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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노벨상 전화 예상 못한 듯…아들과 저녁식사”

    “한강, 노벨상 전화 예상 못한 듯…아들과 저녁식사”

    10일(현지시간)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설가 한강(54)이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스웨덴 한림원 관계자가 전했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마츠 말름 한림원 상무이사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 후 “한강과 전화로 얘기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수상자 발표 1시간 전 한강에 통보 전화를 걸었다는 말름 이사는 “그는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들과 막 저녁 식사를 마친 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수상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면서 한강과 오는 12월 열릴 노벨상 시상식 준비에 대해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소설 ‘채식주의자’ 등을 쓴 한강은 이날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강의 작품세계…시적 언어로 벼려진 예민한 감수성제주 4·3, 광주 5·18 등 역사적 사건도 세밀히 살펴 “숨을 들이마시고 나는 성냥을 그었다. 불붙지 않았다. 한 번 더 내리치자 성냥개비가 꺾였다. 부러진 데를 더듬어 쥐고 다시 긋자 불꽃이 솟았다. 심장처럼. 고동치는 꽃봉오리처럼.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가, 날개를 피덕인 것처럼.”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에 나오는 구절이다. 한강은 작은 새가 날개를 피덕이는 것처럼, 연약한 인간의 마음에 깃든 고통을 차갑게 관조하며 시적인 언어로 승화시킨 작가다. 그는 최대한 중성적인 시선으로 인류 사회의 비극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그 속의 고통과 혐오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인물들의 모습을 조명해 왔다. ● 부커상 안긴 ‘채식주의자’ 한강을 세계적으로 알린 작품은 ‘채식주의자’다. 세 편의 연작 소설로 이뤄진 이 소설은 영혜를 둘러싼 인물인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에서 각각 서술하는 다면적인 면모를 보인다. 소설은 2007년 출간됐다. 어린 시절 폭력의 트라우마로 육식을 거부하게 된 여자가 극단적인 채식을 하면서 나무가 되기를 꿈꾸며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소설은 한강의 DNA를 오롯이 담고 있다. 아름다운 산문과 믿을 수 없을 만큼 폭력적인 내용의 조합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독자들에게도 충격을 줬다. 2016년 세계적인 권위의 인터내셔널 부커상, 2018년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받으며 한국 문학의 입지를 한 단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의 욕망이라는 보편적 주제에 몰입하며 언어와 소재의 한계로 변방에 불과했던 한국 문학의 특수성에서 벗어나 세계 문학의 주류로 편입시키는 쾌거를 이뤄냈다. ● 사회를 향한 깊은 시선…‘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문학의 또 다른 저류는 사회적인 시선이다.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소설이 ‘작별하지 않는다’다. 프랑스 기메문학상과 메디치문학상을 수상한 이 소설은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가 사고를 당해 입원한 친구 인선의 제주도 빈집에 내려가서 인선 어머니의 기억에 의존한 아픈 과거사를 되짚는 내용을 담았다. 책은 4·3 학살 이후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한 생존자의 길고 고요한 투쟁의 서사가 담겼다. 공간적으로는 제주에서 경산에 이르고, 시간상으로는 반세기를 넘긴다. 폭력에 훼손되고 공포에 짓눌려도 인간은 포기하지 않는 것, 즉 작별할 수 없다는 의지를 오롯이 드러낸 작품이다. 한강은 제목 ‘작별하지 않는다’의 의미에 대해 “작별하지 않겠다는 각오라고 생각했다”면서 “어떤 것도 종결하지 않겠다는 그것이, 사랑이든 애도든 끝내지 않고 끝까지 끌어안고 가겠다는 결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고 말한 바 있다. ‘소년이 온다’도 그런 비극의 연장선에 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계엄군에 맞서다 죽음을 맞은 중학생과 주변 인물의 참혹한 운명을 그렸다. ● 서정성과 서사성을 겸비한 ‘흰’ 한강의 또 다른 특징이 드러나는 작품은 ‘흰’이다. 결 코 더럽혀지지 않는, 절대로 더럽혀질 수가 없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이면서 시 성격도 지닌 이 작품은 강보, 배내옷, 소금, 눈, 달, 쌀, 파도 등 세상의 흰 것들에 관해 쓴 65편의 짧은 글을 묶은 책이다.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숨을 거둔, 작가의 친언니였던 아기 이야기에서 출발해 삶과 죽음에 관한 깊은 성찰을 담았다. 그러면서도 깊은 슬픔을 자아내고, 생명에 대한 사랑과 연민, 그리고 그리움의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가오싱젠은 “진실에 대한 작가의 통찰력이 곧 작품의 품격을 결정한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으로 사회에 도전한다”고 했다. 한강은 지금까지 진실에 대해, 삶의 낙폭에 대해, 인간을 둘러싼 부조리에 대해, 남성중심주의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글을 써왔다. 그런 한강에게 노벨위원회는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을 써왔다며 노벨문학상을 안겼다.
  • 참고인으로 국감장 선 남경필…“마약청 신설로 이겨내야”

    참고인으로 국감장 선 남경필…“마약청 신설로 이겨내야”

    국회 복지위 식약처 국정감사 출석장남 마약 상습 투약으로 징역 2년 6개월직접 112 신고해 ‘사회 격리’ 요청하기도“마약 수요와 공급 모두 다 잡아야”“치유공동체 설립 예산 지원도 필요”2018년 정계 은퇴 후 정치권과 거리‘남·원·정’ 뛰어넘는 소장파 그룹 안 나와 남경필 전 경기지사가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장에 섰다. 지난 2017년 경기지사로 마지막 국감을 치른 후 7년 만에 참고인으로 국감장에 섰다. 18대 국회에서는 외교통상통일위원장으로 감사를 진행했던 그가 복지위 국감에 참고인으로 나선 건 ‘마약 근절’을 위해서다. 정계 은퇴 후 마약예방치유단체 은구(NGU·Never Give Up) 대표를 맡고 있는 남 전 지사는 “마약이 유통되는 루트는 물론 치료하고 재활하는 모든 문제를 하나의 지휘체계에 넣어야 한다”며 “마약청을 신설해서 마약 문제를 치유해 나가고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마약은 수요와 공급 모두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수요와 공급 모두 다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5선 국회의원과 경기지사를 지낸 그는 “범부처에서 힘을 합치지 않으면 마약 문제를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며 “지금 같은 구조로는 마약을 잡을 수 없다. 미국처럼 될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했다. 입법과 행정을 모두 경험해본 그의 말이 국감장에 무겁게 퍼졌다. 남 전 지사가 마약 퇴치 운동에 앞장서게 된 것은 장남 때문이다. 그의 아들은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경기지사 재임 중이던 2017년 장남의 마약 투약 사건이 처음 터졌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에도 마약을 끊지 못했다. 결국 남 전 지사가 직접 아들을 112에 신고하고 증거물을 갖고 경찰서로 갔다. 당시 남 전 지사는 사회에서의 격리가 필요하다고 수사 당국에 직접 요청했다고 한다. 2018년 경기지사 재선에 실패한 후 정계를 은퇴했지만 여전히 여권에는 남 전 지사의 ‘컴백’을 기다리는 이들도 많다. 보수와 진보 진영 어디에서도 아직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을 뛰어넘는 소장파는 나오지 않고 있다. 남 전 지사는 이날 국감장에서 옛 동지와 후배 정치인들에게 “마약 치유공동체가 필요한데 지금은 하나밖에 없고 국가는 전혀 지원해주지 않는다”며 “치유공동체 설립을 위한 예산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 55세 연하와 결혼후 “마음에 안들어”…‘키 큰 미인’ 요구하다 사망

