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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극화된 정치권, ‘타협·협조·합의의 리더십’으로 풀어야

    양극화된 정치권, ‘타협·협조·합의의 리더십’으로 풀어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8대 대선에서 승리하며 보수의 재집권이 이뤄졌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살펴보고 향후 5년간 박근혜 정부가 가야 할 길을 전문가 좌담을 통해 짚어봤다. 20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열린 좌담에는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김형준 명지대 교수,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득표율에서 나타난 51.6%대 48%란 팽팽한 힘의 균형을 갈등이 아닌 협력체제로 만들 수 있느냐에 박근혜 정부의 성패가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이 박 당선인을 승리로 이끌었나. -김형준:첫째, 야권이 승리하려면 후보가 중심이 돼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데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후보는 그러지 못했다. 마지막 2%를 극복하지 못했던 것은 자기 브랜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가 되자마자 했던 게 노무현 정신의 계승이었고, 패착도 있었다.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데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역은 빼고 가니 많은 국민들, 특히 50~60대는 또다시 이념 대결이 오는 게 아니냐고 생각했을 것이다. 두번째 승인은 보수대연합이다. 유권자 진영에도 굉장한 변화가 왔다. 2030세대가 줄고 보수 성향이 강한 5060세대의 비율이 늘었다. 문 전 후보가 승리하려면 치열한 경선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안철수 전 후보를 이겼어야 했다. 후보단일화 실패로 박 당선인이 반사이익을 봤다. -김윤철:민주당은 호남 지역 기반 외에 별다른 사회 기반이 없었다.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가 기대한 것은 비전 제시 능력이었는데 여기에도 실패했다. 예를 들어 북방한계선(NLL) 논란 당시 단순히 ‘포기한 게 아니다.’며 부인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파고 들어가 대북·대중국 정책의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다. 결국은 새누리당 프레임에 말려들어간 것이다. 정당 쇄신도 못했고 단일화에 의존하니 민심이 등을 돌렸다. -윤희웅:민주당이 현 정권 심판론과 박 당선인의 공동책임론을 주장했지만, 심판의 대상은 이명박 대통령, 싸움의 대상은 박근혜 당선인이다 보니 심판과 경쟁의 대상이 불일치했다. 심판론 자체가 작동하기 힘들었다. 시대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 민주화, 복지 확대, 정치 쇄신은 야당이 오랫동안 주장해 왔던 것인데, 새누리당이 이를 적극 수용하면서 쟁점화·전선화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세밀한 부분까지 거론하며 목소리를 키웠어야 했는데 차별화에 실패했다. →문재인 전 후보의 패인은 무엇이었나. -김형준:안 전 후보와의 단일화 싸움에서 이기면 승리한다고 맹신했다. 단일화에 치중하다 보니 박 당선인이 민생대통령,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얘기하는 동안 ‘사람이 먼저다’라는 추상적 선거구호로 끌고 갔다. 새 정치가 이뤄지면 나의 삶이 어떻게 좋아진다는 연결 고리도 만들지 못했다. 외연을 확대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이념적 문제를 강화시키는 패착을 범했다. -김윤철:친노와 386의 ‘인질정치’ 때문이다. 중도를 끌어들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는데, 손학규·정동영 등 잠재적 경쟁력이 있는 사람들을 배제했다. 친노 위주의 조직 구도, 그들이 주도하는 선거 캠페인이 가장 큰 패인이다. -윤희웅:대중의 욕구, 실용적 정서에 대한 고려도 미진했다. →이번 선거에서 지역과 세대별 대립구도가 두드러졌는데. -김윤철:예전의 지역구도는 약해지는 상황이지만 세대는 더욱 분화됐다. 20대에서도 박 당선인을 지지했다. 2030세대는 진보적, 5060세대는 보수적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이 맞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형준:난 다르게 본다. 세대갈등뿐만 아니라 지역갈등이 오히려 강화됐다. 박 당선인의 대구 득표율은 80.1%이고 문 전 후보의 광주 득표율은 92%다. 어떻게 지역주의를 빼놓고 얘기할 수 있겠나. 지역주의 강화 DNA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다. 새 대통령은 이 부분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예전에는 40대가 방향타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20~40대가 하나로 묶이고 50~60대는 따로 가고 있다. 이게 바로 세대 갈등이다. 이념·세대·지역 갈등까지 겹쳐진 복합 갈등의 시대가 왔다. →박근혜 시대의 과제는. -김윤철:양극화된 정치적 지형의 화합이 필요하다. 경제 민주화를 하려고 해도 조세정책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치세력 간 타협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팽팽한 힘의 균형을 갈등으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 협력체제로 끌고 가는 리더십이 중요해졌다. -김형준:한국의 정치는 ‘극단·파워·포퓰리즘’으로 요약된다. 앞으로 ‘타협·협조·합의’의 정치로 바꿔야 한다. 정치권이 극단으로 가면서 나타난 게 ‘안철수 현상’이다. ‘안철수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 박 당선인은 깊이 성찰해야 한다. 자신도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식의 대전환이 전제되지 않으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윤희웅:수평적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경제위기 극복과 악화된 환경 개선이 절실하다. 민생을 강조해 대통령이 됐는데 개선되지 않는다면 대중들은 참여정부 때처럼 빠르게 등을 돌릴 것이다. 50대 이상 유권자까지도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것이다. →박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김윤철:사상 첫 과반 대통령의 탄생은 별 의미가 없다. 다수의 절대 지지를 받았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큰일 난다. 민주당도 안철수로 대표되는 제3세력을 반정부 에너지로만 이용하려고 한다면 큰코다친다. 과반 대통령이란 사실을 빨리 잊고 시민 참여 주도형으로 정치 전반을 바꿔야 한다. -김형준:청와대, 새누리당, 국회가 모두 박 당선인 추종세력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일사불란한 체제가 만들어지면 상호 균형이 깨진다. 이명박 대통령도 과반을 믿고 단독으로 밀어붙이다가 실패했다. 통치연합, 선거연합의 불일치가 왔을 때 그 대통령은 100% 실패한다. 선거 때 도움을 받았다가도 통치하면서 잘라내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노무현 정부다. 박 당선인의 딜레마라는 것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보수대연합을 이뤘는데 새 정치를 하려면 그걸 깨야 한다는 것이다. 겉으로 봐선 안정적이지만 실제로는 불안정 요소를 갖고 있다. -윤희웅:선거 과정에서 경제 민주화, 검찰 개혁에 대한 합의가 여야 간에 이뤄졌다. 회피하지 말고 하나씩 국민적 지지를 유지하며 5년간 국정관리를 해낼 가능성이 높다. →박 당선인을 둘러싼 외부 환경도 만만치 않은데. -김형준:앞으로 경제 위기가 심화되는데도 경제 민주화를 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기대치는 상승했는데 외부적 환경이 어렵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외생적 변수에 의해 위축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내년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폭풍이 올 수 있다.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말고 하나의 성공을 위해 집중해야 한다. -윤희웅:박 당선인은 대북정책과 관련해 전향적인 발언을 했다.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의 로켓 발사 등으로 대북감정이 악화된 상태다. 남북 협력으로 가겠다고 하면 핵심 지지층인 강경 보수는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핵심 과제다. -김윤철:박 당선인이 시민 참여 구조로 대북정책을 잘해 낸다면 반대층이 지지층으로 갈 수 있다. 보수성향의 5060세대도 남북관계는 이념적 문제를 떠나 전략적으로 잘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김형준:좀 걱정되는 게 박 당선인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표현을 썼다. 곧 신뢰가 한반도 평화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도 비핵·개방이 조건이 돼 멈춰선 것이다. 이미 북한에서 로켓을 쐈고 신뢰는 깨졌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하고 간다면 5060세대의 반감을 살 수 있다. →향후 정계개편 등 정국을 진단하면. -윤희웅:새누리당은 박 후보의 당선으로 당장 보수의 재구성이 이뤄지긴 쉽지 않다. 반면 민주당은 해체 수준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진보만 강조해서는 큰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려워 야권도 변화될 수밖에 없다. 안 전 후보가 민주당의 새로운 리더로 나타날 수도 있다. 1차 민심 위기가 언제 도래하느냐에 따라 정계개편과 안철수의 등장이 맞물릴 것이다. -김형준:아무리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있다고 해도 2월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데 임팩트가 얼마나 있겠는가. 안 전 후보도 내년 4월로 시점을 잡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계 개편은 서서히 진행될 것이다. 1년간 박근혜 정부의 통치 형태를 보며 엄밀히 따질 것이다. 사회 오일만차장 oilman@seoul.co.kr 정리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선거 공식’ 이번엔 안 통했다

