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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각한 죄로 십자가에 묶여 채찍질 당한 중학생들

    지각한 죄로 십자가에 묶여 채찍질 당한 중학생들

    나이지리아에서 학생들이 지각한 죄로 십자가에 묶여 선생님에게 매를 맞았다. 최근 나이지리아 일간 ‘더 펀치’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충격적인 사건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남서부 오군주에 소재한 한 중학교에서 발생했다. 당시 지역 경찰 리비누스는 학교를 지나쳐 운전해 가던 도중 학생들이 나무로 만든 십자가에 묶여서 채찍질을 당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대로 지나칠 수 없었던 그는 해당학교장 아폴라얀 조셉에게 다가가 학생들을 풀어달라고 요구했지만 교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리비누스는 “아이들을 풀어주라고 교장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학교 내에 아무도 없었다. 내 말도 그는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학생들을 묶고 있는 매듭을 풀려고 하자 학교 이사장과 선생님들이 나를 구타했다. 차에 수갑을 가지러 간 사이 나와 함께 온 동료까지 붙잡고 때렸다”고 덧붙였다. 리비누스와 동료는 결국 행인들의 도움을 받아 학교 이사장과 교장, 선생님 등 세 사람을 체포할 수 있었다. 경찰 대변인은 "학생이 공개적으로 결박당해 매질을 당할 만큼 범죄행위를 저질렀다고 보지 않는다”며 “이들의 행위는 학생을 교정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며 21세기에서는 허용되지 않을 야만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사진=인스타그램(instablog9j)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닝푸쿠이 “북·미회담 후 6자회담 재개해야”

    닝푸쿠이 “북·미회담 후 6자회담 재개해야”

    중국이 6자회담 회의체의 가동 재개에 의욕을 내보이고 있다. 중국은 중국 측 6자회담 대표직을 수행하는 ‘한반도사무대표’에 고령으로 은퇴할 우다웨이(武大偉) 현 대표에 뒤이어 닝푸쿠이(寧賦魁) 전 주한 중국대사를 임명할 것으로 15일 알려졌다.이날 ‘21세기 한·중교류협회’(회장 김한규) 주최로 열린 양국 고위지도자 포럼의 주제발표를 위해 방한한 닝 전 대사는 북·미 회담 이후 북·미와 한·중·일 등이 참가하는 6자회담의 재개 필요성을 강조하고 “한·중 간 6자회담 및 전략적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앞으로는 6자회담 논의 등을 위해 자주 한국에 올 것 같다”고 운을 띄웠다. 닝 전 대사는 “한반도 문제의 진전을 위해서는 북·미 관계의 완화가 관건인데 현재 양측은 비핵화 실현과 관련해 방식, 절차 등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다음달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은 양측이 가능성을 평가하지 않았다면 예정되지도 못했을 것이란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등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한·중 양국이 서로의 핵심 이익에 대해 보다 더 존중해 나가야 한다”면서 “지난해 12월 베이징의 한·중 정상 간 합의가 잘 실천돼 나가기를 바란다”고만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고양시민단체들, 시장후보에 신기식 목사 추대

    고양시민단체들, 시장후보에 신기식 목사 추대

    야권 성향의 경기 고양지역시민단체들이 신기식(64) 신생교회 담임목사를 고양시장 시민후보로 추대했다. 고양21세기시민포럼 등 12개 단체로 구성된 고양발전시민단체연대회의는 15일 고양시청 기자실에서 신 목사를 시민후보로 추대하고, 주거환경을 악화시키는 모든 도시개발사업을 중단시키겠다고 밝혔다. 요진Y시티 개발이익금 약 5000억원을 환수해 백석동 쓰레기소각장 이전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8년 간 고양시장을 배출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와의 경쟁을 위해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에 제안했다. 이번 주중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신 후보가 완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후보는 이날 “고양시민들은 지난 8년간 쌓여 온 적폐 때문에 시 행정에 대한 불신이 이만저만 아니다”면서 “공정하고 적합한 공무원 인사로 행정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통대책없는 땅쪼개기식 도시개발과 LH의 장항동 행복주택 건립사업 등을 전면 중지하는 대신 노후한 기존 공동주택 재건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양시 산하 모든 출연기관의 통폐합 추진도 약속했다. 최은총(전 고양YWCA회장) 생명샘교회 목사는 “각종 비리의혹이 난무하고 무분별한 난개발로 고양 땅 구석구석이 신음하고 있다”면서 “현 시장을 2번 공천한 민주당, 함께 시정을 운영한 같은 당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들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진택 전 도의원은 “기부채납 약속을 어긴 요진개발에 어떻게 단 돈 1원도 안받고 준공승인을 내줄 수 있느냐”며 “(민주당이 아닌) 다른 정당 후보가 고양시장에 당선돼야 요진Y시티 등 각종 개발비리가 드러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신 후보는 대입검정고시를 거쳐 감리교신학대와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한양골프장 증설 저지대책위원장, 고양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 고양시 러브호텔건립반대 범시민대책위 상임대표 등을 지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일제가 제기한 ‘요동의 장통이 낙랑 백성 이끌고 모용씨 귀속설’ 여전히 통용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일제가 제기한 ‘요동의 장통이 낙랑 백성 이끌고 모용씨 귀속설’ 여전히 통용