    55세 연하와 결혼후 “마음에 안들어”…‘키 큰 미인’ 요구하다 사망

    재력을 앞세워 수많은 여성들과 복잡한 관계를 맺은 일본의 사업가 노자키 고스케(당시 77세)의 사망사건과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그가 사망 전 “아내와 이혼하고 싶다”며 여성들을 소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와카야마지법에서 노자키의 아내 스도 사키(28)의 재판이 진행됐다. 재판에는 사망 당일 노자키와 통화한 ‘교제 클럽’을 운영하는 남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성 편력을 다룬 자서전 ‘기슈(紀州)의 돈 후안, 미녀 4000명에게 30억엔(약 306억원)을 바친 남자’로 유명해진 노자키는 지난 2018년 5월 24일 55세 연하 스도와 결혼한 지 3개월 만에 와카야마현 다나베시 소재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기슈는 일본 와카야마현과 미에현 남부를 칭하는 지명이며, 돈 후안은 유럽 전설에 등장하는 중세의 바람둥이 귀족이다. 노자키의 사인은 급성 각성제 중독이었다. 검찰은 스도가 재산을 목적으로 노자키와 결혼한 뒤 막대한 유산을 얻기 위해 치사량의 각성제로 살해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남성은 사망 당일 노자키에게 극단적 선택 징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법정에서는 남성과 노자키의 통화 음성도 재생됐으며, 남성은 당시 노자키의 모습이 “평소와 같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약물 복용을 의심할 만한 언동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노자키가 결혼 후에도 ‘키 큰 미인’과의 만남을 요구했다는 게 남성의 주장이다. 특히 남성은 “노자키가 결혼 후 ‘(스도는) 올바른 아내가 아니다’, ‘이혼하고 싶다’는 등 아내에 대한 불만과 함께 새로운 여성을 소개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남성은 실제로 노자키 사망 한달 전에도 여성을 소개해줬다고 한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스도는 노자키 사망 약 2개월 전부터 인터넷에 ‘완전 범죄 약물’, ‘각성제 과잉 섭취’ 등의 키워드를 검색했다. 사망 한달 전에는 밀매사이트를 통해 치사량이 넘는 각성제를 주문했다. 그러나 스도는 계속해 “사장님(노자키)을 죽이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 다음달 이재명 선고 ‘재판 생중계’될까...박근혜 ‘국정농단’은 생중계[서초동로그]

    다음달 이재명 선고 ‘재판 생중계’될까...박근혜 ‘국정농단’은 생중계[서초동로그]

    원칙상 불가하지만 ‘공공의 이익’ 판단시 가능與 “국민의 알 권리...공개 촉구”박 전 대통령 생중계...法, ‘생중계 제한’ 각하李, 2020년 대법 선고 생중계 경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형사사건 1심 선고가 다음달 잇따라 예정된 가운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재판을 생중계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법정 내 촬영이나 방송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법원 내규에 따라 ‘공공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등은 재판장이 허가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등이 중계된 적 있는데요. 이 대표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다음달 15일과 25일 각각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사건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거대 야당 대표의 명운이 달린 사건인 만큼 여당을 중심으로 선고를 생중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검찰 출신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선고를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 내규인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재판장에게 법정 촬영 등을 허가받으려면 희망자가 신청서를 재판 전날까지 제출해야 합니다. 재판장은 원칙적으로 피고인(또는 원고와 피고)의 동의가 있을 때 허가를 결정할 수 있지만, 동의하지 않더라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허가할 수 있습니다. 내규가 생긴 후 1심 재판이 생중계된 첫 사례는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이었습니다. 지난 2018년 4월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은 재판 생중계를 허가하고 법정에 카메라를 설치해 선고 과정 전부를 국민이 볼 수 있게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법원에 ‘재판 생중계를 제한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각하됐습니다. 대법원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 대표 사건에 대해 접수된 촬영 신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다만 아직 한 달 넘게 남아 언제든지 신청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한 부장판사는 “재판 생중계 허용은 전적으로 재판부 권한이라 신청이 들어와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20년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선고에서 이미 한 차례 ‘재판 생중계’를 경험한 이 대표. 다시 한 번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법원의 판단을 받을지 이목이 쏠립니다.
  • 정쟁국감 속 ‘동행명령장’ 5건 발부…“울화통 터진다”했던 李 영향도?[여의도블라인드]

