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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도통신 “한·일, DJ·오부치 선언 20주년 새 공동선언 발표 논의”

    한국과 일본 정부가 오는 10월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6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5월 한국에서 발족된 ‘한·일 문화·인적교류TF(태스크포스)’와 일본에서 곧 출범할 ‘한·일 문화교류 전문가 모임’의 제언을 바탕으로 양국 정부가 새로운 공동선언 채택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 측이 새로운 공동선언 작성을 계속 요청해 왔으며, 이에 일본 정부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의 공조를 중시하고 있어 공동선언 발표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도통신은 또 “아베 신조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을 요청하고 있는데, 만약 방일이 성사되면 두 정상이 공동선언을 함께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1998년 10월 8일 일본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은 오부치 게이조 총리와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두 나라의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촉진하는 차원에서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의 사죄’를 문서화하는 등 전체 11개 항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다양한 변수들이 있어 새로운 공동선언의 성사 여부는 전망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교도통신은 “(위안부 합의 등)역사 문제에 대한 양국 간 인식 차이가 크기 때문에 공동선언이 실제로 추진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했다.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3선에 성공해 총리직을 계속 맡게될 지 여부도 단언할 수 없는 가운데, 3연임이 되더라도 임기 초 자국내 정치 사정 등이 감안될 공산이 크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씨줄날줄] 금수저와 세습자본주의/이두걸 논설위원

    [씨줄날줄] 금수저와 세습자본주의/이두걸 논설위원

    ‘벨 에포크’(belle epoque)는 우리말로 ‘좋은 시대’로 번역된다. 1871년부터 1914년 사이 프랑스 제3공화국의 풍요롭던 파리의 황금기를 뜻한다. 혁명과 전쟁이 사라진 자리에 경제적 풍요와 문화 번성, 그리고 낙관적인 세계관이 자리잡았다. 모네와 르누아르 등 인상주의 화가가 남긴 유유자적하면서도 풍족한 부르주아 계급의 모습은 이때를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분배 측면만 놓고 보면 인류 역사상 없는 이들에게 가장 가혹한 시기였다.‘21세기 자본’의 저자인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는 소득분배 측정 지수로 전체 부(자산)의 가치를 국민소득으로 나눈 ‘베타(β)값’을 제시한다. β값이 클수록 부가 소수에게 쏠려 있다는 뜻이다. 19세기 말 프랑스의 β값은 사상 최고인 7.5 정도로 평가된다. 하지만 김낙년 동국대 교수에 따르면 한국의 β값은 2000년 5.8에서 2016년 8.28로 뛰어올랐다. 미국(4.10)이나 영국(5.22), 일본(6.01) 등보다도 크게 높다. 우리나라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부의 대물림’이 주범으로 손꼽힌다. 상속·증여가 우리나라 전체 자산 형성에 기여한 비중은 1980년대 연평균 27.0%에서 2000년대 42.0%로 급증했다. 이 비중은 최근 더 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세통계 자료를 보면 총상속증여재산가액은 2012년 약 21조원에서 2016년 32조원으로 폭등했다. 미국의 경제 잡지 포브스는 지난해 우리나라 주식부자 중 상속형은 65% 정도로 일본(30%)이나 미국(25%)의 두 배를 넘었다고 분석했다. 국세청이 19일 내놓은 국세 통계는 ‘세습자본주의’ 한국 경제의 우울한 단면을 보여 준다. 지난해 상속세 신고 재산은 16조 71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0% 증가했다. 평균 피상속 재산은 24억원에 달했다. 증여세 신고 재산도 23조 3444억원으로 같은 기간 28.2% 늘었다. 상속과 증여의 급증은 최근 부동산 가격 급증 외에도 문재인 정부가 보유세 인상과 공시지가 현실화 등을 표방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세금을 더 낼 바에야 미리 재산을 물려주겠다는 심리가 강해진 탓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부동산 증여 건수는 총 28만 3000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자와 빈자 사이의 이동성이 둔화된 사회에서는 ‘창업’보다 ‘공무원시험’이 합리적 선택이다. 공동체 의식 대신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만 남는다. “장벽사회의 병리현상을 방치하고는 경제 활력을 되찾는 일은 요원하다”(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19세기 후반의 극심했던 빈부 격차는 1, 2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이라는 ‘파국’을 거친 뒤에야 물리적으로 조정됐다. douzirl@seoul.co.kr
  • [이사람 e향기] “LED 조명의 밝은 빛으로 북한 전역을 대낮 같이 밝히겠다”

    [이사람 e향기] “LED 조명의 밝은 빛으로 북한 전역을 대낮 같이 밝히겠다”

    “빛과 밝음은 평화와 번영의 상징입니다. 저희 최첨단 LED 조명으로 북한 전역을 대낮 같은 밝음으로 빛나게 하고 싶습니다.” 이영태(56) 케이알이엠에스(KREMS) 대표는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온 만큼 남북경협과 함께 북한에 진출해 합작회사를 설립하면 글로벌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에 의한 남북경협은 ‘제2 한강의 기적’을 이룰 절호의 기회”라며 “세계는 이를 ‘한반도 기적’이라 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골드만삭스는 이미 오래전 ‘통일 한반도는 세계 2등 국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나는 한반도 평화 대박으로 부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경북대 전자공학과 학사(‘82학번)로 (주)금성통신에 입사해 사회에 첫발을 들였다. 10년이 지난 다음 대기업에서 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쌓기 위해 중소기업으로 이직했다. 그 후 몇 군데를 거쳐 2년간 공장장으로 근무하던 회사가 점차 경영이 어려워졌고, 회사를 살릴 수 있는 여러 사업구상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그가 ‘최종결정자가 있으니 내 생각이 옳아도 꿈을 펼치기 어렵구나’하고 생각할 즈음 회사 매각 소식을 접했고, 마침내 용기를 내어 회사를 인수했다. 회사명도 (주)KREMS로 바꿨다. KREMS는 전기·전자·제어 기업으로 LED 조명 등 21세기를 선도하는 디지털 부품과 조명을 전문으로 한다. 또 KREMS는 LG 이노텍, LG 디스플레이의 1차 협력사로 스마트폰, 노트북 등 중소형 전자기기의 핵심부품인 액정, 즉 LCD와 LED 모듈을 친환경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공장으로는 경북 구미에 본사(1 사업장)와 제2, 제3 사업장을, 중국 옌타이에 제4 사업장과 베트남 하이퐁에 제5 사업장을 두고 있다. 설립 첫해인 2007년 7억원 매출로 시작해 10년 만인 지난해 1280억원 매출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15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람이 기회다’는 신조를 경영철학으로 삼아 ‘회사는 직원들의 것’이란 생각으로 더불어 함께 잘사는 공동체, 직장을 일구고 싶다는 이 대표. ‘북한을 대낮 같은 밝은 빛으로 밝히고 싶다’는 그의 민족사랑 겨레사랑이 한반도를 비추고, 세계를 비추게 되길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지난달 30일 임수경 전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학생축전참가 29주년’을 기념한 행사를 열었습니다. -임수경 전 의원의 남편 되시는 양 박사님을 몇 해 전부터 잘 아는 사이로 지내고 있습니다. 양 박사님이 이곳에 근무할 때의 병원과 저희 공장은 5분 거리였죠. 그렇다 보니 양 박사님과 함께 임수경 전 의원과 자연스럽게 왕래하는 사이가 됐습니다만 공장방문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양 박사님과 임 전 의원을 공장에 초대하게 됐는데요. 참, 우연의 일치라고 할까요. 일정이 공교롭게도 그 날만 가능했습니다. 사실, 저는 82학번으로 80년대 세대입니다만 80년대 민주화운동 시기에 용기가 부족한 탓으로 마음은 있으되 행동으로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기업인으로서 경제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것은 본연의 사명이겠지만, 나에게 기회가 오면 나라의 민주화에도 미력한 힘을 보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남북 평화와 통일을 향한 화해의 길잡이’ 역할을 한 임 전 의원이 공장을 방문한다니… 제게는 행운이고, 축복이란 생각에 간단한 행사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꿈을 현실로 만든 한반도 평화통일의 이정표, 임수경 의원의 평양학생축전참가 29주년을 기억합니다’라는 플래카드와 함께 꽃다발 증정을 했고요. 직원들과의 대화와 함께 생산현장을 둘러보는 행사를 갖게 됐습니다. →최근 우리 경제 사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기업 경영자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경제의 활로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한국 경제의 활로는 남북경협입니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따른 남북경협의 기대감이 높다는 것은 고무적입니다. 남북경협의 희소식은 북한경제는 물론 한국경제에도 반가운 일입니다. 항구적 평화체제가 안착되는 가운데 남북경협이 본궤도에 오르면 ‘제2 한강의 기적’이 될 수 있습니다. 청년실업의 해소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봅니다. 남북이 함께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가면 세계는 이를 ‘한반도 기적’이라 부를 겁니다. 저보다 먼저 미국의 골드만삭스가 ‘통일 한반도는 세계 2등 국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에 따른 ‘남북경협은 제2 한강의 기적’이라는 말씀은 너무 낙관적 전망으로 보입니다. -저희 KREMS는 한국 구미에 1, 2, 3공장과 중국 옌타이, 베트남 하이퐁에 각각 생산기지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베트남에 각각 투자하고 있는 겁니다. 중국과 베트남에 투자한 것은 그 이익을 일부 나누겠지만 종국에는 중국 것이고, 베트남 것입니다. 모두가 우리 한국 것이 아닌 거죠. 게다가 언어장벽에다 실패 위험에 따른 비용이란 문제도 있습니다. 리스크가 큽니다. 하지만, 평화체제에 의한 남북경협은 기업 입장에서도 충분한 호재가 됩니다. 개성공단 경험을 통해 이미 양질의 노동력 확보와 생산비 경쟁력이 확인되었고, 물류비용도 절감됩니다. 특히, 의사소통에 아무런 장애가 없기에 안정적인 남북경협은 ‘한강의 기적’처럼 남북이 함께 만드는 ‘한반도 기적’이자 ‘한반도 평화 대박’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다만, 저는 남북경협은 기업이윤뿐만 아니라, 남북공동번영에 기여한다는 민족적 입장도 함께 가져야 성공한다고 봅니다.→그렇다면, 남북경협에 적극 참여해 북한에 생산 공장을 설립할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네, 물론입니다. 기업의 이윤도 보장되고, 남북경제번영에 이바지 할 수 있다면 기업가로서 이보다 더 보람 있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한국의 우수한 기술과 북한의 양질의 노동력이 결합하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은 더욱 커질 겁니다. 품질과 가격경쟁력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의 덤핑에 맞서, 남북경협의 취지에 맞게 합작투자를 하면 해외수출 확대도 이룰 수 있습니다.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북미 유럽 시장도 넘볼 수 있습니다.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습니다. 저도 그런 꿈을 현실로 만들고 보고 싶어요. 빛과 밝음이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듯이, 저희 LED 조명이라면 북한 전력난에 가장 적합한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남북이 함께 한반도 전역에 대낮 같은 밝은 빛을 밝힐 수 있는 것이죠. 더 나아가 KREMS가 보유하고 있는 ICT 융합 LED 특화기술과 북한의 양질의 노동력이 결합하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겁니다. 다방면의 남북합작으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KREMS의 특화기술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자랑 같습니다만, 최고의 녹색기술(Green Technology)인데요. 하나는 전기자동차모빌리티(e-Mobility)로서 전기 보트 사업을 발판으로 전기 이륜차, 전기 사륜차 사업으로 확대하는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태양광입니다. 태양광 발전 사업 분야에서 5년간 연구개발과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LED 가로등과 보안등에도 특화기술을 갖고 있습니다.→새로운 노사문화로 ‘일자리 유지와 창출’에 모범적이란 평가가 있던데요. 어떤 사연인가요. -저는 평소 회사는 내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것이라는 소신에 따라 ‘하나의 가족’이란 생각으로 경영해 왔습니다. 가정과 직장, 지역사회와 나라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공동체인 까닭입니다. 사람은 삶이 윤택하고, 보람되고, 만족감이 높아져야 행복합니다. 사람이 우선인 이유겠죠. 직장인의 경우 잠자는 시간을 빼면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냅니다. 직장이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아름다운 삶의 터전이자, 공동체가 돼야 하는 거죠. 그래서 올해 3월 지역의 노동전문가를 영입했습니다. 직원들의 고충을 생산현장에서 곧바로 수렴해 경영에 반영했습니다. 그랬더니 자연스럽게 직원들의 화합, 단합하는 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일하는 분위기가 바뀐 거죠. 그렇다 보니 생산성이 10% 이상 올랐습니다. 이직이 줄고 입사해 일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더욱 따뜻하고 훈훈한 삶의 보금자리로 성숙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본인만의 경영철학 내지는 소신은 무엇인가요. -‘사람이 기회다’는 생각을 항상 해 왔습니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첨단사회를 살아가고 있지만, 그 삶의 주체는 사람입니다. 사람이 첨단사회를 창조합니다. 이때 사람은 준비된 사람이고, 기회는 첨단산업입니다. 그래서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도 말합니다. 회사가 성장한 배경에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회사를 인수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11년을 함께 동고동락한 가족 같은 직원들이 60여명이나 됩니다. →마지막으로 정부에 정책제안이나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정부와 공공기관 우수조달 업체의 자격조건에서 해외 수출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적용해 주면 좋겠습니다. 또, LED 등 전기제품에 대한 형식승인을 아이템별로 하는 제도를 개선해 중복성을 완화해 주길 바랍니다. 특히, 일자리 유지 및 창출 기업과 해외 수출기업을 점수화해서 정책에 반영해 주면 좋겠습니다. 공공기관과 지자체 사업에 민간투자를 도입해 활성화시켜주길 바라겠습니다. 늘 함께 해 주시길 부탁합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 “촛불혁명은 21세기판 3·1운동… 남북 협력 땐 5대 강국에”

