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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탕평, 희망의 다른 이름이어야 한다/김종면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탕평, 희망의 다른 이름이어야 한다/김종면 수석논설위원

    바야흐로 탕평시대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일성으로 탕평을 내세운 이후 탕평이라는 말은 그야말로 ‘국민단어’가 됐다. 박 당선인은 “반세기 동안 이어져온 극한 분열과 갈등의 고리를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겠다.”고 약속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지역과 성별, 세대 구분 없이 인재를 널리 구해 골고루 등용하겠다고 했다. 그 다짐이 온전히 실천으로 이어지고 인사의 대원칙으로 확고히 자리잡는다면 이보다 더한 국민통합의 묘방이 따로 없을 것이다. 탕평을 통한 국민통합의 당위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드러났듯 우리는 지역과 이념, 세대로 갈라진 ‘분열사회’에 살고 있다. 고질적인 지역주의는 다소 느슨해졌지만 여전히 넘기 어려운 벽이다. 철 지난 보수·진보 헤게모니 싸움도 변함없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갈수록 악성으로 치닫는 세대 갈등이다. 2030세대와 5060세대는 선거에서 대쪽처럼 갈렸다. 20, 30대는 자신들이 지지하지 않은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고 50, 60대를 적대시하며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를 폐지해야 한다는 감정섞인 주장을 펴기도 한다. 가파른 현실에 대한 변화의 열망이 어디 특정 세대의 전유물인가. 무절제한 욕구 분출은 더 이상 젊음의 특권이 될 수 없다. 길 잃은 ‘절망과 분노의 세대’를 마냥 벌판에 내버려 둬선 안 된다. 국가의 미래가 걸린 일이다. 박 당선인은 2030세대를 포함해 자신에게 등을 돌린 ‘48% 국민’을 끌어안아야 한다. 관건은 인사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선과 내년 2월 출범할 박근혜 정부 내각인사가 국민통합의 시금석이다. 그제 발표한 대통령직인수위 인선은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통합당도 “나름대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인사”라고 논평했듯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박 당선인의 첫 인사는 결코 진선진미한 것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시 꺼내어 말하기도 거북스럽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인수위 ‘윤창중 수석대변인’ 인사는 ‘하품’(下品)이다. 개인의 이념성향을 뭐라 하는 게 아니다. 사실 극우든 극좌든 이념 스펙트럼의 맨 끝에 놓인 사람까지 두루 살펴 쓰는 게 탕평정신 아닌가. 그러나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상대를 곧 ‘악’으로 규정하고 섬뜩한 막말을 늘어놓는 인물이 다른 자리도 아니고 국민통합시대 ‘대변인’직을 맡는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탕평인사도 최소한의 적재적소 원칙이 지켜질 때 빛을 발하는 것이다. 쓰임새가 잘못됐다. 실제로 일을 하면서 유연성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공허한 얘기다. 표범은 제아무리 용빼는 재주가 있어도 자기 반점을 바꿀 수 없는 법이다. 무엇이 개인을 위한 일이고 당선인을 위한 일이고 국가를 위한 일인지 윤 대변인은 곰곰 생각해 보기 바란다. 유취만년(遺臭萬年)의 우를 범할까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사직소가 그립다. 이명박 정부 초기 고소영·강부자라는 이름의 안타까운 ‘인사재앙’을 국민은 기억한다. ‘인사 트라우마’에 시달려온 국민으로서는 인사에 관한 한 새 정부에서만큼은 좀 제대로 해주길 고대하고 있다. 인사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면, 잘못하지 않으면 잘한 것이라는 말장난 같은 말까지 있겠는가. 그러나 박 당선인이 대선 기간 내내 강조한 국민대통합 ‘100% 대한민국’의 초심만 잃지 않는다면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좌절의 늪에 빠진 절반 가까운 반대 진영을 하나로 아우르는 일이다. 권력의 동심원에 갇힌 ‘그들만의’ 인사로는 안 된다. 파천황의 포용인사가 필요하다. 초대 총리의 상징성에 성패가 달렸다. 심정적인 대연정의 자세로 ‘적진’에 뛰어들어 물속 깊이 몸을 숨긴 잠린(潛鱗)을 건져 올려 쓰면 어떨까. 뺄셈이 아닌 덧셈, 나아가 곱셈의 미학까지 보여주는 용인술을 발휘해야 진정한 의미의 국민대통합이 완성된다. 우리 곁에 다가온 탕평, 그것은 마땅히 분열의 시대를 녹이는 치유와 희망의 다른 이름이어야 한다. jmkim@seoul.co.kr
  • 한국사회 ‘2030 vs 5060’ 양분화… ‘세대간 전쟁’으로 번질 수도

    세대별 뚜렷한 투표 성향이 승패를 가른 18대 대선 이후 세대 갈등이 격화되더니 ‘갈등’ 수준을 넘어 ‘전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한국 사회가 아예 2030세대와 5060세대로 양분돼 가는 분위기다. 지역·성별·빈부·이념 등 여러 갈등의 한 축이었던 세대 갈등은 이제 사회 분열의 핵심 축으로 등장하게 됐다. 대선 직후 포털사이트를 달군 노인 무임승차 폐지 논란은 시작일 뿐이다. 한 네티즌이 포털 사이트에 “노인 무임승차를 전면 폐지해 주시기 바란다.”며 올린 이 청원에는 25일 현재까지 1만여명이 넘는 네티즌이 서명했다. 기초노령연금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에 이어 아예 70세 이상 노인들에게 투표권을 주지 말자는 청원도 등장했다. 이 청원에 서명한 네티즌들은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알바(아르바이트)의 늪에 빠졌는데도 노인들은 자기 욕심만 찾으려는 이기주의로 투표권을 남발하고 있다.”며 감정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세대 갈등이 사회적으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새 정부가 서둘러 세대 갈등을 봉합하지 않는다면 갈등 수준을 넘어 전쟁으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 세대 갈등은 주로 정치·문화적 차이에서 표출됐고 이후에는 한정된 경제적 자원을 둘러싼 세대 간 주도권 싸움으로 나타났지만 지금은 정치·경제·문화적 차이가 복합돼 고차방정식만큼 복잡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세대 갈등도 극단적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부모와 자식 세대라는 끈끈한 연대감, 결국은 가족 구성원이란 점이 세대 갈등의 표출을 억제하고 있었지만, ‘88만원 세대’에 이어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로 내몰린 2030세대의 상실감이 대선을 계기로 증폭돼 세대 갈등과 계층 갈등이 결합된 형태로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난한 2030세대와 돈, 권력, 지위를 가진 5060세대의 정면충돌이다. 노인을 부양해야 할 젊은 층은 일자리가 없고, 세대 간 부양 형태인 국민연금 등을 통해 부모 세대를 책임질 경제력도 없는 반면, 노인이 될 50대는 대부분이 안정적인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를 갖추고 있다. 2030세대의 상실감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퇴직을 강요당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들도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젊은 세대와 다퉈야 한다. 외국의 선진 복지 시스템을 접한 고학력자가 많아 노후 복지에 대한 기대는 크지만, 한국의 복지 시스템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에 대한 요구는 높아지고 있지만 쓸 수 있는 재원 역시 한정돼 있다. 복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세금은 젊은 세대의 몫이다. 세대별 이해와 양보, 통합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갈등과 불신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이번 대선 부터는 5060세대가 늘어나고 2030세대가 줄어들었다. 대선뿐만 아니라 총선도 5060세대의 손에 달린 셈이다. 일부에서는 5060세대가 사회적 압력 집단으로 대두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선거에서 이기려면 정치권도 유권자 비중이 높은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노령연금 제도 등의 정책을 집중 개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젊은 세대가 정책적 수혜를 받지 못하고 소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고령층에 의해 주도되기 시작하면 젊은 층은 정치적 의사 결정에서 점차 배제돼 정치적 갈등이 한층 더해진 세대 갈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대 간 타협을 통해 정년을 연장하고 젊은 층이 진출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실질적 대통합을 보여 주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함께 이기는 법/이소영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4년