    정쟁국감 속 ‘동행명령장’ 5건 발부…“울화통 터진다”했던 李 영향도?[여의도블라인드]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인 올해 국감에서 ‘동행명령장’ 발부 건수가 이미 5건으로 지난해 3건을 넘어섰습니다. 동행명령제도는 국정감사에서 채택한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았을 때 의결로 증인을 지정한 장소까지 동행할 것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인데요. 192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주도로 발부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각종 의혹에 연루된 증인들이 국감 출석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고 있는 만큼 국회법에 따른 정당한 권리라는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지난 7일 국감이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부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10일 국회 운영위원회 검토보고서 ‘동행명령 의결 현황’에 따르면 20~21대 국회(2016~2023년)에서 동행명령 의결은 2016년 0건, 2017년 1건, 2018년 2건, 2019년 2건, 2020년 1건, 2021년 2건, 2022년 8건, 2023년 3건이 이뤄졌습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이미 5건(오후 3시 기준)의 동행명령장이 발부된 상황입니다. 이날 행정안전위원회가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핵심 의혹 인물인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했고, 지난 7일에도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과 관련해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의 김태영·이승만 공동대표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습니다. 8일에는 법제사법위원회와 교육위원회가 각각 ‘장시호 모해 위증교사 의혹’에 휘말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김 여사 논문 대필 사건 관련자인 설민신 한경국립대 교수에 대한 동행명령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우오현 SM그룹 회장과 임무영 변호사에 대해 동행명령장 발부를 마친 상태입니다. 국정감사 사흘만에 지난해 발부 건수인 3건을 넘어선 것입니다. 통계만 보면 이재명 대표 취임 이후 동행명령장 발부 건수가 늘어난 게 눈에 띕니다. 동행명령장 발부 건수가 0~2건(2016~2021년)에 불과했는데 이재명 1기 체제가 들어섰던 2022년 국정감사에서 8건으로 급증한 것입니다. 정치권에선 여기에 이 대표의 문제의식이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6월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민주당의 갈 길’ 당원 난상토론에서 국회법에 국무위원들의 출석 의무가 명시됐지만 퇴장하고, 자료 제출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짚으며 “울화통이 터진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관련 법을 보완해서라도 입법부의 힘을 살려 행정부를 견제해야한다는 취지였습니다. 실제 민주당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 등에 대한 개정안 10여건을 발의한 상황입니다. 동행명령제도를 국정감사·조사를 위한 위원회뿐만 아니라 청문회를 위한 위원회, 안건심사를 위한 위원회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이외에도 의원들이 행정부로부터 자료를 최대한 빨리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죠. 민주당은 ‘거야가 실효성 없는 동행명령권을 남발한다’는 일각의 비판에 직면해있습니다. 국회가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더라도 증인이 동행하는 걸 거부할 경우 영장 없이 강제 구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동행명령권 발부를 멈출 생각은 없어보입니다. 동행명령장 발부 건수는 2022년 숫자인 8건도 넘어설까요. 동행명령장 발부 급증, 이 대표·김건희 여사 리스크, 빈축을 사는 증인들의 태도가 뒤덮은 이번 국정감사는 국민들에게 어떻게 기억될까요.
  • ‘뼈말라’ 몸매 자랑하던 女…하다하다 “난 아동용 치마 입어” 경악

    ‘뼈말라’ 몸매 자랑하던 女…하다하다 “난 아동용 치마 입어” 경악

    비정상적인 식습관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소셜미디어(SNS) 틱톡에서 추방됐던 미국의 한 여성 인플루언서가 아동용 치마를 입은 모습을 공개해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10일 기준 틱톡 팔로워 68만명을 보유한 미국의 인플루언서 리브 슈미트(22)는 지난달 말 틱톡에서 퇴출당했던 인물이다. 그는 틱톡에서 자신의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며 저칼로리 식습관과 다이어트 팁에 관한 영상으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하루 동안 단백질 음료만 섭취하는 등 극단적으로 칼로리를 줄인 식습관을 소개하는 영상과 관련해 “섭식장애를 미화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슈미트는 지난달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개인적인 미적 취향으로 날씬한 몸매를 선호하며 그건 잘못된 게 아니다”라며 “체중은 민감한 주제지만, 시청자들이 원하는 건 바로 그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틱톡은 슈미트의 계정을 삭제 조치했다. 틱톡 측은 “슈미트의 계정은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위반으로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틱톡은 섭식 장애나 위험한 체중 감량 행동을 조장하는 콘텐츠를 금지하고 있다. 슈미트는 이러한 제재에도 새로운 틱톡 계정을 만들어 보란 듯이 자신의 마른 체형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6일 의류 브랜드 ‘자라’에서 구매한 아동용 치마를 입은 모습을 공개해 또다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는 영상에서 “성인용 제품보다 35달러(약 5만원) 저렴하게 구매했다”며 “쇼핑할 때 가장 돈을 아끼는 방법은 아동복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슈미트는 SNS 게시물에서 ‘skinny(비쩍 마른)’라는 단어 대신 철자가 틀린 ‘skinni’를 사용한다. 틱톡 등 SNS에서 철자가 잘못된 단어를 사용하면 게시물을 신고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했다는 게 뉴욕포스트의 설명이다. 새로운 계정에서 오히려 자신의 몸매를 더욱 강조하고 있는 슈미트는 월 구독료 9.99달러(약 1만 3000원)의 ‘스키니 그룹 커뮤니티 채팅’을 개설하는가 하면, 아마존을 통해 건강보조식품, 단백질 파우더 등도 판매하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인플루언서가 이런 게시물을 올리고 이게 마치 정상적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청소년들에게 이는 잘못되고 해로운 조언이 될 수 있다”는 등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마를수록 예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날씬함을 넘어 뼈가 보일 정도로 앙상한 몸을 동경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우려카 커지고 있다. ‘뼈말라 인간’(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몸)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극단적 다이어트가 유행하면서 2018년 8517명이던 국내 섭식장애 환자는 2022년 1만 2714명으로 불과 4년 만에 5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섭식장애 진료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섭식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총 5만 1253명에 달하며, 여성(4만 1577명)이 81.1%를 차지했다. 특히 10대 이하 여성 거식증 환자 수는 2018년 275명에서 2022년 1874명으로 5년간 7배 가까이 늘어 전체 성별·연령대별 환자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 여자축구 명예 회복할까…새 사령탑에 신상우 김천 코치, 2028 LA올림픽까지

    여자축구 명예 회복할까…새 사령탑에 신상우 김천 코치, 2028 LA올림픽까지

    여자축구 WK리그와 남자 K리그에서 지도자 경험을 신상우(48) 전 김천 상무 코치가 한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다. 국제 대회에서 연이어 실패를 맛본 대표팀의 명예를 회복시킬 수 있을까. 대한축구협회는 10일 여자대표팀 사령탑으로 신상우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4년 8개월 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던 콜린 벨(영국) 전 감독이 물러난 지 4개월 만이다. 신 감독은 오는 26일 일본 대표팀과의 친선전 시작으로 2026 아시안컵, 2028 LA올림픽 등을 치른다. 2027 여자월드컵을 통해 중간 평가를 받는다. 광운대를 졸업한 신 감독은 1999년 K리그 대전 시티즌에 입단해 성남 일화 등에서 프로 선수로 활약했다. 지도자 생활은 2010년 내셔널리그 김해시청 수석 코치로 시작했다. 여자축구와의 첫 만남은 2015년이었다. 보은 상무(현 문경 상무) 코치로 부임한 신 감독은 이천 대교(2017년)와 창녕 WFC(2018년~2021년)의 사령탑을 지냈다. 2022년 다시 남자축구 김천 상무의 코치로 돌아와 이듬해 K리그2 우승에 공헌했다. 축구협회 지난 8월 27일 최영일 협회 부회장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여자대표팀 감독을 물색했다. 위원회는 3번의 회의를 거쳐 후보 30명을 최종 5명으로 추리고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이어 4차 회의를 통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신 감독을 협회 이사회에 추천한 것이다. 신 감독은 15일 일본과의 친선전에 나설 선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신 감독은 팀 구성과 게임 모델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다. WK리그 지도자로 일했고 K리그1 승격과 K리그1 상위 팀 지휘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여자축구는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8월 월드컵에서 1무2패 조 최하위로 탈락했고 다음 달 항저우아시안게임 8강전에선 북한에 1-4로 완패하며 25년 만에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에서도 첫 본선 진출에 도전했으나 또 북한에 발목이 잡혔다. 신 감독은 부임 후 첫 공식 대회인 내년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챔피언십까지 팀을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 임종 앞두고 “연명치료 싫어요”…이렇게 떠난 환자들, 늘고 있다