    “촛불혁명은 21세기판 3·1운동… 남북 협력 땐 5대 강국에”

    “3·1운동은 당시 인구의 10%가 넘게 참여한,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비폭력 평화운동입니다. 시간이 흘러 그 정신이 광화문에서 촛불로 다시 일어났어요. 최근 기무사 계엄령 문건 논란은 얼마나 유치하고 반역사적인 행태인가요. 성숙한 시민사회의 열망을 (군은) 몰랐던 겁니다. 지난 100년간 우리 민족에게 쌓인 트라우마를 씻어내고 새로운 100년을 그리겠다는 사명감으로 이 자리를 맡았습니다.”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난 한완상(82)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은 “촛불혁명은 21세기판 3·1운동”이라고 치켜세웠다.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를 시작으로 김영삼·김대중 정부에서 장관, 부총리를 지낸 한 위원장은 명실공히 진보진영의 거목으로 손꼽힌다. 지금으로부터 99년 전인 1919년 일제에 핍박받은 조선인은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다. 그로부터 97년이 흐른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에 분노한 국민은 “이게 나라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에 쥔 물건이 조금 바뀌었을 뿐 온전한 나라를 되찾겠다는 열망, 폭력이 아닌 것으로 이루겠다는 신념은 예나 지금이나 같았다. 지금 우리 민족에게 가장 필요한 건 ‘힐링’이라고 한 위원장은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0년 강대국의 ‘갑질’ 때문에 우리 민족은 억울한 상처를 입었다. 일제는 우리의 언어·이름·민족혼을 앗아 갔다”면서 “하지만 제일 아픈 건 해방 이후에 생긴 트라우마다. 해방됐지만 우리는 남·북으로 나뉘어 갈등했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적폐청산을 ‘과거의 좋은 것까지 없앤다’는 말로 쓰려는 세력이 있는데 그건 아니다. 잘못된 과거의 일을 정리하는 데서 끝나면 새 역사를 열 수 없다”면서 “예컨대 1919년 임시정부 수립날을 건국일로 삼을 수 없다는 논리가 대표적이다. 철저히 일제의 논리에 입각한 것이다. 나라를 되찾고자 목숨 걸었던 분들의 노고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이 미래를 함께 그리길 소망했다. 내년 100주년 기념행사도 남·북 공동으로 열린다. 한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지난 판문점 회담 때 ‘남·북이 자랑스러운 역사 유산을 공유하면서 가까워질 수 있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그가 자신감을 갖고 공동행사를 추진한 이유다. 한 위원장은 “이번 판문점 회담은 앞서 두 번의 정상회담과는 달랐다”면서 “남과 북의 이행의지가 높고 정권의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며 국제적으론 북·미 정상회담이 바로 이뤄져 선순환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공동행사의 첫 번째 노력은 ‘안중근 의사 유골 찾기’다. 안중근 의사의 유골은 만주 어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북이 힘을 합쳐 그것을 찾으면 좋겠다는 게 한 위원장의 바람이다. 아울러 안 의사의 사상인 ‘동양평화론’에 대해 남북 공동으로 학술회의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군국주의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일본에 교훈을 주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남북 대학생이 서로 역사유적지를 탐방하거나, 북에도 있을 일제시대 노동자, 위안부 등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3·1운동 100주년이 지금 갖는 특별한 시대적 소명을 한 위원장은 “아픔을 치유하는 동시에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정신적 힘을 얻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99년 전처럼) 우리나라는 더이상 강대국 사이에서 등 터지는 새우가 아니다”라면서 “남과 북이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협력하면 세계 5대 강국으로 일어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길을 주저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그러길 두려워하는 일제와 냉전의 망령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국가 주도 시장화…‘개성·신의주·나선’ 동북아경제 중심에 서다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국가 주도 시장화…‘개성·신의주·나선’ 동북아경제 중심에 서다

