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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중생] “성별 갈등 키우는 이유가 뭔가요”…여성징집제 ‘MZ세대’의 생각은

    [취중생] “성별 갈등 키우는 이유가 뭔가요”…여성징집제 ‘MZ세대’의 생각은

    최근 여성도 징집 대상이 돼야 한다는 ‘여성징병제’ 주장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현역 자원 부족으로 여성도 군에 가야 한다는 주장은 정치권에서 불을 붙이며 찬반 주장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남녀 모두 최대 100일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남녀평등복무제와 모병제’를 제안했습니다. 정부로서도 공식적인 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시켜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나흘 만인 지난 23일 서명 인원 20만명을 넘었기 때문입니다. 청원 글을 올린 뒤 한 달 이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청와대나 정부 부처에서 관련 답변을 하도록 돼 있습니다. 국회도 관련 논의를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도 ‘여성 의무 군복무에 관한 병역법 개정에 관한 청원’이 올라와 하루 만에 1만명에 육박하는 동의를 이끌어냈습니다. 국회청원심사규칙에 따르면 10만명 이상 동의할 경우 국민동의청원으로 접수돼 관련 상임위원회로 넘어가 관련법 개정을 논의하게 됩니다. 성별 갈등·소모적 논쟁으로 번지는 여성징병제론 하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여성징병제 논란은 소모적으로 흐르는 모습이 다분합니다. 여성징병제 도입 시 미치는 효과 등에 대한 건설적인 토론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듭니다. 현실성이 없는 새로운 논쟁으로 확산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여성징병제 주장에 반대하는 ‘맞불’ 청원이 등장한 것입다. 지난 21일 “여성징병 대신에 소년병 징집을 검토해 주십시오”라는 청원이 게시됐습니다. 청원인은 “현역 입영 자원이 부족하면 여성 대신에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을 징집해 달라”며 “대한민국 여성의 삶은 이미 지옥 그 자체인데 이젠 군역의 의무마저 지우려 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징병제가 징벌적 성격으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여성에게도 책임을 전가하는 남성의 분노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남성들이 군 복무를 하며 느꼈던 박탈감과 분노가 여성징병제 주장 확산에 밑바탕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교수 시절인 2008년 논문을 통해 “군 가산점제 폐지 이후 군필자 보상 문제가 성별 논쟁으로 진전되면서 여성 징병제는 남성들의 불만을 표출하는 출구가 되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MZ세대 “왜 성별 갈등 부추기나요” 그렇다면 최근 극심한 성별 갈등을 겪는 ‘MZ세대’(1980~2000년대생)는 여성징병제 주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MZ세대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본 결과 특히 여성들은 여성징병제 주장으로 성별 갈등의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였습니다. 전근휘(28)씨는 “2030이 성별 갈등으로 싸우는 게 심각한 상황인데 이를 해결하려는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오히려 정치권이 역이용해서 표심을 얻으려는 것 같다”며 “굳이 지금 이런 논의를 꺼낸다는 게 조금은 불편하다”고 전했습니다. 김승민(26)씨는 “모병제와 징병제 문제는 여자가 군대를 가야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국방 보안 이슈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남녀평등을 위해서 도입한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책적으로 제대로 된 논의를 해야 하는데 괜히 성별 갈등으로 조장하는 게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비슷한 의견의 남성도 있었습니다. 박경호(30)씨는 “정치인들이 젠더 이슈를 꺼내며 성별 대결 구도를 만들고 있다”며 “여성징병제 주장으로 성별 싸움을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건전한 토론을 전제로 여성징병제 논의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홍모(29)씨는 “서로 보상 의식 때문에 더욱 날을 세우는 것 같은데 이럴 바야 차라리 여성징병제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다”며 “남자와 여자가 공평하게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대신 아이를 낳는 여성에게 또 다른 인센티브가 있다면 도입을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여성 징병 문제를 성별 갈등이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방안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징병제 도입의 취지가 남성의 고통을 분담하고 여성들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면 안 된다”면서도 “이런 현상이 군의 인권 문제 등 남성이 겪는 군 복무의 어려움을 경감해주고 복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인 열린 토론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임창용 칼럼] 모병제, 포퓰리즘 논란을 넘어

    [임창용 칼럼] 모병제, 포퓰리즘 논란을 넘어

    대권 도전 의지를 밝힌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모병제 도입을 공약했다. 언제까지 청년들을 헐값에 강제징병할 수는 없다, 군에 가고 싶은 사람에게 파격적 대우를 해줘 엘리트 정예 강군으로 키워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당장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실현 가능성 없는 입술서비스로 2030표나 좀 얻어 보겠다는 포퓰리즘”이라고 직격했다. 4·7 보궐선거에서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으로부터 버림받은 처지이니 이런 조롱이 나올 만도 하겠다. 모병제 도입은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들의 단골 공약이었다. 진보와 보수 등 정치 이념이나 진영과도 크게 관계가 없었다. 가까이는 2016년 남경필 당시 경기지사가 대선을 1년여 앞두고 모병제론에 불을 지폈다. 2012년에는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김두관 후보가 공약으로 모병제를 주장했다. 그보다 훨씬 앞선 2007년 제17대 대선에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임기 내 모병제 도입 기반 마련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모병제가 대선 때마다 소환되는 이유는 뭘까? 진 전 교수의 지적대로 단지 20대 남성들의 표심 때문일까? 그저 ‘정치장사’에 불과한 것일까? 이런 부정적 해석도 일리는 있다. 요즘 군가산점제나 남녀평등복무제 등 이대남들을 겨냥한 주장들이 난무하는 것도 이런 판단을 뒷받침한다. 난 모병제에 관한 한 좀 긍정적 시각에서 접근하고 싶다. 여러 정치인들이 모병제를 들고나왔지만 선거에서 실속을 챙긴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대권을 거머쥔 이도 없다. 단지 표심만을 겨냥한 공약이라기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대선 때마다 모병제가 소환되는 것은 시대적 요청이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 노동집약적 군대에 적합했던 징병제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현대전은 보병 위주로 치러지지 않아 대군은 외려 첨단 군 운영에 부담이 된다고 한다. 전투의 승패는 첨단 무기를 앞세운 작전에 거의 좌우된다. 반면 보병 위주의 지상군 작전은 전투를 마무리지을 때나 소규모 특수전에서나 유용하다. 서유럽에선 2000년 이후 대부분의 나라에서 징병제가 모병제로 대체됐다. 동유럽 국가들도 유럽연합(EU) 가입 이후 상당수가 모병제로 바뀌었다. 게다가 우리는 절실한 현실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인구 급감에 따른 징병 자원 부족 문제다. 1970년대 한 해 출산 100만명 시대에서 이젠 20만명대 시대가 됐다. 반면 최장 36개월에 달했던 군복무 기간은 현재 18개월로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2025년부터는 매년 2만~3만명의 현역 자원이 부족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모병제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못 배우고 돈 없는 소외계층 젊은이들만 군대에 갈 것이라는, 즉 사회 정의에 어긋난다는 논리다. 미국이나 유럽의 군대에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지원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프랑스와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선 모병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한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다양한 인센티브로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급여나 복지 체계를 공무원 못지않게 설계하고, 복무 후엔 군 경력에 대한 사회적 보상 등을 후하게 하면 된다. 인센티브가 강력하면 모병제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도 사회적 불평등보다는 선택의 자유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크다. 예산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데 현재의 병사 유지 및 조직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감안할 때 병력을 30만명 수준으로 줄일 경우 추가 예산 없이도 모병제 도입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한국군 병역 제도의 모병제로의 전환 가능성 연구’, 2018, 이동환·강원석)도 있다. 모병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시기상조라는 반박이 따라붙었다. 예산과 국민적 합의 문제, 강압적 병영문화 등이 주된 이유였다. 이런 문제들은 이미 상당히 개선됐다. 지난해 KBS의 설문조사에선 국민의 61%가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언제까지 시기상조라는 말만 되뇌어야 할까. 박용진발 모병제 이슈가 포퓰리즘적 저의에서 나왔는지 여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그 의도만 따지다 보면 이전처럼 소모적 정치공방에 머물다 사그라들 수 있다. 누가 들고나왔든 모병제 채택 여부는 이제 더이상 늦춰선 안 되는 국가적 어젠다가 돼야 한다. 대선 국면에서 진지한 논의와 공론화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sdragon@seoul.co.kr
  • 강민진 “청년 안녕 못한 이유가 페미니즘·검수완박 때문인가”

    강민진 “청년 안녕 못한 이유가 페미니즘·검수완박 때문인가”

    “청년의 고통 페미니즘 탓인가, 청년의 삶 위해 치열한 세력 보이지 않아” “개천에서 용 나는 방법 주식, 비트코인, 영끌밖에 없어, 이제 ‘공정한 경쟁’도 허상”2030을 품겠다는 포부를 안고 출범한 청년정의당의 강민진 대표가 “청년의 고통을 페미니즘 탓으로 돌리고, 투표행위 하나만으로 청년들이 진보냐 보수냐를 가르는 이들은 누구인가”라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청년정의당 출범식에서 “묻고 또 묻지만, 안녕하지 못한 여러분의 이름이 청년”이라면서 “여러분이 안녕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페미니즘 때문인가, 검수완박이 되지 않아서인가,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져서인가”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사실 그게 아니라, 일자리가 없어서 아니다”라며 “티슈처럼 쓰고 버려져서 아닌가. 평생 마음 놓고 살 집 하나 없어서 아닌가 그리고, 정말 정말 오늘의 노동이 고되고 힘들어서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강 대표는 “대체 누가 청년의 삶에 진짜 관심이 있나”라고 질타했다. 강 대표는 “이제 개천에서 용 나는 방법은 주식과 비트코인과 영끌밖에 없다”며 “출발선의 격차와 켜켜이 쌓인 특권 속에 ‘공정한 경쟁’은 허상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년들이 고작 ‘공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기득권들은 안도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하지만 우리에게는 더 많은 변화를 요구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2030 청년이 단 4% 의석만을 가진 국회를 비롯해 정치야말로 기득권이 견고한 공간이다. 다른 목소리를 낸 청년 정치인에게 철없다고 손가락질하는 기득권은 어느 당에나 있다”면서 “진보정당인 정의당을 바꾸는 일은 한국정치 전체를 바꾸는 일이다. 정치를 바꾸는 건 청년 삶을 바꾸는 일이다. 청년정의당은 정의당의 혁신 동력이 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축사를 통해 “청년정의당은 청년의 불안한 삶을 바꾸는 핵심동력으로 성장하리라 확신한다”면서 “정당정치의 가장 큰 실천은 당선이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는 청년 상상력 목소리가 승리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날 청년정의당출범식에는 여영국 정의당 대표와 강은미 원내대표, 배진교·장혜영·류호정 정의당 의원,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곽관용 청년국민의힘 창립대표부 청년정책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성평등 외친 신생 정당, 2030 여성을 깨우다