    임종 앞두고 “연명치료 싫어요”…이렇게 떠난 환자들, 늘고 있다

    임종을 앞두고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가 지난해 연간 7만명을 처음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 본인 의사가 연명의료 중단에 반영된 경우가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 수는 7만 720명으로, 최근 5년간 46.6% 증가했다. 연명의료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등을 통해 임종 과정 기간만을 연장하는 치료를 말한다.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 수는 2019년 4만 8238명, 2020년 5만 4942명, 2021년 5만 7511명, 2022년 6만 3921명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환자 스스로 연명의료 중단 의사를 명확히 밝혀 이행된 자기결정 존중 비율이 2019년 35.6%에서 지난해 45%로 크게 늘었다. 임종기 환자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 등을 통해 생전에 스스로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나중에 아파서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됐을 때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미리 밝혀두는 문서다. 연명의료계획서는 말기나 임종 과정 환자가 의학적 진단을 받고 연명의료를 중단한다고 밝혀 담당 의사가 작성하는 문서다. 2018년 2월 이른바 ‘존엄사법’으로 불리는 연명의료결정법(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발효된 이후 전국 200만여명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서명했다. 지난해 연명의료 중단을 이행한 7만 720명을 의사 확인 방법에 따라 분류하면 환자 가족 2인 이상의 진술서(2만 3701명), 연명의료계획서(2만 1771명), 환자 가족 전원 합의(1만 5171명), 사전연명의료의향서(1만 77명) 등이었다. 김미애 의원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해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관련 기준과 절차를 엄격하게 준수하는 가운데 신중하게 이행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 “일본에 반출된 고려 불교 경전, 日국보로 지정됐다”

    “일본에 반출된 고려 불교 경전, 日국보로 지정됐다”

    일본에 반출된 고려 불교 경전 등 한국 문화유산 3점이 일본의 국보로 지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수현(공주·부여·청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받은 ‘해외 유출 문화유산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해외에 반출된 한국 문화유산은 모두 24만 6304점으로, 이 중 일본에 나가 있는 것이 45%(10만 9801점)에 달한다. 일본 소재 한국 문화유산 가운데 ‘이도다완’, ‘연지사종’, ‘고려국 금자대장경’이 각각 1951년, 1952년, 2018년에 일본 국보로 지정됐다 이도다완은 조선시대 제작된 다도용 다완이다. 연지사종은 경남 진주시 연지사에서 주조된 통일신라 시기 동종이다. 고려국 금자대장경은 고려시대 불교 경전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연지사종은 임지왜란 때 약탈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국유청이 2013년부터 국내 환수를 추진 중이나 환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법 반출이 확인된 문화유산에 대해서는 반환을 요청할 수 있지만, 연지사종이 불법 약탈됐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국유청에 따르면 연지사종이 일본 신사에 봉안된 시점이 임진왜란(1592∼1598년) 중인 1597년이었다는 정황증거 뿐이다. 현재 해외에서 환수가 완료된 한국 문화유산은 모두 1만 2637점으로 이 가운데 불법 반출이 3305점, 경매 등을 통해 적법하게 매입한 유산이 1366점이다. 나머지 7966점은 반출 경위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박 의원은 “문화재 환수 작업이 반출 원인을 규명하는 시작 단계부터 막혀 12년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문화재 약탈의 불법 증거를 찾기 위한 연구용역이나 전문가 의뢰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 “데미지 세게 왔다”…박소현 ‘26년 장수 프로’ 하차 심정 고백

    “데미지 세게 왔다”…박소현 ‘26년 장수 프로’ 하차 심정 고백

    방송인 박소현이 최근 SBS 장수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하차한 것에 대한 심정을 밝혔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비보티비’에 올라온 영상에서 박소현은 방송인 송은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26년 간 MC로 출연한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이하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하차한 것에 대해 언급했다. 박소현은 “‘세상에 이런 일이’가 끝났다. 임성훈 선생님이랑 나랑 1회 때부터 26년을 했는데 끝나니까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며 “데미지가 세게 왔다”고 말했다. 송은이가 “내가 아는 박소현은 그런 것에 별로 데미지가 없는 사람”이라며 “정말 고생했다”고 했다. 이어 “라디오도 23년째 하고 있지 않나.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26년 장수 프로그램인 ‘세상에 이런 일이’는 앞서 지난 1월 폐지설에 휩싸였다. 당시 SBS 측은 “폐지와 관련해 확정된 건 없고 다각도로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세상에 이런 일이’는 잠시 휴식기를 갖고 새 단장을 한 뒤 올해 하반기에 돌아온다고 밝혔다. 더불어 MC 임성훈, 박소현의 후임으로 방송인 전현무, 가수 백지영, 뮤지컬 배우 김호영, 개그맨 김용명, 그룹 우주소녀 수빈이 새 MC로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새 MC가 진행하는 ‘와! 진짜? 세상에 이런 일이’는 이달 17일 처음 방송된다. 1998년 5월 처음 방송된 ‘세상에 이런 일이’는 신기한 사람이나 사건을 소개해 웃음과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방송인 임성훈과 박소현이 방송 초기부터 메인 MC를 맡아왔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 방송 1000회를 맞아 SBS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 “사람 만나는 게 무섭더라”…‘엄친아’ 정해인, 뜻밖의 고백

    “사람 만나는 게 무섭더라”…‘엄친아’ 정해인, 뜻밖의 고백

    배우 정해인이 악성 댓글 때문에 힘들었던 시절에 대해 고백했다. 9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정해인은 2018년 만난 인생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대해 언급했다. 정해인은 “그때가 31살 때였는데 운이 되게 좋았던 것 같다. (손)예진 누나의 도움도 있었고, 안판석 감독님의 연출도 있었고”라며 “캐스팅된 것부터 기적”이라고 했다. 당시 정해인은 ‘국민 연하남’으로 불리며 ‘정해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는 이 작품 이후 힘에 부치는 상황을 겪었다고 한다. 정해인은 “체력적인 게 제일 컸다.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주목받다 보니 과부하가 와서 잠도 많이 못 잤다. 불면증도 심했다”며 “그래서 마냥 그렇게 행복하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너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다 보니 단단해지고 방법을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해인은 “31세면 어린 나이지 않나. 사회생활 한 지 몇 년 되지도 않았고. 악플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다”며 “카메라 앞에 계속 서야 하고, 대중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사람인데 그게 무섭고 두려웠던 시기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나는 뭐 하는 사람인가’, ‘나는 왜 살아가나’ 내 존재 자체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도 있었다”며 “집 밖에 안 나간 적도 되게 길었고 은둔형으로 살았던 시기도 있었고 공황장애 같은 것도 비슷하게 왔었다. 사람 만나는 게 무서웠다”고 했다. 이어 “그 당시엔 악플을 다 읽었다. ‘나한테 왜 이러지’ 싶었다. 지금은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고 심지어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당시에는 왜 싫어하는지 그냥 알고 싶었다”고 했다. 정해인은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다는 걸 알게 된 이후 나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데스크 시각] 고귀한 거짓말