    중국 단둥시 중심가에 있는 북한식당인 류경식당에서는 저녁 6시 30분이 되자 종업원들이 한복으로 갈아입고 공연을 시작했다. 공연은 시작과 마무리만 북한 노래이고 나머지 5곡은 모두 중국 노래다. 식당을 채운 손님 30여명 가운데 2명을 빼곤 모두 중국인이어서다. 음식과 공연 모두 중국 손님 취향에 맞춘 이유는 딱 하나, 돈을 더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공연은 사회주의 모자를 쓴 북한식 ‘주체 자본주의’의 단면을 보여 준다.북한을 빼놓고는 ‘동북아 경제지도’ 자체가 불가능하다. 남북 경협은 개성, 북·중 경협은 신의주, 북·중·러 경협은 나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북한이 거부하면 한국은 대륙으로 갈 수 없고, 중국은 동해로 나올 수 없다. 북한도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 북한은 자신들의 지정학적 입지를 디딤돌 삼아 동북아 경제지도의 중심이 되려 한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만난 북한 노동자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인 사업가들, 북한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말하는 현재 북한의 모습은 딱 ‘잘살아 보세’를 외치던 산업화 시기 한반도 남쪽을 떠올리게 한다. 그 당시 국가가 나서서 경제발전을 독려하고 외국으로 광부와 간호사, 건설노동자를 보내던 걸 21세기 한반도 북쪽에서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에서 파견한 노동자들은 대북제재 와중에도 여전히 중국 곳곳에서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10년 넘게 북한 관련 연구를 하는 남모씨는 “훈춘이나 투먼에선 지금도 북한 노동자 수천명이 기숙사형 공장에서 일한다”면서 “매일 자체적으로 자아비판과 사업평가로 이뤄지는 ‘총화’를 하고 그 결과를 대사관이 보고받는다. 철저하게 북한 당국 관리하에 파견노동이 움직인다”고 말했다. 단둥 현지조사로 박사 학위를 받은 문화인류학자인 강주원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단둥에 나와 있는 북한노동자는 2만명 규모”라고 밝혔다.북한 노동자들은 중국에서 인기가 높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일을 잘하는 데다 성실하기 때문이다. 남씨는 “훈춘에 있는 한 중국 식당이 중국인 종업원 8명을 쓰다가 북한 종업원 4명으로 바꿨는데 일을 더 잘한다고 칭찬하는 걸 들었다”면서 “중국만 해도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 한국에서 동남아 노동자를 찾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한 중국인 사업가는 의류를 생산하는 북한 공장과 거래하는 게 무척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북한 공장에 200명이 일하는데, 500명으로 늘리자고 제안했다”면서 “북한 공장을 방문해 보니 마감시간을 맞추기 위해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하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를 ‘북한식 발전국가’로 표현했다. 그는 “1990년대엔 자생적으로 시장이 발생했다면 지금은 국가 스스로 계획경제 안에서 시장을 포괄하려 한다”면서 “한마디로 ‘국가가 주도하는 시장화’다. 시장이 발달하면 북한 체제가 붕괴할 거라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순진한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응구 베이징대 조선문화연구소 명예소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박봉주 총리에게 경제정책을 일임한 뒤 젊고 해외를 아는 240명을 모아 연구팀을 꾸렸다”면서 “이들은 수년 동안 한국, 중국, 미국을 연구하고 있다. 북한은 지금 이들이 세운 경제개발계획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변화상은 북한에서 온 보따리상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달 28일 오전, 훈춘에 있는 한 세관 앞에서 북한에서 온 보따리상 일행 5명과 조심스레 대화를 나눴다. 함경북도에서 같은 동네에 산다는 이들은 50대에서 70대 여성들이었다. 훈춘에 있는 친척 방문 목적으로 정식 도강증을 발급받아 1개월을 체류한 뒤 귀국하기 위해 세관 검사를 받는 중이었다. 현재 동네에서 인민반장을 맡고 있거나 맡았던 경험이 있었다. 두 명은 자식이 군복무 중이었고 한 명은 남편이 공무원이었다.이들은 모두 화가 나 있었다. “친척들이 조금씩 생활에 보태라고 옷이며 각종 물건들을 줬는데 세관에서 못 가져가게 막는다”면서 “중국이 미제 승냥이들한테 머리를 팍 숙이고 있다”고들 했다. 김모씨는 “여기 올 때 버섯, 고사리, 다시마, 까나리, 젖은 물고기를 가져왔는데 세관에서 못 가져가게 해서 다 두고 왔다. 귀국할 때 찾아가라고 하더라”면서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하니 이번에는 우산이나 옷걸이조차도 ‘쇠붙이라 안 된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모씨는 “난 원래 훈춘에서 태어났다. 갓난아기 때 아버지 등에 업혀서 조선으로 넘어왔다”면서 “당시만 해도 조선족들은 물론이고 한족들까지 두만강을 건너와 쌀이며 옷, 숟가락, 젓가락까지 얻어 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는 그때 하나라도 더 쥐여 주며 정성으로 보살펴 줬다”면서 “중국이 이제 좀 잘살게 됐다고 우리를 이렇게 괄시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세관에 신고하기 위해 적은 물품은 겨울옷, 바지, 속옷, 와이셔츠, 아동복, 사탕, 쌀, 담요, 가루비누, 맥주, 자전거, 우산, 옷걸이 등 일상용품이 대부분이었다. 이들과 두 시간 넘게 얘기를 나눠 보니 행동이 생각보다 훨씬 자유로웠다. 기자의 말을 듣자마자 대뜸 “남쪽에서 왔습니까?”라고 묻더니 “연길(옌지)에서 왔다. 사업차 이남을 많이 다녀와서 그렇다”고 둘러대자 더 묻지도 않았다. 크게 개의치 않는 느낌이었다. 이들은 주요 소식도 얼추 파악하고 있었다. “북·남 수뇌회담을 생중계로 보는데 눈물이 났다. 문재인 대통령 부모가 함흥사람이라더라”며 호감을 보이기도 했다. 1990년대 기근 사태, 이른바 ‘고난의 행군’ 이래 북한 각지에서 활발하게 생긴 장마당 얘기도 했다. 박모씨는 “중국 장마당은 너무 지저분합니다. 우린 여기처럼 질서 없게 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깨끗하게 하는지 모릅니다. 한군데 정해 놓고 거기서 장사합니다”며 북한과 중국의 장마당을 비교했다. 박씨는 이어 “학생들은 장마당 출입금지다. 공부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관공서의 통제를 벗어난 장마당이 아닌, 당국이 관리하는 시장이 작동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최근 북한 경제상황이 좋아졌다는 것도 느껴졌다. 최모씨는 “요즘은 인구가 많아지니까 새 집을 많이 짓는다”고 했다. 김씨는 “여기 쌀 값이 우리보다 비싸다. 우리 동네에선 중국돈으로 3위안이면 쌀 1㎏을 살 수 있다”면서 “요새 새 옷이 유행이다. 헌 옷은 장마당에서 아무도 사질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돈 100위안이면 우리 돈으로 12만 5000원가량”이라면서 “그걸로는 네 식구 먹고살기 힘들다. 200위안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급으로 받는 쌀은 실제 먹는 쌀의 절반가량”이라면서 “먹고살려면 늙은이들도 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친척방문으로 중국에 와서 각종 물건을 고향으로 가져가려고 하는 건 말 그대로 “살림살이에 보태려는” 의도였다. 최씨는 “집에서 재봉틀로 재단을 한다”고 했다. 가내수공업으로 옷을 만들어 파는 셈이다. 이들은 세관을 통과하면 친척들이 차를 가지고 마중 나올 거라고 했다. 이들은 세관에서 트럭에 실어 놓은 물건을 모두 풀어 놓고 검사를 받으라고 한다며 걱정이 태산이었다. 저녁 무렵 이들 가운데 두 명을 다시 만났다. 트럭 맨 위에 있는 물건 몇 개만 빼고는 다 통과시켜 줬다고 했다. 공식적인 대북제재와 현실 속 대북제재의 간극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씨는 “몇 년만 지나면 우리 조선이 잘살게 될 것”이라면서 “지하자원도 많고, 한다고 결심하면 일치단결해서 해내는 인민들 아니냐”고 했다. 이어 “함경북도엔 유명한 온천이 여럿 있다”면서 “통일 되면 놀러오시라요”라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단둥·옌지·훈춘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베이징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사라져가는 우리말 되살려… 그 아름다움 느껴보길”

    “사라져가는 우리말 되살려… 그 아름다움 느껴보길”

    구도에 목말라 방황하는 젊은 수도승의 행적을 그린 소설 ‘만다라’로 잘 알려진 김성동(71) 작가가 장편 ‘국수’(國手·솔출판사)를 완간했다. 1991년 한 일간지에 연재를 시작한 이후 27년 만이다. 오랜 시간 혼신의 힘을 다해 공들여 완성한 작품에 대한 작가의 감회는 남달랐다.김 작가는 “6권으로 구성된 책 중 마지막 책인 6권은 ‘국수’에 사용된 단어를 정리한 ‘국수사전’인데, 현재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되살리는 데 힘쓴 내게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국수’는 1890년대 전후 충남 내포 지역(현재 예산, 보령, 덕산 등)을 배경으로 각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예인들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야기다. 바둑에 뛰어난 재능을 지닌 소년 김석규와 김석규네 집안의 노비 자식으로 태어나 명화적(조선시대 횃불을 들고 약탈을 일삼던 도적의 무리)이 되는 천만동, 김석규에게 바둑을 통해 도(道)에 이르는 길을 일러주는 백산노장 등 격변의 시대를 살았던 조선의 ‘무명씨’들을 불러냈다. 특히 김 작가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충청도 사투리를 감칠맛 나게 살려 토속적인 정취를 살렸다. 김 작가는 “남북에서 출간된 역사 소설을 보면서 언어의 문제로 절망감을 느낀 적이 많았다”면서 “20~21세기의 언어로 18~19세기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사실 가짜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름지기 시대와 계급을 반영하는 것이 언어인데, 농민을 비롯한 각 계층이 사용하던 그 시대의 언어로 이야기를 해야 당대의 풍속과 풍습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소설에서 언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김 작가는 점점 생활 속에서 사라져 가는 우리 고유의 말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흔히 ‘처녀’, ‘총각’이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한자에서 온 말이에요. 우리말로 하면 ‘꽃두레’, ‘꽃두루’라고 하죠. 꽃에 둘러싸일 정도로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뜻입니다.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평소에도 한문투의 말을 많이 쓰는데 제 책을 통해서나마 조금이라도 우리나라 언어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최초 한국형 전차 ‘K-1’의 모든 것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최초 한국형 전차 ‘K-1’의 모든 것

    지상전의 왕자라 불리는 전차는 화력과 기동성 그리고 방호력을 겸비한 강력한 무기체계이다. 전차는 우리에게 뼈아픈 기억을 남겨준 무기이기도 하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은 소련제 전차 T-34 240여대를 앞세우고 전쟁 발발 3일만에 서울에 나타났다. 당시 이렇다 할 대전차 무기가 없었던 우리 군은 온 몸을 던져가며 전차를 막아보았지만 소용이 없었고, 지금도 북한군 전차에 대한 공포는 우리의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다. 한때 88 전차로 불리던 K-1 전차 동서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 초, 북한은 1,600여대의 전차를 보유했으며, 자체적으로 전차를 생산할 능력을 갖추었다. 반면 당시 우리 군은 전차 수량 면에서도 열세였고, 성능 또한 북한군 전차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우리 군은 1975년 7월 한국형 전차를 독자 개발하기로 결정한다. 한국형 전차 사업은 방호력, 기동성, 화력 면에서 최신예 전차였던 서독의 레오파르트2 전차나 미국의 M1 전차 수준의 고성능을 요구했다. 하지만 당시 국내 기술로는 이렇게 고성능의 전차를 만들 능력이 없었다. 결국 1976년 미 육군의 차기 전차인 M1 전차의 생산회사로 지정된, 크라이슬러 디펜스사 즉 현 GDLS사와 한국형 전차의 개발에 합의하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한국형 전차 사업은 이후 88 전차사업으로 불리게 된다. 여기서 88 전차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1984년 4월 2대의 시험용 전차가 제작되었고, 미 디트로이트 셀프릿지 주 공군 기지에서 열린 축하식장에서 첫 모습을 선보이게 된다. 한반도 지형에 최적화된 전차 이렇게 탄생한 K-1 전차는 1,000여대가 넘게 1990년대 중반까지 생산되어, 육군의 주요부대에 배치된다. K-1 전차는 산악지형이 많은 한반도의 전장환경을 고려해 몇 가지 특수한 기능이 들어갔다. 대표적인 것이 헌터-킬러와 닐링 시스템이다. 헌터-킬러 기능은 포수가 사격하는 사이 전차장이 새로운 표적을 조준하면 사격이 끝난 즉시 주포가 전환되어 다시 사격이 가능하게 한다. 사격시간이 단축되고 다수의 적 전차와 교전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닐링 시스템은 전차의 차체 높이를 낮추거나 높일 수 있어, 전차 주포가 사격할 수 있는 제한점을 극복할 수 있다. 1996년 4월 26일에는 K-1 전차의 105㎜ 강선포를 120㎜ 활강포로 업-건(UP-GUN)한 K-1A1 전차가 등장하게 된다. 2002년부터 총 480여대가 생산된 K-1A1 전차는 국내에서 개발한 신형복합장갑으로 방호력을 증가시켰고, 주간에만 헌터-킬러 기능이 있는 K-1 전차에 비해 야간에도 헌터-킬러 기능이 가능하게 되었다. K-1 전차를 기반으로 다양한 파생차량 개발 약 1,500여대에 이르는 K-1과 K-1A1 전차는 지속적인 성능개량을 통해 최상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2014년도부터 시작된 주요성능개량 사항으로는 디지털 전장관리체계, 피아식별장치 및 전후방 감시카메라 기능을 추가하였으며, 실시간 정보공유와 전투차량간 통합운용, 아군간 오인사격 방지 및 조종수 운용성 향상을 통하여 21세기 네트워크 전장환경에 부합하도록 전투능력을 향상시켰다. 이렇게 개량된 K-1 전차는 강화형(Enhanced)을 뜻하는 'E'가 붙어 K-1E1으로 불리며, 반면 K-1A1 전차 개량형은 K-1A2로 표기된다. K-1 전차가 본격적으로 배치되면서 K-1 전차를 기반으로 이를 지원하기 위한 구난전차와 교량전차 등도 개발되었다. 구난전차는 손상된 전차를 신속히 구난 및 정비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최대 25톤을 인양하고 70톤까지 견인할 수 있다. 교량전차는 K-1 전차의 차체 위에 가위형 교량을 탑재하고 있다. 이밖에 가장 최근에는 지뢰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장애물 개척전차가 개발되어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K-1/K-1E1 전차 제원 (출처 현대로템) 납품년도 1986년/2014년 / 중량 53.1톤 / 기동력 엔진출력 : 1,200마력 변속기: 자동변속, 전진 4단, 후진 2단 / 화력 주포구경 : 105mm 강선포 / 탄약장전방식 : 수동장전 / 사격통제 포수조준경 : 2축안정, 주/야간 열상장치 전차장조준경 : 2축안정, 주/야간 열상장치, 360º 회전식 관측, 헌터킬러 / K-1E1(성능개량) 디지털 전장관리체계, 피아식별장치, 전후방 감시카메라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아하! 우주] 유럽우주국, 화성 암석 샘플 운반할 로버 프로젝트 시동