    성평등 외친 신생 정당, 2030 여성을 깨우다

    ‘성차별 심판’이라던 선거에서 ‘성평등 실현’은 달성됐는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비위로 치러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결국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승리로 돌아갔다. 그러나 ‘성평등’을 기치로 내건 후보가 5명(신지혜·오태양·김진아·송명숙·신지예 후보), 이들이 얻은 표가 9만 3843표(득표율 1.91%)였다. 선거 출마 경력만 7회인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에 이어 여성의당 김진아 후보가 4위(0.68%, 3만 3421표), 기본소득당의 신지혜 후보가 5위(0.48%, 2만 3628표)에 올랐다. ‘여자 혼자도 살기 좋은 서울’이라는 강력한 슬로건, ‘페미시장 신지혜가 무상 생리대 미프진 책임지겠습니다’라는 민트색 현수막의 기억을 여성들이 공유했고, 그 결과 20대 이하 여성의 소수정당·무소속 후보에 대한 지지가 15.1%(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로 도드라졌다. 창당 1년 남짓한 신생 정당들이 거둔 쾌거다. 선거의 여진이 가시기 전인 지난 13일 김진아·신지혜 후보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에서 만났다. 당 대표로 낙선 인사에 여념이 없는 신 후보와 그동안 소홀했던 생업(페미니즘 공간 ‘울프소셜클럽’ 대표)으로 돌아간 김 후보는 경쟁자이자 레이스 동반자로서의 소회를 풀어나갔다.-선거 결과를 평가하신다면요. 신지혜 원래 목표는 다들 그랬다시피 3등이지 않았을까요. 3등 전쟁이었던 거 같아요. 거대 양당이 합쳐서 97%를 득표해서 나머지 3%를 어떻게 나누느냐의 차이였어요. 특히나 더불어민주당이 약세일 때 소수정당에 더 표가 안 오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정말 용기 있게 선택해 주신 분들의 힘으로 ‘다른 서울’의 모습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김진아 선거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이번 선거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모두가 공유하는 상황에서 여성 서울시장을 내지 못했다는 지점은 굉장히 아파요. 야당에서야 선거를 정권 심판으로 몰아가려고 했겠지만, 이번 선거의 성격은 비단 정권 심판만이 아닌 고착화된 성폭력, 성차별에 대한 심판이 돼야 했거든요. 그 지점에서는 많이 안타깝고요. 신 대표님이 얘기하신 것처럼 자신의 뜻을 소신 있게, 사표가 될 걸 알면서도 던지기 쉽지 않은데 15.1%라는 수치로 20대 여성의 소신을 확인한 것은 성과예요. 저는 선거 비용을 거의 들이지 못했는데 4위라는 성적을 내 나름 뿌듯한데요. 허 후보보다 현수막만 많이 걸 수 있었어도 3위는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웃음). -말씀하신 것처럼 20대 이하 여성의 기타 후보 지지가 15.1%로 나타났고 30대 여성도 5.7%로 뒤를 이었고요. 이들 젊은 여성의 지지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신 거대 양당의 정치에 가장 지치고, 정치 변화에 대한 열망이 가장 강한 사람들이 10~30대 여성이 아닐까 싶어요. 이번 선거가 성폭력으로 발생한 선거이기도 했고 2010년대 중반부터 불거진 디지털 성폭력, 불법촬영, n번방 사건, 낙태죄 폐지 등이 모두 그들 문제이기도 하고요.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후보들에게 한 표를 주는 게 실제 내 삶을 낫게 하는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10~30대 여성인 거죠. 김 20대 이하 여성 40.9%가 오세훈 후보를 지지했다는 것에 언론이 초점을 맞추고, 이것이 20대의 보수화·우경화를 상징한다고 몰아가고 있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아요. 정말 이들이 보수화됐기 때문에 오 후보를 지지한 게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를 표시한 것입니다. 이 중에 다음 선거에서는 ‘15.1%’ 쪽으로 넘어올 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소수정당과 여성의제 후보들에게 투표한 15.1%라는 숫자는 지금이 가장 적은 때이고 앞으로 커질 일만 남았어요. 이번 선거야말로 지금까지 정당들과 정치인들이 호명하지 않았던 20·30대 개별 시민 여성의 잠재력을 보여 준 시작점으로 기억될 거 같습니다. -‘성폭력 심판·성평등 실현 선거’가 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실제 젠더 이슈는 실종됐다는 평가가 많아요. 시민들에게서 느낀 분위기는 어땠나요.신 현장에서는 청년 여성들의 지지를 많이 느낄 수 있었어요. 박영선 후보 측, 오 후보 측과 한 번씩 선거 운동 장소가 겹친 적이 있었는데요. 선거 바람이 계속 바뀌면서 박 후보 측에서는 내곡동 이슈를 밀고 싶어 하고, 오 후보 측은 청년 얘기를 하는 걸 보면서 실제로 이 선거에서 다뤄져야 하는 지점들이 덜 이야기돼 속상해하는 청년 여성들이 많더라고요. 성평등을 이야기하는 유세에서 특히 많은 지지를 보내 주시고 장미꽃을 주고 가는 분들이 계셨어요. 김 국민의힘 후보가 나경원 후보로 결정됐었다면 이렇게까지 성폭력 심판, 젠더 이슈가 실종되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도 가장 강력하게 얘기하고 정책이나 공약도 그랬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당원들, 지지자들은 오 후보를 최종 후보로 선출했죠. 그 시점부터 급격하게 선거판에서 젠더 이슈가 사라졌고 언론의 관심도 거대 양당에 초점이 맞춰졌어요. 우리 후보들이 아무리 얘기해도 마이크가 전혀 돌아오지 않고, 지면이 할애되지 않는 언론 환경 속에서 사실 한계가 있었어요. 지난해 창당한 신생 정당의 후보였던 이들이 부닥쳤던 현실적인 문제는 역시 돈과 사람이었다. “벽보는 선관위에서 만들어 주는 줄 알았”(김진아)지만 실제 제작부터 배달에 이르기까지 후보들이 해야 했다. “유급 선거 사무원은 꿈도 못 꾸는 처지라 지지자들을 최대한 모아서 하고, 선거구마다 당협이 있는 거대 양당과 달리 유세차량 이용을 위해 서울 49개 선거구마다 지인 찬스로 선거 연락사무소를 마련”(신지혜)하기도 했다. 벽보 훼손, 선거 운동원들에 대한 시비 등 페미니스트 후보를 향한 혐오 범죄에도 노출됐지만 실상은 훼손될 현수막조차 없다시피 했다. “현수막을 서울 전역에 16개밖에 못 걸었거든요. 선거송 저작권을 지불할 돈이 없어 아이패드로 노래를 만들고 앰프도 없어 블루투스 스피커를 앞에 두고 생목으로 랩을 했어요.”(김진아) 이들은 거대 양당이 후보 선출 때부터 여러 번의 토론회를 거치지만, 군소정당 후보에게는 똑같이 기탁금으로 5000만원을 내고도 딱 한 번, 후보당 10분씩만 TV 토론회에서 발언할 기회가 주어지는 불합리함은 시정돼야 한다며 ‘배리어프리 선거’를 외쳤다. -3년 전 지방선거에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신지예 당시 녹색당 후보가 8만 2874표, 득표율 1.67%로 4위에 올랐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성평등을 주장한 후보는 5명이고, 득표수는 1만여표 늘었어요. 후보들 수가 늘어난 건 고무적이지만 ‘왜 단일화하지 않는가’라는 의문도 있었습니다. 신 정당들이 출마 선언을 시작할 즈음인 2월 초 ‘독자·진보·미래를 원칙으로 하는 제3지대’를 형성하자고 제안하면서 후보님들을 만나 뵀었어요. 선거가 임박하기도 했지만, 집중하고자 하는 의제가 다들 달라 거대 양당이 했듯 후다닥 될 문제는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정당들을 보면 작년에 창당한 신생 정당들이고 선거에 참여하는 것 자체의 의미는 ‘이런 대안이 여러분 곁에 있어요’라고 서울시민들께 홍보하는 효과가 커요. TV 토론회 한 번 주최하지 못하는 단일화 과정이라면 그 어떤 정당에도 좋지 않은 선택이었을 거고요. 단일화 자체는 지금의 선거법으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을지 전략의 문제인데, 각자의 경험이 쌓인 정당들이 다음 선거에서는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거라 봐요. 기회가 된다면 의제별로 토론회도 열고, 내년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으니까 어느 지역에 누가 나갈지 사전에 논의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근데 얼마 안 남았네요(웃음).김 신 대표님이랑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기본소득당, 여성의당은 모두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창당한 정당이어서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당선되면 좋지만 그에 못지않게 여성의당이라는 이름 네 글자를 서울시민, 전국의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어요. 지금 이 시점에서의 단일화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했고요. 신 대표님 말처럼 다음 번에는 뭔가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있겠지만요. -이번 선거로부터 얻은 것, 배운 것은 무엇인가요. 신 1월 말부터 두 달 동안 46개 시민사회단체를 만났는데 선거에 큰 기대를 갖고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선거판이 시작되면서 이번 선거는 틀렸다고 생각했어요. 단일화에만 관심이 집중되면서, 정책이 아예 사라져 버린 선거였으니까요. 앞으로 시민사회단체와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이들의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 전국 단위의 큰 선거들이 다가오는데 우리가 그만큼 인력 풀을 채울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지지자들이) 주로 20·30대인데, 이분들은 취업을 준비하거나 일을 막 시작해서 경력관리 면에서 중요한 시기거든요. 젊은 여성 정치인 당사자가 ‘올인’해서 정치 활동을 하는 게 쉽지가 않아요. 한 사람의 인생을 거는 것이니까요. 당이 충분히 지원을 해줄 수 있다면 직업으로 삼고 밀어붙이겠는데, 그런 기반이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선뜻 나서기 힘든 상황 자체가 아쉬워요. 20대 여성 이야기를 20대 여성 당사자가 하면 더 잘할 수 있잖아요. 소수 정당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신 독일은 비례대표 선거에서 득표한 만큼, 당비를 내는 만큼 국가에서 지원해 주거든요. 김 그런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신 저는 이번에 ‘기본 소득’, ‘기본 서울’이라는 슬로건으로 선거를 치러내면서 기본소득과 각각의 의제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알리는 새로운 정치 전략을 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통령 선거는 창당 주역들이 나이가 안 돼서(만 40세 이상) 어려울 거 같은데 후보를 모셔 오든 어떤 게 가능할지 고민해 봐야 할 거 같아요. 대선에 제가 직접 출마는 어렵고, 이번에 서울시민께 인사드렸던 만큼 내년에도 다시 한번 도전해 볼까 합니다. 김 이번 선거 때문에 미뤄졌던 책 작업을 할 계획입니다. 여성의당 창당 과정, 이번 선거에 관한 얘기 등으로 9월 출간 예정이에요. 여성의당도 이번 선거를 계기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들이 발견돼 재정비가 필요하고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도움을 드릴 계획입니다.
  • 남초 커뮤니티 좌표찍기 논란 김남국 결국 사과