    18대 대선은 범보수와 범진보 간 맞대결로 치러지면서 그동안 통용돼 왔던 ‘선거 공식’들이 상당수 깨졌다. ●文-安 ‘아름다운 단일화’ 실패 발목 우선 ‘단일화 불패 신화’를 꼽을 수 있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 김대중·김종필(DJP 연합) 후보 간 단일화는 헌정 사상 첫 정권 교체의 초석이 됐고, 2002년 16대 대선에서 노무현·정몽준 후보 간 단일화는 진보 정권 10년이라는 이정표를 세우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는 ‘아름다운 단일화’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후보가 국민들의 과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5060세대’ 응집력… ‘2030’ 누르다 투표율과 지역별, 세대별 득표율 등에서 공고했던 공식들도 허물어졌다. 투표율이 높으면 ‘보수 후보 필패’였던 징크스가 깨졌다. 15대 대선 이후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진보 후보(김대중·노무현)가 승리했고 그 이하면 보수 후보(이명박)가 당선되는 구도였다.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75.8%로 집계됐다. 15대 대선(80.7%)보다 낮지만 16대(70.8%) 때보다 5.0% 포인트나 상승했다. 최근 선거에서 볼 수 없었던 높은 투표율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은 선거 당일 비상이 걸렸고 민주당은 기대감이 고조됐다. 진보 성향의 ‘2030세대’가 대거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이 올라갔다고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5060세대’의 응집력으로 드러났다. 당선인과 서울 지역·40대 간 ‘득표율 상관관계’도 깨졌다. 1997년 이후 서울 지역에서 패배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박근혜 당선인은 서울에서 48.18%의 득표율을 기록해 문재인(51.42%) 전 후보보다 3.24% 포인트 뒤졌지만 인천, 경기에서 선전해 만회했다. 또 ‘40대 유권자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면 낙선한다’는 징크스도 깨졌다. 박 당선인은 40대 득표율에서 문 전 후보에게 뒤졌지만 ‘5060세대’의 압도적인 지지로 승리했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는 박 당선인이 44.1%의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돼 문 전 후보(55.6%)에게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50대에서 62.5%, 60대 이상에서는 무려 72.3%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왔다. ●“충북 얻는 자 대권 잡는다” 또 입증 반면 징크스를 이어 간 것도 있다. ‘중원’(충북)을 얻는 자가 ‘대권’을 잡는다는 징크스는 계속됐다. 박 당선인은 충북(56.22%)에서 문 전 후보(43.26%)와 격차를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1987년 직선제 부활 이후 충북에서 패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적이 없었다. 또 ‘깜깜이 선거 기간’(선거일 6일 전부터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의 민심이 선거일까지 이어진다는 속설도 계속된다. 박 당선인은 선거법상 공표할 수 있었던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문 전 후보를 3~5% 포인트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첫 여성대통령 시대] 5060 “안정감에 믿음” 2030 “포용하는 승자되길”

    19일 밤 11시를 넘어서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실해지자 지지 후보에 따라 시민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 나와 있던 김만곤(59)씨 등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20여명은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했다. 김씨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6·25 전쟁이 언제 어떻게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안보·역사 의식이 너무 부족하다.”면서 “박 당선자가 바른 역사교육과 안보관 확립 등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근혜 팬클럽 회원 이모(28·여)씨는 이날 밤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 나와 “박 후보가 나이 드신 분들 못지않게 우리같이 젊은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있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자인 김성욱(33)씨는 “투표율이 높아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그래서 오히려 더 방심하지 않았나 싶다. 안철수 전 후보와의 단일화가 깔끔하지 못했던 점 등 아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며 안타까워했다. 세대별로 지지층이 뚜렷이 갈렸던 만큼 반응도 그에 따라 교차했다. 문 후보를 지지한 30대 이승환씨는 “TV 토론 과정에서 박 당선자가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앞으로 국정을 잘 이끌지 걱정”이라면서 “과거사에 대해 사과를 한 만큼 지지를 하지 않은 국민까지 배려하는 국정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를 찍은 60대 안모씨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였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박 후보의 안정감에 믿음이 갔다.”면서 “새 대통령이 갈라진 민심을 잘 보듬어 자신의 공약대로 사회 통합을 이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문 후보의 핵심 지지층인 20~30대의 이용 비율이 높은 SNS는 실망과 허탈, 분노가 주류를 이뤘다. 트위터 아이디 @cadireje***는 “난 사실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나를 비롯한 대다수 젊은 친구들이 ‘내가 어떻게 해도 이 나라는 안 되는구나’라고 낙담, 포기하고 지금 이 순간 선거방송을 지켜보며 ‘이민’이란 단어를 검색하는 것이 더 안타깝고 무섭다.”고 말했다. 진보 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이 지지한 문 후보의 패색이 짙어지자 트위터에 “투표율 올라갈 때만 해도 희망을 가졌는데 결과는 그동안의 여론조사와도 너무 차이가 난다.”면서 “다시 5년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게 끔찍하지만 국민의 선택이니 어쩌겠나.”라는 글을 올렸다. 박 후보를 지지하는 아이디 @mypend***는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온 국민과 온 세계인과 함께 힘차게 축하한다.”면서 “문재인 후보와 지지자들에게도 그동안의 노고에 큰 박수를 보내며 이제 우리 역사의 새로운 장을 온 국민의 힘을 모아 힘차게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승자가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이디 @wyr***는 “투표율이 이렇게 높으니 누가 되든 함부로 정치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안철수 전 후보가 한 말처럼 승자는 포용하고 패자는 승복할 때”라는 글을 남겼다. 사건팀 kimje@seoul.co.kr
  • 文 “우리 두사람 하나가 됐다”… 安, 주먹 들며 “투표해 주세요”

    文 “우리 두사람 하나가 됐다”… 安, 주먹 들며 “투표해 주세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7일 고향인 부산에서 첫 공동 유세를 벌였다. ‘최대 승부처’가 된 부산·경남(PK) 지역에서 ‘안철수 효과’를 통해 부동층과 2030세대의 표심을 어느 정도 끌어당길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안 전 후보의 뒤늦은 지원이 충분한 단일화 시너지 효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히 남아 있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는 이날 부산 시민이 모여든 서면 롯데백화점 지하분수대 앞에서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오후 5시 10분쯤 2000여명(경찰 추산)의 인파를 뚫고 두 사람이 함께 들어서면서 ‘안철수! 문재인!’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의 함성과 환호성이 점점 커졌다. 이에 화답하듯 둘은 손을 맞잡아 들어 올렸고 박수와 환호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문 후보는 마이크를 잡고 “반갑습니다. 부산 시민 여러분, 사랑합니다.”라면서 “저와 안철수 후보가 함께 왔다. 우리 두 사람은 이제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함께 힘을 합쳐 반드시 정권을 교체하고 새 정치를 위해 대선 이후에도 긴밀하게 협의하기로 했다.”면서 “아름다운 단일화를 완성시켜 준 안 후보께 큰 박수 부탁한다.”고 안 전 후보를 치켜세웠다. 안 전 후보 역시 “새 정치를 위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 잘 안다. 새 정치 실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40여명이 ‘부산법무법인 70억원의 진실을 규명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이는 소동이 있었지만 가벼운 해프닝으로 끝났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는 첫 공동 유세를 마친 뒤 개별 유세에 들어갔다. 문 후보는 남포역 7번 출구에서 30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집중 유세를 벌였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 부산 유세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건 처음 봤다.”며 혀를 내둘렀다. 문 후보는 “저 문재인과 안철수가 부산을 새 정치의 중심으로 만들고 있지 않나.”라면서 “이제 부산의 선택, 부산의 역사적 결단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어 서면 지하상가에서 시민들을 만나 유세를 벌였다. 안 전 후보는 자갈치역 BIFF 광장으로 이동해 시민들을 만났다. 한꺼번에 2500여명의 인파가 몰려 수행하던 허영 전 비서팀장이 안 전 후보를 두 차례 목말 태우기도 했다. 안 전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거나 주먹을 들어 보이며 “투표해 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소리쳤다. 안 전 후보는 부산역 광장에서 선거법 준수를 위해 마이크 대신 육성으로 1000여명의 시민을 상대로 유세를 벌인 뒤 상경했다. 앞서 벡스코센터에서는 박지원 원내대표, 정세균 상임고문 등 54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집결해 의원총회를 열었다. 최대 승부처이자 전략 지역인 부산 민심을 끌어당기기 위해 당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한 것이다. 갑작스레 부산 전역에 내린 폭설로 문 후보와 의원들이 탄 비행기가 1시간 정도 연착되기도 했으나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부산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부산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민심 현장을 가다] (1)부산·경남

    [민심 현장을 가다] (1)부산·경남

    부산 출신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의 사퇴 이후 부산·경남(PK)의 표심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2030세대는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새누리당의 전통적 표밭인 탓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 지역 출신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도 여론조사에서 30% 이상을 얻으며 박 후보를 위협하는 형국이다. “PK를 차지하는 자가 승리를 거머쥘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선 승부처가 된 PK 민심을 직접 들어봤다. 부산 민심의 풍향계로 불리는 중구 자갈치시장의 민심은 혼전 그 자체였다. 건어물을 판매하는 정숙자(48·여)씨는 “박 후보가 오면 박 후보 지지한다고 했고, 문 후보가 왔을 땐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습니더.”라며 웃었다. 그는 “박인지 문인지 서로 생각이 다 다릅니더. 아직 (민심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것 같지는 않아예.”라며 민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내심 박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많습니더.”라고 귀띔했다. 문 후보의 지역구인 사상구 시민들은 대체로 “이명박 정부가 개판쳤지. 다 바까뿌라(바꿔라).”라며 정권 교체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화이트칼라 계층도 혼돈 속에 갇혀 있다. 금정구에서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이상훈(49)씨는 “문 후보는 사람은 좋은데 당이 별로 마음에 안 들어 아직까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흔들리는 속마음을 드러냈다.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이들 가운데 “‘우리가 남이가’라는 심정에 새누리당에 대한 미운 정을 못 버리겠다.”며 혼란스러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부산의 대표적 번화가인 부산진구 서면에서는 여전히 ‘안철수’란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었다. 부산대생이라고 밝힌 유홍석(23)씨는 “호남의 안철수 지지자 표심은 문 후보에게로, 영남은 박 후보에게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내놨다. 부산역에서 만난 김민정(22)씨는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지인이 많이 늘어났다.”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20~30대의 표심을 대변했다. 부산일보와 관련된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서도 부산 시민들은 높은 관심을 보였다. 부산의 한 공기업에서 일하는 최수민(49)씨는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죄한다면 부산 시민들의 표심이 박 후보에게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경남 민심은 부산과 미세한 차이가 느껴졌다. 창원시 용호동에서 만난 이정수(35·자영업)씨나 마산회원구에 사는 김정남(54·자영업)씨는 “창원에서 문 후보는 아직 멀었어.”라며 박 후보 지지 의사를 숨기지 않았다. 진주시에 사는 손미정(61·여·퇴임교사)씨도 “박 후보가 정치경험이 풍부하고 여성 최초의 유력 후보자라는 점에서 지지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가 당선되면 경남이 부산에 비해 홀대받을 것 같다.”는 견해도 있었다. 남해읍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정선혜(38·여)씨는 “시골의 나이 많은 어른들은 무비판적으로 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산청군 소재 주유소에서 근무하는 최상준(42)씨는 “정권교체를 바라며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부산·창원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문재인, 단일화 앞두고 일정 바꿔 광주행