    ‘낙랑군=평양설’을 신봉하는 남한 강단사학계에서 새로 내세운 마지막 방어 논리가 ‘낙랑군 이동설’이다. ‘낙랑군=요동설’을 입증하는 중국 사료가 계속 드러나자 평양에 있던 낙랑군이 요동으로 이사했다는 새로운(?) 설을 들고 나온 것이다. 군(郡)이 이동하는 것을 중국에서는 ‘교군’(僑郡) 또는 ‘교치’(僑置)라고 한다. 북방에 설치했던 군현들이 북방 기마민족에게 쫓겨 남방으로 도주한 것을 뜻한다. ‘낙랑군 이동설’이란 서기전 109년부터 약 422년간 평양에 있던 낙랑군이 서기 313년 고대 요동으로 이사했다는 주장이다. 과연 그런지 살펴보자.●흠앙과 사대의 과녁이 된 한사군? 먼저 평양에 낙랑군이란 식민지가 422년 동안 존속할 수 있었는지 생각해 보자. 낙랑군을 포함한 한사군의 의의에 대해서 남한 국사학계의 태두(泰斗) 이병도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한(漢)의 동방 군현(한사군)이 설치된 이후 산만적이고 후진적인 동방 민족사회는…당시 중국의 발달된 고급의 제도와 문화-특히 그 우세한 철기문화-는 이들 주변 사회로 하여금 흠앙(欽仰:우러러보고 사모함)의 과녁이 되고, 따라서 중국에 대한 사대사상의 싹을 트게 한 것도 속일 수 없는 사실이었다.”(이병도, ‘한국고대사연구’) 이병도는 우리 동방 민족사회는 ‘산만하고 후진적인’ 사회라고 깎아내리는 동시에 한사군은 ‘고급의 제도와 문화’였다고 높였다. 철기문화가 서기전 1세기쯤 한사군 때 시작된 것처럼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서기전 4~5세기쯤에 이미 고조선에 철제농기구가 보편화돼 있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는 정도로 넘어가자. 이병도의 논리대로 평양을 비롯한 한반도 북부에 자리잡은 한사군을 우리 동방 민족사회가 실제로 ‘흠앙’하고 ‘사대’했다면 420년 이상 존속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한사군의 인구는 계속 증가했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줄어들기만 하는 낙랑군 인구 낙랑군의 인구 변천을 살펴보자. 한(漢)나라는 전한(前漢:서기전 202~서기 8년)과 후한(後漢:서기 25~220년)으로 나뉜다. 전한 말 왕망(王莽)이 신(新:서기 8~23년)을 세워 15년 동안 지배했다가 후한에 무너졌다. 전한의 정사(正史)가 ‘한서’(漢書)이고, 후한의 정사가 ‘후한서’인데, ‘한서’, ‘지리지’는 낙랑군의 인구가 6만 2812호에 40만 6748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후한서’, ‘군국지’는 낙랑군이 6만 1492호에 25만 7050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호수는 큰 차이가 없지만 인구가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것이다. 현도군은 전한 때의 22만 1845명에서 4만 3163명으로 4분의1토막 났다. 그사이 한사군 중 진번군은 낙랑군과 합쳐졌고, 진번군은 현도군과 합쳐졌다. 주변의 군을 통합했고, 후진적인 동방 민족사회가 흠앙하고 사대했는데, 왜 낙랑·현도군의 인구는 대폭 줄어든 것일까? 후한 때는 그나마 낫다. 후한이 무너지면서 위·촉·오(魏蜀吳) 세 나라가 격돌하는 삼국시대가 전개된다. 삼국시대는 위나라 출신의 사마(司馬)씨가 세운 진(晋)나라가 통일하면서 끝난다. 진나라는 낙양(洛陽:265~312)에 도읍했던 서진(西晋:265~316)과 남경(南京)으로 천도했던 동진(東晋:317~420)으로 나뉘는데 그 정사가 ‘진서’(晋書)다. ‘진서’, ‘지리지’는 호수(戶數), 즉 가구수를 적어 놨는데, 낙랑군의 호수가 3700호다. 한 호당 6명으로 잡으면 2만 2000여명 정도로, 전한 때의 40만 6748명에 비해 20분의1로 급감했다. 낙랑군에서 위·촉·오의 운명을 건 대회전이라도 벌어졌다면 모르겠지만 낙랑군에서 그런 전투가 있었다는 기록은 일절 없다. 평양에 422년 동안 버티고 서서 후진적인 동방민족 사회의 흠앙과 사대의 과녁이 된 낙랑군의 인구는 왜 줄어들기만 했던 것일까? ●10만명으로 하북성에서 평양까지 지배? ‘진서’, ‘지리지’에 따르면 낙랑군은 평주(平州) 산하다. 평주는 다섯 개 군(郡)을 관할하는데 창려군(昌黎郡)·요동국·낙랑군·현도군·대방군이다. 그런데 이 다섯 개 군을 포괄하는 평주 전체의 호수가 1만 8100호로서 한 호당 6명씩 잡으면 모두 10만 8000여명 정도다. 중국의 ‘중국역사지도집’은 평주가 지배하는 지역을 지금의 하북성 서쪽부터 한강 이북과 강원도 북부까지로 그려 놨다. 동북아역사재단에서 대한민국 국고 47억원을 들여 만든 ‘동북아역사지도’는 조조의 위나라가 경기도까지 지배했다고 맞장구쳤다. 현재 하북성과 요령성, 북한의 인구는 1억 5000만명이 넘는다. 10만 8000여명 중 여성을 빼면 5만 4000여명 정도다. 여기에서 다시 노약자를 빼면 남성 장정들은 2만~3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2만~3만명의 장정들로 이 광대한 지역에서 농사 지어 가족들을 부양하면서 북경에서 황해도 수안까지 수천㎞에 달하는 만리장성도 지키면서 고구려의 공격을 막아냈다는 깜찍한 상상력이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 극우학계 및 남한 학계에는 그대로 통용된다. 학문이 아니라 조선총독부와 중국 동북공정의 정치선전을 추종하기 때문에 가능한 발상이다. ●요동사람 장통이 낙랑군을 이전? 그럼 313년에 낙랑군이 평양에서 요동으로 이사했다는 근거는 무엇일까? 송나라 사마광(司馬光:1019~1086)이 편찬한 ‘자치통감’(資治通鑑)의 ‘진기’(晋紀:10)에 이런 기사가 나온다. “건흥(建興) 원년(313) 4월 요동 사람 장통(張統)은 낙랑(樂浪)과 대방 두 군을 점거하고 고구려왕 을불리(미천왕)와 해를 이어 서로 공격했지만 해결하지 못했다. 낙랑인 왕준(王遵)이 장통을 설득해서 그 백성 1000여 가구를 통솔해서 모용외(慕容)에게 귀부하니 모용외는 낙랑군을 설치해서 장통을 태수로 삼고 왕준을 참군사(參軍事)로 삼았다.”(‘자치통감’ 권 88 ‘진기’(晋紀)10) 서기 313년에 요동 사람 장통이 고구려 미천왕과 싸우다가 패해서 1000여 가구를 데리고 선비족 모용외에게 도주했다는 기사인데, 이것이 ‘낙랑군 이동설’의 유일한 근거다. ‘자치통감’에만 한 번 나올 뿐 당대의 정사에는 일절 기록되지 않았다. 장통이 귀부했다는 모용외는 임금이 아니었다. 그 아들 모용황(慕容) 때에야 전연(前燕)을 세운다. 따라서 중국의 역사가들은 기록할 만한 가치가 없는 사건으로 보았다. 또한 고구려 미천왕과 싸운 사람은 ‘요동 사람’ 장통이다. 요동 사람 장통이 평양에 놀러갔다가 낙랑군 사람들의 부탁을 받고 미천왕과 싸웠는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처럼 산적에게 시달리는 마을 사람들에게 용병으로 고용됐는가? 또한 장통이 도주한 곳이 평양 남쪽이라면 모르겠다. 미천왕은 자신에게 패한 장통이 1000가구를 거느리고 수천 리 자국 영토를 지나가는 것을 눈 뜨고 구경하고 있었겠는가? 1000가구를 가구당 6호씩 잡으면 6000명인데, 그중 남성은 3000여명이고, 노약자를 빼면 장정은 1500여명을 넘지 못할 것이다. 1500여명의 패잔병이 남은 민간인 4500여명을 보호하면서 고구려 영토 수천 리를 지나 모용씨에게 간다는 것이 가능한가? 장통은 처음부터 요동에 있던 낙랑군 잔존세력을 가지고 고구려와 싸웠다가 패해서 더 서쪽 모용외에게 도주한 것이다. ‘신의 손’ 세키노 다다시가 북경 유리창가에서 낙랑 유물을 사들인 것은 이 때문이다. 또한 ‘낙랑군 이동설’은 최근에 나온 듯하지만 조선총독부에서 만든 ‘조선반도사’에서 이마니시 류가 이미 제기한 것이다. 이마니시 류가 ‘요동의 장통(張統)이란 자가 313년 낙랑 땅을 버리고 그 백성 천여 가(家)를 이끌고 모용씨에게 귀속해서 요동으로 이주했다’고 쓴 것을 다시 끄집어낸 것이다. 부처님 손바닥 안이었던 손오공처럼 남한 강단사학계가 일본인 식민사학자들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21세기 세계 사학사의 수수께끼다.■‘북경서 낙랑군 사람 묘 발견’엔 침묵하는 남한 사학계 ‘위서’(魏書), ‘태무제(太武帝) 본기’에 “연화(延和) 원년(432) 9월 북위의 태무제가 서쪽으로 귀환하면서 ‘영주(營丘)·성주(成周)·요동(遼東)·낙랑(樂浪)·대방(帶方)·현토(玄)의 6군 사람 3만 가(家)를 유주(幽州:북경)로 이주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태무제는 평양은커녕 한반도 근처에도 와 보지 못했으니 이 역시 고대 요동에 있던 낙랑군 등을 서쪽 북경으로 이주시켰다는 기록이다. 2014년 3월 16일 북경시 대흥(大興)구 황춘진(黃村鎭) 삼합장촌(三合莊村)에서 발굴된 고대 고분군에서 낙랑군 조선현 한현도(韓顯度)의 무덤이라고 쓰인 벽돌이 나왔다. “원상(元象) 2년(539) 4월 17일 사망한 낙랑군 조선현 사람 한현도 명기(元象 2年4月17日 樂浪郡朝鮮縣人韓顯度銘記)”라는 내용이다. 평양이 아닌 북경에서 낙랑군 조선현 사람의 묘가 나왔으니 남한 사학계가 흥분해야 하지만 한국에 유리한 사료가 나오면 일제히 침묵하는 법칙에 따라서 이 역시 묵언 수행 중이다.
  • [고든 정의 TECH+] 빅데이터 과학 시대가 온다