    [옴부즈맨 칼럼] 함께 이기는 법/이소영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4년

    지난 19일,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당선으로 마무리됐다. 박 당선인은 국민 대통합을 이끌어 내겠다고 다짐했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역시 통합의 정치를 당부했다. 하지만 대선에 임했던 후보자들의 바람과는 다르게, 민심은 통합은커녕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투표율 75.8%에 51% 대 48%, 108만 표 차이. 최근의 선거들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높은 투표율과 적은 득표율의 차이, 선거전 당시의 적극적인 이념 공세로 인해 대선이 끝난 후에도 국민 간의 ‘대결’ 구도는 가시지 않고 있다. 지역에 따른 투표 경향도 여전한 데다 이번 대선에서는 2030세대와 5060세대 간의 차이도 극명히 드러났다. 선거가 열성적으로 치러진 만큼 낙선한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의 실망은 여느 때보다 크다.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해 헤어졌다는 연인의 이야기도 주변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대선 결과에 실망해 생업을 휴업하고 나선 사람부터, 대선 후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불면증과 식욕 부진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다. 많은 이들이 말 그대로 ‘선거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겪고 있는 셈이다(12월 22일자). 대선의 후폭풍은 심리적인 데에만 그치지 않았다. 문 후보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으로 높았던 광주에는 이념 공세와 조롱이 쏟아지고 있고, 노인들이 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보니 국민 복지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으니 무임승차제를 폐지해 달라(12월 24일자)는 집단 청원이 제기되는 등 분열의 양상이 심각하다. 대선의 여파가 국민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선을 ‘통합’의 선거라고 하기에는 확실히 무리가 있겠다. 물론 누군가가 당선되면 누군가가 낙선하기 마련이고 지지자들의 환희와 실망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선거 이후까지 이러한 경향이 계속되는 것은 다소 위험한 일이다. 그래서 더욱 힘주어 말하고 싶다.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국민은 아무도 없다. 낙선한 문 후보는 선거 결과에 대해 “저의 실패이지 새 정치를 바라는 모든 분들의 실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했듯, 이번 선거는 한 당과 후보자의 승리이고 패배이지 그를 지지한 일부 유권자의 승리 혹은 패배가 아니다. 분열을 넘어 국민 전체의 승리로, 상생과 공존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당선자가 확정된 만큼 대선 이전의 경마식 보도와 대선 직후의 국민 분열 묘사는 이제 멈춰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한 보도다. 12월 24일자 기사인 ‘‘미래 수혜자들’ 당선인에게 바란다’나 ‘박근혜 정부시대 정책분석’(12월 21일자) 기사와 같이, 누구를 지지했느냐와는 관계없이 진정 모든 이의 꿈이 이뤄질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이러한 보도가 대선 전 ‘내게 대선은 [ ]다’ 연재(10월 30일자)와 같이 보다 세밀해질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선거 보도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전망을 제시하고, 박근혜로 대표되는 시대정신에 열광 혹은 비판했던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대선 후의 폐허에서 조각 난 민심을 끌어모아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발판을 만드는 것이 분열의 시대에 언론이 해야 할 일이다. 후보 간의 싸움은 끝났다. 이제는 국민의 새로운 싸움이 시작될 것이다. 누구를 지지했느냐와 관계없이,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요구하고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해 가면서 자신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투쟁을 해 나가야 할 때다. 오직 선거 때만 자유로운 국민이고, 선거가 끝나면 다시 노예가 된다는 루소의 굴레를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 대통령은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을 망칠 수도 없다. 앞으로 5년간 우리네 삶이 긍정적으로 변한다면 우리 모두는 승리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직 승리하지도, 패배하지도 않았다. 대선 승리를 향한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 [시론] 자신과 반대를 이해하는 일/백가흠 소설가

    [시론] 자신과 반대를 이해하는 일/백가흠 소설가

    대선이 끝났다. 이번 투표는 두 진영 모두 역대 최고의 득표로 마무리됐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어느 때보다 짜릿한 승리감을 맛보았을 것이고, 민주당 지지자들은 말할 수 없는 아쉬움을 느꼈을 것이다. 투표의 시대적 의미는 정황이나 정세에 따라, 또 경제적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번 선거는 보수정권의 탈서민 정책 심판에 그 의미를 두고 출발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며 이에 대한 정책 싸움은 완전히 사라지고 후보들 이미지에 국민의 민의가 움직이는 형국으로 전환되었다. 이미지 싸움은 집권세력의 연장을 바라는 이들의 바람이기도 했고, 결국 결과를 놓고 보면 집권당의 프레임이 성공했다. 국민이 정책에 대한 방향성이나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해법을 가진 후보에 투표했다기보다, 오로지 이미지로써 모든 것을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의 키워드가 향수, 세대, 지역, 남녀 성대결 등과 같은 것이었다는 점에서 무엇이 우리의 선택을 결정했는지 자명한 일이다. 찬성한다기보다 반대하는 것에 대한 이미지의 판단이 가장 큰 변수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선거였다. 결과만 놓고 논하자면, 승리한 새누리당은 후보의 이미지 선점에 성공한 셈이겠고, 민주당은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옳겠다. 그런데 이러한 이미지 투표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시작되는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어느 투표나 마찬가지겠지만, 선거는 이긴 자가 남긴 성과보다도 패한 자의 상처가 큰 법이다. 투표는 국민의 다양성에 대한 표출이어야겠지만, 우리의 현실은 아직 그러한 대의를 반영하기에는 미숙한 면이 없지 않은 것 같다. 결과를 놓고 보니, 정치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오간 데 없어졌고, 오로지 세대 간에 펼쳐진 시선의 어마어마한 간극만을 확인한 셈이 되었다. 더 큰 문제는 세대별로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관점과 인식이 달랐다는 것을 확인한 일이다. 선거에서 이겼는지 몰라도 새 정부가 어렵고 위험한 문제를 떠안게 된 것은 분명하다. 새 정부가 정책으로 한 세대의 욕구를 정책에 반영함으로써 세대 간의 갈등을 좁히기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2030세대는 IMF 외환위기로 촉발된 국가의 총체적 난국을 온몸으로 뚫고 자라난 세대이다. 정치적 정체성, 경제개념 등이 새롭게 정립된 세대이다. 이는 과거 수구적 역사 아래 길든 세대의 가치관과 결별을 의미한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번 선거가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선택이었다. 스스로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이 무한경쟁에 내몰린 자신들의 처지에 대한 변화 욕구와 현재 상황을 초래한 과거 세력에 대한 심판의 의미가 크다. 반대로 중장년층의 이번 선거에 대한 관점은 젊은 세대와는 달랐다. 고령화 사회로 가는 길목, 사회 주체로서의 소외에 대한 불안감, 이념적 정체성 등이 주된 관점이었다. 세대 간에 벌어진 사회적, 정치적 관점에 대한 간극을 어떻게 좁히는가 하는 게 새 정부의 가장 큰 과제로 남았다. 선거가 끝나고 젊은 친구들이 주로 소통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는 선거 패배에 대한 절망과 중장년층에 대한 비난이 봇물을 이루었다. 연말이면 겨우 정성이 모이곤 했던 사회 기부가 예년만 못하다고 한다. 노인들에 대한 자극적인 폄하와 비하가 떠돌기도 한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선택이 좌절된 것에 상심이 큰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절망감의 표출이 불특정한 사람들에게 더해지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자칫 이번 선거가 세대 간 반목과 갈등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학생들의 문자가 넘쳐난다. 대부분의 내용은 선거가 끝나고 거의 매일 부모와 싸운다는 얘기들이다. 부모세대는 자신들의 과거로 자식들을 이해할 수 없고, 자식들은 지금의 현실로 부모세대를 이해할 수 없는 법이다. 서로 반대했던 것이 세대가 아니었음을 상기하자. 승리한 여당의 선거 프레임에 갇히게 된 것은 아닌지 반성하자. 넓은 마음, 이해와 미덕으로 패배감에 젖은 우리 젊은 세대의 진심 어린 목소리를 진심으로 끌어안아야 하겠다.
  • [대선 이후 정국] (하) ‘위기의 진보’ 앞날은

