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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세대] ‘살아남은 아이들’은 어디로 갔나

    [2030 세대] ‘살아남은 아이들’은 어디로 갔나

    지난 10월 15개월 된 아이가 위탁모의 학대로 숨졌다. 뒤늦게 위탁모가 우울증을 오래 앓았으며 학대 의심 신고가 5차례나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많은 사람이 대체 경찰은 뭘 했냐고, 어떻게 자격도 없는 사람이 버젓이 위탁모 활동을 할 수 있었냐고 분노했다. 뭘 믿고 애를 맡겼냐며 아이의 부모를 탓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그렇다면 질문을 조금 바꿔 보자. 왜 부모는 낯선 이에게 선뜻 아이를 맡겼을까. 왜 경찰은 의심스러운 정황 앞에서 그냥 돌아서고 말았을까. 답은 간단하다. 아이들을 돌보거나 맡아 줄 공공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보건 당국이 운영하는 가정위탁지원센터는 부모가 이혼, 수감, 질병 등의 특정한 상황인 경우에 한하여, 혹은 아이가 학대를 당한 전력이 있을 때만 입소할 수 있다. 따라서 생활고나 우울증 등으로 양육능력이 없음에도 자격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찾아낸 사설 위탁모에게 아이를 맡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마저도 양육비를 부담할 의지와 여유가 있는 소수의 부모만이 이와 같은 선택을 한다. 그대로 방임하거나 스트레스를 못 이겨 직접 학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학대 경험이 있다고 무조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전국 60여개에 불과한 학대 피해 아동 쉼터의 정원은 시설별로 7명 남짓이다. 한 해 2만명이 넘는 피해 아동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현실이 이러하다 보니 경찰과 관련자들은 적극적인 대응을 하기 어렵다. 가해자를 처벌한들 아이들은 달리 갈 곳이 없다. 결국 신고가 접수돼도 훈방과 경고 등 애매한 조치로 끝내기 마련이고, 이는 다시 심각한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학대 피해 아동 10명 중 9명이 5년 이내에 같은 사람에게 학대를 당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동이 문자 그대로 양육자에게 ‘맞아 죽는’ 사건이 반복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사람들은 분노하고, 가해자를 비난하고, 청와대에 청원을 넣지만, 가해자에 대한 법적 절차가 끝나면 곧 관심을 잃는다. 정부 역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급급해하면서도 이미 태어난 아이들을 지키는 일에는 무관심하다. 피해 아동의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가 절실함에도 예산은 몇 년째 제자리다. 결국 ‘살아남은 아이들’은 그대로 잊혀지고 만다. 사설 위탁모 김모씨가 운영하던 시설에는 사망한 아동 말고도 아이들이 더 있었다. 부모와 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했던 4명의 아이들이 그 뒤 어디로 갔는지는 밝혀진 바 없다. 며칠 전에는 한 남성이 안 자고 보챈다는 이유로 22개월 된 아들을 놀이터에 방치해 사람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런데 이는 사실 지난해에 발생한 일로 아이 아빠가 징역을 선고받으면서 다시 화제가 된 건이다. 그때 놀이터에서 밤을 지새우고 다음날 발견됐다는 아이는, 온몸에 모기향과 담뱃불의 흔적이 가득했다는 그 아이는,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 [2018 문화계 결산] ‘미투’ 아픔, 창작극 ‘분투’로 달랬다

    [2018 문화계 결산] ‘미투’ 아픔, 창작극 ‘분투’로 달랬다

    2018년 공연계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파문,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 등 혼란이 조금씩 가라앉으며 제자리를 찾아갔다. 전 연령대가 볼 수 있는 웰메이드 뮤지컬이 주목받았고, 젠더 감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품을 수정하는 등 공연계 스스로 ‘미투 파문’에서 다시 일어서려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또 국내 대표 국공립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이 각각 개관 40주년과 30주년을 맞아 명품 공연을 선보여 관객을 즐겁게 했다. 다만 작품 간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도 심해진 것으로 나타나 아쉬움을 남겼다.●전 연령층 볼 수있는 웰메이드 뮤지컬 주목 2030세대 여성이 주를 이루던 뮤지컬 관객층은 다변화의 가능성을 찾았다. ‘마틸다’ 라이선스 공연과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인 ‘라이온킹’의 인터내셔널 투어 공연 등은 올해 관객층 확대를 주도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과거 ‘미녀와 야수’ 등의 국내 성적이 좋지 않았던 디즈니는 이번 ‘라이온킹’의 흥행 여부를 한국 시장에 재도전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보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창작뮤지컬 ‘웃는 남자’도 하반기 대형뮤지컬로 주목받았다. 제작비 175억원의 ‘웃는 남자’는 9~11월 4개월간 약 24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박병성 뮤지컬평론가는 “스타에 기댄 측면이 없지 않지만, 상업적 관점에서는 고무적인 성공”이라며 “하지만 큰 작품들이 대부분 흥행한 반면, 전체 시장으로 보면 체감상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미투’ 이슈에 맞춰 작품을 수정해 스스로 변화를 모색한 작품들도 눈에 띈다. ‘맨 오브 라만차’와 ‘번지점프를 하다’ 등이 대표적으로, 여성 관객이 불편할 수 있는 장면들을 수정했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등장인물이 모두 여성이었고, 보수적인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진취적 여성상을 그린 ‘레드북’ 등도 여성의 비중을 높여 화제가 됐다. ‘미투 파문’의 직격탄을 맞았던 연극계는 젊은 연극인들을 중심으로 다시 일어서기 위해 분투했다. 초연과 다르게 남성 배역을 여성으로 바꾼 ‘비평가’, ‘이번 생에 페미니스트는 글렀어’, ‘환희, 물집, 화상’ 등 여성 이슈를 다룬 작품이 주목받았다.재개관한 삼일로창고극장은 신진 연극인들의 창작의 장으로 기대를 받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대립 문제를 다룬 ‘오슬로’, 개성공단을 배경으로 한 ‘러브스토리’ 등 굵직한 정치·사회 이슈를 소재로 삼은 작품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 이름값한 무대 이제 공연장 이름만으로도 작품의 질을 담보해야 하는 나이가 된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은 각각 30주년과 40주년에 걸맞은 공연으로 객석을 채웠다.예술의전당이 마련한 2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갈라콘서트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9월 듀오 공연은 신구 클래식 스타들의 무대답게 전석 매진의 큰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16년 만에 내한한 네덜란드댄스시어터1(NDT1)의 공연은 ‘올해 반드시 봐야 할 무대’라는 평단의 기대에 어울릴 만한 공연이었다. NDT1은 대표 레퍼토리와 신작을 함께 선보이며 이들이 왜 현대무용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지를 한국 팬들 앞에서 증명했다. 세종문화회관 40주년 기념공연으로 마련된 소프라노 조수미와 세계 정상의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의 5월 ‘디바&디보 콘서트’는 두 스타 성악가의 명성에 어울리는 무대였고,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한 뮌헨필하모닉의 11월 공연은 악단 대표이사까지 내한하는 등 높은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와 마린스키발레단의 ‘돈키호테’도 각각 슈퍼스타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와 김기민이 대강당 무대에 올라 최정상의 기량을 선보이며 발레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클래식계 해외스타들 내한 ‘눈길’ 해외 유명 악단과 연주자들의 내한도 계속됐다. 베를린필하모닉 음악감독직을 사임한 사이먼 래틀은 고국의 런덤심포니와 내한해 ‘고향 친구’들과 함께 무대에 선듯 농익은 무대를 선보였고, 지팡이를 짚고 무대에 올라 앉아서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한 82세의 주빈 메타는 온전치 않은 몸에도 투혼을 보여주며 객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솔리스트 중에는 15년 만에 내한한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과 공연마다 전석 매진의 신화를 쓰는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 등이 올해 대표적인 흥행공연으로 이름을 남겼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새 예술감독으로 데뷔한 평창대관령음악제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젊은 한국인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악제의 새로운 장을 열었음을 보여줬다. 국내 교향악단은 해외 지휘자들을 초청해 물오른 연주력을 선보였다. 서울시향과 바실리 페트렌코, KBS교향악단과 파비오 루이지 등의 조합이 돋보였고, 마시모 자네티가 새 신임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경기필하모닉은 얍 판 츠베덴, 핀커스 주커만 등 해외 유명 음악가들을 잇따라 ‘비르투오소 시리즈’에 초청했다. ●흥행작 매출 늘었지만 양극화 심해져 공연시장은 전반적으로 커지고 다양화됐지만, 작품 간 양극화 현상은 한층 뚜렷해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2일 발표한 ‘2018 공연예술실태조사(2017년 기준)’에 따르면, 공연시설과 공연단체의 연간 매출액을 합산한 ‘공연시장 규모’는 8132억원이었다. 공연시설 매출액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억원, 공연단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4.5% 증가한 4632억원이었다. 특히 민간기획사의 약진이 두드려졌다. 전체 공연시설·단체 중 7.2%(280개)에 불과하지만, 전체 매출의 41.1%나 차지했다. 2015년 전체 매출 30.3%와 비교할 때 두드러진 증가세다. 반면 전체 관객 수는 2902만 4285명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공연 건수는 3만 5117건으로 3.1% 증가했지만, 공연 횟수는 15만 9401회로 8.5% 감소했다. 흥행작은 오래 공연되고 많은 수익을 냈지만, 그렇지 못한 작품은 일찍 막을 내린 셈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탈원전’ 위한 원전 안전기술 확보에 6700억원 투입한다