    [데스크 시각] 고귀한 거짓말

    “세계 어디를 다녀도 어느 대학이나 다양성을 위해 뽑는데, 우리는 성적순으로 뽑는 게 가장 ‘공정’하다는 생각에 빠져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30일 지역비례 선발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 얘기다. 벌써 세 번째다. 지난 8월 말 한은이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 보고서를 발표한 심포지엄에선 “(지역비례 선발제는) 서울대 교수들께서 합의하면 될 일”이라고 했고, 이후 외신 인터뷰에선 ‘강남 입시생 대입 상한제’를 주장했다. 문제적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은 한은과 그의 행보를 두고 꽤 시끄럽다. “오지랖이 과하다” 내지 “되지도 않을 일을 쓸데없이 떠든다”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은은 부모의 경제력과 거주지가 상위권 대학 진학률을 과도하게 좌우하고 있음을 다양한 데이터로 증명했다. 2018년 서울대 진학생(일반고) 중 서울 출신은 32%, 강남 3구 출신은 12%였다. 전체 일반고 졸업생 중 이들의 비중(16%, 4%)과 비교하면 한참 높다. 2010년 고3 중 소득 최상위층(5분위)의 상위권 대학 진학률은 최하위층(1분위)의 5.4배였다. 중1 수학성취도 점수로 측정한 학생 잠재력과 대학 진학률 분석 결과는 더 놀랍다. 엇비슷한 잠재력을 지녔을 때 상위권대 진학에 부모의 경제력이 미치는 효과는 75%였다. 서울과 비서울의 서울대 진학률을 비교했더니 거주 지역 효과는 92%였다. 가난하지만 잠재력이 큰 지방 학생보다 평범하지만 부유한 서울 학생이 좋은 대학에 갈 기회를 더 얻고 있었다. 단순히 입시 문제가 아니다. 부모의 경제력이나 아빠찬스 같은 인적 자본에 따른 교육 불평등 심화는 저출산과 서울 집값 상승, 지방 소멸과도 맞물려 있다. ‘잃어버린 인재’(Lost-Einsteins)가 나오지 않도록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도입하자는 게 한은 보고서의 요지다. 잃어버린 인재는 2019년 앨릭스 벨 등이 쓴 ‘누가 미국에서 혁신가가 되는가?’에서 처음 언급됐다. 어린 시절 적절한 경험에 노출됐다면 아인슈타인이 됐을지도 모를 이들이 불평등으로 배제되고 있고, 특히 저소득층·여성·소수자 사이에 많다는 것이다. 한은의 제언을 ‘강남 역차별’, ‘위헌적 발상’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능력에 따른 성과 배분만큼 효율적이고 공정한 것은 없다는 반박이다. 과연 능력과 재능은 그들만의 것일까. 1940년대 미국의 세습 엘리트층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로 출발한 능력주의 담론은 레이건부터 오바마 행정부까지 40년 가까이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젠 한계에 봉착했다. 세습 특권층에서 능력주의 엘리트로 바뀌고, 자녀에게 재산과 신분을 물려주는 대신 성공을 결정하는 치트키를 마련해 주는 방식으로 달라졌을 뿐이다. ‘누구나 재능만큼 올라갈 수 있다’는 구호가 판타지임은 우리도 경험칙으로 알고 있다. 정의와 공정이란 화두에 천착해 온 마이클 샌델의 언급은 곱씹어 볼 만하다. “사회 이동성은 더이상 불평등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없다. 빈부 격차에 대한 진지한 대응은 부와 권력 불평등을 직접 다뤄야 하며, 사다리를 오르는 사람을 돕는 방안으론 무마될 수 없다. 사다리 자체가 점점 오르지 못할 나무가 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공정하다는 착각’ 중)” 올 들어 기획재정부는 최상목 부총리 겸 장관이 작명했다는 ‘역동경제’(윤석열 정부 경제로드맵)에서 사회 이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구조적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근원적 고민은 엿보이지 않는다. 사라져 가는 ‘개룡남(개천에서 용 된 남자) 신화’를 보호해 재능과 노력이 있다면 신분 상승이 가능하다고 믿게 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플라톤은 신들이 간통을 저지르거나 실수했다는 신화 내용을 그대로 가르치면 신에 대한 존경심이 없어질 수 있기에 교육 과정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의 사회이동성 제고 방안이 플라톤이 말한 고귀한 거짓말(Noble Lie)은 아니길 바란다. 임일영 세종취재본부 부장
  • [씨줄날줄] 노벨상 ‘AI 아버지’의 경고

    [씨줄날줄] 노벨상 ‘AI 아버지’의 경고

    첨단 과학기술은 양날의 검이다. 인류 발전에 기여하지만 동시에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해 두고두고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미국의 물리학자인 오펜하이머는 1945년에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을 개발해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린다. 핵무기 개발에 나선 나치 독일을 막고자 핵무기 개발에 나섰지만, 일본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이후 “나는 세상의 파괴자가 됐다”고 자책하며 핵확산 금지 운동에 전념했다. 21세기 들어서는 중국의 허젠쿠이가 과학기술이 지닌 양면성을 보여 줬다. 그는 2018년에 에이즈에 대한 면역력을 지닌 인류 최초의 유전자 편집 아이를 탄생시켰다. 세계 과학계는 그의 행위가 생명윤리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홍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빨리 유전자 조작 아이를 만들었다”고 후회했다. 2년 전 챗GPT로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을 이끈 오픈AI의 샘 올트먼도 마찬가지다. 그는 “스스로 생각하는 AI는 인류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며 책임감 있는 AI 개발을 강조했다. 이런 목소리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윤리적 고민이 필수적임을 보여 준다. 올해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존 홉필드 미 프린스턴대 교수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가 선정됐다고 한다. AI 기술의 발전과 그 잠재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그러나 ‘AI 대부’로 불리는 힌턴 교수는 이런 호평에도 ‘AI가 인간사회를 지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노벨이 자신의 다이너마이트 개발 기술이 살상 무기에 이용되자 인류의 복지 증진을 위해 노벨상을 만든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노벨상 창시자와 수상자 모두 기술의 어두운 측면을 걱정하는 모습은 기술 발전이 양날의 검임을 재차 보여 준다. 과학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다. 기술 발달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발전의 한계를 정하기란 쉽지 않다. 기술로 인한 윤리적 문제를 해결할 규범과 체계를 마련하는 작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박현갑 논설위원
  • “1명이 나를 비난한다고 고민 말고 나머지 9명과 잘 지내는 훈련해야”