    [아하! 우주] 유럽우주국, 화성 암석 샘플 운반할 로버 프로젝트 시동

    지난 수십 년간 과학자들은 화성에 탐사선과 로버를 보내 이 행성을 매우 자세히 관측했다. 이를 통해 과거 화성에 따뜻한 물과 대기가 있었다는 증거가 발견되었으며 아직도 지하에 상당량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더 결정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과학자들은 화성의 암석 및 토양 샘플을 지구로 가져와 직접 분석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과거 아폴로 탐사를 통해 달의 암석을 지구로 가져와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은 것처럼 화성 암석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면 화성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화성이 달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진 데다 화성 역시 달보다 강한 중력을 지니고 있어 다시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일은 쉽지 않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이 쉽지 않은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3단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첫 단계는 우선 NASA가 2020년 발사할 마스 2020 로버를 통해 화성의 암석 및 토양 샘플을 채취하는 것이다. 마스 2020 로버에는 36개의 샘플을 담을 수 있는 작은 컨테이너가 있어 과학적으로 가치가 높은 샘플을 보관할 수 있다. 그다음 단계는 ESA가 추진하는 샘플 회수 로버다. 페치 로버(Fetch Rover)라고 불리는 이 작은 로버는 현재 개발 단계로 ESA는 최근 에어버스사와 390만 파운드(약 58억 원)에 계약을 맺고 영국에서 개발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회수 로버의 형태와 성능에 대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지만, 작은 컨테이너를 마스 2020 로버에서 지구 귀환 오비터(Earth Return Orbiter)로 옮기는 역할만 하므로 크기는 작을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오퍼튜니티 로버처럼 태양 전지를 이용한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SA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태양 전지를 이용한 소형 로버의 모습으로 등장했다.(사진) 화성 로버는 이미 여러 차례 기술적 검증을 마쳤지만, 로버 간 화물을 주고받은 사례는 없었기 때문에 이 과정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에 하나 귀중한 화성 샘플을 놓치게 되면 막대한 비용을 들인 프로젝트가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신뢰성 높은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단계는 바로 화성에서 지구로 샘플을 가지고 귀환하는 것이다.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1/3 수준이지만, 그래도 대기도 있고 달보다 훨씬 중력이 강하다. 이런 환경에서 지구까지 먼 거리를 날아가기 위해서는 큰 우주 로켓이 필요하지만, 화성까지 대형 로켓을 실어나르는 일은 쉽지 않다. 따라서 작지만, 효율이 좋은 우주 로켓이 필요하다. NASA와 ESA는 현재 기술 수준으로 작은 컨테이너를 지구까지 실어나르는 일이 가능하다고 보고 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2030년 이전까지 지구로 화성 샘플을 회수하는 일은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것이다. 마스 2020 로버가 화성에서 5~6년 이상 탐사를 진행하면서 확보한 귀중한 화성 샘플은 빠르면 2026년 발사될 로버에 의해 회수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된다면 2030년 이전까지 지구로 화성 샘플이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확보된 여러 가지 기술은 앞으로 화성 유인 탐사라는 21세기 최대의 도전 과제에 보탬이 될 것이다. 사실 작은 샘플도 화성에서 가져올 수 없다면 인간이 화성에 안전하게 착륙해 탐사한 후 지구로 무사히 귀환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화성 샘플 리턴 프로젝트는 화성을 향한 도전의 주춧돌이 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전문]文대통령, 싱가포르 렉처 “비핵화 실천시 아세안 회의체 北참여 희망“