    ‘탈원전’ 위한 원전 안전기술 확보에 6700억원 투입한다

    현재 진행 중인 파이로프로세싱·소듐고속냉각로 기술은 논외정부가 최근 ‘탈원전’ 에너지 전환정책에 맞춰 미래 원자력 기술 개발과 원전해체 기술 개발, 인력양성을 비롯해 안전분야에 2025년까지 6700억원을 투입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재 가동 중이거나 신규 건설 예정인 국내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고 발전 이외 원자력 분야의 혁신역량을 확대하기 위한 ‘미래원자력 안전역량 강화방안’을 수립해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과기부는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5, 6호기의 운용기간까지 고려해 국내 가동 원전은 지난해 24기에서 2030년 18기, 2040년 14기, 2050년 9기, 2060년 6기, 2082년 0기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정부는 원전 가동이 완전히 끝나는 2082년까지 국내 원전이 앞으로 60년 이상 운영되야 하는 만큼 안전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안전극대화▲역량활용▲혁신촉진이라는 3대 전략을 세웠다. 안전 극대화 부문에서는 지진이나 화재 같은 재해로 인해 대규모 방사선 누출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고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중대사고 유발 위협요인을 정밀 분석해 예방하는 사고위협 대응기술, 핵연료 손상방지, 사고진행 자동 차단을 통한 사고 원천 예방, 수소폭발이나 노심용융 같은 중대사고 관리 대응 기술이 핵심이다. 또 사용후 핵연료 정밀분석 및 평가를 포함한 취급기술과 운반, 저장기술 개발과 처분능력 확보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역량 강화는 최신 계산과학과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대규모 실험시설 구축 없이도 원전 안전성을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가상원자로 기술 개발을 추진하게 된다. 이를 위해 2021년까지는 가상원자로 기반을 구축하고 2025년까지는 노후원전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1세대 가상원자로를 개발하며 2031년까지는 원전 복합사고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2세대 가상원자로 개발을 끝내겠다는 것이다. 혁신 촉진 부분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원자력 안전혁신 프로젝트를 발굴 추진하는 융합연구 시스템을 세우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원자력 첨단융합 연구실’을 설치하고 지능형 원전 안전운전 지원, 첨단기술 융합 방사능 사고대응과 같은 프로젝트를 시범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앞으로 7년 동안 약 67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과기부는 사용후핵연료 재활용을 위한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이나 소듐냉각고속로는 기초 연구는 계속 진행하도록 지원하겠지만 실제 활용은 또다른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이진규 과기부 제1차관은 “원전 설계와 건설, 운영 능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지만 안전 분야에 대한 기술혁신 노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했었다”며 “다른 분야의 첨단기술들과 융합을 통해 안전기술 경쟁력을 세계 시장 진출이 가능할 정도로 고도화시키는 것이 이번 정책방안의 핵심 목표”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열린세상] 고객이 마케팅해 주는 ‘타다’ 서비스/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고객이 마케팅해 주는 ‘타다’ 서비스/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타다’는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의 이름이다. 카카오 카풀서비스의 출발을 둘러싸고 택시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기사들이 광화문에 모여 시위를 하는 와중에 조용하게 출범했다. 타다는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한 이동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택시업계의 반발도 피했고, 규제도 우회할 수 있었다. 10월 초 베타서비스를 시작했고, 한 달 만에 10만건의 앱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고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고객들은 단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이용 후기’를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릴레이 인증’ 놀이를 하기 시작했다.‘타다’ 서비스 이용 후기는 이렇다. “오늘 타다를 탔다. 은은한 향이 차 안에 감돌고 클래식 음악이 잔잔하게 흐르는 가운데 차량이 스르르 미끄러져 간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젊은 기사는 단 한마디도 말을 건네지 않아서 편안하게 집에 갈 수 있었다. 앞으로 자주 이용해야겠다”, “유모차를 끌고 외출할 때마다 너무 눈치 보이고 힘들었는데 타다가 생겨서 너무 좋다. 제발 타다가 망하지 않게 해 주세요~~~”, “회식이 끝나고 돌아갈 때마다 택시 잡기 너무 힘들었는데 타다를 불러서 방향이 같은 직원끼리 함께 타고 갔다. 너무 편안하다. 택시요금보다 조금 더 나오긴 하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 등등. 소셜미디어 인증 릴레이를 타고 강력한 마케팅 효과를 누리는 ‘타다’ 서비스는 아직 시작 단계이며 서비스의 범위도 한정적이다. 그러나 한마디로 ‘고객이 고객을 부르는 선순환’, ‘팬덤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주로 20~30대 밀레니얼 세대 고객들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자신의 불편을 획기적으로 해소했기 때문이다. 밤늦은 시간에 퇴근할 경우 행정구역을 벗어나는 지역이나 변두리로 가면 택시를 잡지 못해 애를 먹었던 경험은 누구나 있다. 타다는 단순한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가 아니라 기존 택시 이용자의 여러 가지 불편 사항, 예를 들면 기사의 고령화, 상대가 어려 보이면 대뜸 가르치려 드는 기사의 일방적 화법, 담배 냄새가 밴 차량, 난폭 운전 등을 해소하려고 노력한 서비스다. 택시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서 참아야 했던 고객들이 이 서비스에 열광하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타다 서비스의 전 차량은 고객에게 무료 와이파이, 스마트폰 충전기 등을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노마드의 취향을 충족시킨다. 둘째, 시대적 가치와 맞아떨어진다. 공유경제와 혁신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당연한 가치다. 이미 에어비앤비나 쏘카, 우버 등의 서비스를 통해 집이나 차량을 공유하는 것에 익숙한 세대다. 특히 자동차산업은 소유에서 공유로 개념이 전환되는 대표적 산업이다. 현대차와 도요타, 혼다 등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앞다투어 자동차 공유서비스 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2030년이 되면 글로벌 모빌리티산업 규모가 6조 7000억 달러(약 7396조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정보기술(IT)과의 접목을 통해 더욱 빠르게 혁신하면서 공유경제의 축을 이룬다. 타다는 앞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기존 택시업계까지 전략적 제휴 파트너로 삼으면서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스토리가 있다. IT 벤처 창업 1세대로 다음의 창업자인 이재웅 대표 개인의 스토리가 타다에 연결돼 있다. 이 대표는 200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줄곧 공유경제, 사회적 혁신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임팩트 투자에 열중해 왔다. 공유경제와 혁신, 소셜, 임팩트 등의 키워드가 그를 설명한다. 10년 만에 쏘카 대표로 경영 복귀를 했고, 타다 서비스를 출범시켰다.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함으로써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절묘하게 피한 아이디어 등이 맞물려 타다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초연결사회에서 고객이 자발적으로 후기를 공유하고,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것은 가장 좋은 마케팅이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 고객이 시장을 이끌어 가는 지금 고객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은 핵심이다. BTS, 블루보틀, 마켓컬리 등의 성공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기술의 변화가 아무리 빨라도 결국 기업의 성공은 고객의 마음에 있다. 기술은 진정성, 고객에 대한 관심을 실현하는 수단이다.
  • [2030 세대] 알프스 산맥 환경보전을 위한 스위스 사람들의 선택/양동신 건설인프라엔지니어

