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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순건의 과학의 눈] 과학은 도대체 뭐가 그리 특별한가?

    [남순건의 과학의 눈] 과학은 도대체 뭐가 그리 특별한가?

    1927년 호기심에 가득 찬 25세의 청년은 당시 이미 유명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많은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또 이 청년은 당시 막 떠오르기 시작한 양자역학에도 관심이 컸다. 미시의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향한 호기심이었다. 그는 어느 날 매우 단순한 질문을 한다. “두 이론을 함께 적용하면 어떤 일이 있을까?” 그는 몇 달 동안 이 문제를 고민하다가 매우 간단한 방정식을 발견한다. 1928년 초 청년 디랙은 이와 관련한 논문을 발표한다. 디랙 방정식은 전자의 상대론적, 양자론적 성질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이 방정식에서 새로운 또 한 가지 사실이 도출됐다. 전자와는 전하가 반대이고 이제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새로운 반물질의 존재였다. 이듬해 양전자라 불리는 이 입자는 실제로 발견됐고, 1933년 31세 청년은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이 낭만적 과학사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과학에서 창의적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주위에서 예측할 수 없고 연구 성과의 경제적 효용 가치에 대해 연구자 스스로도 알 수 없다. 탄생 90여년이 지난 지금 양자역학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0%에 해당하는 산업을 만들어 냈다. 또 양전자는 암, 심장질환, 뇌질환 진단에 많이 쓰이는 양전자 단층촬영 장치에 응용되고 있다. 창의성 있는 젊은이가 마음껏 자신의 호기심을 추구했을 때 간혹 이런 엄청난 파급효과가 따라올 수 있다.그럼 이런 연구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사회와 정부는 어떻게 과학을 지원해야 할 것인가? 해답은 비교적 간단한 데 있다. 191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막스 플랑크는 ‘빛의 존재’라는 책에서 “지식이 응용을 선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철학은 독일의 최고 연구기관인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설립 취지에 분명히 각인돼 있고 덕분에 2차 세계대전 후 거의 20건의 노벨상을 배출할 수 있었다.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세계 최고 석학들이 거쳐 간 미국의 최고 연구기관인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초대 소장을 지낸 에이브러햄 플렉스너는 1939년 ‘쓸데없는 지식의 유용성’이란 글에서 방향을 잃은 듯해 보이지만 거기서 나오는 탐구들이 가장 중요한 연구 결과들을 가져다주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효용성을 따져 연구비를 배분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다. 인간의 영혼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논조는 21세기에도 유효하다. 윌리엄 프레스는 2013년 ‘사이언스’에 기고한 ‘과학이 뭐가 그리 특별한가?’라는 글에서 호기심에 기반을 둔 기초과학 연구가 대중의 이익을 위해서도 가장 효과적인 투자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창의적 인재들의 호기심에 기반한 기초과학은 국가와 사회에서 지원이 필수적이다.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의 경우 백화점 사업으로 크게 돈을 번 기업가 뱀버거가 사재로 만든 연구소다. 그의 이름은 인류에 기여한 공로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이런 기업인을 찾기 어렵다. 자신과 가족의 이윤을 위해 불법도 불사하는 기업인이 더 많다. 보다 공적이어야 하는 정부는 아직도 과학을 기술과 묶어 동류로 여기면서 헌법 127조 1항에 ‘국가는 과학기술의 혁신과 정보 및 인력의 개발을 통하여 국민경제의 발전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하는 말처럼 경제 발전의 도구쯤으로 여기고 있다. 과학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을 완전히 바꾸고 영혼이 자유로운 창의적 인재들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국가적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 ‘왜 그럴까’ 하는 질문의 불씨가 계속 타오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과학이 무엇인지 무엇을 추구하는지를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새로운 연구 주제로 연구비 지원을 신청하면 사전 연구가 없고 국제 동향과 동떨어져 있다고 거부하는 낮은 수준의 연구 지원 방식은 사라져야 한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불붙은 우주강국 쟁탈전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불붙은 우주강국 쟁탈전

    印, 로켓 하나로 위성 104개 발사 中, 유인 우주선·우주정거장 개발지난달 15일 오전 9시 28분 인도 동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하리코타에 있는 사티시 다완 우주센터에서 인도가 자체 개발한 PSLV-C37 로켓(오른쪽)이 하늘로 힘차게 솟아올랐다. 인도 위성 3개를 비롯해 미국·이스라엘·네덜란드 등 6개국 101개 위성 등 모두 104개의 인공위성을 탑재한 PSLV-C37 로켓이 발사 17분 뒤 위성들을 궤도에 올려놓기 시작했으며, 11분에 걸쳐 모든 위성을 궤도 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탁월한 성취”라며 반겼고, 인도인들은 트위터에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만세’라는 글을 쏟아냈다. “중국이냐, 인도냐.” 20세기 냉전 시대에 미국과 소련이 누가 달에 먼저 도착하느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데 이어 21세기 들어 중국과 인도가 우주강국 자리를 놓고 불꽃 튀는 각축전을 전개하고 있다. 104개 위성을 한꺼번에 실은 로켓을 쏘아올리는 데 성공하면서 인도인들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지만 중국은 해당 기술 수준을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인도는 100개 이상의 인공위성을 한 번에 발사하는 데 성공해 2014년 6월 러시아의 세계 최다 기록(위성 37개 탑재)을 단숨에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226개(외국 위성 180개 포함)의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은 ISRO가 주목받고 있다. 인도 남서부 카르나타카주 벵갈루루에 자리잡은 ISRO는 우주과학기술 개발로 국가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ISRO는 인도 최초의 위성 ‘아리아바타’를 제작했고, 위성 ‘로히니’를 자체 제작한 발사체 ‘SLV-3’으로 처음 궤도에 올려놓았다. 2008년 10월에는 무인 달 탐사 위성 ‘찬드라얀 1호’ 발사에 성공했다. 2014년에는 탐사선 ‘망갈리안’을 화성 궤도로 진입시켰다. 이로써 화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세계 네 번째, 아시아 최초의 우주기관으로 인정받았다. 중국은 1970년 첫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해 5번째 위성 발사국이 된 뒤 1990년대 들어 고속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투자를 크게 확대하며 미국·러시아 등 기존 우주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우주굴기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실제로 지난해 10월 7번째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11호(왼쪽)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데 이어 여기 탑승한 자국 우주인 2명이 역시 자국이 만든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2호에서 한 달 동안 생활하고 귀환하는 등 유인우주선 개발과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 계획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인류 최초로 달 뒷면 탐사를 위한 탐사선 창어(嫦娥) 4호 발사를 준비하고 있고, 2020년에는 화성 탐사선을 화성궤도에 진입시킬 뿐 아니라 화성 표면에 착륙시키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는 1960년대부터 우주개발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2000년대 들어 ‘찬드라얀 1호’를 성공적으로 착륙시키고 ‘망갈리안’을 안착시키는 데 성공하는 등 몇몇 부문에서 빠른 기술 진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에 100개가 넘는 위성을 한꺼번에 쏘아올려 비용이 크게 절감되는 덕분에 우주산업도 ‘돈이 되는 기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가 상업적 우주 개발 시장에서 중국을 제치고 선도적인 지위를 점하게 됐다며 자축하고 있는 이유다. 인도는 지금까지 자체 개발 로켓으로 21개국 인공위성 79개를 발사해 1억 5700만 달러(약 1761억원)를 벌어들이는 성과를 거뒀다. 망갈리안도 발사 비용이 45억 루피(약 770억원)밖에 되지 않아 모디 총리가 미국 할리우드 우주과학 영화 그래비티 제작비 1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자랑할 정도로 뛰어난 효율성을 보였다. 2016년 현재 글로벌 우주산업 규모는 2015년 323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상업용 우주산업은 76%가량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은 인도의 우주개발 성취가 “고평가됐다”고 깎아내리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중국 베이징의 항공 컨설팅 회사 위쉰테크놀로지의 란톈이 최고경영자(CEO)는 “104개 위성을 1개의 로켓에 실은 것도 모두 외국 기업 기술에 불과하며, 인도는 로켓과 발사 기회를 제공한 것밖에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중국의 경쟁 상대는 오로지 세계 1위 미국이라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우주 예산은 61억 달러로 미국(393억 달러)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많다. 인도는 중국의 5분의1 수준인 12억 달러에 불과하다. 아시프 시디키 미국 포덤대 교수는 “중국의 우주 투자 규모는 인도와 차원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인도가 몇몇 분야 기술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유인 우주선, 우주정거장 개발 등 다각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상업적인 우주산업 분야에서도 중국의 시장 점유율(3%)에 비해 인도의 시장 점유율(0.6%)은 초라한 편이다. 그러나 중국 내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좇아 거창한 사업에 자원을 쏟아부을 때 인도는 외국 위성 발사 대행이나 기상 관측과 같은 ‘지극히’ 현실적인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며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장융허 상하이 마이크로위성공학센터 신기술국장은 “인도가 (외국 상업 위성을) 저비용으로 다량 발사하면서 급격히 커지는 우주 비즈니스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khkim@seoul.co.kr
  • 유재환, 아이유 신곡 ‘밤편지’ 감상문 공개 “그냥 다 좋아요”

    유재환, 아이유 신곡 ‘밤편지’ 감상문 공개 “그냥 다 좋아요”