    [고든 정의 TECH+] 빅데이터 과학 시대가 온다

    인류가 생산하는 데이터의 양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많아지면서 ‘빅데이터’라는 새로운 용어가 생기고 관련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데이터가 21세기 원유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세상입니다. 이런 변화는 과학 연구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관측기기나 분석장치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이제 기가바이트(GB) 단위는 물론 테라바이트(TB) 단위의 과학 데이터들이 과학자들을 위해서 공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페타바이트(PB, Petabyte, 10의 15제곱)를 넘어 엑사바이트(EB, Exabyte 10의 18제곱)나 제타바이트 (ZB, Zettabyte, 10의 21제곱) 규모의 과학 데이터가 공개되어 과학 연구의 양상을 바꿀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전에는 연구자 개인이나 연구팀이 모은 소규모 데이터를 분석해서 연구가 진행되었다면 이제는 막대한 예산을 집행해 모은 거대과학 데이터가 과학자 집단을 위해 공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대규모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모두에게 공개하는 오픈 데이터(open data)가 늘어나고 데이터 크기도 계속 커지면서 직접 실험하고 관측하는 과학자 이외에 데이터를 분석해 결과를 내는 과학자의 역할이 커지는 것입니다. 최근 그런 사례 가운데 하나로 거대 강입자 충돌기(LHC)의 CMS(Compact Muon Solenoi) 오픈 데이터가 있습니다. CMS 오픈 데이터는 29TB에 달하는 거대 데이터로 3억 건 이상의 입자 충돌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소수의 과학자팀이 모두 분석하기 어려운 규모이므로 이를 공개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 이득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입자를 찾았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지만, 오픈된 데이터이므로 서로 검증하기가 쉽고 오류를 쉽게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최근 이를 이용한 연구 결과들이 하나씩 등장하고 있는데, 이런 거대 입자 가속기 장치가 없는 과학자들에게도 연구할 기회를 열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집단 과학 연구를 통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분석하는 일은 이제 새로운 추세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Earth BioGenome 프로젝트는 지구상 모든 진핵생물의 10%에 해당하는 150만 종의 생물체의 DNA의 정보를 수집한 거대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이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물론 유전자 데이터의 양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전체 데이터 규모는 엑사바이트 급이 될 것입니다. 이는 수억 장의 DVD에 나눠 담아야 할 만큼 거대한 데이터입니다. 이런 프로젝트의 추진이 가능해진 이유는 DNA 분석 기술의 발달로 전체 염기서열을 해석하는 비용이 크게 저렴해진 데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많은 샘플을 분석해야 되서 전체 비용이 47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계획 및 준비 단계지만, 현재 다양한 생물의 DNA 데이터 베이스가 구축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비교적 가까운 미래에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엑사바이트도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 거대한 데이터지만, 이를 다시 한 단위 뛰어넘는 제타바이트급 과학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초당 DVD 35,000장의 데이터를 생성할 거대 전파 망원경 프로젝트인 SKA (Square Kilometre Array)이 그것입니다. 호주에 건설될 SKA1 low 전파 망원경은 13만 개의 안테나에서 초당 157TB의 데이터를 생산합니다. 이는 연간 4.9ZB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로 이를 처리해 저장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입니다. SKA는 세계 20여 개국이 서로 협력해 진행되고 있으며 2024년부터 초기 관측 결과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이런 과학 빅데이터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를 분석하고 결과를 내는 것은 전문가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얻은 결과물은 인류 전체의 자산이 됩니다. 인공 지능이나 빅데이터 기술이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으로 파고드는 것처럼 빅데이터 과학의 결과물 역시 인류의 삶과 지식을 높여 나갈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특파원 생생 리포트] 200살 마르크스, 시진핑의 새 무기?

    [특파원 생생 리포트] 200살 마르크스, 시진핑의 새 무기?

    中공산당, 탄생 기념대회 성대히 시 “인류사 탐구… 해방 모색의 길” 주민 반발에도 獨고향에 동상 기증지난 5일 탄생 200주년을 맞은 카를 마르크스는 고향인 독일과 170년 전 ‘공산당선언’을 완성한 영국보다 중국에서 시공을 초월한 철학자로 집중 조명받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기념대회를 성대하게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거대한 마르크스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21세기 마르크스주의의 새로운 경지를 끊임없이 개척해야 한다”며 한 시간여에 걸쳐 연설했다.시 주석은 “마르크스주의는 인류의 역사를 탐구하고, 자신의 해방을 모색하는 길”이라며 “100년 전 근대 중국의 어두운 밤을 빛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다”며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꾸준히 발전시켜야만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시 주석은 개교 120주년을 맞아 베이징대를 방문한 지난 2일에도 대학생들에게 마르크스주의 학습을 강조했다. 그는 “마르크스와 레닌의 저작을 읽은 15살 때 이미 독자적인 사고 능력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베이징 국가박물관에서는 ‘진리의 힘’이란 주제로 마르크스에 대한 전시회 개막식을 5일 열었고, 중국 우정당국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모습을 담은 기념우표를 한 세트당 2.4위안(약 338원)의 가격으로 발행했다. 하지만 실제로 마르크스가 태어난 독일의 트리어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여한 최고위급 인사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었다. 높이 5.5m, 무게 2.3t에 달하는 마르크스 청동상의 제막식도 열렸는데 이 동상마저 중국이 기증한 것이었다. 마르크스의 고향 트리어에서는 중국이 선물하는 청동상을 받아들이는 문제를 놓고 시의회가 투표까지 벌였는데 그만큼 주민 반발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독일은 서독이 동독을 흡수하는 형태의 통일을 이루면서 마르크스의 공산주의는 실패한 낡은 이론으로 여긴다. 게다가 전체주의로 흐른 구동독 체제의 인권유린 문제가 통일 후 두드러지면서 마르크스주의는 천대까지 받았다. 트리어의 주민들은 중국 관광객이 몰려들 것이라며 마르크스 청동상 건립을 반대했는데 공산당 유적지를 순례하는 중국인들의 ‘홍색관광’은 시 주석 집권 2기에 들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독일 트리어시의 마르크스 모양 신호등, 켐니츠의 마르크스 맥주 등을 소개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이 유학한 프랑스 몽타르지와 레닌의 고향인 러시아 울리야놉스크도 인기 있는 홍색관광지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마르크스주의가 시 주석의 새로운 무기라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자본주의를 도입한 경제발전으로 발생한 양극화와 같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공감대를 마련하고자 마르크스주의를 신앙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마르크스주의는 이데올로기의 기능 외에도 국민투표제가 없는 중국 공산당 집권의 합법성을 뒷받침한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폼페이오가 두 번째로 평양에 타고 간 비행기는

    폼페이오가 두 번째로 평양에 타고 간 비행기는

    민간상용기 보잉 757기체 개조한 군용기 ‘에어포스 투’역대 미 대통령 선호…탑승하면 ‘에어포스 원’으로 변신북미정상회담 막판 조율을 위해 9일 두 번째 평양 방문에 나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이 타고간 비행기는 ‘에어포스 투’로 불리는 C-32A다. 종전 기체인 C-137 스트래토라이너의 노후화에 따라 후계 기종으로 1996년 선정됐는데, 당초부터 군용기가 아니라 민간상용(commercial off-the-shelf: COTS) 기체를 개조해 도입한 최초의 군용기다. 원래 모델은 보잉사의 중형급 항공기인 B757-200이다. 별명이 나타내듯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 대응한 부통령 전용기지만 이외에도 대통령 부인, 장관급 정부 각료나 상·하원 의원이 C-32를 이용하기도 한다. 또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대통령이 탑승할 경우 순식간에 ‘에어포스 원’으로 승격되기도하는 데 실제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747여객기에 기반을 둔 거대한 VC-25A보다 C-32A를 더 선호한 것으로 알려진다. 공항의 활주로가 짧을 경우에도 C-32A를 에어포스 원으로 이용한다. C-32A 내부에는 21세기에 걸맞는 항전장비를 탑재했다. 또한 부통령이나 정부 각료가 신속한 정책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각종 통신장비를 완비하고 있다. 운용은 앤드루스 공군기지의 제89수송단 제1수송 비행대대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 전용기에 북한에 억류중인 한국계 미국인 세 명이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타고 ‘동반귀국’할 것이 유력해지면서 과거 북한에 억류됐던 주요 미국인 송환 절차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6월에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의료진을 태운 항공편으로 평양을 방문해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데리고 주일미군기지를 거쳐 미국 신시내티에 도착했다. 이에 비추어볼 때 폼페이오 장관 일행도 일본 또는 괌 등에서 급유한 뒤 미국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C-32A가 평양 도착 전에 일본 요코타(橫田) 공군기지에 들렀다는 점에서 귀국길에도 같은 곳에서 급유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문 대통령 “김정은, 일본과 대화할 용의 있더라”… 요미우리 인터뷰