    [대선 이후 정국] (하) ‘위기의 진보’ 앞날은

    진보진영의 참패로 끝난 18대 대선은 사회적 약자들의 불만이 곧바로 진보의 동력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줬다. 30대와 함께 진보적이라고 여겨졌던 20대는 실리적 투표 성향을 보였고 저소득층의 상당수에서는 보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진보가 스스로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를 꾀하지 않고 2030세대의 표심과 소득별 계층의 표심에만 의존해서는 정권을 잡을 수 없음이 이번 대선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스스로 혁신 못하면 도태 불가피 전문가들은 진보 스스로 혁신하지 않는 한 도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중들이 동의하지 않는 것을 설득시키려 하지 말고 전 세대의 선호를 반영한 실용정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당장 진보의 추상적 언어 부터 구체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잘살아보세’라는 구호가 1970년대 고도성장의 향수를 자극하는 슬로건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민주당에게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추상적 구호 보다 더 명쾌한 해법을 원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3일 “진보가 새롭게 내놓을 수 있는 상품에 대한 본질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선거는 항상 변화를 잉태한다. 진보진영에선 이번 결과를 후퇴라고 보지 말고 브라질 전 대통령 룰라와 같은 리더십으로 보수의 제3의 길과 진보의 제3의 길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브라질 룰라 경제정책서 배워야 좌파로서는 최초로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된 룰라는 경제정책에서는 전임 우파 정권과 연속성을 갖되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정책은 차별화했다. 그러면서 불평등을 완화시키고 브라질의 고질적인 빈부격차 문제를 해결했다. 자신의 이념적 노선보다 대통령으로서의 현재 과업에 충실하며 퇴임 후 더 존경받는 정치 지도자로 남았다. 진보의 부정적 언어를 긍정적 언어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야권 인사는 “예전의 진보는 개혁과 변화였는데 지금은 종북 좌파에 대선 후보 TV토론 이후 싸가지 없는 애들이란 이미지까지 더해져 밑바닥으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진보적 가치를 찾기 이전에, 진보의 언어를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것에서 희망의 언어로 바꾸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진영의 인적 자산은 그래도 이명박 정부 이전보다는 풍부한 편이다. 진보는 2007년 보수 세력이 정권을 잡은 이후 위기감에 끊임없이 인물을 길러냈고, 시민사회 세력과 폭넓게 손을 잡았다. 안철수 전 후보와 김두관 전 경남지사,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등 기존 주자 외에 안희정 충남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야권의 차기 주자로 거론된다. 조국 서울대 교수 등 시민사회 세력에서 의외의 인물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여준 전 민주당 국민통합추진위원장 등 중도 보수 성향의 인물과도 충분히 화학적 결합을 할 수 있음을 이번 대선을 통해 보여줬다. ●安 귀국후 진보세력 재편될 듯 변화와 쇄신이 이뤄진다면 5년 뒤 재기에 나설 수 있는 자산은 풍부한 상태다. 관건은 민주당 주류 세력과 전통적 야권 지지층이 기득권을 내려놓을 수 있는지에 달렸다. 안 전 후보가 미국에서 돌아온 뒤 ‘안철수 세력’이 민주당 개혁의 리더로 나서든, 안철수를 중심으로 정계개편이 이뤄지든 기존 진보세력의 해체와 재구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안철수 발 정계개편은 진보의 향후 미래를 결정할 1차 위기이자 변화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이제 ‘차이’를 넘어 세대공존의 지혜 모을 때

    인터넷상에 노인복지 축소 청원운동이 벌어져 대선 이후 세대 간 갈등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 누리꾼이 포털사이트에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폐지 청원을 올리자 1만여명이 서명했다고 한다. 이 누리꾼은 “노인들이 국민 복지에 대해 달갑게 생각하지 않으니 이들이 즐겨 이용하는 무임승차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50~60대가 보편적 복지에 반대하는 박근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으니 그들이 누리는 복지혜택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지지한 후보가 패배한 데 따른 상실감과 박탈감이 크리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이 간다. 하지만 그런 식의 무분별한 ‘욕구분출’이 과연 타당한 것이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무임승차 폐지운동에 대한 20~30대의 호응은 만만치 않다. 당초 7000여명 서명을 목표로 했으나 이틀 만에 9000여명을 넘겼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한발 더 나아가 노인들 역시 선별적 복지가 필요하다면서 기초노령연금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방송3사 대선 출구조사 결과 20대 유권자의 65.8%, 30대의 66.5%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62.5%, 72.3%가 박근혜 당선인에게 표를 몰아줬다. 노인복지 축소 청원은 이 같은 세대 투표의 후유증이 결코 간단치 않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선거 이후까지 세대별 편가르기를 어어가는 것은 온당치 않다. 선거 결과에 대한 승복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박 당선인이 보편적 복지에 반대했으니 선별적 복지를 실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패배한 이후 새누리당 역시 0~5세 무상보육정책을 펴는 등 선별복지에서 무상복지로 나아갔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소수이지만 세대 간 갈등을 우려하며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50~60대는 20~30대의 어머니이고 아버지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공동체의 소중한 일원이다. 20~30대는 미래세대답게 욕구와 분노를 다스리고 성숙한 시민의식, 공동체 의식을 새롭게 하기 바란다. 박 당선인과 그를 선택한 50~60대 기성세대 또한 2030세대와의 공감대를 넓히는 데 한층 진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세대 간 ‘차이’를 극복하고 공존의 지혜를 모을 때다.
  • 2030의 33% ‘朴선택’ 왜

    2030의 33% ‘朴선택’ 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된 것은 보수 성향의 중·장년층 유권자가 결집한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박 후보는 이번에 20~30대로부터도 예상을 뛰어넘는 지지를 받았다. 방송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의 33.7%, 30대의 33.1%가 박 후보를 지지했다. 야권 성향이 강한 2030 세대의 3분의 1이 박 당선인을 선택한 것이다. 5년 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20대 17.5%, 30대 25.4%의 표를 얻는 데 그쳤다. ●“젊은 사람도 박근혜 찍는다” vs “무식한 젊은 사람” ‘젊은 보수’의 표심에 대해 20일 온라인에서는 온종일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박 당선인 측 지지자를 향한 문재인 후보 측 지지자들의 비난과 원망이 많았다. 어떤 네티즌이 “나는 20대 박근혜 지지자다. 젊은 사람도 박근혜를 지지한다는 게 결과로 드러났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리자 아이디 @jea***는 “젊은 사람이라고 하지 말고 ‘무식한 젊은 사람’이라고 해라. 머리에 뭐가 들었느냐.”고 쏘아붙였다. @682***는 박 후보를 찍은 자기 선배를 향해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당신이 내 선배라는 것도 같은 20대라는 것도 X팔린다.”고 썼다. 포털 사이트에는 “박근혜 찍었다가 여자친구랑 헤어졌다.”, “박근혜 뽑은 친구랑 절교했다.”는 대학생의 글도 올랐다. ●“등록금 벌고 스펙 쌓느라 사회 문제에 관심 떨어져” 전문가들은 2030세대를 이른바 ‘386세대’로 불리는 40대 민주화 세대와 동일시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은 “386으로 불렸던 윗세대들이 민주화 운동과 경제위기 등을 겪으며 정부 등에 대한 불신과 저항정신이 컸던 반면 지금 젊은 층은 취업 문제를 빼면 사실상 정부나 사회 비판과 괴리된 삶을 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희준 동아대 교수는 “요즘 젊은 층은 등록금 벌이, 스펙 쌓기, 취업 활동 등에 내몰리면서 사회적 문제에는 관심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부모에 순응하며 자란 20대는 투표장에서 40대 후반 이상의 부모들과 동일한 선택을 한다.”고 설명했다. 청년 정책에서 두 후보 간 차별성이 부족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유 연구부장은 “젊은 층 공략을 위해 민주당이 청년고용 할당제라는 카드를 내밀었지만 양극화 해소·일자리 창출을 내세운 새누리당의 청년정책 역시 표심을 흔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젊은 층이 좌절로 받아들이지 않게 정책 지원해야” 야당의 과도한 복지 공약이 젊은 층의 이탈을 불러왔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문조 고려대 교수는 “숨어있던 2030 보수층이 투표로 제 색깔을 드러냈다.”면서 “야권의 복지정책이 훗날 젊은 세대에게 짐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박 후보를 지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젊은 보수’가 늘었지만 여전히 야권 성향이 강한 젊은 층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는 “젊은 층이 이번 선거를 좌절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박 당선인이 정책적 지원과 배려로 화답해야 한다.”면서 “젊은 층도 세대의 힘을 보여줬다는 데 자부심을 가져라.”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도 “박 당선인은 이제 전 국민의 대통령이기에 젊은 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껴안아야 한다.”면서 “유권자들도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안정을 찾아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양극화된 정치권, ‘타협·협조·합의의 리더십’으로 풀어야