    남초 커뮤니티 좌표찍기 논란 김남국 결국 사과

    김남국, “괜한 오해 일으킨 것 같아 죄송”에펨코리아, “좌표 찍기하지 마시길 바란다”하태경 “커뮤니티 박살내러 공격하는 것”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남성 회원 위주의 커뮤니티에 가입해 활동하며 소통하겠다고 한 뒤 친문 성향 커뮤니티에 남초 커뮤니티 가입을 독려하는 글을 작성한 것이 알려지며 ‘좌표찍기’라는 비판을 받자 결국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은 13일 “괜한 오해를 일으킨 것 같아서 정말 죄송하다”며 “딴지게시판에 남긴 글이 ‘화력지원’이라던가 ‘좌표찍기’ 등을 요청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고 입장문을 냈다. 그는 “딴게이를 비롯해서 주변의 많은 분들이 청년세대와의 소통을 강조하셔서 저를 포함한 민주당의 여러 의원님들과 다른 기성세대들이 2030 청년세대가 주축인 커뮤니티를 방문해서 청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또 뭘 좋아하고 어떤 것을 재미있어하는지 등등을 함께 직접 보고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글을 작성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다시 한번 펨코 커뮤니티 회원 여러분들과 운영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앞서 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에펨코리아 커뮤니티 유저 여러분을 찾아뵈려고 한다”며 “저에 대해서 가장 많은 비판을 하는 사이트인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진짜 용기를 내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적었다. 그러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직후 김 의원이 대표적인 친문 커뮤니티인 딴지일보에 펨코 커뮤니티 가입을 요청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에펨코리아 운영진은 이날 새벽 공지를 통해 “펨코에 좌표 찍기하지 마시길 바란다. 상식적으로 정치인이 소통을 명목으로 타 사이트에 좌표 찍는 행위는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된다”며 “큰 파장이 있고 성향이 다른 유저들과 큰 마찰과 분란이 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펨코는 이미 사이트 내 분쟁으로 회원 가입이 임시로 막힌 상태라는 점을 알리며 “타 사이트에 피해를 주는 행위는 자제 부탁한다”고 했다. 야당은 김 의원의 행위를 좌표찍기로 규정짓고 커뮤니티 문화를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김남국 의원이 자신의 지지세력을 이끌고 펨코 등 청년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소통하겠다고 한다. 이게 어떻게 소통인가? ‘맛 좀 봐라’식의 좌표찍기 공격이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유저들은 더 재미있는 유머, 더 유익한 정보를 올리기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거기에 유명인이 떡 하니 등장하면 어떨까? 아무 내용도 없는 글을 올리면서 단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베스트 글을 쉽게 점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그뿐만 아니라 무비판 추종자까지 생겨서 커뮤니티의 생태를 망치고 결국 망하게 된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자신들의 추종자를 이끌고 습격하듯 쳐들어온다? 이건 청년을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커뮤니티를 박살내러 공격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홍준표 “내가 보수 적장자, 복당 반대 어이없어”···김재섭 “반대”

    홍준표 “내가 보수 적장자, 복당 반대 어이없어”···김재섭 “반대”

    김종인 겨냥 “28년 전 악연 피해 외출” 국민의힘 복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1일 자신의 복당을 반대하는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을 겨냥해 “대선후보 경선때 나를 반대하고 다른 후보 진영에서 일하면 되지 한국 보수의 적장자인 나를 굳이 들어오는 것조차 반대할 이유가 있냐”고 비판했다.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4·7 재·보궐 선거를 승리로 이끈 뒤 당을 떠나면서 홍 의원의 복당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복당 문제에 대해서 일부 계파 초선의원들이 반대한다고 한다. 참 어이없는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홍 의원 “28년 전 악연으로 서로가 피하는 게 좋다고 판단돼 지난 1년간 외출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불편한 사이를 언급하기도 했다. 홍 의원이 말한 ‘28년 전 악연’은 자신이 검사 시절이던 1993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당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이 연루된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을 말한다. 이어 “나는 당권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는 생각뿐”이라며 “적수공권(맨손과 맨주먹)으로 일어나 아무런 세력 업지 않고 검사, 국회의원, 도지사, 원내대표, 당대표 2번, 대통령 후보까지 해본 사람이 더 이상 무슨 욕심이 있겠냐. 그저 마지막 남은 일은 진충보국(충성을 다해 나라의 은혜에 보답함)하는 일뿐”이라고 강조했다.김재섭 “홍준표, 비판했더니 페이스북 차단...복당 반대” ‘김종인 키즈’로 불리는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홍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고 나섰다. 김 위원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홍 의원이 건전한 경쟁의 링을 만들고 더 큰 화합을 위해 정당의 문을 활짝 열자는 명분으로 복당을 추진하지만 이 같은 명분은 대단히 궁색하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21세기 민주정당에서 여러 정치인이 모여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고 환영할 일이다”라면서도 “그러나 홍 의원에게 화합이란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홍 의원이 당시 우리 당 대표로 있던 2018년 지방선거에서 우리 당은 단일화에 실패하며 역대 가장 처참한 실패를 했다”며 “2017년 대선에서도 국민의 열망인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실패하며 분열 정치의 서막을 열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은 또 “저는 홍 의원에게 페이스북을 차단당했는데 그 이유가 비대위 시작쯤 홍 의원을 비판한 이유인 거 같다”며 “한참 어린 후배 정치인 비판조차 불편해하며 페북조차 차단한 홍 의원을 야권 화합의 다양한 목소리, 존중이란 명분으로 우리 당에 복당시키자는 의견이 맞는지 저는 진지하게 되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복당을 반대하는 초선 의원에게 적장자 운운하는 건 21세기 국정운영철학과 정치 이데올로기로 뭉치는 민주적 정당에서 시대착오적인 발언이라 생각한다”며 “우리 당은 당원 힘으로 움직이는 민주정당으로 혈통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당은 이번 선거(4·7 재보궐선거)를 기점으로 겨우 2030세대에게 기회 부여를 받았다”며 “이는 구태가 아닌 미래로 나아가란 청년들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20대 남자의 분노 몰랐다” 친문 커뮤니티의 통렬한 반성

    “20대 남자의 분노 몰랐다” 친문 커뮤니티의 통렬한 반성

    “20대 남자들의 분노를 몰랐네요. 좋든 싫든 한국의 기둥이 될 2030의 현실을 잘 살피고 확실히 도와야겠습니다.” (클리앙 게시판) “언제부턴가 꽉 막힌 꼰대들만 잔뜩 유입돼서…젊은 20~30대가 무슨 재미로 오겠어요.” (딴지일보 게시판) 4·7 재보궐 선거가 여당의 참패로 끝나자,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던 이른바 친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반성과 자아비판이 잇따랐다. 현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의 에펨코리아, mlb파크 등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네티즌들은 이런 현상을 ‘대깨문’(머리가 깨져도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이라는 뜻의 비속어)들의 ‘봉합’이라며 냉소하기도 했다. 40대 후반이라고 밝힌 클리앙의 유저는 “나이 있는 진보 지식인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주로 팔로우하니 다른 의사소통의 통로가 다 막혔다”고 고백했다. 보배드림, 루리웹, 뽐뿌, 딴지일보 등 40대 남성이 주축인 진보 성향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젊은 유권자를 제대로 헤아리지 않으면 내년 대선에서 야당에 정권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 오세훈·박형준 후보를 강력히 밀어준 20대 남성과 여당에 불리한 보도를 쏟아낸 언론과 포털사이트에 패배 원인을 돌리는 분풀이 게시물도 적지 않았다. 또 다른 클리앙 유저는 “20대에 투표권을 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며 “확실히 요즘 20대는 과거 20대와는 다른 것 같다”고 분노했다. 20대 남성층이 70% 이상 오세훈 시장을 지지했다는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20대의 선거권만 거둬들이자는 극단적 주장까지 한 것이다. 이날 여성시대, 쭉빵닷컴 등 포털사이트 다음에 터를 잡은 여초(여성이 다수) 카페에서도 20대가 민주당에 등을 돌린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왔고, 댓글에서 찬반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친문 지지 세력에게 호소하는 정치는 민주주의를 왜곡시키고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포퓰리즘”이라고 진단하면서 “여권 정치인들이 열성 여론과 거리를 두고 다양한 성향의 청년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2030 유세차량…태미넴 막춤… 보수의 유세가 젊어졌다

    2030 유세차량…태미넴 막춤… 보수의 유세가 젊어졌다

    과거 ‘꼰대 정당’이라는 비판까지 받았던 보수정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는 전과 달라진 젊은 감각의 선거운동 전략을 펼치며 이목을 끌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신 유행어를 선거 포스터에 적극 활용하는 한편 4일에는 5t짜리 후보용 선거 유세차를 청년 연설을 위해 통째로 내주면서 2030세대에 ‘집중 투자’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2030 유세차 연설이 화제가 되면서 지원자가 몰리자 이날 청년에게 발언권을 모두 넘기는 ‘청년 오픈마이크’를 진행했다. 여기엔 후보용 5t짜리 유세차도 동원됐다. 국회의원 한 명을 유세차에 태우는 것보다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취지다. 대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유세 일정에 1t짜리 작은 유세차를 사용했다. 허은아 선거대책위원회 뉴미디어본부장은 통화에서 “사람들 앞에서 발언하는 것과 카메라를 두려워하지 않는 요즘 젊은 세대의 특성과 당 내부에서도 변해야 한다는 노력으로 만들어 낸 젊은층에 대한 소구 방식이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젊은층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렴하려는 당의 ‘오픈 마인드’와 젊은이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백업 지원하겠다는 기성 정치인들의 양보가 있어 가능했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최근 거점 유세에서도 청년들의 자유발언을 먼저 들은 후 청년 연설에 화답하는 방식으로 본인 연설을 이어 가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권위주의적인 모습 대신 최신 유행을 반영한 모습도 포스터와 홍보 영상 곳곳에서 포착됐다. 국민의힘 포스터에는 유튜브에서 인기를 끄는 코미디 채널 ‘피식대학’의 ‘한사랑산악회’ 코너 유행어 ‘열쩡! 열쩡! 열쩡!’이 사용됐다. 비대면 소개팅 상황극을 담은 ‘B대면데이트’ 코너에서 가장 유명한 ‘최준’의 유행어를 패러디한 ‘정이 든 거죠. 세훈이 좋아 유세 현장에 간 거 자체가. 유세 한 번 할래요?’라는 문구를 오 후보 사진과 함께 삽입하기도 했다. 특히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태미넴(평양에서 온 래퍼)·막춤 공개·태록홈즈(태영호+셜록홈즈) 등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연일 거리 유세와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태 의원의 막춤·태미넴 유세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각각 조회수 23만·10만회를 넘어섰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보수당 선거운동이 젊어졌다?…5t 유세차 통째로 2030에