    문 대통령 “김정은, 일본과 대화할 용의 있더라”… 요미우리 인터뷰

    “金, 솔직하고 실용적…국제사회 요구 명확히 이해”문재인 대통령은 8일 “북한과 일본의 대화가 재개돼야 한다”며 “북일관계가 정상화하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일본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한 한·미·일 공조,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한 북일관계 정상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그렇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북일관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과거 문제 청산에 기반을 둔 북일 국교 정상화를 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고, 김 위원장도 언제든 일본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은 물론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앞으로의 여정에서 일본의 지지와 협력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인 납치피해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본 정부와 국민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안인지 잘 알고 있다.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도 다시 한 번 직접 얘기했다”며 “일본 정부와 함께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과 진솔한 얘기를 많이 나눴고, 완전한 비핵화와 핵없는 한반도 실현 의지를 직접 확인했다. 이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긍정적 토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뛰어난 협상가이자 리더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남북정상회담의 진전을 높이 평가하며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제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구체적 방안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지만, 반대로 과거 협의가 실패했다고 해서 오늘도 실패하리라는 비관론에 빠진다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핵실험장 폐쇄 공개 방침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놓칠 수 없는 역사적 기회”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내내 김 위원장과 마음을 터놓고 대화했다. 김 위원장은 아주 솔직하고 실용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양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확인해 판문점선언이라는 귀중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떠올렸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국제사회의 요구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며 “저는 북미간 신뢰를 강화하고 합의가 잘 이뤄지도록 모든 역할을 다 하겠다. 이 과정에서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 주요 관련국들과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일관계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 간 합의나 조약만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죄가 피해자들에게 전달되고 수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저는 역사문제와 분리해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진해 나가자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 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투트랙’ 접근은 20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당시 일본 총리가 발표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정신과 궤를 같이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이번에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함으로써 한일 간 셔틀외교도 완전히 복원하게 된다. 양국이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되도록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고다이라 나오 선수와 이상화 선수의 아름다운 우정처럼 한일관계가 발전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취임 후 1년간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든든한 대통령이 되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했고, 가야 할 길이 더 멀기 때문에 묵묵히 남은 길을 갈 것”이라며 “특히 임기 초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고 싶었는데 취임 1년이 되는 지금 그 단초가 마련돼 다행이다. 하나하나 두드려 가며 어느 때보다 튼튼한 남북관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를 하며 좌우명처럼 생각하는 것이 ‘정자정야(政者正也), 정치는 바른 것’이라는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라며 “국가가 정의롭고 공정할 때 국민은 국가를 믿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거듭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17㎞로 소통하는 한국과 유라시아/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17㎞로 소통하는 한국과 유라시아/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최근 남북 관계의 극적인 개선으로 유라시아 철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이나 부산의 기차역에서 철도를 타고 곧바로 유럽으로 갈 수 있다 해도 비행기 여행이 일상적인 현대인의 생활이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비행기로 10시간이면 갈 거리를 기차로 10일씩 갈 사람은 바쁜 현대사회에서 많지 않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사람들이 철도에 열광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바로 우리가 원하면 언제라도 길로 연결돼 있다는 소통의 상징성 때문이다. 한국은 두 가지 철로로 대륙과 연결돼 있다.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이어지는 길과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시베리아로 나가는 길이다. 중국이 한국과 직접 유라시아와 소통하는 것을 좋아할 리 없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베리아 철도를 통해 한국과 유라시아가 소통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그것은 한국과 러시아가 두만강 하구의 짧은 17㎞를 두고 국경을 접하기에 가능하다. 한국과 러시아 간 소통의 길에는 지난 150여년간 실크로드와 동북아시아를 두고 패권경쟁을 벌이던 역사가 숨어 있다. 19세기 말 실크로드를 두고 경쟁하던 소위 ‘그레이트 게임’을 벌이며 경쟁하던 러시아와 영국이 주목한 또 다른 지역은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잇는 한반도였다. 실크로드의 로프노르 호수를 발견한 러시아 탐험가 니콜라이 프르제발스키(1839~1888)도 실크로드를 탐험하기 전에 먼저 함경북도 일대의 한ㆍ러 국경을 조사했다. 그리고 프르제발스키의 탐험으로 러시아의 실크로드 장악이 가시화되자 그를 견제하기 위해 영국은 ‘거문도 사건’을 일으켜 전라남도 거문도를 1885~87년간 점령했다. 러시아의 실크로드 남진 정책을 견제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인도에서 근무하며 티베트와 실크로드에 진출하는 데 앞장선 영국 군인 프랜시스 영허즈번드도 1886~87년 백두산 일대와 두만강 일대의 한ㆍ러 국경을 샅샅이 조사했다. 이렇듯 150년 전부터 러시아와 영국은 마치 지금을 예언한 듯 한반도와 실크로드를 사이에 두고 날카로운 경쟁을 벌였다. 당시 러시아는 허약해진 청나라와 1860년에 베이징조약을 맺고 빠른 속도로 동아시아로 진출했다. 동아시아에 항구적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였던 러시아는 그 세력을 두만강 하류 유역까지 확장해 한국과 국경을 맞대게 됐다. 하지만 청나라는 두만강 하구의 중요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고, 그 결과 지금 중국은 한ㆍ러 국경에 막혀서 동해, 나아가 태평양으로 나아가는 해로가 막혀 버렸다. 반대로 이 17㎞의 국경 덕택에 우리는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시베리아 열차를 통해 유라시아로 나갈 수 있게 됐다. 중국 입장에서 답답하기는 두만강 유역뿐 아니라 압록강 하구도 마찬가지다. 1962년 중국과 북한이 영토를 획정하면서 압록강 하류의 대부분 섬은 북한에 속하게 됐다. 특히 여의도 1.4배 크기의 섬인 황금평은 중국 단둥시 쪽으로 연접하게 됐다. 그 결과 전체 압록강 물길이 북한에 속하게 돼 중국은 압록강에서 서해로 나갈 수 있는 수로가 막혀 버렸다. 이에 부랴부랴 중국은 단둥시 서쪽에 새로운 항구를 건설했지만 결과적으로 압록강과 두만강에 인접하는 중국은 독 안에 든 형상이 됐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표방하며 중앙아시아에 거액의 돈을 투자해 수십㎞에 달하는 터널을 뚫고 철도를 건설하는 이유는 결국 시베리아 철도에 빼앗긴 유라시아 교통망의 헤게모니를 되찾기 위함이다. 최근 남북의 화해 무드에서 중국의 속셈이 매우 복잡할 수밖에 없는 숨겨진 이유 중 하나다. 바야흐로 북한의 개방이 임박하며 다시 유라시아로 소통하려는 새로운 실크로드의 시대가 새롭게 짜이면서 우리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급박하게 돌아간다. 각국이 다시 19세기 말 처음 실크로드가 열릴 때처럼 자신들에게 유리한 실크로드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21세기의 남북 관계는 평화적 공존과 교류를 통한 경제 성장과 문화적 번영을 지향한다. 바로 유라시아 실크로드가 지향하는 지역 간 교류, 소통 그리고 공존이라는 공동의 가치와도 부합한다. 지금 돌아보면 17㎞의 한ㆍ러 국경은 지금 우리에게 주는 하늘의 기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우리에게 주어진 실낱같지만, 중요한 유라시아와의 끈이기 때문이다.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사형제 폐지’를 주장한 18세기 사형집행관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사형제 폐지’를 주장한 18세기 사형집행관

    올해 들어 검찰의 사형 구형이 부쩍 늘었다. 검찰은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 양평 전원주택 살인사건, 일명 어금니 아빠 등 5명의 피고인에 사형을 구형했다. 2017년 사형 구형이 10명인 것을 감안하면 증가 속도가 빠르다고 할 수 있다. 살인죄에 미성년자 납치나 성폭행 등 강력 범죄가 결합하면 기본 무기징역, 최대 사형까지 구형한다는 ‘살인범죄 처리기준 합리화 방안’을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명 경시 풍조에 대한 검찰의 고육책이겠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검찰 구형 후 법원에서 사형이 선고된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는 ‘실질적 사형폐지국’이기 때문이다. 사형이 집행되지 않는 마당에 사형 구형과 선고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지적이다.사형의 제도적, 사회적 측면을 다룬 책도 제법 여럿이지만 관련해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왕의 목을 친 남자’(책 사진)라는, 다소 독특한 제목의 책이다. ‘왕의 목을 친 남자’는 혁명기 프랑스에 대해 주로 저술해 온 일본 작가 아다치 마사카쓰의 책으로, 당대 실존 인물인 사행집행관 샤를 앙리 상송의 파란만장한 삶을 추적한다. 파란만장이라는 표현마저도 상송의 삶을 다 훑어내지는 못한다. 기록에 따르면 그는 15살에 아버지를 이어 사형집행인이 됐고 16살에 첫 사형을 집행했다. 루이 15세 암살 미수사건의 범인 다미앵을 처형한 것도 바로 상송이다.그는 루이 16세 집권 당시에도 사형집행관으로 숱한 정적들의 목을 베었고, 새로운 사형도구의 개발과 실용화에도 깊이 관여했다. 그가 개발한 사형도구가 그 유명한 기요틴이다. 알려지기로는 “혁명의 정신에 따라 사형수의 무익한 고통을 줄이고 확실한 처형을 위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설계되었지만, 실상 기요틴 설계도면의 완성자는 루이 16세다. 상송 등이 개발한 사형도구는 본래 반달형이었는데, 루이 16세가 비스듬한 칼날을 제안했다고 한다.비스듬한 칼날의 기요틴으로 숱한 정적들을 제거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칼날은 루이 16세의 목에도 떨어졌다. 혁명의 기운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등이 단두대에 올랐다. 절대왕정이 무너지고 1년이 채 안 되는 혁명정부 통치 기간에 무려 1만 7000여명이 단두대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 현장에 상송이 있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루이 16세가 단두대 앞에서 “나는 망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상송의 기록에 의하면 기독교적 수련으로 단련된 루이 16세는 “최후의 순간까지 왕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았고 존엄하고 침착한 태도로 모든 절차를 받아들였다”. 역사는 또다시 굴절되었고 상송에 의해 프랑스 혁명의 거두 조르주 당통은 물론 로베스피에르까지 기요틴의 칼날 앞에서 생을 마감했다. 사형집행인 가문 출신으로 상송은 어려서부터 사회의 차가운 시선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가문의 기록에 따르면 그럼에도 그는 절대왕정과 혁명정부의 대의명분에 좌우되어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안타까워했으며 사형제 폐지까지 주장했다고 한다. 18세기 사형집행인의 숙명은 21세기 사형제 찬반 혹은 존폐 논의에 별다른 시사점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지금, 여기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준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요진 어린이 선행상’ 시상식, 전남 영광에서 열려