    [2030 세대] 알프스 산맥 환경보전을 위한 스위스 사람들의 선택/양동신 건설인프라엔지니어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 터널은 어디일까?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 터널은 스위스의 알프스 산맥을 관통하는 57㎞ 규모의 고트하르트 베이스 터널이다. 알프스로 나뉘어진 유럽의 북부와 남부를 연결해주는 이 터널의 역사는 꽤나 길다.13세기부터 해발 2000m가 넘는 고트하르트 길은 북유럽과 남유럽을 이어주는 중요한 무역 루트였다. 당시만 해도 이 길을 넘으려면 1박2일 정도의 여행을 감수해야 했는데, 이 무역로에 대한 안전을 위해 해당 지역의 공동체들은 연합하게 되었고, 이것이 구(舊)스위스 연방 설립으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후 스위스는 19세기 후반부터 여러 개의 철도 터널을 만들었고, 20세기 중반부터는 자동차 도로 및 터널을 건설하며 늘어나는 물동량을 소화해 나갔다. 하지만 이는 자동차 배기가스에 따른 환경문제가 대두되며 이 무역 루트의 개선을 점차 요구받았다. 그렇게 1994년 ‘알프스 산맥 보호법(Alpine Protection Act)’이 제정되며 물동량을 최대한 자동차에서 기차로 옮길 것이 제안되었고, 무려 57㎞의 고트하르트 베이스 터널 프로젝트는 시작된 것이다. 이렇게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은 환경보호적인 측면에서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실제로 알프스 남북 간의 화물 이동에서 화물차의 사용을 줄여 알프스 산맥의 대기오염을 줄여나가고 있다. 생각해보면 오히려 단순한 개념이다. 터널은 산맥을 관통하다보니 훼손하는 면적이 산림의 양측 입구와 출구 뿐이다. 하지만 이를 도로로 치환한다면 많은 양의 산림을 훼손해야 하고, 땅을 깎고 흙을 퍼다 나르고 펴는 작업을 해야 한다. 운영 중에 발생하는 자동차 배기가스에 따른 대기오염은 옵션이다. 얼마 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A노선의 환경영향평가 중 북한산 국립공원을 관통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북한산 국립공원 관통의 불가피성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컨소시엄이 소명해야 한다. 하지만 철도라는 교통 수단의 특성이 제 속도를 내려면 선로의 낮은 경사도 및 넓은 곡선반경(고속철도의 경우 5퍼밀 이하의 경사도, 5000m 이상의 곡선반경 필요)이 요구된다. 그런데 국립공원이라는 이유로 노선이 우회한다면 ‘급행철도’의 제 목적을 실현하지 못할 수도 있다. 지하 100m가 넘는 곳에서 지나가는 터널, 그것이 북한산 환경에 어떠한 악영향을 미치는지, 반대하는 쪽에서는 그에 합당한 이유도 내놓아야 한다. 알프스 산맥 지하 2450m까지 이르는 고트하르트 베이스 터널, 스위스 사람들은 이 터널이 알프스 산맥에 미치는 환경적인 영향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이 57㎞의 장대터널 대신 알프스 산맥의 도로로 화물을 운반한다면 그것은 과연 친환경적인 것일까. 오늘도 빨간 광역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수많은 직장인과 대학생들을 생각하면 무엇이 친환경적이고 시민을 위하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 [재테크 단신]

    [재테크 단신]

    ●KB은행, 내년 2월까지 최대 90% 환율우대 KB국민은행은 내년 2월 말까지 환율 우대와 경품 증정 등을 제공하는 ‘KB 메리 윈터 환전 페스티벌’을 실시한다. KB국민은행의 전용 앱인 리브에서 환전 시 최대 90%, 인터넷뱅킹 KB스타뱅킹 외화ATM과 KB서울역환전센터를 이용하면 최대 80%의 환율 우대를 각각 제공한다. 또 KB국민은행 영업점에선 미화 기준 500달러 이상 환전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1등(1명) 100만원권 국민관광상품권, 2등(2명) 50만원권 GS칼텍스 상품권, 3등(100명) 1만원권 모바일 문화상품권 등의 경품을 제공한다.●한투, 멀티 리자드형 ELS 오늘 접수 마감 한국투자증권이 6일까지 코스피200, 홍콩 HSCEI지수, 유로스탁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을 60억원 한도로 공모한다. ‘TRUE ELS 11152회’는 만기 3년으로 6개월 주기 조기상환평가일에 세 기초자산 평가가격이 90%(6·12개월), 85%(18·24개월), 80%(30개월) 이상이면 연 5.2% 이자에 상환된다. 세 기초자산이 설정 6개월 동안 기준가의 85% 미만, 12개월 동안 80% 미만, 18개월 동안 75%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5.2% 수익으로 조기상환된다. 만기까지 최초 기준가의 50% 밑으로 떨어진 적 있거나 최초 기준가의 80% 밑이면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 ●100만원 한도 ‘IBK W소확행통장’ 출시 IBK기업은행은 우대금리 혜택과 소상공인 지원을 연계한 ‘IBK W소확행통장’을 출시했다. 적립식 상품과 입출금식 상품으로 구성되며 적립식의 경우 월 10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적립식은 레저업종에서 IBK카드를 사용한 실적과 온누리상품권 구매 실적에 따라 최대 연 2.4% 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하나카드, 충전 선불카드 ‘핀크카드’ 출시 하나카드는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핀크와 함께 핀크머니 결제 전용 선불카드인 ‘핀크카드’를 출시했다. 핀크머니는 핀크에 연결된 고객 계좌를 통해 1회 200만원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가맹점에서 결제할 때 핀크머니가 부족하더라도 연결된 계좌에서 실시간 자동 충전된다. 핀크카드로 월 10만원 이상 이용 시 0.3%, 30만원 이상 이용 시 0.5%, 50만원 이상 이용 시 1.0%의 핀크머니가 적립된다. 카드 디자인은 2030 세대를 겨냥해 방송인 유병재씨를 모델로 만들었다. ‘유병재 핀크카드’는 선착순 4만명까지 신청할 수 있다.
  • 유통업계, 연말 홈파티족 겨냥해 ‘나심비’ 좋은 아이템 혜택 선보여