    보수당 선거운동이 젊어졌다?…5t 유세차 통째로 2030에

    적재적소 트렌드 유행어 선거 활용에4일 후보용 5t 유세차 2030에 내줘과거 ‘꼰대 정당’이라는 비판까지 받았던 보수정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는 전과 달라진 젊은 감각의 선거운동 전략을 펼치며 이목을 끌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신 유행어를 선거 포스터에 적극 활용하는 한편 4일에는 5t짜리 후보용 선거 유세차를 청년 연설을 위해 통째로 내주면서 2030세대에 ‘집중 투자’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2030 유세차 연설이 화제가 되면서 지원자가 몰리자 이날 청년에게 발언권을 모두 넘기는 ‘청년 오픈마이크’를 진행했다. 사회를 본 이준석·허은아 선거대책위원회 뉴미디어본부장 외에는 청년들에게만 마이크가 넘겨진다. 여기엔 후보용 5t짜리 유세차도 동원됐다. 국회의원 한 명을 유세차에 태우는 것보다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취지다. 대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유세 일정에 1t짜리 작은 유세차를 사용했다. 허은아 선대위 뉴미디어본부장은 통화에서 “사람들 앞에서 발언하는 것과 카메라를 두려워하지 않는 요즘 젊은 세대의 특성과 당 내부에서도 변해야 한다는 노력으로 만들어 낸 젊은층에 대한 소구 방식이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젊은층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렴하려는 당의 ‘오픈 마인드’와 젊은이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백업 지원하겠다는 기성 정치인들의 양보가 있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들의 현장 연설 수준이 높아 정치인들이 오히려 배우는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오 후보는 최근 거점 유세에서도 청년들의 자유발언을 먼저 들은 후 청년 연설에 화답하는 방식으로 본인 연설을 이어 가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권위주의적인 모습 대신 최신 유행을 반영한 모습도 포스터와 홍보 영상 곳곳에서 포착됐다. 국민의힘 포스터에는 유튜브에서 인기를 끄는 코미디 채널 ‘피식대학’의 ‘한사랑산악회’ 코너 유행어 ‘열쩡! 열쩡! 열쩡!’이 사용됐다.비대면 소개팅 상황극을 담은 ‘B대면데이트’ 코너에서 가장 유명한 ‘최준’의 유행어를 패러디한 ‘정이 든 거죠. 세훈이 좋아 유세 현장에 간 거 자체가. 유세 한 번 할래요?’라는 문구를 오 후보 사진과 함께 삽입하기도 했다. 특히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태미넴(평양에서 온 래퍼)·막춤 공개·태록홈즈(태영호+셜록홈즈) 등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연일 거리 유세와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태 의원의 막춤·태미넴 유세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각각 조회수 23만·10만회를 넘어섰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신물 났다”는 청년층 품은 吳

    “신물 났다”는 청년층 품은 吳

    “지난 4년, 공정·정의 하나도 안 지켜져”분노한 청년들 유세차 직접 올라 발언吳 “똑똑한 2030에 떳떳한 정치” 화답안철수도 합동 유세 “文정부 심판하자”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 주말에 청년층 공략에 집중했다. 28일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과 삼성동 코엑스,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 등을 찾은 오 후보는 정권에 분노한 청년층과의 공감대 형성에 공을 들였다. 특히 집중 유세에서는 청년들에게 직접 발언 기회도 줬다. 코엑스 앞에서 열린 오 후보의 집중 유세에서 유세차에 직접 오른 취업준비생 양모(27)씨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말처럼) 경험치 없는 20대가 왜 오세훈에게 투표하는지 이유를 말씀드리겠다”며 입을 뗐다. 양씨는 “(민주당의) 미래 세대에 빚만 떠넘기는 행태에 염증이 났고, 분열의 정치에 신물이 났기 때문”이라며 “지난 4년간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 중에 하나도 지켜진 게 없는 것도 또 다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청년들의 발언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박수를 치면서 호응했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이 보고 싶어 하는 정치는 통합과 화합의 정치인데 현 정권은 분열 정치, 갈라치기 정치만 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오 후보는 “우리 때와 비교할 때 정말 똑똑한 2030 친구들이 박 후보보다 저를 3배 정도 지지해 준다고 하니 너무 고맙다”면서 “이 친구들 앞에서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서울 거주 18세 이상 806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오차범위 95% 신뢰수준 ±3.5%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20대에서 오 후보는 60.1%, 박 후보는 21.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날 집중 유세 현장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함께했다. 안 대표는 “오세훈을 찍어 주면 이 정부도 심판하고 꺼져 가는 회색빛 도시 서울을 다시 밝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 후보는 내곡동 투기 의혹과 관련한 민주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지금 민주당은 믿을 게 내곡동 땅밖에 없는 모양이다. 집권여당이 선거를 이렇게 치르는 게 서글프다”며 “시민 여러분이 흙탕물 선거에 실망하시지 않게 저라도 계속 정도를 걷겠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이인영 여권 ‘잠룡론’에… “통일부 존재감 보였지만 성과엔 한계”

    이인영 여권 ‘잠룡론’에… “통일부 존재감 보였지만 성과엔 한계”

    오는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함께 정치의 계절이 시작되면서 여권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13룡’ 등판론이 흘러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운동권 세대의 맏형으로 꼽히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데, 물밑에서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정치권과 관가에서 이 장관의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22일 통일부 안팎에서는 정치인 출신 통일부 장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오는 27일 취임 8개월을 맞는 이 장관은 대외적으로는 적극적으로 통일부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전문성 면에서 부족했고 선거 국면에 접어들면서는 정책에도 점차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평이 나온다. 이 장관으로서도 다음 행보를 위해서는 통일부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한데, 취임 일성으로 내세웠던 남북 교류의 물꼬가 좀처럼 틔지 않자 주변에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통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선 이 장관 취임 후 통일부가 대외 스피커의 볼륨을 높이면서 한층 활기를 띠게 됐다는 분위기다. 이 장관은 지난 2일 통일부 창립 52주년을 맞아 2030세대 통일부 공무원과 전임 장관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는가 하면, 통일부 유튜브 채널에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한 ‘안녕하세요 통장입니다’ 코너를 새로 개설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치인으로서 인지도를 키우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도 있지만 일단은 통일부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통일부 입장에선 4선 국회의원에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 장관이 오고 나서 국회 소통과 조율이 원활해지고, 관련 입법에도 속도가 붙었다는 점도 정치인 출신 장관의 장점으로 꼽힌다. 오는 30일 시행을 앞둔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은 반대 여론 속에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이 장관이 여당 의원들과 합심해 밀어붙인 대표적인 법안이다. 그러나 의욕만 앞섰을 뿐 현실적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은 탓에 선언적 메시지에 그친 일들도 적지 않다. 취임 초기 ‘대담한 변화’를 예고하며 북한의 술과 남한의 설탕을 물물교환하는 식의 ‘작은 교역’을 추진했으나, 제재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던 탓에 접어야만 했다. 이후로도 코로나19 백신 지원, 화상 상봉, 개별 관광, 대북제재 효과성 검토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선제적으로 메시지를 던졌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코로나19에 막혀 북한이 관심을 보이지 않은 면도 있지만, 실현 가능성보다 당위성을 앞세우면서 국내 여론조차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북 제재 효과성에 대한 검토를 제기한 일도 비슷한 평가를 받는다. 강화된 대북 제재 적용이 5년이 지났으니 ‘비핵화의 효과성을 검토하고 인도적 지원 분야에서는 제재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이 장관의 주장은 일견 타당했지만, 실제 우리 정부가 이를 주도해 제재 완화를 끌어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더러 국제사회 공감대도 부족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논란부터 불러일으켰다. 국책연구기관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기보다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어젠다를 만들기 위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평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남북 관계에서만 성과를 내려고 하다 보니 탈북민이나 북한 인권 문제, 통일 정책 등 통일부의 다른 중요한 역할들이 소외됐다”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친환경·자족도시 택지 공급… ‘5년째 흑자’ 든든한 전남 대들보

    친환경·자족도시 택지 공급… ‘5년째 흑자’ 든든한 전남 대들보

    전남의 유일한 공기업인 전남개발공사는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지방공기업으로 선정됐다. 2004년 창립 이래 최초로 행정안전부 주관 2020년 지방공기업 경영 평가 ‘전국 1위’와 ‘최우수 등급’을 달성했다. 전남개발공사는 2004년 전남도가 자본금 50억원을 출자해 설립했다. 이후 부침을 거듭하면서도 ‘전남 개발’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발전을 이뤄 지난해 기준 자본금 3907억원에 매출액 2515억원의 거대 공기업이 됐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흑자경영도 이뤘다. 전남도의회 의장 출신으로 2018년 7월 취임한 김철신(62) 전남개발공사 사장은 경영, 서비스 등에서의 질적 성장과 성과의 지역 나눔 측면에 주력하고 있다. 22일 서울신문이 만난 김 사장은 올해 정주여건 개선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도민들 삶의 질을 올리는 데 힘쓰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지방공기업으로 선정되고 많은 상을 받는 등 지난해 새롭게 도약했다. “직원들의 합심된 노력과 도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경영 실적을 이뤘다. 자본금이나 매출액만이 아니라 각종 평가에서 명실상부한 최우수 공기업으로 인정받았다. 신안군 도서지역 학생들 대상 전자도서관(J-Book)을 구축, 운영해 전남도 주관 ‘2020년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여러 면에서 재정 신속집행 실적이 우수해 행안부 장관 표창을 받았고, 조달청·기획재정부 주관 ‘제1회 혁신조달 경진대회’ 지방공기업으로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해 은상을 받기도 했다.” -사회적 가치 실현 확대를 위해 현장 중심의 경영과 대내외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마일 전남, 스마트 전남개발공사’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해 개발 위주의 사업적 관점에서 도민 중심으로 조직운영 방향을 변경했다. 전남 블루 이코노미 선도, 도민이 바라는 지역균형개발 등 14개 전략과제, 38개 실행과제, 89개 세부과제를 도출하는 등 명확한 목표 설정과 전략 실행력을 높여 왔다. 이러한 성과가 나타나 지난해 여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오룡지구 택지개발 분양 실적 호조 및 여수 경도 매각으로 인해 6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택지개발이 주력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남의 인구는 줄고 있고, 원도심의 공동화가 심해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공사는 올해 역점사업으로 인구 유입 및 도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내 정주여건의 개선, 일자리 창출 및 지역 발전을 위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우선 무안군 일로읍 일원에 오룡지구 택지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280만 5000㎡ 면적에 9823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규모다. 계획인구는 2만 4550명이다. 지난해 7월 1단계로 73만 9000㎡가 준공돼 2500가구가 입주했다. 2024년 준공되면 남악지구(363만 2000㎡)와 더불어 남악신도시 위용이 갖춰질 것으로 전망된다.”-도청 주변의 남악신도시 이외에도 개발하는 지역이 있나. “지역숙원 사업인 여수의 죽림1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2024년 완공되면 여수시 소라면 죽림리에 98만 4000㎡의 면적에 5776가구, 계획인구 1만 3864명이 거주하게 된다. 지난해 6월 착공, 친환경·자족도시로의 변모를 앞두고 있다. 전남도 내 열악한 정주여건이 결국 인구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도내 19개 군과 협력해 중소 규모의 신규 개발사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담양군 고서면 보천리에 진행 중인 보촌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면적 88만 6000㎡(3971가구 8735명 계획) 규모로 인접한 광주의 인구 유입에 대비해 양질의 주택과 도시기반시설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전남의 미래 먹거리 사업인 신재생에너지사업에 주력하고 있는데 추진 방향은. “전국 평균 대비 7% 높은 일사량과 전국 해상풍력 잠재량의 37.3%를 차지해 전국에서 가장 풍족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자랑한다. 대외적으로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과 전남도 ‘블루 에너지 정책’을 선도함과 동시에 수익과 일자리 창출, 산업육성 등 전남지역 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계획이다. 대내적으로는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사업 추진으로 개발 사업에 집중된 공사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안정적이고 건강한 경영기반을 만들어 갈 것이다.” -구체적인 계획이 궁금하다. “먼저 태양광 분야에서는 발전소 운영 이익을 도민과 공유하는 도민발전소 건립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1호 사업으로 전남도에서 운영 중인 구례 섬진강어류생태관 유휴부지에 설비용량 500㎾ 규모의 도민발전소를 설치해 지난해 12월 상업발전을 개시했다. 2022년부터 전년도 운영수익의 일정 금액을 전남도 공익기금(인재육성기금) 조성에 기여할 방침이다. 전남도 블루 이코노미 6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블루 에너지 분야’의 핵심인 신안지역 해상풍력은 개발 수요 폭증에 따라 난개발 방지 및 체계적 개발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신안군과 공동으로 추진했다. 이를 기반으로 전남 블루 이코노미 비전선포식에서 2019년 7월 대통령께 건의한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통한 전남형 상생일자리 창출 구상의 마중물이 됐다. 신안해상풍력 조성사업은 2030년까지 투자 48조 5000억원, 기업 450개 유치·육성, 일자리 창출 12만여개를 목표로 한다.” -인재 육성에도 힘을 기울이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모습을 보인다. “도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언제나 고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직원 1인당 평균 3.5회 20시간을 봉사하고 있다. 지역 인재를 매년 정원의 3% 이상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지방공기업 최초로 사회적 약자기업 가산점 부여, 사회 소외계층 기부실적 우대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계약 제도를 개선해 시행 중이다. 20억원 규모의 ‘전남행복 동행펀드’를 조성해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저금리 대출을 지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전남 인재 육성을 위해 50억원의 장학기금을 재단법인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에 기탁했다. 자본금 규모가 80배 성장한 공사가 16년 만에 전남도가 출자한 금액 그대로 도민에게 되갚았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올해 역점 추진 목표는. “공공성과 경제성의 균형을 잡아야 하는 공기업 경영의 어려움 속에서도 도민들에게 공공개발에 따른 이익을 최대한 돌려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발전과 도민 행복을 추구하며 앞으로도 세계 일류 공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전 직원과 함께 힘쓸 것이다. 지역 대표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올해도 다양한 봉사와 기부를 계속해 나가겠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김철신 사장은 전남 지역의 명문고인 순천고(26회)를 졸업한 김철신(62) 전남개발공사 사장은 정치인이자 기업가 출신이다. 1982년 정치에 입문한 그는 1986년 허경만(전 전남도지사) 국회의원 비서관을 지냈다. 1991년 민선 1기 전남도의원에 당선된 이후 내리 4선에 성공했다. 2004년부터 2년간 전남도의장을 역임했다. 전남도체육회 상임부회장,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조합회의 의장 등을 거쳤다. 민주당이 풍파를 겪어도 30여년간 한 번도 당적을 바꾸지 않았다. 김영록 전남지사의 선거대책본부장도 맡았다. 10여년간 ㈜호남스틸 대표이사를 지내 실물 경제에도 해박하다. 그는 공기업 경영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하고, 다양한 시도를 접목하며 조직 전반을 한 단계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통을 중시해 한 달에 한 번 직원들과 치맥데이를 열어 고충을 듣곤 한다. 배려심이 많고, 중앙정계에 인맥이 풍부하다.
  •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기억해요, 지구를 위한 10가지 행동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기억해요, 지구를 위한 10가지 행동