    문재인, 단일화 앞두고 일정 바꿔 광주행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8~9일 이틀 동안 ‘야권의 심장’인 광주를 방문해 호남 민심 다지기에 집중했다. 문 후보의 광주 방문은 지난 9월 28일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 지난달 28일 광주 금남로에서 ‘광주선언’을 한 데 이어 세 번째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를 목전에 두고 마지막으로 텃밭 표심을 단속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문 후보 측은 애초 광주 일정을 예정하지 않았다가 안 후보와의 단일화 회동이 성사되자 일정을 급변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후보는 특히 호남의 ‘2030’세대의 마음을 잡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단일화 경쟁상대인 안 후보가 호남지역 가운데서도 특히 광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그중에서도 20~30대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서다. 문 후보는 9일 조선대 해오름관에서 ‘꿈을 키우는 나라’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행사장에는 광주·전남지역 9개 대학생 7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도 안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가 단연 화젯거리였다. 문 후보는 “국민을 바라보고 통 크게 단일화로 나갈 때, 기득권을 내려놓고 욕심을 버릴 때 국민이 저를 지지하고 선택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집권해도 여소야대다.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국가 균형발전을 제대로 해내려면 개혁세력 저변이 넓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 단일화가 아니라 현재의 정치지형을 바꾸는 큰 그림의 정국 구상을 제시한 것이다. 문 후보는 민주당 당론 법안 1호로 채택된 반값등록금 공약과 관련, “복지 포퓰리즘이 아니라 당위성이 있는 것”이라면서 “임기 2년 내에 전 대학에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문 후보는 소방의 날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광주 서부소방서를 찾아 소방대원을 격려하고 위험수당 현실화 등을 약속했다.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도 참석해 지방분권국가 실현, 지방대 졸업생 우선채용 확대, 지방대 치대·의대·로스쿨의 지역출신 할당제 등 도입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날좀보소” 민주 5룡 행보

    “날좀보소” 민주 5룡 행보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들은 2일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발언 수위도 점점 높아지는 모양새다. 문재인 후보는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 경북 지역에서 1박 2일의 경청투어를 가졌다. 문 후보는 경북 안동 독립운동기념관에서 열린 대일(對日) 5대 역사 현안 구상 발표에서 지난달 31일 일본이 방위백서에 ‘독도는 일본 영토’라고 주장한 데 대해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려는 것으로,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 독도 문제에 더 이상 조용한 외교로만 대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 캠프의 공동 선거대책본부장에는 노영민, 우윤근, 이상민 의원이 내정됐다. 손학규 후보는 정책통의 면모를 부각시키려 애썼다. 손 후보는 국회에서 열린 국회 한반도평화포럼 창립식에 참석해 “과거 한나라당에 있을 때도 햇볕정책을 공개 지지했다. 대통령이 되면 임기 내에 남북 연합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두관 후보는 첫 본 경선이 치러지는 제주를 방문해 살인사건이 일어나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올레길을 돌며 열세인 지지율을 만회하는 데 주력했다. 김 후보는 강정마을을 찾아 해군기지 반대 간담회를 가진 뒤 부인 채정자씨와 올레길을 돌며 치안 문제를 논의했다. 정세균 후보도 이날 잇단 라디오 인터뷰에 이어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꼽사리다’에 출연해 2030세대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박준영 후보는 정 후보가 ‘호남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 “그건 그분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박 후보는 오히려 지상파 방송 출연 횟수를 늘리며 얼굴을 알리고 전남 화순에서 열린 저비용 친화경 농업실천대회에 참여해 자신의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을 다졌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모바일 투표 당·민심 왜곡”…민주, 경선 룰 힘겨루기 양상

    “모바일 투표 당·민심 왜곡”…민주, 경선 룰 힘겨루기 양상

    이해찬 신임 대표의 역전승을 이끌어 냈던 ‘모바일 투표’를 둘러싼 표심 왜곡 논란이 민주통합당을 달구기 시작했다. 이런 식이라면 대선 후보 경선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과 함께 모바일 투표의 가중치 적용 조정 등 경선 룰 세팅을 놓고 주자별, 세력별 힘겨루기가 시작되는 양상이다. 지난 9일 마무리된 민주당의 대표 경선 결과에 따르면 김한길 후보는 대의원 투표와 ‘권리당원’ 모바일 투표, 40세 이상 시민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에서 모두 이기고도 39세 이하 시민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에 밀려 이해찬 후보와 0.5% 포인트 차로 1위를 놓쳤다. 김 후보는 친노(親) 텃밭인 부산, 이 후보의 고향(충남 청양)인 충남·대전 선거 등을 제외한 전 지역 대의원 투표에서 1만 8748표를 획득해 이 후보(1만 6326표)를 2422표(2.9% 포인트) 차로 앞섰다. 권리당원 모바일 투표에서는 전체 8만 1140표 가운데 김 후보가 2만 6381표(32.5%)를 얻어 1만 9219표(23.7%)에 그친 이 후보를 눌렀다. 40세 이상 시민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에서도 김 후보는 2만 3442표(24.6%)로 2만 2757표(23.9%)를 받은 이 후보를 이겼다. 그러나 이 후보는 39세 이하 시민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에서 2만 3238표(31%)를 얻으면서 1만 2912표(17.2%)에 머무른 김 후보를 13.8% 포인트 차로 뒤집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친노 성향의 20~30대 지지층의 몰표가 이 후보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 쏟아졌다. 시민선거인단 신청자가 64만명에 달했던 한명숙 전 대표 선출 때와 달리 12만명에 그쳤고 선거인단 마감일인 지난달 30일 하루에만 5만 5000명이 한꺼번에 등록한 것은 ‘김한길 대세론’을 저지하기 위한 조직 동원령이 내려진 게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중의 무관심 속에 치러진 소수 ‘마니아’ 정치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대표 측은 “분명한 정체성과 개혁적 변화를 지향하는 2030세대의 자발적인 의사 표출이며 대의원 표 차도 적었다. 당을 분열시키지 말라.”고 반박했다. ‘모발심’(모바일 투표로 나타난 민심) 왜곡 논란은 대선경선관리위원회 구성 등을 둘러싼 친노 진영과 비노 진영의 신경전으로 비화됐다. 비노 측 김한길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이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 경선 과정을 통해 경선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했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심과 민심을 벗어난 결과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매우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표심 왜곡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김영환 의원은 “민심 왜곡 현상이 대선 과정에서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모발심’ 논란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흥행에 실패한 모바일 투표는 조직의 충성도를 테스트하는 경향을 띠게 되며 인적 동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친노 조직의 높은 충성도를 감안할 때 문재인 상임고문이 향후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반면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0.5% 포인트는 진 선거로 볼 수 없다. 대의원 투표에서 이긴 함의를 볼 때 대등한 경기로 보이며 비노는 점점 세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2030모바일 조직표 李승리 결정적

    지난 9일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에서 이뤄진 이해찬 후보의 역전승은 2030세대의 모바일 조직표가 핵심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당 대표 선거에서 총 6만 7658표(24.3%)를 얻어 김 후보를 불과 1471표(0.5%) 차이로 꺾었다. 이 후보가 승부처가 된 시민선거인단의 모바일 투표에서 5만 138표(26.3%)를 얻어 김 후보를 3795표차로 이긴 것이 총 누적득표에 영향을 끼쳤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모바일 선거인단 등록자의 42.9%가 2030세대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들이 누구를 지지할지 관심이 쏠렸었다. 결국은 이 후보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여기에는 정봉주 전 의원의 지지모임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이하 미권스)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읽힌다. 미권스 운영자 ‘민국파’는 지난 4일 인터넷 카페에 공지를 올려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었다. 일각에선 이들이 전체 모바일 시민선거인단 12만여명 중 마지막 날 등록한 5만 5000명의 다수를 차지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해찬 후보 선대위의 오종식 대변인은 “개혁적 성격을 갖고 있는 2030세대가 다수를 차지하는 그룹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결과”라고 승리 요인을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다가올 대선에서 2030세대를 어떻게 끌어들일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월 당 대표 선거보다 시민선거인단의 모바일 참여율이 저조했던 가운데 ‘미권스’와 같은 조직표가 민심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원들이 변화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조직들이 이를 망쳐 버렸다.”면서 “선명성 논리에 빠져 시대를 잘못 읽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초박빙 50~70곳 부동표 잡아라” 48시간 수도권 대회전