    [전문]文대통령, 싱가포르 렉처 “비핵화 실천시 아세안 회의체 北참여 희망“

    싱가포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경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운영 중인 여러 회의체에 북한을 참여시키고 북한과의 양자 교류협력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오차드 호텔에서 ‘한국과 아세안,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상생의 파트너’를 주제로 열린 ‘싱가포르 렉처’ 연설을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며 이같이 말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 번 만나보니 이념대결에서 벗어나 북한을 정상국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욕이 매우 높았다”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킨다면 자신의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렉처’ 전문. ◇ 존경하는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북미 정상회담은 평화의 길을 밝혔습니다. 먼저, 세기적인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해 주신 싱가포르 국민들과 정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연구에 있어서 세계 최고이며, 이를 통해 아시아의 가치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렉쳐에 초청해 주신 동남아시아연구소에 각별한 우정을 느낍니다. 작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리센룽 총리를 만났습니다. 우리는 빠른 시일 내에 서로 방문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고대하던 만남이 이뤄져 아주 기쁩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싱가포르는 곧 평화입니다. 평화를 이야기하지 않고 싱가포르를 말할 수 없습니다. 작은 어촌에서 시작한 싱가포르의 역사는 평화를 일궈가며 번영에 이르렀습니다. 냉전과 콘프론타시로 반목하던 시기 싱가포르는 아세안 창설을 주도하고 대화를 이끌었습니다. ‘아세안 중심’이라는 가치를 세워냈고, 아세안+3, 동아시아 정상회의(EAS)를 통해 아세안의 외연을 확대하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동남아시아가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세안이 있었습니다. 지역협력이라는 제3의 길을 개척하며 지역의 안정을 유지했고, 그 중에서도 싱가포르는 가장 앞장 서 평화를 추진했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곳입니다. 무슬림과 불교, 기독교와 힌두교, 도교와 유교에 사회주의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세안은 이처럼 다양한 문명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실천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싱가포르가 아세안과 함께 달성한 평화는 아세안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21세기를 평화와 공존의 세기라 부를 수 있다면 21세기는 아세안의 세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그 중심에 싱가포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도 그 누구보다 평화를 원합니다. 한국만큼 평화가 절실한 나라는 없습니다.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었고, 늘 전쟁의 위협에 시달리며 많은 고통을 감내해왔습니다. 저 또한 삶의 터전을 뒤로한 채 빈손으로 피난선을 탄 전쟁 피난민의 아들로서,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고 있습니다. 평화를 위한 싱가포르의 일관된 노력이 이곳을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로 만들었습니다. 평화를 일궈온 싱가포르 국민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했다고 여깁니다. 평화를 향한 아세안과 싱가포르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평화를 통해 우리 모두가 더 큰 번영으로 함께 가자고 말씀드립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한국에게 아세안은 평화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갈 동반자입니다. 함께 경제발전을 이뤄낼 교역파트너이자 투자대상국입니다. 이제는 이웃을 넘어 가족과 같은 관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나는 아세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아세안과 함께 미래를 열어가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작년 5월 취임 직후, 역대 최초로 아세안에 특사를 파견하여 아세안과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하고자 했습니다. 9월에는 제 고향인 부산에 아세안 대화상대국 중 처음으로 아세안 문화원을 건립했습니다. 11월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순방하여 ‘신남방정책’을 선언했습니다. 올해 3월에는 베트남을 다시 방문해 쩐 다이 꽝 주석과 함께 역내 평화증진과 상생번영을 위한 실질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곳에 오기 직전 인도 모디 총리와도 역내 다자협의체에서 더 깊은 공조와 미래지향적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싱가포르와 한국은 1975년 수교 이래, 자유롭고 개방된 경제, 역내 평화와 안정이라는 공통의 지향점을 가지고 함께 협력해왔습니다. 양국은 모두 식민지에서 독립한 후 수많은 도전을 극복했습니다. 두 나라 모두 부존자원이 없지만 ‘사람’을 희망으로 여겼고 인재를 양성했습니다. 국민들의 힘으로 ‘적도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이로운 경제성장을 이룩했습니다. 어제 리센룽 총리님과 나는 싱가포르와 한국 간의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합의했습니다. 인재양성을 위한 교류가 확대될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경제협력이 이뤄질 것입니다. 한국의 기업들은 이미 싱가포르의 주요 랜드마크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습니다.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시대를 함께 준비하고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이 한층 긴밀해질 것입니다. 아세안과 한국은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우고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관계입니다. 평화와 공동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최적의 동반자라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아세안과의 관계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의 주요 국가들 수준으로 격상, 발전시켜 간다는 전략적 비전을 갖고 있고, ‘신남방정책’을 역점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남방정책’은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사람, 상생번영, 평화를 위한 미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더 많이 더 자주 사람이 만나고, 실질적 협력을 위해 상생 번영의 기회를 넓히며 한반도와 아세안을 넘어 세계평화에 함께 기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금년도 아세안의 의장국으로서 아세안의 평화와 번영을 이끌고 있으며, 한국의 ‘신남방정책’ 핵심 파트너입니다. 싱가포르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아세안과 한국의 관계가 심화 발전되기를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균형추이며 동서양 문명의 용광로입니다. 작지만 아주 거대한 품을 가진 나라입니다. 불교의 절과 힌두교의 사원, 기독교의 교회와 이슬람의 모스크, 도교의 사원이 하나의 거리에 어울려 있고 9000여 개의 다국적 기업 회사원들이 이 거리를 걷고 있습니다. 다인종, 다문화의 화합과 조화에 있어서 세계 최고입니다. 무엇보다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이념의 편견이 없고, 이념에 끌려 다니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이념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력 위주의 실용을 우선하는 사회이며 그 어느 나라보다 청렴합니다. 또한 사법체계가 가장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화합과 조화를 이룬 싱가포르의 힘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을 것입니다. 한국은 이념의 대결로 오랫동안 몸살을 앓아 왔습니다. 남북 분단은 이념을 앞세운 부패와 특권과 불공정을 용인했고 이로 인해 많은 역량을 소모했습니다. 그런 우리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한국도 지금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에게 배워야 할 점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싱가포르의 대담하게 상상하고 대담하게 실천하는 힘도 바로 실력과 실용, 청렴과 공정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 힘으로 세계 환적량 7분의 1 이상을 처리하며, 컨테이너를 바다로 띄워 보내는 세계 2위의 항구를 이뤘습니다. 싱가포르의 차세대 국가비전인 ‘스마트 네이션 프로젝트’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선제적 대응입니다. 그 혁신 프로젝트의 하나가 자율주행 택시입니다. 좋은 대중교통으로 환경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싱가포르의 목표는 자가용 차량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생각까지 바꿀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혁신적인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으로 인류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는 싱가포르의 도전을 보면서 아시아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확신을 가집니다. 나는 한국도 대담한 상상력을 실천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고자 합니다. 한국에는 싱가포르에는 없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또 하나의 기회가 있습니다. 바로 남북 경제협력입니다. 남북 정상회담은 그 시작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누구나 꿈이라고 여겼던 일입니다.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지도를 그리게 될 것입니다. 남북은 경제공동체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누구나 자기의 실력을 공정하게 발휘할 수 있는 나라로 평화 위에 번영이 꽃피는 한반도를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한반도가 평화를 이루면 싱가포르, 아세안과 함께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번영하는 지역이 될 것입니다.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이 될 것입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남북 간의 ‘판문점 선언’과 북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을 통해 남·북·미 정상들은 역사의 방향을 바꿔놓았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자신에 찬 걸음을 시작했습니다.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인식을 함께해왔습니다. 이러한 공동의 인식하에 한미 양국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양국의 특사단 왕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이르는 “역사적 대전환”의 모든 과정을 함께해왔으며, 앞으로도 함께해 나갈 것입니다. 아베 총리와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긴밀한 소통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습니다. 남북 관계의 정상화는 북미 관계의 정상화에 이어 북일 관계의 정상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북일 관계의 정상화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일본과도 최선을 다해 협력하고자 합니다. 지난 5월 일본에서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일본과 중국은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하고, 판문점 선언의 충실한 이행을 위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작년 12월에는 베이징을 방문하여 시진핑 주석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자는 공동의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지난달 러시아에서 만난 푸틴 대통령과는 남북러 3각 협력을 준비하기로 합의했고, 한반도와 유라시아가 함께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나는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을 두 번 만났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념대결에서 벗어나 북한을 정상국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욕이 매우 높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의 약속을 지킨다면 자신의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결코 순탄치 않은 길이지만 정상 간 합의를 진정성 있게 이행해 나간다면 분명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이 비핵화 이행방안을 더 구체화하고 한국과 미국은 이에 상응하는 포괄적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한다면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하루빨리 평화체제가 이뤄져 경제협력이 시작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과 ‘센토사 합의’가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합의로 기록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지금까지 지지해 주신 것처럼 싱가포르와 아세안의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합니다. 아세안과 한국은 그동안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에 공감해왔습니다. 특히 아세안은 2000년 이후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을 통해 북한과 국제사회 간 대화의 장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아세안 지역안보포럼은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회의로서 북한과 국제사회 사이의 중요한 소통창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또한 아세안은 일관된 목소리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평화와 번영의 길로 돌아오도록 독려해왔습니다.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가는 여정에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하는 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그랬던 것처럼 다음 달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될 아시안게임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화합의 장이 되길 기대합니다. 한국과 아세안 간에 이미 구축되어 있는 다양한 협력과 교류 증진의 틀 내로 북한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경우 아세안이 운영 중인 여러 회의체에 북한을 참여시키고 북한과의 양자 교류 협력이 강화되길 바랍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에 아세안은 북한과 호혜적인 경제 협력 관계를 맺었습니다. 또한 아세안은 한-아세안 FTA를 통해 개성공단 상품에 한국산과 동일한 관세혜택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여 남북 간 경제협력을 지원했습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을 통해 대북 제재가 해제되면, 한때 활발했던 북한과 아세안 간의 경제협력이 다시 활성화될 것입니다. 북한과 아세안 모두의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정착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세안과 한국, 북한과 유라시아 경제를 연결하는 접점이 되어 아세안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의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싱가포르가 이룩한 화합과 조화는 21세기 인류의 이념입니다. 동과 서, 남반구와 북반구, 세계가 만나는 지금 싱가포르는 그 교차점에서 용광로가 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나는 싱가포르가 지난 50년의 성취를 넘어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 내리라 확신합니다. 지금까지처럼 아세안의 평화와 번영을 이끌며,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평화정착이라는 한반도의 목표에도 항상 함께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아시아의 평화로 아시아의 시대를 열어갑시다. 아시아의 번영으로 인류의 희망을 만들어 냅시다. 감사합니다. 싱가포르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시론] ‘정부혁신’수석을 설치하자/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정부혁신’수석을 설치하자/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올해 들어 공직사회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이 계속되고 있다. 신년사에서 “공직사회의 낡은 관행”을 혁신하겠다고 했다. 지난 1월 장·차관 워크숍에서는 “복지부동, 무사안일, 탁상행정이라는 표현이 적어도 이 정부에선 나오지 않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3월에는 “공직자 모두가 달라지고 공직문화도 확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를 원했다. 급기야 6월에는 규제 개혁의 부진에 ‘격노’해 규제혁신점검회의를 전격 취소했다. 이 같은 대통령의 경고와 발언에도 불구하고 공직사회는 아직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볼멘소리만 높아지고 있다. 2년차 현직 9급 공무원은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무능하고 나태한 공무원이 너무 많아서 화가 난다” “한두 명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어느 공공기관의 과장급 직원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이 “해봤자 소용없다”라고 한다. 최근 TV 토론 방송에 나와서 정책의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실·국장을 보지 못했다.정부 혁신은 소홀히 할 수 없는 국정 과제다. 촛불혁명의 철학과 정신을 정부 내부에 뿌리내리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요구이자 명령이다. 정부 혁신의 절반은 과거의 부정과 부패의 청산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진정한 정부 혁신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지난 3월 정부 혁신 추진계획이 뒤늦게 확정됐고, 이제 본격 실행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집권 2년차를 맞아 혁신을 보다 과감하게 추진할 시점이다. 그런데 최근 실시된 청와대 개편에서 ‘혁신’수석이 소리 없이 사라졌다. 사회혁신수석이 시민사회수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비서실 개편의 정무적·정책적 판단을 이해하면서도 정부 혁신의 추진 동력은 크게 약해졌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개편 전에는 사회 혁신과 정부 혁신을 융합하는 새로운 모델로 이해했지만 그마저도 약화된 형태가 됐다. 대통령의 일련의 발언들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어 보인다. 정부 혁신 기구는 많은 국가에서 좌우를 불문하고 대통령 비서실의 필수 조직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정부 시스템을 “21세기 경제에 20세기 정부”라고 비판하면서 대통령 소속으로 ‘정부경쟁력혁신단’을 설치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관료 조직을 헌법에 규정되지 않은 “제4의 정부”라 지칭하고 백악관에 ‘미국혁신실’을 설치해 강력한 정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의 노동당 출신 토니 블레어 전 총리나 보수당 출신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역시 총리실 직속으로 정부혁신팀을 설치해 정부 현대화 작업을 이끌었다. 우리도 ‘정부혁신’수석을 설치하자. 청와대에 조직을 만든다고 모두 해결될 일은 아니지만, 공직사회의 변화와 혁신을 뒷받침할 보좌 기구가 필요하다. 새로 설치되는 정부혁신수석은 혁신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통제하는 채찍의 역할이 아니라 공직사회의 밑바닥으로부터 혁신의 불씨를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스스로 나서서 침묵하는 다수 공무원들의 소신과 열정을 되살릴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정권의 변화가 아니라 시대의 변화임을 설득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퇴진하고 나서 많은 젊은 관료들이 새 정부에 기대를 걸었다. 개인의 자율과 창의성이 존중되는 열린 조직 문화를 기대했다. 정책 토론이 활성화되고 의사 결정은 민주화될 것으로 믿었다. 정책의 핵심 관리자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회복할 것으로 생각했다. ‘정치의 머슴’이기보다는 ‘국민의 머슴’이 되길 원했다. 이런 관료들의 작은 꿈과 소망을 실현시켜 줘야 한다.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정말로 잠들지 않는 사람을 깨울 수는 없다”고 했다. 자는 척하는 사람을 깨우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영국 식민지 시절에 총독부 관료들의 태도를 보며 했던 말이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 보자. 독립 민주국가의 젊고 유능한 공무원들이 왜 잠든 척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제 이들의 생각을 바꾸고 제도를 바꾸고 문화를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조용하지만 파괴적인 행정혁명의 안내자로서 정부혁신수석을 기대해 본다.
  • [김균미 칼럼] 총리의 출산과 저출산 대책