    ‘요진 어린이 선행상’ 시상식, 전남 영광에서 열려

    요진건설산업 최준명 회장이 수여하는 제21회 ‘요진 어린이 선행상’ 시상식이 지난 24일 전남 영광군예술의 전당에서 개최됐다. 요진 어린이 선행상은 1998년 요진어린이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지역인재 육성기금으로 사재 5천만 원을 기탁함으로써 시작됐다. 이 상은 21세기 올바른 어린이 상을 구현하기 위해 애향심이 강한 관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봉사 및 협동정신, 효행심, 정의감이 투철한 학생을 시상하기 위해 제정됐다. 올해로 21년째로 매년 ‘영광군민의 날’에 읍,면당 초등학생 1명씩(총 12명)에게 장학금과 부상 등을 전달해왔다. 40여 년간 성실한 기업경영을 해온 최 회장의 고향 영광에 대한 사랑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8년부터 1992년까지 4년간 재경 영광향우회장을 역임하고 1995년 향우회 장학회를 창설, 고향의 중고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영광출신 서울의 대학생들에게도 매년 10여명을 선정해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요진건설 최준명 회장은 ‘요진 어린이 선행상’을 만든 이유를 “공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성품이 옳게 자라고 정의감이 넘쳐 힘없는 약자에게 도움을 주고, 나누고 보살피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으로 자라야 한다는 바람에서 제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는 최 회장의 자제인 요진건설 최은상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건산장학재단에서 기금 5백만 원을 추가 출연했으며, 수상자들에게 더욱 보탬이 되는 지역인재육성 장학금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씨줄날줄] ‘도보다리 친교’ 시즌/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도보다리 친교’ 시즌/박건승 논설위원

    ‘미러링 효과’(mirroring effect)는 호감이 가는 사람의 행동을 거울 속에 비친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따라한다는 심리학 용어다. 예컨대 상대방이 팔짱을 끼면 나도 팔짱을 끼고, 상대가 벽에 기대는 행동을 하면 나도 따라서 벽에 기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심리학자들은 상대방과 똑같은 동작을 취하면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 미러링을 잘 활용만 해도 상대로부터 50% 동의를 얻고, 흥미를 이끌어 내는 기회가 두 배로 늘어난다는 게 심리학계의 정설이다.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도보다리 회담’을 미러링 효과로 해석하는 이들이 많다. 영화 ‘미션임파서블’ 시리즈에서 톰 크루즈가 상대방 입술만 보고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채는 독화까지 덩달아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두 정상이 판문점 습지 위에 만든 도보다리에서 수행원 없이 의자에 마주 앉아 30분간 친교(親交)를 가진 것은 전혀 예기치 못한 일이었다. 취재진을 물려 들리는 것이라고는 판문점의 새 소리와 바람 소리였을 뿐이다.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로 김 위원장이 묻고 문 대통령이 답했다. 다리 끝 벤치에 단둘이 남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서로 박자와 조화, 리듬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문 대통령이 도보다리 벤치에 앉은 지 5분여 뒤 오른손으로 안경을 올리자 김 위원장도 오른손으로 안경을 추켜올렸다. 주로 문 대통령이 먼저 하고 김 위원장이 나중에 따라했다. 두 정상 간의 스텝이 맞지 않다가도 나중엔 걸음 속도가 같아지고, 오른발과 왼발이 같이 나가기도 했다. 무의식중에 따라 하는 이런 미러링 현상은 협상이 잘 풀리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였으리라.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백미는 단연 도보다리였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두 정상은 평화로운 도보다리에서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를 위해 서로를 설득하는 모습을 세계에 보여 주고 싶었을 것이다. 유엔군사령부는 푸른색을 칠한 다리라는 의미에서 ‘블루 브리지’(Blue Bridge), 즉 희망을 상징하는 ‘푸른색 다리’로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 도보다리가 있는 판문점 남측 지역이 북ㆍ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평화의집 등을 직접 언급하면서다. 물론 그때에도 도보다리는 북ㆍ미 정상의 흉금을 털어놓는 공간이 될 것이다. 북ㆍ미 정상이 완전 핵폐기를 선언하고, 문 대통령이 함께 종전선언을 한다면 도보다리는 21세기 최고의 역사 현장으로 남지 않겠는가. ksp@seoul.co.kr
  • 몰디브 등 저지대섬, 30년 뒤 거주 힘들다…이유는?

    몰디브 등 저지대섬, 30년 뒤 거주 힘들다…이유는?

    앞으로 약 30년 안에 낮은 지대에 있는 열대 섬들은 해수면 상승과 이로 인한 침수 문제 때문에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지질조사국(USGS)과 하와이대 공동 연구진은 2013년 11월부터 2015년 5월까지 태평양 마셜제도 콰잘레인 환초에 있는 로이나무르섬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이 섬은 인구 밀도가 높은 콰잘레인 환초에서 면적이 두 번째로 큰 곳이다. 이런 섬에 사는 사람들이 주로 마실 물을 구하는 곳은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어 형성되는 지하수다. 하지만 저지대에 있는 섬들은 해수면 상승과 이로 인해 높아진 파도에 의해 내륙으로 침수 피해가 생기고 이 과정에서 지하수가 마실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다양한 기후 변화 시나리오를 사용해 해수면 상승과 파도에 의한 홍수가 로이나무르섬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했다. 오늘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 기초해 해수면 상승 등을 계산한 결과, 21세기 중반까지 대부분 환초 섬에서 매년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같은 결과로 지하수 손실이 일어나며 2030년부터 2060년대까지 대부분 지역에서 사람들이 마실 물이 없어 살기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이는 섬 주민들의 이주나 새로운 인프라 구축을 위해 상당한 자금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USGS의 수문학자 스티븐 깅거리치 박사는 “이런 침수는 대개 염분이 땅으로 스며들어 담수를 오염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후 비가 내려도 담수 공급이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셜제도에는 29개의 환초에 1100개 이상의 저지대 섬이 있고 몇십만 명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또 해수면 상승은 열대 지방에서 가장 빠르게 이뤄지고 있으며 거기에는 저지대 환초가 몇천 개 존재한다. 연구진은 전 세계에 있는 대부분 환초가 조사 대상이 된 로이나무르섬보다 평균 고도가 더 낮은 저지대 섬이며 비슷한 경관과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마셜제도뿐만 아니라 캐롤라인제도, 쿡제도, 길버트제도, 라인제도, 소시에테제도, 스프래틀리군도, 몰디브, 세이셸, 하와이 북서부 일부 섬과도 관련이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해수면 상승에 따른 섬들의 회복력에 관한 기존 여러 연구는 최소 21세기 말부터 침수 피해가 시작되리라 예상했지만, 이런 연구는 추가로 파도로 인한 침수 위험이나 그것이 지하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USGS의 커틀 스톨러치 박사는 “대부분 환초 섬에서는 21세기 중반부터 마실 물이 사라질 것”이라면서 “이런 정보를 통해 여러 위험 요소를 평가해 위험을 줄이고 전 세계 섬들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사이언스의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美·佛 브로맨스?… 마크롱에 뒤통수 맞은 트럼프