    “초박빙 50~70곳 부동표 잡아라” 48시간 수도권 대회전

    ■박근혜 위원장 영등포·김포 등 민심 훑기 총선 D-2인 9일, 서울 서부와 인천, 경기 남부 등 11곳의 지원사격에 나선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의 표정은 사뭇 비장했다. 웃음 띤 모습을 찾기가 힘들었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 선거구 48곳 중 30여곳이 경합지로 분류되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막판 화력을 쏟아부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인 탓이다. 새누리당은 남은 48시간을 ‘수도권 총력전’으로 설정했다. 남은 이틀간 이 지역 표심의 향배에 따라 승패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박 위원장은 서울 영등포에서 시작해 양천구, 강서구, 경기 김포시, 인천 서구·남동구·동인천역, 군포시, 과천시를 훑었다. 오전부터 찾은 영등포는 선거운동을 개시한 지난달 29일 처음 방문했던 격전지 중의 격전지다. 빨간 점퍼 차림으로 권영세 후보와 함께 유세차량에 오른 박 위원장의 목소리는 감기에 걸려 잔뜩 잠겨 있었다. 성량도 한층 작아지고 힘이 떨어졌다. 부산 1박2일 유세 등 열흘 넘게 이어진 강행군으로 기력이 떨어진 탓이다. 청중들과의 악수로 부은 오른손에 감긴 하얀 붕대는 검게 때가 타 있었다. 박 위원장은 대중유세에 걸맞은 내지르기식 연설 대신 마이크를 입에 가까이 댄 채 나지막한 어조로 연설을 이어갔다. 그러나 “거대 야당의 출현을 막아 달라.”는 호소에는 힘이 실렸다. 그는 “앞으로 국회에서 ‘두 당 연대’(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가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현재까지는 매우 높다.”면서 “연일 이념투쟁과 정치투쟁을 하는 최악의 국회는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거대 야당의 위험한 폭주는 오직 국민 여러분만이 막을 수 있다.”고 한 표를 호소했다. 양천구·강서구 합동유세를 마치고 김포시 사우문화체육광장 앞 사거리에서 17대 국회 때 대표 비서실장으로 자신을 보필했던 유정복 후보의 지지에 나섰다. 오후 들어 당 추산 1000여명의 인파가 몰리며 열기는 한층 뜨거워졌다. 박 위원장은 “유 후보는 저와 오랫동안 함께해 온 사람”이라면서 “김포 군수와 시장, 국회의원, 장관까지 했다. 이번에 3선을 만들어 주시면 김포 발전과 나라 발전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김포시민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인천 방문에서 그는 격전지임을 의식한 듯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맞선 여당의 비장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 위원장은 “저 박근혜,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저와 새누리당은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 국민 여러분만 바라보고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장담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인천 남동구 만수동에서 연설을 마친 뒤 밴 차량에 올라 선루프 밖으로 상반신을 내밀고 손을 흔들며 잠시 이동하다 수행차량으로 옮겨 타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10일에도 최대 표밭인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원 유세에 집중하며 막판 지지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재연·송수연기자 oscal@seoul.co.kr ■한명숙 대표 서울·인천 등 투표 독려 사활 민주통합당이 4·11 총선을 이틀 앞둔 9일 0시부터 48시간 수도권 집중 유세에 돌입했다. 막판 변수인 부동층을 흡수하고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 당의 전력을 쏟아붓겠다는 전략이다. 전체 지역구 246곳의 45.5%인 112곳이 집중된 수도권은 50~70곳이 초박빙 지역으로 분류된다. 한명숙 대표는 새벽 5시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밤 12시까지 충남 서산·태안, 인천 남동을·중동옹진, 경기 고양 일산동구·의정부갑, 서울 도봉·노원·강북·성북·대학로·동대문 등을 돌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10일 새벽 3시에는 서울의 밑바닥 정서를 훑고 다니는 택시기사들과의 간담회를 잡았다. 선거운동이 종료되는 10일 밤 12시까지 이틀간 한 대표는 50여곳의 박빙지역을 훑는 저인망 유세를 벌일 계획이다. 민주당은 수도권 유권자 중 부동층의 상당수가 야권 성향이라고 보고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데 화력을 집중했다. 한 대표는 가락동에서 곧바로 영등포 당사로 달려와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투표하면 국민이 이기고 투표하지 않으면 이명박 정권이 이긴다.”며 “여러분의 한 표에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의 현재와 미래가 달려 있다.”고 표심을 자극했다. 당의 공천 난맥상과 선거 종반 불거진 노원갑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 등도 “부족함은 모두 대표인 저의 책임”이라고 떠안았다. 그러면서 “국민이 이겨야 한다. 잘못한 정권, 잘못한 새누리당은 심판해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앞에선 ‘멘토단’인 소설가 공지영씨와 조국 서울대 교수가 가세한 가운데 투표 독려 캠페인이 진행됐다. 한 대표는 “반값 등록금은 헛공약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2030세대의 결집을 당부했다. 또 자체 제작한 ‘투표왕자’, ‘투표공주’ 스티커를 직접 배부하던 중 몰려든 기자들을 피해 학생들이 자신을 지나쳐 교내로 들어가자 교문 안까지 뛰어들어가 스티커를 쥐여 주기도 했다. 충남 서산에서는 새누리당을 겨냥해 날선 유세를 이어갔다. 특히 한 대표는 4년 전 태안의 기름 유출 사건을 언급하며 “이명박 정권은 재벌기업을 옹호하는 정권이다. 기름 유출 사건을 일으킨 삼성도 옹호했다.”고 꼬집었다. 한 대표는 주변 상가를 돌던 중 60대 남성으로부터 계란 세례를 받을 뻔했으나 수행원들의 저지로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다. 인천에서는 4·11 총선을 “하늘이 준 절호의 기회”라고 말하며 “또 새누리당을 찍으면 이명박 정부는 호통을 치며 오만하고 독선적인 정치를 연장해 나갈 것”이라고 야권 지지를 부탁했다. 민주당은 오프라인 선거유세와 함께 SNS를 활용한 ‘48시간 대국민 투표참여캠페인’에도 돌입했다. 한편 ‘막말 파문’의 김용민(노원갑) 후보는 이날 저녁 한 대표가 참여한 노원지역 합동유세에 합류하는 대신 따로 성북역 앞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이현정·최지숙기자 hjlee@seoul.co.kr
  • [5대 관전 포인트] 50% 초반땐 與에 유리… 60% 안팎땐 野에 유리