    유통업계, 연말 홈파티족 겨냥해 ‘나심비’ 좋은 아이템 혜택 선보여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가격 대비해 성능을 따지는 ‘가성비’에 더해 소비로 인한 만족감을 중요시하는 ‘나심비’가 뜨고 있다. ‘가성비’에 ‘나’와 ‘심리’를 합성한 신조어로, 내가 만족할 수 있다면 망설임 없이 소비하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여럿이 모여 떠들썩한 송년회를 즐기기보다 가족 및 지인들과 소박하게 보내는 특별한 연말 홈파티를 기획하는 이들이 늘면서 유통업계는 연말 홈파티족의 심리적 만족도를 높여줄 혜택과 감성으로 ‘나심비족’ 공략에 나서고 있다. 좋은 분위기, 품격 있는 음식과 함께 홈파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커피다.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의 커피 머신은 비교할 수 없는 크레마와 최상 품질의 커피를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홈카페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제품이다. 빛, 수분, 공기를 철저히 막아 그라인딩된 로스팅 커피가 지닌 약 900여가지의 아로마를 보존해 최상 품질의 커피를 고스란히 맛볼 수 있다. 우유거품기 에어로치노를 활용하면 우유를 끓일 필요 없이 간단히 라테나 카푸치노 등 다양한 밀크 레시피를 활용할 수 있어 홈파티를 손님의 취향을 고려하는 나심비족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특히 네스프레소 버츄오(Vertuo)는 원터치 바코드 테크놀로지로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캡슐 고유의 바코드를 자동으로 인식해 추출 시간, 속도, 온도, 커피 스타일, 추출 전 커피를 우려내는 프리 웨팅(pre-wetting)등 최적의 조건을 자동으로 맞추어 완벽한 커피를 만들어준다. 25가지 다양한 커피를 머그(230 ml), 에스프레소(40 ml), 더블 에스프레소(80 ml), 그랑 룽고(150 ml), 알토(414 ml) 등 총 5가지의 커피 스타일로 즐길 수 있어 다양한 사람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충분하다. 네스프레소는 연말 페스티브 시즌을 맞아 한정 기간 동안 회전 추출로 풍성한 크레마와 깊은 바디감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버츄오’와 ‘버츄오 플러스’에 대한 구매 혜택을 제공한다. 버츄오 혹은 버츄오 플러스 구매 시 5만원 머신 할인을 제공하며, 에어로치노와 함께 구매할 경우 5만원 머신 할인과 2만원 커피 구매 혜택을 제공한다. 홈파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이다. 잠들기 전 주문하면 아침에 문 앞에서 신선한 음식을 받아볼 수 있는 배송 서비스를 진행하는 모바일 프리미엄 마트 ‘마켓컬리’는 연말을 맞아 12월 31일까지 다양한 혜택을 담은 연말 기획전을 진행한다. 마켓컬리는 이번 기획전을 통해 12월 한 달간 매주 월, 수, 금 오전 11시 마켓컬리의 베스트 상품과 제철 식재료 등을 파격 할인해 판매하는 ‘산타딜’을 선보인다. 또 크리스마스와 연말 홈파티를 준비하는 고객들을 위해 ‘홈파티 골라담기’ 예약전을 진행한다. 파티 음식으로 제격인 비프&BBQ, 해산물, 타파스 요리 등 원하는 메뉴를 사전 예약하면 25~28일, 29일, 30일 중 원하는 날짜에 받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해당 기간 동안 한끼 식사로 손색없는 밀키트와 가정간편식 상품군도 대폭 강화했다. 우선 ‘Kurly Town 맛집탐방 기획전’을 통해 유명 레스토랑의 음식을 예약 없이 맛볼 수 있도록 설성목장과 게방식당의 상품을 각각 최대 20%, 15% 할인 판매한다. 더불어 상품을 구매하고 후기를 남기는 고객 중 160명을 추첨해 맛집 식사권을 선물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한해 동안 마켓컬리를 이용해 준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특별 선물과 가격 할인 혜택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먼저 12월 한 달간 누적 결제 금액 50만원이 넘으면 한정판 에디션으로 구성된 ‘컬리 온리 럭키박스’를 제공한다. 그중 21개 럭키박스에는 최대 1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적립금 쿠폰도 함께 포함된다. 사람들이 모인 즐거운 홈파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프리미엄 가전업계도 홈파티를 즐기는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해 홈파티에 필요한 제품들에 연말 한정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보스(BOSE)는 연말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해 오는 12월 25일까지 보스의 인기있는 제품들을 최대 50만원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보스 2018 연말 세일’을 진행한다. 보스는 고품질 사운드 및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만족도 높은 제품으로 사랑 받아왔다. 이번 행사에서는 올해 출시된 신제품인 완전 무선 이어폰 ‘사운드스포츠 프리’와 노이즈 캔슬링 무선 헤드폰 ‘QC35 II’을 비롯해 올인원 홈오디오 ‘웨이브 사운드터치 뮤직 시스템 IV’, ‘사운드링크 리볼브/리볼브+’ 블루투스 스피커 등의 스테디셀러들도 포함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30 세대] 괴짜의 가치/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2030 세대] 괴짜의 가치/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영국에서 출판되는 백과사전에 보면 괴짜라고 분류되는 인물들이 있다. 영국은 괴짜를 사랑하는 나라다. 펑크의 본거지도 영국 아닌가. ‘영드’의 명탐정 셜록 홈스도 남과 어울리지 못하는, 자기 세계에 갇힌 괴짜다.영국에서 나도 괴짜 몇 명을 만났다. 우선 초등학교에선 자연과학 말곤 모든 것을 무시하는 한 친구가 있었다. 눈은 조그맣고 입술은 얻어맞은 것처럼 늘 부풀어 있었다. 운동도 못해 누가 봐도 우스꽝스러웠지만, 워낙 특이한 그를 모두 반 선망하는, 반 놀리는 마음에 대표 과학자로 인정했다. 이 녀석은 기네스북에 어떤 새로운 기록이 세워졌다든지, 무슨 딱정벌레가 어디에 사는데 이러이러한 특성이 있다는지 하는 식으로 잡다한 지식이 많았다. 지금은 뭐하고 지낼까? 중학교 땐 어린 나이에 주식투자에만 골몰한 친구도 있었다. 범생이같이 생겼으나 공부를 못하는 비극적인 녀석이었는데 1년 내내 5파운드(당시 한화 만원 정도)만 투자하면 2~3배로 늘려준다고 속삭였던 게 기억난다. 원금은 무조건 돌려준다는 말에 5파운드를 투자(?)했다가 다시는 그 돈을 보지 못했다. 사기꾼은 아닌 것 같았던 그 친구, 결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게 됐다. 영국의 괴짜들은 자신이 괴짜인 것을 안다. 그리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메달처럼 지니고 괴짜 이미지를 가꾼다. 옥스퍼드 대학에선 워낙 괴짜와 천재들을 만날 기대가 모두들 큰 탓인지 사실 어설픈 가짜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 저녁 철학 토론 모임에 갔다가 눈에 띄는 신입생을 보았다. 옷차림이나 분위기는 50대, 얼굴 생김새나 체격은 꼭 12살 같은 외모가 유난한 청년이었다. 특히 자그마한 두더지 앞발 같은 손이 생각난다. 모임에서 그는 특이한 생김새에 뒤지지 않는 실력을 보였다. 굉장한 통찰력, 거침없지만 논리적으로 흐르는 말투.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괴짜인 옥스퍼드의 교수들을 빼놓을 수 없다. 대학교가 기업화되며 괴짜 교수들은 없어져 가지만, 몇몇은 전설처럼 입소문을 타고 전해져 오고, 몇몇은 아직도 가르치고 있다. 어떤 교수는 1대1 강의를 욕조 안에서 하고, 또 다른 교수는 질문을 금지했다. 다만 잘못된 정보를 제시하면 정정했다. 질문을 하면 무섭게 응시하며 대답하지 않았다. “크롬웰이 15일에 뉴마켓에 있었나요?”가 아니라 “크롬웰은 15일에 뉴마켓에 있었다”라고 하면 “크롬웰은 17일에 있었던 것 같네”라고 응답한다. 괴짜 교수, 내 기억 속에 가장 깊이 남은 분이 있다. 괴짜라고 하기엔 진지하고 허영 없는, 70대의 노교수. 은퇴하고 지금도 계속 학생들을 가르친다. 매일 아침 일찍 자기 사무실에서 명상하듯이 책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방학이 되면 스코틀랜드의 인적이 없는 별장에 가서 숨듯이 지냈다. 그 절제된 겉모습 아래 어떤 삶이 궁금하다. 하지만 가까워지기엔 나는 실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아니, 일단 게을렀다. 큰 후회의 하나다.
  • 진격의 카뱅… 해외 송금 30만건 돌파

    모든 회원이 관리 ‘모임통장’ 새달 출시 카카오뱅크가 올해 내놓은 신상품들이 연달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출범 때부터 내놓은 해외송금 서비스 이용 고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다음달 신상품 ‘모임통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29일 고객들이 해외 은행으로 송금한 횟수가 30만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10만건, 지난 6월 20만건을 기록하며 꾸준히 늘고 있다. 해외송금을 이용한 10명 중 7명은 재이용 고객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유학생, 해외주재원 등 생활비 목적으로 정기적으로 송금하는 고정 고객층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당시 해외송금 수수료를 기존의 ‘10분의1’로 줄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국 등 19개국에 송금하면 5000달러 이하는 정액 수수료 5000원이 부과돼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신상품과 서비스들도 입소문을 타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1월 출시한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지난달 말 기준 잔액 6085억원을 넘었다. 주말과 휴일에도 모바일로 대출이 가능한 점이 장점이다. 지난 6월 출시한 26주 적금은 ‘짠테크’(짠돌이+재테크),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대표 상품으로 꼽히며 현재 59만 계좌를 돌파했다. 1000원, 2000원, 3000원 등 최초 가입금액만큼 매주 납입 금액을 늘려 가는 색다른 방식의 적금으로 주목받았다. 지난달 말 내놓은 신용정보 조회 서비스도 벌써 100만명이 이용했다. 이처럼 2030세대가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계속해서 내놓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다음달 신상품으로 ‘모임통장’을 선보인다. 카카오톡을 활용해 모임 총무와 회원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대학교 동아리 모임에서 모든 회원이 통장을 함께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모임 통장도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와 재미있는 요소들을 함께 담아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5G서비스 내일 상용화… AI·VR 소비자 체감은 내년 3월 돼야