    美·佛 브로맨스?… 마크롱에 뒤통수 맞은 트럼프

    “동맹국 대립하는 무역전쟁 안 돼 프랑스는 이란 핵합의 안 떠날 것” 미국 국빈 방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스킨십을 하며 ‘브로맨스’를 과시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를 작심 비판했다고 25일(현지시간) CNN 등이 전했다.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어 억양이 있지만 자신감 있는 영어로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먼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다자주의 포용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보다 효과적이고 책임이 있는, 성과 지향적인 새로운 종류의 다자주의에 기반해 21세기 세계 질서를 만들 수 있다”면서 “다자주의 체제를 창안한 국가인 미국은 이를 보전하고 재창조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관세장벽을 높이며 무역전쟁을 벌이는 데 대해서는 “동맹국들을 대립시키는 무역전쟁은 우리의 사명과 세계 안보, 역사적 흐름과 맞지 않다”며 “무역은 자유롭고 공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하고 자국 내에서 각종 환경 규제를 폐지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는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길을 찾아야만 한다”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희생하고 지구를 파괴하면서 살아간다면 우리의 삶에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후 문제에 관한 미국과 프랑스의 의견 불일치는 “단기적”일 뿐이며 미국이 파리 협정으로 되돌아오리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로운 이란 핵합의를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이끌어낸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이란 핵합의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합의가 모든 우려를 해결하지 못한다 해도 더 근본적인 다른 대안 없이 핵합의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내 입장”이라며 다시 한번 이란 핵합의 존중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그(트럼프 대통령)가 국내 사정 때문에 이 합의를 끝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려대로 이란 핵합의에서 발을 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를 내부자의 정보를 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추측이라고 축소하면서 “미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지 못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합리적으로 분석하면 그가 이란 핵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대화를 시작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에는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여러 차례 기립박수를 치는 등 열광적인 모습을 보였다. 의원석에서 “프랑스 만세”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Life&기고] 인권은 인간 존엄성의 근본이다/최충웅 (재)유엔인권난민협회 이사장

    [Life&기고] 인권은 인간 존엄성의 근본이다/최충웅 (재)유엔인권난민협회 이사장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3월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7차 총회에서 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 총회에서 13년 연속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한 셈이다. 이번 결의안은 표결 없이 합의 형식으로 채택됐으며, 북한의 행위가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와 인권유린이 오랫동안 그리고 현재에도 자행되고 있음을 강하게 규탄했다. 북한 지도층의 책임 규명과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완고한 기조가 유지됐다.특히 이번 결의안에서 유엔은 북한이 자국 내 억류자들에 대한 영사 접견 등 보호와 생사 확인, 가족과의 연락을 위한 필요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했다. 인권이사회는 사상·표현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를 허용하고 출신 성분에 따른 차별의 철폐, 강제수용소 폐지, 고문·자의적 처형의 중단 등도 북한에 거듭 촉구했다. 1990년부터 미국은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통해 매년 인권결의안을 제출해왔으며, 북한과 중국을 비롯해 미얀마, 이란, 짐바브웨, 쿠바, 벨라루스, 에리트레아 등 인권탄압국으로 지목했다.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인권이 짓밟히고 극심한 탄압 속에 난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연간 글로벌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매 3초당 1명 국제난민이 발생한다고 했다. 2016년도에 전쟁, 폭력, 박해로 세계 실향 난민이 6560만 명으로 사상 최고였으며, 전해 대비 30만명 증가했다. 인간의 존엄성이 박탈당하고 인간 생명이 휴지처럼 버림받는 반인권 사례가 세계 도처에서 속출하고 있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사태는 이미 극심한 상태며 고통 속에서 난민 생활이 지속되는 현장이다. 또한 이슬람 무장단체 IS는 포로를 공개적으로 참수하며 참혹한 살상 장면을 TV 화면으로 방영하여 세계를 경악케 하고 있다. 최근 미얀마 내 이슬람교 계열의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을 미얀마군이 다중살인과 집단 성폭행의 반인륜적 탄압사례가 2017년 2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보고서에 반인도적 범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유엔인권이사회 소집 기간 중인 3월 1일, 유럽 양심의 자유 협의회(CAP LC)에서 ‘중국 종교 자유 박해 및 전능하신 하나님교회 탄압 사례’를 주제로 회의가 열렸다. 국제인권전문가, 관련 학자, 종교자유연구전문가들이 참석하여 전능하신 하나님교회(전능신교)가 중국에서의 박해 현황과 해당 교인들이 유럽지역과 한국 등지에서 난민 인증을 못 받는 실태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중국 대표 관계자 3명도 회의에 참석했으며, 발표 사례별로 중국 대표들의 반론과 전문가들의 증거 반박으로 열띤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사회학자인 세계신흥종교연구소 소장 마시모 인트로비네 박사는 중국의 종교박해 현황과 전능신교 탄압상황을 발표했다. 국경없는 인권협회의 부국장인 레아 페레스트레스 여사는 중국 당국의 전능신교에 비인도적인 박해와 고문 현상이 대거 발견됐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인트로비네 박사는 “종교 관련 범죄를 30년 연구해 온 전문가로서, 중국 공안 측에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 교인들이 범죄에 가담한 관련 증거 자료를 요청했으나 중국 정부 측은 자료가 존재하지 않거나 문서가 사라졌다고 답변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2014년 중국 산둥 자오위안에서 발생한 맥도날드 살인사건을 포함하여 중국 정부가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를 기소한 4대 사건에 대해 대부분 전문 연구가들은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와 전혀 무관한 루머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서 전 리투아니아 외교관이자 국제난민 종교자유관측소의 대표 로시타 소리테 여사는 국제협약에 근거해 진정으로 박해를 받고 있는 종교 단체의 구성원은 절대적으로 난민 지위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1951년에 체결된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과 1967년에 채택된 ‘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의 5대 원칙은 한국과 유럽 국가에 대해 구속력이 있다고 했다. 특히 이번 제37차 유엔인권이사회 개막식 연설에서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총장은 모든 사람의 인권 보장을 위해서는 이중 잣대가 없는 공정한 상황에서 인권을 수호하고, 더 좋은 방안을 구축하며 서로 협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여러 가지 정치적인 이유로 종교를 탄압하는 국가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 등 11개 나라를 종교자유와 관련한 특별 우려 대상국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인권은 어느 특정 국가와 민족에게만 인간의 권리를 제약하고 구분할 수 없다. 바로 인권은 국경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자유와 민주, 평등 그리고 인권과 신앙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할 권리는 21세기 전 인류의 공통된 가치관이다. 이번 제37차 유엔 인권이사회 총회에서 채택한 ‘북한 인권결의안 채택’과 ‘유럽 양심의 자유 협의회’가 발표한 사례들은 세계인권선언 정신과 의미를 부각시키고 인권의 현주소를 짚어준 점에 의의가 크다 하겠다. 인종·국적·성별·종교·정치적 견해·신분이나 지위 등 그 어떤 것에도 관계되거나 차별됨 없이 모든 인간은 존엄성과 권리에서 자유롭고 평등하다. 그 누구도 사람의 인권을 박탈할 수 없다. 인권은 바로 인간 존엄성의 근본이다.
  • [서울광장] 일본의 대담한 대북 외교를 기대하며/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본의 대담한 대북 외교를 기대하며/황성기 논설위원