    가수 아이유의 신곡 ‘밤편지’가 공개된 가운데 가수 유재환의 감상문이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 유재환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이유 ‘밤편지’ 음원의 이미지와 함께 장문의 글을 올렸다. 아홉 가지 이유로 정리된 이 글은 평소 아이유의 팬임을 드러낸 유재환이 곡을 들은 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유재환은 “밤편지는 마치 오선지 위에 음표라는 별을 그린 듯 하다. 그 별들을 이어서 별자리로 만들어 주는 사람은 아이유”라며 극찬했다. 또한 “아 얼마나 좋을까요, 지금 우리 함께 있다면 / 이렇게 좋은 음악은 지금 당장부터 / 유행하지요 하하하”라며 아이유 삼행시를 공개해 웃음을 선사했다. 한편, 아이유는 이날 오후 정규 4집에 실린 곡 ‘밤편지’를 선공개했다. 서정적인 기타 선율과 아이유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진 어쿠스틱 사운드의 발라드다. 다음은 유재환 인스타그램 전문. 1. 밤편지는 마치 오선지 위에 음표라는 별을 그린 듯 하다. 그 별들을 이어서 별자리로 만들어 주는 사람은 아이유다. 2. 편지를 책으로 분류한다면 책 중에 베스트셀러는 당연 ‘편지’이고 출판시각은 ‘밤편지’가 압도적일 것이다. 3. 달빛이 얼마나 밝은지 말하지 말라, 차라리 깨진 유리조각에 비친 달을 보여 달라 - 안톤체호프. 21세기 한국의 안톤 체호프 급으로 표현력이 돋보인 ‘밤편지’ 4. 아 얼마나 좋을까요 지금 우리 함께 있다면.이 렇게 좋은음악은 지금 당장부터.유 행하지요 하하하^^ . 5. 아티스트 아이유는 계속 성장하고, 이전보다 항상 더 발전된 아키텍쳐와 결과물을 가져다 준다. 그렇지만 그 결과물에 대해 돈을 더 받거나 하지않는다. 마치 아이폰과 인텔시피유가 같은 가격에 항상 발전하는 사회공헌적인 느낌이다. 6. 존경합니다 왜냐면 아날로그가 다시 부활했어요. 7. 편지함에 이런 편지가 와있다면, 차라리 수신인이 안 적혀 있었으면 좋겠다. 답장을 수백장 써버릴 것 같아서요. ㅜㅜㅜ 8. 절제미가 뭔지 완벽하게 보여주는 곡이다. 좋은차는 엔진도 좋아야하지만 브레이크가 더 좋아야 한다. 9. 그냥 다 좋다고요. 흑흑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좋아요를 34번째로 눌렀어요. 저는 몇만명중 전교 34등이에요! 흐흐 사진=유재환 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광수의원 “지방분권은 국가경쟁력 이다”

    서울시의회 김광수의원 “지방분권은 국가경쟁력 이다”

    서울시의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광수 의원(국민의당 대표의원, 노원5)은 21일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 대토론회’“에 참석하여 ”지방분권은 국가의 경쟁력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날 토론회는 서울시의회, 전국시도의장협의회, 한국지방자치협회와 정당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주최했으며 서울시의회 지방분권 TF가 주관을 하여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많은 시민과 관계자들이 좌석을 가득 매운 가운데 실시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의원들은 인사말을 통해 한결같이 지방분권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하며 특히 광역의원들의 정책보좌관의 필요성과 지방의회 인사권독립의 도입을 강조했다.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도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수차에 걸쳐 주장했지만 진짜로 지방분권을 위해서 지방의회의 인사권독립과 정책지원 전문보죄관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원철 서울시의원 사회로 시작한 토론에서 발제는 김순은 서울대교수가 했으며, 토론은 지방의회,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지방자치발전위원회, 법조계 대표자들이 참석했으며 지방의회를 대표해서 김광수 서울시의원이 참석했다. 토론에 나선 김광수 의원은 ”지방자치에서 지방분권은 필연이다. 지방분권 없이 국가의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 지방자치실현 22년이 지났지만 지금의 지방자치는 아직도 어린아이 걸음마 단계에 있다. 지방자치 22년이면 청년의 나이다. 활발한 청년의 시기를 맞이했지만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어 ”지금 국회와 중앙정부가 외치고 있은 분권도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것이 아니고 대통령의 권한을 국회와 국무총리가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아직도 국민의 눈높이가 무엇인가를 모르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한 ”2000년대 들어와 분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다양한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집권으로는 어렵다. 21세기에 들어와 유럽의 선진국들은 분권형국가로 바꾸어 가는 것이 흐름이며 이를 위해 헌법을 바꾸기도 하며, 독일은 16개의 지방정부 헌법에 의해서 권력을 나누어서 탄탄한 국가경쟁력의 기반을 갖추었고, 프랑스는 헌법 제 1조에 지방분권국가임을 명시하고 중앙의 권한과 재원을 지방정부로 이양하며, 스위스는 2004년 지방정부 권한을 강화하여 외교까지도 지방정부가 분담하고 있다. 이렇게 지방정부로 권한을 나누어 가짐으로 이들 국가는 유럽의 경제위기 속에서 안정된 발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김 의원은 ”지방분권을 위해 중요한 것은 재원과 사무이다. 우리나라의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보면 국세가 80%, 지방세가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집행은 중앙에서 40%, 지방에서 60%를 차지하고 있다. 진짜로 형편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지방분권을 잘 하고 있는 독일은 49:51, 스위스는 47:53, 캐나다는 49:51로 지방세가 높다. 우리의 구조에서는 지방자치에 자율성을 주지 못하고 중앙정부는 지속적으로 지방을 통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사무를 보면 지방이 25%, 중앙 75%이다. 모든 권한을 중앙에서 갖고 진두지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후진국의 지방자치 구조를 갖고 있으며, 어쩌면 국회나 중앙정부에서 길들여서 편히 쓰는 지방자치를 하는 것이다. 곧 국회와 중앙정부는 지방자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결국 국민의 요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국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없으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펼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의회에서는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지방분권을 위해 지난해 10월에 ‘지방분권TF단’을 구성했고 인사권독립, 자치조직권 강화, 자치입법권 강화, 예전문인력확보, 산편성의 자율성, 인사청문회도입, 교섭단체 운영의 7대과제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에 대해 강조를 했다. 김 의원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에 있어서,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는 집행기관과 의결기관이 이원화된 기관분리형을 전제로 양자의 견제와 균형 속에서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운영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법의 규정은 지방의회 사무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귀속하고 있다. 지방의회 사무직원들은 직무상의 지휘 감독자인 지방의회 의장보다 인사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장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 이것은 사무기구에 대한 지방의회 자치조직권을 침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지방의회가 집행기관에 대하여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지위를 확보하지 못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인사제도는 안정적으로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데도 문제를 발생시키며 인사제도의 불확실성과 비연속성은 업무수행의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전문성을 약화시킴으로써 지방의원의 효율적인 의정활동을 방해하고 있으므로 속히 인사권독립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정책지원 전문인력 확보를 보면, 지방의회는 지방자치가 시작된 이후로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광역의회 조례심의 건수가 6,832건(2006.7~2010.6)에서 8,911건(2010.7~2014.6)으로 증가하였고, 광역의원 1인당 조례심의 건수는 9.3건에서 10.6건으로 14.2% 증가하였으며, 광역의원 1인당 조례발의 건수건에서 5.3건으로 105.2% 증가했다. 예산심의 또한 국회의원은 1인당 1조 3,333억원을 예산심의하며, 광역의원은 1인당 2,420억원을 예산심의 하고 있으며, 서울시의원의 경우 1인당 3,585억원을 예산심의 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경우 9명의 보좌 인력을 두어 의정활동에 지원을 받는 것과는 달리 광역의원의 경우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지원 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의원 전문성 및 정책역량 강화를 위해 정책지원 전문인력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김 의원은 토론을 마치며 ”21세기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지방분권만이 국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하며 지방의회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하루 속히 법안이 개정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한·미 FTA, 태평양 가로지른 경제 고속도로/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월요 정책마당] 한·미 FTA, 태평양 가로지른 경제 고속도로/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스코틀랜드에서도 좋은 포도를 키울 수 있고 품질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다. 다만 비용이 30배 더 들 뿐이다. 그렇다면 스코틀랜드의 포도 생산을 보호하기 위해 와인 수입을 금지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아담 스미스는 1776년 국부론에서 당시 팽배해 있던 중상주의를 배격하며 부유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무역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실에서 자유무역의 논리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보장은 없다. 교역에 참여하는 모든 국가들이 무역의 혜택을 골고루 가져가기보다는 각종 제한 조치로 인해 ‘제로섬’이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성장률에 비해 교역 증가율은 계속해 떨어진다는 사실과 승자 독식으로 인해 교역이 소득 재분배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왔다는 주장은 문제를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보다 ‘자유롭고 공정하며 호혜적인 무역’(free, fair and reciprocal trade)을 강조하고 있다. ‘포지티브섬’의 자유 무역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중상주의에 맞선 아담 스미스의 혜안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교역 비중이 큰 한국에는 더욱 절실하다. 자유무역협정(FTA)은 체결국 사이에 관세를 인하하고 교역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제도적 장치다. 일종의 ‘교역 고속도로’인 셈이다. 지난 15일은 한·미 FTA 발효 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한·미 FTA를 평가하기에 아직 이르다는 견해도 있지만 적어도 지난 5년간 성공적으로 작동했고, 그 결과 한국과 미국에 모두 이득이 됐다는 점에 대해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한·미 FTA 5주년을 맞아 미국 상공회의소는 한·미 FTA가 미국의 모든 자유무역협정이 토대로 삼아야 하는 21세기 규범이며, 미국의 제조업, 농산품, 서비스 수출업자들에게 이득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동시에 미국의 오랜 동맹국인 한국의 경제도 발전시켜 왔다고 평가했다. 한·미 FTA의 호혜적 성과는 상품 교역, 서비스 교역, 직접 투자 등 모든 분야에서 고루 나타나고 있다. 우선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는 와중에도 양국 사이의 상품교역 규모는 FTA 발효 직전인 2011년 1008억 달러에서 발효 5년차인 2016년에 1097억 달러로 8.8% 증가했다. 한국의 수입 시장 내 미국 상품의 비중은 물론이고 미국 수입시장 내 한국 상품의 비중도 동시에 늘어났다. 양국 사이의 서비스 교역 규모도 지난 5년간 22.9% 증가했다. 양국 간 기업의 직접 투자도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한국 기업은 자동차, 가전, 반도체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미국 내에 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미국 기업도 정보통신, 바이오 등에 투자해 한국의 신산업 창출 기반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트럼프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가 강조되면서 일각에서는 한·미 FTA 체결 이후 한국의 대미 상품무역 흑자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점을 들어 FTA의 혜택이 한국에 집중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양국의 경제관계를 폭넓게 살펴보면 한국은 상품무역에서, 미국은 서비스교역과 직접투자에서 유사한 규모의 흑자를 보이는 등 한·미 FTA가 두 나라 사이의 균형 잡힌 경제관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는 게 보다 객관적인 평가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대미 무역흑자가 과도하다는 논란이 계속될 경우 미국과의 경제·통상 관계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우리의 대미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수입선 다변화와 원가 절감 등 효과가 큰 품목을 중심으로 가급적 미국산을 수입함으로써 대미 무역의 불균형을 완화하는 노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최근 생산 증가와 파나마 운하 확장 개통으로 가격과 운송 비용이 하락한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은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선 다변화와 수출용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한·미 FTA는 지난 5년간 원활히 작동해 왔으며, 앞으로도 트럼프 행정부와의 경제 협력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양국이 한·미 FTA를 충실히 이행해 나감으로써 한국과 미국의 상품·서비스·투자가 ‘FTA 고속도로’를 타고 태평양을 자유롭게 가로지를 수 있기를 기원한다.
  • 인류의 미래, ‘1.4㎏의 뇌’에서 답을 구하다