    미국 전역이 기록적 한파에 시름하고 있다. 시카고주는 45㎝ 폭설이 내렸고, 캔자스주는 영하 25도, 콜로라도주는 무려 영하 42도를 기록했다. 혹한을 경험해 본 적 없던 텍사스마저 영하 10도로 떨어지며 속수무책이다. 정유시설이 가동을 멈췄고, 휴스턴의 항만은 폐쇄됐다. 대개 가정에 난방시설이 없는 터라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재난’과 맞닥뜨렸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전 사무총장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와 그의 선임고문 출신 톰 리빗카낵은 ‘한배를 탄 지구인을 위한 가이드’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세 가지 마음가짐과 열 가지 행동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앞으로 10년이 ‘운명을 좌우할’ 시간이다.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인류가 최악의 사태를 벗어날 가능성을 50% 이상 높일 수 있다. 2050년까지, 이상적으로는 2040년까지 0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한 마음가짐으로 ‘단호한 낙관’, ‘무한한 풍요’, ‘철저한 재생’이 필요하다. 우리는 무력하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단호한 낙관이다. 지구가 망가지고 있다는 나쁜 소식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다른 미래의 실현 가능함을 깨닫는 일이야말로 지구를 지키는 바탕이다. 자원을 두고 무한 경쟁하기보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무한한 풍요가 여전히 실현 가능하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철저한 재생은 우리가 이미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는, 바로 그 일이다. 이제 10가지 행동방향을 숙지하는 일만 남았다. 그 시작은 옛 세상과 작별하기에서 비롯된다. 소비자가 아니라 시민의 의식을 갖는 일도 중요하다. 자본주의는 우리를 끝없는 소비자로 만든다. 그 흐름에 맞서 깨어 있는 시민이 되는 일, 어렵지만 꼭 해야만 한다. 기술을 책임감 있게 사용하는 일도 필요하다. 인공지능을 기후위기 해결에 적용하려는 노력은 아직 미비하다. 저자들은 마지막 행동방향으로 정치 참여에 나설 것을 강조한다. 오늘날 많은 나라의 민주주의가 기업의 이해관계에 좌지우지된다. 주권자로서 시민은 이에 휘둘리지 않을 정치인을 선택해 함께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 저자들의 주장이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런다고 해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50%, 궁극에는 0으로 줄지 않을 걸로 생각한다. 해 보지도 않고 비관하지 말자. 지금 바로 지구를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 세계화? 웃기시네!

    세계화? 웃기시네!

    빈곤 극복 힘 됐지만 노동 착취 등 부작용트럼프 지지층·근본주의자·전체주의자반세계화 외치며 실리 취하는 움직임도코로나 대전환 시기, 대안 모색 가능성2001년 10월 미국 뉴욕에 ‘뉴욕이여, 반격하라! 쇼핑하자!’라는 구호를 새긴 배지가 시중에서 팔렸다. 미국 금융당국은 9·11 테러 직후 경기 부양책으로 월스트리트 기업에 대한 규제와 감독도 대폭 완화하고 신용한도 제한도 풀었다. 부동산 투자를 위한 대출, 고수익을 약속한 복잡한 금융상품이 불티났다. 7년 후 미국은 경제 위기에 휩쓸렸고, 세계의 생산기지 중국이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때의 상황을 두고 “미국은 망해 가는데 중국에는 마천루가 올라간다”고 선동하면서 대통령까지 올랐다. 세계화는 수많은 사람을 끔찍한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 줬다. 문맹률을 감소시켰으며, 우리 삶을 개선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사람들의 노동력을 착취했다. 유럽과 미국의 기업은 전 세계 여러 지역을 착취 허브로 활용했다. 지구 생태계도 무참히 파괴됐다. 세계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2030년까지 1억 2200만명이 다시 가난해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이스라엘 기자 나다브 이얄은 저서 ‘리볼트’에서 이런 국제현상의 부작용을 살핀다. 20년 동안 전 세계를 다니며 세계화로 피해를 본 이들, 그리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반세계화를 외치며 실리를 취하는 이들을 보여 주면서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각국이 사명감으로 신중하게 행동하면서 비교적 안정된 시대에 진입했다며, 이 시대를 ‘책임의 시대’라 정의한다. 그러나 책임의 시대는 9·11 테러로 끝났고, 세계화에 대한 저항도 동시다발로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이질적인 집단에서 여러 모습으로 일어나는 반세계화 운동이다. 세계화의 문제를 학술적으로 분석하기보단, 보여 주기를 통해 독자들이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생의 터전을 넓히고자 코끼리와 사투를 벌이는 스리랑카 북서쪽 갈가무와 지역민들, 지나친 고령화로 마을 중위연령이 70세가 돼버린 일본 군마현의 난모쿠, 그리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미국 웨인즈버그 폐광촌에서 만난 이들을 통해 세계화의 부작용을 꼬집는다. 이와 함께 포퓰리즘적 인종주의자 정치인, 과학을 거부하는 사기꾼, 바쿠닌을 신봉하는 무정부주의자, 종교의 교리만을 내세우는 근본주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활동하는 가상의 공동체, 전체주의 선동가, 신러다이트주의자, 음모론 숭배자 등도 등장한다. 프랑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 신나치주의 정당의 기반이 된 정치인 콘스탄틴 플레브리스 등과 같은, 우파의 극단에 선 자들과 한 인터뷰를 재밌게 읽다가도, 이들이 수혜를 얻는다는 사실에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각종 사례를 모자이크식으로 구성했지만, 모자이크가 완벽하지 않다는 게 책의 약점이다. 해결책 역시 부실할 수밖에 없다. 21개의 장 가운데 2개의 장을 활용해 세계화에 맞설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피상적인 주장에만 그쳐 다소 아쉽다. 그럼에도, 저자의 시각을 따라가는 데는 의미가 있다. 저자는 코로나19로 대전환을 맞은 바로 지금이 세계화의 대안을 살필 수 있는 적기라고 말한다. “우리의 목표는 이전 시대에 지어진 집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집을 더욱 살 만한 공간으로 고치는 것”이라는 저자의 조언을 새겨들을 만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초대장 있어야 ‘인싸’… MZ세대 ‘디지털 살롱’에 열광