    양극화된 정치권, ‘타협·협조·합의의 리더십’으로 풀어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8대 대선에서 승리하며 보수의 재집권이 이뤄졌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살펴보고 향후 5년간 박근혜 정부가 가야 할 길을 전문가 좌담을 통해 짚어봤다. 20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열린 좌담에는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김형준 명지대 교수,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득표율에서 나타난 51.6%대 48%란 팽팽한 힘의 균형을 갈등이 아닌 협력체제로 만들 수 있느냐에 박근혜 정부의 성패가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이 박 당선인을 승리로 이끌었나. -김형준:첫째, 야권이 승리하려면 후보가 중심이 돼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데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후보는 그러지 못했다. 마지막 2%를 극복하지 못했던 것은 자기 브랜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가 되자마자 했던 게 노무현 정신의 계승이었고, 패착도 있었다.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데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역은 빼고 가니 많은 국민들, 특히 50~60대는 또다시 이념 대결이 오는 게 아니냐고 생각했을 것이다. 두번째 승인은 보수대연합이다. 유권자 진영에도 굉장한 변화가 왔다. 2030세대가 줄고 보수 성향이 강한 5060세대의 비율이 늘었다. 문 전 후보가 승리하려면 치열한 경선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안철수 전 후보를 이겼어야 했다. 후보단일화 실패로 박 당선인이 반사이익을 봤다. -김윤철:민주당은 호남 지역 기반 외에 별다른 사회 기반이 없었다.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가 기대한 것은 비전 제시 능력이었는데 여기에도 실패했다. 예를 들어 북방한계선(NLL) 논란 당시 단순히 ‘포기한 게 아니다.’며 부인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파고 들어가 대북·대중국 정책의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다. 결국은 새누리당 프레임에 말려들어간 것이다. 정당 쇄신도 못했고 단일화에 의존하니 민심이 등을 돌렸다. -윤희웅:민주당이 현 정권 심판론과 박 당선인의 공동책임론을 주장했지만, 심판의 대상은 이명박 대통령, 싸움의 대상은 박근혜 당선인이다 보니 심판과 경쟁의 대상이 불일치했다. 심판론 자체가 작동하기 힘들었다. 시대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 민주화, 복지 확대, 정치 쇄신은 야당이 오랫동안 주장해 왔던 것인데, 새누리당이 이를 적극 수용하면서 쟁점화·전선화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세밀한 부분까지 거론하며 목소리를 키웠어야 했는데 차별화에 실패했다. →문재인 전 후보의 패인은 무엇이었나. -김형준:안 전 후보와의 단일화 싸움에서 이기면 승리한다고 맹신했다. 단일화에 치중하다 보니 박 당선인이 민생대통령,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얘기하는 동안 ‘사람이 먼저다’라는 추상적 선거구호로 끌고 갔다. 새 정치가 이뤄지면 나의 삶이 어떻게 좋아진다는 연결 고리도 만들지 못했다. 외연을 확대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이념적 문제를 강화시키는 패착을 범했다. -김윤철:친노와 386의 ‘인질정치’ 때문이다. 중도를 끌어들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는데, 손학규·정동영 등 잠재적 경쟁력이 있는 사람들을 배제했다. 친노 위주의 조직 구도, 그들이 주도하는 선거 캠페인이 가장 큰 패인이다. -윤희웅:대중의 욕구, 실용적 정서에 대한 고려도 미진했다. →이번 선거에서 지역과 세대별 대립구도가 두드러졌는데. -김윤철:예전의 지역구도는 약해지는 상황이지만 세대는 더욱 분화됐다. 20대에서도 박 당선인을 지지했다. 2030세대는 진보적, 5060세대는 보수적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이 맞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형준:난 다르게 본다. 세대갈등뿐만 아니라 지역갈등이 오히려 강화됐다. 박 당선인의 대구 득표율은 80.1%이고 문 전 후보의 광주 득표율은 92%다. 어떻게 지역주의를 빼놓고 얘기할 수 있겠나. 지역주의 강화 DNA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다. 새 대통령은 이 부분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예전에는 40대가 방향타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20~40대가 하나로 묶이고 50~60대는 따로 가고 있다. 이게 바로 세대 갈등이다. 이념·세대·지역 갈등까지 겹쳐진 복합 갈등의 시대가 왔다. →박근혜 시대의 과제는. -김윤철:양극화된 정치적 지형의 화합이 필요하다. 경제 민주화를 하려고 해도 조세정책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치세력 간 타협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팽팽한 힘의 균형을 갈등으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 협력체제로 끌고 가는 리더십이 중요해졌다. -김형준:한국의 정치는 ‘극단·파워·포퓰리즘’으로 요약된다. 앞으로 ‘타협·협조·합의’의 정치로 바꿔야 한다. 정치권이 극단으로 가면서 나타난 게 ‘안철수 현상’이다. ‘안철수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 박 당선인은 깊이 성찰해야 한다. 자신도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식의 대전환이 전제되지 않으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윤희웅:수평적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경제위기 극복과 악화된 환경 개선이 절실하다. 민생을 강조해 대통령이 됐는데 개선되지 않는다면 대중들은 참여정부 때처럼 빠르게 등을 돌릴 것이다. 50대 이상 유권자까지도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것이다. →박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김윤철:사상 첫 과반 대통령의 탄생은 별 의미가 없다. 다수의 절대 지지를 받았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큰일 난다. 민주당도 안철수로 대표되는 제3세력을 반정부 에너지로만 이용하려고 한다면 큰코다친다. 과반 대통령이란 사실을 빨리 잊고 시민 참여 주도형으로 정치 전반을 바꿔야 한다. -김형준:청와대, 새누리당, 국회가 모두 박 당선인 추종세력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일사불란한 체제가 만들어지면 상호 균형이 깨진다. 이명박 대통령도 과반을 믿고 단독으로 밀어붙이다가 실패했다. 통치연합, 선거연합의 불일치가 왔을 때 그 대통령은 100% 실패한다. 선거 때 도움을 받았다가도 통치하면서 잘라내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노무현 정부다. 박 당선인의 딜레마라는 것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보수대연합을 이뤘는데 새 정치를 하려면 그걸 깨야 한다는 것이다. 겉으로 봐선 안정적이지만 실제로는 불안정 요소를 갖고 있다. -윤희웅:선거 과정에서 경제 민주화, 검찰 개혁에 대한 합의가 여야 간에 이뤄졌다. 회피하지 말고 하나씩 국민적 지지를 유지하며 5년간 국정관리를 해낼 가능성이 높다. →박 당선인을 둘러싼 외부 환경도 만만치 않은데. -김형준:앞으로 경제 위기가 심화되는데도 경제 민주화를 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기대치는 상승했는데 외부적 환경이 어렵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외생적 변수에 의해 위축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내년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폭풍이 올 수 있다.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말고 하나의 성공을 위해 집중해야 한다. -윤희웅:박 당선인은 대북정책과 관련해 전향적인 발언을 했다.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의 로켓 발사 등으로 대북감정이 악화된 상태다. 남북 협력으로 가겠다고 하면 핵심 지지층인 강경 보수는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핵심 과제다. -김윤철:박 당선인이 시민 참여 구조로 대북정책을 잘해 낸다면 반대층이 지지층으로 갈 수 있다. 보수성향의 5060세대도 남북관계는 이념적 문제를 떠나 전략적으로 잘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김형준:좀 걱정되는 게 박 당선인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표현을 썼다. 곧 신뢰가 한반도 평화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도 비핵·개방이 조건이 돼 멈춰선 것이다. 이미 북한에서 로켓을 쐈고 신뢰는 깨졌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하고 간다면 5060세대의 반감을 살 수 있다. →향후 정계개편 등 정국을 진단하면. -윤희웅:새누리당은 박 후보의 당선으로 당장 보수의 재구성이 이뤄지긴 쉽지 않다. 반면 민주당은 해체 수준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진보만 강조해서는 큰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려워 야권도 변화될 수밖에 없다. 안 전 후보가 민주당의 새로운 리더로 나타날 수도 있다. 1차 민심 위기가 언제 도래하느냐에 따라 정계개편과 안철수의 등장이 맞물릴 것이다. -김형준:아무리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있다고 해도 2월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데 임팩트가 얼마나 있겠는가. 안 전 후보도 내년 4월로 시점을 잡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계 개편은 서서히 진행될 것이다. 1년간 박근혜 정부의 통치 형태를 보며 엄밀히 따질 것이다. 사회 오일만차장 oilman@seoul.co.kr 정리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선거 공식’ 이번엔 안 통했다