    [5대 관전 포인트] 50% 초반땐 與에 유리… 60% 안팎땐 野에 유리

    4·11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29일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된 이후 여야가 사용 가능한 모든 쟁점들을 동원해 총력전을 펼쳐 온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제 ‘불법사찰’과 ‘김용민 후보의 막말’ 등 막판 쟁점이 투표율에 어떻게 투영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투표율과 승패의 상관관계, 정당의석과 승패의 판단 기준, 자유선진당과 통합진보당의 생존율과 야권 과반의석 확보 가능성 등 이번 총선의 주요 관전포인트를 짚어 본다. ① 투표율 55%이상 vs 55%이하 4·11 총선의 최후·최대 변수는 단연 투표율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초박빙 혼전이 이어지면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선거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투표율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투표를 이틀 앞둔 9일 막판 악재가 거의 다 노출돼 더 이상 표심을 뒤흔들 변수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투표율 고저에 따른 여야 정치판의 셈법만 남은 셈이다. 실제로 투표율이 60.6%로 고공비행했던 17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152석으로 과반을, 역대 총선 최저 투표율인 46.1%를 기록했던 18대의 경우 한나라당이 과반인 153석을 점유했다. 역대 지방선거 중 두 번째로 높은 54.5%의 투표율을 보인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야권이 승리했다. 민주당 등 야권은 투표율 ‘60%’를 이번 총선 승패의 분수령으로 인식하고 있다. 백중세의 서울 등 수도권 판세는 투표율이 희비를 가를 것이라는 게 일치된 의견이다. 새누리당의 지지 기반인 보수 세력이 상당폭 결집된 상황에서 투표율이 상승할수록 20·30대 및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이 야권 지지로 기운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박선숙 선거대책본부장은 “투표함을 열기 전에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선거구가 전국 30~40개 지역에 달해 남은 건 투표율 싸움”이라며 “투표율이 60%를 넘어야 접전지에서 야권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고 단정했다. 19대 총선이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데다 정권 말 심판 심리가 크게 작동해 투표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의 예측 투표율은 55%를 기준으로 갈리고 있다. 이를 기점으로 50% 초반은 여당이 유리하고, 50% 후반이 될수록 야권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으로는 민주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이 부동층의 정치 혐오 심리를 오히려 키우면서 투표율에 제한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현 정부 들어 치른 선거의 경우 투표율이 대체로 오르고 있지만 투표율 예측은 쉽지 않다.”며 “다만 60%대에 진입하면 여야 판세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체 투표율뿐 아니라 세대별 투표율도 특히 관심사다. 진보 성향이 강한 30대 이하 세대와 보수 성향이 강한 50대 이상 세대가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38.9%와 39.1%로 거의 같다. 역대 선거에서 50대 이상의 투표율이 2030세대보다 1.5배가량 높은 점을 감안하면 승부는 나머지 22.0%를 차지하고 있는 40대에서 갈린다. 이들이 투표장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제1당의 이름이 결정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투표율 외에 그동안 여론조사로 드러나지 않은 숨은 5% 표심이 여야의 운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② 정당 의석별 승패 기준은 여야 모두 150석 어려워 4·11 총선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여소야대’(與小野大) 가능성이다. 연말 치러질 대선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각 당의 판세 분석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과반 의석인 150석 이상을 확보해 제1당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양 당이 130~140석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제1당에 오르고, ‘야권연대’의 또 다른 한 축인 통합진보당이 10~20석을 얻으면서 과반을 넘기는 여소야대 정국이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역대 국회에서는 15·16대 국회는 여소야대 구도가, 17·18대 국회에서는 여대야소 구도가 형성됐다. 정국 주도권이 8년 만에 야권으로 넘어가면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이 가속화되고,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도 거센 공세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이 130석 이상을 얻으면 박 위원장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라 할 수 있다. 정권 심판론과 디도스 사건, 돈 봉투 파문 등 불리한 여건 등을 감안했을 때의 판단이다. ‘패배 기준선’은 121석이 거론된다. 박 위원장은 2004년 ‘탄핵 역풍’ 속에서 17대 총선을 진두지휘해 121석을 얻었다는 점이 고려됐다. 반대로 새누리당이 140석 이상을 얻거나 제1당에 오를 경우 박 위원장의 대권 행보는 강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이 사실상 ‘박근혜당’으로 개편된 상황에서 총선 승리는 곧 ‘박근혜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경우 현재 의석수(89석)보다 1석이라도 늘어날 경우 승리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러나 불과 석 달 전인 지난 1월 돈 봉투 사건 직후 과반 의석을 예약해 놓은 것 같았던 상황과 비교하면 130석 대에서 새누리당과 10석 이내로 승부가 갈릴 경우 ‘승리’로 규정하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물론 단 1석이라도 뒤져 제2당에 머문다면 ‘정치적 패배’로 해석될 수 있다. 이 경우 민주당의 한명숙 대표 체제는 ‘책임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친노(친노무현) 그룹의 재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권의 대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③ 불법사찰 vs 김용민 막말 파괴력은 부동층·무당파 표심 ‘장군멍군’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과 서울 노원갑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은 4·11 총선 막판 각각 여야를 짓누르는 대형 악재다. 두 변수가 중간층 유권자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투표일 직전인데도 수도권 위주로 여야 후보가 박빙 승부를 벌이는 곳이 수십 곳이다. 여야는 악영향 차단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김 후보의 과거 여성·노인 비하 발언에 이어 기독교 모독 발언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그의 사퇴는 물론 민주당 한명숙 대표의 공개 사과와 출당 조치까지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 극대화에 애쓰고 있다. 9일 국민들을 분노케 한 수원 살인사건에 대해서도 “경찰이 제대로 대응만 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분노한다. 민생치안보다는 국민을 불법사찰하는 데 몰두해 이런 비극이 생겼다.”면서 정권 심판론으로의 연결을 시도했다. 이처럼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는 새누리당에, 김용민 후보 막말 논란은 민주당에 각각 악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표심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전문가들조차 견해가 갈릴 정도로 파급력 비교가 어려운 형국이다. 다만 공통적으로 투표할 정당과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나 무당파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선거전 종반 연일 두 사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대대적인 여론전을 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양당은 물론 언론들도 보수와 진보로 갈려 두 사안에 대해 달리 조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정치사회조사본부장 등은 “선거가 정권 심판론으로 치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판론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전문가 2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정권 심판론이 작용해 민주당이 131~140석을 얻어 제1당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약간 높았다. 정권 심판론이 김 후보 막말 논란으로 상쇄됐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누리당의 이름, 색깔 및 로고 바꾸기 등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는 다르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줘 정권 심판론을 무력화시킨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④ 원내 제3정당은 누가 “진보 최대 15석·선진 10석”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이어 원내 제3정당은 누가 될까. 19대 국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 소수 정당들의 성적표도 관심사다. 우선 자유선진당과 통합진보당이 원내 3당의 자리를 두고 다툼을 벌이는 모양새다. 현재로서는 민주당과 연대를 형성한 통합진보당의 제3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통합진보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통틀어 20석 이상을 확보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해 왔다. 선거전문가들은 ‘15석 미만(비례대표 포함)’의 성적을 예상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는 9일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야권연대가 과반수(150석 이상)를 해야 승리하는 것이고 조심스럽긴 하지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비례대표 12번인 자신의 원내 입성에 대해서는 “지금 추세로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은 현재 서울 3곳과 경기 7곳을 비롯해 총 52곳에 지역구 후보를 냈다. 이 가운데 서울 노원병(노회찬)이 우세지역으로 꼽힌다.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정당투표의 득표율이 관건인데 13% 이상을 얻어야 8석을 가져갈 수 있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선진당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지역구에서 14명, 비례대표 4명을 당선시켰고, 지역구 1명과 비례대표 2명을 배출한 창조한국당과 원내교섭단체 ‘선진과 창조의 모임’을 구성, 거대 양당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선진당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충청 지역에서는 ‘최대 10석’을 내다보고 있는 분위기다. 그동안 여론조사 결과로는 현역 의원인 대전의 권선택(중구)·임영호(동구)·이재선(서을) 후보와 충남의 이명수(아산)·이인제(논산계룡금산) 후보 등 6명 안팎이 우세하거나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우세 양상을 보였다. 다만 지역 내에서는 “대전·충남에서 1석 이상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남은 기간 동안 충청 민심의 향배가 주목된다. 소수 정당들은 원내 1석이라도 얻어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전체 246개 의석 가운데 비례대표는 54석이다. 정당투표 득표율이 3%를 넘어야 1석을 가져갈 수 있고, 2% 미만일 경우 정당은 해산된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이 37.48%를 얻어 22석을 차지했고 민주당이 25.17%로 15석, 친박연대(13.18%) 8석, 선진당(6.84%) 4석, 민주노동당(5.68%) 3석, 창조한국당(3.80%) 2석 등의 순이었다. 진보신당은 2.94%를 얻어 문턱에서 원내 입성이 좌절됐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⑤ 선거철 단골이슈 ‘북풍’ 광명성 위협?… 유권자 ‘내성’ ‘북풍’은 언제나 선거 주변을 맴돌아 왔다. 이번 4·11 총선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3호’ 발사와 함께 제3차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일들은 선거가 끝난 뒤인 12~15일로 예정돼 선거에 끼칠 영향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미국이나 일본이 북한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발언을 하면 한반도 긴장이 올라갈 수 있으나, 지금은 그것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면서 “국민들도 1차 핵실험 때를 제외하고는 핵실험 자체만으로 긴장하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선거철마다 북한 문제가 이슈화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유권자들에게 내성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통적으로 북한 관련 이슈는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돼 왔다. 안보 불안 심리를 자극받은 유권자들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1996년 15대 총선 일주일 전 ‘판문점 총격 사건’이 선거판을 휩쓴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전통적인 ‘북풍’ 공식이 깨졌다. 2000년에 실시된 16대 총선에서는 김대중 정부가 선거를 사흘 앞두고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발표했지만,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반발을 불렀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133석을 얻어 제1당 지위를 차지했다. 또 2010년에는 6·2 지방선거를 불과 두 달여 앞두고 터진 천안함 폭침사건도 여당에 호재가 되지 못했다. 그래도 민주당은 경계를 풀지 못하는 눈치다. 많은 선거구에서 초박빙 승부가 진행되는 만큼 소소한 변수라도 판세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9일 정부가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낸 데 대해 “북핵 3차 실험과 광명성 발사 문제를 선거 국면에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살 만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총선 및 대선 국운 가른다] 2030에 어필하라 숨은 인재 영입하라