    초대장 있어야 ‘인싸’… MZ세대 ‘디지털 살롱’에 열광

    기존 이용자에게 초대장 받아야 가입스타트업 대표 등 유명인사들과 대화고급 정보 얻고 경력 발판 쌓으려고 해‘사교의 장’ 18세기 살롱이 부활한 모습권력화된 소통·중세 귀족파티 비판도초대장이 있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에 평범한 대학생부터 작가, 연예인, 정치인 등 유명 인사까지 몰려들었다. 입장하면 한쪽에선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른 쪽에선 청춘들이 소개팅 상대를 구하는 진귀한 풍경을 엿볼 수 있다. 마치 학자, 예술가 등이 드나들며 토론과 사교의 장 역할을 했던 18세기 살롱이 부활한 모습이다. 최근 2030세대들이 푹 빠진 실시간 음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럽하우스’ 이야기다. ●영화·주식 토론하고 연예인과 대화도 클럽하우스는 지난해 3월 미국 스타트업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 선보인 음성 기반 SNS다. 글과 사진 중심으로 운영되던 기존 SNS와 달리 오직 음성으로만 대화하고, 대화 기록은 남지 않는다. 대화방은 모더레이터(방장 및 관리자)와 스피커(발언자), 청취자로 구성된다. 대화 주제는 영화, 주식, 정치, 친목 등 다양하다. 가입자는 누구나 원하는 주제의 대화방을 만들 수 있고 입장할 수 있다. 다만 클럽하우스에 가입하려면 기존 이용자로부터 초대장을 받아야만 한다. 클럽하우스의 인기에 불을 지핀 것도 이 초대장 시스템이다. 클럽하우스 이용자 1인당 2장의 초대장이 주어지며, 초대를 받지 못한 사람은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려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 안드로이드OS 기반 휴대폰 이용자들은 이용할 수 없고, 아이폰 등 애플 iOS에서만 서비스되는 점도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중고 거래 앱 당근마켓에서 클럽하우스 초대장이 거래되고,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이 중고 아이폰을 다시 꺼내 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아무나 가입할 수 없다’는 폐쇄성은 사람들의 가입 욕구를 자극했다. 클럽하우스에 가입하면 ‘인싸’(인사이더), 가입하지 못하면 ‘아싸’(아웃사이더)라는 말도 나왔다. 직장인 김모(27)씨는 “클럽하우스에는 관심이 없지만, 친구들의 클럽하우스 후기를 듣고 있으면 괜히 박탈감이 느껴지고 나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 클럽하우스가 자신만 흐름을 놓치고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의 일종인 포모증후군(FOMO·Fear of Missing Out)을 불러일으키는 셈이다. 스타트업 대표, 영화감독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대거 가입하자 이들과 대화하면서 고급 정보를 얻고, 커리어 발판을 쌓으려는 사람들도 클럽하우스를 찾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를 공부하는 취업준비생 박모(29)씨는 “IT 업계 종사자, 실리콘밸리 근무자들이 자신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클럽하우스를 비롯한 SNS의 미래에 대해 논하는 대화방에 자주 들어간다”면서 “대화방에서 배우는 것도 많고, 내가 어디 가서 이런 사람들 대화에 껴볼 수 있겠냐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클럽하우스에 진지한 토론방만 열리는 것은 아니다. ‘눈 3개로 살아가기’와 ‘팔 3개로 살아가기’ 중 어느 것이 더 나은지를 토론하는 ‘무논리 방’부터 성대모사로만 대화하는 ‘성대모사방’, 서로 자랑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는 ‘자랑방’ 등 대화방의 종류가 빠르게 늘어나는 중이다.●반짝 유행할까, 포스트 페이스북 될까 늘어나는 인기만큼 클럽하우스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등장했다. 과도한 ‘인싸’ 문화에 피로감을 드러내는 이용자도 나왔다. 클럽하우스를 이용해 본 직장인 윤모(29)씨는 “막상 이용해 보니 유명세에 비해 특별한 점은 못 느꼈다”면서 “클럽하우스 자체의 특별함보다는 ‘인싸’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평했다. 클럽하우스가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자 일부 연예인들은 이를 ‘권력화된 소통’, ‘중세 귀족파티’라 비판했다. 초대장을 통해 입장하면서 가입자와 비가입자를 구분짓고, 일부 대화방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대화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우리가 말하는 것을 듣기만 하라’는 식으로 운영되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출시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서비스인 만큼 클럽하우스가 넘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음악을 스트리밍하거나 책을 읽어 주는 대화방은 저작권 문제가 걸려 있고, 음성 기반으로 이뤄지는 탓에 청각장애인의 참여를 배제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클럽하우스는 기본적으로 내용이 기록되지 않지만 몰래 녹음하는 사람들을 막을 수 없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아직은 ‘청정’한 클럽하우스지만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혐오 발언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갑자기 혐오 발언을 외친 후 대화방을 퇴장해 버리면 해당 이용자를 신고하기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초기인 만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존의 텍스트 기반 SNS에 싫증을 느낀 이용자들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차에 마침 오디오 기반 SNS가 등장한 셈”이라면서 “고급 정보, 신뢰할 만한 정보에 대한 기대감과 새로운 모델에 대한 관심, 코로나19로 인한 인간에 대한 그리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클럽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단시간에 식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신지예 “서울시장 선거에 소외된 다수 대표 시민후보 나와야”

    신지예 “서울시장 선거에 소외된 다수 대표 시민후보 나와야”

    2018년 6월 서울시장 선거에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슬로건으로 당찬 출사표를 던졌던 여성 정치인.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그렇게 사람들 기억에 박혀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갑에 무소속으로 출마, 3위를 차지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이 불거진 이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한여넷)라는 단체를 만들어 피해자 지원 및 여성 정치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수면 위로 올랐을 때 누구보다 빨리 ‘장 의원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고 지지했다. 행동하는 정당인, 정치인, 활동가로 ‘살아 있는’ 신 대표를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요즘 어떻게 지냈나. “한꺼번에 많은 일이 돌아가서 정신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성폭력 사건 1심이 끝났고, 피의자와 검사가 모두 항소해 2심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맡으면서 그 안에서 정치 세력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다. 정치권 성폭력 사건이 계속 터지는데 예방도 중요하지만, 사후 우리 사회가 이를 제대로 처벌하느냐 또한 중요하다. 박원순 전 시장 성폭력 사건 관련해서는 진상 규명 활동 및 공론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여성신문 젠더폴리틱스연구소에서 매주 글을 쓰며 여성 재산권 보장을 위한 특별법 제정 관련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정치권 성폭력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 가장 최근엔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 정의당의 조처를 어떻게 봤나. “정의당이 기존에 조직이 보여주지 못했던 ‘공동체적 해결’을 시민들에게 인식시켜줬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피해자가 그곳에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 사건에 대해 다른 구성원들도 2차 가해를 하지 않고 더 이상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구조적 해결에 천착하는 것이 필요한데, 거기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사건 해결을 맡은 배복주 부대표의 강단 있는 결정, 장혜영 의원의 용기가 시작을 잘 열어줬다. 다음 몫은 정의당 당원들의 힘에 달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장 의원에 대한 지지 발언을 올렸다. “작년 2월 같은 당 당직자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사건 직후 바로 고소했고, 조사를 받았다. 이후 21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왜 녹색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지 설명해야 했다. 정치인은 국민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하고 피해를 받는 게 아니라 피해당한 사람을 구제하고 도와줘야 하는 존재다. 그런 사람이 ‘내가 피해자’라고 나서면서 출마하는 걸, 유권자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이 됐다. 이번에 장 의원을 보면서 그때 생각이 떠올랐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밝힐 때 주홍글씨가 될까 봐 두렵다. 그런데 장 의원은 용감하게 자기 목소리를 냈다. 이게 윗세대들이랑 다른 지점이다. 수많은 여성이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에 고통을 속으로 삭이지 않고, 이것이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정치적 문제라고 밝히며 사건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신지예라는 개인도, 장혜영이라는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젊은 여성들은 완전히 다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야망’을 넘어, ‘투철함’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본인 사건으로 넘어가 보자. 지난달 부산지법에서 나온 1심 판결에서 피의자는 준강간치상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치상 혐의를 인정한 재판부에 감사드리지만 죄질에 비해 형량이 낮다고 생각한다. 상해 정도가 미미하다는 것과 가해자가 반성한다는 점, 가해자 가족들이 쓴 탄원서 등을 감경 요인으로 꼽았다. 가해자의 어린 딸도 탄원서를 썼는데, 그 사실 자체로 가슴 아팠다. 또 다른 폭력 아닌가. 가해자 측 변호인은 내가 약속된 한 행사에 축사를 하러 참석한 것을 근거로 ‘상해가 미비하다’고 주장한다. 상해가 심했으면 축사를 할 수 있었겠느냐는 논리다. 그렇다면 성폭력 피해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정해진 업무를 다 취소하고 집안에 틀어박혀야만 피해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인가. 성폭력 피해를 입고도 아픈 몸과 마음을 이끌고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여성들이 부지기수다. 전형적인 피해자다움 요구다. 이것이 반성하는 가해자의 태도인지 묻고 싶다.” -사건 발생 1년 만에 나온 녹색당의 입장문에 대해 SNS에 쓴 글을 봤다. 진상조사단을 꾸려 달라는 요청에 수개월 묵묵부답하다 이제 와 안전망 구축과 제도개선 교육을 얘기한다는 내용이었다.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 이후 서울시가 내놓은 입장도 ‘시스템 정비’였다. 그러나 제도 개선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것이기 때문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아도 될 이야기다.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려면 제도 개선뿐 아니라 처벌이 필수적이다. 내부에서 제대로 조사하고 기록해야 한다. 녹색당도 그걸 제대로 하지 않고 사건의 맥락을 제대로 해석하지 않았다. 성폭력 사건은 구조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였다. 당시 녹색당에 비례위성정당을 준비하는 집단이 있었다. 나는 당 공동 운영위원장임에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당내 가부장 권력을 중심으로 한 모든 논의에서 일방적으로 배제됐다. 나는 ‘녹색당’ 차원의 선거 준비를 제안했으나 오히려 ‘신지예 때문에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이 시작됐다. 이 상황에서 가해자는 나에 대한 허위 소문을 없애는데 도움을 주겠다며 유인해 성폭력을 저질렀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성폭력이 벌어진 게 아니라 위성정당 합류의 흐름 속에서 당 내부에서 자행됐던 마녀사냥의 끝이 성폭력이었다. 한국 위성정당의 흐름, 특히 비례대표 후보 공천 등이 매우 가부장적으로 진행되었는데 이 가부장적 정치가 개인에게는 성폭력이라는 사건으로 발생한 것이다. 사건 이후 당에 진상조사단을 만들 것을 요구했는데, 아직까지도 꾸려지지 않았다. 작년 3월, 당이 위성정당 참여 결정을 내릴 때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했다.”신 대표는 중학교 2학년 때 두발자유화운동을 하며 ‘한국청소년모임’이라는 온라인 카페를 만들었다. 이후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대안학교(하자작업장학교)에 입학했다. 사회적 기업, 시민단체, 정당활동과 세 번의 선거에 출마(2016년 총선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2018년 서울시장 선거, 2020년 총선 서울 서대문갑)했다. 그가 끊임없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나서는 이유와 동력이 궁금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왜 두발자유화운동에 나섰나. 당시 많은 중·고등학생이 두발 제한 규정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어도 선생님한테 반항하는 것 이상의 용기를 내는 일은 드물었다. “‘중2병’이었던 것 같다.(웃음) 세상에 반항하고 싶고, 아빠랑 사이가 안 좋았다. 학교는 ‘늙은 아버지’ 같았다. 선생님 중에 왜 두발단속을 해야 하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파마, 염색을 하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헌법에 ‘모두에게 신체의 자유가 있다’고 써놓고 학교는 그걸 왜 안 지키는지 얘기해주지 않았다. 당시 막 생겨난 ‘다음 아고라’에 이런 얘기를 올리면 “학생은 공부나 할 것이지” 같은 답을 들었다. 화가 났고, 많이 분노했다.” -왜 정치를 하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정치를 할 거라고 생각 못했고, 정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지 않는 편이었다. 두발자유화운동을 하면서 정당에 일찍 발을 들였는데, 당시 치고받고 싸우는 어른들을 보면서 ‘저렇게는 세상을 바꿀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대안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대안학교에 가고, 사회적 기업·시민단체 회원으로 일했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도 기업이라 이윤 창출이 제1 목표더라. 시민단체에서는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월세 8만원짜리 쪽방촌에 들어가 어르신들과 함께 사는 프로젝트를 했다. 그런데 재개발, 재건축 바람이 불며 망원동이 갑자기 ‘망리단길’이 되었다. 여든, 아흔 되는 어르신들이 쫓겨났다. 3평짜리 방에서 할머니들이 이웃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게 큰 꿈도 아닌데 그걸 사회는 못 지켜보는구나, 결국은 법과 정치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을 보면서 탈핵, 기후 생태에 대한 정치적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여겼고, 전원 추첨제 대의원 제도를 가진 녹색당이 민주주의적 권력 분배에 관심이 많은 정당 같아 2012년 가입했다. 당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건 2015년이다.” -신지예 하면 사람들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슬로건을 기억할 것이다. “부끄럽지만 당시 나올 사람이 없었다. 서울시당 위원장이었는데, 후보자를 못 만들어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페미니스트’라는 슬로건에 부담감은 없었다. 사회적 기업이나 대안학교처럼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분들과 일하며 ‘온실 속 화초’처럼 산 것인지, 포스터 훼손 등 구체적 공격이 현실에서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를 돌아본다면. “여성의 정치적 열망을 구체적으로 권력화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8만 표를 얻었는데, 그 사람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정치지형이 만들어졌느냐, 미래를 같이 그릴 수 있는 정치적 동료 혹은 느슨한 형태의 연대체라도 만들어졌느냐는 점에서 많이 부족했다. 페미니즘 정치라는 게 의회에 더 많은 여성을 보내는 것, 질적인 능력을 높이는 것 등 많은 게 있겠지만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정치적 조직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한데 그걸 못했다. 그러나 페미니즘을 중심으로 한 사회가 필요하다는 열망을 가진 사람이 8만 명 이상이라는 걸 확인한 건 나에게도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였다.” -2016년 20대 총선부터 2018년 서울시장 선거, 2020년 총선까지 세 번의 선거를 치렀다. 힘들지 않았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기 어려운 세상이다. 옛날처럼 결혼하고 아이 낳고 은퇴해 노후를 즐긴다는 삶의 노선이 더 이상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길이 됐다. 한국에서 살 방법은 ‘영끌’해서 주식투자하고 부동산 투자해서 시세 차익 노리고, 연봉 높이는 것이다. 여기서도 여성은 유리천장 때문에 더 어렵다. 정치가 아직까지도 굉장히 구리고, 재미없는 영역이긴 해도 바꿔낼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기술보다 빠르게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영역이라 생각해 계속 하고 있다. 하다 하다 안 되면 어쩔 수 없고.”-한여넷 얘기를 해보자.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건 이후 발족한 것으로 안다.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활동을 하나. “박 전 시장 사망 이후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긴급회의를 했다. 단체를 만들어 반복되는 정치권 성폭력을 막고, 해결책을 내놓고, 더 많은 여성이 정치적인 존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자는데 뜻이 모였다. 녹색당에서 활동했던 사람, 선거 때 활동했던 분들, 여성단체 활동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지난달 25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박 전 시장 사건 직권조사 결과에 아쉬움을 많이 토로했다. “인권위 결과에 매우 박한 평을 주고 싶다. 예전에 서울대 신 교수 사건(1993년) 때 성희롱·성추행에 관한 얘기가 나와 어떤 것이 성희롱인지 명징하게 밝혔는데, 최영애 인권위원장이 쓴 보고서와 수십 년 전에 나온 보고서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느낀다. 2021년 다운 보고서라면 더 나아가 2차 가해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피해자한테 2차 가해를 하거나 묵인해온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포함한 전·현직 비서실장, 젠더특보, 오성규, 김민웅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다. 또한 피해자에게 박 전 시장이 서울대병원에 처방전을 갖고 가 약을 타오라고 한 의료법 위반 의혹,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이용해 개인적 용도로 물품을 구매하도록 지시한 부분 등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한여넷에서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제출했다.” -4월 재보궐은 성평등 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지난달 15일 ‘줌’(ZOOM)으로 ‘미투선거 시국회의’를 열었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정치적 전망을 내부에서부터 만들어나가자는 취지로 각계각층의 사람을 초대해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130명 정도는 두 시간 반 내내 참석해 여성들의 의지가 높음을 알 수 있었다. 오는 10일 저녁 8시30분 2차 회의를 열 예정이다.” -재보궐선거가 성평등 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출마할 계획은 없나. “시민연합후보를 내자는 제안을 금태섭 후보와 권수정 정의당 후보께 제안했었다. 금 후보께는 시민연합선거의 판을 만들자고 제안 드렸다. 여성뿐 아니라 성소수자, 동물, 장애인, 세입자, 자영업자, 노동자, 노인 등을 대변할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 선거 이후에는 새로운 정치의 판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숙고 끝에 거절하시더라. (금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의지를 밝혔고, 정의당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무공천 결정을 내렸다.) 아직 시간은 있다고 생각한다. 선거에서 조금이라도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 것이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후보들 정책을 보면 미래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적은 듯하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는 강을 메워 주택을 짓겠다고 하는데 후대에 죄를 짓는 범죄다. 박영선 후보는 ‘콤팩트 시티’의 개념을 잘못 차용해 갖고 왔다. 서울은 이미 ‘메가 시티’인데 이 도시를 어떻게 더 밀집시킨다는 건지 모르겠다.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도 개발을 외치고 있는데, 서울을 끝없이 개발하는 정책으로는 한국 사회의 산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서울 집중의 문제는 결국 일자리, 부의 재분배, 풀뿌리 민주주의, 낮은 에너지 자립도 등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50년 후, 100년 후를 바라보고 큰 비전 아래 도시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여성과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성평등도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생태도시, 빈틈없는 사회 안전망을 갖춘 돌봄 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페미니스트로서 자신을 지키며 살기 쉽지 않다. 어떻게 자신을 지키고,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으며 사는가. “요즘에는 기를 모아 SNS에 글을 쓰고, 마이크를 들고 기자회견을 한다. 힘들지 않느냐고 묻는데 나는 ‘무엇이 문제인지 말하고 설득하면서’ 분노가 삭여지는 것 같다. 또래 여성들로부터 큰 힘을 받는다. ‘2030’ 여성들은 무슨 일이 터지면 자기 일처럼 분노하고, 댓글이라도 달면서 움직인다. ‘나 혼자만 고군분투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느낄 때 버틸 수 있다. 현 민주당 집권 세력, ‘586’도 운동하던 시절의 그 자신만만한 열망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정권을 창출하고, 180석이라고 하는 유례없는 의석을 만들어냈다. 페미니스트라고 그러면 안 될까. 페미니스트들이 ‘나라 한 번 뒤집어 봐’하는 작정으로 일상 속 실천과 사회적 싸움을 계속해나가며 느슨하고도 너른 정치적 연대체를 꾸린다면 10년 안에는 결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10년 안에 결실’이라는 건? “평등한 한국을 만들 진정한 페미니스트 정권창출이다.” 젠더연구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김영춘 “文 부산사랑 남달라”, 대선출마는 “마음의 준비는 해야”