    인류의 미래, ‘1.4㎏의 뇌’에서 답을 구하다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김대식 지음/21세기북스/348쪽/1만 8000원저자의 이름이 익숙하다. ‘알파고’ 충격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담론이 펼쳐질 때마다 등장했던 바로 그이다. 책은 뇌과학자인 저자가 인문학 아카데미인 ‘건명원’에서 한 강의 내용들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이중적이다. 창조적이면서 파괴적이고, 복잡한 듯하면서도 단순하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이야기 중 하나로 꼽히는 길가메시 서사시를 예로 들자. 대략 5000년 전 바빌로니아에서 전해왔다는 이야기의 결론은 뜻밖에 단순하다. ‘누구나 다 죽으니 놀고 먹고 즐기며 의미 있는 현재를 보내라’이다. 뇌도 비슷하다. 뇌는 대단한 진화의 과정을 겪었다. 점점 커지는 뇌 용량을 해결하기 위해 뇌가 완성되지 않은 채로 태어나기도 하고, 그도 모자라 뇌를 구기기도 하고, 지금처럼 구겨진 뇌를 겹치고 또 겹치기도 했다. 그렇게 복잡하게 진화해 왔지만, 명망가조차 운전하다 느닷없이 욕을 내뱉는 단순하고 동물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왜? 뇌는 대체로 세 개의 층으로 나뉜다. 맨 아래층은 도마뱀도 갖고 있는 뇌다. 주로 먹고살기 위해 기능한다. 이후 해마 같은 기관이 생겼다. 여기에는 과거의 경험을 기억으로 저장해 둔다. 어지간한 포유류라면 여기까지는 갖고 있다. 인간은 하나가 더 있다. 피질이다. 주로 미래를 예측하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한번에 7~9개의 생각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운전하다 보면 기어를 넣고 음악을 듣는 등 9개가 넘는 일을 해야 한다. 용량 허용치를 벗어나다 보니 동물적인 반응을 보이게 된다. 책은 과학을 말하고 있지만 다분히 사유적이고 철학적이다. 저자는 특히 존재의 의미에 대한 흥미로운 담론들을 많이 건넨다. ‘나는 영원한 존재인가’처럼 철학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이를 과학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예컨대 이런 거다. 당신과 난 ‘과학적으로’ 영원히 살 수 있다. 유전자를 통해 내가 자손 대대로 전승될 테니 말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아플까 봐서라면 차라리 논리적으로 합당하다. 한데 자아의 영원한 소멸 때문이라면 이는 이해할 수 없는 결론이다. 139억년에 달한다는 우주의 역사 중 99.999…%에서 당신과 나의 존재는 없었다. 내가 없을 때도 우주는 잘 돌아갔고, 설령 내가 100년을 살다 간다 해도 잘 돌아갈 것이다. 우주에서 나를 더하거나 빼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 우주의 역사에서 보면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식으로 책은 논지를 이어 간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자치광장] ‘연결해야 산다’는 마포형 민관협치/박홍섭 서울 마포구청장

    [자치광장] ‘연결해야 산다’는 마포형 민관협치/박홍섭 서울 마포구청장

    이탈리아 토리노에는 세계적 자동차 회사 ‘피아트’를 중심으로 한 공업단지가 있다. 피아트는 지역경제의 중추였지만 1970년대 이후 탈산업화 바람으로 자동차에 집중하던 구조를 철강·부품 생산 등으로 다각화했다. 또 생산시설은 다른 지방이나 해외로 이전했다. 피아트 큰 공장이 문을 닫아 도시는 흉물스러워졌다. 토리노 지역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 토리노시는 경제 회생을 위해 천신만고의 노력을 한다. 공장지구의 건물을 보수하고 쇼핑 센터와 콘퍼런스 센터를 조성하는 등 도시재생 정책을 추진했다. 또 컨벤션 산업을 육성해 2006년 동계 올림픽, 2007년 동계 유니버시아드, 2008년 국제 건축대전 등을 유치했다. 토리노 경제는 극적으로 살아났다. 토리노 지역경제의 회복 원동력은 정부와 주민, 전문가, 민간단체 등의 협력이었다. 과거에는 정부 중심의 정책 수행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주민참여가 주요하다. 특히 지역관광 산업에서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적 거버넌스가 필수적이다. 관광사업자, 민간단체, 지역주민과의 협력 등이다. 마포구는 지역관광 발전의 주체로 공적기능을 수행하는 마포관광협의회를 설립하고 관광업계 종사·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마포관광포럼을 활성화시켰다.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의 첫걸음이다. 또 마포형 협치모델로 향토자원을 발굴하고 스토리텔링를 가미해 재미를 더한 관광콘텐츠를 개발한다. 최근 관광사업 민관협력을 통해 지역주민 일자리창출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마포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신규 관광호텔이 늘어나는 점을 착안해 기업의 창업 준비단계부터 일자리 수요를 파악하고 취업 연계 협력체계(MOU)를 구축한 것이다. 여기서 지역 주민을 우선 채용하는 협치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뿐만 아니라 홍대 앞의 특화된 출판 인프라를 기반으로 조성한 ‘경의선 책거리’ 역시 민관 협치의 성공 모델로 인정받았다. 민간의 공공 기여로 사업비를 확보하고, 기획 단계부터 관 주도가 아닌 출판, 디자인 전문가 및 관계기관 등과의 활발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만들어 나갔다. 그 외에도 경의선 지하화 덕분에 마포 전역에 조성된 ‘경의선숲길공원’ 사례나 마포구와 중앙정부, 서울시, 시민과 기업이 함께 이루어낸 전국 유일의 어린이 통합병원인 ‘푸르메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사례 등 주요 사업들을 민관 협치를 통해 이뤄냈다. 21세기는 ‘뭉치면 망하고, 연결하면 사는 시대’다. 시민을 전문협치 리더로 육성하는 ‘마포형 협치모델’로 주민생활과 밀접한 일자리, 관광, 교육문화, 도시재생, 교통 등 지역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겠다.
  • [세종로의 아침] 중국의 사드 보복에 숨겨진 의도는/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중국의 사드 보복에 숨겨진 의도는/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이 사드 배치에 보복하며 내세우는 이유는 미국이 사드를 통해 중국의 핵·미사일 등 군사 동향을 낱낱이 들여다본다는 것이다.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의 회고록 ‘핵 벼랑을 걷다’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내가 예전에 정찰 시스템 분야에서 일했기 때문에 몽골 접경 고비사막의 미사일 발사시험장을 방문한 일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수년간 위성사진을 통해 그곳 개발 상황을 면밀히 연구해 온 만큼 현지를 찾았을 때 낯설지 않았다. 실험용 ICBM 발사대로 안내받아 올라가서는 함께 온 미국인들에게 자신 있게 중국의 ICBM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귀국해 국방부 내 방에 갔을 때 책상 위에는 그 발사대의 위성사진이 놓여 있었다. ICBM 앞에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과 좀 떨어져 한 사람이 서 있었다. 사진 판독요원이 그에게 동그라미를 치고는 ‘페리 박사’라고 이름을 달아 놓지 않았겠는가.” 페리 전 장관이 현지를 방문한 때는 1980년 10월이다. 이미 37년 전에도 중국 군사 동향은 미국의 손바닥 안에 있었다는 얘기다. 21세기의 정찰위성은 그 당시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최소한 수백배 이상 좋은 해상도의 위성사진을 리얼타임으로 보내온다는 사실을 굳이 거론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 그렇다면 사드 보복에 숨겨진 의도는 무엇일까. 중국은 현재 안팎곱사등이 형국이다. 대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북한에 휴대전화를 수출한 중싱(中興)통신에 1조원이 넘는 벌금 폭탄을 때리고 남중국해와 ‘환율조작국’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등 예측불허의 공세가 밀려오고, 대내적으로는 경기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린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이끄는 경제 분야는 올해 성장률을 6.5%로 잡아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속내는 매우 불편하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경제정책 ‘시코노믹스’의 기조인 공급측 개혁의 여파로 2년 새 철강·석탄 노동자만 100만명이 길거리로 나앉았다.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도 경기 위축이 걱정돼 버블을 방관해야 하는 데다 위안화 가치 하락 우려로 심화되는 자본 유출, 폭발 직전의 그림자 금융과 지방정부 부채 문제 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이 와중에 시 주석은 임기 연장을 노려 심복들을 권부에 포진시키기 위해 ‘권력투쟁’을 벌인다는 후문이다. 난국을 돌파하려면 ‘민족주의’로 눈을 돌리게 하는 게 상수(上手)다. 이를 위한 두 축은 반부패 운동과 무력 시위다. 안으로는 반부패 운동으로, 밖으로는 근육 자랑을 통해 ‘중국의 꿈’을 이룰 수 있다며 중국인을 단결시키고 사회 불만을 해소하는 게 시 정권의 목표다. 에런 프리드버그 프린스턴대 교수는 ‘패권경쟁’에서 이렇게 갈파했다. “독재 정부는 정통성이 결여된 사실을 우려한 나머지 국민의 불만을 피해 가기 위해 실제 또는 가상의 적을 자주 상기시킨다. 서구 논평가들은 중국 경제가 침체할 경우 일본과 대만 또는 미국의 제조업 위기를 거론하면서 원인을 그들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한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중화민족주의를 조장하는 관제 데모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khkim@seoul.co.kr
  • 마포구, 21세기판 ‘개성상인’을 구합니다