    5G서비스 내일 상용화… AI·VR 소비자 체감은 내년 3월 돼야

    수도권·6대 광역시 등 일부 지역만 서비스 별도 라우터 통해 와이파이로 변환 사용 기업 우선… 단말기 이르면 내년 3월 나와 일반 시민들은 서비스 체감 시일 걸릴 듯통신 3사가 다음달 1일 5G(5세대) 이동통신 전파를 송출하며 5G 통신 상용화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작한다. 5G의 전송 속도는 LTE의 최대 20배인 20Gbps에 달하고, 전송 데이터 양도 100배 많다. 이에 따라 5G 시대는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이 결합된 초저지연 서비스가 현실로 다가온다. 2030년 글로벌 5G 시장 규모는 약 4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KT의 서울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를 계기로 초연결 시대 보안 및 백업망 강화, 개인정보 이슈 등이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다음달 1일 0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6대 광역시 일부에 설치한 5G 기지국의 스위치를 켠다. 앞서 지난 6월 정부 경매를 통해 5G 주파수 3.5㎓ 대역을 확보했다. 초기 5G는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는 별도 장치인 ‘라우터’를 통해 와이파이로 변환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기업고객에 먼저 제공된다. 5G 단말기는 이르면 내년 3월에나 선보여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오려면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이날 “5G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사람·사물을 서로 연결하는 대동맥”이라면서 “5G와 AI가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5G 보안을 위해 1일부터 5G망 서울-안산 구간에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우선 적용한다. SK텔레콤의 5G ‘1호 고객’은 경기 안산 반월공단에 있는 자동차부품 전문기업 ‘명화공업’으로 ‘5G-AI 머신 비전’을 도입해 생산라인 제품을 촬영한 초고화질 사진을 5G 라우터로 전송하면 고성능 AI 서버가 실시간으로 판독해 결함을 확인한다. LG유플러스는 5G 라우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우선 선보인 뒤 내년 3월부터 5G 스마트폰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10월부터 네트워크 구축에 돌입해 서울, 인천, 대전, 고양 등 11개 도시에 업계 최다인 4100개 기지국 구축을 마쳤다. 이를 연말까지 70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고, 내년 3월까지 전국 광역시 주요 지역에 서비스 범위를 확보할 계획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전날 경영회의에서 “5G가 10년 성장동력”이라면서 “5G에서 다시 한번 통신시장 판을 바꾸도록 전사 역량을 결집해 달라”고 당부했다. 화재 복구에 주력하고 있는 KT는 1일 경기 과천관제센터에서 5G 개통 기념 내부행사를 진행한다. 관계자는 “상황 수습과 별개로 5G 서비스는 차질없이 시작하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요즘은 골프 좀 쳐야 ‘핵인싸’

    요즘은 골프 좀 쳐야 ‘핵인싸’

    20대 취미 골퍼, 전년 대비 3.2% 늘어 골프 인구 증가 이끌어… 미국과 반대 인스타그램 ‘허세 사진’ 올리기에 유리 스크린골프 확대로 진입 문턱 낮아져 장년층 스포츠의 상징이었던 골프가 부쩍 젊어졌다. 스크린골프 등의 대중화로 취미 골프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골프는 이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익숙한 2030세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아 가는 모양새다.리서치회사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스크린골프업체 골프존의 의뢰를 받아 골프 인구를 조사한 결과 2017년 기준 20대 취미 골퍼 인구 증가율이 역대 최고치인 전년 대비 3.2%를 기록했다. 반면 40~50대 골프 인구는 1.4~1.8% 감소했다. 전체 골프 인구가 387만명에서 479만명으로 늘어난 것을 보면 ‘20대 골퍼’들이 골프 인구 증가를 이끈 셈이다. 같은 기간 세계 최대 골프 인구를 자랑하는 미국 골퍼 수는 2500만명에서 2380만명으로 감소했다. 2030세대가 골프에 시선을 돌린 건 인스타그램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골프 #라운딩 #라운딩룩 #골스타그램 등 골프 관련 용어를 인스타그램 검색창에 넣으면 골프를 즐기는 젊은 사용자들의 사진들이 쏟아져 나온다. 28일 낮 현재 #라운딩 관련 게시글만 35만 3000여개로, 플레이보다는 패션을 뽐내는 게시글이 더 많은 편이다. 최근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보고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직장인 박나래(28)씨는 “요즘 인스타 ‘대세 스포츠’는 골프”라면서 “골프는 사진 중심으로 소통하는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에서 행복해 보이고 예쁘거나 멋있어 보이는, 이른바 ‘허세 사진’들을 올리기에 딱 좋은 스포츠여서 더 인기”라고 말했다. 젊은 골퍼들이 많아지자 2030을 타깃으로 한 골프웨어 브랜드 매출도 늘어났다. 파리게이츠 관계자는 “최근 3년간 평균 15% 성장했다”면서 “젊은 골퍼들을 위한 퍼 자켓 등 캐주얼한 디자인 제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랜드 홍보도 주로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한다. 스크린골프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골프=호화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던 과거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도 한몫했다. 2030이 골프를 가장 먼저 접하는 경로는 스크린골프장이다. 스크린골프장을 통한 골프 레슨비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것도 사회 초년생들을 유인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골프존 관계자는 2015년부터 2030 회원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젊은 세대의 유입으로 스크린골프 인구도 전년보다 66만명 늘어난 351만명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필드골프 인구 증가율의 2배”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2030 세대] 젊음의 어드밴티지/김영준 작가

    [2030 세대] 젊음의 어드밴티지/김영준 작가

    “여러분들의 감각과 안목을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실진 모르겠습니다만 냉정하게 봤을 때 시장과 소비자의 평균보다는 아래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감각과 안목을 함부로 믿지는 마세요.” 강연을 나갔을 때 은퇴가 가깝거나 은퇴하신 분들을 마주하게 될 때 종종 하는 얘기다.소비시장에서 소비자를 설득하여 지갑을 열게 하려면 그만큼 다양한 소비를 해본 경험이 필요하다. 그런데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소비의 경험이 빈곤하기에 소비자의 수준과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무엇인지도 모를 가능성이 높다. 자영업 시장이란 곳이 5년 내에 70~80%가 폐업을 하는 곳인 만큼 이런 분들의 폐업 확률을 줄이기 위해선 이런 사실을 분명히 알려드릴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얘기를 하는 나도 속이 편하진 않다. 시장은 냉정하다. 개인의 사정을 고려치 않는다. 나이 드신 사업자들이 자영업 시장에서 평균 이하인 경우가 많은 것은 그 분들이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하실 당시엔 소비를 죄악시하던 풍토가 있었고 소비품도 다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젊은 사업자들이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일 수 있는 이유는 과거보다 소비의 경험을 축적하기 쉬우며 주된 소비자들과 비슷한 시각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30대 사업자들 중 인스타로 자신의 사업을 어필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지만 50대 이상은 인스타가 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나는 이것을 ‘젊음의 어드밴티지’라고 부른다. 인간은 자기가 살아온 시대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이 중심이었던 시절의 트렌드와 인식을 그대로 따른다. 즉 노년 세대가 뒤처져 보이고 무능해 보이는 것은 그들의 시대가 지났기 때문이고, 내가 트렌드의 첨단에서 유능해 보이는 것은 지금이 내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결국 나 또한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내가 경험하고 활동하던 시대와는 다른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그 시대의 요구와 기준은 내가 경험하고 있는 시대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과연 나는 그것을 꾸준히 따라갈 수 있을까? 옛날 박지성 선수가 맨유에서 뛰었을 때 감독이었던 알렉스 퍼거슨경은 현대 축구의 흐름을 끊임없이 쫓아가며 커리어 내내 전성기를 유지했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흐름에 뒤처져 내려왔다는 점에서 실로 대단한 인물이다. 누구나 자신은 퍼거슨처럼 시대의 흐름을 꾸준히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진정 그게 가능한 사람은 드물다. 인간은 자신의 시대적 한계를 벗어나기가 힘드니까. 결국 나는 젊음의 어드밴티지를 나의 능력으로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자영업 시장에서 온몸으로 경쟁을 치르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마다 드는 안타까움과 두려움이 바로 그것이다. 젊음의 어드밴티지가 사라지고 시대 보정이 빠지고 나면 나 또한 경쟁력을 잃어갈 것이다. 그때 내 앞에서 경쟁력을 외치는 사람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노력은 하고 있지만 자신은 없다.
  • ‘촛불정부 대주주’ 실력행사… 커지는 勞·政 갈등