    4월 19대 총선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는 ‘인재 영입’이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이른 만큼 국민적 신뢰를 받는 새로운 인물을 누가 더 많이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표심이 출렁일 수밖에 없다. ●한나라, “젊은 피 수혈 못 하면 총선은 해보나 마나” 한나라당은 특히 더 인재 영입에 공을 들여야 한다. 집권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화됐고, ‘부자 정당’, ‘수구 정당’ 이미지도 여전하기 때문에 새로운 인재가 들어오지 않으면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 관심의 초점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유력한 대선주자로 당의 구심점인 그가 참신한 인재를 끌어모을 유일한 인물이다. 한나라당은 서울 강남 및 영남권 등 전략지역의 경우에는 국민 배심원이 참여하는 ‘나가수’(나는 가수다) 방식으로 후보자를 선발하고, 경합지역에서는 완전개방형 국민참여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당에서 영입 대상 1순위로 거론되는 사람은 나승연 전 평창 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 서울대 김난도(소비자학과) 교수 등이다. 나 전 대변인은 지난해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한 호소력 있는 프레젠테이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나 전 대변인은 최근 정병국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했다. 김 교수는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로, 특히 대학생 등 젊은 층이 좋아하는 인물이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을 데려올 필요가 있다.”며 김 교수 등을 거론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청춘들의 순수한 멘토로 남고 싶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막노동을 하며 1996년 서울대 법대에 수석 합격했던 장승수(40) 변호사도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이끈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등 2030세대에 어필하는 인사들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당이 일신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보다 파격적인 영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데다 박 위원장 역시 좀더 큰 틀의 인선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거물급 인사들의 참여가 주목된다. ●야권, 개방형 국민 경선으로 승부수 야권은 완전 개방형 국민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 시민통합당, 한국노총 등 노동계 및 시민사회 세력이 함께 어우러진 거대 야권 통합정당으로 변모한 야권은 전방위적으로 인재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30세대의 표심을 확실히 다지고, ‘호남당’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대중적 인지도와 평판이 좋은 인사들을 물색하고 있다. 야권의 영입대상 0순위 후보는 단연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지지율 5%의 박원순 서울시장을 당선시키는 돌풍을 일으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다. 안 원장이 한나라당을 “역사를 거스르는 세력”이라며 비판한 만큼 야권은 ‘안철수=필승 카드’로 보고 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최근 “통합야당에 들어오면 더 바랄 게 없다. 대표직도 내줄 수 있다.”고 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이사장도 “야권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당시 유세를 하며 박 시장을 지지했던 신경민 전 MBC 앵커는 그동안 꾸준히 영입 권유를 받았지만 매번 거절했다. 정부·여당의 언론정책에 각을 세웠다가 해직된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균형감 있는 시사 프로그램 진행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 등도 영입 대상으로 꼽힌다. 학계에서는 박 시장의 멘토단 출신인 조국 서울대 교수, 민주당 경제 정책을 주도하는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노무현재단 상임위원이면서 민주당 보편적복지특별위원장인 김용익 서울대 교수, 4대강 공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박창근 관동대 교수도 거론된다. 노동계에서는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상임위원장 출신인 백태웅 미국 하와이대 로스쿨 객원교수 등이 검토되고 있다. 문화계에서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영화 ‘오아시스’를 만든 이창동 감독,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물망에 올랐다. 이 감독의 동생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는 문성근 시민통합당 상임대표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었다. 그 밖에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김어준 딴지일보 대표, 영화 ‘도가니’ 원작자 공지영씨, 배우 김여진씨, 방송인 김제동씨도 입에 오르내린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서울광장] ‘결과적’으로 안철수 도와준 박근혜/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결과적’으로 안철수 도와준 박근혜/곽태헌 논설위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이미지도 좋은, 성공한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그런 그가 지난 5월 시작한 ‘청춘콘서트’는 그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취업이 어려운 현실에서 청춘들에게 보낸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에 2030은 열광했다. 그동안 안 원장은 정치와는 다소 거리를 두는 것처럼 보였지만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상황은 바뀌었다. 그는 9월 초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고민 중”이라고 말하며 정치판을 뒤흔들었다. 결국은 출마하지 않고 박원순 야권후보에게 양보했지만, 안 원장은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현 비상대책위원장을 2위로 끌어내리며 단숨에 내년 대통령선거의 유력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4년 가까이 부동(不動)의 차기 대선주자 1위였던, 대세론의 주인공이었던 박 위원장은 예상하지도 않은 일격을 당한 셈이다. 박 위원장은 얼마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원래 대세론이라는 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지만, 받은 충격은 작지 않았을 것이다. 안 원장이 대선을 1년여나 남은 시점에서 유력한 차기 주자로 부각된 것은 박 위원장이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 안 원장이 정치 전면에 나오게 된 계기는 서울시장 보선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무상급식과 관련한 8·24 주민투표를 앞두고 “2012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면서 박 위원장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박 위원장과 친박은 냉담했다. 야권의 보이콧과 친박의 수수방관 등으로 8·24 주민투표율은 25.7%에 불과했다. 개함(開函) 요건인 33.3%에 미치지 못하자, 오 전 시장은 사퇴했다. 친박이 적극적으로 투표를 독려했더라면 33.3%를 넘어설 가능성은 높았다. 그렇게 됐더라면 서울시장 보선이 없었기 때문에 안 원장이 부각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박 위원장은 “서울시민 여러분, 투표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입니다. 1안이든, 2안이든 선택을 해주십시오.”라고 말했어야 했다. 1안은 ‘소득 하위 50%의 학생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하는 안’, 2안은 ‘소득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교는 2011년부터, 중학교는 2012년부터 전면적으로 무상급식을 하는 안’이다. 투표율 미달로 1안도 아니고 2안도 아닌, 내년에는 중학교 1학년까지 무상급식을 하는 어중간한 무상급식 방법이 채택됐다. 무상급식을 찬성하는 야당 지지자들은 투표 거부운동을 할 게 아니라,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2안을 지지했어야 했다. 2안이 채택됐더라면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은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지금 한나라당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위기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어제 공식 출범한 박근혜 비대위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 박 위원장은 내년 4월 총선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활짝 열어야 한다. 측근들에게 둘러싸여 먹통과 불통이 됐다는 비판도 새겨들어야 한다. 총선 때 자기사람을 챙기려 해서도 안 된다. ‘좋은 약은 입에는 쓰지만 몸에는 좋고, 충언은 귀에는 거슬리나 행동에는 이롭다.’는 옛말은 하나도 틀린 게 없다. 내년 12월 19일 대선까지는 꼭 51주 남았다. 그때까지의 변수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지지율과 민심은 하루가 다르게 변할 것이다. 불과 한 달 전(11월 26일)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만 하더라도 박 위원장은 안 원장에게 38% 대 50%로 뒤졌으나, 한길리서치의 조사(12월 24~25일)에서는 40%대38.9%로 안 원장을 앞섰다. 박 위원장이 소통을 강화하고 반대세력의 목소리도 귀담아 듣는다면 대선을 1년여 앞두고 2위로 떨어졌던 게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다. 안 원장은 대선을 1년여나 앞두고 1위에 오른 게 견제를 일찍 받는 측면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현재의 페이스를 제대로 유지한다면 가능성은 열려 있을 것이다. 박 위원장이나 안 원장이나, 또 제3의 후보나 모두에게 위기도 오고, 기회도 생기지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명암은 확연히 갈릴 수밖에 없다. tiger@seoul.co.kr
  • [서울광장] 트위터에 쫄지 말고 청춘과 공감하라/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트위터에 쫄지 말고 청춘과 공감하라/구본영 논설위원

    트위터(twitter)란 본래 새가 지저귄다는 뜻이다. 하지만 요즘 활황세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 공간에 한 번 들어가 보라. 새들의 정겨운 재잘거림은커녕 시퍼렇게 날 선 비판과 이죽거리는 언어들이 차고도 넘친다. 또 다른 SNS 페이스북이 친구끼리 조곤조곤 속닥거리는 방식이라면 트위터는 팔로어들에게 강한 주장을 지르는 게 대세다. 그래서 트위터는 소통의 통로로도, 정치적 선동의 도구로도 쓰일 수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2040’세대의 민심 이반에 놀란 탓일까. 여당인 한나라당이 SNS 대책을 마련하느라 부산하다. 나경원 후보가 범야권의 박원순 후보에게 참패한 직후 홍준표 대표는 “디지털 노마드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김어준식 어법처럼 ‘트위터에 쫄아서’ 그런 게 아니라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굼뜬 정당이라는 지적에 대한 자성이라면 다행이겠다. 선거전에서 트위터의 동원력은 대단했다. 기껏해야 버스 한 대에 50∼60명을 유세장으로 실어나르던 아날로그 방식은 애당초 족탈불급(足脫不及)이었다. 트위터러들은 벌써 400여만명에 육박했다. 이들이 모두 반정부 성향이거나 트위터 단문을 읽은 유권자 모두가 박원순을 지지한 것은 아닐 게다. 하지만 트위터 이용자의 88%가 ‘2030’이고, 50대는 2%에 그친다는 최근 여론조사(미디어리서치) 결과를 보라. 여당은 진보 혹은 좌파 성향의 트위터러가 많다는 걸 걱정할 게 아니라 트위터 사용 인구의 다수인 젊은 세대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한나라당은 최근 당직자들에게 SNS 교육을 하고, 파워 트위터러들과의 토론회를 열고 있다. 그 자체를 나무랄 순 없지만, 정작 여당이 직시해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트위터는 약도, 독도 될 수 있는 한낱 도구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파워 트위터러라는 조국 교수조차 실족할 때도 있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전에서 “노친네들(친여 성향 부모)을 설득하기 힘들어 수안보 온천 예약해 드렸다.”는 한 트위터러의 멘션에 “진짜 효자!”라고 리트위트했다가 노인 폄하 논란이란 역풍을 불렀다. 하기야 선거전 막판 안철수 교수는 ‘로자 파크스’ 편지로 박 후보에게 결정적으로 힘을 실어 줬다. 트위터가 아닌, 지극히 아날로그적 방식으로 말이다. 나경원 후보는 ‘1억원 피부 클리닉’ 한 방으로 치명상을 입었다. 진위 확인이 안 된 보도가 트위터로 퍼날라지면서다. 반면 박 후보에겐 양손(養孫) 입양을 통한 현역병 기피나 ‘아름다운 가게’ 기부금 유용 의혹 등이 제기됐지만, 젊은 세대의 표심은 요지부동이었다. 여당은 트위터 탓으로 돌리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권은 고위직에 병역 회피나 위장전입 의혹 등을 꼬리표처럼 단 인사들을 줄줄이 내놓은 ‘원죄’ 때문임을 진작에 깨달았어야 했다. 2008년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의 SNS에 단단히 덴 공화당도 절치부심한 모양이다. 보수인 공화당이 트위터 메시지 건수나 팔로어 수에서 시나브로 민주당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러나 “소 왓”(So what?)이다. 여당은 SNS 강화로만 민심을 되돌릴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청년 실업과 보육 및 사교육비 문제, 그리고 전월세 가격 폭등으로 분노하는 ‘2040’의 마음부터 헤아려야 한다. 어차피 모든 이를 만족시키는 특효약은 없다. 김난도 교수의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많이 읽히는 건 등록금을 대줘서가 아니라 청춘의 아픔에 공감했기 때문일 듯싶다. 링컨이 그랬다. “일부의 사람을 잠시 속일 수 있을진 모르나,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순 없다.”고. 진보든 보수든 SNS를 통한 포퓰리즘 선전전으로 승리를 훔치려 하다 간 어느 순간 ‘훅 가고’ 말지도 모른다. 본질은 디지털 매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속의 콘텐츠다. 특히 보수 한나라당이 살아남으려면 젊은 세대와 공감하는 정책과 자기 희생을 감내하는 진정성부터 보여 줘야 한다. kby7@seoul.co.kr
  • MB “민심수습 먼저”…임태희 실장 교체 수면 아래로