    마포구, 21세기판 ‘개성상인’을 구합니다

    국내 경기침체로 해외시장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지역의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서울 마포구가 나선다.마포구는 오는 7월 5일부터 6박 8일간 폴란드 바르샤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을 방문할 ‘해외시장 개척단’을 모집한다고 13일 밝혔다. 모집 대상은 지역에 기반을 둔 10개 기업이다. 참여 기업으로 선정되면 구 관계자와 함께 바르샤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를 방문해 현지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상담회를 개최하게 된다. 구 관계자는 “폴란드는 우리나라의 기초화장품과 산업용 연마가, 이동식 에어컨, 폐쇄회로(CC)TV, 카메라, 블랙박스, 의료용기기 등에 관심이 많고 러시아에서는 전자부품, 식품·생활소비재, 자동차 배터리 등을 사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참여 기업에 대해서는 상담 장소·단체차량 임차비는 물론 통역비, 광고·공동 카탈로그 제작 등 홍보비, 현지 상담회 개최 등 행사비가 지원된다. 항공료와 체재비는 참가 업체가 부담해야 한다. 참가 희망 기업은 참가신청서 등을 중소기업진흥공단 서울지역본부 수출협력팀에 제출해야 한다. 관심 있는 기업은 중소기업진흥공단 홈페이지(www.sbc.or.kr)와 서울지역본부(02-6678-4133) 또는 마포구 일자리경제과(02-3153-8572)에서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우수한 제품을 보유하고도 해외 판로를 뚫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많다”면서 “자치구가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면 결국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文, 일자리 최우선… ‘한국형 뉴딜’ 제안, 安 “대개혁·대연정·대통합” 李 “적폐청산”

    文, 일자리 최우선… ‘한국형 뉴딜’ 제안, 安 “대개혁·대연정·대통합” 李 “적폐청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명실상부한 대선체제가 시작됐다. 탄핵심판을 고려해 그동안 속도 조절을 해 온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주말을 지나 13일 탄핵 정국의 안개가 걷히자 저마다 승부수를 띄우며 ‘장미대선’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대선 레이스가 비로소 본격화한 것이다.●文, 대표 정책공약 ‘일자리委’ 출범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전 대표는 ‘포스트 탄핵’ 국면 진입의 신호탄으로 이날 자신의 대표 정책공약인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할 ‘일자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김진표 의원에게 위원회를 총괄하게 하고 집권 시 일자리위원회를 ‘국가 일자리위원회’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외쳐 온 ‘적폐 청산’에 더해 일자리 문제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국정 공백으로 파탄 지경에 이른 민생경제를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정부 주도 공공 일자리 늘리기와 이를 마중물로 한 민간 일자리 늘리기인 21세기 한국형 일자리 뉴딜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경제 부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경제기본법·사회적경제기업 제품 촉진법·사회적가치실현기본법 제정도 약속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인 남인순 민주당 의원을 영입해 여성본부장을 맡기는 등 캠프도 정비했다. 남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에서도 활약했다. 주말에는 출마 선언을 한다. 국민과 함께 출마선언문을 준비한다는 기조로 홈페이지에서 국민 목소리를 수렴하고 있다. ‘가짜 뉴스’에 대한 강력 대응도 예고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인터넷에 이른바 ‘문재인 치매설’을 퍼뜨린 유포자 중 한 명으로 국민의당 모 의원의 비서관을 지목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당 차원의 반응을 자제하고, 일단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모습이다.●安 “탄핵 불복 일부 친박과 연정 아냐” 안희정 충남지사는 ‘대개혁·대연정·대통합’을 탄핵 후 민심 통합 방안이자 경선에 대비하는 승부수로 내세웠다. 안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정농단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우리 사회에는 청산해야 할 수많은 적폐가 있고 대개혁이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다음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여소야대의 상황을 만나게 된다. 대연정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연정을 통한 대개혁의 결과는 진정한 국민 대통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 지사는 탄핵에 불복하는 자유한국당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도 함께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캠프 조직도 강화했다. 정책통이자 충북 청주시가 지역구인 4선의 변재일 의원을 정책단장에 임명했다. 손학규계였던 여성운동가 출신 비례대표 정춘숙 의원도 합류했다. ●李 “3野+촛불 민주연합정부 구성을” 이재명 성남시장은 “탄핵은 완성됐지만 청산과 건설은 이제 시작”이라며 적폐 청산을 승부수로 띄웠다. 이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경쟁자인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를 향해 촛불혁명 완성을 위한 ‘6대 개혁과제’를 제안했다. 6대 개혁과제로는 박 전 대통령 등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사면불가 방침 공동 천명, 사드배치 반대, 친재벌·부패기득권 인사 영입 중단, 당 중심 정권인수 준비, 야3당(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과 촛불시민이 함께 하는 민주연합정부 구성, 황제경영체제 해체와 재벌 범법자에 대한 처벌 약속을 꼽았다. 그는 “자백도 반성도 없는 부패 정치 세력과 손을 잡겠다는 대연정은 포기하겠다고 선언해 달라”며 안 지사의 대연정 제안을 비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과 인도의 불꽃 튀는 우주개발 전쟁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과 인도의 불꽃 튀는 우주개발 전쟁

