 작동해 덜 효과적인 방법들을 멸종시켜 나갔다는 저자는 21세기에도 이 과정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문화적 진화가 결국은 최선의(또는 가장 덜 나쁜) 결과를 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한다. 저명한 학자와 작가의 반박을 논평 형태로 실어 형평성을 살린 점도 책의 색다른 특징이다. 영국 엑서터대 리처드 시퍼드 교수는 저자의 주장에서 가치관과 문화 유형의 다양성이 축소됐다고 꼬집는다. 역사의 진전에 대한 견해가 지배층 이념에 가깝고 자본주의 경제질서의 중심 이념을 지나치게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전 예일대 석좌교수 조너선 스펜스는 저자의 데이터가 생생한 현실감을 전달하는 데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하버드대 철학과 교수인 크리스틴 코스가드는 사회에 실제로 퍼져 있는 가치와 사람들이 마땅히 보유해야 하는 참된 가치에는 차이가 있다며 저자의 도덕가치 측정 방식을 문제 삼는다. 그런 논박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우리가 화석연료 경제의 발전 한계수준을 돌파하게 될지, 또 돌파한다면 어떻게 할지’ 예견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지난 2000년 동안 최소 다섯 개 사회가 농경 경제의 상한선을 강하게 압박했고 네 개 사회가 돌파에 실패했다. 실험은 계속 이어졌고 마침내 18세기 후반 북유럽이 화석연료 경제를 촉발시켰다. 그러나 오늘날 지구촌 시대의 우리에게는 오직 한 번의 전 지구적 실험만이 허용된다. 실패는 곧 모두의 재앙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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