    文정부 친기업 움직임에 ‘백기’ 요구 “勞 주장, 청년·자영업자와 괴리” 지적 당정, ILO협약 내년 2월 국회 비준 검토 민주노총이 21일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등에 반발해 총파업 투쟁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의 ‘대주주’임에도 정부가 자신들보다는 기업과 시장의 입장을 반영하려 애쓰고 있다고 판단해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친기업 움직임을 보인 정부에 사실상 ‘백기’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돼 노정 갈등 봉합이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노총은 이날 전국 14개 지역에서 조합원 9만여명(고용노동부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 결의대회를 가졌다. 민주노총은 총파업 결의문에서 “우리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국회 비준과 모든 노동자의 온전한 노동3권 쟁취, 비정규직 철폐, 국민연금 개혁을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총력투쟁을 지속하겠다”고 선언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은 표류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에는 빨간불이 켜졌다”고 비판했다. 그간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부터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까지 모든 노동 현안에서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의 총파업 요구사항 가운데 하나인 ILO 협약 비준은 전날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공익위원 안이 제시돼 사실상 노동계의 요구를 수용했다. 당정은 경사노위 논의를 거쳐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ILO 핵심 협약 중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 금지 등 4가지 협약에 대한 비준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합법화와 해고자, 실업자의 노동조합 가입 허용 논의와 연결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노조법 개정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국회 비준과 법률 개정이 이뤄지면 전교조 합법화를 위한 길도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철폐 역시 문재인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사안이다.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서는 이를 논의하려고 마련된 경사노위 참여를 민주노총 스스로 거부했다. 탄력근로제 확대 역시 중소 상공인의 어려움을 외면해 “총파업의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민주노총이 ‘촛불시위로 만들어진 정부’에 자신들의 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분석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 노동정책에 민주노총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하는데, 되레 정부가 거시경제 환경이 나빠졌다는 이유로 ‘광주형 일자리’를 포함해 자신들의 이해에 반하는 사안을 밀어붙여 불만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의 민주노총은 취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2030세대’나 실직 위기에 몰린 ‘4050세대’, 일반 노동자와 소득 차이가 크지 않은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에 관심이 없다는 듯 행동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NPS 국민연금 개혁] 소득대체율 45% 유지하려면 내년 보험료율 2%P 인상 불가피

    [NPS 국민연금 개혁] 소득대체율 45% 유지하려면 내년 보험료율 2%P 인상 불가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국민연금 보험료의 과도한 인상에 제동을 걸면서 앞으로 정부가 다음 달까지 마련할 예정인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45%인 소득대체율(생애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지급률)을 유지하려면 현재 9%인 보험료율을 당장 내년부터 최소 2% 포인트가량 높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분석에 따르면 저출산,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국민연금의 재정적자 발생 시점과 기금 소진 시점은 계속 앞당겨지는 상황이다. 2013년 재정분석 당시에는 적자가 2044년부터 발생해 2060년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분석됐지만 올해 분석에서는 적자가 2042년부터 발생하고 기금은 2057년 고갈될 것으로 전망됐다. ●2080년엔 65세 이상 노인 85.7% 연금 받아 노인이 빠른 속도로 늘고 수명은 늘어난 반면 저출산으로 청년층은 계속 줄어들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 분석에서 연금을 받는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2020년 38.3%에서 2040년 61.5%로 늘어나고 2080년에는 85.7%로 대부분의 노인이 연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수 대비 연금 수급자 비율(제도부양비)도 올해 16.8%에서 2030년 35.0%로 2배로 뛰고, 2045년에는 78.4%로 5배 가까운 수준으로 높아진다. 당장 저출산 현상을 개선해 어렵게 출산율을 반등시킨다고 해도 국민연금 재정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재정추계위원회는 “2020년 출생자를 기준으로 보면 이들이 은퇴하는 시기는 2080년으로 당장의 재정과는 관련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수준의 수익구조를 유지하려면 2% 포인트 이상의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관측하는 국민연금 수익비는 평균 1.8배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에 가입한 평균소득자인 월 227만원을 버는 사람이 20년을 가입했을 때 적용한 것이다. 수익비는 보험료를 내는 돈과 받는 연금액 비율로, 10만원을 내면 18만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다행히 수익비가 1배에 불과한 개인연금보다 훨씬 높다. 국회와 정부 분석에서 내년에 당장 보험료율을 2% 포인트 인상해 11%로 높이면 소득대체율 45%를 유지하면서도 20년 가입 기준으로 수익비 1.7배를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방식을 도입한 뒤 재정 운용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면 70년이 지난 2088년까지 적립배율 1배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적립배율은 지출 대비 적립금 규모다. 소득대체율을 낮추지 않으면 재정 부담이 커지지만 가입자는 이익이다. 현재는 소득대체율을 2028년까지 40%로 낮추도록 설계돼 있다. ●기금 소진 땐 보험료율 25% 이상으로 높아져 소득대체율이 현재 설계대로 내려가도록 두고 보험료율을 내년에 10.5%까지만 인상한 뒤 2029년까지 점진적으로 13.5%로 높이면 수익비가 1.4배 수준으로 내려간다. 보험료율 인상 시기를 늦출수록 가입자에게 손해가 된다는 의미다. 내년부터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선거 국면에 들어가고 2020년에는 총선에 돌입한다. 정부가 사실상 내년을 ‘마지노선’으로 보는 이유다. 국민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다 재정이 바닥나면 보험료율은 곧바로 25% 이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공적연금연구센터장은 “어쨌든 한 번은 바로 보험료율을 인상해야 한다”며 “현재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보다 그 뒤에 살아갈 사람들이 더 많은 보험료를 낼 수밖에 없는데 그 세대의 부담을 덜어주는 사전 작업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상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이번에는 무조건 (보험료율이) 두 자릿수로 가야 한다”며 “지난 8월에 발표한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회 방안은 최저 수준이 12%였다”고 지적했다. 올해는 투자 성과가 미진해 보험료 인상에 대한 비판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 통화 긴축, 부실 신흥국의 신용위험 고조 등으로 올해 1∼8월 국민연금기금 수익률은 2.25%에 그쳤다. 지난해 기금수익률(7.26%)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주식시장에 불어닥친 한파로 국내 주식 부문 수익률은 -5.14%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국내 주식 수익률(25.88%)에 견줘 천양지차다. 이런 상황에서 소득대체율 인상을 목표로 한 보험료의 급격한 상승은 국민적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정부 검토안에서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이려면 당장 내년에 보험료율을 13% 수준으로 4% 포인트나 높여야 하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올해 진행한 국민연금 재정추계에서 소득대체율 40%를 70년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하려고 해도 보험료율을 점진적으로 17~18%로 높여야 하는 것으로 나왔다. 일본, 독일 등 대다수 선진국들이 보험료율을 17~18%로 유지하고 있는 이유다. 소득대체율을 45%로 유지하면서 보험료율을 소폭 인상한 다음 재정추이를 들여다보는 것이 그나마 노후 소득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고 부담은 적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대체율만 50%로 높이면) 2050년 이후부터 부정적인 영향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질 것”이라며 “국민연금은 금이 나오라고 하면 뚝딱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도 “소득대체율을 50%까지 높이면 보험료율을 20%까지 높인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기초연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의 보완적 방안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월 227만원을 버는 평균소득자가 국민연금에 25년 가입하면 월 57만원을 받는다. 여기에 40만원가량의 기초연금을 더해 노후 수입을 월 100만원으로 맞추는 방식이 대두되고 있지만 오로지 노인이 ‘받는 돈’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기초연금만 높이면 미래세대 부담 훨씬 커져 보험료율 인상은 뒷전으로 미루고 세금으로 운용하는 기초연금으로만 소득대체율을 높이면 미래세대 부담이 훨씬 커질 위험이 있다. 내년 기초연금 예산은 11조 5000억원으로 5만원을 늘릴 때마다 예산이 즉시 3조원씩 늘어난다. 현재 25만원인 기초연금을 당장 40만원으로 늘리려면 단순 계산으로도 25조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게 된다. 윤 위원은 “65세 이상 인구가 현재 14%인데 2060년이 되면 40%를 넘는다”며 “기초연금만 높이면 미래에는 걷잡을 수 없이 부담이 커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대신 소득대체율을 현재처럼 45%로 유지하고 보험료율을 11%로 높이면서 재정을 유지하면 평균소득자는 연금으로 월 64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때는 기초연금 30만원으로도 노후 수입을 100만원 가까이 맞출 수 있게 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20대 지지율 급락에 깜짝…與 토크콘서트 ‘소통 강화’

    20대 지지율 급락에 깜짝…與 토크콘서트 ‘소통 강화’