     지난달 15일 오전 9시28분(현지시간), 인도 동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하리코타에 있는 사티시 다완 우주센터에서 인도가 자체개발한 PSLV-C37 로켓이 하늘로 힘차게 솟아올랐다. 인도 위성 3개를 비롯해 미국·이스라엘·네덜란드 등 6개국 101개 위성 등 모두 104개의 인공위성을 탑재한 PSLV-C37로켓이 발사 17분 뒤 위성들을 궤도에 올려놓기 시작했으며, 11분에 걸쳐 모든 위성을 궤도 위에 올려놓는데 성공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탁월한 성취”라며 반겼고, 인도인들의 트위터에는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만세’라는 글이 쏟아냈다. 아시프 시디키 미국 포덤대 교수는 “인도 로켓이 위성 발사 수단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믿을만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이 같은 기록을 세울 수 있는 로켓은 거의 없다”고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중국이냐, 인도냐” 20세기 냉전의 시대에 미국과 소련이 누가 달에 먼저 도착하느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데 이어 21세기 들어 중국과 인도가 우주강국 자리를 놓고 불꽃 튀는 각축전을 전개하고 있다. 104개 위성을 한꺼번에 실은 로켓을 쏘아올리는 데 성공하면서 인도인들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지만 중국은 해당 기술 수준을 평가절하하고 있다며 이같은 양국 분위기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6일 전했다.  인도가 100개 이상의 인공위성을 한 번에 발사하는 데 성공한 것은 2014년 6월 러시아의 세계 최다 기록(위성 37개 탑재)을 단숨에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226개(외국위성 180개 포함)의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은 ISRO가 주목받고 있다. 인도 남서부 카르나타카주 벵갈루루에 자리잡은 ISRO는 우주과학기술 개발로 국가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그 설립 목적이다. 그런 만큼 1969년 설립돼 인도 우주개발산업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 ISRO의 전신은 인도우주연구위원회(INCOSPAR)다. INCOSPAR는 독립 인도 최초의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와 그의 측근인 과학자 비크람 사라바이에 의해 1962년 출범한 기관이었다. ISRO 설립으로 인도의 우주개발을 공식적으로 제도화한 셈이다. 인도는 1972년 세계 최초로 정부 부서의 하나로 우주부(Department of Space)를 발족시키기도 했다. 우주부 산하 기관으로 총리에게 직접 보고하는 ISRO는 인도 최초의 위성 ‘아리아바타’를 제작했고, 위성 ‘로히니’를 인도 자체 제작한 발사체 ‘SLV-3’으로 처음 궤도에 올려놓았다. 이후 극궤도 위성 발사체 ‘PSLV’, 정지위성 발사체 ‘GSLV’도 개발했고 GAGAN’·‘IRNSS’ 같은 위성항법시스템도 구축해왔다. 2008년 10월에는 무인 달 탐사 위성 ‘찬드라얀 1호’를 발사에 성공했다. 2014년에는 탐사선 ‘망갈리안’을 화성 궤도로 진입시켜 화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세계 네 번째, 아시아 최초의 우주기관으로 인정 받았다.  중국은 1970년 첫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해 5번째 위성 발사국이 된 뒤 1990년대 들어 고속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투자를 크게 확대하며 미국·러시아 등 기존 우주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우주굴기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실제로 지난해 10월 7번째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1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데 이어, 이에 탑승한 자국 우주인 2명이 역시 자국이 만든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2호에서 한 달 동안 생활하고 귀환하는 등 유인우주선 개발과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 계획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에는 인류 최초로 달 뒷면 탐사를 위한 탐사선 창어(嫦娥) 4호 발사를 준비하고 있고, 2020년에는 화성 탐사선을 화성궤도에 진입시킬뿐 아니라 화성 표면에 착륙시키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는 우주개발 역사가 중국보다 일천하지만, 1960년대 우주여행을 추진하던 시절부터 꾸준히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찬드라얀 1호’를 성공적으로 착륙시키고 ‘망갈리안’을 안착시키는 데 성공하는 등 몇몇 부문에서 빠른 기술 진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에 100개 넘는 위성을 한꺼번에 쏘아올려 비용이 크게 절감되는 덕분에 ‘돈이 되는 기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가 상업적 우주 개발 시장에서 중국을 제치고 선도적인 지위를 점하게 됐다며 자축하고 있는 이유다. 인도는 최근까지 자체개발 로켓으로 21개국 인공위성 79개를 발사해 1억 5700만 달러(약 1815억원)를 벌어들이는 성과를 거뒀다. 망갈리안도 발사 비용이 45억 루피(780억 원)밖에 되지 않아 모디 총리가 미국 할리우드 우주과학 영화 그래비티 제작비 1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자랑할 정도로 뛰어난 효율성을 보였다. 모디 정부는 지난해 말 도입한 2000루피 신권에 만모한 싱 전 총리 시절 업적인 망갈리안의 이미지를 넣어 자축했다. 2016년 현재 글로벌 우주산업 규모는 2015년 323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상업용 우주산업은 76%가량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은 인도의 성취가 “고평가됐다”고 깎아내리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중국 베이징의 항공 컨설팅회사 위쉰테크놀로지의 란톈이 최고경영자(CEO)는 “104개 위성을 한 로켓에 실은 것도 모두 외국기업 기술에 불과하며, 인도는 로켓과 발사 기회를 제공한 것밖에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인도가 중국을 이 분야의 경쟁자로 여기는 것 자체가 가당치 않다는 태도다. 중국의 경쟁 상대는 오로지 세계 1위 미국이라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우주예산은 61억 달러로 미국(393억 달러)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많다. 인도는 중국의 5분의 1 수준인 12억 달러에 불과하다. 시디키 포덤대 교수는 “중국의 우주 투자 규모는 인도와 차원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 타임스도 지난달 사설에서 “인도의 우주 기술은 아직 미국과 중국에 뒤처지며 완전한 체계를 구축하지 못했다”면서 ?인도 로켓 엔진은 대규모 우주탐사를 할 정도는 아니며, ?사람을 우주에 보낸 적이 없고, ?우주정거장 계획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인도가 몇몇 분야 기술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유인 우주선, 우주정거장 개발 등에 다각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상업적인 우주산업 분야에서도 중국의 시장 점유율(3%)에 비해 인도의 시장 점유율(0.6%)은 초라한 편이다.  그러나 중국 내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좇아 거창한 임무에 자원을 쏟아 부을 때 인도는 외국 위성 발사 대행이나 기상 관측과 같은 ‘지극히’ 현실적인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며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글로벌타임스는 “인도가 쏜 104개 위성 중 96개는 미국 기업을 위한 것”이라며 “(미국 우방인) 인도가 중국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주산업 수요자인 미국계 미디어회사 등이 인도와의 협력을 더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용허 상하이 마이크로위성공학센터 신기술국장은 “인도가 (외국 상업 위성을) 저비용으로 다량 발사하면서 급격히 커지는 우주 비즈니스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인도의 성공은 중국 로켓 발사 부문의 상업화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서울시의회 이성희의원 “10년 숙원 북한산케이블카 새달 추진 청신호”

    서울시의회 이성희의원 “10년 숙원 북한산케이블카 새달 추진 청신호”

    정부가 지난 2월 27일, 제11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투자활성화 대책’을 확정·발표했다. 이 대책 중에 케이블카 산업 육성과 관련된 ‘원스톱 승인 심사 시스템’이 포함되어 있다. 기존에는 케이블카 사업을 하려면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부·산림청 등 여러 관계 부처에 개별적으로 사업 계획을 신청하고 각각 승인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번거로움을 없애고 지방자치단체의 승인만 받으면 케이블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4월 중 「궤도운송법」을 개정하여 규제를 풀어준다는 것이다. 이번 대책으로 강북구 삼각산포럼(회장 백중원)이 중심이 되어 지난 2007년부터 천혜자원을 관광산업으로 연계하기 위하여 북한산에 케이블카 설치를 처음으로 주장한 이후 10년이 지난 올해 4월 주민들의 숙원사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 이성희 의원은 2011년 강북구의원 시절 당시 북한산케이블카 노선을 유치하기 위해 「강북구 우이동 북한산케이블카 설치 촉구 건의안」발의했고 또한 삼각산포럼 前안종만 회장의 끊임없는 국·내외 활동과 국회, 강북구의회 등을 통한 토론회를 10여 차례 진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케이블카 설치 운동을 전개해 왔다. 강북구를 감싸고 있는 북한산은 국립공원으로서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천혜의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이곳에는 역사의 발자취가 공존하는 미래의 문화·역사 관광지로서 무궁한 잠재력을 지녔다. 하지만 풍치지구, 고도지구로 지정돼 각종 규제가 따르면서 관광산업의 발목을 잡았다. 이에 강북구 주민들은 ‘지속가능한 관광개발’을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관광인프라를 구축해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북한산케이블카 설치를 주장하고 나섰다. 케이블카 설치 본래의 목적인 조망의 즐거움을 고려할 때 수도 서울의 발전상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면서 강화도와 북녘 개성까지 조망할 수 있는 우이동 노선의 북한산케이블카는 우이신설 경전철과 함께 서울시민의 접근성이 가장 용이한 지역으로서 강북구 우이동으로 북한산케이블카를 유치하고 주변의 관광인프라를 개발하는 것이 21세기를 맞이한 강북구의 지역발전과 위상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이신설 경전철이 올해 7월에 개통예정인데 적자운영을 걱정하는 소리가 벌써 심심찮게 나오는 상황으로 케이블카가 설치된다면 북한산을 이용하는 관광객의 편의 증진과 더불어 관광자원 개발을 통한 강북 지역경제 발전 및 서울 강남·북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즉 타 지역에 비하여 낙후된 우이동 지역의 개발 또한 기대할 수 있고 이는 운영수익과도 연결 될 것이므로 북한산케이블카를 설치를 통한 지역관광 개발을 활성화는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실정이다. 앞으로 ‘환경 영향평가’는 통과해야 하지만 4월 중 「궤도운송법」이 개정되면 케이블카 사업자가 지자체 승인만 받으면 인허가 규제가 좀 더 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예·캘리그래피 담은 국내유일 웹매거진 ‘글씨21’ 창간

    서예·캘리그래피 담은 국내유일 웹매거진 ‘글씨21’ 창간

    서예인과 캘리그라퍼의 활동 등 관련 소식을 다루는 웹매거진이 탄생했다. 2017년 3월에 창간한 ‘글씨21’은 기존 페이퍼잡지의 한계를 벗어나 모바일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서예, 캘리그라피의 역동성을 강조하고 실시간 정보를 올려 구독자의 갈증을 해소하려는데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씨21’의 석태진 대표는 “단순한 정보지의 개념을 벗어나 잡지는 재미가 있어야 된다”며 “웹매거진 글씨21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재미”라고 강조한다.이러한 가운데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캘리그라피의 방향은 눈여겨볼 현상이다. 우선 어렵게만 느껴졌던 서예를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고 교육에 따라 비교적 빠른 시간내에 나만의 스타일로 개성 있는 서예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면 고전에 대한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발생하게 되고 창작의 욕구가 생길 것이며 진정한 예술로서의 서예로 접근 가능하다. 21세기의 모바일 컨텐츠는 스마트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정보전달 현장감, 영상으로 보여주는 다양한 메시지 등 종이 잡지에서 할 수 없었던 일들을 가능케 하고 있다.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서예 분야도 이 혁명을 만나 역동적이고 신선한 재미가 있는 컨텐츠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대중에게 문을 열고 이해시키고 참여하게끔 해야 하는 역할을 매거진 글씨21에서 선도하려 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만한 점이다. 석 대표는 “캘리그라피 시장은 오늘날 서예의 한 장르라고 말 할 수 있다. 웹매거진 글씨21의 포인트는 현재, 즉 21세기의 서예, 현재의 캘리그라피에 두고 있다. 글씨는 이제 법, 예, 도에서 그치지 않고 ‘논다’는 개념의 유(游)에서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며 “현실에서의 서예가 안고 있는 고민을 캘리그라피라는 신세대의 손글씨로 서예의 해결방법을 도모하고 대중에게 더 가까이 접근해 보겠다는 글씨21의 캐릭터가 이를 어떻게 지켜 나갈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1세기판 마녀화형’ …20대 여성 불태운 교회