    18대 대선은 범보수와 범진보 간 맞대결로 치러지면서 그동안 통용돼 왔던 ‘선거 공식’들이 상당수 깨졌다. ●文-安 ‘아름다운 단일화’ 실패 발목 우선 ‘단일화 불패 신화’를 꼽을 수 있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 김대중·김종필(DJP 연합) 후보 간 단일화는 헌정 사상 첫 정권 교체의 초석이 됐고, 2002년 16대 대선에서 노무현·정몽준 후보 간 단일화는 진보 정권 10년이라는 이정표를 세우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는 ‘아름다운 단일화’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후보가 국민들의 과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5060세대’ 응집력… ‘2030’ 누르다 투표율과 지역별, 세대별 득표율 등에서 공고했던 공식들도 허물어졌다. 투표율이 높으면 ‘보수 후보 필패’였던 징크스가 깨졌다. 15대 대선 이후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진보 후보(김대중·노무현)가 승리했고 그 이하면 보수 후보(이명박)가 당선되는 구도였다.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75.8%로 집계됐다. 15대 대선(80.7%)보다 낮지만 16대(70.8%) 때보다 5.0% 포인트나 상승했다. 최근 선거에서 볼 수 없었던 높은 투표율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은 선거 당일 비상이 걸렸고 민주당은 기대감이 고조됐다. 진보 성향의 ‘2030세대’가 대거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이 올라갔다고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5060세대’의 응집력으로 드러났다. 당선인과 서울 지역·40대 간 ‘득표율 상관관계’도 깨졌다. 1997년 이후 서울 지역에서 패배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박근혜 당선인은 서울에서 48.18%의 득표율을 기록해 문재인(51.42%) 전 후보보다 3.24% 포인트 뒤졌지만 인천, 경기에서 선전해 만회했다. 또 ‘40대 유권자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면 낙선한다’는 징크스도 깨졌다. 박 당선인은 40대 득표율에서 문 전 후보에게 뒤졌지만 ‘5060세대’의 압도적인 지지로 승리했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는 박 당선인이 44.1%의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돼 문 전 후보(55.6%)에게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50대에서 62.5%, 60대 이상에서는 무려 72.3%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왔다. ●“충북 얻는 자 대권 잡는다” 또 입증 반면 징크스를 이어 간 것도 있다. ‘중원’(충북)을 얻는 자가 ‘대권’을 잡는다는 징크스는 계속됐다. 박 당선인은 충북(56.22%)에서 문 전 후보(43.26%)와 격차를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1987년 직선제 부활 이후 충북에서 패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적이 없었다. 또 ‘깜깜이 선거 기간’(선거일 6일 전부터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의 민심이 선거일까지 이어진다는 속설도 계속된다. 박 당선인은 선거법상 공표할 수 있었던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문 전 후보를 3~5% 포인트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新지역주의’ 조짐?

    지역주의의 부활일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과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승리하면서 신지역주의가 만들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인물론으로 고질적인 지역주의가 약화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것이다. 영남과 호남으로 갈라진 지역주의 투표 성향은 올 대선에서도 여전했다. 오히려 더 강해진 측면도 있었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정치외교학부)는 “문 전 후보가 부산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지지를 덜 받은 것”이라며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도 “지역주의는 상수로 존재하는 것으로 올 대선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이른바 인물론으로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했지만 결국 극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지역주의가 만들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형준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박 당선인이 서울과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승리함으로써 신지역주의 형태가 만들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른바 ‘영남+충청’의 지역구도가 만들어 졌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충청 지역 정당인 선진통일당과 합당을 하고 박 당선인도 충청에 연고를 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의 지지선언을 이끌어내면서 이른바 ‘영남+충청’의 지역구도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또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 김경재 전 의원 등을 영입하는 등 호남에도 공을 들여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보수 후보 가운데 처음으로 호남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지역주의보다는 세대별, 연령별 투표가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2030세대와 5060세대가 각각 진보와 보수로 갈라졌다는 것이다. 세대별로 지지후보가 나뉜 가운데 2030세대에 비해 투표적극성이 높은 5060세대가 당락에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2002년 16대 대선에 비해 2030세대의 투표율이 5~8% 포인트 올랐지만 5060세대도 이전보다 많게는 6% 포인트까지 투표율이 올라간 데다 인구수도 많아지면서 더 큰 위력을 발휘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조사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이번 대선은 세대별, 연령별 투표가 지역주의를 넘어 제1의 사회적 균열 구도로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2030세대는 진보, 5060세대는 보수로 구분하는 것은 세대별 성향을 너무 단순화했다는 것이다. 개혁에 대한 욕구가 높았던 386세대가 40대와 50대 초반을 차지하고 있어 50대를 단순히 보수로 분류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반대로 20대도 보수표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 박 교수는 “20대, 특히 남성의 경우 정치적으로는 보수적인 성향이 30대에 비해 더 강한 측면도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태도에서는 60대에 비해 20대가 더 강경할 정도로 꼭 세대별로 보수 진보가 구분됐다고 보기 힘든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선택 2012 D-1] 세대별 투표전

    [선택 2012 D-1] 세대별 투표전

    18대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간 당락을 좌우할 최대 변수는 단연 ‘세대별 투표율’이다. 전체 투표율도 중요하지만 세대별로 선호하는 후보가 뚜렷한 ‘한국의 대선 지형’을 감안하면 ‘2030세대’의 투표율이 ‘5060세대’의 투표율에 얼마나 근접하느냐에 따라 후보 간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 전문가들은 박·문 후보의 지지율을 초박빙으로 놓고 봤을 때 ‘2030 투표율’이 ‘5060 투표율’의 90%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박 후보가, 이보다 높으면 문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고 해석한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당시 진보 성향의 노무현, 권영길 후보를 70% 가까이 지지했던 30대가 10년 세월이 지나 40대가 된 지금도 비슷한 투표 성향을 이어 갈 것인지, 아니면 흐르는 세월과 함께 보수화의 길을 택할 것인지도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이번 대선에서 40대 유권자 수는 880만 4425명(21.8%)으로 세대별 유권자 가운데 가장 많다. 눈여겨볼 대목은 50대 이상 유권자 수가 지난 10년간 550만여명이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늘어난 총유권자 수(550만명) 중 세대별 증감을 고려하고 고령화 현상을 감안하면 사실상 모두가 50대 이상에 속한다는 의미다. 투표율 상승이 ‘2030세대’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에 따른 것도 있겠지만 50대 이상의 높은 투표율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17일 “2002년 16대 대선의 전체 투표율(70.8%)과 세대별 투표율을 현재의 늘어난 총유권자 수에 적용하면 전체 투표율은 72.8%로 자연스럽게 2% 포인트가량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서울신문과 엠브레인의 지난 12일 여론조사 결과(13일자 8면 참조)에서 나타난 두 후보의 지지율(박 45.6%, 문 43.3%)과 2002년 세대별 투표율을 적용해 시뮬레이션하면 지지율은 박 후보 52.9%, 문 후보 45.8%로 나타난다. ‘2030 세대’의 투표율이 10% 포인트 상승할 것을 가정해 시뮬레이션하면 박·문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51.9%, 46.8%로 조사된다. 이병일 엠브레인 이사는 “세대별 투표율 시뮬레이션에서는 문 후보의 지지율이 박 후보를 3~4% 포인트 앞서거나 ‘2030 투표율’이 ‘5060 투표율’의 90%까지 가면 문 후보가 유리하며 그렇지 않으면 박 후보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반드시 투표하겠다” 87.6%…부동층은 10.6%→9.9%로