    문재인 정부 출범의 주역이었던 20대 청년층의 지지율 하락으로 더불어민주당에 비상등이 켜졌다. 민주당에서 2030세대와의 소통 기회를 늘리며 지지율 회복에 고심하고 있지만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2~16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9일 공개한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 포인트)에서 문재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53.7%로 집계됐다.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1.7% 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취업 등을 눈앞에 둔 20대의 지지율 하락폭이 가장 컸다. 20대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54.2%로 전주보다 7.3% 포인트 하락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6월 1주차에 20대 지지율이 85.7%였던 점을 감안하면 20대가 문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는 속도가 빠르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민주당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전날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발대식에서 박주민 최고위원은 “미래를 책임질 20대가 실망하고 있다면 그 부분은 더 크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송영길 의원도 “기대를 안고 문재인 정부를 지지한 20대 지지가 떨어지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의 반향이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에서는 대학생위원회 출범에 이어 상대적으로 젊은 초선 의원이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민주당 70년대생 초선 의원들은 이날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서울 마포구 인근에서 토크콘서트를 시작으로 부산, 아산을 돌며 정책 제안을 들을 계획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2030 세대] 두 왕자 이야기/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2030 세대] 두 왕자 이야기/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국가를 막 다스리기 시작한 젊은 지도자가 있다. 국가는 극도로 폐쇄적이고 정권은 억압적이다. 과거의 지도자들은 모두 오늘 내일하는 노인들이었다. 자신이 헤쳐나가야 할 수십년 미래를 생각하는 젊은 지도자는 이 상태로는 국가가 오래 지속될 수 없음을 깨닫고 개혁에 착수한다. 선대가 보여주지 못한 파격적인 움직임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럴수록 기존 노인 지도부와의 갈등은 심해지고, 결국 피의 숙청이 이어져 새로운 젊은 엘리트들이 대거 진입하게 된다. 북한의 김정은 이야기다.공교롭게도 똑같은 사람이 아시아 반대편에 한 명 더 있다.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이다. 그가 다스리는 사우디는 철저한 이슬람 보수주의인 와하비즘으로 국민을 옥죄어온 절대왕정 국가다. 물론 북한과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사우디는 세계 제일의 석유 매장량을 바탕으로 물질적 차원에서 국민의 불만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 점에서 중국과의 무역에서 발생하는 부와 뇌물에 기대 유지하는 현시대 북한 엘리트와는 많이 다르다. 그럼에도 젊은 왕세자 빈살만은 김정은과 비슷한 불안에 사로잡혀 있었을 것이다. 젊은 세대는 더이상 와하비즘에 무비판적으로 순종하지 않았다. 라이벌 이란은 중동에서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었고, 셰일 오일로 사우디의 석유 시장 지배력도 큰 타격을 받았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래서 그는 라이벌 왕자들에 대한 대규모 숙청을 감행하고 보수파의 불만을 억누르며 과감한 개혁 개방 행보를 보였다. 가장 상징적인 제스처는 여성에게 운전의 제한을 해제한 것이었다. 문제는 정권의 생존을 위해 도입한 자유화가 막대한 불안정성을 촉발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억제되어 있던 사회 구성원들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면, 막혀 있던 정보가 유통되며 불만이 쉽게 만들어져 공유된다. 이 과정에서 정권과 시민사회의 상호작용이, 자유화, 폐쇄, 줄타기, 붕괴의 갈림길에서 앞으로의 방향을 결정한다. 최근 있었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사건도 이 맥락에서 보면 더 잘 이해된다. 왜 사우디는 터키에서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렀나? 사람이든 국가든 지나치게 강경한 태도는 내면의 불안을 숨기려는 의도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살만 왕세자는 스스로의 권력이 통제 불가능한 자유화, 혹은 보수파의 반동에 휩쓸리지 않을까 늘 걱정해야 했을 것이다. 덩샤오핑은 이 줄타기를 가장 성공적으로 했던 사람이었지만, 산전수전 겪은 노인과 33세의 젊은 왕자가 같을 수는 없다. 사우디의 사례는 김정은을 바라볼 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북·미 협상이 잘 끝나서 북한이 개혁 개방에 안착하더라도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이야기다. 개혁 개방을 진행하면 미국의 위협에서 해방될 수는 있지만, 대신 인민의 위협은 더 심해질 것이다. 그때 마주칠 ‘북한의 카슈끄지’ 중 하나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벗어난 블랙스완이 될 수도 있다.
  • ‘퀸’의 재림…2030까지 극장 떼창

    ‘퀸’의 재림…2030까지 극장 떼창

    최근 4050에 이어 2030까지 홀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단연 화제다. ‘영국의 두 번째 여왕’이라고 불리는 전설적 록밴드 퀸과 리드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그린 이 작품은 극장에서 관객들의 ‘떼창’ 열풍을 일으킬 만큼 이례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개봉한 이 영화는 14일 기준 누적 관객 수 207만 1521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로 치솟았다. 특히 개봉 첫 주말(3~4일) 42만명이었던 관객이 개봉 2주차 주말(10~11일)에는 63만명으로 늘어나는 등 남다른 뒷심을 선보이고 있다.고정관념을 깬 퀸의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조명하는 만큼 영화에는 ‘위 윌 록 유’ ‘보헤미안 랩소디’ ‘위 아 더 챔피언스’ ‘돈 스톱 미 나우’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등 세계적으로 히트한 퀸의 명곡 22곡이 흐른다. 특히 1985년 7월 13일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형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에서 퀸이 20여분간 공연하는 모습은 이 영화의 백미다. 엘튼 존이 “퀸이 전체 쇼를 훔쳤다”고 격찬하고 BBC가 “록 역사상 최고의 퍼포먼스”로 선정했던 공연이다. 당시 역사적인 현장에 모인 관중 7만여명의 뜨거운 함성을 체험할 수 있는 이 장면은 객석을 단숨에 콘서트 현장으로 만든다. 허희 영화평론가는 “머큐리의 삶을 완벽하게 재구성하지 못하고,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적은 까닭에 ‘2시간짜리 뮤직비디오’라는 이야기도 있으나 퀸이라는 그룹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환기하는 강력한 자극이 되는 영화”라면서 “특히 이 시대의 대중들이 원하는 지점을 적확하게 짚어냈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퀸을 잘 알지 못해도 한 번쯤 들어본 명곡들이 많아 영화를 보면서 절로 흥얼거리는 관객들이 많다. 영어 가사 자막을 보면서 노래를 따라부를 수 있는 싱어롱 상영이 인기를 누리는 이유다. 스크린 좌우 벽면에 영상이 투사되는 CGV 스크린X관, 고품질의 음향 시스템을 갖춘 메가박스 MX관 등 특화관에서 영화를 다시 보는 ‘N차 관람’(여러 번 보기) 관객도 많다.영화의 흥행 열풍은 국내 음원차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4일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 팝 차트에서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는 2위, ‘아이 워즈 본 투 러브 유’는 10위,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는 13위, ‘위 아 더 챔피언스’는 15위, ‘위 윌 록 유’는 18위, ‘돈 스톱 미 나우’는 22위를 차지했다. 관람객 박정은(33)씨는 “퀸에 대해 잘 몰랐는데 영화를 본 이후 여운이 남아 유튜브로 ‘라이브 에이드’ 실황 영상과 2012년 런던올림픽 때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가 영국 출신 가수 제시 제이와 합동 공연한 영상도 찾아봤다”면서 “노래를 내려받아 지금도 계속 듣고 있을 만큼 퀸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례적 흥행을 이끄는 건 퀸이 전성기를 누린 1970~1980년대 이들의 음악을 듣고 자란 40~50대다.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영화 개봉일인 10월 31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연령별 관람률은 40대 25.3%, 50대 이상 13.9%를 차지했다. 주목할 만한 건 20~30대 젊은 관객들의 영화 관람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같은 기간 영화를 본 20대는 31.5%, 30대는 27%로 20~30대만 전체 58.5%였다. 영화계 관계자는 “중장년층이 젊은 시절의 향수를 추억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다면 20대들은 최근 대중문화 트렌드로 떠오른 ‘뉴트로(new-tro·복고를 새롭게 즐긴다는 뜻) 세대’여서 옛것을 새롭게 경험해 보기 위해 영화를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극장을 가지 않아도 볼만한 콘텐츠들이 널린 요즘 특정 영화가 관객들을 이토록 열광케 하는 건 보기 드문 일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극장 산업이 퇴화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은 영화와 관객이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를 제시했다”면서 “일방적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고 함께 박수를 치는 것에서 볼 수 있듯 영화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한편 지난달 9일 개봉한 배우 브래들리 쿠퍼의 감독 데뷔작이자 가수 레이디 가가 첫 주연작으로 눈길을 모은 음악 영화 ‘스타 이즈 본’이 입소문을 타며 14일 현재 박스오피스 9위(누적 관객 46만 4459명)를 기록하고 있다. 케이팝과 힙합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도 곧 출격한다. 15일에는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2017 방탄소년단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 3 더 윙스 투어’를 담은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가 개봉한다. 28일 스크린에 걸리는 ‘리스펙트’는 대중음악 평론가이자 힙합 저널리스트인 김봉현이 기획한 작품으로 도끼, 타이거JK 등 대한민국 최정상 래퍼들의 힙합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2030 세대]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한승혜 주부