    [김균미 칼럼] 총리의 출산과 저출산 대책

    3주 전 37살의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의 출산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1990년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 총리 이후 처음으로 현직 여성 총리가 엄마가 된 것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몇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출산휴가는 얼마나 다녀오는지, 업무에 복귀하면 갓난 딸은 누가 돌보는지, 출산휴가 중인 총리를 뉴질랜드 국민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총리라는 중책을 맡은 지 몇 달 안돼 아이를 갖기로 결정하기까지 고민은 없었는지 등등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하나씩 답을 찾아보면 이렇다. 아던 총리는 법으로 보장된 18주의 유급 출산휴가 중 3분의1인 6주간 출산휴가를 다녀온다. 나머지 12주는 낚시 TV프로그램 진행자인 배우자 클라크 게이포드가 대신 쓰면서 딸을 전적으로 돌본다고 한다. 450만 뉴질랜드 국민은 삼촌·이모·고모가 돼 ‘퍼스트 베이비’를 반겼고, 걱정하는 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헬렌 클라크 전 총리는 트위터에서 “우리 모두에게 매우 자랑스러운 날이다, 이게 바로 21세기 뉴질랜드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던 총리는 출산에 대해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사회가 받아들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어린 소년·소녀들에게 얼마든지 원하는 일을 하면서 어떤 가정을 꾸릴지 선택할 여지가 많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해 뉴질랜드의 출산율은 1.81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북유럽 국가들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유급 출산휴가 기간을 늘려 가고 있고, 아던 총리의 출산과 육아는 저출산 대책의 수준과 사회 인식을 보여 준다. 일과 가정, 어느 한쪽을 포기하지 않아도 일과 가정이 양립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 줬는데, 더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아던 총리의 출산 소식 여운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지난 5일 발표한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매우 박하다. 기존 제도의 적용 범위와 지원 규모를 일부 확대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비판과 종합선물세트처럼 너무 많은 내용을 담아 실제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적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지원 대책이 포함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대책과 돌봄 대책은 여전히 부족하다. 대통령부터 총리, 부총리까지 나서 저출산 대책을 확 바꾸겠다고 강조하면서 한껏 기대를 높여 놔 그만큼 실망도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간담회에서 기존의 출산율 목표 중심에서 사람 중심의 삶의 질 개선으로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발상의 전환과 함께 획기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위원회는 당초 지난 3월 일·가정 양립 등 핵심 과제 위주의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05로 사상 최저로 떨어지면서 위기감이 확산했고, 발표가 5월로 미뤄졌다. 중기재정계획에 포함해 예산이 뒷받침되는 지속 가능한 획기적 대책을 내놓겠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한 달여 늦게 발표된 대책들은 기대를 밑돈다. 더 걱정되는 것은 올해 출산율이 1.0명 아래로 내려가고 올해 32만명 수준인 출생아 수가 2022년 이전에 20만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속도가 우려를 넘어 공포 수준이다. 그런데 정부 내에서도, 사회 전체적으로도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정부가 기존 제3차 저출산 기본계획 중 조정해 10월에 새로 내놓겠다고 했지만 솔직히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1년에 40조~50조원씩 쏟아부으면 만족할까. 여전히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아이를 낳으면 국가가 함께 키우는 시스템 하나만 확실히 구축하겠다는 각오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3년짜리 단기 대책과 함께 10년, 20년 장기 비전과 실행 전략을 세워 정책에 대한 신뢰를 키워야 한다. 저출산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왜 나와 우리의 위기인지 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해야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 명당을 구하는 첫 번째 조건은···“3대 공덕”

    명당을 구하는 첫 번째 조건은···“3대 공덕”

    후손들의 길흉화복에 영향을 미치는 ‘명당(明堂)’은 존재하는 것일까. 대선이나 총선 때가 되면 유력 정치인들이 조상의 묘를 옮겼다는 소문이 심심찮게 이어졌다. 그리곤 묘터 덕분인지 열심히 뛴 덕분인지 분간할 수 없지만 당선됐다는 소식도 들렸다. 일반 대중 또한 조상의 묘 터나 집 터를 구할 때면 지관을 찾아 명당 찾기에 골몰한다. 인공 지능(AI)이 인간의 생활을 급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는 21세기에도 우리 국민들의 마음 속엔 여전히 초자연적인 힘에 기대고 싶어한다. 풍수학에서 최고의 명당을 천장지비혈(天藏地秘穴)이라고 한다. ‘하늘이 감추고, 땅이 숨겨 놓은 터’를 말한다. 이와 관련된 ‘하늘이 감추고 땅이 숨기다(말벗)’라는 책이 나왔다. 이 책의 저자 양상현 풍수학 박사는 국내 최초로 풍수사상에 입각한 명당의 지질구조와 토질 성분을 분석해 주목 받고 있다. 그동안 지형과 지세, 바람 방향, 물 흐름 등 객관적이지도 과학적이라고도 할 수 없는 요인들을 들먹였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명당을 좀 더 과학적이고 학문적으로 비교 분석하고자 했다. 명당과 그렇지 못한 땅의 차이를 풍수사상과 지질구조, 땅의 화학적인 성분까지 비교 분석했다니 흥미롭다. 명당은 공덕(功德)을 쌓지 않은 사람은 결코 구할 수 없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3대에 걸쳐 적선을 하고, 공덕을 쌓는 것이 명당을 차지할 첫째 조건이요, 자손이 부모를 잘 모셔야 하는 게 두번째 조건이란다. 마지막으로 풍수 지관을 잘 만나야 비로소 명당을 찾고, 발복(發福)이란 행운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풍수관이다. 빅데이터를 통한 과학적 분석이 지배하는 21세기에도 이같은 풍수관이 맞을까, 아닐까.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신화로 살펴본 스포츠 선수들의 특별한 덕목... 신간 ‘스포츠 영웅의 비밀’

    신화로 살펴본 스포츠 선수들의 특별한 덕목... 신간 ‘스포츠 영웅의 비밀’

    불굴의 의지로 피겨 스케이팅의 새 역사를 개척한 김연아와 영화 ‘말아톤’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만에 완주한 자폐아 ‘초원’에겐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스포츠 스타와 스포츠 영화 속 주인공들의 행적을 영웅 신화의 관점에서 살핀 책 ‘스포츠 영웅의 비밀’(태학사)이 출간됐다. 체육 기자 출신의 영화평론가인 저자 임정식씨는 스포츠 영웅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덕목을 고대 신화 속 영웅들과 비교·분석했다. 전체 3부 중 1부는 현실 세계의 영웅들을 다룬다. 미국의 비교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영웅 신화의 서사구조를 바탕으로 박찬호, 김연아, 박지성, 이승엽, 박세리 등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들의 선수 시절 활동과 특징을 분석한다. 박지성은 ‘도전’, 이승엽은 ‘품성’, 박세리는 ‘개척 정신’을 키워드로 꼽았다. 2부는 스포츠 영화의 주인공을 다룬다. ‘말아톤’의 자폐 청년 초원은 ‘콩쥐 팥쥐’와 ‘신데렐라’,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여자 핸드볼 선수 ‘한미숙’과 ‘김혜경’은 한국의 무속신화 ‘세경본풀이’에 등장하는 ‘농경의 여신’ 자청비와 비교한다. 3부에서는 국내외 영웅들의 여러 면모를 소개한다. 21세기 이전의 인물, 해외 선수, 영웅에서 추락한 인물들을 망라한다. 손기정 전 마라톤 선수, 차범근 전 축구감독, 백지선 아이스하키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 미국의 프로 야구선수 재키 로빈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등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유명 선수와 영화 속 인물들의 행적을 통해 스포츠 영웅의 비밀을 다양한 관점에서 탐색한다. 더불어 이들이 영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능력과 업적 때문이 아니라 도전과 모험 정신,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려는 의지,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도덕성 덕분이었다고 주장한다.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 자체가 영웅의 길이라는 것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세월 초월한 셜록 추리…CSI로 다시 푸는 사건

    세월 초월한 셜록 추리…CSI로 다시 푸는 사건

    셜록 홈스 과학수사 클럽/유제설·정명섭 지음/와이즈맵/312쪽/1만 7000원불멸의 명탐정 셜록 홈스는 소설 ‘주홍색 연구’에 처음 등장한다. 그는 왓슨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혈액 속에 있는 헤모글로빈에 의해서만 침전되는 약품을 발견했다”며 기뻐한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붉은색 액체가 혈액인지 아닌지 밝혀내는 일은 홈스가 활동했던 1900년 당시에는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루미놀’처럼 혈액에 반응하는 약물이 있다는 사실은 소설이 출간되고 수십년 지나서야 밝혀졌다. 홈스의 첫 등장부터 이미 당시 수사를 넘어선 셈이다. 그래서 법과학계에서는 홈스를 만들어 낸 코넌 도일을 ‘외계인’이라 부른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수사 기법들이 당시 막 사용되기 시작했거나,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실용화됐기 때문이다.경찰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0여년 동안 경찰로 근무했던 법과학자 유제설 순천향대 법과학대학원 교수 주도하에 미스터리 작가, 필적 감정 전문가, 셜록 홈스 전문 번역가, 변호사 등 범죄를 다루거나 연관 있는 전문가들이 모였다. 이들은 ‘코넌 도일 독서 클럽’을 만들어 그의 작품을 강독하고 온·오프라인상에서 토론을 벌였다. 그리고 ‘과학수사’를 주제로 지문, 혈흔, 독살, 미세증거, 족적, 연쇄살인과 같은 10개의 키워드를 뽑아내 정리했다. 신간 ‘셜록홈스 과학수사클럽’은 그 결과물이다. 책에서는 ‘주홍색 연구’, ‘얼룩 띠의 비밀’, ‘네 사람의 서명‘, ‘바스커빌 가문의 사냥개’ 등 코넌 도일의 대표작 속에 녹아 있는 홈스의 과학수사를 분석한다. 10개의 키워드가 작품 속에서 어떻게 등장하고, 홈스가 어떤 기법으로 사건을 해결해 가는지 살핀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수사 기법들이 어떻게 바뀌고 활용되는지 정리했다. 예컨대 지문에 관해 다룬 ‘노우드의 건축업자’에서는 홈스에게 번번이 당하는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홈스에게 “노우드의 저택에서 맥팔레인의 지문이 발견됐다”며 맥팔레인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는 프랜시스 골턴과 윌리엄 허셜이 7개의 개인 지문 식별점인 ‘골턴 포인트’를 만든 때였다. 당시 지문 감식은 범죄수사에서 혁명에 가까운 기술이었다. 그러나 홈스는 레스트레이트 경감에게 “이상한 점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한다. 지문이 개인 식별 도구로 상용화하지 않았던 시기에 이미 지문의 악용 가능성을 간파한 것이다.책은 유영철 연쇄살인사건, 캐나다 돼지농장 연쇄살인사건, 샘 셰퍼드 사건 등 다양한 실제 사건을 제시하며 이와 연관된 과학수사 기법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과학수사의 본질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예컨대 연쇄살인마 강호순은 증거를 인멸하기 전 수사관들이 확보한 증거물 때문에 체포할 수 있었다. 강호순은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시신을 암매장하고, 피해자의 손톱 부위를 미리 잘라내는 식으로 범죄를 치밀하게 감췄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 오자 급기야 자신이 타고 다니던 승용차와 SUV를 불태우며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경찰에 체포된 후에도 그는 결코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이 불태운 차에 남아 있던 작업복을 찾아내 희생된 여성들과 연관된 미세증거를 들이밀자 고개를 떨구고 범죄를 시인했다. 책은 이런 비교를 통해 홈스를 무조건 추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홈스가 당시에는 뛰어났지만, 지금의 과학수사에도 통하느냐고 묻는다. 저자가 법과학, 과학수사, 미제 사건 수사 등을 소재로 한 TV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증거에 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의심스러운 점부터 언급하고 특정인이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거나, 방송이 지목하는 특정인을 범인임에 틀림없다고 주장하는 주변의 인터뷰를 끼워 넣는 일은 특히나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홈스가 회중시계나 구두의 상태만 보고도 그 사람의 행적을 추측하는 방식은 멋있어 보일진 몰라도, 미리 가설을 세우고 여기에 증거를 끼워 맞추는 ‘역방향 추론’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결국 과학수사의 기본은 물적 증거를 최대한 수집하고 무형의 증거를 찾기 위해 탐문하고 잠복하고 추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홈스가 분명 매력적인 캐릭터이고 법과학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긴 하지만, 과학수사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21세기에는 부적합한 인물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범죄 전문가들은 결코 마법사나 셜록 홈스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라”는 저자의 충고는 이런 점에서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박주용의 생각 담은 공부] 고차적 사고 평가, 중편