    “반드시 투표하겠다” 87.6%…부동층은 10.6%→9.9%로

    이번 대선에서 처음 시행된 재외국민선거 투표율이 71.2%를 기록한 가운데, 19일 선거 당일 국내 투표율이 80%에 육박할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신문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의 12일 조사 결과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투표층이 87.6%로, 지난 5일 조사 때보다 4.9% 포인트 늘었다. 이 중 이탈할 수 있는 10%를 제외해도 77.6%에 달한다. 70.8%가 투표한 2002년 16대 대선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세대 별 투표율이 승패를 가를 최대 변수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연령별 적극투표층은 60대(93.3%), 50대(92.4%), 40대(87.8%), 30대(86.9%), 20대(78.0%) 순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주 지지층인 50대 이상에선 5일 조사 때보다 평균 4.5% 포인트 증가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주 지지층인 2030세대는 평균 7.8% 포인트 늘었다. 특히 30대는 일주일 전보다 적극투표층이 10.7% 포인트 늘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또 지난 조사 때는 박 후보 지지자의 87.8%가, 문 후보 지지자의 84.7%가 적극 투표 의사를 밝힌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박 후보 89.9%, 문 후보 90.4%로 역전되는 등 문 후보 지지층의 결집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라(89.4%)의 적극투표층이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경북(88.8%)보다 두꺼웠다. 지난 조사 때는 대구·경북(88.9%)이 광주·전라(84.6%)보다 많았다. 서울에선 86.8%, 경기·인천은 87.9%, 대전·충청은 80.6%, 부산·울산·경남은 90.8%, 강원·제주는 85.5%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했다. 부동층은 9.9%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 10.6%보다 0.7% 포인트 줄기는 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연령별로는 20대 13.1%, 30대 8.6%, 40대 10.9%, 50대 7.5%, 60대 9.3%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캐스팅보트’인 대전충청(16.5%)의 부동층이 가장 많았고 경기·인천(11.8%), 서울(10.9%), 강원·제주(9.1%), 부산·울산·경남(7.5%), 대구·경북(5.2%), 광주·전라(5.1%) 순이었다. 대전·충청은 일주일 전보다 부동층이 11.4% 포인트나 급증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선택2012 D-5] 서울신문·엠브레인 여론조사로 본 대선 4대 포인트

    [선택2012 D-5] 서울신문·엠브레인 여론조사로 본 대선 4대 포인트

    ‘대선 공식이 바뀌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여섯 번째 대통령 선거인 18대 대선에서는 정치 지형이 크게 달라졌다. 투표일(19일) 전 공표를 위한 여론조사가 허용되는 마지막 날인 12일 서울신문·엠브레인의 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은 45.6%,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43.3%,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0.9%로, 2002년 이후 10년 만에 보수·진보의 결집이 극대화된 양강 구도를 보였다. 이번 대선에서는 지역적 절대 구도가 약화됐고, 투표율은 첫 정권교체가 이뤄진 1997년 80.7%, 2002년 70.8%를 뛰어넘거나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대선 승부 요인으로 작용하던 병풍, 북풍, 검풍 등 ‘바람 선거’가 미미해졌다. 양강 구도의 고착화는 ‘지지 후보의 견고함’으로 나타난다. 이번 조사에서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10.9%에 머물렀다.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으로 ‘1강 2중’ 구도였던 2007년 대선 당시 공표된 마지막 조사에서는 지지 후보 교체 의사를 보인 유권자가 18.8%(한국갤럽)였다. 이번 대선에서는 동서(東西) 분할 양상이 뚜렷했던 전통적인 지역 대결 구도가 퇴색하는 대신 역대 어느 대선보다 ‘세대 대결’ 양상이 강화됐다.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는 서울~대전~부산으로 이어지는 ‘경부선’ 벨트가 주목받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의 지난 12일 현재 부산·경남(PK) 지지율은 40%를 넘나들고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부산 및 경남 득표율은 각각 29.9%, 27.1%에 그쳤다. 2007년 정동영 후보는 부산 13.5%, 경남 12.4%였다. 호남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은 꾸준히 1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서울신문의 이번 조사에서는 17.9%를 기록했다. 세대 간 ‘후보 호불호(好不好)’는 극단적으로 갈리는 모습이다. 이번 조사에서 박 후보는 50대 62.2%, 60대 이상 71.6%, 문 후보는 20대 53.0%, 30대 62.1%의 지지율로 각각 확연한 우세를 보였다. 투표율 상승도 전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79.9%다. 2007년 대선 때의 조사에서는 67.0%였으나, 실제 투표율은 63.0%에 그쳤다. 올해 선거인수 4050만명에 투표율 70%를 대입하면 투표자는 2835만명으로 지난 4·11 총선 때의 2181만명(투표율 54.2%)보다 700만명 가까이 늘게 된다. 정치권은 2030세대의 투표자가 대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대선 개입보다는 김정일 사망 1주기(17일)를 겨냥한 체제 결속용으로 인식돼 그 영향력이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추억과 나눔 위로와 만남 템플 스테이

    ‘연말 산사에서 격의 없이 만나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위로와 나눔의 시간을 가져보자.’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법진 스님)이 연말연시를 맞아 지난 한 해를 결산하는 이색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잇따라 마련한다. 이 프로그램들은 기존 템플스테이 행사와 달리 추억과 나눔, 위로와 만남의 테마에 초점을 맞춘 한시적 행사들이다. 이 가운데 대구 파계사가 마련한 ‘청춘(靑春) 템플스테이’는 이른바 2030세대를 위한 ‘위로’의 장. 22∼23일, 2013년 1월 12∼13일 두 차례에 걸쳐 위로와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템플스테이는 젊은 참가자들이 직접 내면을 들여다보도록 만드는 데 중점을 둔 행사라는 점이 특징. 힐링 감성시간인 힐링자자(自恣), ‘새벽의 별’ 명상과 참선 등으로 짜여진다. 서울 금선사가 22∼23일 1박2일 일정으로 마련한 템플스테이는 특별한 ‘만남’의 자리. 이 사찰의 템플스테이 200회를 맞아 지난 200회 동안 참가했던 3000여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다. 참가자들이 함께하는 ‘마음 나누기’를 비롯해 법문 듣기, 다도 강습, 타종 프로그램으로 짜여지며 기존 템플스테이에 참가했던 사람은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이 밖에 서산 서광사가 내년 1월 말까지 진행하는 템플스테이는 ‘나눔’의 자리. 매주 일요일 오후 다문화가정을 초청해 차별 없이 따뜻한 온기를 함께 나누고 있다. 한편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템플스테이는 올해 10주년을 맞아 전국 109개 사찰에서 각각 특색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사찰음식 나눔 캠페인을 비롯해 노동자·장애인·다문화 가정을 위한 행사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계층과 함께 어우러지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02)2031-2032.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朴·文, 5년 경제 큰 그림 못 보여줘”