    “1명이 나를 비난한다고 고민 말고 나머지 9명과 잘 지내는 훈련해야”

    그동안 국가 정책 후순위로 밀려와투자 즉시 자살 사망 줄진 않지만품격 사회 되려면 미리 준비 필요중증환자 자립, 국가가 발판 마련 “대한민국은, 우리들은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어요. 내가 편안해져야 비로소 주변도, 세상도 보입니다.” 신영철(63)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세계 정신건강의 날’을 하루 앞둔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마음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해소를 위해 10월 10일을 세계 정신건강의 날로 지정했다. 신 교수는 지난 6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정책혁신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투자 결과가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건강 분야는 그동안 정책 후순위였다. 지금 정신건강에 투자한다고 해서 내년 자살 사망자가 당장 줄지는 않지만 품격 있는 사회가 되려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국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증 정신질환자들이 치료를 넘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을 국가가 마련해야 한다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중증 정신질환자들은 치료를 멈췄다가 다시 받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회적 기능이 떨어져 직업이나 가정을 잃기 쉽다”며 “그들이 재활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번도 정신과 의사가 된 걸 후회한 적은 없다”는 그에게도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기억이 있다. 2018년 가족만큼 친했던 후배(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교수)가 진료하던 조울증 환자에 의해 목숨을 잃었을 때다. 매일 자다가 서럽게 울곤 했다는 그는 “아픈 기억을 가진 인간이, 그래도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시간의 힘과 긍정적 감정, 그리고 기억 때문”이라며 “임 교수의 죽음이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천천히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했다. 강북삼성병원 부설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초대 소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최고경영자(CEO)를 만날 때마다 “고문 변호사만큼 중요한 게 고문 정신과 의사, 고문 상담사”라고 조언한다. 신 교수는 “집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회사”라며 “가족보다 직장 동료들과 더 많은 상호 관계를 맺고 있는데 여기서 일어나는 갈등이나 문제를 회사가 관리하지 않으면 생산성 (하락)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매일같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국민에게는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신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인지 구별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10명 중 1명이 자신을 비난한다고 밤새워 고민하기보다 나머지 9명과 잘 지내는 훈련을 하는 편이 좋다는 의미다.
  • 韓·李, 승부처 된 부산 동시 출격… “일꾼 뽑아야” “2차 정권 심판”

    韓·李, 승부처 된 부산 동시 출격… “일꾼 뽑아야” “2차 정권 심판”

    韓 “민주, 선거마저 정쟁으로 오염”李 “탄핵 말한 적 없어, 與가 우겨” 야권 단일화에 오차 범위 내 ‘박빙’“확 바꿔야” “그래도 2번” 민심 팽팽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둔 9일 부산을 찾아 금정구청장 선거 유세 총력전에 나섰다. 한 대표는 “금정 일꾼을 뽑는 선거”라며 지지자 결집을 시도했고 이 대표는 “두 번째 정권 심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금정구는 전통적인 여당 텃밭이지만 청년층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선거 결과가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윤일현 국민의힘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번 선거는 금정을 위해 누가 일할 수 있는지 정하는 단순한 선거로 중앙의 정쟁이나 정치 싸움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선거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금정구청장 선거마저도 정치 싸움과 정쟁·선동으로 오염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금정구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가 있던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정미영 전 구청장을 제외하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다. 하지만 김경지 민주당 후보가 지난 6일 조국혁신당과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뤄 내자 여당에 경고등이 켜졌다. 선거 패배 시 친윤(친윤석열)계가 ‘한동훈 책임론’을 꺼내 지도부 흔들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트라우마가 있는 국민의힘은 중앙당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도 ‘정권 심판론’ 확산과 다음달 1심 선고를 앞둔 이 대표의 당내 리더십을 다지기 위해 승리가 필요하다. 이 대표는 이날 금정구 구서동 이마트 금정점 앞 김 후보 유세차량에서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2차 심판의 핵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는 대리인을 뽑되 잘못하면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고 도저히 임기 내에 못 견딜 정도면 도중에 그만두게 하는 것”이라며 “나는 탄핵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여당은 내가 그 얘기를 했다고 우긴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후 전남 영광으로 이동해 “지금은 (야권이) 힘을 모아야 하고 민주당이 이기는 게 교만한 정권에 옐로카드를 던지는 것”이라며 장세일 민주당 영광군수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부산 금정 판세는 박빙으로 평가된다. 국제신문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야권이 김 후보로 단일화하는 가상 대결에서 윤 후보가 43.5%, 김 후보는 40%로 오차 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4.4% 포인트). 민주당 관계자는 “박빙 열세로 보는데 그 틈새가 좁혀지고 있고 청년층과 자영업자의 불만이 상당하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반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밑바닥 정서가 생각만큼 좋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부산대역 앞 메가박스에서 자녀와 함께 영화를 보러 왔다는 한 40대 남성은 “금정구에 젊은층이 많았는데 다 떠나갔다”며 “청년층을 위해 뭔가 해 주는 구청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부산대 앞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50)씨는 “정권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아 빈 상점이 많아진 것 같다”며 “바뀌면 더 잘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반면 구서동에서 만난 구제범(85)씨는 “윤 후보가 시의원도 했으니 일도 잘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 北최고인민회의 ‘사회주의헌법’ 개헌…김정은 지시 ‘통일 삭제’ 언급 없었다

    北최고인민회의 ‘사회주의헌법’ 개헌…김정은 지시 ‘통일 삭제’ 언급 없었다

    북한이 예고한 대로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사회주의헌법’을 개정했으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초 지시한 ‘통일’ 표현 삭제와 ‘영토 조항’ 반영이 이뤄졌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7~8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1차 회의를 열어 일부 개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북한이 공개한 개헌 내용은 노동 연령과 선거 연령의 수정 정도다. 각각 기존 16세 이상, 17세 이상이었던 노동·선거 연령을 한 살씩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됐던 ‘적대적 두 국가론’의 후속 작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헌법에서 통일 관련 표현을 삭제하고 영토 규정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개헌 작업이 미국 대선 이후로 미뤄졌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내년에 출범하는 15기 최고인민회의가 이를 다룰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서둘러 방향을 제시하기보다 미 대선 결과를 고려하고 이후 정치적으로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시기를 조절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통일이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인 만큼 김 위원장이 노동신문 등을 통해 개헌 상황을 공식적으로 공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도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북한 내부에서는 지난해 나온 적대적 두 국가론조차 공식화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개헌했는지, 할 것인지, 했다면 어떤 수준인지를 명확히 공개할 수 없는 게 지금 김정은이 처한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국방부 장관에 해당하는 국방상이 강순남에서 노광철로 교체됐다. 노광철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당시 국방성 전신인 인민무력성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김 위원장의 신임을 받는 최선희 외무상이 이번에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격상될지도 관심이었지만 관련 언급은 없었다.
  • [단독] 16년 전에 머문 과세표준… 10명 중 3명은 근소세 한 푼도 안 내