    김영춘 “文 부산사랑 남달라”, 대선출마는 “마음의 준비는 해야”

    김영춘 “‘신공항 관철시킨 김영춘’ 대 ‘신공항 백지화 정권 실세 박형준’” 진에어, 에어서울 등의 LCC 통합사를 부산에 유치 지금의 여론조사는 인지도 조사일뿐“문재인 대통령은 부산 사랑이 남다른 분입니다. 문재인 정부와 함께, 집권 여당의 힘으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2월 국회에서 통과시키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전 의원은 2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줄곧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과 문 대통령과의 ‘호흡’을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은 평소 ‘호시우행’(虎視牛行·예리하게 관찰하며 신중하게 행동함) 정신을 강조했다”면서 “여기에 더해 문 대통령, 부산 시민과 함께 ‘호시호행’으로 가덕도 신공항의 첫 삽을 뜰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공무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호시우행! 제가 생각하는 개혁의 방법은 호랑이처럼 보고 소처럼 걷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여기에 ‘호랑이 걸음’을 더해 가덕도 신공항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출마선언을 했다. 출마결심을 한 뚜렷한 계기가 있나. “민주당 소속 단체장 잘못으로 촉발된 어려운 선거지만, 집권여당이 유불리를 따져서 선거를 외면하는 것은 부산을 방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자해지와 무한책임의 자세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부산 출신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남짓 남았다. 대통령께서는 제가 해수부 장관이던 시절, 해양재건 5개년 계획을 기재부와 산자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승인하는 등 부산 사랑이 남다른 분이다. 문재인 정부와 함께, 집권여당의 힘으로, 2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고, 2030년 국제엑스포 유치까지 큰 그림을 그려나가겠다” -2021년 부산이 필요한 핵심 정책 1개를 꼽고 이유를 설명한다면 무엇인가. “당선되더라도 전임 시장의 남은 임기 1년을 하게 된다. 그 기간 동안 적당히 임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가장 시급하고 파급력 있는 사업을 공백 없이 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가덕도 신공항이다. 가덕도 신공항은 당장 2030의 일자리부터 건설경기 활성화, 인구유출 방지, 첨단 물류산업 발전과 대기업 투자 유치 등 실질적으로 부산경제에 미칠 영향이 막대한 사업이다. 글로벌 경제도시 부산의 꿈을 이루기 위한 필수 인프라가 될 것이다. 그리고 저는 동해선, 부전-마산선, 신항선 등을 연결해서 해운대에서 29분 만에 가덕도에 닿을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서부산권을 중심으로 아마존, 알리바바, 페덱스 등의 투자를 유치해 글로벌 전자상거래 허브를 조성하겠다. 또한 신공항을 중심으로 공항복합도시를 건설하고 항공부품 산업 등을 육성해서 에어부산, 진에어, 에어서울 등의 LCC 통합사를 부산에 유치하겠다” -출마에 맞춰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찾고 출마선언에서도 노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2021년 부산에 노무현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노무현 대통령이 평생을 바쳐 이루고자 했던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균형발전은 여전히 유효한 시대적 과제다. 노 대통령이 초석을 놓았던 신공항의 꿈이 이명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백지화됐다. 노 대통령의 그 꿈을 비로소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지금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부산시민의 힘을 모아 가덕도신공항을 완성하고 새로운 부산 30년지대계를 여는 것이 바로 지역균형발전의 정신을 실현하는 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평소 ‘호시우행’ 정신을 강조했다. 저는 여기에 더해서, 문재인 대통령과 부산시민과 함께 ‘호시호행’으로 가덕도 신공항의 첫 삽을 뜨겠다” -2019년 민주연구원 의사소통TV에 출연해 “통일선진강국을 만드는 그런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면 목숨을 버리더라도, 행복을 포기하더라도 도전하는 것이 정치인의 숙명”이라고 언급한 바가 있다. 대선 출마 의지가 유효한지 궁금하다. “당선되면 당연히 부산시장 재선에 도전할 것이다. 1년 단기 프로젝트를 잘 실행하고 또 다음 4년은 중장기 계획을 잘 세워서 큰 성과를 내어올 수 있는 그런 시장이 되고 싶다. 당장은 추락하고 있는 부산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에 집중할 것이다. 하지만 정치인이라면 언제든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지지율 조사에서 야권 후보들에 비해 뒤지고 있다. 반전의 카드가 있나. “지금의 여론조사는 인지도 조사라고 할 수 있고, 정당지지율이 강하게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앞서는 후보에게 몰리는 밴드웨건 효과도 있다. 경선과정과 본선 토론 등 다양한 기회를 통해 경쟁력과 후보 개인에 대한 검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옥석이 가려질 것이고, 결국 진정성과 실력 두 가지로 결판이 날 것이다. 여야 후보를 통틀어서 당정청 고위직에서 국정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김영춘이 유일하다(청와대 정무비서관, 3선 국회의원, 국회 상임위원장, 해수부장관). 특히, 최대현안인 가덕도 신공항의 경우 ‘신공항 관철시킨 김영춘’ 대 ‘신공항 백지화 정권 실세 박형준’에 대해 시민들이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출마선언에서 “부산을 동북아의 싱가포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싱가포르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해 있으면서 세계적 항만과 창이국제공항을 보유해 각종 금융, 법률, 해양서비스 산업이 발달해 있다. 580만 인구에 1인당 국민소득이 6만4000 달러다. 부산 역시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요충지에 있다. 여기에 가덕도신공항 같은 인프라가 들어서면 부산이 세계적 물류 허브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부산은 물동량으로 세계 6위권이고, 코로나시기에도 불구하고 환적 물동량 증가로 작년 한 때 세계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항만과 공항을 중심으로 금융산업, 관광산업 등이 활발해지고 이것이 인구 800만명을 아우르는 부울경 메가시티로 확장돼 글로벌 경제도시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오거돈 전임 시장의 성비위 문제로 만들어진 보궐선거다. 그래도 민주당 소속 후보가 다시 당선되어야 하는 이유와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말해달라. “부산시민들에게 정말 송구하다. 어떤 말로도 용서받을 수 없고 그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다. 이미 발생한 일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밝혀서 일벌백계하는 것이 필요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저는 시장 직속의 ‘성평등정책관’ 제도와 여성의회를 신설하고 부산시 5급 이상 공무원과 공공기관 여성 간부들을 일정 비율 이상으로 의무적으로 높이려고 한다. 그리고 보다 높은 차원에서 양성평등의 도시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엄마와 아빠 모두에 대한 육아 지원을 강화하고 여성의 경력 단절과 일자리 복귀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적극 운영하고자 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김남국 “낙태죄 폐지 청년 남성 주류의 시각?”…정의당 “망언”