    전문가들은 10일 대선 후보 초청 2차 TV토론에 대해 “경제·복지·일자리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임에도 정책적으로 깊이 있게 설명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의 토론에 대한 평가는 각각 달랐지만 향후 5년간 어떤 원칙을 갖고 경제를 운영할 것이냐는 큰 그림을 보여 주지 못했다는 데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했다. 경기침체 해소 대책은 박 후보가 우세했다는 평이 앞섰다. 그러나 경제민주화 토론은 전문가 대부분이 낮은 점수를 줬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박 후보가 그나마 구체적인 경기침체 해소 대책을 내놨지만 경제민주화는 말이 안 되는 내용이 많았다.”며 “특히 시장 공정과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로 경제권력의 독점을 해결하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경제민주화와 일자리 정책 토론에서 앞섰지만 소득 양극화와 경제권력의 집중화에 대한 대책을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세우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또 복지 분야 토론에 대해서는 “박 후보가 재정 문제에 얽매여 과감한 복지 공약을 내놓지 못하는 바람에 적극성이 떨어지는 게 아쉬웠고, 문 후보는 의료비 100만원 상한제 공약 등 보다 적극적인 내용이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도 “문 후보는 전반적으로 토론은 잘했지만 청년 실업을 어떻게 실현할지, 어떻게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할지를 얘기하는데 톱니가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오정근 고려대 교수는 “경제민주화는 야권에 유리한 주제인데도 문 후보가 공세를 취하지도, 그럴 기회도 잡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박 후보가 차분하게 설명을 잘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에 대해선 “2030세대 지지가 약해 청년 일자리를 강조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경제민주화 정책 토론의 수준이 너무 낮았다.”면서 “박 후보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와 문 후보를 엮으려는 전략에 실패했고, 문 후보는 박 후보가 이 후보와의 차이점이 뭐냐고 물었을 때 답을 하지 못했다. 상당히 힘든 TV토론이었다.”고 말했다. 김용호 인하대 교수는 “답변 시간이 1분30초로 제한돼 있다 보니 중요한 경제정책에 대한 후보의 철학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토론회 규칙에 대해 지적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IT 즐기고 공연도 보고~

    IT 즐기고 공연도 보고~

    ‘하드웨어 성능만 좋다고 다가 아니다.’ 겨울을 맞아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문화 관련 마케팅이 한창이다. 하드웨어 경쟁력에 이른바 ‘소프트 파워’(문화의 힘)를 녹여 자연스레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지난달 19일부터 8일까지 3주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플라툰 쿤스트할레’에서 각종 문화예술 행사를 체험할 수 있는 ‘G스타일 하우스’를 마련했다. 이곳에서는 케이블채널 ‘엠넷’의 인기 프로그램 ‘보이스 오브 코리아’ 출신 가수들의 콘서트, 뮤지컬 ‘헤이, 미스터빅’, 이상봉 디자이너의 ‘패션 한글을 입히다.’, 개그콘서트 출연자들의 ‘G스타일 토크쇼’ 등이 열렸다. LG전자가 이 행사를 치른 것은 ‘2030세대’에 전략 스마트폰인 ‘옵티머스G’의 성능을 알리기 위해서다. 업체는 방문자들을 위해 옵티머스G 체험공간을 마련해 ‘Q슬라이드’, ‘라이브 줌’, ‘듀얼 스크린 듀얼 플레이’, ‘안전지킴이’ 등 독창적인 사용자경험(UX)을 선보였다. ‘G스타일’은 LG전자가 옵티머스G를 홍보하기 위해 내세운 마케팅 전략이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만 틀에 박힌 것은 거부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뜻한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LG전자는 G스타일 하우스를 통해 옵티머스G의 브랜드 인지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디지털 카메라 등으로 유명한 올림푸스한국도 오는 22일 삼성동 올림푸스홀에서 ‘대중과 소통하는 클래식’을 테마로 콘서트를 갖는다. 공연은 모두 5차례에 걸쳐 진행되며, 문화사회공헌(CCR)을 목적으로 창단된 ‘올림푸스앙상블’이 참여한다. 22일 ‘믹스테잎: 시네마’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1월 ‘판타지 프롬 슈베르트’, 2월 ‘발렌타인’, 3월 ‘로맨티스트’, 4월 ‘앙코르’를 주제로 자선공연 형식으로 진행된다. 공연 정보는 올림푸스홀 웹사이트(www.olympushall.co.kr)와 문의전화(02-6255-3270)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의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페인도 함께 진행된다. 공연장에 별도 부스를 마련해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文 “우리 두사람 하나가 됐다”… 安, 주먹 들며 “투표해 주세요”

    文 “우리 두사람 하나가 됐다”… 安, 주먹 들며 “투표해 주세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7일 고향인 부산에서 첫 공동 유세를 벌였다. ‘최대 승부처’가 된 부산·경남(PK) 지역에서 ‘안철수 효과’를 통해 부동층과 2030세대의 표심을 어느 정도 끌어당길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안 전 후보의 뒤늦은 지원이 충분한 단일화 시너지 효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히 남아 있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는 이날 부산 시민이 모여든 서면 롯데백화점 지하분수대 앞에서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오후 5시 10분쯤 2000여명(경찰 추산)의 인파를 뚫고 두 사람이 함께 들어서면서 ‘안철수! 문재인!’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의 함성과 환호성이 점점 커졌다. 이에 화답하듯 둘은 손을 맞잡아 들어 올렸고 박수와 환호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문 후보는 마이크를 잡고 “반갑습니다. 부산 시민 여러분, 사랑합니다.”라면서 “저와 안철수 후보가 함께 왔다. 우리 두 사람은 이제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함께 힘을 합쳐 반드시 정권을 교체하고 새 정치를 위해 대선 이후에도 긴밀하게 협의하기로 했다.”면서 “아름다운 단일화를 완성시켜 준 안 후보께 큰 박수 부탁한다.”고 안 전 후보를 치켜세웠다. 안 전 후보 역시 “새 정치를 위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 잘 안다. 새 정치 실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40여명이 ‘부산법무법인 70억원의 진실을 규명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이는 소동이 있었지만 가벼운 해프닝으로 끝났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는 첫 공동 유세를 마친 뒤 개별 유세에 들어갔다. 문 후보는 남포역 7번 출구에서 30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집중 유세를 벌였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 부산 유세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건 처음 봤다.”며 혀를 내둘렀다. 문 후보는 “저 문재인과 안철수가 부산을 새 정치의 중심으로 만들고 있지 않나.”라면서 “이제 부산의 선택, 부산의 역사적 결단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어 서면 지하상가에서 시민들을 만나 유세를 벌였다. 안 전 후보는 자갈치역 BIFF 광장으로 이동해 시민들을 만났다. 한꺼번에 2500여명의 인파가 몰려 수행하던 허영 전 비서팀장이 안 전 후보를 두 차례 목말 태우기도 했다. 안 전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거나 주먹을 들어 보이며 “투표해 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소리쳤다. 안 전 후보는 부산역 광장에서 선거법 준수를 위해 마이크 대신 육성으로 1000여명의 시민을 상대로 유세를 벌인 뒤 상경했다. 앞서 벡스코센터에서는 박지원 원내대표, 정세균 상임고문 등 54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집결해 의원총회를 열었다. 최대 승부처이자 전략 지역인 부산 민심을 끌어당기기 위해 당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한 것이다. 갑작스레 부산 전역에 내린 폭설로 문 후보와 의원들이 탄 비행기가 1시간 정도 연착되기도 했으나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부산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부산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朴 5060 vs 文 2030… 40대가 ‘캐스팅보트’

    朴 5060 vs 文 2030… 40대가 ‘캐스팅보트’