    비핵화 문을 힘차게 열 2018 남북 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세계를 놀라게 할 결과가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장시간 회담을 거쳐 타전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남북 정상이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윤곽을 잡고 한 달 뒤쯤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것이다. 아무도 가 본 적 없는 비핵화·평화 프로세스가 4·27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구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속전속결의 북핵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한반도 모델’로 교과서에 기록되기를 기대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전후한 남북 특사 교환 이후 3·27 북·중을 시작으로 4·18 미·일 등 정상 외교가 눈에 띈다. 5월 한·중·일, 6월 한·러 정상회담처럼 확정된 일정 외에도 북·중, 한·미 정상회담이 예상된다. 한반도와 주변국 정상이 몇 달 사이 자주 만나는 일은 21세기 들어 없던 일이다. 한반도 평화시대라는 전환기에 강대국들이 그들의 이해를 담아 개입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분주하다. 열강들의 한반도 개입이 역사의 트라우마처럼 다가오지만 이 땅이 다시는 전쟁의 길에 빠지지 않고, 민족의 경제공동체를 일구는 대장정을 하려면 이들의 역할이 필요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속을 받아냈다. 그가 미국에 머무는 동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내정자의 4월 초 평양 방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6월 중 평양 답방 소식이 흘러나왔다.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에 일본만 뒤처지는 느낌이지만 정작 당사자는 위기감이 없는 듯 보인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한 회견에서 ‘재팬 패싱’을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부정했다. 과연 그럴까. 아베 총리는 올해 초만 해도 일본 외교가 역사상 최고점에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역대 어느 총리보다도 많이 해외를 다니며 국익을 추구하는 ‘아베 외교’를 펼쳐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일어날 한반도의 지각변동은 예측을 못 하지 않았나 싶다. 일본 정부가 한반도 정세를 오독(誤讀)한 시점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봐야 한다. 그 선언을 김정은 정권의 ‘핵 담판’으로 읽었다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발표되기 전까지 ‘대화 없는 제재와 압박’을 외치는 일은 없었을지 모른다. 오죽하면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영원히 평양행 차표를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을까. 비핵화 열차의 종착역은 북·미 수교이다. 그 열차에 오를지는 전적으로 일본 정부에 달렸다. 일본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대북 외교의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자세다. “하도 북한에 속아서” 돌다리도 몇 차례고 두들겨 보고 건너려는 신중함이 느껴진다. 일본에서는 ‘버스를 놓쳤다면 무리해서 올라타기보다 일시정차할 때 타면 된다’는 얘기들을 한다. 그런 신중한 태도를 탓할 수는 없다. 일본 정부는 ‘납치, 핵, 미사일 등의 제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 일·조(북·일) 국교정상화 실현’을 기본방침으로 하고 있다. 비핵화가 되더라도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북·일 수교는 어렵다는 얘기다.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납치 고백이 일본의 북한 때리기를 초래해 국교정상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경험이 있다.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북한은 납치에 관한 모든 것을 넘겨주고, 일본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북·미의 비핵화 해결 방식으로 거론되는 ‘원샷’, ‘빅뱅’ 등의 대담한 타결이 북·일 관계에서도 필요한 까닭이다. 북한은 일본이 전후 처리를 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다. ‘불행한 과거를 청산할’(2002년 북·일 평양선언) 책임, 일본에 있다. 문재인·트럼프 대통령에게 납치 문제를 제기해 달라는 아베 총리의 요청, 충분히 이해한다. 이제 스스로 대북 외교에 나서 비핵화 한반도와 협력하는 대국 일본의 역할을 할 때다. marry04@seoul.co.kr
  • “일부 장관 무능ㆍ헛발질 정책에 날카로운 비판 시의적절”

    “일부 장관 무능ㆍ헛발질 정책에 날카로운 비판 시의적절”

    서울신문은 24일 남북, 북ㆍ미 정상회담의 외교안보 이슈를 포함해 정치권을 뒤흔든 김기식 전 금감원장 사태, 일부 장관의 무능과 정책 혼선을 비판한 기사 등 다양한 보도내용을 다룬 제105차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를 열었다. 회의에는 박재영(광주대 부총장) 위원장과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회장),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장), 소순창(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이나연(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홍영만(서울여대 초빙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아래는 위원들의 의견이다.-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한다는데 독자들은 종전선언·평화협정·평화체제 등이 뭔지 궁금하다. 서울신문은 이를 잘 정리해 궁금증을 해소했다. 한·미 연구소 문제도 일부 언론은 본질을 벗어난 반면 서울신문은 워싱턴 특파원의 경험을 활용한 칼럼으로 문제의 본질을 객관적으로 파고들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관련해 다른 신문들은 한·미 관계나 정부 외교력 비판에 치우쳤지만, 서울신문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한 논조를 가져가는 게 좋았다. -어촌 고령화 문제를 지적한 ‘어촌이 늙어간다’는 기획기사는 심도 있고 디테일도 강했다. 특히 11일자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어촌 고령화 해법’에서는 미래 어촌의 청사진처럼 읽을거리가 풍부했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이 독자들에게 생각할 요소를 많이 제공했다. -11일자 ‘고운 몸매·순결…성편견 부추기는 21세기 여중·여고 교훈’ 기사가 인상 깊다.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으로 성평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는데 정작 구시대적 성 관념을 조장하는 여학교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시대착오적 성 관념을 교육 현장에서부터 바꿔야 한다는 당위성과 시대적 맥락을 잘 짚었다. -5일자에 미세먼지 관련 풍경 사진 두 장을 잘 대비해 게재했다. 서울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쁠 때와 좋을 때를 비교한 사진이다. 먼지로 자욱한 광화문 사진을 보니 당장 보따리를 싸서 한국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진이라는 시각적 팩트로 현장감을 잘 보여줬다. 미세먼지의 공포와 경각심을 고발해 충격이 크게 다가왔다. 4월 사진 뉴스로는 단연 압권이었다. -4일자 ‘제주 4·3 70주년 추념식’ 보도도 균형을 잘 유지했다. 제주 4·3을 보수매체는 폭동으로, 진보매체는 항쟁으로 각각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진영논리와 이념의 잣대로 보지 않고 피해자인 양민의 입장에 맞춰 보도했다. 이날 사설에서도 당시 군인과 경찰뿐만 아니라 양민의 죽음까지 당연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등 균형감을 보였다. 특히 1면 기사의 제목이었던 ‘완전한 해결, 4·3의 진실 보듬다’는 이런 상징성이 잘 드러났다. -이달 들어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와 사설이 돋보였다. 일부 장관의 무능과 헛발질 정책으로 피로도가 매우 높은 상태에서 서울신문이 시의적절하게 포문을 열어 독자의 답답한 마음을 해소했다. 5일자 사설 ‘현장 모르는 교육·환경 장관, 참기 힘들다’, 9일자 ‘정책 잇단 ‘불협화음’… 여권發 장관 교체론 솔솔’ 기사, 10일자 ‘재활용 국·과장 돌연 교체… 환경장관 섣부른 인사, 화 키웠다’ 기사 등. 또 4월 한 달의 사설을 보면 독자들의 폐부를 꼭 찌르며 정답을 제시한 사설들이 있었다. -‘드루킹’ 보도와 관련해 서울신문은 작의적·추측성 보도를 지양하고 철저히 팩트 중심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엉거주춤하고 있는 경찰 수사에 대해선 날선 비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드루킹의 존재가 ‘인터넷 정치 브로커’라는 실체를 먼저 밝히고 파헤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은 아쉽다. 또 사이버 정치 행태에 대해 종합적으로 다뤄 이번 사태를 접하는 독자 입장에서 올바른 이해에 도움을 줘야 한다. -16일자 2, 3면에 게재된 ‘재난 대응력 향상됐지만, 안전 한국은 아직 멀었다’ 기사 제목이 부정적인 뉘앙스로 오해의 소지가 있다. 기사 내용은 재난 대응력이 개선됐다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고 부정적인 측면을 기술했다. 전문가 20명의 사진을 크게 처리해 이상했다. -3일자 보도된 재활용 관련 기사는 현상만 다뤘지 깊이 있는 분석을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독자들은 재활용 쓰레기 처리 정보가 부족하다. 정리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대학로, 31일간의 연극 열전