    [박주용의 생각 담은 공부] 고차적 사고 평가, 중편

    선다형 방식이 퇴출 위기에 처했다. 올해부터 부산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그리고 서울 지역 22개 중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선다형 방식을 폐지한다. 그 대신 서술형 시험이나 수행평가로 대체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만이 아니다. 스탠퍼드 교육대학원의 린다 달링하몬드 교수가 편집한 ‘차세대 평가: 21세기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선다형 시험을 극복하기’(2014)라는 책은 미국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 미국은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2007년 논의를 시작하여 2010년에 대부분 주가 참여하는 주 공통 교육 성취 기준을 공표했다. 이 새 성취 기준은 초중등 교육의 목표를 대학이나 직장생활을 잘 준비하는 데 두고 있다. 영어 교과는 비판적 사고력, 문제 해결, 그리고 분석력을 강조하며, 수학은 실생활 문제를 풀도록 장려한다. 주 공통 교육 성취 기준의 도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평가인데, 이 평가가 위의 책 제목처럼 서술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일어나는 이런 변화를 살펴보면 미국에서의 변화가 우리 교육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초중등 수준에서의 모든 평가를 서술형으로 바꾸겠다는 것이 공염불이 아닌데, 그 이유는 지난 50여년에 걸친 자동 논술채점 기술이 이제 어느 정도 안정된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부터 오하이오주의 초중등 학력 평가에 포함된 서술형 문항에 대한 답안은 자동 채점 프로그램으로 채점되는데 다른 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물론 전적으로 컴퓨터가 다 하지는 않는다. 일부 논술문은 컴퓨터와 채점 전문가가 채점해 두 채점 방식 간의 일치도를 점검하도록 하고 차이가 클 경우 적절히 조정하도록 하고 있다. 자동 논술 채점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람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채점된다. 이 과정은 먼저 채점 전문가가 수백 개 이상의 답안에 대해 자세히 주석을 달며 점수를 매긴 다음 그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해 데이터베이스로 저장한다. 자동 채점 프로그램은 이 데이터베이스로부터 각 점수대에 해당하는 글들에서 관찰되는 글자 수 혹은 사용된 단어와 같은 표면적 특징을 분석한다. 그다음에 채점할 답안을 분석하고 여러 표면적 특징이 어느 점수대와 가장 유사한지를 계산해 점수를 매긴다. 이처럼 의미나 수사학적 분석과 무관하게 표면적 특징만을 이용하는데, 놀랍게도 채점 결과는 전문가의 점수와 유사하다. 그렇지만 컴퓨터 채점의 약점도 몇몇 밝혀졌다. 길이가 상대적으로 긴 글, 복잡한 사고를 나타내는 ‘왜냐하면’ 혹은 ‘더구나’ 등이 포함된 글, 그리고 자주 쓰이지 않는 어려운 단어가 사용된 글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는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심각한 한계일 수 있는데, 내용을 요약하는 부분에서는 논술 자동 채점 프로그램 간 상관이 높지만, 창의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글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자동 채점 프로그램을 고차적 사고 평가 도구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선다형 시험 방식 때문에 공부가 암기 활동으로 축소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다형 시험 방식 폐지와 서술형 평가가 고차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평가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현행 5급 행정 시험이나 변호사 시험이 서술형이지만 여전히 암기를 요구하는 평가라는 점은 이를 잘 보여 준다. 요컨대 선다형에서 서술형으로의 전환만으로는 큰 변화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 따라서 시험 방식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고차적인 생각을 하도록 하는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자동 논술 채점의 대안으로 동료 평가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동료 평가란 통상 교수자나 채점 전문가가 담당하는 평가를 피평가자에게 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피평가자로 하여금 먼저 과제를 수행하게 한 다음 다시 평가자의 역할도 하게 하는 것이다. 두 가지 활동을 차례로 해야 하기 때문에 피평가자의 시간과 노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그런 시간과 노력이 상쇄될 수 있을 만한 다양한 교육적 효과가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 번에 다루도록 하겠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내일도 안녕’ 지구 만나려면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내일도 안녕’ 지구 만나려면

    “정해진 미래는 없어. 자신의 미래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거야.”SF 영화 ‘백 투더 퓨처’에 등장하는 브라운 박사가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에게 남긴 말입니다. 1985년 개봉돼 3편까지 만들어진 이 작품은 타임머신이라는 SF의 고전적인 소재를 재미있게 풀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1989년 개봉한 2편은 과학자와 미래학자들에게 주목받았습니다. 영화의 시간적 배경이 바로 2015년이었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 2015년’과 ‘현실의 2015년’을 비교해 보면 영화 속 기술이 이미 실현된 것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상상으로 남아 있는 것들도 많습니다.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상상하고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는 노래 가사처럼 과학기술의 긍정적 면을 예측한 것들보다는 어두운 부분에 대한 예측이 현실과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저 단순한 느낌만은 아닐 것입니다. ●사이언스, GMO 등 4개 분야 조언 실제로 18세기 중반 이후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을 계기로 과학기술은 급속히 발전하고 인류의 삶은 그 이전과 180도 달라졌습니다. 인간은 기계와 전기의 힘을 빌려 편리한 삶이라는 선물을 얻게 됐습니다. 대신 무분별한 자원의 남획과 이용으로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지구온난화라는 만성질환을 앓게 됐습니다. 과학자들이 21세기를 ‘인류세(世)’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인류가 끊임없이 지구환경을 훼손하고 파괴함으로써 지금까지 진화해 온 안정적 환경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놓이게 됐으며 인간 스스로 종말로 치닫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이번 주에 ‘내일의 지구’(Tommorrow’s Earth)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와 논문을 실었습니다. 전 세계 많은 연구자들이 참여한 이번 특집은 50년 전인 1968년에 사이언스가 발표했던 ‘일상의 비극’이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와 맥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1968년 특집에서는 당시로서는 예측하기 쉽지 않았던, 그렇지만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오존층 파괴 같은 다양한 일상의 위험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과학기술적 노력과 정부 지원 절실 사이언스는 이번 특집호를 통해 인류가 미래의 지구에서도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금이야말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유전자변형생물(GMO) 올바로 쓰기 ▲미래를 위한 교육 ▲지속가능한 물질 순환 시스템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에너지 시스템 등 크게 4개 분야로 나눠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고 대비할 것으로 조언하고 있습니다. 이번 세기 지구 온도 상승을 반드시 2도 미만으로 유지하고 다음 세대를 위해 손상되고 파괴된 지구 생태계를 과학기술로 다시 회복시켜야 한다는 다소 뻔한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인류가 처한 상황은 그런 뻔한 내용들의 적극적인 실천이 가장 필요할지 모릅니다.` 특히 이번 논문들에서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 과학기술적 노력과 이를 근거로 한 각국 정부와 세계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간은 자연의 정복자’라는 산업혁명 시대의 사고방식을 뜯어고칠 수 있는 교육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도시가 다름 아닌 서울을 포함한 한국의 수도권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지속발전 가능한 노력을 하고 있는 걸까요. 이번 특집호를 보면서 우리는 여전히 1970년대 산업화 시대 향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과학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안이한 대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edmondy@seoul.co.kr
  • ‘아이언맨’ 주인공 교체될까?…월트디즈니 ‘스턴트 로봇’ 공개 (영상)

    ‘아이언맨’ 주인공 교체될까?…월트디즈니 ‘스턴트 로봇’ 공개 (영상)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면서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로봇이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액션연기를 펼치는 스턴트 배우의 역할을 대신하는 로봇이 등장했다. 해당 로봇을 공개한 것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월트디즈니다. 월트디즈니가 최근 공개한 로봇은 사고의 위험이 높은 스턴트 배우 대신 고난이도의 액션 스턴트를 수행할 수 있으며 ‘스턴트로닉스'(Stuntronics)이라고 불린다. 이를 탄생시킨 월트디즈니의 연구소 ‘이미지니어링 R&D’은 “스턴트봇은 ‘스타워즈’ 속 캐릭터나, 픽사의 캐릭터, 마블의 캐릭터 등 무엇이든 소화해 낼 수 있다”면서 “우리는 스턴트 배우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영화에 묘사된 놀라운 장면을 재현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월트디즈니가 공개한 이 로봇은 레이저 기술을 이용해 조종이 가능하며, 제작자가 원하는 자세로 하늘을 날게 하거나 슈퍼 히어로 포즈로 땅에 착지할 수 있다. 방향 및 거리를 감지할 수 있어 계획된 비행과 착지를 오차없이 수행한다. 월트디즈니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사람의 얼굴 움직임과 동작을 복제하기 위해 애니매트로닉스(animatronics, 영화 등을 위해 사람이나 동물을 닮은 로봇을 만들고 조작하는 과정) 기술도 장착할 예정이다. 월트디즈니 측은 해당 로봇의 개발이 완벽하게 끝나는 대로 각종 영화와 애니메이션 제작 현장에 투입할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디즈니랜드에도 배치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로봇의 활용이 활성화 된다면, '어벤져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 액션 볼거리가 풍부한 영화 속 주인공이 로봇으로 교체될 지 모른다. 한편 월트디즈니는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7일 미국 법무부의 승인을 받고 21세기폭스의 영화·TV 사업 부문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월트디즈니는 21세기폭스 인수가로 주식과 현금을 합쳐 713억 달러(약 79조 8560억 원)를 제시한 상황이다. 당초 지난해 12월 21세기폭스의 영화·TV 사업 부문 등을 52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지만, 거대 케이블 기업 컴캐스트가 더 높은 가격인 650억 달러를 제시하며 인수전에 뛰어들자 인수가를 대폭 올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北특급열차 ‘놀라운’ 속도의 비밀... 자전거보다 느린 35km