    ‘21세기판 마녀화형’ …20대 여성 불태운 교회

    사람에게 불을 지른다고 마귀가 쫓겨날까? 어이없지만 21세기 들어서도 이런 퇴마의식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니카라과의 한 교회가 퇴마의식을 거행하다가 여자신도를 불에 태워 숨지게 한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하늘비전'이라는 이름의 이 교회는 최근 뜰에 장작을 쌓고 퇴마의식을 거행했다. 이 교회에 다니던 여자성도 비쟈 트루히요(25)를 위해서다. 악령을 쫓는다며 여자를 기둥에 묶은 목사와 신자들은 장작에 불을 붙였다. 마녀화형을 연상케 하는 의식이다. 몸에 불이 붙자 여자는 "구해달라"고 고함을 질렀지만 목사와 신자들은 주변에서 기도를 올리며 퇴마의식을 끝까지 진행했다. 전신 80%에 심한 화상을 입은 여자는 의식이 끝난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주일 만에 숨졌다. 사망한 여자의 남편은 교회를 살인혐의로 고발했다. 남편은 "목사와 신자들이 부인을 납치해 억지로 퇴마의식을 받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인이 언제부턴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약을 먹더니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악령이 들었다는 건 순전히 교회의 억지주장이었다"고 했다. 경찰은 퇴마의식에 참여한 목사와 신자 4명 등 5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신자 중 한 명은 "신의 계시로 여자에게 악령이 든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퇴마의식을 올린 것도 신의 계시였다"고 말했다. 목사는 그러나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 "마귀가 빠져나가는 순간 여자가 불이 있는 쪽으로 쓰러지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라며 신체에 불을 붙인 적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의 교회는 종교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사비이단체로 확인됐다. 파블로 쿠에바스 니카라과 인권위원회 대변인은 "등록하지 않은 종교단체가 성행하면서 발생한 사건"이라며 종교단체의 등록과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정원오 성동구청장 2017 신지식인 선정

    정원오 성동구청장 2017 신지식인 선정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한국신지식인협회가 주관하는 ‘2017년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성동구는 정 구청장이 변화와 혁신 마인드로 성동구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아 공무원 분야 신지식인으로 뽑혔다고 6일 밝혔다. 서해5도 뱃길 따라 한강으로 이어지는 뚝도 선상활어시장 운영, 공교육 1번지 융복합혁신교육특구 및 온 마을 체험학습장 운영, 더(The) 안전 혁신사업을 기반으로 한 사람중심 안전도시 구축 등이 높이 평가받았다. 신지식인 인증식은 8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한국신지식인협회는 1998년부터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걸맞은 새로운 인간상 정립을 위해 매년 중소기업, 벤처, 특허, 교육, 공무원 등 총 20개 분야에 걸쳐 신지식인을 선정해 오고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열린세상] 中, 사드 보복 철회하고 G2 체면 지켜라/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中, 사드 보복 철회하고 G2 체면 지켜라/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중국에 한국과 미국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안 할 수도 있다고 여러 차례 말해 왔다. 그 전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실험을 막아 준다는 조건이었다.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중국 스스로가 잘 안다. 2016년 북한은 다섯 번째의 핵실험을, 20여 차례의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 막아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늘었다.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미군의 사드를 받아들이는 지경에 이르렀고 중국은 한국의 한류산업, 화장품, 관광, 심지어 중국 내 한국 자동차를 부수는 테러 수준의 작태를 보여 주고 있다. 중국은 한국에 일방적으로 경제적 이득을 주는 국가가 아니다. 중국이 수출하는 주요 상품에는 한국 부품이 많고, 중국 제품은 세계적 신뢰를 얻고 있는 한국 부품을 달고 수출하기에 세계적 브랜드 이미지가 각인된 한국의 음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면 후안무치하다. 중국도 이익을 크게 보고 있다. 21세기의 국제사회에서 중국을 겨냥하는 것도 아닌데 졸렬하게 한국에 무역보복을 하는 나라가 어디 있다는 말인가. 작금의 중국 행태를 보면 앞날이 훤하게 내다보인다. 중국은 언젠가는 과거 조선시대에 괴롭혔던 방식 이상으로 한국을 다루려 할 것이다. 중국이 사드 보복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과거를 떠올리며 중국을 주요 2개국(G2)이나 이웃으로 생각할 수 없다. 조선시대 역사에서 가장 태평성대를 누렸다는 세종대왕 시절에도 중국의 영락제는 1만필의 말을 조공으로 바칠 것을 요구했다. 요즘에도 말 1만필은 엄청난 숫자인데 힘이 약한 조선이라고 도에 넘는 횡포를 부린 중국에 대해 한국은 역사의 한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마오쩌둥의 공산중국에서 시장경제를 도입하며 돈을 움켜쥔 중국이 돈의 힘으로 주변국을 억누르는 작태를 벌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미군을 절대 내보낼 수 없는 것이다. 중국이 폐쇄경제의 시대를 마감하고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정책을 펴기 시작할 때 얼마나 많은 중국 사람들이 한국을 방문해 허리를 굽신거리며 친하게 지내자고, 기술과 정보를 얻어 가려고 가면을 쓴 웃음을 흘려 보냈는가. 이제 좀 먹고살 만하니 숨겨 놓았던 발톱을 드러내는 것인가. 한국의 평화와 번영의 기초가 되어 왔던 한·미 동맹의 근간을 흔들어 미군을 한국 땅에서 몰아내려는 북한과 다름없는 중국의 전략목표가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에 한국은 미국에 협력하지 않을 수 없다. 사드 배치가 창졸간에 결정된 것으로 보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인내에 인내를 거듭하며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를 막아 줄 것을 기대하다가 도저히 안 되니까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을 제거해 준다면 미국과 한국은 사드를 배치하지 않을 용의가 분명히 있다. 군사기술적 측면에서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다고 해서 중국에 그렇게도 위협이 되는가. 엄살을 떨어도 너무 떤다. 중국의 우주전략기술은 미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자국의 위성항법시스템(GPS)인 베이더우(北斗)를 보유하고 있고 미국을 넘나들 수 있는 수많은 대륙간탄도탄(ICBM)을 갖고 있다. 중국 스스로 미국의 사드를 돌파할 무기체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공언하고 있지 않은가. 미국과의 패권 쟁탈전에서 한국을 희생양으로 삼는 일은 정말로 좋은 이웃 하나를 잃는 것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국방과 경제는 한몸일진대 한국 정부는 물론 언론과 시민단체 그리고 국민 모두가 나서서 중국의 사드 보복을 중단하라고 한목소리로 요구해야 한다. 중국인들이 돈을 어느 정도 벌어 해외 관광에 나서면서 한국만큼 편하고 안전한 나라는 없다는 소회를 밝힌다. 자고 먹고 구경하고 다녀도 불안하지도 않고 공기도 맑아 찾는 것이다. 불편하면 왜 많이 오겠는가. 일본을 가 봐도 면세를 받느라고 긴 줄을 서 있는데 한국처럼 속도감 있게 서류 진행을 못해 줘 불만이 많다고 한다. 중국은 사드 보복을 철회하고 북한의 핵무기와 ICBM을 막는 일에 힘을 합치고 동북아 평화를 되찾는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을 촉구한다. 그래야 진정한 G2가 된다. 한국은 아직도 중국과 좋은 이웃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 [단독] [온라인 인터랙티브 뉴스] 20~24세 男 우울증 44% 급증…“취업난·각자도생 경쟁 탓”

    [단독] [온라인 인터랙티브 뉴스] 20~24세 男 우울증 44% 급증…“취업난·각자도생 경쟁 탓”