    [단독] 16년 전에 머문 과세표준… 10명 중 3명은 근소세 한 푼도 안 내

    근로소득자 10명 중 3명 이상은 근로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소득 상위 1%가 전체 근로소득세액의 30% 이상을 부담하고 있었다. 조세 형평성 측면에서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는 ‘면세자’ 비중을 줄이고 공제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울신문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실과 국세청의 ‘근로소득세 천분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면세자는 근로소득자 2054만명의 33.9%(697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자란 근로소득 과세 대상이지만 각종 공제 등을 받아 결정세액이 ‘0원’인 경우다. 2022년 상위 1%(연평균 근로소득 약 3억 3100만원)에 해당하는 근로소득자가 낸 소득세는 전체 결정세액(59조 1568억원)의 31.2%(18조 4711억원)에 달했다. 이들이 급여로 벌어들인 돈이 전체 총급여(865조 4655억원)의 7.9%(68조 568억원)란 점을 감안하면 세 부담이 고소득자에게 과도하게 집중됐음을 알 수 있다. 상위 0.1%(연소득 9억 8800만원) 근로소득자로 좁히면 총급여 비중은 2.3%지만 결정세액의 12.2%에 달했다. 소득세가 많이 벌수록 더 내는 누진세 구조라고는 하지만 대체로 2008년부터 유지돼 온 현행 과세표준 자체가 시대 흐름에 뒤처진다는 지적과도 맞물려 있다. 우리나라의 면세자 비중은 유독 높은 편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일본의 면세자 비중은 15.1%(2020년), 호주는 15.5%(2018년)에 그쳤다. 미국은 31.5%(2019년)였다. 한국의 면세자 비중은 2013년 32.4%까지 낮아졌다가 박근혜 정부 때 소득공제 항목 상당수를 세액공제 항목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2014년 48.1%까지 치솟았다. 2020년 이후 30%대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과도하다. 역대 어느 정부도 면세자 비중 축소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박 의원은 “현행 근로소득세 체계는 상위 소득자의 과도한 세 부담에 의존하고 있다”며 “지나치게 확대된 면세자 비율을 지속적으로 줄여 조세 형평성과 국민개세주의 원칙을 실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세입 기반을 넓히면서 복지 혜택을 강화하는 쪽으로 손봐야 한다고 말한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과거 정부에서 소득공제를 세액공제 체계로 바꾸면서 면세자 비중이 늘었다”며 “저소득층도 조금이라도 내고 필요한 것을 복지 혜택으로 돌려받게 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면세자 비율이 높은 것은 복지성 지출을 각종 공제로 대체했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 복지를 확대하면서 공제를 줄여 면세자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도 “한국은 세금의 재분배 기능이 크지도 않은 만큼 폭넓게 거둬 복지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北, 남측 도로·철길 완전 끊는다

    北, 남측 도로·철길 완전 끊는다

    북한이 남한과 연결되는 도로와 철도를 완전히 끊고 ‘남쪽 국경’을 영구적으로 차단·봉쇄하는 요새화 공사를 진행한다고 9일 선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재규정한 뒤 북한은 관련 조치들을 진행해 왔으며 이번에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남북 간 물리적 단절을 대내외에 천명하며 내부적으로는 ‘평화·통일’ 삭제의 명분을 쌓고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관계 재설정에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인민군(북한군) 총참모부는 보도문을 통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 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군은 “공화국의 남쪽 국경 일대에서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가 날로 고조되는 엄중한 사태에 대처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우리 공화국의 주권 행사 영역과 대한민국 영토를 철저히 분리하기 위한 실질적인 군사적 조치를 취한다는 것을 공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에 대해 “제반 정세하에 우리 군대가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인 대한민국과 접한 남쪽 국경을 영구적으로 차단·봉쇄하는 것은 전쟁 억제와 공화국의 안전 수호를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오해와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이날 오전 9시 45분 미군 측에 이러한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발송했다고도 공개했다. 북한은 유엔군사령부에도 전화통지문을 보내 “남쪽 국경선 일대에 우리 측 지역에서 대한민국과 연결됐던 동·서부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기 위한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알렸다. 북한은 “공사에는 다수의 우리 측 인원과 중장비들이 투입될 것이며 폭파 작업도 예정돼 있다”며 “귀측은 필요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경의선과 동해선은 남북교류 협력의 상징으로,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경의선 현대화와 동해선 연결에 합의했지만 이후 교류가 끊기며 사업도 중단됐다. 김 위원장의 남북 관계 단절 지시 뒤 북한은 바로 지난 1월 경의선·동해선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고 4월에는 가로수 철거, 6월과 7월에는 각각 동해선과 경의선 철로를 철거했다. 4월부터는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에서 불모지를 조성하고 지뢰 매설, 대형 방벽 설치 작업을 위해 대규모 병력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DMZ 일대에 지뢰 매설과 방벽 설치 등이 지속 추진되고 있다”고 보고됐다. 북한군이 요새화를 공식화한 만큼 이곳에는 군부대를 주둔시키기 위한 공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이날 남북 분리 조처의 원인으로 한미 위협을 내세웠다. 군사 훈련과 미국 핵 전략자산 전개, 한미의 ‘북한 정권 종말’ 경고 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총참모부는 “조선반도에 조성된 첨예한 군사적 정세는 우리 군대로 하여금 국가의 안전을 더욱 확실하게 수호하기 위한 보다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북한군의 이날 선언을 두고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바꾸고 영토·국경선 재설정과 ‘통일’을 지우기 위한 명분을 쌓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과 미국의 위기 조성 책임을 명분으로 우선 남북한 단절과 차단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한 뒤 북한 주민에 대한 내부 설득력을 확보해 최종적으로 헌법 개정으로 가는 수순의 행보”라고 설명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것은 한국이고 북한은 우발적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고 미국에 알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한국에 대한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도 미국을 자극하는 것은 최소 대선까지는 자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합참은 “북한 총참모부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이미 비무장지대에서 정전 체제 무력화를 획책해 온 북한의 이번 차단·봉쇄 운운은 실패한 김정은 정권의 불안감에서 비롯된 궁여지책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욱 혹독한 고독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군은 일방적 현상 변경을 기도하는 북한의 어떠한 행동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화학상까지… 노벨상 휩쓴 AI