    [2030 세대]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한승혜 주부

    얼마 전 작은 소동이 있었다. 오랜만에 친정을 방문한 김에 친구들과 약속을 잡고 늦게까지 놀다가 택시를 타고 돌아오게 됐는데, 내리고 보니 핸드폰이 없는 것이다. 아무래도 음식점에 두고 온 것 같아 다시 택시를 타고 가게로 향했다. 물론 핸드폰은 없었고, 한 시간가량 헤매던 끝에 포기하고 귀가했다. 그런데 돌아와서 현관문을 열다가 정말이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온 집안에 불이 켜져 있고, 잠들어 계실 줄 알았던 부모님은 초조하게 거실을 왕복하고 계셨다. 엄마의 한쪽 손에는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핸드폰이 있었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지?알고 보니 핸드폰은 처음 탔던 택시에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늦게까지 연락이 없자 부모님이 전화를 거셨는데 다행히 기사님이 받아서 가져다주셨다고. 문제는 핸드폰은 돌아왔지만 정작 한 시간도 더 전에 집 앞에 내려줬다는 핸드폰의 주인이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기겁한 부모님은 실종신고를 하러 경찰서로 가기 직전이셨다. 이야기를 듣는데 참으로 민망하고 죄송스러운 한편, 어린아이도 아닌데 왜 그렇게까지 걱정을 하셨을까 의아함이 들었다. 회사 다니던 때도 회식이다 뭐다 늦게 귀가한 일이 처음도 아니고. 다음날 아침 엄마가 말씀하셨다. 세상이 워낙 험하잖아. 뉴스 보다 보면 온갖 생각이 다 들어. 듣고 보니 걱정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상황이었다. 당장 그날만 하더라도 폐지를 줍던 여성 노인이 지나가던 행인에게 살해당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달 25일에는 한 남성이 상견례를 앞둔 여자 친구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전날인 24일에는 남성이 교제하던 여성과 헤어진 후 애인의 일가족을 살해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모두 만나던 당시에는 ‘멀쩡해’ 보이던 사람들이었다. 노래방 화장실에서 한 사람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모르는 남성의 손에 죽은 것이 불과 2년 전이다. 그 이후에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하루 걸러 하루꼴로, 아니 요즘 같아선 거의 매일 흘러나오고 있다. 그렇게 온갖 사건 사고를 접하다 보면 여성으로서 오늘날까지 죽거나 다치지 않고 멀쩡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혹자는 최근의 페미니즘은 성 대결을 유발하며 남녀의 갈등을 조장하는 과격한 주장이라고 말한다.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지 말라며 화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맞거나 죽을 수도 있다는, 혹은 화장실에서 용변 보는 장면이 찍힐 수도 있다는 불안과 공포 앞에서, 모든 남성이 똑같지 않다는 이야기는, 성별 관계없이 폭력과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문제라는 주장은 얼마나 공허한가. 나는 남성을 미워하지 않는다. 모든 남성을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당연히 아니다. 신뢰하는 남성 지인들도 많다. 다만 수많은 남성 중에서 누가 위험한 사람이고 그렇지 않은지를 알아볼 방법을 모르고, 그래서 두려워할 뿐이다.
  • [IT 신트렌드] AI 둘러싼 美·中 기술패권 경쟁/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IT 신트렌드] AI 둘러싼 美·中 기술패권 경쟁/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과학기술 패권 경쟁 역시 심화되고 있다. 과거 과학기술의 선두에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사회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거대 자본을 과학기술에 집중투자하며 미국의 리더십을 흔들고 있다.특히 중국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최근 조사된 논문 지표에 따르면 중국은 양과 질 모두에서 미국에 앞섰다. AI의 요람이자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 맞서는 중국의 저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기술력이라는 것을 단순히 논문만으로 판정할 수는 없지만 소위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비롯한 유니콘 기업의 행보는 중국의 AI 저력을 확실히 보여 준다. 중국의 정책 노선을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2017년 7월에 발표된 ‘차세대 AI 발전 계획’에 따르면 중국은 AI 자체 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을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AI 육성을 강조했다. 특히 2030년까지 AI 핵심 산업 규모를 1조 위안(약 162조 6900억원), AI 관련 산업 규모를 10조 위안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러한 중국의 적극적인 자세는 AI를 활용한 17억 인구의 얼굴인식 프로젝트에도 이어진다. 심층학습을 비롯한 AI의 기술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결국 AI는 데이터 확보의 경쟁이라는 것을 중국은 잘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AI를 과감히 시도하고 데이터를 획득하려는 의지가 정책에도 잘 반영됐다고 본다. 어쩌면 자율주행차를 가장 먼저 도입할 나라는 중국이 아닐까 싶다. 이런 중국의 행보는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은 AI 최고기술 보유국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AI의 선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6년 백악관에서 발간된 AI 보고서에서는 AI 기술뿐만 아니라 그 사회적 파급효과에서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어젠다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제 미국은 중국의 위협이 현실화됨에 따라 AI 기술 육성에 집중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올해 2월부터 3회에 걸쳐 AI를 주제로 개최된 공청회에서는 미국이 AI의 리더십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미국은 지난달에는 차세대 AI(AI Next)에 2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패권 경쟁이 새삼 주목되는 대목이다.
  • [2030 세대] 인프라의 소중함/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2030 세대] 인프라의 소중함/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인류 문명 4대 발상지의 공통점은 강을 중심으로 탄생했다는 것이다. 나일강의 이집트 문명, 유프라테스강의 메소포타미아 문명, 그리고 인더스 문명과 황하 문명이 그것이다. 강 주변에 거주하다 보니 인류는 고대로부터 수리시설을 만들어 홍수나 가뭄 등의 피해를 막는 일에 힘을 썼다. 중국에서 기원전 2070년경 살았다고 전해지는 하나라 우왕의 헌신적인 치수사업은 현재 샤오싱시의 대우릉(大禹陵)이라는 가묘를 통해 보여 주듯이, 현재까지 존경의 대상으로 추앙받고 있다.하나라 우왕도 다소 전설적인 인물이라 정확한 정황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지만, 꽤 오랫동안 인류는 강의 범람을 신의 분노 등으로 해석하고 제사를 지내며 대처해 나갔다. 하지만 16~17세기 동안의 과학혁명 이후 인류는 물의 특성을 파악하기 시작했고 다니엘 베르누이나 클라우드루이 나비에, 조지 스토크스경과 같은 과학자들은 물의 움직임을 수식화ㆍ계량화하는 유체역학이란 학문을 정립해 나갔다. 이후 토목공학자들은 유체역학을 바탕으로 수리학(水理學ㆍHydraulics)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공학적 관점에서 강을 인간에 이롭게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한강의 고수(高水)부지는 수위가 높을 때 잠기는 부지라는 뜻이다. 한강 상류에 다목적댐이 설치되고 고수부지와 같은 한강종합개발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여름철 집중호우는 서울에 늘 큰 재앙이었다. 송파구에 가면 1925년 발생한 을축년 대홍수 기념비가 있는데, 최종 집계된 피해 상황을 보면 사망자 647명, 가옥 침수 4만 6000채 등으로 추산피해액이 1억 3000만원가량이었다고 한다. 1921년 조선총독부의 예산은 1억 3000만원 정도라 하니 그 엄청난 피해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그렇게 홍수에 취약했던 한강은 해방 이후 팔당댐을 비롯한 9개의 댐과 3개의 보, 그리고 한탄강 홍수조절지를 포함한 2개의 홍수조절지를 건설하기에 이른다. 그런가 하면 잠실 인근은 50여년 전과 아주 다른 지형을 보여 주는데, 1934년 35가구 정도가 거주하던 잠실리의 경우 1971년 잠실지구 공유수면 매립공사로 섬에서 육지로 변모했다. 현재 잠실본동에서 잠실7동까지 대략 5만 8000여가구가 거주하고 있는데 50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치수사업으로 과거 한양에 존재하지 않던 대규모 주거단지가 새롭게 출현하게 된 셈이다. 이제 여름철 하루 강수량이 300㎜이든 500㎜이든 한강의 범람을 걱정하는 사람은 드물다. 혹여 국지적인 홍수가 발생하더라도 이는 하수관 용량의 문제이지 강 자체가 범람하는 것은 아니다. 간혹 ‘소양강댐 따위는 더이상 필요 없다’며 인프라의 가치를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한 인프라가 없었다면 여름 장마철과 태풍이 올 때마다 내내 홍수와 범람을 걱정하고 봄·가을·겨울 세 계절에는 가뭄을 걱정해야 했을 것이다. 아파트촌으로 변한 한강변에는 사람이 살지 못했을 것이다. 산소 같은 인프라의 소중함, 가끔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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