    “표정이 왜 그렇게 우울해? 당신 말고 일하고 싶은 사람 널렸어.”회사 면접관의 질타에 함께 취업 기회는 허무하게 날아갔다. 청년 구직자 강민혁(24·서울 동대문구·가명)씨의 얘기다. 그는 지난해 3월 한 정보통신(IT) 회사의 2차 면접 자리에서 표정이 어둡다는 지적을 받았다. 고용노동부의 구직지원 프로그램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해 8개월간 애쓴 끝에 얻은 면접자리였는데 말이다. 강씨는 “그때 처음으로 내 표정이 또래보다 우울하다는 것을 인지했다”면서 “잦은 취업실패 등으로 서글픈 마음이 새어나온 듯하다”고 말했다. ☞ <우울증 보고서> 인터랙티브 뉴스 보러가기 클릭 (PC에서 크롬으로 보셔야 최적화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갖췄다’는 21세기 한국의 청춘들은 취업난과 경제적 부담, 각자도생하라는 경쟁적인 분위기 앞에서 우울증을 호소한다. ‘인생의 황금기’인 20대가 잿빛 시간대를 통과하고 있다. 건강보험 통계상 초기 청년층이라 부르는 만 20~24세 우울증 환자 수가 2만 7642명(2015년 기준)으로 4년 새 24.2% 증가했다. 특히, 이 나이대의 남성 우울증 환자는 44.2%(8923명→1만 2869명)나 급증했다.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는 지난해 12월 청년활동지원금(청년수당)을 받은 구직자 969명에게 ‘비금전적 지원이 필요하다면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는 질문을 던졌다. 청년수당을 받은 190명(19.5%)이 ‘심리상담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신적인 지원을 요구한 것이다. 양호경 서울시 청년활동지원팀장은 “단기 일자리 제공이나 모의·어학시험 지원 등의 요구가 40%대로 더 높기는 했지만, 심리 상담 신설을 20% 가까이 원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는 지난해부터 청년층 심리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취업포털사이트인 ‘잡코리아’에서 취업준비생 465명에게 ‘취업준비를 하며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응답자의 94.5%가 ‘그렇다’고 답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탓에’(37.8%), ‘계속되는 탈락으로 인해’(31.2%), ‘취업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없어서’(18.7%) 등이 이유였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은 사회적 환경에 따라 환자 수가 늘거나 주거나 하는 병”이라면서 “경제적 스트레스가 심해지거나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우울증 유병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라수현 이음세움 심리상담센터 상담사는 “사람은 유능감(쓸모 있다는 느낌)이 있어야 건강한 심리상태를 유지한다”면서 “사회구조적으로 취업이 어렵지만, 청년층은 ‘내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자책하며 무력감과 우울감에 빠지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대학 입학’이 10대가 성취해야 할 유일한 목표처럼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도 청년 우울증을 키우는 화근이다. 홍나래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부모의 지시대로 스트레스를 견뎌가며 대학에 들어가도 해결할 과제가 더 늘어난 상황에 놓인다”면서 “중고등학생 때 인생 설계를 직접 하거나 자아 정체감을 키워주는 교육을 받지 못하고 미성숙한 채 20대가 된 만큼 어려움이 닥치면 쉽게 우울증에 빠지는 청년이 많다”고 말했다. 대학 진학을 포기한 ‘비진학 청년층’의 심리 상태는 더 위태롭다. 국내 고등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70.8%로 연간 435만여명(2015년 기준)은 대학 밖에 남았다. 양 팀장은 “대학생들은 친구끼리 모여 수다라도 떨 수 있지만, 비진학 청년들은 사회적 관계가 단절돼 스트레스를 풀 마땅한 곳이 없다”면서 “노동시장에서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히키코모리(사회 적응을 못해 집에 박혀 지내는 사람들)가 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100세 시대’에 20대가 심리적으로 매우 연약한 나이대라는 분석도 있다.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0대 초반이 인생에서 정신질환에 가장 취약하다. 성인은 됐는데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는 기분이 드는 나이”라고 했다. 특히 심리적 조력자여야 할 가족과의 대화가 끊겼다면 우울증을 우려해야 한다. 대학생 김기민(21·가명)씨는 “부모님이 맞벌이해 대면 시간도 적고, 가족들이 대화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작은 일에 가족끼리 화를 자주 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대학 진학 후 우울증이 찾아왔지만 부모에게 알릴 수 없었다고 한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0대 때는 취업에 불이익을 받을까 봐 우울증을 겪어도 병원를 찾지 않는 사람이 많다”면서 “청년층은 치료 경과가 좋은 만큼 일찌감치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취업에는 실패했지만, 강씨는 1년이 지난 지금 우울증을 현명하게 극복하고 있다. 강씨는 “그날 면접 이후 동네병원과 보건소에서 심리상담을 하며 항우울제를 복용하니 우울한 상황에서 점점 빠져나오는 느낌”이라면서 “우울증은 의지가 약해 걸리는 병이 아닌 호르몬 작용으로 누구나 앓을 수 있는 병”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인터랙티브 뉴스 서울신문은 데이터 시각화업체인 뉴스젤리와 함께 국내 우울증의 실태를 인터랙티브 뉴스 형식에 담은 ‘대한민국 우울증 리포트’를 제작했다. 지면 기사에는 없는 내용을 반응형 그래픽과 동영상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독자들이 성·연령, 직업, 소득 수준 등을 입력하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을 볼 수 있고 주요 동반 질병 현황 그래픽, 우울증 사례자 인터뷰 동영상 등도 있다. 컴퓨터(PC)나 스마트폰으로 주소(http://newsjelly.seoul.co.kr)에 접속하면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 [서울광장] 공정사회의 적, 세습 자본주의/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공정사회의 적, 세습 자본주의/오일만 논설위원

    불로소득으로 빈부 대물림되는 천민자본주의가 판치는 슬픈 세태 소득 불평등은 성장에도 치명적 세습 자본주의 고리 끊고 공정사회 이루기를 국민은 원해언제부턴가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회자됐다. 풍자성 짙은 조크로 여겼지만 최근 청소년 대상 설문조사에서 장래 희망 1, 2위로 건물주가 꼽혔다. 건물주가 장래 희망이 돼 버린 우리 사회는 어찌 보면 19세기 서구에서 판쳤던 천민자본주의와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당시 사회를 현미경처럼 들여다봤던 소설 ‘오만과 편견’(제인 오스틴)이나 ‘고리오 영감’(발자크)에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세습의 부로 살아가는 부자나 귀족과의 결혼을 수단으로 선택했다. 암울한 현실을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반장난 삼아 건물주를 우상으로 삼는다고 해도 그들을 탓할 일은 아니다. 그들은 노력해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불공정한 사회 구조를 본능적으로 예민한 감각으로 인지한 것뿐이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정상적인 삶의 목표 대신 불로소득으로 살아가는 건물주를 꿈꾸게 하는 세태가 그래서 슬픈 것이다. 우리의 상황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그의 처가를 보면 확연해진다. 우병우 장모가 대표이사인 삼남개발은 내로라하는 부동산 재벌이다. ‘진경준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강남역 인근 부동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398억원의 불법 이익을 취득했다는 의혹이 있다. 우병우 부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정강은 어떤가. 부동산 임대업으로 등록한 법인인데 2015년 순이익 1억 5039만원을 신고했고 법인세로 969만원을 납부했다. 유효 세율은 6.45%로 적어도 3~5배 이상 세금을 적게 냈다고 한다. 급여를 받는 직원이 없음에도 차량 유지비와 통신비조차 비용으로 처리해 세금을 탈루했다.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부동산 보유 상위 1% 기업이 소유한 부동산 가격이 2008년 545조원에서 2014년 966조원으로 폭증했고 개인의 경우 상위 1%의 부동산 보유 금액이 2008년 473조원에서 2014년 519조원으로 증가했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은 2014년 기준으로 건물주들이 부동산을 통해 1년간 벌어들인 매매 차익과 임대료를 합쳐 422조원으로 추산했다. 올해 국가 예산(400조 5000억원)을 상회하는 액수다. 상황이 이럴진대 2014년 부동산 보유세로 걷은 돈은 12조 500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담뱃세는 12조 2000억원이다. 서민 증세라는 담뱃세와 부유층들의 재테크 수단인 부동산 보유세가 비슷하다는 것 자체가 공정경제와 거리와 멀다. 우리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집값의 0.16~0.33%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 등 선진국보다 많게는 5배나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동산을 많이 갖고 있다는 이유로 과세를 하면 억울한 측면이 있지만 여기서 나온 불로소득을 일정 부분 환수하는 것은 조세 형평성에 부합된다. 그럼에도 부유층에 절대 유리한 관련법이 고쳐지지 않는 것은 이른바 입법부 카르텔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의 면면을 뜯어 보면 상당수가 부동산 부자이거나 지방의 토호 세력들과 직간접으로 연결돼 있다. 이들이 자신들에 불리한 법 개정에 찬성할 이유가 없다. 소득 불평등은 경제 성장에도 치명적이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도 불평등이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제1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본주의 첨병이라고 비판받던 스탠더드푸어스 역시 최근 미국의 경제 회복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소득 불평등을 꼽았다. 우리의 경우 지난해 소득 상위 1%가 국민 전체 소득의 14.2%를 가져갔고 상위 10%의 소득 비중은 48.5%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다섯 번째로 빈부 격차가 크다. 대선 주자들이 여야를 떠나 공정사회 구현을 부르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피케티의 역작 ‘21세기 자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부익부 빈익빈’이다. 돈이 돈을 낳고 부가 대물림되는 세습 자본주의를 경고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청소년들이 꿈꾸는 건물주는 미안하지만 실현 불가능해 보인다. 적어도 정유라처럼 할아버지(최태민)가 부를 축적하고 잘난 어머니(최순실)가 비상한 재주로 재산을 늘려야 가능하다. 세습 자본주의가 도래하는 우리 사회, 그 불공정의 고리를 누가 끊을 것인가. oilman@seoul.co.kr
  • [열린세상] 분열의 끝에서 본 대한민국의 미래/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분열의 끝에서 본 대한민국의 미래/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올해로 아흔여덟 번째 맞은 3·1절에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은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탄핵 기각에 동참한다는 오해를 받기 싫어서란다. 일본에 빼앗겼던 나라를 순국선열의 피로써 되찾아 비로소 태극기를 다시 세상에 펄럭이게 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그 태극기를 들까 말까 우물쭈물한다니…. 부끄럽고 죄송스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 대대로 물려받은 이 나라가 남북으로 갈라져 두 쪽이 된 것도 모자라 탄핵으로 또 둘로 나뉘어 세 쪽이 돼 간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조차 흥분한 국민을 달래기는커녕 내란이니 혁명이니 하면서 오히려 분열을 부추기고 헌법재판소를 위협한다. 남들 눈이 있으니 마지못해 헌재 결정에 승복한다고 하지만 글쎄, 정작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결정이 나와도 과연 그럴까. 그런데도 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아무 잘못이 없단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400억원이 넘는 돈을 빼앗긴(?) 기업들이 있는데도 자발적으로 낸 것이고, 재단을 만들어 최순실에게 송두리째 맡겨 놓고도 나라를 위해 한 일이라고 강변한다. 최순실, 정유라와 관련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을 했으면서도 국민이 듣고 싶은 진실에 대해서는 한마디 해명도 없이 대통령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결국 스스로 탄핵의 문턱에 섰다. 결자해지라고 대통령만이 두 편으로 갈라진 이 나라를 봉합할 수 있는데도 여전히 그에겐 자신의 입장만 중요할 뿐 분열의 끝에 선 대한민국의 미래에는 관심이 없는가 보다. 돌이켜 보면 대한민국은 참으로 대단한 나라다. 5000년 역사 속에서 오늘날 같은 힘을 가져 본 적이 있었는가. 삼국시대는 물론 고려, 조선왕조를 거치는 동안 한반도에 터를 잡은 우리 조상은 온갖 고난을 겪으며 힘들게 이 나라를 지켜 왔다. 한때 요동 땅을 호령했고 만주를 공략하려 했으며 대마도를 정벌하는 등 국력을 떨친 때도 있었으나 대부분의 시기에 우리의 국력은 자신을 외세로부터 지키기에도 버거웠다. 하지만 60년 넘게 침략에 저항하면서도 몽골에 국권을 빼앗기지는 않았었다. 그랬던 우리가 거친 제국주의적 팽창 속에 결국 일본에 국권을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나라를 잃은 좌절 속에서도 학교를 설립해 후세 교육에 힘썼고, 3·1 운동을 계기로 임시정부를 수립해 끊임없이 국권 회복을 위해 투쟁했다. 국내에서는 뜻있는 사람들의 독립운동을 위한 자금 지원이 끊이지 않았고, 하와이 국민회는 본토 수복을 위해 사관학교까지 만들어 군사훈련을 했으며, 샌프란시스코 교민들은 공군을 양성하기까지 했다. 세상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 국권을 잃고도 이처럼 수십 년간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했을까. 폴 케네디의 ‘강대국의 흥망’에 따르면 모든 강대국의 등장에는 경제성장이 선행됐다. 6·25 동란을 거치며 국가 안보를 위해 성장한 군은 쿠데타로 정권을 잡아 인권침해의 논란 속에서 불가능해 보였던 산업화를 성공시키는 배경이 됐다. 경제성장은 교육의 대중화를 가져왔고, 고등교육의 확산을 통해 성장한 중산층은 산업화와 동시에 정치적 민주화의 기반이 돼 21세기 대한민국은 세계사의 주역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이제 역사로부터의 교훈을 생각해 보자. 고구려가 망한 것은 힘이 약해서가 아니라 연개소문 사후 자식들이 분열됐기 때문이었고, 1억 인구의 명나라가 100만 인구의 여진족 후금에 의해 망한 것도 지배 세력의 분열 때문이었다. 당나라 소정방이 백제를 멸하고 돌아왔을 때 당태종이 물었다고 한다. 기왕에 갔으면 신라도 정벌하고 오지 그랬느냐고. 소정방의 대답은 이러했다. 신라는 비록 작은 나라지만 위로 임금과 신하들이 한마음으로 협력하고 아래로 백성이 지배층을 존경하고 신뢰하여 상하가 모두 하나가 돼 있으니 비록 작은 나라지만 함부로 도모할 수가 없었다고. 분열된 대한민국의 미래가 불안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정체된 경제, 희망을 잃어 가는 청년들, 안보 문제를 두고도 극도로 분열된 사회, 서로 생각이 다르면 타협은커녕 대화조차 거부하는 정치권…. 우리의 미래는 고구려를 닮을 것인가, 아니면 신라를 닮을 것인가.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모든 장르 걸작 15만점…도시 속 ‘문화 오아시스’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모든 장르 걸작 15만점…도시 속 ‘문화 오아시스’