    화학상까지… 노벨상 휩쓴 AI

    2024년 노벨 화학상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단백질 구조를 설계하고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데이비드 베이커(왼쪽·62) 미국 워싱턴대 교수, 데미스 허사비스(가운데·48) 영국 구글 딥마인드 대표와 존 점퍼(오른쪽·39) 딥마인드 수석연구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베이커 교수는 단백질 설계를 위한 컴퓨터 계산법을 개발하고, 허사비스와 점퍼는 ‘알파폴드’라는 인공지능 단백질 구조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한 공로가 인정됐다”고 수상 업적을 평가했다. 이번 노벨 화학상 수상자 중 베이커 교수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4억 3033만원) 중 절반을, 허사비스와 점퍼는 각각 4분의1씩 받게 된다. 올해는 물리학상에 이어 화학상도 인공지능 분야에서 수상자를 배출해 그야말로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렸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8일 인공지능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받는 존 홉필드(91)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 교수, 제프리 힌턴(77)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발표됐을 때 이례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화학상도 인공지능 연구자가 수상하면서 보수적이라는 노벨위원회에서도 인공지능이 대세임을 인정했다는 평가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은 약 150만종에 이르며, 각각 수천에서 수만 종의 단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단백질 종류는 1조개 가까이 된다. 단백질은 스무 종의 아미노산이 연결돼 있고, 4차 구조까지 있기 때문에 단백질 구조를 이해하고 관찰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워 ‘신의 영역’이라는 농담까지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단백질 입체 구조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엑스선 결정학이나 극저온 전자현미경 등을 이용했는데, 계산이 복잡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이 걸렸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알려진 단백질 중 사람이 구조를 밝혀 낸 것은 17%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런 판도를 바꾼 것이 인공지능이다. 포문을 연 것은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대국에서 압승한 바둑 AI ‘알파고’를 만들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허사비스가 이끄는 구글 딥마인드다. 딥마인드는 그동안 개발해 온 게임용 인공지능을 넘어 과학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는 인공지능 ‘알파폴드1’을 2018년 세상에 내놨다. 2020년 딥마인드팀은 알파폴드2 모델을 새로 내놨다. 업그레이드된 알파폴드의 도움으로 연구자들은 약 2억개의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게 됐다. 현재는 190개국 200만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과학계에서 인공지능은 소위 ‘아이들 장난감’같이 취급해 왔는데, 알파폴드의 등장으로 단백질 예측 연구 분위기가 달라지고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까지 바뀌게 된 것이다. 이번에 화학상을 받은 허사비스와 점퍼는 지난해에 ‘예비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래스커상, ‘실리콘밸리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브레이크스루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어 노벨상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노벨 화학상의 상금 배분 비율을 보면 베이커 교수의 업적을 더 높이 평가하고 있다. 베이커 교수는 알파폴드 등장에 앞서 단백질 구조 연구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베이커 교수는 2020년에 열린 ‘단백질 구조 예측 학술대회’(CASP14)에서 구글 딥마인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인공지능인 알파폴드가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인공지능이 아닌 인간 중에서는 베이커 교수가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베이커 교수는 단백질 예측뿐 아니라 물리화학적 방법으로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단백질을 설계하는 데도 ‘지존’의 위치에 있다. 이 때문에 허사비스와 점퍼보다 앞서 2020년에 브레이크스루상 생명과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베이커 교수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베이커 교수의 수제자로, 베이커 교수팀이 2021년 로제타폴드라는 단백질 예측 인공지능을 개발할 때 참여했다. 알파폴드가 속도를 앞세웠다면 베이커 교수팀의 로제타폴드는 정확도를 앞세운다. 이 때문에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서 ‘2021년 가장 주목한 연구’로 로제타폴드 개발이 꼽히기도 했다. 한편 화학상을 끝으로 올해 노벨 과학상 수상자 7명이 모두 공개됐다. 이번 수상자의 국적을 보면 미국 4명, 영국 2명, 캐나다 1명으로 올해도 미국이 사실상 주도했다.
  • [단독]10명 중 3명은 소득세 ‘0원’…소득 상위 1%가 전체의 31% 부담

    [단독]10명 중 3명은 소득세 ‘0원’…소득 상위 1%가 전체의 31% 부담

    근로소득자 10명 중 3명 이상은 근로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소득 상위 1%가 전체 근로소득세액의 30% 이상을 부담하고 있었다. 조세 형평성 측면에서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는 ‘면세자’ 비중을 줄이고 공제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울신문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실과 국세청의 ‘근로소득세 천분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면세자는 근로소득자 2054만명의 33.9%(697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자란 근로소득 과세 대상이지만 각종 공제 등을 받아 결정세액이 ‘0원’인 경우다. 2022년 상위 1%(연평균 근로소득 약 3억 3100만원)에 해당하는 근로소득자가 낸 소득세는 전체 결정세액(59조 1568억원)의 31.2%(18조 4711억원)에 달했다. 이들이 급여로 벌어들인 돈이 전체 총급여(865조 4655억원)의 7.9%(68조 568억원)란 점을 감안하면 세 부담이 고소득자에게 과도하게 집중됐음을 알 수 있다. 상위 0.1%(연소득 9억 8800만원) 근로소득자로 좁히면 총급여 비중은 2.3%지만 결정세액의 12.2%에 달했다. 소득세가 많이 벌수록 더 내는 누진세 구조라고는 하지만 대체로 2008년부터 유지돼 온 현행 과세표준 자체가 시대 흐름에 뒤처진다는 지적과도 맞물려 있다. 우리나라의 면세자 비중은 유독 높은 편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일본의 면세자 비중은 15.1%(2020년), 호주는 15.5%(2018년)에 그쳤다. 미국은 31.5%(2019년)였다. 한국의 면세자 비중은 2013년 32.4%까지 낮아졌다가 박근혜 정부 때 소득공제 항목 상당수를 세액공제 항목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2014년 48.1%까지 치솟았다. 2020년 이후 30%대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과도하다. 역대 어느 정부도 면세자 비중 축소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박 의원은 “현행 근로소득세 체계는 상위 소득자의 과도한 세 부담에 의존하고 있다”며 “지나치게 확대된 면세자 비율을 지속적으로 줄여 조세 형평성과 국민개세주의 원칙을 실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세입 기반을 넓히면서 복지 혜택을 강화하는 쪽으로 손봐야 한다고 말한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과거 정부에서 소득공제를 세액공제 체계로 바꾸면서 면세자 비중이 늘었다”며 “저소득층도 조금이라도 내고 필요한 것을 복지 혜택으로 돌려받게 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면세자 비율이 높은 것은 복지성 지출을 각종 공제로 대체했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 복지를 확대하면서 공제를 줄여 면세자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도 “한국은 세금의 재분배 기능이 크지도 않은 만큼 폭넓게 거둬 복지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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