    “투표에서 드러난 민심 수습부터 먼저 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와 관련한 청와대 인적쇄신 문제를 이렇게 정리하기로 했다고 최금락 홍보수석이 밝혔다. ‘문책’보다는 사태 수습이 먼저라는 이 대통령의 생각이 확고하다는 것이다. 당연히 ‘청와대 문책론’의 핵심인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교체도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게 최 수석의 설명이다. ●與 소장파 任실장 교체 요구 부담 이 대통령은 이날 아침 수석비서관들에게 비서진 개편보다는 재·보선 투표를 통해 드러난 민심을 정책에 반영하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이날부터 매일 임 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어 2030 세대들과 공감할 수 있는 정책 방안과 경제위기에 대한 비상대책을 논의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한다. 이로써 임실장 사퇴를 둘러싼 논란도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크게 보면 ‘선(先) 민심 수습, 후(後) 인적 개편’의 수순으로 볼 수 있다. 결국은 임 실장의 퇴진이 ‘시간문제’로, 일단 물밑에 잠복했을 뿐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젊은 층은 ‘변화’를 요구했고, 이 대통령도 이런 요구를 감안해 이들 청년층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마련에 나섰는데, 정작 청와대 자체는 변화에 나서지 않고 민심을 외면한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임 실장 체제의 유지를 원하는 반면 여전히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임 실장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것도 부담이다. ●“결국 교체수순 밟을 것” 전망도 이 대통령도 당장 임 실장을 대신할 적절한 후임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지 이번 사태가 어느 정도 정리된 뒤에는 결국 교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후임자로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 대통령의 친구인 송정호 청계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백용호 정책실장, 이동관 언론특보, 박형준 사회특보, 원세훈 국정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오바마 등록금 공약… 2030 표심 잡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젊은층 민심 잡기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콜로라도의 덴버대학을 방문, 학자금 대출부담 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과거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로스쿨에서 12만 달러 이상의 학자금 대출을 받아 이를 모두 갚는 데 10년 가까이 걸렸다고 소개한 뒤 “나도 여러분과 같은 경험을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책은 개개인은 물론 나라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졸자들이 주택구입 등에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내놓은 대책은 내년부터 대졸자들의 학자금 대출 상환 한도를 가처분 소득의 10%로 낮추고, 20년 후에는 남은 대출금을 모두 탕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는 지난해 의회가 통과시킨 관련 법안이 오는 2014년부터 대출상환 한도를 가처분소득의 15%로 정하고 25년 후에 남은 대출금을 탕감하도록 한 것보다 더 부담을 낮춘 것으로, 수혜대상이 160만명에 이를 것으로 백악관은 추산했다. 이와 함께 연방가족교육대출프로그램(FFELP)과 정부대출을 동시에 받은 대졸자에 대해서는 이를 하나로 합쳐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정책은 최근 월가 점령 시위 등에서 표출됐듯이 젊은층의 고액 등록금 문제와 실업문제가 심각한 민심 이반을 가져오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날 오바마 대통령은 주택담보대출 혁신 방안을 발표, 집값 하락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에게 숨통을 틔워 주는 한편 주택경기 회복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처럼 잇따라 민생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저조한 지지율의 반전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신이 제안한 이른바 ‘일자리 법안’이 의회에서 처리되지 않은 데 대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구호를 내걸고 공화당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재보선 선거운동 첫날 서울시장 두 후보의 컨셉트

    재보선 선거운동 첫날 서울시장 두 후보의 컨셉트

    ■나경원 ‘청취 행보’ 10·26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와 홍준표 대표의 동시 지원 사격을 받으며 유세의 첫걸음을 뗐다. 나 후보는 이날 서울 구로구 디지털산업단지와 재래시장을 오전엔 박 전 대표와, 오후엔 홍 대표와 각각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세 사람의 등장으로 한나라당은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등 계파를 초월한 이미지를 내세워 일견 총력전을 펼쳤다. 나 후보는 오전에 박 전 대표와 함께 서울관악고용지원센터와 벤처기업협회를 잇달아 방문하며 ‘청취 유세’를 펼쳤다. 구직자들, 벤처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고충을 듣는 정책 행보였다. 나 후보는 오전 10시 30분쯤 감색 점퍼에 베이지색 바지 차림으로, 박 전 대표는 짙은 자주색 재킷에 검정 바지 차림으로 이보다 조금 일찍 센터에 도착했다. 센터 내 상담코너에 들어선 박 전 대표는 구직자들에게 “오늘 (나 후보와) 같이 나와 있는데 서울시 고용·복지 쪽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60대 구직 남성에게는 “우리 (나 후보)….”라고 말하며 손짓으로 나 후보를 소개하기도 했다. 청년실업프로그램 수강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 후보는 “전국 실업률보다 서울의 실업률이 높은 상황”이라며 “(실업률을 낮추는) 일자리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나 후보의 경쟁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전 대표는 소리 내어 웃으면서 “그동안 많이 보셨잖아요. 얘기 안 해도….”라는 말로 대신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특히 장애아동에 대해 힘썼던 따뜻한 마음으로 서울시정도 이끌 것으로 본다.”고 한껏 치켜세웠다. 곧바로 인근 마리오타워에 있는 벤처기업협회로 이동한 두 사람은 황철주 벤처기업협회장, 엠텍비전 이성민 회장 등 벤처기업 대표 11명과도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뜻밖에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에게 패하며 야권단일후보 자리를 내준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참석, 박 전 대표 및 나 후보와의 조우가 이뤄졌다. 박 의원은 두 사람에게 “제 지역구를 방문해 줘서 감사하다. 오늘 간담회 잘하고 가시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세 사람은 두세 마디 덕담을 나눴고, 박 의원이 먼저 자리를 떴다. 박 의원은 건물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표가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벤처협회장을 소개시켜 주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돌아가고 ‘ㅁ’자형으로 마련된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간담회를 시작한 나 후보와 박 전 대표는 업체 대표들의 의견을 A4 용지에 깨알같이 메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투자·인력운용 등 벤처기업 경영난에 대해 성토가 이어지자 때론 고개를 끄덕이고 때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나 후보는 “창년 창업뿐 아니라 노인창업,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멘토시스템에도 관심을 갖겠다.”면서 “시장으로서 할 수 없는 중앙부처 일은 박 전 대표가 잘 챙겨주실 거라 본다.”고 박 전 대표를 추어올리기도 했다. 오후 들어 나 후보는 홍 대표와 함께 구로2동 중앙시장을 찾아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홍 대표는 길거리 유세에서 “해방 이후 처음으로 여성 서울시장을 한번 만들어보자.”면서 “서울시장을 한번 만들어보고 내년에 여성 대통령도 만들 수 있을지 어떻게 알겠습니까.”라고 외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홀로 구로 디지털산업단지 일대 카메라렌즈 제조업체 등 벤처기업을 도는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보다 자유로운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안녕하세요’라며 악수하고 얘기도 건네는 등 한층 적극적인 스킨십을 보였다. 구로기계공구산업단지조합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해 달라는 고충을 듣고 “나 후보가 같이 오지는 못했지만 제가 꼭 전달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박원순 ‘토크쇼 유세’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범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유세는 한마디로 이색적이었다. 카페 차양을 단 듯한 유세 차량과 CF송으로 친근한 시민 참여형 유세를 선보였다. 우렁찬 유세 음악으로 주위의 관심을 끌었던 기존 선거유세 방식과는 달랐다. 범야권 단일후보답게 선대위 출정식에는 손학규 민주당·이정희 민주노동당·유시민 국민참여당 등 야당 대표들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유명 야권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박 후보는 “정치에 염증 내는 대한민국 국민과 서울시민들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선거)모습에 반드시 감동할 것”이라면서 “10월 26일 기호 10번 박원순이 서울시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겠다.”고 천명했다. 박 후보는 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0시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첫 신고식을 하며 바닥 민심을 살폈다. 이어 오전 7시 30분 남대문 시장 인근의 지하철 회현역으로 나가 출근길 인사를 나눴다.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손 대표도 동행했다. 박 후보는 손가락 10개를 펴보이며 기호 10번임을 강조했다. 오전 9시 선대위 출정식은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진행됐다. 박 후보를 비롯해 야당 의원들, 캠프 관계자, 지지자까지 150여명이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웠다. 현장에는 소형 트럭을 개조한 일명 ‘카페 박원순’ 유세차가 등장했다. CF송으로 유명한 가요 ‘버블버블’을 개사한 로고송도 울려 퍼졌다. 박 후보의 유세차에는 한 전 총리를 비롯해 손 대표, 이 대표, 유 대표 등 야권의 대표 인사들도 올라 박 후보를 지원 유세했다. 선거기간 대여 형식으로 동원된 49대의 유세차량은 선거운동이 끝나는 오는 25일까지 선거운동원들을 태우고 서울 구석구석을 누빌 예정이다. 차량은 보통 선거에서 쓰는 1.5t 트럭보다 크기가 작은 ‘타우너’, ‘라보’ 차종을 개종했다. 높은 단상에서 후보자가 마이크를 들고 시끌벅적하게 유세하기보다 ‘길거리 토크쇼’를 하고 싶다는 박 후보의 뜻이 반영됐다. 연두빛 앞치마 유세복을 두른 박 후보는 “늘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해 왔기에 유세차도 작게 만들었다.”면서 “늘 낮은 곳에서 시민과 함께 있겠다. 모든 곳이 시장실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0년 너무나 고통을 안겨준 전시·겉치레 행정의 서울시정을 깨끗이 설거지하겠다. 이 옷을 입고 미래 서울을 요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 유세차가 이렇게 아담하고 작을 것을 예상했느냐.”면서 “박 후보의 철학이 담긴 유세차”라며 소형 유세차를 자랑했다. 한 전 총리는 박 후보의 기호 10번을 무려 6번이나 언급하며 “박 후보가 당선되면 작은 복지가 실현된다. 손을 잡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시민들은 유세차에서 박 후보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기념 촬영을 하는 등 기존 유세장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을 연출했다. 박 후보는 유세차에서 시민들과 정책과 비전 등을 솔직히 토론한다는 계획이다. 오후 7시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박 후보에게 소망을 말하는 시민유세 ‘시민의 시장이다’가 진행됐다. 박 후보는 물론 손 대표와 유 대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까지 현장에 나타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지지를 당부했다. 문 이사장은 “선거판에서 마이크를 잡고 지원 유세를 하는 건 생전 처음”이라면서 “이번 선거는 순수하게 살아온 사람이 정직한 방법으로 정치가 가능한지 가늠하는 시험대다. 시민들이 박 후보를 지켜줘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소셜 네트워크 효과도 극대화했다. 트위터를 통해 현장 상황을 실기간으로 올리는가 하면 ‘원순닷컴’을 통해 온라인 칭찬댓글을 달고 선거현장에서 노래를 불러줄 ‘희망합창단’, 20~30대에 직접 정책 자문을 얻기 위한 ‘희망2030정책자문단’ 등을 공개 모집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세종시 논의, 한국사회 성숙도 높이는 계기 돼야