    대학로, 31일간의 연극 열전

    윤영선 작가 유작 등 4편 초연 ‘툇마루…’ ‘그때, 변홍례’ 눈길창작·번역 초연극부터 엄선된 수작들을 만날 수 있는 축제인 서울연극제가 28일부터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열린다. ‘연극은 대학로다’를 주제로 31일간 펼쳐지는 제39회 서울연극제에선 초연작 4편, 재연작 6편 등 총 10편이 무대에 오른다. 국내 작가의 초연작으로는 기존 연극 형식을 부정하고 자신만의 극작법과 실험 정신으로 고독한 인간 존재를 그려 온 극작가 겸 연출가 윤영선(1954~2007)의 유작이 눈에 띈다. 극단 놀땅의 ‘쥐가 된 사나이’(5월 18~27일)는 그가 남긴 미완의 희곡을 무대에서 완성한 작품이다. 어단비 작가, 윤시중 연출이 참여한 극단 하땅세의 ‘그때, 변홍례’(5월 18~27일)는 1931년 일제 치하 대저택에서 발생한 의문의 살인사건을 풀어간다. 프랑스 소설가 기 드 모파상의 작품을 1인칭 모노드라마로 만들어 낸 극단 피악의 ‘오를라’(5월 18~27일)와 일본 신예 작가 오가와 미레이의 블랙코미디를 다룬 극단 행의 ‘깊게 자자, 죽음의 문턱까지’(5월 4~13일)도 국내 관객과 처음으로 눈을 맞춘다. 프로젝트 아일랜드의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5월 1~13일)와 디렉터그42의 ‘4 four’(5월 4~13일)는 번역극으로 초연의 호평에 힘입어 재연 기회를 맞았다.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는 체코 작가 페트르 젤렌카의 작품으로, 광기를 소재로 현대인의 고독을 발칙하게 다룬 블랙코미디다. 제63회 일본 문부과학대신상 수상작인 ‘4 four’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의 혼란 속에서 범죄피해자 유족들을 통한 사형제도의 문제를 다룬 실험작이다.다시 무대에 오르는 창작극 가운데는 역사적 사회적 사건을 다룬 작품들이 시선을 끈다. 연쇄살인마로 나오는 만화 속 주인공과 일본군 위안부를 접목한 극단 반의 ‘이혈(異血)-21세기 살인자’(5월 4~13일), 2008년 초연된 후 10년 만에 새롭게 재구성한 상상두목의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5월 4~13일)은 5월 광주를 소재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 밖에 안톤 체호프의 단편 소설 ‘공포’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그린피그의 ‘공포’(5월 4~13일)와 등장인물들의 세밀한 심리 묘사가 빛난 아르케의 ‘툇마루가 있는 집’(5월 4~13일)은 지난 2월 공연에서 평단 및 관객의 큰 호응을 받았다. 연극제 동안 배우들과 함께하는 ‘희곡 읽기’, 연출가·작가가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 25개 극단의 무료 공연인 ‘프린지: 제14회 서울창작공간연극제’, 거리 퍼포먼스 ‘달걀인간의 일상’ 등 다채로운 즐길거리도 펼쳐진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강태진의 코리아 4.0] 인간이 기계를 부릴 그날이 오나

    [강태진의 코리아 4.0] 인간이 기계를 부릴 그날이 오나

    러시아혁명, 명예혁명, 미국독립혁명, 프랑스혁명, 4·19 혁명 등 역사에는 무수한 혁명이 있다. 이러한 혁명은 민심을 배반한 지도자를 몰아내거나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위치가 완전히 뒤바뀌어 세상이 요동칠 때를 일컫는다. 그런데 과학사에서는 혁명이라는 용어를 이상할 정도로 아낀다. 16세기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바뀌는 엄청난 인식론의 전환에서마저도, 전기가 상용화돼 현대 문명의 혁신이 일어났을 때마저도 혁명이라는 말은 사용되지 않았다. 비행기나 TV, 컴퓨터가 발명돼 인간생활에 엄청난 편익을 제공하고 대전환이 일어났을 때도 혁신이라고 부를 뿐 혁명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그러면 과학기술에서는 무엇을 혁명이라 부르는가. 과학기술에서 혁명이란 특정한 변화가 인간 개개인의 삶을 바꿀 뿐 아니라 집단의 변화로 나아가는 현상, 그리하여 기존의 삶과는 다른 새로운 삶의 방식이 등장했을 때를 혁명이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 국한해 혁명이라는 지위를 부여했다. 그러한 맥락에서 앨빈 토플러는 산업혁명을 제1차, 2차 등으로 세분화하지는 않았지만 혁명이라고 보았다. 그는 ‘혁명’ 대신 ‘물결’(Wave)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기존의 낡은 것은 싹 쓸고 전혀 새로운 성질의 것이 그 빈자리를 채운다는 점에서 혁명에 버금가는 용어로 파도를 떠올린 듯하다. ‘제2의 물결’로 바꿔 부르긴 했지만 적어도 산업혁명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유발 하라리는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과학혁명이라는 용어를 쓰며 그 시기도 18세기에서 16세기로 200여년을 당겼다. 그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죽음은 무엇인가, 우주는 어떻게 형성됐는가와 같은 인간과 우주의 본질에 대한 중요한 질문 앞에서 답을 할 수 없음을 깨달았고, 이에 대한 답을 추구하게 됐다고 했다. 무지에 대한 깨달음은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낳았고, 자연현상의 탐구와 연구를 통해 얻은 지식을 생산활동에 적용해 의학, 군사, 경제, 과학기술 등에서 기존의 인류가 지니지 못한 새롭고 거대한 힘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앨빈 토플러나 유발 하라리가 새롭게 붙인 용어는 참신하지만 그 내용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새롭게 등장한 과학기술이 인간 개개인의 삶의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집단적으로 구축한 제도와 체제가 인간생활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용어를 설명하고 있다. 한편 아널드 토인비가 처음으로 사용한 산업혁명이란 용어는 18세기 중엽부터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의 혁신으로 인해 일어난 사회, 경제 등의 큰 변혁을 일컫는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과학기술에 의한 변화를 혁명이라고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혁신의 연장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지금의 과학기술이 가져오는 사회 전반의 파급력을 살펴볼 때 인간의 생산력 증대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형태의 생산수단이 출현하고 있고, 이를 중심으로 한 사회관계가 새롭게 형성돼 가고 있음을 살펴볼 때 4차 산업혁명은 현재 진행형임이 분명하다. 21세기에 접어들어 컴퓨팅 파워의 기하급수적 상승은 빅데이터 처리능력을 갖게 돼 컴퓨터가 진정한 의미의 인공지능 능력을 과시하게 됐으며, 사물인터넷, 크라우드, 모바일 기술의 진보 등으로 지난 20여년간 생산성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완성을 가정할 때 아직 해야 할 일은 많다. 4차 산업혁명이 무르익었다는 것은 바둑의 최고수를 이긴 알파고와 같은 단순 지적능력의 출현이 아니라 컴퓨터의 연산능력이 인간의 종합적인 사고력이나 판단력을 능가하는 특이점(singularity)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이면 그때가 올 것이라고 했다. 기계가 사람이 하기 싫은 일, 실수할 수 있는 일을 능란하게 잘할 수 있을 것이므로 인간이 기계를 부릴 수 있을 때 인간 능력은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이 오면 인간이 그토록 그리던 신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 힘받는 英여왕의 ‘생전 퇴위설’

    힘받는 英여왕의 ‘생전 퇴위설’

    53개국 영연방 차기 수장에 70세 최고령 찰스 왕세자 내정 英언론 “연내 왕위 물러줄 수도”최고령 왕세자인 영국의 찰스(70) 왕세자가 영연방(Commonwealth·커먼웰스) 차기 수장에 내정됐다. 일각에서는 올해로 92세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본격적으로 왕위 이양 절차에 착수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가디언, BBC 등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인근의 윈저궁에서 열린 영연방 회원 정상회의에서 현재 영연방 수장인 엘리자베스 여왕의 후계자로 찰스 왕세자를 승인했다. 영국을 포함해 캐나다, 뉴질랜드 등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총 53개국으로 구성한 국제기구 연영방 수장은 세습되지 않으며, 회원국 합의로 추대된다. 1949년 조지 6세가 초기 수장이었으며, 1952년 엘리자베스 여왕이 뒤를 이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발표 전까지 영연방 일부 회원국은 영국 왕실이 수장 자리를 독점하는 것은 부당하며 회원국 정상이 돌아가면서 수장직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야당 노동당 또한 “21세기인 만큼 영연방 수장 자리는 회원국에 돌아가야 한다”고 거들었다. 지난 66년간 영연방을 대표해 온 엘리자베스 여왕이 직접 나서 진화했다. 여왕은 19일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영연방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영연방의 안정성과 지속성이 유지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면서 “(후계자를) 결정할 때가 되면 1949년 내 아버지가 시작한 이 중요한 과업을 찰스 왕세자가 이어 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날 엘리자베스 여왕의 발언으로 ‘생전 퇴위설’이 힘을 받았다. 영국 선데이익스프레스는 21일 “엘리자베스 여왕의 언급이 영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연내에 왕위를 물려줄 수도 있다는 추측이 만연하다”고 보도했다. 그간 영국 왕실은 “여왕은 생전에 퇴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영국에서 찰스 왕세자의 인기는 높지 않은 편이다. 국민의 사랑을 받다 1997년 사망한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와 이혼하고 커밀라 파커 볼스와 재혼하는 과정에서 신망을 잃었다. 최근 영국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모리에 따르면 영국인 약 70%가 엘리자베스 여왕이 계속 재임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한편 엘리자베스 여왕은 21일 92세 생일을 맞아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생일 콘서트를 열었다. 영국 출신의 가수 스팅, 톰 존스, 제이미 컬럼 등이 공연했고, 콘서트가 끝난 뒤에는 여왕이 직접 찰스 왕세자 등 왕실 가족과 무대에 올라 ‘해피 버스데이’ 노래를 합창했다. 찰스 왕세자는 엘리자베스 여왕을 “여왕 폐하, 엄마(Mummy)”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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