    김남국 “낙태죄 폐지 청년 남성 주류의 시각?”…정의당 “망언”

    김남국 “법안에 대한 남성 생각은?” 정의당 “공청회 망언들 굳이 다시 언급 않겠다”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기습처리한 후 여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만 참여한 채 진행된 낙태죄 공청회에서 전문과들과 의원들이 정부의 입법예고안을 두고 치열하게 토론했다. 다만, 토론 중 나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일부 발언을 두고 정의당 등 진보 진영에서 크게 발언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임신중지 전면 비범죄화를 요구하는 여성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해 발표할 진술인은 단 2명에 불과한 자리였고 공청회에서 오간 이야기는 여성들의 현실이 아니었다”고 이날 공청회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 대변인은 “‘낙태죄 폐지에 대한 여성들의 반대의견은 잘 알겠으나 남성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등 어이없는 말들을 일삼고 여성들의 삶을 짓밟았던 공청회에서의 망언들을 굳이 다시 언급하진 않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대변인이 실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해당 발언을 한 의원은 민주당 김남국 의원이다. 김 의원은 김정혜 한국정책연구원 부연구원과의 질의 과정에서 “사실 이 문제(낙태죄 폐지)는 남성도 함께 생각해야하고 심각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여기에 대해 남성들, 법안에 대한 의견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부연구원은 “남성에 대한 책임은 민사적으로 이후 양육 공동책임으로 물어야지 처벌에 있어선 남성 동의라든지, 공동처벌은 중요하지 않다”며 “여성이 처벌받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저도 남성 처벌이 해법이라고 보이진 않는다”라며 “법안에 대한 남성의 인식이 있을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부대변인은 “발의된 법안에 대한 남성의 인식을 말하나”라며 답변을 하지 못했다. 이에 김 의원은 “전반적으로 여성들이 (법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진술해주셨듯 2030세대 남성들이 이 법안을 바라보는 평가나 낙태죄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지 묻는 것”이라고 되물었다. 이에 김 부연구원은 “저는 2030 남성들이 낙태죄가 유지되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그것이 주류의 시각이나 평가라고 생각하나”라고 되물었고, 김 부연구원은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날 공청회는 참석한 진술인 8명 중 6명의 의견이 낙태죄에 대해 사실상 ‘존치’에 가까워 애초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진행되는 공청회라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여당 의원만 참석한 채 진행해 반쪽짜리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를 두고 정의당 조 대변인은 “지금 이 순간, 뒷짐 진 정당과 정치인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말씀드린다”며 “국가가 앞장서서 여성을 죄인 취급하고 있는 것이 낙태죄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 대변인은 “낙태가 죄라면 가해자는 여성이 아닌 국가“라며 “정치의 책임을 다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낙태죄 전면 폐지에 앞장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2030 세대] 바이든이 극복해야만 하는 도전/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2030 세대] 바이든이 극복해야만 하는 도전/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미국 대선에서 우여곡절 끝에 조 바이든이 승리하면서 미국 안팎의 많은 사람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바이든의 당선을 도널드 트럼프에 의해 4년간 빼앗겼던 정상성이 회복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상성 회복’이라는 과제를 여든을 바라보는 새 당선인이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에게 주어진 기대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이번 선거는 대도시와 소도시, 농촌을 가르는 미국의 분열상이 트럼프 4년에 걸쳐 더욱 심해졌음을 확인해 줬다. 문제는 이 두 집단이 생각하는 ‘정상성’이 아주 다르다는 것에 있다. 바이든을 지지한 이들은 미국이 다자주의 질서, 성평등, 인종평등의 가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을 정상으로 여겼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미국이 그런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오히려 정상성을 이탈하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니 전자에게는 버락 오바마 8년이 정상이고, 트럼프 4년은 비정상이다. 반면 후자에게는 오바마 8년이야말로 비정상이고, 트럼프 4년은 정상으로의 회귀였다. 이를 고려하면 향후 바이든 4년 동안 민주당은 정상으로 돌아가고자 온 힘을 다할 것이고, 공화당은 이를 비정상을 향한 돌격으로 해석하며 격렬히 저항할 것이다. 1980년대 이후 40년에 걸쳐 계속해서 심해진 미국 사회의 정치적 양극화와 양당 타협 전통의 퇴조라는 추세가 뒤집힐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바이든 입장에서 더 곤란한 것은 정상성을 둘러싼 해석이 민주당 내에서도 갈린다는 것이다. 바이든이 속한 민주당 주류는 빌 클린턴 이래로 세계화를 적극 지지하는 것을 정상으로 생각하지만,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를 비롯해 최근 크게 약진한 민주당 좌파는 세계화와 거대 기술기업에 회의를 품으며 성평등과 인종평등 정책에 더욱 급진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좌파는 트럼프 이전도 딱히 ‘정상’은 아니었으며 그렇기에 새로운 정상을 만들기 위한 급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는 점에서 ‘정상으로의 회귀’를 원하는 민주당 주류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 공화당은 이미 이런 당내 갈등의 선례를 보여 주기도 했다. 오바마 시절 약진한 강경파인 티파티와 그보다 더 강경파인 대안우파는 공화당 주류로 대거 진입했고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민주당 좌파가 인구 비중이 늘어난 청년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민주당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바이든을 위시한 민주당 주류는 미국의 분열과 당내의 동상이몽을 극복해야만 하는 어려운 과제를 떠맡았다. 그 과제를 해결하려면 수많은 사람이 의문을 제기하는 ‘정상성으로의 회귀’를 넘어서 새 비전과 가치를 제시해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역사에서 진정한 변화는 언제나 스스로의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여든을 앞둔 정치인에게 이런 고통 감내를 기대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 ‘주호영 몸수색’이 불붙인 ‘의전 관행’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무이슈]

    ‘주호영 몸수색’이 불붙인 ‘의전 관행’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무이슈]

    국회는 여전히 위계와 의전이 강한 공간이다. 국회 본청 가운데 정문으로는 의원만 다녀야 한다는 관행이 있을 정도다. 이토록 엄숙주의를 강조하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지난 28일 야당 원내대표가 청와대 경호 요원에게 몸수색을 받았다. ‘원칙’ 대로라면 별문제가 없는 사안이지만 ‘관행’이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국회 안방에서 원내 대표가 몸수색을 당한 것은 의전 관례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국회 밖 시민들은 이 ‘관행’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VIP 못 알아본 경호 요원 ‘융통성’이 문제? 2030세대는 관행이 여야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은 것을 지적했고, 원칙을 넘어선 관행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VIP 의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한국적 정서’가 사건을 키웠다는 4050세대의 지적도 있었다. 회사원 이모(29)씨는 “정치인들끼리 급 맞춰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여야 대표가 똑같이 관례의 적용을 받지 못했다면 공평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경호처 업무 지침에 따르면 국회 행사에 경우 5부 요인, 정당 대표 등에는 검색을 면제하고 있다. 정당 원내 대표는 면제 대상이 아니지만 당 대표와 동반 출입하는 경우 관례상 검색을 면제를 해왔다. 원칙상 뒤늦게 홀로 환담장에 도착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검색 대상이었다. 검색 요원은 ‘원칙’에 따라 몸 수색을 했다. 대학원생 서모(30)씨는 “관례·관행이라면서 (여당은) 봐줄 걸 다 봐주면서 청와대 경호처가 굳이 ‘규정’(원칙)을 강조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관례는 공동체가 동의하더라도 절대성을 갖지 않는데 도대체 관행이 뭐기에 원칙을 넘어서느냐”고 되물었다. 경호처는 사건 당일 ‘절차상의 문제는 없으나 검색요원이 융통성을 발휘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표명했다. 한 여당 인사도 “경호 요원이 (주 원내대표의) 얼굴을 못 알아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VIP 얼굴을 못 알아본’ 경호 요원의 ‘융통성’이 사건의 원인인 양 지목됐다. 이날 주 원내대표를 검색한 경호처 직원은 20대 여성 경호원으로 알려졌다. ·“테러방지 차원 원칙 중요” vs “원칙도 공평했어야” 양측 입장이 모두 이해된다는 답변도 있었다. 자영업자 박모(50)씨는 “평창올림픽 때처럼 있는 규정을 깨고 북한 선수를 발탁한 거라면 공정하냐 아니냐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이 문제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최근 신발 테러를 당해서 쫄아있는 경호처의 입장도, 국회 안방에서 전례 없이 수색당한 주호영 원내대표의 입장도 다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한국사회가 의전(儀典)을 중시하다 보니 원칙을 넘어서는 불필요한 관행이 생겼다는 의견도 있었다. 회사원 김모(48)씨는 “해프닝에 불과해 보이는 사건에 야당이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반응하는 것 같다”면서 “(야당의 항의는) 결국 감히 국회의원의 체면을 무너뜨리느냐는 분노와 저항감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체면·권위 따지는 ‘특권’ 아닌 배려 의식 필요 의전은 국가 간 ‘격’을 맞춘다는 외교용어지만, 체면과 권위를 유독 중시하는 우리식 정서를 만나 ‘특권 의식’으로 변질된 경향이 있다. 2018년 한진 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 의혹으로 이제는 제한된 공항의 과잉 의전이 대표적이었다. 현행법은 대통령과 5부 요인, 국외 원내교섭 단체 대표, 장애인 등에게만 공항 의전을 제한하고 있지만, 항공사들은 일등석 탑승자나 재벌 총수 등 일부 상류층에 대해서도 그동안 ‘관행’적으로 전용출국우대심사, 휴대품 대리 의전 등을 제공해왔다. 비서만 2700여명이 근무하는 국회에서는 의원 선수(選數)에 따른 자리 배치, 연설 순서 등을 챙기는 일이 주요 의전 중 하나다. ‘잘 모시는 것’ 못지않게 상대방에게 제대로 대우받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상병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국회 관례는 서로 격을 맞춰 나가는 방식이자 상대 측을 향한 배려”라면서 “담장을 낮추겠다는 청와대가 가장 중요한 파트너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게 아쉽다”고 평가했다. 한 국회 관계자도 “고쳐야 할 낡은 관행이 (국회에)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모든 관례를 없애야 할 것으로 본다면 조직의 질서도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호영 원내대표는 29일 ‘의전이 매끄럽지 못했던 것에 대단히 죄송하다’는 경호처 측의 사과를 받았으며, 이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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