    뉴욕은 독특한 문화와 환경을 지닌 매력적인 도시다. 맨해튼의 중심지 53번가에 위치한 뉴욕 현대미술관(MoMA·이하 모마)은 살아 움직이는 이 도시에 방점을 찍어 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시대와 지역을 포괄하는 전 세계의 예술 작품을 두루 보여 주는 종합미술관인 것과 달리 모마는 처음부터 현대(모던)라는 시대 정신을 담은 작품을 전시할 목적으로 세워졌다. 최초의 현대 미술관이라는 명예를 지닌 이곳에는 1880년대 이후 근현대 미술 거장들의 회화 작품 외에 조각, 드로잉, 사진, 설치, 필름, 비디오, 건축, 디자인, 일러스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총망라돼 있다. 소장품은 15만점에 이른다.모마는 1929년 애비 앨드리치 록펠러(로드 아일랜드 상원의원 넬슨 앨드리치의 딸이자 존 D 록펠러의 아내)와 그녀의 두 친구 릴리 블리스, 코넬리우스 설리번이 뜻을 모으면서 탄생했다. 애비는 ‘금세기의 새로운 조형미술 활동을 일반에게 소개하며 이해를 촉진시키는’ 모던아트 중심의 미술관 설립에 주축이 됐다. 설립위원인 릴리 블리스가 1931년 폴 세잔의 ‘수영하는 사람’, ‘사과가 있는 정물’, 폴 고갱의 ‘달과 지구’ 등 116점의 회화, 판화, 드로잉을 유증하면서 컬렉션은 획기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컬렉션은 기증과 유증의 전통 속에 획기적으로 늘었다. 1940년 미술관 컬렉션은 드로잉, 판화, 사진, 회화, 영상작품을 포함해 2590점으로 늘었다. 그로부터 20년 뒤 컬렉션은 1만 2000점을 넘었고 1980년에는 5만 2000점을 넘었다. 오늘날 모마는 6000여점의 드로잉, 5만점의 판화와 삽화집, 2만 5000점의 사진, 3200점의 회화과 조각, 2만 4000점의 건축과 디자인 작품, 그리고 2만점의 영상 및 비디오, 기타 미디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국적과 장르를 포괄한 작가 7만여명의 파일, 예술 관련 정기간행물과 서적 30만권을 소장한 도서관도 명성을 자랑한다.모마가 현대미술의 성소로 꼽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전대미문의 소장품 목록 때문이다. 마네, 모네, 드가, 마티스, 반 고흐, 앙리 루소, 피카소 외에 뒤샹, 폴록, 로스코, 워홀, 리히텐슈타인, 백남준 등 이름을 열거하기도 힘들다. 가장 중요한 작품들은 대부분 1930년대 후반부터 2차 세계대전과 전쟁 직후에 입수됐다. 모마는 1930년대 미국 관람객들에게 전위적인 유럽 예술을 소개하면서 나치의 박해를 피해 이주한 미술가들과 소장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했다. 독일 나치가 국가 소장품 중 소위 퇴폐 미술로 낙인찍은 작품을 매각했을 때 적극적으로 작품을 매입했다. 2차대전 직후 급성장한 미국의 경제력이 이를 뒷받침했다. 모마는 미술 작품을 구입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작품을 매각해 컬렉션의 질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에드가 드가의 작품과 릴리 블리스의 유증작 중 일부를 매각해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을 구입한 일이다. 1989년엔 매각을 통해 반 고흐의 ‘조제프 룰랭의 초상’을 구입했고, 1995년엔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연작 ‘1977년 10월 18일’을 구입했다. 창립 이후 줄곧 콘텐츠로 승부했던 모마는 제대로 된 건물 없이 이곳저곳을 옮겨 다녔다. 뉴욕 5번가 730번지의 작은 임시 건물에서 필립 굿윈과 에드워드 더렐 스톤이 설계한 웨스트 53번로 11번지의 새 건물로 이사한 것이 1939년이다. 그만그만한 크기의 브라운 스톤 건물들이 들어선 53번로에 백색 건물이 새로 들어선 것만도 당시로선 뉴스거리였다. 이 건물은 후에 필립 존슨의 설계로 증축이 이뤄졌다. 1951년 북측동 증축에 이어 1864년 동측동이 들어섰다. 모마 건축관의 초대 디렉터를 맡았던 필립 존슨은 1951년에 조각정원을 만들고, 1968년 이 정원을 개축했다. 늘어난 소장품 규모에 맞춰 세자르 펠리의 52층 타워가 1984년 완성되면서 20세기를 마감했다. 모마는 21세기를 앞두고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기로 하고 건축가 12명을 초빙해 1997년 설계공모전을 가졌다. 헤르조그&드 뫼롱, 렘 콜하스, 베르나르 추미, 그리고 국제무대에서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일본인 건축가 요시오 다니구치가 1차를 통과했다. 요시오는 반듯한 네모와 직선으로 이뤄진 자신의 최종안을 옻칠한 일본식 도시락 상자에 넣어 제출했다. 모마 디렉터인 글렌 로리는 심사위원들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건축가들이 설계한 미술관 건물을 답사했다. 요시오가 설계한 우에노 공원 내의 호류지 박물관을 보고서 그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미니멀한 그의 건축은 현장의 빛과 분위기 속에서 조형성을 발휘하고 있었다.요시오의 설계로 모마는 2004년 도시 블록 하나를 차지하는 거대한 미술관으로 거듭났다. 이전의 모마는 폐쇄적인 공간이었다. 요시오는 53번과 54번로를 로비에서 이어 주는 식으로 도시와 하나가 되는 도시 속의 미술관을 만들었다. 재료는 기존의 대리석에 윤기 나는 검은색 대리석을 가미해 주변이 건물들이 반영되는 효과를 거뒀다. 도시를 향한 개방성은 필립 존슨의 조각 정원에서도 강조됐다. 기존 벽체의 일부를 허물어 54번로와 소통하게 함으로써 진정한 도시 속의 문화 오아시스를 구현했다. 2004년 11월 새로운 모마의 개관으로 전시 면적은 기존의 두 배에 해당하는 1만 7000평의 넓이로 늘어났다. 모마의 소장품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보여 주는 동시에 관람객들은 뉴욕이라는 도시 속의 미술관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 53번로의 주 출입구를 통해 모마로 들어오면 천장이 낮은 로비 공간이 어느 순간 확 트인 느낌이 든다. 위를 올려다보면 미술관의 아트리움이 한눈에 들어온다. 매표소 맞은편으로 올라가면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전시실들이 흩어져 있다. 제일 위층으로 올라가 기획전을 먼저 보고 연대기 순으로 소장품 상설전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모마는 영구 소장품을 색다른 방식으로 보여 주는 기획전으로 유명하다. 어떤 경우든 기획전은 도전적이고 난해한 우리 시대의 미술을 독해하는 훌륭한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겨울 시즌에는 프랑스 출신으로 미래주의, 다다이즘, 그리고 추상까지 광범위한 예술 세계를 펼쳤던 프랑시스 피카비아(1879~1953)를 집중 조명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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