    세종시가 논의의 출발점에 섰다. 오늘 우리 사회에 던져진 세종시 담론은 결코 특정지역과 현세만의 문제가 아니며 나라 전체의 장래와 면면의 후세를 내다봐야 할 사안이다. 각 정파와 지역, 계층의 사회 구성원 모두는 제 자신의 유·불리를 멀리하고 오직 국익과 나라의 내일을 논의의 시작과 끝에 둬야 할 책무를 지고 있다고 본다. 힘든 여정이 펼쳐질 것이다. 이미 야권은 세종시 수정 반대를 외치며 머리띠를 둘렀다. 한나라당 안에서도 친이-친박 진영의 갑론을박이 고조되고 있다. 수정안이 나오기도 전에 이렇듯 귀를 틀어막고 전선(戰線)부터 짜놓아서는 국론의 결집은 무망한 일이다. 이제라도 정치권은 두 가지를 버리기 바란다. 당리당략과 독선이다. 6월 지방선거에서의 유·불리로 세종시를 재단하는 것은 국익에 대한 당익의 침해이며, 결국 국민의 신뢰를 잃는 자승자박의 결과로 이어질 뿐임을 직시해야 한다. 내 주장만 옳고, 그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다는 청맹과니의 자세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여당 또한 실현 가능성도 없거니와 타당하지도 않은 밀어붙이기 유혹을 일찌감치 떨쳐내야 한다. 정략과 독선을 배제한 바탕 위에서 정치권은 두 가지에 뜻을 모아야 한다. 세종시 논의의 절차와 방법이다. 찬성과 반대를 외치기 전에 원안과 수정안을 차분히 비교하고 이를 통해 국민들의 판단을 묻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내놓은 수정안은 행정부처 이전을 백지화한 대신 굴지의 대기업과 연구소, 대학 등을 대폭 보강했다. 자족기능을 원안의 6.7%에서 20.7%로 높였다. 총고용 목표는 8만 4000명에서 24만 5700명으로 늘렸고, 2030년 인구 추정치도 17만명에서 50만명으로 확대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무조건 반대’를 외치기 전에 수정안의 허실을 제대로 짚어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수정안이 지역과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점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다짐으로 국민 신뢰를 이끌어내야 한다. 국민은 정쟁의 도구도, 정략의 동원대상도 아니다. 장외투쟁과 장외 홍보전으로 국민을 편 가르려 들 게 아니라, 국민의 판단을 기다리고 다수의 뜻에 복종하겠다는 자세를 여야는 가져야 한다. 일체의 장외집회를 배격하고 모든 논의를 국회와 언론을 통해 하겠다는 합의를 여야는 이뤄야 한다. 민심의 소재를 정확히 가려 입법에 반영할 방안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 세종시 문제는 그 자체로 국가 백년대계이며,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모아가는 과정은 대한민국의 지금과 내일의 성숙도를 판단할 척도라 할 것이다. 모쪼록 세계에 부끄럽지 않을 논의와 결론이 되도록 정치권은 지혜를 모으기 바란다.
  • “세종시 수정안 현정부 임기내 착공”

    정운찬 국무총리가 12일 세종시 수정안 관철을 위한 새로운 카드를 충청도민 앞에 제시했다. 현 정부 임기 안에 세종시 공사를 시작하고 앞으로 10년 안에 건설을 완료하겠다는 것이다. 세종시 수정을 둘러싼 전선을 원안이냐 수정안이냐의 ‘콘텐츠’에서 얼마나 빨리 완성하느냐의 ‘시기’로 이동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민심 설득을 위해 이날 대전·충남으로 달려간 정 총리는 대전KBS 토론회에서 “이명박 대통령 퇴임 전에 대학, 연구소, 기업, 중·고교 등 수정안에서 계획하는 모든 것은 착공을 끝내고, 어떤 것은 완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이렇게 해서 2030년까지 무얼 하겠느냐고 걱정하시는데, 2020년까지 맞춰보자는 플랜까지 갖고 있다.”며 완공시기를 당초보다 10년 앞당길 것임을 시사했다. 정권이 바뀌면 수정안이 또 바뀌는 것 아니냐는 충청 지역의 우려를 해소하는 한편 세종시라는 ‘선물’을 보다 빨리 안겨줌으로써 원안 수정에 따른 불만을 해소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정 총리를 맞은 충청 민심은 냉담했지만, 그렇다고 우려만큼 험악하지도 않았다. 이날 정 총리가 타운홀 미팅을 위해 연기군 행복도시 공사현장 사무소에 도착했을 때 입구에 50여명의 주민이 ‘X’자 표시 마스크를 쓰고 침묵시위를 펼쳤다. 이어 주민대표 9명과 1시간여 진행된 미팅에서 정 총리는 주민들에 의해 3차례나 발언이 제지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주민들은 “에쿠스(원안)를 왜 쏘나타(수정안)로 만들려는 거냐. 우리를 갖고 장난하는 거냐.”고 따졌고, 그 중 4~5명은 총리의 발언 도중 “더 이상은 못 듣겠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다. 이에 정 총리는 “잠깐만 더 계셔달라.”고 호소하면서 “쏘나타를 에쿠스로 만들겠다는 것임을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서울광장] 사이버 인격침해죄 어떻게 볼 것인가/황진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사이버 인격침해죄 어떻게 볼 것인가/황진선 논설위원

    한나라당이 사이버상의 인격침해를 가중처벌하는 두 법안을 내놓았다. 장윤석 의원은 명예훼손과 모욕죄에 대한 형법 개정안, 나경원 의원은 모욕죄에 대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형법보다 징역형은 약 2배, 벌금형은 4∼5배 가중토록 규정하고 있다(표 참조). 사이버상의 인격침해는 오프라인에서보다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확산돼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를 엄단하려면 불가피하다는 취지이다. 최근 인터넷상의 인격권 침해행위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데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고 최진실씨에 대한 악성 루머와 댓글이 그 예다. 그러나 살펴보자. 여러 학자와 시민단체들은 현행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으로도 사이버상의 인격침해를 규제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얘기한다. 지난달 초 최진실씨가 자살한 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한달 동안 허위사실유포 및 악성 댓글 작성자를 집중 단속해 2030명을 검거하고 11명을 구속한 것을 보더라도 이를 알 수 있다. 한나라당 개정안은 더욱이 사이버상의 모욕을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반대한다고 밝혀야 처벌되지 않는 죄)로 규정, 피해자의 고소가 없더라도 수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행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수사할 수 있는 친고죄인데 비해, 수사기관의 자의가 개입될 여지가 있는 규정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일반인들에 대한 모욕이 아니라 유명인, 그 중에서도 정치인이나 연예인들만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한다. 법안 발의 과정을 보더라도 의도가 있는 것으로 비쳐진다. 김경한 법무부장관은 촛불시위가 잦아들던 지난 7월22일 사이버 모욕죄 신설 검토를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에 부정적인 인터넷 여론을 통제하려는 것”이라는 비난에 부딪혀 잠잠해 있다가 10월 초 최진실씨 자살을 계기로 한나라당에서 다시 ‘최진실법’이라는 이름으로 들고 나왔다. 그러나 최씨에 대한 동정 여론에 편승하려는 것이라는 비난이 적지 않았다. 사이버 공간은 개방성·익명성·자율성 등을 기반으로 자유롭고, 창의적이며, 표현의 자유가 숨쉬는 곳이다. 악성 댓글이 난무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민심의 바다이자 정보의 바다이기도 하다. 자유로운 사이버 공간은 우리사회를 수평구조로 바꾸고 있으며,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사이버상의 인격침해를 가중처벌하는 규정이 자유 정신을 통제하고, 민심을 알기 어렵게 하며,‘공론장’의 퇴장까지 초래하게 되면 우리 사회는 퇴보할 수밖에 없다. 허위 사실 유포와 악성 댓글 등 인격침해행위는 엄단해야 한다. 하지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는 범하지 않아야 한다. 한나당과 정부는 먼저 인터넷 윤리 교육에 앞장서야 한다. 선플 달기 운동 같은 캠페인도 벌여야 한다. 인격침해를 방기하는 인터넷 포털에도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워야 한다. 사이버 공간은 남극, 공해 등과 같이 ‘인류공동유산’으로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지적을 되새겨야 한다고 본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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