    北특급열차 ‘놀라운’ 속도의 비밀... 자전거보다 느린 35km

    남북 철도 협력 본궤도 올라서나... 北철도 관심 증폭노후화된 北기찻길···“레일못 빠졌고, 침목은 썩어”‘21세기 철공소’로 불리는 북한 기관차 공장도 주목남북이 26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철도협력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한의 철도 실태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철도 구간이 부산에서 러시아 모스크바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시베리아횡단 열차의 가장 중요한 길목이기 때문이다. 세간에 알려진 북한의 철도 현황은 매우 열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가의 동맥’으로 표현되는 철도는 북한에서도 대표적이고 중요한 운송 수단이다. 지역과 지역을 이어주는 철도는 평양-무산, 평양-혜산, 평양-신의주, 평양-원산 등 평양을 중심으로 전국에 펼쳐져 있다. 한반도의 척추에 해당하는 백두대간이 남북을 가로지르면서 산악지대가 남한보다 많은 북한은 동서를 이어주는 고속도로가 전무한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서를 이어주는 유일한 운송수단인 철도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북한 전체 화물 운송의 80~90%, 여객의 60% 정도를 철도가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렇지만 노후화된 철도 시설은 개·보수가 전혀 안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단적인 예로 철로를 떠 받치는 침목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교체해 줘야 하지만 목재의 수급이 안돼 부식이 심각한 상황이다. 또 철로와 침목을 고정하는 ‘레일못’은 고철 수집자들이 뽑아간 구간이 많아 열차 전복 사고로 이어졌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북한 당국은 ‘레일못’ 뽑아 파는 주민들에게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던 것으로 일부 탈북민들은 증언하고 있다. 실제 최근 까지도 열차 전복사고로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의 인명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2016년 함경도에서 수해복구를 마치고 복귀하던 열차가 탈선, 전복돼 수백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적이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그해 11월 21일 수해복구를 마치고 복귀하던 열차가 함경남도 단천시 인근에서 전복됐다고 한다. 이 열차에는 수해복구에 동원된 중장비와 함께 돌격대원(건설현장에 동원되는 근로자들) 수백여 명이 타고 있다가 봉변을 당했다고 한다. RFA와 접촉한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사고 열차는 장성택이 생전에 중국에서 원동기를 수입, ‘김종태전기기관차종합기업소’에서 생산한 디젤 기관차로, 두만강 유역의 수해복구 작업에 동원됐다가 복귀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당시 사고 원인으로는 철길 보수 불량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인 아니라 열악한 전력 사정으로 정전이 반복돼 전기기관차로 운행되는 열차들은 거북이 걸음으로 움직이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5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취재진들도 이를 실제 목격했다. 취재진들은 원산에서 풍계리에 인접한 재덕역까지는 특별열차로, 재덕역에서 풍계리까지는 버스와 도보 편으로 이동했다. 이 때 원산역에서 재덕역까지는 416km로 12시간 걸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취재진이 탑승한 특별열차는 평균 시속 35km로 달린 셈이다. 특히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이 자전거를 탈 때 시속이 35km 이상임을 감안하면 매우 느린 ‘거북이 속도’란 것이 안팎의 지적이다. 북한이 최우선 고려해 편성한 특별열차도 이 정도 속도로 운행할수 밖에 없는 것이 북한 철도의 현주소다. 향후 남북 경협이 본격화될 경우 북한 내 철로 정비가 급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이기도 하다.북한에서 기관차와 차량을 생산하는 곳은 평양 서성구역에 위치한 ‘김종태전기기관차종합기업소’이다. 북한에서 유일한 철도 관련 공장이지만, 낙후한 설비로 인해 ‘21세기 철공소’란 내부 평가를 받고 있다. 남북 철도 협력이 활성화 되면 우선적으로 현대화 사업을 해야 할 곳으로 지목되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월드피플+] 30년 간 무인도서 알몸 생활…진짜 자연인의 사연

    [월드피플+] 30년 간 무인도서 알몸 생활…진짜 자연인의 사연

    21세기판 '로빈슨 크루소' 혹은 '나체 은둔자'로 유명한 할아버지가 자신의 터전에서 쫓겨날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해외언론은 작은 무인도인 소토바나리섬(外離島)에서 30년 가까이 홀로 생활한 일본인 할아버지의 근황을 전했다. 지난 2012년 국내 언론에도 보도돼 큰 화제가 된 할아버지의 이름은 마사푸미 나가사키. 올해로 82세가 된 나가사키 할아버지가 현지 어부도 찾지 않는 무인도에 정착한 것은 지난 1989년이다. 섬으로 오기 전까지 도시에서의 그의 직업은 다양했다. 한때는 사진작가로, 또 한때는 술집 웨이터로도 일하며 일본 전역을 돌아다닌 그는 40세 되던 해 결혼하며 정착하는듯 했으나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결국 처자식을 두고 50대에 가출한 그는 아무도 살지 않는 이곳 소토바나리섬에서 홀로 살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처음 섬에 갔을 때는 강한 바람과 태양 때문에 오래살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자연 속에 홀로 생활하며 불편함이 곧 행복으로 바뀌었다"고 회상했다. 이렇게 물도, 먹을 것도 딱히 없는 무인도에 정착한 그는 30년을 살면서 완전한 '자연인'이 됐다. 입고있던 모든 것을 훌훌 벗어던졌고 바닷물로 양치를 하고 나뭇잎을 휴지로 썼다. 다만 정기적으로 뭍으로 나가 식료품을 조달할 때만 옷을 입고 문명인이 된다.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지만 인생의 행복을 찾았던 그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은 4월 경이다. 할아버지의 건강이 좋지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누군가 현지 경찰에 신고한 것. 이에 관계 당국은 할아버지가 섬에서 홀로 객사할 것을 우려해 병원이 있는 뭍으로 강제로 이동시키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같은 사실은 무인도 투어회사를 운영하는 알바로 케레조를 통해 언론에 알려졌다. 케레조는 "할아버지는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것을 원치 않지만 저항할 힘 조차 남아있지 않다"면서 "여생을 이곳에서 마무리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있다"고 밝혔다. 한편 과거 인터뷰에서도 할아버지는 이곳 무인도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할아버지는 "이곳은 나에게는 천국과 같은 곳"이라면서 "여기에서 한번도 슬픔을 느낀 적이 없으며 이곳은 나의 안식처이자 무덤"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시론] 법률가의 무관심, 프로스포츠 발전 가로막는다/박지훈 변호사·스포츠문화연구소 사무국장

    [시론] 법률가의 무관심, 프로스포츠 발전 가로막는다/박지훈 변호사·스포츠문화연구소 사무국장

    최근 멜버른대학 로스쿨 교수들이 한국의 판검사 10여명과 가진 만찬에 참석한 적이 있다. 필자를 초청한 멜버른대학의 스포츠법학 전공 스테이시 스틸 교수는 민망하게도 필자를 “한국 스포츠법 최고의 전문가”로 다른 참석자들에게 소개했다. 그런데 정말로 민망한 상황은 그 직후에 일어났다. A판사가 대뜸 “그런데 스포츠법이 뭐예요”라고 되물었던 것이다. 몇 개월 전 프로축구선수의 임대(이적)를 둘러싸고 법적 분쟁이 발생해 수원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한 적이 있다. 이 사건의 재판을 맡은 B판사는 “구단 간에 선수를 임대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물었고, 이에 필자는 “선수에 대한 계약상의 지위가 양도 구단으로부터 양수 구단으로 승계되는 것”이라고 변론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B판사의 대답은 모두의 기대를 크게 허물어뜨리는 것이었다. “양도인의 계약상 지위가 양수인에게 승계되는 건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나오는 법리라서 우리 사안과는 무관한 것 같은데요?” 마치 자신은 구단과 선수 간의 법률 관계 따위에 대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진지한 검토를 해 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또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음을 선언하는 듯했다. 산업사회가 태동해 ‘자본가’와 ‘임금노동자’라는 새로운 사회적 계급이 형성됐다. 그런데 ‘자본가’와 ‘임금노동자’는 처음부터 실질적으로 대등한 관계에서 협상을 할 수 없었다. 즉 시민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이 각자 독립된 권리의무의 주체로서 자주적으로 누군가와 협상하고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음을 전제로 만들어진 근대 민법이 ‘자본가’와 ‘임금노동자’의 법률 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될 경우 오히려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되게 된 것이다. 이것이 곪아 터져 발생한 것이 바로 20세기 초반의 세계 대공황이었다. 대공황이라는 끔직한 초기자본주의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현실적으로 개개인의 노동자는 애당초 자본가와 맞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고 동등한 입장에서 근로조건을 협상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결국 사회는 이상론을 전제로 한 근대 민법에 수정을 가해 노동법이라는 새로운 법 영역을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자본가와 노동자 간에는 태생적으로 힘의 불균형이 존재하므로 일반 민법의 법리가 노동 현장에서 그대로 적용돼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근대 민법에 일정 부분 수정을 가한 ‘노동법’ 이론을 구축해 나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탄생한 프로스포츠는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하나의 산업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놀이와 휴식에 불과했던 스포츠가 하나의 산업 영역이 된다는 것은 대단히 획기적인 일이었다. 이 새로운 산업 부문을 규율하기 위해 지난 100년간 치열한 사회적·법리적 논쟁이 벌어졌고, 노동법 탄생 과정처럼 마침내 프로스포츠에도 일반 민법의 법리가 그대로 적용돼서는 안 된다는 점에 합의가 이루어지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경로를 거쳐 20세기 후반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은 스포츠법이라는 독자적인 법률 체계와 이론을 가지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에도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출범한 지 이제 40년이 다 돼 간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프로스포츠가 하나의 산업으로 정착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에 따라 프로스포츠 현장에서의 법적 분쟁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임을 자처하는 21세기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모 프로축구 구단이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선수 2명에게 “다른 팀을 알아보라”고 통보하며 일방적으로 동계훈련에서 배제한 사건에서 법원은 선수가 자신의 자유 의사에 따라 팀을 떠난 것이므로 무단 방출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최근에는 볼링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선수 대신 7위에 머문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한 것이 “적절한 재량권 행사”라고도 했다. 이는 명백한 법조인의 직무유기다. 이러한 식의 법률가들의 무관심과 무성의가 계속된다면 한국의 프로스포츠는 더이상 발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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