    제18대 대통령 선거는 선명한 세대별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50~60대 고연령층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20~30대 젊은 층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그야말로 박 후보의 ‘5060’과 문 후보의 ‘2030’ 맞대결 구도다. 유권자 수에서도 행정안전부의 선거인명부 기준(지난 11월 23일) 50~60대는 전체 유권자의 40.0%, 20~30대는 38.2%로 서로 1.2% 포인트 차이에 불과해 세대별 대결은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 틈새에 끼인 40대 표심의 향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40대 지지도 조사에서는 문 후보의 근소 차 우위 속에 엇비슷한 지지율이 나오고 있어 이번 대선을 결정지을 ‘캐스팅보트’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신문과 여론 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의 지난 5일 여론조사 결과 20대 지지도에서는 문 후보가 압도적이었다. 문 후보 53.4%, 박 후보 30.4%로 23% 포인트의 큰 격차로 문 후보가 앞섰다. 30대에서도 문 후보 52.3%, 박 후보 32.6%로 19.7% 포인트 차이가 났다. 그러나 5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는 박 후보가 월등했다. 50대 지지도에서 박 후보는 61.4%, 문 후보는 26.1%로 집계됐다. 35.3% 포인트 차로 박 후보가 앞섰다. 60대 이상 유권자들은 71.0%가 박 후보를 19.3%가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해 무려 51.7% 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이 같은 ‘세대 투표전’ 양상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실제로 박 후보의 유세장을 찾는 청중들은 50~60대 비율이 높다. 문 후보의 유세장에는 20~30대가 대부분을 차지할 경우가 많다. “박 후보를 찍어라.”는 부모와 “문 후보를 찍겠다.”는 자녀가 서로 지지 후보를 두고 갈등을 빚는 사례도 적지 않다. 현재로서는 박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 후보에 대한 2030세대 표심보다 박 후보를 향한 5060세대 표심이 보다 더 집중력 있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030세대보다 5060세대의 투표율이 훨씬 높다는 점도 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2002년 대선 때의 세대별 투표율을 살펴보면, 50대는 83.7%, 60대는 78.7%였던 반면 20대는 56.6%, 30대는 67.4%에 그쳤다. 문제는 40대 표심이다. 이들은 10년 전 노무현을 대통령을 당선시킨 당사자들로 한때 야권 성향을 가졌거나 현재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이 많다. 현재 지지도에서는 박 후보 39.9%, 문 후보 44.7%로 4.8% 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문 후보가 앞서고 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서울광장] 과거 부정과 세대 갈등/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과거 부정과 세대 갈등/오승호 논설위원

    다수 2030세대들이 안철수 전 후보에게 열광했던 것은 사회학적으로 보면 세대 간의 갈등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정권교체’ 같은 구호에 별 관심이 없다. 새누리당이든 민주통합당이든 기성 정치인은 무조건 싫어하는 이유는 간명하다. 부모 세대에 비해 좋은 환경에서 공부도 많이 했는데 왜 취직이 안 되느냐는 것이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직장 구하기가 지금보다는 쉬워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과거 굴뚝산업이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했던 것과는 달리 정보사회에서는 소수의 핵심 고급 인재 위주로 노동시장이 재편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4년제 대학의 평균 취업률이 55.9%이니, 두 명 중 한 명은 백수가 되기 쉽다. 우리의 진정한 미래인 젊은이들은 세대 간 불평등으로 화가 잔뜩 나 있다. 대통령 선거일을 불과 보름 남겨놓고도 후보들이 너나없이 과거 부정에 몰입해 걱정이다. 젊은 세대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 가겠다는 후보들의 ‘과거 싸움’을 보면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 후보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 생각해 봐야 한다. 사회 경험이 없는 자식 세대에게 미래에 나아갈 길을 제시하지는 못할망정 과거는 잘못됐다고 폄하만 한다. 이런 행태가 세대 갈등만 더 키울 뿐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 과거 싸움만 하다가 미래를 설계할 공약집 하나 내놓지 못해서야 될 말인가. 일자리 문제가 아니라도 기성세대와 미래세대 간 충돌이 불가피한 사안들이 적지 않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올해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6.2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오는 2040년에는 1.7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때 가서 미래세대들은 무엇이라고 할 것인가. 과거세대가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후손들에게 무거운 짐만 물려줬다고 원망할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대책은 1990년대에 이미 추진했어야 했는데 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올 만큼 화급하다. 국민연금 고갈을 막기 위한 연금 개혁이 실패라도 한다면 차세대들의 고통은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고, 자녀가 부모를 사랑하는 것은 인간적인 현상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치매에 걸린 부모의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느끼는 연민이란다. 이런 아름다운 사랑은 후손들에게도 이어져야 한다. 로런스 J 코틀리코프와 스콧 번스는 공저 ‘세대충돌’(CLASH OF GENERATIONS)의 ‘몰려 오는 세대폭풍’ 편에서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앞으로 10년간 부자 증세 등으로 세수를 2조 5000억 달러 늘려 재정 적자를 줄이는 데 쓰기로 합의한 것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미국이 필요로 하는 것은 세대 간 균형이고 지금 세대와 훗날 세대 사이의 평화인데, 이는 재정 적자를 더 줄여야 이룰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2조 5000억 달러가 아닌 20조 달러 정도 재정을 조정해야 하는데 미래 세대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의 기성세대들이 자신들과 자식들에게 한 일을 생각하면 미국은 통째로 나사가 빠졌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도 생산가능인구가 2016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게 되면 성장률이 떨어질 여지가 많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내놓은 복지공약을 시행하려면 5년간 220조~340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한다.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표만 의식한 나머지 무턱대고 과거를 부정해 신구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는 정치권의 행태는 달라져야 한다. 보수세력이든 진보세력이든 나라의 미래를 위해 견지할 가치가 있는 정책은 인정하고 칭찬해야 한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선조들의 삶의 지혜가 얼마나 많은가. 폐족(廢族)의 실세니, 빵점 정부의 공동책임자니 같은 과거부정형 헐뜯기를 하면서 소통이나 사회통합을 외치는 정치권에 2030세대들이 화나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기 바란다. osh@seoul.co.kr
  • ‘군중동원’서 ‘게릴라식’으로… 확 바뀐 유세 방정식

    ‘군중동원’서 ‘게릴라식’으로… 확 바뀐 유세 방정식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대선 후보들의 ‘유세 방정식’이 확 바뀌었다. 대규모 군중을 동원하는 ‘재래식’ 유세는 자취를 감췄다. 대신 유권자들이 몰리는 곳을 찾아가는 ‘게릴라식’ 유세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지난 27일 선거운동 개시 이후 30일까지 나흘간의 유세에서 1만명 이상을 모은 사례는 없다. 박 후보는 30여 차례 유세에서 평균 500~2000명, 20여 차례 유세를 실시한 문 후보는 평균 500~1000명이 각각 유세 현장을 지켰다. 유세 장소 역시 사람을 불러모으기 용이한 대규모 광장 중심에서 지금은 재래시장이나 공원, 백화점·극장 주변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바뀌었다. 1980~90년대만 해도 유세전의 백미는 서울 여의도광장 유세였다. 10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모일 수 있는 여의도광장 유세는 세 과시를 위한 전시장 역할을 했다. 각 후보들은 총동원령을 내렸고 유세장 주변은 전세버스들이 에워싸기도 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과거의 선거 풍속도가 됐다. 유권자들의 자발적 참여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관심을 끌고 현장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로고송 등 ‘이미지 선거전’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로고송의 원조 격은 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다. 가수 DJ DOC의 ‘DOC와 함께 춤을’을 ‘DJ와 함께 춤을’로 바꿔 젊은 층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금은 로고송이 다양해졌을 뿐만 아니라 로고송에 맞춰 율동만 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뮤직비디오까지 제작되고 있다. 박 후보 측은 트로트와 댄스곡 등 28곡을 준비했다. 트로트곡 ‘어머나’와 ‘황진이’ ‘뿐이야’ 등과 함께 2030세대를 겨냥한 티아라의 ‘롤리폴리’, 시크릿의 ‘사랑은 무브’ 등 최신곡도 포함했다. 가사는 “컴온 1번, 기호 1번 믿을 만한 여성 박근혜.”(사랑은 무브)처럼 신뢰를 강조하거나 “박근혜 근혜 근혜 박근혜 기호 1번.”(롤리폴리)과 같이 후보 이름과 기호를 단순 반복하기도 한다. 문 후보 측도 로고송 17개를 마련했다. 가수 송대관의 ‘유행가’와 현숙의 ‘춤추는 탬버린’ 등의 트로트는 물론 정수라의 원곡을 싸이가 리메이크해 호응을 얻은 ‘환희’와 윤도현밴드의 ‘나는 나비’ 등도 눈에 띈다. 가사에는 “5년 동안 너무 힘들었죠 이제 바꿔 봐요.”(붉은 노을), “더 이상은 속지 마요, 수첩공주 믿지 마세요.”(탬버린) 등 이명박 정부와 박 후보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도 반영돼 있다. 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박·문 후보 모두 탐을 냈지만 싸이 측이 부정적 입장을 보여 로고송에서 제외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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